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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들 32회 예고 “2015 쌀 손익계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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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들 32회 예고 “2015 쌀 손익계산서”

익명 (미확인) | 목, 2015/11/05-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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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지어서 풍년이면 기분도 좋고 해야되는데…
풍년이라지만 수입은 흉년이에요. 흉년”

수확의 계절이 돌아왔지만 농민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올해도 쌀 수매가가 작년에 비해 약 10% 가량 하락했기 때문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전망한 올해 쌀 생산량은 약 426만 톤으로 작년과 비슷한 양이다. 그런데도 쌀 수매가는 작년보다 낮아진 것이다. 국민들의 쌀 소비량이 줄어든 영향도 있겠지만 농민들은 정부의 무분별한 쌀 수입정책이 모든 문제의 시작이라고 지적한다. 값싼 수입 밥쌀의 물량공세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풍요롭고 즐거워야 할 수확의 현장에서 신음짓는 농민들. 그 이유는 무엇일까? 2015년 쌀 손익계산서를 뉴스타파 <목격자들>이 조목조목 따져보았다.


방송 : 11월 7일 토요일 밤 11시 시민방송 RTV
다시보기 : newstapa.org/witness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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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의 딸 김 모 씨가 지난 2012학년도 성신여대 실기 면접에서 사실상 부정행위를 했지만 최고점으로 합격한 것으로 드러나 부정 입학 의혹이 일고 있다.

김 씨는 면접 과정에서 ‘자신은 나경원의 딸’이라며 본인의 신분을 노출하는 말을 했지만, 학교 측은 김 씨의 부정행위가 정신 장애에서 비롯된 단순 실수라고 감싼데 이어 실기 면접 준비를 소홀히 한 김 씨에게 또 다른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운증후근으로 인한 지적 장애를 가진 김 씨는 지난 2011년 10월에 열린 성신여대 수시1차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을 통과해 이듬해인 2012년 현대실용음악학과에 입학했다.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은 장애인 학생에게 공평하게 교육받을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든 제도. 당시 성신여대에서는 모두 21명의 장애인 학생이 응시해 김 씨 등 3명이 합격했다.

그러나 당시 나경원 의원의 딸을 면접 심사했던 이재원 성신여대 정보기술(IT)학부 교수는 “면접에서 김 씨가 ‘저희 어머니는 어느 대학을 나와서 판사 생활을 몇 년 하시고, 국회의원을 하고 계신 아무개 씨다”라며 자신의 어머니가 나경원 의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말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이 교수는 “마치 우리 엄마가 이런 사람이니까 나를 합격시켜 달라는 말로 들렸다”며 “김 씨가 지적 장애가 있는 걸 감안하더라도 부정행위는 부정행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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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전형이 있는 다른 대학에서는 응시생이 자신의 신분을 노출할 경우 부정행위로 간주해 실격 처리한다.

그러나 실기 면접 심사위원장을 맡은 교수는 오히려 나 의원의 딸을 두둔했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심사위원장은 바로 나 의원의 딸이 지원한 실용음악학과장 이병우 교수. 이병우 교수는 “저 친구가 장애가 있다. 그래서 긴장을 하면 평상시 자기가 꼭 하고 싶었던 말만 하는 버릇이 있어서 그런 거니까 이해해주자”고 말했다고 한다.

김 씨를 실격 처리할 이유는 또 있었다. 실기 면접에서 드럼 연주를 준비한 김 씨는 반주 음악(MR)을 틀 장치가 없어 연주를 하지 못한 채 면접 시간을 넘겼다. 이에 이병우 교수는 면접장에 나와 있던 교직원들을 시켜 카세트를 수배했고, 25분여 뒤 김 씨의 실기 면접을 재개했다.

성신여대 실용윽악학과의 재학중인 한 학생은 “시험 볼 때 미리 제출하는 MR의 파일 형태가 지정돼 있으며, 만약 오류가 나거나 플레이가 안될 경우 혼자 연주를 하던지 아니면 퇴장당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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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정치인의 딸이 아니었다면 받기 힘든 특혜라는 설명이다. 성신여대는 나경원 의원의 딸이 실용음악학과에 응시한 그 해에 장애인 전형을 처음 도입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해 5월, 당시 한나라당 최고의원이었던 나경원 의원이 성신여대 초청 특강을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장애인 전형 모집요강이 확정 발표됐다.

이후 나 의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나섰고, 선거 3일 전 딸이 성신여대 특별전형 실기면접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그리고 이 학교 실용음악학과에서는 지금까지 더 이상 장애인 입학생이 나오지 않고 있다.

김 씨의 입학을 적극적으로 도운 의혹을 받고 있는 이병우 교수는 이듬해 열린 2013 평창 동계 스페셜 올림픽에서 음악 감독을 맡았다. 당시 스페셜 올림픽 위원장은 나경원 의원이었다.

뉴스타파는 나 의원의 딸이 대학에 입학하는 과정에서 정말 부정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성신여대 측에 이메일을 보내고, 이병우 교수와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 나 의원을 직접 찾아갔지만 아무런 해명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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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황일송
촬영: 김남범
편집: 정지성

목, 2016/03/1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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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한국 경제의 키워드 : 빚과 부동산

박근혜 정부 3년 차인 2015년, 한국 경제의 모습은 어땠을까? 올해 경제는 두 가지 단어로 정리 가능하다.바로 ‘빚’과 ‘부동산’. 한마디로 경제 전반의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엄청난 빚을 내며 버티고 있는데 그 효과는 부동산 시장에서만 반짝 나타났다가 사라져버렸다는 것이다.

부동산, 나홀로 호황

우선 한국은행의 실질 GDP 자료를 근거로, 올해 한국 경제의 산업별 성장률을 분석해봤다. 2014년 3분기까지와 2015년 3분기까지의 산업별 GDP를 합산해 비교한 것이다.

농림어업

0.33%

광업

-1.33%

전자기기 제조업

2.27%

화학제품 제조업

3.36%

운수장비 제조업

-2.62%

주거용 건물건설

9.81%

비주거용 건물건설

0.37%

음식점 및 숙박업

-0.49%

도매 및 소매업

2.37%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5.55%

▲ 2015년 산업별 성장률 (계절조정, 실질, 한국은행 자료를 토대로 작성, 3분기까지)

어떤가? 우선 우리 수출 산업의 주력인 전자기기, 화학제품, 운수장비의 성장률이 별로 신통치 않다. 특히 자동차와 조선이 포함된 운수장비 제조업은 아예 마이너스 성장했다. 서민들의 체감 경기와 직결된 음식점 및 숙박업 역시 마이너스 성장. 도매 및 소매업도 소폭의 성장세에 그쳤다.다만 고령화 때문인지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꽤 많이 성장했을 뿐이다.

그런데 위 표에서 눈에 확 띄는 수치가 있다. 바로 ‘주거용 건물 건설’. 대부분이 아파트 건축인데 무려 9.81%나 성장하면서 한국은행 분류에 따른 업종 가운데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는 신규 아파트 분양 실적이나 기존 주택의 매매 건수,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파트는 무려 50만 호를 분양했는데, 이는 지난 2000년부터 2014년까지의 평균 분양 물량인 27만 호에 비해 두 배 가까운 수치다. 주택 매매 건수 역시 11월까지 집계한 것만으로도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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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지은 집.. 지속될 수 있을까?

이런 부동산 호황은 빚에 의존한 것이 명백하다. 박근혜 정부는 집권 3년 동안 부동산 대책을 무려 10차례나 내놨는데, 초반에는 주로 관련 세금을 깎아줬다.

발표 시기

주요 내용

구분

2013.4.1

취득세,양도세 한시 면제
다주택자 및 법인 부동산 양도세 완화

세금 경감

2013.8.28

취득세
영구인하, 다주택자 차등부과 폐지
월세 소득공제 확대

세금 경감

2014.2.26

임대소득 분리과세
월세 소득 공제 확대(세액공제 전환)

세금 경감

2014.7.24

대출 한도 (LTV, DTI) 상향 조정

대출 확대

2014.9.1

재건축 제한 완화
청약제도 개편

규제 완화,
수요 진작

2014.10.30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자금 저리 지원

대출 확대

2015.1.13

기업형 임대사업(뉴스테이) 지원 방안

규제 완화

2015.2.27

새로운 청약제도 시행

수요 진작

2015.4.1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폐지

공급 확대

2015.4.6

버팀목, 디딤돌 대출 금리인하

대출 확대

▲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대책

자세히 뜯어보면 집권 1년차와 2년차 중반까지, 즉 2013년부터 2014년 중반까지는 세금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세제 지원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은 살아나지 않았다. 그러자 정부는 2014년 7월 최경환 경제 부총리의 등장과 함께 LTV와 DTI를 완화하는 초강경 대책을 꺼내 들었고, 그 뒤로는 급격히 대출을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LTV와 DTI는 부동산 가격이나 구매자의 소득에 따라 대출 규모를 제한하는 제도인데, 그동안 한국의 부동산 거품이 금융계로 전이되지 않도록 중요한 완충 역할을 해왔다. 최경환 장관이 경제 관료들 사이에서는 부동산 거품을 막는 ‘최후의 보루’로 불리던 이 규제를 완화한 것은 어떻게든 부동산 경기를 띄우고 말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함축하는 결정이었다.

그 결과는 앞에서 살펴본 부동산 시장의 반짝 호황과 가계 빚의 폭증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말까지 한국의 가계 빚은 1,166조 원으로 올 3분기만에 80조 원이 늘었다. 연말까지는 1,200조 원 돌파가 확실시 된다. 역대 최고 규모의 증가다. 지난 6월 발간된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천 8백만 가구 가운데 60%는 빚을 지고 있고, 이 가운데 14%, 즉 150만 가구는 ‘한계가구’로 분류된다. ‘한계가구’는 원리금 상환액이 가처분 소득의 40%를 넘는 가구로 정의된다. 즉 한 달에 세금 떼고 100만 원을 버는데 40만 원 이상을 빚 갚는데 쓰인다면 ‘한계가구’인 셈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50만 한계 가구는 평균적으로 가처분 소득의 109%를 원리금 상환에 쓰고 있다. 한 달 수입이 100만 원인데 빚 갚는데만 109만 원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빚에 의존한 부동산 시장의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사실은 이미 그 약발이 다해가고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주택 거래량이다. 올 8월까지는 지난해를 크게 웃돌던 주택 거래량이 9월부터는 뚝 떨어져서 지난해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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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는데 악재마저 겹치고 있다. 지난 16일 미국 연준이 기준 금리를 0.25%p 올리며 금리 인상에 시동을 걸었다. 뒤늦게 정부마저 정책 방향을 바꿨다. 이제는 집 살 때 빚 내기 어렵게 하겠다며 내년 2월부터 주택 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뿐 아니라 다른 빚까지 모두 감안해서 대출 규모를 제한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안이다. 안 그래도 차갑게 식어가던 시장은 12월 들어서는 아예 꽁꽁 얼어붙었다.

뿐만 아니다. 국책 연구기관인 KDI 마저 빚으로 만들어낸 부동산 시장의 호황을 걱정하고 나섰다. KDI 송인호 박사는 역대 최고였던 올해의 분양 물량이 2년 뒤 대거 미분양으로 남겨지면서 경제 전체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올해 분양 물량 가운데 적게는 2만 호에서 많게는 3만 호가 2년 뒤 입주 시점에 미분양 물량으로 남을 수 있다고 예측하는 공식 보고서를 냈다. 안 그래도 체력이 약해질대로 약해진 건설사들에게는 치명적인 시나리오다.

건설업에 전체적으로 불어닥칠 수 있는 구조조정이 일순간에 이루어집니다. 그러면 대량 해고 즉, 건설 업계에 진출해 있는 100만 명 이상의 근로자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어버릴 수 있죠. 부동산 시장도 타격을 받습니다. 주택 가격이 명목 가격조차 떨어지게 되면 굉장히 큰 손실을 유발하게 되는데 특히 어떤 계층에서 손실을 유발하냐면 소득은 없는데 자산 밖에 없는 6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 상당한 어려움, 사회적 고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KDI 송인호 책임 연구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년 뒤부터는 우리나라의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세로 전환된다. 지금까지는 ‘증가율’이 줄어들면서 성장세가 완만해졌을 뿐인데, 이제는 생산가능 인구가 정말 감소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정부 부채도 폭증세.. 그러나 마중물 효과 실종

문제는 가계 부채만이 아니다. 정부 부채 역시 유례 없는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올해 연말 정부 부채는 지난해보다 62조 원 늘어난 595조 원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정부 부채 증가율은 연평균 10.3%에 이른다. 이명박 정부 때의 증가율 연 8.3%보다 증가폭이 더 크다.

정부는 여전히 우리나라의 부채가 다른 나라에 비하면 적은 편이며,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빚을 내서라도 쏟아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위 ‘마중물’ 효과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펌프질을 할 때 마중물을 부으면 물이 더 많이 나오는 것처럼 일단 정부가 빚을 내서 쏟아부으면 민간 부문의 성장률이 그만큼 더 높아진다는 논리다.

이러한 마중물 효과는 과연 실재하는 것일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올해의 명목 GDP에서 정부 부채 증가분을 뺀 ‘정부 부채 제외 성장률’을 구해봤더니 결과는 0.84%였다. 올해 우리나라의 명목 GDP는 5%늘었는데(실질 GDP는 2.7%), 이 가운데 4.2% 포인트는 정부 부채 증가분이라는 것이다. 다시 마중물 효과로 돌아가서 얘기하자면 물을 한 바가지 붓고 펌프질을 했는데, 펌프에서 나온 물은 정부의 부채 한 바가지를 제외하면 1/4 바가지 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말이다. 박근혜 정부 3년을 모두 계산해보면 결과는 더 나빠진다. 정부 부채를 제외한 명목 성장률은 0.7%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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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시절 ‘정부 부채 제외 성장률’은 그래도 3.2%가 넘었다.

내년 경제는 “위기 아니면 침체”

빚으로 버티고 있는 한국 경제 앞에 내년에는 커다란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다. 첫 번째는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의 거품 붕괴 가능성이다. 물론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외국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두 번째는 중국과 신흥국 경제의 경착륙 위험이다.수출은 이미 올해에도 감소세로 돌아섰는데, 여기에 외부 충격까지 더해지면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이 될 수도 있다. 세 번째는 기업들의 이른바 ‘선제적 구조조정’ (더 어려워지기 전에 미리 사람을 자르겠다는 뜻)에 따른 대량 실업과 내수 침체다. 수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내수까지 침체된다면 경제는 그만큼 더 활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런 여러 위험 때문에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 한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덜 비관적으로 보느냐, 더 비관적으로 보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덜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지금과 같은 침체가 지속될 거라고 하고, 더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지금보다 침체의 골이 깊어질 것이다, 즉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박근혜 정부의 지난 3년은 빚을 권하며 부동산 경기를 떠받치고, 대기업 위주의 정책으로 부자들의 세금은 깎아주면서 노동자는 공격해 양극화를 심화시킨, 한국 경제의 ‘골든 타임’을 놓친 시기였는지도 모른다.

목, 2015/12/24-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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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인의 근로감독관을 찾아가다

올해 여러 차례 노동 사안을 취재 하면서 몇 차례 근로감독관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근로감독관을 만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는데요.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는 사업장이나 임금을 체불당한 노동자들의 문제를 취재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먼저 근로감독관부터 만나게 됐죠. 일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최전선에서 지켜주는 파수꾼이 바로 근로감독관이기 때문입니다. 패스트푸드 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고작 시급 2천원을 받고 새벽까지 일하던 고등학교 때를 생각하니, 근로감독관이 뭐하는 사람인지 좀 더 빨리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합니다.

근로감독관은 최저임금 위반이나 임금 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에 대한 조사와 처벌 외에도 다양한 역할을 합니다. 정기적으로 혹은 불시에 사업장을 방문해 노동법이 잘 지켜지는지 감시하기도 하고, 사업장의 노동 환경과 관련한 각종 인허가 업무도 처리합니다. 이 정도 얘기만 들어도 왠지 이 사람들, 많이 바쁠 것 같지 않나요? 실제로 이번에 만난 한 현직 근로감독관이 자신이 일하는 자리를 보여줬는데, 책상엔 빈틈없이 서류가 쌓여있고 컴퓨터의 전용 프로그램에는 백여 개의 담당 사건이 빽빽하게 목록화 되어 있더군요.

하지만 일이 많다는 것이 근로감독관이 제 역할을 다 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겠죠? 근로감독관의 역할을 검증하는 이번 보도를 준비하면서 여섯 명의 근로감독관들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러면서 근로감독관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만드는 여러 문제들을 알게 됐는데요. 한 명씩 만나볼까요?

근로감독관의 배신… 김OO 근로감독관

부산합동양조에서 만드는 막걸리 ‘생탁’. 휴일 보장이나 수당 지급 등 최소한의 근로기준법을 지킬 것을 요구하며 파업을 시작했던 60세 안팎 노동자들의 이야기, 이미 지난 3월에 한 번 전해드렸죠? (관련 기사 : “개한테는 주지 않는다”) 그때 다 못했던 이야기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이 사건을 담당했던 근로감독관 김모 씨에 관한 얘기입니다.

응당 받아야 할 돈을 못 받고 쉬어야 할 날에도 계속 일해왔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생탁 노동자들은 억울한 마음으로 근로감독관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처음 이 사건을 맡은 김 감독관은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먼저 생탁 신용섭 사장을 만나 대화를 나눕니다. 그리고 파업 시작 이틀 후인 작년 5월 1일, 이번에는 생탁 회사 사무실에서 사장 신모 씨, 사하경찰서 정보관 정모 씨까지 모여 대화를 나눈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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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이 대화를 들은 내부 인물의 증언으로 대화 내용이 알려졌습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증언을 바탕으로 관련자들을 취재해 이날 3인이 만나서 나눈 대화의 내용을 재구성해 봤습니다.

생탁 사장 : 노조하고 말이 안 통합니다. 파업 계속되면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근로감독관 : 독하게 마음 먹고 한달만 놔둬봐요. 저거 못 견디고 스스로 와해될 겁니다. 골수분자는 회사에서 잘라내야죠.

감독관이 대놓고 사측에 유리한 조언을 건네고 있습니다. 잠시 후에는 경찰 정보관(정보과 형사)과 함께 노조를 와해시킬 방법에 관한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근로감독관 : 어차피 조직부장하고 총무부장은 파업 푸는데 동의 안 할 거예요. 갈 때까지 가보자는 마인드입니다. 설득할 수 있는 건 분회장이에요. 분회장이 나는 못하겠다, 하고 빠져나오면 노조에 동요가 일어날 거예요.

생탁 사장 : 감독관님 말씀대로 (노조) 빠져나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저희가 보장을 해드리죠.

경찰 정보관 : 아침에 분회장하고 30분쯤 얘기했는데 뭐 그런 시각은 같습니다.

(*좀 더 자세한 정황은 뉴스 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근로감독관의 ‘배신’입니다. 감독관이 사측과 밀담을 나눈 뒤, 실제 분회장 전모 씨가 “나는 못하겠다”며 노조를 탈퇴하고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고 사측에 우호적인 제2노조를 만들었죠. “빠져나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저희가 보장을 하겠다”는 사장의 말 또한 현실로 이뤄졌습니다. 먼저 파업을 풀고 복귀한 조합원들에게 회사 측이 휴일 보장이나 상여금 지급 등 ‘당근’을 제공한 것이지요. 결국 파업 중이던 조합원들 상당수가 새로 만들어진 제2노조로 옮겨 왔습니다.

▲ 생탁 노동자들의 부산시청 앞 고공농성장

▲ 생탁 노동자들의 부산시청 앞 고공농성장

제자리를 지킨 노조원들은 이제 갈 곳이 없습니다. 한 명은 스트레스성 심장사로 지난 6월 세상을 떠났고 남은 사람은 8명 뿐입니다. 생탁 노동자 송복남 씨는 결국 부산시청 앞 10여미터 높이의 광고탑 위에 올라갔습니다. 7월 24일로 고공농성 100일이 됩니다.

근로감독관 김모 씨는 이 사태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생탁에서의 발언이 문제가 돼서 징계를 받았던 김 감독관은 이제 부산고용노동청이 아닌 울산고용노동청에 있었습니다. 너무 멀리 계신 것 같아서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설명이 들어보고 싶어 먼 길 마다않고 찾아갔습니다.

▲ 근로감독관 김모 씨

▲ 근로감독관 김모 씨

김 감독관은 부담스러운 표정으로 저를 맞아주셨어요. 하지만 피하지 않고 당시에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들려주었습니다. 김 감독관은 여러 말을 했지만 핵심은 하나였죠. 사측의 마음을 얻고 속내를 떠보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겁니다.

기자님은 그걸 쉽게 이해 못 하는게 맞을 거예요. 현장에서 일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납득이 안 가는 건 맞죠. 하지만 우리들은 일을 하면 상대방 말에 일부 맞장구 치는 부분도 있어요. 그러다보면 상대방이 어느 정도 저한테 마음의 문을 열거든요.

고용노동부는 김 감독관의 해명이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했는지, 시간이 지나자 슬그머니 다시 징계를 철회했습니다. 결국 김 감독관은 명예를 회복했지만 생탁 노동자들은 거리에 나앉은채로 15개월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가 사측을 떠보기 위해 주고받은 말들은 현실로 이뤄졌고요. 그는 2009년 올해의 근로감독관으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공정한 남자’… 추OO 근로감독관

근로감독관 추모 씨는 김 감독관에 이어 작년 5월부터 생탁 파업 사태를 맡았습니다. 노동자들은 추 감독관이 시간을 끌면서, 제2노조가 만들어지고 교섭권을 빼앗아 갈 시간을 벌어줬다고 말합니다. 해명을 들어보기 위해 부산고용노동청으로 찾아갔습니다.

약속도 잡지 않고 불쑥 찾아갔지만 추 감독관은 한 시간 넘게 시간을 내서 성의껏 그간 생탁 문제를 처리해온 과정을 들려줬습니다. 추 감독관은 법이 허락하는 한계에서 최대한 성실하게 조사를 해왔다고 말합니다.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사장이 25명인데 하나하나 조사해보니 선대 아들이 이름만 올려둔 경우고 있고 나이든 사람들이 돈만 받아가는 경우도 있고… 경영에 책임 있는 사업주를 가리는 데만도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생탁을 만드는 부산합동양조 장림공장은 사장만 25명인 특이한 회사입니다. 이 중 상당수는 이름만 올려두고 돈만 받아가는 사장들인데요. 창업은 선대에서 함께 했지만 세대가 지나면서 소수가 경영을 책임지는 식으로 바뀐 것이죠. 어쨌든 추 감독관은 경영 책임이 있는 9명 사장들에 대한 소환 조사와 사업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거쳐 생탁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와 임금체불 4건에 대해 사법처리를 했습니다.

▲ 부산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 추모 씨

▲ 부산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 추모 씨

결국 이 문제가 어떻게 풀려야 하는지 묻자 추 감독관은 ‘양보’를 강조합니다.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야 타협이 가능하다는 말 그대로 ‘공정한’ 답안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5개월간 제2노조 설립과 교섭권 박탈 등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은 채로 밀려나기만 했던 노동자 측에게 어떤 양보를 더 바랄 수 있을까요.

추 감독관은 일단 복귀를 해서 현장에서 문제를 푸는 게 답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측이 징계나 정년 규정을 악용해 사실상의 해고를 하는 것이 가능한 상황에서 무조건 회사에 복귀하는 것이 노동자 측에게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어느 시점부턴가 이 ‘공정한 남자’와는 더 이상 말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공정성을 가장한 방치는 사실상 버틸 여력이 강한 쪽을 편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는 모르고 있을까요. 추 감독관도 고용노동부가 뽑은 2013년 올해의 근로감독관이었습니다.

소망교회 걱정에 잠 못드는… 이OO 근로감독관

자, 이제 장소를 서울로 옮겨볼까요? 이번에는 다른 노동 현장을 보겠습니다. 지난 이명박 정부때부터 ‘고소영(고대-소망교회-영남)’으로 묶여 유명해진 소망교회. 힘쎈 대형 교회에서 경비로 일하던 노동자들이 임금 체불 문제로 작년 12월, 처음으로 근로감독관을 찾아갔습니다. 그 중 한 명인 이상철(가명) 씨는 이 사건을 맡았던 근로감독관들에 대해 분통을 터뜨립니다.

처음 사건을 맡은 근로감독관 공모 씨는 임금체불 건에 대해 계속 시간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3월, 이제 만나볼 근로감독관 이모 씨에게 사건을 넘깁니다. 하지만 이 감독관도 마찬가지로 7월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결국 사건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규정상 25일 안에 처리하게 돼 있는 일반 민원 사건에 대해 무려 7개월이나 시간을 끈 겁니다. 이상철 씨는 검찰이 결론을 낼 때까지 또다시 긴 기다림의 시간을 견뎌야 합니다.

▲ 기자와 만난 전 소망교회 경비노동자 이상철 씨

▲ 기자와 만난 전 소망교회 경비노동자 이상철 씨

왜 이렇게 시간을 끌었을까. 서울 강남고용노동지청으로 감독관 이씨를 만나러 갔습니다. 먼저 전화를 드렸는데 별로 반기지 않는 것 같은 눈치였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으니 일단 찾아가 봤습니다. 긴 시간 기다려 만난 이 감독관. 하지만 만나자마자 문전박대입니다. 겨우 자리를 만들어 몇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기자 : 이 사건을 이렇게 오래 끌어온 이유가 뭔가요?

근로감독관 : 그건 뭐 조사과정에서 당사자들 주장이 첨예해서 그렇죠. 주장이 첨예하고 증거가 불충분하니 조사가 당연히 길어지죠.

기자 : 그렇다해도 기간이 너무 길었는데, 이게 확실하다고 확정짓지 못한 논점들이 있었나요?

근로 감독관 : 제가 검사하고 충분히 얘기했는데 지휘와 보고를 받다보니 저하고 좀 생각이 달랐어요. 그래서 그 부분에서 자기가 좀 생각을 해보겠다고…

하지만 계속 되묻자 결국 ‘소망교회’ 얘기가 나옵니다. 이상철 씨와 담당 노무사 모두 근로감독관이 소망교회 눈치를 보느라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이 감독관은 “소망교회라는 대외적인 이미지가 있는데… 법 위반은 했지만 우리가 살다보면 실수가 있을 수 있잖아요. 그게 고의적이 아니고 무지해서 생긴 걸 소망교회가 나쁘다고 언론에서 내면 안되잖아요. 그런 뜻이기 때문에 검사도 그걸 공소할 때 조심스러운 거예요.”라고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위법행위는 저질렀지만 소망교회의 대외적 이미지가 다치면 안된다는 데 공감한 검찰과 고용노동부의 끈끈한 공조일까요. 이 감독관은 중간에 대화를 끊고 자리를 피했습니다.

그만둬서 행복해요… 한용걸 前 근로감독관 (가명)

근로감독관들을 좀 더 이해해보고 싶었습니다. 일선 사업장을 관리 감독할 수 있는 합법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고 사법경찰관으로서 수사권도 가진 근로감독관. 잘만 하면 임금체불이나 최저임금 위반 같은 고질적인 문제들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감독관들이 게으른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만난 근로감독관들은 대체로 상당한 격무에 시달리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전직 근로감독관을 만나 허심탄회한 얘기를 들어보고자 했습니다. 수소문한 끝에 지금은 공인노무사로 일하는 전직 근로감독관과 대화를 나눠볼 수 있었습니다. 그는 업무량이 거의 “감당 불가능한 수준”이었다고 말합니다.

임금체불 신고업무가 항상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상태에서 또 감독 업무 차원에서 감독 계획들이 내려오거든요. 그런 거는 겨우겨우 시간을 쪼개서 나가요. 그러면은 제대로 된 감독도 안 이뤄져요. 임금체불 지도하는 것보다는 사업장 전체에 노동법이 제대로 관리되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한데, 어찌보면 주객이 전도돼 가지고…

그는 근로감독관으로 일할 때 야근은 기본이었고 주말에도 집안에 큰 일이 없으면 무조건 일을 하러 나가곤 했다고 말합니다. 잘 하면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근로감독관이지만, 그만 둔 지금이 더 낫다는 말도 덧붙였구요.

▲ 근로감독관 1인당 담당 사업체 수, 노동자 수 (2011)

▲ 근로감독관 1인당 담당 사업체 수, 노동자 수 (2011)

2011년에 고용노동부에서 조사한 자료를 보면, 근로감독관 한 명이 담당하는 사업체 수는 1,711개, 노동자 수는 15,272명에 이릅니다. 격무에 비해 처우는 열악하기 때문에 고용노동부 내에서도 피하는 자리여서 근로감독관 충원율은 정원의 84~87% 선에 불과합니다. (2014년 기준 정원 1,689명, 현원 1,485명, 충원율 87.9%)

하지만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앞서 생탁이나 소망교회 사건에서 본 것처럼 근로감독관들이 회사 측에 편향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단지 일이 많아서라는 이유로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어디서부터가 문제였을까요.

자부심 잃고 떠나다… 안영식 前 근로감독관 (가명)

이해의 실마리는 안영식 전 근로감독관을 만나서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안영식 씨는 근로감독관을 선발하는 과정과 일을 해나가는 과정에 노동인권을 고민하고 공부할 수 있는 지점이 없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노동법에 대한 기본 소양이 있어야 하는데 일반 행정법 시험치고 들어온 공무원들이 어쩌다가 배치가 되니까 노동 문제를 잘 몰라요. 자기가 알아서 공부를 해야 해요. 저는 인강 들으면서 다녔어요. 노동인권을 고민해본 적이 없는 공무원이 화내는 민원인들을 만나다보니까 반감이 생기죠. 가장 반노동적인 인사들일 걸요? 노동부 직원들이…

갈수록 사측에 기울어진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늘 바쁘니까 어쩌다가 정기감독 나가면 기껏해야 한 사업장 한 번 가는 거예요. 그럼 먼저 사측 사람들 안내 받고 얘기 듣고 오지 몇 번씩 찾아가서 노조 얘기 듣고 다른 얘기도 듣고 할 시간이 없죠. 그런 식으로 계속 하다보면 점점 사측 논리에 세뇌돼요. 그러다보면 근로자는 나쁜 놈이라고 머릿 속에 넣고 있는 사람도 많아요.

안영식 감독관은 원래 노동 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근로감독관이 되고 싶어서 자원해서 일을 시작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인터넷으로 노동법과 형사소송법을 공부하면서 근로감독관 일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처음 근로감독관이 됐을 때 자부심도 컸고, 일도 열심히 해서 인정도 받았지만 결국 한계를 느꼈습니다. 이제 그는 연구기관에서 비정규직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많이들 도망가요”… 정태화 근로감독관  (가명)

▲ 근로감독관의 위반건수 적발과 처벌 건수 (2014)

▲ 근로감독관의 위반건수 적발과 처벌 건수 (2014)

이번 근로감독관 보도를 준비하면서 근로감독관이 노동관련법을 위반한 사업장을 많이 적발해도 실제 처벌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고용노동부에 공식 인터뷰를 요청해 얘기를 들어보니, 적발된 후 사업주가 대부분 위반 사항을 시정했기 때문에 처벌 횟수가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멀리 지방에 내려가 만난 현직 근로감독관 정태화 씨의 설명은 달랐습니다. 처벌을 하려고 해도 준비할 것이 너무 많아 잘 안하게 된다는 겁니다.

변명인지 모르겠지만 일이 어려워지잖아요. 일은 많은데… 처벌을 하려고 하면 증거주의이고 자백이 필요한데 증거나 자백을 얻기가 쉽지 않아요. 사업주 반발도 심하고… 그렇게 할 능력이나 의향이 있는 감독관이 지금 몇 퍼센트나 될까요?

이는 앞서 만난 안영식 전 감독관의 말과도 일치합니다. 그는 5만원짜리 과태료 처벌 하나 하려고 해도 피의자 조서, 진술 조서, 송치서, 지청장 사인 등 필요한 서류와 절차가 많기 때문에 “송치 하나 줄이는 것이 해피한 일”이었다고 말합니다.

▲ 정태화 현직 근로감독관과 만남

▲ 정태화 현직 근로감독관과 만남

늦은 밤 술 한 잔을 나누며 들었던 정태화 감독관의 얘기는 근로감독관에 대한 많은 기대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격무와 상대적으로 낮은 보상은 엄연한 현실이었습니다. 여기에 노동 문제의 특수성을 고민할 기회가 없었던 일반 공무원들이 마지못해 배치 받아 오는 곳이 근로감독관이라는 상황도 문제였습니다. 노동인권을 지키는 첫 번째 파수꾼인 근로감독관이 되기에는 자격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일반행정직 들어와서 이런 업무를 하게 되리라고 상상도 못하고, 힘들다 보니까 다른 부처로 많이 도망갔어요. 도망 안 가거나 견뎌보자, 이런 사람들만 남았어요. 일을 위한 일을 한다는 인식인데… 기자님은 저희가 소명의식 가지고 근로자 권익 보호를 위해 일을 해야하지 않냐고 말하십니다만, 부끄럽게도 그런 소명의식 가지고 일을 하는 사람은 극히 소수일 겁니다.

( *뉴스 영상에서 근로감독관들의 좀 더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습니다. )

목, 2015/07/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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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경제지표들이 심상치 않다. 특히 제조업 관련 지표들이 한국 경제에 적색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 수십 년 간 수출을 이끌었고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며 경제성장을 주도해온 전자, 조선 등 제조업은 여전히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주요 산업이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 끝없이 쇠락하고 있다.

제조업 생산 2년 연속 감소

몇 가지 통계가 제조업의 위기를 드러낸다.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꾸준히 증가했던 광업 제조업 출하액은 최근 2년 연속 감소해 2014년 기준 1490조3910억 원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제조업종 중 자동차 산업의 출하액은 4.7% 증가했으나 전자(-4.6%), 철강(-4.1%), 화학(-2.2%) 등이 감소 추세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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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이익률 역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제조업 분야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010년 6.7%를 기록한 이후 2013년 소폭 반등한 뒤 꾸준히 하락해 작년 4.2%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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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실적도 신통치 않다. 올해 들어 매달 마이너스를 기록한 수출액(전년 동기 대비, 산업통상자원부 집계)은 지난 10월 -15.8%를 기록해, 낙폭만 따지면 최근 6년 사이 가장 큰 규모로 감소했다. 수출입이 실제 국민소득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실질무역손익을 보면 보다 확연하게 교역 조건의 악화를 확인할 수 있다. 실질무역손익은 최근 4년 연속 적자를 기록(기준년 2010년)하고 있다. 처음 통계를 작성한 1953년 이후 55년 간 흑자를 유지하다가 처음 적자로 돌아선 뒤 마이너스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무역을 통해 국부가 쌓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빠져나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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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나열한 각종 데이터들이 혹시 현장의 분위기와는 동떨어진 일시적인 통계 수치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취재진은 통계 속의 숫자가 현실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 파악해보기 위해 대표적인 수출 제조업 사업장들이 밀집해 있는 경기도 안산과 경상남도 거제 지역을 찾았다.

안산 : 반월공단의 손님 없는 ‘깡통매점’

안산 반월공단에는 특이한 모습의 매점이 있다. 철제 컨테이너 박스를 개조해 만든 ‘깡통매점’이다. 이 매점에서는 공단 노동자들이 간식이나 담배 등을 구입하고 간단한 식사까지 할 수 있다. 현재 반월공단에만 100여 개 이상이 영업 중인데, 지역 노동자들과 밀착해 있는 상점인 만큼 지역 경기에 가장 민감한 곳이기도 하다.

▲ 반월공단에서 ‘화랑매점’을 운영 중인 조원만 씨

▲ 반월공단에서 ‘화랑매점’을 운영 중인 조원만 씨

안산에 33년째 거주 중인 조원만 씨(55세)는 90년대 초반 반월공단에 컨테이너 매점을 열었다. 공단이 점차 규모를 갖춰가던 때였다. 조 씨는 도로에 오가는 화물차들만 봐도 최근의 지역 경기를 알 수 있다면서 기자를 직접 가게 앞 신호등이 보이는 곳으로 안내했다.

예전에는 거의 (차가) 밀려있었단 말이에요. 근데 요즘엔 잠시 밀렸다가 금방 풀리잖아요. 보다시피 저기 빨간 신호인데 차가 없잖아요 별로. 항상 차가 쭉 많아야 경기 자체가 살아나는 건데, 지금은 그 물류가 줄어든 게 눈에 보이는 거지.

반월공단에서 또 다른 컨테이너 매점을 운영하는 김숙자(가명) 씨도 “장사가 안 되니까 사람이 가장 많아야 하는 점심시간에 손님이 하나도 없다”면서, 올해 들어 경기가 가장 안 좋다고 말했다.

▲ 안산 반월공단

▲ 안산 반월공단

안산 반월공단에 입주한 업체 상당수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PCB(인쇄회로기판, 전자부품을 장착해 서로 연결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전자회로 기판)를 제조해 대기업에 납품하는 하청사들이다. 하지만 대기업의 스마트폰 실적이 악화되면서 고통이 고스란히 지역의 하청업체들에게 옮아오고 있다. 안산 반월공단에서 직원 40명 규모의 PCB 생산업체를 운영중인 하모 씨는 안산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다면서, 고용을 줄이고 남아 있는 직원들에게는 무급 휴가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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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하청업체의 일자리 감소는 지역의 노동자들에게 먹고 사는 일을 어렵게 만드는 현실의 문제다. PCB업체에서 파견직으로 일하는 이윤서(가명, 23) 씨는 “3개 조에 한 조마다 30명씩 있었는데, 지금은 한 조에 12명,13명 이렇게 줄었다”면서, 취재진을 만난 당일에도 같은 조였던 노동자 한 명이 해고됐다고 말했다.

전략시장에서 추락하는 삼성 스마트폰

안산 반월공단의 PCB 업체 상당수는 삼성전자의 하청사들이다. 올 3분기에만 810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고한 삼성전자는 여전히 세계 시장점유율 24.5%로(출처 : Canaccord Genuity), 애플(출고량 4800만대)을 큰 폭으로 따돌리고 있다. 출고량으로만 보면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의 압도적인 1위 사업자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따져보면 삼성의 사업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삼성 스마트폰 판매량 중 갤럭시S, 갤럭시 노트 등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31% 정도로 낮다. 나머지는 갤럭시A, 갤럭시J, 갤럭시Z 등 국내에서는 잘 팔리지 않는 중저가형 스마트폰들이다. 삼성은 세계시장에서 점점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해왔고, 이들 시장을 위해 수익성이 낮더라도 중저가 제품을 개발해 왔다.

▲ 삼성 스마트폰 기종별 판매비중

▲ 삼성 스마트폰 기종별 판매비중

그렇다면 신흥시장에서 삼성의 최근 실적은 어떨까. 중국과 인도를 놓고 보면, 불과 3년여 전까지 삼성은 이들 시장에서 스마트폰 판매량 기준으로 압도적인 1위 사업자였다. 하지만 한때 20%를 넘었던 중국시장 점유율은 최근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고, 인도시장에서도 지속적으로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어 1위 자리를 곧 내주게 될 전망이다. 삼성의 점유율은 대부분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업체들이 가져가고 있다.

▲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테크팀장은 “중국 시장에서 삼성의 추락 속도는 황당할 정도로 빠르다”고 말했다. 또한 “전세계 판매량의 30% 이상이 팔리는 중국 시장에서 중저가 제품이 자리를 못 잡고 있고, 인도 시장에서도 원래는 압도적이었지만 최근 급격하게 점유율이 빠지고 있다”면서 신흥시장에서 삼성 스마트폰의 전망은 밝지 않다고 밝혔다.

거제 : 죽어가는 지역경제, 사라지는 일자리

경상남도 거제시는 세계 3대 조선사 중 두 곳(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위치한 조선의 도시다. 조선소 노동자들이 유입되면서 인구가 늘고 경제규모가 커졌으며, 현재 거주하는 경제활동인구 대다수가 조선소나 관련 업체에 근무하고 있다. 그 덕에 평균연령도 36.1세(출처 : 2014년 주민등록 인구통계보 고서)로 전국 평균보다 3.7세가 낮다. 지역 상권도 대부분 조선소 노동자와 가족을 주 소비자로 해서 형성돼 있다.

그 중에서도 거제시 아주동은 대우조선해양 정문과 남문 인근에 최근 몇 년 사이 새롭게 형성된 상권이다. 2010년 이후 대규모 해양플랜트 수주가 늘어남에 따라 ‘물량팀’으로 불리는 임시 노동자들의 유입이 늘었고, 그들이 먹고 지낼 곳을 제공하기 위해 거주지와 상권이 확장된 결과다.

▲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앞 거리

▲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앞 거리

아주동 거리에는 신축 원룸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고 지금도 공사가 여러 곳에서 진행중이다. 하지만 비어있는 가게나 방들이 많이 눈에 띈다. 아주동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2년 전까지만 해도 집은 없는데 인원이 너무 많이 들어와 포화상태였다”면서, 당시에는 방(원룸)을 짓는 즉시 나가기 바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이 안 들어오다보니 비어있는 점포나 방들이 많다고 말했다.

▲ 거제시 아주동 상점가의 밤거리

▲ 거제시 아주동 상점가의 밤거리

아주동 밤거리에는 고깃집, 술집들의 불빛이 반짝였지만 인적은 드물었다. 이 일대에서 가장 먼저 고깃집을 열었다는 한 가게 사장은 처음 문 열었던 3년여 전에 비해 매출이 3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 국내 조선 3사 영업이익, 2015년 추정치

▲ 국내 조선 3사 영업이익, 2015년 추정치

본격적인 지역 경기의 침체는 조선사들이 크게 악화된 실적을 발표한 2014년부터 시작됐다. 매출액 기준 세계 1~3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모두 수조 원 대의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향후 전망도 어둡다. 2014년 이후 국제유가가 50% 이상 폭락하면서 우리 조선사들의 주 수익원으로 떠올랐던 해양 플랜트 수주량도 급감하고 있다.

해양 플랜트 구조물은 바다에 매장돼 있는 석유나 가스 등과 같은 해양자원을 발굴, 시추, 생산하는 장비와 설비를 뜻한다. 그런데 원유값이 폭락하면서 고가의 시설 비용이 드는 해양플랜트에서 생산되는 석유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게 되자 글로벌 석유 시추사들이 해양플랜트 사업을 접거나 줄이게 됐다. 이에 따라 우리 조선사들이 타격을 입게 된 것이다. 조현우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 정책기획실장은 “지금 저희 대우조선도 현재로서는 수주가 전무하다”면서 “2016년 상반기만 지나면 한두 개 프로젝트를 제외하고는 작업할 물량이 없다”고 말했다. 2015년 한국 조선업의 해양플랜트 신규 수주는 삼성중공업의 한 척(부유식 가스저장재기화 설비)이 유일하다.

유가 폭락과 경영진의 과욕… 조선업 위기로 이어져

▲ 거제시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 공장의 해양플랜트 설비

▲ 거제시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 공장의 해양플랜트 설비

조선업은 세계 경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경기가 좋아지면 물동량이 늘면서 해운업이 활성화 되고, 이에 해운업체들이 선박 건조 발주량을 늘리면 조선업체들의 실적도 좋아진다. 하지만 2008년 세계적인 경기 침체기에 해운업 업황이 대폭 악화되었고, 이에 따라 국내외 중소 조선소들은 큰 위기를 겪게 됐다. 이 때 중국은 산업 보조금 등 정책적 지원과 저렴한 인건비에 힘입어 가격경쟁력을 통해 위기를 돌파했고 오히려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한국 중소 조선업체들은 이 시기에 대부분 사업을 접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심해 석유시추시설(해양플랜트) 쪽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성공적으로 위기를 넘겼다. 2008년 7월 유가가 사상최고치(140.70달러, 두바이유 기준)를 기록한 뒤 2011년까지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는 고유가 행진에 힘입어 해양플랜트 사업은 활황을 구가했다. 대형 상선 한 척의 가격은 1억달러 정도에 불과하지만 해양플랜트는 시설 하나당 평균적으로 5~6억 달러에 이른다. 이에 힘입어 조선 3사는 유례 없는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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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유가 하락과 함께 찾아왔다. 조선업의 산업 구조를 연구해 온 박종식 박사(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전문연구원)는 “해양플랜트가 수지타산이 맞으려면 유가가 80달러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2014년 여름 이후 고유가가 끝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면서, “이 시기 이후 발주자들이 의뢰했던 플랜트를 안 가져가거나 인수 시기를 미루는 일들이 발생하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손해가 커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조선사들이 손 쓸 수 없는 외적 요인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세계 수위를 다투던 국내 조선 3사는 서로 실적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협상력을 잃어, 발주자인 세계 오일 메이저들과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설계와 관련해 계약서에 까다로운 조항이 삽입되거나, 지나친 저가 수주를 했던 것들이 업황이 안 좋아지면서 큰 손해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장범선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해양 프로젝트는 워낙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리스크 덩어리라고 볼 수 있는데, 경쟁하는 과정에서 (조선사들이) 자신들이 감당할 수 없는 물량을 받아놓고 경험 없는 조선 인력이나 신규 인력을 해양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식의 무리수를 두면서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경영진들은 수주 실적이 필요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저가로라도 수주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조선업 위기는 ‘하청, 해양플랜트 위주 성장의 위기'(뉴스타파)

정부는 여전히 ‘창조경제’ 동어반복

제조업 침체는 단순히 통계 수치 상의 마이너스를 의미하지 않는다. 제조업은 곧 일자리다. 취재진이 안산과 거제에서 목격한 것은 소득이 줄고 일자리가 사라져 당장 어려움을 겪게 된 사람들의 팍팍한 생활이었다. 그렇다면 정부는 제조업 침체와 장기적 저성장 국면이 교차하는 이 시기에 국민 경제를 위해 어떤 정책을 준비하고 있을까. 최근 정부가 내놓은 경제 정책들을 보면 창조경제 외에 다른 대안들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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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정부의 창조경제혁신센터와 문화창조융합센터에서 일어나고 있는 창업열기를 각 기업들의 특성에 맞게 새로운 신 산업으로 연결해 창조경제의 틀을 완성시켜 국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10월 27일 국회에서 있었던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창조경제를 통해 국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 공언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조업에서 시작된 실물경기 악화를 창조경제로 돌파할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취재진은 3명의 경제전문가들에게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현재의 경제 상황에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를 물었다.

▲ 왼쪽부터 이동걸 교수, 송원근 교수, 이병천 교수

▲ 왼쪽부터 이동걸 교수, 송원근 교수, 이병천 교수

성장동력을 새로 일으키키 위해서 새로운 기업들이 커나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 부분이 본질적으로 우리 경제를 운영해 나가는데 굉장히 중요한 문제거든요.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라는 미사여구를 가지고 재벌체제를 계속 유지하고 있어요. 그럼으로써 우리 기업들이 재벌은 재벌대로 성장동력을 잃고, 중소기업이나 신생기업은 새로 커나가지 못하는 그 후유증 생기는데, 꽤 오래 갈 거라고 봐요.
– 이동걸 전 한국금융연구원장, 동국대 초빙교수

창조경제, 말은 좋은데 발상의 전환이 없다는 거죠. 가장 핵심은 저는 지역이라고 봐요. 지역의 산업정책이라면 정부 지원의 효과들이 지역에 어떻게 하면 잘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느냐, 이런 게 중요한 과제입니다. 그런데 지역의 모든 경제 잉여들이 수도권으로 빨려들어가는, 마치 블랙홀 같은 구조를 가만히 놔두고서는 그게 될 리가 없잖아요.
– 송원근 경남과학기술대 산업경제학과 교수

내용적으로 보면 창조경제란 중요하긴 합니다. 왜냐하면 한국 경제의 기본적인 경쟁력의 질이라고 하는 것이 비용 경쟁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든요. 결국은 임금도 깎고 해고도 쉽게 하고, 이명박 정부 때 같으면 환율을 올린다든가 하는 식이죠. 하지만 그건 혁신의 경쟁력이 아닙니다. 그렇게 때문에 창조라는 말은 의미는 있는 말인데 내용이 없는 거죠.
– 이병천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

목, 2015/12/24-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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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지와 위생용품 등으로 유명한 모나리지와 쌍용C&B의 전 회장 김광호 씨가 대표적인 조세도피처인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전통 도자기 제조 업체인 광주요 그룹의 조태권 회장도 조세도피처인 바하마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광호 회장… 투자 전문가, 혹은 기업 사냥꾼?

김광호 회장은 기업 인수합병을 전문으로 하면서 거액의 차익을 챙겨온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02년 법정 관리 상태였던 모나리자의 지분 66%를 80억 원에 사들인 뒤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리고 지난 2013년, 이 지분을 대표적인 사모펀드인 모건 스탠리 프라이빗 에쿼티스에 6백억 원에 팔았다. 아내와 두 딸 등 일가가 모두 참여한 이 거래로 6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모나리자 뿐이 아니다. 김광호 회장은 지난 10여 년 동안 기업 인수와 매각을 열 번 넘게 거듭했다. 김 회장의 기업 거래는 다음과 같다.

▲ 김광호 회장의 기업 인수, 매각 시기

▲ 김광호 회장의 기업 인수, 매각 시기

끊임없이 기업을 사고 판 결과 김 회장은 수천억 대의 돈을 벌었다. 가장 최근인 2013년, 모나리자와 쌍용C&B, 대전모나리자 등을 매각하면서 벌어 들인 돈만 해도 2천억 원이 넘는다. 이로 인해 김 회장은 전문 경영보다는 잦은 인수 합병으로 매각 차익을 노리는 데 더 집중하는 인수 합병 전문가로 비판받기도 했다.

김 회장은 매각 과정에서 차익에 부과되는 세금을 덜 내는 기술도 절묘했다.

▲ 대주주가 주식을 매각할 때 양도소득세율

▲ 대주주가 주식을 매각할 때 양도소득세율

대주주가 주식을 팔면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세율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다른데, 대기업의 경우 30%, 중소기업은 10%다.

김 회장이 지분을 팔 때 모나리자와 쌍용씨앤비는 연매출이 천억 원을 넘어 이미 대기업으로 분류돼 있었다. 하지만 김 회장은 양도세율 10%를 적용받아 50억 원만 냈다. 어떻게 100억 원에 가까운 세금을 피한 것일까.

답은 ‘증소기업 유예기간’이라는 제도에 있다. 중소기업이 성장해 대기업이 된 경우 대기업 수준의 갑작스러운 제재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으므로 3년까지 중소기업으로 간주해주는 것이 중소기업 유예기간 제도다. 김 회장은 유예 기간 마지막 해에 지분을 매각해 150억 원이 될 뻔한 세금을 3분의 1로 줄였다.

M&A 전문가가 조세도피처에 간 이유는?

뉴스타파 취재진이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에서 유출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김광호 회장은 지난 2008년 5월 20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트랜스 인터컨티넨탈(Trans Intercontinental)’이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했다. 설립 서류엔 김 회장의 여권 사본과 서명 등 그가 이 페이퍼 컴퍼니의 실소유주임을 증명하는 다양한 자료가 들어있었다.

▲ 김광호 회장의 ‘트랜스 인터컨티넨탈(Trans Intercontinental)’ 설립 서류

▲ 김광호 회장의 ‘트랜스 인터컨티넨탈(Trans Intercontinental)’ 설립 서류

이 회사에는 김 회장이 유일한 이사와 주주로 등재돼 있다. 회사의 주소는 모색 폰세카 버진 아일랜드 지점이 있는 ‘아카라 빌딩(Akara Building)’이다. 이 곳은 수천 개의 페이퍼 컴퍼니가 주소를 두고 있는 곳으로, 이번 ‘파나마 페이퍼스(Panama Papers)’ 프로젝트에서 여러 차례 언급된 바 있다.

‘트랜스 인터컨티넨탈’은 2008년 5월 설립돼 2012년 11월 폐쇄된 것으로 나온다. 이 기간에도 김 회장은 기업 인수 합병을 통해 큰 돈을 벌었다.

▲ 2008년~2012년 사이 김 회장의 기업 거래 내역

▲ 2008년~2012년 사이 김 회장의 기업 거래 내역

김 회장은 1989년 직접 설립한 웨스텍코리아를 2010년 예림당에 팔아 250억 원을 받았고, 2011년에는 엘칸토를 이랜드에 팔아 200억 원을 받는 등 총 450여 억 원의 매각 대금을 벌어들였다.

김 회장은 현재 자신의 이름 앞 글자를 딴 ‘KH’ 인베스트먼트(KHI)라는 회사를 통해 여전히 기업 인수와 매각, 벤처 투자 등에 나서고 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김 회장에게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이유를 묻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회신을 주겠다고 했던 김 회장 회사 임원과 기타 관계자들은 취재진의 연락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광주요 그룹 조태권 회장, ‘유령회사 설립, 해외계좌 개설’

전통 도자기 제조 업체인 광주요 그룹의 조태권 회장도 모색 폰세카를 통해 조세도피처인 바하마에 1998년 8월 12일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1963년 설립된 광주요는 주력인 도자기 사업 외에도 프리미엄 소주 브랜드인 ‘화요’ 등으로 잘 알려져 있는 중견기업이다. ‘화요’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8년 부친으로부터 가업을 물려 받아 현재 광주요를 이끌고 있는 조태권 회장은 바하마에 설립된 ‘와 련 엔터프라이즈 리미티드(Wha Ryun Enterprise Limited)’라는 페이퍼 컴퍼니의 이사로 등재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 회사의 98년 9월 7일 자 회의록에는 조 회장뿐 아니라 성복화라는 사람을 함께 이사에 임명한다고 기록돼 있다. 성복화 씨는 조 회장의 부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페이퍼컴퍼니 설립 당시 일본의 주소를 거주지로 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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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련 엔터프라이즈’는 싱가포르에 있는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에 계좌를 개설했는데, 조 회장과 부인을 계좌의 서명권자로 임명해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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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페이퍼컴퍼니는 1달러 짜리 주식 1주씩을 무기명 주주 1과 2에게 발행했다. 주주의 정체는 익명으로 해 둔 것이다. 조 회장 부부가 이사로 등재돼 있고, 계좌 서명권자도 조 회장 부부로 해 놨는데 굳이 주주의 정체는 왜 무기명으로 숨겼는지 의문이다.

‘와 련 엔터프라이즈’는 설립 후 약 9년 뒤인 2007년 6월 폐쇄된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이 유령회사 이름으로 개설된 싱가포르 계좌가 어떻게 됐는지는 알 수 없다.

취재진은 조 회장에게 페이퍼컴퍼니와 계좌에 대해 물었지만, 그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페이퍼컴퍼니 관련 서류에는 조 회장과 부인 성 씨의 자필 서명이 있다. 조 회장에게 자료를 보여주고 좀 더 정확한 해명을 듣기 위해 광주요 서울 사무실을 방문해 면담을 요청했지만, 3주가 지난 현재까지 조 회장 측은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고 있다.


취재 : 이유정, 정재원
촬영 : 김남범
편집 : 정지성

목, 2016/04/2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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