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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다큐]우리는 KTX승무원 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싸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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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다큐]우리는 KTX승무원 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싸우고 있습니다.

익명 (미확인) | 수, 2015/12/16- 17:40

ktx 승무원 채용 공고.
‘1년 계약, 향후 정규직 전환’
‘현 공무원급 후생, 복지 제공’
– 당시 고속철도 준비사업단장 –

이는 ‘준 공무원’에 해당하는 굉장히 좋은 조건. 당연히 대부분 여승무원들은 이 말을 믿고 KTX 승무원 시험에 응시한다. 이로 인해 당시 경쟁률이 무려 13:1까지 치솟는다. 하지만 입사 2년이 지나도록 정규직 전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심지어 비정규직이란 불안한 신분 속에서 부당한 대우와 열악한 처우를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상황 만이 지속된다. 결국 2006년 3월 KTX 승무원들은 애초의 약속대로 정규직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280명 전원에 대한 정리해고 통보. 바로 그 때부터 평범했던 20대 중반 승무원들의 삶은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라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으로 빨려들어가게 된다.

전에는 비정규직이 뭔지 알려고 들지 않았던,
아니 나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단정해버렸는데
마치 이전의 나를 비웃듯 나의 일이 되어버렸다.
파업을 통해서 사회를 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
나와 상관없는 일들에는 무심히 지나쳐버리는 적당주의자였던 내가
이제는 정당한 일에 대해서는 소리내어 말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이 투쟁이 승리할 거라고 확신한다.
– 해고승무원 최소영

하지만 세상의 시선은 차가웠다. 억지로 떼를 쓴다거나, 더 열악한 비정규직도 많다거나, 심지어 공사 정직원이 되고 싶으면 공부해서 시험을 보라는 말까지 응원의 말 못지않게 마음을 할퀴는 말들을 듣게 된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이 또렷이 시선 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한다. 다름 아닌 자신들과 같은 처지의 또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눈물이었다. 기륭전자, 이랜드, 코스콤 등의…

이 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극한의 방법을 통해 호소해도 해결의 길이 보이지 않는다.
이토록 처절하게 저항해도 잘 굴러가는 이 사회에 절망한다.
– 서울역 고공농성에 들어가며, ktx 승무원

파업을 시작하고 3년이 지나자 300명이 넘던 인원이 34명으로 줄게 된다. 그 34명이 시작한 법정 싸움. 천만 다행히도 코레일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2년 만에 승소한다. 비록 30대로 접어든 나이였지만 복직을 꿈꿀 수 있게 된 것이다. 복직을 기다리며 그동안 미뤄두었던 연애, 결혼, 출산 등 일상의 삶을 이어간다.

하지만 무려 4년이 지나서야 대법원 판결이 내려진다. 심지어 1,2심을 뒤집는 패소 판결. 더구나 2심 승소로 4년간 받은 1인당 8,640만원의 임금을 반환하라는 판결까지 내려진다. 10년을 길거리에서 투쟁하던 이들에게 1억에 가까운 돈을 다시 토해낼 여력은 없었다. 결국 한달 뒤 이를 비관한 동료 한명이 세 살배기 아이를 남겨 둔 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스물다섯에 KTX 승무원이 되어
스물일곱에 해고돼
서른여섯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그녀를
우리는 가슴에 묻었다.

하지만 33명의 KTX 승무원들은 10년을 섰던 그 자리에 여전히 서 있다. 매주 일요일과 월요일 서울역과 부산역에서 피켓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그들은 여전히 싸우고 있다. 비록 패소했지만 싸워야 할 이유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여기서 저희가 돌아서고 만다면 우리는 하나의 선례가 되거든요.
‘쟤네들 봐라. 10년이나 싸웠는데도 결국에는 다 뿔뿔이 흩어지고 지지 않았냐?
너희들도 저거 보고서 입 다물고 그냥 시키는 대로 일이나 해라, 주는 돈 받고.’
이런 선례가 되고 싶지는 솔직히 않았습니다.
– 김승하, KTX 승무지부 지부장

우리 새로미에게 차별 없는 세상을 보여주려
지난 10년 간 열심히 노력한다고 했지만,
앞으로 더 녹록지 않은 현실을
너에게 보여주게 될까봐 걱정이 앞선단다.
하지만 새롬아.
엄마와 한마음으로 함께하는 33명의 이모들이
우리 새로미와 형, 누나들이 차별 없는 세상을
살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는 거 알고 있지?
엄마에게 힘을 주렴.
– 2015년 여름. 해고승무원 김영선 씨가 태어난 딸에게 쓴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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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인지 모르겠다. 지나는 사람들의 종종거리는 발걸음이 더욱 시려 보이는 것은. 몇 십 년 만에 찾아 온 한파에 대한민국 곳곳이 얼어붙었다. 빙판이 된 거리, 날지 못하는 비행기, 얼어버린 세탁기 배관과 터져버린 보일러들. 영하의 추위에 얼어붙은 한국사회는 재난이 닥쳐오면 최소한의 방어막이 되어주지 못함이 탄로 났다. 복지, 사회적 안전망, 안전과 그 비슷하게 불리 우는 수많은 따뜻함의 조건들은 이 나라에서 얻을 수 있는 온기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국가적 재난에도, 갑자기 바뀌어버린 날씨에도 안전하지 못한 사회는 개개인의 삶과 안녕을 지켜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스스로 자신을 지켜야 하는 것. 그것은 한국사회에서 두말하면 지겨운 이야기가 되었다. 이런 한국사회에서 스스로를 지키고 있는 이들이 있다. 광화문 한 가운데, 하이디스 농성장의 그/녀들이다.




▲ 민주노총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가 26일 공장을 폐쇄하고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하이디스 노동자들이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정리해고 철회와 먹튀자본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촉구하고 있다.(사진=민중의 소리 정의철 기자)


광화문 한가운데 그/녀들의 이야기

“4조 3교대였어요. 주말에 휴가도 동료들과 시간을 맞춰서 가야했어요. 트러블도 있었죠. 3교대, 4조 3교대, 그러다가 다시 주간. 이렇게 일을 하다보니까 한 15년을 계속 일하고 있더라고요. 고등학교 취업으로 들어간 첫 직장이었어요. 이렇게 짤리고 나니까, 지금은 공장만 다시 돌리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힘들어도, 다시 배우고, 다시 일하고 싶어요. 3교대로 일했지만 그때가 행복했어요. 지금 돌아보면 그때 행복했던 걸 몰랐던 것 같아요.”

34살 효선 씨가 말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하이디스에 취업 한 그녀는 15년의 세월을 하이디스와 함께했다. 하이디스는 그녀의 일상이었다. 가끔은 휴가를 맞추기 위해 동료들과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고된 일과가 끝나고 시원한 맥주한 잔에 수다를 떨었을 것이다. 3교대 근무에 피곤함이 몰려와도 매달 쌓이는 통장의 월급에 웃음이 피어올랐을 것이다. 공장과 기숙사를 오가는 길을 15년 동안 걸으며, 오늘과 다르지 않은 평온한 일상을 보냈을 그녀였다. 하지만 평온함이 산산조각 나는 것은 한 순간. 그녀와 그녀의 동료 330여명은 공장에서 정리해고 대상자가 되었다. 330여명의 정리해고 대상자 명단. 그 늘어선 이름들의 의미는 늘 반복되던 일상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330여 명 중 109명 정도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 희망퇴직을 신청 했어요. 그리고 희망퇴직하지 않은 인원 78명을 정리해고 했어요. 원래는 현대 하이디스였는데, 중국의 BOE 하이디스로 분할 매각되었죠. 그때도 중국에서 중요한 핵심 기술은 다 빼갔어요. 그 다음에는 대만의 영풍그룹으로 넘어갔어요. 시설투자나 설비투자는 하나도 없었죠. 핸드폰 액정 관련한 특허권이 있는데 대만 영풍 그룹은 특허권만 쏙 빼가고, 공장을 폐쇄한데요. 몇 차례 해외로 매각되면서 중요한 기술들은 쏙 빠져나가고, 결국에는 노동자들만 정리해고 대상이 되었죠.”

지난 10여 년간 하이디스는 수차례 국적이 바뀌었다. 한국에서 중국으로 그리고 대만으로. 회사는 이윤의 논리에 따라 국적을 바꾸고, 국적의 변화에 따라 핵심기술들은 하이디스를 떠나갔다. 현재 하이디스의 실소유주인 대만의 이-잉크 자본(영풍그룹 계열사)은 특허기술을 외부에 대여하는 방식으로 매년 몇 백억의 수익을 올리면서도, 시설과 설비투자는 없이 앙상한 공장을 만들어갔다. 국경을 넘나드는 자본이 핵심기술을 빼가고, 몇 십 년을 일한 노동자들의 삶을 거리로 내모는데도, 노동자들의 바람막이가 되어주는 한국 정부기관은 없었다. 노동자들 스스로 방법을 모색해야 했다. 정리해고에 맞서 싸우는 것.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래서 대만 영사관이 있는 광화문 한복판에 농성장을 차리고, 대만으로 원정 투쟁을 떠났다.


낯선 나라에서의 환대

“저는 2,3차 원정투쟁에 함께 갔어요. 원정투쟁은 대만에 하이디스 상황을 알리고, 영풍그룹을 압박하려는 거였어요. 만나서 협상이라도, 아니 면담이라도 해달라는 바람이었죠. 저는 대만에서 15일인가, 16일인가 만에 강제출국 당했어요. 정말 낯선 곳이었는데 대만 분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한국에서도 잘 모르는 사안인데, 대만 분들은 자기 일처럼 함께 해줬어요. 영풍그룹이 그랬다는 것에 같이 화내주고, 정리해고 때문에 한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들이 더 미안해했어요. 한국정부에서는 외면하지만 대만에서의 따뜻함에 너무 고마웠어요. 된다면 다시 가보고 싶어요. 근데 다시 갈수 있을까 모르겠어요.”

억울함을 알리고, 호소하기 위한 원정투쟁이었다. 영풍그룹에 상처받은 마음에 대만의 시민들은 따뜻한 온기와 환대를 보내주었다. 국경을 넘어선 노동자들의 연대. 국경을 마음대로 넘나드는 자본에 맞선, 국경 없는 노동자/시민들의 연대였다. 하이디스 노동자들은 향후 몇 년간은 대만에 입국하지 못한다. 대만 입국 자체가 거부당했기 때문이다. 자본은 국경의 벽을 허물었지만, 저항하는 노동자와 시민들에게 국경의 벽은 견고했다.
 
언제까지 할 거예요?

“사람들이 언제까지 할 거냐고 물어봐요. 나는 앞으로 1년을 더하고 싶어요. 근데 모르겠어요. 법원 판결등도 남았으니까. 그거 끝날 때까지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 너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니까 포기할 수 없어요. 아직 내가 원이 풀릴 만큼 싸워보지 못한 거 같아요. 중간에 힘들어서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죠. 작년에 사랑하는 동료를 먼저 보내기도 했어요. 배재형, 제가 참 좋아하는 분이었어요. 나중에 내가 하늘나라 가게 되면 잘 했다고 칭찬 듣고 싶게. 그렇게 싸우고 싶어요. 적어도 꿀밤 맞지는 말아야죠. 그리고 함께 하는 소중한 사람들이 있으니까 더 버틸 수 있어요.”

지난해 5월 하이디스에 배재형이란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먹튀 자본의 정리해고는 소중한 목숨마저 스스로 포기하게 만들었다. 노동자에게 감당할 수 없는 크기의 고통, 그것이 정리해고의 본뜻일 것이다. 누군가는 삶을 포기했지만, 회사는 이 끔찍한 게임을 계속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희망퇴직을 받아놓고, 그 기간을 연장하고 있다. 희망퇴직을 했을 시 주는 위로금의 액수도 점점 커지고 있다. 현재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의 마음을 흔들기 위해서다. 중앙노동위원회 역시도 하이디스 노동자들은 ‘정리해고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놓았다. 쉽지만은 않은 시간들이다. 추운 겨울바람보다 더 매서운 것은, 노동자들을 끝으로 밀어 붙여버리는 회사와 법이었다. 330여명의 정리해고가 발표된 시점부터 하이디스 노동자들의 시간은 멈췄다. 아무리 회사의 경영과 법이라 한들, 누군가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고 희망을 빼앗는다면 그것은 결코 옳은 경영과 법이 아닐 것이다. 법과 이윤의 잣대로 노동자의 삶을 재단하기에는 그들의 삶과 일상은 너무도 소중하다. 하이디스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소박하다. 다시 회사로 돌아가서 일하는 것. 국가의 주요한 기술을 유출하지 말고, 함께 방법을 모색해보자는 것이다. 이 외침을 외면하는 국가를 대신해서 하이디스 노동자들은 추운 겨울을 농성장에서 보내고 있다. 국가가 외면한 곳에 동료들의 온기와 타국에서 보내온 연대의 훈훈함이 넘쳐흐른다. 제발 이 엉터리 국가가 노동자들의 외침을 듣기를. 그들이 스스로를 돌보기 이전에 이 사회가 모진 삶에 치인 이들을 먼저 막아주는 안전망이 되기를. 그리고 이 겨울이 끝자락으로 가기 전 에 하이디스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정든 일터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2016년 2월 1일 미디어스

랄라(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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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하이디스, 그/녀들의 겨울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목, 2016/02/0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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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인지 모르겠다. 지나는 사람들의 종종거리는 발걸음이 더욱 시려 보이는 것은. 몇 십 년 만에 찾아 온 한파에 대한민국 곳곳이 얼어붙었다. 빙판이 된 거리, 날지 못하는 비행기, 얼어버린 세탁기 배관과 터져버린 보일러들. 영하의 추위에 얼어붙은 한국사회는 재난이 닥쳐오면 최소한의 방어막이 되어주지 못함이 탄로 났다. 복지, 사회적 안전망, 안전과 그 비슷하게 불리 우는 수많은 따뜻함의 조건들은 이 나라에서 얻을 수 있는 온기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국가적 재난에도, 갑자기 바뀌어버린 날씨에도 안전하지 못한 사회는 개개인의 삶과 안녕을 지켜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스스로 자신을 지켜야 하는 것. 그것은 한국사회에서 두말하면 지겨운 이야기가 되었다. 이런 한국사회에서 스스로를 지키고 있는 이들이 있다. 광화문 한 가운데, 하이디스 농성장의 그/녀들이다.




▲ 민주노총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가 26일 공장을 폐쇄하고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하이디스 노동자들이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정리해고 철회와 먹튀자본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촉구하고 있다.(사진=민중의 소리 정의철 기자)


광화문 한가운데 그/녀들의 이야기

“4조 3교대였어요. 주말에 휴가도 동료들과 시간을 맞춰서 가야했어요. 트러블도 있었죠. 3교대, 4조 3교대, 그러다가 다시 주간. 이렇게 일을 하다보니까 한 15년을 계속 일하고 있더라고요. 고등학교 취업으로 들어간 첫 직장이었어요. 이렇게 짤리고 나니까, 지금은 공장만 다시 돌리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힘들어도, 다시 배우고, 다시 일하고 싶어요. 3교대로 일했지만 그때가 행복했어요. 지금 돌아보면 그때 행복했던 걸 몰랐던 것 같아요.”

34살 효선 씨가 말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하이디스에 취업 한 그녀는 15년의 세월을 하이디스와 함께했다. 하이디스는 그녀의 일상이었다. 가끔은 휴가를 맞추기 위해 동료들과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고된 일과가 끝나고 시원한 맥주한 잔에 수다를 떨었을 것이다. 3교대 근무에 피곤함이 몰려와도 매달 쌓이는 통장의 월급에 웃음이 피어올랐을 것이다. 공장과 기숙사를 오가는 길을 15년 동안 걸으며, 오늘과 다르지 않은 평온한 일상을 보냈을 그녀였다. 하지만 평온함이 산산조각 나는 것은 한 순간. 그녀와 그녀의 동료 330여명은 공장에서 정리해고 대상자가 되었다. 330여명의 정리해고 대상자 명단. 그 늘어선 이름들의 의미는 늘 반복되던 일상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330여 명 중 109명 정도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 희망퇴직을 신청 했어요. 그리고 희망퇴직하지 않은 인원 78명을 정리해고 했어요. 원래는 현대 하이디스였는데, 중국의 BOE 하이디스로 분할 매각되었죠. 그때도 중국에서 중요한 핵심 기술은 다 빼갔어요. 그 다음에는 대만의 영풍그룹으로 넘어갔어요. 시설투자나 설비투자는 하나도 없었죠. 핸드폰 액정 관련한 특허권이 있는데 대만 영풍 그룹은 특허권만 쏙 빼가고, 공장을 폐쇄한데요. 몇 차례 해외로 매각되면서 중요한 기술들은 쏙 빠져나가고, 결국에는 노동자들만 정리해고 대상이 되었죠.”

지난 10여 년간 하이디스는 수차례 국적이 바뀌었다. 한국에서 중국으로 그리고 대만으로. 회사는 이윤의 논리에 따라 국적을 바꾸고, 국적의 변화에 따라 핵심기술들은 하이디스를 떠나갔다. 현재 하이디스의 실소유주인 대만의 이-잉크 자본(영풍그룹 계열사)은 특허기술을 외부에 대여하는 방식으로 매년 몇 백억의 수익을 올리면서도, 시설과 설비투자는 없이 앙상한 공장을 만들어갔다. 국경을 넘나드는 자본이 핵심기술을 빼가고, 몇 십 년을 일한 노동자들의 삶을 거리로 내모는데도, 노동자들의 바람막이가 되어주는 한국 정부기관은 없었다. 노동자들 스스로 방법을 모색해야 했다. 정리해고에 맞서 싸우는 것.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래서 대만 영사관이 있는 광화문 한복판에 농성장을 차리고, 대만으로 원정 투쟁을 떠났다.


낯선 나라에서의 환대

“저는 2,3차 원정투쟁에 함께 갔어요. 원정투쟁은 대만에 하이디스 상황을 알리고, 영풍그룹을 압박하려는 거였어요. 만나서 협상이라도, 아니 면담이라도 해달라는 바람이었죠. 저는 대만에서 15일인가, 16일인가 만에 강제출국 당했어요. 정말 낯선 곳이었는데 대만 분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한국에서도 잘 모르는 사안인데, 대만 분들은 자기 일처럼 함께 해줬어요. 영풍그룹이 그랬다는 것에 같이 화내주고, 정리해고 때문에 한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들이 더 미안해했어요. 한국정부에서는 외면하지만 대만에서의 따뜻함에 너무 고마웠어요. 된다면 다시 가보고 싶어요. 근데 다시 갈수 있을까 모르겠어요.”

억울함을 알리고, 호소하기 위한 원정투쟁이었다. 영풍그룹에 상처받은 마음에 대만의 시민들은 따뜻한 온기와 환대를 보내주었다. 국경을 넘어선 노동자들의 연대. 국경을 마음대로 넘나드는 자본에 맞선, 국경 없는 노동자/시민들의 연대였다. 하이디스 노동자들은 향후 몇 년간은 대만에 입국하지 못한다. 대만 입국 자체가 거부당했기 때문이다. 자본은 국경의 벽을 허물었지만, 저항하는 노동자와 시민들에게 국경의 벽은 견고했다.
 
언제까지 할 거예요?

“사람들이 언제까지 할 거냐고 물어봐요. 나는 앞으로 1년을 더하고 싶어요. 근데 모르겠어요. 법원 판결등도 남았으니까. 그거 끝날 때까지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 너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니까 포기할 수 없어요. 아직 내가 원이 풀릴 만큼 싸워보지 못한 거 같아요. 중간에 힘들어서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죠. 작년에 사랑하는 동료를 먼저 보내기도 했어요. 배재형, 제가 참 좋아하는 분이었어요. 나중에 내가 하늘나라 가게 되면 잘 했다고 칭찬 듣고 싶게. 그렇게 싸우고 싶어요. 적어도 꿀밤 맞지는 말아야죠. 그리고 함께 하는 소중한 사람들이 있으니까 더 버틸 수 있어요.”

지난해 5월 하이디스에 배재형이란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먹튀 자본의 정리해고는 소중한 목숨마저 스스로 포기하게 만들었다. 노동자에게 감당할 수 없는 크기의 고통, 그것이 정리해고의 본뜻일 것이다. 누군가는 삶을 포기했지만, 회사는 이 끔찍한 게임을 계속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희망퇴직을 받아놓고, 그 기간을 연장하고 있다. 희망퇴직을 했을 시 주는 위로금의 액수도 점점 커지고 있다. 현재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의 마음을 흔들기 위해서다. 중앙노동위원회 역시도 하이디스 노동자들은 ‘정리해고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놓았다. 쉽지만은 않은 시간들이다. 추운 겨울바람보다 더 매서운 것은, 노동자들을 끝으로 밀어 붙여버리는 회사와 법이었다. 330여명의 정리해고가 발표된 시점부터 하이디스 노동자들의 시간은 멈췄다. 아무리 회사의 경영과 법이라 한들, 누군가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고 희망을 빼앗는다면 그것은 결코 옳은 경영과 법이 아닐 것이다. 법과 이윤의 잣대로 노동자의 삶을 재단하기에는 그들의 삶과 일상은 너무도 소중하다. 하이디스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소박하다. 다시 회사로 돌아가서 일하는 것. 국가의 주요한 기술을 유출하지 말고, 함께 방법을 모색해보자는 것이다. 이 외침을 외면하는 국가를 대신해서 하이디스 노동자들은 추운 겨울을 농성장에서 보내고 있다. 국가가 외면한 곳에 동료들의 온기와 타국에서 보내온 연대의 훈훈함이 넘쳐흐른다. 제발 이 엉터리 국가가 노동자들의 외침을 듣기를. 그들이 스스로를 돌보기 이전에 이 사회가 모진 삶에 치인 이들을 먼저 막아주는 안전망이 되기를. 그리고 이 겨울이 끝자락으로 가기 전 에 하이디스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정든 일터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2016년 2월 1일 미디어스

랄라(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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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하이디스, 그/녀들의 겨울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목, 2016/02/0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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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쌍용차’로 불리는 하이디스 ‘먹튀’ 사태,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국내 기업 하이디스가 중국 기업에 팔렸다가 다시 타이완 기업으로 넘어가면서 기술은 무더기로 유출되고 회사는 껍데기만 남게됐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대부분 일자리를 잃어버렸다.해고 노동자들은 여전히 차가운 길바닥에서 노숙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뉴스타파는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에서 유출된 자료를 분석하다 하이디스와 연관된 조세 도피처 회사를 발견했다. 먹튀 자본의 배후에 조세 도피처를 이용한 편법과 탈법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이디스 전 사장과 중국 BOE 임원이 함께 페이퍼 컴퍼니 설립

하이디스와 관련된 페이퍼 컴퍼니는 ‘C&H 트레이딩’(C&H Trading ltd.)는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BVI)에 2003년 4월 16일 설립된 것으로 나온다. 이 회사는 1달러짜리 주식 2주를 발행했는데, 당시 하이디스 사장 최병두 씨와 중국인 한궈지안(Han Guajin) 씨가 각각 1주씩을 소유했다. 이사도 이 두 사람이 맡았다. 중국인 한궈지안 씨는 당시 하이디스를 인수했던 중국 BOE 그룹의 임원으로 확인됐다. 회사 이름인 ‘C&H 트레이딩’은 두 사람의 이름 앞 글자를 따서 지은 것으로 보인다. 회사 설립을 중개해 준 업체는 홍콩에 소재한 법률 사무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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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걸친 하이디스 매각 과정에 이용된 페이퍼 컴퍼니일 가능성 높아

‘C&H 트레이딩’이 설립된 2003년 4월은 하이디스가 중국 BOE 그룹에 매각되고 5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10개월 뒤인 2004년 2월 28일 중국인 한궈지안 씨는 자신의 주식 한 주를 최병두 전 사장에게 양도한다. 이 같은 움직임은 하이디스 매각과 관련해 최 전 사장과 중국 BOE 그룹 사이에 조세 도피처를 이용한 모종의 작업이 있었다는 것을 짐작게 한다.

5년 뒤 하이디스가 다시 타이완 E-ink 사에 매각된 직후에도 이 회사를 이용한 모종의 움직임이 포착된다. 매각 7개월 뒤인 2009년 4월 16일 ‘C&H 트레이딩’은 보유하고 있던 ‘하이디스 타이완’ 주식 50만 주를 한국 하이디스에 양도한다. 이 조세도피처 페이퍼 컴퍼니가 두 번에 걸친 하이디스의 매각 과정에 실제로 중요하게 이용된 회사라는 점을 방증하는 정황이다. ‘C&H 트레이딩’은 더 이상 용도가 남지 않았는지 그로부터 5개월 뒤인 2009년 9월 1일 청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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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두 씨, BVI 회사 청산 6개월 전 사모아에 또다른 페이퍼 컴퍼니 설립

그런데 뉴스타파는 모색 폰세카 유출 자료에서 한국인 최병두 씨가 연관된 또 다른 페이퍼 컴퍼니를 발견했다. 이 페이퍼 컴퍼니의 이름은 ‘그레이스 퍼시픽(Grace Pacfic ltd.), 또 다른 조세 도피처인 사모아에 설립됐으며 이사와 주주는 모두 한국인 최병두 씨로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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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의 설립 시점은 2009년 3월 2일로, 최병두 씨가 소유한 버진 아일랜드의 페이퍼 컴퍼니인 ‘C&H 트레이딩’이 청산되기 불과 6개월 전이다. 설립 당시 제출한 주소는 E-ink 사의 본국인 타이완으로 되어 있다.

조세도피처 페이퍼 컴퍼니들의 주주이자 이사로 등록된 최병두 전 하이디스 사장은 하이디스의 핵심 기술 200건을 포함, 모두 4,331건의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방조하고 지시한 혐의로 2009년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던 인물이다.

뉴스타파는 하이디스에 조세도피처 페이퍼 컴퍼니의 용도에 대해 질의했지만 하이디스는 과거의 일이라 현재의 하이디스와는 무관하다는 입장만을 전해왔다. 최병두 전 사장의 경우 여러 경로로 소재를 수소문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해외 먹튀 자본이 조세도피처 이용한 탈법 저질렀는지 철저히 밝혀야

하이디스는 원래 현대전자의 LCD사업 본부였다. 그러나 2002년 현대전자가 무너지자 그해 11월 중국 BOE 그룹에 분리 매각됐다. 매각 가격은 3억8천만 달러였다. 장밋빛 미래를 약속했던 중국 BOE 그룹은 하이디스에 약속했던 투자를 거의 하지 않았고, 오히려 하이디스의 기술과 인력을 중국으로 빼돌렸다.

약속했던 4천5백억 원 가운데 실제로 투자한 것은 천5백억 원, 그러나 이 가운데 천4백억 원은 지분 투자 명목으로 다시 중국으로 회수했다. 국내 기술자들을 중국으로 데려가 중국에 새로운 LCD 공장을 지었다. 결정적인 것은 기술 유출이었다. 하이디스가 보유한 핵심기술 200건을 포함해 4,331건의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됐다.

그 사이 하이디스의 경영은 점점 악화됐고 2006년 법정 관리에 들어갔다. 그리고 결국 2008년 타이완 E-ink사에 재매각됐다. 그러나 새 주인 E-ink 사 역시 회사를 정상화하는 데는 관심이 없었다. 아니 한술 더 떴다. E- ink사는 하이디스가 가진 특허를 경쟁사들에 대여해주는 대가로 특허료만 한해 수백억 원을 벌면서도 투자는 거의 하지 않았다. 2008년부터 2015년 사이 하이디스가 FSS 기술(광시야각 기술)로 앉아서 벌어들인 특허료만 3,282억 원인데, 같은 기간 설비투자는 400억 원 정도밖에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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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nk 사는 그러면서 경영 환경이 어려워졌다며 잇따라 정리 해고를 단행했다. E-ink 사가 하이디스를 인수할 당시, 하이디스 노조는 중국 BOE 그룹의 기술 유출을 교훈 삼아, 기술 유출 방지를 약속한 단협을 요구해 쟁취했다. E-ink 사의 입장에서 보면, 노동자가 한 명도 남지 않게 되면 노조는 없어지고 단협은 효력을 잃게 된다. 그러면 자유롭게 기술을 타이완으로 가져갈 수 있다. 잇따른 정리해고의 결과 한때 2천 명이 넘었던 하이디스의 정규직 노동자는 현재 4명만 남았다. 그 과정에서 40대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노동자들의 고통은 현재 진행형이다. 하이디스의 매각 과정에 조세 도피처를 이용한 탈법이나 편법이 있었다면 지금이라도 철저히 조사돼야 할 것이다.


취재 : 이유정, 심인보
촬영 : 김남범
편집 : 윤석민

수, 2016/04/27-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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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1일 법원은 철도노동자들이 구조조정을 반대하며 벌인 2009년 파업이 불법파업이라며 6억 원을 사측에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코레일은 민영화에 반대했던 2013년 파업에 대해서는 노동자들에게 162억 원을 청구했고, 성과연봉제 등에 반대하는 2016년 파업에 대해서는 403억 원을 청구하여 재판이 계속 중입니다. 파업을 했다는 이유로 수 백 억의 손해배상책임을 추궁당하는 이 사태에서 법원은 과연 옳은 판결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김수영 변호사의 비평칼럼을 통해 생각해봅시다.    


어딜 감히 노동자가 파업을 하느냐는 꾸짖음

[광장에 나온 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09가합16001 손해배상(기) (재판장 김행순 판사 김윤희 정기종)  

김수영 변호사(공익인권법재단 공감)

 

헌법이 부추기는 파업

 

헌법 제33조는 노동자들에게 노조를 만들어 교섭에 나서고, 교섭이 잘 안 풀리면 단체행동으로 사용자를 압박하라고 말한다. 자신의 근로조건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사용자와 교섭을 해야 하는 불평등한 위치에서, 그나마 단체행동이라도 할 수 있어야 교섭력을 갖출 수 있다는 지극히 평범한 이유에서다. 노동자 단체행동의 전형적인 모습인 파업은, 그래서 헌법이 부추기는 행위다.

 

그러나 불법 파업

 

지난 1일 법원은 철도노조의 파업이 불법이라며 그에 따른 사용자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헌법이 하라는데, 왜 불법이라는 것일까. 궁금한 마음에 판결문을 열어보았다. 전체 75쪽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다. 모두 210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을 피고 목록으로 적는 데에만 17쪽이 쓰였다. 그러나 철도노조의 파업이 불법이라는 판단을 위해서는 달랑 한쪽 반, 그마저도 핵심은 단 네 줄에 그친다.

 

“기업의 구조조정 실시는 경영주체에 의한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비록 구조조정 실시로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하더라도, 그 자체를 저지하려는 파업은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

 

한국의 구조조정은 실상 정리해고와 같은 말이다. 철도공사의 구조조정 역시 5,115명을 정리해고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무려 5,115명을 한 번에 해고하겠다는 회사의 방침에 경악한 노조가 이를 막아보고자 파업을 했다. 그런데 법원은, 이 같은 대규모 해고결정은 경영자들이 고심 끝에 내린 “고도의 결단”이라며, 노조 따위가 끼어들 문제가 아니라 한다. 경영자들의 “고도의 결단”을 감히 훼방 놓으려 했으니 손해배상을 달게 받으라는 것이다.

 

정리해고 반대 파업이 불법이 된 이유

 

파업과 같은 노동쟁의를 규율하는 법률은 노조법이다. 이 법에서 말하는 노동쟁의란 ‘노사 간에 임금, 근로시간, 복지, 해고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발생한 분쟁상태’를 말한다. 그리고 이 법은 사용자가 노동쟁의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라도 근로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명문으로 규정한다.

 

임금, 근로시간, 복지도 중요하지만 노동자의 삶에 가장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해고다. 게다가 특정 노동자 개인의 잘못이 문제가 되어 해고되는 경우도 아니고,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로 대규모 인원을 한꺼번에 “정리”하겠다고 나서는 정리해고라면, 아무 잘못도 없는 노동자들이 해고라는 가장 무거운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는 점에서 커다란 주장의 불일치가 있을 수밖에 없다. 분쟁상태, 즉 정리해고를 반대하는 노동쟁의가 당연히 예상된다. 그런데도 정리해고 저지를 목적으로 한 파업이 불법이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외국도 정리해고를 반대하는 파업이 불법일까. 이미 1999년에, 경실련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박석운 당시 한국노동정책연구소장은 “정리해고 반대 파업을 처벌하는 문명국은 하나도 없다”고 단언했다. 학계의 비교법적 연구에 따르면 정리해고 반대 파업을 불법으로 해석하는 국가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우리와 법체계가 비슷하다는 일본도 정리해고 반대 파업을 불법으로 보지 않는다. 심지어 정부의 환경 파괴에 반발해 노조가 파업을 벌이는 전형적인 정치파업도, 그것이 근로조건과 일부 관련이 있는 한 합법으로 인정한다. 파업은 노동자들의 기본권이므로 원칙적으로 정당한 것이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불법이 되는 것이다. 외국의 파업은 어지간해서 불법으로 판단받기 어렵다.

 

그러나 한국은 정반대다. 파업은 어지간하면 불법이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합법이 된다. 합법 파업이 되려면, ① 근로조건 유지나 개선을 위한 것으로서 그 목적이 정당해야 하고, ② 찬반 투표를 거치는 등 절차가 정당해야 하며, 심지어는 ③ 사용자의 재산권과도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생산에 되도록 차질이 없도록 최대한 얌전히, 임금인상 요구나 하는 파업만 허용된다는 뜻이다. 만약 정부의 정책에 대한 반대를 하거나 경영자들의 정리해고 방침에 대해 반대한다면, 그것이 근로조건과 아무리 깊은 관련이 있더라도 이는 그 목적자체가 정당하지 않다고 본다. 불법행위가 되어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은 손해배상과 형사책임까지 져야 한다.

 

철도파업처럼 “정리해고를 반대하는 파업”이 목적부터 불법이라는 판례는 'IMF 외환위기' 시절 확립되었다. 1998년 현대자동차 파업에 대해, “정리해고 자체는 노조와의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 아니라 경영자의 판단사항”이라고 하면서 이른바 “고도의 결단”이라는 논리가 출현한 것이다.

 

대개 구조조정은 기업경영이 실패하여 어쩔 수 없이 택하는 자구책이다. 경영 실패의 책임은 원칙적으로 경영자가 져야 한다. 그것이 ‘스스로 구원하기 위한 방책’이라는 의미의 자구책이다. 그런데 우리 기업들은 그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려왔다. “사정이 어려우니 너희들이 대규모로 나가라, 그 자리는 비정규직으로 채워 비용을 절감한다.” 이것이 정부가 1997년 닥쳐온 경제위기를 타개하는 방법이었고 그 결과가 오늘날 비정규사회다. 법원 역시 “정부와 경영자들의 결정에 노동자들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고 선언하여 비정규사회 건설에 함께했다.

 

상식에 반하는 판결을 멈추기 위하여

 

초유의 IMF 위기라며 상식에 반하는 판례가 형성되었다. 노동자들의 대량해고에 대해 노동조합이 가만히 있어야 한다는 이 판례는 20년이 지난 오늘도 그대로다. 이번 철도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인정 판결은 한국 사회와 법원이 노동자와 노동조합에 대해 얼마나 후진적인 인식에 머무르고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다. 그저 시키는 대로 일하는 생산의 하부요소일 뿐이지 기업 경영의 파트너로는 인정할 수 없는 존재.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한번에 5천명 넘게도 해고할 수 있는 대상. 고작해야 삭감될 비용 주제에 감히 높으신 분들의 판단에 왈가왈부할 수 없다는 판결은 언제까지 지속되어야 할까.

 

노동조합은 현대 기업 경영에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상수로서 사회적 협력과 경영의 파트너여야 한다. 2014년 9월, 국회에서는 쟁의행위와 민·형사 책임에 대한 토론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브레멘 대학의 교수는, 독일 법원과 사용자들이 노동쟁의에 대한 책임을 묻는 행위를 극히 자제하고 있다며 그 이유에 대해 아래와 같이 말했다. 그의 말을 인용하며, 이번 철도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인정 판결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일들, 여론과 사회의 일반적 태도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본다.


무엇이 법원과 사용자들을 자제하게 하는 원인인지에 대한 자세한 연구가 필요한가? 형법 규정의 적용은 명백히 근로자들의 이해에 반한다. 그러나 또한 이는 사용자의 이익에도 반한다. 만약 근로자대표위원 또는 일반 근로자가 “폭력배의 두목”과 같이 1개월 또는 2개월 동안 교도소로 보내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노동자들 사이에는 커다란 연대감이 형성되고 사용자 및 법원에 대한 비난이 신문과 텔레비전에 등장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독일 노사관계의 전형적인 사회적 동반자관계를 교란시키게 된다. 이것은 계급적 양심의 부활에 대한 기여가 아닌가? 그것은 더 두려운 일이 아닐까?
독일의 현행법에서도 불법파업은 처벌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여론과 사회의 일반적인 태도 때문이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최근 판결 중 사회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 기본권과 인권보호에 기여하지 못한 판결, 또는 그와 반대로 인권수호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판결을 소재로 <판결비평-광장에 나온 판결>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법률가 층에만 국한되는 판결비평을 시민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법원의 판결이 더욱더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화, 2016/12/2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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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퇴임을 앞둔 양승태 대법원장에 대해서는 여러 측면의 평가가 가능할 것입니다. 특히 법원 내 연구모임에 대한 외압이나 법관 블랙리스트 의혹은 양승태 대법원장 평가의 중요한 부분이 될 것입니다. 이를 계기로 대법원장의 제왕적 인사권한과 법원행정처에 대한 개혁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법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평가는 바로 '판결'에 대한 평가여야 할 것입니다. 대법원의 역할은 법과 양심에 따른 올바른 판결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고, 사회 구성원의 기본권과 민주주의를 지켜나가는 일입니다. 과연 양승태 대법원장은 판결로서 그러한 역할을 다하였는지, '양승태 대법원'의 주요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평가해보고자 합니다. 

총 7회에 걸쳐 <판결비평칼럼-양승태 대법원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대법원을 평가하고, 향후 새롭게 임명될 대법원장의 요건과 이후 대법원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제시해보려 합니다. 

 

 [이전 칼럼 바로가기]

 ① 교사의 시국선언과 정치기본권 (곽노현)
 ② 제주해군기지사건과 환경민주주의 (김필성)

 ③ 시효의 장벽 뒤에 은폐되는 국가책임 (이상희)

 

 

[광장에 나온 판결]대법원 2014.11. 13. 선고 2014다20875.20882 판결[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민일영 박보영(주심) 김신]

정리해고 앞에서 한낱 "생산 요소"에 불과한 노동자들

김태욱 변호사

김태욱 변호사(금속노조 법률원)

 

 

1. 무엇인가에 쫓기듯 선고된 대법원 판결

 

2014년 2월 7일 서울고등법원은 쌍용자동차 정리해고가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을 갖추지 못하였고 해고회피 노력을 다하지 않아 무효라고 선고하였다. 2009년 초두부터 시작되어 무려 2646명(이중 생산직은 2319명으로서 당시 생산직 전체 인원의 45.5%)이나 되는 많은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잃게 한 쌍용차 구조조정(정리해고 일자는 2009년 6월 8일)이 부당하다는 점을 선언한 것이다. 그러나 이 고등법원 판결은 불과 9개월 후인 2014년 11월 13일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되고 만다. 도대체 대법원이 서울고등법원 판결을 파기한 이유, 그것도 마치 무엇인가에 쫓기듯 이렇게 초고속으로 선고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2. 계속 완화되는 정리해고 법리

 

정리해고 입법화 이전에도 대법원은 정리해고가 가능하다고 판시해왔다. 다만, 지금처럼은 아니었고 소위 정리해고의 4개 요건(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해고회피노력, 충분한 협의, 정당한 해고대상자 선정)을 모두 구비할 경우에 가능하고 특히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를 도산을 회피하기 어려운 경우로 제한적으로 해석해왔다. 그러나 1997년 정리해고가 입법화 된 이후부터 오히려 대법원은 정리해고 요건을 계속 완화하는 해석을 하기 시작하였는데, 대표적으로 "긴박한 경영상 필요"를 "장래에 올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한 경우"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였고, 정리해고 4개 요건 중에 일부가 구비되지 않아도 전체적으로 봐서 유효일 수 있다는 해석까지 하기 시작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의 문언상 위와 같은 해석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법원이 사실상 법률을 만든 것인데, 입법부의 권한까지 월권을 하고 있는 셈이다.

 

3. 정리해고에 고속도로를 깐 쌍용차 대법원 판결

 

그런데 쌍용차 2심 판결은 이런 대법원 판결의 추세와 달리,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대로 정리해고의 정당성은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명확히 판시하였다. 특히 쌍용차 사건에서의 중요한 쟁점이었던 회계부정(즉, 유형자산손상차손-진부화 등으로 유형자산의 사용 및 처분으로부터 기대되는 미래 현금흐름 총액이 장부가액에 미달할 경우 그 차액을 손상차손으로 처리하는 것-을 과대 계상) 문제에 대해서도, 구(舊)차종을 상당 부분 단종시킨 것을 전제로 매출을 추정하면서도 후속 신(新)차종(이미 개발이 끝난 차종 포함)들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것이 (유형자산손상차손의 전제인) '계속기업가정'(폐업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기업을 운영한다는 가정)에 위반된 모순된 주장이라고 판단하였다. 

 

또한 2심 판결은 회계부정 문제 뿐 아니라 정리해고의 나머지 요건에 대해서도 엄격한 입장을 원칙적으로 유지하였다. 즉, 장기간의 워크아웃에도 불구하고 쌍용차의 경쟁력 자체가 상당 기간 유지되고 있었던 점, 쌍용차가 주장하는 경영위기가 구조적, 계속적 위기라고 볼 수 없는 점, 유동성 위기의 원인이 되었던 대주주(상하이차)가 회생절차를 통하여 교체될 기회가 주어진 점, 정리해고 규모가 과다한 점 등을 이유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을 부정했다. 또한 해고회피노력과 관련해서도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희망퇴직 등의 조치는 고용관계를 종료하는 것이므로 해고회피노력 중에서도 제일 마지막이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위와 같은 2심 판결을 그야말로 전부 뒤집었다. 유형자산 손상차손 과대계상과 관련해서는 "회사의 예상 매출 수량 추정이 다소 보수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 합리성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과대계상되지 않았다고 하였고, 유동성 위기도 존재했으며 쌍용차의 경쟁력 상실은 계속적이고 구조적인 것이라고 하였다. 정리해고 규모에 대해서도 "잉여인력이 몇 명인지 등은 경영판단의 문제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하였으며 해고회피 노력에 대해서도, 고용관계 종료하는 희망퇴직을 꼭 나중에 할 필요는 없다는 취지로, 해고회피노력도 다한 것처럼 판시하였다. 

 

위와 같은 대법원의 판단은 객관적 증거에도 반하는 것으로서 문제가 심각했다. 특히  ① 회계 부정 관련하여 "다소 보수적으로 추정하더라도 합리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한 부분은 회계 부정이 만연(ex. 얼마 전 대우조선 분식회계로 안진회계법인 회계사 실형 선고)하고, 몇몇 회계 지표만으로도 정리해고의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다고 쉽게 선고해버리는 한국의 실태에서 정리해고의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에 대한 사법 심사를 거의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② 또한 정리해고 규모에 대해서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영자의 판단을 존중하라는 것은 기존의 잘못된 대법원 판결(동서공업 판결)의 내용에 따른 것이기는 하지만, 이 역시 긴박한 경영상 필요와 해고회피 노력에 대한 사법심사를 크게 완화하는 것이다. ③ 고용관계를 종료하는 희망퇴직은 현실에서는 정리해고와 거의 동일한 의미인데 이를 해고회피 노력으로 전면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정리해고는 최후수단이어야 한다는 근로기준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듯 쌍용차 대법원 판결은 정리해고에 고속도로를 깐 판결이라고 평할 수 있다.

 

4. 정리해고 앞에서 한낱 "생산 요소"에 불과한 노동자들

 

쌍용차 정리해고라고 하면 아마도 대규모 정리해고라는 것 외에 거액의 손해배상을 같이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것이 현재 한국사회에서 (누군가는 강성노조라고도 부르는) 노동자들(구조조정은 비정규직이 제일 먼저이다)의 현실을 정확히 보여준다. 

 

즉, 한국 헌법은 노동조건을 향상하고 지키기 위해서 단체행동권(파업)과 근로기준법 등에 의한 사법심사라는 2가지 방법을 노동자들에게 주었으나, 정리해고 문제에 대해서는 파업을 하면 그 자체로 불법 파업이 되어 거액의 손해배상과 형사처벌을 당하고, 대법원은 갈수록 정리해고에 대한 사법심사를 완화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합법적"으로 정리해고에 대응할 수 있는 2가지 방식이 모두 작동하지 않는 셈이다. 

 

쌍용차 정리해고에 관한 2심 판결은 적극적이고 문언에 충실한 해석을 통해 2가지 방식 중 1가지(사법심사)라도 제대로 작동하게 하려고 노력했으나, 대법원은 마치 무엇에라도 쫓기듯이 단 9개월만에 이를 파기해버렸다. 대법원은 정리해고 앞에서 노동자들은 한낱 "생산 요소"에 불과하다는 것을 철저하게 알려주고 싶었나보다. 그것이 이처럼 신속하고 자세하게 2심 판결을 파기한 대법원의 잔인한 의도였던 것 같다.
 

수, 2017/07/0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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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 나온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6. 5. 13. 선고 2014나1487, 2014나1494, 2014나1500(병합) 손해배상(기) [판사 김우진(재판장) 홍지영 송석봉]
 

쌍용차 정리해고 노동자들의 아픔, 이제는 ‘손잡고’ 가자

- 손해배상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합리적 판결을 기대하며

김제완 교수

 

김제완(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해고가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중대한지를 설명하기 위해 ‘해고는 살인이다’는 비유가 종종 사용된다. 그런데 쌍용차 정리해고 사건을 보면, 이 표현이 비유가 아님을 알게 된다. 2009년 시작되어 무려 2646명(당시 생산직 전체 인원의 약 45.5%)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잃게 한 쌍용차 정리해고로 인하여, 지금까지 28명의 노동자와 가족이 그 과정에서 사망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해고는 살인’이라는 말은 단지 비유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어두운 현실임을 증명한 사건이다. 


  어느 사회 어느 기업이든 적절한 구조조정은 필요하다. 적절한 구조조정을 통하여 기업은 효율성을 높여 활력을 찾을 수 있고, 결과적으로 기업의 도산을 막아 노동자들에게 일자리를 유지시켜 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대주주와 경영자들이 부당한 이익 추구를 위해 대규모 정리해고를 악용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긴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리해고를 하거나, 과도하게 정리해고를 하는 것을 우리 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이유다. 그런데 쌍용차 정리해고의 경우, 과연 대규모 정리해고가 필요한 상황이었는지, 만일 그렇다 하더라도 일시에 그렇게 많은 사람을 해고할 만큼 긴박한 상황이었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쌍용차는 IMF이후 어려움을 겪은 대표적인 기업인데, 2004년 중국의 자동차업체인 상하이기차에게 인수되었고, 5년간의 워크아웃 과정을 마치고 회생되었다. 그러나 그 후 중국 본사에로의 기술유출과 3천억원 투자약속 불이행 등 상하이기차 측의 이른바 ‘먹튀 의혹’이 문제되다가, 결국 상하이기차는 2009년에 한국 철수를 선언하며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고, 그간 제기되던 ‘먹튀 의혹’이 현실화되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법적인 요건을 갖추었느냐가 문제되었다. 그 과정에 상하이기차 측이 제출한 회계자료에 의문이 제기되었는데, 특히 유형자산의 손상차손(구축물, 건물 등)을 과다 계상하여 자산가치를 반토막 내는 방법으로, 부채비율을 두 배 이상으로 인위적으로 증가시켰다는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결국 이와 같은 ‘먹튀 의혹’ 대규모 정리해고에 항의하며 노조는 이른바 ‘옥쇄 파업’에 돌입하였다. 이 파업에 대해 당시 이명박 정부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여, 경찰은 헬기와 기중기까지 동원한 강제집압을 하였고(경찰청장 조현오), 경찰과 노동자가 다치는 등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파업은 진압되었다.   


  쌍용차 사건과 관련하여 제기된 민사소송은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는 점을 다툰 해고무효확인 소송이다. 2014년 2월 7일 서울고등법원은 쌍용자동차 정리해고가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을 갖추지 못하였고 해고회피 노력을 다하지 않아 무효라고 선고하였다. 그러나 2014년 11월 13일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되었고,1) 결국 해고노동자들 패소판결이 2016년 9월 28일 확정되었다.


  필자가 이 글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다른 한 민사사건은 아직 계속 중으로, 국가가 해고조합원들과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사건이다. 파업을 강경진압한 후 국가와 회사, 보험회사 등은 파업 참가자 184명과 노조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한편(총액 약 114억원), 주택과 월급 등을 가압류하였다. 해고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손배ㆍ가압류는 실제로 돈을 받아내겠다는 목적보다는 노조활동을 억압하겠다는 것이 주된 목적인데, 이와 같이 권력이나 자본이 시민, 노동자, 소비자들의 사회참여와 비판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해 전략적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미국에서는 ‘전략적 봉쇄소송’(SLAPP, Strategic Lawsuit Against Public Participation)이라고 하여, 소권의 남용이라고 평가한다.2) 해고를 당한데다가 거액의 가압류까지 당하여 더 이상 물러날 데가 없게 된 해고노동자들은 기약 없는 천막농성과 복직투쟁을 하게 되었고, 극한의 절망에 빠진 해고노동자와 가족들의 사망과 자살이 이어지게 되었다.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된 노조와 조합원을 상대로 한 거액의 손해배상청구 사례는 쌍용자동차에 그치지 않았는데, 철도노조, 한진중공업, 현대차비정규직 노조 등에  수십억, 수백억 원의 손해배상과 가압류가 이어져,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가족들이 고통 받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이에 우리 시민사회에서는 ‘손배 가압류 문제를 잡자!’는 구호 아래 조국 교수, 은수미 의원 등이 참여하여 ‘손잡고’라는 단체가 결성되었고, 피해 노동자와 가족들을 돕기 위한 ‘노란봉투 운동’(가수 이효리씨가 참여하여 널리 알려진 바 있다.)과 관련 노동법ㆍ제도 개선운동을 펼치고 있다.3) 
  
  쌍용차 손해배상 사건에서 국가가 쌍용차 노조 및 파업에 참가한 해고노동자들에 대해 청구한 내용은, 진압 당시 노조원들의 폭력행사로 인하여 손괴된 장비와 다친 경찰관들에 대한 치료비와 위자료 등 약 14억원(지연손해금을 포함하면 총액 약 30억원)이다. 그 중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진압에 동원되었던 헬기와 독일제 기중기 등 고액의 장비가 일부 손상된 부분에 대한 수리비이고(당연히 고가일 수밖에 없다), 그밖에 부상당한 경찰의 치료비 및 위자료가 있다. 서울고등법원에서는 국가의 청구가 대부분 받아들여졌고, 대법원에 상고중인데 머지않아 선고가 이루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예상되고 있다. 해고노동자 측에서는 많은 상고이유를 제기하고 있지만, 필자는 서울고등법원 판결의 문제점을 몇 가지만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국가는 국민들 간의 갈등을 완화하여 사회의 통합을 이루어야 할 책임이 있다. ‘먹튀 의혹’이 있는 회사가 해고노동자들을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과 가압류를 신청할 때, 국가는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갈등을 막기 위해 함께 노력하였어야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서는 도리어 국가까지 나서서 해고노동자들을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제기하였다. 회사나 보험회사가 제기하는 손해배상 청구는 차치하더라도, 국가의 손해배상청구는 전형적인 전략적 봉쇄소송이라고 생각된다. 이와 같은 소송의 성격은 이 사건을 심리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다. 

 

  둘째, 진압과정상 장비가 일부 손상을 입는다거나 경찰공무원이 크고 작은 부상당하는 것은 통상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러한 손해는 상대방 국민에게 매번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받아낼 것이 아니고, 국가가 예산으로 처리하는 것이 정상이다. 미국에서는 경찰공무원과 소방공무원의 부상 등 손해에 대해, 손해배상으로 처리하지 않고 예산으로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이러한 원칙을 ‘fireman’s rule’이라고 한다. 국가가 국민을 상대로 매번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면, 사회통합에 저해가 되기 때문이다.4)
    
  셋째, 과도한 강경진압이었다는 사정이 손해배상액 산정시 참작되어야 한다. 파업은 노사 양측에 서로간의 인내와 양보를 요구하는 지난한 과정이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는 정부가 개입할 문제가 아닌 노사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특별히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없었음에도 경찰은 진압을 결정하였을 뿐 아니라, 4만볼트 테이저건, 고무탄 총 등 살상무기로 중무장한 경찰특공대를 투입하여 강경진압을 하였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물러날 데가 없는 해고노동자들이 극력 저항할 것이고, 양쪽 모두 크고 작은 피해를 입을 것임은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과도한 강경진압은 설사 경찰측 손해 발생의 ‘주요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적어도 어느 정도 ‘기여’한 바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파업을 진압하는데 경찰 헬기와 고가의 독일제 기중기까지 특별히 임차하면서까지 동원하였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고등법원에서는 이와 같은 사정을 참작해 달라는 피고 측의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이는 대법원에서 마땅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쌍용차는 지난 2015년 해고자 중에서 187여명을 단계적으로 복직시키는 데 노력하기로 합의했지만, 2016년 2월 18명이 1차로 복직하고5)  2017년 4월 19명이 추가 복직된 이후 현재까지 추가 복직자는 없다고 한다.6)  ‘먹튀 의혹’이 있는 정리해고로 인한 파업에서 폭력적 강제진압을 당한 후, 그로 인해 형사처벌도 받고, 해고무효확인소송에서도 패소한 해고노동자들에게, 이제는 헬기와 경찰이 빌려 쓴 독일제 기중기의 수리비까지 전액 물어내라고 하는 것이 온당한가? 우리 사회의 평화와 통합을 위하여 대법원의 합리적인 판결을 기대한다.

 

1)  이 사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는, 김태욱, “정리해고 앞에서 한낱 "생산 요소"에 불과한 노동자들 참조. 

2)  예컨대, 언론의 비판활동을 억제하기 위하여 국가나 고위공직자가 언론사나 기자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전략적 봉쇄소송에 해당한다. 한국기자협회, “[우리의 주장] 언론자유 침해하는 ‘전략적 봉쇄소송’”(한국기자협회 편집위원회, 2016. 3. 23.) 참조.

3) ‘손잡고’의 취지와 주요 활동에 관하여는, 홈페이지 참조

4)  이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김제완, “집회 및 시위로 인한 경찰의 손실에 대한 불법행위법 적용의 문제점 : 영미법상 municipal cost recovery rule 및 fireman’s rule의 시사점” 민주법학 제62호 (2016. 11.) 참조.
5) 매일노동뉴스, “8년간 복직 기다린 쌍용차 해고자들 다시 거리로 - 복직 합의했지만 손배가압류에 고통 … 국회에 제도개선 청원 예정” (2017. 1. 11.) 참조. 
 6) 연합뉴스,“언제쯤 일터로…'희망고문' 된 쌍용차 해고자 복직”(2017.7.4.)참조. 


   

월, 2017/07/1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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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지엠범대위] 지엠횡포저지·노동자살리기 범국민대책위원회 참여   손잡고는 [지엠횡포저지, 노동자살리기 범국민대책위원회]에 연대합니다. 오늘 범국민대책위 발족식에 참여했습니다. 제너럴모터스의 일방적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후 비정규직 노동자 대량해고와 정규직 노동자 […]
목, 2018/04/1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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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에 따르면, 수서발KTX의 내년 개통을 앞두고 수서발 고속철도 운영사인 SR(수서고속철도)이 대전에 있는 본사를 서울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그들이 내세우는 수서발 KTX 본사의 서울 이전 명분은 수서역사의 안전·편의 문제를 점검하기 위해 대전에 있는 본사를 서울 강남구 수서역 인근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서발 KTX가 수도권전철도 아니고, 전국 고속철 노선을 운행하는데 출발지가 수서역이니 그곳으로 본사를 이전해야한다는 억지주장에 가까운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수서발KTX의 본사 이전의 필요성으로 안전과 편의문제를 점검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수서발KTX의 매표·차량정비 업무 등은 이미 코레일에 위탁한 상태이기 때문에 굳이 본사를 서울로 이전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본사이전으로 인해 대전과 세종에 있는 코레일이나 국토부와의 유기적인 업무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아 행정 비효율이 더 유발될 가능성이 더 크다.

 

실제로, 현재 본사가 있는 대전에는 코레일과 철도시설공사가 위치해 있고, 바로 인근인 세종시에 국토부까지 입지해 있다. 이런 관련 기관과 시설의 입지는 고속철도 운행 전반에 대한 보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보다 안전한 고속철도를 만드는데 더할나위 없는 조건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서발KTX 본사의 서울이전을 고집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코레일 자회사로 설립한 수서발KTX의 국민에 대한 도발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국민혈세 낭비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수서발KTX를 자회사로 출범시킨 마당에 본사를 당장 서울로 이전할시 엄청난 임차료 등 사무실 비용과 이전비용은 불가피하다. 더욱이 내년 1월 개통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본사이전에 몰두한다면 이 또한 행정비효율이자 행정낭비를 초래하는 꼴이나 마찬가지다.

 

뿐만아니라, 수서발KTX의 본사를 수도권으로 그것도 서울로 이전하겠다는 발상자체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부부처와 각종 공공기관의 지방으로 이전하려는 분권, 분산정책에 역행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박근혜 정부도 행정도시인 세종시의 정상추진과 정부산하 공기업의 지방이전을 가속화하고 있는 마당에 수천억원의 국민혈세로 만들어진 수서발KTX의 뚜렷한 명분도 없이 본사를 대전에서 서울로 이전할 순 없는 노릇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수서발KTX 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 출발하는 여러형태의 고속철도 자회사가 설립될 가능성이 큰데, 수서발KTX 본사가 만약에 서울로 이전하게 된다면 향후 이런 형태의 자회사 본사도 서울이나 수도권에 입지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코레일 산하에는 대전을 비롯 지방에 있는 자회사들이 많은데 이들 자회사들의 본사 이전을 추진했을시 통제할 수 없는 상황도 초래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수서발KTX 본사의 서울이전은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

 

그런데, 왜 코레일은 자회사인 수서발KTX의 본사이전을 허용(?)하고 있을까? 물론 공식적으로 이전을 수락한적이 없고 자회사이기 때문에 알아서 할 일이라고 해명을 했지만, 그것은 코레일 스스로 권한과 책임을 망기하는 무책임한 태도나 다름없다.

 

수서발KTX 본사의 서울이전을 코레일과 국토부가 절대로 허용해서는 안된다. 17조원의 부채를 지고있는 코레일이 알토란같은 수익을 보장하는 수서발 KTX를 자회사로 출범시킨것도 모자라, 또다시 본사이전을 방치해서 고속철 정책과 행정의 난맥상을 드러낸다면 이는 국민들을 또다시 기망하는 행위이다.

 

그런점에서 수서발KTX 본사의 서울로 이전할 명분 전혀 없다.

 

 

금홍섭 혁신자치포럼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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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15/03/28-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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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혜 새누리당 비례후보(전 코레일 사장)의 자녀 명의로 돼 있는 이천시 농지가 형질 변경 없이 인공 조명 시설이 설치돼 있고, 잔디가 심어져 있는 등 정원처럼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농지 불법 전용 의혹을 사고 있다. 관할 관청은 농지 불법 전용 여부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최연혜 후보는 또 강원도 홍천과 경기도 이천 일대 농지를 직접 농사를 짓겠다는 조건으로 사들였지만,실제 경작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농지 매입 규정 위반 의혹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최 후보의 가족들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5번 최연혜 후보는 지난 1999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이평리 일대 농지(밭) 2,000여 제곱미터를 언니와 함께 매입했다. 매입 당시 최 후보는 철도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었고, 주소지는 서울 서초동이었다. 취재진이 만난 지역 주민들은 최 후보가 99년 농지를 사들인 이후 농사를 짓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최 후보의 농지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한때 풀이 사람 허리까지 자랄 정도”였다고 지역 주민들은 설명했다.

최 후보는 직접 농사를 짓겠다는 농업경영계획서를 관할 면사무소에 제출하고 농지를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할 면사무소 전산 자료에는 최 후보의 이름과 함께 ‘자기노동력’으로 농사를 짓겠다는 기록이 남아 있었다. 자경 조건으로 농지를 매입한 뒤 실제 직접 농사를 짓지 않으면 농지 매입 신고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

최 후보는 이 농지 일부를 2002년 동생에게 넘기고, 나머지는 2006년 딸에게 증여했다. 이후 딸에게 증여된 농지의 일부는 밭에서 대지로 지목이 변경됐다. 땅 값도 99년 매입 당시보다 공시지가 기준으로 10배나 상승했다. (14,000원(1999년) -> 134,900원(2015년) 단위 1m2)

2010년 11월에는 최 후보가 딸에게 증여한 땅에 2층 주택이 들어섰다. 그해 농지에서 대지로 지목이 변경된 곳이다. 건물의 명의는 최 후보의 남편 강 모 씨다. 마을 주민들은 이 주택을 최 후보의 가족들이 별장처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천시 주택 옆 마당으로 쓰이는 농지 모습

▲ 이천시 주택 옆 마당으로 쓰이는 농지 모습

 

뉴스타파 취재진이 3월 25일 주택과 붙어 있는 밭을 확인한 결과, 군데 군데 조명 시설이 세워져 있었고, 잔디도 심어져 있었다. 또 수조로 보이는 깊이 1미터 정도의 콘크리트 시설물도 설치돼 있었고, 20제곱미터 규모의 작은 건물도 있었다. 작물을 심어 놓은 바로 옆 농지와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잔디를 심고, 조명 시설을 설치해 주택에 딸린 정원처럼 이용하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 땅의 지목은 엄연히 밭, 즉 농지다. 농지를 불법 전용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문제의 농지는 최 후보가 딸에게 증여한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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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은 관할 이천시에 문의해봤다. 농지 담당 공무원은 불법 전용이 의심된다고 답했다. 이천시는 3월 28일 해당 농지에 불법 전용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조치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관할 면사무소에 보냈다. 마장면사무소는 현재 불법 여부를 조사 중이다. 현행 농지법 규정을 보면 농지 전용 허가를 받고 이를 위반해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 후보의 남편 강 모 씨는 농지 불법 전용이 아니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해당 농지에 과실수를 심었고, 농사를 하는 밭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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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혜 후보는 또 1999년 강원도 홍천군 남면 일대 천6백여 제곱미터 밭도 매입했다. 외지인의 농지 매입이 크게 늘던 때다. 이 농지는 최 후보가 재산을 공개하고 1년 뒤인 2006년, 남편에게 증여했다. 마을 주민들은 최 후보는 물론 그의 가족들이 농사를 직접 짓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대리경작을 하고 있는 마을주민은 “농사를 지을 수 없어, 처음부터 우리가 (농사를) 지어 먹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뉴스타파 확인 결과, 최 후보는 이 농지 역시 자경하겠다는 조건으로 신고 한 뒤, 농지 취득 자격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천과 마찬가지로, 홍천군의 경우도 농지 매입 신고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 이 농지는 2014년 한국농어촌공사에 임대 수탁됐다.

농지 매입 신고 규정 위반과 농지 불법 전용 의혹까지 제기되지만 최 후보의 남편 강 씨는 모든 것이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매입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강 씨는 또 이천과 홍천 농지 모두 스스로 경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취재진이 만난 지역 주민들의 말은 강 씨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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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은 최 후보에게 직접 해명을 듣기 위해 자택을 방문하고,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하고 이메일로 질의서를 보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최연혜 후보는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대전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했고, 이듬해 2013년 10월 코레일 사장에 취임하면서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임기 3년을 다 채우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총선을 한 달 앞둔 3월 14일 돌연 사장직을 사퇴하고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신청해, 당선 안정권인 5번에 낙점됐다.


취재/김새봄
촬영/최형석
편집/윤석민

목, 2016/03/31-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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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기관사 3000명 '묻지마' 육성…승객 안전은? (프레시안)

홍 사장이 이날 밝힌 기관사 단기 양성 대책과 직렬 간 순환 전보 계획은 '위험한 도박'이라는 말로도 부족하다. 6개월 만에 열차를 정상화하겠다는 사장의 발언은 단시간 내에 정부에 파업 대응 '성과'를 보고해야만 하는 초조함의 반영으로 보인다. 정비가 외주화된 열차, 날림 면허 소지자들이 운전하는 열차를 운행하겠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성과를 위해 승객 안전을 '제물'로 삼겠다는 이야기다. 오직 자신의 '노조 탄압 성과'를 위해 국민이 당할 고통과 위험을 외면하는 사람이 철도공사의 사장이란 현실이 절망스럽다. 오늘 홍 사장의 발언은 자신의 성과를 위해 시민을 위험 속으로 내모는 '성과주의'의 미래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43005

월, 2016/10/24-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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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신도림역 승강장 등에 1급 발암물질 폐침목 썼다. (중앙일보) 

코레일(사장 홍순만)이 신도림역, 천안역, 대전역 등에 'ITX-청춘' 열차용 승강장과 승강대를 만들면서 1급 발암물질이 함유돼 재활용이 금지된 폐침목을 대량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발암물질은 빗물에 씻겨 토양이나 하천을 오염시키고, 코나 입으로 흡입했을 경우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news.joins.com/article/21581617?cloc=joongang%7Chome%7Ctopnews1

수, 2017/05/1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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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고집하던 ‘KTX 정비 외주화’ 전격 중단 (한겨레)

고속철도(KTX) 핵심 정비 분야 외주화를 계획해온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관련한 용역계약 추진을 중단하고 외주화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그동안 공공·안전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확대돼온 외주화 흐름이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경주 지진 발생으로 열차 운행 시간이 변경된 사실을 전달받지 못한 선로유지보수 외주업체 노동자 2명이 열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지난해 구의역에서도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업무를 맡은 외주업체 노동자가 사망하는 등 외주화로 인한 인명피해는 지속돼 왔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795205.html

목, 2017/05/18-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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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손배소송으로 노조 압박

파업에 참여했다가 전 재산과 임금까지 회사에 가압류 당했던 두산중공업 배달호 씨가 2003년 1월 분신해 숨지면서 손배소송의 위험이 세상에 알려졌다. 15년이 지난 요즘은 회사뿐 아니라 국가(경찰)도 손배소송으로 노동자와 노조를 위협하고 있다.

국가(경찰)는 노사갈등 때 중재자로 개입한다. 노조원과 경비용역이 충돌할 때 경찰도 일부 부상당한다. 폭력을 행사한 노조원은 형사처벌 받는다. 요즘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국가(경찰)가 노조원 개인에게 인적, 물적 피해를 배상하라는 손배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다. 때문에 금속노조 법률원에는 노사갈등보다 노정갈등으로 인한 소송이 더 몰린다.

집회 관련한 형사사건이 더 많아

금속노조 법률원이 최근 20개월간(2015.1~2016.8) 맡은 소송은 모두 975건이었다. 소송 형식으로 나눠 보면 형사사건이 305건, 행정사건 290건, 민사사건 287건, 기타 93건 순이었다. 형사사건 상당수가 경찰과 집회및시위에관한법(집시법) 위반을 다투는 것이다. 노조 법률원이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나 정부의 법제도개선을 법적으로 타투는 것보다 경찰(공권력)과 공방을 벌이는 게 더 많았다.

전체 975건의 소송은 사건 내용별로 노조활동, 단결권, 단체교섭, 단체행동권 등 25개로 나뉜다. 25개 내용별로 소송 건수를 보면 사업장 밖 노조활동(214건)이 가장 많고, 사업장 안 노조활동(94건), 단결권 침해(79건), 비정규직(71건) 순이었다. 1~4위까지가 458건(46.9%)으로 전체의 절반에 달했다.

1~2위를 차지한 사업장 안팎 노조활동은 노동기본권을 요구하는 집회 중 벌어진 다툼이 많다. 결국 한국의 노사관계를 소송 측면에서 분석할 때 노동3권 중 단체행동(쟁의)이나 단체교섭이 아닌 기본적인 단결권을 둘러싼 다툼이 더 많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파업보다 기본적 단결권에 발목 잡혀

975건 가운데 금속노조 법률원이 사회적 파급력을 고려해 직접 개입한 주요사건은 53건이었다. 53건 중 형사사건이 41건(77.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것도 노조가 제기한 소송은 20건인데 반해 피소 당한 게 33건이었다. 이는 노사 갈등을 조정해야 할 국가가 단결권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노조와 노조원에게 집시법 위반으로 형사적 책임을 묻는데 이어 거액의 손배소송까지 제기해 이중 압박하는 상황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20개월치 소송을 분류한 금속노조 법률원 박현희 노무사는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단체행동권이나 단체교섭은 고사하고 노동3권 중 가장 기본인 단결권조차 누리지 못한채 비정규직노조를 중심으로 사업장 안밖에서 노조인정 등 단결권을 요구하는 집회(시위) 하다가 공권력과 싸우는데 진을 빼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내용 형사 행정 민사 기타 합계
1 사업장밖 노조활동 168 22 14 10 214
2 사업장내 노조활동 26 36 21 11 94
3 단결권 침해 28 32 16 3 79
4 비정규직 16 13 38 4 71
5 통상임금     57 2 59
6 일반징계   46 5 1 52
7 쟁의행위 13 16 16 6 51
8 정리해고 10 9 18 13 50
9 복수노조 6 22 12 7 47
10 징계해고 1 19 10 3 33
11 단체협약 3 9 13 4 29
12 폐업 7 3 9 8 27
13 인사권 행사 1 12 8 4 25
14 차별 3 5 10 3 21
15 단체교섭 7 8 1 4 20
16 노조 채무 2 6 10 2 20
17 산재/노동안전/보건   14 2 2 18
18 임금체계 3 2 10   15
19 저성과 2 7 5 1 15
20 직장폐쇄 4 4 3 1 12
21 전임자 1 1 2 4 8
22 노동자 감시통제 3 2 2   7
23 근로시간   1 2   3
24 휴게/휴일/휴가     3   3
25 쟁의조정 1 1     2
합계 305 290 287 93 975

▲ [표1]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 소송(출처 : 금속노조 법률원, 2015.1 ~2016.8)

노동권 미흡한 특수고용직 등 비정규직에 더 가혹

민주노총도 국가(경찰)의 손배소송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가(경찰)가 민주노총을 상대로 손배소송을 걸어 종결된 13건 중 특수고용직이나 간접고용 등 비정규직 관련 사건은 6건이다. 배상액은 모두 2억 4,259만원인데 이중 비정규직 사건이 1억 5,069만원(62.1%)에 달한다. 민주노총이 정규직 중심으로 구성된 걸 감안하면, 국가는 상대적으로 약자인 비정규직에게 더 가혹했다.

  발생 피고 행사 내용 확정액(만 원)
1 2007. 6 민주노총 특수고용 권리보장 대회 2436
2 2007. 7 민주노총, 개인 8명 홈에버노조 파업집회(비정규직) 2520
3 2006. 6 금속노조, 개인 5명 하이텍코리아 집회(공장폐쇄) 910
4 2007.10 건설노조원 10명 건설노조 집회 1074
5 2007. 9 민주노총 노조원 19명 울산중부서 담장손괴(현대차 비정규직) 558
6 2007.11 기아차 노조원 6명 범국민행동의날 상경차단 1087
7 2007. 8 민주노총 뉴코아 앞 미신고 집회(비정규직) 380
8 2007. 7 S&T노조 등 6명 S&T 정문앞 집회 260
9 2009. 5 민주노총 화물연대 집회(334명 기소) 8101
10 2011. 2 민주노총 전북본부 민주노총 집회 (버스노조) 1480
11 2010.11 금속노조, 4명 쌍용차 집회 899
12 2011. 6 금속노조 등 12명 유성기업 집회 4520
13 2014.12 공무원노조 노조원   34
합계   2억4259만원

▲ [표2] 민주노총이 피소 당해 종결된 손배소송(출처 : 민주노총, 붉은색은 비정규직노조 사건)

노동3권을 제대로 갖지 못한 특수고용직과 간접고용 노동자는 쟁의행위에 제약이 많다. 때문에 이들은 정부에 정책개선을 요구한다. 요구는 집회(시위)로 표현된다. 이 때 공권력(경찰)과 충돌이 불가피한데 국가가 집회에서 생긴 피해에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노총 박은정 정책국장은 “경찰이 해마다 집회시위 따른 경찰장비 파손에 대비한 예산을 확보해놓고도 집회당사자에게 모두 배상하라는 건 지나치다”고 했다.

사용자 손배소송, 숫자 줄지만 액수는 급증

국가와 함께 사용자의 손배소송도 여전하다. 민주노총에 대한 손배청구 총액(기업,국가 포함)은 사용자가 노조탄압 수단으로 손배소송을 적극 활용해 두산중공업 배달호 씨의 분신을 불렀던 2003년 500억 원을 넘긴 뒤 올 들어 1867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손배소송을 당한 노조 수는 2003년 51개에서 24개로 절반으로 줄었지만 청구액은 크게 늘어 노조 당 청구액은 2002년 8억 8천만원에서 77억 8천만원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조사 시기 청구액 (억 원) 사업장 수 (개)
2002. 6 345 39
2003. 1 402 50
2003.10 575 51
2011. 5 1583 12
2013. 1 1307 16
2014.  3 1692 17
2015. 3 1691 17
2016. 4 1558 17
2017. 7 1867 24

▲ [표3] 민주노총 연도별 손배 피소(출처 : 손잡고(손배가압류를 잡자))

코레일은 2009년 노조파업 때 노조를 상대로 손배소송을 제기해 오히려 이익을 냈다. 서울지법은 손배소송에서 코레일이 전면파업 때 72억원의 영업손실을 봤으나, 인건비(무노동무임금)와 동력비를 줄여 86억원을 절약해 오히려 14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봤다고 판단했다.

하청노동자 앞에 시간만 끄는 공권력

민주노총이나 금속노조, 공공운수노조처럼 변호사 20여 명이 일하는 법률원이 있는 곳은 그나마 낫지만 지역의 작은 비정규직 노조는 회사와 국가의 손배소송의 휘청거린다.

강원도에서 시멘트를 생산하는 삼표동양시멘트는 1년 365일 24시간 공장(광산)을 가동했다. 명절 휴가도 없이 하루 16시간씩 일했던 하청노동자들은 한 달에 잔업만 100시간 넘게 해도 정규직 임금의 절반도 못 받았다.

이들이 노조를 만들자 원청은 수십 년 일한 100여명의 하청노동자를 도급 해지해 모두 내쫓았다. 쫓겨난 하청노동자들은 노동부와 법원에 근로자지위확인소송(불법파견)을 제기하고, 다시 일하게 해달라고 정문 앞에서 농성했다.

노동부는 8개월을 끌다가 노동자의 손(위장도급)을 들어줬다. 1심 법원도 불법파견이라고 판결했지만, 원청은 20억원의 벌금(이행강제금) 내면서까지 직접고용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 법원이 불법파견으로 판결해도 회사가 버티면 그만이다. 현대차 사내하청 사건 때도 버티다 선별적으로 일부를 신규 채용하면 그만이다.

오히려 원청은 하청노동자 농성을 이유로 업체를 통해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에서 노동자를 대리한 공익인권법재단 윤지영 변호사는 “통상 회사가 손배 소송을 제기할 땐 파업(쟁의행위)이 문제가 되는데, 삼표동양시멘트는 계약해지 당한 뒤 다시 일하게 해달라고 농성한 게 손배청구 이유라서 이럴 땐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어떻게 구성할지 난감하다”고 했다.

동양시멘트노조 김진영 교육부장은 “노동부의 위장도급 판정도 태백지청장실 점거 끝에 겨우 얻었는데, 그때 로비에 ‘동양시멘트 기증’이라고 새겨진 대형 거울을 보고 많은 걸 깨달았다”고 했다. 비슷한 시기 쫓겨나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하청노동자는 밤에 태백지청 근로감독관과 원청 임원이 만나는 걸 목격했다.

손배소, 한미FTA 이후 집회통제 주요수단

국가(경찰)가 집회와 시위에 손해배상을 청구한 건 2006년 한미FTA 체결 반대집회가 처음이었다. 2008년 광우병 촛불 이후 손배소송은 국가가 대규모 집회와 시위를 통제하는 주요 수단이 됐다.

집시법 2조는 ‘시위’를 “여러 사람이 일반인이 자유로이 통행할 장소를 행진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한 여러 사람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로 정의한다. 결국 집회와 시위는 실력행사와 위력을 예정한다. 집회와 시위 등 기본권 보장은 국가 의무다. 그런데도 국가는 집회 관리통제의 수단으로 손배소송을 적극 활용해 기본권을 억압하고 있다.

공익인권변호사 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서선영 변호사는 한 토론회에서 “정치과정에서 생긴 문제를 개인간 피해회복을 목적으로 한 손해배상이란 수단에 그대로 적용하는 순간 왜곡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집회의 모든 책임을 주최자에게 전가하는 건 결국 정치적 반대의사가 강한 집회를 하지 말라는 경고이자 엄포라서 국민 기본권을 위축시킨다”고 했다.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지난해 12월 열린 국가 손배소송 토론회에서 “기본권 중 타인의 불편을 전제로 인정하는 걸 ‘관계적 권리’라 하는데, 집회의 자유와 노동3권이 대표적 ‘관계적 권리’다. 집회와 시위는 교통제한이나 소음 등 생활방해를 당연히 동반한다. 국가가 이런 관계적 권리에 손배 청구를 남용하면 오히려 기본권을 방해하는 셈”이라고 했다.

집회때 불법은 형법으로 충분히 제재 가능

국가가 집회와 시위에 형법이 아닌 민법상 손배소송을 제기하는 게 법리상 이질적이고, 기본권 조정자로 국가의 의무에 반한다는 의견도 있다. 집시법은 위반행위에 대해 행정적, 형사적 재재를 부과하지만 민사적 제재는 입법화하지 않고 있다. 집회와 시위 등 표현의 자유로 인해 일어나는 법 위반에 대해 민법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남용하는 건 집회의 자유를 위축시킬 공산이 크다.

허진민 참여연대 공익인권법센터 변호사는 “국가가 공익목적에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려다가 생긴 피해를 갈등 당사자에게 물리는 건 기본권 조정자로서 국가의 의무에 반하고, 국가는 개인들에게 형법, 행정법으로 충분한 제재수단을 갖고 있다”고 했다.

경찰, 광우병 촛불 손배소 고법까지 패소

경찰은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를 주최한 대책회의와 네티즌 등 17명에게 5억 1,709만 원의 손배를 청구했다. 경찰은 대책회의가 개입하면서 불법폭력시위로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 공소장에는 허점이 많았다. 누가 가해자인지 모르고, 부상경위도 입증하지 못하고, 출동하다가 넘어져 다치거나, 동료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은 부상, 대치 중 탈진까지 모두 주최 측에 손해배상 청구했다. 참여연대 안진걸 씨는 2008년 6월 25일 체포됐는데 경찰은 안 씨가 6월 29일까지 농성을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고등법원까지 경찰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다.

쌍용차 회사는 취하했는데 국가는 끝까지

노조에 대한 국가 손배소는 2009년 쌍용차와 2011년 유성기업 파업이 대표적이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2,646명 구조조정에 반발해 2009년 5월 22일 점거파업에 들어가 회사 경비용역과 충돌했다.

77일 뒤 경찰은 8월 4~5일 헬기와 기중기로 공장 내 노조원을 진압한다. 이 과정에서 국가(경찰)는 노조와 노조원을 상대로 장비파손과 치료비, 위자료 등 16억 6,961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14억원, 2심 법원은 11억원을 인정했다.

회사도 노조에 33억원 손배소송을 제기했으나 2015년말 모두 취하했다. 그러나 국가는 2심 판결에도 불복해 사건은 대법원에 올라가 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파업으로 94명이 구속되고 300여 명이 벌금과 형사처벌을 받았다. 자살한 노동자도 28명이다. 여기에 국가(경찰)까지 손해배상 소송으로 압박하고 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노조탄압 무기인 손배, 가압류를 국가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기업노조는 교대근무제 개선을 위한 교섭결렬로 2011년 5월 18일부터 점거파업에 들어갔다. 회사는 창조컨설팅의 자문을 받아 파업 첫날 직장폐쇄했다. 6일 뒤 경찰은 회사의 요청으로 공권력을 투입해 파업노동자를 해산했다. 이후 노조원과 경비용역은 회사 앞에서 계속 충돌했다.

한 달 뒤 민주노총 충남본부가 회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공장 정문 앞을 통과해 예정된 집회장소로 이동하려는 집회참가자들과 이를 막아선 경찰이 충돌해 양측이 다쳤다.

국가(경찰)는 노조와 노조원에게 장비 손상과 경찰 치료비, 위자료 등 1억 1,1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4,500만원을 인정했다.

불법파견 해결 요구 파업에 20억 손배판결

부산고법은 지난달 24일 현대차 하청노동자가 불법파견 해결을 요구하며 벌였던 울산공장 점거파업을 지원한 당시 금속노조 간부와 현대차 정규직, 비정규직 4명에게 20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현대차 하청노동자들은 2010년 7월 대법원이 동료 최병승 씨에게 불법파견을 판결하자 현대차에 하청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그해 11~12월 25일 동안 파업했다.

민변 노동위원회 등 노동법률단체는 대법원 상고를 위한 인지대 비용 1,500만원 마련을 위한 모금에 나섰다. 이들은 원심 판결의 부당성을 알리는 의견서를 대법원에 내고, 노조탄압 수단으로 악용된 손배소송의 부당함을 알리는 운동도 펼치기로 했다.

제주 강정마을은 실마리 찾아가는데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놓고 정부가 반대 주민에게 거액의 손배소송을 제기해 문제가 된 강정마을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정부(해군)는 공사연장 손실을 시공사에 배상하고 그 중 34억 4천만원을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구상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가 해결책 검토를 약속한데 이어, 지난달 11일 열린 첫 변론에서 정부 측은 “소송 외적인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주민들과 협의할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해 실마리를 찾는 중이다. 하지만 노조 상대 손배소는 여전히 노조 통제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 민주노총 박은정 정책국장은 “정권이 바뀌었지만 노조를 상대로 한 국가 손배소는 어떤 해결책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수, 2017/09/1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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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손배소송으로 노조 압박

파업에 참여했다가 전 재산과 임금까지 회사에 가압류 당했던 두산중공업 배달호 씨가 2003년 1월 분신해 숨지면서 손배소송의 위험이 세상에 알려졌다. 15년이 지난 요즘은 회사뿐 아니라 국가(경찰)도 손배소송으로 노동자와 노조를 위협하고 있다.

국가(경찰)는 노사갈등 때 중재자로 개입한다. 노조원과 경비용역이 충돌할 때 경찰도 일부 부상당한다. 폭력을 행사한 노조원은 형사처벌 받는다. 요즘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국가(경찰)가 노조원 개인에게 인적, 물적 피해를 배상하라는 손배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다. 때문에 금속노조 법률원에는 노사갈등보다 노정갈등으로 인한 소송이 더 몰린다.

집회 관련한 형사사건이 더 많아

금속노조 법률원이 최근 20개월간(2015.1~2016.8) 맡은 소송은 모두 975건이었다. 소송 형식으로 나눠 보면 형사사건이 305건, 행정사건 290건, 민사사건 287건, 기타 93건 순이었다. 형사사건 상당수가 경찰과 집회및시위에관한법(집시법) 위반을 다투는 것이다. 노조 법률원이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나 정부의 법제도개선을 법적으로 타투는 것보다 경찰(공권력)과 공방을 벌이는 게 더 많았다.

전체 975건의 소송은 사건 내용별로 노조활동, 단결권, 단체교섭, 단체행동권 등 25개로 나뉜다. 25개 내용별로 소송 건수를 보면 사업장 밖 노조활동(214건)이 가장 많고, 사업장 안 노조활동(94건), 단결권 침해(79건), 비정규직(71건) 순이었다. 1~4위까지가 458건(46.9%)으로 전체의 절반에 달했다.

1~2위를 차지한 사업장 안팎 노조활동은 노동기본권을 요구하는 집회 중 벌어진 다툼이 많다. 결국 한국의 노사관계를 소송 측면에서 분석할 때 노동3권 중 단체행동(쟁의)이나 단체교섭이 아닌 기본적인 단결권을 둘러싼 다툼이 더 많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파업보다 기본적 단결권에 발목 잡혀

975건 가운데 금속노조 법률원이 사회적 파급력을 고려해 직접 개입한 주요사건은 53건이었다. 53건 중 형사사건이 41건(77.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것도 노조가 제기한 소송은 20건인데 반해 피소 당한 게 33건이었다. 이는 노사 갈등을 조정해야 할 국가가 단결권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노조와 노조원에게 집시법 위반으로 형사적 책임을 묻는데 이어 거액의 손배소송까지 제기해 이중 압박하는 상황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20개월치 소송을 분류한 금속노조 법률원 박현희 노무사는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단체행동권이나 단체교섭은 고사하고 노동3권 중 가장 기본인 단결권조차 누리지 못한채 비정규직노조를 중심으로 사업장 안밖에서 노조인정 등 단결권을 요구하는 집회(시위) 하다가 공권력과 싸우는데 진을 빼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내용 형사 행정 민사 기타 합계
1 사업장밖 노조활동 168 22 14 10 214
2 사업장내 노조활동 26 36 21 11 94
3 단결권 침해 28 32 16 3 79
4 비정규직 16 13 38 4 71
5 통상임금     57 2 59
6 일반징계   46 5 1 52
7 쟁의행위 13 16 16 6 51
8 정리해고 10 9 18 13 50
9 복수노조 6 22 12 7 47
10 징계해고 1 19 10 3 33
11 단체협약 3 9 13 4 29
12 폐업 7 3 9 8 27
13 인사권 행사 1 12 8 4 25
14 차별 3 5 10 3 21
15 단체교섭 7 8 1 4 20
16 노조 채무 2 6 10 2 20
17 산재/노동안전/보건   14 2 2 18
18 임금체계 3 2 10   15
19 저성과 2 7 5 1 15
20 직장폐쇄 4 4 3 1 12
21 전임자 1 1 2 4 8
22 노동자 감시통제 3 2 2   7
23 근로시간   1 2   3
24 휴게/휴일/휴가     3   3
25 쟁의조정 1 1     2
합계 305 290 287 93 975

▲ [표1]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 소송(출처 : 금속노조 법률원, 2015.1 ~2016.8)

노동권 미흡한 특수고용직 등 비정규직에 더 가혹

민주노총도 국가(경찰)의 손배소송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가(경찰)가 민주노총을 상대로 손배소송을 걸어 종결된 13건 중 특수고용직이나 간접고용 등 비정규직 관련 사건은 6건이다. 배상액은 모두 2억 4,259만원인데 이중 비정규직 사건이 1억 5,069만원(62.1%)에 달한다. 민주노총이 정규직 중심으로 구성된 걸 감안하면, 국가는 상대적으로 약자인 비정규직에게 더 가혹했다.

  발생 피고 행사 내용 확정액(만 원)
1 2007. 6 민주노총 특수고용 권리보장 대회 2436
2 2007. 7 민주노총, 개인 8명 홈에버노조 파업집회(비정규직) 2520
3 2006. 6 금속노조, 개인 5명 하이텍코리아 집회(공장폐쇄) 910
4 2007.10 건설노조원 10명 건설노조 집회 1074
5 2007. 9 민주노총 노조원 19명 울산중부서 담장손괴(현대차 비정규직) 558
6 2007.11 기아차 노조원 6명 범국민행동의날 상경차단 1087
7 2007. 8 민주노총 뉴코아 앞 미신고 집회(비정규직) 380
8 2007. 7 S&T노조 등 6명 S&T 정문앞 집회 260
9 2009. 5 민주노총 화물연대 집회(334명 기소) 8101
10 2011. 2 민주노총 전북본부 민주노총 집회 (버스노조) 1480
11 2010.11 금속노조, 4명 쌍용차 집회 899
12 2011. 6 금속노조 등 12명 유성기업 집회 4520
13 2014.12 공무원노조 노조원   34
합계   2억4259만원

▲ [표2] 민주노총이 피소 당해 종결된 손배소송(출처 : 민주노총, 붉은색은 비정규직노조 사건)

노동3권을 제대로 갖지 못한 특수고용직과 간접고용 노동자는 쟁의행위에 제약이 많다. 때문에 이들은 정부에 정책개선을 요구한다. 요구는 집회(시위)로 표현된다. 이 때 공권력(경찰)과 충돌이 불가피한데 국가가 집회에서 생긴 피해에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노총 박은정 정책국장은 “경찰이 해마다 집회시위 따른 경찰장비 파손에 대비한 예산을 확보해놓고도 집회당사자에게 모두 배상하라는 건 지나치다”고 했다.

사용자 손배소송, 숫자 줄지만 액수는 급증

국가와 함께 사용자의 손배소송도 여전하다. 민주노총에 대한 손배청구 총액(기업,국가 포함)은 사용자가 노조탄압 수단으로 손배소송을 적극 활용해 두산중공업 배달호 씨의 분신을 불렀던 2003년 500억 원을 넘긴 뒤 올 들어 1867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손배소송을 당한 노조 수는 2003년 51개에서 24개로 절반으로 줄었지만 청구액은 크게 늘어 노조 당 청구액은 2002년 8억 8천만원에서 77억 8천만원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조사 시기 청구액 (억 원) 사업장 수 (개)
2002. 6 345 39
2003. 1 402 50
2003.10 575 51
2011. 5 1583 12
2013. 1 1307 16
2014.  3 1692 17
2015. 3 1691 17
2016. 4 1558 17
2017. 7 1867 24

▲ [표3] 민주노총 연도별 손배 피소(출처 : 손잡고(손배가압류를 잡자))

코레일은 2009년 노조파업 때 노조를 상대로 손배소송을 제기해 오히려 이익을 냈다. 서울지법은 손배소송에서 코레일이 전면파업 때 72억원의 영업손실을 봤으나, 인건비(무노동무임금)와 동력비를 줄여 86억원을 절약해 오히려 14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봤다고 판단했다.

하청노동자 앞에 시간만 끄는 공권력

민주노총이나 금속노조, 공공운수노조처럼 변호사 20여 명이 일하는 법률원이 있는 곳은 그나마 낫지만 지역의 작은 비정규직 노조는 회사와 국가의 손배소송의 휘청거린다.

강원도에서 시멘트를 생산하는 삼표동양시멘트는 1년 365일 24시간 공장(광산)을 가동했다. 명절 휴가도 없이 하루 16시간씩 일했던 하청노동자들은 한 달에 잔업만 100시간 넘게 해도 정규직 임금의 절반도 못 받았다.

이들이 노조를 만들자 원청은 수십 년 일한 100여명의 하청노동자를 도급 해지해 모두 내쫓았다. 쫓겨난 하청노동자들은 노동부와 법원에 근로자지위확인소송(불법파견)을 제기하고, 다시 일하게 해달라고 정문 앞에서 농성했다.

노동부는 8개월을 끌다가 노동자의 손(위장도급)을 들어줬다. 1심 법원도 불법파견이라고 판결했지만, 원청은 20억원의 벌금(이행강제금) 내면서까지 직접고용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 법원이 불법파견으로 판결해도 회사가 버티면 그만이다. 현대차 사내하청 사건 때도 버티다 선별적으로 일부를 신규 채용하면 그만이다.

오히려 원청은 하청노동자 농성을 이유로 업체를 통해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에서 노동자를 대리한 공익인권법재단 윤지영 변호사는 “통상 회사가 손배 소송을 제기할 땐 파업(쟁의행위)이 문제가 되는데, 삼표동양시멘트는 계약해지 당한 뒤 다시 일하게 해달라고 농성한 게 손배청구 이유라서 이럴 땐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어떻게 구성할지 난감하다”고 했다.

동양시멘트노조 김진영 교육부장은 “노동부의 위장도급 판정도 태백지청장실 점거 끝에 겨우 얻었는데, 그때 로비에 ‘동양시멘트 기증’이라고 새겨진 대형 거울을 보고 많은 걸 깨달았다”고 했다. 비슷한 시기 쫓겨나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하청노동자는 밤에 태백지청 근로감독관과 원청 임원이 만나는 걸 목격했다.

손배소, 한미FTA 이후 집회통제 주요수단

국가(경찰)가 집회와 시위에 손해배상을 청구한 건 2006년 한미FTA 체결 반대집회가 처음이었다. 2008년 광우병 촛불 이후 손배소송은 국가가 대규모 집회와 시위를 통제하는 주요 수단이 됐다.

집시법 2조는 ‘시위’를 “여러 사람이 일반인이 자유로이 통행할 장소를 행진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한 여러 사람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로 정의한다. 결국 집회와 시위는 실력행사와 위력을 예정한다. 집회와 시위 등 기본권 보장은 국가 의무다. 그런데도 국가는 집회 관리통제의 수단으로 손배소송을 적극 활용해 기본권을 억압하고 있다.

공익인권변호사 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서선영 변호사는 한 토론회에서 “정치과정에서 생긴 문제를 개인간 피해회복을 목적으로 한 손해배상이란 수단에 그대로 적용하는 순간 왜곡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집회의 모든 책임을 주최자에게 전가하는 건 결국 정치적 반대의사가 강한 집회를 하지 말라는 경고이자 엄포라서 국민 기본권을 위축시킨다”고 했다.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지난해 12월 열린 국가 손배소송 토론회에서 “기본권 중 타인의 불편을 전제로 인정하는 걸 ‘관계적 권리’라 하는데, 집회의 자유와 노동3권이 대표적 ‘관계적 권리’다. 집회와 시위는 교통제한이나 소음 등 생활방해를 당연히 동반한다. 국가가 이런 관계적 권리에 손배 청구를 남용하면 오히려 기본권을 방해하는 셈”이라고 했다.

집회때 불법은 형법으로 충분히 제재 가능

국가가 집회와 시위에 형법이 아닌 민법상 손배소송을 제기하는 게 법리상 이질적이고, 기본권 조정자로 국가의 의무에 반한다는 의견도 있다. 집시법은 위반행위에 대해 행정적, 형사적 재재를 부과하지만 민사적 제재는 입법화하지 않고 있다. 집회와 시위 등 표현의 자유로 인해 일어나는 법 위반에 대해 민법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남용하는 건 집회의 자유를 위축시킬 공산이 크다.

허진민 참여연대 공익인권법센터 변호사는 “국가가 공익목적에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려다가 생긴 피해를 갈등 당사자에게 물리는 건 기본권 조정자로서 국가의 의무에 반하고, 국가는 개인들에게 형법, 행정법으로 충분한 제재수단을 갖고 있다”고 했다.

경찰, 광우병 촛불 손배소 고법까지 패소

경찰은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를 주최한 대책회의와 네티즌 등 17명에게 5억 1,709만 원의 손배를 청구했다. 경찰은 대책회의가 개입하면서 불법폭력시위로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 공소장에는 허점이 많았다. 누가 가해자인지 모르고, 부상경위도 입증하지 못하고, 출동하다가 넘어져 다치거나, 동료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은 부상, 대치 중 탈진까지 모두 주최 측에 손해배상 청구했다. 참여연대 안진걸 씨는 2008년 6월 25일 체포됐는데 경찰은 안 씨가 6월 29일까지 농성을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고등법원까지 경찰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다.

쌍용차 회사는 취하했는데 국가는 끝까지

노조에 대한 국가 손배소는 2009년 쌍용차와 2011년 유성기업 파업이 대표적이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2,646명 구조조정에 반발해 2009년 5월 22일 점거파업에 들어가 회사 경비용역과 충돌했다.

77일 뒤 경찰은 8월 4~5일 헬기와 기중기로 공장 내 노조원을 진압한다. 이 과정에서 국가(경찰)는 노조와 노조원을 상대로 장비파손과 치료비, 위자료 등 16억 6,961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14억원, 2심 법원은 11억원을 인정했다.

회사도 노조에 33억원 손배소송을 제기했으나 2015년말 모두 취하했다. 그러나 국가는 2심 판결에도 불복해 사건은 대법원에 올라가 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파업으로 94명이 구속되고 300여 명이 벌금과 형사처벌을 받았다. 자살한 노동자도 28명이다. 여기에 국가(경찰)까지 손해배상 소송으로 압박하고 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노조탄압 무기인 손배, 가압류를 국가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기업노조는 교대근무제 개선을 위한 교섭결렬로 2011년 5월 18일부터 점거파업에 들어갔다. 회사는 창조컨설팅의 자문을 받아 파업 첫날 직장폐쇄했다. 6일 뒤 경찰은 회사의 요청으로 공권력을 투입해 파업노동자를 해산했다. 이후 노조원과 경비용역은 회사 앞에서 계속 충돌했다.

한 달 뒤 민주노총 충남본부가 회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공장 정문 앞을 통과해 예정된 집회장소로 이동하려는 집회참가자들과 이를 막아선 경찰이 충돌해 양측이 다쳤다.

국가(경찰)는 노조와 노조원에게 장비 손상과 경찰 치료비, 위자료 등 1억 1,1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4,500만원을 인정했다.

불법파견 해결 요구 파업에 20억 손배판결

부산고법은 지난달 24일 현대차 하청노동자가 불법파견 해결을 요구하며 벌였던 울산공장 점거파업을 지원한 당시 금속노조 간부와 현대차 정규직, 비정규직 4명에게 20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현대차 하청노동자들은 2010년 7월 대법원이 동료 최병승 씨에게 불법파견을 판결하자 현대차에 하청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그해 11~12월 25일 동안 파업했다.

민변 노동위원회 등 노동법률단체는 대법원 상고를 위한 인지대 비용 1,500만원 마련을 위한 모금에 나섰다. 이들은 원심 판결의 부당성을 알리는 의견서를 대법원에 내고, 노조탄압 수단으로 악용된 손배소송의 부당함을 알리는 운동도 펼치기로 했다.

제주 강정마을은 실마리 찾아가는데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놓고 정부가 반대 주민에게 거액의 손배소송을 제기해 문제가 된 강정마을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정부(해군)는 공사연장 손실을 시공사에 배상하고 그 중 34억 4천만원을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구상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가 해결책 검토를 약속한데 이어, 지난달 11일 열린 첫 변론에서 정부 측은 “소송 외적인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주민들과 협의할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해 실마리를 찾는 중이다. 하지만 노조 상대 손배소는 여전히 노조 통제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 민주노총 박은정 정책국장은 “정권이 바뀌었지만 노조를 상대로 한 국가 손배소는 어떤 해결책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수, 2017/09/1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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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해고노동자 복직 합의 환영한다

– 노사는 철도 발전과 공공성 강화를 위한 동반자 역할 해야 –
– KTX 승무원도 조속히 복직시켜야 –

어제(8일) 코레일과 철도노조는 노사 대표자 간담회에서 철도 민영화 투쟁에서 해고당한 노동자 복직에 합의와 더불어 철도발전위원회 구성, 안전대책 및 근무여건 개선 등을 합의했다. <철도공공성시민모임>은 국가의 잘못된 철도정책을 막아내다 해고당한 노동자의 복직합의에 큰 환영의 뜻을 표한다. 해고자 복직은 2003년부터 이어진 노사 간 긴 갈등에 종지부를 찍고 화해의 길로 나선 것이므로 의미가 크다. 다만, 아직 복직되고 있지 않은 KTX 승무원도 하루빨리 직접 고용의 방식으로 복직시켜 남은 갈등도 해결하길 촉구한다.

<철도공공성시민모임>은 코레일과 철도노조가 화합의 길을 나선 만큼, 앞으로 철도발전을 위해서 노력하는 동반자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이제 코레일과 노조는 노사화합을 동력 삼아 철도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철도의 안전과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코레일-철도시설관리공단 통합 문제와 요금차별과 가짜 경쟁을 해소를 위한 코레일-SR 통합 문제를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해결해야 한다. 노사는 이제 세계 경쟁력을 갖춘 안전한 철도를 위해서 노력해주길 바란다. <끝>

2018년 2월 9일

철도공공성시민모임

(운영위단체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한국YMCA전국연맹,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녹색교통운동)

※ 철도공공성시민모임(철도공공성모임)은 2013년 9월 2일 철도공공성 확대, 사회적 합의 없는 민영화 추진 반대, 교통기본권 보장 확대 운동을 위해 전국 214개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활동하고 있으며, 2013년 정부의 철도민영화 정책 반대 운동을 전개하였습니다.

금, 2018/02/0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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