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노동자 상 건립 기금 마련-평화양말 구입해 주세요!
그 많던 노동자는 어디로 갔을까
일러스트레이션/ 이강훈
10년 전쯤 알아주지 않는 싸움이 하나 있었다. 부산지하철 매표소 해고 노동자 싸움. 그 동네에서는 어떻게 다뤘는지 모르지만, 내가 사는 동네에서는 모르는 일이었다. 알게 된 건 부산 가서였다. 생경했던 무인매표기. 아직 수도권에 일반화되지 않은 무인매표기가 사람을 대신하고 있었다. 교통카드는 무용지물이고, 지폐는 물리고, 동전은 없고…. 물어볼 사람조차 없는 매표기 앞에서 생각했다. 여기서 일하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딸기밭에 가보았을까?
부산교통공사는 정규직 공무원의 매표 업무를 용역회사에 넘겼다. 파견노동자들이 일을 맡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공사는 비용 절감을 이유로 파견노동자들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일방적이었다. 그들 자리는 무인매표기로 채워졌다. ‘나도 이런 지경인데 교통 약자라 불리는 노인, 어린이, 이주민과 관광객은 어떻게 대처할까…?’ 기계는 온기만 없는 게 아니었다. 대답도 없었다.
인공지능과 바둑 싸움에서 인류가 4번 지고, 1번 이겼다. 넘치는 말 중 가장 많이 읽히는 것은 두려움이다. 인공으로 만든 것에 압도당할지 모른다는 공포감이다. ‘부.지.매’(부산지하철 매표소 노동자)라 불리던 그들이 궁금해졌다. 기계에 일자리를 빼앗긴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소금꽃 나무>의 김진숙 글 속에 그들은 이렇게 등장한다. “마흔일곱에도 해고자로 남아 있는 제가 20년 세월의 무력감과 죄스러움을 눙치기 위해 스물일곱의 신규 해고자에게 어느 날 물었습니다. 봄이 오면 뭐가 제일 하고 싶으세요? 내게도 저토록 빛나는 청춘이 하루라도 있었다면… 볼 때마다 꿈꾸게 되는 맑은 영혼이 천연덕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원피스 입고 삼랑진 딸기밭에 가고 싶어요. 적개심도 아니고 이데올로기도 아닌… 그 순결한 꿈이 이루어지는 봄이길….”
정규직 업무를 비정규직 파견노동으로 채우고 비용을 이유로 무단으로 해고하는 세상에서 이제 중고가 되었을, 스물일곱 해고자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삼랑진 딸기밭에는 가보았을까?
인공지능에 패배한 인류는 공포에만 젖어 있지 않다. 영민한 자본은 희망을 연출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을 나누어주고, 기계화된 편리한 세상이 더 풍요로운 세상을 열어줄 것이라는 기대. 그러나 가능한 일일까. 기계 문명이 유토피아를 열어줄까. 이미 넘치는 편리와 이익이 제대로 분배되지 못하는 세상이다. 경제학자 아마르티아 센의 말대로 ‘잘못된 분배가 빈곤을 낳는 것’이지, 자원의 부족이 빈곤을 낳는 것은 아니다.
틀린 ‘수’ 쓰는 시스템
사람 없는 무인매표기 앞에서는 아는 게 없고, 가진 게 없을수록 더디고 서럽다. 새로운 것이 생산될수록 불평등의 골은 깊어진다. 비용의 이름으로, 효용의 명분으로 버려지는 인생이 즐비하다. 승부 이후, 정부는 ‘AI(인공지능) 종합육성정책’을 발표하고 투자 금액도 늘릴 계획이라 한다. 아뿔싸… 인공지능에 패배한 것보다 두렵다. 여전히 틀린 ‘수’를 쓰고 있는 시스템 때문이다. 알파고를 앞세운 혁신의 시작과 끝에 여전히 ‘체제’가 있다. 공포도 희망도 새롭지 않은 ‘사람’ 말이다.
2016. 3. 25 한겨레 21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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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과 참사의 시각으로 삼성 직업병 문제를 보자" (오마이뉴스)
삼성 직업병 문제는 재난과 참사 문제로 바라보고, 민주주의의 문제, 노동자의 통제권을 통해 알권리를 가져와야 한다. 돈으로만 국한된 게 아니라 제대로 해결해야 하고 정부와 기업의 책임을 제대로 하도록 만들어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98167
‘땅콩 회황'과 ‘라면 상무’, 감정 노동자는 눈물만...
착한 소비 문화 운동 넘어서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국장
800만 명에 달하는 감정 노동 종사 노동자의 고통이 지속되고 있지만, 해결을 위한 단초가 되리라 기대했던 19대 국회 입법안은 결국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5월 9일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등 감정 노동 보호 관련 법안이 다뤄지지 못한 것이다. '땅콩 회황', '라면 상무', 압구정 현대아파트 경비원 노동자 자살에 이르기까지 감정 노동의 심각성은 너무도 많이 알려졌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법안심사소위 안건 상정부터 반대하더니, 9일 회의에서는 "노동 4법이 함께 처리해야 되어야 한다" 고 주장하면서 '비쟁점 법안이라도 다루자'는 야당의 요구를 저버렸다.
2013년 감정 노동네트워크에서 266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감정 노동 종사 노동자의 현실은 참으로 비참하다. "고객으로부터 인격 무시 발언을 들은 경험이 있다"는 88%, "욕설 등 폭언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81%였다. 1개월 내 고객에게 욕설 등 폭언을 당한 경험은 7.2회에 달했다. 그러나 고객에게 피해를 입었을 때 휴식을 부여받은 경험은 23%에 불과했고, 오히려 미스터리 쇼퍼(Mistery Shoper)등 친절도 암행 평가로 회사에 대해 신뢰가 실종되었다는 답변이 90%에 달했다. 조사 대상 노동자의 30%가 최근 1년 이상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변했으며, 우울증이 심리 상담이 필요한 수준인 집단이 42%에 달했다.
감정 노동 종사 노동자의 현실이 수년 동안 사회적으로 제기되자 홈플러스, 롯데마트, 이마트 등을 비롯해 기업들은 자체 매뉴얼을 만들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다. 그러나 그 실체는 기업 이미지 관리를 위한 방패막에 불과했다는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5월 2일에는 부산 이마트 계산대의 여성 노동자에게 50대 남성 고객이 "이 사탕을 키스할 때 먹으면 입 냄새가 나요 안나요?"라며 성희롱을 했다. 성적 수치심을 견디며 계속 일하고자 했으나 계산 물품 확인 과정에서 동일한 고객이 폭언과 욕설을 퍼부었다. 회사 관리자는 상황을 방치하고 오히려 다른 고객들의 항의로 상황은 일단락되었다. 그러나 해당 노동자가 놀란 가슴에 잠시 휴식을 취하겠다는 요청도 관리자는 거부했다. 고객 폭력과 회사 측의 태도에 놀란 이 노동자는 지금 병원에서 적응 장애 진단을 받고 병가를 낸 상태이다.
이 같은 상황은 이마트 다른 매장에서도 발생했다. 가양점에서는 지난해 8월에 여성 고객에 폭행을 당한 노동자를 회사가 방치해서 노동조합이 나서 고객을 고발했다. 9월에는 남성 고객이 계산대에서 기다리게 한다며 "000를 부숴버리겠다"며 음료수 병을 던지고 폭언을 했다. 그러나 회사는 불안에 떠는 노동자에게 계속 일을 시킨 것도 모자라 그 진상 고객을 다시 만나게 했다, 진상 고객은 폭언이 담긴 녹음 파일을 지워라,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회사는 노동자를 전혀 보호해주지 않았고, 결국 해당 노동자가 직접 고객을 고소해서 벌금 30만 원을 선고 받기도 했다.
2016년 올해에도 이마트 대전과 서울에서 진상 고객에 대해 회사 측은 무조건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오히려 이마트 본사에서는 수년 동안 같은 일을 해온 해당 노동자에게 "고객 응대가 어려운 사람은 발령 조치하겠다"는 협박성 답변이 되돌아왔다. 이것이 2014년 감정 노동 종사자를 보호하겠다며 "e-케어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이마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언론에 보도된 이후에도 이마트는 매장마다 "우리는 매뉴얼대로 했다"며 해명 전단을 붙이고 있는 상태다. 감정 노동 보호를 하겠다는 매뉴얼이 노동자를 보호하기는커녕, 기업의 방패막이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뿐 아니라 홈플러스는 2013년 '고객 응대 매뉴얼'을 만들고, 2017년에는 직원의 감정 케어를 위해 '해피 투게더' 프로그램을 운용한다고 한다. 롯데마트는 직원의 감정 노동과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행복UP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대형 유통 재벌의 감정 노동 보호 운운은 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매출 감소를 보호하기 위한 이중 가면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감정 노동에 대한 노동부의 예방 사업은 여전히 '고객 대응 매뉴얼' 작성에 대한 행정 지도와 <착한 소비 문화 운동>에 머무르고 있다. 감정 노동 보호를 위한 법 개정도 처벌 조항 없이 권고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감정 노동자 보호를 위한 입법 추진 과정에서 전경련은 '진상 고객의 문제를 왜 사업주에게 예방 조치 의무를 주는 식으로 규제를 강화하냐"고 반발하고 있다.
감정 노동의 원인은 갑질 고객만의 문제일까? 소비자의 자성을 촉구하는 캠페인만 열심히 하면 해결되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감정 노동의 문제는 사업장 안의 노동 통제 과정과 직결되어 있다. 유통 재벌 기업은 고객을 가장한 조사원이 노동자들의 친절도를 평가하고 인사 고과와 연계시키는 미스터리 쇼퍼 제도를 통해 노동 통제를 해왔다. 또한, 고객 대응 업무를 하는 전 업종에서 업무와 관련된 모니터링이 진행된다.

[그림]국내 주요 서비스산업 작업장 모니터링 시행 여부 의견(단위: %)
*자료 : 주요 서비스산업 업종 및 직종별 감정노동 실태조사(2011~2012, 김종진) 원자료에서 재구성.
사업장 실태 조사에서는 고객과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벌칙이 있는 경우가 콜센터 21.25%, 판매직 25.4%, 호텔 등에서는 29.6%로 나타났다. 진상 고객이 있어도 노동자들은 임금삭감이나 부서 이동까지 이어질 수 있는 인사상 불이익 문제 때문에 힘겹게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가, 각종 정신질환과 자살에까지 이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있는 상태에서, 그야말로 갑질 고객이 폭언과 폭행까지 서슴지 않아도, 회사는 방치할 뿐 아니라, 고객에게 무릎을 꿇어 사과하게 하고, 심지어는 한 부서에서 고객과 문제가 생기면 부서 직원 전체에게 '고객에게 인사하기'를 집단적으로 30분 이상 시키는 행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노동자의 밥줄을 잡고 인권을 철저히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 구분 | 콜센터 | 판매직 | 호텔 |
| 벌칙의 종류 | 시말서 37.3% 임금삭감 12.8% 승진 불이익 7.4% |
시말서 38.4%, 공개적 사과 21%, 해고 10.2% |
시말서 42%, 공개적 사과 7.3%, 부서이동 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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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친절 확인제도 |
녹음 69.5% 컴퓨터 모니터링 41.6% 온라인민원제기 확인 31.5% |
CCTV 설치 51.3% 암행감찰제도 40.2% 관리자 수시확인 37.9% |
온라인게시판 민원제기 확인 56.2% |
[표]감정노동과 인사고과 연계
*자료: 2011-2012 김종진 자료 재구성]
국제 노동기구(ILO)는 2002년 출퇴근을 포함하여 작업과 관련된 상황에서 학대받거나, 위협당하거나, 공격받은 사건 등을 작업장 폭력으로 정의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외국의 제도와 가이드라인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작업장 폭력은 육체적 폭력뿐 아니라 정신적 폭력도 포함하고 있고, 가해자에 대해서도 고객, 소비자 등 제 3자의 폭력도 포함하고 있다. 유럽의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이나 근로기준법 등을 통해 작업장 폭력에 대한 사업주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노동자의 정신건강에 대한 예방 의무를 사업주에게 부과하고 있다. 대만에서도 2014년에 산업안전보건법에 작업장 폭력에 대해 사업주 의무를 부과하고, 행정기관이 감독하도록 명시했다.
감정 노동의 문제는 '착한 소비 문화 운동'을 넘어서서 사업장 안의 예방 조치 의무를 강력하게 부여하는 입법으로 해결의 단초를 마련해야 한다. 고객에 의한 폭언, 폭행에 대해 해당 노동자가 업무를 회피할 권리 보장, 고객에 대한 사업주 고발 의무 부여, 인사고과 연계나 암행감찰제도 금지, 감정 노동 예방과 직무 스트레스 관리 등 예방 의무 부여 등이 포함된 법 개정이 진행되어야 한다. 노동자도, 소비자도 요구하고 있는 감정 노동 보호 입법에 정부와 국회가 즉각 나서야 한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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