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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도시재생을 이해하는 세 가지 키워드

지역

영국 도시재생을 이해하는 세 가지 키워드

익명 (미확인) | 금, 2015/11/06- 20:26

도시재생, 사람은 없고 사업만 있다?

저성장시대의 도래와 함께 도시 발전 패러다임이 개발에서 재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특히, 2015년 7월 이후 도시재생특별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됨과 더불어 전국적으로 여러 지자체에서는 도시재생 관련 조례를 제정한다거나 전략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겉모습만 보면 국내 도시재생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국내에서 진행 중인 도시재생에 사업은 있지만 사람은 없는 것 같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되기도 합니다. 행정, 전문가, 개발업자는 있지만 주체인 주민은 빠져있다면, 정부 예산이 투여된 사업이 끝나고 난 뒤에도 과연 지역 재생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을까요?

영국의 도시재생 사례들을 통해 이 질문에 답하고자 합니다. 지난 24일부터 9월 2일까지 진행된 ‘2015 목민관클럽 영국·스페인 정책연수’의 내용을 바탕으로 영국의 도시재생 정책과 사업들이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고, 더불어 국내 주민참여 도시재생 정책에 주는 시사점도 짚어봅니다.

영국의 주민참여 도시재생 사례

가장 먼저 소개할 영국의 주민참여 재생 사례는 코인스트리트 커뮤니티빌더스(CSCB, Coin Street Community Builders)입니다. 코인스트리트는 런던 템스 강변 남쪽 사우스 뱅크 지역에 위치한 지역으로서, 1974~1984년까지 10년간의 개발 반대 운동으로 민간 개발업자의 개발 계획을 포기시키고, 1985년 비영리 마을만들기 사업체인 CSCB를 설립하여 스스로 재생 사업을 추진하였습니다.

▲코인스트리트 커뮤니티빌더스(CSCB)에서 운영하는 주거단지

▲코인스트리트 커뮤니티빌더스(CSCB)에서 운영하는 주거단지

CSCB의 특징은 ‘커뮤니티 중심 도시재생’이라는 점인데요. 코인스트리트 커뮤니티 주체들은 개발 초기 런던 시로부터 부지를 저렴하게 구입하여 임대주택·공원·산책로 등 공공시설을 개발하고, 공장·재래시장 등 기존 건축물을 리모델링하여 수익시설로 운영하였습니다. 또한, 코인스트리트에서는 지역 내외의 다양한 전문가를 확보하여 이사회를 구성하고, 주민대표 그룹·사회적경제 주체·개발회사·전문가·지역의회 의원·행정을 포괄하는 지역사회 네트워크 모임 또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하였습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토지 이용을 비영리로 제한함으로써 부동산업자의 무분별한 개발을 예방하고 토지 매입과 개발을 위한 자금을 융자하는 등의 지역 커뮤니티의 토지 매입 및 개발을 지원하는 런던 시의 정책적 지원입니다.

자산 관리(Asset Management)를 통한 공동체 이익 창출 사례로는 해크니 개발 협동조합(HCD, Hackney Co-operative Developments)과 패딩턴 개발 트러스트(PDT, Paddington Development Trust) 사례입니다. 먼저 해크니개발협동조합(이하 HCD)은 1982년에 설립하여 런던 해크니 달스턴(Dalston)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협동조합 형태의 개발회사이자 공동체이익회사(CIC, Community Interest Company)입니다. HCD의 주요 사업은 지역 내 자산을 활용한 공간 임대 사업으로서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소기업, 봉사단체, 협동조합 등으로부터 저렴한 임대료를 받고, 토지 및 사무실을 제공해왔습니다. 임대비용은 대여 건물의 관리 및 유지 보수에 사용하고, 세입자들의 사회 적응을 돕는 훈련 및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데 쓰입니다. 이와 더불어 HCD에서는 지역 내 주요 광장인 질레트 광장의 오픈 스페이스 관리와 문화예술 프로그램 운영도 맡아 지역 공동체 활성화에도 기여합니다.

▲해크니개발 협동조합 건물 입구

▲해크니개발 협동조합 건물 입구

▲질레트 광장 내 리테일 숍

▲질레트 광장 내 리테일 숍

다음으로 패딩턴 개발트러스트(이하 PDT)는 1997년 설립하여 패딩턴과 북부 웨스트민스터 지역에서 시민과 지역단체 기업을 위해 일하는 자선단체이자 사회적기업입니다. PDT 역시 HCD와 유사한 방식을 통해 스토센터(Stowe Center) 등 몇 개 건물을 임대하여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교회 재건 프로젝트, 공원관리소 에너지센터 전환프로젝트 등 자산기반 프로젝트들을 통해 공동체 이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PDT는 지역 사회 자원봉사 중간지원조직이자 앵커조직으로서 지역 주민들을 자원봉사원으로 조직하고 공간·프로그램 등을 지원하는 지역사회 자원봉사 허브(Community Volunteer Hubs)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PDT 대표인 닐 존스톤씨는 “주민들을 교육하여 그들이 직접 이웃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지역 사회의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는 것이 지역사회 변화에 있어서 무척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합니다.

▲패딩턴 개발트러스트 대표 닐 존스톤씨(왼쪽)

▲패딩턴 개발트러스트 대표 닐 존스톤씨(왼쪽)

마지막으로 소셜라이프(Social Life)는 커뮤니티 참여 재생 사례로서 주민참여 재생에 있어서 전문가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2012년 설립한 소셜라이프는 영 파운데이션(Young Foundation)으로부터 독립하여 만들어진 사회적기업으로 커뮤니티 참여를 통한 지속가능한 도심 지역 재생을 위해 연구 컨설팅과 사업을 실행하고 있는 곳입니다. 소셜라이프에서는 지역 재생에 주민들의 목소리가 들어갈 수 있도록 ‘주민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어떤 주택에서 생활하고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합의형성 워크숍, 딜리버리티드 워크숍 딜리버리티드 워크숍(deliberated workshop, 소셜라이프에서 하는 워크숍 방법 중 하나)을 엽니다. 논의할 논제가 있으면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보와 해야 할 목표(target)를 다 알려주지 않고 부분만 알려준 다음 지난 번 나온 결론과 다른 관점을 줌으로써 다양한 각도에서 많은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개발된 테크닉입니다. 또한 포커스 그룹 인터뷰, 설문 등을 하며, 필요한 경우 주민들로 하여금 다른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커뮤니티 오거나이저(Community Organizer)로 교육하여 의견을 청취하기도 합니다. 소셜라이프에서는 지역 재생에 있어서 사회적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보고서를 출간하기도 하였습니다.

▲소셜라이프 니콜라 베이컨 공동대표(오른쪽)

▲소셜라이프 니콜라 베이컨 공동대표(오른쪽)

영국 주민참여 도시재생의 특징 – 사람·지역사회·공동체

영국 도시재생 사례들로부터 지속가능한 주민참여 재생을 위한 공통점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재생 사업의 재정적 지속가능성입니다. 코인스트리트, HCD, PDT 등의 사례에서와 같이 지역 커뮤니티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자산을 취득 및 운영하고, 자산을 활용한 커뮤니티 개발을 통해 수익을 창출함으로써 장기적인 지역사회 활동을 가능하게 하고 젠트리피케이션 등 재생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미연에 예방하려고 합니다.
둘째, 재생 사업에 있어서 인적 지속가능성입니다. 코인스트리트에서는 지역 내외의 전문적인 혁신가들을 모아 이사회를 구성하는 등 조직의 지속성을 확보하고 있고, PDT의 경우 자원봉사자 교육 및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 사회 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으며, 로컬리티의 커뮤니티 오거나이저 사례와 같이 주민역량강화 교육과 인력을 양성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들을 통해 재생 사업의 인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셋째, 재생 사업의 제도적 지속가능성입니다. 앞서 살펴본 지역주권법(Localism Act)과 같은 제도를 통해 비영리단체 또는 공동체에만 토지이용을 허가하거나 건물과 토지 매입시 공동체에 우선 권리를 부여하고 있으며, 마을계획, 커뮤니티 부동산개발 등의 지역사회 공동체의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지요.
넷째, 재생 사업의 방법적 지속가능성입니다. 소셜라이프 사례에서 본 다양한 워크숍 기법들, 사회적지속가능성 프레임 워크 등 주민참여재생을 실현하는 기법들을 통해 많은 주민들이 재생사업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으며, 재생사업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갈등과 문제를 합리적인 논의과정을 통해 해결해간다는 점입니다.

영국의 도시재생 정책과 사례들은 주민참여와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국내 도시재생 정책과 사업에서 무엇을 중시해야 하고, 어떤 요인들을 고려해야 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말해 줍니다. 기본적으로 영국 도시재생 정책과 사례들은 무엇보다 사람과 지역사회·공동체를 중시하고 있으며, 사회적·경제적·문화적·환경적 재생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기본 철학을 바탕으로 ‘시민참여’, ‘커뮤니티 중심 개발’, ‘자산 관리와 활용’, ‘다양한 사업 모델 활용’, ‘공동체 수익 창출’, ‘사회적경제와 도시재생의 융합’ 등의 특징을 통해 도시재생 사업의 재정적·인적·제도적·방법적 측면에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보여줍니다. 비록 제도적·문화적 차이로 인해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수십 년 동안의 도시재생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와 시사점은 걸음마를 하며 첫걸음을 내딛는 국내 도시재생 현실에서 훌륭한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겁니다.

글_장우연(전주시 정책연구소 연구원, 희망제작소 전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참고문헌
• 양도식, 영국도시재생 정책의 실체, 2013
• 오마이뉴스, 마을의 귀환, 2013
• 이은애, 도시재생-사회적경제 아카데미 강의자료,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5
• 전영우, ‘서울시 파견 공무원의 2년간의 영국 시민사회 견문록’, 영국 스페인 연수 결과보고서
• 전은호, “Locality: 마을 자산 관리의 모델을 찾아”,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4
• CSCB, Coin Street Community Builders 발표자료, 영국 스페인 연수 결과보고서
• HCD, Hackney Co-operative Development 발표자료, 영국 스페인 연수 결과보고서
• Social Life, 소셜 라이프 발표자료, 영국 스페인 연수 결과보고서
• Social Life, Design for Social Sustainablity, 2012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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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급여수준 현실화를 위한 토론회

“국민연금 더 많이 받을 수 없을까?”

일시 : 2017. 7. 14.(금) 14:00

장소 :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

사회 : 정용건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집행위원장)

  • 발제 1 : 국민연금 급여수준 적정한가?_정해식(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
  • 발제 2 : 국민연금제도 지속가능성의 재검토_유희원(국민연금연구원 부연구위원)
  • 토론 : 권문일(덕성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윤홍식(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서한기(연합뉴스 기자)/장호연(보건복지부 국민연금정책과 과장)

 

화, 2017/07/0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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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5/07/01-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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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민주주의는 ‘주민 자신이 느끼는 생활상의 아쉬움과 절실한 필요들(보육, 교육, 노후, 안전, 안심 먹거리 등)을 이웃과 함께 민주주의 방식으로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말한다. 이를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해 현장에서 실행하고 있는 곳이 서울시 성북구이다. 무엇보다 마을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주민참여예산제도 운영을 시도하는 곳은 성북구가 처음이다. 특히 성북구는 희망제작소와 함께 주민참여예산학교를 진행하여 주민들에게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알리고, 함께 학습하는 일에 앞장 서고 있는 곳 중 하나이다. 성북구의 사례를 중심으로 마을민주주의와 주민참여예산제도에 대해 살펴보자.


2015년 5월 19일,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하나인 성북구는 ‘마을민주주의 원년’을 알리는 심포지엄을 열었다. ‘마을공동체’라는 단어에 익숙해질 때쯤 나타난 ‘마을민주주의’는 또 무엇일까. 아마도 공동체의 중요성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나 사람 간의 관계가 약해지면서 그로 인한 위험이 잠재된 도시에서는 이 가치에 대해 목마른 사람들이 많다. 이 목마름을 바탕으로 마을에서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것은 ‘마을공동체’이고, 이를 형성해가는 과정 속에서 주민들이 직접 경험하며 학습하는 등의 참여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마을민주주의’이다. 마을민주주의라는 개념은 마을에서 이루어지는 주민들의 참여를 모두 포괄하는 광범위한 개념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접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민선 5기에 진행된 다양한 주민참여정책들과 이 마을민주주의를 어떻게 연결해 운영할지가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성북구 마을민주주의 시대를 말하다 심포지엄

▲성북구 마을민주주의 시대를 말하다 심포지엄

이에 대해 마을민주주의 원년을 선포한 성북구의 사례를 살펴보자. 특히 마을민주주의의 실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민참여예산제도’는 이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성북구 주민참여예산제도는 민선 5기 선거공약으로 2011년 처음 시행되었다. 지금까지는 구청장이 갖고 있는 예산편성권의 일부를 주민들이 편성해 보는 형태로 제도가 운영되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내가 살고 있는 동네를 중심으로 마을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는 3가지 변화지점이 있다.

첫 번째 변화는 참여하는 주민 폭의 확장이다. 성북구는 마을민주주의의 구체적 목표로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는 주민의 수를 전체 주민의 3%로 잡고 간접 참여층은 30%로 잡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참여하지 않았던 일반 주민들의 참여가 늘어나야 한다. 이는 주민들에게 제도를 알려 참여 동기를 부여하는 주민참여예산학교의 수강생을 모집하는 과정부터 고려돼야 가능하다. 주민참여예산제도의 지역회의는 지역별로 주민들의 필요를 발굴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바탕으로 사업을 제안하는 과정으로, 각 동네별로 필요한 부분에 대한 주민의견을 받아 마을계획을 세우는 마을 민주주의의 핵심 활동과 같은 역할을 한다. 따라서 예산학교 수강대상을 모집할 때부터 모든 동이 골고루 참여할 수 있도록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 변화는 공론의 장 다양화이다. 이는 참여 폭의 확장에 행동력을 불어넣어 주는 것으로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단위인 동네회의(지역회의를 성북구에서 부르는 명칭)를 인적네트워크와 공간네트워크로 이원화하였다. 공론의 장을 주민들의 모이는 형태로 나누어 접근한 것이다. 인적네트워크는 동복지협의체, 직능단체, 마을·사회적 경제 단체, 분야별 지역모임 등 5인 이상의 주민만 모이면 성립하고, 공간네트워크는 기존의 통단위가 이어지는 것으로 5개 이내의 통들이 묶여 구성된다.(예를 들면 생활체육회에 참여하고 있는 비산클럽 회원 5명은 하나의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고, 인근 통장들이 모여 공간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다.) 기존 주민참여예산의 회의체가 지역회의위원이나 주민참여예산위원으로 선정된 주민들을 중심으로 의견을 수렴해 대표성을 갖고 회의를 진행했다면, 이와 같은 네트워크 형태의 의견수렴장치는 각 모임의 성격에 맞는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할 수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중요한 것은 기준을 충족한 다양한 동네회의를 어떻게 운영하고 관리하느냐이다. 공론의 장이 다양화된 만큼 이야기를 실제화시키는 과정에 대한 섬세한 배려가 필요하다.

세 번째 변화는 마을계획과의 연계이다. 성북구는 ‘참여에서 자치로! 주민의 힘으로 지역의 변화를!’을 마을민주주의의 비전으로 삼고 있다. 이는 행정에서 마련한 활동의 장에 주민들이 참여하던 것을 벗어나 그들이 주도성을 갖고 직접 필요한 것을 제안하고 실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위에서 언급한 동네회의(인적네트워크, 공간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구체화된다. 각 동네회의는 마을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이는 마을에서 생활하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이디어를 내고 해결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보는 것이다. 이 다양한 계획들은 마을심사단의 심사를 통해 내년도 단기예산으로 집행하는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진행할지, 중장기적 관점으로 마을에서 지속적으로 진행할 사업인지 나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사업내용이다. 마을민주주의와 주민참여예산이 함께 진행되면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주민참여예산사업들이 예산과 집행시기의 한계로 시설개보수 및 단순 민원성 사업들이 많았다면, 마을계획과 연계돼 사업을 제안한다면 보다 큰 관점에서 연계된 다양한 사업들을 계획, 실행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세대 간 소통으로 안전하고 깨끗한 우리마을’을 만드는 것이 마을 목표라면, 마을계획으로 경로당과 지역 초등학생들이 유대관계를 맺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제안할 수 있고, 이를 실행하는 첫 단계로 ‘옛날놀이 찾기’와 같은 사업을 주민참여예산으로 제안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마을민주주의와 주민참여예산은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특히 주민의 입장에서는 둘 다 마을에서 주민들의 삶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이기 때문에 각각 운영되는 것은 중복적이고 혼란스러울 뿐이다. 마을민주주의가 설정한 목표를 이루고 지역에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비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주민에게 힘을 주어야 한다. 즉, 주도권을 주민에게 주어야만 한다. 그들의 필요에 의해서 동네회의도 마을계획도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에서 기본 틀을 만들어 주었다면 그것을 만들어가는 것은 온전히 주민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들의 활동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체계적 교육이 필수적이다. 기존까지 운영된 산발적인 교육의 형태가 아니라 주민의 입장에서 참여단계별(시작, 활동, 확장단계), 세부 주제별(우리마을 상상하기, 주민의견 듣기, 마을자원 찾기, 사업계획서 작성하기, 주민행복지표 만들기 등)로 세밀하게 설계가 되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주민들이 그들 스스로 내성을 키우고 지속성을 가져 그들의 삶 속에 변화를 가져올 때까지 행정은 그들의 활동을 보조하는 역할을 해주어야 할 것이다. 마을에서 시작된 민주주의가 주민참여 활동의 긍정적 동력의 발화점이 되어 주민 누구나 삶의 일환으로 마을활동에 참여하고 일상에 변화를 가져오길 바란다.

글_오지은(정책그룹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이 글은 아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 ‘성북구 마을민주주의 시대를 말하다’ 심포지엄 자료집(성북구청)
• 2015년 성북구 주민참여예산학교 결과보고서(희망제작소)

목, 2015/08/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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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서울은 한국 젠트리피케이션 논쟁에서 의미있게 기억될 것입니다. 우선, 지자체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한 임차상인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을 시작한 해입니다. 9월 23일 성동구에서 ‘서울시 성동구 지역공동체 상호협력 및 지속가능발전구역 지정에 관한 조례’를 선포하였으며, 곧이어 두 달 뒤 11월 23일에는 서울시에서 성동구 조례를 참조하고 발전시켜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하였습니다.

지자체만 나선 것이 아니었습니다. 11월 17에는 마포구 성산동 성미산마을에서 ‘젠트리피케이션과 지역자산화 전략 컨퍼런스’가 열렸으며, 열흘 뒤 11월 27일에는 서울문화재단이 ‘예술가, 젠트리피케이션, 그리고 도시재생’ 주제의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였고, 12월 23일에는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산하 SSK 동아시아 도시연구단과 서울연구원, 충남연구원, SH공사, 한국도시연구소, 한국공간환경학회, 토지+자유연구소 등이 모여 ‘젠트리피케이션 없는 도시재생은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도시정책 포럼을 열기도 하였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급증한 언론기사를 포함, 어찌보면 다소 갑작스럽기도 한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높은 관심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이러한 관심은 대부분 성수동, 이태원, 가로수길, 북촌, 서촌, 상수동 같이 ‘뜨는’ 지역에 집중하는데, 갑작스레 높아진 임대료나 보다 높은 수익을 노리는 건물주의 ‘갑질’에 쫓겨나는 임차상인의 피해가 주로 거론됩니다. 이러한 점에서 임영희 ‘맘상모'(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사무국장의 말처럼 젠트리피케이션은 “굴러운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현상’이라 할’수 있습니다. 다른 말로, 보다 높은 부동산(임대/매매) 수익을 위해 임차상인의 강제적 축출을 지칭합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표현이 한국에서 학술용어로 제한되지 않고 좀 더 폭넓게 쓰이기 시작한 것은 최근 몇 년의 일이지만, 부동산이 자산증식의 주요 수단으로 지난 수십 년 동안 기능해 온 대한민국에서 우리의 삶은 오랜 기간 젠트리피케이션에 지배되었다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은 부동산 개발 또는 임대수익을 위한 자본의 (재)투자로 인해 원주민이 쫓겨나고 지역사회 계급구조의 변화가 발생하는 도시과정이라고 폭넓게 정의해 봅니다. 이렇게 정의하는 것은 부동산 수익을 위한 토지용도의 변화, 건물주의 손바뀜 등으로 인한 기존 사용자의(임차인)축출 등이 단지 구도심에서만 발생한다기 보다는 모든 자본주의 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반영합니다.

하지만, 부동산 수익 극대화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이 단지 임차상인만의 문제일까요? 압축적 도시화와 급속한 산업화를 경험한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 투자가 가장 효과적인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여겨지곤 하는데, 이로 인해 수많은 주택세입자가 월세, 전세 상승의 부담을 이기지 못해 집없는 설움을 안고 다른 동네로 이주합니다. 이 역시 넓은 의미에서 자기의지에 따른 이주가 아니라 지불능력 부족으로 인한 강제축출의 하나로 이해할 수 있고, 젠트리피케이션의 한 형태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1980년대 초 합동재개발을 시점으로 지난 수십 년 동안 대규모로 진행된 각종 재개발과 재건축은 사실상 개발 전후 발생하는 부동산 시세차이에 편승하여 개발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영세가옥주와 임차상인, 주택세입자는 부동산 자산축적의 희생양으로 강제이주의 아픔, 즉 젠트리피케이션의 고통을 겪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높은 주거비 부담으로 인해 번듯한 주거공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도시공간을 떠도는 수많은 서민, 청년, 노숙인 등 역시 젠트리피케이션의 공동 피해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술가, 문화활동가 등도 예외는 아닙니다. 보통 불안정한 수입으로 인해 저렴한 임대료의 작업공간을 찾곤 하는 이들이 특정 동네로 모여들면 입소문이 퍼집니다. 그러다 보면 부동산 지주와 기획부동산 등에 의해 임대료 상승을 겪게 되고, 결국 예술, 문화인들이 타지로 떠나고 지역의 문화적 다양성은 사라지는데 이러한 모습 역시 젠트리피케이션의 어두운 단면입니다.

결국 부동산 자본의 압력에 굴복할 수 밖에 없는 대부분의 도시서민, 예술가, 문화활동가, 청년, 노숙인 등은 모두 젠트리피케이션의 피해를 고스란히 겪을 수 밖에 없는 운명공동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네에 대한 추억, 이웃관계, 변치않는 단골집을 지키기 보다는 돈으로 매겨지는 개발이익, 즉 부동산 투자(라고 쓰고 투기라 읽습니다)에 의한 자산증식을 우선하는 한국의 개발사에서 젠트리피케이션에 의한 도시서민 삶의 지배는 불가피합니다. 이런 점에서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관심은 사실 시대착오라 생각합니다. 때 늦었다는 의미에서 말입니다. 1980년대 부터 광범위하게 행해진 재개발과 재건축은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부르지 않아서 그렇지 실질적으로는 젠트리피케이션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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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의 도시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요? 젠트리피케이션 없는 도시가 과연 가능한가요? 시민활동가, 재생정책 전문가, 연구자 등이 조금씩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거나 그 폐해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제안하기 시작하는 것을 보며 좀 더 새로운 도시발전 방식을 상상해 봅니다. 여기에는 성동구나 서울시에서 발표한 것처럼, 특정지역 전체를 지속가능 발전구역으로 지정하여 투기적 행태를 집중 단속하는 것도 포함하며, 지역상생협약을 통해 공동체 압력을 행사하는 것도 포함합니다. 나아가 시장변화에 덜 영향받는 지역앵커시설을 공공자산 또는 사회경제 자산으로 다수 확보하는 것도 포함합니다. 지역공동체가 지역토지를 매수하여 주택을 포함한 지역주민시설을 안정적으로 장기간 확보할 수 있는 공동체토지신탁도 고민해 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 지역재생 등으로 인한 부동산 가치 상승이 단지 소수 지주의 이익으로 사유화되고 불로소득으로 귀결되기 보다는 사회와 지역공동체로 환원되는 방식으로 도시재생이 이루어지는 방식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부동산 가치 상승은 대부분 부동산 소유주(지주/건물주)에 의해 발생하지 않습니다. 물론 건물주가 빌딩을 산 이후 시설개선을 위한 투자를 해서 건물가치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건물의 유지보수, 특히 임대공간의 유지보수는 임차인이 부담하곤 합니다. 따라서 건물가치의 상승은 임차인의 갖은 노력, 일반 이용자, 주변 경관 조성과 교통망 개선 등 사회간접시설 설치와 유지보수에 재정을 투입한 지자체 등의 노력이 모아져 이루어진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여기에 덧붙일 것은, 많은 경우, 투기적 목적의 개입 (예를 들어, 부동산 자본의 알박기, 사재기), 도시계획의 변경 (고밀도, 상업적 개발을 위한 용도 변경 등)으로 인해 인위적인 상승을 겪는데, 이러한 상승으로 인한 수익의 대부분은 소유주가 독차지 하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기도 합니다. 불로소득의 사유화이지요. 자본주의 체제에서 사적소유를 제한하고 부동산 소유주의 이익을 제약하는 것이 말도 안된다고 누구는 얘기할 수 있지만, 사실 우리사회에서는 이미 공익 추구를 위한 사적 소유에 기반한 권리 행사의 제약 필요성을 도시계획 법령 및 여러 제도 등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에 대한 고민은 부동산 소유주의 이익을, 즉 불로소득을 공익적 관점에서 제약하고, 도시 공간의 공공성을 좀 더 부각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어떤 좋은 수단을 찾아내고 정책을 만든다 해도 제일 중요한 것은 이를 함께 추진할 활동가, 자발적 모임, 지역공동체의 존재와 적극적 의지일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젠트리피케이션에 온몸으로 저항하는 현장의 다양한 모임의 출현에서 희망을 봅니다. 예를 들어, 2013년 중순 결성된 ‘맘상모’는 임차상인의 권리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더욱 침해받는다는 인식하에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에 큰 기여를 하였으며, 임차상인의 강제퇴거를 막기 위한 일상적 연대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유명 연예인 ‘싸이’가 건물주인 이태원의 미술관 겸 까페 ‘테이크아웃드로잉’에서는 강제집행 위협에 직면해서도 비정기 ‘한남포럼’과 다양한 행사 등을 통해 젠트리피케이션의 폐해를 지속적으로 환기시키고 새로운 문화정치를 실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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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공간의 자본주의적 사적 개발의 폐해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이를 막으려 노력할 때, 이러한 자발적 실천이 확산하여 광범위한 연대 활동이 가능하게 될 때, 소유주와(가옥주, 건물주, 지주 포함) 사용자가(임차상인, 주택세입자, 지역 노동자 등) 자기 동네와 단골가게 모두를 지키기 위해 함께 고민할 때 우리는 비로소 젠트리피케이션 없는 도시로 한 걸음 다가갈 디딤돌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글_신현방 (런던정경대 지리환경학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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