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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다음카카오팩은 망중립성을 해치는 서비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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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다음카카오팩은 망중립성을 해치는 서비스일까

익명 (미확인) | 수, 2015/12/02- 16:20

KT의 다음카카오팩은 망중립성을 해치는 서비스일까

 

글 | 오픈넷

이 글은 박경신 오픈넷 이사(고려대 법학대학원 교수)의 원고를 필자와 협의해서 슬로우뉴스 원칙에 맞게 편집한 글입니다. (편집자).

 

2015년 8월 5일 KT가 다음카카오(현 카카오)와 함께 유료 부가서비스 “다음카카오팩”과 “다음카카오 데이터쿠폰”을 출시했다.[1] 이용 요금 3,300원으로 카카오톡, 카카오TV, 카카오페이지, 다음, 다음 웹툰, 다음tv팟을 데이터용량 3GB 내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2]

“다음카카오팩”과 “다음카카오 데이터쿠폰”은 KT의 다른 데이터 충전 부가서비스에 비해 월등히 싸다. “LTE 데이터충전”으로 3GB 이용권을 구입하려면 34,100원으로 약 10배 정도는 더 비싸다. 물론 “LTE 데이터충전”으로는 모든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다음카카오팩”으로는 위에서 언급한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다.

다음카카오팩

이쯤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는데, 바로 “망중립성”이다. 다음카카오팩은 인터넷의 모든 데이터를 동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망중립성을 어긴 것일까?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는 이를 두고 ‘망중립성 가이드라인 위반 소지가 크다’며 KT에 다음카카오팩에 대한 소명을 요구했다. 아예 위반한 것도 아니고 위반 소지가 크다고 한 건 무슨 뜻일까. 심지어 서비스를 중단시키거나 중단을 권고하지도 않았다.

한국의 망중립성

망중립성이란 ‘모든 망사업자와 정부는 인터넷의 모든 데이터를 동일하게 취급해야 하며 사용자나 내용, 전송방식 등에 어떠한 차별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개념이며 비차별, 상호접속, 접근성의 세 가지 원칙을 갖는다.

한국의 방통위는 2011년 12월 26일 미국과 유럽 등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이용자 권리를 명시적으로 선언:무해하고 적법한 기기나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와 트래픽 관리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이용자에게 있음을 분명히 선언.
  • 투명성: 트래픽 관리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의무를 망사업자에게 부과
  • 합리적 트래픽 관리: 차별적 대우를 금지하되 합리적 트래픽 관리는 일정한 경우에 허용됨을 규정
  • 관리형 서비스 인정: 그러나 기본형 서비스의 품질이 적정 수준으로 유지되는 한도에서 관리형 서비스가 허용됨을 명시

물론 방통위는 KT가 삼성의 스마트TV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차단할 때도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거나 지금껏 통신사들이 무선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한하는 것 역시 허용하는 등 자신들이 세운 가이드라인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은 나쁘지 않다.

망중립성

 

사례1: 카카오택시 기업 회원의 데이터 무료 서비스

2015년 5월 13일 다음카카오(현 카카오)는 KT에 가입한 카카오택시 기사 회원이 카카오택시 기사용 앱을 이용할 때 드는 데이터 사용료를 무료로 하는 서비스를 내놓았다.[3] 이를 “카카오택시 데이터 무료” 서비스라고 칭하자.

특정 이용자에게 특정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카카오택시 데이터 무료” 서비스는 망중립성을 위반한 걸까? 방통위나 미래부는 이 서비스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고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왜 그럴까? 먼저 기억할 것이 있다.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은 망사업자에 대한 규제다.

그렇다면 이 서비스는 망중립성 위반이 아니다. 카카오는 망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다른 법규나 규정을 적용한다면 “공정거래법”이 적당할 것이다. (물론 망사업자도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받는다.)

카카오택시

콘텐츠 사업자가 자신의 서비스를 촉진하기 위해 자신의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망사용료를 쿠폰으로 발행하는 것은 망중립성 문제가 아니라 공정거래법의 문제다. 즉, 카카오의 콘텐츠 사업자로서의 시장지배력이나 진입장벽 등을 따져서 판단을 하면 된다.

따라서 미래부가 카카오택시 데이터 무료 서비스를 망중립성 위반이 아니라고 본 것은 좋은 판단이라 여겨진다.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는 별도로 파악을 해야겠지만, 예측컨데 시장상황을 판단할 경우 역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사례2: 이통사의 무선인터넷전화 서비스 차별

반면 KT나 SK텔레콤 등의 망사업자가 자신의 서비스를 우대하는 것은 어떨까? 여기서 “우대한다”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1. 물리적으로 우대한다. (예: 속도를 조절한다. 접근을 차단·허용한다.)
  2. 가격으로 우대한다. (예: 자신의 서비스만 싸게 제공한다.)

일단 1번의 경우처럼 특정 콘텐츠의 접근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다른 콘텐츠의 접근을 막거나 느리게 하는 것은 100% 망중립성 위반이다.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이용자가 자신이 계약해서 확보한 데이터로 무선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때 용량 제한이 있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예전 요금제를 쓰는 이용자가 겪는 차별은 더 크다.

그렇다면 2번처럼 망사업자가 자신의 서비스를 가격으로 우대하는 것은 어떨까? 망중립성이 반대하는 차별이 ‘물리적 차별’만을 뜻한다는 견해와 ‘가격적 차별’도 뜻한다는 견해가 전 세계적으로 맞서고 있다. 물론 전자의 견해가 다수 의견이 되더라도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에서는 시장상황에 따라 공정거래법 위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례3: KT 카카오팩과 특정 서비스의 트래픽 우대

그렇다면 망사업자가 자신의 서비스가 아니라 (계열사가 아닌) 제휴사의 서비스를 견제적 계약을 통해 우대해주기 위해 망사용료를 면제해주는 것은 어떨까? KT의 다음카카오팩을 여기에 맞춰보기 전에 고려해야 할 지점이 있다.

질문 물음표
첫째, 만약 KT 다음카카오팩이 망사업자 주도의 서비스라고 본다면 이는 물리적 차별이 아니라 가격 차별이다. 다음카카오팩을 이용한다고 더 빠른 속도로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아니고, 네이버나 구글 등 다른 서비스를 이용 못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는 현재 논란과 토론이 진행 중인 부분이다.

둘째, 만약 다음카카오팩을 KT가 아니라 카카오가 주도하는 것이라면 망중립성 위반과는 관계 없다고 볼 수 있다. 서비스 사업자가 자신의 서비스를 촉진하기 위해 망사용료에 해당하는 쿠폰을 이용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발행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망중립성 원칙 vs. 서비스 촉진

지금까지의 상황은 이렇다.

  • 미래부는 KT의 다음카카오팩 서비스가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의 위반 소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 하지만 미래부는 다음카카오팩 서비스를 중단시키지는 않았고, KT 우선 소명을 요구했다.
  • 미래부는 KT에 다음카카오팩 외에 네이버팩 등 다른 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할 것을 권고했지만 KT는 아직 응답이 없다.
  • 미래부는 다른 통신사에게 이와 비슷한 서비스의 출시를 보류하도록 했다.

서비스 사업자 입장에서 자신의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다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것이 망사업자와 함께 진행된다면 자칫 망중립성을 헤치는 구도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이통사가 다양한 업체들의 여러 프로모션을 최대한 지원해준다 하더라도 신규 서비스나 작은 서비스들이 상대적인 차별을 받을 수도 있다.

이데일리 기사에 따르면 미래부는 통신사가 특정 콘텐츠기업과 제휴해 특정 콘텐츠·서비스 이용시 데이터 요금을 내지 않는 “제로 레이팅(Zero-Rating)”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본다고 한다. 통신사가 주도하거나 혜택을 주는 디지털 음원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예: 멜론, 지니, 엠넷 등)

하지만 팀 버너스-리는 이 “제로 레이팅”이 망중립성의 위험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유럽 연합 사이트에 올라온 팀 버너스-리의 글을 인용해 본다.

Sir_Tim_Berners-Lee

‘웹의 아버지’ 팀 버너스-리(2014년 모습, 출처: Paul Clarke, CC SA)

물론 망중립성은 (특정 서비스를) 막거나 (대역폭을) 조절하는 것뿐 아니라 인터넷 업체가 다른 서비스보다 특정 서비스를 지지하는 것 같은 ‘긍정적인 차별’을 막는 것이기도 하다. 만약 우리가 이를 명시적으로 불법이라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엄청난 힘을 통신사와 온라인 서비스 오퍼레이터에게 넘겨주게 될 것이다. 사실 그들은 시장에서의 승자와 패자를 결정하고 자신의 사이트와 서비스, 플랫폼을 좋아하게 만들도록 하는 게이트 키퍼가 될 수 있다.

이것은 경쟁을 밀어내고 혁신적인 새로운 서비스가 빛을 보기도 전에 파괴할 것이다. 새로운 스타트업이나 새로운 서비스 제공자가 고객들을 모으기도 전에 경쟁자에게 허락을 구하거나 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마치 뇌물 수수나 시장을 악용하는 것처럼 들릴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야 말로 우리가 망중립성과 멀어질 때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Of course, it is not just about blocking and throttling. It is also about stopping ‘positive discrimination’, such as when one internet operator favours one particular service over another. If we don’t explicitly outlaw this, we hand immense power to telcos and online service operators. In effect, they can become gatekeepers – able to handpick winners and the losers in the market and to favour their own sites, services and platforms over those of others.

This would crowd out competition and snuff out innovative new services before they even see the light of day. Imagine if a new start-up or service provider had to ask permission from or pay a fee to a competitor before they could attract customers? This sounds a lot like bribery or market abuse – but it is exactly the type of scenario we would see if we depart from net neutrality.

출처: 유럽 위원회 – Net neutrality is critical for Europe’s future

미래부의 이번 결정은 신중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단계로 보기 부족하지 않아 보인다. 어느쪽으로 결정하든 망중립성을 해치지 않는 쪽으로 진행하길 바란다.

—————————————–

[1] 두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같은 혜택을 주는 상품이며 전자는 월정액, 후자는 일회성 상품이다.

[2] 보이스톡, 페이스톡, 카카오게임, 카카오뮤직은 제외

[3] 단, 지도 화면을 확대·축소하거나, 김기사 앱으로 길안내를 받는 경우 발생하는 데이터는 제외했다.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도 동시 게재하고 있습니다. (2015.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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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다른 글에서 인터넷에 정보전달료가 없어야 하고 접속료만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었다. 인터넷에서는 정보전달은 다같이 나눠서 하는 것이니 돈을 낼 사람과 받을 사람이 나눠져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 수도를 “쓰는 만큼 내왔던” 즉 종량제로 써왔던 많은 분들은 인터넷도 쓴 만큼 내야 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다음의 사례들을 통해서 설명해보고자 한다.

(1) 도서관에 비유해보자면 책을 보러 갔는데 책을 1권씩 빌려보는데 많은 책을 빌리거나 또는 책을 오래 본다고 돈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책 여러권을 한꺼번에 빌리면 다른 사람들이 그 책을 빌려보지 못하게 하니 숫자를 제한하거나 몇권 이상은 돈을 내도록 하는 것은 상상해볼 수 있다.

(2) 거꾸로 저자나 출판사 입장에서도 똑같이 생각해볼 수 있다. 도서관의 장서공간이 한정되어 있는데 너무 많은 책들을 비치해달라고 하는 것에는 제한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책 숫자는 똑같은 도서관 이용자들이 많이 빌려본다고 해서 도서관이 그 책의 저자나 출판사에게 돈을 받으려 하거나 대여횟수를 제한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인터넷이 망중립성을 통해 보호하려는 것은 위의 (1), (2)의 도서관 이용자들이나 저자들이 타인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한, 비용에 부담을 갖지 않고 정보에 접근하고 정보를 퍼뜨릴 수 있는 자유이다.

(3) 단체관광을 갔는데 경치구경을 많이 했다고 해서 돈을 더 받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경치구경에 영향을 주도록 관광버스 자리를 2개를 차지한다거나 한다면 돈을 더 받아야 할 것이다. 경치구경도 경치를 이루는 사물들에 전자파가 반사되어 안구에 도달하면서 이루어지는 것이고 인터넷도 전선을 통해서 전자파가 전달되는 것이다. 접속용량을 높이기 위해 전선을 더 굵은 것을 써야 한다면 돈을 더 내야겠지만 같은 전선에서 전자파가 얼마나 지나가든 비용은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관광객이 경치구경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4) 상가건물의 한칸을 빌려서 식당을 운영하는데 손님이 많이 온다고 해서 건물주가 월세를 올려받으려고 하면 우리는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비난한다. 임대공간에 대해서 정당한 대가를 내고 손님이 너무 많이 와서 줄서서 기다리게 만드는 것도 감수하며 다른 공간에 입주한 상인들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고 장사를 하는데 그게 잘된다고 돈을 더 받기 시작하면 상인은 행인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창의력을 발휘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다른 한편 상인이 못 견뎌서 옆의 한칸을 더 빌려서 공간을 넓히겠다고 하면 그때 임대료를 더 받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인터넷은 다양한 사람들이 창의력을 꽃피우도록 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5) 구태여 전기나 수도에 비유를 하자면, 위 (4)의 상가임대차와 비슷하게 생각해볼 수 있다. 전기 및 수도를 공급받을 때 실제 사용한 전력이나 수량에 대해서 돈을 내지 전기, 수도로 뭘 했는지를 따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전기를 이용해서 부가가치높은 휴대폰 사업을 한다고 해서 수도세를 더 내지는 않는다. 또는 수돗물을 이용해서 예를 들어 콜라를 만든다고 해서 돈을 더 내지는 않는다. 심지어는 콜라가 수돗물과 시장에서 경쟁하더라도 말이다.

(6) 또는 전력이나 수량을 많이 쓰는게 아니라 전압과 수압을 이용해서 사업을 하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전력은 거의 안 쓰고 전압만 이용해서 구동하는 전자기기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쓴만큼 낸다’고 했을 때 사용의 대상은 전력이나 수량이 아니라 전압과 수압이라고 볼 수 있고 정녕 ‘쓴만큼 내고 싶다’면 전압이나 수압이 들어올 수 있게 전선이나 파이프를 연결한 비용만 내면 된다. 마찬가지로 인터넷에서 이용되는 것은 접속용량이지 정보의 누적통행량이 아니다.

(7) 그래도 미련이 있다면 텔레비전을 생각해보자. 인터넷을 이용할 때 데이터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것이 동영상이라고 하는데 공중파이든 케이블이든 엄청난 해상도의 동영상이 전달되는데 시청자들은 24시간 텔레비전을 보더라도 똑같은 액수를 낸다.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텔레비전도 정보전달량이 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 전자파가 공기를 지나든 케이블선을 지나든 DSL선을 지나든 발생하는 비용은 제로에 가깝다. 인터넷도 똑같이 생각하면 된다. 물론 인터넷은 더 나아가서 정보전달을 인터넷에 참여하는 단말 사이의 크라우드소싱으로 해결하기 때문에 더욱 정보전달료를 따로 받을 이유가 없다.

단, 모바일인터넷의 경우에는 예외적이다. 모바일인터넷은 기지국을 통해 신호가 오가는데 각 기지국에 예측할 수 없는 여러 개의 핸펀이 접속하여 신호를 받기 때문에 각 기지국별로 미리 충분한 접속용량을 정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한 이용자의 이용량이 다른 이용자들의 이용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과도한 이용자들 제어 차원에서 종량제를 시행하는 것이 타당하다. 물론 이제 기술이 발달해서 용량예측도 미리 할 수 있기 때문에 아예 모바일인터넷도 정액제로 제공하는 외국회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유선인터넷에서도 일찌감치 종량제를 시행하고 있다. 바로 2016년부터 시행된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 때문이다. 즉 망사업자들 사이에서는 ‘발신자종량제’ 원칙에 따라 정보전달료를 주고 받도록 요구하였다.

결과? 망사업자들이 좋은 콘텐츠를 자신의 네트워크에 유치하기를 꺼려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좋은 콘텐츠를 유치하게 되면 다른 망사업자 소속 이용자들이 그 콘텐츠에 접근하면서 자신의 망에서 외부 망으로 ‘발신’하는 데이터량이 늘어나게 되고 이에 비례하여 정산을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망사업자들 사이에 경쟁이 없어지면서 인터넷접속료가 엄청나게 비싸지게 되었다. 2017년 3사분기 1Mbps 중간값 기준 서울에서 인터넷에서 접속하면 $3.77 인데 파리의 8.3배, 런던의 6.2배, 뉴욕의 4.8배, LA의 4.3배, 싱가폴의 2.1배, 동경의 1.7배이다. 서울은 시드니처럼 지리적 소외성이 없음에도 그러하다.

위의 표는 접속용량에 비례해서 계산되는 접속료를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경우 망사업자들은 콘텐츠제공자들에게 발신자종량제의 부담을 떠넘기기도 한다. 즉 콘텐츠제공자에게 직접 종량제를 적용하기도 한다. 콘텐츠제공자 입장에서는 인터넷에 어차피 정액제로 해도 위에 표에 나온 것처럼 비싸니 종량제가 더 나을 수도 있겠다. 그러다보니 아프리카TV같은 곳은 1년 영업이익(약 150억)을 몽땅 인터넷접속료로 망사업자에게 지불한다.

우리 소비자들과는 무슨 상관이냐고? 네이버 (2016년 영업이익 1조에 인터넷접속료 734억), 카카오 (같은 해 영업이익 1000억에 인터넷접속료 약 300억)도 인터넷접속료 부담이 상당한데 이들도 아프리카TV처럼 우리에게 공짜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비싼 국제전화 대신 쓸 수 있는 보이스톡이 우리에게 무료인데 이에 대해서 카카오가 종량제로 인터넷접속료를 망사업자에게 낸다고 생각해보자. 카카오는 보이스톡을 무료로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콘텐츠제공자들에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에게도 종량제를 적용할 수도 있다. 캐나다에서는 2011-12년에 대형망사업자들이 자신의 망을 통해서 가정이나 기업에게 인터넷접속을 제공하는 중소망사업자들에게 부과하는 망이용대가를 종량제로 하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었다. 이렇게 되버리면 중소망사업자들도 어쩔 수 없이 종량제를 이용자들에게 부과할 수 밖에 없게 되고 이용자들 70만명이 서명운동을 벌여 대형망사업자들의 계획을 패퇴시킨 바 있었다. 캐나다 소비자들이 이렇게 열심히 싸운 이유는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볼 때마다 또는 정보를 업로드할 때마다 그 양에 비례해서 돈을 내는 것은 자신들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보전달료는 무료여야 하며 인터넷접속료는 접속용량에 따라 정해져야지 종량제로 정해지는 것은 정보전달료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인터넷에서의 정보전달은 모두가 참여하기 때문에 제공자와 소비자가 따로 없고 정보전달의 한계비용은 거의 제로라는 점에서 전기, 수도와는 다르다.

토, 2020/02/2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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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단법인 오픈넷 이사)

최근 국내망사업자들이 해외 콘텐츠업자에게 캐시서버 접속에 대해서 돈을 받겠다고 하면서 들고 나오는 게 ‘역차별론’이다. 국내망사업자들이 국내콘텐츠이든 해외콘텐츠이든 국내이용자들에게 중계해주고 있는데, 국내콘텐츠업자들로부터는 인터넷접속료를 엄청나게 받고 해외 콘텐츠업자들에게는 돈을 받지 않으면 국내업자들에게 역차별이 된다는 것이다.

아래 그림을 보자. 국내이용자는 자신에게 세계의 다른 단말들과의 소통을 중계해주겠다는 약속을 하는 이웃 단말에게 인터넷접속료를 내고 접속을 하는데 이 ‘이웃단말’을 보통 망사업자(왼쪽 상단 Tier 3)라고 한다. 지역 망사업자는 다시 자신보다 세계의 단말들과의 연결성이 더 좋은 상위계위 망사업자(왼쪽 상단 Tier 2)에게 다시 접속료를 내고 그 망사업자는 다시 더 상위 망사업자(중앙 왼쪽 Tier 1)에게 접속료를 낸다. 최상위망사업자들끼리는 서로 돈을 주고 받지 않는 대신 그 돈으로 넓은 지역에 망을 깐다.

이 그림에서 해외콘텐츠업자(예: 페이스북)들은 해외에 있으니 원래는 국내 망사업자와 접속하지 않으니 낼 접속료가 없다. 또 해외콘텐츠업자들은 국내 망사업자들로부터 세계의 단말들과의 소통을 중계받지도 않으니 원래 국내망사업자에게 낼 접속료가 없다.

물론 국내 망사업자들도 해외콘텐츠와 연결도 하지 않으면서 접속료를 달라는 것은 아니다. 국내 망사업자는 해외콘텐츠업체에게 부탁하여 국내에서 인기있는 해외콘텐츠들의 복사본을 떠서 담아놓은 국내서버(즉 “캐시서버”, 그림에서 파란색 구름모양)를 자신의 망에 연결해놓는다. 그 이유는 이렇다. 접속료는 접속용량에 비례하여 내게 되는데 국내 이용자들이 많이 해외콘텐츠를 접속할 때마다 국내 망사업자는 상위망사업자(그림 중앙의 Tier 1 중 왼쪽)로부터 확보해야 하는 접속용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국내망사업자는 상위망사업자에게 내는 접속료를 아낄 수 있으니 좋아서 자신의 필요에 따라 설치한 것이다. 해외콘텐츠업자도 자신의 콘텐츠가 현지망사업자에게 내야 하는 접속료를 역시 아낄 수 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국내망사업자들이 국내 콘텐츠에 대해서는 캐시서버를 설치하지 않는다. 국내콘텐츠와 국내이용자들을 중계해줄 때는 해외접속용량을 확보할 필요가 없으니 캐시서버설치로 절약할 중계접속료 자체가 없으니 캐시서버를 설치하는 의미가 없다.

그런데 국내망사업자들이 이렇게 자신의 필요에 따라 설치한 캐시서버와 자신의 망과의 접속료를 이제와서 달라고 하면 해외콘텐츠업자 입장에서는 쉽게 거부할 수 있다. 그냥 원래 루트(위 그림의 파란색 줄) 대로 Tier2, Tier1을 통해서 소통하자고 하면 되는 것이다. 사실 해외콘텐츠업자가 자신의 지역망사업자에게 내는 접속료에서 한국이용자들의 접속 때문에 발생하는 접속용량은 얼마 안되기 때문에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또 국내망사업자들이 캐시서버 접속료를 받기 시작하면 위에서 망중립성 원리에도 어긋난다. 망중립성 원리란 인터넷은 모두가 서로의 정보를 상호 전달해주는 상부상조의 약속으로 묶여 있으니 정보를 전달해주는 대가는 없고 물리적 접속을 유지하는 비용만 있다는 원리를 말한다. 이미 국내망사업자들은 자신에게 접속하는 국내이용자들에게 해외콘텐츠와의 중계에 대해서 돈을 이미 받았다. 해외콘텐츠업자로부터 국내이용자와의 중계 명목으로 별도의 돈을 받는다는 것은 이중으로 돈을 받게 되는 것이며 결국 정보전달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어버린다. 새롭게 설치된 캐시서버는 자신의 필요에 따라 캐시서버를 설치된 것이니 그 대가로 돈을 달라고 할 수는 없다.

논거가 부족해서 그러는 것인지 국내망사업자들은 캐시서버 접속료를 달라고 할 때 꼭 국내콘텐츠업자와의 역차별을 이야기 한다. 그런데 위 그림에서 보듯이 해외 콘텐츠업자가 캐시서버를 설치함으로써 얻는 것은 국내 이용자와의 소통(하늘색 화살표)이지만, 국내 콘텐츠업자가 인터넷접속료를 내서 얻는 것은 전 세계 단말들과의 연결(분홍색 선 전부)이다. 처음부터 비교불가한 것이라서 차별을 말할 수도 없다.

사실 ‘망이용료’란 말이 나온 것도 결국 역차별론을 위해서 나온 것이다. 하늘색 선은 캐시서버 중계접속료이고 분홍색선 전부는 인터넷(전체)접속료이고 2가지는 서로 다른 것인데 같다고 주장하려 하니 더 넓은 개념이 필요했던 것 아닐까?

그럼 엄청난 액수의 인터넷접속료를 내고 있는 국내콘텐츠업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나라의 인터넷접속료를 낮춰야 한다.

화, 2020/04/14-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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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픈넷 이사)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와 해외 콘텐츠제공사업자(CP) 간 ‘망 사용료’ 공방이 뜨겁다. ISP들은 트래픽이 많은 CP가 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보는 반면 CP들은 ‘망 중립성’을 들며 납부에 반대하고 있다. 이 논란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을 13일과 15일자에 걸쳐 게재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가 전격적으로 ‘이용자 수’ 및 ‘트래픽 양’이 많은 인터넷회사들에 ‘서비스 안정 수단의 확보’ 의무를 부과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문맥상 인터넷 트래픽의 혼잡 의무를 지우겠다는 내용이지만 민주주의를 위협한다.

인터넷은 물리적으로는 컴퓨터들의 연결체일 뿐이지만 민주주의의 양태를 바꿔놓았다. 실제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에 통신, 즉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꺼번에 자신의 주장을 알리는 매스커뮤니케이션의 규모가 천지 차이다. 보통은 자신의 주장을 전 세계에 확산시키려면 콘텐츠의 크기, 이용자 수, 이용자의 위치에 비례해 돈이 든다. 우표를 붙이든 국제전화비를 내든 받아줄지 알 수 없는 방송이나 신문에 제보하든 품이 무지하게 많이 든다.

하지만 콘텐츠가 인터넷에 들어가는 순간 전 세계에 확산시키는 비용은 제로다. 인터넷에 콘텐츠를 올려놓기만 하면 이용하고 싶은 사람들은 자기의 비용으로 콘텐츠의 복사본을 가져간다. 콘텐츠 제공자는 자신이 있는 지역의 망사업자를 통해 콘텐츠 복사본을 올려놓는 비용만 부담하면 아무리 많은 사람이 복사본을 가져가도 비용이 늘지 않는다. 사이버스페이스에서 말을 하고 싶은 사람은 자신의 말이 인기 있다고 해서 경제적 부담을 지지 않으니 자유롭게 수많은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인터넷이 ‘인류 최초로 진정한 표현의 자유를 구현할 수 있는 매체’라는 말은 이래서 나왔다. 과거 표현의 자유는 너무나 허약했다. 권력에 대항하려면 골방에서 먹물 등사기로 힘들게 만든 팸플릿을 가슴속 깊이 숨기고 1, 2장씩 나눠주는 것이 표현의 자유였다. 인터넷은 표현의 자유 행사 방식을 ‘규모화’시켰다. 이제 컴퓨터 앞에 텍스트든 영상이든 올리는 것만으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말을 걸 수 있다.

최근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에 걸고 있는 싸움은 바로 이 인터넷의 규칙을 수정하자는 것이다.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인기가 많아 수많은 사람들이 넷플릭스 콘텐츠를 끌어다보고 있으니 국내 망사업자인 자신에게 돈을 내라는 것이다. 이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주장이며 인터넷으로 규모화된 표현의 자유를 훼손한다. 이렇게 되면 좋은 콘텐츠를 인터넷에 올리기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 인터넷에 올리는 순간 수많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할 수 있는데 그 수가 많아지면 이용자 소재지의 망사업자가 통신비를 청구하겠다니, 누가 좋은 글을 올리겠는가.

이 글은 동아일보에 기고한 글입니다. (2020.05.13.)

목, 2020/05/1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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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국내 망사업자들이 요구하는 ‘망이용대가’를 허용하는가에 대해서 참고자료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인터넷은 처음부터 개인이든 회사이든 누구나 원하는 정보를 – 방송, 전화, 우편과 같은 중앙통제없이 –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미국은 인터넷의 발전초기에 자유로운 성장을 유도하고자 인터넷을 ‘정보서비스(information service)’로 정의하여 규제를 자제해왔다. 케이블서비스, 유무선전화서비스는 통신서비스(telecommunication service)라 하여 물리적 연결을 위해서는 전봇대, 지하도관, 주파수 등 공공재를 이용해야 하므로 한국의 ‘기간통신사업’처럼 강하게 규제해왔던 것과 대비된다. 그런데 원래 기대와는 달리 전화 및 케이블업자들이 인터넷을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 특히 케이블업자는 자신의 콘텐츠를 경쟁콘텐츠에 비해 선호할 동기가 있으므로 – 이들의 기존 시장지배력이 인터넷의 혁신적 질서를 훼손하는 것에 두려움을 갖게 되었고 이에 대한 대응은 인터넷의 질서를 보호하기 위해 인터넷제공자들이 지켜야 할 ‘망중립성’규범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방통신위원회는 처음으로 망중립성을 명문화한 명령을 2010년에 발표하였다. 이 2010년 명령은 절차적인 이유 – 연방위원회가 인터넷을 ‘통신서비스’로 규정하지 않았다는 이유 – 로 법원에 의해 취소가 되지만 내용적으로는 망중립성규범을 온전히 담고 있고 2015년에 연방위원회가 절차적 흠결을 해소하여 새로운 망중립성명령을 발표할 때 그대로 계승되었다. 2017년에 트럼프행정부가 들어서면서 2015년 망중립성명령도 취소되지만 2018년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여러개의 주정부들이 자체적으로 망중립성법을 만들면서 여기에 계승되었다.

2010년 망중립성명령은 우선 인터넷의 개방성에 대해 설명한 후 인터넷접속제공사업자(Internet Service Providers, ISP)가 어떻게 개방성을 훼손할 수 있는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B]roadband providers may have incentives to increase revenues by charging edge providers, who already pay for their own connections to the Internet, for access or prioritized access to end users. Although broadband providers have not historically imposed such fees, they have argued they should be permitted to do so. A broadband provider could force edge providers to pay inefficiently high fees because that broadband provider is typically an edge provider’s only option for reaching a particular end user.17 Thus broadband providers have the ability to act as gatekeepers.18 [번역] 초고속인터넷사업자들(이하, ISP)은 부가통신사업자(이하, CP)들이 이미 인터넷접속에 대해 대가를 지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CP들과 소비자들사이의 통신이나 통신의 우선처리를 유료화함으로써 매출을 늘리려 시도할 수 있다. ISP들은 실제로 그런 적은 없지만 그렇게 하도록 해달라는 주장을 해왔다. ISP는 CP가 특정소비자와 통신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므로 비효율적으로 높은 대가(인터넷접속료 와는 별도로 이용자와의 통신에 대한 대가-편집자)를 부가통신사업자에게 요구할 수 있다. 이렇게 ISP는 게이트키퍼(즉 인터넷의 개방성에 반하는-편집자)가 될 수 있다. (Federal Register/Vol. 76, No. 185/59196 /Friday, September 23, 2011)

Broadband providers would be expected to set inefficiently high fees to edge providers because they receive the benefits of those fees but are unlikely to fully account for the detrimental impact on edge providers’ ability and incentive to innovate and invest, including the possibility that some edge providers might exit or decline to enter the market. The unaccounted-for harms to innovation are negative externalities,19 and are likely to be particularly large because of the rapid pace of Internet innovation, and wide-ranging because of the role of the Internet as a general purpose technology. Moreover, fees for access or prioritized access could trigger an ‘‘arms race’’ within a given edge market segment. If one edge provider pays for access or prioritized access to end users, subscribers may tend to favor that provider’s services, and competing edge providers may feel that they must respond by paying, too. [번역] ISP들이 CP들로부터 받는 통신대가가 비효율적으로 높게 책정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는 이들은 대가를 받아서 이득을 보지만 CP들의 혁신과 투자기회를 훼손하는 결과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며 특히 몇몇 CP들은 이 대가 때문에 시장을 떠나거나 진입을 포기할 가능성도 고려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산입되지 않은 반혁신적 해악은 부정적 외부성(negative externality)이 되며, 인터넷 상의 혁신의 빠른 속도 때문에 매우 지대할 것이며, 인터넷의 일반목적기술로서의 위상 때문에 매우 광범위할 것이다. 더욱이 통신대가 또는 우선통신대가는 CP들 사이의 ‘무기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 하나의 CP가 통신대가나 우선통신대가를 지급하기 시작하면 이용자들은 이 사업자의 서비스를 선호하게 되고 경쟁CP들도 이를 지급해야 할 압박을 느낄 수 있다.(Federal Register/Vol. 76, No. 185/59196 /Friday, September 23, 2011)

Fees for access or prioritization to end users could reduce the potential profit that an edge provider would expect to earn from developing new offerings, and thereby reduce edge providers’ incentives to invest and innovate.20 In the rapidly innovating edge sector, moreover, many new entrants are new or small ‘‘garage entrepreneurs,’’ not large and established firms. These emerging providers are particularly sensitive to barriers to innovation and entry, and may have difficulty obtaining financing if their offerings are subject to being blocked or disadvantaged by one or more of the major broadband providers. In addition, if edge providers need to negotiate access or prioritized access fees with broadband providers,21 the resulting transaction costs could further raise the costs of introducing new products and might chill entry and expansion.22 [번역] 통신대가나 우선통신대가는 CP들의 신제품개발 이익을 축소하여 혁신과 투자의 동기를 위축시킬 것이다. 빠르게 혁신하는 부가통신분야에서 많은 신규진입자들은 작은 ‘가라지사업자’들이지 대형사업자들이 아니다. 이들 신규사업자들은 혁신과 진입에 대한 장애요인들에 민감하며 자신들의 제품이 주요ISP들에 의해 차단되거나 통신상 열위로 밀리게 되면 투자를 받지 못하게 된다. 더욱이 CP들이 통신대가나 우선통신대가를 협상해야 한다면 그 거래비용은 새로운 제품을 도입하는 비용 및 진입과 확산을 위축시킬 것이다.(Federal Register/Vol. 76, No. 185/59197 /Friday, September 23, 2011)ㄱㄴ

Third, if broadband providers can profitably charge edge providers for prioritized access to end users, they will have an incentive to degrade or decline to increase the quality of the service they provide to non-prioritized traffic. This would increase the gap in quality (such as latency in transmission) between prioritized access and non- prioritized access, induce more edge providers to pay for prioritized access, and allow broadband providers to charge higher prices for prioritized access. Even more damaging, broadband providers might withhold or decline to expand capacity in order to ‘‘squeeze’’ non-prioritized traffic, a strategy that would increase the likelihood of network congestion and confront edge providers with a choice between accepting low-quality transmission or paying fees for prioritized access to end users. [번역] ISP들이 CP들에게 소비자들과의 우선통신대가를 받아 이익을 남기게 되면 ISP들은 우선통신대가를 내지 않는 CP들의 통신품질을 저하시키거나 그 개선을 거부할 동기를 갖게 된다. 우선통신과 비우선통신 사이의 품질차이(전송지연 등)는 CP들이 우선통신비용을 내도록 유도할 것이며 ISP들은 더 높은 우선통신대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더 중요한 것은 ISP들은 비우선트래픽을 ‘압착’하기 위해 일부러 접속용량을 줄이거나 그 확대를 거부할 수 있으며, 이 전략은 망혼잡을 촉발하여 CP들에게 무료저질전송과 유료우선통신 사이의 선택을 강요할 것이다.(Register/Vol. 76, No. 185/59197 /Friday, September 23, 2011)

국내에서 몇몇 평론가들은 망사업자들이 CP들로부터 망이용대가를 받아야 소비자들의 인터넷접속료를 낮출 수 있다는 이른바 ‘풍선효과’를 거론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연방통신위원회는 단호히 거부한다.

Some commenters contend that, in the absence of open Internet rules, broadband providers that earn substantial additional revenue by assessing access or prioritization charges on edge providers could avoid increasing or could reduce the rates they charge broadband subscribers, which might increase the number of subscribers to the broadband network. Although this scenario is possible,23 no broadband provider has stated in this proceeding that it actually would use any revenue from edge provider charges to offset subscriber charges. In addition, these commenters fail to account for the likely detrimental effects of access and prioritization charges on the virtuous circle of innovation described above. Less content and fewer innovative offerings make the Internet less attractive for end users than would otherwise be the case. Consequently, we are unable to conclude that the possibility of reduced subscriber charges outweighs the risks of harm described herein.24 일부 평론가들은 [망중립성 규정이 없으면] ISP들이 통신대가나 우선통신대가로 매출을 올리면 일반고객들에 대한 요율을 낮춰 초고속인터넷 참여자들을 늘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시나리오도 가능하지만 관련 절차에서 어떤 ISP도 CP로부터 받은 통신대가로 소비자요율을 낮추겠다고 한 적이 없다. 그리고 이들 평론가들은 통신대가나 우선통신대가가 위에서 말한 선순환효과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하지 않는다. 혁신제품과 콘텐츠가 질적 양적으로 줄어들면 소비자들에게도 인터넷은 매력을 잃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소비자가격의 하락가능성이 위에서 말한 해악의 위험에 앞선다고 보기 어렵다.(Federal Register/Vol. 76, No. 185/59197 /Friday, September 23, 2011)

이와 같은 배경설명을 통해 FCC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차단금지명령(No blocking rule)을 선언한다. “A person engaged in the provision of fixed broadband Internet access service, insofar as such person is so engaged, shall not block lawful content, applications, services, or non- harmful devices, subject to reasonable network management.” 국내의 많은 평론가들은 차단금지명령이 ‘망이용대가’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바로 아래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Some concerns have been expressed that broadband providers may seek to charge edge providers simply for delivering traffic to or carrying traffic from the broadband provider’s end-user customers. To the extent that a content, application, or service provider could avoid being blocked only by paying a fee, charging such a fee would not be permissible under these rules.79 [번역] ISP들이 자신의 고객들에게 데이터를 전송해주는 대가를 CP들로부터 받고자 하는 것에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대가를 내지 않으면 CP가 차단될 수 있다면 그런 대가는 금지된다. (Register/Vol. 76, No. 185/59205 /Friday, September 23, 2011)

여기에서 흥미롭게도 각주 79번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We do not intend our rules to affect existing arrangements for network interconnection, including existing paid peering arrangements(기존의 페이드피어링을 포함한 상호접속에 대한 기존 거래에 대해서는 이 규칙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페이드피어링은 라우터로 묶여있는 2개의 단말그룹이 물리적으로 서로 접속하여 서로간의 데이터를 직접 주고받되 제3의 단말그룹에게 중계해줄 의무는 없는 피어링관계의 일종으로서 한쪽이 다른 쪽에 접속비용을 지급하는 관계를 말한다.

이 규범을 SK브로드밴드-넷플릭스 소송에 대입해보자면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에 페이드피어링을 요청했다면 망중립성 상으로는 문제가 없다. 넷플릭스가 이를 거부하고 원래대로의 접속(시애틀에서의 트랜짓접속)을 유지했을 수도 있고 또는 금전적인 대가 대신 Open Connect Access 서버를 무상으로 제공했을 수도 있다. 물론 SK브로드밴드가 OCA서버를 거부한다면 역시 원래대로의 접속을 유지했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유일무이한 법인 발신자종량제상호접속고시와 CP서비스안정화의무법을 근거로 페이드피어링이 종량제의 형태로 강제된다는 것이다.

일, 2021/06/2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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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신, 2019/7/19 공정경쟁과 데이터 세미나 토론문

공정경쟁을 위한 데이터현지화(data localization)가 화두이다. 그런데 데이터현지화 담론의 가장 큰 허점은 목적이 무엇인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목적으로 제시되는 이유는 (1) 규제상의 역차별” 완화 (2) “망이용료” 상의 역차별 완화 (3) 세법 상의 역차별 완화이다. 참고로 GDPR도 데이터현지화를 한정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자국민의 프라이버시보호를 목적으로 하고 있어 프라이버시가 개인정보보호수준이 낮은 나라로의 이전만을 규제하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의 논의는 반드시 우리나라 안에 데이터를 둬야 한다는 면에서 차이가 있다. 

우선 전반적으로 인터넷이 문명에게 준 선물은 힘없는 개인들도 정부나 기업과 같은 홍보력과 정보력을 가지도록 한다는 것인데 이 홍보력과 정보력에는 외국문물로부터의 정보를 수집할 자유 그리고 외국인들에게 홍보할 자유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착신지의 다양성 뿐만 자신이 선택한 communication governance를 통해 통신할 자유도 포함하는 것인데 현재 데이터현지화의 대상이 되는 플랫폼업체들은 사실 자신의 데이터가 아니라 이용자들간의 소통을 mediate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를 역차별이라고 할 수 있는가. 알아보자. 

(1) “역외적용” 담론 마저도 일관되게 갈라파고스적

  “인터넷사업자는 국내법상 존재하는 각종 규제를 준수해야 하지만 해외사업자는 동일한 법 적용을 받지 않고 있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현저히 저하되고 있다. 이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업자에게 똑같은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부여당 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적반하장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국내인터넷기업을 ‘차별’하는 것은 정부와 국회가 우리나라에서만 유일무이하게 만들어 적용하고 있는 갈라파고스적 규제들이다. 게시물이 불법이 아니라도 요청만 있으면 30일 동안 게시물을 차단해야 하는 임시조치제도, 게시물이 불법이 아니라도 ‘건전한 통신윤리 함양을 위해 필요’하다면 삭제차단하겠다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제도, 우리 국민이 접속하는 웹사이트로서 자본금 1억 이상이라면 무조건 신고를 해야 하는 부가통신사업자신고제도, 불법물을 사전차단하지 않으면 형사처벌까지 당할 수 있는 ‘기술적 조치’ 의무조항들, 청소년의 합법적인 콘텐츠 접근을 막기 위해 실명제까지 하라는 청소년유해매체물실명제, 청소년유해물도 아닌 인터넷게임을 하려는 사람들도 실명확인을 하라는 인터넷게임실명제, 이들 실명제를 위한 온라인 상의 본인확인 방식도 이동통신사의 배만 불리는 고비용의 휴대폰본인확인을 선택할 수 밖에 없게 강요하는 본인확인기관제도, PC방을 포함한 모든 스타트업들의 전용회선료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이고 있는 발신자부담 종량제 상호접속고시, 모든 온라인결제와 행정민원 서명에 공인인증서를 요구하는 공인인증서제도, 밤12시부터 새벽6시 사이에 청소년을 잠을 자야 한다는 폭력적인 전제에 만들어진 게임셧다운제, 진실이나 감정표현도 불법물로 분류하여 매년 1만건 넘는 기소가 이루어지는 명예훼손/모욕죄 법규 등 수많은 제도들이 국내기업들을 괴롭혀 왔다. 이 법들이 우리나라에 공익적으로 좋은지 안좋은지를 지금 다투지 않겠다. 중요한 것은 이 규제들은 OECD국가들 중에서 우리나라에서만 존재하고 있으면 우리나라 인터넷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미국에서 50년대에 법률로 유색인종들인 기차 버스 앞에 못타게 하였는데 그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백인들도 기차 버스 앞에 못타게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보통 국가가 공익적인 목적으로 만든 규제에 대해 기업들이 과도하다고 불만을 표시하면 공익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제도개선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부는 해외인터넷기업들에까지 그 제도를 적용해서 ‘평등한 규제환경’을 만들겠다는 특이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도대체 어느 나라가 자국규제 때문에 기업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두고 ‘역차별’이라고 부르면서 외국기업에 부담을 돌리려 하는가? 갈라파고스제도로 사고를 쳐놓고 갈라파고스적인 해법을 내놓는 형국이다. 

(2) “망이용료” 상의 역차별

  “망이용료”라는 말 자체가 국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말이다. 아래 그림을 보면 외국업체들은 국내이용자와의 접속(하늘색 루트)만 구매하는 것이고 – 반드시 외국업체가 필요해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망사업자가 외국업체의 정보를 중앙의 핑크색루트를 통해서 받을 경우 너무 많은 양의 접속(transit)용량을 상위 ISP로부터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망사업자의 필요에 의해서 매매가 이루어지는 것(그러니 무료거래도 발생하는 것)이고 – 국내망사업자들은 전세계 단말들과의 접속루트(핑크색 루트 전체)를 구매하는 것이다. 한쪽은 캐시서버 접속료이고 한쪽은 전체 인터넷에 대한 접속료이다. 당연히 역차별을 논의할 수 없다. 외국단말과의 통행량이 적어도 (“2.6%”, 2019.11.10. 인터넷상생협 토론회 중 SK 윤세은 상무 발언)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작은 통행량이라도 그것이 없다면 소비자들은 그 인터넷업체들을 회피할 것이다.

(3) 세법 상의 역차별 완화

  지금 논의되고 있는 것이 해외CP들이 국내에서 콘텐츠를 팔 경우 이에 대해 세금을 부여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런데 중국차가 미국에서 차가 팔린다고 해서 미국국세청이 중국제조업체에게 소득세를 부과하는가?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디지털무역은 디지털콘텐츠를 해외에 파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디지털콘텐츠는 주로 인터넷을 통해 판매된다. 이에 따라 유튜브 동영상, 페이스북 콘텐츠 등의 사본을 이용자들이 자신의 PC를 통해 받아보는 방식으로 디지털무역으로 이루어진다. 이때 이용자들이 직접 콘텐츠 이용에 대한 대가를 내는 것은 아니며 이들이 콘텐츠를 주의(attention)을 제공하고 콘텐츠 업자는 이 주의를 이용자들을 잠재적 고객으로 생각하는 광고주들에게 팔아서 현금화함으로써 디지털무역이 완성된다.

  이에 대해서 소득세과세를 하고 싶다면 소득세의 기본원리를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한 국제적 논의를 따라가야 할 필요가 있는데 그것과 분리되어서 세법 상의 역차별을 말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수, 2019/11/20-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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