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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이상한 은평구 '응암2구역 학교부지 해제', 지역 커넥션을 의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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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이상한 은평구 '응암2구역 학교부지 해제', 지역 커넥션을 의심한다

익명 (미확인) | 월, 2016/04/04- 18:59
[논평] 이상한 은평구 '응암2구역 학교부지 해제', 지역 커넥션을 의심한다

은평구에 위치한 주택재개발사업지역에서 학교용지가 사라졌다. 은평구의회는 지난 3월 9일 은평구청장이 제출한 <응암제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정비계획변경 의견청취안>을 3월 18일에 상임위 심사, 3월 21일 본회의 심사를 통해서 통과시켰다. 이로서 당초 계획에 반영되어 있던 중학교 건립 부지가 분양아파트 2개동을 짓는 일반용지로 전환되었다.

현행 <학교용지확보등에관한특례법>은 100가구 규모 이상의 주택건설용 토지를 조성하거나 개발하거나 공동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에 대해 관할 교육청과 협의하여 학교용지를 확보하거나 인근에 대체 용지를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응암2구역은 2008년 정비구역지정 고시에 따라 포함되었던 학교용지가 사라졌다. 

'은평시민신문'보도(http://www.epnews.net/news/view.html?section=81&category=82&no=13138)와 '은평구의회 회의록'(http://www.eunpyeongcouncil.seoul.kr/bill/bill_read.asp?code=0072003)에 따르면, 동 절차는 2015년 5월 서부교육지원청이 중학교부지에 대한 학교설립계획을 해제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기존 2,441세대에서 152세대가 증가하여 2,593세대로 늘어나게 되었다. 재개발사업이라는 측면에서보면 사실상 엄청난 특혜나 다름이 없다. 실제로 해당 지역은 학교용지 등 공공용지의 기부체납에 따라 기존 용적률 190%에서 241%까지 인센티브를 받은 바 있다. 이후 정부의 재개발 완화 정책으로 기준 용적률이 일괄해서 250%로 상향되면서 사실상 학교용지 인센티브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구의회에 출석한 은평구청 주거재생과장은 "기존 주택이 더 늘어나니까 한 600여명 정도 4인 가족이 늘어나잖아요?"라는 질문에 대해 "가능한 걸로 교육청에서 판단했기 때문에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즉 은평구청 차원에서는 별도의 조사가 없었다. 이에 구의회 상임위 박용근 위원장이 "교육청에서 하는 것은 인구가 준다고 해서 조사를 했는데 문제는 또 그렇다고 조합에서 마냥 학교 때문에 사업진천이 안되기 때문에 학교 부지가 협의해서 없어졌다고 하지만 우리 은평구 입장에서는 녹번동 재개발 다 끝나고 중학교가 상당히 먼거리입니다"고 지적한다. 즉, 인구가 준다는 추산은 교육청에서 했지만 사실상 '학교부지' 때문에 사업이 안된다는 조합의 민원에 의한 것이고, 나중에 학교 부족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2008년 정비계획안에 포함되어 있는 인근지역 정비사업 현황>


전국적으로 보면 인구감소에 따른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은평 지역과 같이 대규모 재개발(*위의 그림과 같이 정비구역이 11군데에 이른다)이 예정되어 있는 곳은 집단적인 이주인구가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학교수요가 늘어나는 것이다. 이것은 전체적인 학령인구의 감소와 상관없는 특수한 변화다. 하지만 교육청은 전체 인구감소를 근거로 학교용지 폐지를 결정했고, 은평구청은 별다른 조사없이 그대로 학교용지를 없애는 계획변경안을 상정했다. 구의회 회의록을 보면, 정회를 통해서 음암2구역 용역업체인 시가건축사사무소 박종현 대표로부터 브리핑을 받는다는 내용이 나오나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이와 같은 과정을 감안할 때, 노동당서울시당은 은평구의 학교부지 해제는 절차적인 방식에서는 어떤지 모르지만 내용 상으로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판단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교육청의 학교용지 해제 사유가 '학령인구 감소'이고, 인근 영락중학교와 충암중학교로 분산 수용이 가능하다는 이유가 근거없다. 일단 통계청이 분석한 서울지역 학령인구(중학교) 추이를 보면, 2020년에 22.0만명에서 2040년에 21.6만명 수준으로 4,000여명이 줄어든다고 예측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학령인구가 줄지만, 서울지역의 인구집중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2) 교육청이 그와 같은 판단을 하더라도 은평구 차원에서는 자체적인 수요예측을 해야 옳다. 하지만 교육청이 말한 인근 지역 학교로의 전입을 그대로 수용했다. 대상은 영락중학교와 충암중학교로 모두 사립재단이 운영하는 중학교들이다. 기존 계획대로면 공립학교를 지을 수 있는데, 구태여 사립학교에 고액기부로 증축을 제안하도록 한 이유를 알 수가 없다.

(3) 마지막으로 주민들의 의견수렴 내용이다. 실제로 학교 과밀화와 장거리 통학시간은 학생과 학부모에겐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이런 변경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의견수렴은 잘 되었는지 의문이다. 실제 구청에서 실시한 공고 역시 <응암제2구역 정비계획변경에 대한 의견청취의 건>이라 해서, 그것이 학교용지가 없어진다는 내용인지 일반 시민이 알기 어렵다. 사실상 요식행위를 한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교육청-은평구청-응암제2구역 재개발조합 측의 지역 커넥션을 의심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실제로 동일한 사례가 작년 세종시 사례 등 다양한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해왔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은평당원협의회와 함께 관련 사안에 대해 추가 자료청구와 지역 주민 면담을 통해서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방침이다. 

뻔히 보이는 학급 과밀화 문제에도 불구하고 재개발 사업의 편의를 위해 학교용지를 포기하는 것이 서울시교육청의 올바른 교육정책일 수 없고 은평구청의 올바른 지역행정일 수 없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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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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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5동: 골목상권과 생활환경을 살리는 변화
광명6동: 시장과 골목, 생활체육이 살아나는 동네
광명7동: 도덕산과 생활교통, 안전을 함께 챙기는 동네
철산4동: 뉴타운 이후의 불편까지 책임지는 시의원
학온동: 대형 개발 속에서도 주민의 삶을 놓치지 않는 동네

이 글은 AI 가 수집 요약한 글 입니다..
토, 2026/06/13-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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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2020. 12. 23.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행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한 민법 개정안(이원욱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06359)에 대한 반대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표현행위에 대한 형사처벌과 함께 징벌적 손해배상이라는 강화된 제재를 더하려는 본 법안은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위축시킬 수 있으므로 재고되어야 한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서

본 개정안은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방식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에 대하여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의 5배 이내에서 배상책임을 지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음(안 제764조제2항 및 제3항 신설).

피해자의 손해액만큼의 보상, 즉, ‘전보배상의 원칙’을 기본으로 하는 민사 손해배상 체계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은 예외적인 제도임. 즉, 개인의 피해에 대한 보상을 넘어, 사회 공익적 고려에서 다시 재발되어서는 안 되는 반사회적 행위를 징벌을 통해 억지하는 데에 초점이 있는 것임. 대표적으로 ① 불법행위의 결과로 인한 개별 사업자의 이익은 막대한 반면, 개별 피해자의 손해는 소액에 불과해 피해자가 재판절차로 구제받기 어려운 분야 (환경오염, 소비자 보호, 식품위생, 보건의료 등), ② 불법행위를 통해 획득한 가해자의 이익이 피해자가 입은 손해보다 크기 때문에 악의적인 불법행위가 재발하고 있음에도 현행 손해배상 제도나 과징금만으로는 부당이득을 환수하기 어려운 분야(공정거래, 금융거래 등), ③ 사회적 약자를 특별히 보호할 필요가 있는 분야로서 피해자와 가해자가 가지고 있는 정보 및 정보에 대한 접근성에 차이가 있어 피해를 입증하기 곤란한 분야(노동, 장애인 등) 등에 우선 도입이 검토되고 있음.

그러나 표현행위로 인한 인격권 침해가 이렇듯 예외적 징벌이 필요한 영역인지는 의문임. 또한 표현행위는 그로 인한 해악의 결과나 인과관계 자체가 명백하지 않아 예외적 징벌이 필요할 정도로 해악이 중대한 반사회적 행위라고 단정할 수도 없음. 한편, 한 명제에서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내는 것부터가 매우 어렵고, 발화자가 적시한 사실이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등을 판단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에 대한 유·무죄 판단도 심급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고, 어떠한 사실이 ‘허위’인지 ‘진실’인지에 대한 판단 역시 당시까지 진실임이 증명되지 않거나 은폐되어 허위사실유포로 처벌되었다가 추후 진실한 것으로 드러나는 경우도 역사적으로 많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함.

또한 징벌적 손해배상은 보통 형사제재가 미비하거나 부족한 사건에서 추가적인 사적 벌금을 부과하여 재발방지 효과를 노리는 제도인데, 우리나라는 이미 표현에 대해 과도할 정도로 많은 형사처벌 규정이 존재하고, 징역형까지 규정되어 있음. 현행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및 「형법」상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 행위에 대해서는 동 법의 다른 위반행위와 비교하여서도 더 무겁게 처벌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징벌적 손해배상과 같이 더욱 강화된 제재가 필요한지 의문임.

반면, 표현행위에 대해 과도한 형사처벌과 함께 징벌적 손해배상이라는 강화된 제재가 도입되면 사회 전반적으로 표현의 자유가 부당하게 위축될 우려가 있음. 언론, 대중들은 명백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은 사안에 대한 언급이나 비유적, 상징적 표현을 꺼리게 되고, 공인이나 기업에 대한 자유롭고 신속한 의혹 제기나 자유로운 비판적 표현이 크게 위축될 것임. 따라서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위축시킬 우려가 높은 본 개정안은 재고되어야 함.

목, 2020/12/2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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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2021. 2. 10. 국민의 알 권리 확대를 위하여 전자적 방법의 판결서의 열람·복사에 있어 비용을 면제하는 내용의 민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 (박주민의원 대표발의, 2107716),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박주민의원 대표발의, 2107718)에 대한 찬성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민사소송법·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 의견서

헌법(제109조)이 보장하는 재판·판결 공개주의의 근본목적, 즉 사법의 투명성과 공정성 및 책임성 강화를 통해 국민의 사법신뢰를 제고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국민의 판결문에 대한 접근은 최대한으로 보장되는 것이 바람직함. 판결문은 국민의 세금으로 생산된 공적 자산이며, 판결문을 통해 국민은 법원의 축적된 판단 기준을 알 수 있고, 이로써 분쟁 해결 방향이나 합법적인 행동 방향을 설정하여 사법 시스템의 불필요한 낭비도 줄일 수 있음. 나아가 판결문 공개는 변호사나 연구자 등 법률 관련 전문직 종사자의 편익을 증대시켜 결과적으로 국민이 받는 법률 서비스의 질도 향상시키게 되며, 판례 데이터를 활용한 새롭고 창의적인 법률 서비스를 촉진할 수도 있음. (공개 대상 판결문의 범위를 확대하고) 전자적 방법의 판결서의 열람·복사에 있어 비용을 면제하는 본 개정안은 이러한 판결문 공개의 의의를 살리고 국민의 알 권리를 신장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임.

현재 대법원 사이트를 통한 ‘판결서 인터넷 열람’의 경우, 검색결과가 나오더라도 검색어 전후의 일부분만 볼 수 있을 뿐, 판결문 전문을 열람하기 위해서는 각 판결문당 1천 원의 수수료를 지불하도록 하고 있음. 판결문이 본인에게 정보로서의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판별하기 위하여는 전문 열람이 필수적이고, 현실적으로 유효문건 1개를 건지기 위해 수십, 수백개의 문건을 검토, 분석하여야 하는데, 높은 비용 부담으로 국민의 알 권리가 침해되고 있는 실정임. 더욱이 판결문들은 이미 개인정보 보호조치가 완료된 판결문임에도 이를 열람하려는 이용자들에게 일일이 수수료를 받는 것은 부당함. 본 개정안은 이러한 폐해를 시정하고 보다 많은 국민들이 편리하게 판결문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임.

그러나 본 개정안의 시행일이 2023년 1월 1일로 규정되어 있는 바, 최대한 많은 판결문이 빠른 시일 내에 공개되도록 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며, 적어도 열람·복사 신청에 따라 개인정보 보호조치 등이 완료된 기존 판결문은 모두 일반에게 무상으로 공개되도록 규정할 필요가 있음.

[관련 글] 
[논평] 민사 판결문 공개 확대 법안의 통과를 환영한다 – 형사 판결문 공개 확대 법안 통과 및 열람 시마다 적용되는 수수료 부과 폐지 필요 (2020.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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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대법원의 판결문 공개 제도 개선을 환영한다 – 과거 판결 및 장래 판결 공개 대책도 마련 필요 (2018.10.23.)
화, 2021/02/16-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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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가 일명 ‘실검 조작 방지법’, ‘여론 조작 방지법’이란 이름으로 이용자가 부당한 목적으로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타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하여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서비스를 조작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일정규모 이상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해당 서비스가 이용자로부터 조작되지 않도록 기술적, 관리적 조치를 해야한다는 내용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의 개정안은 헌법상 명확성 원칙, 과잉금지원칙 등에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 알 권리 등을 침해하는  위헌적 법안이다.  

본 개정안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여론 조작’, 즉, 실시간 검색어 순위나 댓글 등이 매크로 프로그램이나 타인 계정을 이용하여 조작되는 결과를 방지하기 위함이 그 목적이다. 검색이나 글을 게시하는 행위에 매크로 등의 기술을 이용하거나 익명으로, 가명으로, 혹은 타인의 계정을 허락을 받고 이용하는 행위는 모두 원칙적으로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 행사의 영역이다. 따라서 이러한 행위를 제한하는 법은 모두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규제로서 엄격한 헌법상의 표현의 자유 제한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즉, 판단주체의 자의적 기준에 따라 표현행위의 제한 여부가 남용되는 결과를 방지하기 위하여,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률은 규제되는 표현의 개념을 세밀하고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는 ‘명확성의 원칙’과, 표현 행위가 단지 장래에 해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추상적 해악의 발생 가능성만을 이유로 제한해서는 안 되고, 중대한 해악을 초래한 명백하고도 현실적인 위험성이 입증된 경우에 한하여 제한할 수 있다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 등을 준수해야 한다.

그러나 ‘부당한 목적’이란 매우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기준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 용어로 사용될 수 없으며, ‘서비스를 조작’하는 행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정의를 내릴 수 없다. 결국 위와 같은 개념을 사용하는 법안은 법률의 수범자인 일반 국민과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나아가 법의 집행자에게도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여 판단자의 자의적 기준에 따라 남용될 위험이 높다. 즉, 이러한 내용의 개정안은 헌법상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는 위헌적 법안이다. 

한편 논의되고 있는 개정안은 ‘서비스를 조작’하는 행위를 형사범죄로 규정하고 있고, 이에는 실검이나 댓글의 추천수, 조회수 등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용자들이 서비스제공자가 기대하는 방식대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것은 과도하다. 일부 이용자가 서비스 제공자의 서비스 프로그램 자체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단지 그 프로그램의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서비스 결과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위험은 크라우드 소싱을 본질로 하는 서비스 내에 이미 내포되어 있는 것이며, 서비스제공자는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면서 자율적 선택에 따라 일반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조작 가능성을 포착하고 더 나은 서비스로 개선할지, 관련 서비스를 중단할지 여부도 서비스제공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해결하여야 할 문제다. 또한 만일 서비스제공자의 영업상 이익의 침해가 발생했다면 이용약관 위반의 책임을 물음으로써 민사적으로 해결하거나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면 되지, 국가의 형벌권이 개입하여 많은 인터넷 이용자를 함부로 형사 수사 및 처벌의 위험으로 몰아넣을 일이 아니다. 드루킹을 업무방해로 고소하고 대리게임 처벌법 통과를 묵인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들로 구성된 인터넷기업협회도  이번 개정안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개정안이 보호하려는 법익이 미미함에도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는 위헌적 법안임을 여실히 드러낸다. 

또한 타인의 용인, 위임 하에 타인의 계정이나 정보를 이용하거나, 매크로와 같은 기술을 이용하는 등 각종 방법을 통해 ‘소수의 의견이 실제보다 다수의 의견처럼 보였다’는 것만으로, 이러한 행위를 법으로 규제할만큼 타인의 권리나 사회적 법익에 어떠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을 초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각종  캠페인이나 집회, 시위 등 모든 형태의 표현행위는 실제보다 더 큰 위력을 대외적으로 과시함으로써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자 하는 동기를 가지기 마련이며, 정치활동의 본질이 바로 자신이 더 많은 사람들을 대표하고 있음을 내세우는 행위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표현행위가 실질적으로 어떤 중대하고 명백한 해악을 가져왔는지에 대한 충분한 입증과 근거없이 자의적 판단에 따라 남용될 수 있는 불명확한 기준을 내세워 국민의 일반적인 표현 행태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거나 형사처벌 등을 무분별하게 규정하는 것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 및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 등에 위배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매크로 사용이나 여론 조작을 금지하는 법이 다른 어느 나라에도 존재하지 않는 이유를 고민해봐야 한다.

한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해당 서비스가 이용자로부터 조작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적, 관리적 조치’와 같이 추상적이고도 세세한 조치의무를 과도하게 부과하는 것 역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선택에 따라 이용자들의 자유로운 서비스 이용 환경을 보장할 권리를 침해하고,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의 발전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서비스와 이용자들의 행태를 상시적으로 감시, 검열하게 함으로써 일반 국민인 이용자들의 인터넷상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타인의 개인정보를 허락없이 ‘도용’하거나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정상적인 서비스 운영 자체에 중대하고 명백한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는 현행 정보통신망법상의 침입죄, 형법상 업무방해죄, 개인정보보호법, 주민등록법 등에 의하여 규율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론 조작’을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부당한 목적’의 ‘서비스 조작’이라는 불명확한 개념을 이용한 위헌적 법안을 남발하는 것은, 앞으로 정부와 국회가 정치적 목적에 따라 손쉽게 국민의 자유로운 공론장을 재단하고 통제하려는 시도는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 과방위가 헌법을 위반하여 국민의 자유로운 인터넷 이용을 위축시키고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일명 ‘실검 등 여론 조작 방지법’ 통과 시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2020년 1월 8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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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서] 오픈넷, 자동화 프로그램을 사용한 입장권 등의 구매를 형사처벌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춘석 의원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2019.09.30.)
김경수, 드루킹, 그리고 운동의 규모화 (프레시안 2019.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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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20/01/09-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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