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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의 딸’ 포스터에 형사반까지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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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의 딸’ 포스터에 형사반까지 출동

익명 (미확인) | 목, 2015/12/10- 19:17

수사기관이 박근혜 대통령를 비판·풍자하는 행위에 대해 잇달아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대통령이 명예훼손의 대상이 되는지에 대해 법적 논란이 있는데도 검경이 앞장서서 대통령을 풍자한 시민들을 체포하거나 기소하고 있는 것이다.

‘독재자의 딸’ 포스터 붙이자 경찰 7명 우르르…목공소 주인 황연주

서울 마포구 구수동에서 목공소를 운영하는 황연주 씨는 지난 11월 14일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인쇄물을 가게 유리창에 붙였다가 경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이 인쇄물은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과 함께 ‘독재자의 딸’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A4 크기 포스터로, 1차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가하자는 내용이다.

 

경찰이 황 씨의 가게에 나타난 것은 11월 28일. 인쇄물 내용을 탐탁지 않게 여긴 인근 주민의 신고 직후 순찰차 2대와 형사 승합차 1대가 차례로 도착했다. 신수지구대와 마포경찰서에서 최소 7명의 경찰관이 출동했다고 한다.

황 씨에 따르면, 경찰은 영장 제시 없이 목공소 안으로 들어와 창문에 붙은 인쇄물을 임의로 떼어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의 소지가 높다는 이유였다. 황 씨가 해당 인쇄물이 왜 명예훼손이 되느냐며 항의하자 경찰은 황 씨에게 “독재자의 딸이라는 근거를 대라”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은 당시 현장을 촬영한 뉴스타파 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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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지구대 측은 7명 이상의 경찰관들이 무더기로 출동한 이유를 묻자 담당자의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고 대답했다. 또 경찰관이 사유지에 들어와 임의로 인쇄물을 떼어낸 행위에 대해선 “올해 상반기 지구대 관할 지역에서 (대통령을 비판하는) 유인물이 뿌려진 일 때문에 직원들이 고생을 했다.직원들이 그런 맥락으로 (이번 신고를) 이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마포경찰서 측은 취재진에게 “대통령 비판 전단지 배포가 있은 이후 경찰청과 지방청에서 내려온 지침이 있다”고 밝혔다. 이 지침에 따르면 황 씨와 같이 인쇄물을 길거리나 유리창에 붙인 행위는 명백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게 마포서의 해석이다. 당시 마포서 형사까지 현장에 출동한 이유에 대해서는 “VIP(대통령) 관련 사안은 본청과 서울청에 보고되는 중요 사안”이며 “지구대에 접수된 중요 사안을 형사가 다시 확인하는 것은 일반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황 씨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모욕죄 혐의로 수사할 방침이다.

‘개사료’ 풍자극에 7개월 간 구속 중 – 환경운동가 박성수 씨

지난 10년 간 강정·밀양·진도 등 전국 각지를 돌며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해온 이른바 ‘둥글이’ 박성수 씨. 약자를 대변하고 권력을 풍자하는 그의 영상은 누리꾼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박 씨는 박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현재 7개월째 대구구치소에 갇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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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박 씨가 만들어 배포한 한 전단지가 문제의 발단이 됐다. 이 전단지에는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의혹’을 비롯해 △18대 대통령 선거 부정 의혹 △청와대의 채동욱 전 검찰총장 찍어내기 의혹 △정윤회 씨의 딸 국가대표 선발 특혜 의혹 등이 담겼다.

지난 2월 대구에 사는 박 씨의 지인 변홍철 씨는 새누리당 대구시당 당사 앞에서 이 전단지를 뿌리고 ‘인증샷’을 찍는 전단지 배포 행위극을 펼쳤다. 전단지의 내용을 본 인근 주민이 현장에서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즉각 수사에 들어갔다.

표현의 자유 차원에서 그 정도 행위극은 얼마든지 용인될 것이라고 믿었던 변 씨의 생각과는 달리 경찰은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했다. 박 씨와 변 씨에 대해 전방위적 압수수색에 나서는 한편, 탐문 수사와 계좌 추적도 강도 높게 진행했다. 변 씨에 따르면,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변 씨가 활동했던 지역 연대단체(청도 345kV 송전탑반대대책위)의 계좌 내역까지 조회했다. 당시 경찰은 박 씨의 후원금 1만원을 추적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의 변호인 측은 “제주·군산·광주 등 각지에서 벌어진 비슷한 행위극은 대부분 무혐의 처분을 받았던 사안”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직접적인 고소가 없었음에도 (경찰이) 수사에 들어간 것은 기존 수사 관행에 비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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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씨는 이 같은 경찰의 과잉 수사에 항의해 미리 준비한 개사료를 경찰서와 검찰청에 뿌리는 개사료 행위극을 이어가다가 결국 지난 4월 대검찰청 앞에서 현장 체포됐다. 검찰은 박 씨가 제작한 전단지와 SNS 상에 올린 글을 근거로 형법상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 상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박 씨의 법률 대리인인 류제모 변호사는 재판과정에서 박 씨에게 불리한 이례적인 조치들이 연이어 일어났다고 주장한다. 류 변호사는 박 씨가 흉악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이나 검경을 풍자한 것 뿐인데도 재판부가 재판 기일을 지나치게 길게 잡아 박 씨의 구치소 수감 기간도 필요 이상 길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형사 소송법상 판결 전 구속 기간은 최대 6개월로 한정돼 있지만, 박 씨의 경우 2건의 집시법 위반 혐의가 재판 과정에 추가되면서 구속 기간이 7개월을 넘어서고 있다.

게다가 검찰은 지난 11월 24일에 열린 결심공판에서 박 씨에게 징역 3년(집시법 위반 2건 포함)을 구형했다. 이 역시 통상적인 명예훼손 사건에서는 사례를 찾기 힘든 구형량이라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그래서 검찰의 구형량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한 데 대한 ‘괘씸죄’가 적용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지방법원 제2형사단독(부장판사 김태규)은 12월 22일 박 씨에 대한 1심 선고를 할 예정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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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 1월 14일 명예훼손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안을 의결했다. 인터넷, SNS 등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하는 범죄가 상당수 발생하고 있어 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고 엄정한 양형을 도모한다는 이유에서다. 새 양형기준안에 따르면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징역형이 선택될 경우 기본적으로 4월~1년이 선고된다. 인터넷이나 신문기사 등을 통해 유포된 경우에는 더욱 가중되어 기본 6월~1년 4개월, 최대 3년 9개월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욕설을 한 경우(모욕죄)에도 징역형을 받는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2월~8월이 적용된다.

그러나 명예훼손죄, 모욕죄와 같은 표현 범죄에 대해 과중한 양형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국제기준에 위반되며,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크게 위축시키는 것으로써 철회되어야 한다.

양형기준은 법관이 최종적으로 형을 선고할 때 참조하는 기준이다. 원칙적으로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양형기준을 벗어나는 판결을 하는 경우에는 판결문에 양형이유를 기재해야 한다. 합리적 사유 없이 양형기준을 위반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약 90% 내외의 준수율을 보이는, 사실상 구속력이 있는 기준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명예훼손죄 양형기준안은 다른 범죄와 비교하더라도 상당히 높게 설정되어 있다. 기본 양형을 기준으로, 폭행죄(2월~10월), 협박죄(2월~1년), 유기·학대죄(2월~1년)보다도 높으며, 상해죄(4월~1년6월), 체포·감금죄(6월~1년)와 유사한 수준이다. 사회의 커뮤니케이션 속에서 타인에 대한 부정적 언사를 주고받는 것은 흔히 일어날 수 있는 행위임에도, 이를 타인에게 직접적으로 물리적, 신체적 피해를 가하는 행위와 죄질이 비슷하거나 더 큰 범죄행위로 보는 것이다. 양형기준안은 단체 카톡방에서 다른 사람을 욕하거나, SNS에 자신이 갔던 식당이나 병원에 대한 부정적인 후기를 올리거나, 연예계 찌라시를 커뮤니티에 공유하는 행위가 사람을 때리고 학대하는 행위에 버금가는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행위라고 공표하는 것과 다름없다.

한편 양형위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경우에는 양형기준의 대상이 아니라고 했지만, 피고인이 말한 사실이 진실임이 밝혀지지 않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처벌받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이명박의 BBK 실소유주설을 주장한 정봉주 전 의원, 최태민-최순실 부녀와 박근혜의 유착관계에 의혹을 제기했던 김해호 목사 역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받았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유튜버 유정호는 본인이 학창시절 교사로부터 직접 당한 피해사실을 말했음에도 ‘허위사실’이라는 이유로 징역 2년을 구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즉, 말한 사실이 진실임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에는 허위사실 명예훼손으로 판단될 수 있고, 엄정한 양형기준이 허위사실을 말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명백히 증명할 수 없는 사회의 각종 고발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시간이 많이 지나거나 은밀하게 행해져 성폭력 피해사실을 증명할 수 없는 미투 고발도, 조작·은폐되어 있는 공인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자 하는 기자들의 보도활동도 나중에 허위사실 적시로 판단되어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공포감으로 인해 크게 위축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명예훼손의 비범죄화는 국제적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명예훼손죄를 폐지하는 추세이다. UN 인권위원회는 우리나라가 비준한 UN 자유권 규약에 관한 논평[1]에서, 국가는 명예훼손의 비형사범죄화를 고려하여야 하며, 형사처벌 규정이 있다고 하여도 이는 가장 심각한 사안에만 적용되어야 하고, 징역형은 적정한 형이 될 수 없다고 선언했다.[2] 2010년 UN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역시 한국 정부에 형사상 명예훼손죄의 폐지를 촉구했다.[3] 모욕죄와 같이 사실적 주장도 없는 감정 표명에 대하여 처벌이 이루어져서는 안됨은 물론이다.[4]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에 대한 ‘엄정 처벌’을 내세운 새 양형기준안은 이러한 국제적 기준과 추세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 양형위원회는 표현의 자유의 정신과 국제기준을 준수하여 과중한 명예훼손범죄 양형기준안을 철회하고 징역형의 선고를 지양하는 방향의 대안을 고려해야 한다.


[1] UN Human Rights Committee, “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 General   comment No. 34” (CCPR/C/GC/34), 12 September 2011 

[2] General  comment No. 34, para. 47. “States parties should consider the decriminalization of defamation and, in any case, the application of the criminal law should only be countenanced in the most serious of cases and imprisonment is never an appropriate penalty.”

[3] Frank La Rue (2011), “Report of the Special Rapporteur on the promotion and protection of the right to freedom of opinion and expression, Mission to the Republic of Korea”(A/HRC/17/27/Add.2), UN Human Rights Council, 21 March 2011
“89. The Government should, in line with the global trend, remove defamation as a criminal offence from the Criminal Act, given the existing prohibition of defamation in the Civil Act.”

[4] General Comment 34, para. 47, “[P]enal defamation laws. . . should not be applied with regard to those forms of expressions that are not, of their nature, subject to verification.”
Frank La Rue (2011) para 27. “With regard to opinions, it should be clear that only patently unreasonable views may qualify as defamatory”

2019년 1월 31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목, 2019/01/3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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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위원회는 오늘(2019. 2. 11.) 오후 2시 공청회를 열고 ‘명예훼손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안’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이에 사단법인 오픈넷은 ‘명예훼손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안’에 대한 반대의견서를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제출했다. 

명예훼손죄, 모욕죄와 같은 표현 범죄에 대해 과중한 양형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국제기준을 위반하는 것이며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크게 위축시키는 것으로써 철회되어야 한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명예훼손범죄 양형기준안에 대한 의견서

  • 양형위원회의 명예훼손죄, 모욕죄와 같은 표현 범죄에 대한 과중한 양형기준 설정은 국제법 원칙 및 기준에 위반하여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크게 위축시키는 것으로서 철회되어야 함.
  • 이번 명예훼손죄 양형기준안은 다른 범죄와 비교하더라도 상당히 높게 설정되어 있음. 기본 양형을 기준으로, 폭행죄(2월~10월), 협박죄(2월~1년), 유기·학대죄(2월~1년)보다도 높으며, 상해죄(4월~1년6월), 체포·감금죄(6월~1년)와 유사한 수준임. ‘명예훼손’이나 ‘모욕’과 같은 표현범죄는 행위 태양이 매우 다양하고, 행위의 결과가 ‘인격적, 정신적 피해’로써 그 심각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곤란함. 그럼에도 타인을 말로 비난하는 행위를 타인에게 직접적으로 물리적, 신체적 피해를 가하는 행위와 죄질이 비슷하거나 더 큰 범죄행위로 취급하는 것은 과도함.
  • 한편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설정하지 않았으나, 피고인이 말한 사실이 진실임이 밝혀지지 않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처벌받는 사례는 비일비재함. 즉, 엄정한 양형기준이 허위사실을 말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진실임을 명백히 증명할 수 없는 사회의 각종 고발을 사전적으로 위축시킬 우려가 큼. 시간이 많이 지나거나 은밀하게 행해져 성폭력 피해사실을 증명할 수 없는 미투 고발도, 공인에 대해 명백한 증거가 없는 의혹를 제기하고자 하는 기자들의 보도 활동도, 후에 허위사실 적시로 판단되어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공포감으로 인하여 크게 위축될 것임.
  • 이러한 이유에서 명예훼손의 비범죄화는 국제적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명예훼손죄를 폐지하는 추세임. 유럽평의회(Council of Europe)는 표현의 자유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매우 중요한 기본권인 점을 강조하여 2001년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회원국들에게 명예훼손의 비형사범죄화를 촉구해 왔으며, 이에 따라 유럽평의회 회원국들은 형사법에 규정된 명예훼손죄를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였고 실제 적용에 있어서도 매우 제한적으로 운용하고 있음.
  • UN 인권위원회는 UN 자유권규약에 관한 논평에서, 국가는 명예훼손의 비형사범죄화를 고려하여야 하며, 형사처벌 규정이 있다고 하여도 이는 가장 심각한 사안들에만 적용되어야 하고, 징역형은 적정한 형이 될 수 없다고 선언하였음. 이 UN 자유권 규약은 우리나라도 1990년 4월 비준하여 1990년 7월부터 법률과 동일한 효력으로 국내에 적용되는 규약으로써 이를 준수할 의무가 있음. 2010년 UN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역시 한국 정부에 형사상 명예훼손죄의 폐지를 촉구했음. 또한 위 논평과 특별보고관 보고서 모두 모욕죄와 같이 사실적 주장이 없는 의견 표명에 대하여는 형사처벌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권고하고 있음.
  •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에 대한 ‘엄정 처벌’을 내세운 새 양형기준안은 이러한 국제적 기준과 추세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음. 양형위원회는 표현의 자유의 정신과 국제기준을 준수하여 명예훼손범죄 양형기준안을 철회하고 징역형의 선고를 지양하는 방향의 대안을 고려해야 할 것임.
[관련 글] 
[논평] 양형위원회는 명예훼손죄, 모욕죄에 대한 과중한 양형기준안을 철회하라 (2019.01.31.)
월, 2019/02/1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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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는 지난 22일,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의 명단을 공개하는 ‘배드파더스’ 사이트 차단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고 이를 차단하지 않기로(해당없음) 결정했다.

이와 같은 방통심의위의 결정은 행정기관이 명예훼손성 정보와 같이 불법성이 명백하지 않은 정보를 심의하고 일방적으로 차단하는 통신심의 권한 행사에 보다 신중을 기하고자 하는 방향의 발전으로서 환영할 만하다.

배드파더스 페이지 최상단에서는 우리나라가 양육비 미지급에 대한 제재조치가 미흡하기 때문에 양육비 미지급율이 매우 높으며, 아동의 생존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육비 미지급 부모의 명단을 공개하는 수단을 쓸 수밖에 없음을 강변하고 있다. 게재자는 본 명단이 법원의 판결문 등 사실관계의 확인을 거쳐 작성된 것이고, 양육비 지급사실이 확인되면 명단에서 삭제하고 있으며, 이로써 지금까지 80건 가량이 해결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심의에 앞서 사단법인 오픈넷은 배드파더스 차단에 대해 다음과 같은 요지로 반대의견서를 제출하였다.

1. 배드파더스는 개인에 대한 비방 목적보다는 아동의 생존권 침해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고, 양육비 미지급 문제 및 미흡한 제재조치에 대하여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제도 개선을 촉구한다는 공익 목적이 인정될 수 있는 정보이다. 이렇듯 불법정보로 볼 수 없거나 불법성이 명백하지 않은 정보에 대해 방통심의위가 함부로 차단하는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

2. 또한 ‘명예훼손’은 인격권과 표현의 자유라는 개인간의 기본권 충돌 문제이며,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사법부조차 심급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은, 추상적이고도 고도의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개념이다. 이에 대하여 사법기관이 아닌 행정기관이 선제적으로 개입하여 판단하고 일방의 표현의 자유를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차단 결정을 내리는 것은 부적절하다.

방통심의위의 이번 결정은 이와 같은 의견을 숙려한 결과로 보인다. 다만 이렇게 중요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 회의 전체를 비공개 처리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며, 회의공개원칙과 투명성 차원에서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방통심의위가 이와 같이 표현의 자유를 경시하지 않고 심의 권한 행사에 신중을 기하는 선진적인 결정을 이어나가길 바란다.

2019년 2월 26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배드파더스(bad fathers)’ 심의에 대한 의견서

양육비 미지급자들의 신원을 공개하고 있는 배드파더스’ 사이트의 양육비를  주는 아빠들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하  정보’) 심의와 관련하여사단법인 오픈넷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정보에 대한 각하 또는 해당없음 결정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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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양육비 미지급 부모들의 신원을 공개하고 있는 ‘배드파더스’ 사이트의 ‘양육비를 안 주는 아빠들’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하 ‘본 정보’)는 불법정보가 아니거나 불법성이 명백하지 않은 정보임

가. 본 정보는 목록에 적시된 특정인들이 양육비를 미지급하였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고 있음. 본 정보의 게시자는 “ ‘법원의 판결문’, ‘합의서’ 등을 통한 사실관계의 확인을 거쳐 작성된 리스트입니다.”라고 밝히고 있어, 이는 진실이거나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실에 해당함. 이렇듯 허위사실이 아닌 사실적시 명예훼손(형법 제307조 제1항,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에 해당하는 경우, 해당 사실의 공표에 공익적 목적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조각되거나 비방의 목적이 인정되지않기 때문에 죄가 성립하지 않아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2호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사실이나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정보’로 볼 수 없음.

나. ‘공익 목적’의 의의에 대하여 우리 판례는 “비방할 목적”이 있는 경우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과는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의 방향에 있어 서로 상반되는 관계에 있는 바,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에는 널리 국가ㆍ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도 포함되고,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하는 한편,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할 목적은 부인됨이 상당하다“고 판시함.[1]

다. 본 정보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공익 목적’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음.

– 본 정보는 최상단에 “자녀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무책임한 아빠들’의 변화를 촉구합니다!!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 이혼한 싱글맘에게, 양육비는 아이의 생존권을 지켜줄 생명줄입니다. …(중략)… 그리고 이렇게 무책임한 아빠들에게 미혼모와이혼한 싱글맘이, 양육비를 받을 수 있는 법적 장치는 있지만, 고의로 양육비를 주지 않으려는 ‘bad father’에게, 현재의 법은 얼마든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들이 있고 …(중략)… 특히, 양육비 지급이 중단될 때마다 매번 변호사를 통해 법적 조치를 하려면 비용감당이 안 되니 속수무책입니다. 북유럽의 선진국들, 그리고 영국이나 호주에서는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아빠들에게, ‘운전면허취소’ 같은 강력한 제재조치가 있지만 한국에서는 그런 제재조치가 전혀 없습니다.”라는 내용이 적시되어 있음.

– 즉, 우리나라는 양육비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의 강제조치가 미비하다는 사실, 이러한 제도의 미비로 인하여 양육권을 갖지 않은 부모 측이 쉽게 양육비를 주지 않는 관행이 있으며, 당장 생존권을 침해받는 아동들을 위해 미지급 부모의 신상정보를적시하여 개인을 압박하는 최후의 수단을 쓸 수밖에 없음을 강변하고 있음. 이는 양육비 미지급 문제, 미혼모와 이혼 가정의 아동의 생존권 침해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제도 개선을 촉구한다는 공익 목적을 인정할 수 있음. 또한 위 판례에따르면 부수적으로 개인이 양육비를 지급받도록 한다는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있다고 해도 이러한 공익 목적은 인정됨. 또, 한 페이지에 160명이 넘는 명단이 있어, 이는 특정 개인만을 향한 표현이라거나 개인에 대한 비방의 목적보다는 양육비 미지급으로생존권을 위협받는 양육권자와 아동의 권리 확보를 위한 ‘집단적 행동’, ‘운동’의 측면이 더욱 강하다고 볼 수 있음.

– 이러한 운동은 다소 논쟁적일 수는 있으나 그만큼 파급력을 가질 수 있었고, 양육비 미지급 문제에 대하여 언론과 대중이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함.[2] 최근 여성가족부는 양육비해결모임과의 협의를 통해 양육비 이행 강화를 위한 법안 발의를 약속하기도 하였으며, 이에는 신상공개 내용도 논의되고 있음.[3] 또한 실제로 양육비 문제를 해결한 사례는 5개월만에 76건에 이름.

– 이러한 형식의 운동은 미투운동과도 유사점이 있음. 미투운동 역시 한 사람을 특정하여 가해사실을 폭로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그 1차적 효과는 특정된 개인에 대한 사회적 평가의 저하지만, 이를 통해 사회 전체가 문제의식을 갖고 각성하도록 하는 계기를만든다는 점에서 공익 목적이 인정되고 있음. 본 정보 역시, 양육비 지급 책임을 이행하지 않아 자녀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 신상이 공개되어 사회적인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대중에게 각성시켜 양육비 미지급 관행을 예방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음. 또한 미투운동 역시 그 대상이 ‘공인’인 경우나, 형사범죄를 구성하는 성폭력을 폭로한 경우에만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듯이, 본 정보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양육비 미지급이 비록 형사범죄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법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공적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는 행위이므로, 공익 목적이 부정되지 않음.

– 결론적으로, 본 정보는 ‘불법정보’로 볼 수 없거나, 명백하게 불법정보로 분류되기 어려운 정보임.

2. 명예훼손성 정보 및 불법성이 명백하지 않은 정보에 대한 행정심의는 부적절함

– 이처럼 불법정보로 볼 수 없거나 명백히 불법이라고 판단할 수 없는 정보에 대하여, 판례상 행정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심의하고 일방적으로 금지시키는 차단의 시정요구를 내리는 것은 부적절함.

– 현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통신심의 및 접속차단 제도가 대중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음. 음란, 명예훼손, 국가보안법 위반 등과 같이 추상적이고 고도의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불법’정보를 사법부가 아닌 행정기관이 판단하고 일방적으로 금지시키는것이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알권리를 침해하는 과도한 검열로 이어질 수 있음. 따라서 행정심의는 사회적 해악이 심대하고 불법성 판단이 명백한 정보에 한정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헌법합치적 해석임.

– 명예훼손성 정보는 고도의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분야이며,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사법부조차 심급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불법성의 판단이 명확하지 않은 분야임. 또한 국민의 신체, 재산을 직접적으로 침해할 위험을 가진 것이 아니라, 개인의인격권과 표현의 자유라는 사인간의 기본권 충돌 문제로서 원칙적으로는 사적 분쟁, 사적 구제로 해결하여야 할 영역임. 따라서 명예훼손성 정보 자체에 대하여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심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됨. 특히 사실적시 명예훼손과 관련하여서는 진실한 사실의 적시로 저하되는 사회적 평가는 처음부터 그 사람이 가질 자격이 없는 ‘허명’인 바, 이를 보호하기 위해 다른 일방의 표현의 자유 등의 기본권을 침해하여서는 안 되고 민사적 방법으로 해결하여야 한다는 취지에서 폐지론이 대두되고 있음.또한 특히 본 정보는 위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공익성을 인정받을 여지가 많아 불법정보로 볼 수 없거나, 불법성이 명백한 정보가 아님. 이러한 정보에 대하여 행정기관이 사법부의 판결을 받기도 전에 불법 여부를 단정짓고 일방의 편에 서서 다른 한쪽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차단 결정을 내리는 것은 과도함.

3. 신고인에 대한 표현이 극히 일부에 불과한  정보에 대한 심의는 최소규제 원칙 위반

– 권리침해를 이유로 한 심의 및 시정요구는 개인의 인격권를 보호한다는 취지에 따라, 권리침해 당사자의 신고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만 이루어져야 함. 본 페이지 전체를 차단한다면 신고인에 대한 표현 외 다른 표현 부분도 모두 금지되는 결과를 낳음. 상기한 바와 같이 본 정보의 최상단에는 우리나라의 양육비 미지급에 대한 제재가 미비한 점을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등의 공익 목적의 표현이 요체로 자리잡고 있는 바, 이같이 중요한 표현들도 모두 차단되는 것임. 즉, 본 정보를 차단하는 것은 신고인의신고 및 권리침해 정보 심의의 취지를 넘어 최소심의 원칙,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하는 처분이 될 것임.


[1]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8812 판결,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도6036 판결.

[2] “아동 생존권 침해하는 학대”…첫 헌법소원 간 ‘양육비 미지급’ 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56&aid=0010671398

[3] “여성가족부, 양육비 이행 강화 법안 2월 발의 약속” http://www.ibab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71796

화, 2019/02/2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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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8일 페이스북과 SK브로드밴드가 캐시서버이용료 및 ‘망이용료’에 대해서 합의를 했다고 한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위 합의가 인터넷의 구성원리인 망중립성의 정신에 반하는 선례를 남겨 앞으로의 국민의 인터넷 이용에 심대한 부담을 지우게 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이번 사태의 원인인 2014. 11. 5. 개정 상호접속고시(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기준)로 도입된 발신자 종량제 원칙의 폐지를 요구한다.

위 고시는 2016년 1월 1일부터 망사업자들 사이의 상호접속에 발신자 종량제를 의무화하였는데 이는 발신자들 즉 인터넷에 정보를 제공하는 자들의 표현행위를 위축시킬 위험이 있었다. 망사업자가 타 망사업자에게 지출하는 발신자 종량제 상의 접속료의 부담을 콘텐츠제공자에게 전가할 동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그 위험이 현실화되었다. 페이스북의 캐시서버를 서비스하던 KT가 타 망사업자(SKB)에 지출하던 접속료를 못 견디고 페이스북에 더 높은 접속료를 요구하였고 결국 페이스북이 모든 부담을 뒤집어쓴 셈이 되었다. 앞으로 개인이든 기업이든 자기가 무료로 올린 콘텐츠가 인기를 끌어 트래픽이 늘어나면 자신의 망사업자로부터 엄청난 접속료 인상 압력을 견뎌내거나 모든 대형 망사업자와 일일이 별도로 접속료를 내는 수밖에 없게 되었다.

사실 이미 2016년 발신자종량제 시행부터 인터넷접속료가 50~60% 인상되었고 세계 유일하게 접속료가 떨어지지 않는 기현상을 계속 보이면서 2018년 현재, 우리나라의 인터넷접속료는 $9.22/Mbps로 미국과 유럽의 각각 4.3배, 7.2배 정도에 일본의 $2 싱가폴의 $1.39에 비해 최고수준이다(Telegeogrphay 2018). 이런 상황에서 페이스북까지 2016년 발신자 종량제로 발생한 접속료 인상 압력에 굴복하게 되니 우리나라 스타트업계의 미래는 더욱 어두울 수밖에 없다. 또 우리나라의 갈라파고스적 ‘인트라넷’의 위상은 계속 심화될 것이다. 왜냐하면 해외사업자는 대형 망사업자에 일일이 캐시서버를 하나씩 설치할 자원이 없으면 텀블러 및 각종 게임사이트들처럼 해외서버에 위치하면서 혼잡도 상승과 이용속도 지연을 버텨내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페이스북과 SK브로드밴드의 합의는 일종의 정산피어링(paid peering, 아래 설명)계약의 일종으로 그 자체는 망중립성을 직접 위반한다고 하기는 어렵다. 콘텐츠제공자가 망사업자 및 그 이용자들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피어링을 하다가 더 왕성한 소통을 하고 싶다면 이 소통이 지연없이 이루어지도록 더 큰 용량의 연결을 요구할 수 있고 연결상대인 망사업자가 그 용량확장을 받아주도록 금전적으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 2013년 구글과 프렌치텔레콤(Orange)의 딜이 그랬고 2014년 넷플릭스와 컴캐스트의 딜이 그랬으며 많은 CDN들이 그런 조건으로 망사업자들과 접속하고 있다. 이번 사태 이전에 페이스북과 KT도 그런 관계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정산피어링 합의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첫째, 국가가 합의를 강요하였다. 인터넷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망중립성이 중요한 만큼 물리적 접속의 자유도 중요하다. 단말들이 자유롭게 접속하고 접속비용을 조달할 수 있어야 하는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상호접속고시를 통해 강제로 콘텐츠제공자 쪽에 접속비용이 전가되도록 하였다. 특히 또 다른 국가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는 2018년 3월 콘텐츠제공자인 페이스북이 종량제 상호접속료의 부담을 받아들일 것을 거부하자 행정제재까지 하여 결국 국가가 SKB 캐시서버를 페이스북에 강매한 꼴이 되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이런 태도를 연장해보자면, 중소스타트업이 접속용량을 제때 늘리지 못해 지연이라도 발생하면 “이용자 이익 저해”의 책임을 자신들이 뒤집어쓰고 유료캐시서버 설치나 대용량회선을 강매당하는 일도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둘째, 강요의 방법이 망중립성의 정신에 정면으로 반한다. 현 상호접속고시 하에서는 망사업자들은 상호접속료를 접속용량에 따라 받는 것이 아니라 누적정보전달량에 따라 주고받는다. 망사업자들 간에 이렇게 거래가 이루어지면 당연히 이용자나 콘텐츠제공자에게도 정보전달량에 따라 과금을 할 동기가 발생하고 결국은 접속료가 아니라 돈에 비례해서 정보전달을 해주는 “정보배달료(termination fee)”가 되어버린다. 즉 모든 단말들이 서로 돈을 받지 않고 조건없이 모든 단말들의 정보를 서로 전달해준다는 인터넷의 상부상조의 원칙인 망중립성을 위반하는 것이다.

인터넷은 수많은 단말들의 집합체이며 이들 단말들은 스스로 정보를 발신·수신하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단말들이 발신·수신하는 정보를 전달해준다는 것이다. 바로 이 덕분에 전세계에 널리 흩어져 있는 단말들과 직접 접속하지 않고도 각자의 손바닥 안에서 그 단말들에 올라있는 웹사이트에 ‘방문’할 수 있는 것이다. 이때 정보의 전달은 상부상조의 정신으로 정보의 내용이나 수발신처 및 관련 어플리케이션의 종류에 관계없이 무료로 해준다는 것이 망중립성이다. 망중립성의 다른 이름은 ‘정보배달료(언론에서 ‘망이용료’, ‘망사용료’라고 부르고 있는)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단말들 사이에 물리적 연결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 즉 접속료는 연결의 용량에 비례하여 단말들 간에 주고받게 된다. 이때 한 단말그룹이 다른 단말그룹과의 연결을 동등하게 원하여 접속료를 무료로 하여 접속하기도 하고(peering), 그 연결을 더 강하게 원하는 한쪽 단말그룹이 접속료를 내기도 하고(paid peering), 한 그룹이 다른 단말그룹을 제3의 단말그룹들과 연결해주면서 제3의 단말그룹들과의 연결을 유지하는 비용을 회수하기 위한 중계접속료(transit fee)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자유롭게 물리적 접속이 우선 짜여지면 정보전달 자체는 차별없이 무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망중립성이다.

정보배달료를 받으나 접속료를 받으나 조삼모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오산이다. 불특정다수와 확장성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월드와이드웹은 인터넷의 꽃이자 인터넷의 문명사적 의미이다. 이 월드와이드웹의 성공은 저마다 더 많은 정보 앱 및 플랫폼을 무료로 온라인에 올릴 수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 자기가 올린 정보를 가져갔다고 해서 그 전달비용을 물어야 할 걱정을 하지 않아서 가능했던 것이다. 정보배달료는 도서관에 가서 책을 더 많이 본 사람에게 돈을 더 내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책을 더 많이 봐서 도서관의 시설을 늘려야 한다면 돈을 낼 수는 있을 것이다. 피어링이든 트랜짓이든 더 큰 용량의 접속을 원하면 더 많은 돈을 내는 것과 같다. 그러나 시설은 똑같이 쓰면서 더 많은 책을 봤다고 해서 돈을 더 받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세금을 물리는 것이다. 인터넷의 기획 즉 표현의 자유, 정보의 자유의 규모화(scaling)를 포기하라는 것이다. 발신자 종량제는 바로 표현의 자유와 정보의 자유에 세금을 물리는 셈이다. 페이스북은 돈이 많아서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상호접속고시 때문에 구조적으로 서비스 및 콘텐츠 서버가 기피되는 환경에서 중소스타트업들은 바이럴한 성공이 도리어 두려운 지경이 되었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며 망중립성을 위협하고 스타트업들의 인터넷접속료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게 만든 발신자 종량제 원칙을 폐지할 것을 요구한다.

2019년 2월 27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운동의 ‘규모화’, 망중립성 수호의 중요성 (한겨레, 2019.01.17.)
‘망 이용 대가’는 없다 (한겨레, 2018.11.19.)

수, 2019/02/2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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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정권의 경찰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거대한 베네수엘라 국기를 함께 들고 행진하고 있다.
지난 수 년 사이 베네수엘라를 집어삼킨 인권 위기로 수백만 명의 삶이 산산조각났다. 당신이 꼭 알아두어야 할 베네수엘라 인권 위기의 실태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1. 과도한 무력 사용

현재 베네수엘라에 사회 불안정을 가져온 원인 중 대부분은 2017년 3월 2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법원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지지를 등에 업고, 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국회를 장악한 것이다. 이에 항의하며 시위가 벌어졌지만, 마두로 정부는 과도한 무력을 불법으로 동원해 이를 진압했다. 2017년 4월부터 7월 사이 벌어진 대규모 시위에서 120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약 1,958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5,000명 이상이 구금 당했다.

2. 대규모 시위

비영리단체 베네수엘라 사회갈등관측소(Venezuelan Observatory of Social Conflict)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전국에서 12,715건에 이르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후안 구아이도 국회의장이 마두로 대통령에 맞서 대규모 시위에 참여할 것을 촉구하면서 이러한 시위는 2019년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가 발표한 보고서 ‘공포의 밤(Nights of Terror)’은 베네수엘라 보안군과 정부의 후원을 받는 민간 무장단체가 시민들의 시위 참여 및 기타 항의 행위를 막기 위해 무단으로 주택에 들이닥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는 실태에 대해 폭로했다.

3. 나날이 심해지는 탄압

베네수엘라 정부는 인권 위기 발생 이후 조직적인 억압 정책을 유지해 왔으나, 최근 그 강도가 더욱 심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국제앰네스티는 보고서 ‘이렇게는 살 수 없다(This is no way to live)’를 통해, 국가의 지원을 받는 보안군이 “범죄와 싸운다”는 명목으로 가장 취약하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에게 살해 목적으로 치명적인 무력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9년 초에는 시위대를 대상으로 한 인권침해가 수도 없이 보고되었으며, 특히 인권 위기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빈곤 지역과 친 마두로 무장단체가 집중된 지역에서 주로 보고됐다. 베네수엘라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올해에만 시위 도중 41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4. 어린이 구금

정부는 의견이 다른 집단을 불법으로 괴롭히기 위해 사법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인권단체 포로 페날(Foro Penal)에 따르면, 2019년 1월 21일부터 31일 사이 988명이 자의적으로 구금되었다. 이들 중 137명은 어린이 및 청소년이었으며, 그 중 10명은 지금까지도 석방되지 않고 있다. 또한 구금자를 대상으로 고문 및 부당대우가 이루어졌다는 의혹도 있다. 포로 페날(Foro Penal)은 지금까지 정치적인 이유로 구금된 사람이 942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5. 군사법원에서의 민간인 재판

체포된 시위대는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경우가 빈번했다. 이는 국제법에 위배되는 것이다. 기소된 사람들은 “반란을 선동하려는 의도로 단체 조직” 혹은 “보초병 공격”과 같이 군인을 대상으로 마련된 특수한 혐의가 적용되었다. 이 역시 반대 세력을 잠재우려는 정부의 의도를 알 수 있는 또 다른 증거다.

6. 난민 및 이주민 300만명

유엔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지금까지 300만명 이상이 베네수엘라를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베네수엘라 총인구의 10%에 해당하는 숫자다. 이들 중 대부분은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로 피신했다. 난민들은 건강권과 식량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것을 주된 피난 이유로 꼽았다. 즉 이들은 살기 위해 자국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국제앰네스티는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 국가를 대상으로 베네수엘라 난민들이 망명 신청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

7. 표현의 자유 탄압

지금까지 내국인과 외국인을 통틀어 언론 종사자 최소 19명을 임의 구금하거나 강제 추방하는 등, 표현의 자유가 침해된 사례 역시 다수 보고되었다. 2019년 1월에는 단 7일 사이에 기자 최소 11명이 구금되었다.

8. 경제 붕괴

베네수엘라 국회에 따르면 2018년 베네수엘라의 물가 상승률은 1,698,488%로 충격적인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는 2019년에는 베네수엘라의 연간 물가 상승률이 10,000,000%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베네수엘라의 법정 최저임금은 월급 미화 6달러이며, 국민 대부분의 수입이 이 정도 수준에 머물고 있다. 결국 필연적인 결과로, 많은 사람들이 기본적인 생필품조차 구하지 못하고 있다.
식량, 약품과 같은 생필품 부족으로 인해 베네수엘라 국민 수백만 명이 나날이 악화되어만 가는 충격적인 생활 환경 속에 놓이게 됐다. 정부의 대응 조치는 노동권과 임금에 타격을 입혔다. 2013년까지만 해도 베네수엘라 정부는 경제적, 사회적 권리에서 훌륭한 진전을 이룩했으나, 최근 수 년 동안은 그와 정반대인 추세를 보이고 있다.

9. 정부의 인권 위기 부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가 인권 위기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거듭 부인하고 있다. 또한 식량과 약품이 부족하다는 사실조차 인정하기를 거부하며, 피해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국민 복지에 관한 공식 통계 중에는 독립적 기구에서 보고한 내용과 상반되는 것도 일부 존재한다.
정부가 이러한 생필품 부족 현상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차례 제안된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특히 가장 취약한 상태에 놓인 사람들은 재앙에 가까운 피해를 입고 있다.

10. 미국의 제재

1월 28일,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의 국영 석유회사가 판매하는 원유의 수입을 금지하는 한편, 미국 공급자들 역시 중질원유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물품을 베네수엘라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재안을 발표했다. 베네수엘라 경제가 원유 수출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고,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주요 무역 상대국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제재는 베네수엘라 국민을 더욱 어려운 처지로 내몰 가능성이 높다.

수, 2019/02/2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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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h1>표현의 자유 해외전문가 초청 기자간담회 개최</h1> <p> </p> <h2>한국 사회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최근의 도전과 그 해법 모색 </h2> <h2>일시 장소 : 2019. 4.22(월) 오후2시,서초동 (사) 오픈넷</h2> <p> </p> <h3>취지와 목적</h3> <p> </p> <ul><li>최근 ‘5·18 망언처벌법’, ‘드루킹 사건’, ‘청계천 베를린 장벽 그래피티 사건’ 등의 예에서 보듯이 표현의 자유와 혐오표현에 대한 엄격한 구분이 쉽지 않음. </li> <li>또한 2018년 청계천 베를린 장벽 그라피티 제작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정태용 미술작가의  사례는 예술 표현의 자유의 경계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고 허용되어야 하는지 논쟁을 불러 일으켰음. 이에 해외의  표현의 자유 전문가들을 초청, 해외의 사례들을 소개하고 최근 한국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사례들과 비교해 보는 자리를 갖고자 함.</li> <li>특히 미국에서 법철학을 바탕으로 표현의 자유와 인권 보호 사이의 균형에 대해 중요한 저술로 2019년 미국로스쿨협의회 법철학부문 하트-드워킨상 초대수상을 한 노스웨스턴대학교 로스쿨의 앤드류 코펠맨(Andrew Koppelman) 교수에게 드루킹 형사처벌과 5·18 망언처벌법 등 최근 한국 사회에서 논쟁이 된 사건들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고자 함</li> <li>이번 간담회는 한국사회의 표현의 자유의 한계와 새로운 도전 및 그 해법을 모색해 보는 자리가 될 것임.</li> </ul><p> </p> <h3>간담회 개요</h3> <ul><li>제목 : 표현의 자유 해외 전문가 초청 기자간담회</li> <li>일시 및 장소 2019년 4월 22일(월) 오후2시-5시 / 사단법인 오픈넷 회의실</li> <li>주최 사단법인 오픈넷, 참여연대 공익법센터</li> <li>진행 순서</li> </ul><p> </p> <p style="margin-left:80px;"><strong>사회</strong>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p> <blockquote> <ol><li style="margin-left:40px;"><strong>앤드류 코펠맨(Andrew Koppelman) 교수</strong>(노스웨스턴대학교 로스쿨):  드루킹 형사처벌과 5·18 망언처벌법 등에 대한 견해를 들어봄 </li> <li style="margin-left:40px;"><strong>안드라 마테이(Andra Matei) 변호사</strong>(전 유럽인권재판소 변호사, 국제 예술표현의 자유 보호단체 <아방가르드 변호사들>의 설립자) : 청계천 베를린 장벽에 스프레이 그림을 그려 공공재물손괴죄로 재판을 받게 된 정태용 작가의 4월 23일 국민참여재판(오전 10시, 수원지방법원)을 앞두고, 국제인권기준에서 왜 정태용 작가에게 무죄가 선고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들어봄 </li> </ol><p style="margin-left:40px;"> </p> </blockquote> <p> </p> <p style="margin-left:80px;">#  참석하고자 하는 분들은 참가신청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순차통역을 제공하며 기자가 아닌 분들의 참관도 가능합니다.  <a href="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dYbAkT-js7LIbXRcAlkCp8G3vZmWj…; rel="nofollow">참가신청클릭<<<<</a></p> <p> </p> <p style="margin-left:80px;"><strong>문의 </strong>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p> <div> </div></div>
화, 2019/04/1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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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술보호법 헌법소원 기자회견

“국민의 알권리와 건강권을 침해하는 산업기술보호법, 위헌이다!” 

일시 및 장소 : 2월 24일 (월) 14시, 헌법재판소 앞

주최 :산업기술보호법 대책위원회

 

  • 취지와 목적

 

작년 8월 2일 국회의 생명과 안전을 외면하고 산업기술보호법(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을 개악시켰습니다. 개정된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르면, 국가핵심기술에 관한 정보는 공개될 수 없고, 산업기술을 포함하는 정보는 취득목적과 달리 사용하고 공개하면 처벌한다고 합니다. 노동자의 생명 안전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등에 대해서도 국회가 전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개정 산업기술보호법은 2월 21일부터 시행됩니다. 이 법이 시행된다면 유해물질에 대한 알권리와 사업장의 유해환경에 대해 공론화할 표현의 자유 등의 기본권이 심각하게 침해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일터의 위험이 알려지는 것을 막아, 사고와 질병, 죽음 등 국민들이 그 피해를 감당하게 될 것입니다. 이에 산업기술보호법 대책위원회는 헌법소원 청구를 통해 이 법이 위헌임을 확인하고자 합니다. 

 

대책위는 오는 2월 24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헌법소원을 청구할 계획입니다. 헌법소원 기자회견은 맨 아래 소개와 같이 진행됩니다.

 

한편, 2월 24일 오전 10시에는 개정된 산업기술보호법의 문제점을 인정하는 국회의원들의 기자회견이 국회 정론관에서 있을 예정입니다. 이 기자회견은 잘못된 법을 통과시킨 것에 대한 책임을 확인하고 문제해결에 나서기로 한 국회의원들의 입장을 표명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이 기자회견에는 삼성전자 LCD 뇌종양 피해자 한혜경님의 어머니 김시녀님과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법률팀을 대표하여 임자운 변호사가 참석하여 발언할 예정입니다.

 

  • 개요
    • 제목 : 산업기술보호법 헌법소원 청구 기자회견 “국민의 알권리와 건강권을 침해하는 산업기술보호법, 위헌이다!”

    • 일시 : 2월 24일(월) 오후 2시/ 장소 : 헌법재판소 앞

    • 주최 : 산업기술보호법 대책위원회(대책위 참여단체 :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 건강한노동세상, 생명안전 시민넷,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사단법인 오픈넷,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 기자회견 순서 

    • ⓵ 작업환경측정보고서 1심 판결에 대한 입장을 포함하여 반올림의 우려 : 반올림 임자운 변호사

    • ⓶ 노동현장의 우려 : 민주노총 이상진 부위원장

    • ⓷ 연구자의 우려 : 대구가톨릭대 산업보건학과 최상준 교수 (산업보건학회)

    • ⓸ 피해당사자 발언 : 삼성전자 LCD 뇌종양 피해자 한혜경

    • ⓹ 기자회견문 - 헌법소원 취지 및 내용 요약 :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헌법소원 법률팀

    • ⓺ 퍼포먼스 : 참여연대 공익활동가학교 참여자들


      * 기자회견 후, 헌법소원 청구서를 제출합니다


  • 문의 : 반올림 상임활동가 이상수02-3496-5067 / [email protected] /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간사 이지은 02-723-0666


    보도협조쵸청서https://drive.google.com/open?id=1OWfafte1beEDLIkCAsSisyQDSWRg_IO_zD-4gz...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

금, 2020/02/2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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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개특위,
선거법 전면 개정 논의 나서야
중앙선관위의 선거법 개정 의견 제출에 대한 참여연대 입장
위헌 결정 반영 넘어 폭넓은 유권자 표현의 자유 보장 필요

1/17(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는 국회에 선거운동 및 표현의 자유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 의견을 제출했다. 선관위가 표현의 자유 보장과 알 권리 확대 등을 위한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함으로써 법 개정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환기시킨 점은 다행스럽다. 그러나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의 선거시기 유권자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법 개정 논의는 미적지근한 상황이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는 정개특위가 유권자 표현의 자유를 보다 확대, 보장하는 방향으로 전면 개정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중앙선관위의 선거법 개정 의견 제출에 대한 참여연대 입장

선관위는 2022년 7월, 헌법재판소의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을 준용한 선거법 개정 의견을 밝혔다. △‘누구든지’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설물·인쇄물의 게시·첩부·배부 등을 할 수 있도록 하고(제90조 제1항과 제93조 제1항), △선거운동기간 중 유권자에게도 소품 또는 표지물을 이용한 선거운동을 허용하며(제68조), △선거운동기간 중 인터넷 언론사가 게시판에 올라온 선거 관련 게시글의 실명을 확인해야 한다는 조항을(제82조의6) 폐지하자는 것이다. 이 조항들은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당연히 개정되어야 하는 조항들이다. 특히 제90조제 1항과 제93조 제1항은 선관위의 유권 해석에 따라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가 결정될 수밖에 없는 문제를 야기한 대표적 독소조항인 만큼 별도의 자구 수정도 필요없이 아예 폐지해야 마땅하다. 선관위도 이미 지난 2021년 4월, 제90조제 1항과 제93조 제1항의 폐지 의견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언론과 단체의 정당⋅후보자 정책이나 공약을 등급화·서열화하지 못하게 해 사실상 비교⋅평가를 금지한 선거법 제108조의3에 대해 언론기관 혹은 언론과 공동으로 해야만 가능하도록 허용한 것은 터무니 없다. 이 조항은 언론이나 시민사회단체의 후보자에 대한 공약과 정책의 자유로운 평가를 제약하고 유권자가 그에 따른 정보를 얻을 수 없도록 해왔다. 언론기관은 단독으로 서열화나 등급화한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함에도, 단체는 언론기관과 공동으로 하지 않으면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며 단체 활동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다. 정책 선거의 활성화를 위해 단체는 얼마든지 단독으로 정책과 공약을 비교 평가하고 이를 시민과 나눠볼 수 있도록 선거법 제108조의3조를 폐지해야 한다.

위헌 결정 반영 넘어 폭넓은 유권자 표현의 자유 보장 필요

이말고도 모호하고 포괄적으로 규정한 선거운동 정의 조항(제58조)과 후보자가 아닌 유권자에게 적용되어 과다하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온 사전선거운동 금지조항(제254조 제2항)에 대한 의견이 빠진 것은 아쉽다. 최소한 제58조 개정을 통해 선거나 정책에 관한 유권자의 의견개진이나 의사표시는 선거운동으로 보지 않도록 명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후보와 정당에 대해 비판과 풍자를 위축시키는 것으로 악용되는 제251조 후보자비방죄는 폐지해야한다. 후보자에 대한 악의적 허위사실 유포의 경우 현행 허위사실 유포죄로 규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법은 주체, 기간, 수단에 대해 체계적이고 조밀하게 제한하고 있어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이 있을 때 해당 조항의 일부분을 고치는 방식으로는 선거시기 유권자들의 표현에 대한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근본적으로 선거법은 일반 유권자가 아닌 후보자와 정당의 선거운동과 선거비용에 대해 규제하는 방향으로 전면 개정되어야 한다. 정개특위의 활동 기한은 4월 30일까지로, 여야 합의로 개정하기로 한 정치개혁 의제들을 논의하기에는 시간이 빠듯하다. 정개특위는 선거구 획정을 위한 선거법 개정 뿐만 아니라, 유권자가 선거에 능동적이고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선거법 재정비에 즉각 나서야 할 것이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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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23/01/1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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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한
 입법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온통 하지마’ 선거법 즉각 개정해야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온통 하지마’ 선거법 즉각 개정해야

오늘(1/26),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 위원장 남인순 국회의원)에 <유권자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한 공직선거법 입법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정개특위는 오늘 전체회의를 열어 관련 법안들을 심의할 예정입니다. 지금껏 국회에서 유권자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향의 선거법 개정이 충분히 논의된 바 없었지만, 헌법재판소의 단순위헌 · 헌법불합치 결정을 계기로 정개특위에서 관련 논의가 시작된 것은 다행입니다. 참여연대는 현행 공직선거법이 유권자를 비롯한 모두의 선거운동 수단과 방법, 시기를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시기 누구나 정당과 후보자에 대해서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개정되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지난 2022년 7월 21일, 헌법재판소는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과 제93조 제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제103조 제3항의 포괄적 집회금지 조항에 대해서는 단순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2018헌바357, 2018헌바394). 이에 따라 국회는 최소한 제90조 제1항과 제93조 제1항을 오는 2023년 7월 31일까지 개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공직선거법에는 상기 조항 외에도 지나치게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독소조항들이 다수 남아있어, 일부 헌법불합치 조항에 국한된 법개정이 아닌 관련 조항의 전면 개정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다음과 같은 공직선거법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시했습니다. 우선 2022년 7월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관련하여 첫째,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설물·인쇄물의 게시·첩부·배부 등을 포괄적으로 금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조항을 완전 삭제해야 합니다(제90조 및 제93조 제1항 삭제). 둘째, 선거기간과 별개로 선거일 전 90일 전부터 현수막, 어깨띠, 모자나 옷, 그 밖의 소품 등을 사용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후보자나 배우자, 선거캠프 소속이 아니어도 누구든지 선관위 규칙으로 정하는 규격의 어깨띠 등 소품을 사용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제59조 및 제68조 제1항 개정 및 2항 삭제 등). 셋째, 선거운동기간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기자회견이나 집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하고, 확성장치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 조항을 폐지해야 합니다(제91조 제1항 폐지 및 제103조 개정).

헌법재판소의 결정 관련 조항을 넘어 모호하거나 악용될 소지가 큰 다른 조항의 개정도 필요합니다. 첫째, 선거운동의 정의를 명확하게 해 선거와 정책에 대한 유권자의 의사표현을 보장하고, 후보자 간 정책ᆞ공약에 관한 비교평가를 허용해야 합니다(제58조 제1항 개정 및 법 제108조의3 삭제 등). 둘째, 후보와 정당에 대해 비판과 풍자를 위축시키는 것으로 악용되는 후보자 비방죄 관련 조항을 삭제해야 합니다(제251조 삭제). 셋째, 선거운동기간을 명목으로 사실상 항시적으로 정당과 후보자에 대한 유권자의 의견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전선거운동 금지조항을 삭제해야 합니다(제254조 제2항 폐지). 넷째, 매수 및 이해유도죄의 요건을 명확하게 정의하여 투표 독려 행위를 처벌하는 데 악용될 가능성을 제한해야 합니다(제58조의2, 제230조제1항제1호와 제6호). 다섯째, 이미 위헌 결정이 난 인터넷 실명제 관련 조항의 삭제도 필요합니다(제82조의6 삭제).

국회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이 있을 때마다 소극적으로 ‘땜질 처방’을 하는 것으로는 선거시기 유권자를 비롯한 모든 시민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국회는 선거법을 표현의 자유를 증진하고, 확대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정하는 것에서 나아가 정당 및 후보자간 선거‘비용’을 엄격히 규제하여 후보자간 선거운동의 기회 균등 및 유권자 표현의 자유를 모두 보장하는 방향으로 전면 개정해야 할 것입니다.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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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23/01/2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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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감시와 견제는 언론사의 기본 책무

허위사실이라면 정정보도 요구하면 될 일

대통령실이 오늘(2/3) 대통령집무실 용산 이전에 역술인으로 알려진 ‘천공’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와 이 내용이 실린 저서의 저자인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 등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고 한다. 해당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면 대통령 대변인실이 적극 해명하고 해당 언론사 등에 정정보도 요청하면 될 일을, 대통령실이 고발이라는 형사사법절차를 앞세우는 행태는 의혹해소는커녕 그 어떤 의혹도 제기하면 ‘고발하고 괴롭힘을 당할 것이다’는 시그널을 주어 헌법상 중요한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결과만을 초래할 것은 명확하다. 대통령실은 언론길들이기와 국민입막음을 위한 형사고발을 중단해야 한다.

대통령실이 나서 언론인을 직접 고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지만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를 고발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2월에도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 천공의 관여 의혹을 제기한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 등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바 있고, 1월 30일에는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한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을 고발하였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의 사회적 역할은 국민이 알고 싶어하거나 알아야 할 공적 사안에 대한 적극적인 보도이다. 또한 국민은 누구나 대통령과 그 주변 인물의 공적 사안에 대해 의혹을 제기할 수 있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그동안 대통령 자신과 가족 및 측근에 대해 쏟아지는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적 해명과 언론에 대한 정정보도 요청보다는 형사적 고소고발로 응수하고 있다. 이처럼 대통령실이 고소고발을 하고 형사사법절차가 개시되는 순간부터 의혹을 제기한 언론인, 국민은 심적 물적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고발 사건의 수사와 기소를 담당할 경찰과 검찰을 통할하는 행정부의 수반이자 국정 운영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과 그 가족, 그 측근 관련 의혹제기에 고소고발로 대응하는 것은 사실관계를 바로 잡기 위한 조치로 보기 어렵고, 실제 범죄성립의 여부와 상관없이 고소 고발이 가져다주는 위축효과를 얻기 위한 목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정부나 공직자들이 결과를 불문하고 고소나 소송을 제기하는 주된 목적은 당사자들을 위축시킴으로써 국민의 공적 발언을 스스로 검열하게 하고 비판여론을 위축시키기 위함이라는 지적은 이명박정부, 박근혜정부 및 문재인정부때도 있어 왔다. 그동안 법원은 일관되게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가기관과 공무원이 그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는 늘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따라서 공적 사안에 대한 의혹제기가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아서는 안 된다. 더욱이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최고 책임자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공적 영역에 대한 감시와 비판 등 표현의 자유는 보다 폭넓게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정부는 더이상 언론길들이기와 국민입막음용으로 명예훼손 고발 등의 행위를 중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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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23/02/0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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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은 나 몰라라, 권력눈치만 보며 세월 보내는 인권위

세월호 집회 인권침해 진정 외면 규탄 및 물대포 의견표명 촉구 기자회견


일시, 장소 : 2015년 5월 19일(화) 오전 10시반 국가인권위 앞

주최 : 국가인권위 인권위원장 인선절차 및 투명성 확보를 위한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준)

 

20150519_세월호 집회 인권침해 외면 국가인권위 규탄 기자회견 (2)

2015.5.19. 국가인권위 인권위원장 대응 연석회의가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세월호 집회 인권침해 외면한 국가인권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참여연대 

 

작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300여명의 생명들이 정부의 무책임 속에서 사라졌습니다. 아직까지 정부가 진상규명도 제대로 하고 있지 않아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에 대해 경찰 폭력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1년이 지나자 추모시민들만이 아니라 유족들에게도 폭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캡사이신을 얼굴에 뿌리고 물대포를 직사하고 무작위 연행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 나라에 민주주의와 인권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이하 인권위)는 어떤 의견표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정부의 인권침해에 면죄부를 주었습니다. 작년 6월 9일 진정한 세월호 추모시민에 대한 인권침해에 대해 5건을 기각하고 2건은 아직까지 결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가만히 있으라 행진’에 참여한 사람들은 연행하면서 남자경찰이 여성의 몸을 더듬는 등 성추행이 있었으며 치마나 반바지를 입은 여성의 속옷과 다리가 훤히 보이는 등의 모욕적 처우가 있었으나 기각했습니다. 또한 ‘박정희 기념관에 항의’하러 갔던 사람들을 에어매트를 깔지 않고 사다리차를 동원하는 위험한 옥상 진입 작전으로 연행하였고 핸드폰을 압수하는 과도한 경찰력 남용을 했으나 이것도 기각했습니다. 또한 ‘청와대 만민공동회 집회금지 통보‘ 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결정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자가 있는 곳인 와대로 가려한다는 이유만으로 행진을 금지하고 물대포를 쏘고 있는 현실에서 작년 인권위 진정에 대한 판단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큽니다. 그런데도 세상이 잊기를 바라는 듯 인권위는 세월만 보내고 있습니다. 

 

얼마 전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경찰 물대포에 최루액을 섞는 기준이 없음에도 그렇게 사용한 것이 기본권을 침해하기에 유가족들은 헌법소원을 했습니다.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 사용은 ‘인권의 보호와 향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에 인권위는 인권위법 제28조(법원 및 헌법재판소에 대한 의견 제출)에 있는 역할을 다 해야 할 것입니다.  

 

인권위가 이렇게 인권침해를 방조하고 국가권력에 면죄부를 주는 게 가능한 것은 인권위가 무자격 인권위원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ICC(국가인권기구간 국제조정위원회)에서도 등급보류를 3번이나 받았습니다. 올 7월이면(임기만료 예정일 8월 12일) 현병철 인권위원장이 임기가 끝납니다. 이에 대해 인권위원 인선절차를 마련할 의무가 정부와 국회, 인권위에 있지만 아직까지도 인선절차를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시민사회는 인권위가 제자리를 설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인권위는 ‘유엔 기업과 인권 실무그룹의장 초청 특별 강연회’ 등 국제행사 개최에만 여념이 없습니다. 심지어 ICC가 권고한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위한 어떤 조치도 없었습니다. 우리는 인권위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어떤 역할도 못했던 것을 이제라도 반성을 하고 정부가 했던 인권침해와 관련하여 의견을 표명할 것을 촉구합니다. 

 

 

기자회견 순서 

 

사회: 명숙(인권운동사랑방, 인권위 공동행동)

 

1. 세월호 추모집회 공권력 남용 비판- 박근용(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2. 세월호 진정 1년, 인권위 결정 기각 및 연기 비판 - 김세정(가만히 있으라 행진 인권침해 진정인, 청년좌파) 
3. 물대포 헌재 의견표명 촉구 -  장서연 (민변 소수자인권위원회 위원장)
4. 무자격 인권위원장이 판치는 인권위와 ICC 등급심사보류의 의미 - 강은지 (국제민주연대 활동가)
5. 기자회견문 낭독 - 김은희(인권정책연구소), 이종걸(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20150519_세월호 집회 인권침해 외면 국가인권위 규탄 기자회견 (7)-horz

 2015.5.19. 국가인권위 인권위원장 대응 연석회의가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세월호 집회 인권침해를 외면한 국가인권위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명숙(인권운동사랑방, 인권위 공동행동),박근용(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이 발언하고 있다.  ©참여연대 

 


<기자회견문>

 

세월호 참사 인권침해에 인권위는 없었다
이제라도 인권위의 기능을 수행하라!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에서 304명의 목숨이 속절없이 생명을 잃어가는 데도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구조는 없었고 허위보도만 넘쳐났다. 인권을 누릴 수 있는 기초인 생명권이 무참히 침해당하고 있는데도 국가인권위(이하 인권위)는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 피해 유가족들이 경찰에게 사찰을 당할 때도,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시민들이 무작위로 연행당하고 구속당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청와대 인근에 낸 집회신고에 대해 경찰이 모조리 금지통고를 냈지만 인권위는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 그래서 작년 6월 9일 더 이상 인권위의 행태를 두고 볼 수 없는 시민들이 집단진정을 냈다. 

 

1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까지 인권위는 제대로 된 조사도, 제대로 된 결정도 내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인권침해 행위에 면죄부를 주었다.  ‘가만히 있으라 행진’에 참여한 사람들은 연행하면서 남자경찰이 여성의 몸을 더듬는 등 성추행이 있었으며 치마나 반바지를 입은 여성의 속옷과 다리가 훤히 보이는 등의 모욕적 처우가 있었으나 기각되었다. 또한 ‘박정희 기념관에 항의’하러 갔던 사람들을 연행하면서 에어매트를 깔지 않고 사다리차를 동원한 위험한 옥상 진입 작전을 하였고 핸드폰을 압수하는 등 경찰력 남용이 있었으나 이에 대해서도 기각 결정을 하였다. 또한 ‘청와대 만민공동회 집회금지 통보‘ 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심지어 유엔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규약(약칭 유엔자유권규약)위원회에 보내는 정보노트에서 세월호 관련 인권침해 내용을 삭제하기까지 하였다. 

 

인권위가 세월호 인권침해에 대해 방조하는 사이, 정부는 세월호 추모시민만이 아니라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에게도 공공연한 경찰 폭력을 자행했다. 올해 폭력적으로 연행된 유족만이 수십 명이다. 경찰은 백주대낮에 유족의 목을 조르기도 했다. 더구나 4월 11일, 18일, 5월 1일과 2일 세월호 집회에 참가한 유가족들과 시민들에게 경찰은 얼굴에 캡사이신을 직접 쐈다. 5월 1일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를 직사해 많은 사람들이 뒤로 넘어지고 호흡곤란을 느낄 정도로 위험했다. 정청래 의원실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5월 1일 하루 물대포 사용량이 4만 리터가 넘을 정도로 과잉 진압했다. 그리고 최루액 혼합사용은 건강과 생명에 영향을 미치지만 경찰관직무집행법이나 위해성 경찰장비 사용기준 등에 관한 규정 어디에도 근거가 없다. 5월 6일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에서 헌법소원을 냈다. 인권위법 제28조(법원 및 헌법재판소에 대한 의견 제출)에 따른 인권위의 역할이 있다. 이제라도 인권위는 물대포 사용과 관련해 의견표명을 해야 할 것이다. 

 

인권위의 퇴행은 무자격 인권위원들 때문이다. 
우리 인권시민사회단체는 인권위가 이렇게 세월호 참사라는 거대한 인권침해에 대해 침묵하고 방조하는 원인이 바로 인권위원장을 비롯한 자격 없는 인권위원들로 인권위가 구성됐기 때문임을 안다. 세월호 추모집회에 대한 경찰력 남용에 대한 위원장 성명을 발표하려는 것조차 무자격 인권위원의 반대로 무산됐다는 언론보도가 이를 방증한다. 유영하, 최이우 등 무자격 반인권 인물들은 인권이 기준이 아니라 권력을 기준으로 인권현안을 다루고 있다. 정부가 행하는 인권침해에 대해 면죄부를 주고 있다. 그 결과 시민사회의 인권위에 대한 신뢰를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러하기에 국가인권기구간 국제조정위원회(ICC)는 인권위 등급심사를 3번이나 보류했다. 인권위원 인선절차가 없어 무자격 인권위원들이 인권위원이 되고 그렇게 인권위원이 된 사람들이 임명권자의 눈치, 권력의 눈치만을 보기 때문이다. 

 

7월이면 현병철 인권위원장의 임기도 끝난다. 하지만 인권위는 물론이고 정부도, 국회도 인권위원 인선절차를 마련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없다. 그러한 상태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어떤 무자격 반인권 인물을 인권위원장으로 임명할지 알 수 없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후 처음으로 임명한 사람이 반인권 인물인 최이우 씨였다는 점을 미루어볼 때, 청와대가 ICC의 권고를 무시하고 현병철보다 더한 인물을 위원장으로 임명할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시민의 인권을 옹호할 국가인권기구인 인권위가 ‘국가권력옹호기구’가 되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제대로 된 인권위원장을 선출하기 위한 절차를 마련하는 일은 인권증진을 위한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이다. 이에 시민사회는 얼마 전 <국가인권위 인권위원장 인선절차 및 투명성 확보를 위한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를 구성했다. 우리는 인권위가 세월호 참사 인권침해에 대해 최소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인권위원 인선절차 마련을 위해서도 시민사회의 힘을 모을 것이다. 

 

세월호 인권침해 진정에 대한 기각 결정 규탄한다!
1년을 기다렸다. 집회시위의 권리 침해하는 청와대 집회금지에 대해 판단하라!
시민과 유족의 건강을 위협하는 물대포 사용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라!
집회시위의 자유 침해하는 박근혜 정부에 대해 인권위는 의견을 표명하라!
권력눈치만 보는 무자격 인권위원 사퇴하라!
박근혜 정부는 인권위원장 인선절차 마련하라!

 


2015년 5월 19일

 

국가인권위 인권위원장 인선절차 및 투명성 확보를 위한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준) 

 

화, 2015/05/1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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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가 소속된 "국가인권위 위원장 인선절차 마련 및 투명성 확보를 위한 시민사회단체연석회의(이하 인권위원장 대응 연석회의)(준)"에서 다음과 같이 <프레시안>과 연속 기고를 시작합니다. 

 

전 세계에 100개가 넘는 나라에 국가인권기구가 있다. 한국은 2001년 국가인권위원회를 설립했다. 1993년 채택된 파리원칙에 따라 독립적인 기구로서 해당 국가의 인권증진을 도모하고, 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를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2008년 보수 정권의 등장 이후 국가인권위원회는 권력의 인권침해에 대해 침묵하고 방조하기 시작했다. 이는 무자격 인권위원을 정부·여당이 임명하면서 본격화된다. 2009년 임명되고 2012년 연임된 현병철 위원장의 임기가 오는 8월 12일이면 끝난다. 국가인권기구 간 국제조정위원회(ICC)에서 인권위원 인선절차의 부족 등을 이유로 등급심사가 세 번이나 보류되었지만 정부와 국회는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조차 없다. 이러한 현실에서 보수정권 들어서 6년 간 인권위원장을 한 현병철 씨 재임 기간 인권위의 후퇴를 짚어보고자 한다.   
 

 

"'세월호', 교통사고 구경꾼처럼 기웃거릴 뿐"

현병철을 보내는 우리의 자세① 인권위, 애완견으로 전락한 감시견

 

-익명 (국가인권위원회 직원)

 


세월호 참사는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는 사건이다. 어떤 이는 단순한 교통사고에 불과하다고 우겨대지만 그날 국가가 차디찬 바다에서 단 한 사람도 구하지 못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비록 청해진 해운이 민간 기업이라 해도 선박을 증축하고 수하물을 부실하게 묶고 평형수를 기준 이하로 빼버린 행위에 대한 관리‧감독은 분명 국가의 몫이다. 따라서 본분을 망각한 국가를 성토하는 것은 국민의 당연한 권리에 속한다.
  
건국 이래 최악의 인권침해 사건 앞에서 대한민국 국가인권위원회는 움직이지 않았다. 국민의 인권보호를 위해 설립된 기관이 중차대한 인권유린을 목도하고도 침묵하는 이율배반의 모습을 보였다. 정상적인 인권위라면 무려 300여 명이 희생된 생명권 침해 사건을 그냥 두고만 보았을까.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명시된 직권조사나 긴급구제 권한만으로도 인권위는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 소홀을 얼마든지 파고들 수 있었을 것이다.
  
혹자는 인권위 업무 범위를 이미 접수된 진정사건이나 조사하는 경찰서의 청문감사실 수준으로 이해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인권위는 향후 예상되는 인권침해에 대한 적극적 예방활동 권한까지 부여받은 준사법 독립기관이다. 인권위가 2003년 이라크 전쟁에 대한 '파병 반대' 의견을 표명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맥락이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충고처럼 "그런 거 하라고 만든 인권위"다. 
  

변죽도 울리지 못하는 방관 
  
2014년 4월 16일 이후 인권위는 단 한 번도 세월호 참사의 중심에 접근한 적이 없다. 그저 교통사고를 구경하는 승객처럼 사고 현장을 기웃거릴 뿐이었다. 조용히 지내다가 "뭐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안팎의 질타가 귀에 걸리면 하나 마나 한 목소리로 '물타기'를 시도했다. 그마저도 사건의 본질적 내용은 들춰보지도 않았다. 인권위에서 '인권'이 빠진 '허무개그'는 진정성이나 감동과 거리가 멀었다. (☞관련 기자회견 : 세월호 집회 인권침해 외면 국가인권위 규탄
  
사고 발생 2주일 만에 소수의 인권위 직원들이 팽목항을 다녀왔다. 현장 모니터링을 겸한 1박2일 공무 출장이었으나 사건 조사를 전제로 한 면담은 없었다. 현장 기초조사와 언론에 보도된 관련 자료만으로도 국민의 생명권 침해 사건으로 즉시 조사할 수 있었음에도 아예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인권활동가들이 현장을 오가며 자체적으로 진상조사를 진행하고 일부 언론이 탐사보도를 통해 국가의 책임을 묻는 상황임에도 인권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인권위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처음 입을 연 건 사건 발생 4개월 뒤였다. 지난해 8월 13일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이란 제목으로 위원장 성명을 발표했으나 정작 본문에선 진상규명 의지나 재발방지 방안이 적시되지 않았다. 그저 공자님 말씀처럼 단식 중인 유가족의 건강을 걱정하고 정부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당시 최대 쟁점이었던 세월호 특별법의 기소권과 수사권 부여 문제에 대해서도 일언반구 언급하지 않았다. 
  
인권위원장 성명서의 '허무개그'는 참사 1주년에도 재연됐다. 정부가 유가족 의사를 고려하지 않고 밀어붙인 시행령이 최대 쟁점이었음에도 인권위는 이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저 '대한민국을 안전한 나라로 만들자'는 대통령 담화 수준의 문장을 내밀었다. 아무리 읽어봐도 '인권'의 이름으로 기억할 만한 메시지가 보이지 않은 맹탕 재탕 허무개그에 지나지 않았다.  
  
당시 인권위 내부에선 재난안전시스템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자는 주장이 있었다. 또한 시행령이 특별법의 입법 취지를 훼손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자는 직원도 있었다. 그러나 정권의 심기를 살피는데 동물적 감각을 가진 위원장과, 그 위원장의 심기를 귀신처럼 살피는 일부 간부들의 사전 정지작업으로 밑바닥 여론은 공식적으로 제기되지 못했다.  
  
인권위의 세월호 침묵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2014년 4월 이후 세월호 추모 집회 등과 관련한 진정이 20여 건 접수됐다. 그러나 2015년 5월 현재 인용으로 결정된 진정사건은 단 1건도 없다. 이는 인권위가 2014년 검찰·경찰 등 공권력 관련 진정사건에 대해 권고한 건수가 크게 떨어진 통계와 일맥상통한다. 2014년 검‧경 분야 소위원회 위원장은 자신의 책상 위에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자랑스레 올려놓은 '친박' 상임위원이었다.
  
문제의 '친박' 상임위원은 유엔 자유권 규약 정보노트 제출 과정에서도 월권을 행사하며 민감한 인권 이슈를 모두 빼버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물론 세월호 사건도 원안에 포함돼 있었으나 그의 지시로 삭제됐다. 그는 인권위 조사관들이 3일간 세월호 1주년 추모 집회를 모니터링하고 경찰의 과잉 대응 문제점 등을 지적한 위원장 성명서 초안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대 의견을 밝혀 결국 성명서 발표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경찰의 차벽 설치는 2009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배치되는 행위이며, 인권위는 이미 차벽의 문제점에 대해 의견을 내놓은 선례가 있다. 그럼에도 상임위원이 개인 견해를 앞세워 독단적으로 처리하는 행태는 현재의 인권위가 얼마나 허약한 상황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더 큰 문제점은 이 같은 전횡을 견제할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가 인권위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2001 인권위 VS 2015 조사위 
  
국가권력의 인권침해를 공정하게 조사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독립성이다. 권력에 종속된 행정기구로 권력을 감시할 수 없다는 사실은 상식의 영역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국가권력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독립성을 훼손하기 위해 몸부림친다. 2001년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과정과 2015년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 파동은 그런 측면에서 절묘한 데자뷰다. 
  
2001년 인권위 설립을 앞두고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혹한기 단식 노숙 농성을 두 차례 진행했다. 인권위를 법무부 수족으로 묶어두려는 국가권력에 저항한 처절한 투쟁이었다. 인권위 설립 이후엔 행정자치부와 시행령 제정을 두고 치열하게 각을 세웠다. 행정자치부가 인력 증원을 거부할 무렵 초대 인권위원장은 사표를 들고 청와대 관계자와 담판을 벌인 일까지 있었다고 고백했다. 
  
2015년 조사위는 15년 전보다 더 절박한 처지다. 그때는 대통령이 그나마 인권문제에 애착이 있었고 언론 환경도 지금처럼 편파적이진 않았다. 15년 전 인권위 출범에 기여했던 이석태 조사위원장은 최근 광화문 광장에서 대통령 면담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그러나 임명장마저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받지 못한 위원장에게 언론은 애써 관심을 돌리며 세월호 불씨를 잠재웠다. 
  
세월호 특별법과 시행령 제정과정을 살펴보면 정부가 과연 세월호 사건을 제대로 조사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위원으로 임명된 인사들의 '듣보잡' 발언과 파견 공무원들의 보신주의 처신은 조사위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한다. 유족들과 시민단체가 시행령 통과 직후 곧바로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 있다. 요컨대 지금의 조사위는 고양이에게 맡겨진 생선과 다르지 않다.
  
조사위는 인권위 추락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자칭 인권전문가라는 사람들도 인권위가 이렇게 빨리 무너질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2008년 촛불집회 결정 이후 치밀하게 진행된 권력의 길들이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급기야 권력을 감시하고 필요할 때 짖어야 하는 '감시견'이 오히려 권력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애완견’으로 전락했다. 2015년 대북 전단 살포가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는 결정과 정부의 비정규직 법안에 시종 침묵한 것이 단적인 예라 할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두고 '하인리히 법칙'을 거론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인리히 법칙이란 1번의 큰 재난이 일어나기 전에 29번의 작은 재난이 발생하고, 그 전에 300번의 사소한 징후들이 나타난다는 가설이다. 많은 이들이 세월호 참사를 '1대29대300'으로 표현되는 하인리히 법칙에서 '1'에 해당할 것으로 여기겠으나,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의 모습은 어쩌면 '1'이 아닌 '29'에 해당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지우기 어렵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위는 1주년을 계기로 '4·16 존엄과 안전에 관한 인권선언'을 추진하고 있다. 세월호 사건을 '참사'에 가두지 않고 헌법과 국제인권규범에 명시된 인권의 범주로 해석하기 위한 뜻깊은 시도로 읽힌다. 인권의 이름으로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는 것, 그것이 바로 세월호 참사가 이 시대에 던지는 준엄한 경고일 것이다. 인권위는 이미 경고를 외면했고, 조사위는 아슬아슬한 벼랑에 걸렸다.

 

 

* <프레시안> 바로가기

금, 2015/05/2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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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아프다고?” 대통령 와병 중이라는 소식을 듣는 순간, 불경하게도 생뚱맞았다. 재임 중 대통령이 아프다는 소식은 들어본 적 없었다. 우산을 직접 드시던데, 무거웠나? 누리꾼들은 신속하게 국가원수가 아픈 것은 ‘국가 기밀’에 해당한다고 알려줬다. 누리꾼들은 4·29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절대적 안정’이 필요하다는 보도자료를 왜 내는지 의심스럽다 선동했다. 나쁜 사람들! 아프다잖아! 위경련과 인두염.



일러스트레이션 이강훈 (이미지=한겨레21)



‘아픈 사람이 있다’ 소리쳤지만

비슷한 때, 엄마 한 명도 병원으로 실려갔다. 네 개의 갈비뼈에 금이 갔지. 그녀 아이가 지난해 이맘때 바다에 빠진 날이었지. 엄마가 한 일은 대단한 일이 아니었다. 남미 순방 같은 어마어마한 일은커녕, 밤늦은 서울 종로 거리에서 광화문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지. 이 길도 막고 저 길도 막고. 가는 길목마다 알뜰히도 서 있던 경찰들의 촘촘한 경비구역을 뺑뺑 돌고 있었지. 어느 곳에서 경찰과 밀고 밀리다 넘어진 거야. 말에 따르면 경찰이 엄마를 손으로 확 밀쳤다고. 엄마는 화단 모서리에 옆구리를 부딪치며 넘어졌고. 그때 이미 골절이 시작되었는지 고통을 호소하며 울었지. 다른 이가 엄마를 안고 유리문에 기대서 119에 전화했겠지. 누워서 울고 있는 엄마를 분명히 보고도 경찰은 방패로 밀어붙였다지. ‘아픈 사람이 있다’ 소리쳤지만 아랑곳없이 밀어붙였다지. 밑에 깔린 엄마는 소리조차 내지 못했고. 화난 사람들이 울부짖자 지휘관은 이렇게 말했다지. “입 닥치고 그 안에 가만히 있으라.”

누가 그런 말을 하더군. “대통령은 인격을 가진 존재가 아니다. 그는 대통령일 때 국가의 얼굴이다. 국가가 아프고 국가가 울기도 하는가, 기묘한 일이지….” 사람이니까 그럴 수 있지만, 국민이 그걸 보게 해. 몰라도 되는 사실을 자꾸 알게 한다는 거지. 정말 알고 싶은 건 알 수가 없는데. 죽은 자의 유서에 등장한 정부 전·현직 각료들이 돈 봉투를 받았다는데, 그게 대통령과 무관한지 알고 싶거든. 살아 있던 목숨들이 눈앞에서 서서히 사라졌는데, 그 순간 국가는 무얼 했는지, 긴박했던 7시간 동안 당신은 도대체 어디 계셨는지. 사실 국민이 알아야 할 것들은 그런 것이거든. 그런데 그건 알면 안 된다는 거지. 알고 싶어서 만들어낸 특별법은 대통령 시행령으로 짓뭉개버리고 있어.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1주기 날 “그분들이 원하는 가족들의 모습으로 돌아가라”는 충고를 하고 허겁지겁 공항을 빠져나가는 그토록 인간적인 모습 말고. 우리가 보고 싶은 건 책임지는 국가의 모습인데, 그건 영 보여주지도 알려주지도 않아.

철옹성 같은 차벽에 산산이 깨진 마음

아프시다니까, 사람들은 어김없이 여당에 투표하잖아. 존재감으로 치자면 부끄럽기 한량없는 어느 야당은 말도 말자고. 선거라는 게 웃기기 그지없어서 민심의 반영으로 읽히지. 그러니 그걸 믿고 밀어붙인다고 해. 그렇게 되면 다음은 이른바 ‘공안 정국’ 같은 거 아니겠어. 아픈 대통령 모함하고 최고 존엄에 항거한 자들에 대한 구속과 손해배상 청구 같은 것이지. 아, 그렇긴 해… 아프다는데, 병문안 못 갈망정 그러면 안 되지. 한데 지난 1년간 당신들 철옹성 같은 차벽에 산산이 깨진 마음은 어떻게 배상해주려나. 비통함을 계산기로 두드릴 수 있다면, 나는 저 청와대 뒤 인왕산을 청구하겠어. 그 산에 살고 죽어, 민심을 못 살피는 통치자의 꿈에 밤마다 시뻘건 피 흘리며 찾아가려고. 국가로부터 구조 못 받고 죽은 자식 기일 날, 또한 국가에 의해 뼈가 부러진 엄마의 고통이 바로 진짜 인간의 얼굴이라는 걸 누군가는 알려줘야 하지 않겠어?


2015. 5. 6. 한겨레21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원문보기>
[한겨레21] 외면 당한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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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5/05/1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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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습니다.”

지난해 8월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종이 한국을 떠나며 남긴 말이다. 교종의 가슴에 단 세월호의 노란리본을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수 있다며 떼는 게 좋겠다는 누군가의 의견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지난 5월1일부터 2일까지 노동절 집회와 세월호 시행령 폐기와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집회까지 1박 2일 동안 ‘인권침해감시단’ 활동을 했다. 참담했고, 비참했다. 365일을 2014년 4월 16일로 살아온 유가족들의 고통 앞에 청와대와 경찰은 애초부터 ‘중립’은 없었다.

중립

경찰은 세월호 유가족을 비롯해 시위 참가자들에게 최루액은 물론 최루물질인 ‘파바(PAVA·합성 캡사이신의 한 종류)’를 섞은 물대포를 난사했다. 경찰차벽으로 청와대로 향하는 모든 도로를 차단했고, 심지어 차도는 물론 인도까지 시민들의 통행을 막았다. 이에 항의하면 어김없이 채증 카메라가 등장했다. 어떤 근거로 통행을 막고 있냐는 시민들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집단적 항의에는 예외 없이 해산을 종용하는 선무방송이 이어졌고, 곧이어 최루액이 시위대를 향해 뿌려졌다.



▲ 지난 5월 1·2일 세월호 참사 1박2일 노숙농성 관련 인권침해감시단 활동모습(사진=엄명환)



세월호 유가족들은 경찰의 의도적인 ‘고립작전’에 지쳐갔다. ‘차라리 잡아가라’는 호소는 ‘농담’이 아니었다. 도로에 ‘방치’된 유가족들은 교통불편을 초래한다며 지나가는 일부 차량 운전자들에게 욕을 들어야 했다. 인도를 열어줄 것을 경찰에 요구해보지만 마찬가지로 경찰방패에 막혀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돼버렸다. 이 과정을 촬영하던 MBC 카메라는 유가족들에게 쫓겨났다.

고 유예은 양의 아버지인 유경근씨가 목에 밧줄을 묶었다. 연이어 유가족들은 목에 밧줄을 묶었다.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며, 죽어서 아이들을 보러 가는 게 이 비참한 현실보다 낫겠다며 밧줄을 묶었다. 여기저기서 고함소리와 울음소리가 뒤섞인다. 이들의 호소는 절박했지만 경찰의 태도는 단호했다. ‘당신들은 여기서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다, 가만히 있으라’

진압

‘인권침해감시단’은 전국인권단체들의 네트워크인 ‘인권단체연석회의’와 ‘민변’에서 주요 집회시위 현장에서 경찰의 인권침해에 대한 모니터와 현장대응을 목표로 수년째 운영 중이다. 지난 5월 1일, 2일에도 10여명의 변호사와 활동가들이 형광색 조끼를 입고 현장에 투입(?)됐다. 말이 감시단이지 법적인 권한도 없고, 보호도 받을 수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연행도 당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경찰 조사를 받는 경우도 있고, 재판까지 가는 경우도 발생한다. 어처구니없게도 집회현장에서 경찰의 항의도 받는 경우도 있다. 지난 집회현장에서 감시활동을 하던 활동가에게 이런 말을 했다.

시민들이 경찰을 욕하는 것은 인권침해 아닌가요? 좀 공정하게 하세요!”

뭐, 욕뿐이겠는가. 버스에 줄을 묶어 당기고, 물병이 날아들고, 경우에 따라서는 몸싸움도 벌어진다. 여기서 인권은 ‘경찰에게도 인권이 있으니 자제해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이 과연 ‘인권’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집회 시위 현장에서 인권옹호 활동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 압도적인 물리력 앞에 맨몸으로 맞서는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들의 권리는 애초부터 ‘진압’ ‘봉쇄’ 당했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박노자의 말처럼 “체제에 대한 저항을 의미하는 시위란 그 자체는 어떤 물리력 행사의 가능성을 전제하는 집단행위”이기에 여기서 ‘폭력은 나쁘다’는 양비론은 무용지물일 뿐이다.

최근 세월호 관련 대규모 집회는 경찰의 차벽설치와 통행제한으로 완벽하게 ‘관리’되고 있다. 소위 불법, 폭력시위를 ‘예방’한다는 논리로 시민들의 호소와 집회시위의 권리, 이동의 자유가 완벽하게 차단당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로 향하는 모든 길을 차단해놓고, ‘교통불편을 초래하니 해산하라’는 경찰의 말은 그래서 문제적이다.

국제엠네스티 아놀드 팡 동아시아 조사관은 “시위대는 청와대 앞에서 집회·시위를 할 권리가 있다. 단지 시위대가 청와대로 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용도로 차벽이 사용됐다. 평화로운 집회·시위의 자유에는 시위대가 그들의 주장을 전달하고자 하는 대상이 보이는 거리, 그리고 목소리가 들릴 수 있는 거리 안에서 집회·시위를 할 수 있는 자유가 포함돼있다”고 논평을 발표했다. 저들이 밥 먹듯이 말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자유’는 경찰차벽에 가로막혀 있다.



▲ 유가족들은 청와대도 광화문도 갈 수 없었다. 그저 가만히 있으라는 경찰의 고립작전은 인권도 무용지물이었다(사진=엄명환)



자유

헌법,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과 경찰관직무집행법 등을 어렵사리 인용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인간으로서 보편적 권리를 항상 주장해 왔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지 않다는 것쯤은 살다보면 누구나 느낀다. 돈도 빽도 없는 사람들은 악다구니라도 써야 살아남을 수 있다. 여기서 최소한의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것은 권력자, 정부다.

하지만 이 정부에게 애초에 ‘중립’을 기대하기 어렵다. 태생이 국정원을 비롯하여 온갖 국가기구를 동원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통해 만들어진 권력이기 때문이다. 선거라는 절차적 민주주의마저 중립적, 객관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저들이 좋아하는 ‘법대로’ 혹은 ‘법의 심판’은 단지 시민들의 자유를 옭아매는 도구로 활용될 뿐이다. 그래서 인권은 결코 중립적이 될 수 없다. 그래서 인권은 법의 테두리에 갇히지 않아야 한다.


가만히 있지 말고 편을 들어 주세요. 중립은 항상 강자를 도와주지 약자를 돕지 않습니다. 침묵은 고통주는 사람에게 유리하고 고통 받는 사람을 보호하진 못합니다.


1986년 폭력과 억압, 인종 차별과의 투쟁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엘리 위젤이 남긴 말이다. 집회시위 현장에서 인권침해 감시단은 경찰의 기대처럼 앞으로도 결코 중립적이지 않을 것이다.


2015. 5. 7. 미디어스
안병주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원문보기>
[미디어스] 인간의 고통 앞에서도 청와대와 경찰은 '중립'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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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5/05/0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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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4·16연대, 인권침해감시단 등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4층에서 "세월호 집회 때 보인 경찰의 대응은 기본권인 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하고, 집회 참가자의 신체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한 공권력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 유성애


지난 4월 18일,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시민들을 가로막는 경찰. 이에 항의하는 유가족과 시민들. 이미 광화문 일대는 경찰차벽으로 시민들의 통행은 불가능. 계엄령 상황을 방불케 했던 이 날의 경찰 모습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경찰은 시청에서 광화문으로 헌화를 위해, 유가족을 만나기 위해 평화적으로 행진하던 시민들을 CCTV로 감시하며 차벽으로 막고 캡사이신을 뿌렸 습니다. 경찰의 인권침해를 감시하던 변호사를 체포하여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가 기각당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는 국민의 집회의 자유·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고 집회 참가자의 신체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한 명백한 공권력 남용입니다.


그러나 강신명 경찰청장은 언론과 시민사회, 안행부 국회의원들의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차벽설치는 폴리스라인의 일종이다’‘CCTV로 집회상황을 본 것은 교통관리를 위한 것이다’라는 발언을 연일 쏟아내며 자신들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있습니다.


경찰당국은 평화적인 집회에 대한 위헌·위법한 공권력남용을 중단하고 사과해야 합니다. 적법한 인권침해감시활동을 보장하고 평화적인 집회를 보장해야 합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위 단체들은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집회에서 발생한 경찰의 공권력남용 사례를 알리는 한편, 경찰 집회관리의 헌법적 문제점, 핸드폰 압수수색의 부당함에 대하여 논의하는 토론회와 향후 법적 대응 방향을 천명하고 인권침해감시활동에 대한 보장과 침해금지· 적법한 집회관리와 평화적인 집회에 대한 보장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오늘(4/30) 정동 프란체스코 회관에서 개최됐습니다.


[오마이뉴스]

'경찰 차벽' 갑론을박 "헌재도 위헌" vs. "전문 시위꾼들"


아래는 오늘 토론회 자료입니다.


토론회에 이어 기자회견이 진행됐습니다. "치워라 차벽! 지키자 모일 권리!"라는 제목으로 당일(18일) 물대포에 눈을 맞아 동공이 파열되고, 카메라가 부서지는 피해를 봤던 기자의 증언도 있었습니다.

공권력의 존재목적은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지 정권을 보호하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길이고 무엇이 정권을 위한 길인지, 경찰은 뼈저린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압도적인 물리력을 갖고 있는 정부는 부당함과 어려움을 호소하는 시민들을 향한 차벽과 폭력을 멈춰야 할 것입니다. 아래는 기자회견 전문입니다.


[세월호 집회에 대한 경찰의 공권력남용 중단촉구 기자회견문]

평화집회는 보장되어야 하고, 공권력남용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모든 국민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지며,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21조는 집회의 자유가 국민의 기본권이며 집회의 개최 여부는 공권력에 의한 허가의 대상이 아님을 말하고 있습니다. 집회의 자유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특히 중요한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대의제 민주주의를 보완하는 직접민주주의의 수단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집회, 특히 평화적인 집회는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며 공권력은 자의적으로 이를 제한할 수 없음은 너무나도 명백합니다.

그러나 과거부터 지금까지, 경찰을 위시한 공권력은 특히 정권을 비판하는 집회에 불법의 멍에를 씌우고 참가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여 왔습니다. 국민과 소통해야 할 정권은 국민의 평화적인 발언에 귀막으며 국민의 입에 공권력이라는 재갈을 물려왔습니다.

이번 세월호 참사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참사 발생 1주기가 되도록 참사의 원인은 아무것도 밝혀진 것이 없으며 책임을 진 자 또한 아무도 없었습니다. 정권은 세월호 특별법을 좌초시키고, 독립기구로 출범한 세월호 참사 특위를 무력화하는 시행령을 입법예고하였습니다. 진상을 오히려 은폐하고자 하는 듯한 느낌마저 주는 정권의 움직임에 분노하고 슬퍼한 많은 국민들이 지난 16일과 18일 시청광장과 광화문을 가득 메웠던 것입니다.

희생자를 추모하고 진상을 밝히고자 하는 국민들의 마음에, 공권력은 높은 차벽과 의경·캡사이신 분사기·채증을 위한 카메라와 CCTV로 답하였습니다. 헌법과 법률을 어겨가면서까지, 그들은 평화적인 행진을 방해하고 무고한 시민들을 향하여 물대포와 캡사이신을 발사하였습니다. 이러한 위헌·위법한 공권력 남용으로 인하여 국민의 집회의 자유·일반적 행동의 자유가 침해되었고 집회 참가자의 신체에 심각한 위해가 초래되었습니다.

그 이후, 언론과 시민사회는 물론, 국회 안행위에서도 전체회의에 강신명 경찰청장을 출석시켜 경찰의 과잉대응을 한 목소리로 질책하였습니다. 그러나 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 수뇌부는 일체의 반성 없이 자신들의 행위가 정당한 공권력 행사였다고 강변하며 공권력 남용을 계속할 뜻을 밝혔습니다.

이렇듯 공권력에 의한 집회에서의 반복적인 인권침해가 예상되는 현실 속에서, 변호사와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집회에서 발생하는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를 방지하고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지난 16일 집회부터 인권침해감시단을 만들어 활동하여 왔습니다. 이는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는 변호사법 제1조의 취지, 위법·부당한 공무집행에 대하여는 변호사 뿐 아니라 일반 국민 누구든지 항의하고 정당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당연한 전제에 기초한 것으로 적법하고 정당한 활동일 뿐 아니라 오히려 공권력에 의해 보장받아야 하는 활동입니다.

그러나 경찰은 공권력남용에 항의하는 인권침해감시단에 대하여 캡사이신을 수십 차례 조준하여 발사하였으며, 쓰러진 의경을 보호하기 위하여 나섰던 변호사를 체포하는 만행을 저지르는 등 인권침해감시활동을 탄압하고 국민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였습니다.

공권력은 헌법과 법률에 맞게 집행되어야 하고, 공권력을 집행하는 기관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서 행사되어서는 안됩니다. 공권력의 위법한 행사를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의 의무이자 동시에 권리일 것입니다. 정권과 경찰은 지금 즉시 집회에 참여한 국민에 대한 공권력남용을 중단하고 평화적인 집회를 보장해야 합니다. 인권침해감시활동을 보장하고 인권침해행위를 중단하기 바랍니다. 오늘 기자회견에 참가한 단체들은 16일과 18일에 열렸던 집회를 포함한 앞으로의 모든 집회에서 발생하는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대해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법률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대응방안을 검토할 것입니다. 지속적으로 인권침해감시활동을 전개하여 현장에서 시민을 보호하고 항의할 것입니다.

공권력의 존재목적은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지 정권을 보호하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길이고 무엇이 정권을 위한 길인지, 경찰은 뼈저린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요구]

1. 공권력남용 중단하고 평화집회 보장하라!
2. 차벽설치, 위해장비남용, CCTV감시를 멈춰라!
3. 인권침해감시활동 방해말고 시민의 안전부터 보장하라!


2014. 4. 30.

4·16연대, 인권단체연석회의 공권력감시대응팀, 인권침해감시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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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5/04/3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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