[심야식당] 기쁘다~ 안식년 오셨네~
다산인권센터의 자원활동가 고 엄명환(오렌지가좋아)님을
지난 6월 12일 하늘로 보내드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떠나보는 길 함께 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사진은 박김형준님이 촬영해 주셨습니다.
고 엄명환(오렌지가좋아)님 연혁
1981년 9월 18일 출생(만 33세)
1996년 샘터야학 입학
1998년 샘터야학 학생회장 역임
1999년 샘터야학 졸업
2007년 장애인직종개발을 위한 입법청원서 운동
2008년 촛불 시민으로 광우병, 한미FTA, 의료민영화 반대 활동 참여
다산인권센터 자원활동시작(2015년 현재까지 활동)
2009년 쌍용자동차 공권력 감시단 활동, '희망의 인문학' 공동운영자,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자원활동시작
(2015년 현재까지 활동)
2010년 제2회 화성과 사람들 그룹전
장애청소년과 함께하는 '하늘 달리기' 사진스탭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열린 안로브(아시아 산재피해자 권리 네트워크)
연례회의 참석
2011년 부천 은빛날개 어르신 영정 사진봉사(2011, 2012년)
기초법개정공동행동 참가
희정 작가 르포 <삼성이 버린 또하나의 가족> 사진 제공
2012년 신장병환우를 위한 모임 서울경기방 총무(2014년까지 역임)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사진전 사진 제공
2013년 방통대 미디어영상학과 입학
'오렌지가 좋아'의 반올림 사진전 - 또 하나의 가족을 만나다
제5회 화성과 사람들 그룹전
기초법개악저지 빈곤문제해결을 위한 민생보위 위원
2014년 밀양 공권력 감시단 활동
'오렌지가 좋아'의 <그날의 기억을 기억하다> 사진전
4시간 16분 동안의 전시 그룹전
제6회 화성과 사람들 그룹전
김태윤 감독 영화 <또하나의 약속> 사진 삽입
홍리경 감독 <탐욕의 제국> 출연
최소한의 변화를 위한 사진가 모임 사진전
삼성백혈병 항소심 승소 기념 촬영
골목잡지 <사이다> 사진작가로 참여(2015년 5월까지)
2015년 사회다큐사진집단 비주류사진관-제1회 페북 사진전 '세월호' 전
광화문 4.16 기억·진실· 약속 안전의 거리 전시회 참여
2015년 6월 10일 14시 40분 영면에 들다
몇 줄의 말들로 정리 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거리와 삶이 치이는 현장에서 렌즈로 세상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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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9일 국정원을 걱정하는 사람들의 나들이 모임에서 제 1회 걱정원장배 과거시험이 진행되었습니다.
참여자들이 '국정원' 혹은 '민간사찰'이라는 시제로 3행시/4행시를 짓거나 자유 산문 작품을 응모했는데요, 예상 밖의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와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영예의 사찰대상에 빛나는 조영숙 님의 '민간사찰' 사행시 작품입니다.
-국정원을 제대로 걱정하는 마음이 철철 넘치는, 가슴 따뜻해지는 작품을 선보인 랄라님께 걱정원장상이 돌아갔습니다.
-모든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는 국정원에 일침을 놓는 작품을 써주신 서태성님이 '모르쇠상'의 영광을 차지하셨습니다.
-이번 과거시험이 그냥 야매시험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채점표,
그 날 고만고만한 작품을 심사하시느라 애 많이 쓰신 심사위원 양훈도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아깝게 상을 놓친 작품들도 함께 감상하시죠.
-국정원에 대한 분노가 잘 드러난 유주호님의 3행시입니다.
-형식 파괴, 포스트 모더니즘적 작품세계를 보여주신 성동석님의 작품 '5163'
걱정원의 분열적 정신세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하고 싶네요 T.T
-반어법의 사용이 돋보이는 현창님의 '민간사찰' 4행시
-이 날 유일하게 산문작품을 제출하신 윤은상님. 아쉽게 입상은 놓치셨네요. ^^
이 외에도 많은 작품들이 있었는데 다 보여드리지 못하는게 아쉽습니다.
이번에 출품된 작품들을 보니 벌써 다음 과거시험 작품들이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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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되면, 한 해의 끝이 보인다 생각했던 건 아주 어려서부터 버릇입니다. 사춘기를 혼자서 혹독하게 보내느라 늘, 입시철같다 생각하기도 하구요. 이렇게 또 2015년의 추석을 맞이합니다.
다산인권센터는 올 한해 참 다사다난했습니다. 추석을 맞으면, 그 다음부터는 웃을 일만 있으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고향길에 오르는 이들, 못 오르는 이들, 모두 풍요로웠으면 합니다. 다들 그러시리라 믿구요. 아참 잊지 않고 10월 30일 다산인권센터 후원주점 기억해주세요. 그때 모여, 한 해의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다산인권센터 위기탈출 프로그램
'다산을 부탁해'
- 일시: 2015.10.30(금) 16:00~23:00
- 장소: 수원 리젠시 관광호텔 1층 아트홀
- 입금하실 곳: 국민은행 203901-04-343446(다산인권센터)
- 문의하실 곳:
031-213-2105/humandasan@gmail.
- 후원 (금전, 물품 포함) 받습니다. 당일 자원활동도 환영합니다. 주방, 서빙 등 자원활동 가능하신 분들 다산인권센터로 연락주세요.^^ 무엇보다 당일 후원 주점에 꼭 와주세요.
2016년 2월 24일 오전 2시30분부터 시작해 낮 10시 48분까지.
장장 10시간 18분이라는 시간 동안 '테러방지법 직권 상정'에 맞선 필리버스터를 이어간 은수미 전 의원.
하지만 10시간 18분이라는 시간도 부족했는지 그에겐 아직 못다한 이야기가 있다고 합니다.
9월 20일, 10월 4일 양일간 노동전문가이신 은수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모시고 필리버스터에서 못다한 이야기, 쓸모에 대한 그의 생각 등을 들어보려 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일시: 9월 20일 (화), 10월 4일(화) 저녁 7시
장소: 문화상회 다담 (수원시 팔달구 신풍동 186-1)
문의: 다산인권센터 031-213-2105/ rights.co.kr/ [email protected]
신청: 공부방 신청하기 클릭 혹은 전화/이메일/문자(010-5608-0288)로 하시면 됩니다.
12살 소년이 있었다.
물놀이하다 발에 난 작은 상처는 아이의 온몸을 독으로 덮었다. 죽음의 고비를 넘었다. 겨우 살아난 소년은 후유증으로 콩팥이 망가졌다. 다행히 신장을 이식했지만 하루 걸러 하루, 피를 걸러내는 투석과 합병증이 따라붙었다. 병은 몸을 괴롭혔고 병원비는 가족을 괴롭혔다. 소년은 어린 나이에 가족과 헤어져 사는 길을 선택했다. 수급자가 되어야만 의료비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홀로 상경한 소년은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병원 식당 같은 곳에서 새우잠도 잤다. 그러나 야학을 찾았고 검정고시를 보았다. 걷기조차 힘든 자신이 싫어 검도를 배우다 사범까지 했다. 소년은 참 열심히 살았다.
일러스트레이션 이강훈
소년이 청년이 되었을 때 만났다. 2008년 가을이었는지 겨울이었는지, ‘수원 촛불’을 찾아왔다. 환자로서 수급자로서 의료민영화를 반대해서 거리에 나왔다 했다. 투석하는 팔뚝은 엄청나게 두꺼웠다. 팔뚝은 굵어졌지만 심장 쪽 혈관은 좁아지고 있었다. 투석환자들에게 올 수 있는 여러 가지 질환 중 하나였다. 심장에 인공적인 시술을 두 번이나 했지만 버티지 못한 심장이 정지했다. 좁아진 혈관으로 흐르지 못하는 피가 심장에 닿지 않았다. 2주일간 기계를 달고 누워 있었다. 마침 나라에는 중동에서 넘어온 ‘메르스’라 불리는 전염병이 창궐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누군가 ‘어륀지’라는 발음으로 국민들 영어 발음 교정에 나서 헛웃음을 산 적이 있었다. 청년은 ‘오렌지가 좋아’라는 별칭을 쓰기 시작했다. ‘어륀지’가 아니라 ‘오렌지’가 좋다는 저항이었다. 우리는 그를 그냥 오렌지로 부르게 되었다. “오렌지! 다산인권센터에서 자원활동 해볼래?” 인연은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지원 반올림 활동, 빈곤 당사자 운동까지 그를 안내했다. 해고된 노동자, 쫓겨난 철거민, 산재로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의 현장을 다녔다. 사진을 배우고 싶다 했다. 수급비를 알뜰히 모아 카메라를 샀고 방송통신대에 입학했다. 이후 그와 그의 무거운 사진기는 어느 현장에나 있었다.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고 황유미의 황상기 아버님은 그의 카메라가 있어 삼성 본관 앞에서 경찰과 삼성 경비의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었다 했다. 그는 소박하나마 개인전을 두 번 치른 작가도 되었다.
그런데 어제 오렌지가 죽었다. 거짓말처럼 떠났다. 함께 활동한 동료뿐 아니라 야학 교사, 방통대 동기, 동료 사진작가와 시민사회 선후배들이 장례식장을 찾았다. 34살, 그야말로 최선을 다해 살았기에 더 아픈, 더 살리고 싶었던 슬픔이 흐른다. 그러나 누구보다 가까운 환우회 동료들은 찾아오지 못한다. 그에게 사회적 의식을 최초로 심어준 양어머니도 오지 못한다. ‘메르스’ 때문이다. 치사율이 낮아 만성질환자가 아니라면 걱정하지 말라는 ‘메르스’는 그들에게 치명적이다. 반올림 피해자들도 올 수 없다. 정부가 통제 못한 전염병은 오렌지와 같은 이들에게 괜찮지 않다. 아플수록 보호받지 못하고 가난할수록 병들 수밖에 없는 그들에게 ‘괜찮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은 도대체 얼마나 괜찮지 않은가.
어수선하게 장례 치르다, 정신 차려보니 노 땡큐 마감이다. 나누던 이야기 잦아들고 모두 잠든 시간 글 앞에 앉았다. 동료들의 숨죽여 훌쩍이는 소리가 들린다. 엄명환. 외롭지 않게 가는구나. 가난과 병, 모두 어깨에 짊어졌으나 너는 지지 않았다. 씩씩하게 살아줘서 고맙다. 잘 가라, 오렌지!
2015. 6. 18 한겨레21 [제1066호]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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