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조물주 위의 건물주"를 확인한 홍대앞 삼통치킨 강제철거,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2021년 5월 13일, 일명 ‘역사왜곡방지법안’(김용민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10105, 이하 ‘본 법안’)이 발의되었다. 본 법안은 3.1운동, 4.19민주화운동, 일본제국주의의 우리나라에 대한 폭력적·자의적 지배 또는 그 지배 하에서 범해진 폭력, 학살, 인권유린 및 이에 저항한 독립운동에 관한 사실을 왜곡하거나 이에 동조하는 행위, 외국인 또는 외국의 국가·단체가 역사왜곡 또는 일제찬양을 하는 것에 동조하거나 경제적 지원을 하는 행위, 공연히 일본제국주의를 찬양·고무·선전할 목적으로 일본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군사기 또는 조형물을 사용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위반시 처벌하는 내용, 역사적 사실에 대한 왜곡 여부 등을 전문적으로 심리하기 위하여 ‘진실한역사를위한심리위원회’를 설치하여 역사왜곡행위, 일제찬양행위에 대한 시정명령 등 시정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악의적 역사왜곡으로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자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본 법안은 헌법에 위반하여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법안으로 조속히 철회되어야 한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근본적 이유는 국가의 사상 통제를 벗어나 민주주의의 전제인 사상의 다원성·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헌법재판소 역시 “대저 전체주의 사회와 달리 국가의 무류성(無謬性)을 믿지 않으며, 다원성과 가치상대주의를 이념적 기초로 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 표현의 허용 여부를 국가가 재단하게 되면 언론과 사상의 자유시장이 왜곡되고, 정치적, 이데올로기적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 민주주의에서 어떤 표현이나 정보의 가치 유무, 해악성 유무를 국가가 1차적으로 재단하여서는 아니되고 시민사회의 자기교정기능, 사상과 의견의 경쟁메커니즘에 맡겨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헌법재판소 2002. 6. 27. 결정, 99헌마480 참조). 국가가 역사에 대해 일정한 방향의 ‘국론’이나 ‘진실’을 결정하고 이에 반하는 사상을 표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형사처벌하는 방식의 규제는 민주주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또한 ‘진실한역사를위한심리위원회’라는 법정기구를 설치하고, 역사왜곡행위, 일제찬양행위에 대해 시정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부분 역시 표현물에 대한 국가의 강제적 검열권을 부여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또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 ‘동조’, ‘찬양, 고무, 선전’ 등의 구성요건 개념은 추상적·주관적이고 불명확하여 판단자의 자의에 따라 남용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표현의 허용 여부 및 형사범죄의 성부를 결정하는 것은 헌법상의 명확성 원칙, 죄형법정주의 원칙을 위배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표현행위로 인하여 초래되는 해악은 추상적인 것이기 때문에 막연한 해악 발생의 가능성만으로 이유로 함부로 규제해서는 안 된다. 즉, 표현이 특정한 내용을 담고 있다거나 사회윤리 등에 반한다는 이유만으로는 규제할 수 없고(헌재 2009. 5. 28. 2006헌바109 참조), 표현으로 인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발생할 때에만 규제할 수 있다는 것은 표현의 자유 제한의 대원칙이다. 특히, 표현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은 가장 최후의 수단으로써 형벌과 책임 간의 비례원칙도 고려되어야 한다. 헌법재판소 역시 반국가단체에 대한 찬양, 고무를 처벌하는 국가보안법 제7조에 대해 “국가의 존립·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줄 명백한 위험이 있을 경우에만 축소적용”되는 선에서 헌법에 위반하지 않는다고 선언하였는데, 그럼에도 이 역시 여전히 위헌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본 법안은 표현행위로 발생하는 ‘결과’나 ‘해악’을 구성요건으로 규정하지도 않고, 표현행위 자체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역사적 행위에 ‘동조’, 일본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군사기 또는 조형물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즉, 특정한 내용의 표현행위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금지 및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안 제안이유에서는 일본제국주의를 찬양하는 행위로 국민적 공분이 점차 커져가고 있음을 배경으로 설명하며, 헌법적 가치와 국가의 존엄을 유지하고 국민의 역사인식 고양에 기여함을 규제의 목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국민적 공분’과 같이 추상적이고 불분명한 해악은 표현물을 규제할 만한 명백하고 현존하는 해악으로 볼 수 없으며, 국가 존엄 유지와 역사 인식 고양을 위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것은 전체주의적 사고방식에 기인하는 것으로써 정당한 규제 목적이 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역사왜곡 행위가 불러올 수 있는 해악은 ‘역사적 사건의 관련자와 유족의 인격권 침해 등의 피해’ 및 ‘장래에 유사 사건의 재발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사건 관련자들의 현저한 인격권 침해에 대해서는 현행 명예훼손·모욕 법제로도 충분히 규제가 가능하다. 또한 사회통념상 건전한 상식을 가진 대다수의 국민들은 일본제국주의에 대하여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일본제국주의의 피해 당사국에서 일본제국주의를 찬양하는 행위는 오히려 공격과 비판의 대상이 될 뿐 다수 국민들의 사상을 바꿀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관련자 등이 사회에서 차별, 배제된다거나 유사 사건이 재발될 위험 등의 해악을 발생시킨다고 볼 수 없다.
국가보안법 제7조 찬양고무죄 역시 국가 안보를 명목으로 소수의 사상 및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도구로 남용되어 왔다. 반일 정서 등 국민 다수의 사상, 여론을 이용하여 구체적인 해악이 없는 표현을 규제, 처벌하는 내용의 포퓰리즘적 법안의 추진은 소수자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탄압하고, 다양한 사상적 표출만을 억제하여 올바른 역사 인식이 자유로운 토론의 장에서 성숙될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갈 뿐이다. 김용민 의원 등은 위헌적인 역사왜곡방지법안 발의를 조속히 철회하고, 국회가 더 이상 이러한 포퓰리즘적 표현물 규제 입법을 추진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2021년 5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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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국회가 콘텐츠 제공자들에게 ‘서비스를 안정화할 것’을 의무화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그 정보를 이용하는 사람이 접속 지연 등의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할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온라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결국 접속 지연을 해소할 비용을 치를 수 있는 가진 자들의 통신을 선호하게 만들어 망중립성을 침해한다.
인터넷은 정보가 이용자에게 제대로 전달될 것에 대해 발언자가 경제적 부담을 지지 않도록 해서 표현의 자유를 ‘규모화’했다. 즉 힘없는 개인도 매스커뮤니케이션의 주체가 되어 신문, 방송 못지않게 수많은 타인에게 말을 걸 수 있게 되었다. 발언자가 자신의 비용으로 데이터가 자신의 단말에서 출발하기에 충분한 접속용량만 구매하면 이용자는 자신의 비용으로 데이터가 자신의 단말에 도착하기에 충분한 접속용량만 구매하면 된다. 여기서 망사업자들의 역할은 명백하다. 각 망사업자는 자신의 지역의 발언자 및 이용자들에게 돈을 받고 인터넷 접속 용량을 판매하는데 ‘인터넷에 접속한다’는 것은 전 세계의 단말들 사이의 접근 가능성을 말하기 때문에 그 이상의 돈을 받을 근거가 없고 특히 다른 지역의 누군가로부터 돈을 받을 근거는 더욱더 없다. 그런데 이 법은 망사업자가 자신이 인터넷에 접속시켜준 고객으로부터 받는 인터넷 접속료 외의 별도의 비용을 그것도 멀리 떨어져 있는 발언자에게 부과할 수 있도록 하여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있다.
“제22조의7(부가통신사업자의 서비스 안정성 확보) 이용자 수, 트래픽 양 등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부가통신사업자는 이용자에게 편리하고 안정적인 전기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서비스 안정 수단의 확보, 이용자 요구 사항 처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른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인터넷에서 부가통신사업자들이 “서비스를 안정화”하는 방법은 오직 한 가지이다. 자신의 콘텐츠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요청이 올 때마다 신속히 복사본이 송출되도록 송출 단계에서 충분한 인터넷 접속용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송출단계의 혼잡 때문에 서비스가 불안정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혼잡은 ━ 최근 논란의 예에 비추어 보자면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 콘텐츠를 자신의 고객들에게 전달할 때 발생하는 혼잡은 ━ 넷플릭스의 콘텐츠가 해외망에서 SKB망으로 진입하는 지점(소위 “해외중계접속”)또는 SKB망에서 개별고객들에게 분배되는 지역(소위 “라스트마일”)에서 발생한다. 즉 지금의 서비스 불안정은 물리적으로 부가통신사업자가 안정화할 수 없는 것이다. 위 개정법이 이렇게 부가통신사업자가 물리적으로 책임질 수 없는 것에 대해 책임을 지게 만든다면 결국 부가통신사업자는 망사업자들에게 혼잡 해소 비용을 지급해서 망사업자들이 해외 중계 접속용량이나 라스트마일의 접속용량을 확충하도록 하는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 법의 범위는 넓다. 부가통신사업자는 전기통신사업법에 ‘타인의 전기통신을 매개하는 자’로서 ‘기간통신사업자(이동통신사, 망사업자 등)가 아닌 자’로 정의되었다. 홈페이지에 댓글 창만 만들어 놓아도 댓글을 통해 제3자들이 소통을 할 수 있으니 누구나 부가통신사업자가 된다. 예를 들어 사단법인 오픈넷 홈페이지에도 댓글창이 있으니 당장 오픈넷 홈페이지 접속이 느려져도 신생조항 하에서의 불법을 저지르게 만든다. 물론 대통령령을 통해 이용자 수나 트래픽 양이 많은 부가통신사업자로 한정하겠지만 이용자 수나 트래픽 양이 많다는 것은 자신이 제공하는 콘텐츠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진다는 뜻인데 인기 있는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해서 콘텐츠가 이용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멋진 책을 쓴 작가에게 그 책이 시골 서점까지 제대로 전달되도록 자기의 인세를 깎아서 서점유통업체들에게 줘야 한다는 뜻이 된다.
인터넷으로 ‘규모화된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는 위 법 조항을 폐기하거나 부가통신사업자가 송출접속용량을 충분히 확보하도록 하는 의무 외에는 부과되지 않도록 대통령령을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 인류는 더욱더 인터넷에 의지하여 소통하고 있다. 인류가 상호 소통할 자유는 망사업자가 자신의 의무를 다할 때 지켜질 것이다.
2020년 5월 26일
사단법인 오픈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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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망사업자들 간의 발신자종량제 정산에 있어서 무정산구간을 1:1.18로 정하고 중소망사업자들에 대해서 인터넷접속료를 삭감해주는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이 개선방안은 인터넷 생태계의 핵심을 놓치고 있다고 보며 현 상황의 핵심인 ‘발신자종량제’를 폐지할 것을 다시 한 번 요구한다.
망사업자들의 일단의 단말그룹의 무정산 구간을 1:1.18까지로 정한 것은 2016년부터 시행된 발신자종량제가 망사업자들이 인기있는 콘텐츠를 유치할 동기를 없애버려 망사업자들 사이의 경쟁을 없애버린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무정산 구간이 존재한다고 해도 망사업자들 사이에 종량제가 유지되는 한 망사업자들은 소위 ‘킬러콘텐츠’ 즉 무정산 구간을 초과할 정도로 자신의 누적발신량을 증대시키는 콘텐츠사업자(CP)의 유치를 기피할 수밖에 없게 된다. 결국 망사업자들의 경쟁 저하 상황에 큰 변화는 없다. “현재의 망사업자들 사이의 트래픽 불균형이 1:1.18 이하이기 때문에 이 수준 아래에서 망사업자들의 경쟁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과기부의 자평은 잘못된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의 불균형은 발신자종량제에 따른 정산의 부담을 지지 않기 위해 망사업자들이 발신 트래픽을 많이 발생시키는 킬러콘텐츠를 서로 기피하기 때문에 나온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를 기준으로 무정산 구간을 설정한다는 것은 현재 상황을 고착화시킬 뿐이며 경쟁을 활성화하는 효과가 없다.
더욱 중요한 것은 2016년 시행 상호접속고시의 또 하나의 폐단이 망사업자들이 CP들에게도 종량제로 인터넷접속료를 받을 동기를 발생시킨다는 것이었다. CP들에게 발신자종량제를 적용하게 되면 인터넷 상의 규모화된(scaled-up) 표현의 자유가 억압된다는 것은 사단법인 오픈넷이 이미 여러번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개정안은 CP에게 ‘장기적 종량제’를 적용할 동기를 막지 못하고 있다. 즉 단기적으로는 접속용량 기준으로 인터넷접속료를 받으면서도 페이스북 사태처럼 장기적으로는 인터넷접속료를 높여가 장기적으로 보면 종량제로 인터넷접속료를 받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내려는 흐름을 막을 수가 없다.
과기부는 중소망사업자에 대해서는 인터넷접속료를 매년 30% 인하하는 안을 이번에 포함시켰는데 인위적으로 상호접속료를 낮추려는 노력은 언제 갑자기 자신들의 고객인 CP들의 콘텐츠가 바이럴해져 접속용량이 대폭 늘어날지도 모를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중소망사업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올바른 개선안은, 인위적인 삭감 노력 보다는 다른 나라들처럼 인터넷의 본성에 맞게 상호접속료 정산방식을 접속용량 기준으로 되돌려 종량제를 폐지하는 것에 맞춰져야 한다.
2020년 1월 9일
사단법인 오픈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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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협박하여 자신을 성적으로 학대하도록 하거나 다른 남성을 시켜 여성을 강간해 얻어낸 디지털 이미지와 영상을 텔레그램으로 공유해 온 n번방/박사방 사건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사건이 터지자 정치인들은 발빠르게 해법이라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정보통신망법,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형법’ 등 관련 법 개정안을 내놓고 있지만 기시감이 든다. 웹하드, 소라넷 등 디지털 성범죄 관련 사건이 터질 때마다 웹하드 처벌법, 몰카 방지법, 아동음란물 유통방지 의무법 등 처벌을 강화하는 수많은 법안이 쏟아져 나왔고 입법되었으나 디지털 성범죄는 줄어들기는커녕 증가하고 있고 그 처벌도 피해자들과 국민들의 법감정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작년 웰컴투비디오 운영자가 징역 1년 6개월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것처럼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범죄행위 역시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사단법인 오픈넷은 n번방 사태 재발방지를 위해 국회는 정보통신망법과 형법상 음란물 관련 규정을 재정비하여 음란물과 디지털 성범죄물을 명확하게 구분하여 후자에 대한 법적·문화적 경계심을 고양시키고, 사법부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신설할 것을 요구한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반복적으로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지고 있는 원인 중 하나는 디지털 성범죄물에 관대한 한국사회의 문화 때문이다. 이런 문화는 수사기관의 수사 방식이나 법원의 양형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목도할 수밖에 없다. 더 문제적인 것은 범죄자들 역시 성범죄에 관대한 양형 기준을 학습하며 더 끔찍한 범죄를 계획했다는 것이다. 성범죄에 관대한 문화의 뿌리 중 일부는 음란물과 디지털 성범죄물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는 형사법제에 있다.
음란물이란 “단순히 저속하다거나 문란한 느낌을 준다는 정도를 넘어서서 존중·보호되어야 할 인격을 갖춘 존재인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으로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한 것”을 말하며(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6도3558 판결) 성도덕의 보호를 목적으로 한다. ‘불법 촬영물’은 성행위는 자발적일지라도 그 촬영 또는 배포가 촬영대상의 의사에 반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말하며 촬영대상의 성적 프라이버시 보호를 목적으로 한다. ‘아동 성착취물’은 아동의 성행위 또는 선정적인 행위를 촬영한 것으로서 촬영된 아동에게 미치는 정신적 피해의 방지를 목적으로 한다. 중요한 것은 ‘불법 촬영물’, ‘아동 성착취물’은 촬영 대상에 대해 끔찍한 피해를 끼치는 성범죄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피해자가 없는 음란물과는 구분되어야 하고 처벌도 질적으로 달라야 한다. 이렇게 구분이 명확히 되었다면 n번방 사건을 “야동을 본 것 정도”로 생각하는 일각의 몰이해를 예방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불행히도 우리 법제는 구분을 명확히 하지 않는다. 청소년성보호법은 실존아동에 대한 성착취가 이루어지지 않는 소위 “교복물”이나 미성년자 캐릭터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등을 “가상아동” 음란물도 “아동으로 명백히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한다는 이유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다 보니 현실에서는 실존아동을 강간해 아동 성착취물을 만든 제작자나 아동 캐릭터가 등장하는 음란한 만화를 그린 만화가나, 아동 성착취물 소지자나 어려보이는 성인배우가 등장하는 교복물 소지자나 똑같은 조항이 적용되어 사법적 판단을 받는다. 그러다보니 우리나라의 아동음란물 사건 중에는 웰컴투비디오와 같은 아동 성착취물 보다는 애니메이션이나 교복물과 같은 ‘가상아동 음란물’이 문제된 사건이 훨씬 많다. 이런 현실은 여러 문제를 발생시킨다. 모든 범죄를 수사해야 하는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수사자원을 디지털 성범죄물 단속에 최우선적으로 투입하지 못하고, 법원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죄질이 다르더라도 같은 처벌 조항이 적용되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차이나는 형벌을 선고하지 못한다. 여기에 포르노그래피, 소위 “야동”은 대부분 음란물에 해당하지 않지만 엄격한 청소년유해매체물 규제에 의해 마치 불법 영상인 것처럼 삭제·차단되는 상황이 혼돈을 가중시키고, 심지어 디지털 성범죄물도 “야동”으로 인식하게 만들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나라 형사법제상 음란물과 디지털 성범죄물의 구분이 절실하다. 강요·협박·강간·아동성착취·불법촬영 등 범죄행위의 결과인 디지털 성범죄물 관련 조항을 신설 및 강화하고, 아동청소년음란물은 ‘가상아동 음란물’과 ‘실존아동 성착취물’을 구분하여 형벌을 달리해야 한다.
또한 이에 맞춘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의 신설이 필요하다. 양형기준은 법관이 형을 정하는 데 참고하는 기준으로, 대법원 양형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살인과 뇌물, 성범죄, 횡령·배임 등 20개 중요 범죄에 대해서는 양형기준이 수립되어 있지만, 아동 성착취물이나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은 아직 없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양형기준을 만든다고 하니 불행 중 다행이지만, 아동 성착취물과 디지털 성범죄물의 특수성과 국민의 법감정을 잘 반영해 납득이 가는 수준으로 기준을 신설해야 할 것이다.
양형기준의 신설 외에 지금 제시되는 해결책으로 법정형 강화와 소지죄 신설이 있는데, 이 두 가지 방안에 대한 접근은 신중해야 한다. 특히 디지털 성범죄의 법정형을 늘리는 것은 솜방망이 처벌의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관련 법정형이 다른 범죄와 비교하여 낮은 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솜방망이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9세 미만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에 관한 청소년성보호법에 의하면 아동 성착취물 제작이나 아동의 강간은 동일하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진다(아동 성착취물 제작 과정에서 아동에 대한 강간이 이루어지므로 당연하다). 살인죄가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약한 형이 아니다. n번방과 같이 아동 성착취물을 영리 목적으로 배포하는 경우는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사람을 폭행이나 협박으로 강제추행하는 것과 동일하게 처벌받는다. 또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에 의하면 불법 촬영물을 촬영하거나 배포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데,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배포죄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점에 비교하면 일반 음란물에 비해 불법 촬영물 배포는 5배 이상 가중처벌되고 있다.
n번방 관련 발의된 법안 중에는 청소년성보호법 제17조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의무와 유사하게 텔레그램과 같은 플랫폼이 불법촬영물을 발견하여 즉시 기술적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하지 않을 시 처벌하는 내용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미 플랫폼에게 불법정보 유통방지 의무를 과도하게 부과하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물 관련해서는 2011. 9. 15. 청소년보호법 개정을 통해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아동음란물 발견 즉시 삭제 또는 전송 중단을 할 기술적 조치 의무가 도입되었고, 2015. 4. 14.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통해 웹하드 사업자의 음란정보 유통 방지를 위한 기술적 조치 의무가 도입되었다. 그 밖에 청소년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관련 규제도 존재한다. 이렇게 강력한 플랫폼 규제가 효과가 있었다면 우리나라 인터넷상에는 디지털 성범죄물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어야 한다. 그러나 규제를 통한 효과를 전혀 기대할 수 없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실효성 없는 플랫폼 규제 신설은 지양해야 한다.
한편 플랫폼 사업자에게 디지털 성범죄물을 발견할 기술적 조치를 취할 의무, 즉 모니터링 의무를 지운다면 플랫폼을 이용하는 절대 다수의 선량한 이용자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통신 비밀의 자유가 침해된다. 왜냐하면 디지털 성범죄물을 발견하기 위해 사업자는 자신의 플랫폼상 오가는 통신 내용을 포함한 모든 정보를 모니터링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화방 모니터링의 경우에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소지도 있다. 게다가 기업 차원에서는 엄청난 자원을 투자해야 하는데 스타트업 같이 영세한 곳은 플랫폼 사업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게다가 디지털 성범죄물만 100% 골라내는 기술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현행법이 규정하고 있는 기술적 조치는 키워드에 의한 필터링이나 동영상 해시값 기반 필터링인데 별로 효과적이지 못하다. 해시값 기반 필터링의 경우에는 컴퓨터가 1차로 걸러낸 영상을 인간이 육안으로 보고 성범죄물인지 여부를 확인한 동영상의 해시값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하는데, 매일 엄청나게 쏟아지는 영상을 일일이 다 확인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AI 기술도 완벽하지 않아서 합법적 성인물인지 디지털 성범죄물인지는 결국 인간의 판단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페이스북을 포함해 AI 기술을 활용하는 대기업들도 불법정보 여부에 대해 최종 판단을 내리는 직원들을 두고 있다.
해외 사업자의 경우 국내법 적용을 받지 않아 단속이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있으나, 역외적용 규정을 도입한다 해도 집행력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렇다고 매일 새롭게 생겨나는 해외 플랫폼의 이용을 막는 것은 중국처럼 만리방화벽을 쌓지 않는 한 불가능하며, 플랫폼의 합법적인 이용까지 차단하는 결과를 낳는다. 그리고 음란물에 대한 기준은 나라마다 다르기 때문에 한국법을 적용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다만 아동 성착취물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극악무도한 범죄로 취급하기 때문에 국제적인 수사 및 사법공조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편이다.
따라서 실효성 없고 이용자의 프라이버시까지 침해하는 모니터링 의무나 기술적 조치 의무를 신설하기 보다는 디지털 성범죄 신고가 들어오면 바로 차단·삭제하도록 플랫폼 사업자의 자율규제를 장려하고, 디지털 성범죄물의 피해자를 빨리 찾아서 구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미국의 경우 아동 성착취물을 발견하면 플랫폼 사업자는 삭제하기 전에 수사기관에 신고부터 해야 하고, 신고받은 수사기관은 피해자 구제에 나서고 플랫폼 사업자는 그 다음에 삭제 의무가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건 피해자들이 일상으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유포된 디지털 성범죄물의 삭제 및 재유포 방지 지원과 법률상담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신체적, 정신적 치료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미 국가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여러가지 대책을 내놓았지만, 활동가들이 지적하는 법적 공백을 메워야 하며, 예산 증액 등으로 더욱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2020년 4월 6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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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2019. 12. 13.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신창현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3925)에 대한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위 개정안이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하 “아동음란물”) 범죄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전담기구 설치 및 실태조사를 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실존 아동이 등장하지 않는 만화, 애니메이션 등 ‘가상아동음란물’의 판매·대여·배포·제공까지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는 부분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형벌 비례성의 원칙에 위반되므로 반대한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판매ㆍ대여ㆍ배포ㆍ제공에 대해 하한규정을 마련해 3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처벌을 강화하고,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범죄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전담기구 설치와 정기적인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관련 범죄에 대해 실태조사를 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하고자 함(안 제48조의2 신설 등).
가. 서론
○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하 “아동음란물”) 범죄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전담기구 설치 및 실태조사를 할 수 있는 근거 규정 마련에는 찬성하지만, 실존 아동이 등장하지 않는 ‘가상아동음란물’의 판매·대여·배포·제공까지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형벌 비례성의 원칙에 위반되므로 반대함.
나. 아동음란물의 정의와 표현의 자유 침해
○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청소년성보호법”) 제2조는 아동음란물을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음. 그리고 2015년 헌법재판소는 구 청소년성보호법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은 일반인의 입장에서 실제 아동·청소년으로 오인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사람이 등장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합헌 해석을 한 바 있음(2015. 6. 25. 2013헌가17·24, 2013헌바85(병합)).
○ 헌법재판소의 해석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월 대법원은 교복을 입은 캐릭터가 성행위를 하는 애니메이션이 아동음란물에 해당된다고 판단하는 등 법원은 실존 아동이 등장하지 않는 만화, 애니메이션 등에 대해서 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음란물 관련 조항을 적용해 처벌하고 있음.
○ 실존 아동이 등장하는 아동음란물의 경우 제작 과정에서 해당 아동에 대한 성폭력과 성착취가 이루어진 것이므로 당연히 다른 아동성범죄의 경우와 같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하지만, 만화, 애니메이션, 성인 배우를 사용한 가상아동음란물의 경우에는 피해 아동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아동성범죄와 동일하게 처벌해서는 안될 것임. 또한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률은 어떤 표현이 금지되는지가 명확해야 하며 이는 특히 형사처벌 조항의 경우 더욱 그러함. 그런데 현재 청소년성보호법 정의 조항은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해석이 엇갈리는 등 불명확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음이 명백함.
다. 형벌 비례성의 원칙 위반
○ 법치국가의 개념은 범죄에 대한 법정형을 정함에 있어 죄질과 그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 사이에 적절한 비례관계가 지켜질 것을 요구하는 실질적 법치국가의 이념을 포함하고 있으며(헌재 1992. 4. 8. 90헌바24),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할 때는 형벌 위협으로부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보호하여야 한다는 헌법 제10조의 요구에 따라야 하고,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과잉입법금지의 정신에 따라 형벌개별화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을 설정하여 실질적 법치국가의 원리를 구현하도록 하여야 하며,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켜야 함(헌재 2003. 11. 27. 2002헌바24). 또한 입법취지에서 보아 중벌(重罰)주의로 대처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 가중의 정도가 통상의 형벌과 비교하여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성을 잃은 것이 명백하다면, 그러한 입법의 정당성은 부인되고,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장하는 헌법의 기본원리에 반하여 위헌적인 법률이 될 것임(헌재 2001. 11. 29. 2001헌가16).
○ 위에서 보았듯이 현재의 아동음란물 범죄 관련 조항은 가상아동음란물을 아동음란물과 동일하게 처벌하고 있어 형벌 비례성의 원칙에 위반되어 위헌적인 법률임. 그런데 본 개정안은 이러한 위헌성에 대한 고려 없이 형을 더욱 가중시켜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성을 잃게 하고 있음.
라. 결론
○ 신창현의원 대표발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만화, 애니메이션 등 실존 아동이 등장하지 않는 가상아동음란물에 대한 예외를 두지 않고 모든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범죄의 처벌을 강화하는 안으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형벌 비례성의 원칙에 위반되므로 반대함.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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