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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테크윈, 노조원에게 시한까지 정해 조합 탈퇴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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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테크윈, 노조원에게 시한까지 정해 조합 탈퇴 압박

익명 (미확인) | 토, 2016/04/02- 10:00

지난해 6월 삼성그룹에서 한화그룹으로 인수된 한화테크윈이 회사 관리자를 동원해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가입한 직원들의 노조탈퇴를 시한까지 정해 종용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지속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연말 금속노조 탈퇴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라는 언론 보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관리자가 노조원들에게 노조탈퇴서 양식을 전해주는 등 탈퇴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6월 한화그룹에 인수되면서 한화테크윈으로 회사 이름을 바꿨지만, 노조는 여전히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한화테크윈에는 금속노조 외에도 기업별 노조가 있는 복수노조 사업장이다.

회사간부가 노조원에게 ‘노조 탈퇴서 양식’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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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테크윈 창원 본사 소형생산 그룹의 반장 정 모 씨는 지난해 연말 노조를 탈퇴했다.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가 노조를 탈퇴한 정 모 반장에게 카카오톡으로 확인한 결과 금속노조 탈퇴서 양식을 상사인 “허 모 직장에게 받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소형생산 그룹의 김 모 반장도 노조의 확인 문자에 “(허) 직장님 한테 구해달라고 했습니다”라고 답했다. 허 모 직장은 노조의 확인전화에 “노조원이 노조탈퇴서 양식을 달라고 해서 준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소형생산 그룹 내 강 모 반장은 노조탈퇴서 확보 경위를 묻는 노조의 카카오톡 문자에 “파트장이 이면지에 적어라고 주었어요”라고 답했다.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 간부가 해당 파트장에게 전화로 노조탈퇴를 종용한 사실을 묻자 이 모 파트장은 “(노조탈퇴) 이야기를 하는 거지”라고 말하며 탈퇴 얘기를 꺼냈지만 종용하진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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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는 “반장급 노조원을 상대로 상급자인 직장과 파트장들이 노조 탈퇴서 양식을 전해주는 행위만으로도 명백한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라고 밝혔다.

반년새 금속노조 노조원 250명 탈퇴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하반기 ‘일일 현황’보고를 통해 부서별 조합원 가입현황을 기업별노조와 금속노조, 미가입으로 나눠 날마다 관리하면서, 반장급을 중심으로 금속노조 탈퇴에 집중해왔다. 실제 지난해 6월 29일 한화그룹 인수 직후인 7월말 1,243명이던 금속노조원은 지난해 연말 1,021명으로 줄었다가 올 들어 1,000명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연말 금속노조 탈퇴 프로그램 언론보도 직후 회사는 부서별 노조원 숫자를 기업별노조와 금속노조, 미가입으로 나눠 매일 보고하던 것을 멈췄다.

그러나 노조 녹취록에 따르면 한화테크윈은 올 들어서도 탈퇴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역시 창원 3사업장 시설관리팀 한 파트장은 지난해 2월 15일 노조원 안 모 씨를 만나 “(탈퇴) 시한을 달라는 대로 주겠다. 3월 중순까지 생각해라”고 시한을 제시하며 노조탈퇴를 권했다. 이날 면담에서 안 모 노조원이 파트장에게 “금속노조 탈퇴가 목적이냐?”고 묻자, 파트장은 “회사방침이다”고 확인해줬다.

녹취록 일부

노조원) 금속노조 탈퇴가 목적이냐?
파트장) 회사방침이다.
파트장) 반원(3명) 같이 움직(탈퇴)이면 좋겠다.
파트장) 쉽지는 않다. 결단을 내려라(탈퇴)
파트장) (탈퇴)시한 달라는대로 주겠다.
파트장) 3월 중순(탈퇴시한)까지 생각해라.

안 씨는 앞서 지난 1월 26일 또 다른 회사 관리자 김 모 직장과 면담에선 다른 노조원과 동반 탈퇴를 권유받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 모 직장은 “다음 주 월요일 답(탈퇴) 주는 것으로 생각할게”라고 권했다.

한화테크윈 김지춘 팀장은 “생산 물량이 넘쳐 나는데 지난해부터 노조 파업 등으로 납기를 맞추지 못하자 관리자들이 후배 노조원들에게 개인적으로 노조 탈퇴를 부탁하는 것으로 안다”며 “조직적인 탈퇴 공작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화테크윈은 지난 6월 한화그룹이 인수한 뒤 노사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해고된 6명 중 4명은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라는 결정을 받은데 이어 오는 4월 중앙노동위원회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금속노조는 창원공장 앞에서 컨테이너 농성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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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불거진 한림대 성심병원 갑질 사건의 본질은 온갖 편법을 동원한 총체적 체불임금이다. 결국 전방위로 진행된 ‘노동법 위반’ 사건이 터졌다.

강동성심병원은 고용노동부가 산정한 체불임금 240억 원 시정지시에도 불구하고, 고용노동부와 체불산정 기준이 다르다는 입장으로 시정지시와 달리 62억원 만 지급했다. 이 때도 개별 노동자에게 “체불임금을 모두 지급받았으니 병원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처벌불원서까지 받았다.

▲ 체육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성심병원 직원들이 새벽에 버스에 오르고 있다. Ⓒ직장갑질119

▲ 체육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성심병원 직원들이 새벽에 버스에 오르고 있다. Ⓒ직장갑질119

조기출근에 따라 미지급한 임금에 대해 강동성심병원은 간호부를 포함한 전 직원에게 체불임금을 지급했으나, 그밖의 성심계열 병원은 지급하지 않았다. 조기출근, 체육대회, 화상회의 준비, 장기자랑 준비, 교육 및 워크샵 등 시간외근무에 따른 체불임금은 성심계열 모든 병원에서 이뤄졌다.

조기출근, 교육, 행사 시간외수당 미지급

강동성심병원은 무급 조기출근을 인정해 전 직원에게 체불임금을 지급했으나, 그 밖의 다른 성심병원은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기관실, 전기실 직원에게만 최저임금 미달분을 추가로 지급하면서도 다른 부서 직원들에겐 체불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병원은 최저임금에 미달한 이들에게 지난 10월 급여명세서에 ‘전월급여’라는 명목으로 체불임금(미달분)을 줬다. 그런데 최저임금에 미달한 근본원인을 고치지 않아 여전히 최저임금 위반상태다.

최저임금에 들어가는 기본급(962,100원)과 직급수당(50,000원), 조정수당(99,300원)의 합이 111만 1,400원에 불과하여 법정 월 최저임금 135만 2,230원에 여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 조기출근과 교육, 병원 행사(체육대회)에 동원된 시간에 대한 시간외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외래 주간근무자는 근로계약서상 출근시간 8시30분인데, 1시간 정도 당겨 출근해야 했지만 1시간치 임금은 지급하지 않았다.

업무시간 외에 진행한 교육에는 시간외수당을 지급해야 하는데 성심병원은 지급하지 않았다. 심지어 쉬는 날(비번)에 교육에 참석하고 출근시간을 당겨 교육 후 곧바로 근무에 투입되기도 했다. 병원 이사장 주재로 매주 화요일 오전 6시30분에 열었던 화상회의 준비를 위해 약 2달 동안 오전 6시에 출근해 밤 10시에 퇴근한 직원도 있었다. 물론 준비시간과 화상회의 시간조차 시간외수당은 나오지 않았다.

한림대 성심병원의 조기출근은 의료기기 작동시간만 봐도 알 수 있다. 2015년 10월 14일엔 오전 7시 44분, 15일엔 7시 43분, 16일엔 8시 7분, 17일엔 7시 46분 등 근무시간 전에 기기를 가동했다.

▲ 근무시간 훨씬 전인 오전 7시대에 가동한 의료기기 작동내역 Ⓒ직장갑질119

▲ 근무시간 훨씬 전인 오전 7시대에 가동한 의료기기 작동내역 Ⓒ직장갑질119

선정적 춤으로 문제가 된 체육대회나 장기자랑 등 각종 병원행사에 참가했을 때도 시간외수당을 주지 않았다. 교대근무 간호사는 직장갑질119에 올린 글에서 “체육대회 한달전부터 연습에 들어갔는데 새벽에 출근해 오후 4시쯤 퇴근하는 교대근무 간호사들조차 오후 6시까지 남아 운동연습을 지켜봐야 했다”고 했다.

호봉 낮춰 수당 줄이기

병원은 주간근무자가 야간당직으로 근무가 바뀔 땐 시간외수당을 적게 주려고 호봉급수를 낮춰 임금총액과 시간외수당을 줄였다. 7급 B24인 한 간호사는 야간당직으로 옮기면서 7급 D18로 호봉급수가 낮춰졌다.

▲ 주간근무때 7급B/24호봉이었으나, 야간근무자로 바뀌면서 7급D/18로 낮춰졌다. Ⓒ직장갑질119

▲ 주간근무때 7급B/24호봉이었으나, 야간근무자로 바뀌면서 7급D/18로 낮춰졌다. Ⓒ직장갑질119

연차 강제지정, 응급OFF 남발

병원은 6급 이상 직원에겐 시간외수당을 주지 않는 대신 대체휴가제도를 시행했다. 하루치 시간외근로에 대한 대체휴가는 1.5일을 줘야 하는데도 1일만 휴일로 인정했다.

근로기준법은 노동자가 자기 재량으로 연차휴가 날짜를 정하도록 했지만, 이 병원에선 매월 근무표에 연차휴가가 지정돼 원하는 시기에 연차를 쓰지 못했다. 병원은 사용하고 남은 연차에 대한 수당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

병원은 일시적으로 환자가 없을 땐 직원들을 급하게 비번 근무(응급 OFF)로 돌린 뒤 연차휴가를 사용한 걸로 처리했다. 보건의료노조 전소희 노무사는 “환자가 없어 실시하는 응급 OFF는 경영상 이유로 인한 휴업에 해당하기 때문에 휴업수당을 줘야 하는데도 휴업수당은커녕 미사용 연차휴가를 처리하는 수단으로 악용했다”고 말했다. 간호사들은 출근을 위해 집에서 나와 병원으로 이동하는 중이나 근무시간 2시간 전에 갑자기 ‘응급OFF’라는 문자를 받고 돌아가기도 했다.

▲ ‘응급OFF’ 피해를 본 직원들의 글 Ⓒ직장갑질119

▲ ‘응급OFF’ 피해를 본 직원들의 글 Ⓒ직장갑질119

만삭에 야간근무, 생리휴가 신청 못해

광범위한 모성보호권 침해도 드러났다. 임산부에게 야간근무는 기본이고, 육아휴직을 제한하거나 복귀 뒤에도 불이익을 줬다. 생리휴가 신청을 불허한 사례도 잦았다. 임산부에 대한 야간, 휴일근무는 당사자가 명시적으로 원해야만 가능하다. 그런데 간호과는 임신 당사자에게 야간, 휴일근로 청구서를 작성해 오라고 했다. 한 간호사는 “만삭 때까지 야간근무를 계속하는 바람에 근무복을 수선해서 입어야 했다”고 했다.

병원 내 일부 부서는 법에 보장된 육아휴직이나 임산부 단축근무도 제한했다. 육아휴직을 갔다 오면 다른 부서로 배치전환해 업무상 불이익을 주기도 했다. 전자시스템으로 당사자가 직접 휴가를 신청하는데, 신청사유에 ‘생리휴가’ 자체가 없어 생리휴가 신청이 불가능했다.

그밖에 업무외 부당한 지시도 잦았다. 간호사에게 청소와 이삿짐 나르기나 광고지 배포 등을 지시하고, 심지어 환자 유치를 강요하기까지 했다. 특정 정치인에게 정치후원금 모금을 강요하기도 했다. 병동에서 체온계 같은 의료기구가 분실되면 간호사가 개인 돈을 다시 사야했다.

홈페이지에는 강동성심병원이 지난달 이전엔 계열병원으로 함께 표기됐는데 지난달부터 빠졌다. 이는 재단이 강동성심병원과 나머지 다른 병원들을 분리시켜 체불임금으로 문제가 된 강동성심병원의 시정지시가 나머지 병원으로 옮겨 붙는 걸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 왼쪽(10월24일)엔 강동성심병원이 표기됐는데, 오른쪽(10월28일)엔 빠졌다. Ⓒ직장갑질119

▲ 왼쪽(10월24일)엔 강동성심병원이 표기됐는데, 오른쪽(10월28일)엔 빠졌다. Ⓒ직장갑질119

한림대 학교법인 일송학원 윤대원 이사장은 지난달 14일 사과문을 발표하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다시는 이런 사회적 물의가 재발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 속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성심병원 관계자는 “임금체불 문제는 노동부와 검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최대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직장갑질119는 지난달 15일과 1일 두차례에 걸쳐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을 만나 한림대병원 등 광범위하게 터져 나오는 노동법 위반 사례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을 주문했다.

금, 2017/12/0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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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에는 15개 종류(직렬)의 무기계약직이 공무원들과 뒤섞여 일한다. 하는 일이 비슷한데도 보수표가 다르거나 가족수당과 성과상여금 등 복리후생도 제각각이다. 정부가 새로운 고용정책을 펼 때마다 여기저기에서 예산을 끌어다 쓰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 그때마다 승인받은 예산이 들쑥날쑥해 호봉표도 천차만별이다. 모범이 돼야 할 고용노동부가 이처럼 비정규직을 뒤죽박죽 남용하는 바람에 전체 공공부문 고용에 악영향도 미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는 현재 ①전문위원 23명 ②기금관리원 31명 ③직업상담원(일반,전문,책임,선임,수석) 1450명 ④단시간 직업상담원 177명 ⑤비서 50명 ⑥전화상담원 93명 ⑦사무원(산재포함) 59명 ⑧자립지원직업상담사 175명 ⑨미전환 구인, 훈련, 패키지 상담원 13명(2017.4기준) ⑩취업지원 명예상담원 100명 ⑪고객지원실 명예상담원 50명 ⑫통계조사원 200명 ⑬민간조정관 ⑭공인노무사·변호사 ⑮청원경찰(무기계약) 등 15개 직렬의 비정규직(무기계약직 포함)이 일한다. 그밖에도 고용노동부엔 휴직자를 대체한 기간제 비정규직과 간접고용 청원경찰도 있다.

같은 ‘고용지원관’인데 고용형태 제각각

고용노동부 산하 전국의 지청과 고용센터에는 5천여 명 넘는 사람이 일하는데 3천여 공무원과 2천여 비정규직(무기계약직 포함)이 있다.

아래 사진은 한 고용센터의 ‘실업인정’ 창구다. 모두 5명이 일하는데 4종류의 직원이 있다. 왼쪽부터 ①번은 휴가간 상담원 대체로 들어온 기간제다. ②번은 한시직 공무원 자리다. ③, ④번은 무기계약직 상담원 자리다. 맨 오른쪽 ⑤번은 일반공무원인 팀장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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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또다른 고용센터의 ‘직업능력개발’ 창구다. 10명이 한결같이 ‘고용지원관’이란 이름으로 민원인을 만나지만, 고용형태는 제각각이다. 왼쪽부터 1, 3, 4, 6, 7, 9번 창구에서 일하는 6명은 일반공무원이다. 5번 팀장도 일반공무원이다. 그러나 2번은 단시간 직업상담원이고, 8번은 상담직 공무원, 10번은 무기계약직 상담원이다.

뒤로 물러난 5번 책상의 팀장을 빼고 9명 모두 한결같이 ‘고용지원관’이란 직함과 명함을 사용한다. 고용센터를 찾은 시민들 누구도 이들이 서로 다른 신분인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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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고용센터의 ‘취업지원반’엔 7명이 창구에 앉아 민원인을 맞이한다. 7개 창구에는 ①8급 일반공무원 ②임기제(한시직) 공무원 ③일반상담원 ④단시간 전임상담원 ⑤일반상담원 ⑥일반상담원 ⑦명예상담원 순으로 앉는다. 명예상담원을 뺀 나머지 6명은 ‘구인구직상담, 취업알선, 주요구인 수리’와 ‘채용행사 개최 및 실적 취합, 구직발굴 및 DB관리’ 같은 주요업무가 같다. 유사동종업무를 하는 이들이 서로 다른 임금·복지 체계를 가진 건 오로지 입직 경로가 달라서다. 고용노동부 무기계약직들은 이를 ‘동일노동 차별임금’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각 분야의 전문인력을 활용해 대국민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각자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토록 전문성 제고 및 처우개선을 위해 직무교육과 예산확보에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2011년 무기계약 직원들이 차별시정을 요구하자, 고용노동부는 고용센터에 ‘무기계약직은 애초 ’보조‘업무로 채용했기에 보조업무에만 종사토록’ 하는 취지의 공문을 내려보냈다. 공문 시행에 따라 고용센터는 그동안 무기계약직이 하던 일을 박탈하고 취업희망카드 스티커 부착이나 팩스 정리, 우편물 발송 같은 단순업무만 시켰다. 그러나 몇 달 뒤 슬그머니 업무는 원위치됐다.

규정에도 없는 ‘일반’상담원 신설

노동부는 직렬통합과 함께 필요한 예산을 약 62억 원으로 확인했으나, 2014년 26억 원만 반영됐다.(엄진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책평가 연구, 2017, p45) 이 때문에 2015년 직렬통합 때 규정에도 없는 하위직렬인 ‘일반’상담원을 신설해 더 낮은 임금체계를 하나 더 만들었다. 아래 고용노동부 ‘직업상담원 규정’ 5조(직업상담원의 구분)엔 지금도 ‘일반’ 상담원은 없고 전임, 책임, 선임, 수석 상담원만 있다.

▲ 고용노동부 ‘직업상담원 규정’엔 ‘일반’ 직업상담원은 없고 전임, 책임, 선임, 수석 직업상담원만 있다. 그런데도 고용노동부는 바로 위 상담원보다 훨씬 못한 임금을 받는 일반 직업상담원을 2년반 동안 운영해왔다.

▲ 고용노동부 ‘직업상담원 규정’엔 ‘일반’ 직업상담원은 없고 전임, 책임, 선임, 수석 직업상담원만 있다. 그런데도 고용노동부는 바로 위 상담원보다 훨씬 못한 임금을 받는 일반 직업상담원을 2년반 동안 운영해왔다.

기존 전임, 책임, 선임, 수석상담원 사이 임금격차는 약 8%씩이었으나, 규정에도 없이 신설한 ‘일반’ 상담원은 바로 위 전임 상담원보다 22%나 낮은 보수표를 설계했다. 2014년 고용노동부가 설계한 일반상담원 1호봉은 140만 원대였고, 전임상담원 1호봉은 180만원대였다. 올 들어 다소 개선됐지만 두 직렬의 1호봉은 158만 원과 191만 원으로 30만원 넘게 차이난다.

이처럼 규정에도 없는 기형적인 일반상담원 운영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연대노조 고용노동부지부는 지난 8월 파업을 마무리하면서 “2018년 일반상담원과 전임상담원간 임금격차를 최대한 완화한 뒤 2019년까지 일반상담원을 전임상담원으로 전원 통합을 원칙으로 한다”고 별도합의하기도 했다.

규정에 없는 ‘일반’ 직업상담원 신설 운영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상담원 규정엔 없지만) 상담원 보수 지급기준엔 반영돼 있고, (지난 8월 노사합의대로) 2019년까지 일반상담원의 전임상담원 통합을 원칙으로 이를 성실히 이행 중”이라고 했다.

같은 상담원인데 기본급 월 91만원 차

그나마 수년째 노조가 요구해 직렬을 통합한 게 이 정도다. 고용노동부는 2015년 4월 구인상담원, 훈련상담원, 패키지상담원, 사무원을 직업상담원 직렬로 통합했다. 그러나 같은 상담원이라도 아래 <표1>처럼 일반, 전문, 책임, 선임, 수석 등 서로 다른 5개의 보수표를 적용받고 있다. 같은 상담원이라도 일반상담원(1호봉)과 수석상담원(1호봉)은 기본급만 월 91만원 이상 크게 차이난다.

호봉 1호봉 2호봉
일반상담원 기본급 1,589,290 1,633,210
전임상담원 기본급 1,913,430 1,966,320
책임상담원 기본급 2,089,260 2,147,570
선임상담원 기본급 2,276,900 2,341,050
수석상담원 기본급 2,499,510 2,570,520

▲ [표1] 2017년 직업상담원 보수표 (단위:원)

상담원 직렬로 통합되지 못한 상담원도 있다. 구인상담원, 훈련상담원, 패키지 상담원 중에서 직렬 통합때 전환 못한 상담원도 2017년 4월 현재 13명이 있다. 그밖에 93명의 전화상담원과 취업지원 명예상담원, 고객지원실 명예상담원은 상담원 직렬에 끼지도 못했다. 상담원 말고 ‘상담사’ 직렬도 있다. 자립지원직업상담사가 그들인데 175명이나 된다.

심지어 같은 무기계약직인데도 상담원이 아닌 사무원은 별도인 ‘무기계약직 보수표’를 적용받는다. 사무원은 상담원 중 가장 낮은 일반상담원보다 월 20만원 가량 더 적은 호봉표를 적용받는다.

호봉 기본급
1호봉 1,416,900
2호봉 1,454,050
3호봉 1,466,320
4호봉 1,513,870
5호봉 1,536,890

▲ [표2] 2017년 무기계약직근로자 보수표 (단위:원)

같은 무기계약직 안에서도 격차 커

취업성공패키지 상담원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정책이었는데, 기간제 비정규직으로 운영하다가 2014년말 1차 무기계약 전환 뒤 2015년 4월 직렬통합때 대부분 상담원으로 전환했다. 통합할 때 취업성공패키지 상담원은 6호봉을, 구인상담원과 훈련상담원은 2~3호봉부터 적용했다. 취업성공패키지 상담원에겐 여기에 더해 기간제 경력을 50% 인정해 추가호봉을 적용해줬다. 반면 구인상담원과 훈련상담원은 무기계약 전환 때 경력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무기계약 전환에 대한 정부정책이 바뀌어서 일어난 변화지만 결과적으로 같은 상담원의 내부격차가 더 커졌다.

그래도 상담원 직렬은 고용노동부 무기계약직 중에서 사정이 나은 편이다. 상담원은 가족수당을 받지만 그 외 직렬은 없고, 상담원은 연 140여 만 원의 성과상여금을 받지만 그 외 직렬은 80만 원에 그친다.

같이 일하는 공무원에겐 있는 식대, 교통비, 정근수당, 정근수당 가산금, 민원수당은 15개 직렬은 모두 못 받는다. 공무원은 명절상여금을 기본급의 120%를 받지만 무기계약직은 설과 추석 때 30만 원씩 연 60만 원 정액 지급이 고작이다.

그때그때 채용해 통합관리 걸림돌

최근 20년동안 고용문제가 국정운영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정부는 일자리 업무가 늘어날 때마다 민간인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해 운영해왔다. 직업훈련이 필요땐 훈련상담원을, 취업알선이 필요할땐 구인상담원을, 지난 정부처럼 청년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을 강조하면 취업성공패키지상담원을 채용해 업무를 돌렸다. 이 때문에 고용노동부 일선 지청과 고용센터에는 15개 직렬의 비정규직(무기계약직)이 일반공무원과 뒤섞여 일하고 있다. 해당 노조 관계자들은 “연 10조 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고용노동부가 이렇게 체계 없이 운영해서야 어떻게 국정과제를 제대로 수행하겠는가”하고 반문한다.

특히 고용노동부의 무기계약직 운영사례는 교육부의 기간제 교원 확대와 우정사업본부의 집배원 등 다른 중앙행정기관의 무기계약직 남용의 모델이 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최동준 고용노동부지부장은 “노동자의 근로환경과 차별을 관리감독하는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이럴 순 없다”고 했다.

누구는 일급제, 누구는 3개월 계약

▲ 고객지원실 명예상담원은 시급 7,200원 곱하기 8시간으로 하루 5만 7,600원인 일급제를 적용받고 있다.

▲ 고객지원실 명예상담원은 시급 7,200원 곱하기 8시간으로 하루 5만 7,600원인 일급제를 적용받고 있다.

고용노동부 지청 고객지원실에서 일하는 명예상담원은 무기계약직인데도 임금은 일급제라 31일달과 30일달, 28일달의 월급이 다르다. 통계조사원은 3개월 계약으로 연 200여 명을 뽑는데 시급 6,485원으로 최저임금보다 고작 15원 더 많다.

고용센터에서 일하는 ‘취업지원 명예상담원’은 계약기간도 보통 10개월 단기계약인데다 예산에 따라 인원 수가 조정돼 고용이 불안정하다. 이들은 해마다 3월~12월까지 계약한다. 해마다 1, 2월엔 명예상담원이 없어 고용센터가 가장 바빠진다. 고용노동부가 상시업무 부족인력에 이처럼 고령의 기간제를 10달 단기고용으로 메우는 셈이다. 고용노동부는 “10개월 기간제로 사용하던 고객지원실 명예상담원은 최근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을 마쳤고 고령자 친화직종으로 분류해 고령자 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직종마다 예산 근거도 제각각

고용노동부 지청 산재예방지도과 사무원과 근로개선지도과 기금관리원은 사업부서와 예산근거가 달라 서로 다른 임금을 받고 있다. 특히 기금관리원은 전문위원과 같은 보수표로 묶여 있다. 가~사까지 설정된 보수표에서 전문위원은 가,나,다,라 급이고, 그 아래 마,바,사 급은 기금관리원이었다.

기금관리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자 2014년에 전문위원 맨 아래 등급인 라급까지 기금관리원이 오를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5년마다 승급하기 때문에 사급 기금관리원이 라급까지 가려면 최소 15년 걸린다.

급별 연봉월액 상한 시간외 수당
3,057.4 -근로기준법에 따라 예산 범위내에
시간외 근무명령 가능
-가나다 급은 전문위원
마바사 급은 기금관리원
2,729.9
2,440.6
2,127.2
1,856.5
1,523.0
1,352.3

▲ [표3] 2017년 기금관리원 보수표 (단위:천원)

이렇게 고용노동부 한 부처 안에서 일하는 무기계약직들의 임금이 뒤죽박죽이 된 건 예산 부족과 정부의 일자리 즉흥행정 때문이다. 이들의 임금은 서로 다른 예산에서 나온다. 비서직은 일반회계에서, 상담원은 고용보험기금, 기금관리원은 임금채권보장기금에서, 산재사무원은 산재기금에서 나오는 등 서로 다른 예산에서 받아 온다. 때문에 통합적 인력관리가 쉽지 않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사업별로 인력충원이 되고 있어 회계별 차이가 있다”며 “직종간 격차해소를 위해 회계별로 예산확보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년 간 상담원 단 2명 승진

직업상담원 관리규정에 따른 승진연한은 ‘일반 3년 → 전임 4년 → 책임 4년 → 선임 5년 → 수석’ 순으로 정해져 있다. 그러나 직업상담원은 2007년 무기계약직 전환 뒤 10년만인 지난해 단 2명만 승진했다. 1,600여 상담원 중 10년에 단 2명이 승진할 정도라서 무기계약직 상담원의 승진연한은 있으나마나 한 제도였다. 반면 공무원은 9급 1년반 → 8급 2년 → 7급 2년 → 6급 3년반 → 5급 등으로 승진연한이 무기계약직보다 훨씬 짧고 연한을 채우면 대체로 승진한다.

고용노동부는 “상담원은 2007년 대거 상담직공무원으로 전환한 뒤 100여 명으로 크게 줄었다가 2015년 직종통합 이후 다시 1,600여 명으로 늘었기에 지난해부터 승진을 추진 중이며, 향후 정기승진으로 조직활성화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단시간 직업상담원 만족도 7%

단시간 직업상담원은 유연근무와 여성고용률 상승을 위한 일가정 양립정책의 산물이다. 고용노동부는 단시간 직업상담원을 2010년 89명, 2011년 207명 채용했다. 이들은 월~금요일까지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 4시까지 일한다. 점심시간을 빼면 하루 5시간 일해 주 25시간 근무다. 이들은 시간제 무기계약직이지만 하는 일은 전일제 상담원과 같다. 이들은 ‘전임상담원’ 호봉표를 시급으로 환산한 시급제를 적용받는다. 매일 점심을 근무지에서 해결해야 하지만 식대는 없고, 승진체계도 없다. 고정수당인 가족수당을 합쳐도 월 160만 원(세전) 정도를 받는다.

2014년 10월 실태조사 결과 단시간 직업상담원(당시엔 시간제 상담원) 근무만족도는 7%에 불과했고, 91%가 전일제 전환을 희망했다. 그러나 단시간에서 전일제로 전환은 심사를 거쳐 정하는데 기준 등이 공개되지 않았고 희망자에 비해 매우 적은 수만 전환된다. 반면 전일제 상담원이 단시간으로 전환하려 할 땐 대부분 수용한다. 단시간 고용을 확대해 여성 고용률을 높이려는 정부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전일제로 전환을 희망하는 단시간상담원의 전환 절차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업무기술서를 제출 받아 지방고용노동청별 심사위원회에서 심사 결정하는데 2015년 20명에서 올해 50명으로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복지포인트도 3단계 중층구조

공무원과 전임 이상 상담원(단시간 포함), 일반상담원과 무기계약직 사무원이 받는 복지포인트도 다르다. 기본포인트는 공무원이 400, 비(非)공무원은 300포인트로 차이 난다. 여기에 공무원과 전임 이상 상담원(단시간 포함)은 배우자, 근속, 부양자, 자녀 포인트가 별도로 붙는다. 일반상담원과 무기계약직 사무원은 배우자와 근속포인트만 붙는다. 이처럼 복지포인트마저 공무원과 전임 이상 상담원, 일반상담원 이하 직원이 서로 다른 3단계 중층구조다.

구분 기본포인트 추가포인트
공무원 400 배우자, 근속, 부양자, 자녀
전임 이상 상담원 300 배우자, 근속, 부양자, 자녀
일반 상담원과
무기계약 사무원
300 배우자, 근속

▲ [표4] 복지포인트도 3층 구조

고용노동부는 공무원과 무기계약직, 무기계약직 사이의 임금 및 복지 격차에 대해 “업무에 따라 임금체계가 다르고, 회계와 예산사정에 따라 복리후생이 약간 차이 나는데 향후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고용노동부는 해마다 예산확보에 노력하고 있지만 정부안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11월 10일 고용센터 비공무원 직원과 간담회를 열어 이들의 고충을 들은데 이어 15일엔 고용센터 일반 및 상담직 공무원과도 간담회를 열었다.

김직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람의 임금을 사업비로 책정하는 것부터가 문제인데다, 무기계약직을 포함한 고용노동부 비정규직들은 민간인인데 공무를 집행하는 등 고용 지위와 업무상 지위가 불일치하기 때문에 일정 자격요건을 갖춰 공무원으로 전환시켜 신분보장을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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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에게 안정적 소득이란?

“얼마를 벌어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은 다 다를 테지만 ‘사회 초년생 때는 적게 벌 수 있다’는 데는 대부분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런데 5년 10년을 일해도 소득이 높아지지 않는 사회 구조라면 어떨까?

20년 이상 한 직장에 다닌 사람은 678만 원을, 대기업(300인 이상) 직원은 432만 원, 금융 및 보험업 종사자는 578만
원을 평균적으로 매달 받는다고 한다(2016, 통계청). 그런데, 그런 일자리들은 점점 사라져가고, 지금 20~30대로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닿을 수 없다면 어떨까?

창의적인 일, 고정성을 탈피한 일, 가치 있는 일을 찾아내려고 노력한 결과로 예술, 비영리,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일하거나 프리랜서, 스타트업 구성원이 됐는데 월세와 식비도 감당할 수 없는 처지라면, 무엇이 잘못된 걸까?

‘자비 없네 잡이 없어-2030세대 노동 이야기’의 네 번째 주제는 ‘안정적 소득’이다. ‘고용안정’, ‘충분한 휴식’ 편에 이은 세 번째 ‘주제 별 토크’로, 지난 12월 2일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DO 카페’에서 진행됐다.

연구자 네트워크 중에서 김정민 씨가 진행을 맡았고, 최태섭 씨가 참여했다. ‘알바노조’ 위원장 이가현 씨가 ‘플러스 1인’으로 함께 했다. (연구자 네트워크 소개 보기)

001

김정민 : 얼마를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지난 자리에서도 얘기했지만 고교 때부터 예술을 전공하다보니 셀 수 없이 다양한 아르바이트, 프리랜서 경험을 했어요. 인디 뮤지션으로 활동한 시절도 있고요. 공익재단과 공공 부분의 안정적인 조직에서 일한 경험도 있지요. 양쪽을 경험해 보니 큰 차이가 보여요. 일단 매달 고정적으로 돈이 통장에 들어온다는 자체가 삶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더라고요.

최태섭 : 저는 직장생활은 그리 오래 하지 않았어요. 다 합쳐서 2년이 채 안 되네요. 연구를 하고 글을 쓰는 ‘저술노동’을 10년 넘게 해 왔어요. 글을 써서 받는 원고료와 강연료 수입으로 살죠. 당연히 ‘안정적 소득’이라고는 할 수 없는 정도예요.

사람을 초라하게 만드는 고민들

이가현 : ‘안정적 소득’이라는 기준을 저는 실제 삶의 형태로 말하고 싶어요. 제가 살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가 대학교 근처에서 자취했을 때예요.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를 주 3~4일 하면서 월 40만 원을 벌었어요. 세 명이 누우면 꽉 차는 방에서 친구들이랑 살았는데도 월세로 10만원 가까이 냈고요. 밥 한 끼 먹을 때도 망설여졌어요. ‘6,000원짜리 순대국밥 먹을 것이냐, 2,000원 밥버거 먹을 것이냐’ 하면서요. 그런 고민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게 ‘안정적 소득’이라고 생각합니다.

002

최태섭 : 그거 참 사람을 초라하게 만드는 고민이잖아요? 가만히 보면 제가 사는 물건은 거의가 ‘원 플러스 원’이에요. 음료 하나를 그냥 마시고 싶어서 선택할 수가 없는 거죠. 가끔은 “이 돈 모아서 집 살 것도 아닌데…” 싶기도 해요. 사실, 예전에는 임금이란 생활비 빼고 저축해서 집도 사고 그런 거였어요. 지금은 설사 억대 연봉을 받아도 서울에 아파트 사기 어렵잖아요? 심지어 중위소득도 안 되는 돈을 번다면 ‘돈 모아 집 산다’는 생각은 아예 지우고 살죠. 최소한의 생활비, 보험을 들거나 약간의 저축 할 정도를 원하는 건데 주위를 보면 그것도 안 되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김정민 : 최근 통계(2016, 통계청)를 보면 우리나라 중위소득은 월 209만 원이래요. 가장 큰 소득부터 적은 소득까지 한 줄로 놓았을 때 정 가운데가 월 209만 원이라는 거죠. 20대만 보면 중위소득이 172만 원으로 확 떨어져요. 15~35세가 가장 많이 종사하는 업종은 숙박음식점업, 그 중에서도 서비스업이고요. 사실상 ‘알바’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인 거죠. 통계보다 현실은 훨씬 더 열악할 거예요.

003

이가현 : ‘알바’가 학생 때 잠깐 하는 일이 아니라 20~30대, 그 이후로도 이어지는 노동이 되고 있는데 그 노동환경이 극도로 열악하니까 점점 힘든 사람이 많아지는 거예요. 알바노조에서 상담을 받아보면 사실 근로조건만 가지고 진정까지 가지는 않아요. 인격적 모독을 당했는데 마침 불법적인 근로조건까지 있다면 겨우 용기내서 진정 하는 정도죠. 그런데도 그 중 처벌이 되는 건은 1%도 안 돼요. 이런 나라에서 어떻게 다른 법은 지키라고 할까, 이해가 안 돼요.

김정민 : 우리는 자라면서 노동교육을 거의 받지 못 했잖아요. ‘돈’의 가치가 이렇게 절대적으로 큰 사회인데 실제로 우리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임금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채로 사회에 나오고요.

학자금 대출에 눌린 첫 세대

최태섭 : 요즘 ‘영 포티’라는 말이 유행하기에 ‘그럼 지금의 2030세대는 더 나이 들면 뭐가 되나?’ 하고 생각해 봤어요. ‘뭐긴 뭐야, 계속 88만 원 세대지.’라는 답이 나오더라고요. 나이가 들어도 자연히 임금이 오르거나 고용이 안정적으로 바뀌는 게 아니니까요. 제가 딱 그 경우예요. 거기다 쓸데없이 ‘가방끈’은 길어졌는데, 덕분에 빚도 많이 지게 되었죠.

004

김정민 : 저는 20대 때, 은행에 가서 “학자금 대출을 갚기 어려우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물어봤더니, “개인 파산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권유를 받았어요. “이게 20대에게 할 말인가?” 싶더라고요.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어느 날 돈이 생겨서 갚았어요. 인디뮤지션으로 활동할 때 만든 곡이 갑자기 팔려서요. 그런데도 기쁘기보다는 허탈했어요. 그렇게까지 나를 짜증나게 하던, 어마어마하게 느껴지던 금액이 어떤 관점에서는 별로 큰돈이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으니까요.

최태섭 : 저는 지금도 갚고 있어요. 이제는 좀 무디어졌지만 한 때는 장학재단에서 오는 독촉 문자 받다가 미쳐버릴 것 같기도 했어요. 친구가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라는 책을 썼는데, 딱 제가 그렇죠. 공부할수록 빚이 많아지고 가난해져왔으니까요. 물론 안했다고 부자가 되진 못했겠지만요.

이가현 : 제 주변에는 ‘취업후 상환’, 그러니까 취업한 이후부터 원금을 갚기 시작하는 조건으로 학자금 대출을 받았는데 취업을 못 해서 10년이 넘게 이자만 내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동안 낸 돈은 엄청난데 원금은 그대로 있는 거죠.

005

김정민 : 그거 아세요? 지금 40대 이상 세대는 대학 학자금 대출 부담이 우리처럼 크지 않아요. 90년대까지만 해도 등록금이 그렇게 비싸지 않았거든요. 문과 쪽은 학기당 200만 원이 안 되는 곳이 많았어요. 지금 2030세대가 소득의 상당 부분을 학자금 대출 갚는 데 쓰면서 산다는 자체를 모르는 분들도 많다니까요.

최태섭 : 그런 부분들이 결국 큰 차이를 만든다는 게 무서워요. 생활에 여유가 없으면 경험의 폭도 제한되고, 성취에도 영향을 주죠. 예를 들어, 책을 쓰기 위해서 다른 책들을 읽어야 하는데, 책 값 때문에 필요한 것을 다 못사는 일이 많아요. 그런 영향은 제가 내놓는 성과물에도 영향을 줄 수 있잖아요? 그렇게 효과들이 쌓여가는 거죠.

경조사비 내고 계세요?

김정민 : 받을 돈을 제 때 못 받아서 수입이 불안정해지는 경우도 있죠. 뮤지션으로 일할 때 그런 점이 화가 났었어요. 헬스 트레이너 하는 분에게도 들었는데, 제 때 돈이 안 들어오니까 계속 현금서비스를 받게 된다는 거예요. 현금서비스는 이자도 비싸지만, 신용에도 악영향을 주잖아요? 우리 사회는 그렇게 신용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왜 다른 사람의 신용을 지켜주는 데 무감각할까요?

006

이가현 : ‘최저임금’에 대한 반응에도 모순을 느껴요. 일본 노동조합 활동가에게 들었는데, 거기서는 우리처럼 최저임금에 딱 맞춰서 임금을 주는 사업장은 거의 없다는 거예요.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생활에 맞는 임금 수준을 만들어 간다고 해요. 사실 최저임금은 그야말로 국가가 정한 ‘최저’ 선이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언젠가부터 모든 사업장이 일제히 최저임금에 맞춰서 임금을 줘요.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이고, 얼마 안 가서 ‘정부가 정해준 임금’으로 통할 지경이죠.

김정민 : 우리 사회에서는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학생에서 노동자로, 준비도 없이 내던져진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다 갑자기 ‘어른의 도리’를 하라는 압박까지 받고요. 결혼식, 장례식 때 경조사비 내는 일이 대표적이죠. 저는 30대에 접어드니까 ‘이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인가?’하는 생각이 심각하게 들더라고요. 두 분은 어떠세요?

이가현 : 종종 있어요. 사실 3만원만 해도 알바 시절 월급의 10% 수준이니까 부담이 되죠. 그 용도로 매달 얼마씩 떼서 모아 놓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최태섭 : 사실 저는 경조사에 많이 못 가요. 정말 친한 친구의 경우를 빼고는요. 가서 축하하거나 위로해 주고 싶은 마음은 들어도 경조사비 때문에 포기하는 거죠.

김정민 : 인간의 도리를 못 하는 것도 문제지만 또 다른 측면도 있어요. 국민연금을 안내면 미래소득의 차이가 커지는 것처럼, 지금 경조사비를 못 내면 큰일을 당했을 때 함께 해 줄 사람이 적어지는 거니까요. 금전적 도움을 떠나서 심정적으로 힘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없다는 것 자체도 정말 힘든 일인데, 사실은 미래의 안정성도 침해되는 거예요. 이렇게 우리가 많은 부분이 유실된 채로 살아간다는 걸 윗세대들은 모를 거예요.

노동을 보호 받은 경험이 없다

007

최태섭 : 저는 “얼마를 벌어야 적정하게 살 수 있을까?”는 생각을 평소에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월 150만 원만 안정적으로 벌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여행도 한 번씩 가고 필요한 물건 사고 부모님 아프실 때에 대한 대비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 액수는 중위소득에도 못미쳐요. 평균 소득에는 더더욱 못 미치고요. 적정한 소득에 대한 감을 잡는 게 어려운거죠.

이가현 : 저는 지금 그보다 못 벌지만, 부모님과 같이 살아서 주거비가 안 들기 때문에 아직은 괜찮아요. 월세를 내는 친구들은 저보다 많이 벌어도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알바노조가 ‘최저임금 1만 원’을 몇 년째 주장해 왔는데, 물가와 주거비가 이렇게 계속 오르다보면 그 주장이 관철돼도 생활수준이 얼마나 나아질지 모르겠어요.

김정민 : 저는 그래도 서울에서 살려면 월 200만 원 소득은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더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조직에 속해서 200만 원을 받는 것과 프리랜서로 200만 원을 받는 것은 전혀 다르거든요. 4대 보험료의 직장 부담분과 퇴직금 때문에도 그렇지만 조직에 속해 있으면 은행 대출 이자도 상대적으로 낮고, 소득공제도 받잖아요. 제가 얼마 전부터 대학원에 다니는데, 학비도 소득공제가 되더라고요. ‘아, 소득이 많고 비싼 학교에 다니면 받는 혜택이 더 크구나’ 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소름이 돋았어요.

최태섭 : 지금 2030세대 중에는 자기 노동에 대해서 보호를 받아 본 경험 자체가 없는 사람이 많아요. 조직에 들어갈 때 환대를 받고, 신분 보장을 받고, 동질적인 혜택을 받아 본 경험이 없는 거죠.

이가현 : 맞아요. 편의점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유통기한이 지나서 폐기할 음식들을 먹게 해 주는 걸 혜택으로 알아요. 어딜 가도 식대 주는 곳이 없으니까 그나마 낫다는 거죠. 기껏 경험하는 복지가 폐기 음식이라니, 다른 상상을 해 볼 수 없다는 점이 슬퍼요. 그런 점에서 저는 요즘 논의되는 ‘기본소득’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조합원들이 많이 불안해해요. 자동 주문 기계들을 도입하면서 인력을 줄이고 있거든요. 남은 직원들의 노동강도는 강해지고요. 이런 상황에서 기본소득은 임금을 보전해 주는 역할도 하지만, 자기 의견을 당당하게 말하고, 문제제기 할 수 있도록 받쳐주는 역할도 할 거라고 봐요.

008

‘잠재력 대신 잠과 재력을’

최태섭 : 예전에 1980년대에 대학 다닌 세대인 학자에게서 “왜 너희는 그렇게 나라 걱정을 하니?”라는 말을 들었는데, “다른 비빌 언덕이 없으니까 그렇죠.”라고 답했어요. 최소한의 권리라도 지키기 위해서 의지할 곳이 국가밖에 없는 거죠. 사실, 우리 대화의 처음 질문인 “얼마를 벌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내지 못 했는데,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면서 살 수 수준이 적정 소득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 수준을 사회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도요.

이가현 : ‘최저임금 1만 원’ 슬로건 중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 ‘잠재력 대신 잠과 재력을’이라는 거예요.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고, 최소한의 소비는 할 수 있어야 하는 거죠. 그런 정도가 안정적인 소득이 아닐까요?

김정민 : 멋진 말이네요. 언젠가 나중에 하려고 미루는 게 아니라 지금 당장의 안정성과 인간적인 삶을 누려야 한다는 의미라고 생각돼요. 저는 오늘 이야기를 나누고, ‘노동과 실질적인 경제 교육의 부재’가 정말 큰 문제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어요. 우리 발언권을 우리가 획득하는 수밖에는 없잖아요? 일 하는 사람들의 권리에 대해서 더 많이 말해야 하는 거죠. 알바노조가 만들어진 것처럼 더 다양한 대변자들이 있어야 하겠고요.

009

이날의 대화는 지금까지의 연재 토크 중에서 이 날의 주제와 분위기가 가장 무거운 편이었다. 각자가 말한 ‘안정적 소득’의 수준이 결코 높지 않음에도 그랬다는 점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기본소득, 최저임금 1만 원, 노동교육 등 해법이 가장 다양하게 제시된 대화이기도 했다. 그만큼 이미 문제의식이 깊어져 있고, 더 많은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는 주제라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다음 편은 5회 ‘조직 노동이란?-월급쟁이와 머슴의 차이는 뭔가요?’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해피빈 공감펀딩(후원) 금액은 전액 프로젝트 진행 및 출판 비용으로 활용되며, 추가 수익이 발생할 경우 재단법인 희망제작소의 공익사업에 전액 사용된다.

* 이 시리즈는 2030세대의 새로운 노동에 대한 고민을 담은 공간에서 진행됩니다. 4회는 서울 동대분구에 위치한 코워킹스페이스 DO카페에서 진행됐습니다.

– 정리 : 황세원 | 시민상상센터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이우기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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