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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관클럽 12차 정기포럼 ①] 청년과 함께 하는 정책, 지역의 미래를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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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관클럽 12차 정기포럼 ①] 청년과 함께 하는 정책, 지역의 미래를 만들다

익명 (미확인) | 화, 2016/04/19- 02:00

민선6기 목민관클럽 제12차 정기포럼이 2016년 3월 24일~25일 1박 2일 동안 광주 남구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청년’으로, 25명의 단체장과 150여 명의 관계 공무원들이 청년문제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지혜를 모았다.

 

문화수도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청년문제를 고민하기에 앞서 참가자들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향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2004년부터 건립이 추진되었고, 지난 2015년 11월 25일 정식 개관한 곳이다. 연면적 16만1237㎡(약 4만 평) 규모로 아시아 문화예술기관 중 최대를 자랑하며, 국립중앙박물관보다 약 1.2배 크다. 총 7030억 원이 투입됐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5・18 민주항쟁의 중심지였던 구 전남도청 자리에 세워졌다. 민주・평화・인권에 관한 역사적 장소를 보전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옛 전남도청 건물을 살리면서 90%이상의 시설은 지하에 건설되었다. 하지만 중앙을 넓게 파내어 광장을 만들고 그 주변에 건물을 배치했기 때문에 지하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중앙광장에 해당하는 아시아문화광장에 서면, 옛 전남도청사 건물을 리모델링한 민주평화교류원을 시작으로 어린이문화원,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예술극장 등 크게 5개의 시설이 자연스럽게 관람객을 감싼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아시아 문화 교류와, 문화자원 수집・연구, 콘텐츠의 창・제작, 전시, 공연, 아카이브, 유통이 한 곳에서 모두 이루어지는 세계적인 복합문화기관이다.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 문화 수도를 꿈꾸는 광주의 꿈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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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문화 연구와 전시, 공연 공간

이후 들른 문화정보원은 아시아 문화 관련 자료를 수집, 전시하고 연구를 수행하는 공간이다. 문화정보원에는 라이브러리파크와 특별기획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 아카이브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라이브러리파크는 전시관람과 체험 등을 하나로 묶은 새로운 형태의 문화 공간이다. 도서관, 박물관, 갤러리, 극장 등의 역할을 모두 담당한다. 라이브러리파크는 아시아를 주제로 전시역사, 비디오아트, 실험영화, 사진, 퍼포먼스아트, 공연예술, 소리와 음악, 디자인, 근현대건축, 이주, 도시, 전자상가, 크리에이터 등 13개의 주제 전문관을 운영 중이다. 다양하게 수집된 아시아 문화자료들은 문화예술인들의 창작 활동을 돕고, 국제유통 관계망을 통해 창작 콘텐츠들이 아시아와 세계로 진출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한다.

포럼 참가자들은 방선규 전당장의 안내로 몇 곳을 둘러보았는데,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외벽 마감재로 사용된 파사드가 눈에 띈다. 옛 노래나 광고사진들을 모아 놓은 곳, 아시아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도 보인다. 앞으로 아시아 각 국가별 기획전시를 통해 문화예술 창작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란다. 더 넓은 공간에 펼쳐진 자료들은 문화예술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창작의 모티브를 얻을 수 있을 듯 하고, 일반인들에게도 우리의 이웃, 아시아 국가들의 문화들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듯하다.

새로움 잉태하는 문화 인큐베이터

다음으로 들른 곳은 문화창조원이다. 이곳은 창·제작 센터와 복합전시관을 갖춘 문화 창조의 산실이다. 문화·예술가들이 새롭고 실험적인 작품을 기획하고 만들 수 있도록 창·제작 센터에는 디지털 에이브이(AV), 기계조형 등 첨단장비와 시설을 갖춘 총 4천㎡ 면적의 스튜디오, 융·복합 콘텐츠 기획과 문화기술(CT)이 접목 가능한 연구·개발(R&D) 실험실 5개가 마련돼 있다. 전시관 6개가 있는 복합전시관은 축구장 1.3배 규모(9,352㎡)로 창·제작 센터에서 만들어진 작품이 전시된다고 한다.
복합1관에 들어서니 온몸에 전해지는 강한 전자음과 함께 바닥에는 거대한 계단무늬 패턴이 어지럽게 흘러간다. 참가자들은 신발을 벗고 패턴 위를 걸어 볼 수 있는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란다.
정신없이 어디론가 흘러가는 우리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듯한 료지 이케다의 ‘테스트 패턴’을 빠져나와 복합2관으로 들어선다. 복합2관에서는 최근 문화전당 레지던시에서 제작된 작품으로 구성된 특별 전시 ‘플라스틱 신화들’이 진행된다. 3층의 톱니바퀴 모양 구조물에 마련된 방 30곳에는 아시아의 과거, 현재, 미래, 신화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 전시돼 있다. 팔만대장경의 목판을 플라스틱판에 새기는 로봇 팔 ‘피타카’의 판각 퍼포먼스와 독일 훔볼트 박물관에 소장 중인 캄보디아의 유물을 3D 스캔해 프린팅한 오브제 등 실험적인 작품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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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문화원 옥상에 올라 문화전당을 바라보니 넓은 공원이 펼쳐져 있다. 건물을 지하에 설치한 대신에 옥상은 시민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민 것이다. 지하 건물에는 자연광을 비추기 위해 만들어진 채광정이 있다. 야간에는 역으로 빛을 내뿜어 또 다른 야경을 선사한다니 기회가 되면 꼭 다시 보고 싶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정식개관한지 4개월 남짓 된 공간이라 아직 곳곳이 비어 있다.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문화전당에서 잉태된 작품들은 호평을 받고 세계 곳곳에서 전시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아시아문화의 창작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과 비전을 이루길 기대한다.

근대역사문화의 본고장, 광주 양림동

근대문화거리하면 대구 중구 근대골목투어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이와 쌍벽을 이루는 곳이 있으니 바로 광주 양림동이다. 버드나무가 많은 곳이어서 양림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동네는 처마선이 고운 전통한옥과 이국적인 서양식 벽돌집이 공존한다. 목민관포럼 참가자들은 이틀째 현장방문 일정으로 100년 넘은 근대문화 유산을 간직한 양림동으로 시간여행을 떠났다.

웃음이 묻어나는 펭권마을

먼저 양림동 주민센터 바로 뒤편에 위치한 펭귄마을이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니 예사롭지가 않다. 담벼락엔 아기자기한 작품들과 벽시계를 비롯한 20~30년 된 온갖 잡동사니들이 걸려 있다. 골목길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벽화 등의 작품들 대부분은 주민들이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펭귄시계점이다. 오래된 고장 난 벽시계부터 손목시계, 양은냄비 등 각종 잡동사니들을 모아 놓으니 그럴듯한 작품이 되었다. 펭귄마을이 탄생한 건 마을 촌장인 김동균씨의 아이디어란다. 허름한 집들이 많은 탓에 빈집들이 생기고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했다. 주민들이 합심해 쓰레기를 치우고 나니 빈 공간을 가꿔보자는 의견이 나왔고, 그렇게 펭권 텃밭이 만들어졌다. 이를 계기로 골목골목에 작품들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펭귄마을이라는 이름은 다리가 불편한 마을주민들이 걷는 뒷모습에서 펭귄이 떠올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골목 곳곳엔 ‘유행 따라 살지 말고 형편 따라 살자’, ‘술과 밤이 있는 한 남녀 사이는 친구가 될 수 없다’ 등 재치있는 글귀들이 방문객에게 웃음을 선사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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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2년 한미통상조약 체결이후 이 땅에 선교사들이 몰려들었는데, 그 중 한 곳이 양림동이다. 당시 양림동 뒷산은 몹쓸 병에 걸려 죽은 사람의 시신을 내다버리는 풍장 터였다. 모두들 외면하던 그 땅에 선교사들이 자리를 잡은 것이다. 선교사들은 사재를 털고 본국에서 후원을 받아 학교를 짓고 병원을 세웠다. 그러자 배고프고 몸이 아픈 이들이 몰려들었다. 그렇게 양림동은 ‘서양촌’이라 불리며 광주의 근대문화의 전환점이 되었다.

선교사와 근대문화의 흔적

현재 양림동에는 ‘양림교회’라는 이름의 교회가 3개나 된다. 교단이 분리되며 생긴 일이다. 기장, 통합, 합동 혹은 언덕 위, 정원, 계단 교회 등 수식어를 붙여야 한다고. 그 가운데 통합양림교회 옆에 있는 오웬기념관을 들렀다. 오웬은 선교와 의료봉사에 헌신하다 1909년에 급성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오웬과 그가 존경했던 할아버지를 함께 기념하기 위해 올린 건물이라고 한다. 1914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교회 행사는 물론 크고 작은 강연회와 음악회, 영화, 연극, 무용 등의 공연을 벌이며 근대 광주의 신문화 보급소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마을의 가장 높은 언덕엔 윌슨(한국명 우일선) 사택이 있다. 윌슨 선교사가 고아와 환자들과 함께 머물고자 지은 집이다. 광주에 있는 가장 오래된 서양주택이다. 그는 당시 사람들이 꺼려하던 한센병 환자들 치료에 정성을 다했다고 한다. 그 집으로는 좁아서 1912년 광주한센병원을 지었고 전국에서 환자들이 몰려들자 나중엔 여수에 애양원까지 개척하게 되었다. 윌슨 사택은 현재 인근 호남신학대학교에서 기도처로 이용되고 있다. 사택 주변엔 100년 가까인 된 피칸나무와 흑호도나무들이 여럿 보이는데, 당시 어린 아이들의 영양상태가 좋지 않아 선교사들이 미국에서 옮겨와 심은 나무라고 한다. 인근엔 400년 된 호랑가시나무가 있는데, 가시달린 초록잎에 빨간 열매가 열린 모습이 가시면류관을 쓰고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닮았다 하여 선교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윌슨 사택과 수령 400년 된 호랑가시나무를 지나니 선교사 유진벨이 세운 수피아여학교가 나온다. 유진벨은 1907년 선교부 직원의 자녀들을 가르치다 다음해 남학생을 위한 숭일학교와 여학생을 위한 수피아여학교를 세웠다. 교정엔 3・1운동 기념 동상이 서 있는데, 동상 밑에는 3・1운동 당시 옥고를 치른 23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태극기를 들고 시위 군중의 맨 앞에 서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다 일본군의 칼에 왼팔이 잘리자 오른손으로 태극기를 들고 흔들었다던 윤형숙의 이름이 윤혈여로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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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멋과 예향의 고장

양림동엔 전통 한옥은 아니지만 근대에 지어진 한옥이 여러 채 자리 잡고 있다. 이장우 가옥과 최승효 가옥이 대표적이다. 그 중 이장우 가옥에 들렀다. 1899년에 건축된 이장우 가옥은 당시에는 보기 힘든 솟을대문까지 갖춘 부잣집이다. 당시 상류층 살림살이를 엿볼 수 있다. 전통 한옥과 달리 마루에 유리문을 덧대 한기를 막았고, 일자형이 일반적인 남부지방 건축양식과 달리 ㄱ자 형태다.
전통 한옥마을을 둘러보는 사이 사람의 신명을 두드리는 소리로 창조한다는 ‘얼쑤’팀의 타악 공연이 한바탕 펼쳐진다. 전통악기를 현대적 의미로 놀이와 연주로 재해석하는 ‘얼쑤’팀의 공연은 전통 한옥과 묘하게 어울린다.
양림동엔 전통한옥뿐만 아니라 쓰러져 가던 한옥을 리모델링하여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한 한희원 갤러리도 있다. 공사장에서 발판으로 쓰였던 철재다리를 재활용한 대문이 인상적이다. 갤러리는 카페처럼 꾸며 놓았는데, 한옥이 전시공간으로 참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든다.

펭권마을부터 선교 유적지, 전통한옥과 한옥 갤러리까지 양림동을 한 바퀴 돌고나니, 마음 한곳이 따스하게 다가온다. 100년 전 광주 근대문화의 출발점이 되었던 양림동의 근대문화유산들은 박물관에 박제된 채 남겨진 공간이 아니라 현대인의 삶속에 적절히 녹아 있다는 느낌이다. 바쁘게 흘러가는 현대의 삶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100년 전 시간 여행을 통해 오늘의 모습을 비춰보는 공간으로 양림동을 추천하고 싶다.

글 : 송정복 | 목민관클럽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 참고자료.
“새해맞이 문화 나들이를 떠나볼까?”, 『문화포털』, 2016.1.8.
“광주에 열린 새로운 문화의 광장”, 『한국관광공사 블로그』, 2015.11.26
“광주 양림동 골목길에 살아 숨쉬는 ‘근대 100년’”, 『한국일보』, 2016.3.9.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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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7/04/2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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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연구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공육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중 ‘슈퍼비전’은 연구원들이 관심 있는 주제 혹은 사업 관련 학습이 필요할 때 관련 전문가를 모시고 강연을 들어보는 프로그램인데요. 지난 4월, 도시 내 사회적 약자들의 주거권을 위해 활동하고 계신 한국도시연구소의 최은영 연구위원을 모시고 ‘도시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강연 내용을 공유합니다.


2016년 10월 에콰도르 키토에서 유엔 해비타트(UN-Habitat) 3차 총회가 열렸습니다. ‘유엔 해비타트’는 주거와 지속가능한 도시개발에 관한 유엔 회의로, 통합적이고 지속할 수 있는 세계 개발을 위한 인도적 지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3차 총회에서는 ‘도시에 대한 권리’가 새로운 도시의제로 제시되었는데요. 이는 도시에서 국적이나 성별, 나이 등에 상관없이 누구나 적절한 공간에서 주거하고 활동할 권리가 있으며, 어느 지역에 거주하든 공공 공간이나 서비스에 대한 접근과 이용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강제철거가 허용되는 나라입니다. 용산참사는 사람보다 개발이익이 중시된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입니다. 용산참사로 인해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주대책비 보상이 3개월분에서 4개월분으로 늘어났다는 것뿐입니다. 지금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개발 열풍이 사그라들어 이런 일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개발 방식과 원리는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과거에는 열심히 일만 하면 집을 사고 중산층으로 편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비정규직의 증가, 집값의 비정상적 상승으로 인해 노동자가 스스로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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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10월, 에콰도르 키토에서 열린 유엔 해비타트 3차 총회.
이날 총회에서는 ‘도시에 대한 권리’가 새로운 도시의제로 제시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유엔 해비타트 홈페이지 / https://unhabitat.org)

모두를 위한 도시, ‘모두’는 누구인가?

‘모두를 위한 도시’에서 ‘모두’는 과연 누구일까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부터 챙길 때 모두를 위한 도시가 될 수 있습니다. 노인과 장애인, 청년들도 고충이 많겠지만 그들은 투표권도 있고 관련 단체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동들은 투표권도 없고 사회적으로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빈곤한 아동들이 거주하는 집에 들어가 보면 난방이 안 되거나 물이 새는 등 주거상황이 열악한 곳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쫓겨나면 달리 갈 곳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그냥 참고 거주합니다. 이런 집들은 외관으로는 별문제가 없어서 들어가지 않는 한 빈곤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가난한 아이들이 도서관이나 공원도 없는, 지역사회마저 가난한 곳에서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같은 성남시라고 해도 분당구는 공원과 도서관 등 사회적 기반이 잘 갖춰져 있지만 수정구는 다릅니다. 우리나라의 도시공간이 너무 상품화되었기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입니다.

구로공단은 1년 만에 만들어졌지만, 공공은 주거에 무관심했습니다. 그래서 민간에서 쪽방촌을 만들어 공급했지요. 노동자는 그곳에서 거주하고 건물주는 이익을 얻습니다. 성장 위주의 도시 정책으로 인해 집 문제를 전적으로 개인에게 맡기고 있는 것입니다. 구로공단에서 디지털단지로 바뀔 때까지도 공간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이제는 외국인노동자들이 쪽방촌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유엔 해비타트 보고서에서는 성장 위주의 정책과 도시에 대한 권리를 함께 추구하기 어렵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2년마다 이사, 지속가능한 공동체는 먼 나라 이야기

주택은 살기 적당하면서도 부담할 만한 수준이어야 하는데, 보통은 살기 좋으면 너무 비싸고 가격이 좋으면 거주하기 부적당한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정책을 통해 사회적 약자의 주거권을 보호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2년마다 이사하는 것이 당연한 사회에서 마을만들기와 공동체가 가능할까요? 계약갱신청구권과 임대료 제한 없이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일부 빈곤 지역의 경우, 3개월 이상 고시원, 비닐하우스, 컨테이너 등 집이 아닌 비주택가구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의 명단을 지방자치단체장이 국토부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에 넘기면 연중 임대주택으로 이주할 수 있으나 유명무실한 실정입니다. 비주택가구는 2010년까지 5만 호에 불과했으나 2011년 13만 호, 2015년 40만 호로 급증하여 이들을 위한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는 정부에 주거권 보장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좋은 의도를 나열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자본의 자유만 중시할 것 같은 미국도 뉴욕 임대주택 중 3분의 2를 대상으로 임대료 통제 중입니다. 한국에서도 서울과 수도권 대학가 등은 임대료 규제가 필요하지만, 임대료인상률상한제조차 반발하는 실정입니다. 공실률이 5%보다 낮으면 교섭력 자체가 기울어지면서 집주인이 절대적으로 유리해집니다. 이를 막고자 뉴욕 등 미국 대도시도 임대료 제한을 하는 것이지요. 서울의 공실률도 2~3%로 집주인에게 교섭이 유리한 상황인데요. 3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는 장기 공공임대주택을 10%로 늘리면서 집주인과 세입자 간 힘의 균형을 맞춰야 합니다.

한국의 집수리 관련 지원 제도는 집주인 위주로 되어 있습니다. 정부는 집주인이 임차인이 살고 있는 집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집수리를 하지 않아도 세입자를 얻기 쉬운 집주인들은 수리 의사가 없습니다. 다른 나라의 경우, 저렴한 임대주택의 품질관리책임은 정부에게 있습니다. 이를 위해 공공재정도 투입하지요. 집수리를 하게 되면 집값이 올라가면서 세입자에게 그 부담이 갈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흥시는 자체 예산으로 집주인과 임대료 동결 협약을 체결한 후 집수리를 해주고 있습니다.

▲ 저렴 민간 임대주택의 심각한 품질 문제

▲ 저렴 민간 임대주택의 심각한 품질 문제

중앙, 지자체, 대학, 기업 등 다양한 사회 주체 간 대타협 필요해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방정부에 더 많은 권한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앙정부와 달리 지역 내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중앙정부는 지방정부가 지역의 문제를 자율·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충분한 권한과 재원을 지원해야 합니다. 현재 중앙정부는 정책과 책임만 지방으로 보내고 재원은 거의 부담하지 않습니다.

비정상적인 주택가격과 그로 인한 수입이 생계 일부가 되어버린 사회에서 주거문제를 해결하고 도시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중앙과 지방정부뿐만 아니라 대학, 기업 등 다양한 주체 간의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합니다. 주택을 ‘산업’으로 보는 부동산정책이 아니라 주거정책으로 관점을 전환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임대료 자체가 낮아지거나, 소득수준과 연동하여 부담 가능한 선에서 임대료가 결정되게 만들어야 합니다. 공공임대주택 외에도 비영리단체, 종교단체, 노조 등 다양한 주체가 사회주택을 만들어 공급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지역시민사회가 공원, 놀이터, 도서관 등 다양한 도시 공공공간을 확대하고자 노력하는 것도 도시권 실현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 녹취 및 정리 : 임은영 | 지역정책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목, 2017/05/1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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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 가득한 4월의 어느 날, 서울 남가좌동에 위치한 ‘서대문구 사회적경제마을센터’에서 서대문구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협치 챔피언 교육’이 진행됐습니다. 교육의 대상자일 뿐만 아니라, 협치의 파트너이자 민과 관의 협력을 이끌어온 챔피언을 만나는 시간이었는데요. 교육 현장의 생생한 후기를 전합니다.


희망제작소는 서대문구의 협치 현황을 살펴보고자 공무원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민관협치 발전을 위한 행정의 우선순위 과제가 무엇인가’ 질문도 있었는데요. ‘변화를 수용하는 유연한 조직문화 만들기’라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공무원은 변화를 싫어한다’는 편견과 달리, 내면의 변화와 조직문화의 유연성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이에 협치 챔피언 교육은 팀장급 공무원과 3년차 이하 신입공무원이 함께 하며 서로의 생각을 모아보는 과정으로 구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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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생각이 만드는 협치

처음 강연에서는 한때 대선 출마로 유명세를 탔던 허경영 씨에 관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10여 년 전, 그의 공약이었던 모병제 시행, 출산수당 3천만 원 등은 모두 허무맹랑했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일부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시사점을 찾을 수 있었는데요. 협치를 위해 아이디어를 모을 때 엉뚱한 생각도 많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머리를 맞대면 실현가능한 방향으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즉, 엉뚱한 생각이라고 해서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모든 아이디어와 생각을 모아 탄생하는 것이 협치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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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 무엇이 제일 힘들까?

협치만큼 어려운 것이 없다고 합니다. ‘책임 소재와 역할 불분명’, ‘다양한 이해관계자 개입으로 부정부패 가능성 증가’, ‘협치 위한 조직구성과 운영에 비용과 시간 소요’ 등 염려도 다양하지요. 하지만 강연자는 ‘지속가능발전 관점에서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지름길이 협치’라고 말했습니다. 현지 법인화로 시민의 의견을 운영에 반영한 광주 신세계백화점, 많은 관광객 때문에 훼손된 바닷길을 살리기 위해 주민들이 나서 축제를 휴식하기로 한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 등 실제 혁신사례를 통해, 많은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면 부정부패는 오히려 감소하고 주민 스스로 지속가능발전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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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 혁신 솔루션 No.1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합의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대부분 본인이 보기에 가치 있어 보이는 것을 권유하곤 합니다. 오후에 만난 강사는 이 부분을 지적하며 강의를 이어나갔습니다. 협치를 위해 서로 의견을 나눌 때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하는 질문은 ‘누군가에게 가치가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입니다. 각자 다를 수 있는 가치를 정의하는 과정에서부터 대화와 소통이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 만들어진 공감은 협치의 출발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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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 혁신 솔루션 No.2
“합의한 가치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또한 강사는, 합의한 가치를 실행하기 위해 그 자체로 혁신적인 것 혹은 사업 진행을 위한 혁신의 기반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저마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 새로운 주체의 창의적 공공성, 각 주체간 협력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워크숍 기법, 시각 차이를 좁힐 수 있는 퍼실리테이션 방법론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공무원의 역할이 행정업무, 정책수행, 설계 등에서 시민의 의견을 수렴, 중재, 반영, 설계하는 적극적 촉진자의 역할로 변화하고 있기도 합니다.

무작정 ‘답’을 찾기보다 ‘문제’가 무엇인지부터 정의해야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 진행 과정에서 이해관계자 간의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활용했던 감정기복 시각화 사례에 대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시장현황 조사를 하면서 실제 시장 이해관계자의 감정기복을 선으로 표시하고 문제를 체크했는데요. 이를 통해 문제의 지점이 어디에 있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었던 예를 제시했습니다. 무작정 답을 찾기보다 문제를 어떻게 정의할지부터 생각하는 과정이 중요했습니다. 이외에도 당연한 것에 의문을 가지고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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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교육에서 가장 활기찼던 때는 레고타워 팀빌딩 시간이었습니다. 주어진 레고블록을 가장 높이 쌓되 의미를 잘 담아내는 팀이 챔피언으로 선정되는 미션이었는데요. 쌓기 전, 어떻게 쌓을지 함께 설계하고 역할 분담도 했습니다. 완성된 레고타워를 살펴봤는데요. 서대문구의 독립문을 의미하는 구조물과 Social의 의미를 담은 S라인 타워, 사람 중심의 행정을 하겠다는 의미로 사람을 배치한 건물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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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에 이런 것이 있다면?

마지막으로 서대문구에 도입되면 좋을 것 같은 외부의 제도나 활동, 조직문화·제도로 인해 불편했던 경험, 기타 떠오르는 아이디어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금요일 야근 금지, 수요일 휴일을 금요일로 대체하는 방식, 유연근무제, 시차 출퇴근제, 집중근무제, 안식년, 올바른 회의문화 정착, 권위주의적 업무지시 탈피, 초과 근무하는 직원을 일 잘하는 직원으로 보는 인식의 전환, 원하는 근무부서 교환, 낮은 수준에서라도 민간협치 위한 사전기획단 구성, 보여주기식 업무 지양 등의 의견이 줄을 이었습니다. 협치에서도 큰 주제를 만들어 그것을 장기적으로 살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소소하고 별것 아닌 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부터 하나씩 바꿔나가면 지역사회의 혁신과 행정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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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교육과정에서 언급되었던 거버넌스 10계명을 소개합니다. 이 내용은 2013년 서울시 백서를 통해 공유된 바 있습니다.

1. 시민은 공공서비스의 공동생산자이다.
2. 정책을 입안할 때부터 거버넌스를 설계한다.
3. 이해관계자, 전문가 등 파트너를 발굴한다.
4. 거버넌스의 파트너를 신뢰한다.
5.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자주 만나 소통한다.
6. 참여 시민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한다.
7. 거버넌스의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한다.
8. 거버넌스 결과는 참여자에게 피드백 한다.
9. 새로운 거버넌스 방식을 제도화한다.
10. 거버넌스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그리고 교육에서 들었던 내용을 되새기며 한 줄로 요약해 봅니다.
“충분히 만나고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에서부터 협치는 시작된다.”

– 글 : 조준형 | 지속가능발전팀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지속가능발전팀

금, 2017/06/0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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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18일, 서울 서대문구 사회적경제마을센터에서 서대문 협치회의 분과위원을 대상으로 하는 50인 원탁회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위원들은 이 자리에서 서대문 협치 성공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았는데요. 현장의 목소리를 전합니다.


원탁회의 시작에 앞서 진행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거북이는 땅에서 느리지만, 물속에선 의외로 빠르게 헤엄칩니다. 서대문의 협치도 거북이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협치의 시작 단계는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기반을 잘 다져간다면, 이로운 변화를 이끌려는 이들의 아이디어와 실행으로 내용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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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 교육·문화, 기후·환경, 보건·복지·보육, 제도·행정 각 5개의 분과로 나눠 자리를 잡았습니다. 각 모둠별로 토론 시에 지켜야 할 것을 정했습니다. 대화 중 끼어들지 않기, 대화 시간 지키기, 부정적인 발언하지 않기, 집중해서 듣기 등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이어 종로행복드림이끄미 배안용 단장의 뮤직특강이 있었습니다. 종로구에서 진행 중인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정책 추진 과정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주민의 행복도를 살필 수 있는 행복지수 개발, 주민행복조례 발의 과정은 주민의 자발적 거버넌스 참여의 좋은 시도였습니다. 기타 반주에 맞춰 부르던 노랫말은 협치를 감성으로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작은 가슴, 가슴마다 고운 사랑 모아. 우리 함께 만들어가요. 아름다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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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 관심, 실천 – 세상을 변화시키는 작은 힘

시민에게 물었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작은 힘은 무엇일까요? (관련 동영상 보기) 배려, 관심, 실천이라는 공통의 목소리. 한 학생이 있었습니다. 길치였던 그는 정류장 노선 안내도에 방향 표시가 없어 곤욕스러웠습니다. 이에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정류장에 방향 표시 스티커를 붙이기 시작합니다. 마포구에서 시작한 스티커 붙이기는 서울시 전역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이 작은 실천에 시민들은 고마움을 표현했습니다. 권기태 희망제작소 부소장은,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힘이 만든 세상의 변화가 협치의 방법임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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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 활성화를 위한 비전 찾기

이어 분과별로 민관협치 활성화를 위한 비전을 도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역의 문제를 발굴하고, 무엇을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 할 때 서로 추구하는 가치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가치가 혼재되고 충돌하기 때문에 무엇을 우선순위로 할지 방향성과 비전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협치 과정에서 필요한 비전과 협치 결과로 도출될 서대문에 관한 비전을 구분하여 공론을 모았습니다. 투명한 정보공개, 협력 기다리기, 다양성 인정하기, 공감과 소통을 기반으로 벽을 허무는 참여 등의 의견이 협치 과정에서 우선해야 할 것으로 도출됐습니다. 결과로 도출될 서대문에 관한 비전에서는 상호신뢰, 지속가능, 더불어 행복, 구민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 등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런 비전을 통해 2017년에는 민간 역량강화, 결과보다 과정 중시하는 분위기 조성, 조례제정, 협치 적극 참여, 사회적 약자의 행복한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등을 우선적 목표를 삼자는데 의견을 함께 했습니다.
위원들은 서대문구의 주민참여사업과 위원회에 참여하면서 겪었던 어려움과 문제점을 이야기 하면서, 각자가 말하는 비전이 왜 중요한지 서로가 서로를 설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협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이어진 토론에서는 협치 활성화를 위한 공통의 과제, 분과별 특화 과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눴습니다. 몇몇 분과에서 ‘협치 활성화를 위해서는 사회적경제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공통으로 나왔습니다. 이해관계자들의 화학적, 정서적 결합을 위해 뒤풀이를 활성화하자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다양한 주민의 참여를 위해 홍보는 어떻게 해야할지, 동시에 필요한 교육은 무엇인지, 협치 우수사례를 소개하고 경진대회를 열자는 등의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인물 발굴차원의 릴레이 추천제와 함께응답제(행정단위나 사업별로 분리된 업무의 각 담당자와 질의하려는 주민이 한자리에서 만나 주민 의견에 통합 응답을 해주는 방식) 등은 주민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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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디어가 정책과 현실이 된다!

토론 분위기가 한창 달아오를 무렵, 문석진 구청장의 방문과 인사말이 있었습니다. 그는 아이디어의 구체적 실현방법을 고민하는 것은 공무원의 역할이며, 지역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상상력을 찾아보는 것은 주민의 역할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구청장인 본인의 임무라며, 다음 말도 덧붙였습니다.

“이곳에 참가하신 서대문 협치회의 분과위원님들께 당부 말씀 드립니다. 내가 정책을 만들면, 이 정책이 집행이 된다는 생각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주민의 아이디어가 실현되는 것을 본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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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조준형 | 지속가능발전팀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지속가능발전팀

금, 2017/06/02-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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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29일, 2017년 사다리포럼 첫 공개토론이 열렸습니다. 이번 포럼은 최근 우리 사회 쟁점 중 하나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해법을 찾아보기 위해 개최되었는데요. 그 어느 때보다 열띤 이야기가 오갔던 현장의 분위기를 전합니다.


사다리포럼 홍보가 시작된 날,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제가 비정규직 당사자인데요. 관련 토론회가 열린다고 해서요. 포럼에 꼭 가고 싶어요.”

비정규직 문제는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현재 약 500만 명이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 분류되며, 1천400만 명이 불안정노동층이라고 하는데요. 이중 정부지정 공공기관 인력의 비정규직 종사자는 14만4천205명으로, 공공기관 직원 3명 중 1명이(33.6%) 비정규직인 셈입니다.

우리 사회 막다른 일자리의 해법 모색을 위한 사다리포럼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를 2017년 주제로 선정하고 지난 1월 17일과 3월 7일 두 차례 비공개 포럼을 진행했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를 안고 있는 대표적인 사업장인 인천공항공사 노조(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와 회사 측 담당자를 초청하여 포럼위원들과 함께 비정규직 문제 현황과 개선 방향을 진단했습니다.

이어 5월 29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현황과 과제 공개 토론회’를 열기로 했는데요. 그사이 새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첫 외부 행사로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하여 임기 내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언했지요.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그 자리에서 올해 1만 명 정규직 전환을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많은 비정규직 당사자를 포함한 노동계와 공공기관의 실무자들이 사다리포럼에 참여했습니다. 언론 또한 포럼 내용을 관심 있게 다뤘습니다. (관련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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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발제는 ‘새 정부 공공부문 일자리 정책’이었습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천공항공사의 정규직화 추진은 굉장히 중요한 전환의 계기로, 이번 기회에 좋은 모델을 만들어 민간에도 확산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이 기회를 놓치면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는 많은 사람에게 죄를 짓는다는 무거운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한국 노동시장은 고임금에 고용 안정성이 높은 대기업, 공공부문 정규직 같은 1차 노동시장과 저임금에 안정성 떨어지는 2차 노동시장으로 나뉘며, 이러한 노동시장 문제의 해결 없이는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이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더불어 공공부문 정규직 임금 및 인사 체계의 경직성을 조정한 정규직화와 일자리 확충을 위한 재원 마련도 제안했는데요. 동일노동 차별에 대해, 개별 사업장을 넘어 사회적으로 더 많은 문제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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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발제에서는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이 다산콜센터 조직 및 임금설계 작업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고용으로 전환하기까지의 과정을 분석했습니다. 스트레스 강도가 높은 근무환경과 민간위탁으로 인한 업무 비효율화에 대한 불만이 쌓여 조직된 노동조합과 직접 이해관계자로서 서울시가 중심을 갖고 대처한 점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또한 시 인권위원회, 한국여성민우회 등의 시민단체의 지원 활동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하네요.

노동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세 번째 발제에서는 박준형 공공운수노조 정책기획실장이 나섰습니다. 그는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줄인다 해도 간접고용과 무기계약직은 늘어나는 상황이다.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비정규직 정책에서 대부분 배제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문제가 됐던 마필관리사, 공항카트 근로자 등이 그 예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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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실장은 간접고용 노동자를 정규직 직접고용으로 전환할 때 고용 승계 우선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부분을 지적하면서, “수년간 근무한 기존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심사로 배제하는 구조라면 비정규직 대책이 왜 필요한 것인지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사자 참여’라고 강조했는데요. 예컨대 직무급제 도입의 경우도 노조와 협의·직무분석 없이 하게 되면, 현재 임금체계에 끼워 넣을 수밖에 없어 현 시스템을 정당화할 뿐이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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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순서에서는 초청 토론자와 사다리포럼 상시 위원들의 열띤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청중의 다양한 의견도 쏟아졌는데요. 이 글에서는 핵심내용 위주로 간략하게 전달하고, 이후 진행될 사다리포럼에서 제기된 의견을 차분하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 ‘어떤 정규직화냐?’가 문제일 것이다. ‘고용안정’ 측면과 아울러 ‘고용조건’까지 기존 정규직과 동일하게 하는 온전한 정규직이냐 혹은 차등화된 정규직화냐, 이 두 방안의 문제라고 본다. 당장 처우를 같게 만드는 것은 어렵겠지만, 적극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로드맵을 정부, 공공기관, 노조 당사자와 함께 그려가야 한다.

신철 전국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정책기획국장 :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표하고 있지만 정규직을 비난하지 않는다. 20년 동안 유지된 비용 절감과 인력감축 중간착취 체계에서 신뢰 관계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가 문제다. 어쩌면 이것은 정규직화 자체보다 더 힘들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제가 보안검색노동자에게 배포하는 작은 유인물을 가져왔다. 인천공항에는 4만여 명의 민간기업 노동자가 있다. 인천공항공사가 이들에게 하나의 본보기가 됐으면 좋겠다. 민간으로의 확산은 가까운 곳에서부터 이뤄져야 한다.

조진원 전 서울메트로환경 대표 : 노사협상과 대화가 계속돼야 한다. 그렇지만, 그런 자리에서 각자 무엇을 원하는지는 잘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무엇을 두려워하는지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이야기하지 않는 것 같다. 내가 원하는 것과 두려워하는 것 사이에서 객관적·합리적 기준과 수준을 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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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문제는 종종 ‘쟁점은 있으나 해결은 없었던’ 문제로 꼽힙니다. 그동안 남용되고 차별적으로 적용됐던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큰 진전이 있길 바라는 마음은 그 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이 한결같았습니다. 지금이 절호의 기회와 일대의 실험이라는 것 또한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사다리포럼은 올해 남은 기간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문제에 주목하고, 실천적 해결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고민을 이어갈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 공공부문 서비스의 사회 책임성을 높이고 공정한 노동과 좋은 일자리의 확산에 작은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업무의 차이가 있을 뿐, 사람 차별은 없는’ 사회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길 기대합니다.

– 글 : 이은경 | 사회의제팀 연구위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김현수 |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 ‘2017 사다리포럼 –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현황과 과제’ 자료집 열람을 원하시는 분은 ‘이곳’을 클릭해주세요!

금, 2017/06/1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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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와 서울 서대문구는, 민관이 함께하는 협치도시 서대문구를 만들기 위해 지역사회혁신계획 수립 일환으로 다양한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긴 가뭄 가운데 반가운 비가 내렸던 2017년 6월 24일, <협치서대문 100인 원탁회의>가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희망제작소 연구진의 연구와 여러 차례의 협치교육, 분과모임을 통해 완성된 협치사업이 처음으로 공개되는 자리였습니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서대문구 협치이야기의 하이라이트였던 현장의 열기를 전해드립니다.


행사는 크게 희망제작소 연구진의 협치 현황진단 발표, 5개 분과의 활동보고 그리고 분과별 협치사업 발표와 사업 우선순위 선정 순서로 진행되었는데요. 경제·산업, 교육·문화, 기후·환경, 보건·복지·보육, 제도·행정 분과별 테이블과 당일 처음 참가하여 분과가 정해지지 않은 분들을 위한 ‘협치 새내기’ 자리도 마련되었습니다.

서대문 협치의 현주소는?

바쁜 가운데 참석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문석진 구청장의 인사말에 이어 희망제작소 박흥석 선임연구원의 서대문구 협치현황 조사 및 잠재력 분석 발표가 있었습니다. 발표에는 서대문구 일반 현황, SWOT분석, 협치자원조사 및 인식조사 그리고 시사점 및 협치 과제 등의 내용이 담겼는데요. 특히 연구진이 많은 공을 들였던 협치 자원조사 및 인식조사 결과는 참가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협치자원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협치자원조사는 부서별로 흩어져 관리되던 자료의 통합과 인터뷰 등을 통해 취합되었습니다. 이렇게 모인 자료는 1500여 명의 인물자원, 352개의 조직자원, 500여 개의 물적자원, 86개의 제도·기반으로 분류되었습니다. 또한 공무원, 시민단체 활동가, 주민을 대상으로 한 협치 인식조사도 진행했는데요. 이날 현장에서 그 내용과 의미가 공유됐습니다. 박흥석 선임연구원은 발표를 마치며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분야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업무체계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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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를 위해 달려온 기록

협치는 사업을 통해서 결과물을 얻는 것만큼 그 과정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소통을 통해 서로의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협치의 목적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박흥석 선임연구원의 발표에 이어 함께 소통하며 신뢰를 키워온 각 분과의 활동내용을 공유하는 시간이 마련됐습니다. 각 분과 발표자들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사업을 선정했는지, 선정 기준은 무엇이었는지, 그 과정은 어떠했는지를 공유했습니다. 때로는 즐겁게, 때로는 치열하게 진행되었던 분과모임의 기록은 그 자체로도 협치의 성과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원탁회의의 활기찬 분위기에 맞춘 재미있는 퍼포먼스도 있었습니다. 기후·환경 분과에서는 분과위원 전원이 마스크를 쓰고 단상 위로 올라가 인사를 했고, 보건·복지·보육 분과는 가발과 소품을 들고 등장해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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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의 손으로 만든 협치

점심식사가 끝나고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분과별 사업발표 및 사업 우선순위 투표가 진행되었습니다. 분과별 사업발표에는 송창석(수원시정연구원 기획조정본부장, 前 희망제작소 부소장) 님이 진행을 맡았습니다. 경제·산업, 교육·문화, 기후·환경, 보건·복지·보육, 제도·행정 순서로 분과별 2개의 사업을 선정해 발표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처음 발표한 경제·산업 분과에서는 홍제천의 이용과 안전에 관한 사업을 제시했습니다. 교육·문화 분과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사업과 예술교육을 사업화하여 발표하였고, 기후·환경 분과에서는 기후·환경과 관련된 기반을 조성하는 것과 홍제천 오염 완화를 위한 방법을 제시하여 호응을 얻었습니다. 원탁회의 내내 가장 활기찬 모습을 보인 보건·복지·보육 분과는 장애아동을 위한 사업, 암환자와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 등을 제안했습니다. 마지막 제도·행정 분과에서는 협치 기반을 조성하고 네트워크를 활성화 하려는 의지를 사업으로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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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결과물에 위원님들의 치열했던 고민의 흔적이 담겨있었습니다. 이어서 오민조(서대문민관합동TF회의 위원) 님 진행으로 10개 사업에 대한 우선순위 투표가 진행되었는데요. 가장 많은 득표를 얻은 아이템은 보건·복지·보육 분과의 장애아동을 위한 사업이었습니다. 경제분과의 홍제천 사업, 환경분과의 환경 기반조성 사업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올해 초부터 시작해 수차례의 교육과 모임을 거쳐 분과별 사업제안과 우선순위 선정까지 마친 서대문구의 협치이야기. 주민의 손으로 일군 협치의 성과가 앞으로도 계속되길 기대해 봅니다.

– 글 : 정환훈 | 지속가능발전팀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지속가능발전팀

수, 2017/07/05-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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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에서 주최한 [서울 성곽 걷기 여행]에 참여하고 나서, 그 날 제가 느꼈던 “감동과 설렘” 그리고 “기분 좋음(혹은 뿌듯함)을...
목, 2017/07/0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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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주민참여예산제도가 의무화되었습니다. 이후 전국에서 시행되고 있는데요. 희망제작소는 주민이 더욱 쉽게 제도를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매해 각 지역 특성에 맞춘 주민참여예산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7년 상반기에도 여러 지역에서 주민참여예산학교를 진행했는데요. 함께한 지역의 이야기를 공유하려 합니다.

글은 총 세 번에 걸쳐 연재됩니다. 먼저, 주민의 사업제안을 받아 처음 운영하는 대구 중구와 충청북도, 기존의 청년정책과 주민참여예산을 연계해 운영하려는 완주, 새롭게 분과를 변경해 제도 성숙을 꾀하는 시흥 등의 사례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대구 중구와 충청북도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대구 중구와 충청북도의 주민참여예산제도

대구 중구는 2008년 주민참여예산조례를 제정하고, 2015년부터는 주민 의견을 예산에 반영하여 편성해왔습니다. 하지만 주민이 직접 사업을 제안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대구 중구의 12개 동에서 2명씩 선출된 주민참여예산위원들과 일반 주민들은,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업을 행정에 제안할 수 있습니다. 주민이 제안한 사업은 담당 부서 검토와 위원회 심사를 거친 후, 최종투표를 통해 2018년도 사업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충청북도는 2011년부터 참여예산제도를 운영했습니다. 2016년 주민참여예산위원 3기가 새로 위촉되었을 당시 희망제작소가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워크숍 이후 3기 위원들은 행정의 각 부서에서 제안한 사업을 긴급성, 공익성, 복리성, 효율성, 형평성의 다섯 가지 기준으로 검토하고 우선순위를 선정하였습니다. 충청북도 또한 올해부터 주민이 직접 사업을 제안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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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참여예산학교의 진행 과정

주민참여예산은 지역에 필요한 사업의 예산을 주민이 직접 편성하는 것입니다.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더 많은 주민이 정책의 혜택을 볼 수 있게 제안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그래서 대구 중구와 충청북도 주민참여예산학교(이하 예산학교)에서는 참여자들이 ‘나’에서 ‘우리’로 관점을 확장할 수 있게 하는 강의로 교육을 시작하였습니다. 강의에서는 다른 지역 주민이 제안한 사업의 다양한 사례를 공유하는데요. 우리 지역에 접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충청북도 예산학교는 위원들의 작년 활동이 실제 예산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그 결과를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는데요. 높은 점수를 받았던 사업이 실제 예산에 반영되지 못한 점에서는 아쉬움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올해 워크숍에서는 작년 활동과 연결하여 2016년 충청북도 사업 중 ‘좋았던 사업’, ‘아쉬운 사업’, ‘활동하며 느낀 점’을 적어 분과별로 토론해보았습니다. 토론을 통해 위원들은 충북도의 정책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할 수 있었고, 정책 결정 과정에 주민 의견이 더욱 효과적으로 수렴될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직접 사업제안서를 작성해 보았습니다. 참가자들은 ‘우리 지역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에 관한 의견을 나눴는데요. 깨끗한 환경, 건강, 안전, 이웃과의 소통 등이 나왔습니다. 이후 토론을 통해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찾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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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의 행복을 위한 사업제안

대구 중구 주민참여예산위원들은 주민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 조성을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실현 방안으로 빈집을 주민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법, 마을 내에서 아동과 노인이 서로 돌볼 수 있는 돌봄 공동체 형성, 마을 내 쉼터를 만들어 이웃들이 서로 인사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드는 사업 등의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또한 관광 활성화를 위해 대구에 풍부한 근대 역사자원을 활용하고, 벽화나 꽃 등을 활용하여 색감이 가득한 대구 만들기 사업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도농복합지역인 충청북도는 농민을 위한 정책도 필요합니다. 충청북도 주민참여예산위원들은, 농기계 보조 사업을 통해 농촌의 노동력 문제를 해결하고 농업인의 소득이 안정화될 수 있을 것이라 제안했습니다. 또한 충청북도 행복조례를 제정하여 도민의 행복증진을 목표로 정책을 실행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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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구 중구와 충청북도는 주민에게 사업 제안을 받는 등 주민참여의 통로를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교육에서 참가자들은 처음으로 사업 제안을 연습해보았지만,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구체화하고 정책 결정 과정에 주민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반영할 방안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지역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성장하는 주민분들의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 글 : 이다현 | 지역정책팀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지역정책팀

금, 2017/07/2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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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에 드는 비용을 회사에서 지급해 주면 어떨까요?”
“직장 근처에 집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건요?”
“좋긴 한데, 그건 기업보다는 정부가 할 일 아닐까요?
다른 지역에 살던 사람이 여기서 취업을 했다면,
적당한 거주지를 지방 정부에서 마련해 주는 거죠.”

열띤 표정으로 이야기하던 사람들이 순간 머쓱해 한다. 바로 ‘에이, 그게 되겠어?’, ‘욕심이 과했나?’ 하는 표정들이 떠오른다. 직장인 하루 평균 출퇴근 시간이 100분인 나라 대한민국, 그중에서도 가장 긴 134.7분의 하루 평균 출퇴근 시간을 자랑하는 서울, 그 한복판에 모여서 잠시 다른 사회를 꿈꿔봤던 사람들은 그렇게 금방 현실로 돌아갔다.

취직하면 거주지 제공, 기업이나 정부가 할 일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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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그런 바람이 꼭 꿈이기만 할까? 직원 사택(社宅)은 1970~1980년대에는 어지간한 기업이라면 직원복지의 기본처럼 제공하는 것이었고, 지금도 수도권 이외 지역 기업에서는 적잖이 찾아볼 수 있다. 요즘 SNS에서 공유되는 ‘직원 복지 좋은 기업’ 리스트에서도 사택을 제공하는 기업이 여럿 눈에 띈다.

‘정부가 할 일’이라는 말도 틀리지 않다. 헌법 제 35조에는 국가가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어렵사리 취직을 했더니 고시원 같은 방에서밖에 살 수 없거나, 몇 시간씩 교통지옥에 시달려야 하는 국민이라면 국가에게 책임을 물어야 마땅한 것이다.
이런 설명이 덧붙여지자 토론은 다시 활기를 띤다.

“회식 시간도 노동시간으로 인정해 줬으면 좋겠어요.”
“회식을 하면 다음날은 늦게 출근하는 건 어때요?”
“무엇보다, 가족에게 미안하지 않아도 되는 직장이었으면 좋겠어요.
가족에게 좋아야 저에게도 좋은 일 아닐까요?”

가족에게 미안하지 않은 일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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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토론이 진행된 곳은 희망제작소가 지난 5월부터 월 1~2회 꼴로 서울 종로구의 희망제작소 건물 4층 희망모울, 또는 서울시청 인근의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 개최해 온 ‘보드게임 <좋은 일을 찾아라> 강사교육’ 현장이다.

보드게임 <좋은 일을 찾아라>는 희망제작소가 2015년부터 진행한 기획연구 <좋은 일, 공정한 노동>의 일환으로 개발된 것이다. 이 연구는 우리 사회에 ‘좋은 일’의 상(像)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인터뷰와 탐방, 전문가 토론회 등을 거치면서 우리 각각의 일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좋은 일’에 대해서 더 생각하고 말해야 하며, 그런 이야기들이 모여야 우리 사회의 진정한 ‘좋은 일’의 상을 그려볼 수 있다는 제안을 하게 됐다. 그리고, 그런 과정들을 도와줄 도구로 보드게임을 개발하게 됐다.

2016년 하반기에 진행된 세대별, 직종별 릴레이 워크숍 ‘나의 일 이야기’ 과정에서 시뮬레이션을 거치며 개발된 보드게임 <좋은 일을 찾아라>는, 2017년 5월 정식으로 제작·출시되었다. 현재 중고교와 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기관과 개인에게 판매되고 있다. (구입 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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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강사교육, 총 100여 명 참여

<좋은 일을 찾아라>는 여느 보드게임과 마찬가지로 구매자들이 설명서만 읽고도 플레이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고, 룰을 좀 더 쉽게 이해하도록 동영상 설명서도 제작됐다. (동영상 설명서 보기)

그럼에도 강사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48장의 ‘일 경험 카드’, 6가지 ‘자원 칩’, 15장의 ‘정책 카드’ 등에 담긴 내용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이 구성품에는 <좋은 일, 공정한 노동> 연구 과정에서의 설문 결과, 전문가 및 시민 의견 등이 반영됐다. <좋은 일을 찾아라>를 청소년 등을 위한 진로교육, 노동인권교육, 민주주의 교육, 각종 워크숍 등에 활용하고자 하는 강사들과 좀 더 나누고자 한 것이다. 이런 취지에 공감해서인지 지난 5~7월 진행된 네 차례의 강사교육에 총 1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또한, <좋은 일을 찾아라>를 활용해서 심화된 워크숍을 진행하는 방법도 전달된다. 강사교육 참가자에게는 워크시트 파일이 제공되는데, 그중 하나가 1부에 사용되는 ‘일 경험 카드’를 참가자들 스스로 만들어 볼 수 있게 디자인된 시트다. ‘좋은 일’의 요건을 조직 문화/ 임금/ 노동 시간/ 고용 안정(계약 형태와 조직의 규모)/ 주관적 만족도 등으로 나눠본 1부 ‘일 경험’ 카드와 마찬가지로 각 카테고리에 맞게 내용을 적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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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일 근무, 개인 배려, 수평적 문화 있었으면”

네 차례 진행된 강사교육에서도 이 시트를 작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트를 받아들고 한동안 헤매는 사람도 있었지만, 기다렸다는 듯이 펜을 들고 빽빽이 적어 나가는 사람도 있었다.

공통적으로 많이 보인 응답은 ‘노동 시간’ 카테고리 하에 적힌 ‘주 4일 근무’였다. 그저 희망사항처럼 적은 사람도 있었지만, ‘그 주에 해야 할 일을 4일 동안 다 처리한 사람은 하루 쉴 수 있도록 한다’, ‘주 1일은 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식으로 현실적인 방안을 적은 사람들도 있었다. ‘가족에게도 좋은 일’, ‘개인 경조사에 눈치 주지 않고 충분히 배려해 주기’, ‘출산·육아 등 개인의 사정에 맞게 조절이 가능한 일’ 등 일하는 사람의 삶이 좀 더 존중됐으면 하는 바람들도 다수 보였다. ‘획일적인 회식 문화 없는 직장’, ‘직급에 따른 자리 배치가 없는 사무실’ 등 수평적 문화에 대한 열망도 눈에 띄었다.

이밖에도 2부 ‘정책카드’ 내용을 활용하는 워크시트, 1부와 2부 카드 내용을 조합해서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 보는 워크시트 등도 강사교육 참가자들에게 제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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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지원기관, 교사, 가족 단위도 참여

지금까지 강사교육 참가자 중에는 시민단체, 노동조합 등의 활동가, 그리고 청년·장애인· 사회적경제 등 분야의 지원 기관 등 소속 직원이 가장 많았다. 각 기관의 워크숍에서 <좋은 일을 찾아라>를 활용하려는 것이다. 고교 진로교육 담당 교사, 방과후 교사, 진로교육 강사 등도 있었다. 20대 자녀 둘과 함께 온 어머니도 있었고, “친구들이랑 제대로 해 보고 싶어서” 참가했다는 청년들도 있었다. 강사교육의 과정과 내용에 대해 아쉬운 점, 개선해야 할 점을 전한 이도, 보드게임을 구매한 뒤 직접 워크숍을 개최해 본 소식을 전해온 이도 있었다.

보드게임 <좋은 일을 찾아라> 강사교육은 앞으로도 이어진다. 5차 교육은 8월 26일(토) 오후 2~6시, 6차는 9월 13일(수) 오전 9시~오후 2시에 희망제작소 4층에서 진행된다. (강사교육 신청하기)

언제까지 이어질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나에게 좋은 일’과 ‘좋은 일이 많은 사회’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좀 더 많아질 때까지 당분간은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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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황세원 |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이우기 사진작가
– 사진 : 김현수 |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 <좋은 일을 찾아라> 온라인 페이지(강사교육 및 구매신청, 동영상 설명서)
– http://tools.makehope.org/goodwork

월, 2017/07/3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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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주민참여예산제도가 의무화되었습니다. 이후 전국에서 시행되고 있는데요. 희망제작소는 주민이 더욱 쉽게 제도를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매해 각 지역 특성에 맞춘 주민참여예산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7년 상반기에도 여러 지역에서 주민참여예산학교를 진행했는데요. 함께한 지역의 이야기를 공유하려 합니다.

글은 총 세 번에 걸쳐 연재됩니다. 먼저, 주민의 사업제안으로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운영하는 것은 처음인 대구 중구와 충청북도, 기존의 청년정책과 주민참여예산을 연계해 운영하려는 완주, 새롭게 분과를 변경해 제도 성숙을 꾀하는 시흥 등의 사례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대구 중구와 충청북도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대구 중구와 충청북도의 주민참여예산제도

대구 중구는 2008년 주민참여예산조례를 제정하고, 2015년부터는 주민 의견을 예산에 반영하여 편성해왔습니다. 하지만 주민이 직접 사업을 제안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대구 중구의 12개 동에서 2명씩 선출된 주민참여예산위원들과 일반 주민들은,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업을 행정에 제안할 수 있습니다. 주민이 제안한 사업은 담당 부서 검토와 위원회 심사를 거친 후, 최종투표를 통해 2018년도 사업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충청북도는 2011년부터 참여예산제도를 운영했습니다. 2016년 주민참여예산위원 3기가 새로 위촉되었을 당시 희망제작소가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워크숍 이후 3기 위원들은 행정의 각 부서에서 제안한 사업을 긴급성, 공익성, 복리성, 효율성, 형평성의 다섯 가지 기준으로 검토하고 우선순위를 선정하였습니다. 충청북도 또한 올해부터 주민이 직접 사업을 제안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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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참여예산학교의 진행 과정

주민참여예산은 지역에 필요한 사업의 예산을 주민이 직접 편성하는 것입니다.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더 많은 주민이 정책의 혜택을 볼 수 있게 제안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그래서 대구 중구와 충청북도 주민참여예산학교(이하 예산학교)에서는 참여자들이 ‘나’에서 ‘우리’로 관점을 확장할 수 있게 하는 강의로 교육을 시작하였습니다. 강의에서는 다른 지역 주민이 제안한 사업의 다양한 사례를 공유하는데요. 우리 지역에 접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충청북도 예산학교는 위원들의 작년 활동이 실제 예산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그 결과를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는데요. 높은 점수를 받았던 사업이 실제 예산에 반영되지 못한 점에서는 아쉬움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올해 워크숍에서는 작년 활동과 연결하여 2016년 충청북도 사업 중 ‘좋았던 사업’, ‘아쉬운 사업’, ‘활동하며 느낀 점’을 적어 분과별로 토론해보았습니다. 토론을 통해 위원들은 충북도의 정책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할 수 있었고, 정책 결정 과정에 주민 의견이 더욱 효과적으로 수렴될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직접 사업제안서를 작성해 보았습니다. 참가자들은 ‘우리 지역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에 관한 의견을 나눴는데요. 깨끗한 환경, 건강, 안전, 이웃과의 소통 등이 나왔습니다. 이후 토론을 통해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찾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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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의 행복을 위한 사업제안

대구 중구 주민참여예산위원들은 주민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 조성을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실현 방안으로 빈집을 주민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법, 마을 내에서 아동과 노인이 서로 돌볼 수 있는 돌봄 공동체 형성, 마을 내 쉼터를 만들어 이웃들이 서로 인사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드는 사업 등의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또한 관광 활성화를 위해 대구에 풍부한 근대 역사자원을 활용하고, 벽화나 꽃 등을 활용하여 색감이 가득한 대구 만들기 사업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도농복합지역인 충청북도는 농민을 위한 정책도 필요합니다. 충청북도 주민참여예산위원들은, 농기계 보조 사업을 통해 농촌의 노동력 문제를 해결하고 농업인의 소득이 안정화될 수 있을 것이라 제안했습니다. 또한 충청북도 행복조례를 제정하여 도민의 행복증진을 목표로 정책을 실행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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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구 중구와 충청북도는 주민에게 사업 제안을 받는 등 주민참여의 통로를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교육에서 참가자들은 처음으로 사업 제안을 연습해보았지만,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구체화하고 정책 결정 과정에 주민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반영할 방안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지역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성장하는 주민분들의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 글 : 이다현 | 지역정책팀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지역정책팀

금, 2017/07/2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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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섬은, 바다와 어우러진 멋진 풍경과 싱싱한 먹거리까지 더해 번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이다. 반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오가는 교통편이 불편하고 학교나 병원, 생필품 조달이 쉽지 않다. 가끔 들르는 관광객에게는 여유로움을 주지만, 섬 주민들에게는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섬의 아름다움을 지키며 주민 생활도 개선할 방안은 없을까?

희망제작소는 대한민국아름다운섬발전협의회(회장 주철현)와 국회도서발전연구회(공동대표 이군현, 박지원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국회의원과 함께 ‘지속가능한 섬 발전방안 모색 정책토론회’를 지난 7월 28일 서울 여의도 캔싱턴호텔에서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국회도서발전연구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군현 의원, 박지원 의원을 비롯하여 윤영일 의원, 주승용 의원, 최도자 의원, 이용주 의원이 참석하여 깊은 관심을 보였고, 해양수산부 강준석 차관과 희망제작소 김제선 소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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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철현 여수시장
“도서의 접근성과 효율성을 높여야”

‘섬 발전을 위한 해상교통 지역 현안 과제’라는 주제로 첫 발제를 맡은 주철현 여수시장은, ‘도서의 접근성’을 강조하며 여수 사례를 언급했다.

“여수시 주요 항로의 평균 운임은 km당 433.8원으로 서울-부산 간 국내항공 기본운임 206.9원에 비해 훨씬 비싸다. 국내 통근열차와 비교하면 13.6배에 달한다. 섬도 대한민국의 영토이고 섬 주민도 국민인데, 섬에 산다는 이유로 10배 넘는 교통비를 써가며 살아야 되겠나.
또한 연안여객 항로는 복잡하고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효율성이 떨어진다. 도로처럼 국가가 관리하고 운영하는 게 아니라, 개별사업자 중심으로 개발하기 때문에 무계획적이고 비효율적인 게 많다. 아울러 개별사업자들이 채산성 위주로 항로를 개설하기 때문에 섬과 섬을 연결하는 연계성이 떨어진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해상 교통수단을 도입해야 한다. 야간시간 대의 긴급환자 수송, 혹은 관혼상제 등 간헐적 운항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상택시와 같은 수단이 도입돼야 한다. 또한 타 교통수단보다 3.4~11.2배까지 비싼 연안 여객선의 km 단위 운임을 지원해야 한다. 민간에 맡길 게 아니라, 국가 항로 운영 계획을 수립해 해상교통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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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경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
“지속가능발전 중심으로 섬 발전 계획 수립해야”

이어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박진경 연구위원이 ‘주민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섬 발전정책 추진방안’이라는 주제로 두 번째 발제에 나섰다. 박 연구위원은 일본 사례를 들며, 섬 관리체계를 일원화할 것과 거점 중심으로 생활권을 구축하여 주민 삶의 질을 개선할 것을 제안하였다.

“우리나라 도서개발정책은 1960년대부터 산발적으로 개발사업 위주로 진행되다가 1986년 도서종합개발촉진법을 제정하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내년부터 추진할 예정인 ‘제4차 도서종합개발 10개년 계획’은 ‘지속가능한 우리 국토, 섬의 가치 재발견’이라는 비전을 앞세우고 있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 당시 국가균형발전을 위하여 포괄보조금제도를 도입하면서 행정자치부로 일원화되었던 도서개발 사업이 국토해양부 소관의 성장촉진지역과 행정자치부 소관의 특수상황지역으로 이원화되었다. 무인도서는 해양수산부 소관의 무인도서법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성장촉진지역사업은 100% 국고보조이지만, 특수상황지역사업은 80%만 국고보조이다. 이에 따라 지역 간 불균형과 격차에 따른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이 소관 부처별로 섬 발전 정책을 추진하는 것과 달리, 일본은 섬별로 구체적인 사업 보조율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치수(治水), 치산(治産), 해안선, 도로, 항만 등을 고려해 국고 보조율을 차등화하고 있다. 이도 활성화 교부금 제도를 신설해 정주촉진, 교류촉진, 안전촉진을 지원하고 있다. 섬에 들어온 사업자를 위해 이도 세제 특례 제도도 마련하고 있다.
이에, 국가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주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섬 관리체계를 일원화해야 한다. 개발에서 발전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며, 모도(母島) 중심으로 섬 생활권을 구축해야 한다. 공동체 참여를 확대하고, 지역 역량을 강화하고,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등 국토의 일부로서 섬 발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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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섬의 가치를 재발견하기 위해선 섬사람의 눈으로 바라봐야”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준 책임연구위원은, 섬 발전방안을 마련할 때 주민의 눈으로 바라볼 것과 행정과 주민을 연결해줄 중간지원조직의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섬의 자원으로 무언가를 만들려면, 육지처럼 인위적이어서는 안 된다. 정책 기간도 차등해서 집행해야 한다. 섬 발전은 주민이 중심이 돼야 한다. 섬에 새겨진 생태와 문화에서 보석을 캐는 일인 만큼 문화공간이 될 수 있게 해야 한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관매도는 가고 싶은 섬이라고 불릴 정도가 되었다. 주민 입장에서는 불편하지만,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는 건 생태와 문화가 그만큼 잘 보존됐다는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다만 향후 지자체와 국립공원이 마을 만들기, 섬 발전 계획을 수립할 때 상생의 정책을 어떻게 만들지가 관건이다. 즉, 행정과 주민을 연결해준 중간지원조직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공동체 중심의 섬마을 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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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의 발제에 이어 학계, 정부부처 관계자, 활동가, 지방의원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이때 성장촉진지역을 담당하는 국토해양부 관계자가 참석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옹진군의회 부의장이자 전국도서지역기초의원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장정민 의원은 섬 주민의 복지를 위해서는 연륙교 설치가 최고의 복지라고 주장하였고, 연륙교가 안되면 연안여객 요금을 대폭 낮출 수 있는 지원을 요구하였다.

전남도청에서 섬가꾸기 전문위원을 맡고 있는 윤미숙 위원은, 섬은 가장 낙후된 곳이며 가장 차별을 받는 곳이라고 지적하며, 도시와 섬의 교류, 소통을 통해 도시 청년 문제와 섬 인구 급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목포대학교에서 20년 넘게 해양문화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는 강봉룡 교수는 섬을 살리는 처방으로 섬에 대한 국민적 인식 개선, 연안여객선 공영제를 제안하며, 이를 수행할 기관으로 가칭 한국섬발전진흥원 설립을 주문하였다.

양영진 해양수산부 어촌어항과장은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해 연안여객 준공영제 추진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서종합개발계획을 담당하는 행정자치부 박천수 지역발전과장은, 섬 발전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 만큼 주민이 방향을 정하고 종합계획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세월호사건 이후 강화된 주민등록증 확인 절차의 문제점은 곧바로 개선방안을 모색해 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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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중석에서도 의견이 쏟아졌다. 옹진군 북도면에 사는 주민은 지역에 학교가 없어 아이들이 영종도 소재의 학교에 다니는데, 날씨가 안 좋으면 배가 다니지 않아 결석하는 일이 잦다고 했다. 하지만 다니는 학교가 인천 소재라는 이유로 농어촌특별전형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토로하였다. 전남관광협회 여수지부장은, 기술 발전으로 여객선의 안전성이 높아졌지만 법률 제한으로 다양한 유람선 운영이 어렵다며 법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섬 관련 국회의원연구모임, 지방자치단체장협의회, 지방의회협의회, 중앙부처, 학계, 활동가, 주민 등이 모인 ‘지속가능한 섬 발전방안 모색 정책토론회’는 이렇게 끝을 맺었다. 섬에 대한 가치를 재확인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법·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대한민국 최전선에서 영토를 지키는 섬에 살고 있는 주민의 삶이 나아지고, 가고 싶은 섬이 되기를 기대한다.

– 정리 : 송정복 | 목민관클럽팀 연구위원 · [email protected]
– 정리 : 방연주 | 미디어홍보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박동명 사진작가

목, 2017/08/1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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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를 거치며 균형, 가족, 이웃, 국제, 질문, 대화라는 인생의 키워드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상생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을 모금으로 지원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됐습니다. 모금이 무엇인지, 모금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습니다. 이 교육과정을 통해 모금에 관한 이해를 높이고 앞으로의 방향을 세우고 싶습니다.”

모금전문가학교 첫 수업시간, 자기소개하며 전했던 이야기입니다. 돌아보니 새삼스럽지만, 한편으로는 간절한 마음으로 적었던 메시지가 현실로 연결되어 정말 감사하네요.

저는 삶 전체에서 절반, 어쩌면 그 이상을 차지하는 직업을 통해 가치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일을 찾기 위해 대학 시절에는 많은 것을 경험하려 노력했고,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연극배우에 도전하여 다양한 소통이 가능한 문화예술을 꿈꾸고, 국제구호활동에 참여하며 더불어 사는 세계를 꿈꿨습니다. 세계시민교육 관련 기관에서 일하며 교육을 통한 상생의 사회를 꿈꿨고, 아프리카와 비영리기관에서 근무하며 어떻게 하면 소외된 이들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막연했던 모금전문가의 모습을 그리다

서른이 되어 보니, 20대에 제가 경험하고 고민했던 일은 올바른 모금활동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들이었습니다. 이에 모금가가 되어 새로운 삶을 살고 싶어졌습니다. 이전에도 주변 지인과 NGO후원자분들을 통해 모금활동을 펼친 적 있지만, 더 전문적인 모금가로 성장하고 싶었습니다.

직장 퇴사 후 모금에 관해 체계적으로 배울 방법을 모색하던 중, 우연히 희망제작소 모금전문가학교를 알게 되었습니다. 비영리단체와 학교, 병원, 재단 등에서 근무하는 현직자분들과 함께 기부와 모금에 관한 다양한 강의를 들으며,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모금전문가의 모습을 그려나갔습니다. 조원들과 모금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며, 강의를 통해 접한 내용을 피부로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강의를 들을 때는 쉬워 보이던 기획, 전략수립, 실행이 얼마나 치밀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고, 기부자를 비롯해 다양한 관계자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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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은 기획과 실행의 종합예술

저는 다른 분들보다 모금분야의 경험이 적어 궁금한 것이 있으면 즉각 질문했습니다. 직장을 다니지 않아서 모금실습에도 좀 더 자유롭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이 좋게 보였던 것인지 부족하지만 최우수수료생 장학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수료 후 얼마 되지 않아 한국뉴욕주립대학교 후원관리 담당자로 채용되어 모금전문가의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관계에 대한 애정, 가치에 관한 고민, 그리고 이 마음을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으로 연결하는 기획과 실행의 종합예술인 모금! 이 분야의 길을 걸을 제 삶이 기대됩니다. 그 첫걸음을 가능케 해 준 희망제작소에 정말 고맙습니다.

투자나 구매와 달리, 기부는 언뜻 보기에 돈과 시간, 에너지를 주고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부는 그 무엇으로도 쉽게 살 수 없는 가치와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모금전문가는 이를 가능케 하지요. 좀 더 많은 분이 모금의 숨겨진 매력을 발견했으면 좋겠습니다. 좀 더 많은 분이 모금전문가의 꿈을 꾸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희망제작소 모금전문가학교로 그 꿈을 아름답게 이루시기를 처음과 같은 간절한 태도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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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오경준 모금전문가학교 16기 수료생

* 2009년에 설립된 한국 최초, 유일의 모금전문가학교이자 지난 8년간 펀드레이저 양성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온 희망제작소 모금전문가학교가 17기 수강생을 모집합니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면 (이곳을 클릭)해 주세요!

목, 2017/08/1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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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저는 희망제작소 모금전문가학교(HIFS) 동문회장 이승훈입니다.
HIFS 문을 두드리는 당신을 환영합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무엇인가를 선택해야 합니다.
그리고 종종 그 결정이 적절했는지 돌아보고 의심하는 마음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저는 희망제작소 모금전문가학교를 선택한 것이 인생 최고의 결정 중 하나였습니다.

저는 병원 경영에 관여하였기에 짧지만 경영학을 공부하고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경영학에서는 ‘어떻게 하면 상품을 더 팔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경쟁에서 살아남을까?’를 고민합니다. 기획, 시장 조사, 상품개발 및 생산, 마케팅, 인사관리까지 모두 이윤 창출을 위한 과정입니다.

하지만 민간 기업 경영과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의 경영은 다릅니다. 병원에선 무형인 건강, 치유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의료는 공공재입니다. 이윤을 많이 남겨서도 안 되고, 적자를 보아도 안 됩니다. 그러면서도 아픈 이들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일을 해야 합니다. 참 어려운 숙제입니다. 그래서 경영 효율만으로는 부족한 면이 늘 있었습니다. 아픈 사람을 치료하고 돌보는데 왜 모금이 필요할까요? 질병으로 고통받는 분들에게 제도권에서 할 수 없는 영적, 경제적 도움을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희귀 난치병의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선한 동기를 가진 많은 분의 참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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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모금학은 경영학을 뛰어넘는 최고의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잠재 기부자의 보이지 않는 선한 동기를 파악하고, 제도권의 보호에서 소외된 사람들과 사회 문제를 찾아내서 기부로 연결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이타주의 실행입니다. 모금학을 공부하면 경영학의 기본적인 지식 습득과 함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게 되고, 보이지 않는 물건을 팔 수 있으며, 자신의 성취감도 높일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 경제의 다음 단계는 공유경제라고 하는 학설이 있습니다. 자본의 축적이 아니라 서로 나누고 베푸는 일이 중요한 시대가 온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더라도 우리 모두에게는 모금 공부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그랬듯, 희망제작소 모금전문가학교(HIFS)에서 그 답을 찾기 바랍니다. HIFS가 제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듯, 당신에게도 가장 멋진 선택이 되리라 믿습니다.

– 글 : 이승훈 모금전문가학교 동문회장(을지대학교 의료원 원장)

* 2009년에 설립된 한국 최초, 유일의 모금전문가학교이자 지난 8년간 펀드레이저 양성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온 희망제작소 모금전문가학교가 17기 수강생을 모집합니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면 (이곳을 클릭)해 주세요!

월, 2017/08/2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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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주민참여예산제도가 의무화되었습니다. 이후 전국에서 시행되고 있는데요. 희망제작소는 주민이 더욱 쉽게 제도를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매해 각 지역 특성에 맞춘 주민참여예산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7년 상반기에도 여러 지역에서 주민참여예산학교를 진행했는데요. 함께한 지역의 이야기를 공유하려 합니다.
지금까지 주민의 사업제안으로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운영하는 것은 처음인 대구 중구와 충청북도(글 보기), 기존의 청년정책과 주민참여예산을 연계해 운영하려는 완주의 사례(글 보기)를 소개했는데요. 마지막으로 새롭게 분과를 변경해 제도 성숙을 꾀하는 시흥의 사례를 전합니다.


시흥시는 2012년 조례 개정으로 주민참여예산위원회를 구성하여 주민들의 참여를 지속해서 이끌고 있습니다. 특히
주민의 권한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사례로 꼽히고 있는데요. 교육과정 운영 방법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시흥은 주민의 역량 강화 단계에 따라 크게 세 부분(주민참여예산학교, 시민강사 양성교육, 지역회의 역량강화 워크숍)으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희망제작소와는 2012년부터 인연을 맺고 교육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시흥시 주민참여예산 발전 방향 연구’에서 희망제작소가 제안한 내용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기반 형성 교육이 진행됐습니다.

참여 계기는 다양하지만 목표는 하나!

시흥의 주민참여예산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분과를 기능별(기획홍보, 정책예산, 지역 예산 등)로 운용했기 때문입니다. 제도 운영 5년이 지나자, 제안 사업 개수와 사업 내용에 관한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정책예산분과를 3개의 주제별 분과로 나누기로 했습니다(교육문화, 도시환경, 주민복지). 또한 연임까지 마친 초대 주민참여예산위원들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새로운 주민이 함께 참여하게 됐습니다.

우선 신규 위원이 지금까지 진행된 시흥의 주민참여예산을 이해하고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주민참여예산학교’가 진행됐습니다. 주민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참여 계기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 청년 제안 사업이 의회에서 삭감되는 것을 보고 참여 의지가 생겼다는 청년, 지역회의에서 편성하는 사업 예산이 더 잘 쓰였으면 하는 마음에 참여하게 됐다는 농민, 시민이 이끄는 정책과 정치인에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해 참여한 주민자치위원, 내 아이의 고향인 시흥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어 참여한 어머니, 홍보 현수막을 보고 동네에서 보람찬 일을 해보고자 참여한 여든 넘은 시니어 분까지, 세대와 지위를 망라한 다양한 이야기가 주민참여예산의 의미를 다시금 새겨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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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흥(興)에 겨운 시흥을 위해

올해는 사업제안서를 작성하기 위한 워크숍 방법에 변화를 주었는데요. 주민이 살고 싶은 시흥에 관한 공동 의제를 선정하고, 그에 따른 미래 모습을 각자 그려보았습니다. 그중 가장 많은 표를 받은 것을 사업으로 구체화해보기로 했습니다. 재미있는 사업이 많이 제안되었는데요.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공동 의제로 ‘시민이 흥이 나는 삶’을 정한 조에서는 ‘시흥의 오작교’라는 결혼장려프로그램을 제안했습니다. 시흥의 공공기관을 이용한 마을결혼식과 같은 컨셉인데요. 지역사회의 재능기부 및 협찬을 바탕으로 저렴하고 올바른 결혼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무엇보다 제안자들이 결혼을 앞둔 청년들이라 사업제안서를 작성하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17개 동이 하나의 모토로 함께 만들고 키우는 공간’을 공동의제로 둔 팀은 ‘달려라 키친-공유주방 만들기’를 제안했습니다. 이 사업은 건강한 먹거리 교육을 통해 건강한 시흥시민을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를 위해 먼저 바른 먹거리 지역강사를 양성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강사를 지역에 파견해 교육을 진행합니다. 동네 공유주방을 활용해 공동체를 만드는 체계적인 내용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식기구 공유가 주가 되는 기존의 공유주방과 달리, 바른 먹거리 시민강사를 공동체 형성의 핵심 주체로 세우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이외에도 시민과 행정, 지역과 시민, 시민과 시민이 누구나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초록 우체통’, 어르신이 청년과 아동을, 청년이 어르신과 아동을, 아동이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는 어르신·청년·아동 상호 멘토링 프로그램, 따복버스를 활용한 주말 시흥 8경 투어버스 등 공동체를 위한 다양한 사업이 제안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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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주민참여예산학교 선생님

새로 시작하는 분들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바탕으로, 더 많은 주민을 만나기 위한 ‘시민강사 양성교육’이 이어졌습니다. 동별로 찾아가 ‘찾아가는 주민참여예산학교’를 진행하는 시민강사를 양성하는 교육으로 올해로 4년째 진행 중입니다. 주민참여예산을 쉽게 소개하는 방법, 동네에 필요한 사업을 발굴할 수 있는 워크숍 운영법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운영과정을 직접 설계했던 작년에 이어, 올해 교육에서는 시민강사들이 교안 내용 하나하나를 직접 논의하며 구성해보았습니다.

시민강사들이 만든 교안의 가장 큰 특징은, 주민이 흥미를 갖고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방안에 관한 고민이 묻어있다는 것입니다. ‘찾아가는 주민참여예산학교’가 17개 동 지역회의를 중심으로 진행되다 보니, 관심 있는 주민과 추천받아 온 주민이 섞이게 됩니다. ‘예산’이라는 단어는 자칫 어렵고 따분하게 느껴질 수 있어 집중하기가 쉽지 않지요. 그래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따뜻한 인사로 교육을 시작하고, 참여예산에 관한 흥미를 높이기 위해 빙고게임을 하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한 붓으로 꽃 그리기’, ‘이 그림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완두콩 대마왕’ 등의 워크숍 기법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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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공동체 사업’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 공동체를 강화하는 시흥의 사례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주민들은 준비한 사례로 지역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참여예산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후 주민이 직접 동네에 필요한 사업을 찾아보는 워크숍이 구성됐습니다. 대략 교육을 구성한 시민강사들은, 교육과정과 시간을 어떻게 배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함께 논의하고 수정했습니다. 올해 처음 참여한 한 시민강사는, 교육의 가장 마지막 부분에서 주민과 함께 읽을 시를 직접 써보기도 했습니다.

나무를 심는 우리

우리 마을에 희망의 나무를 심습니다.
하얗게, 빨갛게 핀 꽃은 나비에게 희망을,
튼실한 열매는 새들에게 희망을 안겨 주는,
그런 희망의 나무를 심습니다.

우리 마을에 행복의 나무를 심습니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맛있는 음식을 나눠 드시는,
그런 행복한 나무를 심습니다.

우리가 심은 나무에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나무는 마을과 사람을 잇는 다리가 되었습니다.
나무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다리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심은 나무에 씨앗이 맺혔습니다.

우리는
우리 마을에 나무를 심는 사람입니다.


행정과 주민, 소통으로 서로를 이해하다

시흥 주민참여예산학교의 마지막은 ‘지역회의 역량강화 워크숍’이었습니다. 지역회의는 시흥시 주민참여예산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주민 참여가 맨 처음 직접 이뤄지는 회의체이기 때문에, 운영에 있어 주민과 행정의 소통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에 동 지역회의 위원장을 대표로 하는 주민과 간사 역할을 맡고 있는 행정이 함께 하는 워크숍이 진행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그동안의 지역회의를 각자의 입장에서 돌아보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지역회의를 운영하며 느낀 문제점이나 애로사항, 장애 요인을 색종이에 적고 테이블별로 논의하여 다섯 가지 주제를 선정했습니다.

한 공무원은 가장 큰 어려움으로 업무 과부하를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주민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활동이 많은데, 주로 저녁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주민들 역시, 지역을 고민하고 소통하며 참여하는 지역민의 부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습니다. 이는 참여 주민 위주로만 사업이 발굴되는 위험요소와 다양한 시각이 반영되지 못하는 어려움과도 연결되었습니다. 행정에 관한 애로사항도 나왔습니다. 주민의 활동리듬을 고려하지 않고 행정의 편의에 맞춘 회의와 행정절차는 참여를 막는 요소가 된다는 것입니다.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생각을 들어본 후에는 그간의 지역회의를 돌아보며 일반적으로 개선돼야 할 주제를 묶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조별로 하나씩 선택해 해결방법을 찾아보는 워크숍이 이어졌습니다. 주민과 공무원이 함께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 방법을 찾아보면서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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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에도 좋은 사례가 많아요

시흥의 17개 동 지역회의는 매해 각각의 운영계획을 세웁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디에도 똑같은 지역회의는 없습니다. 서로 다른 특징과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지요. 하지만 그 내용을 공유하는 시간이 없어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워크숍 마지막 활동에서는, 각 동의 장점을 공유하면서 자신의 동에 무엇을 적용할 수 있을지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것은 장곡동의 ‘학습 동아리 운영’이었습니다.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역사 관련 사업이 선정되었는데 많은 주민이 이에 대해 잘 몰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흥의 역사를 학습하는 동아리를 만들고 주민참여예산위원 중 역사 강사로 활동하고 계신 분을 초청해 학습여행을 다녀왔다고 합니다.

주민을 대상으로 홍보하는 방법에 대한 서로의 노하우를 나누기도 했는데요. ‘전단지 한 장보다 물티슈처럼 실생활에 유용한 것을 함께 나눠주면 효과가 좋더라’, ‘주민참여예산을 알리는 어깨띠를 두르고 오전과 오후로 나눠 아파트를 돌아보는 것도 효과적이었다’, ‘마을에서 행복콘서트를 하면서 사이사이 자원봉사센터와 협력해 쿠키를 나누고 부채도 만들며 홍보했다. 올해에도 콘서트 열기 전날 빵을 구워 홍보하려 한다’ 등 주민의 경험에서 묻어난 살아있는 노하우가 공유되었습니다. 다른 지역의 선진사례도 좋지만, 우리 지역의 좋은 사례를 먼저 학습하고 나누는 시간이 더 많은 자극과 새로운 에너지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듯 시흥의 주민들은 각 동과 시 위원회에서 주민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여러 지자체에서 시흥을 주목하고 있는 것도 이런 노력 덕분이겠지요.

마을에 행복의 나무를 심는 사람들이 모인 시흥시에 주민참여예산이 오래도록 든든한 희망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 글 : 오지은 | 지역혁신센터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지역혁신센터

화, 2017/08/2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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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는 행복정책을 만들기 위해 2015년 3월부터 주민, 전문가, 공무원이 자발적으로 힘을 합쳐 ‘종로행복드림 이끄미’를 구성하고, 주민을 위한 행복아이디어 발굴을 비롯하여 종로구 정책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종로행복드림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관련 인터뷰 보기 : 종로구 행복드림팀)
또한 주민이 지역에서 일상을 변화시키며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종로구행복드림아카데미’를 선정·진행했습니다. 희망제작소도 아카데미 기획과 진행에 참여했는데요. 행복한 종로를 만들기 위해 주민 분들과 머리를 맞대고 서로의 생각을 나눴습니다. 그간의 여정을 두 편으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첫 번째 만남 : 내가 보는 행복, 우리가 연결한 행복

♪ “문득 외롭다 느낄 땐 이웃을 봐요. 같은 종로 안에 있어요. 우린 하나예요” ♬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던 어느 날 저녁, 종로구청 한우리홀에 노래가 울려 퍼졌습니다. 배안용 행복드림이끄미단장의 기타 연주에 맞춰 종로구행복드림아카데미 참가자들이 신나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건데요. 이 자리에 모이신 분들은, ‘행복은 먼 곳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다’고 믿으며, 이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종로구민입니다. 40여 명의 주민이 행복을 마음껏 꿈꾸고 실천하는 시간. 종로구행복드림아카데미(이하 종로행복아카데미) 첫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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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e to meet 행복

처음이라 서먹서먹한 참가자들. 우선 서로를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잡힐 듯 말 듯 모호한 행복이라는 개념을 살펴보았습니다. 우선 모인 우리가 행복해지기로 했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오늘 듣고 싶은 행복의 말 한 마디와 자신의 별명을 소개했습니다. 행복은 나눌수록 커지는 것이기에 저마다 ‘행복바이러스’를 전파하려고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서로 인사하고 듣고 싶은 행복의 말 한 마디를 전하는 동안, 한우리홀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행복구호대회 – 몸으로 행복을 말해요

떠들고 웃으며 각자 행복을 느낀 참가자들. 이젠 혼자가 아니라 함께 행복을 느껴보기로 했습니다. 같은 테이블에 앉은 분들과 몸으로 행복을 표현하는 시간입니다. 형형색색의 가발, 왕관, 망토, 요술봉 등 준비된 소품을 활용하여 팀의 의지를 담은 행복 구호와 퍼포먼스를 만들었습니다. 연습시간은 짧지만, 팀별로 행복 노래도 선곡하고 율동도 짜 봅니다. 가발 쓴 팀원의 우스꽝스러운 모습과 마음대로 되지 않는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율동을 따라하는 또 다른 팀원의 모습을 보니 웃음이 터집니다. ‘쩔지’라는 한 마디로 각오를 표현한 팀부터 군밤타령을 부르며 행복을 표현한 팀까지, 각 팀은 행복을 다양한 모습으로 마음껏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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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스스로 만드는 행복이야기 – 종로행복드림프로젝트

서먹함을 깬 이후에는 종로행복드림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종로행복드림이끄미 배안용 단장과 홍미영 이끄미가 각각 종로행복드림프로젝트와 종로행복상상테이블 내용을 공유했습니다.

종로행복드림프로젝트는, 종로구 공무원들이 ‘종로의 행복’을 찾아보려고 구청 동아리 ‘행복이름 1394’를 만든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들은 국내외의 다양한 행복사례를 조사하고 연구했는데요. 동아리가 발전하여 종로 행복을 책임지는 전담부서 ‘행복드림팀’이 신설됐습니다. 더불어 프로젝트의 방향을 함께 설정할 주민을 모집했습니다. 바로 종로행복드림이끄미입니다. 종로행복드림이끄미는 종로행복상상테이블, 누구나 종로행복교실, 행복드림 게릴라가드닝 등 주민주도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행복드림 게릴라가드닝 : 돈의동과 신영동 등의 삭막하고 어두운 골목길에 꽃을 심는 활동

◼ 종로행복드림부메랑 : 사회공헌기업과 연계한 사업으로, 행복을 실천하고 인증샷을 찍으면 라이나전성기재단에서 3만 원씩 행복지원금을 기부. 총 940명 참여, 2천만 원 적립. 적립금으로 쪽방촌 주민 치과진료와 틀니지원

◼ 종로행복상상테이블 : 지금보다 더 행복한 종로의 미래를 만들기 위한 필요조건과 현실제약 및 해결방법 등을 자유롭게 토론하는 시간. 소셜픽션 방식으로 진행되어, 현실의 제약을 뛰어넘은 미래를 상상할 수 있음. 결과물은 종로 행복정책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 중


종로행복드림프로젝트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모여서 생각을 모으지 않으면 변화를 만들기 힘듭니다. 모이면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깁니다. 그러니 지금 모여 있는 이 자체가 큰 기회이자 행복인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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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만남 : 행복의 비밀

두 번째 만남에서는, 지역재단의 박진도 이사장을 모시고 ‘국민총행복과 지역사회’라는 주제로 부탄 행복의 비밀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박진도 이사장은 부탄을 직접 방문하고 머물면서 부탄 행복의 비밀을 기록해 왔는데요.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부탄 행복의 비밀’ 책 내용 보기)

‘행정은 행복을 강조하는데, 그들이 말하는 행복은 무엇이고 또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박 이사장의 행복 연구는 이 질문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는 청년 시절에 행복에 관심을 갖지 않은 것이 후회 된다며, 한국이 예전보다 살기가 좋아진 것은 맞지만 그와 반대로 행복과는 멀어졌다고 말했습니다.

GDP의 오류, GDP와 행복은 비례하지 않는다!

박진도 이사장은 GDP(국내총생산)가 올라가도 행복은 올라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GDP는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을 제외한 모든 것을 측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데요. 극단적으로, GDP가 올라갈수록 우리는 오히려 불행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GDP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 외의 가치를 측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아픈 사람이 많고, 나무 벌목을 많이 해서 재화로 생산해야 GDP가 증가한다는데요. 이처럼, GDP는 경제성장주의 패러다임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우리 삶을 대변할 수 있는 지표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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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람 vs 아직 행복하지 않은 사람

부탄의 GNH(국민총행복)는 개인과 사회의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정서적, 문화적 필요 사이에 조화로운 균형을 만들기 위한 다차원적 발전 전략입니다. 우리가 이야기 할 행복은 다차원적입니다. 행복 역시 하나의 요소가 아니라 물질적, 정서적, 문화적 필요가 균형을 이룰 때 만들어지기 때문이지요. 또한 행복은 집단성을 띄기 때문에, 우리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부탄은 행복한 사람과 아직 행복하지 않은 사람으로 정책 대상을 분류합니다. 국가가 정한 행복 문턱의 기준을 넘는 사람과 넘지 않는 사람으로 구분하는 것이지요. 중요한 것은 부탄의 행복 정책 초점이 아직 행복하지 않은 사람에 맞춰져 있다는 점입니다. 모든 국민이 행복할 수 있도록 정책을 펼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Here & Now, 행복의 비밀

사람들이 행복을 누리는 데 최적화된 범위는 바로 ‘지역’입니다. 즉, 행복을 실현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는 각자 살아가는 지역이라는 것이지요. 지역의 힘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지역 주민은, 지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합니다. 지역력은, 이웃이 어려울 때 기꺼이 돕겠다는 공생의식과 지역의 일에 참여하는 참가의식, 지역의 소속감을 표현하는 귀속의식의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집니다. 행복의 비밀은 지역의 불행 요소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얼마냐 있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오늘도 행복은 우리 곁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행복은 나로부터 시작해 누군가에게로 전해집니다. 선한 의지로 모인 사람들의 모임이 시작됐고, 그곳에서 행복한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행복은 공유하지 않으면 얻기 힘듭니다. 누군가의 행복에 기여하기 시작한 지금 이 순간, 우리의 행복은 무럭무럭 자라날 것입니다.

행복의 비밀을 알았으니, 이제 몸소 실천해봐야겠지요? 참가자들의 아이디어로 시작한 다양한 행복실천프로젝트! 다음 후기에서 전해드리겠습니다.

– 글 : 안수정 | 시민상상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지역혁신센터

수, 2017/08/23-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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