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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인권과 기술에 대한 국제 컨퍼런스 라이츠콘(RightsCon) 2016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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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인권과 기술에 대한 국제 컨퍼런스 라이츠콘(RightsCon) 2016 참가

익명 (미확인) | 월, 2016/03/28- 12:06

라이츠콘2016

오픈넷, 인권과 기술에 대한 국제 컨퍼런스 라이츠콘(RightsCon) 2016 참가

- 통신자료제공 제도에 대한 UN 인권위원회 특별보고관과의 패널토론 주최 등 한국의 정보인권 상황에 대해 알릴 예정

 

오픈넷은 3월 30일부터 4월 1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기술과 인권 국제컨퍼런스 라이츠콘(RightsCon Silicon Valley 2016, 주최 Access Now)에 참가하여 통신자료제공, 잊힐 권리, 정보매개자책임, 투명성보고, 디지털 기업의 사회적 책임, 망중립성 등 정보인권 분야의 현안에 대해 발표한다. RightsCon은 매년 5-600명의 인권운동가들, 인터넷 기업들, 과학기술전문가들, 정부관료들 등이 참여하여 인터넷의 미래에 대해 대해 토론하는 디지털 인권 분야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이다.

오픈넷은 2015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라이츠콘 2015에도 참여하였으며, 온라인 표현의 자유, 통신감시, 투명성보고 등 정보인권 주요 분야 논의에 참여하였으며, 특히 “정보매개자 책임에 대한 마닐라원칙(The Manila Principles on Intermediary Liability)” 선언에 큰 기여를 한 바 있다.

라이츠콘 2016 에서 오픈넷이 주최하거나 참여하는 세션은 아래와 같다.

 

[참가 세션 소개]

인권 기준에 비춘 서비스 약관 컴플라이언스 평가(Assessing Terms of Service compliance with Human Rights Standards): 정보매개자인 인터넷 기업들의 약관 내지 개인정보보호지침 상 “통지 및 동의” 모델과 개인정보 보호 정도의 상관관계에 대해 정보인권의 관점에서 논의한다.

기업 참여를 위한 증거 기반 연구와 활동 전략: 사례와 교훈(Evidence Based Research and Advocacy Strategies for Engaging Companies: Cases and Lessons): 작년 오픈넷과 시티즌랩이 공동으로 진행한 청소년 유해정보 차단 앱 스마트보안관 기술 감사 보고서 발표 배경과 그 성과, 그리고 앞으로의 대응 방향에 대해 발표한다.

망중립성(Net Neutrality Principles and Exceptions): 각 국의 망중립성 현황에 대해 논의하는 세션으로 제로레이팅(Zero rating)과 관련한 한국의 망중립성 정책 현황 및 P2P 패킷의 송수신을 차단하는 한국 이동통신사의 사례를 소개한다.

프라이버시, 익명성, 그리고 영장없는 통신자료 제공(Privacy, Anonymity and Warrantless Acess to Subscriber Identification Data): UN 특별보고관, 캘리포니아 통신비밀보호법 연구자, EFF 등과 함께 영장없는 통신자료 제공의 문제점과 세계 각국의 제도를 바꾸기 위한 캠페인 전략 등을 논의한다.

이 밖에도 오픈넷은 잊힐 권리(The Right to be Forgotten: Remembering Freedom of Expression),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인권(Beyond CSR: Promoting Strong Human Rights Performance in the Private Sector), 혐오표현(Online Hate Speech: Identification and Strategies), 검열(Censorship by Proxy – Making Intermediaries Liable for Internet Cleanse), 정보매개자 책임과 마닐라 원칙(Who is an Intermediary? Harmonizing multiple definitions, Manila Principles: One Year Later), 국가간 개인정보 요청(Cross Border Data Requests) 등에 관한 다수의 세션에서 발표한다.

한편 오픈넷과 협력하고 있는 고려대 한국인터넷투명성보고팀은 한국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통신심의 제도와 운용 현황에 비추어 본 온라인 콘텐츠의 행정검열 문제에 대하여 발표하고(Administrative Censorship Online: Necessary Evil?), 투명성보고 관련 세션(Reporting and beyond: why company and government transparency is essential for human rights online)에 참여하여 각국의 연구자들과 함께 투명성보고의 중요성과 역할에 대하여 토론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3월 28일, 29일에는 오픈넷 박경신 이사가 Article 19이 주최하는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의 균형 원칙’이라는 전문가회의에서 축조심의에 참가하며, 3월 29일에는 전 세계 인터넷 기업의 인권보호 정도를 평가해 기업책임지수(Corporate Accountablity Index)를 발표하는 RDR(Ranking Digital Rights)이 주최하는 비공개회의에 2015년 RDR 연구에 객원연구원으로 참여했던 김가연 변호사가 참가한다. 4월 1일에는 MLDI(Media Legal Defense Initiative가 주최하는 ‘세계의 공익임팩트소송 전략’에 참가하며 한국의 공익소송 사례들을 소개한다. 4월 4일-5일에는 뉴욕으로 자리를 옮겨 콜럼비아 대학교 세계표현의자유연구소가 주최하는 연례컨퍼런스에 참가하여 한국의 주요 표현의 자유 판례들을 소개한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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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미 하버드대 버크맨센터와 함께

5월 28일 국회에서 정보매개자책임에 관한 국제 세미나 개최

 

사단법인 오픈넷은 5월 28일 국회 박주선 의원실, 염동열 의원실(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승희 의원실(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입법조사처 그리고 미 하버드대학교 버크맨 인터넷과사회 연구센터(Berkman Center for Internet and Society), 한국언론법학회, 한국인터넷법학회,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 서울대학교 기술과법센터와 함께 ‘정보매개자 책임의 국제적 흐름 – 이용자 권리 보호와 ICT 산업 발전을 위한 플랫폼사업자의 책임원칙’ 국제 세미나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개최한다.

인터넷은 ISP, SNS, 검색엔진 등 정보매개자들 간의 네트워크이며, 이용자들은 정보매개자들이 제공하는 플랫폼을 이용하여 정보를 유통한다. 제3자인 이용자들이 유통하는 정보에 대해 정보매개자인 사업자들에게 어떠한 책임을 지울 것인지는 인터넷의 미래를 좌우할 중차대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외국에서는 이 두 가지 목표를 균형 있게 수행하기 위해 주로 면책조항(safe harbor)을 이용, 사업자의 자율규제를 유도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다양한 법에서 사업자에게 불법정보를 차단할 의무를 직접적으로 지우는 방식을 취해오고 있는데, 이로 인해 불법정보뿐만 아니라 합법정보에 대한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와 정보접근권이 제한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면책이 아닌 처벌 위주의 규제들은 스타트업들을 포함한 국내사업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해 한국 ICT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이러한 국내의 정보매개자 규제를 외국의 제도 및 국제적 흐름과 비교해보면서, 이용자의 권리 보호와 ICT 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플랫폼사업자 책임원칙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동 세미나는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저작권위원회가 후원한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1. 행사 세부내용

○ 일시: 2015. 5. 28. 목 09:30~18:00

○ 장소: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

○ 주최

- 국회: 박주선 의원실, 염동열 의원실(교문위), 유승희 의원실(미래위), 국회입법조사처

- 시민단체: (사)오픈넷

- 학계: 하버드대학교 버크맨센터(Berkman Center for Internet and Society), (사)한국언론법학회, (사)한국인터넷법학회,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 서울대학교 기술과법센터

○ 후원

- 방송통신위원회, 한국저작권위원회

 

프로그램(국문)_최종 프로그램(영문)_최종

수, 2015/05/1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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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관련 판례 10선

- 두 번째 판례: VOD 사건 1) -

 

황성기(오픈넷 이사/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 사건의 개요

2005년 상반기에 검찰은 네이버(Naver), 다음(Daum), 네이트(Nate), 야후(Yahoo) 등의 포털사이트에서 그동안 성인들을 대상으로 제공해 온 18세 관람가의 성인용 VOD(Video on Demand)가 음란하다는 이유로 VOD를 제작한 자와 그리고 이들과 계약관계를 맺고 VOD를 포털사이트 이용자에게 서비스한 포털사이트의 대표 및 실무자에 대해서 당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 제65조 제1항 제2호2)가 규정하고 있는 정보통신망이용음란죄를 적용하여 기소하였다.

이러한 검찰의 기소와 관련하여, 법원은 VOD 제작자에 대해서 제1심3) 및 항소심4)에서 모두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 즉 음란물로 인정한 것이다. 그런데 2008년 3월 VOD 제작자에 대한 이 사건 상고심재판에서, 대법원은 유죄를 선고한 항소심판결을 무죄취지로 파기환송하는 판결을 내리게 된다.

 

2. 대법원 판결의 주요 내용

이 사건은 다음과 같이 크게 네 가지 쟁점 및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표현물이나 정보의 ‘음란성’ 여부에 관한 종국적인 판단주체가 누구인가의 문제이다. 대법원은 “‘음란’이라는 개념을 정립하는 것은 물론 구체적인 표현물의 음란성 여부도 종국적으로는 법원이 이를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라고 판시하면서, 불법표현물 내지 불법정보로서의 음란성에 관한 최종적인 판단주체는 법원임을 분명하게 지적하고 있다. 이 부분은 기존부터 정립되어 온 법리라는 점에서 새로울 것은 없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판시를 한 이유는 다음 쟁점 때문이다.

둘째,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와 음란성에 관한 사법적 판단과의 관계이다. 이 판결에서 문제가 된 사안의 경우에는,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이미 ‘18세 관람가’로 판정을 받은 비디오물을 음란물이라는 이유로 사후 형사처벌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록 법원이 음란성에 관한 최종적인 판단권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결정과의 관계가 중요하게 등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법원이 영화나 비디오물 등의 음란성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를 참작사유로 삼을 수는 있겠지만,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18세 관람가로 등급분류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 영화나 비디오물 등의 음란성이 당연히 부정된다거나 영상물등급위원회의 판단에 법원이 기속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함으로써,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결정이 법원의 음란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구속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셋째, 음란성 판단기준에 관한 문제이다. 사안에서 문제가 된 VOD가 정보통신망법상 금지되는 음란정보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하여, 대법원은 음란성의 구체적인 판단기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즉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5조 제1항 제2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음란’이라 함은 사회통념상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으로서, 표현물을 전체적으로 관찰·평가해 볼 때 단순히 저속하다거나 문란한 느낌을 준다는 정도를 넘어서서 존중·보호되어야 할 인격을 갖춘 존재인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에 의하여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한 것으로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전적으로 또는 지배적으로 성적 흥미에만 호소하고 하등의 문학적·예술적·사상적·과학적·의학적·교육적 가치를 지니지 아니하는 것을 뜻한다고 볼 것이고, 표현물의 음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표현물 제작자의 주관적 의도가 아니라 그 사회의 평균인의 입장에서 그 시대의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이고 규범적으로 평가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여, 기존에 대법원이 유지해 왔던 음란성 판단기준의 기본골격은 유지하면서도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의 심각한 훼손·왜곡’이라는 요소를 추가함으로써, 음란성 판단기준을 좀 더 구체화시키고 있다.

넷째, 오프라인에서의 음란성 판단기준과 온라인에서의 음란성 판단기준이 과연 다른가의 문제이다. 대법원은 “비디오물의 내용을 편집·변경함이 없이 그대로 옮겨 제작한 동영상의 경우, 동영상을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제공하는 행위가 아동이나 청소년을 유해한 환경에 빠뜨릴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이는 엄격한 성인인증절차를 마련하도록 요구·강제하는 등으로 대처해야 할 문제이지, 그러한 위험성만을 내세워 비디오물과 그 비디오물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제작한 동영상의 음란 여부에 대하여 달리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시함으로써, 오프라인에서의 음란성 판단기준과 온라인에서의 판단기준이 차이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 하급심판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3. 판결의 의의

이 사건은 인터넷상에서의 음란물 규제원리와 기준을 제시한 매우 의미있는 대법원 판결이다. 이 대법원 판결은 표현물 특히 음란물에 대한 국가의 통제메커니즘과 관련하여, 논란이 될 수 있는 몇 가지 중요한 쟁점들을 내포하고 있다.

이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디오물의 심의 및 등급분류기능을 담당하는 ‘법정’심의‧등급분류기관으로서의 영상물등급위원회가 ‘18세 관람가’로 판정한 비디오물을 내용의 편집이나 변경없이 다시 VOD의 형태로 포털사이트를 통해서 유통하는 경우, 과연 음란물죄로 처벌하는 것이 타당할까라는 의문을 먼저 가질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의문과 관련하여 특히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이 갖는 의미는 위에서 소개한 네 가지 쟁점과 내용 중에서 세 번째 및 네 번째 쟁점과 내용들을 통해서 드러난다.

우선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음란성 판단기준을 종전의 보수적인 입장과는 달리 좀 완화시키는 입장을 취하게 된다. 아래의 표를 보면 이것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판례 판결비교_황성기

우리 대법원은 그동안 오프라인에 적용해 왔던 보수적인 음란성 판단기준을 온라인에서도 그대로 원용함으로써, 음란성 판단에 있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예컨대 어느 미술교사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한 자신의 미술작품, 사진 및 동영상의 일부에 대하여 음란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와 관련된 판결인 위 표의 2003도2911판결5)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음란성에 관한 우리 법원의 이러한 보수적인 입장에서 대해서는 여러 가지 맥락에서 비판적 견해가 많이 제시되어 왔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VOD판결에서 대법원이 음란성 판단기준을 제시함에 있어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의 심각한 훼손·왜곡’이라는 요소를 중요한 기준으로 고려한 것은 음란성 판단기준에 있어서의 기존의 보수성을 극복할 수 있는 나름대로 진일보한 발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다음으로 오프라인에서의 음란성 판단기준과 온라인에서의 음란성 판단기준이 과연 다른가의 문제이다. VOD 제작자에 대해서 유죄판결을 내렸던 제1심과 항소심은 ‘음란성 그 자체의 판단기준의 문제’와 ‘성인정보에 대한 청소년의 접근통제를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 효과적으로 할 것인가의 문제’를 혼동하고 있었다. 이러한 혼동의 결과, 하급심 판결들은 오프라인에서의 음란성 판단기준과 온라인에서의 음란성 판단기준은 차이가 있다는 논리를 전개한 다음, 온라인에서의 음란성 판단기준을 더 강화시키는 오류를 범하였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대법원은 “비디오물의 내용을 편집·변경함이 없이 그대로 옮겨 제작한 동영상의 경우, ‧‧‧ 이는 엄격한 성인인증절차를 마련하도록 요구·강제하는 등으로 대처해야 할 문제이지, 그러한 위험성만을 내세워 비디오물과 그 비디오물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제작한 동영상의 음란 여부에 대하여 달리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시하면서 하급심 판결들의 오류를 분명하게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대법원은 오프라인에서의 음란성 판단기준이 온라인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됨을 전제로 하면서도, 음란성 그 자체의 판단‘기준’의 문제와 유해정보로부터의 청소년의 보호‘방법’의 문제는 구별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 왜 이 문제가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가? 이 문제는 일반적으로 표현물을 통제하는 장치의 작동기제와 관련된 것으로서, 중요한 헌법적 문제이기도 하다. 위에서 설명하였다시피, 이 판결에서 다루고 있는 VOD의 ‘음란성’ 판단기준은 불법표현물 규제시스템의 일 내용으로서 형사법적 통제장치를 구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표현물의 ‘음란성’에 대한 판단은 당해 표현물이 담고 있는 ‘내용이나 정보 그 자체’에 대한 평가의 문제에 해당한다. 하지만 성인인증절차 등과 같이 성인정보에 대한 청소년의 접근통제를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 효과적으로 할 것인가의 문제는 당해 표현물이 담고 있는 내용이나 정보 그 자체에 대한 평가의 문제가 아니라, 청소년유해표현물 규제시스템의 일 내용으로서 구체적인 ‘접근통제방법’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의 문제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두 문제는 서로 차원이 다른 영역의 것들로서, 이것을 혼동해 버리면 매우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만약 후자의 문제를 전자의 문제에 개입시키게 되면, 즉 성인인증절차 등 성인정보에 대한 청소년의 접근통제방법의 ‘비효율성’을 이유로 음란성 판단기준을 강화시켜 버리게 되면, 결과적으로 성인의 알권리를 청소년의 알권리의 수준으로 낮추게 되어 헌법상 성인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고, 이것은 헌법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문제는 헌법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하지만 하급심은 이 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방법론적 오류를 범하였을 뿐만 아니라, 표현물 규제에 관한 헌법원칙을 고려하지 않은 오류를 범했던 것이다. 따라서 대법원이 이러한 하급심 판결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동일한 표현물에 대한 음란성 판단기준을 당해 표현물이 온라인에서 유통된다는 이유만으로 차별화시키는 접근방법을 채택하지 않은 것은 매우 적절하다고 할 것이다.

한편 이 문제는 궁극적으로 청소년보호를 위한 매체나 콘텐츠 규제시 적용되어야 하는 중요한 명제인 ‘불법콘텐츠와 청소년유해콘텐츠의 구분명제(불법 및 유해 구분명제)’로 일반화할 수 있다. 불법콘텐츠(illegal content)는 불법정보 내지 불법표현물로서 청소년은 물론이고 성인에 대한 유통도 금지된다. 결과적으로 불법콘텐츠에 대해서는 성인의 접근 및 이용도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불법콘텐츠는 ‘금지의 대상’이다. 반면에 청소년유해콘텐츠(harmful content)는 청소년유해정보 내지 청소년유해표현물로서 성인에 대한 유통은 허용되지만 청소년에 대한 유통은 허용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청소년유해콘텐츠에 대해서는 성인의 접근 및 이용은 허용되지만 청소년의 접근 및 이용은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청소년유해콘텐츠는 ‘관리의 대상’이다. 청소년유해콘텐츠 규제시스템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현행 청소년보호법상의 ‘청소년유해매체물’제도이다. 그런데 위와 같이 불법콘텐츠와 청소년유해콘텐츠의 차이로 인하여, 불법콘텐츠에 대한 규제와 청소년유해콘텐츠에 대한 규제는 철저하게 분리되어야 한다는 점이 도출된다. 왜냐하면 이 두 가지 규제가 분리되지 않고 경계선이 분명하지 않는 경우에는 성인의 알권리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될 수 있고 따라서 헌법에 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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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법원 2008. 3. 13. 2006도3558,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유포등).

2) 당시 정보통신망법 제65조 제1항 제2호는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음란한 부호․문언․음향․화상 또는 영상을 배포․판매․임대하거나 공연히 전시한 자”에 대해서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원래 이 조항은 원래 사이버공간에서의 음란물에 관한 대표적인 규제근거조항이었던 구 전기통신기본법 제48조의2[전기통신역무이용음란죄]가 2001년 1월 16일 법률 제6,360호로 공포된 정보통신망법 제65조 제1항 제2호로 흡수된 것이고, 구 전기통신기본법 제48조의2는 삭제되었다. 그리고 이 사건 당시 정보통신망법 제65조 제1항 제2호는 현재는 현행 정보통신망법 제74조 제1항 제2호에 동일한 내용으로 규정되어 있다.

3) 서울중앙지방법원 2006. 1. 26. 2005고단1599,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유포등).

4) 서울중앙지방법원 2006. 5. 16. 2006노435,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유포등).

5) 예컨대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사진 중의 일부는 본인과 만삭의 부인이 전라의 형태로 서 있는 전면누드를 촬영한 것이다. 대법원 2005. 7. 22. 2003도2911,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변경된 죄명 : 전기통신기본법위반)·전기통신기본법위반.

수, 2015/06/0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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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메르스 괴담 ‘사회적 혼란 야기’를 이유로 삭제 의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지난 6월 11일 제42차 통신심의소위에서 메르스 확산은 미국 또는 국정원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는 인터넷 게시글에 대하여 ‘사회적 혼란을 현저히 야기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삭제 의결하였다. 또한 메르스 사태는 故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추종자들의 음모라는 내용, 탄저균에 의한 것이라는 내용, 성완종 리스트 수사와 황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으로부터 눈을 돌리기 위한 충격상쇄용 아이템이라는 내용 등, 경찰청이 메르스와 관련한 ‘괴담’으로 신고한 5건도 현재 심의 대상으로 의견진술을 듣기로 결정한 상태이며, 이와 같은 추세라면 이들 역시 삭제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방심위와 같은 행정기관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우려’라는 추상적이고도 국가 질서 위주로 해석될 수 있는 개념을 기준으로, 달리 불법의 소지가 없는 합법적인 표현물을 심의하는 것은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여 위헌이다.

삭제 결정된 글은 ‘한국 메르스는 미국 네오콘의 지시에 의한 미군의 실험 또는 백신 장사용 사전포석 일 수 있다’, ‘국내에 산적한 정치적 부담(성완종 리스트 수사와 황교안 총리 후보자 관련 의혹)을 희석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사태를 조성한 국정원의 충격 상쇄 요법일 가능성도 의심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글 하단에 본 게시글을 ‘소설’이라 칭하며, 추측성 허구임을 스스로 밝히고 있다.

방심위와 같은 행정기관이 국가의 주장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모든 표현들을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삭제할 수 있다면, 국민들은 다른 합리적 의혹마저도 명백한 근거가 없는 한 공론의 장에 제시하는 것을 꺼리게 될 것이고 이는 오히려 사회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또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우려’라는 심의기준은 명확하지 않아 자의적으로 해석되어 국가기관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메르스 괴담을 엄정하게 규제하겠다는 법무부, 경찰, 여당의 발표에 따라 경찰이 신고하여 삭제된 이 글 역시 메르스 관련 의혹뿐만 아니라, 성완종 리스트 검찰수사 문제, 황교안 총리후보 관련 의혹, 생 탄저균 주한 미군기지 배달 사건, 심재철 의원의 누드사진 검색 사건, 국정원의 예비판사 면접 사건, 대선 선거 조작 의혹 등 다양한 공적 사안에 대한 문제도 함께 제기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와 관련하여 근거 없는 추측성 문언, 그것도 스스로 소설임을 선언하여 신뢰도도 거의 없는 문언이 일부 포함되었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개인이나 병원이 지목된 것도 아니어서 어떠한 불법도 없고, 현재 국민이나 정부의 질병관리에 어떠한 저해도 가져오지 않은 이러한 글을 경찰이 신고하고 방심위가 삭제한 것 역시 정부나 여당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려는 목적이 일부 존재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방심위의 ‘사회적 혼란 야기’를 이유로 한 심의 건수가 점점 늘고 있는 것은 심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지난 3월 ‘리퍼트 대사 피습사건은 미국의 자작극’이라는 의혹 제기글(제23차 통신소위)을 삭제한 이후, 4월에는 ‘세월호 국정원 개입설’을 주장한 인터넷 게시글(제33차 통신소위)을 삭제 의결하였다.

헌법재판소는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를 처벌하도록 한 일명 ‘허위사실유포죄’에 대하여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그 보충의견에서 “허위의 통신 자체가 일반적으로 사회적 해악의 발생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님에도 공익을 해할 목적과 같은 모호하고 주관적인 요건을 동원하여 이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국가의 일률적이고 후견적인 개입은 그 필요성에 의심이 있다. 어떤 표현이나 정보의 가치 유무, 해악성 유무가 국가에 의하여 1차적으로 재단되어서는 아니되며, 이는 시민사회의 자기교정 기능과 사상과 의견의 경쟁메커니즘에 맡겨져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방심위의 심의 대상 정보는 ‘정보통신망법조항들에 의해 금지되거나 규제되는 정보’라고 판시한바 있고(2011헌가13), 이 취지에 따라 방심위는 불법정보만을 심의하여야 한다.

방심위는 이러한 헌법적 결정을 존중하고 어떠한 불법성도 없는 글들에 대하여 본 심의규정에 따라 삭제‧차단하는 위헌적 심의를 지양하여야 한다.

 

2015년 6월 17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수, 2015/06/1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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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와 법원, 수사기관은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 및 위헌의견을 존중하여 실존하는 아동과 청소년의 성을 보호하는 데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2015년 6월 25일에 선고된 헌법재판소의 아청법 제2조 제5호에 대한 합헌 결정(합헌 5, 위헌 4)은 법원 및 수사기관에 대해 ‘법률의 합헌적 해석 및 적용’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던져주었다. 오픈넷은 현행 아청법의 위헌성을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서 아청법 개정 운동에 매진할 예정이다.

 

금일 헌법재판소의 선고대상이 된 사건들은 아래와 같다.

 

(1) 이른바 성인 교복물에 아청법이 적용되어 기소된 사건에서 “죄형법정주의 위반, 표현의 자유, 청소년의 성적결정권의 침해 및 청소년 전과자가 양산될 수 있다는 이유로2013년 5월 서울북부지법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사건(2013헌가17),

(2) 가상표현물(만화)에  아청법이 적용되어 기소된 사건에서 “만화를 실제 아동이 등장하는 음란물과 똑같이 취급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 과잉금지 원칙에 반한다”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2013헌가24) 등

 

지난 2013년부터 창작자 단체 및 다수 법률 전문가들과 함께 아청법 대책회의를 구성하여 입법 캠페인 및 공익소송을 진행한 오픈넷은 아청법 제2조 제5호는 실존하는 아동이나 청소년의 성 보호라는 입법 취지와는 달리 표현물에 대한 과도하고 불명확한 형사처벌 규정으로 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1) 실존하는 아동이나 청소년에 대한 성 보호가 아청법의 진정한 입법 취지이다.

(2)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률은 어떤 표현이 금지되는지가 명확해야 하며 이는 특히 형사처벌 조항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금일 헌법재판소의 합헌결정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이번 합헌 결정의 전체적 취지 및 4인의 위헌 의견을 존중하여 합헌적 법률해석을 해야 한다.

 

위헌 의견(4인)은 오픈넷의 주장과 같이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 등은 명확성 원칙에 위반된다는 판단을 내렸으며, 가상의 아동·청소년음란물에의 접촉과 아동·청소년을 상대로하는 성범죄 사이에 인과관계도 명확히 입증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합헌 의견(5인) 역시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은 실제로 이처럼 오인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사람이 등장하는 경우를 의미한다는 전제 하에 아청법의 적용범위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유발할 우려가 있는 수준의 것에 한정된다고 밝혔다.

 

법원은 합헌 결정의 전체적 취지와 4인의 위헌의견을 존중하여 아래와 같이 기존에 확립한 합헌적 법률해석의 범위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것이다.

 

(1) 성인교복물

 

대법원은 이미 성인 교복물에 대해 아청법이 적용된 경우 무죄 판결(대법원 형사 1부(2013도12607 선고 2014.9.26, 주심 대법관 김용덕), 형사 2부(2014도5750선고 2014.9.25 주심 대법관 신영철), 형사 3부(2013도4503 선고 2014.9.24, 주심 대법관 김신) 을 선고한 바 있다.

 

대법원 형사2부는 위 판결에서 “그 등장인물의 외모나 신체발육 상태, 영상물의 출처나 제작 경위, 등장인물의 신원 등에 대하여 주어진 여러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 평균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관찰할 때 외관상 의심의 여지없이 명백하게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되는 경우”에만 아청법으로 의율할 수 있다는 합헌적 법률 해석의 기준을 명시했다.

 

(2) 가상표현물

 

애니메이션 등 가상 표현물이 적용된 피고사건에 대해서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의 판결(2014고단285)과 같이 원칙적으로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 위 판결에서 애니메이션 등 가상표현물에 아청법이 예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기준을 아래와 같이 밝힌 바 있다.

 

△표현물의 제작에 있어 실제 아동·청소년이 모델 등으로 참여한 경우 △표현물의 제작에 있어 실제 아동·청소년이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컴퓨터 합성 등을 통해 실제 아동·청소년이 참여한 것처럼 조작이 된 경우 △표현물의 제작에 있어 실제 아동·청소년이 참여하거나 참여한 것처럼 조작된 바는 없지만 이미지 또는 스토리 등에 의해 실제 아동·청소년이 특정돼 해당 아동·청소년의 인격권이 침해되는 경우

 

계류중인 아청법 개정안의 통과 및 수사기관의 합헌적 법률 적용을 촉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회는 4인의 위헌의견에서 드러난 위헌성의 완전한 해소를 위해 아청법 제2조 제5호의 적용 범위를 현재 ‘실존하는’ 아동이나 청소년에 한정한 개정안(최민희 의원 대표발의)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

 

수사기관 역시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 및 위헌의견을 존중하여 가상 표현물이 문제된 사건에 대해서 기소를 자제하여야 할 것이다. 수사기관은 온라인 상에서의 불필요한 수사력 낭비를 중단하고, ‘실존’하는 아동이나 청소년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 행위에 대해서 수사력을 집중해야 한다.

 

2015. 6. 25.

사단법인 오픈넷

 

(참고) 아래는 그동안의 아청법 대책회의의 주요 활동 내역과 참여단체이다.

 

(1) 2013. 3. 6. 아청법 개정안, 실존하는 아동·청소년의 표현물인 경우에만 처벌 http://opennet.or.kr/trend/969

 

(2) 2013. 3. 14. 사단법인 오픈넷, 아동∙청소년성보호법 과도한 적용에 헌법소원 제기 http://opennet.or.kr/924

 

(3) 2013. 3. 29.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관련사건 1년 만에 22배 늘었다 http://opennet.or.kr/trend/1344

 

(4) 2013. 5. 30. [논평] 법원의 아청법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환영한다. http://opennet.or.kr/3002

 

(5) 2013. 6. 27. [논평] 성인교복물 아청법 무죄 판결을 환영한다. http://opennet.or.kr/3374

 

(6) 2013. 7. 22.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축제(SICAF) 아동청소년보호법 개정 서명운동 http://opennet.or.kr/3674

 

(7) 2013. 8. 12. 아청법 2조5호 개정 토론회 – 피해자 없는 범죄자 양산인가, 아동청소년 보호인가? http://opennet.or.kr/3903

 

(8) 2013. 8 20. [논평] “애니메이션에 아청법이 적용되는 경우 위헌”이라는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의 결정을 환영한다. http://opennet.or.kr/3981

 

(9) 2013. 12. 13. 진정한 아동·청소년성’보호’법 만들기 토론회 개최 http://opennet.or.kr/4896

 

(10) 2014. 9. 30 [논평] 성인교복물 및 애니메이션에 대한 법원의 아청법 무죄 판단을 환영한다.(2014. 9. 30.) http://opennet.or.kr/7534

 

아청법 대책회의 참가 단체

 

한국만화가협회 우리만화연대 한국만화스토리작가협회 문화연대 오픈넷 법무법인 이공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 협회

목, 2015/06/2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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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 Net – Harvard Berkman Center Seminar on Intermediary Liability

[국제세미나] 정보매개자책임의 국제적 흐름

- 이용자 권리 보호와 ICT 산업 발전을 위한 플랫폼사업자의 책임 원칙

 

* 국제세미나 영상 다시보기 및 발표자료: http://opennet.or.kr/on-working/intermediary-liability

* 영상 다시보기(유스트림): http://www.ustream.tv/channel/seminar-on-intermediary-liability

* 요약문(PDF): 오픈넷 국제세미나_정보매개자책임의 국제적 흐름_요약문

 

국제세미나 세션별 요약 | 사단법인 오픈넷

 

[Session 1] 정보매개자책임에 대한 이해

제1세션은 정보매개자 책임에 대한 비교법적 분석이 주 내용을 이루었다. 좌장인 박경신 교수는 특히 우리나라의 임시조치 제도를 중심으로 이를 분석하였다. 인터넷 사업자들에게 불법정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게 한다면, 사업자들의 인터넷 서비스 운영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인터넷 산업은 쇠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들은 정보매개자들의 책임 제한을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부분의 선진국은 ‘세이프 하버(safe harbor)’ 방식을 채택하여 사업자는 몰랐거나 notice and takedown을 시행하는 한 제3자 제공 정보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책임면제조항을 규정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사업자들에게 요청이 들어오면 반드시 삭제, 차단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방식을 취하고, 그것이 반드시 불법정보일 것을 요하지 않고 권리침해주장만으로 삭제, 차단 의무를 가지는 책임부과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에서는 삭제, 차단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거부 여지가 없어 표현의 자유를 심대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임시조치제도로 매년 10만 건 이상의 정보가 차단되고 있으며, 법원에서 사법적 판단을 받았다면 불법으로 인정되지 않았을 수많은 게시물들이 삭제, 차단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 발제: 어스 개서 교수(미 하버드대, 버크맨센터 소장) - 온라인 정보매개자 프로젝트: 연구결과와 제안

어스 개서 교수는 버크만센터에서 연구한 온라인 매개자에 대한 국가별 규제 사례 연구 결과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온라인매개자 개념 자체가 최신의 현상이며 기술도 나날이 발전하는 만큼, 법적 규제도 유동적이며 계속 발전해나가는 양상을 보이며, 그만큼 어떤 한 국가의 법을 모범사례로 단정짓는 것은 시기상조이다. 또한 전 세계가 글로벌화 되고 있어 관할 등의 문제가 생기므로 비교법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가 온라인 매개자들을 규제하는 동기와 형식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미국과 같이 온라인 매개자들의 법적 책임을 제한하여 이들의 성장을 돕는 조력자로서의 역할, 그리고 notice and takedown 등의 방법을 통해 권리자와 이용자 사이에서 이들의 법익 균형을 맞추는 균등자로서의 역할, 온라인 매개자에게 콘텐츠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직접 부과하는 제약자로서의 역할이 있다. 이러한 온라인매개자 규제는, 문화적 배경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결론이 나왔는데, 예를 들면 태국과 같이 쿠데타로 통치되는 정부 아래에서는 정보의 흐름을 통제하거나 공공질서를 보호한다는 목적으로 제약자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규제 집행을 위해서 마련한 인센티브 구조를 살펴보면, 미국은 대칭적인 인센티브 구조를 취하여 온라인 매개자들이 문제 콘텐츠를 삭제 혹은 보유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고, 해당 콘텐츠를 직접 작성하지 않는 한 법적 책임 부과하지 않지만, 인도, 한국, 태국의 거버넌스 모델은 비대칭 인센티브 구조를 취하여 과잉준수가 되더라도 매개자들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콘텐츠를 삭제하도록 유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정부가 ‘규제’를 이야기할 때는 주로 행동 제한, 책임 부과의 측면으로만 이해하지만, 특정 분야를 조력하고 장려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상기하여야 하며, 정부는 온라인 매개자 규제에 있어서 경제적 효과, 표현의 자유 등 규범적 측면 등 다양한 이익을 형량하여야 하고, 개입의 경우에는 그 이유와 효과를 명백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특별토론: 나오코 미즈코시 변호사(일본 엔데버 법률사무소) - 일본의 정보매개자 책임 원칙

나오코 미즈코시 변호사는 일본의 정보매개자 책임 원칙을 개관하였는데, 2001년에 제정된 법률은 저작권 및 명예훼손 등 모든 유형의 침해를 대상으로 규제하고 있으며, 이 중 ISP의 손해배상책임 제한 규정은, ISP가 특정한 권리가 침해되었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지 않았다면 면책(이를 알고 있었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을 경우에만 책임)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1년에서 2012년 사이에 본 법 개정 여부가 검토되었고, 당시 노티스 앤 테이크다운과 삼진아웃제 등의 도입여부에 대한 토론이 있었으나 개정되지 않았다. 일본은 주로 이해관계자들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협력하거나 사법적 판단에 따라 ISP의 책임이 결정되며, ISP의 면책에 대해 추상적인 규정만이 있을 뿐 명확한 기준이 없어 불안정하다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 토론 1: 권영준 교수(서울대 기술과법센터)

현재 인터넷은 사이버 폭력, 명예훼손, 음란물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공간이기도 한만큼, 사이버 환경에서 콘텐츠에 대한 많은 통제권을 가진 ISP가 어느 정도 책임을 지는 시스템이 필요하며 면책 쪽으로만 가면 인터넷의 부작용이 커진다는 위험이 있음을 지적했다. 한국에서 ISP의 책임은 일반적 과실 유무에 따라 판단되고 있으며 판례상 알았음에도 방치한 경우에는 책임을 진다는 것이 원칙적이고 단순한 인지 여부뿐만 아니라, 게시물의 불법성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 토론 2: 정경오 변호사(법무법인 한중)

임시조치 제도를 어스 교수의 거버넌스 체계 분류에 따라 해석하자면, 현행 임시조치 제도는 피해자 권리구제 측면에 초점이 있고, 이것이 제약자로서의 역할이 컸다면, 개정안에서는 정보 게재자가 이의제기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 측면이 어느 정도 해소가 되었다고 볼 수 있는 만큼 균등자 역할 쪽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토론 3: 김유향 팀장(국회입법조사처 과학방송통신팀)

우리나라의 ISP는 단순히 정보매개자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콘텐츠 통제권이 강하다는 측면에서 정보 생산자라고 해석할 수 있는 특성이 있는 만큼, 비교법적 연구에는 다양한 국가별 ISP의 특성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Session 2] 정보매개자책임과 ICT 생태계

○ 발제 1: 아누팜 챈더 교수(미 UC데이비스 로스쿨) – “e-실크로드”와 정보매개자책임

인터넷의 규율 방식에는 크게 엄격한 EU의 규제 중심 접근법(strict EU regulatory approach)과 진보적인 미국 경쟁 중심 접근법(liberal US competition approach)이 있다. 한국은 제2의 브뤼셀을 지향할 것인지 아니면 제2의 실리콘밸리를 지향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며, 정보화 시대에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것인지, 껴안을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미국의 모델이 유럽의 모델에 비해 표현의 자유와 경제발전을 모두 촉진한다는 점을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한국의 임시조치제도에 대해 평가하고자 한다.

미국의 접근법은 크게 3가지로 설명된다: 1. 저작권법(DMCA)상 면책조항(safe harbor)과 통지후삭제(notice and takedown) 제도, 2. 통신품위법 230조(Communications Decency Act s.230), 3. OSP들의 프라이버시 책임을 가중시키기 보다는 프라이버시 정책 시행을 장려, 이러한 미국의 제도는 “let a thousand web sites bloom,” “the vast democratic forums of the Internet”라고 요약될 수 있으며, 정보매개자인 OSP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한다.

아마존(명예훼손적인 책 리뷰를 삭제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저자는 아마존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CDA s230에 의해 보호된다고 판결), 페이스북(정보 공유가 가능한 다양한 툴을 제공하고 이로 인한 프라이버시 침해가 있어도 기업은 처벌받지 않음), 핀터레스트(저작권 침해를 조장하는 기능을 제공하지만 사용자들에 의한 침해로부터 보호받음)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들은 미국에서는 합법적이며 권장된다.

표현의 자유와 활발한 토론은 비판을 할 권리의 보장이 필수적이다. 미국의 제도는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며 경제 발전도 촉진한다. 미국의 스타트업은 전 세계의 벤처캐피탈로부터 막대한 금액의 투자를 받고 있는데, 다양한 사업모델들을 제도적으로 보호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EU의 경우 정보매개자의 위치가 불안정하고, “잊혀질 권리(right to be forgotten)”와 같은 엄격한 프라이버시 규제 때문에 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글의 경우 1년 동안 26만여 건의 삭제요청을 받고 946천여 개의 URL을 검토해서 그 중 41.3%만 삭제한다. 언론사인 텔레그래프의 경우 검색결과에서 삭제된(deindexing) 정보를 다시 게시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이 제도는 실효성이 없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며, 자국 내 기업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키고 혁신을 저해하는 자폭행위(friendly fire)와 마찬가지이다.

한국의 제도는 1. 법원에서 “미필적 고의(dolus eventualis)”를 인정하는 등 과도한 책임을 부과하며, 2. 30일간의 강제 임시조치제도에 의해 표현의 자유를 저해하며, 3. 인터넷 실명제로 익명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며, 4. 실효성 없는 제도들과 역차별로 인해 혁신을 저해한다.

미국에서 인터넷은 기회로 보지만, 다른 국가들은 인터넷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보았기 때문에 결과는 하나도 놀라울 것 없다. 표현의 자유 보장은 정보화시대의 산업계의 정책이 되어야 하며 이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사물인터넷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 발제 2: 올리버 쥬메 회장(유럽ISP협회) - EU 전자상거래지침과 유럽 ISP의 경험

EU 전자상거래지침상 정보매개자 책임의 기반은 1997년 제정된 독일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당 법에서는 3가지 중요한 초석을 세우고 있다.

1. 전송 또는 저장되는 정보나 데이터에 대한 모니터링 의무 부과 금지

2. 정보의 단순 전송 또는 처리에 대한 면책(access provider)

3. 제3자의 콘텐츠의 호스팅/저장에 대한 제한적 책임(hosting provider)

이에 따라 2000년 제정된 전자상거래지침(ECD)은 정보매개자 책임에 대해 제12조 단순도관, 제13조 캐싱, 제14조 호스팅, 제15조 일반적인 모니터링 의무 금지 조항을 두고 있다. 유럽의 책임 체계는 수평적 접근(horizontal approach)이라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독일법과 마찬가지로 저작권 침해나 혐오표현 등 어떤 법 위반인지에 상관없이 적용된다. 그 이유는 ISP들이 경제적으로, 기술적으로 국가와 사회에 수평적으로 기여하기 때문이며, ISP의 수평적 사업모델을 안정적이고 튼튼하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ISP 책임 법제도 수평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제는 3파트로 나뉘는데, Part A에서는 오늘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제14조의 각 요건에 대해 설명하고, Part B에서는 필터링 조치와 “Scarlet-SABAM” 판결을 살펴보며, Part C에서는 EC의 디지털단일시장계획(Digital Single Market Strategy) 및 시사점에 대해 논의하기로 한다.

Part A 제14조 호스팅: ISP는 불법행위에 대한 실질적 인식(actual knowledge)이 없는 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다만 언제 실질적 인식이 있었다고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EU 각 회원국의 국내법에서 규정하게 되는데, 결론적으로 서면성, 구체성 등 몇 가지 최소 요건을 갖춘 통지가 있는 경우에만 실질적 인식이 있었다고 인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얼마나 신속하게(expeditiously) 삭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사건 별로 유연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회원국들이 채택한 다양한 방법들은 통지 및 삭제(notice and takedown)의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EuroISPA는 이중통지(notice and notice)가 균형이 잡힌 바람직한 제도라고 보고 있다.

Part B 필터링 조치: 필터링 조치가 기술적으로 가능한지의 문제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필터링 조치가 바람직한가의 문제이다. 기술적으로 효과적인 필터링은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합법적인 콘텐츠를 차단할 위험이 크다. 더 크게는 기본권에 대한 침해 문제가 있으며 고비용으로 중소 인터넷기업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필터링 조치가 의무화되면 “단순도관”인 ISP가 ECD 제12조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특히 Scarlet-SABAM 판결에서 벨기에 법원은 이러한 필터링 조치가 효과적이지도 못하고 확장성(scalable)도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

Part C EC의 “디지털단일시장계획”: EC에서 작년부터 최우선순위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며, 3개의 기둥(pillar)로 이루어져 있다. Access, environment of the digital economy and society, economy and society in general. ECD에 대해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수정을 전망한다.

○ 토론 1: 김민정 교수(한국외대, 한국언론법학회 연구이사)

발제에 전반적으로 동의하나,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거대한 정보매개자들은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면책조항으로 도피하기도 하고, 정책 수립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더 이상 차고에서 구글 같은 검색엔진 스타트업은 나올 수 없다는 비판도 있다. 이러한 정보매개자들을 규제하지 않는다면 민주적인 ICT 생태계를 손상시키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이에 더해 아직도 정부에 의한 인터넷 검열과 같은 낡은 문제에 직면해 있는데,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한 해답이 무엇인지 고민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 토론 2: 이인호 교수(중앙대, 정보법학회 회장)

발제에 전적으로 찬성한다. 현재 한국의 정보매개자들은 임시조치제도, 명예훼손이나 통신자료 제공에 대해 정보매개자의 책임을 인정한 법원의 판결, 엄격한 개인정보보호법의 규제 등에 의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디지털생태계에의 정부의 후견적 간섭과 개입으로 인해 혁신의 가능성과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의 정보매개자 책임 체제의 적극 도입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 토론 3: 윤종수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미국은 저작권 보호 강화를 주도해왔으면서도, 연방대법원의 소니 판결처럼 ISP 즉 정보매개자와 같은 혁신의 주체에 대해서는 세이프하버(safe harbor) 등을 통해 법적 책임을 완화시켜 왔다. 이에 반해 국내에서는 저작권법, 정보통신망법 등에 책임제한 규정이 있지만 폭넓게 방조책임을 인정하고 있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규제 중심 정보화 법제는 ‘파괴적 혁신’에서 ‘파괴’의 억제에 치중되어 있으며, 이것이 정보매개자에 대한 기본적 태도이다. 정부 중심의 위계적 규제모델은 인터넷 산업에 대해 전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많은 비용만을 야기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Session 3] 정보매개자책임과 저작권 제도

○ 발제 1: 에릭 골드먼 교수(미 산타클라라대 로스쿨) – 미국 디지털밀레니엄저작권법(DMCA)상 ISP의 책임

박덕영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제3세션은 ‘정보매개자의 책임과 저작권 제도’라는 난해한 주제를 다루었다. 첫 번째 발제자인 에릭 골드만 교수는 미국 저작권법상의 면책 조항의 배경(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엄격 책임을 부과한 판례를 변경하려는 입법적 의도, 지금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초창기 인터넷 예외주의)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골드만 교수는 미국 저작권법상의 면책 조항의 구조 즉, 저작권 침해 문제를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통지할 부담을 저작권자에게 지우는 것,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면책 조항을 원용하고 싶은 경우에만 조치를 취하도록 한다는 점, 당시의 판례법을 보충하려는 것이지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이러한 면책 구조에서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저작권법상의 면책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하여 곧바로 법적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고, 예를 들어 저작권자의 삭제 요청을 무시한 온라인서비스제공자도 여전히 면책을 주장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저작권 제도에서 왜 삭제-통지(notice-and-takedown) 제도를 두고 있는가? 골드만 교수에 따르면 그 이유를 온라인서비스제공자를 학술용어로 ‘최소비용회피자(least cost avoider)’로 보았기 때문이다. 즉, 장래의 손해를 막기 위해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개입하는 것이 다른 해결책보다 비용이 가장 적게 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를 저작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는 최소비용회피자로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어떤 콘텐츠에 어떤 저작권이 존재하는지 알기 어렵고, 이용자들의 행위가 허락받은 것인지 아닌지 모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Viacom과 Youtube 소송 사건이다. 그리고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공정이용을 판단하기에 적합한 지위에 있지도 않다. 어떤 콘텐츠가 문제가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공정이용 여부를 판단하려면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너무 많은 자원을 투자해야 한다. 미국 저작권법의 면책 조항은 일종의 정부가 만든 기반시설로서 사람들이 투자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성하지만, 저작권자들이 법 규정의 허점을 이용하여 온라인서비스제공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온라인서비스의 사업비용을 높여 놓았다.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우리는 기존의 시장 구조에 갇히게 되고, 결국 새로운 시장진입자가 생길 수 없을 정도로 규제준수 비용이 높아졌다.

○ 발제 2: 레베카 깁린 교수(호주 모나쉬대) – 삼진아웃제에 대한 비교법적 평가

두 번째 발제자인 레베카 깁린 교수는 저작권 삼진아웃제도를 중심으로 이 제도가 성공하였다고 볼 것인지를 저작권 침해의 감소 여부, 합법 시장의 증가 여부, 창작물의 확대 여부 등의 기준으로 검토하였다. 깁린 교수는 20세기 초 소아마비와 아이스크림 소비 감소를 예로 들면서 상관관계와 인과관계의 혼동 문제를 지적하였다. 삼진아웃제가 성공이라는 주장(가령 한국에는 삼진아웃제도가 있다, 한국에서는 저작권 침해가 줄었다, 그래서 삼진아웃제도 때문에 저작권 침해가 줄어들었다는 주장)에 동일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깁린 교수의 18개월간의 연구에 따르면 삼진아웃제가 저작권 침해를 줄였다는 증거는 한국은 물론 다른 국가에서도 찾기 어렵다. 법률가들에게는 난해한 간단한 수학을 동원하여 깁린 교수는 삼진아웃제에 따른 경고 횟수의 오류를 설명하였다. 가령, 2차 경고를 받은 사람이 1차 경고를 받은 사람의 8%에 불과하다는 숫자는 프랑스 삼진아웃제도의 성공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중요한 문제는 삼진아웃제를 유지할 것인가 여부이다. 이제 강행규범 형태로 삼진아웃제도를 새로 도입하는 나라는 2011년 이후부터 사라졌고 대신 사적인 자율규제 형태로 일부 도입되었으며, 프랑스에서는 삼진아웃제가 거의 폐지되었고, 뉴질랜드에서는 거의 활용되지 않으며, 영국은 사실상 포기했고, 대만도 거의 시행되고 있지 않다. 제도의 유지 여부에 대한 해답은 비용 효과 분석과 실증연구로부터 찾아야 한다. 그리고 저작권 제도의 집행 조치들도 문화적 산물의 풍성화와 우리 사회의 진보에 기여하는지를 기준으로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 토론 1: 이규홍 부장판사(서울중앙지방법원 지재전담)

토론자로 나선 이규홍 판사는 온라인상의 문제에 대해 한국에서는 이를 빨리 해결해야 하는 혼란의 하나로 본다는 점과 법원을 통해 가부간의 판단에 너무 집착한다는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저작권법의 면책과 관련해서는 그 동안 방조 책임 법리로 해결해 오던 우리 판례의 태도와 미국의 유발(inducement) 책임이나 의도적 외면(willful blindness)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저작권 침해를 알 수 있었을 경우에도 책임을 지우는 우리 판례의 태도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모니터링 의무를 부과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저작권법 제104조는 여전히 위헌 문제가 있고, 깁린 교수의 삼진아웃제와 관련된 지적을 대부분 동의하며 제도의 평가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 토론 2: 정필운 교수(한국교원대, 한국인터넷법학회 총무이사)

정필운 교수는 삼진아웃제가 사법적 심사도 거치지 않고 게시판 정지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문제이지만 위헌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하였다. 저작권 정책에서 문화적 고려를 강조하면서 정 교수는 비록 동료 저작권법 전공 교수는 삼진아웃제도가 형사 처벌을 완화 또는 대체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문제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저작권자와 이용자 간의 균형은 저작권 제도에서 무너졌고 그 결과 문화와 혁신을 장려하지 못하며, 개인 창작자의 창작의 장려보다는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의 이해를 저작권 제대가 대변한다고 비판하였다.

○ 토론 3: 최경수 수석연구위원(한국저작권위원회)

우리 저작권 제도의 산증인이라고 소개받은 최경수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이나 유럽이 좀 더 완성된 제도를 만들었고 이를 우리가 도입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리고 미국 저작권법의 면책 조항이 실패했다는 골드만 교수의 발제문에 대해 주로 호스팅 서비스 제공자와 관련된 문제를 전체로 확대 해석한 것은 아닌지, 삼진아웃제에 대해서는 제도의 성공에 대한 인과관계를 보여주는 자료는 한국에도 없지만 긍정적인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지표를 통해 어느 정도 성공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프랑스의 삼진아웃제도와의 차이점(경고 숫자가 훨씬 적다는 점의, 강제력이 없는 권고라는 점)을 들어 여전히 삼진아웃제도가 한국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하며, 비용효과 분석을 위해 어떤 변수를 사용할 수 있을지 깁린 교수의 견해를 요청하였다. 그리고 제도의 평가를 저작권 산업계가 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라기 보다는 검증이 관건이며, 행정 규제가 바람직한지 여부는 디지털 환경, 윤리, 문화 등 다양한 요소로 판단해야 한다고 토론을 마쳤다.

방청석에서 2명이 토론에 참여하였는데, 저작권보호센터 관계자는 호주의 삼진아웃제 논의에 대한 질의와 삼진아웃제를 성공적이라고 평가한 다른 연구 결과를 소개하였다. 박경신 교수는 우리 저작권법 제103조는 삭제 요청에 대해 조치를 취하도록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의무화한 것은 미국 저작권법의 면책 조항을 잘못 도입한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월, 2015/06/29-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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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관련 판례 10선

- 세 번째 판례 : 제3자 명예훼손에 대한 포털의 책임 사건1) -

 

황성기(오픈넷 이사/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의 사실관계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원고 甲은 소외 乙의 딸인 丙과 2004. 4. 친구의 소개로 만나 1년간 교제하다가 2005. 4. 丙에게 헤어질 것을 요구하였는데, 이에 같은 달 丙은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였다. 이에 소외 乙은 피고들(Naver, Daum, Nate, Yahoo 4대 포털) 중 하나가 운영하는 포털사이트의 미니홈피서비스 내에 있는 丙의 미니홈피에 ‘지난 1년간의 일들’이라는 게시물(이하 ‘이 사건 게시물’이라 한다)을 게시하게 된다. 乙은 위 미니홈피에 “학교와 회사를 그만둔다는 각서를 甲이 꼭 지킬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도와 달라”고 호소하는 글을 올리는 한편 甲이 다니던 대학 인터넷 게시판에도 丙의 미니홈피를 방문해 줄 것과 丙의 사연을 널리 퍼뜨려 줄 것을 호소하는 글을 게재하였다. 이후 丙의 미니홈피 방문자의 수가 급증하고, 그 게시판에 丙의 명복을 빌고 甲을 비방하는 글들이 폭발적으로 게시되었는데, 그 중에는 甲의 실명과 학교와 회사이름, 전화번호 등을 적시한 글들도 있었고, 위 미니홈피를 방문한 네티즌 중 많은 수가 이 사건 게시물을 자신의 미니홈피에 복사해 게시하는 방식으로 이를 전파하였다.

2005. 5. 8부터 위와 같은 내용의 사실을 인터넷신문, 종이신문 등의 기자들이 기사화하여 이들 기사들은 소속 신문사가 운영하는 사이트 등에 정식으로 게시되고, 이들 기사 중에는 丙의 실명, 사진 및 미니홈피의 인터넷 주소가 표시된 丙의 미니홈피 초기화면 사진을 싣고 있는 것도 있었다. 한편 이 기사들은 피고들이 운영하는 포털사이트들에게 제공되어 이들 포털사이트들의 뉴스서비스에도 게시되게 된다. 이후 피고들이 운영하는 뉴스서비스, 지식검색서비스, 검색서비스, 블로그서비스, 카페서비스 또는 토론방서비스 등을 통해서 원고를 비방하는 댓글들이 달리게 됨과 동시에 원고의 사진, 신상정보 등이 담긴 글들이 게시되거나 검색되게 되었다. 피고들은 2005. 5. 8.경부터 원고의 실명을 검색어 순위에서 제외시키거나, 카페, 블로그, 미니홈피, 지식검색 등에 게시된 원고의 실명 및 신상정보 등이 포함된 게시물들이나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모니터링하여 삭제하였다.

원고는 2005. 6. 27. 대리인을 통해서 피고들에 대하여 자신에 대한 명예훼손을 우려하여, 관련 기사에 달린 원고 관련 댓글 전체 삭제, 관련 추모, 안티 까페, 미니홈피, 블로그 등 원고의 피해가 우려되는 커뮤니티의 폐쇄, 원고와 관련한 검색시 나타나는 직간접 정보 등의 차단 및 삭제를 요구하였으나, 피고들은 원고의 요구만으로는 관련 게시물을 특정할 수 없어 이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어려우니 문제되는 글을 특정하여 삭제를 요구하여 달라고 답변하였다.

이에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명예훼손을 이유로 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게 된다. 제1심2)과 항소심3)에서는 원고가 승소하였다. 즉 포털들도 원고가 입은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이 사건은 대법원까지 올라갔는데,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공개변론을 실시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사건으로 인식하였다. 또한 대법원에서 전원합의체 판결로 이 사건에 대한 선고가 이루어지게 된다. 대법원에서 전원합의체 판결로 선고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이 사건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2. 대법원 판결의 주요 내용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인터넷 종합 정보제공 사업자에게 자신이 제공하는 인터넷 게시공간을 적절히 관리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위 사업자가 위 게시공간의 위험으로 인하여 초래될 수 있는 명예훼손 등 법익 침해와 그에 따른 손해배상을 우려한 나머지 그 곳에 게재되는 표현물들에 대한 지나친 간섭에 나서게 된다면 인터넷 이용자들이 가지는 표현의 자유는 위축될 수밖에 없으므로, 위 사업자의 관리책임은 불법성이 명백한 게시물로 인한 타인의 법익 침해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고 그의 관리가 미칠 수 있는 일정한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인터넷 게시공간에 게시된 명예훼손적 게시물의 불법성이 명백하고, 그 게시물에 대한 관리·통제가 기술적‧경제적으로 가능한 경우, 인터넷종합정보제공사업자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 그 게시물을 삭제하고 향후 같은 인터넷 게시공간에 유사한 내용의 게시물이 게시되지 않도록 차단할 주의의무가 있고, 그 게시물 삭제 등의 처리를 위하여 필요한 상당한 기간이 지나도록 그 처리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타인에게 손해가 발생된 경우에는 부작위에 의한 불법행위책임이 성립된다고 판시하였다. 즉 ① 구체적·개별적인 게시물의 삭제 및 차단요구를 받은 경우, ② 피해자로부터 직접적인 요구를 받지 않은 경우라 하더라도 그 게시물이 게시된 사정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던 경우, ③ 그 게시물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었음이 외관상 명백히 드러난 경우이다.

 

3. 사건의 의의

이 사건은 포털 이용자가 타인을 명예훼손하는 경우 그 명예훼손에 대한 포털의 책임이 인정되는지 여부 및 기준에 관한 중요한 대법원 판결이다. 이 사건의 배경이 된 사례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사례로 요약할 수 있다.

甲이라는 사람이 乙이라는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게시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게시하였다. 이 경우 당해 게시글의 내용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할 때, 甲이라는 사람은 자신의 게시글에 대해서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甲의 블로그를 호스팅하거나 당해 게시글을 매개하는 포털은 乙에 대한 명예훼손의 법적 책임을 져야 할까?

위의 사례에서 甲이 乙에 대한 명예훼손 게시물에 대해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근대법의 핵심원리인 자기책임의 원리상 당연하다. 어려운 것은 위의 사례에서 문제되고 있는 게시글을 매개하는 포털이 책임을 져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현재 위의 사례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게시글을 매개하는 포털의 완전한 면책을 주장하거나 혹은 반대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는 힘들 것이다. 결국 쟁점은 이용자의 불법행위에 대해 어떤 요건 하에서 포털에 대해서도 책임을 부과할 것인지의 문제로 귀결되게 된다. 바로 여기서 다루는 대법원 판결이 이 문제에 관하여 중요한 법리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포털의 법적 책임의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포털의 성격이 무엇인지에 대한 규명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것은 또한 포털의 법적 책임의 문제뿐만 아니라 인터넷 관련 규제의 합리성을 도모하는 데 있어서도 필수적이다.

일반적으로 인터넷 포털사이트(portal site)는 ‘관문’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즉 검색서비스, 메일서비스, 블로그서비스, 카페나 클럽 등의 커뮤니티서비스, 뉴스서비스, 쇼핑몰서비스, 게임서비스, UCC 서비스 등의 각종 다양한 서비스들을 이용자들이 손쉽게 접근 및 이용할 수 있도록 그것들을 매개해 주는 사이트를 말한다. 이러한 포털은 법적인 의미에서 정보통신망법상의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나 저작권법상의 온라인서비스제공자(Online Service Provider: OSP)에 해당하게 되는데, 기능적인 측면에서 보면 ‘정보매개자’ 혹은 ‘정보매개서비스제공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인터넷 이용자들이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매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 내지 사이트를 말한다.

그런데 인터넷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는 그 서비스의 유형에 따라 다음과 같이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이러한 구분은 정보와 관련한 법적 책임의 인정 여부와도 관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독일, 일본, 호주 등 외국에서도 보편화되어 있는 것이다.

첫째, 인터넷콘텐츠제공자(Internet Content Provider:CP)는 인터넷을 통해서 콘텐츠나 또는 데이터베이스를 직접 제작․제공하는 자라 할 수 있다. 일명 ‘정보제공자’라고 할 수 있다. 위의 사례에서 甲이 바로 인터넷콘텐츠제공자 내지 정보제공자에 해당한다. 인터넷콘텐츠제공자 내지 정보제공자는 명예훼손을 포함한 불법행위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제공자이므로 원칙적으로 법적 책임을 진다.

둘째, 인터넷콘텐츠호스트(Internet Content Host:ICH)는 타인의 정보(정보제공자가 제공하는 정보)를 매개하는 자를 말한다. 일명 ‘정보매개자’ 또는 ‘정보매개서비스제공자’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과거의 PC통신이라든지 또는 현재 인터넷상의 각종 포털(예컨대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나 검색서비스(예컨대 구글 등)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즉 이용자로 하여금 정보를 이용 내지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그 유통을 매개하는 자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인터넷서비스제공자(Internet Service Provider:ISP)는 타인의 정보(정보제공자가 제공하는 정보)를 매개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제공자가 제공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즉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서비스(Internet carriage service)를 제공하는 자를 의미한다. 일명 ‘인터넷접속서비스제공자’ 또는 ‘정보통신망접속서비스제공자’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SK 브로드밴드, KT 올레의 인터넷서비스 등 광대역 초고속통신망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전형적인 예가 될 것이다. 인터넷서비스제공자는 일종의 기간통신사업자(common carrier)로서 위의 사례의 경우에 있어서 원칙적으로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ISP와 OSP, 포털 등 다양한 용어가 사용되고 있으나, 포털은 위와 같은 인터넷 관련 사업자의 분류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인터넷콘텐츠호스트(Internet Content Host:ICH)에 해당되고, 따라서 ‘정보매개자’ 또는 ‘정보매개서비스제공자’이므로, 정보유통으로 인한 법적 책임에 있어서도 인터넷콘텐츠제공자 내지 정보제공자와는 달리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책임을 진다. 포털의 주된 서비스는 소위 ‘public forum’을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특히 게시판서비스나 블로그나 카페서비스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뉴스서비스도 기본적으로 여기에 해당한다. 검색서비스도 마찬가지이다. 검색서비스의 경우 검색결과에 대한 인위적인 편집이나 조작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즉 정보제공자 등 제3자가 제공하는 정보의 유통과 이용을 ‘매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포털의 본질적 성격 내지 기능이다. 따라서 포털은 기본적으로 ‘정보매개자’ 또는 ‘정보매개서비스제공자’에 해당하므로, 그에 상응하는 규제가 적용되거나 법적 책임을 지워야지, ‘정보제공자’를 전제로 하여 규제를 적용하거나 법적 책임을 지우는 것은 ‘사물의 본성’에 분명히 반하게 된다.

한편 여기서 포털에 대해서 제3자가 유통시킨 정보로 인한 불법행위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또 다른 형태의 ‘정부의 강제적 규제’라는 점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수많은 정보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을 포털에게 부과하게 되면, 포털은 자신의 법적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 자신을 통해서 유통되는 정보의 흐름을 ‘사적 검열’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차단하거나 막을 수밖에 없는 입장에 처해지게 됨으로써, 위축효과가 분명하게 발생하고, 이러한 위축효과는 정부에 의한 ‘직접적인’ 제한과 동일한 효과를 갖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당해 서비스를 통해서 유통되는 수많은 게시물들을 일일이 포털이 모니터링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잠재적인 법적 책임 발생의 위험에 직면하게 되면 결국 포털은 유통되는 정보의 수와 유형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정책을 채택할 수밖에 없게 된다. 표현의 자유에 관한 법리상, 이러한 위축효과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의 이념을 침해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결국 위와 같은 포털의 성격, 포털과 같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 대한 규제의 헌법적 의미, 표현의 자유와의 관련성 등을 감안하여, 포털이 매개하는 명예훼손관련 정보에 대해서 포털이 그 매개나 유통으로 인한 법적 책임을 어떠한 요건 하에서 지게 되는지를 다루어야 한다.

한편 포털과 같은 온라인서비스서비스제공자의 법적 책임 범위를 설정하는데 있어서 결정적으로 고려되는 요건은 ‘인지가능성’과 ‘기술적‧경제적 기대가능성’이라고 하는 두 가지이다. 이 두 가지 요건을 동시에 충족시켜야지만 포털과 같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법적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자 입법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명예훼손관련 정보의 유통이나 매개와 관련된 포털의 법적 책임의 요건과 범위를 규정하고 있는 명문의 법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동안 판례를 통해서 그 요건이나 범위가 제시되어 왔다. 예컨대 소위 ‘청도군청 홈페이지’ 사건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경상북도 청도군이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원고의 공직생활 중 성추행, 금품수수와 관련된 글이 게시되었으나 원고의 요청에 의해 게시글은 삭제되었다. 원고는 청도군이 원고의 삭제요구 이전에도 명예훼손적인 글들이 게시판에 게시된 것을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52일 가량 방치하였다는 이유로 청도군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이 사안에서 명예훼손적 내용의 정보에 대한 삭제조치 등 정보매개서비스제공자의 ‘구체적인 작위의무’의 발생요건과 관련하여, 우리 대법원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인 인터넷상의 홈페이지 운영자가 자신이 관리하는 전자게시판에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 게재된 것을 방치하였을 때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게하기 위하여는 그 운영자에게 그 게시물을 삭제할 의무가 있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여야 하고, 그의 삭제의무가 있는지는 게시의 목적, 내용, 게시기간과 방법, 그로 인한 피해의 정도, 게시자와 피해자의 관계, 반론 또는 삭제 요구의 유무 등 게시에 관련한 쌍방의 대응태도, 당해 사이트의 성격 및 규모·영리 목적의 유무, 개방정도, 운영자가 게시물의 내용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시점, 삭제의 기술적·경제적 난이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단지 홈페이지 운영자가 제공하는 게시판에 다른 사람에 의하여 제3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이 게시되고 그 운영자가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항상 운영자가 그 글을 즉시 삭제할 의무를 지게 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여, 게시물의 삭제의무의 발생 유무를 보다 종합적으로 고려하였다.4)5) 하지만 ‘청도군청 홈페이지’ 사건은 홈페이지 내에서의 게시판에 게시된 글과 관련된 사건이었기 때문에, 비록 포털 자체의 법적 책임과는 서로 연관성이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포털의 법적 책임 그 자체에 관한 사안은 아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9년 4월 16일 여기에서 다루고 있는 포털의 법적 책임과 관련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오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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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법원 2009. 4. 16. 2008다53812, 손해배상(기)등.
2)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5. 18. 2005가합64571, 손해배상(기)등.
3) 서울고등법원 2008. 7. 2. 2007나60990, 손해배상(기)등.
4) 대법원 2003. 6. 27. 선고 2002다72194.
5) 원래 대법원은 명예훼손과 관련된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책임과 관련한 최초의 대법원판결인 소위 ‘가수 P양 사건’에서 전자게시판을 설치, 운영하는 전기통신사업자는 그 이용자에 의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이 전자게시판에 올려진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이를 삭제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공개게시판 플라자에 게재된 글들은 피고회사의 정보서비스이용약관 제21조에 정한 ‘다른 이용자 또는 제3자를 비방하거나 중상모략으로 명예를 손상시키는 내용인 경우’에 해당하고, 피고회사로서는 원고와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시정조치 요구에 따라 그러한 글들이 플라자에 게재된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5, 6개월 동안이나 이를 삭제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방치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정신적 고통을 겪게 하였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위와 같은 전자게시판 관리의무 위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시한 적이 있다(대법원 2001. 9. 7. 선고 2001다36801). 따라서 2002다72194판결은 2001다36801판결에서 제시한 요건을 좀 더 구체화시키면서, 동시에 그 요건을 엄격하게 제시한 것으로 이해된다.

화, 2015/06/3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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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디넷, 남북한 긴장관계가 인터넷 검열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가?– 한국 정부, 인터넷 검열 위험 수위에 도달– 남북 대립을 이유로 개인의 의사 표현의 자유 억제하고 통제 검열– 한국인, 정부의 검열피해 가상 네트워크 이용한 인터넷 접속 급증–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적인 정보통신 뉴스 제공업체인 지디넷(ZDnet.com)은 정보통신 및 IT 강국이자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평균 접속속도를 자랑하는 ...
일, 2015/08/30-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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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긴급특강 – 아청법 합헌 결정에 부쳐” 개최

 

오픈넷이 벙커1과 함께 미성년자를 연기한 음란물도 아청법상 처벌 대상이라는 헌법재판소의 아청법 합헌 결정 관련 특강을 개최한다.

헌재는 지난 25일, “아동∙청소년을 잠재적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고 이에 대해 사회적 경고를 하기 위해 가상의 아동∙청소년 음란물 배포 등에 대한 중한 형벌로 다스릴 필요가 있다”며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5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관련 논평: 헌법재판소의 아청법 제2조 제5호 합헌 결정에 대한 오픈넷의 논평 http://opennet.or.kr/9234) 또한 이번 헌재의 합헌 결정에 이은 후속조치로 여성가족부는 아동·청소년으로 ‘묘사된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해 성적행위를 하는 내용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음란물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아청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특강은 7월 9일(목) 저녁 7시 30분부터 벙커1의 지하벙커에서 진행된다. 오픈넷 이사인 박경신 교수(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가 이날 특강에서 문제적 조항의 해석부터 이번 헌재 결정이 가지는 의미, 아청법과 연관법들을 둘러싼 현황 등에 대해 강의를 할 예정이다. 강의 후 한국만화가협회 이동욱 작가와 오픈넷의 김가연 변호사가 대담자로 참여한다.

본 행사는 무료로 진행되며, 참석은 선착순으로 받는다. 자세한 사항은 오픈넷 홈페이지(http://opennet.or.kr/9350)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픈넷은 지난 2013년부터 아청법대책회의와 함께 실존 아동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는 성인 교복물과 만화 및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아청법이 적용되어, 수많은 청소년과 성인들이 “아동성범죄자”의 낙인이 찍혀 10년 취업제한과 20년 거주지등록의 과도한 처벌의 위험에 처하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또한 아청법 제2조 제5호의 적용 범위를 현재 ‘실존하는’ 아동이나 청소년으로 한정하는 내용으로 하는 아청법 제2조 제5호 개정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참고. 벙커1 행사 공지: http://bunker1.ddanzi.com/bunkerNotice/19628968

 

<행사 안내>

[긴급소집] 철컹철컹 예방 특강 – 아청법 합헌 결정에 부쳐

- 강의: 박경신(오픈넷 이사/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대담: 이동욱(한국만화가협회 작가), 김가연(오픈넷 변호사)

 

- 주최: 사단법인 오픈넷, 벙커1

- 일시: 2015년 7월 9일(목) 저녁 7시 30분

- 장소: 벙커1 지하벙커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199-17번지 지하1층 딴지일보/지하철 4호선 혜화역 2번 출구에서 걸어서 10분 이내)

* 오시는 길: http://bunker1.ddanzi.com/bunkerContact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월, 2015/07/0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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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온 국민의 관심 속에서 진행된 필리버스터를 끝으로 테러방지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었습니다. 이후 각 이동통신사를 통해 수사기관의 개인정보 요청내역을 확인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에서는 전기통신사업자는 각 수사기관에 재판, 수사, 형의집행 또는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해방지를 위해서 통신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사용자의 이름, 주민번호, 주소 등의 개인정보로 구성되어 있는 통신자료가 이동통신사를 통해 수사기관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통신자료제공은 수사기관이 요청할 때 이용자 본인에게 즉시 동의를 구하거나 통보를 하는 절차가 없이 진행되며, 이용자 본인이 직접 해당내역을 조회해야 자료제공내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개인정보가 본인도 모르게 제공되고 있는 꼴입니다. 


이에 정보공개센터에서는 통신자료제공을 요청한 수사기관 직접 정보공개청구를 하는 '통신자료 요청사유 정보공개청구하기'에 대한 카드뉴스를 제작해 보았습니다. 
















만약, 본인의 통신자료가 수사기관에 제공된 사실을 확인하였다면 그 수사기관에 자료요청사유를 청구해보는 겁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 83조 4항에서는 통신자료제공 요청 시 요청사유, 해당 이용자와의 연관성 등이 기재되어 있는 ‘자료제공요청서’를 작성하여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제출해야 합니다. 


이러한 ‘자료제공요청서’는 수사기관 즉, 공공기관이 직접 작성한 문서로 정보공개법상 ‘정보’에 해당됩니다. 또한 ‘자료제공요청서’가 극히 개인정보로 구성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 자료에 해당되는 본인은 해당 자료가 어떠한 사유로 제공되었는지 알 수 있어야합니다. 


아직 정보공개센터활동가들은 통신자료제공내역 조회가 완료되지 않아 통신자료제공요청 사유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직접 청구해보지는 못한 상황입니다. 만약 수사기관 등이 정보공개센터 활동가들의 통신자료를 제공받았다면 해당 수사기관에 ‘자료제공요청서’를 정보공개청구 할 예정입니다. 물론 이러한 ‘자료제공요청서’가 비공개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각 수사기관이 근거로 제시한 정보비공개조항에 대한 해석 또한 함께 진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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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6/03/14-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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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기사단, ‘선제적 대응’으로 여왕님을 보호하라

글 | 민노씨(슬로우뉴스 편집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기사단이 ‘여왕님’을 구해내겠다고 굳게 결심했다. 그저 방어적으로 여왕님을 보호하는 것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는지, 이제 “선제적 대응”으로 여왕님의 존엄에 해가 되는 표현물을 차단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여왕의 한마디 

이 모든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에서 시작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9월 16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인 발언이 그 도를 넘고 있다. 이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기도 하고 국가의 위상 추락과 외교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다.”

 

 

가장 먼저 움직인 건 검찰. 불과 발언 이틀 뒤였다.

검찰은 박 대통령의 발언 직후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 사범 엄정대응을 위한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면서 서울 중앙지검에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팀’을 구성한다. 하지만 카톡 검열 소문이 확산하고, 텔레그램 ‘망명 사태’가 일어나는 등 여론의 역풍이 일자 물러섰다.

당시 관련 기사의 한 대목을 보자.

“검찰이 서울 중앙지검에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팀’을 구성하고 네이버, 다음과 같은 포털은 실시간으로 상시 모니터링 한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카카오톡 실시간 모니터링은 사실 무근이라며 밝혔습니다.

카카오톡을 오가는 하루 수십 억의 메시지를 실시간 모니터링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검찰의 강경 대처 방침으로 인해 사용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 더기어,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팀 신설, 카톡 검열 루머 확산 (황승환), 2014년 9월 22일.

검찰, 포털 핫라인 연결 방침

포털 서비스와 검찰의 핫라인 연결 방침은 이미 공공연하게 진행되는 사안으로 보인다.

 

누가 여왕님에게 감히! 

이들은 보수시민단체에 의하여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했다. 이렇듯 보수 단체나 개인이 대통령과 국가기관을 대신하여 명예훼손죄로 고발장을 내는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형사법상 명예훼손은 제3자의 고발이 가능하다.)

하지만 방심위가 인터넷 명예훼손 게시물 심의 개시를 위해 제3자의 신청도 받겠다는 것과 형법상 명예훼손의 제3자 고발은 전혀 다른 문제다. 현재 방심위 심의규정은 다음과 같다.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 제10조 제2항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 침해와 관련된 정보는 당사자 또는 그 대리인이 심의를 신청해야 심의를 개시한다.

왜 형법상 명예훼손과는 달리 당사자(혹은 대리인)의 신청을 받도록 한 걸까. 두 가지 이유다.

첫째, 방심위는 조사권이나 기소권을 가진 검찰과 같은 준사법기관이 아니다. 즉, 그 실질은 행정기관이라고 하더라도 헌법상 독립된 ‘심의’ 기구일 뿐이다. 즉, 심의 의견만을 낼 수 있는 곳이지 무슨 검찰이나 법원 행세를 해선 안 되는 거다.

둘째, 현실적으로 방심위 인력으로 명예훼손에 관계된, 그런데 정작 그 게시물이 명예훼손인지 아니면 표현의 자유에 속한 풍자와 정치적 논평인지 헷갈리는 그 무수한 게시물을 현실적으로 살펴볼 여력도 안 된다.

쉽게 말하자. 방심위는 권한도 없고, 능력도 없다.

여왕 폐하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난 방심위 기사단

여왕 폐하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난 방심위 기사단

 

방심위, 앞으로 무엇을 위해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방심위의 의도는 명확해 보인다. 박 대통령을 보우하사, 검찰의 “선제적 대응론”을 실질적으로 ‘밑바닥’에서 실천하겠다는 것.

어떻게?

방법은 간단하다. 규정에서 “당사자 또는 그 대리인이 심의를 신청해야”라는 부분을 삭제하자는 것.

현재 심의규정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 침해와 관련된 정보는 당사자 또는 그 대리인이 심의를 신청해야 심의를 개시한다.

방심위가 원하는 개정안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 침해와 관련된 정보는 (신고가 있든 없든 방심위 맘대로) 심의를 개시한다.

 

누가 누가 좋을까 

방심위 규정이 개정되면 누가 웃을까. 우선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이다. 여기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이 개정안은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힘 센 정치인, 인기 많은 연예인, 돈 많은 기업인이 그 혜택(?)을 볼 것으로 넉넉하게 추정해볼 수 있다.

당신은? 나는? 우리는?

힘없고, 빽 없고, 돈 없고, 게다가 인기도 별로 없는 우리를 위해 방심위가 직권으로 명예훼손 가능성 있는 게시물을 내려줄 것 같지는 않다. 사실 우리 대부분은 누군가에 의해 명예가 훼손되고 싶어도 그럴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제로에 가깝다. 누군가 나에 대해 당신에 대해 우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떠들어야 명예훼손의 가능성도 생길 텐데 그럴 일이 아예 별로 아니 거의 없는 거지. (ㅜ.ㅜ)

방심위 개정안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애쓰는 손지원 변호사에게 이 개정안의 문제점을 물었다. 개정안 문제점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간단히 되짚어 보자.

오픈넷

손지원 변호사 (일문일답)

– 가장 큰 문제점는 뭔가. 

이 개정안은 제3자 신고나 방심위 직권으로 명예훼손 게시물을 차단하고 삭제하겠다는 것이다. 이 개정안으로 인해 혜택(?)을 받는 건 대통령, 정치인과 같은 대표적인 공인이거나 종교지도나 돈 많은 기업인이나 인기 있는 연예인 정도다.

명예훼손은 앞서 예시한 힘 있고, 돈 있는 사람과 관련해 문제 되는 비중이 99% 이상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평범한 국민에게 이번 심의 규정 개정안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오로지 힘 있고, 돈 있는 사람들을 더 특권적으로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이번 심의 개정의 의도가 읽힌다. 이 점이 가장 큰 문제다.

– 이제 자기 손에 피 묻히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 지금까지는 직접 권리침해 주장자가 신청해야 했지만, 방심위 개정안에 따르면 이제 가만히 있어도 ‘아랫사람’이 대신 신고해주고, 심지어 방심위가 직권으로 심의해서 게시물을 차단하고, 삭제해주니 얼마나 편하고 좋은가. 누구를 위한 개정안인가?

– 정치적 의사표시와 표현의 자유 위축 효과가 우려된다.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 것을 넘어서 대통령이나 유력 정치인에 관한 비판적 여론이 일개 심의기구에 의해 차단되는 실질적인 여론 차단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 형사법상 명예훼손은 제3자가 할 수 있는데. 

그래서 방심위의 개정 논리가 형사법 체계와 맞추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방심위 심의 규정을 굳이 형사법상 명예훼손의 소추 조건과 동일하게 맞출 필요는 전혀 없다. 형사법이 심의규정의 상위법도 아니다. 특히 방심위는 수사권도 없고, 형사법상 명예훼손의 불법성을 확정할 권한도 없다.

– 현재 규정(“당사자 또는 대리인이 심의를 신청해야”)의 취지는?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제3자의 신고나 고발로 오히려 명예훼손 피해가 확대할 수 있는 위험성을 방지한 것이고, 심의 업무 과중을 우려한 현실적인 취지로 그렇게 규정한 것이다.

형사법상 명예훼손이 ‘반의사불벌죄’(피해 당사자의 의사에 반해서 처벌할 수 없는 죄)인 점에서 당사자의 신청만으로 심의를 개시할 수 있도록 한 현재 심의규정은 오히려 형사법상 명예훼손의 취지에도 맞다.

– 현재 규정의 취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나. 

당연히 현재 규정의 취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개정안은 ‘극소수 권력자와 정치인과 연예인과 기업인 등’을 제외하고는 실효가 전혀 없을 것으로 본다. 이번 개정안으로 일반 국민의 피해 구제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전혀 아니다. 즉, 한마디로 개정할 필요성가 없다.

– 그럼에도 현실적인 개정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이 사안에 대해 국민이 무관심하다면 통과되지 않을까 싶다. 시민들께 알리기 위해 시민단체들과 활발하게 대책을 논의 중이고, 토론회 개최를 계획 중이다.

–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

방심위의 정치 심의화가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심의규정 개정으로 권력자의 비호 수단으로 통신심의가 남용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관심을 촉구한다.

 

끝으로 여왕 폐하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노래나 하나 함께 들어보자.

신이여 여왕을 구하소서
그 파시스트 정권을 (구하소서)
그들은 널 바보로
잠재적 수소폭탄으로 만들었지

신이여 여왕을 구하소서
그녀는 사람이 아니야
영국의 꿈속에 미래는 없어

닥쳐, 네가 원하는 게 뭔지
닥쳐, 네가 필요한 게 뭔지
미래는 없어, 미래는 없어
널 위한 미래는 없어

God save the queen
The fascist regime
They made you a moron
Potential H-bomb

God save the queen
She ain’t no human being
There is no future
In England’s dreaming

Don’t be told what you want
Don’t be told what you need
There’s no future, no future,
No future for you

(후략)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도 동시 게재하고 있습니다.(2015. 07.15.)
 
월, 2015/07/20-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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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 명예훼손 제3자 요청 삭제, 누구를 위해서인가?”

토론회 개최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인터넷상의 명예훼손 글에 대하여 피해당사자 아닌 제3자의 신고만으로 심의를 개시하고 삭제,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심의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새정치민주연합 표현의자유특별위원회 유승희 위원장 이 주관하고 표현의 자유 관련 10개 단체가 공동주최하는 긴급 토론회가 7월 20일 오후 2시, 국회의원 회관 2층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된다.

방심위는, 현재의 심의규정상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 침해와 관련된 정보는 당사자 또는 그 대리인이 심의를 신청해야 심의를 개시한다”는 부분을 개정하여, 당사자와 무관한 제3자의 요청 혹은 직권으로 명예훼손성 글을 조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심의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명예훼손성 글에 대하여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신고하거나 행정기관이 직권으로 심의를 하는 경우는 주로 대통령, 고위공직자 등 공인의 지위에 있는 자에 대한 것이 대부분인 바, 방심위의 이 같은 개정 시도는 곧 온라인 공간에서 권력자와 국가에 대한 비판을 손쉽게 차단하기 위한 수단으로 남용될 수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표현물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고도의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분야로서 사법기관 아닌 방심위가 이를 결정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되어 왔는데, 나아가 피해당사자의 소명조차 없이 제3자의 신고만으로 수사권한도 없는 방심위가 명예훼손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는 것은 더욱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이러한 방심위의 명예훼손 정보 심의절차에 관한 심의규정 개정안에 대한 문제점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전규찬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의 사회로 진행되며, 황창근 홍익대 법대 교수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명예훼손 정보의 심의절차에 관한 심의규정 개정안의 문제점과 대안”이라는 주제로 발제하고, 손지원 변호사,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 김영수 방심위지부장, 김경진 변호사, 이태봉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사무처장, 양규응 변호사, 그리고 임순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대위 운영위원장이 등이 토론자로 나선다.

방심위 개정 토론회

월, 2015/07/2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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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아청법에 관해 알아야 할 다섯 가지

글 | 박경신(오픈넷 이사/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는 2015년 6월 25일 성인이 미성년자를 연기한 음란물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결정했습니다. 헌재는 아청법 제2조 5호 등의 위헌법률심판사건에서 5:4(합헌:위헌)로 해당 아청법 조항이 합헌이라고 결정했습니다. 위헌 결정을 하려면 재판관 6인의 위헌 필요합니다.

아청법 2조 (정의)

5.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란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 제4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밖의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을 말한다.

이는 2013년 5월 서울북부지방법원이 교복 입은 여성이 성행위를 하는 음란물을 전시·상영한 혐의로 기소된 PC방 업주 사건의 적용 법률인 아청법이 헌법에 위반하지 않는지 판단해달라는 위헌법률심판 제청에 대한 헌재의 대답입니다.

해당 조항은 아동과 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해 성행위를 하거나 신체 노출 등을 하는 필름·비디오물·게임물·영상 등을 음란물로 보고 이를 소지하거나 배포하면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참고 기사: 미디어오늘 – 헌재, 아청법 합헌 “교복 입은 성인 영상물 처벌”)

아청법에 관한 쟁점을 일문일답식으로 풀어봅니다.

과연 아청법은 이대로 좋은 걸까요? 다양한 의견 개진과 기고를 환영합니다. (편집자)

 

1. 아청법, 누구냐 넌?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이하 ‘아음물’)과 관련한 처벌은 그 수준이 매우 세다. 아음물을 만들기 위해 이용된, 즉 촬영되고 또는 묘사된 아동청소년에게 매우 큰 정신적 피해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음물 제작·배포는 실제 아동성범죄와 비슷하게 처벌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2010년경까지 잔혹한 아동 성범죄가 누적되자 아청법을 ‘무조건’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에, 실제 아동·청소년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아동청소년 ‘표현물’(만화, 애니 등)에도 적용하게 된 것이다.

법안은 윤덕용 당시 한나라당 의원(현재 새누리)에 의해 발의되었으나 사실 여야 누구 하나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그 어떤 아동도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보지 않는데도 아동 성범죄와 동일한 처벌을 할 수 있는 아청법은 시작부터 뒤틀린 것이다.

[음란물과 아음물의 차이]

1. 소지 처벌: 음란물은 소지 자체로는 처벌할 수 없지만(형법 242조~245조), 아음물은 소지만으로도 처벌할 수 있다.
2. 처벌 강도: 음란물과 관련한 범죄는 그 처벌 비교적 가볍지만, 아음물은 소지 그 자체만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등 아음물과 관련한 범죄는 그 처벌이 대단히 무겁다.

 

2. ‘아음물’이란 무엇인가? 

만화, 애니, 포토샵, 실사 모두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되는 캐릭터가 등장하여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를 하면 모두 처벌 대상이 된다. (단, 소설과 같이 영상이 없는 것은 제외된다.)

그럼 만화, 애니, 포토샵 작업 등에 할머니 얼굴을 하고 아이 몸을 한 캐릭터 또는 동안 할머니 캐릭터, 나이 400살 먹은 어린이 얼굴을 한 요괴, 개 나이로는 초고령이라고 할 수 있는 20살의 의인화된 개 등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에 대해 헌재가 합헌 결정에서 내놓은 대답이 예술이다.

“매체물의 제작 동기와 경위, 표현된 성적 행위의 수준, 전체적인 배경이나 줄거리, 음란성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때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비정상적 성적 충동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행위를 담고 있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유발할 우려가 있는 수준의 것에 한정된다고 볼 수 있으며 기타 법관의 양식이나 조리에 따른 보충적인 해석에 의하여 판단 기준이 구체화되어 해결될 수 있으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이제 일선 법원은 어떤 것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유발할 우려가 있는 수준의 것”인지를 밝혀내서 유무죄를 판단해야 하는데 이게 가능할까? 법관의 양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 헌재 판결로 이제 아음물인지 아닌지는 법관의 (자의적)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다.

 

3. [은교] 같은 영화는? 여가부 해석은? 

영화 [은교]는 아음물인가에 관해 논란이 분분했다.

은교

헌재 해석대로라면 아음물은 우선 형법상 음란물에 해당하는 것들 중에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것으로만 한정되고, 그렇다면 [은교]에는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영화 [은교]에는 좋은 일이겠지만, 법을 없애기는 어려워졌다. (헌법소송에서는 유불리가 바뀌는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

김재련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25일 “현행 아청법은 성인이 아동·청소년으로 묘사돼 성적 행위를 하더라도 음란물로 최종 판명이 나야 처벌하게 돼 있다”며 “‘은교’는 19세 이상 관람가일 뿐 음란물이 아니기 때문에 아청법으로 처벌할 순 없다”고 전했다.

– 이데일리, 여가부 “아청법 합헌, 영화 ‘은교’ 처벌대상 아냐”

참고로 실사(영화)에 대해서는 헌재가 상대적으로 명징한 대답을 내놓았다.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은 일반인의 입장에서 외모, 신원, 제작 동기와 경위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실제 아동·청소년으로 오인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사람이 등장하는 경우를 의미함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한 근거는 현행 아청법(제2조 제5호) 속 “음란물은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 등장해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문장이다. 하여튼 이래서 좋게 해석하자면 헌재 결정 때문에 적용대상이 좁아진 거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는 거다.

 

4. 소지하면 어떻게 되나? ‘깜방’가나?

소지하면 ‘깜방’갈 수 있다. (1년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더 큰 문제는 당신이 P2P 형태로 내려받으면 다른 이용자가 당신이 내려받은 파일조각을 받아갈 수 있으므로 “배포”로 엮일 수 있고, 배포 시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게다가 아음물을 제작하거나 수입 또는 수출한 행위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가령, 아래 예시한 만화를 그린 사람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물론 최근 헌재 결정대로라면 수위가 더 높아야겠지만.)

모자이크가 없다고 상상해 보시라

모자이크가 없다고 상상해 보시라.

잠깐! 실제 살아 숨 쉬는 아동·청소년 매매행위를 해도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똑같다!

 

5.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형량만 문제가 아니다. 우선 아동성범죄자로 분류가 되는 게 문제다. 형사체계에서 아동성범죄자로 분류되면

  1. 우선 20년간 신상이 등록되고
  2. 10년 취업이 제한된다. (단, 소지죄는 빼고.)

실제 피해를 당한 아동·청소년이 없는 ‘표현물’을 배포하거나 제작했다고 해서 그 사람을 실제 아동성범죄자처럼 다루는 것은 마치 살인범에 대한 영화를 만든 감독을 살인죄로 처벌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표현의 자유 문제가 불거지는 거다. 실제 아동이 등장하지 않는 표현물은 그냥 판타지로 다뤄져야 한다. 물론 판타지도 도가 지나치면 처벌할 수 있겠지. 그래서풍속범죄인 음란죄가 ‘이미’ 있다. 처벌하려면 그냥 음란죄로 처벌하면 된다.

*  *  *

아청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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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도 게재하고 있습니다.(2015. 07.07.)

화, 2015/07/0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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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관련 판례 10선]

네 번째 판례 : 인터넷 사전선거운동 사건1)

 

황성기(오픈넷 이사/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 사건의 배경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 청구인들은 주요 공직선거와 관련하여 자신들이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후보자 또는 정당에 대해 UCC(User-Created Contents, 이용자제작콘텐츠)를 제작하거나, 글을 게재 또는 트윗(tweet, 140자 미만의 단문으로 된 짧은 글)을 작성하여 각종 포털사이트 또는 홈페이지, 블로그, 트위터 등의 SNS(social network service) 등을 통하여 인터넷상에 게시‧유포하고자 한 사람들이거나 그로 인하여 형사재판에 계류중인 사람들이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07. 1. 26. ‘선거 UCC물에 대한 운용기준’을 발표하여, 대통령 선거일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후보자 또는 정당에 대한 지지ㆍ추천ㆍ반대의 내용을 담거나 정당의 명칭이나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UCC를 인터넷에 올리는 경우, 그것이 단순한 의견 개진의 정도를 넘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인정된다면,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의 규제대상이 된다고 하였다. 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10. 2. 12. ‘선거관련 트위터 이용가능범위 제시’라는 제하의 보도자료를 배포하여 ‘트위터를 이용해 특정후보 혹은 정당에 관한 지지, 반대를 표시하거나 선거운동정보가 담긴 트윗을 리트윗하는 행위는 전자우편 발송과 유사한 성격을 가지므로,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에 의해 규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사건 당시 문제가 되었던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은 “누구든지 선거일전 180일(보궐선거 등에 있어서는 그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이 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정당(창당준비위원회와 정당의 정강·정책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또는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거나 정당의 명칭 또는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광고, 인사장, 벽보, 사진, 문서·도화, 인쇄물이나 녹음·녹화테이프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을 배부·첩부·살포·상영 또는 게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법원, 헌법재판소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에는 인터넷 매체를 이용한 선거운동 또는 정당이나 후보자에 대한 지지ㆍ추천ㆍ반대의 의사표시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해 왔고, 이와 같은 해석을 전제로 하여 과연 그러한 규제가 헌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것이다.

 

2. 헌법재판소 결정의 주요 내용

이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위헌결정을 내리면서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2)

첫째, 인터넷은 누구나 손쉽게 접근 가능한 매체이고, 이를 이용하는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아니하거나 또는 적어도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하여 선거운동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정치공간으로 평가받고 있고, 오히려 매체의 특성 자체가 ‘기회의 균형성ㆍ투명성ㆍ저비용성의 제고’라는 공직선거법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는 점, 후보자에 대한 인신공격적 비난이나 허위사실 적시를 통한 비방 등을 직접적으로 금지하고 처벌하는 법률규정은 이미 도입되어 있고 모두 이 사건 법률조항보다 법정형이 높으므로, 결국 허위사실, 비방 등이 포함되지 아니한 정치적 표현만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처벌되는 점, 인터넷의 경우에는 정보를 접하는 수용자 또는 수신자가 그 의사에 반하여 이를 수용하게 되는 것이 아니고 자발적ㆍ적극적으로 이를 선택(클릭)한 경우에 정보를 수용하게 되며, 선거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치적 관심과 열정의 표출을 반드시 부정적으로 볼 것은 아니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선거일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인터넷상 선거와 관련한 정치적 표현 및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은 후보자 간 경제력 차이에 따른 불균형 및 흑색선전을 통한 부당한 경쟁을 막고, 선거의 평온과 공정을 해하는 결과를 방지한다는 입법목적 달성을 위하여 적합한 수단이라고 할 수 없다고 보았다.

둘째,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방선거가 순차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현실을 고려하면, 기본권 제한의 기간이 지나치게 길고, 그 기간 정당의 정보제공 및 홍보는 계속되는 가운데, 정당의 정강ㆍ정책 등에 대한 지지, 반대 등 의사표현을 금지하는 것은 일반국민의 정당이나 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판을 봉쇄하여 정당정치나 책임정치의 구현이라는 대의제도의 이념적 기반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 인터넷 상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의 선거운동, 비방이나 허위사실 공표의 확산을 막기 위한 사전적 조치는 이미 별도로 입법화되어 있고, 선거관리의 주체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인터넷 상 선거운동의 상시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해오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일정한 정치적 표현 내지 선거운동 속에 비방ㆍ흑색선전 등의 부정적 요소가 개입될 여지가 있다 하여 일정한 기간 이를 일률적ㆍ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보았다.

셋째, 인터넷상 정치적 표현 내지 선거운동을 금지함으로써 얻는 선거의 공정성은 명백하거나 구체적이지 못한 반면, 인터넷을 이용한 의사소통이 보편화되고 각종 선거가 빈번한 현실에서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장기간 동안 인터넷 상 정치적 표현의 자유 내지 선거운동의 자유를 전면적으로 제한함으로써 생기는 불이익 내지 피해는 매우 크다고 보았다.

결국 헌법재판소의 결정 요지는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에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인터넷 홈페이지 또는 그 게시판ㆍ대화방 등에 글이나 동영상 등 정보를 게시하거나 전자우편을 전송하는 방법’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정치적 표현 및 선거운동의 자유의 중요성, 인터넷의 매체적 특성, 입법목적과의 관련성, 다른 공직선거법 법률조항들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선거운동의 자유 내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3. 사건의 의의

이 사건은 인터넷을 이용한 사전선거운동을 허용하게 만든 중요한 헌법재판소 결정이다. 특히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에서 위헌결정을 내리면서 채택한 논리가 매우 중요하다.

우선 인터넷이 의사표현의 매개체가 분명하다고 하면, 표현의 자유에 의한 보호를 받는 것은 그 법리상 당연하다. 다만 여기서 인터넷의 구조적 특성이 표현의 자유와 어떠한 구체적 관련성을 갖는지가 규명되어야 한다. 바로 여기서 매개고리가 되는 것이 표현의 자유가 추구하는 이념들 중의 하나인 ‘사상의 자유시장’이다. 즉 “커뮤니케이션의 경로에 대해서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서 진정한 사상의 자유시장이 존재한다.”3)고 한다면, 의사표현주체의 접근과 이용이 용이한 커뮤니케이션 경로 내지 매체일수록 사상의 자유시장에 가장 근접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국가의 개입이 없더라도 커뮤니케이션과 정보의 다양성이 확보될 수 있는 매체의 경우에는, 국가개입이나 국가규제의 정당성은 인정될 수 없을 것이다.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출발하는 것이 바로 ‘매체특성론적 접근방법(medium-specific analysis)’이다. 즉 “매체에 대한 국가 규제의 기준과 정도의 수준은 당해 매체의 구조적 특성에 의해 결정된다.”는 접근방법이다. 이러한 매체특성론적 접근방법에 의하면, 인터넷의 특성이자 본질인 개방성, 상호작용성, 탈중앙통제성, 접근의 용이성, 정보의 다양성은 인터넷 대한 규제의 기준과 정도의 수준을 결정하는데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하며, 이에 따라 인터넷에 대해서는 기존의 매스미디어에 대한 규제보다는 ‘완화된 기준과 덜 엄격한 정도의 수준’으로 규제시스템이 적용되어야 한다. 헌법재판소도 이미 소개한 ‘불온통신 사건’에서 이러한 이론을 이미 수용한 적이 있다(헌재 2002. 6. 27. 99헌마480).

한편 선거제도의 목적과 기능, 본질을 왜곡시키는 선거운동에 대해서는 국가에 의한 규제가 요청되고 필연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맥락에서 선거운동을 제한할 수 있는 헌법적 근거로 작동하는 것이 바로 헌법 제116조 제1항에서 파생되는 ‘선거의 공정성’이다. 그리고 여기서 선거의 공정성은 곧 선거운동에 있어서 ‘기회의 불균형성’, ‘불투명성’, ‘고비용성’을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기회의 불균형성, 불투명성, 고비용성을 제거하기 위한 입법정책적 수단은 다양한 측면에서 강구될 수 있다. 예컨대 정당추천후보자와 무소속후보자간의 비합리적인 차별의 철폐 및 균등한 기회부여, 후보자나 정당 등에 의해 모집 혹은 지출되는 선거비용의 총액통제나 선거비용회계의 투명성 강화, 구체적인 선거운동기간, 선거운동주체, 선거운동방법, 선거운동매체 등의 제한 등이 강구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여기서 우리는 “선거운동에 대한 규제의 기준과 수준의 정도는 무엇에 의해 결정되어야 하는가?”라는 화두를 선거운동을 위해 활용하는 매체의 특성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화두로 변형을 할 수 있다. 즉 “선거운동을 위해 활용되는 매체에 대한 규제의 기준과 수준의 정도는 무엇에 의해 결정되어야 하는가?”이다. 필자는 이에 대한 답은 바로 ‘매체의 특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다면 선거운동규제의 목적은 선거의 공정성이고, 선거의 공정성은 곧 선거운동에 있어서 ‘기회의 불균형성’, ‘불투명성’, ‘고비용성’의 제거를 의미하며, 선거운동을 위해 활용되는 매체에 대한 규제의 기준과 수준의 정도는 매체의 특성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이것은 결국 당해 매체의 특성과 본질 그 자체가 ‘기회의 균형성, 투명성, 저비용성의 제고’라는 선거운동규제의 목적에 부합한다고 한다면, 당해 매체를 활용한 선거운동의 규제는 여타의 매체보다 ‘완화된 기준과 덜 엄격한 정도의 수준’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이러한 명제가 타당하다면, 결국 인터넷은 본질상 개방성, 상호작용성, 탈중앙통제성, 용이성, 정보의 다양성 등을 그 특성으로 갖고 있으므로, 인터넷을 활용한 선거운동의 규제는 여타의 매체를 활용한 선거운동의 규제보다는 ‘완화된 기준과 덜 엄격한 정도의 수준’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위와 같은 매체특성론적 접근방법과 선거운동 규제의 정당화논리를 접목하여 인터넷을 활용한 선거운동 규제의 타당성 및 적정성과 관련된 논란을 헌법적으로 해결하였다는 점에서, 더 나아가서 인터넷에서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선거운동의 자유를 대폭 확대하였다는 점에서, 이 판례는 매우 중요한 선례로서의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특히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에서 다음과 같이 설시하면서 매체특성론적 접근방법과 선거운동 규제의 정당화논리를 접목하고 있다.

“인터넷은 개방성, 상호작용성, 탈중앙통제성, 접근의 용이성, 다양성 등을 기본으로 하는 사상의 자유시장에 가장 근접한 매체이다. 즉, 인터넷은 저렴한 비용으로 누구나 손쉽게 접근이 가능하고 가장 참여적인 매체로서, 표현의 쌍방향성이 보장되고, 정보의 제공을 통한 의사표현 뿐 아니라 정보의 수령, 취득에 있어서도 좀 더 능동적이고 의도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특성을 지니므로, 일반유권자도 인터넷 상에서 정치적 의사표현이나 선거운동을 하고자 할 개연성이 높고, 경제력 차이에 따른 선거의 공정성 훼손이라는 폐해가 나타날 가능성이 현저히 낮으며, 매체 자체에서 잘못된 정보에 대한 반론과 토론, 교정이 이루어질 수 있고, 국가의 개입이 없이 커뮤니케이션과 정보의 다양성이 확보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연히 대비된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으로 인하여, 인터넷은 국민주권의 실현 및 민주주의의 강화에 유용한 수단인 동시에 기회의 균형성, 투명성, 저비용성의 제고라는 선거운동 규제의 목적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는 매체로 평가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밑줄 필자 강조)

한편 선거운동 규제와 관련하여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본질적 문제영역이 존재한다.

첫째, 현재의 공직선거법상의 선거운동 규제장치들이 과연 ‘합리적’이냐의 문제이다. 선거의 헌법적 의미를 고려하면, 선거야말로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할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공직선거법은 ‘후보자나 정당을 비판하는 일반국민에 대한 규제’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규제’방식을 채택함으로 인하여, 그동안 정치적 표현의 자유라든지 선거운동의 자유를 너무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비판이 수없이 이루어져 왔다.

둘째, 현재의 공직선거법이 과연 매체환경의 변화에 ‘적절하게’ 부합하고 있느냐의 문제이다. 이것은 새로운 매체나 커뮤니케이션수단들의 특성을 간파하여 이들 매체나 수단들이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극대화하는 메커니즘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가의 차원에서이다.

위의 두 가지 문제영역을 전제할 때, 이 사건에서의 헌법재판소 결정은 헌법이론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공직선거법 운영실무적인 측면에서도 정치적 표현의 자유 및 선거운동의 자유를 신장시킨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선 매체특성론적 접근방법과 선거운동규제의 정당화논리를 접목하여, 선거의 공정성과 정치적 표현의 자유 및 선거운동의 자유의 조화를 위한 보다 정치한 논리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거운동영역에서의 헌법이론의 발전이 이루어졌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 결정 이후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운동은 상시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실제로 인터넷 선거운동을 규제하던 조항의 삭제를 통해서 공직선거법이 개정됨으로써, 선거실무에서 일반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 및 선거운동의 자유가 실질적으로 확대되었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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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헌재 2011. 12. 29. 2007헌마1001등,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등 위헌확인.

2)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인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과 이와 거의 유사한 취지의 내용을 담고 있던 조항들에 대해서 줄곧 합헌결정을 선고해 왔다(헌재 1995. 4. 20. 92헌바29; 헌재 2001. 8. 30. 99헌바92등; 헌재 2001. 10. 25. 2000헌마193; 헌재 2001. 12. 20. 2000헌바96등; 헌재 2002. 5. 30. 2001헌바58; 헌재 2006. 5. 25. 2005헌바15; 헌재 2007. 1. 17. 2004헌바82; 헌재 2009. 5. 28. 2007헌바24). 특히 인터넷상의 UCC에 대해서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의 ‘이와 유사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처벌하는 것의 위헌 여부와 관련하여서 합헌결정을 내린 바 있다(헌재 2009. 7. 30. 2007헌마718).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이 인터넷 사전선거운동사건에서 종전의 2007헌마718결정을 이 사건 결정과 저촉되는 범위 내에서 변경하게 된다.

3) Miami Herald Publishing Co. v. Tornillo, 418 U.S. 241(1974).

 

월, 2015/07/2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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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명예훼손 심의규정 개정,

공인에 대한 비판 차단 위해 남용될 위험만 있어

현행 심의규정대로도 약자보호 충분

사법부판단 후 심의 ‘내부규칙’ 제정은 비판여론 잠재우기 위한 눈가림

 

1. 지난 17일(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주최 “인터넷명예훼손심의제도 개선토론회”에서 박효종 위원장은, 당사자 아닌 제3자의 신고만으로 명예훼손성 게시물에 대한 조치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심의규정 개정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하여 ‘공인의 경우에는 사법부에서 유죄 판단을 내린 경우에만 제3자 신고를 허용하는 것이 타당’하며, ‘이번 개정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의 이러한 주장은 이번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이유의 핵심 사항인 ‘공인에 대한 비판 차단에 남용될 것’이란 우려를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또한 현행 심의규정대로도 얼마든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가 가능함에도 사회적 약자보호를 내세워 개정을 강행하려는 것의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아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박 위원장은 개정안을 철회해야 한다.

2. 박 위원장은 ‘공인의 경우에는 사법부에서 유죄 판단을 내린 경우에만 제3자 신고를 허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위원회의 ‘내부 규칙’에 이를 반영하겠다고 하였다. 이는 이번 심의규정 개정이 대통령 및 고위공직자 등 공인에 대한 비판 여론을 차단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것이란 우려를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해당 ‘심의규정’상에 명문화시키는 것도 아니라 ‘내부규칙’으로 반영하겠다는 것은 실효성도 없을 뿐 아니라 그 진정성마저 의심하게 한다. 위원회 운영을 위한 세부사항을 정하는 내부규칙은 위원회 자체적으로 제개정이 가능하고 외부의 의견수렴이나 견제를 받을 장치가 사실상 없다. 또한 위원장 스스로 밝혔듯이 9명의 심의위원들 중 1인의 의견에 불과하여 일단 문제의 심의규정 개정이 통과되고 난 후 다른 위원들이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내부규칙으로도 수립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박 위원장의 제안은 비판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눈가림에 불과하다.

3. 나아가 ‘사법부의 판단’이 무엇인지, ‘사법부의 판단을 받은 명예훼손적 표현’의 범위가 어디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예를 들면 만일 ‘만만회’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박지원 의원에 대하여 또는 ‘박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을 거론한 산케이신문 기자에 대한 명예훼손 재판의 1심에서 유죄판결이 내려진다면, 박지원 의원이나 가토국장의 오프라인 발언 및 기사를 전한 인터넷상 모든 글들에 대하여 제3자 신고가 가능하다는 것인지, 항소심에서 결과가 바뀌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박 위원장이 제시한 방안 역시 근본적인 대책일 수 없다.

4. 또한 위원장은 이번 개정이 ‘노인, 장애인, 미성년자 등 사회적 약자 및 성행위 동영상 피해 여성 등을 위하여 도입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성년자나 장애인들은 현행 규정으로도 ‘대리인’이 신고를 할 수 있어, 이들의 가족들 혹은 주변 지인, 선생님, 보호기관의 보호자 등이 대신 심의 신청을 할 수 있다. 한편, 성행위 동영상의 경우에는 명예훼손 정보가 아닌, 성폭력처벌특례법상의 카메라 등 촬영죄 위반의 ‘불법정보’로 처리하면 지금도 방심위가 당사자의 심의신청 없이 해당 동영상들을 모니터링하여 심의에 부칠 수 있다.즉, 현행 규정으로도 방심위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명예훼손성 정보는 충분히 조치할 수 있고, 따라서 개정을 통해 이들에 대한 권리구제 가능성이 확대될 여지는 거의 0에 가깝다고 할 것이다.

5. 결국, 다시금 이번 방심위의 심의규정 개정의 의도가 무엇이냐는 질문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다. 상위법과의 충돌이라는 주장도 법률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설득력이 없고, 개정으로 달성할 수 있는 사실상의 공익도 없는 상황에서, 공인들에 대한 비판 차단을 위해 남용될 위험만이 남은 이번 심의규정 개정안은 철회되어야 할 것이다. 끝.

 

2015년 8월 19일

 

참여연대, 민주시민언론연합, (사)오픈넷,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진보네트워크센터,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NCCK 언론위원회

수, 2015/08/1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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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관련 판례 10선]

- 다섯 번째 판례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시정요구 사건1) -*

 

1. 사건의 배경

甲은 포털사이트인 ○○의 블로그에 재활용 폐기물로 생산된 국내산 시멘트의 유독성에 관한 글을 게재하였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한국□□협회 등으로부터 이 게시글에 대한 심의신청이 제기되자, 이를 심의한 후 이 게시글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 제44조의7 제1항 제2호 소정의 불법정보인 ‘비방 목적의 명예훼손 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09. 4. 24.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방송통신위원회법’이라 한다) 제21조 제4호, 같은 법 시행령 제8조 제1항, 제2항에 근거하여 ○○에 대하여 이 게시글의 삭제를 요구하였다(이하 ‘이 사건 시정요구’라 한다). 甲은 이 사건 시정요구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제기하였으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2009. 6. 23. 이의신청을 기각하자, 2009. 8. 31.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이 사건 시정요구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며, 서울행정법원은 2010. 2. 11. 甲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항소하여 항소심 계속 중이던 2010. 6. 8. 甲은 방송통신위원회법 제21조 제4호,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2호에 대하여 서울고등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하였고, 서울고등법원은 2011. 2. 1. 그 중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및 시정요구의 법적 근거조항인 방송통신위원회법 제21조 제4호(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2)에 대한 신청을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여 헌법재판소에 이르게 된 것이다.

 

2. 헌법재판소 결정의 주요 내용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에서 내린 핵심적인 판시사항은 다음 두 가지이다.

첫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의 법적 성격이다. 이와 관련하여 공권력 행사의 주체인 국가행정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등에게 조치결과 통지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등이 이에 따르지 않는 경우 방송통신위원회의 해당 정보의 취급거부‧정지 또는 제한명령이라는 법적 조치가 예정되어 있으며, 행정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게 되는 결과의 발생을 의도하거나 또는 적어도 예상하였다 할 것이므로, 이는 단순한 행정지도로서의 한계를 넘어 규제적ㆍ구속적 성격을 갖는 것으로서 헌법소원 또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보았다.

둘째,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및 시정요구의 법적 근거조항인 방송통신위원회법 제21조 제4호의 위헌 여부이다.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건전한 통신윤리’라는 개념은 다소 추상적이기는 하나, 전기통신회선을 이용하여 정보를 전달함에 있어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질서 또는 도덕률을 의미하고,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보(이하 ‘불건전정보’라 한다)’란 이러한 질서 또는 도덕률에 저해되는 정보로서 심의 및 시정요구가 필요한 정보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며, 정보통신영역의 광범위성과 빠른 변화속도, 그리고 다양하고 가변적인 표현형태를 문자화하기에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위와 같은 함축적인 표현은 불가피하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명확성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① 불건전정보에 대한 규제를 통하여 온라인매체의 폐해를 방지하고 전기통신사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는 점, ②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 하여금 불건전정보의 심의 및 시정요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 달성에 적절한 방법이라는 점, ③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른 시정요구는 정보게시자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하고자 시행령에서 단계적 조치를 마련하고 있고, 시정요구의 불이행 자체에 대한 제재조치를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며, 달리 불건전정보의 규제수단으로 표현의 자유를 덜 침해할 방법을 발견하기 어려우므로,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는 점, ④ 인터넷 정보의 복제성, 확장성, 신속성을 고려할 때 시정요구 제도를 통해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이라는 공익을 보호할 필요성은 매우 큰 반면, 정보게시자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해당 정보의 삭제나 해당 통신망의 이용제한에 국한되므로, 법익균형성도 충족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3. 사건의 의의

이 사건은 소위 ‘최△△ 목사 사건’으로서,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의 법적 성격을 최종적으로 확인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사건의 배경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2011년 2월 1일 최△△ 목사 사건의 제2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은 사건심리 중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및 시정요구제도의 법적 근거조항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방송통신위원회설치‧운영법’이라고 함) 제21조 제4호에 대한 최△△ 목사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동 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판을 제청하는 결정을 내렸다.3) 담당 재판부는 위헌법률심판제청결정을 내리면서 명확성원칙 위반, 과잉금지원칙 위반 등을 그 이유로 제시하였다.

그런데 법원의 위 위헌법률심판제청결정의 내용 및 취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위헌법률심판제청결정의 계기가 된 당해사건(본안에 해당하는 사건)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당해사건은 바로 최△△ 목사가 자신의 블로그에 게시한 소위 ‘쓰레기 시멘트’ 관련 게시글이 한국□□협회 등의 명예를 훼손하는 불법정보에 해당되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심의 및 삭제의 시정요구를 한 것이 행정소송법상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실제 이 사건에서 다투어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처분이 적법한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이었다.

제1심 법원은 불법정보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하였고, 실제 이 사건에서 다투어진 시정요구처분은 관련 게시글이 ‘비방목적의 명예훼손정보’ 즉, 불법정보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4) 하지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측이 항소를 하여 제2심에 계류 중이었는바, 소속계속 중 최△△ 목사측이 이 사건 시정요구의 법적 근거조항인 방송통신위원회법 제21조 제4호에 대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고, 담당 재판부가 이를 인용하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결정을 하게 된 것이다. 담당 재판부의 위헌법률심판제청결정으로 인하여 분쟁의 양상은 ‘불법정보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는지 및 개별 명예훼손정보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가 적법한지 여부’ 문제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제도의 법적 근거조항인 ‘방송통신위원회법 제21조 제4호의 위헌 여부’ 문제로 전환되게 된다. 그리고 후자와 관련된 분쟁의 해결은 헌법재판소로 넘어 가게 되었고, 결국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이 나오게 된 것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 사건에서 헌법재판소 결정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불법정보를 비롯한 인터넷 콘텐츠를 대상으로 하는 행정기관의 심의 및 시정요구에 대한 ‘행정소송법적 통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현행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전신인 정보통신윤리위원회 및 동 위원회의 행정작용의 법적 성격과 관련한 논란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우선 과거의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의한 청소년유해매체물의 심의‧결정에 대해서는, 대법원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적이 있다.5) 하지만 불법정보에 대한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심의 및 시정요구는 직접적인 법적 강제력이 없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존의 판례의 입장이었다.6) 그런데 기존의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심의기능과 기존 방송위원회의 기능 중 심의기능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최△△ 목사 사건의 제1심 법원은 불법정보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에 대해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으로 인정하게 된다.

그동안 정보통신윤리위원회뿐만 아니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측은 자신이 행하는 시정요구는 단순히 권고적 효력만을 가지는 비권력적 사실행위인 행정지도에 불과하여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을 해왔다. 하지만 법원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구성과 조직, 권한, 법적 성격, 시정요구제도의 기본구조 등을 고려하여, 이용자(게시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성을 인정하였다. 비록 대법원의 판결은 아니지만, 최△△ 목사 사건의 제1심 법원이 기존의 판례와는 정반대로 행정처분성을 인정하였다는 것은 결국 불법정보를 비롯한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및 시정요구에 대해서 ‘사법적 통제’의 필요성을 인정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헌법재판소가 행정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는 단순한 행정지도로서의 한계를 넘어 규제적ㆍ구속적 성격을 갖는 것으로서 헌법소원 또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최△△ 목사 사건의 제1심 법원의 입장을 지지함으로써, 이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에 대해서는 행정소송을 통한 구제가 가능해지게 된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이러한 입장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시정요구 사건’과 같은 날에 선고된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서 2008년도에 일어난 소위 ‘조중동 광고불매운동’과 관련된 사건에서도 동일하게 선언되었다.7) ‘조중동 광고불매운동 사건’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일부 네티즌들이 포털사이트인 ○○ 내의 ‘▽▽’ 게시판과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이라는 인터넷 카페에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에 광고를 게재한 회사들의 이름과 전화번호 목록을 작성하고, 위 회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위 각 신문사에 대한 광고 게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자는 취지의 게시글을 작성하여 등록을 하였다. 포털사이트 ○○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이 사건 각 신문사에 대한 광고게재중단 캠페인과 관련한 게시글들에 대하여 심의를 신청하였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포털사이트 ○○이 심의신청한 게시글 중 일부 게시글들이 불법정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포털사이트 ○○에 대해서 ‘해당 정보의 삭제’라는 시정요구(이하 ‘이 사건 시정요구’라고 한다)를 하였다. 이에 포털사이트 ○○은 이 사건 시정요구에 따라 당해 게시글들을 삭제하였다. 그러자 삭제된 게시글들을 작성‧등록한 이용자들이 이 사건 시정요구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한 것이다.

‘조중동 광고불매운동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의 법적 성격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시정요구 사건’에서와 똑같이 헌법소원 또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라고 보면서, 동시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를 공권력의 행사라고 보는 이상 이는 항고소송의 대상에 해당하는 행정처분이라 할 것이고, 이 사건에서 삭제당한 게시글들을 작성‧등록한 이용자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에 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받을 우려가 있으며, 관련 법령에 이용자들의 이의신청권을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들 이용자들의 원고적격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들 이용자들은 이 사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에 대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한편 최△△ 목사 사건의 제2심 법원인 서울고등법원도 이 사건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후 내려진 판결에서 제1심인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을 유지하면서 피고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항소를 기각하게 된다.8)

둘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의 법적 근거조항인 방송통신위원회법 제21조 제4호에 대해서 명확성원칙,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함으로써,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및 시정요구제도에 대해서 합헌성을 인정하였다. 이 사건은 그동안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및 시정요구제도의 합헌성을 인정함으로써, 그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그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헌법이론적인 측면에서 문제는 남아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즉 “사법부의 판단 이전에 행정기관이 일정한 표현물이나 정보의 불법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함과 동시에 그를 전제로 삭제 등의 시정요구를 통해 당해 표현물이나 정보의 유통을 금지하는 것”으로 정의를 내릴 수 있는 행정심의가 사실상 행정기관에 의한 검열의 위험성을 갖고 있지 않은가라고 하는 문제가 근본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가인권위원회가 2010. 10. 18.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의한 심의 및 시정요구가 사후심의에 해당한다고 할지라도 행정기관의 자의적 통제를 허용할 여지가 있어 사실상 검열로서 기능할 위험이 매우 높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정보통신심의에 대해서는 민간자율에 위임할 것을 제안한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에 기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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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 소개하는 판례와 해설은 커뮤니케이션 이해총서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관련 판례 10선」(커뮤니케이션북스, 2015년)에 소개된 내용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그리고 이 게시글은 오픈넷 홈페이지 하단에 있는 “별도 표시가 없는 한 오픈넷에 게시된 내용은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이용허락표시와 달리 출판사의 출판권에 따라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1) 헌재 2012. 2. 23. 2011헌가13,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4호 위헌제청

2)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1조(심의위원회의 직무) : 심의위원회의 직무는 다음 각 호와 같다.
    4. 전기통신회선을 통하여 일반에게 공개되어 유통되는 정보 중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보의 심의 및 시정요구.

3) 서울고등법원 2011. 2. 1. 2010아189,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4) 서울행정법원 2010. 2. 11. 2009구합35924, 시정요구처분취소. 행정사건인 2009구합35924사건에서 피고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 사건 시정요구의 처분성 여부와 관련하여, “피고는 민간인으로 구성된 독립기구의 성격을 지니고 있을 뿐 행정청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설령 행정청이라고 본다고 하더라도 방송통신위원회설치‧운영법상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등이 피고의 시정요구에 응할 의무가 없으므로, 이 사건 시정요구는 단순히 권고적 효력만을 가지는 비권력적 사실행위인 행정지도에 불과하여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5) 대법원 2007. 6. 14. 2005두4397, 청소년유해매체결정취소.

6) 서울행정법원 2001. 5. 4. 2001구3555, 이용정지처분취소.

7) 헌재 2012. 2. 23. 2008헌마500,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4호 위헌확인 등.

8) 서울고등법원 2012. 5. 3. 2010누9428, 시정요구처분취소.

 

화, 2015/08/2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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