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방심위 명예훼손 심의규정 개정안에 대한 Q&A

지역

방심위 명예훼손 심의규정 개정안에 대한 Q&A

익명 (미확인) | 수, 2015/10/07- 10:49

방심위 명예훼손 심의규정 개정안에 대한 Q&A

시민사회가 방심위 명예훼손 심의규정 개정을 반대하는 이유

 

9월 24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시민사회와 네티즌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상 명예훼손성 게시물에 대하여 제3자의 요청 또는 직권으로도 심의를 개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심의규정 개정안을 입안예고했습니다. 방심위는 대통령이나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인터넷상 비판 여론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에 대하여 ‘공인에 대해서는 사법부의 유죄 판단이 내려진 때에만 제3자 신고 및 직권 심의를 가능’하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다수 언론은 ‘공인 배제’라는 내용을 제목으로 부각하며 개정안의 문제점이 일단락된 것처럼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안에 대응해 온 시민사회단체들은 여전히 이번 입법예고안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가 반대하는 구체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Q&A 형태로 정리했습니다.

 

Q. 공인은 배제하겠다는 말, 왜 못 믿나요?

A. ‘말’뿐이기 때문입니다.

박효종 위원장은 ’공인의 명예훼손성 게시글에 대해서는 법원의 유죄 판단 전에는 제3자의 심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내용상 ’공인 배제‘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제한적 허용‘ 정도로 정의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입안예고한 개정안에는 이러한 내용이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습니다.) 위원장 역시 종전 시민단체와의 면담에서부터 심의규정 내 명문화에는 난색을 표한 만큼 심의규정 내에 단서조항으로 규정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심의규정상 명문화는커녕, 이는 아직 위원회 내 공식 회의에서조차 한번도 명확하게 논의 및 합의된 바가 없는 내용입니다. 오히려 개정안이 보고된 전체회의에서 하남신 위원은 ‘공인이라고 해서 적용을 배제하면 역차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습니다. 즉 아직까지 위원 9명 중 1인에 불과한 위원장 개인의 ‘의견’일 뿐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박효종 위원장이 ‘공인배제’를 마치 방심위원 전체가 합의한 공식 입장인 듯 언론에 흘리는 것은 비판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눈가림에 지나지 않습니다.

방심위원장은 공인에 관한 사항을 추후 전체회의를 통해 내부준칙으로 결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수립된 내부준칙은 강제성도 없고 위원회의 재량적 판단에 따라 번복될 수도, 번복하는 데에 특정한 절차도 요구되지 않는, 하나의 가이드라인에 불과합니다. 실례로 2012년, 위원회는 사이트 전체 차단 의결 시 해당 사이트 내 전체 게시물의 70% 이상이 불법정보일 때에만 가능하도록 하는 내부준칙을 전체회의 의결을 통해 수립했습니다. 그러나 작년 10월, 국내 이용자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포쉐어드(4shared.com) 사이트는 불법 게시물 비율이 파악되지 않았음에도 이러한 내부준칙을 무시하고 차단 의결되었습니다. 즉, 심의규정에 명문화하지 않고 내부준칙으로 정하는 것은 결국, 모든 것을 방심위 위원들의 ‘마음’에 맡기라는 것입니다.

또한 하남신 위원 주장처럼 위원회가 공인만 명시적으로 예외로 다루는 것은 또 다른 위법 논란을 낳을 수 있습니다. 공인 및 제3자들이 항의하는 경우에는 이를 대응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번복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는 방심위가 초기에 친고죄, 반의사불벌죄 운운하며 법 충돌을 막는다는 개정 이유와는 너무나도 상반되는 결과가 됩니다.

 

Q. 그럼 공인 문제를 단서 조항으로 명문화하면 해결되는 건가요?

A. 아니오. 공인의 범위도 모호하고, 유죄 판결이 결정된 ‘표현’의 범위도 모호한데, ‘판결’이 도깨비방망이가 되어버리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김무성 사위는 ‘공인’일까요? 국회의원의 보좌관이나 가족과 같은 공직자의 측근이나 문제 발언을 한 교수 등은 공인인가요? ‘공인’이란 개념은 명확하지 않을 뿐 아니라 공인을 평가하기 위하여 공인의 주변인에 관한 사실을 적시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나아가 ‘사법부의 판단을 받은 명예훼손적 표현’의 범위가 어디인지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예컨대 ‘세월호 참사 당일 박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을 거론한 산케이신문 기자에 대한 명예훼손 재판의 1심에서 만일 유죄판결이 내려진다면, ‘대통령의 7시간 의혹’이나 ‘정윤회’를 거론한 인터넷상 모든 글들이 삭제 대상이 되는 것인지, 항소심에서 결과가 바뀌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이렇게 모든 기준이 모호한 상황에서는 ‘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에만 엄청난 정당성이 부여될 것입니다. 대량으로 게시물이 신고될 것이고, 신고된 모든 게시물들이 문제된 표현을 담고 있기만 하면 더 이상의 소명도 심의도 필요 없이 무차별적으로 삭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방심위의 직권 심의도 가능해지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에는 특정 기관이나 단체가 방심위 측에 문제된 표현이 담긴 인터넷글들을 포괄적으로 심의해달라고 신청한 뒤, 방심위가 모니터링을 통해 관련된 표현들을 인터넷에서 찾아내 심의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방심위가 사실상 개인의 글들을 모두 검열하는 ‘사상경찰’로 전락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기준이 불명확하고, 판결의 정당성을 이용한 더 큰 남용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공인 예외 조항이 명문화된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Q. 개인의 성행위 동영상이나 몰카 동영상을 적극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되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는데?

A. 그건 방심위가 의지만 있다면 현행 규정으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방심위는 현행 규정으로도 개인의 성행위 동영상, 몰카 동영상 등에 대해 얼마든지 적극적·선제적 심의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방심위는 심의규정 개정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국민의 법 감정을 자극하기 위해 이런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방심위는 현재 개인의 성행위 동영상, 몰카 동영상 등을 초상권 침해의 ‘권리침해’ 정보로 분류하여, 당사자나 대리인의 신고가 있는 경우에만 심의하는 방향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동영상들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촬영·유포죄(제14조)에 해당하는 범죄의 결과물로서,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불법정보’로 분류하여 적극적으로 조치하여야 합니다. 방심위가 지금이라도 의지만 있다면 현행 규정을 그대로 두고도 이를 ‘불법정보’로 분류 처리하여 제3자 신고 및 방심위 직권으로 차단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실제 방심위의 심의 권한 축소를 주장해온 시민단체들조차 이런 정보는 불법정보로 처리하여 적극적으로 조치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의견을 제시해왔습니다.

그럼에도 방심위가 이를 하지 않는 것은 현행 심의규정상 불가능하기 때문이 아니라 △사실상 이러한 정보에 대하여 제3자 신고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없고 △직권 심의는 너무 많은 책임과 노동력을 요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Q. 신청을 할 능력이 없는 사회적 약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데요?

A. 현행 규정으로도 대리인들이 대신 신고해줄 수 있습니다.

현행 규정으로도 방심위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명예훼손성 정보는 필요한 만큼 충분히 조치할 수 있습니다. 현행 심의규정은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침해와 관련된 정보는 당사자 또는 그 대리인이 심의를 신청하여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즉, 현행 규정으로도 ‘대리인’이 심의신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미성년자나 장애인 등 방심위의 통신심의제도를 이용하기에 어려운 사회적 약자들은, 가족, 주변 지인, 선생님, 보호기관의 보호자 등이 대신 심의 신청을 할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운용되고 있습니다.

방심위 측에서는 당사자도, 그의 대리인 될 수도 없는 제3자가 신고하는 경우나 방심위가 직권으로 심의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두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개정 이후 이 제도를 가장 잘 활용하여 이득을 볼 사람은 사회적 약자가 아닙니다. 생각해보세요. 과연 본인도, 대리인도 아닌 생면부지의 제3자가, 자신에 대한 글도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한 글을 방심위에 신고하고, 해당 글이 누군가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음을 소명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면서까지 나서주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요? 또한 방심위가 순수한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성 글을 당사자나 지인들보다 먼저 인지하고 명예훼손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또 얼마나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실제 개정을 통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권리구제 가능성이 확대될 여지는 거의 없습니다. 반면 개정된 제도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할 측은 자신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막기 위해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고 그럴 능력이 되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Q. 그럼 대체 방심위는 어떤 근거로 심의규정을 개정하려는 걸까요?

A. 그걸 우리도 묻고 싶습니다.

방심위는 초기 유일한 개정의 명분으로서 형법 및 정통망법 등 상위법과의 충돌을 주장해왔습니다. 그러나 200인 이상의 법률가들은 반대 선언문을 통해, 방심위의 이러한 상위법 충돌 주장은 무리한 법해석이며, 오히려 피해 당사자의 인격권 및 표현의 자유를 심대하게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을 경고하며 개정안의 폐기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또한 심의규정상 정보통신망법과 상충되는 다른 조항들도 그간 개정 논의가 있어왔음에도, 단 하나의 조항만이 강력하게 개정이 추진되었습니다. 안건으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방심위 법무팀 내부의 의견도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작년 9월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의 질의로 시작된 심의규정 개정안 논의는 당시 내부에서 개정 필요가 없는 것으로 잠정적으로 마무리되었다가, 갑자기 올해 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보고안건으로 상정되기까지 두 달이 넘는 사회적 논의 결과는 명백합니다. 1,000명이 넘는 네티즌, 시민사회단체, 200인이 넘는 법률가, 방심위 내부 직원들 모두 개정안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이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반면 이를 명시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은 방심위의 여당 추천 위원들 외에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현행 심의규정 운용상의 문제점이나, 이번 개정안으로 달성할 수 있는 공익은 어디에서도 소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심위가 무리하게 심의규정 개정을 강행한 것에 대하여, 시민사회는 그 배경에 정치적 외압이 존재한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방심위가 금번 심의규정 개정안을 즉각 폐기하여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를 촉구합니다. <끝>

 

민주언론시민연합, (사)오픈넷,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NCCK 언론위원회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민주당이 이른바 ‘언론개혁법’, ‘언론민생법’이라는 부르는 6개 법안의 2월 임시국회 처리를 예고했다. 해당 법안은 인터넷에서 허위사실유포나 기타 불법정보로 명예훼손 등의 손해를 입힌 경우 피해액의 3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윤영찬 의원안), 인터넷 기사로 피해를 본 경우 기사의 열람 차단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신현영 의원안), 악성 댓글 피해자가 신고하면 게시판 운영제한조치를 하도록 의무화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양기대 의원안) 등이다. 

위 법안들은 모두 ‘가짜뉴스’, ‘악플’ 등으로 인한 피해를 억제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손해액을 넘는 배상액을 부담시키도록 함으로써 징벌하거나, 사법기관의 판단 전에 기사 자체를 차단할 수 있도록 하거나, 악플 피해자의 신고만으로 게시판 전체를 폐쇄시킨다는 과도한 규제를 예정하고 있다. 

한 명제 내에서 ‘사실의 적시’와 ‘의견’, ‘평가’, ‘추론’ 등을 명백히 구별하는 것은 어렵고, ‘진실’과 ‘허위’ 역시 시간에 따라 그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당시까지 진실임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허위로 분류되거나, 법원의 판결 역시 유죄의 증명이 없어 무죄 결론이 나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표현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표현자를 엄하게 징벌하거나 사법기관의 판단 전에 정보 자체를 차단하여 공적 사안을 둘러싼 의혹의 역사가 함부로 차단되어선 안 된다.

민주당은 ‘언론민생법안’이라고 하지만, 이 법안들이 보호하는 것은 결국 ‘언론 기사’의 주요 대상이 되는 정치적·사회적 권력자인 ‘공인’이나 ‘기업’들의 법익이 될 것이다. 일방이 한 명제를 ‘허위사실’, ‘가짜뉴스’로 주장하는 것은 매우 쉽기 때문에, 공인이나 기업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정보에 대해 고액의 배상금을 청구하여 비판적 여론을 위축시키고자 하는 전략적 봉쇄소송을 남발할 수 있고, 엄청난 액수의 손해배상액을 부담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기자들로서는 명백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은 사안에 대한 보도를 자제하게 될 것이고, 공인이나 기업에 대한 자유롭고 신속한 의혹 제기의 환경은 크게 위축될 것이 자명하다.

나아가 기사열람차단권을 규정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허위사실 유포의 경우뿐만 아니라, ‘사생활의 핵심영역을 침해하거나’, ‘그 밖에 인격권을 계속적으로 침해하는 경우’에도 기사 열람 차단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렇듯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기준으로 기사에 대한 열람차단청구를 허용하고 언론중재위원회의 기사의 열람차단 결정이 내려질 수 있게 되면, 공인이나 기업들이 자신에 대한 의혹 제기나 비판적 내용의 보도에 대하여 열람차단청구를 남발하여 언론중재법상 절차에 대응할 의무가 있는 언론사와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의 보도활동을 심대하게 저해·위축시키는 수단으로 남용될 위험이 높다. 

심리적으로 중대한 침해를 발생시킨 댓글이 게재될 경우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게시판 운영 제한조치’를 하도록 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역시 ‘심리적으로 중대한 침해’라는 개인의 내심의 의사에 의존한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개념을 기준으로 하여 문제 댓글뿐만 아니라 전체 게시판의 운영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성이 심대한 법안이다.

이렇듯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높은 법안들을 여당은 ‘언론개혁’을 위한 필수 법안이라며 중점 처리를 예고했다. 징벌적 손배제를 규정한 윤영찬 의원안에 대해서는 유튜브나 SNS 등을 통한 1인 미디어만이 대상이며 ‘언론사’는 제외된다는 등 여당 내에서도 해석이 어긋났었는데, 이렇듯 적용 대상조차 합의되지 못했던 상황은 곧 여당이 심도있는 논의 없이 여론을 최대한 강력하게 규제할 수 있는 방향의 정책을 밀어붙이는 데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언론사의 영향력과 신뢰도를 고려하여 무책임한 보도에 대해 경제적 타격을 주겠다던 ‘징벌적 손해배상’이 일반 국민의 표현물에까지 적용되고, 일부 댓글에 악플이 있다는 이유로 다른 다수의 선한 일반 이용자가 게시판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제한당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목적이 과연 진정 ‘언론개혁’, ‘민생’을 위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이명박의 BBK 실소유주설을 주장한 정봉주 전 의원, 최태민-최순실 부녀와 박근혜의 유착관계에 의혹을 제기했던 김해호 목사 모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위반 판결을 받고 처벌받았다. 당시 이 법안들이 시행되었다면 이들은 이명박, 박근혜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액도 지급하여 경제적 빈곤에 시달려야 했을 것이고, 관련 기사와 게시물들도 모두 차단되어 이 사건들에 대한 검증, 단죄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제도는 최악의 지도자가 등장하여 남용하는 경우를 상정하여 설계되고 추진되어야 하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법은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권력자가 비판적 목소리를 억압하기 위한 도구로 남용하기 쉽기 때문에 특히 그 도입을 경계해야 한다. 언론의 정치 권력에 대한 의혹 제기 활동이 성공하여 탄생하게 된 현 정부와 여당이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의 의미를 되새기고, 이를 억압하는 법안 및 정책 추진을 중단할 것을 다시금 촉구한다. 

2021년 2월 9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010-5109-6846, [email protected]

[관련 글] 
[보도자료]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행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한 민법 개정안(이원욱, 2106359)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2020.12.24.)
[논평] 언론 타깃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철회되어야 하며 일반적 징벌적 손배의 대언론 적용도 신중해야 한다 (2020.11.19.)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배제 적용, 신중해야 하는 이유 (한국기자협회보 [‘언론보도 징벌적 손배제를 말한다’ 전문가 릴레이 기고], 2020.11.04.)
[보도자료] 언론 및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위축시킬 수 있는 언론중재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2020.08.24.)
수, 2021/02/10- 00:37
1
0

외국은 ‘망이용료’ 명시적으로 금지

특수서비스는 일반인터넷 품질 저하시키지 않도록

제로레이팅도 무료개방형만 허락

지난 1월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표한 새로운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이 시행되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이 미국과 유럽의 망 중립성 법제에 비하여 열악하여 인터넷 생태계를 보호하기에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차제에 강화된 내용으로 망 중립성법을 제정할 것을 요구한다.

첫째,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은 미국과 유럽이 망 중립성을 각각 연방통신위원회(FCC) 명령과 EU 법규(regulation)로서 법적 구속력을 가진 것에 비해 법적 구속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둘째, 최근 국내에서 논의가 되고 있는 ‘망이용료’ 즉 망사업자가 자신의 망에 데이터를 많이 보내는 콘텐츠제공자에게 데이터를 망사업자의 고객에 전송해주는 대가를 내도록 하자는 기획을 미국의 FCC 명령과 유럽규제기구(BEREC)의 의견서가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에 비해 우리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은 침묵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시행된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기준 하에서는 발신자종량제 정산의 부담이 콘텐츠제공자에게 전가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의 침묵은 더욱 위험하다고 보인다.

위 이미지는 FCC 2015년 Open Internet Order의 113문이며 120문에서는 no-throttling rule 역시 망사업자가 지연(throttling)을 하지 않고 데이터를 자신의 고객에게 전달하는 대가를 콘텐츠제공자에게 부과할 수 없다는 명령을 해석된다고 밝히고 있다. FCC 2015년 Open Internet Order는 2018년 트럼프 행정부의 FCC가 망 중립성 폐지를 천명하며 취소되었지만 그 내용을 보전하기 위해 5개주가 주법을 제정하였는데 가장 대표적인 캘리포니아 망 중립성법 제3101조(a)(3)(A)에 ‘망이용료 금지’ 규범이 명문화가 되었다.

셋째,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은 “합리적 네트워크 관리”가 언제 허용되는가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으나 EU 법규인 EU 2015년 Open Internet Order는 제3조 제3항에서 (1) 법적 의무를 이행할 때 (2) 네트워크 보안을 위해 (3) 긴급 및 임시적 혼잡예방조치로서만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KT의 P2P서버 차단, SK 및 KT의 카카오 보이스톡 차단이 각각 망사업자의 계열사업(IPTV, 음성전화)의 매출을 보호하기 위해 이루어졌을 때 ‘합리적인 네트워크 관리’로 정당화되었던 점을 고려하면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이 유럽처럼 상세하게 규정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

넷째, 특수서비스를 허용하는 조건으로 일반인터넷의 품질이 ‘적정수준’이 유지되기만 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EU 2015년 Open Internet Order는 제3조 제5항에서 일반인터넷의 ‘일반적 품질(general quality)’과 ‘접근용이성(availability)’을 저하(detriment)시켜서는 아니 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물론 우리 가이드라인도 ‘적정수준’의 측정에 있어 당대의 기술수준을 고려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EU는 어떤 기술수준에서든 특수서비스가 일반인터넷의 품질을 저하시켜서는 안 된다는 더욱 엄격한 내용을 두고 있다. BEREC은 2015년 Open Internet Regulation의 시행령격인 2016년 Implementation Guideline에서 이 규범에 저촉되지 않는 예로써 현재 기 허용되고 있는 특수서비스 즉 VoIP, IPTV등 모두 망사업자가 “자신의 망 내에서의” 대역폭을 애플리케이션 사이에서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에 대해 자신의 고객들의 동의를 얻어 제공하는 사례를 들고 있는 점(122문)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특수서비스 규범은 엄격히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제로레이팅에 대해서 BEREC은 2015년 Open Internet Regulation의 시행령격인 2020년 Implementation Guideline에서 개방형 제로레이팅에 대한 세이프하버를 콘텐츠제공자의 참여절차의 투명성, 참여조건의 비차별성, 참여조건의 공정합리성(예: 무료)을 요건으로 설정하고(42문) 폐쇄형 또는 유료 제로레이팅에 대해서 경계를 표한 것에 비해 우리 가이드라인은 침묵하고 있다. 2017년 오바마 정부 FCC 역시 AT&T와 T-mobile의 제로레이팅을 비교하며 유료폐쇄형으로 진행되던 전자에 대해서는 망 중립성 위반을 선언하고, 무료개방형으로 진행되던 후자에 대해서는 위반없음을 선언하여 제로레이팅에 대한 규범을 명백히 하였다. 우리나라는 이미 SKT가 자사콘텐츠인 11번가를 제로레이팅하여 논란이 되었는데 타사에는 비용을 요구하여 결렬된 것을 고려하면 EU나 미국에서는 애초에 금지되었어야 할 사례인데 망 중립성 규제는 이런 사안도 명시적으로 다뤄줬어야 한다.

망 중립성에 대한 각종 논란들을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법적 구속력있는 망 중립성 규제가 필요하다.

2021년 2월 26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세미나] 오픈넷·윤영찬 의원실, “망 중립성과 새로운 인터넷 10년” 국회 토론회 개최 (2021.01.27.)
[논평]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동통신 3사의 자사 및 계열사 콘텐츠 제로레이팅과 유선인터넷사업자 3개 기업그룹의 과도한 전용회선료 부과와 상호접속료 부과를 적극적으로 조사하라. (2019.12.10.)
[논평] 방통위의 ‘망이용계약 가이드라인’에 반대한다 (2019.12.09.)
[논평] 방통위는 SKB의 넷플릭스 재정신청 거부해야 – SKB, 소비자 편익과 국제접속료 부담 모두 개선해주는 해법 거부해 (2019.11.27.)
[세미나] 자유롭고 공정한 인터넷 생태계 조성을 위한 ‘상호접속고시’ 개정방안 특별세미나 개최 (2019.11.07.)
[논평] 페이스북-방통위 소송 결과를 환영한다 - 실질적 표현의 자유 침해하는 발신자 종량제 폐지하라, “망이용료 가이드라인”도 폐기해야 (2019.08.23.)
[논평] 망중립성 위협하는 발신자 종량제 원칙 폐지하라! 페이스북-SKB 합의는 ‘유료캐시서버’ 강매, 2016년 상호접속고시의 폐해를 망이용자에게 전가시킨 선례 (2019.02.27.)
[세미나] “EU 망중립성 전문가 초청 국제 세미나: 5G 시대에 대비한 유럽의 망중립성 규제” 개최 (2019.02.13.)
[논평] 과학기술정보통신부 5G통신정책협의회에 바란다 (2019.02.28.)
‘망이용대가’는 없다 (한겨레 2018.11.19.)
이미 폐지된 한국의 망중립성 – 망사업자만을 위한 상호접속고시 (슬로우뉴스 2018.05.03.)
[논평] 제로레이팅으로 통신비 인하를 기대한다는 방통위가 우려된다 – 이동통신사의 입김에 휘둘리지 말고 제로레이팅으로 인한 시장경쟁 악화 여부 파악해야 (2017.08.22.)
[논평] ‘통큰’ 미래부, 제로레이팅 일괄 면죄부로 인터넷의 미래를 망치지 말기를 (2016.06.09.)
[논평] 갈 곳 잃은 망중립성 원칙, 법원마저 판단 회피 – KT의 위법한 P2P 차단 행위, 이제 미래부와 방통위가 나서야 (2016.01.14.)
[논평] KT는 이용자 트래픽을 몰래 차단하는 행위를 중단하라!! – 망중립성 원칙에 어긋나는 위법한 트래픽 관리 (2015.11.11.)
[논평] mVoIP 전면 허용이라고? 미래부는 소비자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바란다 (2014.07.09)
금, 2021/02/26- 20:04
1
0

서울시가 최근 추진하려는 무료 공공와이파이 사업이 전기통신사업법 제7조 및 제65조 때문에 난항을 겪다가 작년 10월말 청와대의 중재로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협조를 얻어 서울시 부설재단에의 위탁을 통해 간신히 진행되는 모양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전 국가적으로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가 무료로 인터넷접속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현행법은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악법으로서, 소외계층과 사회적 약자의 정보접근권 보장을 장려하고 확대해야 할 시대적 요청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빈부에 관계없이 통신비용을 걱정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소통할 자유를 가로막는다는 점을 밝히고 이에 전기통신사업법의 개정을 요구한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대규모 전기통신사업자가 되지 못하도록 한 조항은 도서지역 커버 및 민간투자 동기부여, 경쟁촉진, 중복투자 예방을 위해 1995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그러나 첫째, 인터넷망은 전화망과 달리 소수의 대기업들이 도서지역을 포함하여 전 지역을 커버할 필요가 없다. 인터넷망은 각 라우터가 데이터의 발신자, 수신자, 내용 및 대가에 관계없이 각 데이터패킷의 착신지에 더욱 가까운 방향으로 이웃 라우터에 전달한다는 약속, 즉 망 중립성을 지키는 네트워크들이 그 규모에 관계없이 서로 접속하면서 만들어진다. 그래서 소규모 네트워크 다수가 상호접속해서 만들어지는 망이든 2-3개 과점적 거대 네트워크들이 상호접속해서 만들어지는 망이든 효율이나 이용자 편익 면에서 차이가 없다. 따라서 대기업 망사업자에게 금전적 동기를 부여하면서 취약지역을 커버할 필요가 없다. 취약지역 내에서 자가망을 만든 후에 대기업 망사업자와 상호접속 관계를 맺는 것으로 충분하다. 

둘째, 2002년에 비효율적인 독점적인 국영기업을 민영화해서 경쟁을 촉진하려고 한 것과 별개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무료로 인터넷서비스제공을 한다고 해서 왜 경쟁이 저하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무료급식소가 만들어진다고 해서 요식업계의 경쟁이 저하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셋째, 인터넷의 성질상 ‘중복투자’설은 적용되지 않는다. 모든 인터넷 연결선의 존재 자체가, 모든 단말들이 망중립성을 지키며 서로의 메시지들을 전달해줌으로써 모든 단말들을 직접 연결하는 비용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인터넷 연결선이 하나라도 더 생기는 것은 더 많은 데이터 이동경로가 만들어지는 것이며 이를 낭비라 할 수 없다. 오히려 더 많은 데이터 이동경로들이 생겨나면서 인터넷접속료는 전 세계적으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신규 공공부문 인터넷접속서비스의 탄생이 이용자 편익에 반한다는 주장은 기존 망사업자들의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되지 않는다. 하나의 라스트마일 경로에 여러 연결선이 중복적으로 설치될 위험도 기존 망사업자들이 가입자망공동활용(Local Loop Unbundling)을 통한 망개방 약속을 잘 지킨다면 자연스럽게 피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번 서울시의 무료 공공와이파이는 시민들을 위한 무료 와이파이가 충분히 존재하지 않아 기획된 것이므로 중복투자설이 적용되지 않는다. 

국민의 통신접근권 보장을 위해 전화회사들에 투자동기를 부여하려던 조항이, 전화회사들이 전화선을 통해 인터넷을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별다른 고려없이 인터넷에도 확대적용되어서는 안 된다. 도리어 현재 인터넷이 현대인의 생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민간부문을 보완하여 역내 모든 주민들이 저렴하게 인터넷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다. 심지어 국가정보화기본법 제31조(정보격차 해소시책의 마련)와 방송통신발전기본법 제3조(방송통신의 공익성 공공성)는 지자체의 이와 같은 의무를 천명하고 있다. 서울시 공공와이파이 사업은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있는 것이다.

2021년 2월 18일 미국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미국 전역에서 지자체 인터넷접속서비스를 금지하는 법을 발의했지만 법안 통과 가능성도 전혀 없고 비웃음만 사고 있다. 미국의 8개 주 정도가 지방자치단체들이 인터넷접속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금지했지만 이 법들도, 지자체 유선인터넷이 제공되는 지역에서는 지자체의 경쟁참여로 인해 인터넷서비스의 가격이 더 저렴해지고 있음을 모두가 경험하면서 점차 폐지되어 가고 있는 추세다. 

현재 통신사들도 공공장소 일부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통신사 무료 와이파이의 열악한 품질을 자가공공와이파이 추진 이유로 제시했다. 과기정통부가 뒤늦게 통신사들과 함께 통신사 공공장소 와이파이 품질 고도화사업을 벌인다고 하지만 장기적으로 통신사들은 무료 와이파이의 품질을 고도화할 동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 와이파이가 원활하게 제공된다면 자사의 유료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기본권의 하나로 확립되어가고 있는 정보접근권의 중요한 내용인 인터넷접속권은 민간이든 공공이든 힘을 합하여 국민들이 풍족하게 누리도록 하는 것이 옳다.

2021년 3월 2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화, 2021/03/02- 20:35
1
0


사단법인 오픈넷은 지난 3월25일 EU개인정보보호관과 EU집행부에, 대한민국에 대한 GDPR적정성(adequacy) 평가를 함에 있어 우리나라 법이 가명정보에 대해 열람권 등의 정보주체권리를 박탈한 것에 대해 그리고 개인정보의 상업적 이용을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허용하는 ‘과학적 연구’특례의 정의에 있어서 연구내용의 공개를 요구하지 않는 점들을 고려해 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하였습니다.

GDPR적정성 평가는 EU회원국 시민들의 개인정보가 대한민국으로 이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즉 한국의 정보처리자들이 유럽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필수절차이며(사안별로 비용을 들여야 하는 표준계약을 피하기 위해서는) 현재 아시아에서는 일본만 받은 상황입니다. EU집행부와 EU개인정보위원회는 대한민국과 적정성 결정을 내리기 위한 교섭을 진행 중입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28조의7은 과학적 연구 등의 특별한 목적이 아닌 경우에도 가명화만 되더라도 열람권 등 정보주체의 여러 권리가 박탈됩니다. 28조의5는 일단 가명화가 된 정보는 정보주체가 열람권 등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도 재식별화를 할 수 없도록 하여 실제로 열람권 등의 정보주체의 권리를 소멸시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많은 정보처리자들이 과학적 연구 등의 특수한 정보처리를 수행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정보를 가명화된 상태로 보관한다는 이유만으로 열람권 등 정보주체의 권리 행사를 거부하는 일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게다가 가명화만으로 이렇게 심각한 권리의 박탈이 발생하므로 가명화의 절차가 더욱 복잡하고 엄격해지면서 GDPR이 장려하고 요구하는 ‘안전조치(safety measure)’로서의 가명화를 하려는 정보처리자도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되어 결과적으로는 정보주체들의 프라이버시가 더욱 침해됩니다.

또 우리나라 법에서는 가명화된 정보는 정보주체의 동의 없어 과학적 연구목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는데 이때 ‘과학적 연구’가 순수히 사적인 목적이 아니라 과학적 지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도록 연구가 공유될 것을 요구한 GDPR 전문 159조의 내용에 대응하는 내용이 우리나라 개인정보보호법에는 없다는 점도 지적하였습니다. 

유럽시민들의 개인정보가 국내 정보처리자들에 의해 처리될 때 위와 같은 정보주체권리의 박탈이 이루어진다는 사실 또 ‘안전조치’로서의 가명화가 어려워진다는 사실은 적정성평가절차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 국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하루 빨리 개인정보보호법의 가명특례조항들을 개정하길 기대합니다.

수, 2021/03/31- 00:44
1
0

오픈넷과 해외150여개 시민단체, 미얀마군부 자금줄 셰브론(Chevron)에 배당금 에스크로 요구

POSCO도 슈에가스전 배당금지급 중단해야

국회는 인권침해자에 대한 보이콧제재(sanctions)법률 제정해야 

사단법인 오픈넷은 지난 3월24일 150여개 해외시민단체들과 함께 미얀마군부에 자금지원을 하는 에너지 회사 셰브론(Chevron)에 군부지원금의 통로가 되고 있는 미얀마가스오일공사(MOGE)에 지급하는 배당금을 동결하여 제3의 금융기관에 공탁할 것을 요구하는 공개서한발표하였다. 

2월초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시작한 이후 민주주의 회복을 요구하는 시민들에 대한 군부의 유혈진압이 심화되자 지난 3월11일 UN미얀마인권특별보고관이 Myanmar Oil and Gas Enterprise(MOGE)라는 국영기업이 군부세력들에 비자금을 대주고 있다며 군부의 쿠데타를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MOGE에 대해 외국정부들이 보이콧제재(sanctions)를 가하여 외국기업들이 MOGE에 재정적 혜택을 주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실제로 미얀마정부 2016년기준 전체 수입이 미화 100억불정도였는데 이중 MOGE의 수입은 연 미화 13억불 (2016년 기준)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크며 이 중의 반 정도가 명의가 불분명한 군부세력 소유로 의심되는 계좌로 빠져나간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이번 공동서한은 MOGE에 가장 큰 이익을 내주고 있는 야다나가스전 합작사업의 대주주이며 주간사인 Chevron에게 소수주주인 MOGE에게 배당금지급을 중단하고 인권침해상황이 종식될 때까지 에스크로계좌에 입금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사단법인 오픈넷은 한국기업인 POSCO에도 비슷한 사회적 책임 이행을 요구한다.  MOGE에 큰 돈을 벌어주는 합작사업중의 하나가 슈에가스전인데 이 합작사업의 대주주(51%) 및 주간사는 한국의 POSCO인터내셔널(과거 대우인터내셔널)이다. 2011년에 안다만 해상의 슈에가스전 개발에 성공해서 이 가스를 중국회사인 CNPC가 주도하는 콘소시엄에 판매하여 2013년부터 매년 3-4천억원의 순익을 올리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MOGE의 슈에가스전 사업 지분은 15%이므로 쉽게 1천억원 넘는 돈이 MOGE로 나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고 실제로 2018년3월까지의 1년 기간 동안 미화 1억9천3백만불이 POSCO인터내셔널에서 MOGE에 지불되었다. POSCO는 슈에가스전 보다 매출은 훨씬 작지만 POSCO강판이 지금 쿠데타의 지도자가 운영하는 Myanmar Enterprise Holdings Limited과도 합작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MOGE와 군부가 관련없다고 주장하며 POSCO를 옹호하지만 MOGE의 계좌에 야다나가스전, 슈에가스전 등 여러 합작사업의 수입이 뒤섞이는데 별도계좌를 운영하지 않는 한 POSCO가 주는 배당금만 모두 정상적으로 국고에 입금되었고 다른 가스개발 배당금만 군부비자금계좌로 들어갔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특히 이번 셰브론 공동서한에도 밝혔듯이 정부도 군부가 장악한 현재 상황에서는 MOGE로 지출되는 금액 전체에 대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부가된다. 한국정부는 최근 미얀마와 관련되어 정부차원의 협력중단 및 군용물자 수출허가불승인 등의 조치를 가했지만 미얀마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침묵하였다. 우리나라는 인권을 침해하는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보이콧제재(sanctions)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조차도 없는 상황이다. 이제 한국은 경제 뿐만 아니라 인권과 민주주의의 선진국으로서 국제인권을 위해 보이콧제재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법제정을 하고 그 첫 사례로서 미얀마 군부세력에 대해 보이콧제재를 가해야 할 것이다.

수, 2021/03/31- 00:54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