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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복지국가 가로막는 ‘사회보장 정비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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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복지국가 가로막는 ‘사회보장 정비조치’

익명 (미확인) | 월, 2015/11/02- 11:25

복지국가 가로막는 ‘사회보장 정비조치’

 

정부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조치’(이하 정비조치)에 대해 26개 지자체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등 지역 자치단체와 복지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번 조치는 지자체 스스로 사회보장사업을 점검하게 하자는 취지여서 강제적인 것이 아니며, 지방자치를 침해하지도 않고 유사·중복사업의 정비를 통해 절감된 예산을 사각지대 해소에 쓰므로 복지총량은 오히려 증가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이 해명이 과연 타당한지 생각해 보자.

 

첫째, 정비조치가 지자체 스스로의 점검을 유도하는 취지라는 정부의 해명은 사실과 다르다. 정부는 정비 대상사업을 5가지 범주로 분류하고 각 범주별로 폐지, 사업내용 변경, 타 사업과 통폐합 등 정비유형을 정해 놓았다. 특히 사회보험료나 본인부담금 지원, 장수수당 등에 대해서는 폐지로 못박고 있다. 이처럼 정비유형을 사업범주별로 정해놓은 상태에서 지자체 스스로의 점검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또한 이들을 굳이 폐지하고 다시 사각지대 해소에 투입할 근거가 별로 없다.

 

둘째, 정부가 말한 대로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의 정책에 관여할 수 있다. 이번 정비조치의 대상사업은 지자체가 지방의회를 통과해 편성한 자체 예산에 의거해 시행하는 자체 사업들이다. 지자체가 민주적 절차를 거쳐 확정한 자체 예산으로 시행하는 사업을 정비유형까지 못박아 놓고 정비하라는 것은 지방자치의 본질을 침해하는 것이다.

 

셋째, 정부는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교부세 감액은 이번 정비조치와 무관하고, 사회보장기본법상 신설·변경 시 협의의무 미이행에 관한 것이므로 이번 정비조치는 강제적이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정부는 이 시행령 개정안에 사회보장기본법 제20조 제4항을 위반한 경우 교부세를 삭감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 제20조 제4항은 사회보장위원회의 일반적인 심의·조정에 관한 것으로 신설·변경 시 협의·조정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현행 사회보장기본법은 박근혜 대통령이 의원 시절에 한국형 복지국가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개정을 주도한 법이다. 이 법에는 수요자 중심 맞춤형 복지 원칙이 평생 사회안전망이라는 개념으로 구체화돼 있다. 평생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의무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부과하고 있다. 또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을 통해 사회보장급여를 필요로 하는 국민은 누구나 지자체에 신청할 수 있게 하고, 지자체는 욕구조사를 거쳐 개별지원계획을 수립해 사회보장급여를 중복되지 않게 지원토록 하고 있다. 정부가 말하는 유사·중복을 피해 지원토록 이미 정부와 대통령이 주도한 법률에 규정돼 있다.

 

게다가 사회보장기본법은 사회보장 품질관리체계까지 구축해 운영하게끔 명시하고 있다. 이런 조항들만 제대로 시행해도 중앙정부는 지자체에 그들의 자치권을 침해하지 않고 얼마든지 개입할 수 있다. 이런 조항들을 놔두고 뜬금없이 정비조치를 들고 나온 것은 정부가 지자체의 사회보장 프로그램이 복지국가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것이라고밖에 해석할 수가 없다. 아버지의 꿈이 복지국가라더니 그 꿈은 다 어디로 갔는가!

 

남찬섭 동아대 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

남찬섭 동아대 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

 

* 이 글은 2015년 11월 2일 경향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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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보건복지 예산안 분석-총론

 

남찬섭 |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전반적인 평가

현 정부는 경제정책 및 복지전략과 관련하여 소득주도성장과 포용적 복지국가론을 주창하였고 이는 내년인 2018년도 예산안에도 일정하게 반영되어 있다. 즉 현 정부는 2018년도 예산안의 투자중점으로 ① 일자리 창출 및 질 개선, ② 소득주도성장 지원, ③ 혁신성장동력 확충, ④ 국민이 안전한 나라, ⑤ 인적자원 개발의 다섯 가지를 제시하였는데, 여기서 「소득주도성장」은 명시적으로 부각되어 있으며 반면 「포용적 복지국가」는 드러나 있지는 않다. 또한 다섯 가지 투자중점 중 일자리창출과 소득주도성장, 인적자원개발에 조금씩 흩어진 채로 포괄되어 있다. 

 

정부예산안의 편성기조를 2015년부터 2018년데 걸쳐 비교해보면 정부예산의 기조가 변화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점도 알 수 있다(<표 1-1> 참조). 각년도 예산안의 기본방향과 재정개혁 기조를 보면 모든 연도에 성장동력 및 재정건전성 관련 기조가 언제나 포함됨을 볼 수 있다. 

 

이런 기조는 재정운영에서 늘 요구되는 기조이기도 하지만 오늘날 지구화‧탈산업화 및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더 많이 거론되는 것이기도 하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포용적 복지국가 역시 지구화‧탈산업화 및 저출산‧고령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재정운용기조와 소득주도성장 및 포용적 복지국가의 기조 간 길항은 지속될 것이며 그 길항 속에서 어떤 균형을 취할 것인가가 정부와 더 나아가 한국사회의 성패를 판가름하게 될 것이다.

 

정부 예산안의 총지출 추이를 보면, 2014년 355.8조 원에서 2017년 400.5조 원으로 연평균 4.0%씩 증가하였으며 현 정부에 들어와서는 7.1% 증가 편성되어 내년도 정부예산이 상당히 큰 폭으로 증액되었음을 알 수 있다. 정부예산이 12개 분야별로 어떻게 배분되어왔는가 그 추이를 보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분야는 ‘문화‧체육‧관광’ 분야로 연평균증가율이 8.5%로 총지출의 연평균증가율 4.0%의 2배 이상이다. 이 분야 예산은 내년에 8.7% 감액됨으로써 크게 삭감되었다. 

 

2014~2017년 간 문화‧체육‧관광분야 다음으로 증가율이 높았던 분야는 ‘보건‧복지‧노동’분야이며 연평균증가율이 6.8%에 달하는데 내년인 2018년 예산에서는 12.9% 증가하도록 편성되었다. 결국 2014년 정부 총지출예산에서 29.9%에 달하던 보건‧복지‧노동분야 예산은 2018년에는 34.1%를 차지하게 되었다. 보건‧복지‧노동분야 예산 중 일자리 예산은 이전 정권에서도 증가율이 높은 편이었는데(연평균증가율 9.0%) 2018년 예산에서의 증가율은 일자리창출 기조를 반영하여 그보다 더 높은 12.3%로 잡혔다. 그 외 교육예산(11.7%)과 일반‧지방행정예산(10.0%)이 큰 폭으로 증액되었고, 반면 문화‧체육‧관광분야 예산 외에 SOC예산(19.9%)과 환경예산(1.4%)이 삭감되었다. 

 

한국사회는 이미 1990년대 중반 경부터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이것이 1997년 외환위기로 가속화하였지만 이 문제는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제규모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경제의 대외의존성은 심화하는 한편 내수(內需)가 진작되지 못하고 분배는 계속 악화하여 갔으며 노동력(인적자본)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사회로 변모하였고 그 결과는 OECD 최저의 출산율과 OECD 최고의 노인자살률, 노인빈곤율이 10여년이 훨씬 넘는 세월 동안 지속되고 있다.

 

지난 보수정부 집권기 동안 우리사회가 이와 같은 양극화와 그로 인한 결과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나름대로 기울인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가 성장과 재정건전성 확보 위주로 재정을 편성한 상태에서 복지재정을 부수적으로 추가하는 기조를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이는 복지를 배제한 예산구조를 짜 놓고 복지를 늘리면 그것이 세입이나 세출, 성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사후적으로 따지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제는 정부 재정활동의 기본방향 자체를 복지와 사람을 중심으로 재편되게끔 근본적으로 구조 조정할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성장도 그리고 재정건전성도 그것들이 사람과 사람의 삶(복지)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의 측면에서 평가받는 그런 재정구조와 재정운용기조로 전환해야 한다. 

 

현 정부의 2018년도 예산안이 이러한 전환을 한꺼번에 이루어낼 수는 없겠지만 장기적인 전환을 염두에 두고 지속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성장과 재정건전성은 외면하기 어려운 현실적 요구라는 점에서 이것을 소홀히 하지 않되 이들이 복지와 사람을 중심으로 재정구조와 운용기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데 방해가 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세부적인 평가

2018년도 보건복지부 소관 총지출예산은 약 64.2조 원으로 2017년 57.7조 원 대비 11.4% 증가(추경 대비로는 9.8% 증가)하여 정부전체 총지출예산 증가율 7.1%보다 증가율이 높으며, 보건‧복지‧노동분야 예산(복지예산) 146.2조 원의 증가율 12.9%보다는 약간 낮다. 2018년도 복지부의 총지출 예산 64.2조 원은 정부전체의 총지출 429조 원 대비 15.0%에 달하고, 복지예산 146.2조 원의 43.9%에 달하는 규모로 편성되었다.

 

2018년도 복지부 총지출예산 64.2조 원을 복지부 정책의 하위분야별로 보면 보육‧가족 및 여성 예산(추경 대비 18.9%)과 노인예산(추경 대비 19.5%)이 매우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사회복지일반 예산의 증가율이 실제로는 가장 크지만 금액이 작음). 이는 포용적 복지국가의 실현을 반영하여 신설되거나 증액된 대표적인 사업인 아동수당과 기초연금이 이들 예산에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이 외에 기초생활보장 일부 급여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2018년 10월부터), 주거급여 확대, 공보육 인프라 확충과 국가치매책임제 시행과 노인일자리 사업 확대, 장애인연금 급여인상 등으로 관련 예산이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한 점이 눈에 띄는 변화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면 외에 아쉬운 대목도 발견된다. 

 

예컨대, 긴급복지지원예산의 경우는 정부예산편성에서는 감액편성한 후 나중에 추경으로 이를 보충하는 관행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아직도 비수급빈곤층과 같은 사각지대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건’이 발생하면 추경으로 보충하겠다는 태도여서 포용적 복지국가의 기조와도 맞지 않으며 예산편성관행에 대한 세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또한 공보육인프라예산의 확충은 긍정적이나 여전히 그 예산비중이 전체 보육예산의 2% 정도에 그치는 등 부족한 점이 있어 개선의 여지가 있고, 또 공공형어린이집 확대는 보육공공성 확보라는 정책기조에 비추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다. 

 

그리고 노인분야에서는 국가치매책임제와 관련하여 확충되는 치매안심센터 등의 시설인프라 외에 치매노인에 대한 인간적인 돌봄 모델 개발과 관련인력 교육 등을 위한 소프트웨어적 예산의 증액 등 보다 세부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또한 학대피해노인을 직접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예산의 증액 등의 조정이 있어야 한다. 

 

보건의료에 있어서는 문재인 케어가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소요재정 조달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료 예상수입액의 14%에 해당하는 일반회계 지원금을 법률의 규정대로 전액 편성할 필요가 있다. 이는 이전 정부 때 자행되어온 위법과 적폐를 해소한다는 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으며 문재인 케어의 성공을 위한 초석으로서의 의미도 있을 것이다. 

 

장애인 예산에서는 지역사회에서의 삶을 지원할 수 있는 장애인소득보장과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의 예산이 거주시설지원 예산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긍정적이며 이러한 기조가 계속 이어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발달장애인지원예산이 감액 편성된 것은 아쉬운 점이 있다. 

 

이와 함께 내년도 복지부 예산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으로는 각 분야의 사례관리사업을 ‘사례관리 지원체계 개선’ 사업으로 통합하여 2,229억 원을 신규로 편성하였다는 사실이다. 이는 지난 2000년대 초 이후 정부가 지속적으로 공공복지전달체계를 강화해온 데 따른 결과라 할 수 있으며 어떤 면에서는 때늦은 감도 없지 않다. 공공전달체계에 관련된 복지부 사업으로는 사례관리지원체계 개선사업(2,229억 원) 외에 지역복지사업평가(40억 원),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구축 및 운영(203억 원), 공공사회복지전달체계 개선(703억 원), 사회보장정보원 운영(656억 원, 정보화 포함) 등도 있어 관련예산의 규모가 개략적으로 봐도 3,800억 원을 상회한다. 

 

이 외에 전달체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바우처 사업 관련 운영예산과 시설평가 관련예산, 민간복지기관 지원예산 등 민간전달체계 및 공사전달체계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의 예산 등을 모두 고려하면 전달체계(공공, 민간 및 공공과 민간의 관계)에 관련된 예산은 전체적으로 5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다(아동, 노인, 장애인 등 각 분야의 민간기관 관련예산을 제외한 것임). 

 

현재 한국의 사회복지에서 특히 사회서비스 전달체계는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 다소 때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정부가 사례관리지원체계 개선사업의 예산을 별도로 편성한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며 다만 이와 관련된 정부의 전달체계 구축 정책이 그동안 한국사회를 지배해온 민간중심적 전달체계의 조정과 연관된다는 점을 감안하여 민간부문과 협조할 부분과 민간부문을 대체할 부분을 면밀히 분별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이 과정에서 민간부문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수, 2017/11/0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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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복지국가”, 지역복지운동의 고민을 나누다

지역복지운동단체네트워크

 

 

다시, 지역이 주목받고 있다. 30년만의 개헌이 공론화된 이후 지방분권은 국가의 권력구조나 사회경제적 규정 못지않은 중요한 화두로 언급되고 있다. 이는 91년 지방의회 선거를 통해 ‘부활’한 바 있는 지방자치가 여전히 제도적, 실체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특히 ‘복지’가 국가의 핵심의제로 떠오른 2000년대 이후 누리과정 등 복지사업의 재원분담 문제, 청년수당과 같은 지방정부의 독자적 복지사업에 대한 문제 등 지역복지에 관한 갈등과 실험이 사회적 이슈로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의 개헌논의, 그리고 다가올 6월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복지분권과 지역복지에 대한 논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개헌이 공론화된 와중에도 복지분권과 지역복지정책에 대해 지방정부는 물론 학계, 지역 시민사회 모두 대응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전국 10여개 단체가 함께하고 있는 ‘지역복지운동단체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1)는 지난 1월 10일, 부산 해운대에서 “다시, 복지국가: 복지분권과 지역별의제로부터”라는 제목으로 1박2일 간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지역복지운동단체들은 복지분권에 대한 이론적 논의를 나누고, 지역복지운동의 방향에 대한 실천적 토론을 진행했다. 심포지엄은 전국 각지에서 모인 네트워크 소속 단체뿐 아니라 관련 연구자와 언론의 관심을 받으며 약 100여명이 참석하는 성황리에 치러졌다. 본 글에서는 심포지엄 중 첫 순서로 진행된 <사회복지 지방분권에 대한 비판적 검토: 민주적 분권‘을 위한 복지분권의 3층 모형>이라는 주제의 발제·토론을 중심으로 심포지엄 소식을 전한다.

 

<사진=사회복지연대>

 

1부는 사회복지 지방분권에 대한 비판적 검토라는 주제로 윤홍식 교수(인하대학교 사회복지학과)의 발제와 관련 연구자 및 현장 활동가의 토론으로 진행되었다. 윤홍식 교수는 복지사업을 ‘사회적 위험에 대한 대응 주체(전국적-지역적)’와 ‘보장의 성격(보편적-선별적)’으로 구분하고, 이를 다시 사회보장의 영역(사업배분), 기획·집행 책임 및 권한 분산, 재원분담이라는 3영역으로 나누어, 중앙과 지방정부 간 복지분권의 틀을 제시했다(그림1-1참고). 

 

이어서 윤 교수는 현재와 같이 중앙과 광역, 기초단위 각자가 해야 할 일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없는 상황에서는 어떤 분권도 성공할 수 없음을 지적하며, 이제부터라도 복지국가의 관점에서 각 정부 층위별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또한 복지분권에 있어서, 지역 차원에서의 민주주의 실현, 즉 모든 수준의 정부활동에 대한 시민의 참여가 보장될 수 있도록 지역정치가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음을 첨언했다.

 

토론자로 나선 민소영 교수(경기대학교 사회복지학과)는 복지분권에 대한 기존의 우려, 즉 중앙정부의 재정감축을 위한 것이 될 수 있다는 점과 지방정부의 재정적, 행정적 역량에 따라 지역 간 불평등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유효한 우려지점임을 지적했다.

 

<사진=사회복지연대>

 

김형용 교수(동국대학교 사회학과)는 발제에 대한 의견에 더해, 현장에 참석한 많은 지역복지운동단체에 대한 당부를 보탰다. 김형용 교수는 현재 지방정부가 사회보장기관으로서의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지역운동단체가 스스로 대안적인 공급자 역할을 하고 있으나, 그것이 자칫 정부의 책무가 시민사회로 이전되고, 시민사회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따라서 지방정부가 복지를 공급하고 관장하는 기관으로서 그 소임을 다하고 있는지에 대한 감시·견제 행위가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민주적 분권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공론장 자체를 형성하는 데 집중하는 것을 넘어, 지역 내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지역의 단체들이 역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이태수 교수(꽃동네대학교 사회복지학과)는 윤홍식 교수가 제시한 민주적 분권이 중앙과 지방의 역할을 적절히 정리한 일종의 거버넌스 상태를 의미하는 것임을 보충하며, 복지분권이 과도한 독립과 자율로 해석되어 지방정부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발제에 대한 적절한 해석이 아님을 설명했다. 또한 이 교수는 지방분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와중에도 복지분권에 대한 학계와 시민사회의 준비는 부족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윤 교수의 발제를 포함한 이번 심포지엄이 추가적인 논의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토론자로는 지역에서 복지운동을 해나가고 있는 활동가도 참여하여 논의의 깊이를 더했다. 김정동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국장은 개헌 과정에서 분권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다뤄질지 미지수라 하더라도 향후 3,4년 내에 지역의 재정과 사무권한이 대폭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는 예상을 밝히며, 지역운동단체에서 증대될 예산과 권한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지 않으면 지역 토호에 의해 잠식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천안의 복지세상을열어가는시민모임 김진영 사무국장은 시민사회가 제안했던 ‘최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 사업’을 예로 들며 토론을 이어갔다. 당시 천안시도 긍정적인 입장을 표했으나 사회보장기본법 관련 갈등으로 인해 지역사회의 제안과 지방정부의 권한이 대폭 제한된 사례를 들었다. 최근 사회보장기본법 상 중앙-지방정부 간 협의제도가 완화되어 해당 사업은 올해부터 시행되게 되었으나, 한편으로는 여전히 지역사회의 긴 시간에 걸친 노력보다 중앙정부의 결정으로 단번에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점에서 복지분권에 대한 한계를 느꼈음을 공유했다. 

 

발제를 맡은 윤홍식 교수는 김진영 사무국장이 예로 든 천안의 사례를 다시 언급하며, 분권에 대한 기준이 정립되지 않는다면 계속 반복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발제에서 언급한 민주적 분권의 핵심은 모든 단위에서의 참여와 책무성이 담보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이야기하며, 복지분권의 제도화를 계기로 넓어질 지역정치 공간에서 지역운동단체들이 그 확장된 지평을 활용하고, 발전시켜야함을 강조하며 1부를 마무리 지었다.

 

<사진=사회복지연대>

 

복지분권에 대한 논의에 이어, 심포지엄에서는 전국 최초로 시민이 직접 참여해 설립한 복지법인인 ‘우리마을’에 대한 사례 발표가 이어져 참석자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또한 이튿날까지 6월 지방선거에 대한 전략적인 논의, 각 지역단체 간 관심의제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지며 논의를 이어갔다. 이렇게 1박 2일 간 진행된 이번 심포지엄은 복지분권에 대한 이론적 논의와 실천적 논의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었다는 점, 늦게나마 지역 시민사회와 학계가 공히 대응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 행사였다. 이를 계기로 향후 개헌 및 지방선거 정국 그리고 복지국가 논의를 이어감에 있어서 복지분권 및 지역복지운동의 내용이 보다 탄탄해지길 기대해본다.

 


1)  경기복지시민연대, 관악사회복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복지세상을열어가는시민모임, 사회복지연대, 서울복지시민연대, (사)전북희망나눔재단, 우리복지시민연합, 인천평화복지연대, 참여연대, 평화주민사랑방, 행동하는복지연합

2) 본 심포지엄의 자료집에 실린 발제문 참고. 아직 완성되지 않은 초안임을 밝힘.

목, 2018/02/0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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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대선후보들의 기본소득 공약과 이상(理想)의 기본소득

 

이승윤 |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다가오는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기본소득제에 대한 논의가 새롭게 대두되고 어느 정도의 공론화가 이루어졌다. 기존의 복지체제를 뒤흔들 만큼의 급진적인 기본소득제를 공약으로 제안한 대선공약은 없는데도 불구하고 기본소득논쟁의 확대 자체에 대한 우려도 많다. 하지만 현재 한국사회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상당히 확대된 것은 이후 한국 복지국가의 발전에 있어 유익하다고 판단된다. 기본소득제에 대한 논의를 통해 보다 많은 유권자 및 일반 시민들이 복지의 보편성, 그리고 복지에 대한 시민의 권리에 대해 토론해보고 고민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의 개념적 속성

 

기본소득의 개념적 속성으로 무조건성, 보편성, 개별성, 적절성이 있다. 무조건성은 자산조사 또는 근로이력과 무관하게 조건 없이 복지가 지급되는 속성을 의미한다. 개별성은 보편성에 포함될 수 있는데, 보편성이란 복지지급의 기준이 시민권에 기반을 두어 시민권을 가진 모든 개인들이 보편적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속성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적절성은 지급의 수준이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적절한 수준 또는 충분한 수준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지급의 정기성, 현금지급의 원칙들이 추가될 수 있는데 현재까지는 무조건성, 보편성 그리고 적절성의 측면에서 기본소득의 개념에 대한 논의가 집중되어 있다. 이 글에서 필자는 2017년 2월까지 대선 주자로 거론되거나 출마한 8인의 후보들이 제안한 기본소득 관련 논의들을 앞서 설명한 기본소득의 개념적 속성과 비교하여 살펴보겠다. 이어 필자가 제안하는 이상적 기본소득제를 간략하게 설명하겠다.

 

 

우리나라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

 

박원순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현재는 대선후보가 아니지만 한국형 기본소득제를 공약으로 적극적으로 제시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이하 박 시장)의 논의를 살펴보겠다. 박 시장은 2016년 12월 21일 국회 토론회에서 ‘한국형 기본소득제’라는 이름의 기본소득 제도 도입 방안을 발표하면서 아동, 청년, 중·장년층, 노인층을 두루두루 대상으로 하는 안을 내놓았다. 아동수당은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둔 가구에 20만 원 내외를 지급하되 아동 수에 따라 차등 지급, 청년수당은 18~30세를 대상으로 첫 직장 마련까지 2~3년 동안 연간 300만 원을 지원, 중·장년층을 위해서는 실업부조와 상병수당, 국민소득보험을 신설, 노인수당으로는 현행 20만 원을 30만 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제안하였다.

 

 

이재명

현재 ‘기본소득 당장도입’을 가장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후보는 이재명 성남시장(이하 이 시장)이다. 이 시장은 성남시 ‘청년배당’을 실행한 이력이 있는데 대선 공약으로 제안한 기본소득제는 ‘6배당 + 1토지배당’ 체계이다. ‘6배당’이란 0~12세 대상 아동배당, 13~18세 대상 청소년배당, 19~29세 대상 청년배당, 65세 이상 대상 노인배당 등의 생애주기별 배당을 비롯하여 장애인과 농민 대상의 특수배당(중복 가능)을 말한다. 각 집단별 대상자에게는 연간 100만 원이 지급된다. ‘1토지배당’은 토지소유자에게 과세하는 ‘국토보유세’를 신설하여 세수를 확보하고 전 국민에게 연간 30만 원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제안한 기본소득은 지역 상품권 형태로 제공하며 이를 통하여 골목 상권 활성화와 내수 진작 효과까지 목표로 주장하였다. 모든 안을 고려하였을 때 소요되는 예산을 계산해보면 아동, 청소년, 청년, 노인 대상의 생애주기별 배당에 23.8조원, 장애인, 농민 대상의 특수배당에 4.2조원, 토지배당에 15.5조원 등 총 소요예산은 43.5조이다.

 

심상정

심상정 정의당 대표(이하 심 대표)는 2016년 9월 20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기본소득제 도입을 주장한바 있다. 현재 정의당에서 논의되는 기본소득제는 영유아(0~세)·청년(19~24세)·노인(65세 이상)의 연령층에게 자산조사 및 근로조건 없이 무조건적으로 지급하는 안이다. 특히 이와 같이 아동, 청년, 노인 대상으로 무조건적인 기본소득 지급을 1단계로 보아 단계적으로 발전시키는 계획을 구상 중에 있고 이후에는 캐나다에서 시행하는 ‘클로백(Clawback)’ 제도를 도입해 소득이나 재산이 많은 사람들에게 세금을 부과해 지급했던 부분을 환수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이하 문 전 대표)는 “기본소득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주어진 재정 여건 속에 기본소득의 취지를 최대한 살린다”는 입장으로, 앞서 언급한 세 후보들과는 달리 기본소득이라는 용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큰 틀에서 0~6세 대상 아동수당 및 미취업 청년 대상 청년수당을 도입하고, 기초노령연금을 확대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아동수당의 경우 첫째, 둘째, 셋째에 금액을 차등 지급하여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설명하고, 청년의 경우 소득수준을 고려하지 않지만 취업능력 개발을 목적으로 미취업 청년을 대상으로 1~2년 동안 약 30만 원의 금액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노인수당은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20만 원을 지급하는 현행 기초연금을 확대해 소득 하위 80%에 30만 원으로 확대 지급하는 안이 제안되었다.

 

손학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이하 손 전 대표)도 기본소득 도입에 찬성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지만 현실적으로 완전기본소득을 도입하기는 어려운 실정이기에 당장 시급한 복지 수요를 생각하면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며 유보적이다. 손 전 대표는 아동, 노인 등 특정 계층에 먼저 도입해 효과와 문제점을 검토해보고 국민의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승민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하 유 의원)은 기본소득의 개념 자체에는 동의하며 장기적으로 검토해 볼만 하나, 현재 대선 공약으로서 논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유 의원은 기본소득 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경우 미취학 아동과 노인층에 먼저 도입하는 방식이 적절할 것이라고 설명하여 손 전 대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안철수

기본소득제를 전면적으로 반대하는 대선주자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이하 안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있다. 안 전 대표는 복지 사각지대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복지체계를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는데, 모든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제공하는 기본소득에는 반대하지만 아동, 노인을 우선순위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어 사실 위의 손 전 대표 및 유 의원과 실질적인 입장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안희정

마지막으로 안희정 충남지사(이하 안 지사)는 기본소득제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였다. 특히, 안 지사는 대선 출마 선언문을 발표하면서 “세금을 누구에게 더 나눠주는 정치는 답이 아니다. 국민은 공짜 밥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언급하였는데, 관련하여 기본소득의 도입을 대표 공약으로 제시한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간의 논쟁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이상 살펴본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면 기본소득의 무조건성, 보편성 그리고 적절성 측면에서 크게 급진적이진 않다. 특히 어느 후보도 사회보장제 및 사회서비스에 대한 축소를 제안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기본소득제로 모든 제도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파진영의 기본소득제와는 구별된다. 청년수당의 경우 이재명 시장, 박원순 시장 그리고 심상정 대표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취업 중심의 일자리 정책 내지는 고용 촉진 차원에서 청년배당 또는 청년수당을 제안하고 하고 있어 기본소득제의 보편성 및 무조건성의 속성과는 거리가 멀다.

 

일할 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아동이나 노인 계층에게 우선적으로 지급할 수 있다는 논리도 권리로써의 복지배당보다는 조건 기반의 복지급여 속성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구체적인 복지정책을 아직 제시하지 않은 안희정 지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아동수당과 기초연금에 대하서는 긍정적인 입장인 듯하다. 아동 및 노인수당(또는 기초연금)은 무조건성 속성은 포함하고 있으며, 시민권에 기반 한 보편성에 추가적으로 집단별 ‘욕구’ 측면이 고려된 것으로 기본소득 도입의 한 단계로 평가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무조건성이 있는 급여로 아동 수당, 노인 기초연금, 청년수당 등을 기본소득의 형태로 지급하고, 점차적으로 전체 인구 집단으로 확대해 기본소득제라는 별개의 독립정책으로 통합할 수 있다. 현재 이재명 시장의 기본소득제는 집단별 대상자에게는 연간 100만 원을 지급하고, 전 국민에게 연간 30만 원을 지급하는 안인데, 무조건성, 보편성 측면에서 가장 기본소득제의 성격이 강하다. 다만 지급수준의 적절성 측면에서 지급액수가 상당히 낮은 한계가 있다.

 

기본소득제는 기존의 복지정책들을 모두 대체하는 정책이 아니다. 그렇게 때문에 기본소득이 도입되는데 있어 다른 제도와의 정합성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국 복지국가는 아직 제도성숙기에 진입하지 않았지만(현재 OECD 국가들 중 최하위권의 사회지출 수준으로 2014년 기준 10.4%임), 한국의 노동시장에서 목격되는 변화는 이미 복지선진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미성숙한 한국복지국가와 이미 탈산업화시대에 진입한 한국의 노동시장의 조합을 고려했을 때, 기본소득제의 도입이 아주 먼 미래의 제도는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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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과 다른 제도와의 정합성 고려

 

그러나 기본소득제가 현재의 복지정책을 모두 대체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본소득제 실현에 있어 세 가지의 측면에서 다른 제도들과의 정합성을 살펴봐야 한다. 첫 번째는 기존의 사회보험 및 공공부조 등 사회보장제와의 관계이고, 두 번째는 사회서비스와의 관계이다. 이상적인 기본소득제가 도입되어도 재생산수단의 재분배에 속하는 보육, 교육, 의료서비스는 사회적으로 공급되어야 한다. 세 번째는, 기본소득제의 재정에 관한 사안으로, 기본소득제의 도입을 위한 재정조달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

 

노동 그리고 복지국가에서의 주체적인 개인에 대한 이러한 고민에서, 당장 기본소득을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이상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미 임금노동의 정의가 모호해지고 좋은 일자리뿐만 아니라 전형화 된 노동의 필요가 총량적 측면에서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한국 복지국가의 지체현상(mismatch)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변화하는 노동시장과 정합하고 권리로써 복지가 보장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복지국가를 우리는 적극적으로 구상해야 한다. 한국복지국가에서 기본소득제가 단계적으로 도입되기 위해서 먼저 이상의 기본소득제가 도입된 설계도를 그려보는 것은 중요하다.

 

 

한국의 이상적 기본소득제

 

필자가 제안하는 한국의 이상적 기본소득제는 무조건성, 보편성, 개별성, 적절성 그리고 급여의 정기성과 현금지급의 속성들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모든 개인에게 중위소득 30% 수준의 현금을 무조건적으로 기본소득으로 지급하는 방안이다. 중위소득 30%의 현금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생계급여 수준이다. 중위소득 30%의 현금 약 50만 원(2017년 기준)을 가구단위가 아닌 개인단위로 지급하기 때문에 0세부터 모든 노인에게 무조건적으로 지급된다. 교육, 보육, 의료 등의 사회서비스는 기본소득제가 도입되어도 함께 적극적으로 확충되며, 중위소득 30%의 지급액은 기본소득만으로도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다. 아래 그림은 이상적기본소득제가 도입된 한국복지국가의 설계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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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먼저 국민연금은 현금 급여가 지급되는 사회보험인데 급여 산출 시 균등화를 위한 A값과 개별 가입자의 소득비례 부분인 B값으로 나누어진다. 이상의 기본소득제가 도입되면, 국민연금의 급여 산출식에서 균등화 역할의 A값은 대체될 수 있고, 소득대체율은 40%로 현행대로 유지된다. 모든 시민에게 중위소득 30%에 해당되는 50만 원 정도의 기본소득이 지급되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균등화 부분은 기본소득이 대체하게 된다. 기본소득을 지급받고 40%의 명목소득대체율을 계산시 실질소득대체율을 산출해보면 명목소득대체율을 2016년 초에 논의되었던 50% 상향조정안보다 명목소득대체율을 인상되는 효과가 있다. 즉 기본소득제가 도입되면,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유지되어도 실질소득대체율이 인상되어 노후소득보장이 강화될 수 있다.

 

한편 국민연금은 현재 실행 중인 기초연금과는 연계되어 있다.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의 노인 중 소득 하위 70%까지의 노인에게 월 최대 20만 원의 급여를 지급하는 제도이다. 기초연금의 급여액은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되어 있어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짧을수록 더 높은 기초연금 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는 국민연금이 노후 소득을 충분히 보장해 주지 못하고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짧은 사람일수록 국민연금 급여를 적게 받게 되므로 이에 대한 소득 보충의 목적을 기초연금이 갖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상의 기본소득제는 기초연금제를 대체할 수 있다.

 

실업급여

고용보험에서 가장 주요한 부분은 실업급여이다. 현재 구직급여의 지급액은 근로자의 퇴직 전 평균임금의 50%에 소정급여일수를 곱한 금액인데 상한액과 하한액이 정해져 있다. 하한액은 퇴직 당시의 최저임금법상 시간급 최저임금의 90%에 1일 소정근로시간(8시간)을 곱한 금액인데 최저임금이 변동됨에 따라 구직급여 하한액도 계속해서 바뀐다. 상한액은 이직일이 2017년 이후인 경우 1일 46,584원인데 2017년 이후에는 상한액과 하한액이 동일하여 1일 46,584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기준이라면 1일 실업급여 수급액은 최대 46,584원, 기간은 240일(8개월), 총 11,180,160원을 받게 되며 이를 한 달 기준으로 나눴을 경우 월 1,397,520원이다. 이상의 기본소득제 도입으로 하한액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상한선은 높여 앞서 설명한 국민연금과 같이 기본적 소득보장을 실현하면서도 실업자의 실질소득대체율은 인상시킬 필요가 있다.

 

사회부조

사회보험이 가입자의 보험료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반면 사회부조는 국가의 조세로 운영이 된다. 대표적인 사회부조에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장애수당이 있다. 이상의 기본소득제에서는 현금형 사회부조가 소멸되는데 대표적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생계급여와 노인 대상의 기초연금, 그리고 장애수당이 사라진다.

 

사회서비스

이상의 기본소득제가 도입되면서 사회서비스도 대폭 확장되어야 한다. 사회서비스를 보육, 교육, 의료, 장애인 부문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교육서비스의 경우 현재 실시하고 있는 무상급식은 전국 학교로 확대되어 유지된다. 또한 현재는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이지만 이 범위가 고등학교와 대학교까지 확장되며 이와 함께 무상급식 또한 고등학교까지 확장된다. 또한 대학교를 넘어서 직업훈련까지 모두 공공 영역에서 무상으로 제공된다.

 

여성복지정책

다음으로 여성복지정책을 살펴보겠다. 이후 2000년대 일가족 양립을 목표로 하여 여성의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정책은 지속적으로 대상과 급여 수준을 강화되어 왔지만, 비정규직 여성의 사각지대 문제는 계속해서 문제 제기되고 있다. 현재 고용보험 내 모성보호 제도는 출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가 있는데 이상의 기본소득제에서는 이러한 제도가 유지 되지만 재원이 현재와 같이 고용보험에서 지급되는 것이 아니고 조세로 충당되어야 한다.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여성과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받기 위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여성들도 제도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보육의 경우, 2012년부터 만 0-2세 아동을 가진 전 계층이 보육료를 지원받기 시작하였고 2013년부터 소득과 상관없이 만 3-5세 유아를 대상으로 누리과정이 제공되면서 전 계층을 대상으로 무상보육이 실시되었다. 2013년부터는 전 계층에서 무상보육 정책의 일환으로 가정에서 직접 만 5세 이하 영유아를 돌보는 경우 양육수당이 지급되었다. 이상의 기본소득제가 도입되면 양육수당은 대체되지만, 보육서비스는 취학적인 만 6세까지 양질의 무상보육을 실시한다.

 

장애인복지 서비스

마지막으로 이상의 기본소득제에서는 장애인복지 서비스도 대폭 확대된다. 현재 장애수당은 만 18세 이상의 등록장애인 중 3~6급의 장애등급을 가진 자로서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에 해당하는 사람에게 지급되고 1~3급의 만 18세 이상 장애인 중 소득인정액이 일정 금액 이하인 경우 장애인연금을 지급받는다. 이상의 기본소득액은 장애수당과 장애연금을 훨씬 상회하고, 욕구기반보다는 시민권에 기반하여 무조건적으로 지급되어, 현금성 장애인 급여는 대체된다. 하지만 장애인복지 서비스를 대폭 확대하여 장애인들의 일상적 삶의 질 향상을 꾀하고 건강보험의 공공성과 보장성이 강화되면서 장애인들의 시설 접근성도 향상될 수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복지국가

 

현재 탈산업화 시대의 자본주의는 여러 방면에서의 변화를 맞고 있고, 특히 노동, 일, 생산, 분배의 개념이 전반적으로 변화하는 시기에 있다. 노동은 점점 측정 불가하게 되고 있고, 노동을 통한 공정한 분배는 어려워지고 있는 현 사회적 소득의 형태를 띠어야 한다. 즉 분배는 시장에서의 노동과 자원의 교환의 개념이 아닌, 분배 정의에 의해 이루어져야 할 시기가 올 것이다. 돈과 상품이 아닌 지식과 비물질적인 자원들이 공유되는 새로운 사회에서, 개인은 공적 영역에서의 노동, 일과는 별개로 자신의 역량을 발전시키게 될 것이다. 따라서 노동의 의미와 필요성은 현재와 같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글에서 필자는 변화하는 노동시장과 정합하고 권리로써 복지가 보장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복지국가를 꿈꾸며, 기본소득제가 도입 된 한국복지국가의 이상향을 간략하게 제안해보았다. 우리가 가야할 지향점을 설계하고, 기본소득제를 단계적으로 그리고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수, 2017/03/0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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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방안의 논리와 문제점

 

남찬섭 ㅣ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서론

정부는 지난 2016년 3월 29일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정책협의회」 제1차 회의를 개최하여 사회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재정건전화 방안을 결정, 발표하였다. 이 방안에 따르면, 현재 우리사회는 급속한 저출산·고령화로 내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고 그와 함께 사회보험지출의 급격한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동시에 최근의 저성장·저금리 추세로 사회보험 적립금의 운용수익률이 저하하여 사회보험 적립금의 고갈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단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사회보험의 재정적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미래세대의 부담으로 귀결될 수 있으므로 당면한 사회보험의 재정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강도 높은 재정건전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진단에 기초하여 정부는 재정추계 및 기금운용방식의 재편과 사회보험 관리운영의 효율화를 뼈대로 하는 대책을 내놓았다(기획재정부, 2016a, 2016b).
정부가 이번에 사회보험과 관련하여 내놓은 방안은 작년 말에 발표한 「2060년 장기재정전망」에 포함된 대책의 연장선상에 있다. 특히 정부는 사회보험과 관련하여 재정적 지속가능성이 없다고 못 박으면서 기존의 「저부담-고급여」 체계를 「적정부담-적정급여」 체계로 전환하는 개혁이 긴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기획재정부, 2015a, 2015b).
저출산·고령화와 저성장기조가 국가의 재정건전성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부의 주장은 그 자체로는 부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저출산·고령화와 저성장기조와 같은 거시적 환경변화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데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저출산·고령화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과도하게 일반화하고 있으며, 저출산·고령화와 저성장기조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복지적 조치에 대해서는 세대간 부담전가로 과도하게 단순화하는 경향이 있다. 정부는 사회보장을 포함한 사회복지제도의 존립근거가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사회구성원을 보호하여 사회연대를 이루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는 데에 있는 것처럼 전제하고 있다. 이러한 시각은 사회복지제도의 목적과 수단을 전치시켜 사회보장을 포함한 사회복지에 대한 잘못된 여론을 조성할 수도 있는 시각이다.
아래에서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방안의 주요 내용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고 이어 정부방안에 내재한 논리의 문제점에 대해 논의해보기로 한다.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방안의 주요 내용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정부의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방안」은 급속한 저출산・고령화 및 최근의 저성장·저금리 기조에 대한 대응을 배경으로 하여 강도 높은 재정건전화 방안을 추진하고자 하고 있다. 이 방안이 적용되는 제도는 4대 공적연금(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과 국민건강보험, 산재보험, 고용보험의 7대 사회보험으로서 이들 제도를 대상으로 한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방안은 크게 통합재정추계제도의 도입, 사회보험기금 운용체계 재편, 사회보험 관리운영 효율화의 세 가지로 구성된다. 이 중 마지막의 사회보험 관리운영 효율화는 정부가 그간 강조해온 기존지출구조의 합리화에 해당하는 것이며 앞의 두 가지가 중요하다.
통합재정추계제도의 핵심은 기존에 제도별로 별도로 이루어지고 있던 재정추계에 대해 거시변수와 인구변수를 공통적으로 적용하여 제도 간 재정추계결과를 비교가능하게 하고, 이를 토대로 각 사회보험별로 재정추계결과와 재정안정화 계획을 연계시켜 강력한 재정안정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이미 통합재정추계위원회를 출범시켰으며(연합뉴스, 2016.04.27.) 올해에 중기재정추계(10년)를 실시함과 동시에 장기재정추계(70년)에 필요한 추계모형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사회보험기금운용체계 재편 역시 통합재정추계제도 도입과 유사한 의도를 가진 것인데, 각 사회보험의 기금운용정보를 상호공유하고 투자공조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기금운용수익률을 높여 기금고갈시점을 연장시키려는 것이 그 핵심의도이다. 정부는 이미 지난 4월에 사회보험자산운용협의회를 출범시키고 기금운용공조체계를 가동시키고 있다(연합뉴스, 2016.04.20.).
이와 같은 정부 대책의 핵심내용은 결국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즉, ‘저출산・고령화 및 저성장·저금리 추세 → 사회보험의 지속가능성 위협 → 미래세대 부담 증가 우려 → 재정건전화 조치 필요 → 사회보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위한 통합재정추계제도 도입 → 통합재정추계결과를 반영한 재정안정화 방안 수립 및 사회보험기금 운용체계 재편 → 사회보험기금 고갈시기 연장, 미래세대 부담 완화’라는 논리로 요약할 수 있다. 2015년 말에 발표한 「2060년 장기재정전망」에 인구감소 대응 및 중장기 성장률 제고 등을 시나리오 내지 방안의 하나로 포함시키고 있지만 인구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출산율 제고대책 등도 재정건전화의 틀 내에서 추진케 되어 있어 정부대책의 기조는 재정건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하겠다. 하지만 이처럼 재정건전화 틀에 기초한 정부대책은 사실상 거시적 환경변화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그리고 그에 대해 사회보장제도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와 관련하여 많은 쟁점을 내포하고 있다.

 

정부방안의 문제점

저출산・고령화의 영향

저성장·저금리 기조는 정부도 문건에서 명시하는 바와 같이 최근의 기조라고 말하고 있다. 즉 저출산·고령화 흐름과 비교하여 저성장·저금리 기조는 좀 더 가변성이 있는 것이다. 저성장·저금리 기조 역시 장기화할 수도 있지만 이는 생산가능인구의 양적 변화와 관련성이 깊다고 볼 수 있다. 저출산·고령화 및 저성장・저금리 기조는 저출산·고령화 흐름으로 단순화하여 볼 수 있는 것이며 정부는 이 흐름에 대해 대단히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주지하다시피 우리사회의 저출산·고령화는 그 속도 면에서 대단히 시급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즉, 한국사회는 고령화 사회(’00년)에서 고령사회(’18년)로 이행하는 데 18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26년)로 이행하는 데 8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 또한 한국의 낮은 출산율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닐 정도로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어 왔으며 이에 따라 내년인 2017년부터는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정부의 비관적인 전망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비록 지금까지 진행된 인구학적 변화가 미칠 영향을 변화시킬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예컨대, 최슬기, 2015 참조) 그렇다고 해서 장기적인 영향을 그처럼 부정적인 것으로만 고정시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정부는 저출산·고령화 추세가 초래하리라 예상되는 변화를 기정사실처럼 고정시켜 놓고 그에 대한 재정적 적응만을 사회에 부과하려 하고 있다. 정부의 이런 시도는 사회변화에 대한 제도적 개입의 가능성을 차단할 우려가 있다. 사회변화의 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제도적 개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변화의 속도가 빠를수록 제도적 개입의 필요성은 더 커진다. 왜냐하면 변화의 속도가 지나치게 빠를 경우 사회구성원들이 적응할 여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폴라니, 2009). 제도적 개입에서 중요한 것은 그것이 변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변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면 우리는 변화의 경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를 경험한 다른 나라의 예를 살펴보면 고령화로 인해 재정지출이 증가하더라도 지출의 총규모보다는 재정지출증가의 내용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재정지출이 증가해도 생산가능인구에 대한 복지지출과 노인인구에 대한 복지지출 간의 균형이 잘 잡힌 국가들은 국가채무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또 생산가능인구에 대한 지출과 노인인구에 대한 지출 간의 균형이 반드시 노인인구비중과 연동되지 않는 것 또한 외국사례에서 볼 수 있는 사실이다. 즉, 다시 말해서 노인인구비중이 높다고 해서 일률적으로 노인인구에 대한 지출이 생산가능인구에 대한 지출보다 많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외국의 사례는 고령화의 영향을 부정적으로만 예상하는 것보다는 노인인구에 대한 지출과 생산가능인구에 대한 지출 간의 균형을 확립하기 위한 제도적 개입과 개선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점과 연관하여 정부가 오래 전부터 주장해온 것으로 ‘복지지출 자동증가론’이라 할 수 있는 담론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다. 그간 정부는 현재의 복지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2050년에는 복지지출이 GDP의 22%로 증가하여 현재의 OECD 평균수준에 도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예컨대, 박형수·전병목, 2009). 이와 유사한 정부유관기관의 추계는 그간 몇 차례 발표된 바 있지만 이들 장기추계의 공통점은 현행 제도의 지출구조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가정한 상태에서 50년 또는 60년 후의 지출수준을 추계한다는 데에 있다. 이는 장기추계모형이 가진 기술적으로 불가피한 점일 수도 있지만 이로 인한 단점은 사실상 장기추계의 효용성 자체를 무너뜨릴 수도 있을 정도의 것들이다. 현행 제도의 운영방법이나 지출구조가 변화하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장기추계를 한 관계로 대단히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박형수·전병목(2009)의 연구에서 노인에 대한 복지지출은 공적연금의 지출 증가 등으로 인해 2050년에 GDP의 12%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 데 비해 보육 등 가족지출은 2050년에도 GDP의 0.3%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되는 등 상당히 비현실적인 전망이 도출되고 있다. 이런 식의 전망대로라면 한국은 노인인구비중이 높고 복지지출은 중간수준이면서 동시에 복지지출이 대부분 노인에게 투입되는 高노령화-高노령지출 유형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비현실적인 추계결과를 무비판적으로 공표하여 고령화의 영향을 대단히 부정적인 것으로 시민들에게 각인시키려는 정부의 행위는 변화에 개입하려는 동기와 의지 자체를 감소시킬 수 있으며 이러한 개입동기 저하야말로 저출산・고령화 흐름에 대한 대응에서 가장 위험한 일이다.

 

미래세대의 부담

정부를 비롯하여 우리사회의 주류여론은 저출산·고령화 및 저성장 추세로 인한 재정건전성의 악화는 곧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물려주는 것이라는 데에 아마도 추호의 의심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데도 현 세대가 복지지출을 증가시키는 것은 세대이기주의이며 나아가 결정권이 전혀 없는 미래세대를 착취하는 것이라고까지 간주한다. 하지만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한다는 논리는 여러 가지 허점을 안고 있다.
우선 세대의 개념이 그리 명확하지 않다. 정부와 주류여론이 말하는 세대는 엄밀한 개념정의에 기초한 것이라기보다는 직관에 기초한 세대개념인 것으로 보인다. 직관에 기초한 세대개념이 반드시 유용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런 세대개념은 가족 내에서의 경험에 기초하고 있어 이해하기에 매우 쉽다. 즉 사회구성원들 대부분은 그가 속한 가족 내에서 세대가 명확히 구분됨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또 더 나아가 30년 내지 60년 이후에 경제활동을 할 사람들을 미래세대라고 상정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으며 흔히 그렇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 사회구성원들을 연령별로 보면 모든 연령대에 대단히 촘촘히 연속적으로 배열되어 있어 사회전체를 기준으로 할 경우 세대의 구분은 쉽지가 않다. 30년 내지 60년 이후에 경제활동을 할 사람들을 미래세대라고 간주할 수 있다는 것도 다시 생각해보면 가족 내에서 구분되는 세대를 단순히 시공간적으로 확장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30년이나 60년 후는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연속적인 흐름 속에서 연속적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둘째, 더 중요한 무제는 미래세대 부담전가라는 논리가 미래세대를 마치 계층의 구분이 없는 단일한 집단인 것처럼 전제한다는 데 있다. 이는 다시 이른 바 현세대에 대해서도 계층의 구분을 무시하는 태도를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다. 현세대나 미래세대나 계층이 존재한다. 즉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특정 세대(그런 특정 세대를 구분해낼 수 있다고 한다면)는 사회경제적 지위가 서로 다른 수많은 구성원들의 집합이며 그 세대 이후에 오는 세대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이런 불평등은 편익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부담에서도 나타난다. 다시 말해, 특정 세대가 삶을 살아가는 특정 기간에 사회경제적 부담이 그 세대 내 계층 간에 골고루 배분되지 않듯이 그 세대 이후에 올 미래세대 역시 그 세대가 살아가는 기간에 발생하는 혹은 그 앞 세대가 그들에게 물려준 사회경제적 부담이 계층 간에 고루 배분되지 않는다.
그런데 미래세대 부담전가 논리를 펴는 정부는, 마치 특정 세대를 다른 세대와 완전히 단절된 것처럼 추상화해놓고 이렇게 추상화된 세대가 그들 내부에서 사회경제적 부담을 골고루 배분하여 그 부담을 총체적으로 짊어지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미래세대도 추상화된 모습으로 그려지면서 마치 미래세대가 그 내부적으로 부담을 골고루 배분하여 이전세대에서 내려온 부담을 총체적으로 짊어질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세대를 추상화하여 상정하는 관계로, 현재 우리사회를 살아가는 사회구성원들 간에 다양한 형태의 부담이 계층 간에 어떻게 배분되는지 그리고 향후 고령화에 대한 대응에서 계층 간의 배분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등에 관련된 논의는 전적으로 생략한 채 추상화된 미래세대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이 판단이 주체는 대개 정부이다.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추진방안에 포함된 통합재정추계제도 도입은 과학의 이름을 내걸어 정부의 판단을 뒷받침하려는 것이다.
 부담은 모두 거부되고 나아가 이를 위해 복지지출의 억제나 합리화 등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중 특정계층에게 부담을 강요하는 선택을 하면서도 이를 미래세대의 부담완화로 합리화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사회구성원들에게 사회경제적 편익과 부담이 계층별로 서로 다르게(그리고 이 서로 다른 것이 대개는 공정하지 못한 성격을 가지면서) 배분될 때 그것이야말로 미래세대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선택이다.
셋째로 정부가 피하고자 하는 부담의 전가라는 개념도 매우 모호하다. 사실상 모든 세대(세대를 구분할 수 있다면)는 그 세대가 살아가는 시대에 무언가를 남김으로써 후세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경우 우리가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준다고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상품이 결코 될 수 없고 원래부터 존재했던 자연(생산수단으로서의 토지)과 관련된 행위 정도가 될 것이다. 그 외의 것들은 그것들이 반드시 부담인지가 논란의 소지가 있다. 즉, 모든 세대는 무언가를 남기기 때문에 그것은 미래에 자산이 될 수도 있고 비용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모든 미래세대는 이전세대로부터 부담뿐만 아니라 자산도 물려받을 수 있다. 만일 미래세대에 물려주는 것을 모두 부담이라고만 가정하고 현 세대에서의 지출감소에만 집중한다면 그것이야말로 현 세대가 제도조정을 통해 미래세대에 물려줄 자산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케 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정부의 논리가 현 제도의 운용방식에 변경이 없다는 가정뿐만 아니라 사회구성원들의 삶의 방식에도 변화가 없다고 혹은 변화가 없어야 한다고 가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현세대와 달리 공공복지지출이 증가하여 보육에 비용이 들지 않고 공교육의 확대로 교육비가 감소하고 공공주택의 증가로 주택비용이 감소하면 미래세대는 시장임금 중 많은 비중을 보육과 교육, 주거비에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경우에는 국민부담률이 지금보다 증가해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또한 정부는 공적연금 급여수준의 상승을 미래세대의 기여금 증가로만 연결시키는데 이 역시 현 세대의 삶의 방식을 미래에 그대로 투사한 결과이다. 공적연금의 급여수준이 상승하면 미래세대는 공적기여금 외에는 사적부양비를 지출하지 않아도 되므로 실제로는 기여금의 상승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현 세대의 삶의 방식에 변화가 없다고 전제하고 이를 미래에 그대로 투사하여 장기경제전망을 하는 관계로 정부는 사회구성원들의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는 사회투자보다는 적립금 규모를 늘려 기금고갈시점을 늦추려는 대안을 추진하게 된다. 정부의 이런 기금고갈시점 연기 시도는 지속가능성이 없다. 왜냐하면 정부 스스로 시도한 경제전망결과가 제도변경이 없는 상태에서의 어떠한 시도도 지속가능성이 없다는 결과를 산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금까지 행한 장기경제전망 가운데 기금고갈이나 국가채무 증가의 결론이 나지 않은 전망이 단 한 가지라도 있었는가? 아무리 기금고갈시점을 연시시켜도 정부추계대로라면 언젠가는 또 다시 기금고갈시점이 도래하게 되어 있다. 오히려 삶의 방식이 어떻게 변화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 어떻게 비용을 집합적으로 조달할 것인가의 전략을 구상하는 것이 훨씬 지속가능성이 있는 대안이다.

 

사회보험 재정건전화의 실현가능성과 가치

정부는 적립금 규모의 증가를 위해 자산운용체계를 전면적으로 재편하고 투자정보를 공유하는 등 자산운용공조체계를 갖추어 수익률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국민연금기금 수익률을 1%p 증가시킬 경우, 연금보험료율은 1.8%p 낮추는 효과가 있으며, 기금고갈시점을 9년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논리 등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수익률을 장기에 걸쳐 꾸준히 증가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면 이 방안은 실현가능성이 있는 것이겠지만 실제로 수익률을 그처럼 장기적으로 꾸준히 1%p 증가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김우창, 2014; 이찬진, 2015). 한 추정에 따르면 40년 동안 연평균 1%p의 초과수익률을 달성할 가능성은 5.7%이며 2%p의 초과수익률을 달성할 가능성은 0.079%로 거의 현실가능성이 없다(김우창, 2015). 또 미국의 뮤추얼 펀드 중 1985년부터 2014년까지 운영된 223개 가운데 이 30년의 기간 동안 연평균 1%p 이상 초과수익을 낸 곳은 단 한 군데에 불과하였으며, 2%p 이상 초과수익을 낸 곳은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우창, 2015). 이는 초과수익을 낸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또한 수익률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그에 따라 위험도 증가한다(이찬진, 2015). 예컨대 수익률이 1%p 증가할 경우 정부 주장대로 기금고갈시점이 9년 연장될 수도 있겠지만 그와 동시에 손실확률은 무려 10.37%p나 증가하기 때문에 기금고갈을 9년 늦추려다 오히려 기금고갈을 앞당길 확률이 더 높다. 게다가 아무리 기금운용 수익률을 높이려 해도 그것이 주가지수나 경제성장률을 장기적으로 초과한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김우창, 2014).
수익률 증가를 통해 적립금 규모를 증가시켜 재정건전성을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바람직하지도 않다. 정부는 통합재정추계제도를 도입하여 사회보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보다 정확한 진단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사회보험의 재정안정화 계획을 수립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장기재정추계는 추계모형에 따라 이루어지고 이 추계모형은 기본적으로 추계가 이루어지는 현 시점의 제도적 구조와 운용방식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하고 인구변수와 거시변수(성장률 등) 및 제도별 특이변수(전역률, 실업률 등)를 양적으로 조정하여 장기전망을 하게 된다. 이는 마치 1946년 한국사회의 시점에서 그 당시의 제도적 구조와 운용방식을 그대로 고정시켜 놓고 추계에 투입되는 몇 가지 변수를 양적으로 조정하여 70년 후인 2016년의 한국사회를 전망하는 것과 같다. 1946년 시점에서는 분단이나 경제위기와 같은 정치경제적 격변은 고사하고라도 작은 제도적 변화도 예측할 수 없고 따라서 이들이 추계모형에 반영될 수 없기 때문에 어떤 경우라도 2016년의 한국사회 모습을 그려낼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러한 추계모형으로 사회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진단하려는 것은 장기전망을 정부, 구체적으로는 경제부처에 독점된 진단에 근거하여 사회보험의 운영을 통제하려는 것이다. 이는 사회보험제도의 존립근거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사회보험은 재정안정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통합과 사회연대를 위해 운영되는 것이다.
정부는 항상 재정추계는 현행 제도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때의 전망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장기전망의 목적은 그러한 전망을 회피하기 위해 현행 제도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장기전망이 그대로 실현될 것이라고 가정하고 현행 제도를 그 가정에 맞추어 재단하려는 엉뚱한 처방을 내놓고 있으며, 그 기준은 항상 재정에 맞추어져 있다. 그러다보니 정부는 말로는 장기적 시야를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장기적 시야로 바라보아야 할 인구변화나 생산성 증가를 소홀히 취급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정부는 항상 장기(長期)를 단기화(短期化)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정부는 사회보험의 본질을 재정안정과 맞바꿈으로써 미래의 부정적 전망을 변화시키기 위한 사회구성원들의 집합적 노력이나 제도적 개입의 여지를 스스로 차단하고 있다. 앞으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 것이지만 이것이 30년이나 40년 후에도 지속된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재정건전화를 이유로 출산율 제고를 위한 지출을 억제하는 것이야말로 제도적 개입을 차단하는 것이며 이것이 가장 위험하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사회보험이 재정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말하는 정부야말로 저출산・고령화 흐름에 대응하는 데 있어서 가장 위험한 존재인 것이다.

 

논의 및 결론

지금까지 정부가 추진 중인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방안의 주요 내용과 그것에 내재된 논리가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살펴보았다. 정부의 재정건전화 방안은 저출산·고령화 추세를 전적으로 재정의 관점에서 해석한 것이며, 그것도 대단히 부정적인 재정전망에 기초한 것이고 또 미래세대와 미래세대의 부담에 대한 매우 단순한 개념화에 근거한 것이다. 그리하여 사회보험제도의 본질적 목적을 살려 저출산·고령화 흐름에 대응하게끔 사회보험의 제도적 변화를 꾀하기보다는 부정적으로 전망된 장기추계결과를 사회보험에 부과하고 있다. 또, 장기(長期)를 주기적으로 단기화(短期化)하여 미래세대의 부담을 내세워 재정규율만을 강조함으로써 급속한 저출산·고령화라는 거시적 변화에 개입할 수 있는 사회적 노력을 차단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방안은 사실상  ‘인구학적 정치’, ‘장기재정추계의 정치’, ‘장기(長期)의 단기화(短期化)의 정치’, ‘미래세대 부담의 정치’라 할만하다.
폴라니(Karl Polanyi)는 사회변화에 있어서 변화의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하였다. 사회변화의 속도와 그 변화에 사람들이 적응하는 속도 간의 비율이 사회변화의 최종적인 결과를 결정한다는 것이다(폴라니, 2009: 172). 사회구성원들이 사회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변화에 개입하려는 제도적 노력이 중요하다. 이러한 제도적 노력을 통해 사회변화를 사회구성원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조정하고 사회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편익과 비용을 현세대와 미래세대가 계층 간에 공평하게 부담하게끔 조정할 때에만 우리는 사회변화의 속도를 늦출 뿐만 아니라 나아가 사회변화의 내용과 결과까지도 장기적으로 전환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사회복지제도는 기본적으로 사회적 위험에 처하였거나 처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 간에 연대(連帶, solidarity)를 형성하는 제도이다(피에터스, 2015). 연대 형성의 구체적인 방법은 사회보험과 공공부조, 사회서비스가 서로 조금씩 다르지만 그 본질은 동일하다. 재정안정을 위해 연대형성을 희생시키는 것은 저출산・고령화에 대처하기 위해 더욱 더 필요한 집합적 노력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일이 될 것이다. 사회보험을 비롯한 사회복지제도의 본질을 훼손하는 정부의 재정건전화 방안은 중단되어야 한다.

금, 2016/07/0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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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사회연구소

2017 사회정책연합학술대회 세션 개최

2017년 10월 13일(금) 오전 9시 30분, 서울여성플라자

 

사회정책연합학술대회 참여사회연구소 세션사회정책연합학술대회 참여사회연구소 세션

2017. 10. 13. 사회정책연합학술대회에서 참여사회연구소의 연구사업 발표회를 위한 세션을 개최했음. <사진=참여연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는 10월 13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리는 '2017 사회정책연합학술대회'에서 세션(자유세션1)을 개최했습니다. 이번 세션은 참여사회연구소가 지원하는 <2017 하반기 연구사업>의 연구성과를 중간 발표하는 자리로써 진행했습니다.

 

이번 세션은 <87년 체제, 평가와 전망: 경제&사회정책>을 대주제로 삼아, 한국의 성장체제와 복지정치를 조망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자리였습니다. 87년 이후, 특히 97년 외환위기 이후의 한국 경제의 다양한 지표의 변동추이를 살펴보고, 단절적인 측면들을 밝히는 동시에 한국의 복지체제가 어떤 권력자원의 분배와 균열에 따라 변동해왔는지 탐색했습니다.

 

이날 개최된 세션은 장지연 『시민과 세계』 편집위원장(한국노동연구원)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전병유 한신대 교수, 김영순 서울과학기술대학 교수,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권혁용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발표 및 토론자로 참여했습니다.

 

<한국의 성장체제와 복지정치>

 

일시: 10월 13일(금) 09:30~12:00

장소: 서울여성플라자 세미나실2

 

좌장

장지연(『시민과 세계』 편집위원장/한국노동연구원)

 

87년 이후 한국경제의 성장 요인 구조 변화에 대한 시론적 검토

발표: 전병유(한신대)

토론: 조영철(고려대)

 

민주화 이후 30년, 한국 복지국가 발전의 주체와 권력자원

발표: 김영순(서울과학기술대)

토론: 권혁용(고려대)

 

 

※문의: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 김건우 간사 (02-725-7105, 010-3043-3630,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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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7/10/1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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