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과제26.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등 평화체제 논의 재개 정책과제27. 군비경쟁 가중시키는 공격적 군사훈련과 무기배치 중단 정책과제28. 졸속체결된 약정 합의 폐기 및 조약 비준절차법 도입 정책과제29. 탄저균 반입 진상규명과 전작권 환수 등 한미동맹 정상화 정책과제30. 위헌적 파병 철군 및 해외파병 요건 엄격히 제한 정책과제31. 국방획득과정에서 국방부 독점 해체 및 주요무기도입 타당성 재검토 정책과제32. 군복무기간 단축과 대체복무 인정 정책과제33. 평화교육 확산과 군 인권 보장
정책과제30. 위헌적 파병 철군 및 해외파병 요건 엄격히 제한
1) 현황과 문제점
- 해외파병은 국군에 부여된 헌법적 의무인 국토방위를 넘어서는 예외적인 사안으로 매우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함. 하지만 한국군은 국제분쟁에 대해 외교적 예방보다는 군사적 개입을 우선시해왔으며 그 결과, 해외파병이 늘어나고 있음.
- 대표적으로 이라크 파병은 논란 끝에 국회 동의를 거쳤으나 위헌 시비에 자유롭지 못했고, 비분쟁지역 아랍에미레이트(UAE) 파병은 2011년 이래 6년째, 미국 주도의 연합해군에 참여하고 있는 소말리아 파병은 2009년 이래 8년째 지속되고 있음. 국회의 동의절차는 매년 요식행위가 되어버렸으며, 해외파병의 평가체계나 민주적 통제는 제대로 확립되어 있지 않음.
2) 실천과제
① 헌법과 유엔 헌장에 근거한 파병으로 요건 엄격히 제한
- 헌법과 국제법에 근거한 파병 등 요건을 엄격히 하고, 실질적인 모든 노력을 기울인 후 선택하는 최후의 수단이 맞는지 충분한 검토가 선행되도록 해야 함.
② 위헌적 UAE 파병, 소말리아 파병 완전 철군
- 국회의 철군계획 요구를 무시하고 지속되고 있는 비분쟁지역 파병인 UAE 파병과 소말리아 해역에서 일본 자위대와 연합해군 활동을 하고 있는 소말리아 파병 연장 동의안을 부결하고, 해당 부대를 철군하도록 해야 함.
③ UN PKO법과 파병상비부대 폐지
- 「국제연합 평화유지활동 참여에 관한 법률」(PKO법)은 목적, 절차 등의 측면에서 위헌 소지가 다분함. 국방부는 훈령을 개정하여 파병상비부대를 PKO뿐만 아니라 다국적군까지 포함하는 사실상 해외파병 전담부대로 운용하고 있음. 해당 법과 부대는 폐지해야 함.
3) 담당부서 : 평화군축센터(02-723-4250)
※ <2016총선에서 다뤄져야 할 52개 정책과제> 보도자료 및 정책자료는 [기자회견] 20대총선 참여연대 정책과제 발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첨부파일을 참고해 주세요.
○ <누가 좋은 국회의원인가? 시민 100인이 함께하는 노란테이블 시즌2>(이하 ‘노란테이블2’)는 2016년 4월 치러질 20대 총선을 앞두고 좋은 대표, 좋은 국회의원의 기준을 시민들 스스로 찾아보는 것을 주제로 삼고, 이를 통해 시민참여형 정치토론의 방법과 대안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 연구진은 2015년 8월부터 기획안을 작성하고, 노란테이블2 토론툴킷을 제작했다. 참가자는 9월 30일부터 한 달 간, 온 · 오프라인을 통해 공개모집했고 185명이 신청했다. 다음카카오 스토리펀딩 ‘어디 좋은 국회의원 없나요?’를 통해 노란테이블2의 기획의도와 문제의식을 전달하고, 노란테이블에서 모아진 시민들의 의견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한 활동도 진행했다.
○ 2015년 11월 7일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희망제작소가 연구 ․ 개발한 ‘노란테이블2 토론툴킷’이 사용되었다. 토론툴킷은 토론카드와 참고자료, 노란테이블보로 구성된다. 토론카드는 토론을 이끌고 나가는 주요 도구이다. 우리 사회의 문제를 발견하고 대안을 상상하고 행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도록 ‘문제발견’ 카드와 ‘기준발견’ 카드로 구성되어 있다. ‘요구’ 카드는 시민이 바라는 좋은 대표, 좋은 정치가 실현되기 위해서 변화해야 할 것들에 대한 요구를 담아내기 위한 도구이다. 노란테이블보는 언제 어디서든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토론을 할 수 있다는 상징이다.
○ 참가자들은 노란테이블이 시민들이 모여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공론의 장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기존의 투표 기준 등 정치적 선택의 기준이나 의미, 정치적 사안은 물론 일상적인 삶의 문제를 반성해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답했다. 또 토론툴킷을 사용해 쉽고 재미있게 토론에 참여할 수 있었고, 모두가 동등한 토론자로서 참여하고, 발언의 독점을 막는 토론 규칙을 통해 평등한 의사소통이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 본 보고서는 노란테이블2의 사업결과보고서로 노란테이블2의 준비 단계부터 시민들과 함께 한 토론 과정과 결과, 그 의미를 정리해 담고자 했다. Ⅱ장에서는 희망제작소가 노란테이블2를 기획하게 된 배경으로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를 진단하고, 그 대안으로 토의민주주의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Ⅲ장은 2015년 가을 진행한 노란테이블2 세미나와 시민토론회의 개요, 참가자 정보, 노란테이블 토론툴킷 구성과 규칙 등을 정리하였다. Ⅳ장은 노란테이블2 토의의 실제 과정을 상세히 담았다. ‘소개하기-발견하기-논의하기-상상하기-마무리’ 각 단계의 활동 목적과 진행 방식 등을 소개한다. 시민토론회의 현장 기록을 옮겨 토의 과정과 결과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Ⅴ장에서는 시민토론회 참가자 대상 초점집단면접 결과를 중심으로, ‘노란테이블2’ 토론 결과의 의미와 시민참여형 토의민주주의의 의의와 가능성을 살펴보았다.
목차
연구요약
프롤로그
– 두 번째 노란테이블을 열며
I. 서론
1. 사업 배경과 의미
2. 사업 경과 및 보고서 개요
Ⅱ. 대의민주주의의 위기와 그 대안: 시민참여형 토의민주주의
1. 대의민주주의의 위기와 시민의 부재
2. 토의민주주의와 시민
3. 시민이 제시하는 ‘좋은 대표’
III. 노란테이블2 진행 개요
1. 세미나: 대의민주주의와 좋은 대표
2. 시민토론회: 누가 좋은 국회의원인가?
3. 참가자 정보
4. 노란테이블 토론툴킷과 규칙
Ⅳ. 시민토론: 누가 좋은 국회의원인가?
1. 소개하기: 나의 투표 이야기
2. 발견하기: 한국정치, 무엇이 문제인가
3. 논의하기: 좋은 국회의원의 기준은 무엇인가
4. 상상하기: 좋은 국회의원 모델 만들기
5. 마무리
Ⅴ. 시사점
1. 노란테이블 토론의 결과
2. 노란테이블의 의의와 가능성
3. 시민참여형 토의민주주의의 미래
참여연대 팟캐스트 '참팟'에서는 20대총선을 앞두고, 2주 동안 '뭐라도 하자'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총선특집 10회를 제작했습니다. 이 중에서 [총선특집-투표합시다] 편에 출연한 드리마 '시그널' 김은희 작가와 '태양의 후예' 김은숙 작가와 함께 '3분총선 검색하고 투표합시다'라는 총선맞이 이벤트(대본증정 선물)를 진행했습니다. 참여연대 페이스북, 팟빵 게시판 등에 '3분총선 검색' 인증샷을 남긴 참가자가 1,700여 명에 달했습니다.
4월이 오기 전부터 참여연대는 세월호 2주기를 앞두고 희생당한 분들을 잊지 않기 위해 80여 명의 시민들과 함께 노란 리본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만든 1만 2천 개의 노란 리본을 4월 1일~17일까지 서촌 곳곳에 있는 카페, 빵집, 꽃집, 식당 등 50여 개 상점에 놓아두었고, 서촌을 방문하는 시민들이 가져갔습니다. 4월 내내, 그리고 지금도 노란 리본 공작소는 계속 운영되고 있습니다. 노란리본은 해외(일본)를 비롯해 당구장, 노래방, 주점, 사찰, 제주도 미용실 등 노란리본을 주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보내고 있습니다.
'참팟'과 '노란 리본 공작소'의 4월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주었습니다.
[긴급 기자회견] 일시ㆍ장소 : 2016년 6월 16일(목) 오후 12시, 참여연대 앞 / 주최 : 2016총선시민네트워크
오늘(6/16) 경찰이 2016총선네트워크(이하 총선넷)의 활동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총선넷 사무실로 이용되었던 참여연대 사무실을 비롯해 활동가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였다. 현행 공직선거법이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심대하게 제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총선넷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의견을 수용하며 합법적 틀 내에서 유권자 행동을 전개하였다. 그럼에도 경찰이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선거법을 위반하는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며 과잉수사와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유권자의 정당한 권리인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탄압이다. 총선넷은 수사당국의 과잉수사와 압수수색을 강력히 규탄한다.
하지만 총선넷의 설문조사는 여론조사가 아니라는 것을 법률전문가와 여론조사기관으로부터 확인한 바 있으며, 각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후보자의 이름과 사진 등을 명시하는 행위를 한 적이 없다.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기 어렵게 하는 현행법임에도 총선넷은 법 규정 내에서 활동했다. 따라서 수사당국이 자의적인 판단에 근거해 자행하고 있는 총선넷에 대한 수사는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국면 전환을 의도한 정치적 수사라 볼 수밖에 없다.
이에 우리는 수사당국의 총선넷에 대한 수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선거 시기 유권자들의 다양한 표현의 자유를 더 보장하지는 못할망정 이런 식으로 재갈을 물리려 해서는 안 된다. 아울러 총선넷에 함께한 단체 일동은 수사당국의 과잉수사에 대해 단호히 대응해나갈 것임을 밝혀둔다.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서울시선관위)는 2016총선넷이 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온라인상 전국유권자를 상대로 최악의 후보, 최고의 정책 등을 투표로 선정·발표한 것과 오세훈 후보자의 지역구 등 9곳의 선거사무소 앞에서‘낙선투어’기자회견 등을 개최한 것이 선거법 위반이라며 안진걸 2016총선넷 공동운영위원장(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과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 등을 지난 4월 12일 검찰에 고발(별첨 선관위 공문 참조)하였다고 밝혀왔음.
먼저, 지난 4월 2일부터 2016총선넷이 전국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최악의 후보 10인, 최고의 정책 10개의 선호도 투표는 선거법에서 신고대상으로 정한 여론조사라고 할 수 없음. 여론조사를 금하고 있는 선거법 제108조 제1항은 "선거에 관하여 정당에 대한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Worst10, Best10 온라인 폴은 2016총선넷이 부적격 후보자에 대한 심판운동과 20대 국회 구성 이후 시민사회와 시민들의 요구를 국회에서 실현할 것을 약속하도록 하기 위한‘약속운동’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으로 지역구 구민들을 상대로 진행되는, 여론조사 기관이 직접 전화를 걸어 진행되는 여론조사와는 전혀 성격이 다른, 전국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되 국민들이 직접 홈페이지 상으로 찾아와서 진행하는 설문 이벤트였음.
즉, Worst10 투표는 총선넷이 선정한 ‘집중심판대상자’ 35명 중 가장 집중적으로 심판할 대상을 뽑아달라는 온라인 낙천낙선운동의 일환으로 해석해야지, “지역구에서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 또는 인기투표나 모의투표”로 볼 수 없을 것임. 특히 선거법 제108조 1항의 여론조사란‘특정 지역구’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후보 간 선호를 알기 위한 조사를 의미한다고 볼 때 특정 지역구가 아닌 전국적인 여야 후보 중에서 몇몇을 선정한 것은 위 신고대상 여론조사에 해당하지 않을 것임. 따라서 서울시선관위가 선거법 제108조의 규율을 받는 여론조사라고 주장하면서 검찰에 고발까지 한 것은 공정하지 못한 여론조사의 진행과 공표를 막자는 선거법의 취지를 확대 해석해 유권자들의 자유로운 선거 참여의 권리와 선거에 대한 참여 분위기를 제고하기 위한 유권자 이벤트를 가로 막는 억지가 아닐 수 없음.
또, 서울시 선관위는 오세훈 후보자의 지역구 등 9곳에서 이른바 ‘낙선투어’기자회견을 한 것이 선거법 제93조의 탈법방법에 의한 문서, 도화의 배부 게시 등 금지조항을 위반하였다고 고발까지 진행함. 하지만, 서울시선관위는 2016총선넷이 기자회견을 하기 전에 후보자 이름, 정당명을 명기한 문서 등의 배포가 선거법 위반의 소지가 있으니 자제해달라고 요청하였고(선관위가 공식 배포한 단체의 선거운동에 대한 안내에도 옥외 낙선 기자회견은 가능하다고 되어 있음), 이에 총선넷은 이를 충실하게 따랐을 뿐임. 그럼에도 이제 와서, 선관위가 선거법 제93조 위반이라고 고발한 것은 공적기관으로서 공신력 있는 태도로 보기도 어렵고, 외압이나 위선에 지시에 의해 고발하다 보니 그랬던 것인지 전혀 앞뒤가 맞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
실제로 총선넷이 서울시 선관위에 확인한 결과, 서울시 선관위가 인천 총선넷 이광호 사무처장까지 고발한 것에 대해, 윗선의 지시로 서둘러 고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충분한 정황이 파악됐음. 이광호 사무처장은 서울지역에서 낙선 투어에 참여한 적이 없고, 인천 지역의 워스트 후보들에 대한 낙선 투어 기자회견만 진행했음에도 인천 선관위도 문제 삼지 않은 사안을 서울 선관위가 고발한 것은, 총선일이 다가오면서 시민사회단체들의 낙선운동이 워스트 후보들에게 실제적 위협이 되자, 정부나 여당, 또는 선관위 윗선에서 일괄적으로 고발한 것을 지시한 것으로 보임. 이와 관련 서울시 선관위도 윗선의 지시로 서둘러 고발한 것을 인정하기도 했고, 총선넷과 수차례 사전 미팅과 안내, 현장에서의 선관위의 안내를 총선넷이 충실히 따르려 한 점도 인정하면서도, 고발이 불가피했다는 식의 석연치 않은 해명을 하고 있음.
또 기자회견은 가능한데, ‘구멍 뚫린 피켓’이 위법성 소지가 있어서 고발했다는 황당한 답변도 있었음. 결과적으로 언론보도에는 후보자의 이름과 얼굴이 드러났다는 이유인데, 그것은 퍼포먼스의 문제가 아니라 언론보도의 문제일 것인데, 그렇다면 선관위는 지금 언론 취재의 자유를 문제 삼는 상식 밖의 행위를 하고 있는 것임. 문서 및 도화를 통해 후보자 이름이라 정당명을 적시하면 안 된다는 안내에 따라, 아예 통째로 정당 및 후보자 이름을 삭제하고 진행한 기자회견 상의 퍼포먼스에 대해 과민 반응, 황당한 고발을 자행한 배경이 무엇인지 선관위에 따지지 않을 수 없음. 이에 대해서도 선관위는 형식적으로는 합법인데, 내용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 고발했다는 황당한 태도를 보여주기도 했는데, 무죄인 줄 알면서도 혹시나 해서 고발했다는 것인데, 이는 공공기관이 해서는 안 될, 직권을 고의적으로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임.
구멍 뚫린 피켓이 선거법 위반? ▲ 2016.04.06 총선넷 지역순회 낙선투어 중 서울 종로구 오세훈 후보 사무실 앞 (사진=참여연대)
또한, 선관위는 낙선운동 기자회견 건에 대해서는 사전 중지 요청이 한 차례도 없었음을 인정함. 실제로 낙선운동 기자회견 현장에서도 수많은 선관위 직원들이 집적 나와서 감시를 하면서도, 실정법 위반이라는 경고나 안내는 단 한 차례도 없었음. 다만, 지역주민들 대상으로 한 집회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현장 주의가 한 차례 있었고, 이에 대해 총선넷은 철저히 기자들과 소통하는 기자회견 방식으로만 낙선 투어를 진행했고, 현장에는 작게는 5~6곳의 언론사 취재가, 많을 때는 2~30곳의 언론사 취재가 늘 동반되어 기자회견으로서도 손색이 없었음.
종합하면, 선거관리에 충실해야할 선관위가 오히려 유권자들의 선거운동, 유권자들의 선거 참여를 중대하고 제약하고 있는 것임. 선거의 주인공은 유권자여야 함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임. 또한 선거에 있어서 유권자들이 명실상부한 주인공이냐 아니냐는, 유권자들의 자유로운 선거운동이, 또는 유권자들의 다양한 방식의 선거 참여가 제대로 보장되느냐 아니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임. 하지만 우리 선거법은 규제일변도여서 유권자들의 선거 참여의 자유를 충분히 보장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있었음. 이번 서울시 선관위의 고발은 규제일변도의 선거법 하에서 유권자가 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선거운동과 최소한의 선거 참여 활동 조차도 불법으로 몰아 유권자의 참정권 및 선거 참여의 자유를 제약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임. 서울시 선관위, 경주시 선관위 등은 시민들의 자유로운 선거운동 및 선거 참여를 제약하려는 행태를 바로 시정하고 관련 고발을 즉시 철회해야 하고, 경찰도 과도하고 부당한 임의적 수사를 즉시 중단해야 할 것임.
- 전국시민단체의 상설연대기구에 대한 과잉수사와 압수수색은 공권력 남용이며 전체 시민운동과 유권자운동에 대한 정치적 억압이다.
- 불법적으로 무더기로 압수해간 연대회의 재산들을 즉각 반환해야 한다.
1. 어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실이 압수수색했다. 전국 500여개 주요 시민단체들을 대변하는 상설연대기구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실에 공권력이 들이닥친 것은 이 기구가 발족한 2001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 압수수색은 총선넷 주요 간부들과 몇몇 소속단체들에 대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연대회의 이승훈 사무국장의 자택과 연대회의 사무실도 압수수색을 당한 것이다. 경찰은 선거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나 이는 명백한 과잉수사로서 표현의 자유와 유권자 권리에 대한 정치적인 탄압이다.
2. 우선, 총선넷이 지난 20대 총선에서 진행한 기억 심판 약속 운동은 합법적이고 정당한 유권자 행동이다. 시민단체들과 유권자들이 선거에 비판적으로 개입하여 정당과 후보자에게 정책적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그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민주사회의 기초이고, 우리 헌법과 선거법의 근본 목적에 해당하는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다. 특히 총선넷에 진행한 부적격후보에 대한 낙천낙선운동(기억심판운동), 정책검증 및 제안운동(약속운동), 기타 국정원 등 공권력의 불법선거개입에 대한 감시 및 선관위의 중립적 감시 독려활동은 선거법에 보장된 합법적인 활동이다. 더구나 총선넷의 활동은 법조항만으로 형성될 수 없는 유권자 주도의 민주적인 선거제도를 정착시키고 선거제도에 정치개혁의 동력과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적극 장려할 지언정 불온시하거나 금기시해서는 결코 안될 활동이었다.
3. 둘째, 공권력의 압부수색의 근거로 삼고 있는 총선넷이 행한 옥외 낙선기자회견과 워스트 정책과 후보에 대한 온라인 설문 역시 선거법의 테두리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설사 선관위나 검찰이 보기에 선거법 상 불법으로 간주될만한 행위가 일부 발견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총선넷의 공개적이고 투명한, 그리고 선관위와 수시로 의사소통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법적 논란으로서 총선넷 전체의 활동을 은밀하고 조직적인 범죄행위로 취급하여 주요단체 사무실과 간부들을 압수수색하는 것은 명백한 과잉수사며 공권력 남용이다. 이런 먼지털이식 수사를 국정원과 군, 그리고 보훈관련 정부관계기관과 보훈단체들의 선거개입 같이 중대한 범죄행위에도 적용했었는지 의문이다. 균형을 잃은 표적수사다.
4. 셋째, 경찰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를 압수수색하면서 수사와 관련 없고, 영장에도 특정되지 않는 정보들을 무더기로 압수해갔다. 총선기간 동안 전혀 사용하지 않은 하드디스크와 외장하드를 통째로 압수해갔고,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의 사업관련 통장 4개를 역시 기간을 특정하지 않고 무더기로 압수했다. 이승훈 사무국장의 태블릿 PC도 파일을 특정하지 않고 통째로 압수해갔다. 이는 영장이 정한 범위를 넘어선 부당한 강탈이다. 이들 정보를 별건수사 형식으로 시민운동을 탄압하는데 악용할 가능성도 높다.
5. 모든 면에서 이번 총선넷과 연대회의에 대한 선거법 위반 수사와 압수수색은 선거 시기 유권자 행동의 권리를 제약하고 억압하기 위한 과시적이고 과잉된 수사이고, 시민운동에 대한 정치적 탄압이다. 나아가 영장이 허용하는 범위를 벗어난 불법적 압수수색이다. 전국시민사회단체의 공익적 활동을 대표하고 대변하는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전혁직 임원과 활동가, 그리고 모든 소속단체와 회원의 이름으로, 공권력의 남용과 유권자 권리 억압을 강력히 규탄한다. 검찰과 경찰은 총선넷과 연대회의, 그리고 유권자운동에 대한 정치적 탄압과 과잉수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경찰이 불법적으로 압수해 간 자료 중 수사와 상관없고 영장이 허용하지 않은 모든 정보를 연대회의에 즉각 반환해야 한다.
영 BBC, 북한 해외식당 여종업원 탈북 심층 조명 – 민변이 제기한 인신보호 구제심사 청구 소식 타전 – 북한 노동자 대회 직전 이뤄진데 주목, 정치적 의도일 수 있다는 점 지적 국정원 북한이탈주민센터에 머물고 있는 탈북 해외식당 여성 종업원 12명에 대한 ‘인신보호 구제심사’ 사건이 외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북한 해외식당 여종업원 탈북은 기획탈북이란 의심이 꾸준히 제기돼 왔고 ...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이하 총선)에서는 복지공약과 관련해서는 몇 가지 이전과 비교되는 특징이 나타났다. 우선 2010년 무상보육, 무상급식을 기점으로 한 지방선거 이후, 복지공약이 6여년 만에 주요정책의 중심부에서 줄어들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제1야당(당시 민주통합당)의 핵심공약이 보편복지 확대였고, 그 내용에도 “무상의료, 무상교육, 무상보육”의 무상 3종 세트가 있었다. 여당인 새누리당도 핵심공약에 ‘맞춤형복지’가 있었고, 이것이 생애주기별이란 선별적 단어가 붙긴 했었지만, 무려 0세부터 60세 이상까지 나이별로 순서대로 빼곡히 들어있었다. 특히 양육수당과 보육비를 완전히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했다.
같은 해 치러진 대통령선거를 봐도, 여당인 박근혜 당시 후보도 노인기초연금 20만원, 4대 중증질환 국가보장 100% 같은 복지공약을 전면에 내세웠었다. 야당은 말할 필요도 없이 복지공약이 선거의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여당의 복지공약은 구색 맞추기에 지나지 않고 전면은커녕 내용도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
제 1야당의 핵심 공약에도 복지공약이 들어있긴 했지만, 내용을 보면 기초연금 30만원 지급, 국민연금 공공투자, 부과체계 개편 등으로, ‘무상 3종세트’와는 비교할 수준이 아예 안 되었다. 3당이 된 국민의당의 경우는 복지공약이 새누리당과 비슷한 구색맞추기 수준이었고, 의료복지정책의 경우 ‘실손보험료 인하’ 같은 위험한 공약까지 포함됐다. 실손보험은 보충형보험으로 건강보험이 강화되면 사멸될 것이고, 실손보험료 인하는 민간보험의 심사평가기능 인정과 연결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놓친 결과였다. 이외에도 주류정당들의 공약에서 고전적으로 중요했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공약이 빠지고, 건강보험 재정형평성(부과체계 개편)이 우선순위를 차지한 점도 특징이었다. 또한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 강화계획도 언급이 없었다.
키워드로 살펴봐도 여러 정당의 공약집에서 ‘복지국가‘란 단어를 사용한 곳은 더불어민주당, 노동당, 녹색당뿐이었는데, 그나마 노동당은 일부에서 그 의미조차 부정적으로 사용했다. ‘무상의료’란 단어도 정의당, 녹색당, 민중연합당만이 사용해서, 다시금 진보정당의 소유물로 축소되었다. 단순히 단어의 문제가 아니라, 내용에서도 OECD 평균수준의 보장성강화조차 포함되지 못했다.
복지공약이 이처럼 과거보다 힘을 잃은 근본 원인은 사실 경제위기가 계속되었기 때문인 것이 사실이다.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위기 이후 한국경제가 2,3년간 반짝 반등하던 시기에 복지확대여력이 최근 4년간의 연속된 경기후퇴로 ‘경제성장’ 담론에 잠식된 경향이 크다. 익히 알다시피 2009년에는 박근혜 대통령조차 ‘아버지(박정희)의 궁극적인 꿈은 복지국가 건설이었다’고 밝히면서 ‘복지국가’를 거론한 적이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경제위기의 가속화는 복지보다는 ‘최저임금, 기본소득’ 등의 직접 분배문제에 더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외에도 대다수 국민들의 가처분소득 자체가 줄어드는 경제적 여력의 협소화도 ‘무상’복지란 용어의 실효성에 대한 현실성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그간 확대되었던 복지영역도 공공성보다는 영리성이 강조되어 복지서비스에 대한 신뢰도 금이 가고 있다. 무엇보다 복지서비스를 대부분 민간에 위임해서 제공하다 보니, 무상보육을 도입해도 어린이집은 엉망이고, 장기요양보험에도 불구하고, 요양원의 관리 실태는 국민들이 보기에 실망스럽다.
이런 상황 때문에, 대중적으로 복지요구가 가진 효용성이 많이 반감된 측면이 없잖아 있다. 이는 물론 복지운동진영이 그간 복지서비스의 공적공급의 중요성을 일부 간과한 책임도 반영한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복지영역축소의 우려점은 복지쟁점 자체의 비중에만 있는 건 아니다.
정작 축소된 복지쟁점의 영역을 차지하는 가치들이 ‘경제민주화’나 ‘기본소득’’최저임금인상’ 같은 긍정적인 부분의 경제적 가치만이 아닌 것이 문제다. 무엇보다 복지서비스까지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전면적인 ‘복지산업화’ 요구가 가치 측면에서 별다른 저항 없이 버젓이 빈 공간을 채우고 있다.
대표적으로 19대 국회 막바지까지 정부가 강행통과를 주문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하 서비스법)의 경우가 그렇다. 보건복지, 교육 같은 얼마 남지 않은 복지영역들과 전력, 수도, 가스 같은 공공서비스 부분을 돈벌이로 전락시키려는 ‘기재부독재법’인 서비스법이 경제활성화법으로 바뀌어 선전되고 있다. 고전적으로 복지서비스는 공공적이어야 하는데, 이제는 복지가 자본축적과 시장경쟁의 한 축이 되어야 한다는 뒤틀림이 강조되는 국면인 셈이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집권여당 공약은 이런 부분을 여실히 보여준다. 사회복지영역을 차세대 산업동력으로 거론하고, 보건의료산업화를 촉발하고, 교육, 법률부분 시장화를 대놓고 주장한다.
국민의당은 아예 서비스법에 대한 언급도 없고, 더불어민주당조차 보건의료등 공공부분만 제외되면 된다는 불철저함이 공약집에 버젓이 올라있다. 서비스법이 가진 반복지 이데올로기효과를 우습게 보는 상황이다.
여기에 총선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정부는 한술 더 떠서 7대연금과 사회보험의 잉여자금을 더 공격적으로 금융시장에 투자하겠다고 한다. 공공서비스가 아니라, 고수익 금융상품에 이를 투자하는 것은 사회보험의 자금을 재벌들의 안정적인 자금줄로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복지서비스의 자산이 완전히 사적자본과 마찬가지 취급을 받는 것이고, 목적과 수단이 전도되는 현상으로도 볼 수 있다. 건강보험의 경우 제약회사나 의료기기회사의 상품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도 적용하려는 입법예고도 총선기간에 벌어졌다. 신약을 공익적으로 국민들에게 제공할 것도 아닌데, 제약회사의 이윤창출에 국민들의 보험료를 사용한다는 황당한 이야기가 산업발전명목으로 쉽게 거론되고 있다.
결국 이번 총선에서 복지공약의 축소는 복지서비스 및 복지국가로의 길만 멀어지는 효과가 아니라, 공공서비스의 영리화를 부추기는 경향을 방조․강화한 경향이 있다. 누구나 알다시피 복지가 단순히 시혜가 아닌 점은 복지의 확대가 ‘경제민주화’요, 최저임금상승과 기본소득 도입 같은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주택, 실업, 건강, 연금 등의 기본적 복지가 충실하다면 우리에게는 소득증대와 마찬가지 효과가 오는 것이다. 더 나아서 소득증대는 높은 가격, 낮은 품질의 서비스들이 존재한다면, 실제 가처분소득증대에 도움이 안 되지만, 복지확대, 특히나 공적확대는 가격과 질을 정치적으로도 우리가 통제할 수 있어 더 효과적이다. 복지확대는 각종 공공서비스의 민영화 및 영리화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기도 하다. 때문에 ‘복지’ 가 단순히 복지만의 문제는 전혀 아니다. 총선에서 복지쟁점의 실종이 못내 아쉽다.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는 정당한 유권자 활동을 전개하였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검찰과 경찰은 참여연대 안진걸 공동사무처장 등 주요 활동가의 집과 단체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는 등 도를 넘어선 싹쓸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총선결과에서 나타났듯이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는 국민들에게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반성은커녕 적반하장 격으로 보복성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꼴이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유권자들의 다양한 의사표현과 유권자 단체들의 정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선거법은 민주주의를 가로막고 있는 형국이다. 일부 허용된 선거운동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 현행 선거제도이기 때문이다. 이런 제한된 제도적 한계를 감안하여 시민단체들은 선거 공간에서 활동을 진행했다.
그럼에도 이번 총선시민네트워크의 활동에 대한 검경의 수사 행태는 유권자들의 정치참여를 제한하고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명백한 정치탄압이다. 유권자 단체들의 단순한 의사표현과 기자회견조차도 불법이라고 한다면 과연 독재국가와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정당한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면서 민주주의 국가라고 제대로 말할 수 있겠는가?
박근혜정부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국가들은 대부분 국민들의 선거혁명을 통해 민주주의 제도를 발전시켜 왔다는 사실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 그러하기에 선거는 국민들에게 널리 열려 있어야 한다.
지난 10여년간 전국의 풀뿌리 단체들은 아래로부터의 급식운동을 진행해 왔고 선거 때마다 후보들과 정당을 대상으로 정책 공약 요구 등 다양한 활동을 열정적으로 전개해 왔다. 그 결과 획기적인 친환경무상급식 정책들이 공약으로 채택되었고 짧은 기간에 많은 성과를 만들어냈다. 선거가 국민들의 요구가 집중되어 표출되는 시공간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번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 활동에도 급식운동 단체들은 법이 보장하는 범위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총선넷에서 진행한 부적격후보 심판운동, 정책검증 및 제안운동은 선거법에 보장된 합법적인 활동이었다. 선관위와 수시로 소통하며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진행해온 총선네트워크의 활동이 만에 하나 불법 논란이 있다면 법정에서 시비를 가리면 될 일인데 공권력을 남용하며 표적수사를 벌이는 것을 우리국민들은 납득하기 어렵다.
학교급식운동 단체들은 박근혜정부와 검경의 횡포를 규탄하며 유권자와 시민단체의 표현의 자유, 정치적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단호하게 싸울 것임을 밝힌다.
지난 4.13 총선은 내게 커다란 정치적 각성의 계기였다. 많은 이들도 그랬겠지만, 나는 솔직히 야권 분열로 인해 새누리당이 과반을 넘어 개헌 가능선인 200석 가까이 또는 그 이상을 얻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선거 결과를 보면서 나는 그런 걱정이 모종의 '국개론'을 바탕에 깔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정말 우리 유권자들은 대단했다. 우리 국민들은 보수 언론과 종합 편성 채널의 선동에 얼이 빠지고 지역주의의 망령에 혼을 뺏긴 바보들이 아니었다. 비록 여전히 충분히 성숙했다고는 못해도, 그들은 제대로 민주주의를 꾸려나갈 자격을 갖춘 '시민'임을 입증했다. 더불어 우리 민주주의의 진짜 문젯거리는 무엇보다도 그 시민들을 이끌 정치 엘리트와 정당임도 분명해졌다.
지난 선거에서 '야권 분열=필패'라는 공식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일각의 주장처럼 그 반대가 확인되었다고도 여기지는 않는다. 민주당 분당과 국민의당 창당이 오히려 야권의 확장성을 높였다고? 그런 측면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국민의당은 새누리당 지지층 일부를 뺏어 왔고, 민주당이 호남에서 홀대를 받는 걸 보며 영남 사람들은 민주당에 투표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조금 덜 수도 있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정도를 가지고 단순 다수결 소선거구제에서 기본적인 구조와 구도의 문제를 가리고 덮을 수는 없다. 오히려 야권의 분열을 보면서, 특히 호남에서 국민의당이 선전하는 것을 보면서 '새누리당 심판'에 대한 열망이 실현되지 못할까 걱정했던 수도권 유권자들의 어떤 '과잉 반응(over-reaction)'이 그 놀라운 선거 결과를 만들어내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지난 총선 승리는 분열의 승리가 아니라 시민의 승리였을 뿐이다.
지금과 같은 한국적 정치 구도에서 분열은 여전히 '악'이다. 당장 내년(2017년) 대선에서 야권이 분열된 상태에서도 4.13 총선과 유사한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단언컨대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대로는 야권의 분열 때문에 차기 대선이 '제2의 87년 대선'이 될 가능성이 훨씬 더 커 보인다. 이건 복잡한 정치적 계산이 필요 없는 단순한 상식의 문제가 아닐까 한다. 어쩌면 그것은 다름 아닌 4.13 총선에서 야권이 예상 밖으로 크게 승리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야권이 분열해서 확장성을 키웠고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는 투의 인식과 주장이 대선에서 결국 '승리의 저주'를 불러 올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 저주를 막는 데 이 나라의 민주 진보 세력은 모든 정치적 역량을 총동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우리 야권의 분열은 불가피했던, 우리 민주주의가 언젠가 반드시 한 번은 겪지 않으면 안 되는 어떤 '역사적 통과 의례'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여기서 길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나는 '집권 가능한 대중적 중도 좌파 정당'의 건설과 그 장기적인 집권 없이는 우리 사회에서 '평화 복지 국가'라는 '잠정적 유토피아'를 실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여긴다. 내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유럽에서라면 사회민주주의 계열의 정당들 같은 것이지만, 미국적 조건과 환경에서는 민주당이 엇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는 바, 우리나라에서는 틀림없이 자본주의 세계에서 제기되는 모종의 보편적 요구들을 담으면서도 그 이념과 발전 경로가 미국이나 유럽과는 또 다른 정당이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기에 두루뭉술하게 '중도 좌파 정당'이라고 해 두자. 어쨌든 여기서 지역주의는, 아무리 방어적 형태라 해도, 그런 정당의 건설을 위한 우연한 출발점은 될 수 있을지라도 그 핵심 정체성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김욱 교수가 말한 '호남의 세속화'는, 아직은 갈 길이 멀기는 해도 그리고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을 두고 하는 말도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호남 지역주의'로부터 독립된 대중적 기반을 가진 한국적 중도 좌파 정당의 출현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지금과 같은 분열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분열이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뭉친 우리 사회 과두 특권 독점 세력의 재집권으로 귀결되지 않도록 할 것인가이다. 안타깝게도 지금과 같은 정치 지형에서는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경쟁이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30주년이 되지만 숱한 모순들 때문에 이제는 끝장내야 할 것이 분명해진 87년 체제가 다시금 야권의 분열 덕분에 그 생명을 연장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한쪽에서는 '이번에는 당신이 양보해야 한다'고 윽박지르고 다른 쪽에서는 '이번에도 당신이 양보해야 한다'며 우기는 방식으로 야권이 싸우면서 공멸할 가능성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사실은 암담하기만 하다. 너무 늦지 않게 연합 정치의 모델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내 생각에 그 열쇠는 여전히 '호남 정치'가 쥐고 있다.
호남의 정치적 정체성을 묻는다
비록 나는 걱정하고 비판했지만, 결과적으로 호남의 세속화 실험은 대성공이었다. 그것의 출발점은 호남이 더 이상 '민주화의 성지'라는 겉보기만 화려한 허울의 힘에 짓눌려 진짜 제대로 누려야 할 온갖 실질적인 지역적 이익을 포기하도록 강요받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런 만큼 지난 총선에서 지금과 같은 정치적 구도가 형성된 것은 호남을 위해서는 더할 나위 없는 최상의 결과라 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당이 국회 안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더민주당은 어떻게든 빼앗긴 호남의 지지를 얻기 위해 애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심지어 새누리당조차 호남 출신 당 대표로 호남에 대한 노골적인 정치적 구애에 나서고 있으니 말이다.
호남은 이제 정치를 매개로 실현할 수 있는 지역적 이익이 있다면 무엇이든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현재로써는 호남 출신이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지만, 대신 가령 더 많은 호남 출신 장관을 갖게 될지도 모르고 더 많은 호남 출신들이 공직 등에서 출세 가도를 달릴 수 있게 분위기가 형성될 수도 있다. 더 많은 산업이 호남 지역에 유치될 수도 있고, 더 많은 사회간접자본의 투자도 기대된다. 그렇게 되면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어 지역 내 총생산(GRDP) 같은 것도 획기적으로 커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 세속화를 실제로 추동했던 이른바 '영남 패권주의론'이나 '호남 홀대론'이 많은 면에서 진실이 아니라고 여기기는 하지만, 호남민들이라고 이런 세속적 이익을 위한 정치적 욕망을 갖지 말아야 할 그 어떤 정당한 이유도 없을 것이다. 민주주의는 무슨 천사들이 꾸려가는 정치 체제가 아니다. 모든 시민이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이나 이해관계를 제대로 인식하고 그에 걸맞게 투표하고 정치적 행위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이다. 내 생각에 부산 같은 도시는 바로 그런 의미의 이해관계 인식이 부족한 절대다수의 시민들 때문에 오랜 '1당 지배'에 시달리며 쇠락을 거듭해 왔다. 호남에서나마 민주적 복수 정당 체제가 성공적으로 확립된 데 대해 진심 어린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여전히 커다란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총선 직후 호남 지역에서 국민의당이 압승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제 광주나 호남에 대한 정치적 부채의식을 청산하겠다'고 토로했을 때, 그것은 그들이 단순히 맹목적인 더민주당 지지자들이었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 식의 토로에는 이번 총선 결과가 '민주주의의 보루'로서의 광주와 호남이 결국 지역적 이익만을 좇았다는 데 대한 깊은 실망감이 표현되어 있다. 아무리 광주와 호남이 지닌 세속적 욕망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해도, 그런 실망감에는 호남 정치 또는 호남의 정치적 정체성의 실현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어야 마땅하다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가 바탕에 깔려 있었을 것이다. 이런 기대를 부당하거나 과도하다고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호남 정치의 출발점은 당연히 '5월 광주'다. 그 5월 광주는 우리 모두에게 어떤 민주적 숭고함으로 각인되어 있다. 그 5월 광주는 야만적 폭력에 맞서 분연히 일어선 시민들의 용기와 정의에 대한 헌신, 평화와 우애에 기초한 자치 공동체의 참된 민주적 연대성의 이념을 단지 어떤 당위나 이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갈망하고 실천하려는 이 나라의 모든 시민이 간직해야 할 분명한 '역사적 유산'으로 남겨 주었다. 광주는 이 나라 모든 시민에게 인권과 민주주의와 정의의 다른 이름이다.
그것은 단순한 허울이 아니다. 그것은 이 나라를 제대로 된 민주공화국으로 만들려는 오랜 사회적 노력의 실질적인 추동력이었고, 많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의 헌법과 민주적 제도들 속에 분명한 역사적 실체로서 각인된 물질적 힘이다. 그것은 평화, 인권, 자치, 민주적 연대 같은 가치들이 단순히 어떤 정치적 서구 추종자들이 내세우는 기만적 구호가 아니라 이 나라의 시민들이 누구보다도 간절하게 바라고 또 살아내고 싶어 하는 실천적 가치들임을 역사의 무게를 가지고 보증한다. 이 5월 광주의 역사와 정신을 지키고 계승하는 일은 광주와 호남의 가장 본원적인 정치적 정체성이요 가장 근본적인 정치적 이해관계라고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 5월 광주가 광주의 전부는 아니다. 틀림없이 이 도시도 특별하지 않은 다른 많은 측면들도 갖고 있을 것이다. 지난 4.13 총선에서 우리는 바로 이 다른 '세속 광주'의 전면적인 등장을 목격했다. 사실 그동안에도 이 세속 광주는 이런저런 방식으로 5월 광주를 끊임없이 괴롭혀 왔다. 그것은 호남의 정치가 부분적이지만 자주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와 원칙을 멀리하고 영남 지역주의에 대한 하나의 거울상으로서의 호남 지역주의라는 모습으로 나타나도록 만들었다. 그리하여 그 호남의 정치가 지역의 '토호'나 '호족'의 볼모라는 비아냥을 듣도록 만들었다. 지난 총선에서는 바로 그 세속 광주가 5월 광주를 노골적으로 압도하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그러나 5월 광주는 죽지 않았고 죽을 수도 없으며 죽어서도 안 된다. 그것은 정작 광주를 떠나 부산과 대구를 비롯하여 새누리당의 반민주적 행태를 분명하게 거부하고 심판했던 모든 지역에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 저 경북 성주에서, 생생하게 살아 있음이 확인되었다. 만약 우리가 호남의 핵심적인 정치적 정체성을 이 5월 광주를 지키고 계승하며 전파하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면, 어쩌면 이 호남 정치는 세속 광주의 이탈과 더불어 지금에야 비로소 그 발생과 타당성의 차원이 구분되면서 참된 실현의 계기를 얻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호남 정치는 평화와 인권과 민주주의를 향한 가치의 정치다. 이 정치는 사실 저 유신 말기의 부마 항쟁, 87년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넥타이 부대의 항쟁, 2008년의 광화문 촛불 등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지키고 심화하려던 모든 집합적 투쟁들과 가깝게 맞닿아 있는 보편적 민주 정치다. 물론 광주와 호남이 이런 정치적 정체성을 잃어버렸을 리는 없을 것이다.
분열을 위한 연대
이 가치의 정치이자 보편적 민주 정치로서의 호남 정치가 우리 야권의 분열이 치명적 파국으로 귀결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나는 지난 총선에서 호남의 선택이 단순히 이 지역의 세속적 욕망의 발현이라고만 보고 싶지는 않다. 호남민들이 더민주당을 버린 것도 어쩌면 이 당이 제대로 5월 광주에 충실하지 못한 데 대한 채찍질의 뜻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이제 호남민들은 호남에서든 어디에서든 두 야당이 참된 호남의 정치적 정체성의 수호와 계승과 확산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벌이도록 만들어야 한다. 설사 세속의 욕망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다 하더라도, 호남민들은 지금과 같은 구도 속에서 이루어지는 3자 대결은 반드시 패배로 이어질 것이라는 절박한 인식 위에서 두 당이 새로운 연합 정치의 모델을 찾아낼 수 있도록 압박해야 한다. 내년 대선을 만회의 기회가 없는 정치적 도박판으로 만드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호남의 정치적 정체성과 이해관계에 근본적으로 위배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무턱대고 두 당이 통합하라거나 후보를 단일화하라고 압박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 것이지만 바람직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제는 분열의 불가피함을 인정한 위에서 새롭고 창조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 반드시 연대는 해야 하지만, 그것은 분열을 긍정하고 분열 그 자체를 정치적 악으로 여기지 않아도 되는, 어떤 '분열을 위한 연대'여야 할 것이다. 그런 연대를 위한 가장 좋은 출발점은 현행 단순다수결 소선거구제를 이른바 정당 명부식 비례 대표제로 바꾸는 것일 테다. 그렇게 되면 유권자들은 새누리당의 어부지리를 걱정할 필요 없이 또 특정 정당에 대한 맹목적 부채의식도 없이 마음껏 지지하는 정치가와 정당에 투표해도 된다. 호남이든 어디든 1당 지배 체제도 지역주의도 사라질 것이다. 어쩌면 이런 미래야말로 우리 시민들이 4.13 총선에서 제기한 참된 요구일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런 미래에 대한 공동의 기대 같은 것을 매개고리 삼아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연합 정치의 모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지금 당장은 이미 많이 논의된 대로 '대통령 결선 투표제'의 도입 여부부터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제도가 개헌을 전제로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앞으로 남은 단기간 안에 해소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강남훈 교수는 개헌이 필요 없는 '즉각(석) 결선 투표제'(단기 이양식 투표 제도)의 도입을 제안한 바 있는데, 조금 복잡하지만 고민해 볼 만한 대안으로 보인다. 이 안의 골자는 유권자가 한 장의 투표 용지에 원하는 후보를 선호 순서에 따라 표시하게 하고 그 결과를 반영하여 당선자를 결정함으로써 한 번의 선거로 결선 투표까지 치르는 효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다. 만약 이런 식의 제도 개혁이 쉽지 않다면, 미국의 민주당 경선 틀 안에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무당파 샌더스가 들어 가 후보 경쟁을 했던 것을 본 따, 말하자면 '야권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빅 레이스'를 펼쳐보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생각나는 대로 예를 들었지만, 어떤 식이든 좋다. 그러나 결국 호남의 정치가 다시금 열쇠를 쥐고 있음은 분명하다. 지금의 야권 분열이 호남발인만큼 정권 교체를 위한 새로운 연합 정치의 당위를 실현하는 일도 호남의 선택에 달려있다. 모종의 결자해지의 의무가 호남민들에게 주어져 있다고 해야 할까. 어쨌든 이번에는 단순한 세속적 욕망보다는 호남의 참된 정치적 정체성에 대한 재정의, 아니 새삼스러운 확인 위에서 그런 선택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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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에 이어 ‘이탈리브(Italy+Leave)’도 올 것인가. 지난 5일 이탈리아 시민들은 국민투표에서 개헌안을 부결시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부결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던 마테오 린치 총리는 사임을 표명했다.
개헌안에 반대 목소리를 높였던 포퓰리스트 정당 오성운동과 극우정당 북부동맹은 승리의 깃발을 치켜 올렸다. 부패와 성추문으로 물러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마저 이 틈을 타고 부활할 기세다.
오성운동과 북부동맹은 집권하면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당장 오성운동은 조기 총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의 트럼프 현상, 브렉시트, 프랑스의 국민전선 등 미국과 유럽에 반기득권정치 바람이 불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오성운동이 이를 대변한다. 최근 현직 총리가 추진한 국민투표에서 부결표를 던질 것을 호소하는 베페 그릴로 오성운동 대표의 모습. (사진 출처: http://www.blitzquotidiano.it/)
정치 풍자로 TV 퇴출
개헌안은 상원을 축소하고 지방분권을 축소하는 등 국정 운영을 효율화하자는 내용이었다. 그 자체로는 반대 의견이 클 이슈는 아니었다. 연초만 해도 개헌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뭘까? 시민들의 반대는 개헌안 자체가 아니라 현 린치 정부, 나아가 기성 정치세력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됐다. 그 중심에 오성운동의 탄생 주역이자 대표를 맡고 있는 코미디언 출신 정치인 베페 그릴로(68)가 있다. 그릴로 대표는 이번 투표를 앞두고 “이탈리아는 진흙탕에 빠졌다”며 린치 정부에 대한 심판을 호소해 결국 승리했다.
그릴로 대표는 1948년 이탈리아 제노바 리구리아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회계학을 공부했으나 학업을 끝까지 마치진 않았다.
고교 졸업 후부터 우연히 코미디언의 길로 들어선 그는 이탈리아의 유명 TV 진행자 피포 바우도에게 발탁된다. 이후 각종 버라이어티 쇼에 출연해 활발하게 정치·사회 풍자를 하며 이름을 알렸다.
1986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담은 ‘그릴로 메트로 쇼’를 맡기도 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1987년 당시 총리였던 베티노 크락시 당시 총리를 TV 쇼에서 비판했다가 공영방송 RAI 등에서 퇴출당한다.
그릴로 대표는 1993년 잠깐 RAI의 라이브쇼에 출연했다가 1500만 명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그의 풍자를 참지 못했고 결국 1990년대 이후 거의 TV 방송에 나오지 못하고 만다.
그릴로 대표는 공적 재원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 집권 정당의 선전 목적에 따라 남용된다고 비판했다. 결국 TV로부터 타의로 ‘망명’한 그가 선택한 것은 국내외 거리 공연이었다. 그는 욕설을 섞은 거침없고 자유로운 화법으로 기성 정치권의 부패와 무능을 신랄하게 비판해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공연은 많을 때 1년에 100회 이상 열렸다.
‘키보드 선동가’로 명성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보급되자 그릴로 대표는 소셜미디어를 또 하나의 무기로 삼았다. 2000년 즈음 블로그를 개설했다. 암울한 시대는 역설적으로 그릴로 대표의 주가를 더 높여줬다.
2001년 미디어 재벌이자 기업가 출신의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두 번째 집권에 성공한다. 베를루스코니는 공영방송까지 장악해 실질적으로 주류 언론 거의 전부를 틀어쥐고 여론조작에 나선다.
언론이 기성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를 수렴하지 못하고 진실조차 뭉개자 그릴로 대표의 블로그는 선풍적인 인기를 얻는다. 그릴로 대표가 종종 이명박 정부 시절 한국의 ‘나는 꼼수다’와 비교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의 블로그는 정치·경제이슈부터 환경·노동문제까지 모두 다뤘다. 언론은 그를 ‘키보드 선동가’로 부르기도 했다. 블로그 내용은 이탈리아·영어·일본어 등 3개 국어로 제공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08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블로그 중 하나로 그의 블로그를 꼽았다. 방문자 수 기준으로 세계 10위 안에 들기도 했다. 그의 트위터 역시 20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그릴로 대표의 블로그를 찾던 사람들은 단순한 팬덤에서 한 발 더 나아간다. 블로그에서 각종 사회 문제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던 시민들은 각 지역 공동체에서 오프라인 모임까지 갖게 된다. 지역별로 작은 모임에서 다양한 이슈들을 논의하는 그룹은 2년 만에 전국적으로 650개나 생겨난다.
2006년 총선에서 베를루스코니 정권이 물러나고 로마노 프로디 총리가 이끄는 좌파가 집권한다. 그러나 프로디 정권은 경제회복에도 실패하는 등 신통치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릴로 대표는 2007년 기성 정치인들에게 욕을 퍼붓자며 ‘V-day’ 축제를 기획한다. ‘V’는 ‘Vaffanculo’이라는 이탈리아어의 약자로 ‘빌어먹을’ ‘썩 꺼져’ ‘엿 먹이다’라는 뜻이다. 이 집회에는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쏟아져 나온다. 블로그와 소셜미디어로 조직된 최초의 이탈리아 정치 집회로 꼽힌다.
2007년 베페 그릴로가 기획한 V-day 포스트.
하지만 2008년 총선에서 또다시 베를루스코니가 승리한다. 심지어 부패 비리 혐의로 재판 중이었던 베를루스코니의 승리에 이탈리아는 충격에 빠진다.
결국 그릴로 대표와 뜻을 함께하는 이들은 기성 정치에 대한 비판을 넘어서 시민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자는 운동을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오성운동’이다. 기성 정치에 대한 회의감 때문에 이름조차도 ‘정당’이 아니라 ‘운동’이라고 붙였다.
반기득권 풀푸리 민주주의
직접민주주의 확대와 반부패, 유럽연합(EU) 탈퇴를 기치로 내건 오성운동은 2009년 10월 인터넷을 통해 만들어진다. 오성이란 좌우 이데올로기를 거부하고 오직 시민들을 위한 일을 하겠다는 그들이 내세운 다섯 가지 새로운 목표 ▲공공수도 ▲인터넷 접속권리 ▲지속가능한 교통수단 ▲지속가능한 개발 ▲생태주의를 뜻한다.
오성운동은 부패한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반감이 크다. 국회의원 임금을 일반 노동자 임금 수준으로 삭감하고, 국회의원도 2선까지만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패정치인들은 출마를 금지하고, 국회의원들에게 헌법교육 및 시험을 의무화하자는 방안도 내놓는다. 정당 보조금도 중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성운동은 실제로 선거자금 국고보조를 거부하고 시민들에게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지원을 받았다.
이와 함께 오성운동은 기성 정치권으로서는 다소 황당하게 들릴 만한 정책들도 내놓는다. 전 국민 인터넷 무료 사용, 전 국민 기본소득 보장, 근로시간 20시간으로 단축, 자유무역 반대 등이다. 이런 정책들에 대해 우파는 ‘과대망상’ 좌파는 ‘무정부주의자’라는 비난을 쏟아낸다.
다소 거칠어 보일지는 몰라도 그들의 정책은 인터넷을 통해 3년간 이어진 토론과 투표의 결과물이었다. 1000여 개의 지역 모임 50만 명의 참여자들이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했다. 이 정책을 만든 오성운동 당원들은 2013년 총선에서 후보로도 직접 나선다. 이 후보들 역시 인터넷을 통한 경선에서 최종 선출됐다.
2013년 총선에서 오성운동은 창당 4년 만에 제1 야당이 되는 기염을 토했다. 고무보트를 타고 환호하는 군중의 바다 위에서 즐거워 하는 베페 그릴로의 모습.
선거 결과는 놀라웠다. 창당 4년 만에 제1야당이 된 것이다. 전체 유권자의 25.5%에 해당하는 870만 표를 얻었고 무려 163명이 의회에 진출한다. 스튜어디스, 싱글맘, 남자 간호사, IT 기술자 등 정치 경험이 없는 30~40대가 무더기로 당선됐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도 오성운동은 로마(비르지니아 라지)와 토리노(키아라 아펜디노)에서 시장을 배출했다. 정당 지지율은 30%에 육박한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로마 역사상 첫번째 여성시장으로 당선된 비르지니아 라지(왼쪽)와 토리노 시장으로 당선된 키아라 아펜디노.
오성운동의 인기에는 이탈리아의 암울한 상황도 한몫하고 있다. 유로존 3위의 경제 대국인 이탈리아는 정부 부채 비율이 133%에 이르고, 은행 부실대출은 3600억 유로나 된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997년보다 낮아졌고, 실업률도 11%를 웃돌아 고용률이 그리스를 제외하면 EU에서 가장 낮다. 청년실업률은 40%대에 육박했다.
41살의 젊은 린치 총리는 2014년 집권하면서 이탈리아의 전 분야를 개혁하겠다고 나섰다. 공공부문 감축, 재정지출 축소 등 긴축정책을 펼치며 ‘제2의 토니 블레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경제는 개선되지 않았고 도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런 상황에서 “이탈리아는 완전히 망가졌으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기존 시스템을 버리고 시민혁명으로 나라를 운영해야 한다”는 그릴로 대표의 주장은 설득력 있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오성운동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앞서 로마 시장으로 당선된 라지는 공약으로 내걸었던 쓰레기와 교통문제 개선은커녕 시정 장악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릴로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오성운동의 직접민주주의 시스템을 남용하고 당 내부의 반발을 묵살한다는 비판도 제기돼 왔다. 실제 2013년 당선된 의원 163명 중 37명이 축출되거나 탈당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다시 코미디언으로 돌아가나?
그릴로 대표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것이 인기의 비결이었겠지만, 때로는 거센 비난도 함께 몰고 온다. 지난 5월 무슬림으로 신임 런던 시장이 된 사디크 칸을 두고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자살폭탄을 터뜨리는 광경을 보고 싶다”며 저열한 농담을 던졌다가 뭇매를 받았다.
세상은 그의 발언에서 불안함부터 읽어낸다. 유로존을 탈퇴하겠다, 국가 채무를 재조정하겠다는 등 세계 금융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그의 모습에 2013년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로 그릴로 대표를 지목했다.
베페 그릴로는 기성 정치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배경으로 인기를 얻었다. 기성정치에 대한 거침없는 야유와 조롱에 대중들은 환호했다. 정치판에 감자를 먹이는 시늉을 하는 그의 모습.
그릴로 대표는 과거 차량 운전 사고를 내 3명을 숨지게 해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도 있다. 2013년 총선에도 이 때문에 출마하지 않았다. 총리가 될 생각도 없다고도 밝혀 왔다. “정치에 직접 몸을 담그지 않으면서 훈수만 두는 비겁한 사람”이라는 비판도 받는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의 모습에서 결국 정치인은 어디에 발을 딛고 서 있어야 하는지를 느낄 수 있다.
“군중의 초현실적 환상을 활용할 줄 알고 손쉽게 분위기를 바꾸며 필요한 순간에 가장 정확한 말을 할 줄 아는 사람” 그릴로 대표의 멘토였고 최근 타계한 노벨문학상 수상자 다리오 포는 그를 가리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릴로 대표가 인기를 끌고 이탈리아 정치의 한복판으로 들어가는 과정은 한국의 모습과 흡사하다. 보수 정권 10년을 거치면서 주류 언론은 정권에 장악 당했고 정치는 여야를 가릴 것 없이 지리멸렬한 모습만을 반복하고 있다.
그릴로 대표는 종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비견되기도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이재명 성남시장 같은 인물이 떠오르기도 한다. 방송에서 멀어지면서 오히려 더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개그맨 김제동의 ‘거친 버전’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들은 개헌 국민투표 이후 그릴로 대표가 정계은퇴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릴로는 지쳤고, 본업인 코미디 무대로 돌아가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그릴로 대표는 2014년에도 젊은 간부들에게 당을 맡긴 뒤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지만 뜻대로 되진 않았다. 오성운동의 집권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큰 지금, 그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등 전국 115개의 노동, 시민사회 단체들이 참여한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개혁 공동행동(이하 선거법개혁 공동행동)’은 1월 2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18세 투표권, 비례대표 개혁, 결선투표제 도입을 촉구했다.
민의반영 선거법개혁 공동행동은 “한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기 위해서는 단지 사람의 교체만이 아니라 시스템의 교체가 필요하다”며 이 같은 3대 선거 개혁 과제를 제시했다.
선거법개혁 공동행동은 현행 선거법대로 19세부터 투표를 허용하게 되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으로 4, 5월 경 조기 대선이 현실화 될 경우,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청년들 중 대부분이 투표를 못 하게 된다며 2월 임시국회에서 18세 투표권 보장 법안을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선거권 연령을 현행 19세에서 18세로 낮추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지난 1월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의 반대로 임시국회 본회의에 상정조차 못 한바 있다.
선거법개혁 공동행동은 대통령과 지방자치단체장의 결선투표제 도입도 요구했다. 결선 투표제란 선거에서 유효 투표 중 과반수 이상을 얻은 최다 득표자를 당선자로 결정하는 것이다.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 2위를 대상으로 재투표를 실시한다. 공동행동 측은 현행 승자 독식 선거제도에서는 유권자들이 선호하는 후보보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자에게 투표할 수밖에 없어 유권자의 의사가 왜곡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유권자 절반 이상의 지지를 받아 대표자를 선출하는 결선투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선거법개혁 공동행동은 또 현행 국회의원 선거제도가 정당 득표와 의석 비율이 일치하지 않아 유권자의 표심을 공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도 주장했다. 현행 선거법 상에서는 유권자의 지지에 비례하는 정당 의석수가 보장되지 않고, 거대 정당에 유리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에 따라 기본 의석수를 보장하고 지역구 의석수를 차감한 나머지를 비례대표로 보장해주는 제도를 뜻한다.
지난해 1월 뉴스타파는 19대 국회의원들의 출신 직업과 재산, 학력을 조사해 국회가 유권자들의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는 대표성 있는 기구인지 분석한 바 있다(관련기사 : 생쥐나라의 고양이 국회.. 당신을 위한 대표는 국회에 없다). 당시 조사 결과는 우리나라 유권자 가운데 노동자와 농민이 45%인 반면, 노동자, 농민 출신 국회의원은 3%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전체 유권자의 1%도 되지 않는 법조인과 기업인, 학자 등이 국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가까웠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대표는 “거대 정당들 중심으로 선거 제도가 불공정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현재 국회의원 분포가 나이나 재산, 특정 직업에 편중되어 있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되면 다양한 정당들이 국회에 들어가게 될 수 있어 지금처럼 획일적이지 않고 다양한 계급, 계층이나 세대를 대표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이 국회에 많이 들어가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유럽의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차기 독일 총리직에 도전하는 마르틴 슐츠의 출사표는 단호하고 분명했다. 그는 지난 1월 독일 사회민주당(사민당) 총회 연설에서 “나는 서 있으나, 앉아 있으나, 누워 있으나, 땅과 바다, 하늘 어디에 있으나 차기 총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독일 시사지 슈피겔은 “강력한 권력의지가 시민들에게 높은 호소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르틴 슐츠는 지난 3월 29일, 독일 사민당(SPD) 전당에서 대의원 605명 만장일치로 대표로 선출됐다. 당 대표로 선출된 뒤 손을 흔드는 모습. (사진 출처: AFP)
9월 총선에서 메르켈 총리와 격돌
슐츠는 정체된 독일 정치판에 역동성을 불어넣고 있다.
고교 중퇴의 학력으로 한때 알코올 중독에 빠졌다. 이를 이겨낸 인생역정부터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12년간 동네 책방을 운영한 뒤 지방선거를 통해 정계에 입문한 점도 중도ㆍ좌파 성향의 사민당 색깔과 어울린다.
1994년 이후 20년 넘게 유럽의회에서 활동했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민당은 2005년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중도ㆍ보수 성향의 기독교민주연합(기민당)과 자매당인 기독교사회연합(기사당)과의 대연정에 참여한 이후 줄곧 지지층에게 실망감만 안겨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마르틴 슐츠는 2012~17년까지 5년 간 유럽의회 의장을 지냈다. 사진은 2016년 EU정상회의 때, 메리켈 독일 총리, 메이 영국 총리와 대화하는 모습.
슐츠는 사민당 재건을 약속하며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고 있다. 진보 정치의 복원을 열망하는 오래된 바람들을 받아 안고 있다.
슐츠는 독일 국내 정치 복귀 4개월 만인 지난 3월 사민당 대표로 선출됐다. 오는 9월 치러질 총선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4연임을 저지할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여겨지고 있기도 하다.
축구선수 꿈 좌절…10대에 알코올 중독자
슐츠는 1955년 독일 서부 국경지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소도시 헬라트(지금의 에슈바일러 지역)에서 태어났다. 독일과 벨기에ㆍ네덜란드가 국경을 맞닿고 있는 지역이다.
5남매 중 막내였던 슐츠는 청소년 시절 축구에 미쳐있었다. 개인기 못지않게 한 팀을 이루는 11명의 팀워크가 중요한 운동이다.
헬라트 인근의 레나리아 부르셀렌(Rhenania-Würselen) 유소년팀에서 뛰던 그는 17세이던 1972년 주장을 맡아 서독연방 유소년 축구대회에서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마르틴 슐츠의 어린 시절 꿈은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꿈이 좌절되면서 10대의 나이에 알콜중독에 빠지기도 했다. 사진은 2012년 3월, 브뤼셀에서 열린 첫번째 유럽의회컵 축구대회에서 대회 시작 페널리티킥을 차는 모습 (사진 출처: http://www.bernalrevert.com)
슐츠는 “나의 성경은 ‘키커’(Kickerㆍ독일 축구 전문 잡지)였고, 나의 신은 ‘볼프강 오베라트’였다”고 당시를 회상하곤 한다. ‘왼발의 마술사’로 불린 오베라트는 독일 축구의 황금 시대를 이끈 축구 역사상 최고의 미드필더로 꼽힌다.
슐츠는 분데스리가를 호령하는 프로축구 선수가 되는 게 꿈이었지만, 시련은 이른 나이에 찾아 왔다. 슐츠는 1975년 왼쪽 무릎 십자인대파열이라는 심각한 부상을 입으면서 꿈을 접어야 했다.
우리의 인문계 고교 격으로 주로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김나지움’을 다녔었지만, 대학입학 자격이 주어지는 졸업시험(Abitur)은 치르지 못하고 직업교육 자격이 주어지는 중등학력 인증만 얻은 채 학교를 이미 그만둔 상황이었다.
서적상이 되기 위한 교육을 3년간 받았고, 다음 2년은 이런저런 출판사와 서점에서 일했다.
하지만 날개가 꺾인 그는 술에 빠져들었다. 손에 닿기만 하면 주종을 가리지 않고 마셔대며 알코올중독의 늪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갔다. 그는 “나는 돼지였다”고 당시의 자신을 표현하곤 한다.
24세의 나이에 중증 알코올중독 환자가 돼 버린 그는 죽음의 문턱까지 다다를 정도로 무너진 끝에 치료를 시작한다. 좌절을 극복하는 길은 “매일 같이 새로 시작”하는 데서 찾았다.
마침내 금주에 성공한 슐츠는 1982년 부르셀렌에 자신의 서점을 열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책방 사장에서 최연소 시장으로…통합된 유럽 옹호
정치 참여는 새로운 삶의 목표가 돼 줬다. 슐츠는 19세이던 1974년 사민당 당원으로 가입한 이후 사민당 청년 당원 모임인 ‘청년 사회주의자’ 멤버로 활동하고 있었다.
하급 경찰로 사민당 성향이 강했던 아버지 알베르트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 어머니 클라라가 기민당 정당 활동에 적극 적이었던 점도 슐츠가 정치에 눈을 돌리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슐츠는 1984년 자신이 축구 선수의 꿈을 키웠던 부르셀렌에서 시의원으로 당선되며 정치에 입문한다.
마르틴 슐츠는 1987년 독일 서부에 위치한 부르셀렌의 시장에 당선됐다. 사진은 시장 시절의 모습. (사진 출처: http://www.alamy.com)
1987년에는 부르셀렌 시장으로 선출된다. 독일 서부 국경의 소도시 시장을 뽑는 지방선거였지만, 31세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최연소 시장 기록을 갈아치우며 주목을 받는다.
슐츠는 1994년 유럽의회 의원으로 당선된 이후 23년간 유럽 정치의 중심에 서 있었다.
2000년부터 4년간 유럽의회에서 독일 사민당을 대표하는 역할을 맡았고, 2004년 이후 8년간은 유럽의회 사회주의자 교섭단체 대표를 역임했다.
이어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유럽의회 의장을 맡아 유럽통합을 위해 고분분투 했다.
유럽 언론은 그를 ‘유럽공동체 애호가’로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슐츠는 지난 3월 사민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서도 “누구든 국익과 유럽연합을 분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독일의 미래를 망치는 것”이라고 유럽연합의 결속을 강조했다.
어린 시절, 그는 할아버지가 제1차 세계대전에서 벨기에ㆍ네덜란드에 있는 사촌들과 어떻게 싸워야 했는지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야만 했다. 지금도 독일과 벨기에, 네덜란드에 흩어져 살고 있는 친척들에 대한 얘기였다. 슐츠가 “유럽의 통일이 지난 세기 동안 이룬 인류 문명의 가장 위대한 업적”이라고 생각하게 된 ‘뿌리’와 같은 기억들이다.
“양분된 독일을 정의로운 독일로”
‘독일의 샌더스’로 불리는 슐츠는 뛰어난 연설 실력을 바탕으로 하는 대중 흡입력을 자랑한다.
진보적 가치와 유럽통합에 대한 신념, 소탈한 품성 덕분에 ‘정치적으로 올바른 포퓰리스트’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때문에 사민당 지지자들은 슐츠가 오는 9월 총선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에 이어 12년만에 사민당의 집권을 이끌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사회정의’를 선거의 중요한 슬로건으로 내세운 슐츠는 특히 슈뢰더 전 총리의 ‘어젠더 2010’의 수정을 공언하고 있다.
2003년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개혁 방안으로 발표된 ‘어젠더 2010’은 복지 축소와 노동시장 유연화를 기조로 한다. 박근혜 정부에서 여러 차례 인용해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하르츠 개혁’의 시작점이다.
2014년 2월, 슈뢰더 전 독일 총리의 책 출간 기념회에서 슈뢰더 전 총리(가운데)와 함께 한 모습.
슈뢰더 전 총리는 당시 사민당 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기민당ㆍ기사당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며 개혁안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2005년 독일 실업률이 12.5%로 급등하는 등 부작용이 심화되면서 사민당은 메르켈의 기민ㆍ기사당 연합에 정권을 넘겨줬고, 메르켈 정부는 어젠더 2010 정책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메르켈 총리가 3연임을 하는 동안 독일은 적어도 통계수치상으로는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우파 인사들은 이러한 성공의 가장 큰 동력을 하르츠 개혁에서 찾는다.
반면 같은 기간 독일에는 개혁의 그림자가 깊게 드리워졌다. 슈피겔 등 유력 언론들은 ‘양분된 독일’의 실상을 고발하고 있다. 안정적이었던 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다. 대신 서비스산업을 중심으로 생겨난 ‘미니잡’이라는 저임금 일자리에 많은 사람들이 생계를 걸고 있다. 파견제ㆍ기간제ㆍ시간제가 대부분이다.
슐츠는 “절망은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단언하며 ‘동일노동ㆍ동일임금’을 공약하고 있다.
메르켈 4연임 저지할까
슐츠가 메르켈의 대항마로 급부상하자 독일 우익 진영에서는 “너무 충동적이다”고 공세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슐츠는 자신 만만하다. 그는 이에 대해 “우익 극단주의자들과 정교하게 다듬어진 논쟁만 하다 보면 우리는 아무데도 갈 수 없게 된다”며 “거친 벽돌을 다듬어야 할 때는 거친 끌을 쓰는 게 제격”이라고 꼬집는다.
사민당은 상속세 등을 늘리는 대신 영유아 보육원 및 방과후 보육 비용 지원 확대, 연금 개혁 등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메르켈 총리 측은 “슐츠의 계획이 독일의 경쟁력을 헤치고 실업률을 높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대신 연간 150억유로의 감세를 약속하며 슐츠의 추격을 따돌리려 하고 있다.
오는 9월 독일 총선은 메르켈이 총리 4선 도전에 성공할지, 마르틴 슐츠를 통해 사민당이 정권을 재탈환할지가 관심사다. 사진은 2013년 12월, 유럽의회에서 대화를 나누는 슐츠와 메르켈. (사진 출처: AP)
메르켈은 여전히 강하다. 독일 주간지 슈테른이 지난달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를 살표보면 ‘차기 총리를 직접 뽑을 수 있다면 누구를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4%가 메르켈 총리를 꼽았다.
슐츠는 29%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정당 지지율도 사민당이 지난해 11월 이후 한동안 기민당을 앞섰으나, 최근 조사에서 기민-기사당 연합이 36%, 사민당은 30%로 다시 역전 됐다.
독일의 샌더스라 불리는 슐츠가 새 독일 총리에 오를지, ‘유럽의 여제’로 불리는 메르켈이 4연임에 성공할지는 오는 9월 독일 연방하원 총선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회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2월 16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회원모니터단 정기 설문조사는 2015년 한 해 동안 참여연대 전체 활동에 대한 평가와 2016년 참여연대가 가장 집중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설문조사에는 활동 중인 회원모니터단 493명 중 293명(응답률 59.4%)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설문개요
● 조사 목적
참여연대 2015년 전체 활동 평가, 2016년 주력해야 할 과제 및 20대 총선 유권자 행동 참여 의향에 대한 설문을 통해 2015~16년 평가 및 사업 실행의 참고자료로 활용
● 조사 방법
구조화된 질문지를 이용한 이메일/스마트폰 링크 활용 조사
● 조사 대상과 시기
참여연대 회원모니터단 493명, 2016년 2월 16일~2월 22일(7일간)
● 설문 응답
총 293명(활동중인 회원모니터단 493명 중 59.4% 응답)
성별 : 여성 107명(36.5%), 남성 186명(63.5%)
연령구분 : 30대 이하 61명(20.8%), 40대 149명(50.9%), 50대 이상(28.3%)
2015년 참여연대 활동 전반에 대한 평가는 ‘만족’한다는 응답(약간 만족 + 대체로 만족 + 매우 만족)이 72%로 ‘불만족’이라는 응답(매우 불만족 + 대체로 불만족 + 약간 불만족) 7.4%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불만족’한다고 응답한 이유는 여전히 참여연대에서 하는 활동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많고, 노력 여부를 떠나 가시적 성과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2014년 활동 만족도는 7점 만점에 5.38점, 2015년 상반기 활동 만족도는 5.52점이었습니다. 2015년 전체 활동에 대한 만족도는 5.27점으로 조금 낮아졌습니다.
2015년 하반기 활동에 대한 낮은 평가는 박근혜정부와 집권 여당이 밀어붙인 노동개악,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에 대한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의 대응이 회원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예년에 비해 2015년 참여연대 활동이 얼마나 활발했는지 묻는 질문에 “예년과 비슷하다”는 응답이 63.5%로 가장 많았습니다. 예년에 비해 활동이 활발해졌다는 응답은 저조해졌다는 응답보다 15%p 정도 많아 2015년에도 양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평가해 주셨습니다.
2015년 참여연대 활동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해 회원모니터단 여러분들께서는 냉정한 평가를 내려주셨습니다. 응답자의 44.4%는 ‘큰 변화 없다’고 응답했지만, ‘영향력이 축소되었다’는 응답이 34.8%로 ‘확대되었다’는 응답보다 14.3%p 높았습니다.
2015년 참여연대 활동에 대한 분야별 평가에서 회원모니터단 여러분들은 검찰, 국정원 등 권력기관의 권력남용 사례에 대한 감시 및 기록·기억사업에 대해서 가장 높은 평가를 해주셨습니다. 7점 척도(만점)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했을 때, 부패와 권력남용에 대한 기록·기억 활동에는 최고점수인 85점을, 정치개혁운동에는 상대적으로 최저점수인 75점을 주셨습니다.
2016년 참여연대가 주력해야 할 과제로는 57.3%가 ‘기억·심판·약속을 위한 2016년 총선 사업’이라고 응답해 주셨습니다. 두 번째로 높은 응답률을 보인 ‘노동기본권 실질화와 확대를 위한 법제도 개선’(27.6%)보다 두 배 이상 높았습니다. 이것은 작년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응답을 받은 두 과제인 ‘복지국가 실현과 조세재정 개혁’과 ‘정치·사법 권력에 대한 시민 참여 구조 확대’에 대한 응답률이 각각 45.0%, 43.5%로 비슷했던 것과다른 양상으로, 그만큼 이번 총선에 회원모니터단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위의 주력 과제 응답에서 ‘총선 사업’에 압도적으로 많은 응답을 하신 것처럼 회원모니터단 의 약 90%가 유권자 행동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해 주셨습니다. 참여연대는 2016총선시민네트워크(2016총선넷)에 참여하여 주도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16총선넷 홈페이지(www.2016change.net)를 방문하시면 20대 총선 선거를 위한 19대 국회의 의정활동, 시민사회단체들이 발표한 공천부적격자 및 출마자들에 대한 정보와 20대 국회에서 꼭 추진, 도입되어야 할 정책 자료를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회원들께서 ‘삼시세끼 유권자 위원회’의 유권자위원으로 참여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독일 총선기행팀이 직접 보고 느낀 독일의 선거와 정치에 대해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기행팀의 발표 뿐만 아니라 독일의 정치와 민주주의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는 시간으로 구성해보려 합니다.
알아두면 쓸데 있는 신비한 독일 정치 이야기!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1부. 독일 총선 기행팀의 결과 발표
2부. 독일 정치에 대한 아무 질문 대잔치
일시 : 2017년 11월 1일 수요일 저녁 7시30분
장소 : 정치발전소(마포구 신촌로14 황해빌딩 3층)
사회 : 정인선 Deepr 기자
발표 : 김성희, 김희서, 서복경, 최필경 등 독일 총선기행팀
참가신청 : bit.ly/알쓸신독
(참가 인원에 따라 조기 마감될 수 있습니다.)
참가비 : 무료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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