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기획연재] 얼마를 벌어야 하나요?

지역

[기획연재] 얼마를 벌어야 하나요?

익명 (미확인) | 월, 2015/12/21- 14:14

희망제작소는 2016년 창립 10주년을 앞두고 시민 관점의 정책제안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이 시리즈는 ‘좋은 일’의 기준을 찾는 설문조사를 위한 것입니다. 설문결과는 전문가토론을 거쳐 ‘2016 정책제안 보고서’에 반영됩니다.

[기획연재] 좋은 일, 공정한 노동④ 얼마나 길게 일해야 하나요?

goodwork4-1-400-267

‘누구나 FX(외환거래)로 월 1,000만원 벌 수 있는 투자비법’, ‘월세 1,000만원 받는 슈퍼 직장인들’, ‘나의 꿈 월세로 1,000만원 벌기’, ‘단타매매로 하루 80만원 벌기’, ‘죽을 때까지 월 300만원’….서점 경제 코너에서 판매 중인 책 제목들이다. “월 얼마를 벌어야 충분한가?”에 대한 이 시대의 생각 한 면을 엿볼 수 있다.

취업포털 기업들이 때때로 하는 설문조사에서도 그런 기준들이 보인다. 인쿠르트의 2015년 10월 조사에서 취업준비생들은 대졸 신입 연봉으로 평균 3,320만원을 희망했다. 6월 잡코리아 설문에서 취업준비생은 첫 월급 액수로 평균 199만원을 원했다.

2014년 3월 취업포털 사람인 조사에서는 직장인 응답자의 65.6%가 지금 받는 연봉이 능력 대비 낮은 수준이라고 답했다. “얼마를 더 받고 싶은지” 묻자 가장 많은 응답자가 “400만~600만원”이라고 했다. 1,000만원~1,500만원을 더 받고 싶다는 사람도 10%가 넘었다. 지금 하는 일의 대가가 그만큼 높아야 한다는 것인지, 그저 많을 수록 좋은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적당히 벌고 잘 산다는 것은?

2014년 임금근로자 평균 연봉(고용노동부 자료)은 3,240만원이었다. 평균치가 아닌 중간치, 즉 전체를 일렬로 세웠을 때 가운데 수치는 2,465만원이다. 그 차이가 큰 것은 일부 소득 상위층의 연봉액이 상대적으로 아주 크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상반기 임금근로자 중 월 100만원 미만을 받는 근로자는 11.9%, 100만~200만원을 받는 근로자는 36.4%였다. 절반에 가까운 비율(48.3%)이 200만원 미만을 벌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문제의식이 크지 않은 것은 ‘능력 있는 사람이 많이 버는 것은 당연하다’, ‘너도 노력하면 그만큼 벌 수 있다’는 생각, 즉 능력주의(meritocracy)가 사회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위의 책 제목처럼 외환거래, 경매, 주식 단타매매를 통해서라도 소득을 보전하려는 열망들은 그 현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goodwork4-2-400-267

그렇다면, 임금은 어떻게 정해져야 할까? 어떤 일을 하고 얼마를 벌어야 할까? 점점 더 말하기 어려워진다.
그럼에도 어떤 기준은 필요하다. 얼마를 벌어야 하는지 말하지 않고서 내가 하는 일이 ‘좋은 일’인지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말하면 ‘좋은 일’을 찾는 사람은 ‘얼마를 벌고자 하는지’에 대한 기준부터 세워야 한다.

그래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진선(35) 십년후연구소 연구원과 황호진(46) 사회혁신공간 데어 사회혁신기금추진단 팀장이다. 안정적인, 상대적으로 고연봉을 받는 직장을 다니다 ‘새롭고 가치 있는 일’을 찾아 스스로 그만뒀다는 공통점이 있는 두 사람이다.

특히 김 연구원은 최근 ‘적당히 벌고 잘 살기’라는 책을 펴냈다. 지난 12월 14일 서울 중구 스페이스노아에서 함께 만났을 때 주제를 이 제목처럼 ‘적당히 벌어 잘 산다는 것’으로 한정했다. 아무리 고생스러워도 단기간에 많은 돈을 벌고 싶은 사람부터 자연 속에서 자급자족하고 싶은 사람까지 무한정 넓은 스펙트럼을 다 담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적당히 번다’와 ‘잘 산다’의 개념 안에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원하는 ‘좋은 일’과 ‘좋은 삶’의 기준이 들어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직장 그만두고 2년 반째 ‘좋은 삶’ 탐색 중

김 연구원은 ‘(재)아름다운가게’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2년여 후에 네이버에 입사해서 7년 반 동안 사회공헌부문에서 일했다. 2013년 5월 퇴사한 이후에 대해서는 “2년 반 동안 반백수로 지내고 있다”고 했다. 뜻 맞는 사람들과 십년후연구소를 만들어 몇몇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인문학공동체에서 요가를 가르치기도 하지만 여전히 ‘좋은 삶’, ‘새로운 일’에 대한 탐색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회사를 그만둘 때는 일단 잠시 동안이라도 자유시간을 가져본 뒤에 새 직장을 알아보자는 생각이었죠. 걱정이 없었던 건 아니에요. 10여 년 직장생활로 저축한 돈이 얼마간 있고 사는 집이 전세라서 주거비가 덜 들긴 했지만요. ‘월 100만원씩 쓴다면 얼마나 버틸까?’ 하고 계산해 보기도 했어요.”

goodwork4-3-400-267

2년 반 동안 주된 소득 없이 지내온 데 대한 평가는 “생각보다 좋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전일제 임금노동이 아닌 방식으로 살고 싶다는 데 기울고 있다”고 했다. 다만, ‘월 100만원씩 쓰면서’는 아니다. 소비를 포함한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일하는 방식도 바꿀 수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생활비를 줄이려면 무엇보다 소비의 욕구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김 연구원은 “옷 구입비가 가장 크게 줄었다”고 했다. 회사 다닐 때는 더 거리낌 없이 소비를 했었지만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당시에 느낀 그 소비의 욕망이 스트레스에서 왔다는 것을 의식했었기 때문”이라면서 “돈을 써서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진짜 필요한 일을 걸러낼 수 있어야 소비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제가 직장 그만둔 뒤로 여러 친구, 동료들이 고민을 털어놓아요. 자신도 그만두고 싶고, 다른 일을 찾고 싶은데 그럴 여유가 없다고요. 제가 볼 때 아예 여유가 없지는 않아요. 소비를 줄이면 가능한데, 거기 얽매여서 ‘좋은 삶’, ‘좋은 일’을 탐색할 수 없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죠.”

“불안정한 삶 지탱하는 ‘관계망’ 만들고 싶다”

소비 방식과 별개로 불규칙한 수입은 그 자체로 삶을 불안정하게 한다. 김 연구원도 그 문제를 고민한다. 그래서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 ‘신뢰’를 기반으로 먹거리 생산자와 소비자의 공급‧수요를 맞춰가는 것처럼, 일과 삶에 있어서도 신뢰 관계망을 만들어가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비슷한 일을 프리랜서로 하는 사람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일거리를 나누고 조정하는 식의 방식을 모색 중이라고 한다.

▲십년후 연구소의 '화이트루프 쿨 시티'  프로젝트 활동으로 옥탑방 옥상에  페인트를 칠하는 모습. 김진선 연구원 제공

▲십년후 연구소의 ‘화이트루프 쿨 시티’ 프로젝트 활동으로 옥탑방 옥상에 페인트를 칠하는 모습. 김진선 연구원 제공

십년후연구소에서 김 연구원이 담당하고 있는 ‘화이트루프 쿨 시티’(White Roof Cool City) 프로젝트는 본래 건물 옥상에 흰 페인트를 칠하면 태양광선을 85%까지 반사시킬 수 있다는 데 착안해서 여름철 전기 사용을 줄이도록 하는 활동이다. 그동안은 캠페인 형식이었지만 앞으로는 옥상 방수시공을 더한 비즈니스로 발전시켜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하려고 한다. 위의 ‘관계망’ 만들기 중 첫 걸음인 셈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삶의 방식’을 바꾸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인천 검암동의 생활자치 커뮤니티 ‘우리동네사람’(우동사)에서 살고 있다. 아직 정식 거주자는 아니고 3개월간 시범적으로 살아보는 것이다. 방 세 칸짜리 빌라 세 채에 18명이 함께 사는 일종의 ‘주거공동체’인데, 1,800만원의 출자금을 내고 들어간 뒤에는 월 10만원만 내면 된다. 삼시세끼 해먹을 수 있는 재료와 전기‧수도‧인터넷 등 이용료가 다 포함된 금액이다.

여기서 살아보는 이유에 대해 김 연구원은 “월 50만 원 이하로 사는 모델을 찾고 있는 중”이라면서 “우동사 사람들을 보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금 같은 집에 사는 6명 중에서 1명을 빼고는 전일제 노동을 하지 않아요. 나머지는 백수거나 저처럼 반백수라서 대낮에 함께 밥을 차려 먹는 일도 자연스러워요. 그렇지만 각자 재능들이 있고, 이런저런 활동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지요.”

goodwork4-5-400-267

다만 이런 주거 형태가 저변에서 확산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김 연구원도 “월세만으로 30만원 이상이 들어가는 도시 생활에서는 소비의 자유가 없는 셈”이라면서 “누구나 적정한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주거 문제의 대안과 적정 소득, 기본소득 등에 대해 우리 사회가 좀 더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20년차, ‘가치관’ 문제로 사직

황호진 팀장은 대학 졸업 후 증권회사에 입사한 뒤로 지난해까지 증권계에서만 딱 20년 일했다. 아내는 전업주부고, 중학생과 초등학생의 두 아들을 두고 있다. 말하자면, ‘관두고 싶다고 관둘 수 없는’ 전형적인 유형의 직장인이었다.
그럼에도 지난해 5월 직장을 그만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가치관의 문제’였다. 증권시장의 역할을 알면 알수록 ‘금융자본주의의 모순’을 더 선명하게 느꼈던 것이다. “나가서 다른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있었지만 막연했는데 2014년에 결정적 계기를 맞았다.
“세월호 사건에 유독 큰 충격을 받았나 봐요. ‘이렇게 살 필요가 어디 있나, 걸어가다가 오늘 죽을 수도 있는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결단을 내리게 됐습니다.”

소득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위협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다행히 가족들의 소비 수준이 비교적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백화점 쇼핑을 거의 해본 적 없을 정도다. 아내는 그의 결정을 지지해줬고, 큰아들은 사교육을 안 시키기로 서약을 해야 입학할 수 있는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크게 돈 들 일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사표를 낸다는 게 정신적으로 정말 힘들었어요. 이틀 정도는 사무실에서 자리에 앉아있지 못 할 만큼 안절부절 못 했어요. 그만큼 직장생활이 제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던 거죠.”

goodwork4-6-400-267

본래 그만두고 하고 싶던 일은 게스트하우스 운영이었다. 강릉에 여러 차례 내려가서 부지를 보러 다니기도 했다. 또 다른 관심은 사회적기업이었는데, 2014년 9월에 한신대학교 사회적기업 리더과정을 수강하면서 ‘금융권 경력을 살려서 새로운 일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6월 과정을 수료한 뒤 몇몇 곳에 지원서를 넣은 끝에 지금의 직장에서 사회적기업 대상 소액대출 심사와 재무컨설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황 팀장은 “지금도 대학 동창, 전 직장 동료들을 만나면 주말에 골프 친 얘기, 해외여행 다녀온 얘기, 자녀들 학원비 이야기만 하고, ‘아무리 벌어도 늘 모자란다’고들 한다”면서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지 못 한다면 다른 일을 시도할 수 없다”고 했다.

안전망 취약한 사회에선 직장 선택의 자유가 없다

그는 아들이 다니는 학교 학부모들을 만나면서, 이전 지인들과만 교류할 때는 알 수 없던 다양한 삶의 방식이 존재하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또 지난해 제주도 배낭여행을 가서는 한 무리의 젊은이들을 만났다. 귤 농장 등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여행도 하면서 제주도에 장기간 머무르는 사람들이었는데 ‘매이지 않은 삶의 방식’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줬다.
“요즘 재무컨설팅을 위해 만나는 사회적기업 사람들도 자극을 줍니다. 다양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프로젝트 단위로 뭉쳤다가 흩어졌다 하면서 능력껏 살아가는 모습이 신선하더라고요.”

▲황호진 팀장이 사회혁신 데어 사회혁신기금추진단에서 '소셜멘토링 잇다' 조윤진 대표에게 재무 컨설팅 하는 모습. 황호진 팀장 제공

▲황호진 팀장이 사회혁신 데어 사회혁신기금추진단에서 ‘소셜멘토링 잇다’ 조윤진 대표에게 재무 컨설팅 하는 모습. 황호진 팀장 제공

그 역시 문제의식은 느낀다. “저는 직장 다니면서 모아놓은 게 있고, 어쨌든 내밀 수 있는 이력이 있으니까 이렇게 다른 일을 시작할 수 있었겠죠. 지금 우리 사회 일자리의 절반이 비정규직이고 임금 수준이 낮은데, 그런 일자리밖에 경험하지 못 한 후배 세대에게 ‘다른 삶을 꿈꿀 여유를 가지라’고 조언하는 건 비현실적으로 여겨지리라고 생각합니다.”

“지역별 적정 생활비 임금에 반영 필요”

또 다른 문제는 역시 임금이다. 금융권 중에서도 임금 수준이 높은 증권계에서 20년을 일하다보니 그만둘 당시 연봉이 높은 편이었는데 지금은 그 5분의 1 수준이다.
그는 서울에서 4인 가구가 살기 위한 적정 생활비가 월 387만원, 최저 생활비가 295만원(서울연구원 2015년 자료)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위해 일하는 것도 좋지만 최저 생활비에도 못 미치는 급여를 받는 것이 정당한가라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일부 대기업, 금융계 직원이 아니어도 일하는 사람이라면 적정 생활비는 벌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다.
“우리나라처럼 안전망이 취약한 사회에서는 여전히 직장만한 보험이 없다”며 “생계를 유지하려면 대기업, 정규직을 지향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실질적으로는 직장 선택의 자유도 없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다른 듯 비슷했다. ‘얼마를 버는지’는 중요하긴 하지만 ‘어떻게 살고 싶은지’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 그리고 ‘얼마를 쓰는지’에 대해 성찰하지 않으면 직장을, 삶의 방식을 바꿀 수 없다. 또한 공통적인 것은 “만나는 사람들의 폭이 넓어져야 다른 삶을 꿈꿀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김 연구원은 “적당히 벌고 잘 산다는 기준은 각자 다 다를 텐데, ‘좋은 삶을 영위할 만큼 적당히 버는 것’이 제가 찾은 기준이다”라면서 “각자 답을 찾기 위해 탐색하고 실험할 수 있도록 사회가 좀 더 열려있었으면, 잠시 동안이라도 기댈 언덕이 주어졌으면 한다”고 했다.

goodwork4-8-400-267

황 팀장은 “연봉이 높아도 자기 일에 대해 불만이 많고, 적게 받는 사람은 왜 적은지, 얼마나 적은지를 알기 어려운 사회 구조”를 지적하면서 “각자 기준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도록 지역별로 적정 생계비에 대한 현실적인 조사가 이뤄졌으면 하고, 최저임금이 아니라 적정 생활임금을 보장해 주는 기업이 많아지도록 인증제도 등이 있었으면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무엇을 요구해야 ‘좋은 일’, ‘좋은 삶’ 될까?

두 사람의 경우를 사회 전반에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은 그들 스스로도 인정했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소비의 자유’도 없고 ‘직장 선택의 자유’도 없는 사람들, 특히 청년들이 많다. 도시에서는 특히 그렇다. 서울에서의 최저생활비가 1인 기준 162만원이라는데 일하는 사람 중 3분의 1이 100만원 이하를 번다면, 청년층에서는 적지 않은 비율이 ‘최저’보다 낮은 수준으로 살아가고 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위의 책에서 “이와 같은 한국의 분배 구조는 정의롭지 못 한 것”이라면서 “한국의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이 정의로운 분배를 실현하지 못한다면 국민이 혁되어야 하며, 국민이 개혁을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의 불평등의 근원은 임금 격차이며, 이를 야기한 고용 격차, 기업 간 불균형의 책임은 ‘재벌 대기업’에게 있다고 개혁 요구의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는 임금 격차가 줄어들도록,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최저임금에 수렴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임금을 보장하도록, 불합리한 하청구조가 개선되도록, 복지를 통한 재분배가 이뤄지도록 요구해야 할 것이다.

‘능력주의’를 돌아볼 필요도 있다. ‘능력’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어떤 일을 하면 얼마를 벌어야 하느냐’는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신경제학재단(NEF) 싱크탱크’는 2009년 여러 직업의 사회적 가치와 임금을 비교하는 보고서를 냈다. 이에 따르면 병원 청소부들은 일반적으로 최소임금을 받지만 임금의 10배 이상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반대로 런던 금융권의 투자은행가는 금융활동의 손실을 고려하면 임금의 7배만큼 사회적 가치를 파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오언 존스 저 ‘차브’에서 재인용)

goodwork4-9-400-267

마치 직업에 ‘귀천’이 있는 것처럼, ‘능력’이 없어서 고임금 직장에 진입하지 못 했으면 최저생계비만큼도 못 버는 것이 당연하다는 식의 인식이 깨지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의 임금격차가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 김민아 노동법률원 새날 노무사는 “1990년대까지 대부분 기업의 임금체계였던 호봉제는 사회보장제도가 미비한 우리나라에서 생애주기에 따른 지출수요를 반영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도였다”면서 “호봉제가 사라져가는 추세에 맞춰 사회보장제도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임금노동자들의 삶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즉, 완전연봉제 또는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는 발전된 것이고 호봉제는 구시대적인 것처럼 여겨온 것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크게 두 가지 이야기를 했다. ‘얼마를 버느냐’에 매몰되지 않으려고 적극적으로 소비를 줄이면서 새 일을 찾아나선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봤고, 우리 사회 전반의 임금격차와 불안정성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도 돌아봤다.

두 이야기는 다른 것 같지만 연결된다. 지극히 적은 수의,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고소득 일자리’에 대한 집중을 멈추자는 것이다. 지금의 사회구조와 능력주의를 그대로 둔 채로 ‘월 얼마’에만 초점을 맞추면 외환거래, 주식 단타매매, 건물 경매로라도 그 금액만 맞추면 된다는 유혹만 많아질 뿐이다.
그보다는 ‘적당히 벌어서 잘 살 수 있는 방법’들이 많아져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잘 산다는 것에 대한 정의, 즉 ‘좋은 삶’의 방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삶을 채우기 위한 ‘좋은 일’을 찾아야 한다.

희망제작소가 이 연재 시리즈와 아래의 설문조사를 통해 ‘좋은 일’의 상(像)을 찾아보자고 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각자 원하는 일의 기준은 다르겠지만 이를 최대한 모아보면 ‘이런 요건들이 갖춰진 일이 좋은 일’이라는 공감대가 생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요구는 보다 단순명료해질 수 있다. 우리 사회에 ‘좋은 일’이 많아지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한다면 하나를 만들어도 ‘좋은 일’로 만들도록, 기업을 지원한다면 ‘좋은 일’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곳을 지원하도록 요구하면 된다. 그럴 수 있을지 없을지는 언제나 그렇듯,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에 달려있다.

글_황세원(연구조정실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_이우기(사진작가)‧우성희(시민사업그룹 연구원 / [email protected])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스토리팜’을 아시나요? 농업인을 꿈꾸는 장수군 고등학생들이 10년 후 농촌에서의 내-일을 꿈꾸며 만든 팀인데요. 2017년 내-일상상프로젝트에서 ‘스토리팜’을 처음 만났습니다.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활동한 이들은 현재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각자 다양한 분야에서 살아가고 있는데요. 안정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청소년이 자신의 재능과 지역의 필요를 연결해 창의적인 일을 기획(창직)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로,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을 받아 총 3년에 걸쳐 진행됩니다. 1차 년도(2016년)에는 전주‧완주·순창 지역의 청소년들이, 2차 년도(2017년)에는 장수‧전주‧진안 지역의 청소년들이 함께했습니다. 3차 년도(2018년) ‘내-일상상프로젝트’는 그간 참여하였던 장수·전주·진안·순창 지역의 정소년들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꿈과 진로를 고민하고 탐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합니다. 많은 분의 관심과 응원 바랍니다.
tyle-2hl-1 tyle-2hl-2 tyle-2hl-3 tyle-2hl-4 tyle-2hl-5 tyle-2hl-6 tyle-2hl-7 tyle-2hl-8 tyle-2hl-9 tyle-2hl-10 tyle-2hl-11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내-일상상프로젝트’는 버버리기금으로 지원되는 사업이며, 희망제작소․전주 YMCA․장수 YMCA․진안교육협동조합 마을학교․순창 청소년수련관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이 자신의 재능과 지역의 필요를 연결해 창의적인 일을 기획(창직)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로, 상상학교․상상캠프․내일생각워크숍․내일찾기프로젝트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청소년들이 내 일(my job)을 통해 내일(tomorrow)을 상상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금, 2018/04/27- 21:45
232
0
[공지]  노동법 알리기 및 토론회 등 시민대상 캠페인 사업  기부금품사용 세부내역 보고   손잡고는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제 19조 4항에 따라 등록번호 제 […]
일, 2018/04/29- 21:23
116
0
[취재요청서-국가손배대응모임] [기자회견 – 5/2 오전11시 경찰청앞]   [2015년 세월호 집회에 대한 경찰의 손해배상 청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경찰은 세월호 가족과 시민에 대한 ‘괴롭힘소송’ 즉각 멈추라   1. 민주주의의 […]
월, 2018/04/30- 10:36
174
0
  2015년 세월호 집회에 대한 경찰의 손해배상 청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 “경찰은 세월호 가족과 시민에 대한 ‘괴롭힘소송’ 즉각 멈추라” 기자회견 보도자료 전문 다운로드 : 기자회견_보도자료_경찰은_세월호_가족과_시민에_대한_괴롭힘_즉각_멈추라_180502   세월호 참사 4주기가 […]
수, 2018/05/02- 11:10
127
0
  [공고문]  제4회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   (The 4th Labor Law Moot Court Competition)    손잡고(손배가압류를잡자!손에손을잡고)와 서울대학교공익인권법센터는 노동문제 현안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법학전문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한 모의법정 […]
수, 2018/05/02- 17:31
195
0

<사람이 보이는 교역, 함께 커나가는 관계! 민중교역 컨퍼런스>

– 일시: 2018년 5월 12일(토) 오후 2시-5시
– 장소: 신촌 앨리스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5다길 10, 상호빌딩 B1)
사전신청 클릭 : https://goo.gl/forms/s81WAn6W2d7Gj9nF3

한살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수, 2018/05/02- 21:01
187
0
[손잡고 논평] 기아차비정규직 고공농성에 대한 검찰의 징역 구형을 규탄하는 논평 비정규직 농성이 ‘유죄’라니, 검찰은 현대기아차의 ‘불법파견’ 원죄를 물어라!   검찰이 2015년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공농성에 대해 징역 […]
금, 2018/05/04- 14:35
145
0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청소년이 자신의 재능과 지역의 필요를 연결해 창의적인 일을 기획(창직)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로,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을 받아 총 3년에 걸쳐 진행됩니다. 1차 년도(2016년)에는 전주‧완주·순창 지역의 청소년들이, 2차 년도(2017년)에는 장수‧전주‧진안 지역의 청소년들이 함께했습니다. 3차 년도(2018년) ‘내-일상상프로젝트’는 그간 참여하였던 장수·전주·진안·순창 지역의 청소년들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꿈과 진로를 고민하고 탐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합니다. 많은 분의 관심과 응원 바랍니다.

2018 내-일상상프로젝트 3차 년도 사업을 시작하면서 올해 스무 살이 된 기존 참가자들을 다시 만나보았습니다. 1차 년도 참가자인 이동연(전주) 님, 서명원(순창) 님과 2차 년도 참가자인 한가현(장수) 님인데요. 스무살이 된 지금, 세 참가자는 어떤 삶을 보내고 있을까요? 인터뷰는 총 3회에 걸쳐 연재됩니다.

③ 진로교육, 그게 뭔데?

▲ 사진 왼쪽부터 한가현 님, 이동연 님, 서명원 님

▲ 사진 왼쪽부터 한가현 님, 이동연 님, 서명원 님

스물.
어떤 이는 청소년 시기를 끝내고 무엇이든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나이로 보지만,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고 더 깊게 미래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나이로 보는 이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그 삶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고민하는 시간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이를 ‘진로’나 ‘꿈’이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아주 흔하게 쓰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오릅니다. 우리는 10대 때의 꿈을 얼마나 실현하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이번 2편 ‘진로교육, 그게 뭔데?’는 지난 1편 ‘열아홉에서 스물까지’에 이어 내-일상상프로젝트 1·2차 년도 참가자들과 나눈 대화를 ‘진로’, ‘꿈’, ‘일’ 등의 키워드로 풀어보았습니다.

“대학생이 된 후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나요?”

이동연 : 제가 다니는 학교는 2년제라 시간표를 짜줘요. 수업과 수업 사이에 쉬거나 도서관에 가거나 토익공부를 하고 있어요. 고등학교 때 영어를 제대로 공부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또 자격증 시험도 준비하고 있어요.

서명원 : 전공인 컴퓨터 관련 이론과 언어 등을 배우는데 재미있어요. 다만 교수님이 수업 시간을 제대로 배분하지 못하셔서 아쉬워요. (웃음) 수학 강의를 할 때 ‘너희들 다 배웠지?’ 하면서 그냥 넘어가는 것도 있고요. 수업이 없을 땐 컴퓨터 동아리와 봉사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지금은 학교 생활만 해도 시간이 없어서 아르바이트는 못 해요.

한가현 : 저는 기숙사에서 지내니까 학교와 거리가 가까워서 자체휴강하는 경우도 있어요. 공강 시간에는 동아리방에서 지내요. 영어봉사 동아리인데, 학술공부도 함께 하면서 시니어분들 대상으로 봉사를 하고 있어요.

“지금의 진로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희망제작소(이하 ‘희망’) : 동연 님은 고등학교에서 토목을 전공했는데 대학에 오면서 기계로 바꿨다고 들었어요. 어떤 이유인가요?

이동연 : 토목으로 고등학교 졸업하고 취업을 했어요. 그런데 들었던 것보다 여건이나 임금 등이 안 맞아서 그만두게 되었어요. 그리고 대학 몇 군데에 수시모집 원서를 냈는데, 그게 다 붙었어요. 그중 제일 마음에 들었던 기계과로 오게 되었어요.

희망 : 전공은 괜찮은데 환경과 조건이 맞지 않아서 그만두게 된 건가요?

이동연 : 토목과 자체는 잘 맞았어요. 성적도 잘 나왔고 자격증도 친구들보다 많이 땄으니까요. 일이 안 맞았던 것 같아요. 관리직이긴 했지만 현장에 나가는 경우도 많았고, 일 자체가 위험했어요. 땅 구덩이 몇십 미터 파놓은 데에 내려가기도 하고, 거기에 걸쳐 서서 측량을 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래서 좀 더 큰 회사에 가서 제대로 된 관리 일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명원 : 저는 컴퓨터소프트웨어학과예요. 고등학교 때부터 관심 있었던 분야예요. VR 쪽으로 진로를 정하고 관련 학과에 지원했어요. 지금은 천안에서 공부하고 있는데요. 2학년 때부터 VR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거든요. 기회가 된다면, 그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하면서 결과물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 한가현 님

▲ 한가현 님

한가현 : 저는 원래 사회복지사가 꿈이었는데 간호 쪽에도 관심이 있어서 간호학과에 지원했어요. 보건행정을 복수로 전공하고 있어요. 2학년 올라가면 사회복지도 복수전공을 할 수 있어요.

희망 : 꿈은 어떻게 정하게 되었나요?

한가현 : 언니가 간호사 일을 배우고 있어요. 언니랑 같이 공부 하면 좋을 것 같아서 선택했어요.

서명원 : 중학생 때 핸드폰이 깨졌어요. 할 게 없으니까 책을 읽었죠. 만화, 소설을 많이 봤는데 미래 기술 이용하는 게 나와서 가상현실을 처음 접했어요. VR과 AR로 공간의 제약 없이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어요. 고등학교 진학 할 때 주위 친구들 보면, 꿈이 없거나 선생님 말씀에 쉽게 진로를 정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이런 경향은 미래에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VR을 진로콘텐츠에 접목하면, 꿈을 정하는 것에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희망 : 친구들이 진로를 막연하게 느끼던가요?

서명원 : 물론 꿈이 확실한 친구도 있어요. 하지만 아닌 경우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하라는 걸 하더라고요.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는 친구들에게는 선생님이 ‘이거 해’라고 말씀하시거든요. 생활기록부에 적어야 하니까요. 그렇게 적고 쭉 가는 거죠.

한가현 : 맞아요. 선생님이 성적에 맞춰서 진로를 정해주면, 그걸 따라가는 경우가 많았어요.

▲ 서명원 님

▲ 서명원 님

“지금까지 받은 진로교육과 앞으로 받을 진로교육은 어떻게 다른가요?”

희망 : 지금 다니는 대학에서는 주로 어떤 진로교육을 하고 있나요?

서명원 : 3, 4학년 대상으로 창업동아리를 지원해주거나 진로상담, 취업 강연 등이 있어요.

한가현 : 제가 다니는 학교는 취업한 선배들이 와서 하는 특강이 있는데 1, 2학년이 참여할 수 있어요.

희망 : 고등학교 때와 비교했을 때 어떤가요?

한가현 : 고등학교는 꿈을 심어주고, 대학교는 꿈을 파괴해요.

서명원 : 고등학교 때는 3D프린팅 같이 뜨는 직업에 종사하는 분들을 초청해서 1~2시간 강연을 하거나, 아무도 관심 없는 바리스타 불러서 커피 제조법을 알려주곤 했어요. 대학에는 진로 관련 프로그램이 꾸준히 있는 것 같고, 창업캠프라는 것도 있더라고요.

희망 : 고등학교 때 했던 진로교육 프로그램이 도움이 안 됐나요?

서명원 : 네. 저는 VR 관련 강의를 듣고 싶다고 건의도 했어요. 학생들이 관심 있는 사람들을 불러달라고 했더니 설문조사를 했어요. 그런데 의견이 다양하게 나오니까 안 부른 것 같아요. 선생님이 꿈인 친구들도 있을 텐데 안 부르고, 공감될 만한 사람도 안 부르고.

▲ 이동연 님

▲ 이동연 님

이동연 : 고등학교랑 대학교랑 확실히 다른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는 대학 캠퍼스나 취업 현장에 방문하고, 선배들 불러와서 이야기 듣는 게 다였거든요. 지금은 2학기에 듣는 대기업 프로그램이 따로 있어요. 자기소개서 작성법, 면접 기술, 영어 스피킹 교육 등이 있는데 고등학교 때와는 차이가 있어요.

희망 : 고등학생 때, 학교 프로그램에서 아쉬운 점은 무엇이었나요?

이동연 : 선생님들이 너무 좋은 현장만 데리고 간 게 아닌가 싶어요. 상위권 성적 학생이 갈만한 곳만 보여주신 거죠. 비현실적이었어요.

희망 : 실제 취업했을 때 괴리감을 느꼈나요?

이동연 : 그렇죠. 제가 봤던 실습 현장이 공기업이라면, 실습하거나 취업한 건 중소기업인 거죠. 일하는 방식이 전혀 다르니까 학교 프로그램이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희망 : 그러면 학교에서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도움이 될까요? 가령 토목으로 취업했을 때의 현실을 알았다면 애초에 더 나은 진로를 모색할 수 있었을까요?

이동연 : 고등학교 1학년 때 알았다면 공기업이나 공무원을 준비했겠죠. 조금 더 일찍 준비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아있어요.

▲ 사진 왼쪽부터 서명원 님, 이동연 님

▲ 사진 왼쪽부터 서명원 님, 이동연 님

한가현 : 저는 아직 진로나 취업에 조급함이 없는 것 같아요. 자격증을 따고 싶긴 한데 학교에서 인정해주는 자격증은 2학년 때부터 가능해서 천천히 하려고 해요. 1학년 때는 노는 시기랄까요? 그래도 원하는 프로그램이 학교에 다 있어서 더 필요한 건 없어요.

서명원 : 고등학교 때 내-일상상프로젝트 하면서 만났던 교수님과 선생님들이 저는 창업이 잘 맞는다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VR 분야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직업이 없어요. 그래서 두려움이 있죠. 다른 직업은 만든 길을 따라가면 될 텐데 저는 그렇지 않잖아요. 그래도 지금 제가 걸어가고 있는 길이 맞는다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희망 : 그런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도움받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요?

서명원 : 학교가 VR 분야를 많이 밀어주니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교수님께 도움을 받고 싶어요. 조언이 필요한 거죠. 두려워서 아무것도 안 보이니까 창업자에게 직접 메일을 보낸 적도 있어요.

“우리는 원하는 삶에 하고 싶은 일을 더하는 걸까요? 아니면 원하는 삶으로 가기 위해 무언가를 더해야 하는 걸까요?”

이동연 :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 같아요. 원하는 삶은 일 안 하면서 돈 버는 것, 건물주 같은 거 아닐까요?

희망 : 본인은 목표가 명확하다고 생각하나요? 그런 목표가 있음에도 막연함을 느끼나요?

이동연 : 일단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정하긴 했어요. 하지만 그것만 바라봤는데 안 될 수도 있잖아요. 그런 생각들이 겹쳐서 막연하게 느껴져요.

아직은 취업에 대한 조급함 없이 대학 새내기로서 캠퍼스의 낭만을 누리는 스무살과, 자신이 정한 꿈을 향해 명확하게 화살을 조준하면서도 가지 않은 길에 대해 두려움을 안고 있는 스무살, 일찌감치 사회를 경험하고 보다 안락한 삶을 위해 고등학교 때도 안 하던 공부에 매진 중인 스무살까지… 우리가 만난 스무살들은 저마다의 꿈과 목표, 각자의 색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스무살은 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주기도, 앞으로 헤쳐가야 할 삶에 대한 막연함을 안겨주기도 했는데요. 대학생이 되어 사회를 맞이한 지금, 10대 때 꾸었던 꿈 그리고 앞에 놓인 현실 속에서 이들은 어떤 내일을 상상하며 오늘을 살아갈까요?

그 과정에서 진로교육은 어떤 메시지와 내용으로 다가가야 할까요? 고등학교 때 받은 진로교육 프로그램에 아쉬움을 남기고 졸업한 친구들을 보며,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어떠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만약 다시 내-일상상프로젝트에 참여한다면 어떤 활동을 해보고 싶은지, 후배들이 참여하는 올해 프로그램은 어떻게 개선됐으면 좋겠는지 등 참여할 당시에는 물어보지 못했을 이야기까지 나누었습니다.

연재 마지막인 3편 ‘내-일상상프로젝트, 그 후(가제)’는 지난 2년간 진행했던 내-일상상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5월 넷째 주 아름다운재단과 희망제작소 및 협력기관 홈페이지와 블로그, 페이스북에 게시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 글 : 김수영 | 일상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조현진 | 일상센터 팀장 · [email protected]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내-일상상프로젝트’는 버버리기금으로 지원되는 사업이며, 희망제작소․전주 YMCA․장수 YMCA․진안교육협동조합 마을학교․순창 청소년수련관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이 자신의 재능과 지역의 필요를 연결해 창의적인 일을 기획(창직)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로, 상상학교․상상캠프․내일생각워크숍․내일찾기프로젝트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청소년들이 내 일(my job)을 통해 내일(tomorrow)을 상상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화, 2018/05/15- 20:33
84
0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청소년이 자신의 재능과 지역의 필요를 연결해 창의적인 일을 기획(창직)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로,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을 받아 총 3년에 걸쳐 진행됩니다. 1차 년도(2016년)에는 전주‧완주·순창 지역의 청소년들이, 2차 년도(2017년)에는 장수‧전주‧진안 지역의 청소년들이 함께했습니다. 3차 년도(2018년) ‘내-일상상프로젝트’는 그간 참여하였던 장수·전주·진안·순창 지역의 청소년들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꿈과 진로를 고민하고 탐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합니다. 많은 분의 관심과 응원 바랍니다.

2018 내-일상상프로젝트 3차 년도 사업을 시작하면서 올해 스무 살이 된 기존 참가자들을 다시 만나보았습니다. 1차 년도 참가자인 이동연(전주) 님, 서명원(순창) 님과 2차 년도 참가자인 한가현(장수) 님인데요. 스무살이 된 지금, 세 참가자는 어떤 삶을 보내고 있을까요? 인터뷰는 총 3회에 걸쳐 연재됩니다.

② 열아홉에서 스물까지

▲ 사진 왼쪽부터 한가현 님, 이동연 님, 서명원 님

▲ 사진 왼쪽부터 한가현 님, 이동연 님, 서명원 님

나만 이래? 다들 행복했니, How about your 20, Girl?
왜 이래? 다들 짜릿했니, How about your 20, Girl?

숨막히는 사랑 올 줄 알았어
마치 내게 신세계 열릴 것처럼 Stupid
Just Petty days Just Bubble days Goodbye 20

– 김예림, Goodbye20

발매된 지 5년 가까이 된 노래지만 여전히 지금의 스무살과 맞지 않는 듯하면서도 맞는 듯한 가사입니다. 여러분은 스무살이 되던 해를 기억하나요? 열아홉에서 스물이 되었을 때, 청소년에서 어른이 된 것처럼 나의 ‘일’상이 확연히 달라졌나요?

이번 기획 인터뷰는 지난 티저편으로 시작된 내-일상상프로젝트 1·2차 년도 참가자들과의 대화를 ‘열아홉’, ‘스무살’을 키워드로 풀어본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티저 : ‘스무살, 1도 모르겠는 내-일’ 보기)

▲ 사진 왼쪽부터 한가현 님, 희망제작소 김수영 연구원

▲ 사진 왼쪽부터 한가현 님, 희망제작소 김수영 연구원

“청소년이었을 때와 성인이 된 지금, 정말 다르다고 느낀 게 있었나요?”

한가현 : 우선 청소년 때 못했던 걸 하고 있다는 점? 청소년은 학교에서 정해주는데 대학생이 되면 다 스스로 해야 해서 행동에 대한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희망제작소(이하 ‘희망’) : 청소년 때 못했던 건 뭐였어요?

한가현 : 술 마시는 거요. 또 청소년 때는 아르바이트도 할 수 있는 나잇대가 있어요. 밤늦게까지 일을 못했는데, 이제는 시간 상관없이 할 수 있어요. 퇴근 시간이 밤 열두 시, 새벽 두 시 이렇게 될 때도 있어요.

희망 : 청소년 때와 일상이 아주 다르다고 느끼나요?

이동연 : 확실히 달라요. 어차피 저는 취업하기로 마음을 먹었으니까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요. 고등학교 때는 학교에 아침 10시쯤 가고 공부 안 하고 설렁설렁 다녀도 졸업을 하고 취업이 됐어요. 하지만 지금은 출석도 잘해야 하고, 성적도 관리해야 하니까 고등학교 때보다 하루가 짧아진 느낌이에요. 공부하면서 알아간다는 게 재밌어지기도 했고요.

희망 : 일상을 스스로 관리하고, 자기 일에 대한 책임감이 생겼기 때문에 공부하게 된 건가요?

이동연 : 네. 대학은 1학년이라도 나잇대가 다양하더라고요. 같은 1학년인데, 28살 형도 있고 그런데, 저보다 취업이 더 급할 수 있잖아요. 그분들이 분위기를 잡아주니까 따라가는 것 같아요.

서명원 : 저는 고등학교 때 기숙사 생활을 해서 그런지 일상이 많이 달라지지는 않았어요. 대신 대학교는 밥을 해주지 않아요. 제가 차려 먹어야 해요. 누군가 뭔가를 알려주지 않아요. 제가 스스로 알아가고, 스스로 수업 신청하고, 그래야죠. 또 고등학교 때는 선배, 후배끼리 교류를 안 했거든요. 지금은 제가 1학년이라 후배는 없지만 선배들이 많이 살펴봐 주고 잘해주는 게 다른 것 같아요.

한가현 : 대학교는 고등학교 때처럼 ‘이렇게 해야 한다’라고 알려주는 게 아니라서 서로 물으며 답을 찾아가야 하는 것 같아요. 직접 선배들한테 물어볼 것도 많고, 교류를 많이 해야 해요.

“스무 살이 돼서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요?”

서명원 : 제약이 없어요.

희망 : 성인이 되었다는 해방감인가요?

서명원 : 해방감과 동시에 다시 또 묶이는 것 같아요. 비유하자면 걷고 있는 사람한테 날개를 줘요. 우리는 날 수 있는 자유를 얻어요. (그래도) 못 나가죠. 무서우니까.

희망 : 갑자기 주어진 자유의 느낌인가요?

서명원 : 그렇죠. 그게 맞는 것 같아요. 갑자기 주어진 혜택?

▲ 서명원 님

▲ 서명원 님

한가현 :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해요. 제가 호기심이 많은 것도 있지만, 날개를 주고 날아봐라 하면 날 것 같아서 공감되진 않아요.

희망 : 그렇다면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한가현 : 일단 술을 마실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고등학교는 연애 하면 눈치 보이잖아요. 대학교는 CC(Campus Couple)이 있으니까.

희망 : 가현 님은 대학 새내기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는 것 같아요.

“본인이 기대한 대학 생활이 있었나요? 실제로 나의 생활과 비슷한가요?”

한가현 : 조금 달라요. 대학교 입학하면 친구들이랑 밤늦게까지 카페나 도서관 가서 공부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입학하고 2주 정도는 대면식 한다고 밤까지 행사가 있었어요. 힘들었죠.

이동연 : 저는 술을 좋아해서 괜찮았어요.

희망 : 동연 님은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취업해서 사회생활을 하다가 대학에 갔잖아요. 대학 가기로 마음먹으면서 이것저것 많이 계획했을 것 같은데, 잘 지키고 있나요?

이동연 : 네. 비교적. 저는 2년 알차게 공부해서 좋은 곳에 취업하자고 생각했거든요. 처음 생각대로 가려고 하는 의지도 있고, 하루 정도는 괜찮은데 일주일을 방탕하게 쓰지는 말자고 다짐했고 또 지키려 노력하고 있어요. 그 시간에 공부하고 자격증 따고 그러려고요. 제가 조금은 다른 상황이다 보니까.

서명원 : 저는 술을 좋아하지 않아요. 술자리에서 게임 하잖아요. 우리 지역(순창)은 그냥 이야기하면서 술을 마시는데, 학교에서는 무작정 게임부터 하니까. 저는 게임을 모르고, 못하잖아요. 그래서 잘 안 먹게 돼요.

희망 : 동연님은 본인이 조금 다른 상황이라고 했죠.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생각하나요?

이동연 : 놀 때 같이 놀지 못한다는 점? 수업시간이 겹치는 것도 있고요. 우리 학교는 무조건 9시에 강의를 시작하거든요. 전날 늦게까지 못 노니까 웬만하면 평일에 잘 안 나가는 것 같아요. 그 시간에 취업 준비를 한다는 생각도 있고. (나중에) 돈 벌어서 여유를 즐기고 싶어요.

한가현 : 지금 즐겨야 해. 나중에 돈 벌어서 하려면 체력이 안 따라줘.

이동연 : 카메라를 사서 사진을 찍거나 여행도 종종 다니고. 아예 공부에 미쳐 사는 것까진 아니고 평일엔 열심히 살고, 주말에 놀자 느낌이에요.

▲ 이동연 님

▲ 이동연 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평소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내일을 준비하는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연애, 여행, 술 등 새내기의 생활을 즐길 때도 있지만, 다가오는 중간고사와 자격증 공부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하는데요. 감사하게도 한 친구는 이번 인터뷰로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여 좋았다는 소감을 남겨주었습니다.

중간고사, 자격증 등이 언급되면서 자연스레 대화의 주제가 전공과 앞으로의 진로계획으로 넘어갔는데요. 더불어 고등학교에서 배웠던 진로교육이 실제 나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대학교에서 제공하는 진로교육은 어떠한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 내용은 2편 ‘진로교육, 그게 뭔데?(가제)’에서 소개해 드립니다.

2편은 5월 15일(화), 아름다운재단과 희망제작소 및 협력기관 홈페이지와 블로그, 페이스북에 연재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 글 : 김수영 | 일상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조현진 | 일상센터 팀장 · [email protected]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내-일상상프로젝트’는 버버리기금으로 지원되는 사업이며, 희망제작소․전주 YMCA․장수 YMCA․진안교육협동조합 마을학교․순창 청소년수련관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이 자신의 재능과 지역의 필요를 연결해 창의적인 일을 기획(창직)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로, 상상학교․상상캠프․내일생각워크숍․내일찾기프로젝트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청소년들이 내 일(my job)을 통해 내일(tomorrow)을 상상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수, 2018/05/09- 21:06
73
0
[경찰청의 경찰개혁위 권고 수용 의사 표명에 대한 논평] 경찰개혁위 권고 수용 환영하며, 국민에 대한 괴롭힘 소송을 철회하길 바란다   경찰이 기본권을 행사한 국민을 상대로 제기한 ‘괴롭힘 […]
월, 2018/05/21- 13:29
51
0

우리는 모든 GMO를 반대한다

2018 몬산토반대시민행진

 

몬산토 반대시민행진 March Against Monsanto는 매년 5월 셋째 주 토요일,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행사로 GMO에 반대하는 지구시민들이 함께 하는 행동입니다.

 

2018 몬산토반대시민행진을 맞아 5월 셋째 주 토요일인 지난 5월 19일, 서울 파이낸스 센터 앞에 한살림을 비롯한 250여 명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우리는 모든 GMO를 반대한다”는 주제로 ▲GMO완전표시제 시행 ▲GMO없는 공공·학교급식 도입 ▲LMO유채 검역강화 등 정부 부처에 대한 요구사안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GMO 관련 우려와 걱정 등 다양한 시민발언이 이어졌습니다.

 

시민발언의 첫 순서를 연 오세영 GMO반대전국행동 상임집행위원장은 GMO완전표시제 국민청원 경과를 소개했습니다. “지난 3월 초부터 한 달간 진행된 GMO완전표시제 국민청원은 청원인 수 총 21만 6,886명을 기록하며 성사되었으나 이에 대한 청와대 답변은 초보적 수준에 그쳐 현재 <GMO반대전국행동은>은 청와대의 재답변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낸 상태“라며 ”GMO완전표시제 시행과 GMO없는 공공급식과 학교급식의 도입, Non-GMO표시 관련 현행 식약처고시 개정을 주요내용으로 다룬 국민청원은 국민의 알 권리와 선택할 권리를 보장하고 논란중인 GMO식품을 최소한으로 제한하자는 국가적 관리에 대한 요구였으나 청와대는 전형적인 책임회피 방식으로 답변에 임하고 있다“고 일갈하며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 이행 문제이기도 한만큼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답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외에도 시민발언자로 나선 한살림천안아산생협의 김인해 활동팀장은 2017년 5월 강원도 태백에서 LMO(살아 번식이 가능한 GMO)유채가 발견된 것을 계기로 시작된 <한살림자생GMO조사단>활동을 소개하며 충청남도 홍성과 예산 지역에서 아직까지도 LMO유채가 발견되고 있고 생태계 유출로 인한 오염을 막기 위해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직접 채취한 유채와 LMO유채가 발아한 현장사진을 가져와 시민들과 나누기도 했습니다.

 

한편, GMO반대전국행동 소속단체인 한살림연합의 곽금순 상임대표와 행복중심생협연합회 강은경 회장은 <대만.일본.한국 GMO반대운동연대선언>을 함께 낭독하며 <동아시아 GMO반대운동연대>의 결성과 함께 앞으로 동아시아 3국이 GMO 대응운동을 함께 전개할 것임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약 1시간가량 시민발언이 진행된 후 몬산토반대시민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은 다양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종로거리를 따라 인사동거리를 거쳐 행진을 진행했고 행진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시민들에게 GMO를 알리는 리플렛을 나눠주는 등 GMO문제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를 호소했습니다.

 

한살림은 앞으로도 ▲GMO완전표시제 시행 ▲GMO없는 공공·학교급식 도입 ▲LMO유채 검역강화 등을 위해 조합원 여러분과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입니다. 더 많은 조합원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로 만들어가겠습니다.

 

 

2018년 대만.일본.한국 GMO반대운동연대선언

생물다양성의 유지、식량주권의 보장、먹거리 알 권리의 요구

 

GMO식품이 상업화된 지 20년이 지났고 콩, 옥수수, 면화, 유채 등 4가지 유전자변형농산물 및 식품은 우리 생활 속에 널려 있을 뿐만 아니라 환경생태, 인체건강, 식량주권 및 국제무역 등에 크고 복잡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아시아에 위치한 대만, 일본, 한국은 아직 유전자변형작물을 재배하지 않았지만 모두 다국적 기업으로부터 유전자변형원재료에 대한 강력한 덤핑 수출 압력을 받고 있다. 대만은 전세계에서 식용 및 사료용 유전자변형 대두를 직접 대량으로 수입하는 소수나라 중의 하나가 되었고 한국은 해마다 약 천만 톤의 유전자변형 원재료를 수입해 왔으며 일본은 300품목 이상의 유전자변형 식품 및 첨가 원재료에 대해 수입 허가를 하였다. 심지어 GMO 원재료의 수입으로 인해 GMO 작물이 자생하는 오염 사건도 발생했고 각 나라의 농업 생산 및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만, 일본 및 한국의 국내농업 발전과 소비자 권익 보호에 관심을 가지는 시민단체들은 여래 해 동안 각각 자국내에서 GMO반대운동을 펼쳐왔다. 이에 따라 단계적 성과도 이룩해 냈고 그 중에는 3개국이 모두 GMO표시 규제를 개정한 것, 한국 정부가 GMO작물의 상용화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것, 그리고 대만 학교 급식에서 GMO식재료의 사용금지를 입법한 것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MO종자를 장악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이 인수합병을 통해 지속적으로 독점세력을 확대하고 있는데다 신세대의 유전자기술을 적용한 생물체가 모니터링 없이 시장에 진입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인력과 자금이 부족한 우리 GMO반대운동의 시민단체들은 국제연대를 통해 이러한 것들이 우리 생활에 침투하는 것을 막고자 한다.

2018년 5월 전세계 공동행동인 “몬산토반대시민행진” 직전, 대만, 일본 한국 등 3개국의 GMO반대운동 시민단체연맹 대표들이 처음으로 대만에 다같이 모여 “생물다양성의 유지, 식량주권의보장, 먹거리 알 권리의 요구” 등을 촉구하고 “동아시아 GMO반대운동연대”를 결성하기로 하였다. 또한 향후 서로 긴밀한 교류와 협력을 유지해 나가며 모든 사람들이 안전한 먹거리를 먹을 수 있는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사회를 만들 것이다.

2018.5.19

수, 2018/05/23- 19:24
156
0

태국방문단 한살림 견학

 

한살림의 도농직거래 모델 견학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만드는 협동조합 배워

살림의 가치를 바탕에 둔 사업과 운동

‘태국살림’을 향한 영감

 

▲한살림 우리씨앗농장

 

한살림의 도농직거래 모델을 배우기 위해 지난 5월 9일부터 4일간 태국방문단이 한살림을 견학했습니다. 총 4개 단체, 18인으로 구성된 방문단은 재작년 서거한 태국 푸미폰 국왕의 ‘자급경제 철학’을 기본으로 태국 현지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만드는 유기농산물 직거래사업을 만드는 데에 시사점과 적용가능한 지점을 찾고자 방문한 것으로, 한살림 생산지(한살림괴산생산자연합회, 한축회 TMR사료공장, 우리씨앗농장, 눈비산마을, 한살림아산생산자연합회, 푸른들영농조합)뿐 아니라 안성물류센터, 배송센터(한살림서울생협 북부센터), 생협조직(한살림서울생협 북부지부)까지 한살림의 전반적인 물류흐름을 살피고 이를 지탱하는 협동조합 관계 속의 다양한 운영방식을 살폈습니다.

 

▲괴산, 트럭으로 잠깐 이동하는 태국방문단

▲한살림축산의 본거지 괴산의 개방형 축사. 볏짚을 섞은 친환경 사료(TMR)을 먹이고 경축 순환을 추구한다.
▲한살림 축산생산자, 한축회 실무자와 함께

▲한살림 우리씨앗농장
▲한살림 우리씨앗농장 안상희 대표에게 태국 토종쌀을 전달하는 태국 방문단
▲태국 스님들과 눈비산마을의 조희부 님
▲눈비산마을
▲한살림 괴산생산자연합회
▲한살림서울생협 북부센터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는 매개인 한살림 물품을 나르는 공급차량 앞에서

▲한살림서울생협 북부지부
▲한살림 미아매장

 

밥상살림·농업살림·생명살림 가치 하에 ‘생산과 소비는 하나’라는 생각으로 국내 친환경유기농업 확대에 힘써 온 한살림은, 생산과 소비를 각각 조직하고 연결하여 기존의 시장질서와는 다른 경제질서를 내부로부터 만들어내고 이를 지속할 수 있도록 구성원들의 참여와 개입을 다양한 방식으로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태국방문단에게 ‘태국살림’이라는 영감을 주었습니다.

태국방문단은 견학 일정동안 한살림 운동의 다양한 특징- 생태순환, 친환경유기농, 자급경제, 지속가능성, 참여, 협동조합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태국에서도 한살림과 같은 운동이 시작될 수 있도록 이후 상호교류의 지속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한살림연합 곽금순 상임대표와 태국방문단

 

▲한살림연합 사무실 앞에서

 

‘모든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한살림 운동’이 국경을 넘어 지구 곳곳에 뿌리내려 싹틔우길 바라봅니다.

수, 2018/05/16- 18:16
219
0

필리핀 설탕 생산공동체 기금 협약식

 

지난 5월 11일, 한살림은 필리핀 사탕수수 생산공동체 2곳 및 필리핀 알터트레이드재단과 함께 <필리핀 설탕 공동체 기금 협약식>을 가졌습니다.

한살림은 2016년 처음 마스코바도(필리핀 네그로스산 비정제당)를 시범 공급한 이래, 취급생협 수가 2016년 14개에서 2017년 17개, 올해는 18개로 확대되었습니다.

마스코바도는 단순한 설탕이 아닌 ‘민중교역’을 대표하는 상징적 물품입니다. 1980년대 중반, 필리핀 네그로스 지역주민들을 돕고자 시작된 원조활동이 사탕수수 생산공동체의 자립을 지원하는 활동으로 발전하면서 필리핀 네그로스 지역주민들은 더 이상 원조의 대상이 아닌 자립의 주체가 되었습니다. 한살림 역시 필리핀 네그로스 사탕수수 생산자의 자립과 역량강화를 돕고 국경을 넘은 도농교류활동으로 연대의 깊이를 더하고자 올해부터는 마스코바도 물품에 적립한 기금으로 필리핀 설탕 생산공동체를 돕는 기금프로젝트를 운영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에 필리핀 알터트레이드재단 대표 아리엘 기데스와 기금 프로젝트를 진행할 생산공동체 2곳인 아마노AMANO의 알세니오 비야민토 의장, 유니프왁UNIFWAC의 멜키아데스 도밍고 부의장이 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협약기금은 마스코바도 1kg당 100원씩 적립하여 조성되며 다음의 목적 1) 필리핀 설탕 생산공동체의 지속가능한 농업과 생산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자연농업 및 유기농업을 통한 생태순환농업을 추진한다; 2) SAVE지속가능농생태마을을 필리핀 설탕 생산공동체의 생산공동체의 발전모델이자 기본 틀로 채택한다; 3) 민중교역을 통해 생명의 가치를 실현하는 생산자의 삶을 돕는다는 점을 한살림 조합원들이 실감하도록 한다; 에 부합하는 작물다양화 및 양돈, 양계 사업을 2년간 진행할 예정입니다.

 

한살림 물품은 한살림 생산자와 조합원이 함께 만드는 연대 관계의 결실이자, 한살림 운동의 표현입니다. 이 기금 프로젝트를 통해 한살림과 필리핀 설탕 생산공동체가 2016년부터 형성한 생산-소비관계가 생태순환, 식량자급, 협동의 가치를 나누는 신뢰와 연대의 관계로 보다 단단해지길 기대합니다.

필리핀 설탕 생산공동체 기금 협약 발표자료

 

필리핀 설탕 생산공동체 기금 프로젝트 경과는 앞으로 조합원들과 정기적으로 나눌 예정입니다.

수, 2018/05/16- 14:41
153
0

2018 몬산토반대시민행진

 

 

5월 셋째주 토요일, 올해에도 어김없이 GMO를 반대하는 전세계 시민들이 모여, 몬산토반대시민행진 March Against Monsanto라는 이름 하에 “안돼요! GMO!”를 다같이 외칩니다. 5월 19일에 진행되는 2018 몬산토반대시민행진에는 한살림을 비롯한 GMO반대전국행동 등 총 57개 단체가 함께  진행한 ‘GMO완전표시제 국민청원’ 경과보고와 다양한 시민발언, 그리고 한국, 대만, 일본 등 3개국의 시민들이 공동으로 발표하는 <한국.대만.일본 GMO반대운동연대선언> 등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한살림은 올해 상반기 한살림 조합원들이 진행한 <한살림 국내자생GMO조사단>의 활동보고 및 LMO(살아서 번식이 가능한 GMO) 여부를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GMO간이키트 체험부스를 운영합니다.

2018 몬산토반대시민행진, 우리 모두 반가웁게 만나 함께 외쳐보아요.

 

“우리는 모든 GMO를 반대한다!”

 

<2018 몬산토반대시민행진>

• 일시: 2018.5.19 (토) 오후 3시~5시
• 장소: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

 

 

화, 2018/05/15- 16:32
132
0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청소년이 자신의 재능과 지역의 필요를 연결해 창의적인 일을 기획(창직)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로,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을 받아 총 3년에 걸쳐 진행됩니다. 1차 년도(2016년)에는 전주‧완주·순창 지역의 청소년들이, 2차 년도(2017년)에는 장수‧전주‧진안 지역의 청소년들이 함께했습니다. 3차 년도(2018년) ‘내-일상상프로젝트’는 그간 참여하였던 장수·전주·진안·순창 지역의 청소년들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꿈과 진로를 고민하고 탐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합니다. 많은 분의 관심과 응원 바랍니다.

2018 내-일상상프로젝트 3차 년도 사업을 시작하면서 올해 스무 살이 된 기존 참가자들을 다시 만나보았습니다. 1차 년도 참가자인 이동연(전주) 님, 서명원(순창) 님과 2차 년도 참가자인 한가현(장수) 님인데요. 스무살이 된 지금, 세 참가자는 어떤 삶을 보내고 있을까요? 인터뷰는 총 3회에 걸쳐 연재됩니다.

③ 내-일상상프로젝트, 그 후

2016년 6월은 내-일상상프로젝트가 시작한 때입니다. 하고 싶은 일이 없다는 참가자, 졸업 후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야 한다는 압박감에 힘들어하는 참가자, 명확한 목표로 내일을 준비하는 참가자 등 다양한 청소년을 만났습니다.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어떤 이에게는 흔한 진로교육 중 하나로, 또 다른 어떤 이에게는 인상 깊은 경험이 되었을 것입니다.

지난 인터뷰에서 우리는 세 명의 친구들과 열아홉, 스무살, 진로교육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연재 마지막인 이번 편에서는 내-일상상프로젝트에 관한 내용을 싣습니다. 한가현, 이동연, 서명원 세 명의 친구들은 내-일상상프로젝트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요?

“내-일상상프로젝트에서 어떤 주제와 내용으로 활동했나요?”

이동연 : 사과나 음료, 간장 등 상품을 판매했어요.

희망제작소(이하 ‘희망’) : 어떻게 판매까지 하게 됐나요?

이동연 : 처음에는 과제를 내주셨어요. 그걸 저희가 활동으로 확장했죠. 한가위장터가 열리니까 거기서 물건을 직접 팔아보면 어떻겠냐 제안하셨어요. 사회적기업 몇 군데와 연락하고 발품 판 덕에 물건을 팔 수 있었어요.

한가현 : 학교 동아리로 시작해서 논문을 쓰고, 봉사활동도 하고, 장수군에서 운영하는 축제나 행사에 참여해서 부스를 운영했어요.

서명원 :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총 3단계인데요. 첫 번째 상상학교에서는 ‘공부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의를 들었어요. 두 번째 재능탐색워크숍에서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라는 이름으로 인터뷰를 했어요. 강연이 사람을 부르는 거라면, 이 활동은 직접 찾아가는 거죠. 관심 분야와 관련된 사람을 조사하고, 인터뷰하고 싶으면 자기소개서를 보내서 이야기를 나누러 떠나는 과정이었어요. 마지막 내일찾기프로젝트는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실행해보는 거였는데요. 과학에 관심이 많아서 대전에 있는 국립과학관을 견학한 후 그 경험으로 순창에서 과학캠프를 열었어요. 재능탐색워크숍으로 만난 김대석 교수님께서 흔쾌히 도와준다고 와주셨죠.

▲ 재능탐색워크숍에서 김대석 교수와 인터뷰 중인 서명원 학생

▲ 재능탐색워크숍에서 김대석 교수와 인터뷰 중인 서명원 학생

“어떻게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나요?”

이동연 : 전주YMCA에서 프로젝트를 설명하러 학교에 왔었어요. 들어보니 재밌겠더라고요.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 참여하게 됐죠.

희망 : 전주 팀은 부산에 있는 청소년들을 인터뷰했죠?

이동연 : 네. 질문을 던지고 답을 듣는 게 재미있고 친구가 생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동 시간이 길어서 힘들긴 했지만요.

희망 :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나요?

한가현 : 처음에는 친구가 동아리 활동을 함께 하자고 제안해서 들어갔어요. 고등학교 3학년 때라 대입 준비와 겹쳐서 정신없이 보낸 것 같아요. 특정 활동을 할 때는 ‘왜 하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선생님들은 고등학생인 저희를 어린아이 돌보듯이 하셨거든요. 유치원생도 아닌데 의아했어요.

서명원 : 고등학교 2학년 때 친구들이랑 청소년 문화의 집에 포켓볼 하려고 몇 번 갔거든요. 그러다 내-일상상프로젝트에서 ‘공부 왜 해야 되는가?’를 주제로 강연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어요. 관심이 생겨서 신청했죠. 덕분에 내-일상상프로젝트와 희망제작소, 전주YMCA, 순창군청소년수련관 등을 알게 되었어요. 친구들도 많이 사귀게 됐죠.

▲ 상상캠프에서 팀별 프로젝트 내용을 발표하는 한가현 학생

▲ 상상캠프에서 팀별 프로젝트 내용을 발표하는 한가현 학생

“프로젝트를 하면서 좋았던 점과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한가현 : 기숙사에 살지 않아서 막차가 끊기기 전에 집에 가야 했어요. 제가 속한 동아리는 자율동아리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했거든요. 활동을 하면 막차를 못 타서 집에 못 갔는데, 강제로 기숙사에서 자는 게 힘들었어요.

희망 : 그래도 끝까지 활동에 참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가현 : 동아리에서 ‘청소년과 청년의 시골 정착 연구’를 주제로 논문 쓰는 게 프로젝트 중 하나였는데, 한다고 말하고 빠지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어요. 책임감 때문에 한 것도 있죠.

희망 : 연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한가현 : 프로젝트에 지역 멘토가 있었어요. 그 선생님이 먼저 이야기를 꺼냈어요. 논문을 써서 대회에 나가자고요. 한참 대학 입시준비 중이어서 사실 안 하고 싶었어요. 잡월드나 현장에 가서 직업체험을 하고 싶었어요. 지역 청소년들에게는 그런 기회가 별로 없거든요. 친구들도 그래서 꿈을 못 정하는 것 같았고요.

서명원 : 저는 하고 싶지 않은 것보다 짜증이 났어요. 시간도 잘 안 맞고, 선생님들도 알아서 해보라고만 하셨거든요. 활동이 시험기간과 겹쳐서 힘들기도 했어요. 활동비도 없어서 짜증도 났고요. 그렇게 짜증 나면서도 다 끝내고 나면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프로젝트를 하면서 말하는 법을 배웠어요. 무대 위에서 발표할 때 긴장돼서 다리 떨던 것도 발표를 많이 하다 보니 없어지더라고요. 조리 있게 말하는 법도 터득하게 되었는데, 대입 면접 볼 때 도움이 많이 됐어요. 다르게 생각하는 법도 배울 수 있었고, 자신감도 많이 생겼어요. 그래서 짜증 나면서도 잘 했다고 생각해요.

▲ 재능탐색워크숍 중. 한가위장터에 참여해 물품을 판매 중인 이동연 학생

▲ 재능탐색워크숍 중. 한가위장터에 참여해 물품을 판매 중인 이동연 학생

“만약 다시 참여하게 된다면 어떤 프로젝트를 하고 싶나요?”

서명원 : 하고 싶은 프로젝트보다 개선점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학생들의 스케줄을 잘 고려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예컨대 시험기간과 겹치지 않도록 말이죠. 저는 11월에 내일찾기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시험이 한 달 밖에 안 남은 거예요. 그래서 시험공부랑 프로젝트 실행을 같이 했어요. 낮에 활동하고 기숙사로 돌아와서 새벽 4~5시까지 시험공부 했어요. 그렇게 학교 공부를 따라갔어요.

한가현 : 저희가 원하는 걸 했으면 좋겠어요. 학생 의견을 잘 들어줬으면 하는 거죠. 사실 저희는 법과 관련된 강연을 들으면서 토론회를 열고 싶었어요. ‘청소년은 왜 담배를 피우면 안 될까?’, ‘청소년은 왜 술을 마시면 안 될까?’, ‘청소년은 왜 성생활을 하면 안 될까?’ 등 청소년의 제한과 제약 조건을 주제로 토론회를 하면 재밌고 의미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이동연 : 개인적으로, 제가 강연의 연사로 참여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보다 어린 사람을 대상으로 해도 좋고, 나이가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해도 괜찮고요.

“내-일상상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 2018 내-일상상프로젝트 메인 포스터

▲ 2018 내-일상상프로젝트 메인 포스터

한가현 : 공부도 중요하지만,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책 읽는 걸 좋아해서 한 달에 20권 정도 읽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대학 와서 두꺼운 전공서적을 봐도 크게 부담되지 않더라고요. 고등학교 때 책 많이 읽어서 오면, 수업 들을 때도 그렇고 생활이 좀 더 편해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동연 : 예전에 공기업 면접을 보러 간 적이 있어요. 다른 친구들은 면접에서 할 이야기가 많지 않다고 하는데, 저는 다양한 활동을 해둔 덕분인지 쓸 것도 말할 것도 많더라고요.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참여하다 보면 자신감도 늘고 화술도 늘어요. 손해 볼 게 없어요.

서명원 : 진로에 관한 건 아니지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순창에는 청소년수련관이 있고 문화의 집도 있어요. 이곳에서도 내-일상상프로젝트처럼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해요. 하지만 한번 해보자고 제안하면, 다들 생활기록부에 남지도 않는데 왜 하냐는 반응을 보여요. 저는 생활기록부에 스펙 한 줄 더 적는 것보다 좋은 추억을 한 편 더 만드는 게 좋고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생활기록부가 전부는 아니다’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2018년 5월, 세 번째 해를 맞이한 내-일상상프로젝트. 올해는 어떤 청소년들과 어떤 그림을 그리게 될까요? 희망제작소는 어떤 태도와 역할로 함께하면 좋을까요? 세 친구가 들려준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지만, 앞으로도 많은 청소년이 성인이 되어 새로운 곳에 발을 내디디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겠지요. 그들은 어떤 오늘을 살고 어떤 내일을 준비하게 될까요? 내-일상상프로젝트가 큰 변화를 일으키진 않더라도, 그들 인생의 추억 한 편은 되기를 바라며 다음 노래 한 구절을 끝으로 기획연재를 마칩니다.

사랑하는 이에 대한 미안함
나의 꿈에 대한 서운함
아무것도 하지 못한 불안함
그래도 주먹 불끈 다시 삶
한 발 더 내디딜 때에
뛰어오를 때에
떨어져 날릴 때에
하지만 보란 듯이

오늘은 그대의 날
오늘은 우리의 날
어제보다 아름다워진
당신과 나의 날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순간
그 순간 my glory days

– 타카피, Glory Days

2018년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순창, 전주, 장수, 진안 지역의 청소년들과 함께 상상학교, 상상캠프, 내일생각워크숍, 내일찾기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앞으로의 소식도 홈페이지, 블로그, 페이스북을 통해 차근차근 전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글 : 김수영 | 일상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조현진 | 일상센터 팀장 · [email protected]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내-일상상프로젝트’는 버버리기금으로 지원되는 사업이며, 희망제작소․전주 YMCA․장수 YMCA․진안교육협동조합 마을학교․순창 청소년수련관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이 자신의 재능과 지역의 필요를 연결해 창의적인 일을 기획(창직)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로, 상상학교․상상캠프․내일생각워크숍․내일찾기프로젝트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청소년들이 내 일(my job)을 통해 내일(tomorrow)을 상상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금, 2018/05/25- 18:09
168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