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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 나라의 고양이 국회.. 당신을 위한 대표는 국회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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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 나라의 고양이 국회.. 당신을 위한 대표는 국회에 없다

익명 (미확인) | 목, 2016/01/21- 19:41

대한민국은 ‘마우스 랜드’인가 아닌가

‘마우스 랜드’라는 우화를 아시나요? 1962년 캐나다 정치인 토미 더글라스가 연설에서 얘기한 우화입니다. 토미 더글라스는 ‘캐나다 공공의료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위대한 정치인입니다. 미드 ‘24’에 나온 배우 키퍼 서덜랜드의 할아버지이기도 합니다. 우화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생쥐들이 사는 마우스 랜드, 그런데 마우스 랜드의 생쥐들은 이상하게도 자신들의 대표로 고양이를 뽑는다. 고양이들은 말로는 생쥐들을 위한다며 사실상 자신들을 위한 법을 만든다. 예를 들어 생쥐 구멍의 입구를 넓힌다든가, 생쥐의 달리는 속도에 제한을 가한다던가.. 생쥐들은 더 이상 못살겠다며 투표를 통해 집권당을 바꾼다. 검은 고양이당에서 흰 고양이당으로.. 흰고양이 당은 쥐구멍의 입구를 좁히지는 않고 그저 모양만 네모로 바꾸는 ‘가짜 개혁’을 하며 생쥐를 위하는 척하지만 생쥐들의 삶은 점점 힘겨워진다. 결국 몇몇 생쥐가 생쥐들이 직접 정치를 하자며 나서지만 이들은 모두의 외면 속에 감옥에 갇히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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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리석은 생쥐들이라고요? 그런데 우리는 이 생쥐들과 얼마나 다를까요? 뉴스타파가 19대 국회의원들의 출신 직업과 재산, 학력을 분석해봤습니다.

유권자의 45% 차지하는 노동자 농민.. 국회의원 비율은 3%

▲ 19대 국회의원 출신 직업 분석

▲ 19대 국회의원 출신 직업 분석

우리나라 유권자 가운데 노동자와 농민은 45% 가량 됩니다. 그런데 노동자, 농민 출신 국회의원은 3%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반면 전체 유권자의 1%도 되지 않는 법조인과 기업인, 학자, 언론인, 의료인 등이 국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가깝습니다.

국회의원 3분의 1은 자산 상위 1%.. 평균은 일반 국민의 10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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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색 막대는 우리 국민들의 2014년 순자산 분포도입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순자산 5억 원 이하에 몰려있습니다. 가장 많은 구간은 자산 1억 미만이고요. 우리 국민들의 평균 순자산은 2억 8천만원, 중간값은 1억 6천만원입니다. 중간값이란 우리 국민이 100명이라고 했을 때 그 가운데 50번째 있는 국민의 순자산을 말합니다. 상위 1%가 되려면 자산 19억 원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노란색 막대는 국회의원들의 2014년 순자산 분포도입니다. 같은 나라의 국민이라는 게 믿어지시나요? 순자산이 5억 원 이하인 국회의원은 별로 없습니다. 자산 상위 1%의 기준인 19억 원 이상을 가진 국회의원은 31%, 전체의 3분의 1 가량입니다. 이 정도 자산을 가진 집단이 우리 국민들을 정말로 대표할 수 있는 걸까요?

아, 한 가지 빠트린 사실이 있습니다. 국민들의 자산은 ‘시가’ 기준인 반면 국회의원들의 자산은 ‘공시 가격’ 기준입니다. 즉, 실제 자산 차이는 이보다 더 크다는 것이지요.

정당별로도 분석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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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의 평균 재산이 가장 많은 당은 국민의 당(안철수 신당)이었습니다. 평균 자산 77억 원으로 압도적인 1등입니다. 안철수 의원이 워낙 부자라서 평균이 왜곡되는 효과가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중간값도 구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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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값을 구해봐도 순위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물론 국민의 당은 의원 수가 14명 뿐이어서 표본이 충분치 않다는 점은 고려해야 합니다.

고양이들은 생쥐를 위해 일할 수 있는가

국회의원들은 원래 직업도 좋고 재산도 많은 사람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서민들을 위해서 열심히 일만 한다면 재산이나 출신은 관계 없다는 거죠. 여기에 두 가지 사례가 있습니다.

사례 1.

이른바 ‘미친 전세’가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던 2015년 1월. 국회에 ‘서민 주거복지 특별 위원회’라는 게 생겼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집값 부양을 위한 이른바 ‘부동산 3법’을 통과시키고 나서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대책도 만들자며 합의해서 만든 특별 위원회입니다. 이 위원회에서 주로 논의된 것은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 청구권제’입니다. 전월세 인상폭을 제한하고, 세입자가 재계약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법이죠. 누가 봐도 무주택 서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법입니다. 특위는 1년 동안 활동했지만 사실상 아무런 결과도 내지 못한 채 활동 기간이 종료되고 말았습니다. 특위 위원 상당수는 (주로 새누리당) 무관심으로 일관했습니다. 출석률이 60%밖에 되지 않을 정도였으니까요.

뉴스타파는 의원들의 재산과 출석률 사이의 상관 관계를 분석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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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의 재산과 출석률의 상관계수는 -0.52, 상당한 반비례 관계가 확인됐습니다. 재산이 많을수록 출석률이 낮았다는 겁니다. (참고로,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의 경우 재산이 지나치게 많아 분석에 포함시킬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한 범위를 벗어나게 되어 제외했습니다.)

출신 직업과 출석률 사이에서도 강한 상관 관계가 발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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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재산이 많을수록, 그리고 이른바 엘리트 출신일수록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특위 활동에 무관심했다는 것이지요.

사례 2.

지난해 1월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 등 11명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발의합니다. 이 법은 ‘가업상속제도’ 적용을 받는 기업의 범위를 기존의 매출 3천억 원 이하에서 5천억 원 이하로 확대하는 법입니다. 즉, 일정한 조건을 갖출 경우 매출 5천억 원 이하인 기업까지 상속세 공제 혜택을 주자는 것이지요. 더불어 민주당 김관영 의원에 따르면 이 법이 통과될 경우 276개 기업의 대주주 일가족이 6조 원의 상속세 절감 혜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야말로 최상층 부자들을 위한 법안이지요.

뉴스타파가 이 법안을 발의한 11명 의원들의 재산을 조사해봤더니, 이들의 평균 재산은 무려 84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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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어쩌면 대의제 민주주의의 원리에 가장 충실한 국회의원들인지도 모릅니다. 자신들의 계급적 이해관계를 충실히 대변했으니까요.

대의제 민주주의의 기본으로 돌아가자

대의제 민주주의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여러 집단이 파이를 두고 직접 다투는 대신 국회에 자신들의 대표를 보내 대신 목소리를 내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우리 국회는 기득권층의 대표들에게 장악돼 있습니다. 국회에 자신의 대표를 보내지 못한 노동자와 농민들, 서민들은 억울한 일을 당해도 국회에 호소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거리로 나설 수 밖에 없습니다. 파업을 하기도 하고, 1인 시위를 하기도 하고, 미약하지만 물리력을 동원하기도 하고, 그것도 안 되면 때로 목숨을 걸기도 합니다. 그러면 기득권층과 보수 언론들은 “극단적인 투쟁을 일삼는다”고 야단을 칩니다.

국회의 사회 경제적 대표성을 회복하는 것, 그것이야 말로 한국 정치가 ‘사회의 갈등을 조율하고 타협하는’ 정치의 본래적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가장 긴급한 선결 조건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회의 비례성을 회복하기 위한 선거제도 개혁이 필수 입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뉴스타파가 2015년 9월 24일 보도한 ‘부당거래 , 유권자 속이는 선거제도의 비밀’을 참고하세요)

데이터 : 최윤원
촬영 : 김기철
CG : 정동우
편집 : 박서영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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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경쟁률은 3.63 대 1이었다. 특히 입각으로 출마가 봉쇄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지역구인 송파구을에는 8명의 예비후보가, 야당 의원이 지역구를 차지하고 있는 금천구에는 9명의 예비후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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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방선거에서 승패가 바뀐 서울 8곳의 경우 19대 총선에서는 모두 새누리당 후보가 승리했다. 새누리당 우세지역으로 분류되는 송파구에서도 승리 정당이 바뀌었다. 송파을 선거구는 19대 총선에서 현 경제부총리인...
금, 2016/02/0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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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KBS 이사 시절 정연주 사장 해임한 뒤 KISDI에 낙하
이명박 정부의 방송 정책 뒷받침하는 구실 만들어 줘
위법한 특별상여 잔치에 연구원 근태 관리도 부실

방석호 전 아리랑TV 사장의 부도덕은 한국 공공기관 낙하산의 민낯을 보여줬다. 권력을 좇은 덕에 낙하산을 얻어 내려앉은 기관장의 본디 모습과 한계를 잘 알아보게 했다.

방 사장은 2008년 5월 KBS 이사진의 일원으로 정연주 KBS 사장을 그만두게 한 뒤 4개월여 만인 그해 9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자리를 차지했다. 처음으로 공공기관의 으뜸 책임자가 된 그는 ‘방송 소유 · 겸영 규제 완화’와 ‘종합편성 방송채널사용사업자(종편) 허가’처럼 이명박 정부와 여당이 바라는 방향에 KISDI의 정책연구 목표를 맞추고 밀어붙였다.

이명박 정부를 위한 달음박질

방석호 제9대 KISDI 원장은 거침없이 내달렸다. 2008년 9월 11일 취임식에서 “방송통신이 국가경제의 새로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해 8월 13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방송통신 분야가 국가경제의 핵심적인 신성장동력”이라고 말한 것과 판박이였다.

▲2008년 9월 11일 경기도 과천시 KISDI 청사에서 방석호 제9대 원장 취임식. (사진: KISDI 보도자료)

▲2008년 9월 11일 경기도 과천시 KISDI 청사에서 방석호 제9대 원장 취임식. (사진: KISDI 보도자료)

‘공적 책임을 높여 시청자 권익을 보호하고 민주적 여론 형성을 꾀해야 할(방송법 제1조)’ 방송을 경제발전 도구(신성장동력)로 쓰려 한 것. 방송과 정보통신 간 융합 현상을 핑계로 삼았다지만 통신 또한 ‘이용자 편의를 꾀해 공공복리 증진에 이바지하는 게 목적(전기통신사업법 제1조)’인 터라 그의 취임사는 공공성을 깨뜨릴 개연성이 큰 기조로 지적됐다. 방송통신 융합을 핑계로 내걸어 산업과 시장의 논리를 방송에 옮겨 심으려는 뜻으로 읽히기도 했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인터넷(IP)TV를 상용화해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함께 이루겠다고 밝혔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4년 동안 IPTV 가입자가 해마다 27%씩 늘어 33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같은 기간 생산유발효과 6조9000억 원, 고용유발효과 3만8000명처럼 이루기 힘든 미래상(ETRI 예측)도 곁들였다. 허풍선에 지나지 않았던 이명박 정부의 ‘IPTV 도입에 따른 산업 전망’에는 방송을 산업으로 보려는 뜻이 분명했다. 방송도 산업이니 신문과 겸영할 수 있게 해 주고, 재벌에게도 문을 열어 국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을 정책에 심었다.

이명박 정부의 이런 정책 방향은 “세계는 지금 과거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글로벌 환경에 부합하기 위한 변화를 거듭하고 있으며 생존 차원의 치열한 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출범을 통해 신성장동력의 하나인 방송통신 융합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가는 상황이 이를 방증한다”는 방석호 제9대 KISDI 원장의 취임 일성에 내려앉았다.

취임 20일 만인 2008년 10월 1일 방 원장은 KISDI에 ‘방송통신정책연구실’을 새로 만들어 맨 윗자리에 뒀다. 1985년부터 2008년까지 23년 동안 정보통신정책을 연구한 KISDI의 으뜸 과제를 ‘방송’으로 바꾼 것. 기관 이름을 아예 ‘방송통신정책연구원’으로 바꾸는 방안까지 따져 봤다. “KISDI도 기존 IT(정보기술) 정책에 국한한 연구를 벗어나 방송과 미디어를 아우르는 방송통신 종합연구기관으로 다시 태어나야 할 것”이라는 방석호 원장의 뜻이 투영된 결과였다.

▲KISDI 조직 개편 흐름. 방석호 원장 재임 기간 동안 ‘방송통신정책연구실’이 으뜸 연구실로 떠올랐다가 1년여 만에 ‘통신’ 아래로 가라앉았다. ‘기획조정실’을 아래로 내린 것도 방 원장뿐이었다. (표: KISDI 30년사에서 갈무리)

▲KISDI 조직 개편 흐름. 방석호 원장 재임 기간 동안 ‘방송통신정책연구실’이 으뜸 연구실로 떠올랐다가 1년여 만에 ‘통신’ 아래로 가라앉았다. ‘기획조정실’을 아래로 내린 것도 방 원장뿐이었다. (표: KISDI 30년사에서 갈무리)

조직 개편과 보직 인사로 숨을 고른 방 원장은 다시 20일 만인 10월 21일 ‘방송의 경쟁력 강화와 공공성 구축 방안 마련을 위한 전문가 워크숍’을 벌였다. 그해 12월 9일까지 49일 동안 주제별 워크숍을 8차례 열어 KISDI 인터넷 홈페이지로 중계방송까지 했다.

워크숍은 재벌을 끌어들여 방송에 산업 논리를 심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몇몇 보수 신문에 종편 채널을 내주려던 이명박 정부와 여당의 복심을 엿보게 했다. 첫 주제가 ‘방송 소유 · 겸영 규제 완화 추진방안’이었고 ‘신문방송 겸영이 미디어산업에 미치는 효과(11월 4일)’, ‘종합편성 및 보도채널 사업자 구도(11월 18일)’, ‘종합 편성 정책(12월 2일)’으로 이어졌다. KISDI 쪽은 이를 방송 경쟁력을 높일 주제라고 주장했다. 또 공공성 구축 방안이라며 ‘공 · 민영 이원체계 구조화방안 및 공영방송 범주 설정(10월 29일)’, ‘공영방송 규제기구 위상 및 역할(11월 11일)’, ‘공영방송 재원구조와 경영투명성 제고방안(11월 25일)’, ‘공영방송의 공익성 구현과 책무(12월 9일)’로 주제를 이었다. 이를 두고 최고 권력자의 KBS · MBC · SBS 지배를 위한 밑거름을 제공하기로 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았다. “각계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융합으로 대변되는 경쟁 환경에서 ‘공영방송 제자리’ 찾기에 도움이 될 방안이 제시될 것”이라는 KISDI 쪽 첨언도 이를 방증했다.

새 원장이 취임하자마자 정부 여당의 뜻에 맞춰 조직을 바꾸고 예정에 없던 워크숍 중계방송까지 벌인 건 그 전까지 KISDI에 없던 일. 정부 출연금을 바탕으로 삼아 중점 연구 분야를 정해 둔 기관인 터라 한 해 사업을 마무리하는 10월과 12월 사이에 새로운 과제를 띄우는 것 자체가 낯설었다.

(방송 소유 규제 완화와 종편 관련) 미디어법 때문에 그랬던가요. 그때 대외 영향력을 많이 확대해 보자는 (방석호 원장의) 뜻으로, 내부에서는 그런가 보다 했죠. (워크숍을) 갑자기 하려다 보니까 외부에서 강사들이 오고 인터넷으로 중계하고, 굉장히 활발하게 연속적으로 했죠.

KISDI에서 오랫동안 핵심 보직을 맡았던 이의 기억. 그는 KISDI에서 방석호 원장의 워크숍 밀어붙이기 같은 사례가 많았느냐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워크숍을 몰아붙인 게 그때 정부와 여당의 뜻에 너무 따라간 것 아니었느냐는 의견에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KISDI 연구원이었던 또 다른 이도 “(워크숍의) 인터넷 공개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며 “새 원장이 오자마자 (펼친 워크숍) 주제가 왜 그거(방송 소유 규제 완화)냐 하는 것엔 뭔가 (까닭이) 있었겠죠”라고 말해 워크숍이 정부 여당의 뜻을 품었음을 알게 했다.

조바심이 사고를 부르고

방송법 개정과 방송 규제 완화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낙관적으로 예측할 경우 생산유발효과가 2조9000억 원, 취업유발효과가 2만1000명에 달할 것이다.

기어이 말썽이 났다. 2009년 1월 19일 KISDI 이슈리포트로 내놓은 ‘방송 규제 완화의 경제적 효과 분석’을 두고 통계 조작과 왜곡 시비가 일었다. 이명박 정부의 방송 규제 완화 정책에 따른 생산 · 취업 유발 효과를 돋보이게 하려다 정도를 벗어나고 말았던 것.

KISDI 보고서는 그 무렵 “방송 소유 규제로 인한 추가 자본투입 부재와 기존 사업자의 투자유인 부족”으로 콘텐츠 매력도가 낮아 저성장 양상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규제를 느슨하게 하면 “신규 사업자 진입과 추가 자본 유입으로 사업자 간 경쟁을 촉진시키고 방송 콘텐츠 품질을 제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규제 완화를 통해 생산이 2조9000억 원쯤 늘고 2만1000명이 일자리를 구할 거라는 얘기였다. 하지만 예측 근거로 제시된 국가 간 방송시장 비교용 국내총생산(GDP) 규모와 그 밖의 숫자 합산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논란이 일자 국회 예산정책처는 KISDI의 보고서 발표 14일 만인 2009년 2월 2일 “방송 규제 완화의 경제적 효과 분석 의미가 제한적”이라는 결론을 냈다. KISDI는 그러나 같은 달 5일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분석방법론에 근거해 작성됐다”며 반박했다.

KISDI는 그해 7월까지 통계 조작과 왜곡 의혹을 제기한 몇몇 언론과 야당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마다하지 않을 듯했지만 결국 “송구하다”며 스스로 물러났다. 같은 달 10일 보고서를 재검토했더니 “연구자의 숫자 합산 오류뿐만 아니라 국가 간 방송시장 규모 비교에 사용한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자료의 한국 GDP 과대 추정, PWC 자료(2008)의 한국 방송시장 규모 과다 산정, 적용 환율 차이에 따른 오차 등 원 데이터 자체의 신뢰성에 의문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 발견됐다”고 인정했다.

▲2009년 7월 10일 자 KISDI 알림.

▲2009년 7월 10일 자 KISDI 알림.

20여 일 뒤인 8월 초 보고서 작성 책임자(방송통신정책연구실장)가 KISDI를 떠났다. 이후 한 달여 만인 9월 1일에는 방석호 원장이 첫째가는 조직으로 만든 ‘방송통신정책연구실’도 ‘통신정책연구실’과 ‘방송전파연구정책연구실’로 나뉘었다. 방 원장 취임 1년여 만에 으뜸 과제가 ‘통신’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당파 이해를 짊어진 낙하산이 조직을 어찌 흔들고 어떤 부작용을 빚는지 잘 내보인 뒤였다.

그때 일을 지켜본 KISDI 출신 방송통신업계 관계자는 “KISDI 태생 자체가 청와대나 정부에 쓴소리를 하기보다 정책 브레인으로서 지원하는 것”이지만 “통계 오류에 조작까지, 이건 너무 심한 거 아니냐 하는 느낌도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KISDI 관계자도 기자에게 “(통계 조작 의혹을 산) 보고서를 방석호 원장이 전하는 정부의 미디어 정책 목표에 맞춘 측면이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며 “종종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낼 수 없는 상황을 자조하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위법한 연구적립금 이자로 성과급 잔치

KISDI는 1985년부터 2001년까지 16년 동안 정부 출연 예산 이외에 ‘정보통신연구적립금’ 651억9000만 원을 따로 만들어 썼다. 한국전기통신공사(KT)와 한국이동통신(SK텔레콤)이 KISDI에 출연한 470억 원을 종잣돈으로 삼아 이자수입을 더한 끝에 652억여 원에 닿았다. 이 돈은 옛 정보통신정책연구원법에 따라 모자라는 기관 운영 · 사업비를 채워 메우는 데 써야 하나, KISDI는 2000년부터 2015년까지 해마다 생긴 이자수입 29억3300만 원 ~ 54억7200만 원쯤만 이듬해 예산에 넣었다. 대개 30억 원쯤이었다.

원금 651억9000만 원은 손대지 않은 채 이자 놀이를 한 셈. 특히 2005년 · 2007년 · 2008년 · 2013년 · 2014년에는 이자 수입이 애초 예상액(30억 원)을 넘어서자 기관 운영이나 사업과 상관없는 직원별 능률 성과급으로 지급해 버렸다. 2005년 이주헌 제7대 원장 때 10억4300만 원, 2007년 석호익 제8대 원장 시절 5억5500만 원, 2008년 방석호 제9대 원장 때 5억4600만 원, 2013년 김동욱 제10대 원장 시절 1억6100만 원, 2014년 김도환 제11대 원장 때 5억6700만 원을 썼다. 모두 28억7200만 원을 이듬해 KISDI 예산에 포함하지 않은 채 직원 성과급으로 다 써서 없애버린 것이다. 특히 방석호 원장은 2008년 9월 10일 취임한 뒤 3개월여 만에 조직 개편과 보직 인사뿐만 아니라 특별상여 차등 지급까지 해냈다.

직원들은 이를 ‘특상(특별상여)’이라 불렀다. 업무실적평가에 따른 정규 성과급과 달리 연말에 따로 줬기 때문이다. 모두 만족했던 건 아니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금액 차이가 컸고 “기관 경영평가에 따른 상여금처럼 정해진 비율대로 준 게 아니라 연말에 주는 특별상여이기 때문에 어떤 기준으로 지급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얘기가 있었다”는 KISDI 관계자의 뒷말도 들렸다.

최성재 KISDI 기획전략팀장은 이와 관련해 “(그해 연구적립금에서 생긴) 초과 이자 수입뿐만 아니라 외부 용역 수입 초과분을 더한 금액을 직원별 업무실적평가에 따라 5단계로 나눠 차등 지급했다”고 밝혔다.

KISDI는 1985년부터 1999년까지 생긴 결산 잉여금 45억7500만 원도 이듬해 예산으로 넘기거나 정보통신연구적립금에 보태지 않은 채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운영자금을 핑계로 삼아 마음대로 썼다. 이 돈을 인건비 · 경상비 · 사업비 따위로 쓰려면 국무총리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함에도 그냥 쓴 것으로 2015년 감사원 특정감사에서 드러났다.

KISDI의 이런 행위는 모두 위법했다. 1999년 1월 옛 정보통신정책연구원법이 폐지돼 정보통신연구적립금을 따로 만들어 운용할 근거가 없기 때문. 결산 잉여금을 이사회 승인 절차도 밟지 않은 채 마음대로 쓴 것도 정부의 ‘예산 · 기금 운용계획 집행지침’과 ‘KISDI 예산 총칙’을 어긴 행위였다.

최성재 팀장은 “자체 기금을 가지고 있지 말고 쓰라는 (감사원 감사) 처분에 따라 2017년부터 매년 130억 원씩 연구개발적립금에서 정부 출연 예산을 대체한다”고 전했다.

부실한 직원 근태 관리

제보다 젯밥에 마음이 있는 직원을 제대로 관리하지도 못했다. 방석호 원장 재임 기간과 2년 4개월쯤 겹친 2008년 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3년 동안 KISDI 직원의 대외 활동 3856회 가운데 89회만 미리 승낙된 것으로 밝혀졌다. KISDI 임직원 행동 강령과 대외 활동 요령에 따라 외부에서 대가를 받고 강의하거나 자문해 주려면 미리 원장에게 신고해 승인을 얻어야 함에도 3767회나 허락 없이 이루어졌던 것. 2010년 12월 기준 정규직 123명 가운데 75명이 한 차례 이상 신고하지 않은 채 대외 활동으로 사익을 누린 것으로 감사원에 적발됐다.

이들 75명 가운데 21명은 2008년부터 3년 동안 신고나 허락 없이 외부 강의와 자문으로 각각 1000만 원 이상 벌었다. 21명은 대외 활동을 976회나 벌여 모두 5억3230만 원을 자기 주머니에 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평균치로는 대외 활동 46회에 2534만7000원씩 벌어들였다.

▲신고하지 않은 대외 활동으로 1000만 원 이상 소득 올린 KISDI 직원 현황. 빨간 네모 상자로 표시(19번)한 ㅎ씨는 32회 대외 활동으로 9973만 원을 벌었다. (자료: 감사원)

▲신고하지 않은 대외 활동으로 1000만 원 이상 소득 올린 KISDI 직원 현황. 빨간 네모 상자로 표시(19번)한 ㅎ씨는 32회 대외 활동으로 9973만 원을 벌었다. (자료: 감사원)

특히 ㅎ씨는 방석호 원장이 취임했을 무렵인 2008년 10월 KISDI에 합류해 방 원장이 퇴임한 2011년 9월까지 3년 동안 외부 자문 · 기고 · 토론 32회로 무려 9973만4000원을 벌었다. 그는 KISDI에서 맡은 일과 관련이 없는 금융 분야 자문을 해 주느라 일주일에 10시간 이상을 쓴 것으로 밝혀졌다. KISDI 출입 체계에 흔적이 남지 않아 무단결근한 것으로 보이는 날도 32일에 달했다. 방석호 원장에게 미리 신고하거나 허락을 얻지 않은 채 벌어들인 9973만4000원 가운데 8282만7000원을 금융 관련 자문비로 받았다. 그의 정규 연봉은 6585만7000원(2010년)이었다.

그때 KISDI에서 일했던 방송통신업계 관계자는 “2011년 10월 감사원 감사에서 직원들이 근무 시간에 미리 신고하지 않고 외부로 나간 것과 모 박사의 금액이 큰 게 문제가 됐다”며 “그 일이 있은 뒤엔 대외 활동 사전 신고와 승인은 물론이고 횟수까지 엄격히 살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KISDI 올해 예산은 246억2300만 원. 해마다 정부 출연금 100억 원쯤을 받아 정보통신기술(ICT)전략 · 통신전파 · 방송미디어 · ICT통계정보 · 국제협력 · 우정경영 정책을 연구하는 데 썼다. 나머지 예산도 인건비 · 일반사업비 · 경상운영비처럼 정부 출연금을 바탕으로 삼아 일군 수탁용역수입과 청사 보증금 · 매각 잔액(99억4800만 원) 따위에서 나왔다. 이처럼 정부가 세금을 모아 KISDI에 주는 것(출연)은 관련 분야에서 시민의 삶을 넉넉하고 윤택하게 할 길을 열어 달라는 뜻. 위법한 성과급 잔치를 벌이거나 지나친 대외 활동으로 개인 살림을 늘리라는 게 아니다.

‘방석호 KISDI’처럼 정파 이해를 타고 내려앉는 낙하산 인사로는 ‘공공기관’ 운영이 ‘공공의 이익’과 동떨어질 위험이 크다. KISDI를 비롯한 주요 공공기관 인사 행정에서 여태 풀지 못한 숙제다. 영화 <살인의 추억>처럼.

화, 2016/02/2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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