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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인] 어쩌면, 한국판 조지오웰 - 『댓글부대』 저자, 소설가 장강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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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인] 어쩌면, 한국판 조지오웰 - 『댓글부대』 저자, 소설가 장강명

익명 (미확인) | 월, 2015/12/28- 22:59

 

어쩌면, 한국판 조지오웰

 

 

『댓글부대』 저자, 소설가 장강명

 

 

글. 박상규 
얼마 전까지 오마이뉴스 기자였다. 회사를 그만둔 지금은 지리산 자락에서 사는 백수지만, 여전히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는 기자다. 
사진. 박영록

 

솔직히, 장강명의 말은 그의 소설만큼 재미있지 않았다. 추위에 몸을 웅크린 채 집으로 가며 걱정했다. ‘이 인터뷰 기사를 어떻게 정리하나...’
기자는 기사로 말하고, 소설가는 작품으로 말하면 된다. 소설가가 말까지 재밌게 할 필요는 없다. 그에게서 재밌는 말을 끌어내지 못한 기자가 문제라면 문제일 터. 

그는 결코 걸려들지(?) 않았다. 누군가를 강하게 비판하거나 전선이 명확한 의견, 또는 선악이 뚜렷하고, 진보와 보수의 색깔이 분명한 말을 선호하지 않았다. 재미로만 따진다면 그런 자극적인 표현들이 딱인데, 장강명은 오히려 그런 문화와 분위기를 경계했다. “가끔씩 울컥하는 단점이 있다”면서도 그는 인터뷰 내내 평온했다. 

 

집으로 돌아와 인터뷰가 담긴 음성 파일을 녹취록으로 만들면서 ‘재미없다’는 생각이 사라졌다. 나는 그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쳤고, 소설만큼 흥미롭게 그의 말을 읽었다. 
‘조지 오웰의 『위건 부두로 가는 길』만큼 괜찮은 르포집이 한국에서 나오겠군. 그걸 장강명이 곧 쓰겠군.’

세상을 보고 대하는 장강명의 시각이 이런 기대를 품게 했다. 누군가는 ‘<동아일보> 출신 기자가, 그것도 스스로 보수주의자라고 말하는 장강명이 그렇게 될 수 있겠어?’라고 말할 것 같다. 나와 독자 모두 섣부른 판단과 예측은 금물. 

 

참여사회 2016년 1월호

 

기자에서 소설가로

장강명은 <동아일보> 기자로 약 11년을 살았다. ‘조중동을 박멸해야 한다’는 생각을 굳게 가진 사람들에겐, <동아일보> 기자가 <한겨레> 문학상으로 등단했다는 사실 자체가 하나의 충격이자 뉴스였다. 
등단 이후 장강명 작가는 『한국이 싫어서』나 『댓글부대』처럼 직설적인 제목의 사회 비판적인 작품을 썼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장 작가가 순식간에 <동아일보> 색깔을 지우고 있다’ ‘금방 이쪽 세계로 넘어 오네’ 등의 이야기가 나왔다. 
편 가르식 시선은 오해를 낳고, 무엇보다 진실을 보지 못하게 한다. 편견과 편 가르기, 당위와 규범에서 벗어나야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그래야만 장강명이 보인다. 

 

‘소설가 장강명’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다른 여러 ‘소설가의 탄생’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대학에서 SF 관련 글을 쓰다가 소설가를 꿈꿨다. 소설가가 되려면 등단을 해야할 것 같아서 여러 언론사의 신춘문예 공모에 응모했다. 모두 낙방해 언론계로 눈을 돌렸지만 역시 모두 낙방. 일단 먹고 살아야 했다. 
“먼저 건설회사 취업을 했어요. 그러다가 ‘언론사 공채 시험 한 번만 더 쳐보자’는 마음으로 사표를 냈죠. 밤에는 고시원에서 자고, 낮에는 영어교재 만드는 알바 하면서 공부했어요.”

 

장강명은 2002년 <동아일보> 공채에 합격했다. 기자 생활은 적성에 맞았으나, 소설가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기자 5년차가 됐을 때 “기사쓰기가 재미없어지는” 위기가 찾아왔다. 자신을 위한 글을 쓰고 싶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소설을 썼다. 주인공은 신문기자였다. 
“이걸 한 3년 썼어요. 아내에게 보여주니까, ‘논의할 가치도 없다’는 식으로 말하더라고요. 상심했다가 며칠 뒤에 보니까, 정말 제가 봐도 좀 그렇더라고요.”

 

마음을 잡고 다시 소설을 썼다. 아침 일찍 출근해 모든 조간 신문을 훑으며 ‘물 먹은 건 없나’를 챙기고, 오후에는 피 말리는 마감을 하고, 저녁에는 취재원과 술 마시는 신문기자 생활을 이어갔다. 글은 주로 주말이나 휴가 때 썼다. 『표백』을 쓰는 데 3년이 걸렸다. 이 작품으로 <한겨레> 문학상을 받았다. 
그는 ‘밥 벌이의 무서움’ 때문에 기자직을 한동안 유지했다. 작품 2~3편 더 써서 대박을 터트리면 쿨하게 사표를 던지고 전업 작가가 되겠다고 다짐했으나, 그날은 쉽게 오지 않았다. 아내에게 “1년 3개월만 전업 작가로 살고, 성과가 나지 않으면 재취업 하겠다”고 약속하고 기자직을 버렸다. 
“집에서 전화기 끄고 최소 하루 8시간씩 소설을 썼어요. 초조하니까 정말 미친듯이 썼죠. 소설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어느 정도 되지 않으면 재취업하기로 했거든요.”

 

<한겨레> 문학상 출신 작가여도 ‘수입 견적’이 나오지 않았다. 기자로 일하면서 받은 연봉의 반도 안 되는 금액이 목표였지만, 고지는 늘 저 멀리 있었다. 다행히 상복이 터졌다. 장 작가는 올해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문학동네 작가상, 『열광금지, 에바로드』로 수림문학상, 『댓글부대』로 제주 4·3평화문학상을 받았다. 덕분에 한동안 재취업 걱정을 안 해도 된다. 
그의 작품에는 기자 생활로 다져진 내공이 많이 보인다. 취재 아이템처럼 소재는 사회성이 있으며, 문장은 간결하다. 소설을 쓰면서도 발품을 많이 팔아 취재하는지 상황 묘사가 생생하다. 특히 국정원 ‘댓글부대’를 연상케 하는 『댓글부대』는 ‘이게 소설인지, 르포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그만큼 흡입력이 강하다. 

 

참여사회 2016년 1월호참여사회 2016년 1월호참여사회 2016년 1월호

 

한국판 조지오웰을 꿈꾸다

어쩌면 이 작품 때문인지도 모른다. 꽤 유명한 저명인사가 “장강명이 르포를 쓰면 정말 괜찮은 작품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에게 논픽션으로 ‘월담’ 할 계획이 있는지 물었다. 그의 목소리가 커졌다. 
“제가 조지 오웰이 쓴 『위건 부두로 가는 길』 같은 르포를 참 좋아합니다. 그의 글쓰는 자세도 좋아하고요. 저도 지금 르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는 뭘 준비하고 있을까.
“문학 공모전에 대한 르포를 준비하고 있어요. 공모전을 운영하는 출판사 대표, 운영하지 않는 출판사 대표, 공모전을 하다가 접은 대표를 이미 인터뷰했어요. 작가 지망생 합평회 하는 모임도 가봤고, 공모전 폐지를 주장하는 소설가도 인터뷰 했습니다.”


기자 출신답게 그는 자신이 취재한 사람들을 길게 열거했다. 그런데 왜 하필 장강명은 공모전에 꽂혔을까.
“문학 공모전도 한국의 특이한 문화로 자리잡은 공채 제도 중 하나예요. 한국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문제를 내고, 그걸 풀게 해서 순위 매기는 걸 당연하게 생각해요. 대기업 입사 시험, 대입, 문학공모전…. 다 동일한 시험이라고 봐요. 점수로 합격·불합격을 나누는데, 합격한 순간 ‘이너 써클’의 구성원이 됩니다. 합격한 사람은 우월감을 느끼고, 불합격한 사람은 열등감을 느끼죠. 대기업 시험 떨어지면, 중소기업에서 실력 키운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 거의 없습니다. 지방지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는, 중앙지 신춘문예에 다시 도전해요. 시험의 권위가 사람을 압도하고 있어요. 
심지어 자녀 배우자를 볼 때, 학력을 따지는 어른들이 많잖아요. 아니 자녀 배우자를 판단하는 데 19살 때 본 수능시험 성적이 왜 중요하죠? 회사에는 사람 뽑는 조직인 인사팀이 따로 있잖아요. 이들이 사람을 뽑아서 “얘 써봐”하면서 자리에 꽂아요. 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 의견도 묻지 않고. 물론 공채 제도에 좋은 점도 있죠.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가 노력하면 판·검사도 될 수 있으니까요. 어쨌든 르포를 통해 공채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잘 보여주고 싶어요.” 

 

2015년 노벨 문학상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받았다. 그녀는 시, 소설을 쓰는 작가보다는 현장과 사람들의 목소리를 기록하는 사람에 가깝다. 그녀가 쓴 『체르노빌의 목소리』와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는 오랜 시간 현장을 취재하면서 사람들을 인터뷰한 결과물이다. 
스베틀라나, 조지 오웰이 아니어도 해외 여러 나라에는 좋은 르포작가와 작품이 많다. 그에 비하면 아직 한국의 르포는 규모와 질에서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제가 그런 걸 하고 싶어요. 한국 논픽션 시장은 에세이 위주예요. 좋은 르포를 쓰는 저자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언론사에서 일하는) 후배들을 만나면 말해요. 르포 쓰는 거 한 번 생각해 보라고요. 한쪽에선 기자가 할 일 없어서 울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기자들이 해야 할 일이 비어 있어요.
사실 닥치는 대로 사람 많이 만나서 이야기 엮는다고 다 책이 되는 건 아니거든요. ‘야마(주제, 핵심)’를 잡고, 취재를 하는 게 생각보다 초심자들이 하기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하루짜리 기사로 소비돼서는 안 될, 기자들이 오래 취재해서 한 권의 책으로 만들면 좋은 현장과 주제가 정말 세상에는 수두룩합니다.”

 

참여사회 2016년 1월호

 

보수와 진보를 넘어선 이야기 ‘댓글부대’

장강명은 “기자는 이래야 한다”, “정치인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식의 당위론을 불편해한다. 당연히 후배 기자에게 ‘훈수’ 두는 걸 싫어한다. 생활인으로서의 기자 처지를 고려하지 않은 채 쉽게 말하는 걸 스스로 경계한다. 그가 『댓글부대』에 쓴대로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기자는 이래야 한다, 책 만드는 출판사는 이래야 한다, 기업은 이래야 한다…. 이렇게 말하는 걸 싫어합니다. 밥벌이, 돈벌이 이거 엄청 치열한 싸움입니다. 이런 현실에 앞서 내가 생각하는 당위를 타인에게 강요하는 건 무리라고 봐요. 기자 후배들에게 ‘댓글 달듯이’ 쉽게 이래라 저래라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게 제가 보수주의자가 된 바탕이 아닐까 싶어요. 현실의 무거움을 크게 받아들이는 것”


『댓글부대』는 여론 조작 댓글팀 ‘팀알렙’이 진보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를 그야말로 박살내는 작업이다. 소설은 여론 조작을 의뢰하고 이를 실행하는 사람들의 문제만 부각하지 않는다. 진보의 폐쇄성 혹은 세상이 쉽게 바뀔 것이라 낭만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순진함(?)도 서늘하게 지적한다. 
“(전부는 아니지만) 진보의 폐쇄성은 일부 있다고 봐요. 자기의 뜨거운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서 도덕적 우월성을 강조하는 그룹들이 있거든요. 어려움에 처한 현실도 도덕적 우월성으로 돌파하려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고요. 상대를 악마화하면서 나의 우월성을 강조하면, 대화·토론·협상이 불가능합니다.
진보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는 지금 ‘너는 악마’ ‘너는 빨갱이’ 이런 식의 문화가 넓게 퍼져 있어요. 정치권도 마찬가지고요. 2015년 한국의 불행이죠. 신앙인들끼리 서로 ‘종교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 같아요.”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자신이 믿는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성향도 있다. 편 가르기를 하고, 사회의 여러 현상을 ‘좌우 이념’으로만 보면 결국 한쪽의 진실만 보인다. ‘너는 이래야만 한다’는 당위론과 ‘저 사람은 분명히 그럴 거야’라는 짐작에서 벗어나야 진실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진정한 사회주의자가 되고 싶었던 조지 오웰이 그랬다. 그는 자신이 사회주의자라고, 또는 좌파라고 자기 진영의 사람을 편들고 무조건 아름다운 희생자로 그리지 않았다. 그는 현장의 구체성과 목소리를 택했다.
조지 오웰은 영국 북부 탄광으로 직접 들어가 노동자들의 비참한 생활을 기록하면서도 그들이 얼마나 모순적이고도 다양한 인격을 가졌는지 생생하게 표현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이다. 

 

당위론에 빠지지 않으려 애쓰고, 도덕적 우월감을 경계하는 작가, 장강명. 현장 취재도 열심히 하니, 전형적이고 정답이 정해져 있는 지금까지의 ‘한국형 르포’를 벗어나 꽤 괜찮은 작품을 쓸 것 같다. 
보수주의자가 기록한 생생한 르포, 나는 장강명의 소설보다 이게 더 기대된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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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토론회]

공적연금 강화 어떻게 할 것인가?

-소득대체율 상향, 사각지대 해소, 신뢰회복을 중심으로-

 

-일시: 2015년 9월 7일(월) 오전10시

-장소: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

 

 

[사회]

정용건(연금행동 집행위원장)

 

[발제]

소득대체율 상향, 사각지대 해소, 어떻게 할 것인가(원종현 박사, 국회입법조사처)

국민연금 신뢰회복을 위한 과제와 요구(구창우 연금행동 사무국장)

 

[토론]

박차옥경(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문유진(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운영위원장)

정혜경(민주노총 부위원장)

이찬진(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주최]

강기정 의원, 김성주 의원, 김용익 의원, 남인순 의원, 장병완 의원, 최동익 의원, 한정애 의원, 홍종학 의원,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월, 2015/09/0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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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없이 부족한 보육예산 편성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정부와 국회

3-5세 국가책임보육 모르쇠로 일관하는 정부와 국회

온전한 예산 편성으로 공약 이행해야

 

어제(12/2) 국회는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지원) 예산을 3,000억 원의 목적 예비비로 우회지원하는 내용으로 2016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 이찬진 변호사)는  약속했던 ‘국가완전책임보육’을 시행하기는커녕  3-5세 과정의 보육․유아교육 재정 부담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전가하여 국가책임을 회피하고 결국 보육대란을 야기시키는 박근혜 정부와 보육대란이 예상되는 내용의 예산을 통과시킨 국회의 무책임한 행동을 강하게 비판하며 국가책임보육의 약속을 이행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한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0-5세 보육 및 유아교육 국가완전책임제 실현을 공약으로 내걸며 3-5세 누리과정 예산 증액을 국민과 약속했다. 그러나 막상 예산 편성시기가 되면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도교육청에 보육책임을 떠넘기더니 지난 10월엔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해 교육청 의무지출경비로 누리과정 예산을 포함시키는 것으로 책임회피를 했다. 또한 어제(12/2) 국회가 편성한 예비비 3,000억 원은 2016년 누리과정 시행을 위해 필요한 2조 원에 턱없이 부족하다. 더 큰 문제는 이 금액조차 예비비 명목으로 책정하여 누리과정에 온전히 쓰이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같은 행태는 정부가 2년 전 보육에 대한 국가완전책임제 실현 약속을 공개적으로 파기한 것이라 보아도 무방하다. 현재 정부의 책임 떠넘기기로 인해 매년 누리과정 예산 논란이 반복되어 보육교사와 부모 등 보육이해당사자들은 보육 대란을 우려하며 불안해하고 있으며 이미 시도교육청은 보육재정으로 인해 지방채를 발행하여 많은 빚을 지고 있어 누리과정 예산을 책임질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중앙정부가 책임져야할 보육예산을 지방자치단체 및 지방교육청에 떠넘기는 편가르기 시도는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

 

정부는 정권 초기에 보육의 국가완전책임제 실현을 호언장담했지만 현실은 보육대란으로 돌아왔다. 심각한 저출산 문제에 대한 대안이 시급히 필요한 상황인데 국가가 보육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온당하지 못한 처사이다. 따라서 정부와 국회는 대책없는 보육예산 편성을 철회하고 국가재정으로 책임지는 국가책임보육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목, 2015/12/0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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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사회연구소 반년간지 《시민과 세계》 28호 발간

특집기획 <한국 정치의 대표성과 책임성>

 

시세28호 표지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소장 윤홍식)는 반년간지인 《시민과 세계》통권 28호를 2016년 7월 22일 발행했다. 이번 《시민과 세계》 28호는 규정에 따라 엄정한 심사과정을 통과한 4편의 [기획논문]과 2편의 [일반논문]이 게재되었으며, 시민사회 현장의 다양한 쟁점을 담은 [소통과 논쟁] 3편, [서평] 1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획논문] <한국 정치의 대표성과 책임성>은 이번 28호의 특집에 해당한다. 그간 한국 사회는 대의민주주의라는 정치체제를 가지고 있었으나, 이것이 명실상부하게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이에 대하여 《시민과 세계》편집위원회는 한국 정치에서 ‘대의’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현실에 그 이유가 있다고 진단하고, 이런 문제의식 하에서 대표성의 위기와 정당의 역할에 관한 네 편의 논문을 구성하였다. 이관후(서강대학교 연구교수)는 한국정치의 문제점을 대표성의 위기라는 측면에서 살펴보되, 이를 정치철학적 측면에서 보다 근본적으로 고찰하였다. 고선규(선거연수원 전임교수)는 대의제 민주주의의 핵심적 제도인 선거가 인민에 의한 권력통제를 실현하는 실효성 있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는지 여부를 2016년 4월 총선거의 경우를 사례로 분석하였다. 김형철(성공회대학교 교수)은 국민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거대정당들의 당파적 이익 때문에 선거제도 개혁이 지체되고 있는 우리의 현실과는 달리 비례대표 확대라는 개혁에 성공한 뉴질랜드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을 찾고자 하였다. 서복경(서강대학교 연구교수)은 ‘견제와 균형’원리를 정당민주주의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한국적 맥락에서 입법부와 행정부 사이의 견제와 균형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일반논문]에는 엄정한 심사를 통과한 두 편의 논문이 실렸다. 신철희(서울대학교 연구교수)의 논문은 정치철학 분야의 논문으로서 마키아벨리의 우모리 개념을 중심으로 인간의 욕망과 정치참여 욕구의 관계를 분석한 글이다. 이병천(강원대학교 교수)의 논문은 우리 사회가 복지국가를 만들어가는 방법으로 다양한 취약계층들 간에 폭넓은 복지동맹을 구성해 갈 것을 제안하고 있다. 

 

[소통과 논쟁]은 시민사회와 더불어 공유하고자 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거나 사회적으로 쟁점이 되는 사안을 놓고 논쟁할 수 있는 지면이다. 이번호에는 새로운 산업환경에서 진행되고 있는 기업과 예술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돌아보는 양정무(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이민하(중앙대학교 교수)의 글과 지난 4·13총선 국면에서 전개되었던 시민사회운동의 의미와 한계를 짚어보는 이재근(2016총선시민네트워크 공동사무처장)의 글을 실었다. 또한 참여사회연구소는 2016년 상반기에 ‘참여사회포럼:전환’을 통해서 한국 정치가 당면한 장벽을 진단하고 전환의 길을 모색해 왔는데, 그 내용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칠레의 인민연합 정부를 이끌었던 전 대통령 살바도르 아옌데의 전기 『살바도르 아옌데: 혁명적 민주주의자』(빅터 피게로아 클라크 저, 정인환 옮김)에 대한 장석준(글로벌정치연구소)의 서평도 만날 수 있다.

 

 

 

|차 례|


[기획논문] 한국 정치의 대표성과 책임성

1) 한국정치에서 대표의 위기와 대안의 모색-정치철학적 탐색/이관후
2) 한국의 선거, 정당, 그리고 책임성/고선규
3) 뉴질랜드의 선거제도 개혁 과정과 성공요인-한국에 주는 시사점/김형철
4) 한국정치에서 견제와 균형/서복경

 

[일반논문]

5) 민의 욕망과 정치 참여-마키아벨리‘우모리’(umori) 개념을 중심으로/신철희
6) 복지정치와 시민적 길-시민적 복지국가를 향해/이병천

 

[소통과 논쟁]

7) 3.0 시대의 기업과 예술의 콜라보레이션-반성과 전망/양정무․이민하
8) 4․13 총선과 시민사회운동-2016총선시민네트워크 활동을 중심으로/이재근
9) <참여사회포럼 : 전환> 정치적 전환과 장벽들

 

[서평]
10) 21세기가 원하는 정치 리더십:살바도르 아옌데:혁명적 민주주의자/장석준

 

※ 구독 문의 : 참여사회연구소 사무국 02-6712-5248, [email protected]

월, 2016/08/0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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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4일 수요일. 서울시 NPO지원센터에서 청년참여연대와 참여사회연구소는 <지속가능한 청년운동, 무엇이 필요한가>이라는 이름으로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20151104_토론회_지속가능한청년운동무엇이필요한가_(2)

 

청년운동의 지속가능성

 

사실 청년이란 범주는 특정 시기, 연령대로 구성되기 때문에 운동의 당사자가 빠르게 변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그동안 “그 시기에는 한번 쯤 겪는 문제야.”, “젊었을 때 고생할 수도 있지.” 등으로 그 시기만 넘어가면 저절로 해결되는 문제로 취급당해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청년문제는 그 시기에만 겪는 특정문제라기보다 사회 전반적인 문제가 사회적으로 상대적 약자인 청년세대를 통해 표출되는 ‘사회문제’에 가깝고 의제도 다양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를 건들 수 밖에 없고 해결하기 어렵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청년참여연대 창립을 맞이하여 각 부분에서 먼저 열심히 활동하는 청년단체들의 고민들을 듣고 청년운동이 확장되기 위해, 지속가능하기 위해 그리고 문제해결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들어보고자 이번 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자기 자신의 변화와 사회의 변화가 가장 일치하는 집단 : 청년

 

참여연대 박정은 협동사무처장의 사회로 시작한 토론회는 김동춘 교수님의 기조강연을 듣고  청년참여연대, 민달팽이유니온,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청년유니온이 각자의 활동을 발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20151104_토론회_지속가능한청년운동무엇이필요한가_(3)

 

김동춘 교수님은 청년문제는 사실 계급의 문제지만 청년이 가장 큰 이해당사자이기 때문에 당사자의 목소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과 함께 칼 막스의 말을 빌어서 ‘자기 자신의 변화와 사회의 변화가 가장 일치하는 집단이 나타날 때 사회의 변화가 생긴다.’며 지금의 청년세대가 이 말과 가장 일치하는 집단이 아닐까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청년세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집단’일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복지제도 미비 등 불안한 사회안전망 속에서 한국인들은 본능적으로 학연이나 지연이라는 집단을 통해 개인의 문제를 집단의 힘을 통해 해결해왔지만 지금의 청년세대는 그러한 집단세력이 매우 부족하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청년이 사회문제 해결에 있어 배제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지 이해관계를 표현할 수 있는 집단이 필요할 시점이 아닐까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청년운동 고민, 활동 나눔

 

20151104_토론회_지속가능한청년운동무엇이필요한가_(4)

 

이어서 청년참여연대 강준원 운영위원장이 청년참여연대 창립까지의 과정들과 고민들을 발제했습니다. 신자유주의 정책을 통해 시작된 청년들의 경제적 지위 변화가 어떻게 학생운동의 쇠락과 사회적 지위의 변화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 속에서 참여연대의 고민과 시도들을 설명했습니다. 파편화되고 의식화되지 않은 청년들을 어떻게 모을지 고민하며 시작한 인턴사업, 그리고 그러한 교육사업과 의제사업을 묶기 위한 고민으로 시작된 청년참여연대 구상. 기성세대의 운동을 대체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운동의 경계를 넘는 운동이 되기 위해서는 청년 당사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무엇보다 중요했고 분과와 TF팀이라는 구조를 통해 이를 구현하려 한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송효원 서울시 청년정책네트워크(이하 청정넷) 사무국장은 청정넷 활동이 청년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신뢰회복의 과정이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청정넷이란 구조를 통해 청년들이 직접 시정활동에 참여함으로서 실제 “내가 살고 있는 서울이 바뀔 수 있구나.”라는 것을 느끼는 것이 공동체에 대한 신뢰회복의 과정이라는 말이었습니다. 또한 이를 통해 협력의 경험을 쌓아 보는 것도 중요한 사업과정이라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이 원활하기 위해 당사자들이 체감하고 표현하는 언어와 생각으로 법과 행정의 기준을 맞춰가는 디테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20151104_토론회_지속가능한청년운동무엇이필요한가_(5)

 

정남진 민달팽이유니온 사무국장은 ‘증언하고 관계맺기’, ‘조직하고 드러내기’라는 표현을 쓰며 활동을 소개했습니다. 다양한 문제를 겪고 있는 당사자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오픈테이블이란 방식을 통해 기존 정책이 담지 못한 문제들을 찾아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장을 통해 개인 속에 흩어진 경험들을 사회적인 문제로 드러내면서 참여하는 사람들의 관계가 맺어지고 공동체가 형성된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정준영 청년유니온 정책국장은 실질적 삶의 변화를 위해 무엇보다 꼼꼼한 기획과 전략이 중요하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청년유니온은 그러한 성공의 사례를 모든 청년세대가 나눠가지는 방식을 통해 청년들의 권리의식과 할 수 있다는 집단의 힘이 증가하도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이러한 활동을 지지하고 파급력을 확대하기 위해 청년의 조직된 힘이 필요한 지점이라 생각하고 청년조동조합으로서 구조적(단결된)힘을 갖도록 노력할 것이라 말했습니다.

 

마치며

 

사실 이번 토론회는 청년참여연대 회원들이 각기 다른 의제로 활동하는 청년단체의 고민을 들어보면서 본인들의 활동이 청년운동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청년참여연대 회원들이 이제는 본인 스스로의 활동을 통해 의미를 확인하고 찾아가길 바랍니다. 토론회에 와주신 37명의 참석자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20151104_토론회_지속가능한청년운동무엇이필요한가_(8)

수, 2015/11/1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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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13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민간인에 대한 무장공격행위를 계기로 테러방지법 제정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박근혜대통령은 연일 테러방지법 제정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회에서 심사중인 테러방지법은 인권침해와 민주주의 훼손 우려가 있어 지난 14년간 처리되지 못했던 법안입니다. 이에 테러방지법의 구체적인 문제점이 무엇인지 짚어보는 칼럼을 2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 허핑턴포스트에서 보기 >> 
* 1. 테러방지법이 없다고? 천만에! 이미 지나칠정도로 많다! >>

 

 

국민의 안전을 지키려면 테러방지법 대신 국정원 개혁부터 ②

- 해외정보수집에는 무능하고 정권안보에 골몰하는 국정원 개혁이 최우선 과제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

 

 

그렇다면 '테러를 방지'하는데 부족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건가? 그렇지는 않다. 취약한 구석이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취약한 구석은 뭘까? 단언컨대 국가정보원의 해외정보수집능력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해 마지않는 '국제 정보 교류 및 공조의 강화'를 위해서도 국정원을 개혁하여 해외정보수집과 분석에 집중하게 해야 한다.

 

 

부족한 것은 테러방지법이 아니라 국정원의 해외정보수집능력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 국가정보원은 그 덩치나 무제한의 권한에 비해 독자적인 해외정보수집능력이 지극히 부족하다. 대북, 해외, 국내 정보 수집을 독점하고, 기획조정이라는 이름으로 각급 정부부처와 기관들을 쥐락펴락하며, '대내 심리전'을 빙자해 민간인들을 사찰하거나 정치에 개입하는 등 불필요한 일에 시간과 인력을 낭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일어난 국정원의 민간인사찰사건, 대선개입사건, 불법해킹사건, 중국 동포 간첩조작사건 등은 국정원 일탈행위의 일각을 보여주고 있다.1)

 

국정원의 일탈을 보여주는 증거뿐만 아니라 국정원의 무능을 보여주는 사례도 끝없이 열거할 수 있다. 특히 다음에 열거하는 것은 국정원이 IS에 대해 독자적인 정보수집능력을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음을 보여주는 정보 실패 사례다.

 

2003년 이라크 파병 당시 국정원은 석유자원 확보와 안전 등을 고려할 때 이라크 북부가 파병지로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첫 파병지로 거론된 곳은 이라크 북부의 모술이었다. 군과 국정원은 모술이 안전하다고 주장했고, 군이 주도한 현지조사단의 정부 측 참가자들은 현지 군부대 등을 건성으로 시찰한 후 모술이 안전하다고 보고했다. 민간연구자로서 현지조사단에 참여했던 박건영 교수만 유일하게 조사단 일정이 실제 조사를 포함하지 않았으므로 '모술이 안전한 파병지'라는 결론에 찬동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엔 이라크지원단이 타전하는 일일보고서에는 모술이 이라크에서 (종족 간) 무장갈등이 가장 심한 곳 중의 하나로 보고되고 있었다. 모술이 위험한 지역이라는 정보를 국내에 제공한 것은 국정원이 아니라 유엔을 모니터하던 시민단체, 참여연대였다. 한편, 우여곡절 끝에 이라크 북부의 아르빌에 자이툰 부대를 파견하기로 한 한국 정부는 아랍어 통역병을 모집해서 현지로 파견했는데, 현지에 도착해서야 아르빌 지역에서는 아랍어가 아닌 쿠르드어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것이 당시 우리나라 해외정보력의 수준이었다.

 

지금 모술 인근 지역은 IS가 점령한 상태로 쿠르드족, 투르크족 등 3파전의 무장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국정원도 군도 외교부도 한국의 이라크 파병이 이라크, 특히 우리가 파병했던 이라크 북부지역의 평화와 재건에 과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어떤 모니터 보고서도 내놓지 않고 있다. 참여연대가 매년 국회를 통해 자료를 요청하지만 단 한 번도 국회에 공개된 바 없다. 이렇게 이라크 상황에 대한 평가나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이명박 정부는 자원외교라는 이름으로 이라크 만수리야와 아카스 가스전 개발에 투자했다. 이 사업은 IS와 이라크 정부군 간의 내전이 격화됨에 따라 2014년 6월부터 현장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어디 이라크뿐인가? 20조 이상의 손실을 낳은 것으로 평가되는 자원외교의 실패에는 부정부패도 있지만 고질적인 해외정보부족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이게 국정원과 정부의 해외정보력 수준이다. 이런 국정원에게 테러방지법을 던져준다고 한들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에서 북한 담당 기획관(1급)으로 일했던 구해우 미래전략연구원 원장은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국정원은 정권안보기구로 출범했다는 태생적 · 체질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국가 안보보다 정권 안보를 중시하는 체질 때문에 정치권력에 줄 대는 행태가 나타났다"고 혹평했다. 그는 또 "정보기관 요원들이 댓글 공작이나 하고, 북한과 관련해 소설 같은 이야기를 흘리는 언론플레이 공작이나 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해외 및 북한 파트와 국내 파트를 분리하는 것을 포함한 구조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2) 그는 "정권안보기구로서의 성격이 강한 국정원뿐 아니라 검찰 또한 과도한 권력집중 및 정치화의 병폐"를 갖고 있다면서 "국정원의 국내 분야는 경찰의 수사기능과 합쳐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비슷한 형태의 중앙수사국(KFBI)으로 통합"하고 "검찰은 수사 기능을 KFBI에 넘기고 미국식 공소유지 전담기구로 재편"하며, "국정원은 해외 및 북한을 담당하는 독립 정보기구"로 개혁할 것을 제안한다.

 

이렇듯 국정원이 오남용 해온 과도한 권한과 기능-국내정보수집기능, 수사기능, 기획조정기능, 대내 심리전(작전) 기능-을 없애고 해외와 북한 관련 정보 수집을 전담하게 해야 한다는 것은 일부 진보인사만의 주장이 아니다. 보수·진보를 넘어 정보개혁을 위한 필수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해외정보국'으로의 개편! 국정원이 국민의 안전에 지금보다 훨씬 더 기여할 수 있는 길은 바로 그것이다.

 

 

테러방지법은 국정원 밥그릇 지키기법

 

그런데, 지금 국정원이 밀어붙이고 있는 테러방지법, 사이버테러방지법은 불행하게도 역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들 법안은 무늬만 테러방지법일뿐 사실상 국정원이 그 본령인 해외정보수집기능을 강화하기보다 국내 정보수집, 조사와 수사, 정책 조정, 작전 기능, 그 밖의 시민 사찰과 정치 개입을 더욱 강화하도록 고안된 법안이다. 국정원의 비효율과 무능을 더욱 극대화하고 인권침해만 가중시킬 우려가 크다.

 

무엇보다도, 여당 의원들에 의해 국회에 제출된 테러방지법안들은 법률적으로 모호한 '테러' 행위를 예방한다는 명분으로 국정원 등 국가기관에 과도하고 포괄적인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4개의 테러방지법안은 국정원에게 테러 및 사이버 테러 정보를 수집·분석할 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의 행동계획을 수립하고 나아가 대응을 직접 지휘하면서 필요시 군을 동원하는 등 집행기능까지 수행하는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예를 들면 국정원 산하에 대테러센터를 두어 정보를 집중하고, 국무총리가 주관하고 정부 유관 부처가 참여하는 국가테러대책회의를 두되 그 산하 대테러상임위원회의 의장 역시 국정원장이 담당한다는 것이다. 지역과 부문의 테러대응협의체도 해당 지역과 부문의 국정원 담당자들이 주관한다. 국정원에 의한, 국정원을 위한, 국정원의 테러방지법인 것이다.

 

박근혜 정부와 국정원이 추구하는 테러방지법은 미국의 사례를 따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미국의 체계와 사뭇 다르다. 9·11 전후 미국은 3년간 논의 끝에 2004년 정보기구를 개편했는데, 그 핵심은 정보분석취합기능을 CIA에서 떼어내는 것이었다. CIA에 집중된 정보분석기능이 정보실패를 가져왔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대신 정보취합분석을 전담할 국가정보국장실(ODNI)을 신설하고, 해외 정보 수집은 CIA(중앙정보국)과 DIA(국방정보국), 국내 정보 수집과 수사는 FBI(연방수사국), 전자신호 정보 수집은 NSA(국가안보국), 영상정보 수집 및 분석은 NRO(국가정찰국), NGA(국가공간정보국)등으로 각 정보기구의 역할을 전문화하였다. 국가정보국장실은 이들 정보기구들을 포함한 총 17개 부서(보통 intelligence community)에서 올라오는 각종 정보를 취합하여 분석하고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하는 국가독립기구로서 대통령과 NSC(국가안전보장회의), 국토안보부를 보좌한다.

 

정보 수집/분석 기능과 조사/수사 기능도 각각 분리되어 있다. 해외에서 군사작전 중에 체포된 '적 전투원'에 대해서 일부 CIA와 DIA가 수사하지만, 대부분의 조사 및 수사 기능을 FBI가 담당한다. 특히, 잠재적인 테러 위협을 조사하고 대비하기 위해 FBI 산하에 테러리스트조사센터(The Terrorist Screening Center)를 별도로 운영하는데 이 센터는 FBI 산하 기구이지만 법무부, 국무부, 국방부, 국토안보부 등이 협력하여 운영한다.

 

요약건대, 9·11로부터 미국 정보당국이 얻은 교훈은 정보 독점은 정보 실패를 낳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9·11 이후 미국 정보 개혁의 핵심은 정보 수집과 분석의 분리, 정보주체와 집행주체의 분리, 각급 기관 간 견제와 균형의 확대를 지향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비대하고 무능하며 국내 정치 개입을 일삼는 국정원에게 더욱 많은 사찰 기능과 독점적 권한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테러방지법을 제정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인권침해 논란 속에 폐지된 미국판 테러방지법

 

한편, 최근 국회에 제출된 테러방지법안, 사이버테러방지법안들은 하나같이 국정원 등의 공안기구에 '테러단체' 혹은 '테러위험 인물'을 지정할 권한을 주고 '테러위험 인물로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출입국관리기록, 금융거래정보 및 통신사실 확인자료 등을 영장 없이 요구할 권한도 부여하고 있다. 평범한 해킹도 사이버테러의 범주에 포함하고, 모든 통신사마다 의무적으로 도·감청 설비를 구비할 것을 의무화화는 독소조항도 있다. 반면, 국정원이 지닌 과도한 권력에 비해 그 인력·예산·활동 내역에 대해서는 정부 내부와 국회를 막론하고 어떤 견제와 감시도 미치지 못해 불투명한 반민주적 기구의 대명사로 국내외에 오명을 떨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의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미국은 9·11 사건 직후, 패키지 테러방지법인 애국자법(The USA Patriot Act of 2001)3)을 제정했는데, 이 법은 제정되자마자 그 비효율성과 부작용에 대한 비판에 직면해 2006년 대폭 개정되었고, 그 후에도 독소조항에 대한 논란이 이어져 2015년 6월 2일 결국 폐기, 미국자유법(The USA Freedom Act)4)으로 대체되었다.

 

그중 대표적인 독소조항의 하나가 애국자법 215조다. 215조는 NSA가 외국인과 자국민에 대해 무더기로 도·감청하고 통신기록을 수집할 수 있도록 허용하여 인권침해 논란을 빚었다. 2004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구성했던 '대통령 직속 사생활보호 및 시민자유 검토 위원회(The President's Privacy and Civil Liberties Oversight Board)'는 "NSA의 통화기록 프로그램이 대테러 조사활동에 가시적인 성과를 냄으로써 미국에 가해지는 위협을 개선했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고 비판했지만, 2006년 이 법을 대폭 개정한 후에도 이 독소조항은 사라지지 않았다. 2013년, 전 NS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정부가 전 세계와 자국민을 상대로 무차별 도·감청을 자행해왔다는 사실을 폭로한 후에야 비로소 이 독소조항의 개폐가 정부와 의회에서 진지하게 논의되기 시작했다. 2015년 6월 애국자법이 폐지된 후 이를 대체한 미국자유법(The USA Freedom Act)은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NSA의 외국인과 자국민에 대한 무차별 도·감청과 무더기 통신기록 수집을 금지하고, 대신 자국민에 대해서는 '영장 받은 선별적 감청'만 가능토록 했다.

 

애국자법의 또 다른 독소조항 중 하나는 '국가안보레터(National Security Letters)'다. 애국자법 505조는 FBI가 일종의 행정명령인 '국가안보레터'를 발송하여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 도서관, 은행, 신용카드업체 등에게 가입자의 통신기록 또는 거래기록을 통째로 요구5)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안보레터 제도는 예전에도 있었던 제도지만 애국자법 제정과 더불어 그 발행요건을 대폭 완화한 것이다. 심지어 국가안보레터를 받은 사업자는 고객의 정보를 FBI에 제공했다는 사실조차 고객에게 알릴 수 없도록 했다(gag order). 2014년 오바마 대통령이 구성한 '대통령 직속 정보재검토 그룹(The President's Intelligence Review Group)'은 "다른 유사한 수단들이 법원의 허가를 필요로 하는데 반해 국가안보레터만 FBI에 의해 발행되어야 할 원칙적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며 이 제도의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애국자법 대신 제정된 '미국자유법(The USA Freedom Act)에서도 법원의 허가 없이 레터를 발행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은 폐지되지 않고 존속하게 되었다.6) 다만, 미국자유법은 국가안보레터 발행 시 FBI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이용자 정보를 통째로 요구하지 못하고 필요한 정보를 특정하도록 제한했고,7) 국가정보장(DNI, 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으로 하여금 매년 국가안보레터 발행 건수와 정보수집 건수를 웹사이트에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였다. 또한 과거의 '함구령(gag order)'도 일부 개선하여 레터를 받은 사업자는 매년 총 몇 번의 레터를 통해 총 몇 명의 기록을 제공했는지 공개할 수 있게 하였다.

 

 

나오며 : 프랑스에 테러방지법이 없어서 '파리 테러'를 당한 게 아니다.

 

한마디로, 지금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테러방지법안과 사이버테러방지법안들은 미국에서는 이미 폐기되거나 제한되고 있는 것을 국정원과 검·경에게 부여하는 독소조항을 가득 담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어서는 안 된다.

 

미국, 영국, 스페인, 러시아, 프랑스 등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로부터 무장공격을 당한 나라들이 '테러방지법'이 없어서 당한 것은 아니다. 이들 나라의 대외정책이 정의롭지 못해 해당 지역의 주민들에게 큰 불행을 안겨주었기 때문에 극단주의 세력의 표적이 된 것이다. IS는 우리나라가 미국을 도와 파병했던 이라크에서 사실상 시작되었다. 우리나라가 IS 테러의 표적이 되었다면, 테러방지법이 없어서가 아니라 미국을 도와 세계 3위 규모의 군대를 이라크에 파견하고, 그 후로도 이라크 등에 일어난 재앙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는 대신 석유자원 확보니 가스전 개발이니 하는 몰염치한 일에 아무런 현지 정보도 없이 엄벙덤벙 나섰기 때문일 수 있다. 우리나라 정부가 첫 파병지로 물색했던 모술은 지금 IS가 점령하고 있다.

 

변화가 절실하다. 대책도 시급하다. 가장 절실한 변화는 테러와의 전쟁에 협력해온 지난 14년간의 우리나라 대외정책을 돌아보는 일이다. 공포를 과장하고 적개심을 고취하는 것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지금 가장 시급한 대책은 테러방지법이 아니다. 국정원을 개혁하여 해외정보수집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국민이 준 세금이 아깝지 않게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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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5·16 이후 정권 안보에 주안점을 두고 출범한 게 국정원입니다. 해외 활동, 대북공작 활동조차 정권의 안보와 연계해 수행한 경우가 많습니다. 군사독재 시절의 악명은 말할 것도 없고, 민주화 이후에도 국정원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권영해 전 안기부장이 일으킨 북풍 사건, 국정원 미림팀의 전방위 불법 감청 사건, 댓글사건 등 국내 정치 개입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휴대전화 불법감청 및 해킹 의혹이 불거졌고요. 여전히 정권안보기구로 작동한다는 의심의 근거가 되는 일이 계속 드러난 겁니다."
""대북·해외활동도 '정권 안보' 연계 국내 파트-경찰 수사기능 통합해야"-국정원 前 고위간부의 '국정원 정치공작' 비판", 신동아, 2015, 9월호 http://shindonga.donga.com/3/all/13/114166/1, 검색일 2015. 12. 14.

2) "대북·해외활동도 '정권 안보' 연계 국내 파트-경찰 수사기능 통합해야"-국정원 前 고위간부의 '국정원 정치공작' 비판", 신동아, 2015, 9월호 http://shindonga.donga.com/3/all/13/114166/1, 검색일 2015. 12. 14.

3) 애국자법(The Uniting and Strengthening America by Providing Appropriate Tools Required to Intercept and Obstruct Terrorism Act of 2001)은 여러 개별법의 개정안, 즉 전자통신비밀보호법(Electronic Communications Privacy Act), 컴퓨터사기및오용에관한법(Computer Fraud and Abuse Act), 해외정보사찰법(Foreign Intelligence Surveillance Act), 가족교육권및사생활보호법(Family Educational Rights and Privacy Act), 자금세탁규제법(Money Laundering Control Act), 은행비밀법(Bank Secrecy Act), 금융프라이버시권리법(Right to Financial Privacy Act), 공정신용거래보고법(Fair Credit Reporting Act), 이민및국적법(Immigration and Nationality Act), 1984년 형사범죄피해자법(Victims of Crime Act of 1984), 텔레마케팅및소비자사기및오용방지법(Telemarketing and Consumer Fraud and Abuse Prevention Act)을 포함하는 패키지 종합입법이다.

4) The Uniting and Strengthening America by Fulfilling Rights and Ending Eavesdropping, Dragnet-collection and Online Monitoring Act

5) "bulk collection of communications or financial records"

6) 국가안보레터의 인권침해 여부와 더불어 실제 효과에 대해서도 논란이 이어져 왔다. 미국 인권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에 따르면 "국가안보레터가 가장 빈번히 발행된 2003년부터 2006년까지, FBI는 약 200,000건의 국가안보레터를 발행하여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들로부터 사용자정보를 수집하였는데, 오직 단 한 건만 테러용의자 유죄입증에 사용되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ACLU, "America's Surveillance Society", 2008. 11. 18

7) CRS report RS22406, "National Security Letters in Foreign Intelligence Investigations: A Glimpse at the Legal Background", Charles Doyle, Senior Specialist in American Public Law, July 31, 2015.

목, 2015/12/1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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