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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정보통신망법 진실적시 명예훼손죄 합헌결정은 표현의 자유의 후퇴 –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 정신과 국제 기준에도 맞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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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정보통신망법 진실적시 명예훼손죄 합헌결정은 표현의 자유의 후퇴 –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 정신과 국제 기준에도 맞지 않아

익명 (미확인) | 금, 2016/03/04- 10:44

헌재 정보통신망법 진실적시 명예훼손죄 합헌 결정은 표현의 자유의 후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 정신과 국제 기준에도 맞지 않아

 

1. 지난 2월 25일 헌법재판소는 ”비방의 목적으로 타인에 대해 사실을 적시하는 행위를 형사처벌하는”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 일명 ‘진실적시 명예훼손죄’에 대하여 합헌 결정(합헌 7 : 위헌 2)을 내렸다. 이번 헌재 결정은 해당 법 조항이 ‘비방의 목적’과 같이 명확하지 않은 구성요건으로 진실을 말한 사람을 형사처벌하여 내부고발 등 진실을 자유롭게 말할 자유를 크게 위축시킨다는 점을 간과하고 표현의 자유를 후퇴시킨 것으로서 유감스럽다.

2. 헌재는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률과 형벌조항은 엄격한 명확성 원칙에 따라 더욱 명확한 개념으로 규정되어야 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비방의 목적’이 명확한 개념이라고 판단하였다. 헌재는 ’공익의 목적’이 있을 경우 ’비방의 목적’이 상쇄된다고 지적하였다. 그러나 소수의견도 지적하고 있듯이 이러한 개념들은 불명확하여 판단자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또한 비난 가능성이 높은 행위일수록 공개할 공익도 크고 개인에 대한 비난의 목적도 함께 강해지기 때문에 어느 것이 주된 목적인지를 판단하기가 어렵다. 이번 헌법소원의 청구인은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홈페이지의 입주민공간 자유게시판에 아파트 노인회의 간부 부부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였다는 이유로 본조의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았는데, 해당 폭행자 중의 한 명은 폭행죄로 유죄확정판결까지 받은 상태여서 보는 시각에 따라 입주민 간 몰상식한 행동을 고발하고 이를 위축시키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이 주된 것이라고 해석될 수도 있는 사안인데도 법원은 비방할 목적을 인정하였다. 이렇게 불명확한 기준으로 형사처벌 여부가 결정된다면 수범자인 국민은 어떠한 진실된 표현이 보호받는지 혹은 처벌받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어 자기 검열을 하게 되고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3. 다수의견은 또한 진실한 사실이라도 명예훼손적인 표현은 개인의 인격권을 심대하게 침해할 위험이 있고 인터넷이 갖는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표현의 자유보다 인격권의 보호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보았으며, 인터넷 글을 신고에 따라 일단 차단하는 임시조치 제도나 민사적 구제방법 등은 실효성이 없고 형벌과 같은 위하력과 예방효과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형사적으로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형사처벌 조항으로 인해 개인은 진실한 사실을 말했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절차에서 구속될 수 있고 징역형으로까지 처벌될 수 있다. 더군다나 불명확한 기준으로 죄의 성립이 좌우되기 때문에 피의자들이 보통 수사과정에서 부당하게 합의금 종용에 응하게 된다. 진실한 사실을 가린 채 형성된 사람의 명예는 진실한 것이 아닐 것임에도, 이러한 명예의 보호가 표현의 자유, 나아가 형사처벌에 수반되는 다른 중대한 기본권들의 침해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점은 수긍하기 어렵다.

4. 진실을 말한 사람이 범죄자로 처벌받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 정신과 모순된다. 이 법조항의 존재는 결국 ‘타인이 듣기에 좋은 소리’ 혹은 ‘명백히 공익적인 진실’만을 말하라는 것과 다름없다. 미국, 독일을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는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명예훼손죄로 처벌하지 않는다. 명예훼손의 비형사범죄화는 국제적 흐름이며 같은 이유에서 UN자유권위원회는 작년 11월 대한민국 심사에서 진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할 것을 권고한바 있다. 헌법재판소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 정신과 국제적 흐름을 다시금 고찰해 보아야 할 것이다.

2016년 3월 4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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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3월 22일, 조승래 의원의 대표발의로 인터넷주소자원법 개정안이 발의되었습니다. 개정안은 세계 인터넷 거버넌스의 운영 원리인 다수당사자 협의방식(Multi-stakeholder model)을 수용하여 정부, 업계, 학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는 주소정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실질적인 정책 결정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다자간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는 이 개정안이 국내 인터넷 거버넌스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며, 개정안이 발의된 것을 환영합니다.

국내 인터넷 거버넌스는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협의체로 시작되었습니다.

국내에서 인터넷 주소자원에 대한 거버넌스는 여러 관련자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결정하는 합의(consensus) 방식의 상향식(Bottom Up) 운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는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전통으로서, 민간전문가, 관련 업체, 그리고 인터넷 정책 집행기관인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 관계자가 인터넷주소위원회(NNC)를 구성하여 ‘합의’ 방식으로 주소정책을 결정하였습니다.

하지만 2004년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가 정부 산하기관인 한국인터넷진흥원(NIDA; 현 KISA) 산하로 편입된 이후에는 정부 주도하에 인터넷 주소자원 관련 정책을 결정하는 체계로 바뀌었습니다. 이는 정부의 역할 강화를 통해 주소자원 정책 및 관리의 공공성을 강화하려는 취지였으나, 인터넷 이용과 관련한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제약하였으며, 민간 참여에 의한 상향식 인터넷주소자원 관리를 택한 국제적 흐름에도 뒤쳐져 있습니다.

개정안은 현재 국제적인 인터넷 거버넌스 모델을 채택한 것이며, 민관 협치 모델의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

현재 국제적인 인터넷 주소 관련 정책에 대한 관리는 정부, 민간 전문가, 업체 등 관련된 모든 이해당사자의 토론과 참여에 의한 합의 도출을 원칙으로 하는 다수당사자 협의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원칙은 2016년 10월 인터넷 주소의 핵심 자원에 대한 관리 권한 미국 정부에서 글로벌 인터넷 커뮤니티로 이양된 이후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일본, 뉴질랜드 등 해외 주요 국가에서도 민간의 자율적 참여에 기반한 거버넌스 모델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한국의 인터넷주소자원 관리 제도를 국제적인 추세에 맞추어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상향식 운영방식으로 바꾼 것입니다. 현행 법에 따른 인터넷주소정책심의위원회를 인터넷주소정책위원회로 강화하여 심의를 넘어 의결 권한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인터넷주소정책위원회에는 정부, 업계, 학계, 기술계, 시민사회 등 이해관계자가 고르게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기존 대부분의 ICT 기술 관련 법정 위원회들이 다소 형식적인 민관 협치구조를 가지고 있었다면, 개정안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전자정부 등 ICT 기술 정책 수립을 위한 거버넌스 구조의 초석이 될 것입니다.

21대 국회에서는 꼭 통과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본 개정안은 20대 국회에 이어 21대 국회에 다시 발의되었습니다. 이 개정안은 국제적인 추세에 부합하는 선진적인 인터넷 거버넌스를 구현하자는 취지로 발의되었으며 여야간 정치적인 쟁점이 될 이유가 없습니다. 법안 발의 과정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한 이해관계자와도 충분히 협의가 된만큼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법안도 아닙니다. 21대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의 관심과 논의를 촉구합니다.

2021년 3월 25일

다자간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

※ 다자간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KIGA) 소개

다자간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는 국내외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인터넷 거버넌스 이슈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설립된 민관 협의체로서 정부, 산업계, 학계, 기술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도메인 네임, IP 주소 등 주소자원 정책 협의를 위한 국제주소자원관리기구(ICANN)에의 참여, 유엔 주최의 인터넷 공공정책 포럼인 인터넷거버넌스포럼(IGF) 참여와 한국 IGF의 개최 등 국내외 인터넷 거버넌스의 이슈를 발굴, 분석, 소개하고 한국 인터넷 공동체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다자간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에는 사단법인 오픈넷을 포함하여 다음과 같은 분들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http://www.kiga.or.kr/members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목, 2021/03/2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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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적 비상사태 선포에 이어 ‘비상사태에 대한 유언비어’ 금지

유신헌법 비판금지한 유신헌법 하 긴급조치 1호 및 9호와 유사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 1월 비상사태 및 의회해산을 선언한 이후 지난 3월 12일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과 비상사태 선포에 대한 ‘유언비어’를 형사처벌하는 소위 “긴급조치 2호“를 선포하였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동남아시아 표현의 자유 네트워크(Southeast Freedom of Expression Network, SAFENET)와 함께 이 긴급조치가 현 말레이시아 정부에 의해 남용되어 현재의 초헌법적 상황을 장기화하는 시도에 동원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 이와 관련하여 오픈넷은 지난 3월 15일 아티클19(Article 19), ASEAN Parliamentarians for Human Rights(APHR)와 함께 말레이시아 표현의 자유 및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의 논평을 낸 바 있다. 

이 긴급조치는 비상사태에 대한 유언비어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일종의 ‘허위사실유포죄’이다. 국제인권법은 ‘허위사실유포죄’는 평화와 공익을 보호한다는 명분과는 달리 숱한 역사 속에서 권위주의 정부에 의해 시민들의 진실된 비판을 억압하는 데에 이용되므로 금지되어야 한다는 원칙이 확립되어 있다. 바로 이와 비슷한 이유로, 이번 긴급조치와 비슷한 내용을 담은 법이 2018년 4월에 통과되었다가 국제사회의 반발로 개혁성향의 말레이시아 의회에 의해 2019년 10월에 폐기되었다. 그런데 2021년 긴급조치는 바로 그 법을 되살리고 있는 것이다. 이번 긴급조치는 독일의 소위 네트워크법(NetzDG)을 모델로 삼고 있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네트워크법에는 허위사실유포죄 자체가 없으며 기존 형법이 금지하는 표현에만 적용될 뿐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의회 통제 없이 법을 만들 수 있게 하고 바로 그 비상사태에 대한 토론을 막기 위해 이번 긴급조치를 통과시켰다. 이와 같은 ‘자기거래’는 1972년 우리나라 유신정권이 부정선거로 통과된 유신개정헌법에 대한 국민의 비판을 막기 위해 바로 그 헌법이 허용하는 긴급조치 1호와 9호를 통해 유신헌법에 대한 ‘유언비어’를 처벌하겠다고 나선 상황과 비슷하다. 한국에서는 이런 역사적 교훈 속에서 긴급조치 1호의 ‘유언비어유포죄’도 2009년 새롭게 집행되던 ‘허위사실유포죄’도 모두 위헌결정이 내려져 있다. 현재 말레이시아는 독립 후 60년 만에 처음으로 야당이 2018년 5월 선거를 통해 집권한 후 야당연합 내 개혁세력이 정권을 이양받기 직전에 보수세력 중심의 정계개편이 이루어졌으며, 보수세력이 다시 아슬아슬하게 우위를 점하던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를 빌미로 지난 1월 비상사태가 선포되었다. 이번 긴급조치는 비상사태 상황을 장기화하는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긴급조치는 국제인권상의 다른 흠결도 가지고 있다. 독일의 네트워크법처럼 경찰이나 정보통신부처의 요청이 있는 게시물을 24시간 내에 차단하지 않으면 플랫폼 운영자에게 가혹한 벌금을 매기는데, 이와 같은 조항은 플랫폼이 인지하지 않은 게시물에 대해 책임을 지워서는 안 된다는 국제기준이 된 EU 전자상거래지침을 직접적으로 위반하지는 않으나, 플랫폼 운영자에게 경찰이나 정보통신부처의 모든 차단요청을 합법적인 게시물에까지 적용할 동기를 부여한다. 또, 모든 플랫폼 운영자에게 계정 비밀번호 등의 접근권한 및 통신사실확인자료를 영장이나 기타 사법적 통제 없이 수사기관에게 넘기도록 한 것 역시 문제이다. 

이번 ‘유언비어 퇴치’ 긴급조치는 이웃의 미얀마가 겪고 있는 위기를 생각할 때 더욱 걱정스럽다. 위에서 언급했듯 말레이시아는 2018년 4월에도 한 달 후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비슷한 내용의 법이 통과되었었다. 말레이시아의 민주주의 전통은 계속되어야 하며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모범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긴급조치가 폐기되어 코로나 상황뿐 아니라 현재의 초헌법 상황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이 허용될 것을 요구한다. 

2021년 4월 9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금, 2021/04/0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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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통신비밀보호법 대안(이하 “법사위 대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였다. 하지만 법사위 대안은 사단법인 오픈넷이 비판했던 정부 발의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으며,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아래 세 가지 흠결을 보완한 개정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과도하게 긴 통신제한조치 연장기간 단축

법사위 대안은 통신제한조치(감청)를 연장하는 경우 총 연장기간은 1년을 초과할 수 없고, 내란·외환의 죄 등의 일부 범죄에 대하여는 3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했는데, 감청의 연장기간을 원칙적 1년, 예외적 3년으로 규정한 것은 근거가 불명확할 뿐만 아니라 과도하게 긴 기간이라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는 것이 인권위의 의견이다. 감청의 총 연장기간을 보다 짧은 기간으로 정하고 연장의 횟수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

실시간 위치추적과 기지국 수사를 포함한 모든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 요건 강화

법사위 대안은 정부안과 마찬가지로 통신사실확인자료 중 ‘실시간 위치정보 추적자료’와  ‘기지국 수사’ 통신사실 확인자료에 대해서는 “다른 방법으로는 범죄의 실행을 저지하기 어렵거나 범인의 발견·확보 또는 증거의 수집·보전이 어려운 경우”에만 제공받을 수 있다고 하여 보충성의 요건을 추가하였다. 이는 헌법재판소의 관련 결정을 반영한 것이다(헌재 2018.6.28. 2012헌마191·550, 2014헌마357(병합), 헌재 2018.6.28. 2012헌마538). 

헌법재판소는 현행법과 같이 ‘수사의 필요성’만을 이유로 국가기관이 위의 두 가지 통신사실 확인자료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1) 실시간 위치추적의 경우, 혐의가 있는 사람에 대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 위치정보는 통신의 내용만큼이나 “사적 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고, (2) 기지국수사의 경우, 수사 편의를 위해 “범죄와 아무런 관련도 없는 사람들의 정보를 대량으로 제공받는 것”은 예외적으로 허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사위 대안의 내용은 헌법재판소 결정의 최소한의 요구만을 반영한 것이며 위 두 가지 통신사실 확인자료뿐만 아니라 모든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의 요건을 지금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 일반적인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에 있어서도 미국의 기준(‘관련성을 보여주는 구체적이고 명시가능한 사실의 증명’)이나 독일의 기준(‘통신데이터의 수집이 사건의 죄질에 비추어 적절한 관련성이 있는 때에 한하여’)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수사의 필요성’은 터무니없이 낮은 요건이기 때문이다.

감청 통지 절차 개선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은 감청의 대상자에 대한 사후통지만 규정하고 있고 사전통지는 규정하고 있지 않아, 정보주체로서는 그 사실을 통보받기 전까지는 자신이 어떤 절차와 내용으로 감청당했는지 알 수 없는 구조이다. 사후통지의 경우에도 감청의 집행 종료일이 아닌 감청을 집행한 사건에 관한 처분을 한 날을 기준으로 통지를 하고 있으며, 또한 그 사유에 대해서는 통지하지 아니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정보주체는 수사기관으로부터 사후통지를 받더라도 자신이 어떠한 사유로 감청당했는지 전혀 짐작할 수 없다. 또한 통지유예 제도에서 유예 기간을 한정하고 있지 않고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장 등 수사기관의 승인으로 유예를 할 수 있어 사실상 무기한 통지유예가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런데 법사위 대안은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 통지 절차만 개선할 뿐 감청 통지 절차는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 결국, 통신사실 확인자료에 대해서는 비교적 빨리 통지를 받게 되는 반면, 사생활의 비밀을 더욱 크게 침해하는 감청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의 처분이 내려질 때까지 피감시자는 자신이 감청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할 수 없다는 큰 모순이 존재한다. 감청에 대해서도 사후통지 기간을 ‘집행 종료한 날로부터 30일 이내’ 또는 가능하면 더 단기로 개선해야 한다. 또한 법사위 대안의 통지 조항에 의하면 여전히 수사기관의 승인으로 통지유예를 할 수 있게 되어 무기한 통지유예가 이루어질 수 있다. 통지유예에 대해서도 적정한 통지유예 기간을 정하고, 이를 초과할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게 하며, 통지유예 결정 자체도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해야 한다. 

국회는 법사위 대안의 흠결을 보완하여 국민의 통신 비밀을 더욱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개정안을 조속히 마련하기 바란다.

2020년 1월 2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논평] 정부는 헌재 결정 취지에 충실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새로 마련하라 (2019.05.09.)
[의견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정부안)에 대한 오픈넷 의견서 (2019.05.10.)
통보되지 않는 감청·메일수색 (한겨레 2009.07.10.)
목, 2020/01/0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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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제출 의무는 예단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필수적이며 

이번 사건은 성격상 대중에게도 공개되어야 할 사안 

법무부는 지난 2020. 2. 4.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공소장 제출 요청에 대해 공소사실의 요지만 전달하고 공소장 원문 제출을 거부했다. 공소장 전문을 제출할 경우 사건 관계인의 사생활·명예 등 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고, 형사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무죄추정 원칙 등을 지킬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는 국회의 국정감시 기능과 국민의 알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결정으로 철회되어야 한다. 

공소장은 검찰의 공소권 행사를 의미하는 공공문서이자 그 근거를 설명하고 있는 공공정보로서의 성격도 가진다. 피고인의 공소사실을 드러내는 것을 넘어, 공소장 공개는 더 근본적으로는 국민과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검찰의 공소권 행사의 적정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다. 이는 공소장의 국회 제출 관행이 2005년 참여정부 때 검찰의 기소기밀주의를 견제하기 위한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그런데 법무부의 공소장 제출 거부는 이렇듯 국회에 국정감시 권한을 부여한 헌법에 위배된다. 뿐만 아니라 사법활동에 대해 국민의 알 권리를 행사해 줄 국회의 권한을 규정한 법률에도 정면으로 위반된다. 국회법 제128조에 따르면 국가 안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명백한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 한, 행정부는 국회의 자료제출 요구를 거부할 수 없다. 법무부가 근거로 든 ‘형사사건 공개 금지에 관한 규정’은 내부 사무처리 준칙에 불과하여 이를 이유로 한 거부는 상위법에 위반된다. 형사소송법 제47조는 “소송에 관한 서류는 공판의 개정 전에는 공익상 필요 기타 상당한 이유가 없으면 공개하지 못한다”고 되어 있지만, 이 조항의 입법취지는 ‘여론재판’의 우려 때문에 일반에게 공개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으로서 국회에의 자료제출 거부를 정당화하는 근거조항이 될 수는 없다. 일부 학자들이 법무부를 옹호하는 근거로 삼고 있는 독일형법 353d조 역시 ‘여론재판’을 막기 위한 것으로서 일반에 대한 공개만을 범죄시하고 있을 뿐이다. ‘국회에 제출되면 일반에게 공개될 것 아니냐’는 주장은 법무부가 우선 국회법상의 의무를 이행한 후에 할 수 있는 말이며, 국회가 합법적으로 취득한 문서를 어느 시점과 기준에서 일반에게 공개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별도의 문제이다. 이번 사건의 공소장은 현 정부가 임명한 검사들이 청와대 간부들의 선거개입을 확신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문서이자, 이들 확신의 근거가 되는 공소사실을 열거하고 있는 문서라는 점에서, 이는 국회 제출을 넘어 일반 대중의 정당한 알 권리의 대상으로 마땅히 공개되어야 하는 문서다. 이러한 중요한 문서를 국회에 제출하지 않는다는 결정은 오히려 민주주의 기능에 심대한 해악을 불러올 수 있는 결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 

한편 최근 법무부가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 개정 등을 통해 형사사건 정보를 독점·통제하려는 방향도 언론의 자유와 알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할 것이라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위 훈령은 형사사건 공개의 금지를 원칙으로 천명하며 예외적 공개의 요건, 범위, 방식도 기존보다 엄격히 한정하고 있다. 특히 검사와 수사관에 대한 개별 접촉을 원천적으로 금지하였는데, 부당한 외압이나 내부적 문제도 파악할 수 없게 된다. 이와 같은 검찰 등 중앙 권력의 정보 통제가 강화될수록 검찰 권력에 대한 언론·국민의 견제와 감시는 어려워지고 밀실수사나 독선적 공소권 행사 관행은 공고해질 위험이 높다.

사회의 커다란 문제를 드러내는 사건·사고들은 보통 형사사건이며, 국민의 알 권리가 우선시되어야 한다. 예외적으로 순수한 사인으로서의 사생활이나 기밀로 유지할 필요성이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투명하게 공개되어 사건의 실체나 검찰의 공권력 행사에 대하여 국민이 평가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간 수사·재판 전후를 불문하고 공개된 형사사건 정보를 바탕으로, 대중의 문제제기와 토론이 활성화되어 사건의 다양한 측면이 파악되거나 더 심층적인 수사와 엄단이 가능해진 사례들, 혹은 검찰의 인권침해적 수사나 무리한 법적용, 봐주기식 수사 등의 문제가 드러난 순기능적 사례가 매우 많다는 것을 상기하여야 한다.

법무부는 ‘공소장에 적힌 공소사실이 기정사실화되어 형사피고인의 명예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에서 공소장 공개를 거부하였다. 그러나 이는 공소장이 형사절차에서 공방의 주체 중 하나인 검사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는 점을 대중에게 강조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또한 부당한 여론몰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에 휩쓸리지 않고 무죄추정 원칙이나 형사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재판을 담당하는 사법부의 몫인데, 이를 이유로 국민의 알 권리를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 특히 이번에 문제된 사건은 전직 청와대 수석과 현직 울산시장 등 고위공직자 13명이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으로서 중요한 공적 사안이다. 그런데 이 사건마저 관련자의 명예와 권리 보장이 국민의 알 권리보다 우선시되는 것으로 판단한다면, 앞으로 모든 형사사건 정보가 비공개될 수 있다는 것이고, 이는 법무부가 더 이상 국회나 국민의 감시와 견제를 받지 않겠다고 정치적으로 선언하는 것과 다름없다.

또한 공소장의 공개를 결정함에 있어서 공소장의 공개가 초래하는 피고인 1인에 대한 예단의 위험만을 고려해서는 안 된다. 형사사건 정보나 재판의 공개는 단순히 형사피고인 개인이 부당한 재판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려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재판은 그 피고인에게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판례 및 사법관행의 성립에 영향을 주어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주게 되어 있다. 법치주의 하에서 국민이 국가의 주인으로서 살아가려면 자신의 재판뿐만 아니라 타인들의 재판에 대해서도 알 권리가 있으며 공소장은 알 권리 행사에 있어서 핵심문서가 된다.  

‘공판이 시작되면 어차피 공소장이 어차피 공개될 것이니 이번 사안이 공소장 공개 시점에 대한 것이지 공개 여부에 대한 것이 아니므로 알 권리에 대한 침해가 심하지 않다’는 주장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형사든 민사든 재판기록을 일반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공판 개시 이후에도 재판기록을 볼 수 있는 사람은 피고인 측 뿐이다. ‘공판에서 검찰이 공소장을 읽지 않느냐’는 반론 역시 공소장을 그대로 읽지 않을 수도 있고 축약해서 읽을 수도 있기 때문에 문서 원문을 보는 것과 낭독을 듣는 것은 차이가 있다.  

국민의 알 권리는 민주주의 구현을 위한 공론장을 형성할 수 있는 토대다. 국가는 공공정보의 공개를 통해 투명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여 진정한 민주주의가 구현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법무부가 공소장 등 형사사건 정보에 대한 과도한 비공개 방침을 철회하고 비례 원칙에 맞는 형사정보 공개 방침을 수립하기를 바란다.

2020년 2월 18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화, 2020/02/1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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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감염자의 과거 위치정보를 국가기관이 강제적으로 수집함은 물론 장래의 위치를 감시하기 위해 손목밴드 등의 기기착용을 강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미 시민단체들은 이렇게 수집된 정보가 과도하게 일반에게 공개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이와 별도로 국가기관이 이 정보를 수집하는 단계에 대해서도 프라이버시 보호의 대원칙을 위배할 우려에 주목한다.  

감염자 및 감염의심자의 위치 확인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으로 강제수사와 비슷한 수준의 프라이버시권 제한이 이루어지고 있다. 감염병예방및관리법 제76의2조 제1항과 관련 시행령에 따르면 보건당국은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감염자나 감염의심자의 인적사항, 진료기록, 출입국 기록, 신용카드 및 교통카드의 사용명세 및 CCTV 내역을 제3자에게 요청하여 수집할 수 있고, 동조 제2항에서는 이중 위치정보에 대해서는 보건당국뿐만 아니라 기초 및 광역지자체장도 경찰을 통해 전기통신사업자 및 위치정보사업자로부터 수집할 수 있다. 본인이 감시대상이 될 줄 모르는 상태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닌 행적이 고스란히 국가에 의해 취득된다. 

국가에 의한 프라이버시 침해를 막기 위한 원칙을 따르자면, 사생활의 비밀이라는 기본권도 법률에 의해 강력한 공익적 목표를 위해 제한될 수는 있다.  압수수색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범죄수사라는 공익적 목표 때문 정당화된다. 하지만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과 같은 요건이 충족될 때만 가능하며 그 판단 역시 수사의 진전에 이해관계가 없는 공직자, 즉 판사에 의해 영장이라는 사전서면승인절차를 거쳐야만 이루어진다. 

그런데 감염병예방및관리법 하에서 강제적인 정보수집은 정보수집에 이해관계를 가진 보건당국 스스로의 판단 하에 이루어지며, 심지어 위치정보에 대해서는 선출직인 기초지자체장의 판단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이와 같은 판단이 자의적으로 내려지지 않도록 통제할 안전장치가 없다. 국가기관이 정보주체의 의사에 반하게 영장없이 강제적으로 과거의 위치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상시적 법제를 갖춘 나라는 거의 없어 싱가폴 외에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전시대응에 준하는 한시적 입법으로 비슷한 정보수집을 하고 있을 뿐이다. 독일의회에서는 비슷한 조항을 논의하다가 프라이버시 침해를 이유로 폐기된 바 있고, 정보의 중앙수집 없이 감염자의 폰에 근접한 폰들에 자동으로 경고신호를 보내주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유럽의 국가들은 궁극적으로 피해자라고 볼 수 있는 감염자를 상대로 세밀히 감시하는 것을 인권침해로 간주하여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첫째, 신용카드 사용명세, 진료기록부, 상세 위치정보(기지국위치정보뿐 아니라 GPS정보까지)에 이를 정도로 세세한 사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있고, 둘째, 심지어 감염자가 아닌 감염의심자까지 감시대상에 포함하고 있는데 감염의심자에는 접촉자가 아닌 “접촉의심자”까지 포함하고 있으며, 셋째, 정보수집을 온갖 범죄에 대한 수사 즉 별건수사를 할 수 있는 경찰을 통해 하고 있어 문제이다. 다만 우리나라법의 해당 조항에서 정보수집·제공 사실을 정보주체에게 통지할 의무, 감염병 예방 및 전파 차단의 목표로만 정보가 이용되어야 한다는 목적 제한, 업무 종료시 지체 없이 파기할 의무를 규정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지금과 같은 전 지구적 위기는 모두에게 처음이며 특히 범죄수사 외의 목적으로 위치정보를 강제수집하는 것이 타당한지, 타당하다면 어떤 기준과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국제인권기준은 명백하지 않으며 위와 같은 정보수집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이 검사를 자신있게 많이 할 수 있었던 것도 위와 같은 제도를 통해 접촉자나 접촉의심자를 다수 찾아낼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한다. 다만 우리나라의 법이 국제적 지평 내에서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의식하면서 위 법을 집행하고, 위기상황을 벗어나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 

자가격리대상자의 위치감시

정부는 격리대상자의 위치감시를 위해 손목밴드 착용의 강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기존의 자가격리앱은 격리자의 동의에 의해서만 설치되어 설치율이 낮고 폰을 두고 다니거나 위치추적기능을 끌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질문에 답이 포함되어 있다고 본다. 자가격리 명령은 감염병예방및관리법 제42조에 따라 이루어지고 이를 어기면 처벌도 된다. 이와 같은 준법의무 외에 자가격리앱이든 위치추적 기기이든 특정 기기나 소프트웨어의 설치를 국민의 신체에 강제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만든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하물며 자동차 안전벨트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법률이 있기 때문에 강제될 수 있는 것이다. 과속을 금지하는 도로교통법조항 만을 근거로 속도감시앱을 국민의 자동차에 설치하도록 강제할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법률의 준수는 국민의 윤리적인 책임으로 맡겨져야지 물리적으로 강제한다는 것은 고도의 사회적 동의를 필요로 한다.  

결국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자가격리앱의 설치를 격리대상자에게 강제할 수 없었던 것인데 방법이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로 즉 손목밴드로 바뀐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 또 설치율 제고가 아니라 탈착방지를 목적으로 하더라도 손목밴드든 뭐든 훼손을 막기 위해서는 어차피 그런 행위를 처벌하는 법률이 필요하기는 마찬가지이고 그런 처벌규정이 없다면 자가격리앱과 똑같은 실효성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감염자가 아닌 사람에게 접촉이 의심된다는 이유만으로 자가격리 명령이 내려지는 경우 더욱 더 비례성에 어긋난다. 

선거운동기간인 현재 국회를 통해 이와 같은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손목밴드 착용의 강제가 불가능한 이상 정부는 손목밴드 착용 강제 계획을 폐기해야 할 것이다. 이 문제 때문인지 강제가 아니라 동의를 얻어서 시행하겠다는 말도 들리는데 그러면 설치율 제고를 어차피 할 수 없고 탈착이 불가한다면 더욱 설치율은 낮아질 것이다. 

방역격리 명령의 준수를 물리적으로 강제하기 위해 특정기기의 착용을 강제하는 것이 타당한지 국제적인 인권기준 역시 아직 불분명하다. 대한민국은 입국금지와 같은 극단적인 국경통제를 하지 않은 거의 유일한 국가이며 입국자 격리에 대한 감시욕구가 더 강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기본권 제한의 대원칙은 지켜져야만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을 통해 지키려는 우리 사회의 가치들이 온전히 보호될 것이다. 

2020년 4월 10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금, 2020/04/1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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