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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편의적 공공기관 누리집, 시민들 정보접근권은 신경 안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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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편의적 공공기관 누리집, 시민들 정보접근권은 신경 안써?

익명 (미확인) | 화, 2016/02/16- 17:28

대한민국의 많은 법률들은 시민들의 권리와 안전한 생활을 위협하는 법률 위반행위에 대해 공표의 의무를 명시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정보들이 얼마나 잘 공표되고 있는지 정보공개센터에서 확인해봤습니다.

 

14개 법률의 공표의무사항들을 검토하고 각 부처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행정처분이 얼마나 있었는지에 따라, 법적 공표 기간에 따라, 혹은 소관 업무나 사이트가 어떻게 분리되어 있는지에 따라 공표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난이도도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위반 행위자와 사항들이 알기 쉽게 정리되고, 쉽게 열람할 수 있는 부처는 거의 없었고, 대부분의 공표정보들은 세부내용을 보기도 전에 정보에 접근하는 것 자체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공표정보의 링크가 메인 페이지에 떡하니 게시되어 있음에도 정보에 접근할 수 없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표되야 하는 원산지 표시 위반 업체와 처분 현황은 그 정보가 게시되어 있는 농림축산식품부(mafra.go.kr)’,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nags.go.kr)’ 두 부처의 사이트 모두에서 열람이 불가능했습니다.

 

 

 

 

 

열람이 불가능했던 이유는 두 가지, 1) ‘보안상의 문제로 익스플로러 6.0 이상의 브라우저만 지원하고 있어 크롬 등의 타 브라우저에서는 접근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했고, 2) 익스플로러에서도 보안프로그램 다운 및 실행 오류로 페이지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익스플로러밖에 모르는 바보..!

 

많은 정부사이트들이 단순한 정보열람에도 보안프로그램 패키지 설치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다보면 복잡한 절차와 잦은 오류로 인해 열람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원산지 위반사항은 시민들의 안전한 식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정보임에도 불구하고, 정보를 열람하기까지의 길은 멀고 험난한 상황입니다.

 

정보를 열람하기까지 상당히 까다로운 사례는 또 있는데요, <아동 및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표하도록 하고 있는 성범죄자 정보 및 현황입니다.

<성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의 신상정보공개와 취업제한 등> 에 관한 시행령에 따르면 성범죄자의 성명, 나이, 주소 및 실거주지, 신체정보, 사진 등 신상에 관한 정보를 개별적 사이트를 구축해 공개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러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는 사이트는 성범죄자 알림e’ 인데요, 인터넷사이트 뿐만 아니라 모바일 앱 서비스도 제공하면서 시민들에게 많은 인지도를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용자들이 사이트를 이용하려면 몇 가지 관문이 있습니다. 1) 먼저 5가지 종류의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고, 2) 공인인증서나 아이핀, 전화번호인증, 주민번호인증 등의 방법으로 실명인증을 거쳐야 공개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하는 이유는 위 법률에서 전용 웹사이트를 이용하여 공개정보를 열람하려는 사람은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입력 등의 방법으로 실명인증을 받아야 하, ‘공개정보를 열람한 사람의 신상정보와 접속정보를 일정 기간 동안 보관관리하는 등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그러하다라는 근거 이외에 열람자의 개인정보가 구체적으로 어떤 명분에 따라 수집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특정 다수 시민들을 대상으로 주민번호와 핸드폰 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일방적으로 수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동의 안 함을 누르면 보지 못하리.

 

 실명인증의 절차에 있어서도 사용하는 기기나 브라우저에 따라 정보에 접근하기 까지 수많은 오류를 마주하곤 하는데요, 특히 아이핀인증이나 전화번호 인증은 보안 프로그램의 충돌로 인한 오류가 잦아 링크된 페이지에서 정보 입력이 불가능한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공인인증서는 법률에서 보호하고자 하는 당사자인 청소년들이 이용하기 상당히 까다롭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청소년이 공인인증서를 발급받고자 할 때는 부모와의 동행 하에 은행에 직접 방문하도록 요구하는 금융기관들이 상당수이기 때문이죠.

 

 물론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의 경우, 오류가 발생했을 시 대처법에 대해 홈페이지 내에서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고, 주민번호 인증 등 비교적 쉬운 인증방법을 이용할 수 있어 절차상의 문제에 있어서는 다른 정부사이트들에 비해 노력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설치 오류에 대해 아무리 잘 설명한다고 하더라도 정보열람에 있어 시민들의 편의성이 향상되는 것은 아닐뿐더러, 인증서 및 각종 보안프로그램의 설치 요구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책임을 행정기관이 아닌 개인들에게 떠넘기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국민들에게 알려질 필요가 있는 정보들에 있어, 왜 열람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실명인증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그 논의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 역시 비판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시민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설정하지 않고, 주민번호나 전화번호를 수집하지 않고 악용의 소지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지, 당장 그 방법이 없더라도 지금처럼 개인정보를 내놓지 않으면 정보를 볼 수 없어!”라는 일방적인 방식이 아니라 그 악용의 소지가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정말 열람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도록 할 만큼 우려할만한 것인지 좀 더 공개적으로 논의되고, 반영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전히 행정적 편의에 치우쳐 있는 공공기관들의 공표정보공개 현황, 시민들의 정보 접근과 행정에 대한 참여를 제대로 보장하고 있는지 반성이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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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지역구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정당에도 투표해야 하는 것 알고 계시죠?

정보공개센터가 비례대표후보들이 출마한 정당들의 정책공약들을 모아봤습니다. 위성정당들이 난립해 지지하는 정책공약을 제시하는 정당에 투표하는 '정책선거'라는 말이 무색해져버렸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투표 전에 각각의 정당들이 어떤 공약들을 제시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겠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전에 꼼꼼히 살펴보세요!

*열린민주당, 깨어있는시민연대당, 새누리당은 비례후보들이 출마했지만 정책공약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지 않아 누락되었습니다.

21대국회의원선거정책공약정리종합.xlsx

목, 2020/04/0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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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 의혹은 많은 시민들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국민의 공복인 대통령이 집무 시간 중 일정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고, 또 향후 보고 시점을 허위로 조작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게 되었는데요.

그 이후 대통령 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한다는 여론이 강해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의 24시간을 공개하여 국민에게 투명하게 보고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2017년 10월부터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주간 단위로 대통령 주요 일정을 사후공개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홈페이지의 대통령 일정공개 캘린더

이러한 일정공개는 대통령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얼마 전 정보공개포털의 메뉴가 개편되면서, 장관 등 주요 중앙행정기관장과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의 일정을 공개하는 페이지가 생겼습니다. 해당 페이지에서는 각 부처/기관 홈페이지에서 공개하고 있는 기관장 일정들을 링크하고 있어, 누구나 편하게 기관장들의 일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정보공개포털의 일정공개 페이지

그렇다면 과연, 정말로 일정 공개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주요 일정을 공개한다고는 하나, 어느 곳은 매일 매일 하루 일과표에 가까울 정도로 자세히 공개하고 있는 곳도 있고, 반대로 페이지만 만들어놓고 업데이트를 제대로 하지 않는 곳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번 찾아봤습니다.

지난 2월 5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라는 회의가 열렸습니다. 신종 코로나 대책을 세우기 위해 여러 장관과 기관장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회의였는데,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김현준 국세청장, 노석환 관세청장 등이 참석했다"고 합니다.

'신종 코로나 비상 사태'를 맞이하여 여러 장관들이 한 자리에 모인 회의인 만큼, 관련 언론 보도도 많았고, 오늘(2월 12일)까지 사나흘에 한번씩 같은 명목의 회의가 열렸을 정도로 중요한 일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이 회의에 참석한 장관들은 회의에 참석했다는 사실을 제대로 공개하고 있을까요?

회의에 참석한 장관들의 일정을 하나 하나 찾아봤습니다.

먼저 홍남기 경제부총리입니다. 회의를 주재한 입장인 만큼 회의 일정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2월 5일 일정공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경우는 홍남기 부총리와 마찬가지로 고위 당정협의회 일정은 올라와있지만, 정작 경제관계장관회의 일정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박능후 복지부장관 2월 주간일정

이재갑 노동부장관의 경우 5일 일정이 아예 아무것도 올라와있지 않습니다.


이재갑 노동부장관 일정공개

김현미 국토부 장관 역시 5일 일정은 텅 비어있습니다.

김현미 국토부장관 2월 일정 공개

박영선 중소벤처부 장관은 이 날 회의 일정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2월 5일 일정

똑같은 회의에 참석한 다섯 명의 장관 중, 회의 일정을 공개하고 있는 장관은 두 명에 불과한 것입니다. 

물론 부처별로 '주요 일정'을 분류하는 기준이 다를 수는 있습니다. 일정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해서 일을 제대로 안하는 것도 아닐테구요. 그러나 장관급들이 대거 모이는 중요한 회의에 참석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는 일정을 공개하고, 누구는 공개하지 않는다면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일정공개' 정책 자체의 신뢰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겠죠.

일정공개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지방자치단체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바쁘기로 유명한 박원순 서울시장이지만, 서울시 일정공개 페이지만 보면 한가하기 그지 없어보입니다. 지난 주인 2월 3일부터 2월 9일까지 일주일 동안,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서울시장 일정은 단 두 개에 불과합니다. 

2월 4일, 서울시립대를 찾은 박원순 시장

 지난 2월 4일,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립대를 찾아 중국인 유학생들을 만났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와 관련한 행보인데요, 서울시장은 당연직 서울시립대 이사장인 만큼 공적인 일정을 수행한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지자체와 중앙정부의 협력을 건의하였고,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생방송에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모두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내용들입니다.

정작 서울시 홈페이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2월 4일 일정

그러나 서울시장의 일정을 공개하는 소셜시장실에 2월 4일 일정을 확인해보면, 아무런 일정이 올라와있지 않습니다. "새로운 서울을 위한 구상 중"라는 문구만 덜렁 놓여있는데, 차라리 "일정이 아직 등록하지 못했습니다"라고 솔직하게 적어놓는 편이 나을 듯 합니다. 

아예 일정공개 자체를 안하고 있는 도지사도 있습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입니다. 강원도청 홈페이지에는 분명 도지사 일정 캘린더가 마련되어 있지만, 몇년 째 아무런 일정도 올라오지 않고 있습니다. 메뉴만 만들어놓고, 버려진 셈입니다.

몇년 째 아무런 일정도 공개하고 있지 않은 강원도청 홈페이지

이렇게 대다수 고위 공직자들이 일정 공개를 게을리 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다행히도 모범적인 사례도 있습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를 공직자 일정공개의 원 취지에 맞도록 제대로 공개하는 사례로 꼽을 수 있을 듯 합니다. 양승조 도지사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주요 일정 뿐 아니라 일상적인 보고나 접견 등의 일정도 모두 공개하고 있습니다. 

시간대별로 일정을 공개하고 있는 양승조 충남도지사

양승조 도지사와 관련한 언론보도들과 대조해보면,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로 제공될 만한 일정 모두를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들에게 그대로 공개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월 4일 국무회의 참석, 천안아산 강소특구 현장조사, 현장간담회, 지원금 전달식, 5일 방역단 발대식,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관리회의, 6일 충남테크노파크원장 임용장 수여 등 기사로 보도된 크고 작은 동정들을 시간대별로 공개하고 있는 것이죠.

2월 4일 일정표에 공개된 현장간담회

양승조 도지사는 최근 우한 교민들이 격리되어 있는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인근에 현장 집무실을 마련하여 긍정적인 여론을 이끌어내기도 했는데요, 일정공개 자료에서도 아산 집무실에서 대부분의 일정을 수행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면, 행정에 대한 불신도 사그러들 수 있다는 좋은 사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말뿐인 일정공개가 아니라, 정말로 투명한 공개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관장 본인들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공직자 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약속, 제대로 실천하기를 기대합니다.

목, 2020/02/13-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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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3월, '스쿨 미투'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학교 내에서의 성폭력 문제가 본격적으로 공론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교육부에서는 '교육분야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을 내놓고 스쿨미투 대응 매뉴얼을 제작하여 배포하는 등 학교 내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스쿨미투 집회 참석자의 피켓 [출처 - 서울신문]

정보공개센터는 2013년부터 여러번 교사 성비위 징계 내역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교사들의 성비위에 대한 징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거나, 교육부가 '동성애'를 성비위 징계 사유로 적시하여 인권침해의 여지가 있다는 등의 문제를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스쿨 미투 운동 이후 성비위에 대한 징계 처분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교육부에 2017년 ~ 2018년 동안 이뤄진 교사 성비위 징계 내역에 대해 정보공개 청구를 진행했습니다.

교육부에서 공개한 2017~2018년 초중등교원 성비위 징계 현황 문서

초중등교원 성비위 징계 현황(5763047)).hwp

정보공개센터는 과거 두 차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서 확보한 자료와 이번 청구로 받은 자료를 정리하여 2015년부터 2018년 기간 동안 교사의 성비위 징계 내역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살펴보았습니다. 2018년 정보공개센터가 문제제기한 '동성애' 사유의 징계 건수는 삭제한 통계이며, 2015~2016년의 자료는 성비위에 대한 유형별 분류가 되어 있지 않아, 교육부가 밝힌 기준에 따라 분류하여 정리하였음을 밝힙니다. 

2015년 교사의 성비위에 대한 징계 처분 건수가 총 85건이었던 것에 비하여, 2016년은 134건, 2017년은 170건까지 징계 처분 건수가 확 늘어났습니다. '스쿨 미투'가 제기된 2018년에도 총 168건에 달하는 성비위 징계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성비위에 대한 징계가 2016년, 2017년 연달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2015년 이후 '페미니즘 리부트'라 부를 만큼 여성주의적 실천이 확산되었고, 그에 따라 성범죄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고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짐작해 봅니다. 

(교육)공무원 징계령에 따르는 교원/공무원에 대한 징계 종류

 [출처 - 한국교육신문]

클릭하면 커집니다.

그동안 정보공개센터가 문제 제기 해왔던 것은 성추행, 성폭력 등이 중대한 범죄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수위의 징계가 이루어져왔다는 점이었습니다. 성비위에 대해 어떤 징계 처분이 있었는지 내역을 살펴보면, 징계 건수가 늘어난 만큼 정직, 강등, 해임, 파면 등 중징계 건수 역시 크게 늘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비위 유형별로 징계 수위는 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성비위 유형을 성매매, 성풍속 비위,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의 다섯 가지 종류로 나누어, 각각에 대한 징계 내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클릭하면 커집니다.

가장 많이 증가한 징계 대상 성비위는 성희롱과 성추행입니다. 2015년에는 25건에 불과했던 성희롱 징계는 2016년부터 각각 41건, 40건, 60건까지 늘어났습니다. 성추행 징계 역시 49건에서 65건, 92건, 82건까지 크게 증가했습니다.

성풍속 비위에 대한 처벌이 점차 강력해지고 있는 것도 중요한 변화라 할 수 있습니다. 성풍속 비위는 카메라촬영, 공연음란, 음란물배포 등을 묶어서 이야기하는데, 주로 '카메라 촬영'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성풍속 비위에 대해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지게 된 것은 흔히 몰카, 도촬 등으로 부르며 가벼운 처분을 내리던 과거와 달리, 이러한 행위가 중대한 디지털 성범죄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됨에 따라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2017년 9월 26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는 '몰카'로 불리던 촬영 범죄에 대한 표현을 '불법촬영'으로 공식 변경했습니다.

다만, 교사의 성매매에 대해서는 아직 다른 유형의 성비위들에 비해 그 징계 수위가 높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한국일보에서 '오피스텔 성매매'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성매매 알선이 "형량은 턱없이 낮고 추징은 미미하며, 그만큼 수익은 높기 때문"에 계속 성매매가 끊이지 않고 있음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기사 링크

성매매 알선에 대한 처벌 뿐 아니라, 성매수 행위에 대한 처벌 역시 중하지 않기 때문에 성매매의 '수익이 높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기도 할텐데요, 교사를 포함한 공직 사회에서부터 더욱 강한 징계 처분을 통해 모범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공직 사회에서 유독 '성매매'에 대한 징계가 가벼운 것은 비단 교육계만의 문제는 아닐텐데요, 정보공개센터는 조만간 검찰과 경찰 공무원들의 성비위 관련 징계 현황을 살펴보면서 이에 대해 다시 이야기해 볼 예정입니다.

최근 들어 사립학교 교원들에 대한 성비위 징계 처분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특기할만한 점입니다. 교직원들이 서로 인맥으로 얽혀있는 사립학교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이 그동안 공론화되지 못하고 억눌려 오다가, 스쿨미투 운동을 기점으로 사립학교에서의 성폭력 피해를 적극적으로 고발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을 참고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사 링크)

끝으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지난 해까지 교육부는 정보공개센터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건별'로 성비위 징계 내역을 공개했습니다.  그러나 올 해, 동일한 내용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개인 사생활의 비밀'을 사유로 건별 징계 내역이 아니라, 전체 성비위 징계에 대한 통계표 형식의 자료를 공개하였습니다.  비위 사실이 명시되고, 건별로 지역과 직급 등이 공개되면 개인이 특정될 수 있다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동일한 비위 유형, 징계처분이라도 최소한 어떤 내용의 범죄였는지, 징계 처분 기간은 몇 개월인지 공개하지 않는다면 그 징계 수위가 적절한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뿐 아니라 건별 내역을 공개하지 않음으로서, 국공립/사립 학교를 구분하여 징계 처분 수위가 적절한지 살펴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정보공개센터는 동일한 유형의 성비위에 대해서 국공립학교 보다 사립학교가 가벼운 징계를 내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교육부의 소극적인 정보공개로 인해 이러한 문제를 제대로 확인해 볼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지난 해 12월 사립학교법 제54조 3항이 개정되면서 사립학교 교원에 대해서도 국공립학교와 동일한 잣대로 징계하도록 관할 교육청이 요구할 수 있게 되면서 올 해부터는 사립학교들의 '솜방망이 처벌'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됩니다. (기사 링크)

몇 달 전,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이 스쿨미투 가해 교사들에게 적절한 징계가 내려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교육청에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교육청이 주요 정보를 비공개한 일이 있었습니다. (기사 링크) 교육부가 건별로 성비위 징계 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의 일이라 보입니다. 그러나 청소년-시민들은 교육현장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들이 제대로 처리되고 있는지 확인할 권리가 있습니다. 교육 당국은 "가해자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가?"는 청소년-시민들의 물음에 대해 '무조건 비공개', '소극적 공개'로 일관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목, 2019/10/03-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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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개센터에서는 대검찰청이 지난 3개월동안 자발적으로 공개한 공문이 단 1건에 불과할 정도로 심각하게 폐쇄적인 방식으로 운영되어왔음을 비판하며, 투명성이 담보된 검찰개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사실 정보공개센터로 걸려오는 상담 전화 중에서도 검찰의 비공개 관행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묻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정보공개센터로 들어온 검찰 대상 상담 중에서는 사건 피해자가 수사기록을 정보공개 청구하였는데도 비공개 통지를 하고, 소송을 위해 몇 달 뒤 다시 해당 기록을 청구하자 '중복 민원'이라는 이유로 종결처리를 하여 결국 제대로 법적 절차를 밟지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자신의 권리구제를 위해서 해당 서류가 꼭 필요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합리한 검찰의 비공개 관행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정보공개센터에서는 2018년 정보공개연차보고서를 통해 검찰이 시민들의 정보공개 요청에 대해 어떻게 응답하고 있었는지 그 현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하는데요, 업무상 작성한 문서를 미리 공개하는 것은 아직까지 기관의 자발적인 의지의 영역이지만,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적합하게 처리하는 것은 당연히 지켜야할 법적 의무이기 때문에 방치하거나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보공개 연차보고서는 전 공공기관의 정보공개 운영현황을 취합한 것으로 행정안전부에서 매년 가을 발표하고 있는데요, 대검찰청의 운영 현황을 함께 확인해보겠습니다. 


대검찰청은 지난 한 해  6000건 이상의 정보공개 청구를 받았고, 이는 중앙부처 중 3위에 해당합니다. 그만큼 많은 시민들이 검찰의 정보공개를 필요로 하고 있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검찰청에 청구되는 정보는 주로 검찰이 수사한 사건 및 재판과 관련된 기록인데요, 정보공개 여부를 살펴보면, 비공개 비율이 14.22%로, 중앙행정기관의 평균인 8.98%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각 부처가 다루는 정보의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부처별로 비공개율은 크게 차이를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를 테면 민간인의 납세정보의 경우,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개인 정보로 분류되기 때문에 국세청의 비공개율은 타 기관에 비해 높을 수 있습니다. (물론 핀란드나 노르웨이에서처럼 개인의 납세 정보를 공개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호호)   

그럼 대검찰청의 경우는 어떨까요? 검찰이 공개를 거부하는 정보들은 정말 비공개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이었을까요?  

지난해 정보 비공개로 인해 청구인과 대검찰청이 다투었던 불복사건의 현황을 통해 볼때, 그 대답은 NO, 였습니다! 

비공개에 대한 불복절차는 이의신청, 행정심판, 그리고 행정소송이 있습니다. 이의신청은 각 기관에서 외부위원들과 함께 다시 공개여부를 판단하는 것이고, 행정심판은 공공기관의 처분에 대해 약식재판을 하는 것, 그리고 행정소송은 우리가 아는 그 소송으로 법원의 판결을 구하는 것인데요, 대검찰청의 비공개 통지를 하였을때 각 불복절차별로 어떤 판단이 내려졌는지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만약 불복을 제기해서 인용(기관 판단이 부당하다고 인정받는 것)되는 건들이 많다면, 처음부터 공개했어도 될 내용들을 과도하게 비공개하고 있다고 해석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직까지 공공기관에서는 공개하면 귀찮은 일들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부담에 일단 비공개 통지를 내리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고, 이의신청이나 행정심판을 제기하면 그제서야 공개해주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합니다. 때문에 정보공개센터에서는 모니터링에 있어 불복절차의 현황을 항상 유심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중앙부처의 불복절차 현황 중 대검찰청의 경우를 살펴보면, 취하나 각하를 제외하고 이의신청을 실제 심사한 167건 중 인용이나 부분인용된 건수는 42건, 비율은 25%입니다. 눈에 띄게 높은 수치는 아닙니다. (이 와중에 103건 인용된 경찰청이 눈에띄네요. 시간 끌지 말고 공개 좀 해주세여) 좀 더 복잡한 문서를 작성해야 하는 행정심판의 경우, 건수 자체가 크게 주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대검찰청의 경우에는 행정심판을 제기하는 건수가 121건으로 매우 많습니다. 중앙부처 중 가장 많은 행정심판 건수입니다. 행정심판을 제기했을 때는 14건이 공개로 전환되었고, 비율로는 13%에 해당하는데요, 중앙부처 전체 평균인 6%에 비해 2.5배 정도 높은 수치입니다. 비슷한 건수의 심판이 제기된 법무부와 비교했을 때에도 큰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상황을 함께 고려했을 때, 이 정도의 수치만으로 문제가 심각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행정소송의 경우,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행정소송은 변호사 수임료 등 소송비용도 많이 들고요, 청구인이 패소할 경우 패소비용을 떠안아야 하는 위험이 따릅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기관은 소송 건수가 많지 않고, 한 두건에 그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해 동안 대검찰청은 무려 54건의 정보공개 소송을 받았고 이중 무려 21건이 인용됩니다. 계류중인 24건을 제외하고 70%는 공개하라는 판결을 받은 것인데요, 판결을 통해 공개가 확대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어떤 기관보다 법을 잘 알고, 시민들을 위해 법을 적용해야 할 기관이 이렇게 소송을 많이 당하고 패소를 당했다는 것은 굉장히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작년 한 해동안 중앙부처를 대상으로 시민들이 청구한 정보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받아낸 건수는 총 31건입니다. 그 중 68%에 해당하는 21개의 판례가 대검찰청에서 나왔습니다. 정보에는 그것을 꼭 알아야한하는, 유효시한이 있습니다. 대검찰청이 앞으로도 시민들에게 공개했어야 할 정보를 소송에 이르기 전까지 일단 비공개하고 보는 소극적 태도로 일관한다면 시민들은 큰 피해를 입게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감시도 제대로 이뤄질 수 없고요.

우리가 지금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이유는 검찰의 부패와 권력남용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검찰이라는 집단이 이렇게 시민의 신뢰를 잃어버리게 된 것은 그 동안 수사와 기소의 권한을 독점하고 아무에게도 감시받지 않는 절대권력으로 자리 했었기 때문입니다. 검찰의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몇가지 개혁안이 나오고 있고, 개혁은 어떤 방식으로든 실행될 것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어떤 제도와 기구를 도입한다 하더라도 근본적으로 시민의 감시와 참여가 보장되지 않으면 그 권력은 또 다시 쉽게 부패하기 마련입니다. 시민들이 검찰의 업무에 대한 기록, 사회적 사건의 수사 및 재판 기록들을 최대한 볼 수 있도록 보장하고 검찰권력을 시민들에게 개방시키는 일이 개혁의 기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제)중앙행정기관_불복처리현황(2018).xlsx

2018년도 정보공개 연차보고서.pdf


수, 2019/10/23-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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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은 지방의회가 다시 출범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5.16 군사쿠데타 이후 30여년 간 중단되었던 지방의회는 1991년 3월 26일 전국 기초의원 선거를 기점으로 부활했고, 이후 일곱 번의 동시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지방의회는 시민들에게 더 이상 낯선 이름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지방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은 적지 않습니다. 특히 기초의회의 경우, 광역의회와 통폐합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2019년 1월 예천군의회에서 벌어진 '가이드 폭행' 사건 때에도, 2020년 7월 김제시의회에서 벌어진 '불륜' 파문이 있을 때에도 기초의회는 '돈 먹는 하마'라는 비판이 잇달았습니다.

 

정보공개센터는 잊을만 하면 터지는 기초의회를 둘러싼 사건사고들을 살펴보고자, 2년 전에 이어 다시 한번 기초의원들의 징계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이번 기초의회가 출범한 2018년 7월 1일부터 2020년 11월 30일까지, 2년 5개월 간 전국 226개

 

˙전국 기초의원 징계 의결 내역 (2018.07.01 ~ 2020.11.30)

 

청구 결과, 모두 75건의 징계 의결이 있었습니다. 지난 기초의회(2014~2018)에서 4년 간 총 58건의 징계 의결이 있었다는 점을 참고했을 때, 아직 임기도 다 채우지 못한 이번 기초의회에서 더 많은 징계가 이뤄진 것입니다. 한 사람이 여러 번 징계를 받은 경우도 있고, 징계를 받은 이후 소송을 통해 징계 처분이 취소된 경우도 있었으나, 일단 기초의회에서 징계 의결이 된 경우들은 모두 포함하여 어떤 사건사고가 있었는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전국 기초의회 중 징계 의결 1위의 불명예를 기록한 곳은 대전 중구의회였습니다. 무려 13건의 징계가 있었는데요, 특히 원 구성 보이콧, 정치자금법 위반, 동료의원들을 상대로 두 차례 성추행 등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아 결국 제명된 박찬근 전 의원은 홀로 네 번이나 징계를 받기도 했습니다. 대전 중구의회는 의장단 선거를 둘러싼 잡음으로 원 구성을 제대로 하지 못해, 보이콧에 참여한 의원 여섯 명이 무더기 징계를 받은 기록도 세웠는데요, 이러한 파행으로 시민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대구 중구의회 박찬근 의원 사퇴를 촉구하는 대전여성정치네트워크 기자회견

 

각각의 징계가 왜 이뤄졌는지도 정리해보았습니다. 정보공개 청구 시, 징계를 받은 근거를 알려달라고 했지만 대부분의 기초의회는 간략한 근거 규정으로 답변했을 뿐, 정확히 어떤 비위 내용이 있었는지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75건의 징계 내역에 대해 하나하나 검색을 통해 사건의 대략적인 내용이 담긴 언론 기사들을 찾아냈습니다.  각기 다른 75건의 징계 사유를,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정리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사건 사고는 욕설과 막말, 폭행 사건으로 인한 징계였습니다. 시민을 상대로 욕설을 해 징계를 받은 경우도 있고, 동료 의원끼리 막말을 하거나 폭력을 행사한 경우도 있습니다. 인터넷 생중계되는 회의에서 서로 욕설을 퍼부어 화제가 된 구미시의회 사례가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기초의원의 지위를 남용하여 지방자치단체가 가족이나 지인의 사업체와 수의계약을 맺도록 하는 등, 이권 개입과 관련한 징계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유독 이권 개입으로 인한 징계 사례가 많은 곳은 광주 북구의회였는데요, 자신이 운영하던 인쇄광고 업체를 배우자 명의로 등록하고, 열한 건의 구청 수의계약을 따낸 구의원이 30일 출석정지를 당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이외에도 광주 북구의회에서는 겸직 신고를 허위로 하고 구청에 꽃을 납품한다거나, 선배가 운영하는 기업을 공공연히 구청 내외부에 홍보한 의원들이 드러나 줄줄이 징계를 받았습니다.

 

또 특기할만한 점은 지방의원의 겸직 금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징계를 받은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지방의원들은 이해 충돌 문제로 인해 지자체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기관의 임직원을 겸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초의원들이 어린이집 원장을 겸하면서 기초의원직을 수행하여 많은 논란을 낳았습니다. 

 

대구 서구의회 민부기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대구경북기자협회 성명서

 

기초의원들의 SNS 활동이 징계까지 이어진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대구 서구의회 민부기 전 의원입니다. 민부기 전 의원은 SNS에 자신이 공무원을 심하게 질책하는 영상을 생중계하여 논란을 빚은 것에 이어, 구청 출입기자들의 개인정보가 드러난 명단을 SNS에 올려 고소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더해 여성 기자들의 외모를 비하하는 글을 또다시 SNS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갖가지 사건 사고들에 이어, 민간업자에게 자신의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 1200만원짜리 환기창을 기부채납 하도록 했다는 이유로 공직선거법 위반까지 겹쳐 결국 지난 해 12월 의회에서 제명 의결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징계 수위는 어땠을까요? 가장 많이 이루어진 징계는 '30일 출석정지'였습니다. 현재 지방자치법에서 정하고 있는 지방의원의 징계 종류는 공개회의에서의 경고, 공개회의에서의 사과, 30일 이내의 출석정지, 그리고 제명입니다. 다른 징계들은 의원 절반의 찬성으로 징계가 의결되지만, 제명의 경우 의원 2/3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이 점에 비추었을 때 제명까지 가기엔 너무 과하다거나, 의회 내의 세력 분포로 인해 제명하기 어려운 경우 30일 출석정지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기초의원들의 징계 수위는 비슷한 비위라 하더라도 각 기초의회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겸직 금지 의무 위반' 사례만 살펴보더라도,  사과, 경고, 10일 출석정지, 30일 출석정지, 제명까지 천차만별의 징계가 내려졌습니다. 기초의원에 대한 징계 기준에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 드러난 셈입니다.

 

이처럼 징계의 종류만 정해두고, 적용 기준에 대해서는 개별 의회의 판단에 맡기는 지금과 같은 방식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고무줄 같은 징계 기준이 문제가 되어 법정 다툼까지 가게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이런 소송에서 부담하게 되는 변호사 비용 역시 모두 세금에서 나가는 것인 만큼, 기초의회의 징계 관련 조항들을 제대로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당별 징계 현황도 살펴보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46건, 국민의힘(미래통합당, 자유한국당 등 포함)이 19건, 정의당 바른미래당 민생당 민주평화당이 각 1건, 무소속이 6건으로 나타납니다. 가장 중징계인 제명이 의결된 14건의 내역을 살펴보았을 때, 더불어민주당 8명, 국민의힘 4명, 무소속 2명으로 역시 더불어민주당이 가장 많았습니다.

 

전체 기초의원 2926명 중 1639명이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선되었던 것을 고려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심각한 비위가 드러난 경우가 눈에 띕니다. 특히 초선 의원들의 사건사고가 두드러졌는데, 앞서 이야기한 대전 중구의회 박찬근 전 의원, 대구 서구의회 민부기 전 의원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 초선 의원이고, 사문서 위조와 성추행으로 제명된 서울 관악구의회 서홍석, 이경환 전 의원 역시 더불어민주당 소속 초속 의원이었습니다. 초선 의원들의 사고가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정당이 공천 당시 후보자에 대한 자질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아닌지 의심이 가는 부분입니다.

 

서울 관악구의회 서홍석, 이경환 의원 제명을 요구하는 관악공동행동 1인시위

 

특히 문제적인 것은 의회에서 징계가 의결 되기 전에 의원이 스스로 탈당 해버 리거나, 당에서 선제적으로 제명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이는 정당이 후보자를 공천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자신들이 당선시킨 기초의원의 부끄러운 기록도, 정당의 책임으로 기록에 남겨야 합니다. 그것이 정당이 스스로의 잘못에 대해 제대로 책임지는 자세입니다.

 

기초의회에서 계속 되는 사건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후보자를 공천하는 정당의 책임이 매우 중요합니다. 공천 과정에서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것은 물론, 당선된 후에도 정당의 선출직 공직자들이 비위 행위를 벌이지 않도록 교육하고, 통제하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특히 SNS를 통한 기초의원들의 구설수가 새로운 문제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역을 위해 헌신하는 기초의원으로서, 그리고 대중을 상대하는 정치인으로서 어떤 의무가 있고,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주지 시키는 것 역시 정당의 역할이 되어야 합니다.  진정한 자치분권이 이뤄지기 위해선, 다른 무엇보다도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가 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목, 2021/02/11-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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