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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 “연말정산으로 세금 12만원 늘었다? 이것 참 멋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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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 “연말정산으로 세금 12만원 늘었다? 이것 참 멋지네!”

익명 (미확인) | 수, 2016/03/09- 10:23

희망제작소‧허핑턴포스트코리아 공동기획
시대정신을 묻는다④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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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파행의 궁극적 목적은 무상급식 정당성 훼손이다.”

복지정책 전문가인 오건호(52)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과의 인터뷰 중 이 말이 귀를 확 잡아끌었다.

누리과정 파행 사태는 볼수록 이해하기 어렵다. 정부는 누리과정 예산을 못 주겠다고 하고, 교육청은 어서 내놓으라고 하는 사이에 어린이집은 교사 월급을 못 준다 하고, 학부모들은 가계 부담이 늘게 됐다고 아우성친다. 국가 예산이라는 게 실시간으로 증감하는 것도 아닐진대, 왜 이런 파행이 벌어지고 장기간 공방만 오가는지 시민들로서는 알 수가 없다.

오 위원장은 “무상급식의 정당성, 즉 보편복지의 방향을 훼손해서 기존의 선택적 복지로 돌아가고자 하는 의도가 정부에 있다”고 분석했다.

“공방을 계속하다가 불가피하게 서로 타협한다고 가정해보죠, 정부가 누리과정 어린이집 몫 필요 예산의 절반, 약 1조원만 교육청에 떠넘겨도 자체 수입이 거의 없는 교육청은 아주 힘듭니다. 다른 사업을 먼저 줄이더라도 결국은 무상급식을 선별지원 방식으로 바꾸라는 압력을 받게 될 겁니다.”

학부모들도 “정부가 돈이 없다는데 어쩌겠나, 여유 있는 집에서 급식비 조금씩 내는 게 학교 시설 못 고치고 기본 교육 사업들이 파행되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하고 현실적 판단을 하게 된다. 실제로 지난해 경상남도 무상급식 중단 국면의 여론조사에서 학부모들이 그런 반응을 보였다.

또한 오 위원장은 “이렇게 무상급식 정당성을 훼손하면 진보 교육감들이 가져간 교육 현장의 행정 권력을 되찾아 올 수 있다는 보수 진영의 노림수도 엿보인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복지 없는 증세’는 사실과 다르다

애초에 이날 인터뷰의 초점이 여기 있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이 분석은 핵심적인 문제의식과 이어진다. “진보 세력은 뭘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2010년 무상급식 논쟁으로 보편복지 의제가 다소 갑작스럽게 대두된 이래, 이 의제를 내실화하는 데 무슨 노력을 했는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오 위원장은 “이제부터라도 아래로부터 벽돌 쌓듯 복지 의제를 만들고, 복지 세력을 형성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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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허핑턴포스트코리아와 공동 기획한 ‘시대정신을 묻는다’ 인터뷰를 위해 오건호 위원장이 희망제작소를 방문한 것은 지난 2월 3일이었다. 인터뷰는 이원재 희망제작소 소장이 진행했다.

사회학 박사인 오 위원장은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 ‘모든 병원비를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을 지냈고 2012년부터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인터뷰 바로 전날(2월 2일) 출범한 ‘어린이병원비국가보장추진연대'(이하 어린이병원비연대)의 공동대표직도 맡고 있다.

이렇게 직함만 보고 무슨 일을 해왔는지 분명히 알 수 있는 사람도 드물다. 오 위원장의 모든 활동의 지향점은 ‘복지국가'(welfare state)에 있다. 복지국가는 복지 수준이 높은 국가 정도로 이해해도 틀리지는 않지만 사회보장제도와 최저임금, 고용 제도 등이 잘 갖춰진 서구권, 특히 북유럽과 같은 국가를 일컫는 용어이기도 하다. 오 위원장은 이 복지국가의 관점에서 정부의 정책, 선거 공약 등을 조목조목 분석하고 비판하는 역할을 자임해 왔다.

그런 오 위원장이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에 대해 ‘증세 없는 복지가 아니라 복지 없는 증세’라는 야권의 비판은 동의할 줄 알았다. 반대로 그는 “책임 있는 위치라면 그런 부정확한 표현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요 몇 년 사이 대한민국 복지 시스템은 상당히 나아졌고 수혜자도 꽤 늘었다고 했다.

중간계층 불안 원인은 ‘사회안전망 부재’

그 자세한 설명을 듣기 전에, 그럼 우리가 왜 복지가 늘어났다고 느끼지 못 하는지를 들어보자. 이 답은 ‘시대정신을 묻는다’ 인터뷰의 첫 질문인 “대한민국 현실에 진단을 내려 본다면,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의 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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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 사회를 사로잡고 있는 건 불안입니다. 어느 계층에나 불안은 늘 있지만 시대적 징후로써 강하게 느껴지는 건 중간계층의 불안입니다. 특히 현재에 대한 불안보다는 미래 불안이 큽니다. 앞으로 자신이 하향 이동하리라는 불안, 노후가 위태롭고 자식세대의 앞날도 깜깜하다는 불안입니다.”

중간계층이 불안을 느끼는 건 시스템이 희망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1980~1990년대 초반만 해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게 봤으니 계층 상향의 꿈이 있었고, 기업이 성장하는 만큼 자기 삶도 나아지리라 여겼는데, “기업이 언제든지 나를 버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그 믿음이 깨졌다는 것이다.

‘중간계층의 위기’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이중화‧극화가 심해지면서 서유럽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도 공통으로 겪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의 불안이 더 큰 이유가 바로 ‘복지’에 있다.

오 위원장은 “40~50대가 힘든 이유가 우리 사회에서는 한 번 삐끗하면 미끄럼틀을 탄 듯이 내려가고, 다시 오를 계단은 없기 때문”이라면서 “거기다 사회에는 받아줄 최소한의 안전판이 없다보니 계층 변화를 극도로 두려워하게 된다”고 했다.

사람들이 사회의 안전판, 즉 복지 시스템 강화를 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오 위원장은 “실제로 2010~2014년 우리나라의 복지 확대 과정은 서구 복지국가 형성과정과 비교해도 굉장히 빨랐다”고 했다.

무상급식이 시작된 지 3~4년 만에 전국으로 확대됐고, 무상보육도 논의가 시작된 지 2~3년 만에 전면화됐다. 기초노령연금이 2008년 도입된 뒤 7년 만에 두 배인 20만원으로 올랐다. 국민연금과 연계되는 방향으로 차등은 생겼지만 말이다. 대학 등록금도 애초에 과도하게 높은 것이 문제였고, 계층별 차등 지원 방식이지만 총액으로 보면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오 위원장은 이런 내용을 하나하나 짚으면서 “지난 4~5년 간 복지의 양적 확대는 대단했다는 점을 꼭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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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일자리를 잃더라도, 잠시 사정이 나빠져도 복지가 있으니까 괜찮겠구나” 하는 안정감은 생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위원장은 그 이유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사회보험 복지의 취약입니다. 최근 보육과 기초연금 영역에서 복지가 확대됐지만 우리나라 복지체계의 근간은 질병‧노후‧실업 등에 대비하는 사회보험입니다. 아직 이 영역에선 복지가 제자리걸음이고 사각지대도 심각합니다. 그래서 다른 복지가 빠르게 늘어도 생활에 안정감을 줄 정도에는 이르지 못 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복지 확대과정에서 형성돼야 할 사회적 연대와 협동이 빈약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오 위원장은 “복지는 단순히 경제적 지원이 아니라 종합적 안전망”이라며 “사회적 문화적 정신적 안전망까지 돼 줘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복지가 안전망이 되지 못 하는 것은, 지극히 물량주의적으로 정치권에 의해 위에서부터 선사되는 방식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하면 2010~2014년 복지 확대는 정치권에 의해 ‘포퓰리즘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복지 확대를 요구해 온 쪽에서 가장 불편해 할 말이 ‘포퓰리즘’일 것 같은데, 오 위원장은 거리낌이 없었다. “복지는 선물처럼 받는 것, 주면 좋고 안 주면 아쉬운 것이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복지는 선물이 아니라 연대해서 만드는 것”

복지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일까? 복지와 연대‧협동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다는 것인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오 위원장은 어린이병원비연대의 예를 들어 설명했다.

어린이병원비연대는 “어린이 병원비를 국가가 전액 보장하라”는 운동을 펼치기 위한 단체다. 오 위원장은 “지난해 국민건강보험 누적흑자가 17조원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어린이 병원비 전액 보장에 필요한 연간 5,000억 원은 큰 부담이 아니다”라면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는 공감대만 이뤄지면 당장이라도 ‘어린이 무상의료’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역시 ‘위’에서 결정해서 도입하는 방식이라면 그 다음으로 연결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오위원장은 어린이병원비연대 운동에 기대가 컸다. 이 조직은 기존의 사회운동단체보다는 복지시설‧사회복지사‧어린이지원기관 등 일반 시민조직을 주축으로 한다. 이후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지역조직 등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아래로부터 함께 실천하는 경험을 통해 어린이 병원비 해결을 넘어서 공공의료를 향한 시민주체도 형성하겠다는 포부다.

물론 공공의료, 무상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원이 필요하다. 오 위원장은 “우리부터 건강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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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의료가 하늘에서 떨어질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특히 직장 건강보험은 노사가 5대 5로 내는데, 사측은 보험 수혜자가 아니다보니 이 비용이 커지는 데 강력히 저항합니다. 그럴 때 노동자부터 ‘우리도 더 낼 테니 기업도 더 내자’고 할 수 있어야 건강 보험 보장성을 올리는 데 대한 합의가 가능해집니다.”

그러지 않고 건강보험료 인상을 다 같이 반대만 한 결과가 사보험 시장 성장이다. 어린이 대상 사보험만 해도 4조원 규모다. 오 위원장은 “무상의료는 좋을 것 같긴 하지만 경로가 보이지 않으니까 사람들이 사보험을 선택하게 된다”면서 “공적 건강보험으로도 무상의료가 가능한 경로를 아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그 힘을 키우자고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말정산으로 자녀공제 축소? 한 번 더 하자!”

‘건강보험료를 더 내자’는 것은 ‘세금을 더 내자’는 주장과 같은 방향이다. 오 위원장은 증세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무상의료‧무상보육과 같은 보편복지를 위해서는 증세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선별복지는 재정을 따지지 않아요. 정해진 재정을 놓고서 선별된 대상에게 복지 혜택을 주는 겁니다. 보편복지는 모두에게 가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재원이 늘어야 합니다. 세입과 세출의 두 바퀴가 같이 가야 하는 것이죠. 무상급식 국면에서 서구에서 보편복지 담론을 급히 들여오긴 했지만 증세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다 보니 세출 바퀴만 돌고 세입 바퀴는 제자리인, 제자리에서 맴돌면서 땅을 파고 들어가는 수레가 된 겁니다. 이대로는 복지가 더 확대되지 못하고 피로감을 주는 논란만 되풀이될 우려가 큽니다.”

보편복지가 북유럽 등에서 성공한 것은, 중상위 계층 이상에게까지 복지를 제공하고, 그 이점을 체험한 사람들이 증세에 합의하고, 이를 통해 재정이 확대되니 전체 복지 수준을 다시 올릴 수 있는 선순환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오 위원장은 이를 “코르피라는 학자가 말한 ‘재분배의 역설’, 즉 부자에게 복지를 주는 것이 재분배의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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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증세를 거부하는 데는 보수‧진보가 따로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연말정산에서 일부 계층에서 세금이 늘어난 사태를 ‘세금폭탄’이라고 공격한 야당과 진보 언론들에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말정산 사태에서 논란이 된 건 자녀 관련 공제였어요. 출산을 했거나 6세 이하 자녀가 2명 이상 있을 때 세금이 늘어난 것으로 나왔지요. 제가 마침 여기에 해당되는데 두 아이가 6세 이하여서 12만원이 늘었습니다. 물론 ‘안 그래도 양육비 많이 드는데 이게 웬 세금폭탄이냐’하고 화 낼 수 있지요. 하지만 ‘이거 멋지다! 한 번 더 하자’라고 할 수도 있는 겁니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일까? 오 위원장은 “자녀 관련 세금 혜택을 왜 주겠느냐?”고 반문했다. 양육비가 많이 드는데 그에 대한 사회보장이 빈약하니까 세금으로나마 혜택을 주는 것이다. 그런데 2013년부터 전 계층에 무상보육이 시행됐으니 이를 감안해서 세금혜택을 줄인 것이다. 오 위원장은 “저로서는 두 아이로 인해 연간 500만~600만 원의 무상보육 혜택을 받고 세금은 12만원 늘었으므로 반가운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이거 멋지네!’ 한다면 다른 것도 시도해 보자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번에 세액공제로 전환된 의료비‧교육비 지출 항목들을 무상의료‧무상교육을 조건으로 아예 없앨 수도 있다. 더 나아가 현재 상당 규모로 존재하는 근로소득공제‧인적공제 항목 등으로 이야기를 발전시킬 수 있다. 아동수당 도입‧기초연금 인상‧주거복지 등 다수 서민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복지와 연동해 이러한 공제까지 단계적으로 손보자고 말이다.

오 위원장은 “세금을 더 낸 대신 복지로 돌려받는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확실하게 보여줄 수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여기에는 한 가지 조건이 더 있다. 그 혜택을 각자의 이득으로만 해석해서는 한계가 있다. 무상급식이 처음 화두가 되었을 때 “가난한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게 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듯이 ‘함께 잘 살자’는 생각, 공동체 중심의 관점에서 복지 확대와 증세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보편복지 성과가 ‘한여름 밤 꿈’ 안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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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증세에 저항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들이 있다. ‘직장인만 유리지갑’이라는 논리가 대표적이다. 고소득 자영업자들은 탈세를 일삼는데 직장인들만 꼼짝없이 세금을 다 낸다는 것이다. 오 위원장은 이에 대해 “이제 어느 사업장이나 신용카드 사용 비율이 무척 높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 정도까지 불합리하지는 않다”고 했다.

불요불급한 정부 지출을 줄이면 되지 왜 국민에게 세금을 더 걷느냐는 논리도 있다. 여기에 대해서도 오 위원장은 “제일 답답한 게 증세 얘기만 하면 ‘4대강 사업 안 하면 되지’라는 반응”이라면서 “4대강 사업은 이미 끝났는데 지금 그 얘기만 해서 어떻게 진지한 논의를 할 수 있느냐”고 했다. 어차피 우리나라에서 지출 구조조정으로 조성할 수 있는 재원은 한정적이라는 게 오위원장의 판단이다. 이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덜 알려진 정보가 세금에 대한 것”이라면서 “강의 등으로 정확한 정보를 접하고 나면 증세 동의로 생각을 바꾸는 시민들이 많다”고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정리하면, 오 위원장은 우리 사회의 불안, 특히 중간계층이 무너진다는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복지를 통한 사회안전망을 만들어야 하며, 이는 정치권에 요구해서 선물 받듯이 받을 것이 아니라 어떤 복지를 원하는지 뜻을 모아서 요구하고, 그에 필요한 증세에도 합의하는 과정을 거쳐서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지 못 하면 앞으로 한국 사회는 어떻게 될까? “2010~2014년 사이 잠깐 경험한 복지국가의 비전은 한여름 밤의 꿈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부터 당장 해 나가야 하 것은 ‘복지국가’를 위해 진지하게 의제를 기획하고 전략을 짜고 확산시킬 ‘복지세력’을 구축하는 것이다.

오 위원장은 “안타깝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는 복지세력이라고 부를 만한 주체는 미약하다”고 했다. 야권 정치인들이 2010~2012년 정치적 국면에서 무상급식 정당성을 주장하고 지켜 오기는 했지만 위에서 말한 연대와 협동, 함께 만드는 복지에 대한 이해는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박근혜 정부가 막 던져 놓은 복지 정책에 대해서 비판하고, 축소 방침을 막는 데만 급급했다는 것이다.

“시민의 힘 믿고 복지의제 과감하게 기획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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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부정적이지는 않다. 오 위원장은 “우리에게는 복지국가 세력의 씨앗이 충분히 존재한다”고 했다. 2008년 촛불 시위 때 조직되지 않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광장에 나왔던 것을 상기시키면서 “이때 외쳤던 ‘함께 살자 대한민국’의 구호에서부터 경쟁보다 협동‧연대를 지향하는 시민성이 새롭게 발견됐다”는 것이다. 2008년 이후 지금까지 협동조합‧사회적기업‧마을기업 등이 확산돼 온 것도 새롭게 발견된 시민성이 바탕이 된 것으로 오 위원장은 해석했다. 물론 2010년 이후 확대된 복지에 대한 직접적인 체험도 소중한 밑거름이다.

또 다른 근거도 있다. 지난해 연말정산 이전까지 여러 여론조사나 학계 조사 결과를 보면 “복지가 늘어난다면 세금을 덜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찬반 응답이 절반씩 나왔다는 것이다. 오 위원장은 “단순히 세금 내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에 저 조사에서 ‘있다’고 답한 50%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했다.

원하는 복지 수준이 가능하려면 세금을 더 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한 사람들이 ‘우리 자식 세대가 살아가는 사회가 지금보다 더 나아지기를, 승자독식보다는 실패하더라도 비참한 나락에 빠지지 않는 대한민국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응답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바로 ‘복지국가 세력’의 씨앗이라는 설명이다.

때문에 정치권도 보다 과감하게 복지 의제를 기획하고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오 위원장은 강조했다.
“이전까지 복지 정책에서 관전자‧수혜자였던 사람들이 이제 직접 토론하고 참여하며 의제를 쌓아 간다면 더 이상 정부도 정치권도 정책이나 공약을 막 던지고 ‘안 되면 말지’식으로는 하지 못 합니다. 더 이상 시민들이 그냥 보아 넘기지 않을 것이니까요. 그렇게 하나 둘 쌓아 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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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는 두 시간 남짓으로 그리 길지 않았지만 분량은 상당했다. 말투가 온화해서 잘 느껴지지 않을 뿐 말이 상당히 빠른 편이었다. 최대한 쉽게 말하려 했고 사안마다 배경을 일일이 설명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야만 상대의 공감을 구할 수 있는 분야에서 오래 일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오 위원장은 다음 회의 일정을 위해 바삐 희망제작소를 떠났다. 듣는 내내 생소하기도 하고 새롭기도 했었지만 지나고 돌아보니 아주 보편적인 이야기였다. 세금을 내는 사람과 세금의 혜택을 받는 사람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 결국 우리 모두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정리 : 황세원 |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권하형 | 사진작가
영상 : 이윤섭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비디오에디터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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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7/10/2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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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책 읽는 서울>의 추천위원이 되어주세요!


<책 읽는 서울>이 어느덧 다섯 번째 순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 네 차례의 <책 읽는 서울>은 추천위원분들께서 추천해주신 책을 매달 한 권씩 함께 읽었습니다. 이번에는 당원들이 추천해주신 책 중 한권을 선정해 함께 읽고 모여 이야기나누는 시간으로 구성해보려 합니다.


★11월 5일까지 서울시당 당원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 한권을 추천사와 함께 제안해주세요. 추천해주신 모든 분들께는 서울시당 굿즈를 보내드립니다


추천기한: 11월 5일 일요일
추천방법: [email protected] 로 메일 보내기
문의: 010-4666-5423 박기홍

저작자 표시 비영리
수, 2017/10/2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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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한살림고양파주 어린이 요리교실

 

우리 동네 한살림활동,

한살림소식지에 광고하세요!

 

 

우리 모임 참 좋은데

이 행사 정말 뜻 깊은데

참여가 적을까 걱정되시나요?

 

한살림 소식지 <어우렁더우렁 사랑방>에서 홍보하세요!

많은 조합원이 참여할 수 있고 의미 있는 활동을 기다립니다.

 

※ 시범운영 기간 : 2018. 1. 29. 발행소식지 562호까지 (지면한계로 선정된 3개 광고를 개제합니다.)

 

——————————————

 

<어우렁더우렁 사랑방> 운영 안내

 

○ 광고 내용

– 행사, 강좌, 교육, 모임, 도농교류, 연대활동, 봉사활동 등 한살림의 활동

 

○ 마감일

– 매월 2번째 금요일

※ 소식지 588호(11/27 발행) 광고(안) 마감 : 11/10(금)

 

○ 접수방법 (2가지 중 택1)

– 인터넷 접수  https://goo.gl/oHxctu

– 이메일 접수 [email protected]

(담당자, 연락처, 활동 제목, 취지, 일시, 장소, 내용 등을 작성해 발송)

 

○ 운영방법

– ①공모·접수 ②심사·선정 ③편집·디자인 ④광고 게재

 

○ 문의 : 한살림연합 홍보기획팀 02-6715-0823

 

 

월, 2017/10/3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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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십 년 간, 도시개발 과정에서 한국 도시의 주요 주거형태는 주택에서 아파트로 바뀌어 왔습니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주택 유형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59.9%에 달한다는데요. 10명 중 6명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것입니다.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우리 사회에서 아파트가 어떤 의미인지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지난 1편(엄마의 평생소원, 아파트에 사는 것)에서는 아파트를 향한 사람들의 높은 관심과 욕망을 살펴보았는데요. 이번 2편에서는 아파트에서 나고 자란 ‘아파트 키드'(Apartment Kid)의 목소리를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글은 총 4회에 걸쳐 연재됩니다.


[기획연재] 아파트는 OO이다? : ② 향수 – 주공 아파트키드의 기억

#1. 1990년대의 기억

열한 살 때 담임선생님은 자칭 시인이었다.
“안타깝지만 이 삭막한 시멘트 도시에서 자라는 너희들은 시골 아이들의 감수성을 절대 이길 수 없어.”
이 이야기가 왜 나왔는지, 선생님의 이름이 무엇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어쩐지 수염 자국 난 얼굴이 우리의 가능성을 단언하는 장면은 생생히 기억에 남고 말았다.

내가 자란 노원구 상계주공아파트는 LH공사가 1980년대 말 시공한 총 4만 세대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단지다. 과연 시멘트 도시라고 할 만한 곳으로 여기 살면 다른 유형의 집을 볼 일이 없다. 그래도 어린이에게는 충분히 큰 세계여서 여러 모험의 공간이 있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제일 높은 25층 아파트의 꼭대기에 오르고, 비가 올 땐 철제 놀이터 지붕 밑에서 중학생 언니들이 낙서해놓은 괴담을 읽었다.
내가 가장 좋아한 공간은 단지 한 가운데에 있는 근린공원이었다. 3월이면 산수유와 진달래, 뒤이어 화사한 목련과 벚꽃이 피고, 5월이 지나면 라일락과 자귀나무 향기가 진하게 풍겨 계절을 볼 수 있었다. 여름에는 덩굴장미가 단지 곳곳에서 발견되었고, 가을 등굣길엔 낙엽이 축축하게 젖어 흙이 되어가는 냄새가 났다.
공원의 자연은 진짜가 아닐까? 아파트 우정은 골목 우정에 비할 바 아닐까? 그러거나 말거나 이렇게 추억이 켜켜이 쌓이는 바람에 나는 흰 아파트 벽에 노을빛이 드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짠해지는 아파트 감수성의 사람이 되고 말았다. 다른 감수성에 비해 부족한 감수성인지는 알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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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00년대의 기억

“서울 애들은 좀 깍쟁이야. 나 전학 온 날 어디 사느냐고 물어보더니, 거기는 그래도 집값이 괜찮은 편이라는 거야. 무슨 그런 말을 해?”
원주에서 전학 온 친구가 말했다. ‘작년 너희 반 아이들이 조금 이상했던 것 같다’는 말로 얼버무리는데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사는 곳에 그런 의미가 있었던가.
이후 관련된 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동네 미용실 여성잡지 표지에서 ‘교육특구 대치동, 목동, 상계동’이라는 문구를 발견했다. 스캔들이 잦았던 양호선생님의 새로운 꼬리표는 ‘이 동네’ 살면서 ‘벤츠’를 몬다는 것이었다. 결정적으로 대다수 친구들이 졸업만 기다렸다는 듯 이사해버렸다. 강남이나 신도시 혹은 뉴타운으로.

아빠는 종종 포털사이트의 부동산 섹션에서 가상의 집 쇼핑을 했다. “이 집을 팔고 부암동으로 가면 어떨까? 광화문 교보문고까지 15분이면 가고.” 엄마는 코웃음을 쳤다. “아이고 그 동네는 차 없으면 안 되네. 그리고 주택 살면 손이 얼마나 많이 가는데 당신처럼 게으른 사람이 어떻게 살아.” “나도 하려면 하지 왜…”
하지만 그게 다였다. 부동산에 연락하는 일은 없었다. 일상생활에 이 동네는 충분했다. 걸어갈 수 있는 지하철역도 두 개나 있고, 노지였던 개천은 공원으로 탈바꿈했고, 도서관과 스포츠센터도 가까웠다. 아이를 둔 신혼부부들이 꾸준히 둥지를 트는 덕분인지 세태와 상관없이 언제나 활기찬 분위기. 세계 금융위기의 공기 속에서 대학을 다녔던 나는 등하굣길에 이 익숙한 아파트단지의 일상에서 특별함을 느끼곤 했다. 그건 어쩌면 이 삶이 내 것은 아니리라는 예감이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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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10년대의 돌아봄

삼십 년간 우리 가족의 보금자리였던 이 아파트를 분양받은 건 돌아가신 외할머니다. 1929년생인 외할머니는 열한 남매 중 첫째였는데, 미국여행을 다녀온 여동생들에게 놀림을 받고는 씩씩대며 열 살짜리 손녀딸에게 “할머니 영어 가르쳐줘라. 미국가게.” 같은 말씀을 하는 천진한 분이었다. 이 집을 살 때도 자매들 사이에서 어떤 경쟁이 있었던 모양인데, 분당은 다른 여동생이 먼저 사서 흉내 내는 것 같아 싫고, 목동은 쓰레기 매립지 근처라 맘에 안 들어서 상계동을 택하셨다나.

누군가에게는 실패담이겠지만 나는 할머니가 참 잘하셨다고 생각한다. 부모님이 일생을 삶의 가치에 집중하며 살아올 수 있었던 까닭이 ‘부동산’이 아닌 ‘집’에 살았기 때문이라는 걸 잘 알고 있어서다. 다른 곳에 살았다면 요동치는 집값에 쉽게 휘둘렸을 것이다. 그렇게 살아온 결과가 눈에 보이진 않지만, 지난 수년간 세계가 절망적으로 보이는 순간에도 삶이 증오스럽지는 않았던 내 마음이 그 증거라고 믿는다. 그리고 나의 이 믿음은, 은퇴를 앞둔 부모님에게 어쩔 수 없이 밀려오는 후회를 막는 방파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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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남은 것들

우리는 더 이상 그 집에 살지 않는다. 나는 4년 전 독립했고, 은퇴하신 부모님은 가까운 곳의 연립주택으로 평수를 좁혀 이사했다. 아마 우리가 다시 아파트로 돌아갈 일은 없을 것 같다. 3대가 어울려 살 수 있는, 서민을 위한 아파트. 그것은 지향점이라기보단 향수다. 게다가 그 삶이 꼭 좋기만 했던 것도 아니다. 아이들 전교등수에 대한 대화에 끼고 싶지 않았던 엄마는 동네에서 평생 친구를 사귀지 못했다.

얼마 전에는 상계주공 8단지가 주변 단지 중 처음으로 재개발에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다음은 아마 내가 좋아하는 전나무(지금은 이미 베어졌다)와 목련나무가 있던 5단지일 거란 이야기도. 돌아갈 생각이 없는데도 살아온 시간의 무게만큼 마음이 내려앉았다. 발 디딜 기억 없이 사는 사람들의 도시에는, 마을공동체 이전에 회한의 공동체 같은 것이 필요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글 : 백희원 | 시민상상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월, 2017/10/3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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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잦은 자연재난의 경험을 통해 탄탄한 재난관리 체계를 구축해왔습니다. 또한 동일본대지진 이후 안전한 에너지 생산을 위해 ‘분산형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을 장려하고 있는데요. 지난 9월 희망제작소는 안신숙 일본 주재 객원연구위원, 전국의 공무원 27명과 함께 일본 교토시, 고베시, 아와지 섬 등지를 방문하여 일본의 재난관리 체계와 재생가능에너지 정책을 학습하고 왔습니다.


재난이란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 국가에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으로 원인과 성격에 따라 자연재난, 인적재난, 국가기반재난 등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인적재난은 인간의 노력으로 예방할 수 있지만, 태풍이나 지진과 같은 자연재난은 우리의 힘으로 어찌할 도리가 없어 받아들여야 할 때도 많은데요. 일본은 그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방향으로 재난을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교토시 방재(防災)의 사령탑, ‘방재위기관리실’

일본은 1961년에 제정된 재해대책기본법에 근거하여 지역별로 방재회의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교토시의 ‘방재위기관리실’은 교토시 방재회의의 사무국으로, 재해(災害)의 사전예방과 복구를 총괄하고 있는데요, 지진, 수해, 산사태뿐 아니라 식품위생, 전염병, 범죄 등의 문제도 규모가 커지면 방재위기관리실이 총괄하여 각 행정부서와 협력, 대응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각 지역에서 주민이 자주적으로 방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재해 관련 정보를 상세히 수집하고 시민에게 공유하는 것입니다. 특히 지진, 폭우, 토사에 의한 지역별 위험 정도를 ‘방재지도(Hazard Map)’의 형태로 만들어 배포하고 있는데요, 시민들은 이 지도를 보고 자신이 사는 곳의 위험 정도를 미리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재난 발생에 좀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재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 구축과 시민과의 공유가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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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시의 피난소 운영대책

일본은 재난으로 피해를 당했을 때 주민이 대피할 수 있는 피난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피난소는 크게 광역피난소와 동네피난소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광역피난소는 화재 등 2차 피해에 대비하는 시설로, 교토의 유명 관광지인 금각사 또한 광역피난소 중 한 곳입니다. 동네피난소는 주민들의 생활권인 학교 체육관 등에 설치되며, 전국적으로 428개가 지정되어 있습니다.

교토시는 동네피난소가 주민들의 자치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데요. 대규모 재난 발생 시, 행정이 모든 지역에 파견되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자신의 생활권 피난소 운영에 관한 사항을 합의하여 결정하고, 각자 역할을 맡아 그에 부합하는 매뉴얼을 익히고 있습니다. 매뉴얼에는 피난소 내부 배치도 등 신속한 피난소 개설을 위한 내용이 매우 상세히 작성되어 있습니다.

일본 피난소 운영의 특징은 ‘약자’를 매우 폭넓게 설정하여 그에 맞는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노약자와 장애인, 아이는 물론이거니와 여성, 외국인, 안경이나 의치를 잃어버린 주민까지 배려하고 있는데요. 피난소에서 주민 생존율을 더욱 높이려는 방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반려동물과 동행하는 주민에 대한 대책도 마련되어 있는데, 주민의 다양한 특성을 반영하여 피난소 생활의 피로감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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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대응을 위한 시민훈련시설, ‘교토시 시민방재센터’

일본은 재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훈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1995년 개관한 교토시 시민방재센터는 시민이 자신을 스스로 보호할 수 있도록 방재와 관련된 지식을 알리고, 체험 시설로 재난 대응 훈련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지진, 강풍, 화재, 침수 등의 재난이 발생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체험을 통해 익힐 수 있습니다. 3D 영상을 통해 재난 상황을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어 학생과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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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복구를 위한 자원봉사자조정센터, 교토시 ‘재해볼란티어센터’

한 지역에 재난이 발생하면 복구를 돕기 위해 일본 전역에서 자원봉사자가 모여듭니다. ‘자원봉사 활동 원년’이라고 불리는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 당시에는 약 137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모이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 자원봉사자는 재해 복구에 중요한 축을 담당하게 되었고, 더욱 효과적인 지원을 위해 ‘재해볼란티어센터’가 생겼습니다. 재해볼란티어센터는 재난이 발생한 지역에 물자와 자원봉사자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일본 전역에 187개의 센터가 긴밀히 연결되어있습니다.

재난이 발생하면 일본 시민들은 개인적으로 재해지에 가지 않고 자신이 사는 지역의 재해볼란티어센터에 참가 접수를 합니다. 재해지의 재해볼란티어센터는 전국의 재해볼란티어센터와 협조하여 복구에 필요한 기술을 가진 자원봉사자의 적절한 수를 재해지에 파견하게 됩니다. 이처럼 센터 간 체계적인 협력은 재해복구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기억함으로써 미래로, 고베시 ‘사람과방재미래센터’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지진 대책에 자신이 있던 일본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준 재난이었습니다. 고베시는 고령 인구의 비율이 높고, 주거 밀집 지역이었기 때문에 그 피해가 더욱 컸습니다. 현재 도시는 말끔히 복구되어 당시의 참담한 모습은 남아 있지 않지만, 아직 생활기반이 복구되지 않은 곳도 있다고 하니 그 피해 규모를 조금이나마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일본은 그 충격을 단지 상처로만 남기지 않고 철저히 기억함으로써 미래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고베시에 위치한 ‘사람과방재미래센터’는 대지진과 관련된 자료 수집, 연구 활동, 인력 육성 등으로 당시의 경험을 시민과 후대, 세계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16만 점에 달하는 대지진과 관련된 도서, 비디오, 물건, 사진 자료는 시민들에게 당시의 모습을 생생히 전달할 뿐 아니라 재해 경감을 위한 연구자료로 쓰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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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힘으로는 자연재난을 막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연구를 통해 그것의 발생을 예측하고 철저히 대비한다면 그 피해는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재난의 예방은 행정이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본의 사례는, 행정과 시민이 협력해야 더욱 촘촘하게 재해 경감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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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이다현 | 지역정책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수, 2017/11/0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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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지난 9월부터 민주주의 시민교육 일환으로 <민주주의를 창조하라>를 두 과정으로 나눠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중 ‘문제해결과정’에서는 민주주의의 역사 및 원리를 재해석할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주요 이슈에 관한 찬반토론, 조정과 합의를 위한 의사소통방법론을 학습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25일 진행된 교육에서는 한참 뜨거운 이슈인 ‘원자력 발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날은 원자력 발전을 찬성하는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공학부 교수와 원자력 발전을 반대하는 윤기돈 녹색연합 활동가의 찬반토론과 함께 시민토론이 진행됐습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사회적 합의를 거쳐 탈핵 공약을 이행하겠다고 견해를 밝혔고,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이하 공론화위)가 출범한 뒤 최종 권고안까지 내놓은 상황이었습니다. 시민참여단은 학습과 열띤 토론 끝에 ‘공사 재개’ 의견을 냈고, 공론화위는 이를 정부에 권고안으로 제출했지요.

이번 결정은 찬반을 떠나 숙의민주주의 과정을 거쳤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데요. 한국 사회에 어떤 시사점을 던졌는지 짚어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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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19일 고리 1호기 영구 중단 기념식에 참석해 신고리 5·6호기의 건설 여부를 두고 ‘사회적 합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지난 7월 24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가 공식 출범했는데요. 동시에 신고리 5·6호기 사업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는 잠정적으로 3개월간 건설 공사를 중단했습니다.

정부는 인문사회, 과학기술, 조사통계, 갈등관리 등 4개 분야 전문기관, 단체를 정하고 후보자를 추천받아 공론화위를 구성했습니다. 또한 핵발전 찬반 단체의 제척 의견을 받아 9명을 공론화위 위원으로 최종 선정했습니다. 시민참여단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관련한 정보를 온라인 동영상과 각종 자료로 학습했고, 지난 10월 14일부터 16일까지 2박 3일간 합숙을 진행하며 치열하게 논쟁을 벌였습니다.

그 결과, 지난 10월 20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는 핵발전소 공사를 재개한다는 내용의 정부 권고안을 발표했습니다. 시민참여단 471명 대상으로 찬반을 조사한 결과 ‘건설 재개’는 59.5%, ‘건설 중단’은 40.5%로 ‘건설 재개’ 의견이 19%p가량 높았는데요.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인 ±3.6%p를 넘는 수치입니다. 더불어 공론화위는 원자력 발전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에너지 정책을 펼쳐나갈 것을 정부에 권고했습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 22일 서면을 통해 “정부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조속히 재개하겠다”라고 공론화 결과에 대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토론할 권리를 가지고 결과에 승복할 때 완성된다고 생각한다”며 “시민참여단의 토론과 숙의, 최종 선택과정에서 나온 하나하나의 의견과 대안은 모두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했습니다.

▲ 한겨레신문(http://www.hani.co.kr) 갈무리

▲ 한겨레신문(http://www.hani.co.kr) 갈무리

공론화의 성과와 과제

이 사안은 찬핵이냐 탈핵이냐를 떠나 한국에서 대규모로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시민이 직접 학습과 토론을 벌이며 합리적으로 의사를 조율하는 숙의민주주의 공론화 과정은 ‘참여’에 관한 폭넓은 가능성을 제시하는 동시에 절차와 내용, 진행 과정을 보완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습니다.

공론화위는 “대통령 공약사항인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에너지 소비자인 시민의 참여와 합의를 기반으로 결정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언론에서도 숙의민주주의에 관해 다양한 평가를 전하고 있는데요.

강재열 한국원자력산업회의(원산) 상근부회장은 “공론화 모델을 만들고 시민숙의과정으로 우리 사회의 갈등을 조정하겠다는 것은 굉장히 발전된 모습”이라고 말했고, 이헌석 안전한세상을위한신고리5·6호기백지화시민행동 대응팀장은 “시민 참여와 관심이 굉장히 높았다”며 “국가 에너지 정책을 결정하는 좋은 모델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관련기사 보기)

희망제작소가 시민과 나눈 ‘숙의민주주의’ 이야기

희망제작소가 지난 10월 25일 진행한 교육 현장에서도 공론화 과정에 관한 평가가 나왔습니다. 정동욱 교수는 “원전 찬반에 관해 우리 사회가 이미 상당 부분 이념화되어 있지 않나 우려스럽다”면서도, “공론화는 찬반이 극명하게 승패가 갈리는 사안보다, 논의 과정을 통해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사안을 다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공사 재개 혹은 중단으로 조사하기보다 에너지 정책의 포트폴리오를 어떤 방식으로 구성할지 국민 대상으로 공론화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윤기돈 활동가도 이번 사례를 긍정적으로 바라봤습니다. 그는 “사회적 갈등 요소가 많은 정책 결정에 국민이 참여하게끔 열어준 사례”라며 “대개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경우가 많은데, 한 번 더 숙의하는 과정을 거쳤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대대적인 공론조사를 벌이는 것과 별개로 시민 스스로 사안을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원자력계나 환경단체나 각각의 논리와 가치에 따라 주장하기 때문에 이에 관해 시민이 합리적인 의심과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비로소 사회적 합의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이날 자리에서는 해외에서 원자력 발전을 주제로 공론조사한 경우가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인 2012년 원자력 발전 비중의 적절성에 관한 공론조사를 시행했습니다. 또한 원자력 발전은 아니지만 미국 텍사스주(州)에서는 지난 1996년 새로운 발전소 건립을 위해 발전설비 선택과 비용조달 방법 등에 대해 공론조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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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 마련해야

우리에게 공론조사는 아직 낯선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해외 각국에서는 다양한 정책과 제도 영역 내에서 공론조사를 시행해 왔습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9개월간 시민총회를 열었고, 영국은 범죄대응방안 마련과 EU가입, 호주는 군주제에서 공화정으로의 전환 등을 주제로 공론조사를 시행했습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이번 공론조사는 원자력 발전에 관한 시민의 기저의식을 파악하고, 정부가 만든 공론의 장에서 원자력 발전을 처음 논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에 대한 시민의 의식이 이념적 성향을 내포하고 있어 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느냐에 따라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따라서 논의 결과를 어떤 방식으로 수용하느냐, 사회적 동의를 어떻게 끌어내느냐가 관건입니다.

또한 공론조사의 형태와 방식에 관한 논의도 필요합니다. 무조건 시민참여 위주의 공론조사를 진행할 것이 아니라, 사안에 따라 시민참여 공론조사와 전문가집단 공론조사를 양분해 진행하는 방법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공론조사를 진행할 때 시민이 더욱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사회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 정리 : 방연주 | 커뮤니케이션센터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 정리 : 조현진 | 커뮤니케이션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목, 2017/11/0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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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C 임금압류 일지 2. – 이상혁 조합원]   24년 다닌 회사가 내민 ‘301억 원 손배소장’ – 청춘 바쳐 일한 회사에게 ‘퇴사용’ 손배소장 받았습니다   손잡고 주 : 본 […]
금, 2017/11/0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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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정의_환경부정의상02-4

 제1회 환경부정의

인간은 누구나 깨끗한 환경에서 살 권리가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지 않을 권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곳곳에서는 불평등한 환경 피해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환경정의는 시민들과 함께 환경부정의 상을 시상하여 국내에서 일어나는
환경 불평등, 부정의의 심각성을 알리고, 그 책임을 묻고자 합니다.

2017 제1회 ‘환경부정의 상’은
지난 10년 동안 국내에서 일어난 불평등한 환경사례를 모아
시민선정위원단의 온라인 투표로 수상자를 선정하고자 합니다.
시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투표방법]

1) 시민선정위원단 모집
– 신청자격 : 환경퀴즈를 통과한 10대~60대 국민 누구나
– 모집일정
♦ 모집기간 : 11월 6일~ 11월 17일(~오후3시 마감)
♦ 선정위원 결과발표 : 1차- 11월 13일 / 2차-11월 17일(개별통보)
– 활동내용 : 환경부정의 상 투표 (개별로 투표링크 발송)
– 신청방법 : (사)환경정의 홈페이지eco.or.kr) 에서 신청
하단에 ‘시민선정위원단 신청하기’ 버튼을 클릭해주세요 

2) 환경부정의 상 투표
– 투표자 : 시민선정위원단
– 투표일시 : 11월 11일~11월 20일
– 투표방법 : 온라인투표
* 투표링크과 함께 환경부정의 상 후보 소개가 문자로 발송됩니다.
* 투표를 완료해주시면 소정의 선물을 드립니다.


[일정안내]
– 시민선정위원단 모집 : 11월 6일~11월 17일
– 환경부정의 상 투표 : 11월 11일~11월 20일
– 시상식 : 12월


[기타문의]
환경정의연구소 심수은 활동가
02-743-4747
[email protected]

*환경부정의 상 붓글씨 작품은 무구无區 김백호 작가가 후원했습니다.

월, 2017/11/0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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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잦은 자연재난의 경험을 통해 탄탄한 재난관리 체계를 구축해왔습니다. 또한 동일본대지진 이후 안전한 에너지 생산을 위해 ‘분산형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을 장려하고 있는데요. 지난 9월 희망제작소는 안신숙 일본 주재 객원연구위원, 전국의 공무원 27명과 함께 일본 교토시, 고베시, 아와지 섬 등지를 방문하여 일본의 재난관리 체계와 재생가능에너지 정책을 학습하고 왔습니다.


재난이란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 국가에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으로 원인과 성격에 따라 자연재난, 인적재난, 국가기반재난 등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인적재난은 인간의 노력으로 예방할 수 있지만, 태풍이나 지진과 같은 자연재난은 우리의 힘으로 어찌할 도리가 없어 받아들여야 할 때도 많은데요. 일본은 그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방향으로 재난을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교토시 방재(防災)의 사령탑, ‘방재위기관리실’

일본은 1961년에 제정된 재해대책기본법에 근거하여 지역별로 방재회의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교토시의 ‘방재위기관리실’은 교토시 방재회의의 사무국으로, 재해(災害)의 사전예방과 복구를 총괄하고 있는데요, 지진, 수해, 산사태뿐 아니라 식품위생, 전염병, 범죄 등의 문제도 규모가 커지면 방재위기관리실이 총괄하여 각 행정부서와 협력, 대응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각 지역에서 주민이 자주적으로 방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재해 관련 정보를 상세히 수집하고 시민에게 공유하는 것입니다. 특히 지진, 폭우, 토사에 의한 지역별 위험 정도를 ‘방재지도(Hazard Map)’의 형태로 만들어 배포하고 있는데요, 시민들은 이 지도를 보고 자신이 사는 곳의 위험 정도를 미리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재난 발생에 좀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재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 구축과 시민과의 공유가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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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시의 피난소 운영대책

일본은 재난으로 피해를 당했을 때 주민이 대피할 수 있는 피난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피난소는 크게 광역피난소와 동네피난소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광역피난소는 화재 등 2차 피해에 대비하는 시설로, 교토의 유명 관광지인 금각사 또한 광역피난소 중 한 곳입니다. 동네피난소는 주민들의 생활권인 학교 체육관 등에 설치되며, 전국적으로 428개가 지정되어 있습니다.

교토시는 동네피난소가 주민들의 자치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데요. 대규모 재난 발생 시, 행정이 모든 지역에 파견되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자신의 생활권 피난소 운영에 관한 사항을 합의하여 결정하고, 각자 역할을 맡아 그에 부합하는 매뉴얼을 익히고 있습니다. 매뉴얼에는 피난소 내부 배치도 등 신속한 피난소 개설을 위한 내용이 매우 상세히 작성되어 있습니다.

일본 피난소 운영의 특징은 ‘약자’를 매우 폭넓게 설정하여 그에 맞는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노약자와 장애인, 아이는 물론이거니와 여성, 외국인, 안경이나 의치를 잃어버린 주민까지 배려하고 있는데요. 피난소에서 주민 생존율을 더욱 높이려는 방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반려동물과 동행하는 주민에 대한 대책도 마련되어 있는데, 주민의 다양한 특성을 반영하여 피난소 생활의 피로감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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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대응을 위한 시민훈련시설, ‘교토시 시민방재센터’

일본은 재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훈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1995년 개관한 교토시 시민방재센터는 시민이 자신을 스스로 보호할 수 있도록 방재와 관련된 지식을 알리고, 체험 시설로 재난 대응 훈련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지진, 강풍, 화재, 침수 등의 재난이 발생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체험을 통해 익힐 수 있습니다. 3D 영상을 통해 재난 상황을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어 학생과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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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복구를 위한 자원봉사자조정센터, 교토시 ‘재해볼란티어센터’

한 지역에 재난이 발생하면 복구를 돕기 위해 일본 전역에서 자원봉사자가 모여듭니다. ‘자원봉사 활동 원년’이라고 불리는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 당시에는 약 137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모이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 자원봉사자는 재해 복구에 중요한 축을 담당하게 되었고, 더욱 효과적인 지원을 위해 ‘재해볼란티어센터’가 생겼습니다. 재해볼란티어센터는 재난이 발생한 지역에 물자와 자원봉사자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일본 전역에 187개의 센터가 긴밀히 연결되어있습니다.

재난이 발생하면 일본 시민들은 개인적으로 재해지에 가지 않고 자신이 사는 지역의 재해볼란티어센터에 참가 접수를 합니다. 재해지의 재해볼란티어센터는 전국의 재해볼란티어센터와 협조하여 복구에 필요한 기술을 가진 자원봉사자의 적절한 수를 재해지에 파견하게 됩니다. 이처럼 센터 간 체계적인 협력은 재해복구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기억함으로써 미래로, 고베시 ‘사람과방재미래센터’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지진 대책에 자신이 있던 일본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준 재난이었습니다. 고베시는 고령 인구의 비율이 높고, 주거 밀집 지역이었기 때문에 그 피해가 더욱 컸습니다. 현재 도시는 말끔히 복구되어 당시의 참담한 모습은 남아 있지 않지만, 아직 생활기반이 복구되지 않은 곳도 있다고 하니 그 피해 규모를 조금이나마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일본은 그 충격을 단지 상처로만 남기지 않고 철저히 기억함으로써 미래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고베시에 위치한 ‘사람과방재미래센터’는 대지진과 관련된 자료 수집, 연구 활동, 인력 육성 등으로 당시의 경험을 시민과 후대, 세계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16만 점에 달하는 대지진과 관련된 도서, 비디오, 물건, 사진 자료는 시민들에게 당시의 모습을 생생히 전달할 뿐 아니라 재해 경감을 위한 연구자료로 쓰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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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힘으로는 자연재난을 막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연구를 통해 그것의 발생을 예측하고 철저히 대비한다면 그 피해는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재난의 예방은 행정이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본의 사례는, 행정과 시민이 협력해야 더욱 촘촘하게 재해 경감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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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이다현 | 지역정책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수, 2017/11/0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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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교육 강사양성(심화)_모집웹자보_최종본

⦁ 교육기간 2017년 11월 30일~12월 28일(매주 목, 5주 총10강)

⦁ 교육시간 오전교육(10시~12시) – 점심식사(제공) – 오후교육(1시~3시)

⦁ 교육장소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 26길 39 시민공간나루, 원경선홀

⦁ 수강료 7만원

⦁ 수강대상 먹거리 기본교육과정 이수자, 생협 및 마을부엌 활동경험자

⦁ 수강인원 15명 내외

⦁ 접수방법

1) 구글 설문지 접수 (하단에 강사양성 신청하기 버튼을 클릭해주세요)

2) 개별연락 후 확정 

* 접수 확인 후, 개별로 계좌번호 안내를 드립니다. 

접수기간 2017년 11월 13일~24일

향후활동

※ 월2회 강사정기모임

※ 먹거리정의센터 강사활동

문의 : 환경정의 먹거리정의센터 김민아 활동가([email protected] / 02-743-4747)

[프로그램 일정안내]

⦁ 11월 30일(목)
1강

자기소개 및 오리엔테이션
먹거리정의 운동이란? (김순영 먹거리정의센터장)
2강
우리사회 먹거리복지와 먹거리 기본권(김소연 먹거리정의센터 정책위원장)

⦁ 12월 07일(목)
3강
교육대상의 이해1 “결혼이주여성의 먹거리 이야기” (정혜실 이주민방송 대표)
4강
교육대상의 이해2 “학교 밖 청소년 먹거리교육의 과제와 접근방법” (이기연 청소년상담사)

⦁ 12월 14일(목)
5강
먹거리교육 현장으로서의 마을부엌의 의미(이현정 은평신나는 공동부엌 대표)
6강
마을부엌 현장탐방과 이야기(조별활동)

⦁ 12월 21일(목)
7강
강의테크닉1 “일반적인 강의태도” (강상구 구로민중의집 대표)
8강
강의테크닉2 “교안작성법 및 과제발표준비” (김순영 먹거리정의센터장)

⦁ 12월 28일(목)
9강
개인별,조별 발표(박경선 먹거리정의센터 교육위원장)
10강
수료식 및 향후 활동이야기 나눔

*세부일정은 추후 변경될 수 있음

월, 2017/11/1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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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소식지 586호 중 [생산지 탐방]

 

우리밀에 사랑과 정성을

담은 건강한 한 끼

 

한살림경기남부 군포지부 가공품분과

 

 

 

지난 9월, 경기남부 군포지부 가공품분과에서는 충북 음성에 있는 가공산지 ‘밀락’으로 생산지탐방을 다녀왔습니다.

밀락은 한살림 조합원이면 한번쯤은 먹어보았을 냉면을 만드는 곳으로, ‘사랑과 정성으로 바른먹거리를 만든다’는 생산원칙을 가지고 한살림 면류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가공산지에서 청결, 위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겠지요. 밀락은 생산지탐방에 처음 참여한 분과원들도 깨끗한 작업환경에 감탄할 정도로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었습니다.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물품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졌습니다.

 

 

여러 업체의 제품이 OEM방식으로 생산되는 곳이라 한살림물품의 생산과정을 전부 확인해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생산자님께서 설비와 생산과정을 꼼꼼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다른 업체의 물품도 생산하다 보니 재료 혼입 방지를 위해 생산이 끝날 때마다 30분 정도 꼼꼼히 청소를 한 다음에야 다음 생산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생산 관리를 철저히 하시는 모습에 믿음이 갔습니다.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난 후, 이범수 생산자님과 간담회 시간도 가졌습니다. “우리밀 1천 톤을 소비하는 것을 목표로 물품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는 말씀에서 우리밀에 대한 애정과 더불어 우리밀 소비 확대에 대한 고민과 의지가 느껴졌습니다.

규모에 비해 많은 연구원을 둘 정도로 연구개발에 정성을 쏟은 결과 기름에 튀기지 않은 라면을 7년 만에 자체기술로 개발했다고 합니다. 한살림에서도 조만간 심의가 이루어질 예정이라니 기대가 됩니다. 간담회 중 품질을 개선하거나 새롭게 개발 중인 물품들을 시식할 수 있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한살림에 공급 중인 19종의 밀락 물품도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 끝에 나온 소중한 물품일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밀락의 일등주자인 냉면이 계절 물품이다보니 사계절 조합원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우동이나 자장라면 등 다른 물품의 품질 향상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합니다.

가공품에 많이 쓰이는 표고버섯은 방사성물질에 대한 조합원의 우려가 큽니다. 이러한 의견을 전하며 대체원료 사용을 구체적으로 제안하자 생산자님께서 흔쾌히 연구해보겠다고 답하셨습니다. 화학첨가물을 최소화하면서 맛과 건강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어려운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수용해 주시는 점이 고마웠습니다.

우리밀 1kg을 먹는 일은 우리밀밭 0.5평을 확보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우리밀을 먹는 일이 우리를 건강하게 할 뿐 아니라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먹을거리임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글·사진 하미란 한살림경기남부 군포지부 가공품분과원

화, 2017/11/1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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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십 년 간, 도시개발 과정에서 한국 도시의 주요 주거형태는 주택에서 아파트로 바뀌어 왔습니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주택 유형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59.9%에 달한다는데요. 10명 중 6명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것입니다.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우리 사회에서 아파트가 어떤 의미인지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지난 1편(엄마의 평생소원, 아파트에 사는 것)에서는 아파트를 향한 사람들의 높은 관심과 욕망을 살펴보았고, 2편(주공 아파트 키드의 기억)에서는 아파트에서 나고 자란 연구원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이번 3편에서는 아파트라는 삶터에서 좀 더 나아가 우리 시대의 ‘마을’과 ‘공동체’의 의미에 관해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글은 총 4회에 걸쳐 연재됩니다.


[기획연재] 아파트는 OO이다? : 마을? ③ 마을에 던지는 몇 가지 질문

2010년 희망제작소에 입사할 때만 해도 농촌이 아닌 도시에 마을이 있기는 한지, 그게 가능할지 의문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성미산과 삼각산마을, 원주의 사회적경제 현장 등 시민이 자발적으로 만든 공동체 사례를 접하게 되면서, 의문은 조금씩 확신으로 바뀌었다. 이런 방식이라면 행정에 기대지 않고 주민 스스로 대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무원과 주민을 대상으로 사례탐방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포럼이나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마을공동체를 알리고 권유하는 동안, 정작 나는 내가 사는 곳을 잊고 있었다. 2시간 가까이 소요되는 출퇴근 시간, 끊이지 않는 출장 등으로 집은 먹고 자는 하숙집일 뿐이었다. 내 이웃으로 누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관심을 기울일 틈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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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자에서 주민으로

교육참가자이자 행정의 대상이 아닌 주민의 한 사람으로 동네 사람을 만나게 된 건, 작년에 어쩌다 덜컥 집을 구입하면서부터였던 듯하다. 아파트는 아니지만 10세대 정도가 함께 사는 다세대 빌라였기 때문에 가끔 반상회가 열렸고 거기에 나도 초대받았다. 참석자는 할머니 두 분과 나보다 최소 열 살은 많아 보이는 아주머니 2명, 그리고 나였다. 갓 이사 온 데다가 나이도 가장 어린 나는 다른 분들이 하시는 말씀을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그리고 두 집이 2년째 관리비를 안 내고 있다는 것, 관리비를 내라고 했더니 오히려 화를 내고 욕설을 퍼부었다는 둥 이웃에 대해 상상도 못 했던 이야기를 들었다. 외부인이 몰래 쓰레기를 버리고 가니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교육생들 앞에서 CCTV를 설치하지 않아도 마을공동체와 관계망이 생기면 저절로 감시되고 문제가 해결된다고 이야기했던 나였지만, 어쩐지 그 자리에서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동네일에 참여하고 싶어도 그동안 너무 바쁘고 여유가 없어서 그러지 못했던 거라 생각했지만, 사실 나는 관계망이 없어도 일상생활에 아무 불편함이 없었고 같은 빌라사람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지도, 그럴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혹스러웠다. 지금까지 나는 나도 못 하고 하기 싫은 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권유했던 건 아닐까.

새로운 공동체를 상상하다

분명 지역 내 어떤 문제들, 아이를 키우는 부모나 지역 내 관계망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마을공동체는 개인이 성장하고 공공성을 학습할 수 있는 장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동네에는 마을공동체에 참여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 혹은 아예 참여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다. 주민이라면 누구나 마을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고 하지만 평생 한 번도 문서라는 것을 만들어본 적 없는 어르신, 생계유지에도 급급한 1인 가구, 맞벌이와 육아를 병행하느라 쉴 틈도 없는 부모, 한글조차 어렵게 느껴지는 다문화여성들에게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건 아닐까? 성적소수자부터 나처럼 지역 내 관계망을 부담스러워하는 주민까지 가볍게 참여할 수 있는 정책적 통로를 다양하게 만들 수는 없는 걸까?

행정은 지역을 기반으로 마을공동체나 각종 참여 정책을 기획한다. 하지만 정작 주민 중에는 지역이 자신의 정체성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청년이나 세입자처럼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싶어도 이사할 수밖에 없는 사람도 있고 자발적으로 직업이나 결혼 등의 이유로 이동하면서 소셜네트워크로 공동체를 만드는 사람도 많아진 지금, 우리는 공동체에 관해 새로 생각하고 상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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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주민이 많이 참여하는 게 정말 좋기만 한 거겠냐는 생각도 든다. 실제 주민 중에는 시민의 의무나 공공성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중시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이기심을 제어하고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섣불리 결론을 내리고 싶지도 않다. 단지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소소하게나마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실험해보고 싶다. 가다 보면 길은 어떻게든 만들어지기 마련이니 말이다.

– 글 : 임은영 | 시민상상센터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화, 2017/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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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농업 인증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

 

 

한살림은 사람과 자연, 도시와 농촌이 함께 살아야한다는 가치 지향에 따라 유기농업을 기본으로 도농상생을 실천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관계’와 ‘신뢰’는 사라지고 ‘결과’를 바탕으로 한 ‘인증’에만 초점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참여해 스스로 정한 자주기준에 따라 물품을 인증하는 ‘자주인증제도’를 실시해온 한살림은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신뢰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알기에 현 인증제도에 대해 검토하고 개선해갈 수 있는 활동에 적극 참여합니다.

 

토론회는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한국농업의 미래, 친환경농업 혁신의 길을 찾아서 

 

❍ 개요

  • 일시 : 2017년 11월 22일(수) 오후 1시 30분~
  • 장소 : 국회도서관 소회의실
  • 주최 : 국회의원 연구단체 ‘농업과 행복한 미래’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김현미, 문미옥, 송기헌, 우상호, 김종민, 김한정, 설 훈, 원혜영, 위성곤, 자유한국당 홍문표, 강석진, 경대수, 이완영, 최교일, 김성찬, 김학용, 박대출, 박순자, 이만희, 강길부, 바른정당 정병국), 정의당 윤소하
  • 주관 : 친환경농업 개혁과 발전을 위한 대책위원회
  • 후원 :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길, 친환경농산물 의무자조금 관리위원회, 한국농정신문, 한국농어민신문, 식량닷컴, 월간 친환경, 농수축산신문

 

❍ 배경 및 필요성

70년대 녹색혁명에 대한 반성으로 시작된 유기농업은 그 가치를 존중하는 소비자운동(생협)과 함께 더디지만 의미 있는 확장을 이뤄왔습니다.

90년대 후반 정부의 법·제도 정비와 육성정책이 시작되면서 친환경농업이라는 이름으로 2000년대 들어 폭발적인 양적 성장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친환경농업이 경쟁력, 효율성 위주의 성장주의 정책으로 채워지면서 양적인 성장과 함께 명암도 발생했습니다.

환경보전과 지속가능한 농업이라는 목표 대신, 최종적인 농식품의 ‘안전성’이 가장 우선시되면서 ‘의지’와 ‘과정’의 가치는 사라지고 ‘결과’만 중시하게 된 것입니다.

특히 농약검출여부로 친환경농산물의 안전성이 판단되는, 불신에 기초로 한 인증제도는 더 큰 불신을 양산했고, 산업적인 접근은 최소한의 기준만을 지켜나가는 자재와 물질 중심의 생산을 확대시켜 ‘친환경농업의 관행화’를 부추겼습니다.

 

최근 국민먹거리 불안이 날로 고조되는 가운데, 친환경농업 인증제도와 법을 단속과 처벌강화 위주로 개정하여 신뢰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범 친환경농업 진영은 유기농업의 본래 정신과 목표, 그 개념부터 다시 확인하고 근본으로부터 다시 친환경농업이 혁신되어야하며, 그에 걸맞는 법과 제도로 정비되어야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친환경농업의 생산자, 소비자, 학계, 인증기관, 정부 등 제 유관 주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한국농업의 대안으로서 친환경농업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 토론회 세부 계획

시 간 내 용
13:30-14:00 등록
14:00-14:20

인사소개

(총 20분)

인사소개
내빈소개
축사 (주최/주관 의원 등)
14:20-15:20

주제발표

(각 20분)

주제 발표
1. 유기농업의 정신과 원칙

– 조완형(한살림연합 전무이사)

2. 국내외 인증제도 사례를 통해 본 유기농업

– 유병덕(이시도르 지속가능연구소 소장)

3. 국내 친환경농업 인증제도의 문제와 대안

– 박종서(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사무총장)

15:20-16:10

지정토론

(각 10분)

지정토론 (좌장 : 윤석원 /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1. 이상혁 과장(농림축산식품부 친환경농업과)
2. 김태연 교수(한국유기농업학회, 단국대학교 환경자원경제학과)
3. 강정화 회장(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4. 이해극 회장(한국유기농업협회)
5. 김범석 회장(한국친환경인증기관협회)
16:10-17:00 청중토론

 

수, 2017/11/1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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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잦은 자연재난의 경험을 통해 탄탄한 재난관리 체계를 구축해왔습니다. 또한 동일본대지진 이후 안전한 에너지 생산을 위해 ‘분산형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을 장려하고 있는데요. 지난 9월 희망제작소는 안신숙 일본 주재 객원연구위원, 전국의 공무원 27명과 함께 일본 교토시, 고베시, 아와지 섬 등지를 방문하여 일본의 재난관리 체계와 재생가능에너지 정책을 학습하고 왔습니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으며, 원자력 발전 중심의 중앙집중적 전력 생산시스템의 문제를 깨달았습니다. 이에 2013년 4월, ‘전력시스템에 관한 개혁 방침’을 발표하면서 단계적인 전력시스템 개혁을 시도하였는데요. 그 일환으로 일본 정부 총무성은 ‘분산형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를 통해 전력시스템의 개혁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평상시에는 안전한 에너지 생산과 에너지 비용 절감을, 재해 시에는 지역의 에너지 자립을 도모하고 있는데요. 희망제작소가 방문한 아와지섬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효고현의 ‘아와지 환경미래섬 구상’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의 발생지였던 효고현 아와지섬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타 지역 자치단체와 주민, NPO, 기업과 협력하여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모델을 만들기 위해 ‘아와지 환경미래섬 구상 추진 협의회’를 조직하였습니다. 아와지 환경미래섬 구상은, 사람과 자연의 관계 속에서 지역 자원, 자금, 일을 나누며 서로 돕는 사회를 만들고 지역의 문화와 가치를 유지하려는 목적을 실현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크게 ‘에너지의 지속’, ‘농업과 식량의 지속’, ‘생활의 지속’이라는 세 개의 축으로 진행되는데요. 먼저 ‘에너지의 지속’은 재생에너지 생산과 절전, 최적화를 통해 2050년까지 지역의 에너지 자급률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농업과 식량의 지속’은 농업 인구를 늘려서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거점이 되기 위한 정책을 실행하고 있으며, 2050년까지 생산액 대비 식량보급률 3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생활의 지속’은 누구나 안심하고 살아가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2050년까지 생활만족도 9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아와지섬의 재생에너지 생산 정책

에너지 자립을 목표로 하는 아와지섬의 전체 재생에너지 시설 규모는 약 150MW에 달합니다. 섬 내의 대표적인 재생에너지 생산 시설은 태양광 발전소인데요. 어느 곳을 가도 크고 작은 태양광 발전시설이 눈에 띄었습니다. 공공시설과 주택의 지붕에 있는 소규모 태양광 발전기부터, 일본 최대 규모인 ‘키부네 태양광 발전소’와 주민들이 구매한 현민채(우리나라의 지방채와 비슷한 개념)로 무려 4억 엔의 설립 비용을 마련하여 지은 ‘구니우미 태양광 발전소’를 둘러보며 아와지섬의 적극적인 재생가능에너지 생산 정책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s_1_아와지섬 재생에너지 시설 (1) s_1_아와지섬 재생에너지 시설 (2) s_1_아와지섬 재생에너지 시설 (3) s_1_아와지섬 재생에너지 시설 (4)


스모토 시(市) 또한 ‘아와지 환경미래섬 구상 추진 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태양광·태양열뿐 아니라 풍력 발전, 바이오디젤, 소수력 발전 등 자연자원을 활용한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바이오매스로 이어지는 환경미래 마을, 스모토’라는 비전을 위해 섬 내에 풍부한 대나무를 보일러 연료로 활용하고, 유채와 해바라기씨유로 바이오디젤을 생산 중입니다.

s_2_스모토 시 (1) s_2_스모토 시 (2) s_2_스모토 시 (3)


아와지 섬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재생가능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은 발전차액지원제도와 같은 행정의 정책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키부네 태양광 발전소와 구니우미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된 에너지는 간사이 전력에서 1kW당 40엔에 구매하고 있는데요. 구매 계약은 20년간 유지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인 기반에서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스모토시는 바이오디젤의 생산과 활용 순환 과정에서 주민참여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데요. 덕분에 행정의 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한 주민 인식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주민이 주도하는 지속가능한 마을만들기, 이쿠타 마을

아와지섬 북쪽에 위치한 이쿠타 마을은 고령화율이 40%에 육박함과 동시에 인구가 점차 감소하는 문제에 직면하였습니다. 위기를 느낀 주민들은 마을 활성화 방안을 ‘메밀’에서 찾았는데요. 주민들이 준비한 메밀꽃 축제에 700여 명의 참가자가 모이면서, 이쿠타 마을은 메밀을 중심으로 한 마을만들기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농협의 보조금을 모아 경작포기지에 메밀을 심었고, 현재 약 140세대의 농가가 메밀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또한 마을주민들이 직접 메밀소바를 만들고 판매하는 마을식당도 운영하고 있는데요. 메밀 외에도 흑미로 만든 술 등을 제조하면서 지역특산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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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섬에 위치한 이쿠타 마을을 방문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주민들의 노력입니다. 주민들은 지역의 특산품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메밀을 연구하면서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메밀소바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주민들은 행정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계획을 세워서 직접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요. 필요한 자원을 행정에 요청하는 등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태도가 인상 깊었습니다. 이쿠타 마을을 소개한 한 주민은, 행정이 무언가를 해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주민들이 협력하여 마을을 가꿔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일본의 재생에너지 정책은 깨끗한 에너지 생산과 동시에 지역 활성화의 주제로도 활용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정부는 에너지 생산의 안전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당장 경제적 효율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에너지 정책을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의 에너지 생산 정책에 접목할 수 있는 요소는 있는지 눈여겨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글 : 이다현 | 지역혁신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지역혁신센터

목, 2017/11/1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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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교역 물품 ‘마스코바도’ 설탕

물품에 담긴 사탕수수 생산자 자립의 꿈

ATPI 힐다 카두야 대표 강연회

 

2016년, 한살림의 마스코바도 설탕 첫 취급과 함께 필리핀의 사탕수수 생산자와 한살림의 소비자 조합원을 잇는 민중교류 관계 역시 시작되었습니다.

마스코바도 민중교역을 담당하고 있는 필리핀 무역단체 ATPI(대안무역 필리핀)의 힐다 카두야Gilda Caduya 대표가 ‘경기도 국제 공정무역 컨퍼런스’의 소그룹 강연자로 초청돼 올해 9월 한국을 방문한 가운데, 지난 9월 28일에는 한살림을 방문하여 마스코바도에 담긴 사탕수수 생산자의 ‘투쟁과 희망’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마스코바도 생산지인 필리핀 네그로스 섬은 예전부터 필리핀 전체 설탕 생산의 약 60%가 생산되던 지역입니다. 하지만 수출주도의 사탕수수 단작생산과 사회 양극화라는 기존의 사회문제에 1980년대 국제설탕가 폭락까지 더해지면서 사탕수수 생산노동자들은 극심한 빈곤과 굶주림에 처하게 됩니다. 이에 네그로스 지역을 돕기 위한 전세계적 구호운동이 벌어졌고 그 중 일본의 구호단체는 단순한 원조가 아닌 사탕수수 생산노동자들을 도울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고민합니다. 이로부터 민중교역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민중교역은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도 전해졌습니다.

특히 한살림이 취급하고 있는 마스코바도 설탕은 민중을 의미하는 단어인 mass로부터 파생한 것으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네그로스 사탕수수 생산노동자의 투쟁과 희망을 상징화한 것입니다.

 

힐다 대표는 민중교역 외에도 필리핀 네그로스 생산공동체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활동들도 소개하였습니다. 식량주권 확보를 위한 진정한 먹거리 운동, 사탕수수 단작으로 황폐화된 네그로스의 농업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한 농생태마을, 필리핀 내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하는 꾸러미사업 등이 그것입니다. 또 힐다대표는 올해 초 필리핀 어머니들로 구성된 소비자조직을 만들기 시작했다며 한살림의 조합원활동의 경험을 묻기도 하며 강연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목, 2017/11/1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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