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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산토가 “버니 샌더스”를 싫어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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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산토가 “버니 샌더스”를 싫어하는 이유는?

익명 (미확인) | 목, 2016/02/25- 17:00

지난해 5월 파리에서 열린 ‘몬산토 반대의 날’에 참여한 시민들이 행진하고 있다. 
출처: https://www.rt.com/news/261573-monsanto-global-protests-gmo/

몬산토가 “버니 샌더스”를 싫어하는 이유는?

  [caption id="attachment_156441" align="aligncenter" width="427"]지난해 5월 파리에서 열린 ‘몬산토 반대의 날’에 참여한 시민들이 행진하고 있다. 출처: https://www.rt.com/news/261573-monsanto-global-protests-gmo/ 지난해 5월 파리에서 열린 ‘몬산토 반대의 날’에 참여한 시민들이 행진하고 있다. (출처: https://www.rt.com/news/261573-monsanto-global-protests-gmo)[/caption]

남의 나라 대통령 선거, 그것도 후보경선 일 뿐인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막말 트럼프는 선두를 달리고 있고, 부시가문은 몰락했다. 압승을 예상하던 힐러리는 샌더스의 선전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자본주의 체계의 권력구조를 바꾸겠다고 나선 버니 샌더스 후보는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다. 고령임에도 열정적인 연설과 선명한 정책에 미국 젊은이들은 물론 한국시민들에게도 영감을 주고 있다. 지지기반도 전무하다시피한 후보가 민주당에서 정책을 제시하고 공정하게 경쟁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선거시스템이 부럽기도 하다. 그런데 버니 샌더스의 선전을 불편하게 보고 있는 곳이 있다. 힐러리를 후원하는 몬산토는 버니 샌더스가 민주당 후보로 뽑히고, 더 나아가 대통령에 선출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몬산토는 왜 버니 샌더스를 싫어할까?

[caption id="attachment_156442" align="aligncenter" width="459"]GMO표시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는 버니 샌더스의 의회발언(출처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v0FYIALG5Os) GMO표시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는 버니 샌더스의 의회발언(출처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v0FYIALG5Os)[/caption]

몬산토가 싫어하는 것, GMO 표시제

지구에서 가장 힘이 센 생명공학기업 몬산토는 유전자조작 종자와 농산물, 농약을 판다. 유전자조작시장이 확산되면 특허권도 수입원이 될 것이다. 애플과 삼성이 스마트폰 원천기술 특허문제로 다투는 것을 생명공학 분야에서 몬산토가 노리고 있다. 그런데 GMO가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이 팔리기를 원하는 몬산토가 싫어하는 것이 있다. 바로 GMO 표시제다. 인체와 환경에 대한 위해성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우려하는 사람에게는 잘 몰라서 그런다며 달랜다. 자신들이 제공하는 올바른(?) 정보만 제대로 보면 환경단체나 소비자단체의 괴담에 속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안전성은 확실하지 않지만 최소한 소비자가 자신이 사는 물건에 GMO가 들어있는지 없는지는 알아야겠다는 '소비자 알권리' 주장에는 몬산토도 대답이 궁하다. 그들의 주요 주장은 시장경제 체계에서 GMO를 표시하면 공정한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항변한다. 몬산토도 시민들이 GMO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음을 알고 있으니 WTO 등 국제무역기구와 각 국 정부에게 항의하고 소송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한국 식품업체들은 GMO를 표시해서 '소비자알권리'를 지키자는 주장에 대해서 "소비자의 식품구매 비용이 상승한다, 식품업체들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진다"며 반대한다. 결국 안전보다는 이익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식품기업들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밥상은 오직 광고 속에만 있을 뿐이다.

[caption id="attachment_156446" align="aligncenter" width="406"]2012년 한해 동안 GMO 표시제 도입 반대 로비를 위해서 기업들이 쓴 돈, 단연 1등은 몬산토다.(출처http://www.justlabelit.org/right-to-know-center/labeling-opponents) 2012년 한해 동안 GMO 표시제 도입 반대 로비를 위해서 기업들이 쓴 돈, 단연 1등은 몬산토다.(출처http://www.justlabelit.org/right-to-know-center/labeling-opponents)[/caption]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GMO를 재배하고 수출하는 나라이지만 미국도 GMO 표시제가 아직은 없다. 캘리포니아주 등에서도 주민투표로 GMO 표시제 도입을 시도했지만, 몬산토와 식품기업들의 로비로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버니 샌더스 의원의 발언처럼 70%가 넘는 미국 시민들은 GMO 표시제를 원하고 있는데도 기업권력의 힘은 막강하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유일하게 버몬트주가 GMO 표시제를 도입했다. 버몬트 주의 상원의원이 바로 버니 샌더스다. GMO 표시제를 도입시킨 버몬트 주 시민들의 힘에는 버니 샌더스 의원도 함께했다. 우여곡절 끝에 GMO 표시제를 도입한 버몬트 주는 식품기업들에게 소송을 당하는 입장에 처해 있다. GMO 표시제 때문에 다국적 식품기업들이 차별을 받는다는 것이 그 이유다. 무역정책을 개혁하고 식품건강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는 버니 샌더스의 선거공약 출발점에는 GMO 표시제 도입을 둘러싼 시민과 다국적기업의 싸움이 있었던 셈이다.  

위기의 몬산토, 버니 샌더스가 두렵다

몬산토는 위기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는 '글라이포세이트'를 발암물질로 등록했다. 글라이포세이트는 몬산토에서 판매하는 농약이다. 특히 이 농약은 GM종자와 쌍을 이루어 판매하는 몬산토의 주력상품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글라이포세이트계 농약이 판매되고 있다. 한글명은 '근사미'. 주로 과수원에서 잡초제거용으로 사용된다. 자신들의 주력상품이 발암물질로 등록되자 몬산토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근거가 충분하지 않고 글라이포세이트는 안전한 농약이라는 것이다. 반면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지난해 5월 23일 세계 38개국 428개 도시에서 동시에 '몬산토 반대의 날' 행진이 열렸다. 그 결과 국제곡물가격 하락과 몬산토 반대여론이 맞물려 몬산토의 주가는 하락하고 있다. 다국적종자기업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보려고 '신젠타' 기업 인수에 나섰지만 중국의 ‘중국화공집단공사(캠차이나)’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소두증의 원인이 지카바이러스가 아니라 몬산토가 팔고 있는 살충제 때문이라는 아르헨티나 의사협회의 주장으로 몬산토의 입지는 더 흔들리고 있다. 버니 샌더스 의원이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될 수 있을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몬산토의 후원금으로 선거를 치루고 있는 힐러리 후보보다 GMO표시제를 도입했고, 다국적 농업기업을 긴장시키는 버니 샌더스 의원을 응원하고 싶다. 사족, 미국 양당의 대선후보 중에서 '지구의 벗 뉴욕사무소'에 찾아와서 환경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들은 사람은 버니 샌더스가 유일하다.

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 최준호([email protected])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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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반대에도 부산시는 해수담수화 공급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사진제공 환경과자치연구소)

원전 옆 바닷물을 먹으라고?

- 기장 해수 담수화 수돗물 공급 진실

  [caption id="attachment_155866" align="aligncenter" width="620"]부산시가 기장군에 공급하겠다는 수돗물은 고리원전에서 불과 11킬로미터 떨어진 바닷물이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부산시가 기장군에 공급하겠다는 수돗물은 고리원전에서 불과 11킬로미터 떨어진 바닷물이다 ⓒ함께사는길 이성수[/caption]   핵발전소 7기가 가동되고 있는 고리 원전 소재지인 기장군에서 지역 주민들의 장기 농성이 진행 중이다. 고리 핵발전소 문제가 아니라 부산시가 추진하는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계획 때문이다. 2015년 12월 4일 부산시는 일방적으로 해수 담수화 수돗물 통수 지침을 발표했다. 이에 반발한 주민들은 ‘기장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 찬반 주민투표’를 요구하며 항의 농성을 벌이고 있다.  

원전 인근 해수담수화의 진짜 이유

기장군 해수담수화 사업은 바닷물 속 염분과 미네랄 등 불순물을 없앤 뒤 증류수로 변환한 다음 인공 화학 약품인 미네랄과 칼슘 등을 첨가하여 식수로 공급하는 계획이다. 하루 4만5000톤 공급 용량을 가진 규모의 담수화시설은 고리원전에서 11킬로미터 떨어진 기장군 대변리에 위치해 있는데 수심 10미터에서 바닷물을 끌어올려 담수로 만든다. 부산시와 두산중공업이 주축이 된 해수담수화사업은 그동안 국비 823억 원, 지방비 425억 원, 민자 706억 원 등 1954억 원의 사업비가 투자되었다. 부산시는 해수담수화 사업의 목적으로 무한한 해수를 이용하여 물 부족에 대비하고 안정적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해수담수화 필요성을 △양질의 원수 확보 필요(수질오염 사고 시 대처 시설 미비, 청정상수원 확보 및 대체 상수원 개발) △비상공급체계 구축(낙동강 원수 의존율 94퍼센트, 새로운 취수원 확보) △ 원거리 30킬로미터 공급 체계 개선(근거리 급수, 안정적 용수 공급) △미래 물 산업 메카도시(해수담수화 기술축적과 글로벌시장 선도 개척도시 육성, 물산업연구 메카도시 성장: 기장해수담수화 → 일광파일러플랜트 → 사우디 파일럿플랜트 형성) 등 4가지로 내세우고 있다. 양질의 원수 확보나 새로운 취수원 확보 따위의 필요성은 지나가던 소가 웃을 내용이다. 기장군은 100퍼센트 상수도가 보급된 곳으로 물이 부족한 지역도 아니고 수돗물보다 바닷물을 증류한 물이 더 청정하고 안전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거짓이기 때문이다. 부산시의 진정한 목적은 가장 마지막에 있는 해수담수화 중동시장 진출을 위해 기술축적과 실험시설을 갖추는 것이다. 한 마디로 두산중공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기장군민을 실험용으로 삼아 바닷물을 담수화해서 먹이려는 것이다. 해수담수화사업은 이명박 정부 때 핵심 플랜트 사업으로 2020년까지 해외 수주 6조 원을 목표로 육성했다. 이 사업에 두산중공업이 뛰어들어서 정작 기업 자신은 700여억 원만 투자하고 국비와 시비로 무려 1300여억 원이 투자되었다. 해수담수화 시설은 물이 부족한 중동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사업이다.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에 이어 해수담수화시설과 원전을 세트로 묶어 수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소규모 원자로와 해수담수화 시설을 결합한 일체형 원자로를 수출하기 위해 대기업과 협의체를 구성하기도 했다. 결국 해외 수출을 위해 원자력발전으로 만들어 낸 담수화 물의 안전성까지 실현된 ‘샘플’이 필요한데, 막대한 전기를 잡아먹는 해수담수화시설이 고리원전 옆에 있는 것은 대표적인 모델 사업이 되는 것이다.  

두산중공업 위해 주민 희생 강요하는 국가

[caption id="attachment_155868" align="aligncenter" width="620"]주민들의 반대에도 부산시는 해수담수화 공급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사진제공 환경과자치연구소) 주민들의 반대에도 부산시는 해수담수화 공급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사진제공 환경과자치연구소)[/caption] 부산시는 두산중공업을 위한 해수담수화 시설을 추진하면서 정작 희생양이 될 주민들의 의견은 시종일관 철저히 무시했다. 사업추진 초기 단계에는 시험용/공업용 시설이라 숨기고, 담수화사업에 대한 반대여론이 일자 2014년 12월 16일에는 상습침수지역 해소 공사라고 속이고 담수화 물 공급용 제수밸브공사를 강행했다. 기장군민들이 지난 1년 여간 해수담수화반대운동을 해왔는데도 올해 12월 4일까지 공청회 한 번 열지 않다가 12월 4일 기습적으로 통수 조치를 강행하려 했다. 그 모든 문제를 떠나 대한민국 국민은 행복추구권이 있고,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마실 권리가 있다. 해수담수화수돗물 공급 사업은 국민으로서의 최소한의 기본권도 박탈한 것이다. 국민의 선택권과 기본적 권리를 무력화한 해수담수화사업은 그 자체가 원천적으로 잘못되었다. 먼저, 해수담수화는 가동하면 할수록 손실이 나는 비경제적 사업이다. 해수담수화는 수돗물보다 생산 단가가 높기 때문에 일반 수돗물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비싸다. 판매단가 기준으로 비교할 경우 기장군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돈은 1년에 60억 원 정도이다. 이러한 손해비용은 국가가 5년간 지원해주고 이후는 부산시가 부담하게 된다. 결국 시민들의 세금으로 두산중공업 돈벌이만 시키는 꼴이다. 때문에 유럽 담수화 시설의 경우에도 생산단가가 워낙 비싸서 평소에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가뭄 때 비상용 시설로 사용하고 있다.  

NSF “삼중수소가 없다는 건 아니다”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안전성이다. 기장군민들이 가장 문제를 삼는 것도 이 부분이다. 해수담수화 시설이 고리원전으로부터 11킬로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주민들의 불안은 더욱 높다. 핵발전소는 아무리 안전하게 가동하더라도 가동중에는 방사성물질을 내뿜는다. 지난 10년간 국내 원전에서 쏟아져 나온 방사성물질의 양이 6000조 베크럴에 이른다. 핵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액체 방사능의 99퍼센트가 삼중수소이다. 해수담수화시설의 역삼투압 방식으로 삼중수소는 걸러지지 않는다. 통상 우리나라에서 삼중수소는 방사선 계측기로 측정하더라도 세슘이나 요오드 같은 방사성물질과 달리 기계가 검출할 수 있는 한계치를 리터당 5베크렐 정도로 두고 있다. 즉 5베크렐 미만이면 불검출로 처리하는 것이다. 더 정밀하게 검사하더라도 리터당 1.35베크렐 정도 이하로는 측정이 되지 않는다. 방사성물질을 측정하는 기계가 측정 못하는 한계치를 검출 한계치라고 한다. 때문에 부산 상수도본부가 한국원자력연구원 등에 분석 의뢰한 결과에서도 1.37Bg/L 이하로 나온 것이다. 원자력연구원의 측정결과가 말해주는 사실은 삼중수소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이 이하의 삼중수소는 기계가 검출하지 못한다는 얘기이다. 그동안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미국의 국제위생재단(NSF)이 기장 해수담수화 물의 안전성을 검증했다고 홍보해왔다. 하지만 해수담수화반대대책위가 NSF에 확인한 결과 NSF는 해수담수화 수돗물의 안전성을 검증해 준 것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NSF는 공문을 통해서 삼중수소가 기준치 이하로 검출 한계치 이하라는 것이지 아예 없다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또한 NSF는 해수 담수가 식수로 사용되어질 경우 검출 결과에 대해 법적 책임은 없다는 것도 분명히 했다. 부산시는 NSF의 검사결과 ‘기장해수담수화시설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홍보를 일삼다가 NSF에 항의를 받고 나서야 기장해수담수의 안전성을 검증하였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모두 철거했다. 삼중수소는 방사선을 방출하는 에너지가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12.3년으로 120년 동안 위험하다. 삼중수소의 생산 공장은 핵발전소다. 우리나라 원전에서 나오는 액체방사성물질의 99퍼센트가 삼중수소이다. 삼중수소가 기계로 필터가 되지 않기 때문에 원전에서 나온 삼중수소는 그대로 대기와 바다로 방출된다. 원자력계가 배출했다고 밝히는 수치는 사업자가 주장하는 것일 뿐 그 누구도 얼마나 많은 양이 배출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삼중수소의 안전한 기준치는 없다

그래픽3 바다로 흘러들어간 삼중수소는 바닷물에 융합해서 이동을 하고 조류에 따라 움직인다. 해수담수화시설이 있는 바다까지 흘러 올 수 있다. 통상 삼중수소는 음식 속에 있는 물이나 음용수, 공기 중으로 흡입하거나 피부를 통해 세포로 이루어진 조직에 흡수된다. 몸속에 들어간 삼중수소는 암이나 유전적 영향, 기형을 유발하거나 뇌기능을 저하시키고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저선량 피폭에도 세포사멸과 염색체 손상을 일으켜 돌연변이의 원인을 제공한다. 실제 쥐와 원숭이 실험에서 저선량 피폭에도 암컷 생식기 세포가 상실되고 돌연변이를 일으킨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삼중수소는 베타선을 방출하는 방사성물질인데 감마선을 내는 세슘이나 요오드보다 2~3배 더 위험하다. 모든 방사성물질이 그렇듯이 삼중수소 역시 안전한 기준치가 없다. 아무리 미량이라도 하더라도 DNA 분자를 파괴하기 때문에 태아는 특히 더 치명적이다. 캐나다 중수로 원전(우리나라 월성 원전과 같은 유형)의 삼중수소 발생과 건강영향 등에 대해 조사한 방사능 전문가 이안 페어리(Ian Fairlie) 박사는 ‘삼중수소의 위험성’이라는 보고서에서 ‘임산부, 수유여성, 4세 이하의 아이들은 중수로 원전 10킬로미터 이내에 살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기장해수담수화는 에너지를 다소비하고 해양 생태계 파괴도 일으킨다. 바닷물에서 염분과 불순물을 제거하는 모든 과정에 전기를 사용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전력과소비를 부추기는 핵발전과 궁합이 맞는 시설이다. 또한 바닷물에서 염분을 제거하고 배출되는 물인 농축 염수는 그대로 바다로 방출되어 해양생태계를 훼손하게 된다. 농축 염수는 보통 바닷물보다 서너 배나 짤 정도로 염분이 농축되어 있기 때문에 해양생태계의 교란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이미 해수담수화시설 시범 운영중에 나온 농축 염수로 인해 인근 바다에 백화현상이 일어나고 어장 생태계가 훼손되고 있다고 인근 해녀들은 주장하고 있다.  

세계최고 원전 밀집 지역 옆 해수담수화 중단하라

기장군민들은 안전한 먹는 물을 마실 기본권을 박탈당한 채 방사성물질이 녹아 있을 수 있는 바닷물 증류수를 마셔야 한다. 한편으로는 바닷물로 만든 식수를 마시기 위해 들어간 돈을 세금으로 내야한다. 해수담수화 과정에서 나온 농축 염수로 생계 터전인 해양 생태계 훼손마저 감수해야 한다. 세계 최고의 원전 밀집 지역 바로 옆의 해수를 담수화해서 수돗물로 공급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원전 옆의 바닷물을 담수화해서 식수로 사용할 만큼 기장 지역이 물이 부족하지 않다. 수돗물보다 물 값도 두 배 가까이 비싸다. 두산중공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실험시설이 아니라면 해수담수화시설을 추진해야 할 그 어떤 이유도 없다. 이미 해수담수화시설의 명분은 파탄 났다. 지금이라도 중단하는 것이 확실한 대안이다.

글 / 김혜정 원전안전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email protected]

이 글은 함께사는길 1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수, 2016/02/0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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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기의 그섬에 가고싶다]    

숲은 바다의 연인, 나무를 심는 어부들

  예전 무인도를 조사하면서 더위에 힘이 들 즈음에 선장이 낚시 유혹을 했던 적이 있다. 한 여름 더위에 지칠 대로 지친 연구진들에게 약간의 여유시간을 드리기 위해 선상낚시를 하게 되었는데, 잡히는 것은 열기들 뿐, 뭔가 큰 놈은 잡히질 않았다. 눈치를 챈 선장이 배를 전복 양식장 쪽으로 유인했다. 그러자 도미나 우럭과 같은 큰 고기들이 걸리는 것이 아닌가.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선장은 단순히 양식장 주변에 먹을 것이 많아서 고기가 많다고 하였지만, 사실 몇 가지 과학적인 설명으로 해석이 된다. 전복은 주로 다시마를 먹고 살기 때문에 전복 양식장 주변에는 다시마 양식장도 가까이 있다. 전복을 양식하는 분들은 다시마 양식장도 함께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은 것도 그 이유겠다. 다시마는 바다 속의 산소를 공급하는 바다 식물이기 때문에 당연히 여러 종류의 물고기들이 모여들게 되는 것이다. 작은 물고기를 먹으려고 큰 고기들도 모여들게 된다. 이 처럼 바다 속 식물은 어류를 비롯하여 여러 해양생물의 서식처와 산란처, 그리고 섭식장소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숲은 바다의 연인”이라는 말이 있다. 일찍이 일본의 양식어업가이며 에세이스트인 畠山 重篤(하타케야마 시게아츠)의 저서『森は海の恋人』로 많이 알려진 이 말은 선장의 자연스러운 안내와 꽤 일치하는 것이라 본다. 유럽이나 북미에서는 어장의 풍요도를 높이고, 해양의 생물다양성을 증진하기 위하여 바다 식물로 숲을 조성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에겐 켈프(kelp)라고 알려진 다시마과의 대형 갈조류가 많이 이용되고 있다. 사실 바다의 생물자원을 증진하기 위하여 해조류만 공헌하는 것은 아니다. 육상의 숲과 나무가 어류의 서식처, 산란처를 제공하는 것은 많은 사례가 있다. 2014년 일본의 국정공원으로 지정된 가고시마현 코시키지마(甑島)에서는 어촌계에서 재미있는 행사를 하고 있다. 숲의 나뭇가지를 잘라서 묶은 후, 흙더미와 함께 바다에 가라앉히면, 오징어들이 이 나뭇잎에 산란을 한다. 즉, 육상의 나무들도 물고기들의 산란장소, 서식장소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곳 어촌계원들은 주기적으로 나무를 심는다. 나무를 심는 어부들인 셈이다. 일본에선 숲의 문화적 가치를 구분할 때 어부림이라는 것이 포함된다. 일본에는 높은 산이 있고, 바닷가 쪽으로 강과 하천이 발달하면서 여러 가지 하천숲과 하구숲, 그리고 연안숲이 발달하였는데, 전통적으로 이러한 숲들이 어류의 서식을 돕고, 산란처 역할을 해왔다고 하여 어부림(魚付林)이라는 용어로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남해 물건리 방조림(防潮林)을 비롯하여 10여곳이 있지만, 어부림(魚付林)이라는 명칭이 일제 강점기의 해안보호림의 유형으로 명명된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어서 정확한 연구를 바탕으로 명칭 변경이 필요할 것 같다. 일본은 지진해일과 태풍 등 자연재해가 매우 잦기 때문에 연안지역은 오래전부터 조림을 해 왔다. 이것이 현재 각지에 남아 있고, 2011년 일본 동북지역 대지진으로 인한 지진해일이 왔을 때 수백 미터의 방조림이 해일을 어느 정도 막아줬다고 한다. 우리나라 도서연안에 남아 있는 방조림과 방풍림은 거의 문화재로서 역할을 할 뿐, 생태환경을 지키는 역할은 못하고 있다. 상당한 면적이 농업지구나 마을지구, 해수욕장 등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진해일과 같은 큰 사건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해안가 지역의 방풍림은 거의 사라지고 없다. 숲이 어류를 모으고, 산란시키며, 수질을 정화하는 진정한 “바다의 연인”이 되기 위해서는 연안지역 관리를 재정비하고, 생태적인 방법을 이용한 바다숲, 연안숲 재생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맛있는 어패류와 해조류를 먹으려면 육상이던, 바다이던 숲을 조성하자.   홍선기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월, 2016/01/2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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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 1년…메르스 마지막 환자 아내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밝다. 활달하다. 상처가 있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 초긍정적 성격이란 소리를 듣고 살았다. 그랬다. 2015년 5월 이전에는. 지금도 그렇다. 복숭아를 안 보면, 일회용 식기를 안 보면, 일회용 마스크를 안 보면, 병원을 안 가면 지금도 그렇다. 그런데 안 볼 수가 없다. 기자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 찾은 카페에는 신 메뉴로 복숭아 주스가 나왔다. 장을 보러 간 마트에는 일회용 식기가 널렸고, 병원은 제약회사 일 때문에라도 자주 찾는다. 미세먼지가 심한 요즘에는 일회용 마스크를 쓴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띈다.

어쩔 수 없다. 남편 생각이 난다. 남편이 음압병실에서 그렇게 먹고 싶어했던 복숭아 주스가, 172일간 음식을 담아 전달했던 일회용 식기가, 남편을 만날 때마다 썼던 일회용 마스크가, 남편을 마지막까지 가둬 두었던 병원이 자꾸 그날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면 웃다가도 울고, 울다가도 또 웃는다. 제 정신이 아닌 거다. 온 가족이 그렇다. 애교 많던 사위를 잃은 장모도, 이제 막 치과의사가 된 장남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시아버지도. 그날 이후 모두 비정상이 됐다.

남편을 보낸 후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효과는 없었다. 이틀에 한 번 꼴로 잠을 자지 못하고, 잠이 든 날엔 종종 꿈을 꾼다. 나도 남편도 ‘음압병실’에 갇힌 꿈. 방호복으로 무장한 터라 남편에게 끝까지 전하지 못했던 말, “미안해하지 말고 편하게 가라”는 말은 가슴에 응어리로 남았다. 그렇게 산다. 사는 게 아니고 살아내고 있다. 지난해 5월 메르스에 감염돼 172일이란 세계 최장기간 투병 기록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메르스 마지막 환자의 아내 배 모 씨(37세)의 이야기다.

▲ 메르스에 감염되기 전 건강했던 김병훈 씨와 그의 가족

▲ 메르스에 감염되기 전 건강했던 김병훈 씨와 그의 가족

지난해 11월, 서울대병원 음압병동에서 만났던 배 씨를 그의 회사에서 6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보건당국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 그게 남편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라던 그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메르스 사태 1년을 맞아 후속대책 관련 기사들이 쏟아지는 요즘, 그는 어떤 생각하고 있을까.

회사 구조조정으로 2년 간 일한 회사를 떠나게 됐다는 배 씨. 구조조정 당한 이야기를 “이제 아이랑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졌다”며 웃으며 말할 정도로 밝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남편 이야기가 나오자 금세 표정이 바뀌었다. 눈시울이 붉어졌다. 입은 웃고 있는데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메르스 사태가 벌써 1년이 지났다는데, 사실 저는 변한 게 없어요. 서울대병원 39병동에서 집으로, 회사로 내가 있는 자리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음압병동에 살고 있는 기분이에요. 남편의 영혼도 아직 음압병실을 떠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억울함을 풀지 못했으니까요.

그가 여전히 음압병실에 갇혀 있다고 느끼는 건, 남편의 죽음에 대해 정부와 병원 그 어디로부터도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과는 물론 남편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격리 조치가 타당했는 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도 듣지 못했다. 남편이 떠난 후 빈소에는 서울대병원 간호사들만 다녀갔다. 정부 측은 연락 한 통이 없었다. 그렇게 메르스는 사람들의 뇌리에서 점점 잊혀져 갔다.

“그때 격리만 해제해줬더라면….국가가 남편을 포기한 것 같았다”

1년 전인 2015년 5월 27일. 배 씨의 남편 고 김병훈(사망 당시 35세)씨는 감기 증세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메르스에 감염됐다. 사망 직전까지  80번째 환자로 불렸던 그는 장장 6개월을 격리돼 있다가 지난해 11월 25일 사망했다. 그렇게 국내 메르스 마지막 환자가 됐다.

하지만 ‘80번’, ‘마지막’, ‘최장기간’ 이라는 수식어로는 다 설명하지 못하는 억울한 사연이 그에게 있다. 메르스로 격리되는 바람에 림프종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한 배 씨의 남편.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메르스 감염력이 없는데도 정부가 격리를 해제하지 않는 바람에 림프종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한 남편의 이야기다. (메르스 80번 환자 사망은 보건당국의 살인).

▲ 2015년 10월 13일, 서울대병원 간호사들이 생일을 맞은 김 씨를 위해 케이크와 주스를 준비했다. 가족들은 이날이 마지막 생일이 될 것이라고는 이 때만 해도 상상하지 못 했다.

▲ 2015년 10월 13일, 서울대병원 간호사들이 생일을 맞은 김 씨를 위해 케이크와 주스를 준비했다. 가족들은 이날이 마지막 생일이 될 것이라고는 이 때만 해도 상상하지 못 했다.

배 씨는 메르스 사태 이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국가가 나를 지켜주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이 크다. 남편이 그렇게 당했기 때문이다. 남편이 죽기 한 달 전 질병관리본부가 배 씨에게 했던 대응이 배 씨를 그렇게 만들었다.

남편이 재격리 된 후부터 질병관리본부 담당자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수도 없이 보냈어요. 남편 이야기가 나온 뉴스도 보내고, 격리 해제 기준을 마련해 달라고도 보내고…분명히 메시지를 읽었는데 답을 안 해요. 제 질문에 ’o’이라도, ‘점’이라도 하나 찍어서 보냈으면 ‘아, 우리 이야기를 듣고는 있구나, 관심은 있구나’ 하고 감정이 조금 나았을 것도 같은데…그냥 이 나라가 우리를 포기한 것 같았어요. 지금도 같은 일이 벌어지면 국가가 나를 지켜줄 것 같지 않아요. 이런 나라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아래는 배 씨가 질병관리본부에 격리 해제와 관련해 면담 요청을 하고 약 한 달만인 2015년 11월 19일 처음 이뤄진 통화 내용이다. 이후 6일 만인 11월 25일 배 씨의 남편은 결국 격리된 상태에서 세상을 떠났다.

80번째 환자 아내 : 여보세요?

질병관리본부 : 아 여보세요. 저 이00 과장이라고 합니다. 전화 주셨는데 제가 계속 전화를 못 받았다고요.

80번째 환자 아내 : 전화를 못 받으신 게 아니고 안 받으신 거죠 사실.

질병관리본부 : 아, 그게 왜그러냐면 그날 첫 번째 전화 주실 때, 지인 여러분들이 하도 (연락을) 하셔가지고 어느 번호가 어느 번호인지 모르고 다 문자들도 오시고 전화들도 오시고 그래서 그때 하루 이틀 수신 거절을 해 놔서 이 번호가 환자분 가족 되시는 번호인지 제가 잘 몰라서 그렇게 (차단)했어요. 죄송합니다.

80번째 환자 아내 : …

질병관리본부 : 너무 안타까우시죠?

80번째 환자 아내 : …

질병관리본부 : 이 80번째 환자분 관련해서는 저희나 저 윗분이나, 저저저 저 위에 계신분이나 특별히 신경쓰고 관리하고 있어서 환자 상태는 일일이 알고는 있었습니다.

80번째 환자 아내 : 그런데도 그렇게 가족 연락을 안 받으시고, 격리해제 기준조차 마련하지 않으시고 이러고 있으셨던 거예요?

질병관리본부 : …


보건당국은 당시 김 씨를 계속 격리하는 이유로 WHO(세계보건기구)를 앞세웠다. 김 씨가 다른 사람에게 메르스를 전파할 우려는 없지만, WHO가 감염 관리를 철저히 하라는 지침을 내렸기 때문에 김 씨의 격리를 해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3월 23일 KBS 추적 60분에 따르면, 질본의 말은 사실이 아니었다. WHO는 전 세계적인 권고사항과 지침을 내린 것일 뿐, 개개인 환자에 대한 조치는 한국의 보건당국에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우리 국민에 대한 책임을 국제기구로 돌려온 것이 확인된 셈이다. 여기에 대해 정부는 어떠한 설명도 없다.

▲ 1년 전만 해도 건강했던 고 김병훈 씨는 메르스에 감염돼 172일을 투병했다. 가족들은 전염력이 없는 김 씨의 격리 해제를 보건당국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김 씨는 음압격리병실에서 결국 숨을 거뒀다.

▲ 1년 전만 해도 건강했던 고 김병훈 씨는 메르스에 감염돼 172일을 투병했다. 가족들은 전염력이 없는 김 씨의 격리 해제를 보건당국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김 씨는 음압격리병실에서 결국 숨을 거뒀다.

“메르스 피해 트라우마 치료 첫 단계는 정부의 사과”

메르스 사태 1년을 맞는 동안 정부는 각종 후속대책들을 발표했다. 음압병실 확충과 병문안 문화 개선, 역학조사관 충원 등이다. 배 씨는 쓴웃음만 나온다. 책임과 반성 없는 대책이 과연 얼마나 의미가 있겠느냐 하는 생각에서다. 메르스 컨트롤타워로서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아무런 징계도 받지 않고 오히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걸 보면서 더 희망을 잃었다. 때문에 그에게 필요한 트라우마 치료제는 정신과 약이 아니고 정부의 책임 있는 사과다.

정말로 유가족들한테 필요한 것은, 이 사람들이 앞으로 삶을 그나마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게 하기 위한 것은 ‘사과’예요. 그게 치유의 첫 단계예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세월호 유가족들이 그렇게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그게 트라우마 치료의 첫 단계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그 다음 대책이 제대로 나올 수 있는 거 아닐까요? 그게 빠진 대책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요?

삼성서울병원 역시 마찬가지다. 메르스 2차 진원지라는 오명을 얻은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15일 메르스 사태 1년을 맞아 후속대책으로 변화된 병원건물을 언론에 공개했다. 응급실을 확장하고,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전에 없던 음압격리병실 10개를 신설했다. 1000억 정도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언론은 이러한 삼성의 대책을 높이 평가했다. 배 씨는 쉽게 동의할 수가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국민사과할 때 ‘끝까지 책임지고 치료하겠다’라고 했어요. 그런데 제 남편이 작년 11월 25일까지 치료 받는 동안 어떤 책임을 졌는지 모르겠어요.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됐고, 메르스 검사를 해달라고 요청해도 일주일이나 지연시켜서 증상이 악화됐어요. 메르스 사태 내내 허술하고 우왕좌왕 했던 삼성서울병원이에요. 그랬는데 유가족에게는 사과 한 마디 안 했잖아요. 뭘 어디서부터 잘못했는지, 누구에게 사과해야 하는지 생각을 못하고 있는데, 병원 리모델링 했다고 홍보하는 건 유가족 입장에선 우스운 일인 거죠.

메르스 사태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사람은 배 씨 만이 아니다. 현재 경실련을 통해 13건의 메르스 관련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배 씨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을 통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남편이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았던 날로부터 1년이 되는 6월 7일 소장을 접수한다. 피고는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그리고 국가다.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다. 배 씨가 소송을 통해 듣고 싶은 답변은 한 가지다. 당시 ‘남편을 격리시킨 조치는 불합리했으므로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말이다. 배 씨는 이 대답을 들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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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씨의 아들은 아빠가 떠난 후 5살이 됐다. 아빠, 엄마를 닮아 밝고 긍정적이다. 아빠가 하늘나라로 여행갔다는 엄마의 거짓말을 말을 철썩같이 믿고 있다. 비행기를 타면 아빠를 만날 수 있냐고, 비행기가 안 되면 로켓을 타고 가면 아빠를 만나러 갈 수 있느냐고 해맑은 얼굴로 엄마에게 묻는다. “이제 여름인데 아빠가 여름 옷을 안 챙겨 간 것 같아요”라며 걱정하는 아들에게 엄마는 종종 할 말을 잃는다.

아들이 곧 뉴스 검색을 하게 되는 나이가 되면 아빠가 왜 세상을 떠났는지 알게 되겠죠. 그 전에 정부로부터 사과를 받고 싶어요. 그래서 ‘아빠는 정부의 미흡한 대응으로 돌아가셨지만 정부가 이렇게 사과를 했어, 그러니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일어나지는 않을 거야’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런 국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하지만 아직은 우리나라가 그런 곳이라고, 너를 끝까지 지켜줄 수 있는 국가라고 말해 줄 수가 없네요.

하루 만에 메르스 치료자 1명에서 0명으로…여전히 오락가락한 질병관리본부

정부는 지난해 12월 23일로 메르스 종식을 선언했지만, 아직도 메르스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며 메르스 현황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기자는 오랜만에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운영하는 메르스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 봤다.

지난 5월 25일 확인한 메르스 현황에는 치료 중인 환자가 1명으로 표기돼 있었다. 여전히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가 있다는 뜻이다. 어떤 환자이며 이렇게 오랜기간 치료 중이라면 위중한 것은 아닌 지 궁금했다. 질병관리본부에 전화를 걸었다. 질본 측은 공식적인 답변을 정리해서 알려주겠다며 다음날로 답을 미뤘다.

다음날 질본에서 온 답변은 이렇다. “해당 환자는 74번째(72세, 남성 )환자로 메르스는 진작에 완치됐으나 합병증인 호흡기질환이 낫지 않아 아직 입원 치료 중이고, 따라서 치료 중 환자로 표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자의 전화를 받고 마치 메르스 치료로 오해할 소지가 있겠다 싶어 다시 포털사이트를 고쳐 놓았다고 했다. 그렇게 메르스 포털사이트의 치료 중 환자수는 하루 만에 ‘0’명으로 바뀌었다.

▲ 메르스 포털 사이트 첫 화면에 보이는 메르스 현황. 메르스로 치료중인 환자가 1명인 것으로 돼 있다가, 기자가 문의하자 해당 환자는 메르스는 완치됐고 합병증으로 치료 중인 것이라며 치료 중인 환자수를 0명으로 바꿨다. 아직도 질병관리본부의 기준은 오락가락이다.

▲ 메르스 포털 사이트 첫 화면에 보이는 메르스 현황. 메르스로 치료중인 환자가 1명인 것으로 돼 있다가, 기자가 문의하자 해당 환자는 메르스는 완치됐고 합병증으로 치료 중인 것이라며 치료 중인 환자수를 0명으로 바꿨다. 아직도 질병관리본부의 기준은 오락가락이다.

74번째 환자는 급체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들른 아내의 보호자다. 지난해 6월 8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355일째 병원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메르스는 나았지만 폐섬유화 등의 후유증 때문이다. 이를 메르스로 인한 치료로 볼 지, 별개의 치료로 볼 지 보건당국은 정확하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가 기자가 문의하니 메르스와 별개인 치료로 결정한 것이다.

문제는 단순히 포털사이트 상의 오류가 아니다. 메르스로 입원했으나 감염력이 없고 합병증만 있는 환자, 그래서 합병증 치료 중인 환자를 메르스 치료 환자로 분류할 지 말 지에 대한 기준이 질병관리본부에 있느냐는 것이다.

질본은 “기준은 그때그때 환자마다 다르다”고 말했다. 다시 의문이 들었다. 그렇다면 80번 째 환자는 정부에서 메르스 감염력이 없다고 판단했고, 메르스와 별개로 림프종 치료가 시급했는데 왜 메르스 환자로 분류해 계속 격리를 시켜두었는가. 그때의 기준은 무엇이었는가.

다시 질문했다. “만약 그때 80번째 환자를 지금 기준에서 다시 본다면 꼭 격리를 시키지 않을 수도 있던 건가요?” 질본측은 “사후약방문 격인 답변이겠지만, 그럴 수도 있었겠죠. 그때는 사회 분위기가 워낙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해야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에…”라며 말끝을 흐렸다.

한 사람의 생명보다 사회 분위기를 더 먼저 생각했던 질병관리본부와 보건복지부가 결국 수많은 가정의 가장을, 아들을, 남편을 앗아간 것은 아닐까. 메르스 사태 1년, 피해자 가족들은 다시 정부에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월, 2016/05/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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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부의 방사능 오염지역 식품 홍보행사 규탄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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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스티벌 참여 사케 제품 생산지 후쿠시마원전사고 오염지역…현재 해당 지역 수산물 수입제한 조치 中 -

- 한국의 시민들은 일본 식품의 방사능 오염 문제가 여전히 걱정-

 
○ 일 시: 2016년 3월 25일(금) 11:00 ○ 장 소: 주대한민국 일본국대사관 공보문화원 앞(안국역 4번 출구) ○ 주 최: 시민방사능감시센터,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두레생협연합, 서울방사능안전급식연대, 여성환경연대, 에코두레생협, 차일드세이브, 한국YWCA연합회, 한살림연합, 행복중심생협연합회, 환경운동연합
  ○ 이번 주말 26~27일, 주한일본대사관과 한국지자케수입업협회중앙회가 주최하는 사케 페스티벌(Seoul Sake Festival 2016)이 코엑스 D2홀 3층에서 열립니다. 주최 측은 ‘일본에서 일본술 양조장 100개사가 참가해 400종류 이상의 일본 술을 시음할 수 있는 대규모 이벤트로, 참가 양조장 수, 실시 규모가 일본 이외에서 실시되는 일본 술 이벤트로서는 최대 규모’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후쿠시마 사고로 인한 방사능오염은 아직 해결이 되지 않고, 일본 현지에서 방사성물질도 지속적으로 검출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시민들은 방사능 오염지역의 쌀과 물로 만드는 사케의 안전성에 우려할 수 밖에 없습니다. ○ 지난 달 시민들의 항의로 무산되었던 후쿠시마 산 과자 홍보 행사와 마찬가지로 이번 사케 페스티벌 역시 원전 사고 후 방사능 오염으로 피해를 받는 지역의 주류회사가 참가단체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국정부는 2013년 9월부터 후쿠시마를 비롯한 8개현(후쿠시마와 후쿠시마 인근의 이바라키, 군마, 미야기, 이와테, 도치기, 지바, 아오모리)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일본 후쿠시마 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 문제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오염지역의 식품 홍보행사를 하는 것은 시민의 안전을 고려했을 때 적절치 않습니다. 행사를 통해 안전성이 확보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철저한 검사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시민들의 방사능오염에 대한 우려와 역행하는 이번 행사 개최 중단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기자 분들의 많은 관심과 취재를 부탁드립니다.

2016.03. 24.

시민방사능감시센터,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두레생협연합, 서울방사능안전급식연대, 여성환경연대, 에코두레생협, 차일드세이브, 한국YWCA연합회, 한살림연합, 행복중심생협연합회, 환경운동연합

*문의 :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이연희 간사 (010-5399-0315) *첨부 1. 수산물 유통 제한 지역 중 사케 페스티벌 참가 회사 정보
생산지역: 미야기 회사명: (주)사우라 대표 브랜드: 우라가스미
생산지역: 미야기 회사명: (주)카츠야마주조 대표 브랜드: 카츠야마
생산지역: 미야기 회사명: (주)이찌노쿠라 대표 브랜드: 이찌노쿠라
생산지역: 군마 회사명: (주)나가이주조 대표 브랜드: 미즈바쇼
생산지역: 도치기 회사명: (주)센킨 대표 브랜드: 준마이다이긴죠
생산지역: 이바라키 회사명: (주)다이이찌주조 대표 브랜드: 카이카
생산지역: 이와테 회사명: (주)남부비진 대표 브랜드: 남부비진
목, 2016/03/2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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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주택누진제

산업용, 상업용 전기요금은 놔둔채 주택용 누진제 깎는 한시적 대책은 문제를 더 악화시킬 뿐이다

  새누리당과 정부가 각 가정마다 50킬로와트시 씩 전기를 더 싸게 쓸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대책을 발표했다. 누진구간을 50킬로와트시 씩 더 늘린거다. 전기요금과 전기소비의 근본적인 문제는 산업용과 상업용 전기요금 개편에 있는데 이건 그대로 놓아 둔 채로 주택용 전기요금만 조금씩 깎아준 거다. 졸지에 50킬로와트시의 전기를 구걸하는 전기거지가 된 기분이다. 그렇게 더 준 전기로 각 가정은 얼마나 이익을 볼까? 10%의 부가세와 3.7%의 전력산업기반기금을 제외하고 계산해보면 기존의 누진체계로 150킬로와트시를 쓰던 가정은 1만3천원 가량에서 1만원 가량으로 낮아져 3천원의 이익을 본다. 250킬로와트시를 쓰던 가정은 3만원 가량의 비용에서 7천원이 깎인다. 350킬로와트시를 쓰던 가정은 5만5천원에서 1만3천원이 깎인 비용을 내면 된다. 450킬로와트시를 쓰던 가정은 9만4천원에서 2만1천원의 혜택을 본다. 550킬로와트시를 쓰던 가정은 15만 6천원 가량 내던 비용에서 3만8천원이 깎인 비용을 내면 된다. 7~9월 한시적인 할인이다. 3개월 동안 각 가정은 9천원에서 10만원의 전기요금 할인 혜택을 보는 것이다. 전기를 많이 쓰던 가정이 더 혜택을 입는 셈이다. 주택용 누진제의 문제점 제기가 이런 할인을 요구한 것이었나? 주택용 누진제의 문제제기는 누진배율이 너무 벌어져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왜 상업용과 산업용 전기요금은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각 가정에게만 부담을 지우느냐 하는 형평성의 문제였다. 아울러 에너지복지 사각지대로 고통받는 서민들의 냉방서비스가 시급한 상황이다. 그런데 산업용과 상업용 전기요금 개편은 손도 안 댄 채 에너지복지에 대한 대책도 없이 각 가정에 전기요금 몇 푼 깎아 주는 것으로 대책의 전부인양 발표했다. 문제의 본질을 덮어두고 돈 몇 푼 던져주면 국민들이 환영할 것으로 생각한 것인가? 만약 그렇게 알았다면 이는 국민을 단단히 무시한 것이다. 전기는 누구나 당연히 소비할 권리를 누려야 하는 공공재의 성격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낭비해서는 안 되는 값비싼 에너지다.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치러야 하는 대가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국토면적에 비해서 너무나 많은 석탄발전소와 원전으로 우리는 이미 너무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미세먼지 때문에 수십만원짜리 공기청정기를 구입하는 가정이 늘었고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으로 수십만원짜리 에어컨을 구입하는 것도 개인의 몫이다. 지진이 나면 원전 있는 쪽부터 살펴야 하고 원전사고 우려로 어렵게 마련한 아파트를 가격이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하며 이사를 가야하나 고민을 하는 것도 순전히 개인의 몫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산업용 전기요금은 너무 싸다 보니 전기로 고철을 녹이고 전기로 바닷물을 끓여서 소금을 만든다. 그렇게 전기로 열을 쓰는 전기의 열소비가 제조업 전기소비의 절반이 넘는다. 이 얼마나 낭비적인가. 전기의 원료인 1차 에너지보다 싸고 원가 이하의 가격이 책정된 산업용, 상업용 전기요금으로 이 부문에서 OECD 국가들 중 최고의 전기소비를 기록했다. 에너지다소비기업의 부가가치율은 얼마 되지도 않는데 말이다. 해마다 수십조원이 넘은 영업이익을 챙기고도 새로운 투자를 할 생각도 안 하고 현금성 자산으로 쥐고 있는 대기업들은 수백억원 전기요금 더 내는 것에 호들갑이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올려서 쓸데없는 전기낭비를 못하게 해야 한다. 문 열어놓고 냉방하는 가게를 단속할 게 아니라 상업용 전기요금을 올리면 간단하다. 가게 주인은 문 열어놓고 냉방하면서 비싼 전기요금을 내는 것보다 문 닫고 장사하는 게 더 이익이면 그렇게 선택한다. 전기요금 개편은 산업용, 상업용 전기요금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이 ‘공공의 이익은 안중에도 없이 돈 몇 푼에 잠잠해지는 개, 돼지’가 아니라는 말이다.  

2016년 8월 12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권태선 박재묵 장재연 사무총장 염형철

  첨부파일: 20160812논평_산업용상업용 전기요금 놔둔채 주택용 누진제 깎는 문제점
금, 2016/08/1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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