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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304] 성완종 리스트, 어느 새 유야무야인가? : 또 다시 의심스러운 검찰 독립성

[시평 304] 성완종 리스트, 어느 새 유야무야인가? : 또 다시 의심스러운 검찰 독립성

익명 (미확인) | 수, 2015/05/06- 16:02

 

[시민정치시평 304] 

 

성완종 리스트, 어느 새 유야무야인가?

: 또 다시 의심스러운 검찰 독립성

 

박주민 변호사,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성완종 리스트'가 세상에 알려졌을 때 세상에 큰 파문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었던 순간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지나자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게 되었다. 정치적 파문을 불러올 수 있는 사건이 유야무야로 끝나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보았었고, 이번 성완종 리스트 역시 그럴 운명으로 보였던 것이다.

 

리스트가 겨냥하고 있던 정권은 아직 임기가 많이 남아 있는 상태로 쓸 수 있는 수단이 너무 많다. 그 중 검찰 리스트가 담고 있는 내용의 폭발력은 크지만 그것을 입증할 만한 자료는 여전히 묻혀 있는 상태에서 검찰의 수사만 통제하면 얼마든지 실제 내용과 다르게 작은 폭발로 그치게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안 좋은 예상이 실현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들고 있다. 우선 성완종 전 회장이 금품을 전달했다고 밝힌 사람들 중에 개인적으로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에 대해서만 수사가 시늉을 내고 있고, 대선 자금이나 총선 자금과 연결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시늉조차 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성완종 전 회장은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캠프에서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은 홍문종 의원에 2억 원을 줬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성완종 전 회장만의 주장이 아니다. 다른 보충 증거들이 있다. 경남기업의 재무 담당 한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 역시 박 후보 대선 캠프에 2억 원이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검찰에 밝혔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대선 캠프 부대변인을 맡았던 김모 씨에게 전달했다는 진술도 나왔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렇지만 검찰은 돈을 받아 전달했다는 김모 씨도, 이를 받았다는 홍문종 의원도 조사 대상에 올리지 않고 있다. 이미 언급했지만 개인적으로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보이는 이들에 대한 수사와는 너무 차원이 다르게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비슷한 예로 홍준표 지사에 돈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4차례나 불러 조사한 것과 확연히 구분된다.

 

이런 수사의 형평성도 문제가 되지만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대선 자금과 관련된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것이다. 수사가 제자리를 맴도는 동안 혐의자들끼리 말을 맞추거나 증거를 인멸할 수 있다. 뇌물이나 불법 정치 자금의 수수는 워낙 은밀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관련 의혹들은 관련자들의 진술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고, 아주 작은 증거라도 찾아야 진행된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대선 자금과 관련된 지지부진한 수사는 곧 무죄 방면을 의미할 수도 있다. 

 

옛날에도 그랬지만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은 지속적으로 의심받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특검이 쉽게 이야기되는 것이다. 검찰은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우리는 지난 대선 당시 어느 캠프에서건 검찰 개혁을 대선의 핵심 공약으로 삼았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물론 선거가 끝나 검찰이라는 무기를 손에 든 쪽은 어느 쪽이든 항상 다시 검찰을 그 상태 그대로 두기는 하지만. 이번 수사를 계기로 검찰이 정치적 독립성과 관련하여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참고로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일자 정치권의 진면목을 하나 볼 수 있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상설특검법이 아닌 별개의 특검법을 이야기한 것이다. 아시다시피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을 위해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특별법을 주장하자 상설특검법으로 충분하다고 이야기했던 이들이 바로 새정치민주연합이다. 이 모순적 태도를 어떻게 해명할지 너무 궁금하다. 그들은 바보인가. 아니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이 두려웠던 것인가.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http://www.pressian.com/ '시민정치시평' 검색  


* 본 내용은 참여연대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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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00여 개중 10개만 공소사실에 포함시킨 이유 밝힐 것 요구해 
정치관여 금지 조항 중 일부만 적용한 이유도 물어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건의 철저한 수사와 공소유지가 검찰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촉구하며 검찰에 <공개질의서: 국정원 직원 ‘좌익효수’ 부실기소한 검찰에 공개질의(총4쪽)>를 전달하였다.)

 

지난 4월 21일 대선개입 국정원 직원 ‘좌익효수’ 사건에 대해 법원의 1심 재판부는 유 모 씨에게 국정원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국정원 직원인 유 씨의 댓글 사건은 국가정보기관 및 그 직원이 공직선거에 관여하였다는 혐의가 짙다는 점에서 헌법질서에 도전하고 민주사회의 근간을 뒤흔든 매우 중차대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부실하게 기소한 여전히 의혹이 남아있는 실정이다.

 

참여연대는 △검찰의 선별적 댓글 기소에 관해 질의하였다. 검찰이 국정원 직원 유모 씨가 작성한 글 중 735개 정도의 댓글이 국정원법을 위반하여 선거개입의 혐의가 있는 것으로 이미 파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단 10개의 댓글만을 공소사실에 포함시킨 근거를 밝힐 것을 요구하였다. 참여연대는 직원 유 씨의 댓글 개수가 법원의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일부 댓글만 선별한 이유에 대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공소사실에 포함된 댓글, 불포함된 댓글, 당시 야당 유력인사 비난 댓글, 당시 박근혜 대통령후보 지지 댓글을 예시로 들어 판단근거를 요구하였다.

 

또한, 질의서는 △국정원법 제9조 정치관여 금지 조항과 관련하여, 유 모 씨의 댓글 활동은 비단 선거기간에만 국한되지 않았고 따라서 국정원법 제9조 제2항 제2호 위반 혐의도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또한 1심 재판부가 국정원 직원 유 모 씨의 댓글달기 행위는 ‘선거와 관계없이’이뤄진 것으로 판단해 국정원법 무죄 판결을 했기 때문이다. 이에 참여연대는 국정원법 제9조 제2항 제4호만 적용한 근거, 같은 조 제2호 적용에 대한 입장을 밝히길 요구했다.

 

참여연대는 언론에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다른 국정원 직원 3명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5월 9일까지 검찰의 답변을 요청한 가운데, 부실․봐주기 수사, 권력 오․남용 수사 등 검찰의 행태에 대한 시민의 감시를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는 최근 박근혜정부 3년 검찰보고서(3/23) 등 검찰보고서를 8년째 발행해오고 있다. 

 

 

국정원 직원 ‘좌익효수’ 부실기소한 검찰에 공개질의

 


안녕하십니까.

 

18대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대공수사국 직원 유 모 씨는 2011년 1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서 ‘좌익효수’라는 아이디로 16개의 글과 3,450여개의 댓글을 올렸습니다. 이에 검찰은 고소, 고발된 유 씨에 대해 국가정보원법(이하 국정원법) 9조(정치 관여 금지) 위반 혐의로 수사에 착수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이 이 사건 수사를 담당했다가 이후 지검장 박성재 – 2차장 이상호- 부장 김신— 주임검사 이정배로 이어지는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가 본 사건을 담당했습니다.

 

국정원법 9조 위반과 관련하여 검찰은 조사과정에서 735개 정도의 댓글이 선거개입과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 씨에 대한 고발이 접수된 지 2년 4개월이 지나서야 단 10개의 댓글만을 공소사실에 포함해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였습니다.

 

이에 법원의 1심 재판부는 “불과 3일 동안 단지 6회에 그친”, “불과 이틀 동안 단지 4회에 그친”이라고 지적하며 “특정 후보자의 낙선을 도모하려는 능동적이고 계획적인 행위를 의도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이유로 유 씨의 정치관여 특히 선거운동 금지와 관련한 국정원법 9조 위반 혐의에 대해 지난 4월 21일 무죄 판결 내렸습니다(사건번호 서울중앙지법 2015고단7220).

 

판결문을 보면 국정원 직원 유 씨의 댓글 개수가 법원의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 명백합니다. 때문에 1심 판결 이후 검찰이 공소사실에 단 10개의 댓글만을 포함시킨 이유에 대해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검찰이 국정원 직원 유 씨의 혐의뿐만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국정원의 조직적인 선거 개입에 대한 의혹을 해소시켜 주리라 기대하였던 국민들의 실망이 현재 이만저만 큰 것이 아닙니다.

 

국정원 직원 유 씨의 댓글 사건은 국가정보기관 및 그 직원이 정치 및 공직선거에 관여하였다는 혐의가 짙다는 점에서 헌법질서에 도전하고 민주사회의 근간을 뒤흔든 매우 중차대한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의 재판에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사건의 철저한 수사와 공소유지가 검찰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측정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입니다.

 

이에 아래와 같이 검찰에 질의하오니 검찰 수사․기소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한다는 차원에서 성실히 답변해주시길 요청합니다.

 


1. 선별적 댓글 기소에 관한 질의

 

질의①
국정원 직원 유 씨가 작성한 글 중 735개 정도의 댓글이 국정원법을 위반하여 정치 및 선거개입의 혐의가 있는 것으로 검찰은 이미 파악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10개의 댓글만을 공소사실에 포함시켰습니다.
그렇게 판단한 근거가 무엇이었는지 밝혀주십시오.

 

질의②
ⓐ“구태정치꾼이 되어 가는구나... 정치권력이 그렇게 탐나더냐. 철수○○... 너도 오늘부터 구탱다... 붕신 은둔형외톨이○○”
ⓑ“손학규는 배신자라는 컨셉이 너무 강하고 좌익으로 변절한 매국노이기 때문에 더 힘들걸.”

위 글은 공판기록 중 언론에 공개된 유 씨의 댓글들 중 일부분입니다. 두 개 모두 당시 유력한 야당 인사에 대한 댓글이지만, 이 중 하나는 공소사실에 포함되었고 다른 하나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판단근거는 무엇이었는지 밝혀주십시오. 그 판단이 지금도 유효한지, 수정할 계획이 있는지 밝혀주십시오.

 

질의③
“역시 개간지 나는군. 우리의 여황제님이시다. 이번에 뽑아 놓고 종신여왕으로 임명하자”

위는 공판기록 중 언론에 공개된 유 씨의 댓글 중 일부분입니다. 이는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글임이 명백해 보입니다. 그러나 이 댓글은  공소사실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판단근거는 무엇이었는지 밝혀주십시오. 그 판단이 지금도 유효한지, 수정할 계획이 있는지 밝혀주십시오.

 

질의④
검찰은 700여 개의 댓글에 대한 판단 기준을 투명하게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항소심에서 공소사실의 변경·추가를 통해 국정원 직원 유 씨의 정치 및 선거개입 혐의를 입증할 계획과 의지가 있는지 밝혀주십시오.

 

2. 국정원법 제9조 정치 관여 금지 제2항 2호 및 4호 관련 질의

 

국정원법 제9조는 국정원 직원의 정치관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 직위를 이용하여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지지 또는 반대 의견을 유포하거나, 그러한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찬양하거나 비방하는 내용의 의견 또는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제9조 2항 2호)와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의 선거운동을 하거나 선거 관련 대책회의에 관여하는 행위’(제9조 2항 4호) 등을 국정원 직원에게 금지하는 정치 관여 행위라 보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재판을 맡은 법원은 국정원 직원 유 씨가 ‘각 댓글을 게시하기 훨씬 전부터 선거와 관계없이 상당한 기간 동안 야권의 여러 정치인들에 대하여 매우 저속하고 과격한 표현으로 비방하는 댓글을 지속적으로 달아 온 것과 일관된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유 씨의 댓글달기 행위가 ‘선거와 관계없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하고 국정원법 위반에 대해 무죄 판결에 하기에 이르게 됩니다.

그런데 유 씨의 댓글 활동은 비단 선거기간에만 국한되지 않았고 따라서 국정원법 제9조 2항 2호 위반 혐의도 짙다고 판단됩니다.

 

질의①
국정원 직원 유씨의 활동을 제9조 2항 4조 위반으로 국한하여 판단한 기준은 무엇이었는지 밝혀주십시오. 

 

질의②
항소심에서 제9조 2항 2호의 위반 혐의를 공소사실 변경에 포함할 계획이 있는지 밝혀주십시오.

 

질의③
검찰은 언론에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다른 국정원 직원 3명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도 하지 않고 입건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에 대한 앞으로의 수사 계획은 무엇인지 밝혀주십시오.

검찰의 분발을 촉구하며 2016년 5월 9일(월) 오후 5시까지 질의에 대한 신속한 답변을 요청합니다.
 

 

월, 2016/05/0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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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정치시평 306]

 

"학교 앞 화상경마장, '어린 양' 덮치려 합니다"

학생들의 학습권, 생명권 침해하는 화상경마장

 

 

김율옥 성심여자고등학교 교장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를 아시지요? 

 

마을 사람들이 자신들의 양(羊)을 돌보도록 양치기 소년을 고용하였는데,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으로 마을 사람들을 불러들였습니다.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에 '두 번이나' 속은 마을 사람들은 양치기 소년이 '세 번째', 진짜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쳤을 때에는 아무도 달려오지 않았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학교장이 되기 직전에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를 다시 들었습니다. 그리고 두 가지 질문을 받았습니다. 하나는 양치기 소년이 왜 거짓말을 했는지, 혹은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는지 생각해 보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양치기 소년의 말을 믿지 않았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났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양치기 소년이 혼자 있는 것이 너무 심심해서 거짓말을 했는지, 마을 사람들이 오기 전에 진짜 늑대가 나타난 것을 보았는지, 그것도 아니라면 늑대가 나타날 것이 두려워 환상을 보았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마을 사람들이 소년의 말을 믿지 않았을 때- 혹은 믿지 않기로 했을 때, 사람들은 양치기 소년들에게 맡겨두었던 '자신들의 양(羊)'의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입니다. 예쁘고 어린 양부터 늑대에게 목덜미를 물리고 창자를 찢긴 채 피를 흘리며 죽었다는 것입니다. 

 

교실에서 마주 보이는 학교 앞 235미터 안에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화상경마도박장이 들어섰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를 떠올렸습니다. 학교 앞 화상경마장을 막아내지 못했을 때 생겨날 '아이들의 죽음'을 생각했습니다. 예전에 보았던 화상경마도박장 주위의 풍경에서 뿜어 나오는 죽음의 냄새와 기운들을 기억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건물 주위에 살면서, 또 그 주위로 오고 가면서 미래를 위한 꿈을 꾸고 배우며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화상경마도박장과의 싸움을 시작했고, 어느새 3년째에 접어들었습니다.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고자 시작한 싸움은 '생명'보다 '돈'을 앞세우는 힘들을 보게 하였습니다. 국가 공기업인 한국 마사회는 화상경마를 통해 얻는 수입과 이에 근거한 세금 규모의 크기로 학교 앞 화상경마도박장을 정당화하려고 합니다. 말 산업 육성을 내세우는 마사회의 수입 가운데 70%가 화상경마도박장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사회가 '돈'을 앞세워 숨기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화상경마도박장 이용자의 도박중독률은 실제 경마장 이용자의 2배에 이른다는 사실입니다. 

 

한국 마사회의 매출 이익이나 지불하는 세금의 크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 생명입니다. 서민들의 주머니에서 걷어 들인 매출액과 세금의 규모가 아무리 크다고 해도 경마도박으로 인해 발생하는 개개 인간의 파괴와 그로 인한 죽음의 문화를 덮어버릴 수는 없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학교 앞 화상경마장과 같은 사행을 통한 소득의 창출이 허용되고 장려하고 확대될 때, 우리 아이들은 열심히 일해 소득을 얻는 올바른 경제 가치를 배울 수 없습니다. 오히려 한탕주의의 가치를 통해 아이들은 미래 세대가 배우고 익혀야 할 올바른 지성을 손상하게 되고, 정의를 실천하려는 의지의 손상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올바른 가치를 배우지 못할 때, 우리의 미래는 생명을 보존하고 지킬 수 없습니다. 따라서 화상경마도박장의 위험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는 것은 아이들은 물론, 우리 모두의 생명을 지키는 일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복음의 기쁨>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돈이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를 지배하도록 순순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현재의 금융 위기는 그 기원에 심각한 인간학적 위기가 있다는 것도 간과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곧 인간이 최우선임을 부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새로운 우상을 만들어 냈습니다. 고대의 금송아지에 대한 숭배가 돈에 대한 물신주의라는, 그리고 참다운 인간적 목적이 없는 비인간적인 경제 독재라는 새롭고도 무자비한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복음의 기쁨 55) 

 

최근 한국마사회는 마치 양의 탈을 쓴 늑대처럼, 화상경마도박장의 이름을 '렛츠런 CC'로 바꾸고 그 본질을 숨기고 있습니다. 이것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마사회는 상부기관인 농림축산식품부에 보고한 승인 신청서에서 학교와의 거리를 110미터 이상 확장하여 보고하고, 지도에 표시된 학교의 이름도 삭제하여 보고하면서 학교 앞 화상경마장 입점의 문제를 숨겼습니다. 주민들 몰래 도박장 건물을 짓고, 아이들의 교육 환경을 지키려는 주민들의 노력을 권력의 힘으로 억압하였습니다. 주민대책위와 대화 과정 중에도 일방적인 시범 개장과 평가를 실시한 것은 물론, 대화 과정에서 마땅히 전제되어야 할 상호신뢰를 위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돈보다 생명이, 돈보다 아이들의 교육환경이 더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화상경마도박장이 그 이름과 모습을 바꾸어도 죽음의 문화를 가져온다는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양의 탈을 쓴다고 늑대가 양이 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 거짓을 꿰뚫어 보기에 화상경마도박장이 학교 앞에서 추방될 그 날까지 이 싸움을 지속해야 합니다. 화상경마도박장이 아이들의 생명을, 올바른 가치를 교육받는 것을 훼손하는 한, 이 싸움을 멈출 수 없기 때문입니다. 늑대로부터 양을 지키듯, 우리들의 아이들을 돌보는 것은 이 땅의 교사, 부모, 이웃을 포함한 모든 어른의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http://www.pressian.com/ '시민정치시평' 검색  


* 본 내용은 참여연대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수, 2015/05/2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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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전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있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안종범 전 경제수석

▲ 박근혜 전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있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안종범 전 경제수석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불법 미용시술을 했던 김영재 씨의 중동진출 사업과 관련된 기업 대원어드바이저 이현주 대표 일가에 대한 세무조사에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관련돼 있다는 증언이 확인됐다. 김영재 박채윤 부부가 안종범 전 경제수석에게 세무조사를 집요하게 요구했고, 안 전 수석이 우 전 수석과 논의를 거쳐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안 전 수석이 “김영재 박채윤이 이렇게 집요하게 하니까 나도 지겹다”는 말을 주변에 하고 다닌 사실도 드러났다. 뉴스타파는 최근 김진수 전 청와대 고용복지비서관의 특검 진술기록을 입수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우 전 수석 등 박근혜 청와대의 핵심관계자들이 김영재 의원 관련 기업 세무조사에 관여된 사실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박 전 대통령과 국세청 측은 이현주 일가에 대한 세무조사 문제에 대해 “청와대가 관여한 바 없으며, 탈세제보에 의한 정상적인 세무조사였다”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김 전 비서관의 진술내용은 “이현주 일가에 대한 세무조사가 김영재 의원 중동진출 지원 무산으로 인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던 특검의 발표내용(지난 3월 6일)과도 차이가 있다.

“안종범 우병우가 국세청에 세무조사 지시”

2014년 8월부터 청와대 고용복지비서관을 지낸 김진수 전 비서관은 지난 2월 7일 특검에 임의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그는 안 전 수석은 물론 안 전 수석의 보좌관이던 김모 씨와도 오랜 친분이 있던 사람이다. 조사 당시 그는 자신이 재직 중 알게 된 대통령 지시사항을 이렇게 설명했다.

제가 (청와대 재직) 당시 알게 된 것은 1. 이현주에 대한 세무조사 건, 2.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의 중동 진출, 3.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의 서울대병원 납품 건, 4. 존제이콥스의 면세점 입점 건입니다. 위 사항들은 제가 대부분 진술한 부분이나, 이현주에 대한 세무조사건과 존제이콥스 면세점 입점 건은 오늘 처음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김진수 전 고용복지비서관 특검 진술

김 전 비서관에 따르면, 2015년 4월 시작된 이현주 일가에 대한 세무조사건 은 조원동 경제수석이 경질된 뒤 후임자였던 안 전 수석에게 인수인계된 사항이었다. 안 전 수석은 세무조사 문제를 우병우 전 수석과 수차례 논의했고,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하도록 지시한 뒤 조치결과를 보고받았다. 김 전 비서관은 세무조사 착수 배경을 특검 수사과정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이현주에 대한 세무조사 건에 대해서는 김영재와 (부인) 박채윤이 집요하게 괴롭힌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현주에 대해 국세청에서 세무조사를 하도록 시켰고, 그 결과에 대해 소송이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데 안 전 수석이 ‘김영재 박채윤이 이렇게 집요하게 하니까 나도 지겹다’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김진수 전 고용복지비서관 특검 진술 / 2월 7일

이현주 일가 세무조사에 우 전 수석이 개입했다는 김 전 비서관의 진술은 여러번 이어졌다.

특검: 안종범의 진술에 따르면 대통령이 이현주에 대해 안 좋게 말을 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들은 바가 있는가요.
김진수: 김OO 보좌관 말로는 안종범 수석이 이현주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민정수석 쪽이랑 논의를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특검: 안종범 수석이 민정수석 쪽이랑 무엇을 논의한다는 말인가요.
김진수: 안종범 수석이 민정수석과 함께 이현주에 대한 건으로 많이 논의를 했다고 김OO보좌관으로부터 들었습니다. 제가 들은 내용은 이현주에 대해 국세청 세무조사를 했다는 것과 기재부에 근무하는 이현주의 남편과 동생에 대해 인사조치를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김진수 전 고용복지비서관 특검 진술 / 2월 7일

김 전 비서관은 특검에서 “(안 전 수석의 보좌관) 김모 씨가 김영재 의원 관련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에는 이현주의 이름, 국세청 세무조사, 인사조치 등의 단어가 들어 있었다. 최근 안 수석은 이현주와 관련된 세무조사건에 대해 ‘아직까지 소송을 하고 있어서 지겹다. 이제는 그만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적도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박근혜-안종범-임환수로 이어진 삼각 커넥션

이현주 일가 세무조사에 박근혜 청와대가 깊숙이 관여한 정황을 보여주는 또 다른 수사기록도 뉴스타파 취재결과 확인됐다. 2015년 서울지방국세청(조사2국)이 이현주 일가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한 전후, 안 전 수석과 임환수 당시 국세청장이 이 문제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문자메시지를 수차례 주고받은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세무조사 6개월 전인 2014년 10월, 안 전 수석은 느닷없이 임 전 청장에게 ‘수고했어요’ 라며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세무조사 착수 직전인 2015년 1월에는 임 전 청장이 안 전 수석에게 “보내주신 내용 잘 보았습니다. 우리가 파악하고 있는 팩트와 유사한 내용입니다만, 참고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수석님!”이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박근혜 청와대가 이현주 일가 세무조사에 관여했음을 짐작케하는 대목. 그러나 안 전 수석은 의혹을 부인했다. 다음은 특검 수사기록 중 일부.

특검: 2015년 1.6. 임환수 국세청장이 피의자에게 ‘보내주신 내용 잘 보았습니다. 우리가 파악하고 있는 팩트와 유사한 내용입니다만, 참고하겠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데 무슨 내용인가요.
안종범: 그건 기억이 안 납니다.
특검: 위 문자메시지를 보면 피의자가 임환수 국세청장에게 어떤 자료를 보내준 것으로 보이는데 그게 무엇이었나요.
안종범: 제가 국세청장에게 자료를 보낸 적은 없는 것 같은데요.
특검: 실제로 피의자가 임환수 국세청장에게 자료를 보내준 후에 2015.4.16.경 이현주 일가에 대한 세무조사는 시작되었는데 그렇다면 피의자가 그 세무조사를 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가요.
안종범: 아닙니다. 제가 세무조사를 하도록 지시할 수가 없습니다.

안종범 수사기록/2017.2.18.

안 전 수석과 임 전 청장이 세무조사가 진행중이던 2015년 8월 여러차례 전화통화를 한 사실도 확인됐다. 그러나 안 전 수석은 임 전 청장과 전화통화를 한 이유에 대해서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특검은 임 전 청장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사도 하지 않았다.

안종범, 서울대병원장에 “이현주 조사하라” 지시

안 전 수석과 임 전 청장간의 전화, 문자가 오간 시기 박근혜 청와대가 세무조사와는 별도로 이현주 일가에 대한 내사 수준의 정보수집을 한 사실도 새롭게 확인됐다. 당시 청와대는 2014년 2월 이현주 씨가 김영재 박채윤 씨를 처음 만나 김영재 의원의 중동진출을 논의한 뒤부터 이현주 일가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이런 사실은 안 전 수석이 김진수 전 고용복지비서관, 김모 전 보좌관과 나눈 문자메시지를 통해 확인됐다.

2014년 7월 김모 보좌관이 안 전 수석에게 보낸 문자에는 “UAE(아랍에미레이트) 관련 이현주 대표는 주로 그쪽 관련 이벤트기획을 많이 하면서 고위층과 가까워진 케이스라서 프로젝트 성사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라는 내용이 있다. 또 세무조사가 한창이던 2015년 5월 6일 안 전 수석은 김 전 비서관에게 다음과 같은 문자를 보냈다.

(서울대병원) 오OO원장에게 이현주건으로 칼리파 이면계약 조사해보고 오라고까지 했는데…

안종범 문자메시지

모두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나서 이현주 일가에 대한 세무조사를 기획, 지시했다는 김진수 전 비서관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서울대병원장에게 개인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직권남용, 강요 등 형사처벌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특검 수사는 더 나아가지 못했다.

이현주 일가 세무조사와 관련 박 전 대통령과 국세청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6일 특검 수사결과 발표 직후 내놓은 입장문을 통해 “(청와대가) 세무조사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고, 국세청은 국회에 보낸 여러 답변문, 이현주 씨와 진행중인 행정소송에서 “정상적인 탈세제보에 따른 세무조사였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이번에 확인된 김진수 전 비서관의 증언으로 박 전 대통령과 국세청의 주장은 힘을 잃게 됐다. 진실은 무엇일까. 청와대발 표적세무조사의 피해자인 이현주 대표는 최근 뉴스타파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직원이 10여 명에 불과한 회사를 압박하기 위해 청와대 핵심인사들이 이렇게 많은 일을 벌였다는 사실이 놀랍다. 김영재, 박채윤 씨와 딱 한시간 면담을 했을 뿐인데, 이후 너무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국정원의 사찰, 국세청의 세무조사 등이다. 국회 청문회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공무원인 우리 가족 여러 명은 인사상 불이익도 당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르고 당한 일들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우리 가족에 대한 세무조사와 관련된 것으로 확인된 우병우 전 민정수석, 임환수 전 국세청장에 대해 형사고발을 준비하고 있다.

이현주 대원어드바이저리 대표

특별취재팀

금, 2017/10/2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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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업그레이드' 구조 조정이 필요하다

사내 하청 중심의 생산 시스템 재검토해야

 

박종식 연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전문연구원


보통 사람들의 일상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조 단위 규모의 적자가 조선업과 전방 산업인 해운업에서 발생하였다. 한때 단일 업종 수출액 1위를 차지하기도 했었던 한국 조선업 빅3의 엄청난 적자도 놀랍지만, 앞으로 수만 명의 노동자들이 울산과 거제에서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더욱 당황스럽다. 그리고는 마치 을씨년스러운 유령 도시가 된 것처럼 현지 르포 기사들이 언론사마다 쏟아지고 있다. 더 나아가 정부와 대우조선해양의 최대 주주인 산업 은행의 무능과 고용 보험 이외에 변변찮은 실업 대책 하나 준비하지 못한 무대책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더 나아가서 한국 조선업을 미래 전망이 암울한 사양 산업으로 규정하고 통폐합 방식의 강력한 구조조정과 불황에 대비한 설비 축소 방식의 대책을 주문하고 있다.

 

한국 조선업이 사양 사업이라는 무책임한 규정

 

한국 조선 산업에 대한 일련의 논의들을 한국 조선 산업의 현재 경쟁력과 고용의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진보와 보수 모두 너무나 무책임한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 조선 산업 위기 및 한국 조선 산업의 현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 조선 산업의 진전을 위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먼저 한국 조선 산업이 사양 산업이라는 주장들을 살펴보자. 세계 경제의 침체라는 구조적인 요인으로 인해 한국 조선 산업이 위기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현재 조선 산업의 위기는 한국만의 위기가 아니며, 세계 조선 산업을 주무르고 있는 한중일 조선 산업 모두의 위기이다. 그리고 '사양산업론'에서 말하는 일반적인 근거는 "한국 조선 산업은 기술력에서는 일본에 밀리고, (선박) 가격경쟁력은 저임금의 중국에 밀린다" 또는 "일본이 한국에 조선업 주도권을 넘겨줬듯이, 한국도 중국에 넘겨줄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두 진술은 모두 구체적인 실체를 찾을 수 없는 막연한 이야기에 불과하다.

 

일본 조선 산업에 대한 과대평가

 

먼저 일본 조선 산업의 역량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심각하게 과대평가되어 있다. 일본 조선 산업은 1970년대 이후 두 차례의 구조조정을 거쳐 1990년대 이후 간신히 연명해오고 있으며, 구조조정 결과 설계 인력과 숙련공 부족으로 한국 대형 조선 업체들과 같은 제품 생산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맞춤형 주문 생산'이라는 조선 산업의 특성을 정면으로 무시한 범용 '표준선' 전략으로 해외 선주사들의 외면을 받았고, 그나마 자국 해운업 수요로 버텨왔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선박 대형화, 메가블록 공법 등의 혁신을 주도한 빅3와 달리 중소형 선박, 그 중에서도 수요는 가장 많으나 가장 단순한 선종인 벌크선만을 자동차 찍어내듯이 만들어 왔다. 그런 일본 조선 산업은 반복 제작 경험을 통해 확보한 연비 절감 등 일부 친환경 기술력은 보유하고 있지만, 초대형 선박, 고부가가치 선박 경험 자체가 일천한 일본 업체들이 왜 한국 조선 업체들보다 기술력이 낫다고 하는지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

 

일본 조선 산업의 쇠락 과정에서 우리가 배울 점은 설비축소 방식의 구조조정, 숙련공과 엔지니어들이 조선 업종을 떠나게 하는 구조조정을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는 조선 산업을 사양 산업으로 규정했다가 2000년대 이후 한국에 추월당한 이후 2003년에 조선업을 '필요 산업'으로 재규정했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다. 더 나아가 중국 조선업에도 추월을 당하는 처지가 되었다.

 

일본 사례를 통해 조선 산업에서 설비 축소, 숙련공과 엔지니어들에 대한 인력 감축이 일단 진행되고 나면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허비해야 한다는 점을 배워야 한다. 과거 일본 조선 산업의 전성기를 주도했던 미쓰비시, 가와사키, 히타치 중공업 등이 조선업에서는 거의 발을 빼고 나서, 최근 이마바리조선과 같이 과거에 들어보지 못했던 중형급 조선 업체들이 일본 조선 산업의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조선업 불황이 무색하게 지난 1~2년 동안 수백억 엔 설비 투자로 조선업 전성기 회복을 시도하고 있기는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인력 감축의 여파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최근 엔저를 무기로 수주가 늘어나면서 중국에 빼앗겼던 벌크선 시장을 되찾고는 있으나 인력 부족으로 추가 수주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만큼 조선 산업에서 숙련 인력의 확보는 중요하다.

 

아직 낮은 수준의 중국 조선 산업

 

다음 중국 조선 산업의 경쟁력에 대해서도 한국에서는 마찬가지로 과대평가되고 있다. 중국 조선 산업은 국수국조 원칙에 기반을 둔 노후 선박 해체와 신규 선박 발주에 대한 자금 지원, 해외 선주사들에 대한 초저리 선박 금융 혜택 등 국가 차원의 강력한 지원을 통해 국제 경쟁력 기준으로는 이미 망했어야 할 조선 업체들을 억지로 끌고 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조선 업체들에 물량을 몰아주면서 선박 건조 경험을 축적하게 하고 있으나 여전히 한국 및 일본과 큰 차이가 나고 있다.(일본이 엔저로 조선업 부활 기미가 보이면서 중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더욱이 중국 조선업은 한국과 일본 조선 업체들이 '혁신'(일본 조선 산업은 용접공법의 도입, 한국은 메가블록공법, 선박 대형화 주도)을 통해 조선업종 주도권을 장악했으나, 중국은 이와 같은 한일 조선 산업의 혁신이 보이지 않는다. 더 나아가 한국과 일본 조선 산업이 기능 인력 측면에서 '직영 숙련공 양성->사내하청 활용 확대' 방식으로 성장해 왔는데, 중국 조선 산업은 2000년대 이후 한일 조선 산업의 '사내 하청 활용 확대'만 모방을 하면서 중국 조선 산업은 숙련공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농민공 출신의 하청-파견 노동자들이 높은 이직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태에서 앞으로도 고품질의 고부가가치 선박 생산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고용 측면에서의 성장 전략으로 한동안 쉽지 않을 것이다.

 

중국 조선 산업은 숙련 노동력도 부족할 뿐 아니라 작업관리 수준이 매우 낮아서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하고, 선박 제작 기간도 길어서 저임금의 가격 경쟁력도 없을 뿐 아니라 제품 품질의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해외 시장에서 중국 조선 업체들이 제작한 선박들은 한국 일본산 선박들보다 보험 수리 청구 비율 등이 매우 높아 선주사들과 보험 회사들의 불신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조선 산업의 약 90%를 한중일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일본 조선 산업의 현재 상태에 대해서 알게 되면 당분간은 중국과 일본이 한국 조선 산업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한국이 지금 조선 산업을 접거나 '빅3'를 '빅2'로 인위적으로 재편하는 일본식 구조조정을 할 이유가 없다. 이미 2009년 이후 20여 중형급 조선 업체들이 시장논리에 의해 대거 몰락하면서 한국 조선 산업 생산 능력은 크게 축소된 상태이다. 지금 상태에서는 더 이상 일본식으로 설비 축소 구조조정을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다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 조선 산업은 위기가 분명하다. 이러한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조선 산업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 이미 중국과 일본 정부는 중앙 및 지방 정부 차원에서 발전전략을 제시하고 있는 상태이다. 중국 정부는 2015년 'made in china 2025', 일본 정부는 2011년 '조선업의 활력 재생을 위한 기본 지침'을 통해 조선 산업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이에 중국 일본 조선 업체들은 설비 투자를 하고 있다. 정부는 잘못된 사양산업론에 기반을 둔 구조조정 시도보다는 지금이라도 노동자와 사용자들을 불러 제대로 된 발전 전략을 고민을 통해 한국 조선 산업의 질적인 도약을 고민해야 한다.

 

아울러 한국 조선 산업은 지금 '다른' 구조조정, 고용과 인력 차원에서 업그레이드를 할 필요가 있다. 설비 구조조정으로 빅3와 6~7개 중형급 조선소로 재편된 한국 조선 산업은 벌크선과 같은 단순 선종 중심의 성장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의 조선(해양)산업은 고부가 가치 제품 생산 전략으로 나가야 한다.

 

잠시 고용의 관점에서 한국 조선 산업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도록 하자. 주요 대형 조선 업체들이 모두 회원사인 '조선해양플랜트협회'의 인력 현황을 살펴보면 1990년 직영(원청) 기능직 인력은 3만5000여 명이었는데, 2014년도에도 여전히 3만5000여 명으로 그대로이다. 반면 사내하청 기능직은 1990년 7천여 명에서 2014년 12만 7000여 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즉, 한국 조선 산업은 인력 면에서 봤을 때 사내하청 중심으로 성장해서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조선 해양 산업이 향후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전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이 사내 하청 노동자를 대거 활용한 생산 시스템에 대한 발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사내 하청 중심 생산 시스템의 재검토가 필요하다

 

2000년대에는 성공적이었던 사내 하청 중심의 생산 시스템이 이제 한계에 봉착했다는 신호들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탈도 많은 해양플랜트 사업부에서는 제작공정의 90~95% 가량을 사내 하청 노동자들에게 맡기다 보니 품질에 문제가 생기고 공기가 지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얼마 전 사보에서 작년에 공기 지연, 불량률 증가 등으로 인한 손실이 6000억 원이 넘었다고 밝혔다. 작년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대표이사는 사내 담화문에서 해양플랜트 쪽에서 (하청) 인력 관리에 실패했다고 실토했다. 이처럼 조선 업체들이 작업장 관리에 실패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내하청을 너무 많이 투입하다 보니 정상적인 작업 관리가 안 되고 있다. 그나마 제작 경험이 풍부한 상선은 낫겠지만 제작 경험이 부족한 해양 쪽은 작업장 관리 노하우도 부족한 데다 사내 하청은 더 많이 활용하면서 관리의 실패, 공기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또한 적자로 이어진다. 나아가 외국 선주사들 중에서도 직영과 하청의 기량과 품질의 차이를 인지하고서 문제제기하고 있다.

 

이번 위기를 계기로 한국 조선 업체들의 '사내 하청 중심의 생산 시스템' 운영을 재검토하여,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라도 직영 기능직 인력들을 기반으로 작업장 및 품질 관리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한다. 중국과 일본 조선 산업이 추격하고 있는 현재, 이와 같은 조선 산업 고용 및 제품 업그레이드 전략을 고민하지 않는다면 한국 조선 산업은 외부 경쟁 때문이 아니라 내부적인 문제로 인해 몰락할지 모른다. 우리 스스로 우리의 미래를 어둡게 할 이유는 없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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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수, 2016/05/0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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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는 MB 관련 의혹들,
시급히 수사해서 시효 완성에 따른 면죄부 예방해야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국정원 및 국군 사이버사령부 정치개입 의혹부터
일국의 대통령에 걸맞지 않은 치졸한 이권개입 의혹까지 망라

객관적 조사 가능한 다스 차명계좌와 해외 비밀계좌 의혹, 망설일 이유 없어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하 “MB”)이 관련된 비리 의혹이 터져 나오고 있다. 그 중에는 국정원 및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정치공작에 나섰다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의혹부터 탈세, 횡령, 배임 등과 같은 중대한 경제범죄 의혹까지 다양한 비리와 불법이 자리하고 있다. 제기되고 있는 의혹은 국내외를 가리지도 않는다. 소위 ‘사자방(4대강, 자원외교, 방위산업)’ 의혹에서 시작하여 측근이 연루된 120억대의 농협 불법 대출 건이 튀어 나오는가 하면, 해외 비자금 계좌가 미국의 금융당국에 포착되었다는 루머도 돌고 있다. 특검을 했건만 아무도 그 의혹이 시원스럽게 해소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 BBK 사건이나 내곡동 사저 매입사건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최근 금융실명제 위반 및 자금세탁 관련 혐의가 드러난 다스 차명계좌 사건도 있다. 연이어 터져 나오는 이런 비리를 두고 "MB는 정권(政權)을 잡은 것이 아니라, 이권(利權)을 잡은 것"이라는 탄식마저 너무나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현실이 오히려 두려울 뿐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국가의 경제질서를 문란케 한 MB 및 그 측근과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해 ▲시급히 그 진실의 전모가 밝혀져야 하며, 불법이 드러날 경우 ▲좌고우면(左顧右眄) 없이 지위고하(地位高下)를 막론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검찰과 국세청 등은 ▲책임추궁에 시효가 존재하는 사건에 대해 아까운 세월을 흘려보냄으로써 본의 아니게 면죄부를 발급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하며, 금융당국은 비교적 손쉽게 객관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다스 차명계좌 및 해외 비밀계좌와 관련한 의혹을 조사하는데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MB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 중에서 현재 가장 진실에 가까운 모습을 드러낸 부분은, 최근 언론이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다스 차명계좌와 관련한 부분이다(https://goo.gl/FeFRmG, https://goo.gl/gvmJCg). 최근 보도된 다스 차명계좌와 관련한 의혹은 대단히 명쾌하다. 2008년 초기, MB의 대통령 취임을 전후한 시기에 하나은행, 기업은행 등 일부 금융기관에 개설되어 있던 17인의 개인 명의의 계좌들이 일제히 다스 법인계좌로 탈바꿈했다는 것이다. 이 계좌가 차명계좌임은 이미 정호영 특검이 확인했고, 다만 정호영 특검은 이를 관련 법에 따라 처리하지 않고 다스로의 실명 전환을 조건으로 적당히 덮어 버렸고, 실명 전환 과정에서 다스는 마치 해외에서 대금이 오고 간 것처럼 분식회계를 자행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 보도가 사실일 경우, 당장 몇 가지 불법이 확인된다. 우선 2017.10.30.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형식으로 재확인한 금융실명제 집행 원칙에 따르면 다스 차명계좌는 정호영 특검이라는 검찰 수사 결과 차명계좌임이 확인된 것이므로 이 계좌에 예치된 재산 전체를 「금융실명거래에 관한 법률」(“금융실명법”) 제5조에 의한 비실명재산으로 보아 그 이자 및 배당 소득에 대해 99%(지방세 포함)의 세율로 소득세 차등과세를 했어야 한다. 그 때 안했으면 지금도 할 수 있다. 국세기본법 제26조의2에 따르면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가 있는 경우 국세 부과의 제척기간은 10년이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등 관련 금융기관들의 금융관련 법령 위반 행위도 그대로 지나칠 수 없다. 우선 이미 2008년 초의 시점이면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특정금융정보법”)이 상당히 강력한 형태로 시행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불법재산 의심 거래 보고(제4조), ▲고액 현금거래 보고(제4조의2), ▲자금세탁 거래 의심시 실제 거래 당사자 확인 의무(제5조의2 제1항 제2호) 등이 관련 규정에 따라 제대로 이행되었어야 한다. 


금융실명제 위반 부분도 문제다. 2017.10.30. 금융위원회가 배포한 「보도참고자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금융실명법 제5조와 관련해, 사후에 객관적 증거에 의해 확인된 차명계좌는 차등과세 대상이라는 원칙을 유지”해 왔으며, 구체적으로 1999.12.에 발간된 『현행 금융실명제도 해설』을 통해 사후에 객관적인 자료에 의해 밝혀진 차명거래는 법 제5조의 차등과세 대상이라고 설명해왔다. 따라서 하나은행 등 관련 금융기관들은 정호영 특검이 밝혀낸 17인 명의의 다스 차명계좌에 대해 이를 금융실명법을 위반한 비실명재산으로 간주하여 동법 제5조의 규정에 따라 소득세 차등과세를 원천징수했어야 하는데 고의적으로 이를 회피한 혐의가 짙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금융감독당국의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다. 


특히 이 당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MB의 최측근이었고, 현재까지도 청계재단의 이사로서 MB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김승유 하나학원 이사장이었다. 참여연대는 최흥식 현 금융감독원장이 김승유 전 회장과 일정한 인연을 맺고 있음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최 원장은 사적인 정리(情理)에 매몰됨이 없이 국민이 맡긴 금융감독원장으로서의 공적 임무를 차질없이 수행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2017.11.13. 「시사IN」은 우리나라의 금융정보분석원에 대응하는 미국 기관인 FinCEN(Financial Crime Enforcement Network)이 미국 앨러배마주 소재 다스 현지법인과 연관된 2천만 달러(약 222억 원)가 자금세탁과 연관된 혐의를 발견하고 조사 중이라는 내용(https://goo.gl/gVPeFn)을 단독보도했다. 만일 이 자금의 최종 실제 소유자가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그 사람은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국제조세조정법”) 제34조상의 해외계좌 신고의무를 위반한 것이 된다. 뿐만 아니라 신고누락 금액이 50억 원을 초과하기 때문에 해외 차명계좌의 실제 소유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신고누락금액의 20%에 달하는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동법 제34조의2 제1항). 


특히 정부가 2015.9.1.자 「역외세원 양성화를 위한 미신고 역외소득·재산 자진신고제도 시행」이라는 보도자료와 담화문을 통해 6개월의 자진신고 기간을 두어 자진신고자에 대해서는 과태료와 일부 가산세를 감면하고 형사상으로도 자수에 준하는 관용을 베풀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차명계좌의 소유자는 이 기회를 고의로 무시한 것이므로 그에 따른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이 질 수밖에 없다. 통상 해외 계좌를 은닉할 경우 ▲「조세범처벌법」상의 탈세,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상의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 위반, ▲「외국환거래법」상의 외국환거래 신고의무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의 탈세,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및 「국내재산도피방지법」상의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특정경제범죄법상 국외재산도피죄와 관련된 범죄수익에 한정)상의 범죄수익 은닉·수수 등 수많은 범죄 혐의와 연관될 수밖에 없다. 계좌에 입금되어 있는 돈이 비자금으로 조성된 것일 경우 횡령 또는 배임 문제가 추가됨은 물론이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도 검찰, 국세청, 기획재정부 및 금융감독당국은 서로 긴밀하게 협조하여 다스 해외 비밀계좌와 관련된 수많은 의혹을 철저하게 규명하여 투명한 국제금융거래 질서가 확립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참여연대는 MB와 관련된 일부 금융 분야의 의혹만을 정리해도 그 목록이 끝 간 데 없이 번져나가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여기에 다른 의혹을 추가할 경우 가히 MB를 둘러싼 의혹은불법과 비리의 백화점이자 경제적 이권에 눈이 먼 정치권력이 타락할 수 있는 종착역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를 철저하게 규명하여 불법 사실이 나타날 경우 법령의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처벌하는 것은 흔들렸던 민주주의의 뿌리를 다시 굳건하게 하고, 혼탁할 대로 혼탁해 진 국내외 금융거래 질서의 투명성을 재건하는 작업이다. 다시 한 번 검찰, 국세청,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의 배전의 노력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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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7/11/2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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