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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 아빠연구원들의 이구동성 – “우리도 아빠는 처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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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 아빠연구원들의 이구동성 – “우리도 아빠는 처음이니까요”

익명 (미확인) | 월, 2015/10/26- 20:50

어느 날 함께 점심을 먹게 된 네 명의 희망제작소 연구원. 우연히 모인 기태님, 표샘, 송당수, 그리고 지헌. 네 남자 연구원의 화제는 스포츠도 IT도 아니었습니다.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을 둔 아빠들인 그들의 최고 화제는 바로 육아였습니다. 수다는 계속되었고, 때론 걱정으로 때론 집중토론으로 이어졌지요. 기회가 닿을 때마다 함께 육아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정보도 교환하자며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이렇게 하여 제안된 것이 바로 희망제작소 ‘아빠당.’ 대단한 모임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지만, 할 말들은 많은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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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당도 아니고, 남성당도 아닌, “아빠당”은 무엇일까요?

지헌 – 아빠당이라 이름 붙였지만, 아직은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아빠들이 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이야기 나누는 정도에요. 모임에 참여한 아빠들이 아이들을 양육하는 환경이나 선택도 각기 달라서 공통화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희망제작소에 남자연구원이 적고, 자녀 육아와 관련 있는 남자연구원들은 더 적다보니 함께 모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송당수 – 다들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육아에 대한 고민과 정보를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지요. 개인적으로는 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문제에서 연구주제를 뽑아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저출산이 사회문제라는데, 육아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무엇을 바꿀 것인가? 구체적인 우리의 경험에서 시작해 보자는 것이지요.

“저도 아빠는 처음이니까요” – 아빠역할 배우기

육아 관련 서적에서 아빠의 역할이 규칙을 정하고 익히게 하는 것이라고들 합니다. 아빠는 몸놀이를 많이 하게 되는데, 놀이를 하다보면 강약을 조절하고 규칙을 정해서 지켜야 하니깐요. 아빠연구원들이 피부로 느끼는 ‘아빠의 역할’은 사뭇 달랐습니다.

기태님 – 아빠의 역할? 육아의 절반이죠. 아이들이 엄마와 경험한 활동범위와 시각을 두 배로 만드는 것이겠고요.

송당수 – 개인적으로는 아내에게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육아 전담은 누구? 아빠~~ ’ 이렇게 세뇌를 당했는데, 막상 닥치고 보니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서 몸이 안 움직여요. 아이가 울면, 배가 고픈지, 기저귀를 갈아야하는지 처음엔 파악이 잘 안 됐어요. 기저귀 가는 법도 몰랐고요. 그렇다고 엄마가 육아를 전담해야 한다는 생각은 아니에요. 엄마, 아빠가 동일한 책임 하에 역할을 적절히 배분해야 한다고 봅니다. 아울러 사회 통념상 아이와 정서적 유대감이 높은 엄마가 육아를 담당해야하는 것처럼 생각하거나 그렇게 역할이 주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아빠도 육아를 전담하겠다 정도의 각오로 임해야 엄마가 느끼기에 평등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헌 – 육아에서 아빠와 엄마의 역할이 구분된다고 생각하지는 않고요. 물론 아주 영아일 경우에는 엄마의 손길이 더 필요하고, 두세 살 무렵까지 엄마를 더 찾는 부분도 있지만, 걷거나 이유식을 먹을 정도가 되면, 아빠와 엄마의 역할이 특별히 구분되는 것은 아니라고 봐요. 맞벌이를 하는 저희 가족은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시간이 부모가 아이를 돌보는 시간보다 많은데도, 퇴근해서 아이와 놀아주고 끼니를 챙기고 아플 때 돌봐주다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가요. 아이가 엄마와 놀고 싶으면 아빠가 집안일을 하고, 아이가 아빠와 놀고 싶어하면 엄마가 집안일을 합니다. 아직 아이가 어리기 때문인지, 특별히 엄마의 역할, 아빠의 역할이 있다고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평등하고 적극적인 아빠이고 싶은 연구원들의 고달픈 워킹대디 경험담

송당수 – 저녁에 밥먹이고 씻긴 후 재우다 보면, 설거지나 방청소를 밤늦게 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요. 매일 해야하는 아이 빨래는 아침에 부랴부랴 한다든지 정신없지요. 아이 낳고 엄마들이 건망증이 심하다 하는데, 육아를 하다보면 아빠도 제정신 가지고 하기 힘들어요. (웃음)

지헌 – 아이가 전염성 있는 질환을 앓을 때가 정말 난감해요. 한번은 수족구에 걸린 적이 있었는데, 전염성 때문에 어린이집에 보낼 수가 없더라고요. 2주 가까이 집에서 돌봐야 했는데, 아내와 제가 번갈아 휴가를 내는 난처한 상황이 생기고 말았죠.

송당수 – 맞벌이 부부에게 육아는 큰 고민거리예요. 보통 30대를 전후해 아이를 갖게 되는데, 사회에서는 초년생이거나 한창 일할 시기잖아요. 일도 많고 야근까지 종종 생기는데 육아까지 겹치니 그야말로 안팎으로 힘든 시기지요. 육아에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이와 유대감을 쌓고 씻기고 먹이고 재우는 것들이 모두 그렇죠.

기태님 – 제 아이들은 지금 초등학교 6학년과 2학년인데, 신경쓸 게 많아요. 숙제와 학업은 물론이고 녹색학부모회, 반청소, 일일자원봉사자, 학부모 모임 등 챙겨야 할 게 많아 가끔은 버거워요. 반모임은 저녁에 하는 모임이나 가끔 갈 수 있고요. 반청소는 참여하지 못해 늘 미안하죠.

송당수 – 요리를 좋아해서 육아 뿐 아니라 집안일을 평등하게 하려고 하는데, 쉽진 않아요. 맞벌이부부인지라, 상대적으로 근무환경이 좋은 쪽에서 육아를 더 분담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단축근무를 할 수 있는 제가 아침을 해서 먹이고, 어린이집에 맡기고, 찾고, 저녁해먹이고, 씻기고, 재우는 과정을 거의 전담하고 있어요. 일터에서 보기에는 늦게 출근하고 일찍 퇴근하는 듯하지만, 육아를 전담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노동강도는 더 세진 듯 합니다. 안해보면 몰라요.

기태님 –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게 되면 아빠의 역할은 더 커지게 됩니다. 아이의 학교 진학과 동시에 직장에 다녔던 엄마가 전업주부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초등학교 어린이가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를 주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시험도 너무 많습니다. 가족, 친인척과 놀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요. 시험점수가 엄마나 아빠의 관심 점수라는 인식도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엄마가 외국 출장을 자주 가거든요. 엄마가 아이를 챙길 땐 시험 점수가 대부분 100점이 나옵니다. 그런데 제가 돌보면 80점을 받아와요. 저는 아이들하고 노는 시간이 많아 그랬던 것 같아요. 아이 엄마가 출장에서 돌아오면 혼나곤 하죠. (웃음)

아빠육아, 아직은 낯설고 어색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일

기태님 – 아침에 공식적인 등교지도(녹색학부모회 교통봉사)를 할 때 남자 학부모는 저만 있었습니다. 제 아이들이 “아빠다!”하고 씩 웃으며 지나갑니다. 아이 친구들도 “00아빠가 오늘 녹색봉사 하네.”라며 신기해합니다. 반모임을 나가도 아빠는 저 혼자였던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엄마들 사이의 유일한 아빠. 그 낯섦과 어색함은 엄청납니다. 초・중학교는 공식 행사가 대부분 낮에 진행돼요. 직장맘이나 직장에 다니는 아빠는 참여할 엄두를 못 내죠. 연차도 한 두 번이죠. 제도적으로, 공식 강좌나 설명회 등이 몇 차례라도 저녁에 진행될 수 있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또한 학교의 운영위원회, 급식소위원회 등 많은 공식기구가 대부분 엄마위주로만 구성되거든요. 대부분 중복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 독점화도 걱정이에요. 따라서 각종 기구 구성에 아빠 쿼터제를 두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송당수 – 얼마 전부터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아빠도 1년 간은 근로시간을 단축해 근무할 수 있고, 고용보험에서 급여도 일정부분 보전해 주고 있는데요. 제 생각엔,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시간을 조절하고 활동할 수 있는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지속적으로 보살펴줘야 한다고 봅니다. 북유럽 복지국가 스웨덴은 육아 휴직을 420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하지요. 사회의 지속가능 측면에서도 사회적 보육 시스템은 적극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노동시장 개혁방안으로 임금피크제를 이야기하는데, 야근 없애고 탄력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노동시간을 효율화 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게 해야죠.

송당수 – 희망제작소는 그나마 눈치를 덜 보며 육아 단축근무를 이용할 수 있지만, 사실 업무를 하다보면 야근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겨 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육아는 엄마와 아빠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책임져야 하는 것이고, 때문에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식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기태님 – 희망제작소는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연차를 쓰거나 조정하여 육아를 할 수 있는 재량이 크죠. 일반기업이나 조직은 그것조차도 엄두를 못내는 경우가 많거든요. 일과 육아의 병행이 가능한 측면은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러한 재량이 자칫 근무분위기를 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고, 실제로 업무에 지장을 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만, 결국 연구원들의 책임감과 조직의 배려가 이를 극복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육아를 해야 하는 엄마, 아빠 연구원들과 그렇지 않은 연구원들이 상호 소통하면서 조화롭고 합리적으로 업무를 분장하는 것이 여전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지헌 – 아내가 1년 육아휴직을 한 후 제가 육아 단축근무를 1년 정도 사용했는데요. 신청할 당시에는, 희망제작소에서 아빠가 단축근무를 신청한 사례가 처음이라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었어요. 하지만 동료들의 배려와 격려 덕분에 잘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항상 감사하고 있죠.

대안을 찾고 참여하다 보면 희망이 보이겠죠?

아빠육아휴직, 육아기 단축근무 같은 제도의 이용이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공무원이나 대기업 같은 대규모 사업장에서나 가능한 현실입니다. 아빠당 연구원들은 육아기 엄마, 아빠의 역할과 사회적 책임, 제도적 개선에 대해 함께 고민해볼 것을 제안했습니다.

지헌 – 단축근무를 통해 아이와 시간을 보내며 동네 여러곳을 돌아다녔는데요. 손자를 돌보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많더라고요. 아이를 키우려면 누군가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빠든, 엄마든, 할머니든, 할아버지든 누군가 아이를 돌봐야 하니까요. 하지만 정책이나 제도를 보면 이런 고민이 반영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희집처럼 육아를 위한 조력자가 가까이에 없는 맞벌이부부들도 많이 있어요. 때문에 아이가 초등학교에 진학하면 엄마들이 직장을 그만두게 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됩니다. 시간제보육제도 등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엄마와 아빠에게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해줘야 한다고 봐요. 노동시간 단축이나 유연근무제 등과 같은 대안적 제도를 확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송당수 – 공동육아는 법적으로 부모협동어린이집이라 불립니다. 어린이집이 공적 영역이긴 하지만 사립어린이집도 많잖아요. 부모들이 좋은 보육을 위해 자비 들여 어린이집을 만든 것이지요. 어떻게 보면 부모들이 자신들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한 것이라 볼 수 있는데요. 청소, 공동체 행사, 소모임 활동 등 한 달에 적어도 2~3번은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시간을 내야 해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도 함께 아이를 키운다는 목표가 있어 기꺼이 참여하고 있어요.

기태님 – 공동육아가 참 부러웠습니다. 초기비용이 많이 들지만 올바른 관점의 육아도 가능하고 그들만의 공동체가 만들어지거든요. 하지만 경제적으로 신분적으로 안정적인 사람들이나 가능하더군요.

지헌 – 한국 현실에서 당장은 어려울 수 있지만, 각 가정에서 아이의 성향과 필요, 부모의 선택에 맞게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예컨대, 가정 내에서 아이를 키우겠다고 결심했다면, 이들이 별도의 수입이 없어도 양육이 가능하도록 충분한 양육수당을 지급하는 거죠. 부모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공간을 지원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겁니다. 공동육아나 어린이집을 활용한 육아를 하고 싶다면, 전문보육교사 지원이나 보육비 지원과 같은 적합한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게 필요하죠. 지금처럼 정부의 여건과 입장에 따라 어린이집에 보내랬다가 갑자기 집에서 키우라는 식으로 입장을 선회하는 것이 아니라, 육아에 대한 다양한 수요를 반영하여 몇 가지 육아의 선택지를 마련하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안정적으로 육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헌 – 단축근무를 1년 정도 하면서 아이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어요.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내가 경제적인 손실을 보완해 줄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지만, 육아기 단축근무를 통해 일과 가정 사이에서 균형을 가지면서 육아도 할 수 있었다고 봐요. 아이의 하원시간에 맞춰 어린이집에 가면 옹기종기 문앞에 모여 각자의 엄마, 아빠를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데요. 가끔씩 아이들이 저를 보며 자신의 부모님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갑자기 울음을 터트리곤 합니다. 그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안쓰러웠습니다. 양육에서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습니다.

육아의 문제를 부모와 아이와의 관계로만 한정하면 선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아빠 엄마가 일하는 일자리의 환경과 조건, 주변의 보육여건, 나아가서는 부모와 아이, 삶의 전반과 연관되는 부분이기에, 일하는 환경과 조건에 대한 고민도 함께 이루어져야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무엇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아빠당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진솔하고 건강한 육아 이야기를 공유해주신 연구원들께 감사드립니다.

정리_이은경(연구조정실 연구위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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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허핑턴포스트코리아 공동기획
시대정신을 묻는다④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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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파행의 궁극적 목적은 무상급식 정당성 훼손이다.”

복지정책 전문가인 오건호(52)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과의 인터뷰 중 이 말이 귀를 확 잡아끌었다.

누리과정 파행 사태는 볼수록 이해하기 어렵다. 정부는 누리과정 예산을 못 주겠다고 하고, 교육청은 어서 내놓으라고 하는 사이에 어린이집은 교사 월급을 못 준다 하고, 학부모들은 가계 부담이 늘게 됐다고 아우성친다. 국가 예산이라는 게 실시간으로 증감하는 것도 아닐진대, 왜 이런 파행이 벌어지고 장기간 공방만 오가는지 시민들로서는 알 수가 없다.

오 위원장은 “무상급식의 정당성, 즉 보편복지의 방향을 훼손해서 기존의 선택적 복지로 돌아가고자 하는 의도가 정부에 있다”고 분석했다.

“공방을 계속하다가 불가피하게 서로 타협한다고 가정해보죠, 정부가 누리과정 어린이집 몫 필요 예산의 절반, 약 1조원만 교육청에 떠넘겨도 자체 수입이 거의 없는 교육청은 아주 힘듭니다. 다른 사업을 먼저 줄이더라도 결국은 무상급식을 선별지원 방식으로 바꾸라는 압력을 받게 될 겁니다.”

학부모들도 “정부가 돈이 없다는데 어쩌겠나, 여유 있는 집에서 급식비 조금씩 내는 게 학교 시설 못 고치고 기본 교육 사업들이 파행되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하고 현실적 판단을 하게 된다. 실제로 지난해 경상남도 무상급식 중단 국면의 여론조사에서 학부모들이 그런 반응을 보였다.

또한 오 위원장은 “이렇게 무상급식 정당성을 훼손하면 진보 교육감들이 가져간 교육 현장의 행정 권력을 되찾아 올 수 있다는 보수 진영의 노림수도 엿보인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복지 없는 증세’는 사실과 다르다

애초에 이날 인터뷰의 초점이 여기 있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이 분석은 핵심적인 문제의식과 이어진다. “진보 세력은 뭘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2010년 무상급식 논쟁으로 보편복지 의제가 다소 갑작스럽게 대두된 이래, 이 의제를 내실화하는 데 무슨 노력을 했는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오 위원장은 “이제부터라도 아래로부터 벽돌 쌓듯 복지 의제를 만들고, 복지 세력을 형성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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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허핑턴포스트코리아와 공동 기획한 ‘시대정신을 묻는다’ 인터뷰를 위해 오건호 위원장이 희망제작소를 방문한 것은 지난 2월 3일이었다. 인터뷰는 이원재 희망제작소 소장이 진행했다.

사회학 박사인 오 위원장은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 ‘모든 병원비를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을 지냈고 2012년부터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인터뷰 바로 전날(2월 2일) 출범한 ‘어린이병원비국가보장추진연대'(이하 어린이병원비연대)의 공동대표직도 맡고 있다.

이렇게 직함만 보고 무슨 일을 해왔는지 분명히 알 수 있는 사람도 드물다. 오 위원장의 모든 활동의 지향점은 ‘복지국가'(welfare state)에 있다. 복지국가는 복지 수준이 높은 국가 정도로 이해해도 틀리지는 않지만 사회보장제도와 최저임금, 고용 제도 등이 잘 갖춰진 서구권, 특히 북유럽과 같은 국가를 일컫는 용어이기도 하다. 오 위원장은 이 복지국가의 관점에서 정부의 정책, 선거 공약 등을 조목조목 분석하고 비판하는 역할을 자임해 왔다.

그런 오 위원장이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에 대해 ‘증세 없는 복지가 아니라 복지 없는 증세’라는 야권의 비판은 동의할 줄 알았다. 반대로 그는 “책임 있는 위치라면 그런 부정확한 표현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요 몇 년 사이 대한민국 복지 시스템은 상당히 나아졌고 수혜자도 꽤 늘었다고 했다.

중간계층 불안 원인은 ‘사회안전망 부재’

그 자세한 설명을 듣기 전에, 그럼 우리가 왜 복지가 늘어났다고 느끼지 못 하는지를 들어보자. 이 답은 ‘시대정신을 묻는다’ 인터뷰의 첫 질문인 “대한민국 현실에 진단을 내려 본다면,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의 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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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 사회를 사로잡고 있는 건 불안입니다. 어느 계층에나 불안은 늘 있지만 시대적 징후로써 강하게 느껴지는 건 중간계층의 불안입니다. 특히 현재에 대한 불안보다는 미래 불안이 큽니다. 앞으로 자신이 하향 이동하리라는 불안, 노후가 위태롭고 자식세대의 앞날도 깜깜하다는 불안입니다.”

중간계층이 불안을 느끼는 건 시스템이 희망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1980~1990년대 초반만 해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게 봤으니 계층 상향의 꿈이 있었고, 기업이 성장하는 만큼 자기 삶도 나아지리라 여겼는데, “기업이 언제든지 나를 버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그 믿음이 깨졌다는 것이다.

‘중간계층의 위기’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이중화‧극화가 심해지면서 서유럽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도 공통으로 겪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의 불안이 더 큰 이유가 바로 ‘복지’에 있다.

오 위원장은 “40~50대가 힘든 이유가 우리 사회에서는 한 번 삐끗하면 미끄럼틀을 탄 듯이 내려가고, 다시 오를 계단은 없기 때문”이라면서 “거기다 사회에는 받아줄 최소한의 안전판이 없다보니 계층 변화를 극도로 두려워하게 된다”고 했다.

사람들이 사회의 안전판, 즉 복지 시스템 강화를 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오 위원장은 “실제로 2010~2014년 우리나라의 복지 확대 과정은 서구 복지국가 형성과정과 비교해도 굉장히 빨랐다”고 했다.

무상급식이 시작된 지 3~4년 만에 전국으로 확대됐고, 무상보육도 논의가 시작된 지 2~3년 만에 전면화됐다. 기초노령연금이 2008년 도입된 뒤 7년 만에 두 배인 20만원으로 올랐다. 국민연금과 연계되는 방향으로 차등은 생겼지만 말이다. 대학 등록금도 애초에 과도하게 높은 것이 문제였고, 계층별 차등 지원 방식이지만 총액으로 보면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오 위원장은 이런 내용을 하나하나 짚으면서 “지난 4~5년 간 복지의 양적 확대는 대단했다는 점을 꼭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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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일자리를 잃더라도, 잠시 사정이 나빠져도 복지가 있으니까 괜찮겠구나” 하는 안정감은 생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위원장은 그 이유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사회보험 복지의 취약입니다. 최근 보육과 기초연금 영역에서 복지가 확대됐지만 우리나라 복지체계의 근간은 질병‧노후‧실업 등에 대비하는 사회보험입니다. 아직 이 영역에선 복지가 제자리걸음이고 사각지대도 심각합니다. 그래서 다른 복지가 빠르게 늘어도 생활에 안정감을 줄 정도에는 이르지 못 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복지 확대과정에서 형성돼야 할 사회적 연대와 협동이 빈약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오 위원장은 “복지는 단순히 경제적 지원이 아니라 종합적 안전망”이라며 “사회적 문화적 정신적 안전망까지 돼 줘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복지가 안전망이 되지 못 하는 것은, 지극히 물량주의적으로 정치권에 의해 위에서부터 선사되는 방식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하면 2010~2014년 복지 확대는 정치권에 의해 ‘포퓰리즘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복지 확대를 요구해 온 쪽에서 가장 불편해 할 말이 ‘포퓰리즘’일 것 같은데, 오 위원장은 거리낌이 없었다. “복지는 선물처럼 받는 것, 주면 좋고 안 주면 아쉬운 것이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복지는 선물이 아니라 연대해서 만드는 것”

복지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일까? 복지와 연대‧협동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다는 것인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오 위원장은 어린이병원비연대의 예를 들어 설명했다.

어린이병원비연대는 “어린이 병원비를 국가가 전액 보장하라”는 운동을 펼치기 위한 단체다. 오 위원장은 “지난해 국민건강보험 누적흑자가 17조원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어린이 병원비 전액 보장에 필요한 연간 5,000억 원은 큰 부담이 아니다”라면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는 공감대만 이뤄지면 당장이라도 ‘어린이 무상의료’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역시 ‘위’에서 결정해서 도입하는 방식이라면 그 다음으로 연결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오위원장은 어린이병원비연대 운동에 기대가 컸다. 이 조직은 기존의 사회운동단체보다는 복지시설‧사회복지사‧어린이지원기관 등 일반 시민조직을 주축으로 한다. 이후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지역조직 등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아래로부터 함께 실천하는 경험을 통해 어린이 병원비 해결을 넘어서 공공의료를 향한 시민주체도 형성하겠다는 포부다.

물론 공공의료, 무상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원이 필요하다. 오 위원장은 “우리부터 건강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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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의료가 하늘에서 떨어질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특히 직장 건강보험은 노사가 5대 5로 내는데, 사측은 보험 수혜자가 아니다보니 이 비용이 커지는 데 강력히 저항합니다. 그럴 때 노동자부터 ‘우리도 더 낼 테니 기업도 더 내자’고 할 수 있어야 건강 보험 보장성을 올리는 데 대한 합의가 가능해집니다.”

그러지 않고 건강보험료 인상을 다 같이 반대만 한 결과가 사보험 시장 성장이다. 어린이 대상 사보험만 해도 4조원 규모다. 오 위원장은 “무상의료는 좋을 것 같긴 하지만 경로가 보이지 않으니까 사람들이 사보험을 선택하게 된다”면서 “공적 건강보험으로도 무상의료가 가능한 경로를 아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그 힘을 키우자고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말정산으로 자녀공제 축소? 한 번 더 하자!”

‘건강보험료를 더 내자’는 것은 ‘세금을 더 내자’는 주장과 같은 방향이다. 오 위원장은 증세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무상의료‧무상보육과 같은 보편복지를 위해서는 증세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선별복지는 재정을 따지지 않아요. 정해진 재정을 놓고서 선별된 대상에게 복지 혜택을 주는 겁니다. 보편복지는 모두에게 가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재원이 늘어야 합니다. 세입과 세출의 두 바퀴가 같이 가야 하는 것이죠. 무상급식 국면에서 서구에서 보편복지 담론을 급히 들여오긴 했지만 증세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다 보니 세출 바퀴만 돌고 세입 바퀴는 제자리인, 제자리에서 맴돌면서 땅을 파고 들어가는 수레가 된 겁니다. 이대로는 복지가 더 확대되지 못하고 피로감을 주는 논란만 되풀이될 우려가 큽니다.”

보편복지가 북유럽 등에서 성공한 것은, 중상위 계층 이상에게까지 복지를 제공하고, 그 이점을 체험한 사람들이 증세에 합의하고, 이를 통해 재정이 확대되니 전체 복지 수준을 다시 올릴 수 있는 선순환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오 위원장은 이를 “코르피라는 학자가 말한 ‘재분배의 역설’, 즉 부자에게 복지를 주는 것이 재분배의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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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증세를 거부하는 데는 보수‧진보가 따로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연말정산에서 일부 계층에서 세금이 늘어난 사태를 ‘세금폭탄’이라고 공격한 야당과 진보 언론들에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말정산 사태에서 논란이 된 건 자녀 관련 공제였어요. 출산을 했거나 6세 이하 자녀가 2명 이상 있을 때 세금이 늘어난 것으로 나왔지요. 제가 마침 여기에 해당되는데 두 아이가 6세 이하여서 12만원이 늘었습니다. 물론 ‘안 그래도 양육비 많이 드는데 이게 웬 세금폭탄이냐’하고 화 낼 수 있지요. 하지만 ‘이거 멋지다! 한 번 더 하자’라고 할 수도 있는 겁니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일까? 오 위원장은 “자녀 관련 세금 혜택을 왜 주겠느냐?”고 반문했다. 양육비가 많이 드는데 그에 대한 사회보장이 빈약하니까 세금으로나마 혜택을 주는 것이다. 그런데 2013년부터 전 계층에 무상보육이 시행됐으니 이를 감안해서 세금혜택을 줄인 것이다. 오 위원장은 “저로서는 두 아이로 인해 연간 500만~600만 원의 무상보육 혜택을 받고 세금은 12만원 늘었으므로 반가운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이거 멋지네!’ 한다면 다른 것도 시도해 보자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번에 세액공제로 전환된 의료비‧교육비 지출 항목들을 무상의료‧무상교육을 조건으로 아예 없앨 수도 있다. 더 나아가 현재 상당 규모로 존재하는 근로소득공제‧인적공제 항목 등으로 이야기를 발전시킬 수 있다. 아동수당 도입‧기초연금 인상‧주거복지 등 다수 서민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복지와 연동해 이러한 공제까지 단계적으로 손보자고 말이다.

오 위원장은 “세금을 더 낸 대신 복지로 돌려받는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확실하게 보여줄 수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여기에는 한 가지 조건이 더 있다. 그 혜택을 각자의 이득으로만 해석해서는 한계가 있다. 무상급식이 처음 화두가 되었을 때 “가난한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게 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듯이 ‘함께 잘 살자’는 생각, 공동체 중심의 관점에서 복지 확대와 증세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보편복지 성과가 ‘한여름 밤 꿈’ 안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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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증세에 저항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들이 있다. ‘직장인만 유리지갑’이라는 논리가 대표적이다. 고소득 자영업자들은 탈세를 일삼는데 직장인들만 꼼짝없이 세금을 다 낸다는 것이다. 오 위원장은 이에 대해 “이제 어느 사업장이나 신용카드 사용 비율이 무척 높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 정도까지 불합리하지는 않다”고 했다.

불요불급한 정부 지출을 줄이면 되지 왜 국민에게 세금을 더 걷느냐는 논리도 있다. 여기에 대해서도 오 위원장은 “제일 답답한 게 증세 얘기만 하면 ‘4대강 사업 안 하면 되지’라는 반응”이라면서 “4대강 사업은 이미 끝났는데 지금 그 얘기만 해서 어떻게 진지한 논의를 할 수 있느냐”고 했다. 어차피 우리나라에서 지출 구조조정으로 조성할 수 있는 재원은 한정적이라는 게 오위원장의 판단이다. 이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덜 알려진 정보가 세금에 대한 것”이라면서 “강의 등으로 정확한 정보를 접하고 나면 증세 동의로 생각을 바꾸는 시민들이 많다”고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정리하면, 오 위원장은 우리 사회의 불안, 특히 중간계층이 무너진다는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복지를 통한 사회안전망을 만들어야 하며, 이는 정치권에 요구해서 선물 받듯이 받을 것이 아니라 어떤 복지를 원하는지 뜻을 모아서 요구하고, 그에 필요한 증세에도 합의하는 과정을 거쳐서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지 못 하면 앞으로 한국 사회는 어떻게 될까? “2010~2014년 사이 잠깐 경험한 복지국가의 비전은 한여름 밤의 꿈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부터 당장 해 나가야 하 것은 ‘복지국가’를 위해 진지하게 의제를 기획하고 전략을 짜고 확산시킬 ‘복지세력’을 구축하는 것이다.

오 위원장은 “안타깝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는 복지세력이라고 부를 만한 주체는 미약하다”고 했다. 야권 정치인들이 2010~2012년 정치적 국면에서 무상급식 정당성을 주장하고 지켜 오기는 했지만 위에서 말한 연대와 협동, 함께 만드는 복지에 대한 이해는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박근혜 정부가 막 던져 놓은 복지 정책에 대해서 비판하고, 축소 방침을 막는 데만 급급했다는 것이다.

“시민의 힘 믿고 복지의제 과감하게 기획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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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부정적이지는 않다. 오 위원장은 “우리에게는 복지국가 세력의 씨앗이 충분히 존재한다”고 했다. 2008년 촛불 시위 때 조직되지 않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광장에 나왔던 것을 상기시키면서 “이때 외쳤던 ‘함께 살자 대한민국’의 구호에서부터 경쟁보다 협동‧연대를 지향하는 시민성이 새롭게 발견됐다”는 것이다. 2008년 이후 지금까지 협동조합‧사회적기업‧마을기업 등이 확산돼 온 것도 새롭게 발견된 시민성이 바탕이 된 것으로 오 위원장은 해석했다. 물론 2010년 이후 확대된 복지에 대한 직접적인 체험도 소중한 밑거름이다.

또 다른 근거도 있다. 지난해 연말정산 이전까지 여러 여론조사나 학계 조사 결과를 보면 “복지가 늘어난다면 세금을 덜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찬반 응답이 절반씩 나왔다는 것이다. 오 위원장은 “단순히 세금 내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에 저 조사에서 ‘있다’고 답한 50%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했다.

원하는 복지 수준이 가능하려면 세금을 더 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한 사람들이 ‘우리 자식 세대가 살아가는 사회가 지금보다 더 나아지기를, 승자독식보다는 실패하더라도 비참한 나락에 빠지지 않는 대한민국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응답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바로 ‘복지국가 세력’의 씨앗이라는 설명이다.

때문에 정치권도 보다 과감하게 복지 의제를 기획하고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오 위원장은 강조했다.
“이전까지 복지 정책에서 관전자‧수혜자였던 사람들이 이제 직접 토론하고 참여하며 의제를 쌓아 간다면 더 이상 정부도 정치권도 정책이나 공약을 막 던지고 ‘안 되면 말지’식으로는 하지 못 합니다. 더 이상 시민들이 그냥 보아 넘기지 않을 것이니까요. 그렇게 하나 둘 쌓아 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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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는 두 시간 남짓으로 그리 길지 않았지만 분량은 상당했다. 말투가 온화해서 잘 느껴지지 않을 뿐 말이 상당히 빠른 편이었다. 최대한 쉽게 말하려 했고 사안마다 배경을 일일이 설명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야만 상대의 공감을 구할 수 있는 분야에서 오래 일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오 위원장은 다음 회의 일정을 위해 바삐 희망제작소를 떠났다. 듣는 내내 생소하기도 하고 새롭기도 했었지만 지나고 돌아보니 아주 보편적인 이야기였다. 세금을 내는 사람과 세금의 혜택을 받는 사람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 결국 우리 모두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정리 : 황세원 |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권하형 | 사진작가
영상 : 이윤섭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비디오에디터

수, 2016/03/0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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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탁 손해배상 소송 철회를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생탁노동자 두 번 죽이는 손해배상소송 즉각 철회하라

 

◎ 수 신 : 각 언론사 사회부 및 노동, NGO 담당 기자

◎ 발 신 : 천연옥 부산지역일반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010-5570-7430

                  남영란 생탁택시고공농성부산시민대책위 010-6333-4395

                  윤지선 손잡고 활동가 010-7244-5116

◎ 제 목 : 생탁 손해배상소송 선고에 대한 기자회견

 

1. 민주주의와 노동자 권익보호를 위한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2. 11월 19일(목) 오전10시, 생탁(부산합동양조)사장 25명이 생탁노동자 10명에 대해 청구한 1억2천5백만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 선고가 있습니다. 2014년 4월 29일에 시작된 파업이 1년하고도 7개월이 지나고 있으나, 생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지난 4월 16일에 부산시청 광고탑위에 생탁 노동자 1명과 택시노동자 1명이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7개월이 넘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생탁의 문제는 해결의 기미가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3. 이에 생탁 손해배상소송 철회를 바라는 시민사회단체들이 선고를 하는 11월 19일 목요일 오전 11시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생탁 손해배상소송 철회를 촉구하고, 7개월째 광고탑에서 살고 있는 노동자들이 빨리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도록 이 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응원하고자 합니다.

4. 귀 언론사의 많은 관심과 취재 바랍니다. 끝.

 

- 아 래 -

○ 일시 : 2015년 11월 19일 목요일 오전 11시

○ 장소 : 부산지방법원 앞

○ 주최 : 민주노총 부산지역일반노동조합, 생탁․택시 고공농성 부산시민대책위, 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에손을잡고<손잡고> 

 

○ 기자회견 진행안

- 사회 : 남영란 노동자계급정당 부산추진위 집행위원장

– 발언 : 정의당 부산시당, 손잡고, 생탁현장위원회

– 기자회견문 낭독 (최고운 부산반빈곤센터 사무국장)

– 질의응답

 

별첨 : 생탁노동자들에 대한 손해배상소송 철회를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문

 

 생탁 사장들은 노동자 두 번 죽이는 손해배상소송 즉각 철회하라

 

근로기준법마저 지키지 않고 노예노동을 강요하던 부산의 대표막걸리 생탁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고 2014년 4월 29일 파업에 들어갔다. 5개월이 넘는 동안, 생탁 사장들은 이리저리 교섭을 해태하더니 2014년 9월부터는 교섭대표사장을 변경하였다. 변경된 대표사장은 파업에 들어가기 전에 합의된 사항들도 원점으로 돌리면서 다시 논의하자고 했다. 노동부에서 교섭하라고 하니까 일주일에 한 번 만나서 5분 많으면 10분 앉아 있다가 일어섰다. 그러던 중 9월 29일 조합원 10 명에 대하여 사장 25명에게 명예훼손 각 100만원, 매출감소 각 400만원을 손해배상할 것을 청구하는 소장을 보내왔다. 조합원 10명이 사장 25명에게 총 1억2천5백만원을 지급하라는 것이다.

소장의 청구원인에서 손해배상책임의 발생이란 내용을 보면 “피고인들은 노동쟁의행위를 함에 있어 법이 허용하는 쟁의행위를 하여야 하나, 위 부산합동양조 일부 시설에 불법적으로 침입을 하거나, 민주노총 부산지역 일반노동조합의 관계자들과 공동으로 과장된 사실로 기자회견을 하여 위 생탁의 이미지를 실추시켜 판매량과 생산량을 감소시켜 원고와 선정자들에게 손해를 입게 하였습니다. 또한 일반인들이 잘 볼 수 있는 위 부산합동양조장림제조장 건물 외벽에 ‘근로자의 피를 빨아먹는 25명의 사장들은 각성하라’는 내용의 현수막 걸고, 피고들을 근로자로 사용하고도 정당한 대우를 해주지 않고 원고와 선정자들의 이익만 챙기는 악덕한 사업주라는 내용을 확성기가 설치된 차량을 이용하여 일반인을 상대로 방송을 하는 등 원고 및 선정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하였으며 이로 인해 원고 및 선정자들은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습니다” 라고 주장하였다.

생탁노동자들은 1년 7개월이 넘는 동안 거리에서 투쟁하면서 1명의 노동자를 떠나보내야 했다. 고 진덕진 조합원은 이렇게 장기화된 파업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허망하게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 좁은 공간에서 7개월 동안 밑에서 줄을 달아 올려주는 물과 밥을 일일이 경찰에게 검사당하며 살고 있는 노동자가 있다. 1명을 동료를 떠나 보내고, 1명의 동료를 고공에 올려 놓은 생탁노동자들 앞에 정신적 고통, 명예훼손 따위를 이야기 한단 말인가?

노동조합의 파업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의 하나이다. 노동조합이 파업하면서 건 현수막과 집회를 문제 삼아서 손해배상소송을 벌이면서 명예훼손과 정신적 고통을 운운하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것이다. 이것만 보아도 왜 생탁문제가 장기화 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파업장기화의 원인은 사측에게 있고, 매출감소 또한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무엇보다 사장들의 명예보다 노동자의 생존권이 우선이다. 또한 파업 6개월 차에 임금을 전혀 받지 못했던 노동자들이 추석 상여금 지급을 요구하며 경리실을 방문한 것을 두고 시설에 불법적으로 침입하였다고 주장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것이다. 

이러한 말도 안되는 이유로 손해배상소송을 한 사측도 문제지만, 이러한 사측의 소송에 손을 들어주는 법원이 있다면 이는 더욱더 심각하게 규탄받아야 한다. 1년 7개월이 넘도록 파업을 하고,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제도로 인하여 교섭권마저 빼앗긴 생탁노동자들이 시청앞 광고탑위의 고공농성을 중심으로 현재도 힘겹게 투쟁하고 있다.

고공농성을 지원하고 연대하기위한 부산시민대책위와 기업에 의한 노동자들에 대한 폭력 손배가압류를 없애기 위해 노란봉투법을 준비하고 있는 단체 <손잡고>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면서 이제라도 손해배상소송을 철회하고 고공농성중인 노동자들이 내려오고, 생탁 노동자들이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우리의 요구>

하나. 생탁 사장들은 손해배상소송을 즉각 철회하라!

하나. 생탁 사장들은 고공농성 노동자 문제 해결하라!

하나. 법원은 생탁 손해배상소송에 대해 정당하게 판결하라!

 

2015년 11월 19일

생탁 손해배상소송 철회를 요구하는 시민사회단체 일동

 

참고영상 : [여기사람있어요, 생탁편 2부] 

파업한 10명의 노동자, 25명의 사장에게 1억2천500만원 갚아라?

화, 2015/11/1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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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이 물품]

살 만한 쿠키 살 만한 세상

- 경기 고양 위캔쿠키 김영렬 생산자

김영렬생산자

생산자를 만나러 간 그곳에서 나를 맞이한 이는 위생모 대신 베일을 쓴 수녀였다. “안녕하세요? 사회복지 법인 위캔의 시설장, 김영렬 아가타 릿타 수녀입니다.”

노란콩쌀쿠키, 녹차쿠키, 단호박쿠키, 호두쿠키, 흑미쌀쿠키, 꼬마쿠키모음 등 한살림 쿠키 6종을 공급하는 위캔쿠키는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원 서울관구에서 발달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위캔(이하 ‘위캔’)에서 운영하는 사업체다. 설립 당시부터 수녀원에서 파견된 수녀가 시설장을 맡고 있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자 사회적기업으로서의 특이성을 감안하더라도 일반 기업으로 치면 전문경영인 격인 시설장을 명리에 초탈한 성직자가 맡고 있다는 점이 의외다. “이윤을 남기기 위해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의 재활과 자립을 목표로 하는 곳이니 성직자가 시설장으로 있는 것이 오히려 잘 어울리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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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쿠키를 만들기 위해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해 쿠키를 만듭니다’.

위캔의 정문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문구다. 실제로 위캔에서 일하는 장애근로인은 총 41명(훈련생 2명 포함)으로 비장애근로인(19명)의 두 배가 넘는다. 김영렬 생산자는 “위캔에서 일하는 장애근로인은 장애인 중에서도 취약계층에 속하는 발달장애인”이라며 “정신연령이 어린아이 수준이고 신체는 금방 노화해 일반 기업에서 일할 수 없는 이들이 대부분” 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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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경쟁원리에서 밀려나기 쉬운 장애인은 위캔에서 장인이다. 계량과 반죽, 검수와 포장 등의 업무를 완전히 숙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다소 길지만 한 번 숙지한 일에 있어서는 철저하고 우직하게 임한다. 정신이 아득해질만큼 반복되는 작업을 수년째 해오다보니 속도는 물론이거니와 정확도도 기계 못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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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캔에서는 장애근로인에게 법정 최저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2016년 기준 6,030원. 누군가에게는 ‘고작’이라고 표현될 수 있는 액수지만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돈을 손에 쥐기 위해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는 장애근로인들이 허다한 것이 현실이다.

“장애인의 근로능력이 낮을 경우 ‘최저임금 적용 제외’를 신청할 수 있는 제도가 구비된 상황에서 그들에게 제대로 된 급여를 지급하는 곳은 많지 않아요. 하지만 저희는 애초에 장애인의 재활과 자립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고 그것이 저희의 존재의의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꼭 지키고자 합니다. 물론 사업에는 부담이 되지만요.”

그의 말처럼 효율적이고 운용비용이 저렴한 기계대신 장애근로인의 수작업을 고집하다보니 비용부담이 상당하다. 또한, 위캔쿠키는 우리밀, 원유버터 등 원재료와 검은깨, 호두 등 부재료 모두를 국산으로 이용해 원가부담도 크다. 인건비와 원료비는 매년 오르는 반면, 쿠키가격은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라 사업유지도 어려운 실정이다. 그는 “앞서 시설장을 맡았던 수녀님들이 건강문제로 자리를 떠났다”며 “시설장을 맡고 나니 그분들이 왜 아팠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며 농을 던졌다. 수줍은 웃음 속에 담긴 시름이 서 말이지만 그만큼의 다짐도 함께 들어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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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명(順命). 그와의 대화에서 유독 자주 등장한 말이다. “명령에 순종한다는 뜻이에요. 배추를 거꾸로 심으라고 해도 그렇게 따르는 것이 종신서원을 한 수녀의 책임이라 할 수 있죠. 인간적인 차원을 벗어나 신앙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에요.” 심리상담을 전공했고 평생 상담일을 하며 살 줄 알았던 그를 위캔 생산자로 보낸 명(命)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불편함 없이 함께 사는 보다 나은 세상. 배추를 거꾸로 심은 모습처럼 지금은 잘 상상 되지 않는 그 세상의 다른 한편은 어쩌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함께 어울리는 한살림세상과 맞닿아있지 않을까.

 

위캔쿠키가 더 특별한 이유는?

위캔쿠키가더특별한이유는

1. 엄선된 국산 원재료만 이용합니다

위캔쿠키는 마하탑의 천일염, 원유버터, 우리밀, 유정란 등 원재료와 괴산잡곡 콩가루(노란콩쌀쿠키), 두란농장 유자(유자쿠키), 홍천 및 아산의 흑미가루(흑미쌀쿠키), 호두, 단호박 등 부재료 대부분을 한살림 생산지를 비롯, 전국 각지에서 엄선한 최고급 국산재료로 이용했습니다. 또한, 시중 쿠키에 흔히 쓰이는 팽창제와 방부제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만들었습니다.

2. 부재료에 따라 더욱 특별한 맛을 냅니다

한살림에는 총 6종의 위캔쿠키가 공급됩니다. 고소한 콩과 담백한 쌀이 조화로운 맛을 내는 노란콩쌀쿠키, 녹차 특유의 쌉쌀한 맛과 향이 있는 녹차쿠키, 촉촉하고 부드러운 단호박의 맛이 살아있는 단호박쿠키, 호두 알갱이를 그대로 넣어 더욱 고소한 호두쿠키, 흑미의 건강함이 살아있는 흑미쌀쿠키, 그리고 아담한 크기로 아이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꼬마쿠키모음까지. 부재료에 따라 전혀 다른 풍부함을 느낄 수 있어 골라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3. 수작업으로 정직하게 만듭니다

위캔쿠키는 40여 명의 쿠키장인이 계량-반죽-성형-굽기-검수-포장 등 과정 대부분을 수작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정교한 기계도 사람의 마음이 빚어내는 쿠키의 맛을 따라할 수는 없습니다.

4. 이중 전수검수를 통해 완벽을 기합니다

위캔쿠키에서는 철저한 위생 및 안전관리를 위해 모든 쿠키를 전수검수합니다. 쿠키 하나하나를 빛에 비춰 육안으로 살피고, 금속탐지기를 통과시켜 이중으로 검수합니다. 이물질이 들어갔거나 크기와 색이 다른 쿠키는 이 과정에서 대부분 걸러집니다.

한살림쿠키 장보기
목, 2016/05/1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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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 공정한 노동]
⑧ 나에게 좋은 일이란? 보드게임으로 찾아보자! 

“좋은 일이 별건가? 돈 많이 주면 좋은 일이지.”
“이것저것 다 따지자 치면 배겨낼 일이 어디 있나?”
“너도나도 다 좋은 일만 찾으면 궂은일은 누가 해?”
“아무리 좋아 보이는 일도 정작 직속 상사가 괴롭히면 소용없는 거 아냐?”
“사람마다 우선하는 게 다 다른데, 좋은 일의 기준을 어떻게 찾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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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가 ‘좋은 일, 공정한 노동’ 기획연구를 진행하면서 “좋은 일의 기준을 찾자”고 할 때마다 들려오는 댓글, 의견들이다. 씁쓸하지만 맞는 말이라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희망제작소는 계속해서 ‘좋은 일’ 기준을 찾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 이유도 저 의견들 안에 이미 들어있다. 사람마다 우선하는 기준이 다 다르기 때문에, 정규직‧대기업‧고임금과같이 우리 사회에 통용되는 획일적인 좋은 일 기준을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화제가 된 SBS 스페셜 ‘요즘 젊은 것들의 사표’(2016.9.11. 방송)만 봐도, 이미 많은 청년들이 저 기준에서 벗어나서 사고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옮기다 보면 ‘좋은 일’ 발견할 수 있을까?

문제는 다른 분야, 다른 업계, 다른 조직으로 옮겨서 일해도 또다시 나에게는 나쁜 일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복불복’으로 직장을 옮기다 보면 ‘좋은 일’을 발견할 수 있을까? 그러기 전에 ‘나에게 좋은 일’이 무엇인지, 내가 우선하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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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만들었다. ‘좋은 일 기준 찾기’ 보드게임. 오는 10월 6일(목) 오후 4~8시에 은평구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스페이스류에서 열릴 ‘좋은 일 기준 찾기 릴레이 워크숍-나의 일 이야기’의 취준생편에서 처음 선보일 예정인 게임이다.

이전 워크숍에서는 여러 좋은 일의 요건 중에서 나에게 부합하는 내용의 스티커를 골라서 워크시트에 붙이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를 보드게임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좋은 일의 요건이라는 게 그냥 마음에 든다고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하려면 나에게 그 일에 진입할 만한 자원이 있어야 한다. 요즘 말로 ’스펙‘일 수도 있고, 취업준비에 전념하기 위한 가족들의 도움일 수도, 이런저런 경험을 통해 다져진 끈기일 수도 있다.

내가 양보할 수 없는 ‘좋은 일’ 우선순위는?

한정된 자원을 고려하면서 좋은 일의 여러 요건 중 몇몇 가지를 골라야 한다면 우선순위를 따질 수밖에 없다. 때로는 서로 다른 카테고리의 요건들을 놓고도 우선순위를 따져봐야 한다. 예를 들면 ‘정규직’이냐 ‘재미있는 일’이냐, ‘동료 관계가 좋은 일’이냐 ‘칼 퇴근 보장되는 일’이냐는 것 중에서 나에게 더 중요한 것 하나를 골라야 하는 것이다. 때로는 이것저것 다 양보해도 ‘집에서 가까운 일’은 양보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구직을 하다 보면 이렇게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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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은 본래 1부와 2부로 구성됐다. 1부는 참여자 각자가 자기 스스로의 가치관과 우선순위를 생각하면서 ‘나에게 좋은 일’을 구성해 보기 위한 과정이다. 2부는 사회적으로 좋은 일이 많아지도록 하고, 전반적으로 일자리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정책과 제도 등을 만드는 과정이다. 이때는 다른 참가자들과 자원을 모아 협력해야 한다.

나에게 맞는 ‘좋은 일’ 찾는 게임

아직은 개발 중이기 때문에 10월 6일 행사에서는 우선 1부만 진행된다. 이날 처음 많은 인원이 해 보는 것이기 때문에 참여자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룰과 진행방식 등이 달라질 수도 있다.
그동안은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내용과 룰을 개발해 왔다. 한동안 프린터로 인쇄한 카드와 칩으로, 열띤 토론을 하면서, 때로는 ‘도저히 진행이 안 된다’고 한탄하면서 계속 해 온 결과, 이제 어느 정도 틀을 갖추게 됐다.

이 보드게임을 처음 선보일 [좋은 일 기준 찾기 릴레이 워크숍-나의 일 이야기] 3회는 ‘알고 입사할 권리, 없습니까?’라는 제목이며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한다. 꼭 취업 전인 사람들 뿐 아니라 이런저런 일 경험은 있지만 본격적인 ‘내 일’은 아직 준비 중이라거나, 현재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이직을 모색 중인 10~30대까지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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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워크숍은 일방향 강의보다는 함께 참여하는 활동 위주로 구성된다. 그 중 하나가 ‘구인광고 분석’이다. ‘구인광고에 들어있는 정보만으로 과연 충분한가?’ 하는 질문을 던져보려는 것이다. 훌륭한 구인광고, 어이없는 구인광고 모두 놓고 토론해 본 뒤에 바람직한 모델은 무엇일지 말해 보자는 것이다. 또,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구인‧구직 환경을 위해 무엇이 바뀌어야 할지, 취준생들이 먼저 제안해 볼 수도 있겠다.

분석이 필요한 구인광고에 대한 제보도 받고 있다. 댓글과 메일([email protected])로 제보 받은 구인광고에 대해서는 워크숍에서 분석한 뒤 그 결과를 희망제작소 홈페이지, 블로그 등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근로계약서 작성 연습도 예정돼 있다. 최소한 자신이 서명하는 계약서의 내용이 뭔지는 알아볼 수 있도록, 공인노무사와 함께 주요 내용을 알아본다. 이를 담당할 박성우 노무사(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 회장)는 “근로계약서에는 꼭 들어가야 할 6가지가 있는데, 그 의미만 알면 된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간략한 내용을 익힌 뒤 참가자들은 테이블별로 근로계약서를 작성, 분석하는 작업을 해보게 된다. 마지막 순서가 바로 ‘좋은 일 기준 찾기 보드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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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워크숍의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행사부터는 보드게임 2부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개발할 예정이다.
4회 워크숍은 오는 11월 3일(목) 오후 5~9시 사이에 서울시 NPO지원센터 대강당에서 비영리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좋은 일에 대한 새삼스러운 고민’이라는 제목으로, 사회적 가치 추구를 위해 직업을 선택했다 해도 다 ‘좋은 일’은 아닌 이유에 대해 탐색해 볼 예정이다.

이어서 5회 워크숍은 같은 장소에서 12월 3일(토)에 같은 장소에서, ‘끝에서 두 번째 일, 좋은 일이려면’이라는 주제로 이직을 생각하는 4060세대를 위해 열린다. 현재는 아래와 같이 취준생 워트숍의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관련내용보기)

글 하단의 ‘좋은 일 기준 찾기’ 온라인 설문조사는 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도 비슷한 흐름에 따라 좋은 일의 기준과 이를 위한 사회의 변화 방향을 생각해 보도록 구성됐다. 오는 12월까지 진행될 이 설문조사 결과는 좋은 일이 많은 사회를 위한 정책 제안을 만드는 데 반영된다.

글 : 황세원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이우기 | 사진작가

화, 2016/10/0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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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한살림연수원 마음살림 ‘몸·마음 돌봄 과정’ [여성살림] 안내

 

창조적 여성성을 꽃 피우는 “여성살림”

 

 

“여성살림”은 생태, 영성, 공동체의 의미를 창조적으로 연결하는
근원적 여성성을 회복하고 꽃 피워내는 과정입니다.

 

한살림 마음살림 카페 ( http://cafe.daum.net/maumsalim )에 오시면
마음살림 관련 이야기를 더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주요 내용
○ 치유와 공감의 한마당
○ 몸과 마음 정화하기
○ 공동체적 여성에너지 조율
○ 노래와 춤으로 하나되기

 

 

● 일 시: 6월 15일(목) 14:00 ~ 6월 17일(토) 14:00 (2박3일)

● 장 소: 한마음자연학교 (전남 장성군 남면 청양길 46-22)

● 참여주체:  한살림 조합원 20명

● 참 가 비: 15만원(현금영수증/지출증빙 가능)

● 신청 및 문의: ☎ 02-6715-9484 (한살림연수원 마음살림팀)

● 신청기간:  6/9(금)까지 (※전화접수 후 입금 순 마감)

● 입금계좌: 농협 301-0197-5572-41 (한살림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

  • 취소 시 환불 안내 3일 전 100%, 2일 전 50%, 1일 전부터는 환불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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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7/05/2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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