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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편먹기의 불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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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편먹기의 불편함

익명 (미확인) | 목, 2016/03/10- 14:48


할머니는 한국 선수 없는 경기를 보면서도 물었다. “우리 편이 이기나, 지나?” 미국 선수가 이기는지, 지는지 묻는 말씀이셨다. 따지지 않고, 미국 편은 우리 편. 우리 편은 좋은 편. 단순 공식의 지배를 받던 시절이었다. 할머니 시절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드 우리 집 앞에 배치해라.” 주장하는 분들 이야기도 아니다. 네 편, 내 편, 우리 편, 아닌 편… 이른바 진영이라 한다. 한국 사회는 보수와 진보로 쪼개진 지 오래다.


밀양 할매의 필리버스터는?


선거 끝나면 보시라. 빨강과 파랑이 동과 서로 선명하게 갈라진다. 그뿐인가, 서울 아닌 지역과 서울. 강남과 강북… 자꾸 쪼개지지, 통합되지 않는다. 남과 북으로 갈라진 나라는 이리저리 분열 중이다. 그래서 그럴까, 아이러니하게도 합치려는 욕망은 도드라진다. 통합의 욕망은 갈등을 증폭시키는, 편 나누기로 창궐한다. 정치의 계절이 되니 더 그렇다.


지난번 총선 때 야당, 여당 국회의원 낙선운동을 공평히 했다. 욕은 야당 지지자들에게 먹었다. 야당 국회의원 지역구 선거관리위원회 고발로 전과도 얻었다. 야당 출신 수원시장 정책에 반대할 때도 비슷한 반응이다. 어머낫! 새누리당 이중대라는 소리도 들었다. 우리 편끼리 왜 그러냐는 질문도 받는다. 질문받을 때마다 나는 누구 편이던가, 아리송해진다. 은수미가 있다 한들, 김현종이 있는 더민주(더불어민주당)와 같은 편이라 생각해본 적 없다. 박근혜가 미우면, 모두 같은 편인가? 같은 편이란 건, 있어야 하나?


내 SNS 타임라인 다수 정당은 녹색당, 노동당, 정의당, 최근 발족한 민중정치연합, 더민주 정도 된다. 새누리당은 아예 없는 당이다. 작은 세계에서 사람들은 이편저편 가리며 싸운다. 문재인을 욕하면 ‘안빠’가 되고, 안철수를 욕하면 ‘문빠’가 된다. 논쟁은 사라지고, 누구 편인지 단정만 남는다. 숙명적으로 인간은 모두 다르다. 단 한 명도 같지 않은 완벽한 타인들이 어울려 산다. 한 카테고리로 분류될 리 만무하다. 공통점을 찾아야 하겠지만,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독재가 된다. 공통의 입장만을 강변하면, 민주주의는 사라진다.

테러방지법 저지 해시태그가 온라인을 강타한 한 주였다. 필리버스터가 순위에 올랐다. 그런 닮음을 확인하는 것은 좋다. 다음은 차이 있는 이야기가 쏟아져야 한다. 몇 명 영웅 되는 것이 결론일 수 없다. 테러방지법을 반대하는 이유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다. 쟁점이 민주주의였으면 좋겠다.


왜 국회에서만 필리버스터가 가능한가, 밀양에서 할매들이 송전탑 막자며 밤새 노래하던 목소리는 국회 담장 안 10시간보다 짧았을까? 테러방지법 저지에 앞장선 의원들은 모두 비례대표라던데, 더민주는 왜 비례대표 축소에 합의해줬을까? 정치제도는 어떻게 개편돼야 하나? 테러방지법 독소조항 어쩌고 하며 야당이 합의 국면에 들어가고 나서, 그럴 줄 알았네, 어쩔 수 없네, 그래서 너는 누구 편인가 묻는 질문보다 훨씬 더 필요하다. 논의하자면 분열이라 치부하고 ‘통 크게 단결하자’ 하시는데 그런 분들치고, 자기 패 양보하는 사람 못 봤다.


단절로 열리는 세상


우리 편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깨달은 손녀는 반미 투사가 되어 할머니와 단절했다. 대가는 혹독했으나 그렇게 만난 세상이 참 좋았다. 좁은 우물 밖은 위험하지만 넓었다. 편먹기 국내용 문학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물론 아주아주 재미도 없다.


2016.3.5  한겨레 21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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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먹기의 불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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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국회의원은 욕을 먹는가?

20대 국회의원들에게 고함

 

조흥식 서울대학교 교수

 

이제 4.13 총선은 끝났다. 지역구민들에게 혼쭐난 가운데 재선, 삼선, 그 이상 된 국회의원도 생겨났고, 정당에 접수금 수백만 원과 선거관리위원회에 1500만 원 기탁금을 낸 후 난생 처음 얼떨떨하게 당선된 비례대표 후보들도 있다. 당선된 사람이든, 아니든 고생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가족들 마음 고통만큼 컸을까. 배우자, 딸, 아들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사돈 집안 사람까지 고생시킨 후보자도 상당수 있다.

 

이러한 고생 끝에 금배지를 단 20대 국회의원 모두에게 축하를 보내면서, 반드시 다음 일을 선거 전 읍소하는 그러한 뜨거운 심정을 잃지 말고 강력히 추진해주기 바란다. 우선 왜 지금 우리나라에서 국민의 대표들은 사라지고 대통령만 있는지, 정치는 없고 통치만 있는지 냉정히 살펴봐야 한다.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고 여든, 야든 말로는 민의를 존중한다고 떠든다. 그러면서도 국민 중심의 전략이 아니라, 국민들의 뜻을 제 논에 물대기식으로 해석하여 정당이나 정치인 중심의 전략으로 정치를 하기 때문임을 직시해야 한다. 국회 원내 전략도 그렇고, 정당 운영도 그렇다.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선거 때만 표를 호소한다. 국민들은 절대 어리석지 않다. 삼포 시대 '헬조선'에서 통치자 한 사람의 명령에 머리 조아리기보다는 국민이 어떤 정치를 원하는지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이 외면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회의원이 갖는 특권은 줄이고 권리를 늘여가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갖는 권력은 막강하다. 인터넷에 떠도는 국회의원 특권을 보면 200가지가 넘는다.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대해 민, 형사상 책임이 면제되는 '면책 특권'과 회기 중 동료 의원들의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 '불체포 특권'은 당연하다고 할지라도, 한 해 1억4000만 원이 넘는 세비는 너무 많다. 이와 별도로 의원실 운영, 출장, 입법·정책 개발 등의 지원비로 연평균 91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보좌관 두 명(4급 상당 별정직), 비서관 두 명(5급), 비서 세 명(6·7·9급) 등 보좌진을 최대 일곱 명까지 채용할 수 있는 임면권도 갖고 있는데, 이들 일곱 명의 급여는 최대 연 3억6700만 원에 이른다.

 

이뿐만 아니다. 행정부 장관실과 비슷한 규모의 사무실을 배정받으며, 사무실 운영비, 통신요금, 사무기기 소모품, 공무상 이용하는 차량 유지비, 유류비, 철도-항공 요금과 입법·정책 개발을 위한 정책 자료 발간비, 발송료 등도 지원받는다. 그리고 해외 출국할 때 공항 귀빈실을 이용할 수 있고, 해외 출장의 경우 재외 공관에서 현안 브리핑, 공식 일정 주선, 교통 편의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항공기는 비즈니스석, 철도-선박은 최상등급 좌석을 제공받고 차량 이용 때는 연료비, 통행료를 실비로 정산받는다. 민방위 예비군 훈련도 면제받으며, 국회의원 전용 공간 활용도 무료다. 심지어 능력에 따라 교수는 제외하고 기업 CEO, 변호사 등 두 가지 직업을 가질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국회의원 1명을 4년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림잡아도 35억 정도가 소요되며, 300명의 국회의원 전체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당연히 1조500억이 소요된다. 이러한 국회의원 1인당 세비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기준으로 볼 때 상위권이다. 이러니 누구나 기를 쓰고 국회의원 되려고 하지 않겠는가? 따라서 세비를 포함해서 우리나라만 갖고 있는 운전 지원 등 각종 특권을 과감하게 축소시키는 일이 시급하다. 이제라도 자기 머리를 자기가 서슴없이 깎아야 한다. 선거 전 머리 숙인 자세로 국민의 뜻에 따르는 정치를 위해 국회 개혁을 해야 한다.

 

국회 개혁의 출발은 의원 정수를 늘려 취약한 국민의 대표성을 강화하는 대신에 세비 감축 등 의원 특권을 축소하는 것이다. 가령 300명이 쓸 수 있는 돈을 400명이 쓰도록 하면 대표성은 늘어나고, 의원 비용 총액을 동결하면 적어도 1인당 세비 특권은 확 줄어들게 된다. 그리고 정치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각종 특권을 폐지하고, 해외 출장 등 의원 활동을 낱낱이 공개하는 등 스스로 특권을 내려놓는 작업을 20대 국회 등원 전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와 함께 국회의원들이 갖는 국민의 대표성 권리를 강화해야 한다. 삼권 분립의 원칙을 철저히 지켜나가야 한다. 아무리 막강한 대통령 중심제 나라이지만 국회의원이 갖는 권리를 철저히 활용하여 입법부의 권한을 스스로 지켜나가야 한다. 여기에 정치가 존재하는 것이다. 국회의원은 본질상 국가 이익을 우선으로 입법 활동과 국가 예산 배정을 하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우수한 국회의원의 기준은 국회에서 입법 활동을 얼마나 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그러나 입법 활동 앞에 매우 중요한 단서가 붙는다. 국가 이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국가 이익이란 대통령이 아닌 국민일 것임은 명백하다. 사사로운 로비나 청탁에 의한 다수의 입법 활동은 오히려 국가 손해를 끼친다. 얼마나 많은 악법이 지금까지 존재해 왔는가를 살펴보면서 과감히 없앨 것은 없애고, 국민 이익에 맞는 입법 활동을 활발히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입법이 행정부의 권한으로 변질되지 않기 위해서는 대통령 시행령이나 부처 시행 규칙에 중요한 법적 권한을 넘기지 말고 아예 모법에 권한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박아 두는 것이 필요하다. 행정 편의에 의해 이루어지는 작금의 정책 행위는 국회의원들 스스로 어리석게, 아니면 청와대에 잘 보이기 위해 행정부에 맡겨버린 탓이 크다. 당장 철저히 고칠 일이다. 또한 상시 국회제와 상시 국감제 도입 및 예결특위의 상임위 전환, 원 구성 절차에 관한 제도화 및 의장의 권한 강화, 의원 윤리 정보 공개제 도입, 의원 입법 발의의 책임성 강화를 위한 의원입법예고제 도입 등을 통해 늘 싸움 없이 국민과 함께 생산적으로 일하는 국회가 되도록 제도 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또한 의원 권리 확대의 하나로 국회가 거대해진 행정부를 제대로 견제하거나, 사회 변화에 따른 국민의 기대와 요청에 국회가 제대로 부응하기 위해 직능과 계층, 소수자 등 다양한 의사가 고르게 반영되도록 비례대표 의원 수를 늘리는 등 선거 제도를 전면 개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의원 정수 확대를 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세비 등 의원에게 지급되는 예산과 정당에 지급되는 국고 보조금 등을 축소하고, 국회 예산 지출 내역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하는 제도를 우선 만들어 국민들의 합의를 구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현행 기탁금 제도는 새로운 정치 세력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아예 없애거나 각 선거별 기탁금 액수와 반환 기준을 대폭 하향 조정해야 한다. 우리나라와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기탁금이라는 제도 자체가 아예 없거나, 기탁금의 액수가 매우 낮다.

 

대한민국 20대 국회의원들이여! 첫 국회 개원 시 국회에서 선서하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그대로만 직무를 충실히 수행해 주기 바란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 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목, 2016/04/2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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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무 1년, 사병월급 100만원... 당장 가능

[우리는 희망에 투표한다 16] 군병력 30~40만 규모로 당장 감축 가능

16.04.07 07:35l최종 업데이트 16.04.07 07:35l 글: 이태호(pspd1994)

[참여연대-오마이뉴스 공동기획] 금수저와 흙수저로 대변되는 불평등과 양극화, 총체적 경제위기. 군사적 충돌마저 걱정해야 하는 한반도. 국민의 기본권을 위협하는 테러방지법. '참여연대'와 <오마이뉴스>는 20대 총선에서 민생과 평화, 민주주의와 인권보장을 위한 공약을 촉구하기 위해 정책 제안을 연재합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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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총선 정책제안]우리는 희망에 투표합니다.
ⓒ 고정미  


우리나라 남성청년들은 병역법에 따라 21개월(육군기준) 동안 군대에 가야 한다. 1년 하고도 9개월이다. 

이 기간 동안 남성청년들이 지불해야 하는 기회비용을 고용노동부가 고시한 2016년 최저임금 기준에 따라 추산해보자. 고용노동부가 밝힌 최저임금 월급이 월 126만270원이니, 군에 가는 청년들은 19개월간 총 2천394만5130원 상당(월 126만270원×19개월)의 노동력을 국가에 제공하는 셈이다. 

게다가 군대는 상당히 위험하고 기본권도 제약되는 공간이고, 여기서 24시간 생활하는 것이라는 점을 반영하면 기회비용은 훨씬 커질 것임이 틀림없다. 이에 비해 청년들에게 국가가 제공하는 급여는 비인간적인 수준이다. 2015년 현재 이등병 월급은 12만9400원(×3개월), 일등병은 14만 원(×7개월), 상병은 15만4800원(×7개월), 병장은 17만1400원(×4개월)로 21개월 근무 시 총 313만7400원을 지급받는다. 최저임금 월급의 1/7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대한민국 헌법이 병역의무를 명시하고 있으므로 이 모든 것을 감수해야 하는 걸까? 대한민국의 모든 청년들, 특히 남성청년들, 그리고 그들의 앵그리맘들에게 좀 더 꼼꼼히 따져 볼 것을 제안한다. 군복무는 12개월이면 충분하고, 사병월급으로 최소 월 100만 원을 지불할 수 있다. 

왜 우리만 21개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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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5년 8월 경기도 파주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인근에서 훈련중인 장병들.
ⓒ 연합뉴스  


실제로 징병제 국가들 중 상당수의 국가에서 군복무기간을 12개월 이내로 유지하고 있다. 독일은 최근 모병제로 전환했지만 징병제를 채택했던 2004년에 육군 사병 복무기간은 9개월에 불과했다. 프랑스 역시 모병제로 전환하기 전 징병제 육군사병의 복무기간은 10개월이었다. 러시아의 장병 복무기간은 12개월이다. 거대 중국과 대치하고 있는 대만은 1996년 이래 24개월이던 군복무기간을 축소하여 2009년 12개월로 축소했고, 점차 모병제로 전환하고 있다. 

군에서는 군복무기간을 단축하면 병사 숙련도 유지에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육군 보병의 경우 기본 역량을 갖추기 위한 훈련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군 훈련체계를 개선하면 10개월 이내에 기본 임수수행이 가능하다. 다만 특수 병과나 기술 병과는 일반 사병이 아니라 숙련된 유급사병과 부사관이 주축을 담당하게 하면 된다. 대다수의 징병제 나라가 이렇게 운영하고 있다. 

송기춘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문제는 한국군의 훈련방식에 있다. 그는 "(군은) 입대하고 1년은 지나야 일을 제대로 하게 된다고 주장하지만, 직장에 들어가서 한 달이면 그 직장에서 수행할 기본적인 내용은 충분히 배우고 일도 그렇게 할 수 있는데, 군대라고 다를 것인가?"라고 반문한다. 그리고 이렇게 주장한다.

"군인도 생각하는 사람이다. 군인이 기계적으로 또는 반사적으로 움직이기보다는 사고하면서 행동하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면 기본적 업무수행을 배우는 데 왜 1년이나 걸린다는 말인가? 문제는 과거 일제시대의 잔재인, 정신을 빼놓는 훈련과정 때문이다."

낮은 출산율 때문에라도 단축해야 한다 

사실 노무현 정부가 군복무기간 단축을 시도했다고 평가받고 있지만 당시의 방안도 그다지 과감한 것은 아니었다. 출산율이 저하되어 장정수는 줄고 있는데 적정군사력은 유지해야 하므로 군복무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군의 주장이다. 

하지만 낮은 출산율은 군복무기간 연장의 근거가 될 수 없다. 낮은 출산율은 오히려 군복무기간 단축이 갈수록 중요해 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낮은 출산율이란 청년층의 노령인구 부양 부담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갈수록 희소해질 청년층을 군대에 더 오래 묶어 둘 수는 없다. 국가경제에 손실이 클 것은 차치하더라도, 다가올 장래에 과연 정치적으로든 상식으로든 그러한 발상이 국민들에게 통할지 의문이다. 

징집제를 채택한 나라 중 대부분의 발전된 국가들에서 군복무기간을 1년 내외로 한정하고 군병력도 인구의 1% 미만으로 유지하는 이유는 바로 저출산 고령화 현상 때문이다. 논리적으로 한국은 심각한 저출산 고령사회이므로 이 비율은 더 낮아져야 한다. 

50만 명 이상의 병력이 과연 필요한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적정 군사력은 몇 명인가? 2005년 이래 군은 대략 50만 명 정도를 대한민국 적정병력 수라고 주장하고 있고, 따라서 18개월에서 21개월의 군복무는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펴오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국방부는 적정군사력을 50만 명으로 봤다. 당시 제시된 국방개혁 2020안은 2020년까지 68만 명의 병력을 50만 명으로 감축한다는 전제 아래 군복무기간을 2014년까지 18개월(육군 현역병 기준)로 단축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국방부는 군복무기간 단축을 중단하고 21개월로 동결했다. 2025년까지 52만 2천명의 병력을 유지해야 하고 출산율도 더 악화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군복무기간을 18개월로 다시 감축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집권하자마자 '중장기 과제로 변경한다'면서 사실상 공약을 뒤집었다. 박근혜 정부 역시 2022년까지 병력 52만 2천명을, 2030년까지도 50만 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30~40만 명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50만 명이 병력감축의 마지노선은 아니다. 사실 90년대 이래 군의 거부로 좌절된 국방개혁안들을 살펴보면 이보다 훨씬 파격적인 병력감축안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  

1990년대 국방개혁방안을 연구한 대다수 연구자들이 제시한 적정병력수는 30~40만 명이었다.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실제 정부와 국회에서도 획기적인 병력감축안이 다수 제기되었다. 1998년 김대중 정부의 국방개혁위원회에서는, 비록 최종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2015년까지 40~50만 명으로 감축하자는 안을 검토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선 1997년, 언론보도에 따르면,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의 정보화특별위원회가 60만 명의 육·해·공군 체제를 20만 명 규모의 통합제로 단계적으로 감군하는 방안을 마련하여 당지도부에 건의하려 했다. 비교적 최근인 2005년에는 국방연구원 수석연구원 경력의 한나라당의 송영선 의원(18대)이 35만 명으로의 감군을 주장한 바 있다. 2012년 민주통합당의 대선 예비경선에서 김두관 후보가 모병제로의 전환과 30만 명 미만으로의 감군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왜 육군은 왜 50만 명 미만으로의 병력감축에 한사코 반대하는 것일까? 군은 '안정적인 전투력 유지'라는 모호한 주장만을 반복하고 있지만 핵심이유는 다른 데 있다. 유사시 '북한 안정화 작전에 필요한 충분한' 사단 수와 병력 수를 유지하자는 전략 때문이다. 대한민국 방어가 아니라 북한을 점령할 계획 때문에 그렇다는 거다. 

걸림돌은 비현실적인 북한점령 시나리오

만약 국방부가 북한을 무력으로 점령한다는 무모하고 비현실적이며 반드시 필요하지도 않은 계획을 철회한다면 병력규모는 얼마든지 대폭 삭감될 수 있다. 북한점령을 가정하는 군사계획은 왜 무모하고 비현실적인가? 

우선, 국제법상 남과 북은 유엔 가입국이므로 북한 내부의 비상사태를 이유로 한미가 북한지역에서 군사행동을 전개하는 것은 침략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군은 이 점에 대해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 

둘째, 한미연합군의 북한 주둔 계획은 한반도를 이라크와 같은 장기분쟁지역으로 만들 위험이 매우 크다. 한국전쟁까지 포함해서 최근 어떤 전쟁에서도 점령이 해피엔딩으로 끝난 사례는 없다. 따라서 현실에서 한미연합군이 휴전선 이북으로 진출하는 계획은 실현되기 어렵고 만약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그건 한반도 주민 모두에게 큰 재앙이 될 것이다. 

셋째, 북한 자신이 전면전 계획 대신 비대칭전력 중심의 국지전 계획으로 군사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한마디로 남한점령계획을 사실상 포기하고 체제유지에 중점을 둔 군사전략으로 수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재래식 군비 부담이 너무 크고 남한에 비해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한이 북한도발 시 북한까지 밀고 올라가겠다는 '롤백 전략'을 수정한다면, 군은 더 이상 대규모 육군병력을 유지할 이유가 없게 될 것이다.  

북한 군사력에 대한 미 군사 전문가들의 최근 분석들을 살펴보면 상황은 더욱 분명해진다. 2009년 3월 19일 미 상원에 제출된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의 보고서에서는 "북한의 특수부대가 기존의 12만 명에서 4만 명이 줄어든 8만 명에 불과"하다고 적시하면서 "북한의 재래식 전면전 수행능력은 점차 감소하고 있고, 앞으로 충돌위협은 국지전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연구센터(CSIS)가 2011년 7월 발행한 보고서 "한반도 군사력 균형"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과거에는 북한이 1만9000명의 특수전 병력을 동시에 수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지만(공중으로 4000명, 바다로 1만5000명) 지난 15년간의 경제적 문제와 이에 따른 해공군의 작전능력의 감소로 인해 수송능력은 20~40%까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 경보병 부대로의 전환은 한반도 미래 전투 양상에 대해 전략적으로 재검토한 결과 많은 수의 '가벼운' 부대가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발칸, 이라크, 아프간에서의 최근 전투에서 얻은 교훈도 영향을 미쳤다." 

한마디로 전면전이 아닌 국지전, 자국 내 게릴라전을 염두에 두고 군을 재편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9년 3월 10일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한 마이클 네이플스 미 국방부 정보국(DIA) 국장 역시 이렇게 밝혔다. 

"북한의 주된 목표는 현 체제를 유지하는 것, 그리고 내부 안정을 위협하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수준에서 경제상황을 개선하는 것이다. 북한은 남한을 상대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상태다. 이런 상대적 열세 때문에, 북한은 기술적 우위에 있는 상대에 대해 자신들의 주권과 독립을 보장할 억지력을 확보하기 위해 장사정포를 비무장지대에 전진배치하는 한편, 한국과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과 동맹군을 겨냥하여 대량살상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다수의 탄도미사일 전력의 향상을 꾀하고 있다."

군병력을 35~40만 명 수준으로 감축하는 것은 지금 당장 가능하다. 우선 7만 명을 웃도는 장교인원을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의 군사강국들보다 유사하거나 약간 많은 4~5만 명으로 줄인다. 이어 부사관(하사관 등) 규모를 12~15만 명으로, 즉 간부 규모를 16~20만 명으로 줄이면서, 징병제로 입영하는 사병규모를 16~20만으로 유지할 수 있고, 군복무기간을 12개월 내외로 줄일 수 있다. 

부사관의 수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12개월 미만의 징병기간을 마친 사병들을 유급지원 사병 혹은 하사로 재충원한다면 군의 안정적인 전투력 유지나 병사 숙련도에도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지 않고 군병력 감축에 도달할 수 있다. 

사병을 20만 명 이내로 줄이면 사병의 월급을 100만 원으로 인상해도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최대 20만 명의 사병을 유지할 경우 1년 사병월급은 최대 2조4천억인데, 현재 평균 15만 원 안팎의 사병월급 수준을 고려할 때 실제 추가 부담액은 2조 안팎이 될 것이다. 

이 정도의 비용은 다른 나라보다 과도하게 많은 7만 명 가량의 장교수 를 5만 명 이하로 정상화하고, 북한점령이나 전면전 상황을 가정하여 불필요하게 유지하고 있는 전시편성사단이나 동원사단 수를 대폭 줄여 현 48개 사단에서 노무현 정부 당시의 개혁안대로 20개 수준으로 정예화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조달가능하다. 

참여연대가 제안하는 정책과제는 크게 3대 분야 52개로 서민 생존권과 경제민주화를 위한 정책과제, 한반도 평화와 미래를 위한 정책과제,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정책과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해당 정책제안은 참여연대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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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입니다.

목, 2016/04/0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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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요약

○ <누가 좋은 국회의원인가? 시민 100인이 함께하는 노란테이블 시즌2>(이하 ‘노란테이블2’)는 2016년 4월 치러질 20대 총선을 앞두고 좋은 대표, 좋은 국회의원의 기준을 시민들 스스로 찾아보는 것을 주제로 삼고, 이를 통해 시민참여형 정치토론의 방법과 대안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 연구진은 2015년 8월부터 기획안을 작성하고, 노란테이블2 토론툴킷을 제작했다. 참가자는 9월 30일부터 한 달 간, 온 · 오프라인을 통해 공개모집했고 185명이 신청했다. 다음카카오 스토리펀딩 ‘어디 좋은 국회의원 없나요?’를 통해 노란테이블2의 기획의도와 문제의식을 전달하고, 노란테이블에서 모아진 시민들의 의견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한 활동도 진행했다.

○ 2015년 11월 7일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희망제작소가 연구 ․ 개발한 ‘노란테이블2 토론툴킷’이 사용되었다. 토론툴킷은 토론카드와 참고자료, 노란테이블보로 구성된다. 토론카드는 토론을 이끌고 나가는 주요 도구이다. 우리 사회의 문제를 발견하고 대안을 상상하고 행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도록 ‘문제발견’ 카드와 ‘기준발견’ 카드로 구성되어 있다. ‘요구’ 카드는 시민이 바라는 좋은 대표, 좋은 정치가 실현되기 위해서 변화해야 할 것들에 대한 요구를 담아내기 위한 도구이다. 노란테이블보는 언제 어디서든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토론을 할 수 있다는 상징이다.

○ 참가자들은 노란테이블이 시민들이 모여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공론의 장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기존의 투표 기준 등 정치적 선택의 기준이나 의미, 정치적 사안은 물론 일상적인 삶의 문제를 반성해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답했다. 또 토론툴킷을 사용해 쉽고 재미있게 토론에 참여할 수 있었고, 모두가 동등한 토론자로서 참여하고, 발언의 독점을 막는 토론 규칙을 통해 평등한 의사소통이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 본 보고서는 노란테이블2의 사업결과보고서로 노란테이블2의 준비 단계부터 시민들과 함께 한 토론 과정과 결과, 그 의미를 정리해 담고자 했다. Ⅱ장에서는 희망제작소가 노란테이블2를 기획하게 된 배경으로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를 진단하고, 그 대안으로 토의민주주의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Ⅲ장은 2015년 가을 진행한 노란테이블2 세미나와 시민토론회의 개요, 참가자 정보, 노란테이블 토론툴킷 구성과 규칙 등을 정리하였다. Ⅳ장은 노란테이블2 토의의 실제 과정을 상세히 담았다. ‘소개하기-발견하기-논의하기-상상하기-마무리’ 각 단계의 활동 목적과 진행 방식 등을 소개한다. 시민토론회의 현장 기록을 옮겨 토의 과정과 결과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Ⅴ장에서는 시민토론회 참가자 대상 초점집단면접 결과를 중심으로, ‘노란테이블2’ 토론 결과의 의미와 시민참여형 토의민주주의의 의의와 가능성을 살펴보았다.

목차

연구요약

프롤로그
– 두 번째 노란테이블을 열며

I. 서론
1. 사업 배경과 의미
2. 사업 경과 및 보고서 개요

Ⅱ. 대의민주주의의 위기와 그 대안: 시민참여형 토의민주주의
1. 대의민주주의의 위기와 시민의 부재
2. 토의민주주의와 시민
3. 시민이 제시하는 ‘좋은 대표’

III. 노란테이블2 진행 개요
1. 세미나: 대의민주주의와 좋은 대표
2. 시민토론회: 누가 좋은 국회의원인가?
3. 참가자 정보
4. 노란테이블 토론툴킷과 규칙

Ⅳ. 시민토론: 누가 좋은 국회의원인가?
1. 소개하기: 나의 투표 이야기
2. 발견하기: 한국정치, 무엇이 문제인가
3. 논의하기: 좋은 국회의원의 기준은 무엇인가
4. 상상하기: 좋은 국회의원 모델 만들기
5. 마무리

Ⅴ. 시사점
1. 노란테이블 토론의 결과
2. 노란테이블의 의의와 가능성
3. 시민참여형 토의민주주의의 미래

에필로그

참고문헌

부록

화, 2016/05/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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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하는 날 (원제 : 비 오는 날, 마종기)

 

표심이 표심을 만나면

큰 소리를 내듯이

아, 하고 나도 모르게 소리치면서

그렇게 만나고 싶다. 당신을

 

표심이 표심을 갑자기 만날 때 환한 불을 일시에 켜듯이

나도 당신을 만나서

잃어버린 내 길을 찾고 싶다.

 

표심이 부르는 노래의 높고 낮음을

나는 같이 따라 부를 수가 없지만

표는 표끼리 만나야 서로 젖는다고

당신은 눈부시게 내게 알려준다.

 

 

총선특집10. 선거 연가 '투표하는 날' 

 

참여연대 팟캐스트 총선특집 마지막편, 정치철학자 김만권 교수가 들려주는 '함께 투표하세요' 입니다.

 

우리가 미워하는 것은 서로를 돌보아야 하는 '정치'가 아닌 세상을 오염시키는 '정치꾼'들일 것입니다. 당장 큰 변화는 끌어낼 수 없다고 해도 최소한 '정치꾼'들을 막기 위해 함께 투표하세요. - 김만권

 

투표를 부탁드리는 마음, 마종기 시인의 '비 오는 날'을 조금 고쳐서 '투표하는 날'로 대신합니다.

 

 

* 플레이어가 보이지 않는 경우 : http://www.podbbang.com/ch/8005?e=21943708

* 아이튠즈로 듣기 : https://goo.gl/Ootj4v

* 유튜브로 듣기 : https://youtu.be/05re9OLSscI

 

참여연대 팟캐스트 총선 특집 목차

  1편. 정의당과 녹색당, 진보정당의 생존방법
  2편. 국민TV 총선특집 '2016총선시민네트워크' 활동 소개
  3편. 미국 대선과 4.13총선, 유권자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
  4편. 청년유권자파티 현장중계 '이생망, 이대로 죽을 순 없다!!!'
  5편. 절실한 야권연대, 아래로부터의 단일화로!
  6편. 드라마 '태양의 후예', '시그널'과 함께 진행하는 '투표합시다' 이벤트
  7편. 416유권자위원회가 요구하는 약속운동
  8편. 북토크 '책 속에 그려진 선거 풍경'
  9편. 뭐라도 합시다! 욕이라도 합시다!
10편. 선거 연가 '투표하는 날'

 

금, 2016/04/0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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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좋은 '청원권', 제대로 행사하려면

[우리는 희망에 투표한다 15] 대의제 보완할 국민 청원권 실질화해야

16.04.02 15:35l최종 업데이트 16.04.02 15:35l 글: 한상희(pspd1994)

[참여연대-오마이뉴스 공동기획] 금수저와 흙수저로 대변되는 불평등과 양극화, 총체적 경제위기. 군사적 충돌마저 걱정해야 하는 한반도. 국민의 기본권을 위협하는 테러방지법. '참여연대'와 <오마이뉴스>는 20대 총선에서 민생과 평화, 민주주의와 인권보장을 위한 공약을 촉구하기 위해 정책 제안을 연재합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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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총선 정책제안]우리는 희망에 투표한다
ⓒ 고정미  


대의제는 분명 민주주의의 꽃이다. 하지만 의원들은 우리의 요구를 제대로 대변하지 않는다. 의원들의 행동을 아무리 선의로 해석한다 하더라도, 불과 300명의 의원이 5천만의 의사를 대변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효자동 1번지의 구중궁궐에 갇혀 지내는 대통령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청원권은 이런 대의제의 한계를 보완한다. 청원권은 그들이 제대로 대변하지 않는 우리의 의사나 요구를 직접 정책결정 과정에 투입하고 국가기관으로부터 그에 대한 심사 결과를 받아볼 수 있는 권리다. 우리가 스스로 우리의 대표로 나설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다.

청원권은 '국민의 대표'라는 애매모호하기 짝이 없는 대의제 민주주의가 놓치는, 구체적인 정치적·정책적 사안에 대해 시민 개개인이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국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이를 통해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을 보다 실질적으로 실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헌법 제26조가 모든 국민에게 문서로 청원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것이나, 미국 백악관의 청원게시판 명칭이 미국헌법전문에 나오는 '우리 인민들(We the People)'인 것은 이 때문이다. 

19대 국회, 청원 226건 중 의결 반영은 고작 '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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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민주 의원들 집단 퇴장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3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종걸 더민주 원내대표 외 106인이 발의한 테러방지법 수정안이 부결되자 집단 퇴장하고 있다.
ⓒ 남소연  


문제는 실효성이다. 국회만 보아도 그렇다. 제19대 국회에 제출된 청원은 226건에 이르지만 의결에 반영된 것은 오직 8건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는 이런 저런 무관심 속에서 그냥 폐기되어 버리고 말았다. 

사실 청원을 하려면 국회의원의 소개도 있어야 하며, 문서로 작성해서 국회사무처를 직접 방문해야 하는 등의 힘든 작업도 거쳐야 한다. 행정부에 대한 청원 역시 마찬가지다. 온라인 청원 등이 가능하다고는 하나, 어렵사리 청원을 하게 되면 그냥 담당기관에 이첩했다거나 혹은 검토해 보았더니 별 이유 없더라는 공허한 메아리만 돌아온다. 

청원이라고 해봐야 뭔가 속 시원한, 그래서 내가 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 아니다. 마음만 더 답답해지고 안 하니만 못한 상황만 거듭되는 것이 우리의 청원 현실이다.

그러나 현재의 청원법이나 청원에 관련된 국회법, 지방자치법은 우리가 제기한 청원에 대해 국회나 행정기관이 어떤 절차를 거쳐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여야 하는지 거의 규정하지 않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30일 이내에 150명 이상의 지지서명을 확보한 청원은 누구나 검색해서 볼 수 있게 공시하고, 10만 명 이상의 지지서명을 받은 경우에는 답변의 의무를 지운다. 실제 미국은 국민의 청원에 국가가 반드시 답변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 미국도 이렇게 청원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자 노력한다. 

거기에 반해 우리 헌법은 애초부터 "국가는 청원에 대하여 심사할 의무를 진다"고 명시하고 있고, 청원법은 90일 이내에 그 처리 결과를 통지할 의무까지 부여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의 청원 제도는 형식뿐 그 실체는 미진하기 짝이 없다. 국민과 국가 사이의 소통을 위한 제도로 보기에는 너무도 모자라는 불통의 현실이 존재한다. 

이렇게 바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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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피해자 모임인 '4.16가족협의회'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아래 특조위)의 정상적 활동을 위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입법청원했다. 약 6만 2000명의 이름이 담긴 청원서를 들고 18일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은 4.16가족협의회는 "국민의 이름으로 4.16가족협의회가 제출한 개정안은 특별법의 입법 취지를 보호하고 강화하는 내용으로 일관돼 있다"며 "기존 특별법의 입법 정신을 보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 소중한  


청원권은 국민주권과 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한 핵심적인 기본권이다. 그것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게 하는 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 몇 가지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사항부터 간략히 정리해 보자.

첫째, 집단적 청원의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 현재 청원제도는 개인이 단독으로 하거나 아니면 처음부터 다른 사람의 지지서명을 받아서 한꺼번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청원안을 제출하는 순간 더 이상의 시민정치는 진행되지 않는다. 

미국 백악관이 그러하듯, 같은 의견을 가진 지지자들을 모아갈 수 있는 장을 제공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국민신문고와 같은 온라인 청원 게시판을 만들어 50명이나 100명 정도의 지지서명을 받아 제출된 청원안은 별도의 토론방을 만들어 찬반의 의견을 교환하게 하는 것이다. 

둘째, 일정한 숫자 이상의 지지를 모은 청원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공청회를 개최하도록 의무화하는 것도 절실하다. 청원은 단순한 민원제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시민들이 국가 공공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방식이자 주권자로서 자기 지배를 실천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청원안 제출에 그칠 것이 아니라, 청원자의 의견을 널리 알리고 이에 대한 공론을 수렴하는 단계를 청원 제도에 필수로 포함해야 한다. 그래서 게시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일정 수 이상의 지지서명을 받은 청원안에 대해서는 주무기관(국회의 경우 소관 상임위원회)이 반드시 공청회를 개최하고, 청원인 대표자로 하여금 자신의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10만 명을 기준으로 하는 미국 백악관의 예에 비추어 인구가 미국의 1/6에 불과한 우리의 경우에는 1만 5천 명 내지 2만 명 정도면 될 것이다.)

셋째, 현재 청원권을 거의 무력화시키고 있는 국회 청원 제도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회의 청원 절차를 대폭 간편화할 필요가 있다. 비교적 자유롭게, 그리고 온라인으로 청원할 수 있는 행정부와 달리 국회는 그 절차가 복잡하다. 반드시 국회의원의 소개가 있어야 하며 청원서 또한 국회를 방문하여 현장접수를 해야 한다. 

명분은 무분별한 청원의 폭주를 막겠다는 것인데, 국민들의 정책 참여 의지를 이렇게 폄훼할 이유는 없다. 그 내용이 무엇이든 일단은 손쉽게 청원하고, 손쉽게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연후에 내용 여하나 경중에 따라 각하하거나 본격심의에 들어갈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그래서 ① 온라인 청원을 가능하도록 하되, ② 반드시 국회의원의 소개를 받아야 한다는 조건을 없애고 누구나 자유롭게 청원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③ 또한 일정한 조건을 갖추어 청원이 제기된 때에는 국회가 반드시 그 청원안을 심사하도록 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국회의원 혹은 정당의 소개를 받거나, 일정 수(예컨대 1천 명) 이상의 국민서명으로 이루어진 청원안에 대해서는 심의를 강제해야 한다. 청원심사기한(현재 90일) 내에 심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 기간이 만료한 날 이후에 처음 열리는 소관 상임위 회의에 자동 상정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국민권익위원회의 형태로 미약하게 구성되어 있는 옴부즈맨 제도를 보다 활성화하여 시민의 민원을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처리해 내는 것도 절실하다. 

거듭 말하지만, 청원권을 개개인이 내뱉는 불평·불만을 처리하는 것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그러한 불평불만 자체가 민주주의의 요체를 이루는 주권자의 명령임을 각성한 결과가 바로 이 청원권이다. 

청원권은 우리 정치의 주변부에 맴도는 군더더기 같은 권리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실체를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본적 권리이다. 바로 이 때문에 한계에 이른 대의제를 보완하여 대표를 강화하는 가장 강력한 장치다. 

20대 총선은 청원권을 실질화함으로써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통치하는 자기지배의 이념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중요한 교두보가 되어야 한다. 

참여연대가 제안하는 정책과제는 크게 3대 분야 52개로 서민 생존권과 경제민주화를 위한 정책과제, 한반도 평화와 미래를 위한 정책과제,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정책과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해당 정책제안은 참여연대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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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자,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입니다.

토, 2016/04/0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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