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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인표 녹취록…유명 스님 이름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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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인표 녹취록…유명 스님 이름도 등장

익명 (미확인) | 금, 2015/10/02- 00:18

일흔 한살 김말순(가명) 할머니는 전일저축은행의 파산으로 7천500만 원을 날렸다. 지금은 가게에 딸린 작은 방에서 겨우 생계를 해결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편안한 노후 생활은 꿈도 꾸지 못한다.

내가 자식같은 돈이라고 해, 피같은 돈. 너무 힘들더라고. 정말 어려운 고비 넘어갔어요. 여기서 먹고 자고 해요. 살기위해 해야겠더라고.
– 김말순(가명) / 전일저축은행사태 피해자

수많은 피해자를 만든 전일저축은행의 대주주였던 은인표 씨는 현재 항소심 공판을 받고 있다. 오는 10월 29일 선고가 내려지는데, 결과에 따라서는 자유의 몸이 될 수도 있다. 한 때는 공판이 열릴 때마다 수 많은 피해자들이 법원을 찾았다. 전국에서 차를 대절해 서울로 올라와 머리띠를 두르고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지금은 찾아오는 사람이 거의 없다. 은씨 사건의 피해자라는 박종영 씨의 얘기다.

피해자 여러 명이 벌써 죽었어요. 소송을 하고 재판하면 뭐하냐, 아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니까 이젠 오지도 않아요.
– 박종영/전일저축은행사태 피해자

그런데 피해자들이 재판에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하는 사이 이상한 일이 많이 벌어졌다. 몇 달전에는 조계종 중앙종회 의원까지 지낸 한 스님이 은 씨의 석방을 탄원하는 일도 있었다. 피해자 입장에선 분통 터질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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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입수한 은인표 씨의 접견 녹취록에는 정.관계 인사 못지 않게 불교계 인사들이 자주 등장한다. 모두 조계종단에서 높은 자리에 있는 스님들이다. 유명사찰의 주지를 지낸 한 스님은 구속된 은 씨를 대신해 은 씨의 부동산을 처분하는데 발을 벗고 나섰고, 또 다른 스님은 은 씨를 석방시킬 구체적인 방안을 은씨에게 전달했다.

스님하고도 계속 통화를 했어요. 스님은 경주로 형님을 모셔간 것을 그렇게 원하더라고요. 그렇게 해갖고 그쪽에서 가석방 작업을 이렇게 해갖고 하고.
– 은인표 측근, 은인표 녹취파일 中

녹취록에 등장하는 정관계 인사들 중 상당수는 불교계를 통해 은 씨를 소개 받았다고 주장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인 3선의 김우남 의원, 하복동 전 감사원 사무총장 등이다. 특히 김 의원은 국회의원 신분을 이용해 한 스님이 은 씨를 특별 접견하는데 힘을 보탰다.

은 씨와 이들 불교계 인사들은 대체 어떤 관계일까?

2009년까지 은 씨의 운전기사로 일한 김모씨가 은인표씨 관련 재판에 제출한 진술서엔 이 궁금증을 풀어줄 실마리가 들어 있다. 일부 스님들이 은 씨의 정관계 로비 창구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다음은 김씨와의 대화내용.

= (은인표씨가) 스님들을 자주 만났나요.
네.
= 정치인들보다 더 (자주 만났나요.)
스님들이 연결고리가 됐던 것 같아요
=주로 은인표 씨가 스님들을 찾아다니는 식이었나요.
찾아가기도 하고, 오시기도 하고요.

은인표 씨의 접견 녹취록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불교계 인사는 놀랍게도 현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스님이다. 녹취록에 따르면 은씨는 자승스님에게 뭔가를 부탁하기도 하고,

그러니까 총무원장한테는 얘기를 했는가봐, ‘이거 인표가 부탁하는 거니까 꼭 이거 해줘야 한다’고 했는데, 그 뒤에 이게 어떻게 됐냐 이 말이야. 니가 갈 수 있어, 없어? … 내가 총무원장하고도 직접 통화할 수 있고, 그 쪽에다 통화할 수 있단 말이야. 상황이 급하다 생각하면 내가 검찰청 나가면 돼, 전화 하러 나가면 된단 말이야.
– 은인표, 접견 녹취록

은 씨의 한 여성 측근은 ‘은 씨를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자승 스님과의 전화 통화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그래서 ‘(자승)스님, 회장님이 워낙 자존심이 강한 분이셔서 뭐라 그러실까봐 못가겠다고. 근데 어떻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그랬더니 ‘뭐든지 다 하신다고. 하여튼 알아갖고 오라’고 그러셨는데 왔다 가셨어요?
– 은인표 측근 김OO, 접견 녹취록

은 씨를 오랫동안 취재해 온 기자와 은 씨의 한 측근은 이 모든 것이 ‘돈의 힘’이라고 말했다.

주진우 시사인 기자 : 스님들께 사찰도 지어주고, 종도 만들어 주고…

은인표 측근 OOO씨 : 이 사람(은인표)이 처세가 좋아요. 돈으로 불쌍한 사람도 잘 도와주고. 잘 하니까 주변에 사람이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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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취재과정에서 은 씨가 불교계 현안에도 뛰어든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해 9월, 현대자동차가 10조원 이상을 주고 사들인 서울 강남의 한국전력 부지와 관련해 피해보상금을 받아 내는 계획에 은씨가 개입하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엔 자신의 대리인을 조계종에 보내 이 문제에 대한 설명회도 가진 사실이 드러났다. 봉은사 주지를 맡고 있는 원학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봉은사하고 종단하고 TF팀을 구성했습니다. 내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최OO이란 사람이 은인표 씨 소개로 찾아온 일은 있습니다. 제가 그 사람을 TF팀에 소개했고, 거기서 그 사람이 그 동안 조사하고 연구한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10년까지 봉은사 주지를 지낸 명진스님은 은씨가 이미 2007년부터 이 문제에 관여해 왔다고 증언했다.

2007년경, OO스님이 은인표 씨를 저에게 데려 왔습니다. ‘한전 부지가 원래 봉은사 소유다. 군사정권에 땅을 부당하게 빼앗긴 것이다. 그러니 이런 내용의 진술서 하나만 써 주면 500억 원을 받다 주겠다’고 했습니다. 솔깃한 제안이었죠. 은 씨와 MOU(양해각서) 정도를 체결한 걸로 압니다. 그런데 은 씨가 구속되면서 흐지부지 됐죠.

<뉴스타파>는 녹취록에 이름이 거론된 불교계 인사들에게 은 씨와의 관계를 물었다. 불교계 인사 중 가장 이름이 많이 나온 자승 총무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총무원에도 취재를 요청했다. 그러나 불교계 인사들에게선 아무런 답도 듣지 못했다. 다만 조계종 총무원은 10월 1일 오전, <뉴스타파>에 서면 답변을 보내왔다. 총무원측은 답변서에서 “자승 총무원장이 은인표씨의 재판을 도왔다는 것은 근거없는 주장으로 사실이 아니며, <뉴스타파>가 확보한 녹취록은 왜곡된 정보를 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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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신항 세월호 육상 거치 작업 현장을 방문한 안철수 후보가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외면당한 사실을 보도하지 않는 한국 언론의 실태를 네티즌들이 SNS상으로 비판하며 실제상황을 알리고 있다.
일, 2017/04/09-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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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석 안에서 지역구 늘리자는 여당과 반대하는 야당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이병석)는 9월 23일 전체회의와 선거법심사소위를 잇따라 열었으나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 비율을 놓고 의견차만 보이다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추석 직후인 30일 의원총회를 열고 당론을 확정해 추후 회의를 열겠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은 농어촌 지역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 현행 의석수 300석 내에서 지역구를 늘리고 비례대표를 축소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은 비례대표 의석수를 현행보다 줄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은 “새누리당의 의견은 비례대표를 줄이더라도 농어촌 지역구는 가급적 줄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가 균형 발전의 가치, 농촌의 어려움 모두 존중돼야 하고 중요한 가치들”이라며 “그러나 그것이 오로지 국회의원 의석으로만 지켜질 수 있는 가치인지는 자문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후 정의당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는데 국민의 주권이 선거제를 통해서 휴지통에 버려지는 안타까운 현실이 곧 정치 불신을 야기했다”며 “(정개특위를 통해) 그것을 바꾸라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 23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여야는 이날 아무런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 23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여야는 이날 아무런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2.‘의석수’ 프레임에 갇혀 선거제도 개편은 논의조차 안 돼

현재 정개특위 내에서의 논의는 현행 전체 의석수 300석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몇 석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애초 헌법재판소가 현행 국회의원 지역선거구의 인구편차 3대 1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제안한 것은 단순히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를 얼마로 정하라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선거구의 인구편차를 줄여 유권자 표의 등가성을 보장하고 민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선거 제도를 만들라는 취지가 포함된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8월 18일 정개특위 여야 간사가 의원 정수를 300석으로 고정한다는 데 잠정 합의하면서 선거 제도 개편 논의는 ‘의석수’ 프레임 안에서 맴돌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8월 10일 의원총회에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당론으로 정해놓고도 의석수를 300석으로 고정하는 데 합의하면서 결국 선거 제도 개편 논의에서 스스로 발을 묶는 셈이 됐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가 연신 오픈 프라이머리(국민경선제)만 강조해왔을 뿐 선거 제도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당론을 내지 않고 있다가 지난 9월 19일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지역 선거구수를 244개에서 249개 범위 내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히자 그 때서야 “비현실적인 안”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3.선거구 획정위에 권한 부여하고 ‘뒷북’

올해 3월 구성된 정개특위가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아니다. 여야는 정개특위 내에서의 합의에 따라 지난 5월 원래 국회 소속으로 있던 <선거구획정위원회>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소속 독립기구로 두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했다. 선거구획정위가 국회에 제출하는 선거구 획정안에 대해서도 법률에 위반되는 경우에 한 해 한 차례 다시 제출할 것을 요구할 수 있을 뿐 내용은 손댈 수 없도록 했다. 획정위의 위상과 권한을 과거에 비해 대폭 강화시킨 것이다. 하지만 국회가 한 일은 거기까지였다.

지난 7월 출범한 획정위(위원장 김대년 중앙선관위 사무차장)는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하는 시한(10월 13일)보다 2개월 앞선 8월 13일까지는 국회가 선거구 획정 기준을 마련해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국회 정개특위에서는 공방만 주고 받다 선거구 획정기준을 마련하지 못했고 획정위는 자체적으로 기준을 마련해 획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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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소속 독립기구인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대년 위원장(중앙선관위 사무차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동욱 위원(서울대 행정대학원장, 한국행정학회), 이준한 위원(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국정당학회), 조성대 위원(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참여연대), 차정인 위원(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대한변호사협회), 김금옥 위원(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한국여성단체연합), 강경태 위원(신라대 국제학부 교수, 새누리당), 가상준 위원(단국대 정치외교학과 부교수, 새누리당), 한표환 위원(충남대 국가정책대학원 교수, 한국지방자치학회). 괄호 안은 현재 직책과 추천 단체.

그런데 정작 선거구획정위가 지역 선거구수에 대한 잠정안을 발표하자 새누리당이 부정적 입장을 드러내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선거구획정위는 10월 2일 전체회의에서 지역 선거구수를 확정하고, 획정안 제출 시한인 10월 13일까지 어떻게든 최종 획정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지만 국회가 이를 수용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김형철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교수는 “여야 간에 단순히 농어촌 의석수, 선거구 증감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는 이유는 거대 정당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도구로서 정치개혁, 선거개혁에 대해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민주주의 정당으로서의 역할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의 논의와는 별개로 250여 개 시민단체는 지난 8월 정치개혁시민연대를 출범하고 처음으로 선거 제도 개혁 방안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 정치개혁시민연대는 정당 득표율만큼 전체 국회 의석을 정당 별로 우선 배정한 다음, 배정 받은 의석을 지역구 당선자로 채운 후 남은 의석은 비례대표로 채우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의원 수도 현행 300명에서 최소 360명으로 늘리고 비례대표도 100석 이상으로 확대하자는 입장이다.

▲ 지난 15일 정치개혁시민연대 소속 회원이 덕수궁 앞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 지난 15일 정치개혁시민연대 소속 회원이 덕수궁 앞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목, 2015/09/2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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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신문, 소녀상 이전 반대 76% 한국 여론 보도 – 한국 성인 76%, 소녀상 이전 무조건 반대 – “일본이 사과하지 않았다” 86% 응답 닛케이 신문은 2일, 소녀상 이전에 대한 부정적인 한국 여론을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 갤럽이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일본 정부의 합의 이행 여부와 상관없이 소녀상 이전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76%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또한 일본 정부가 사과하지 ...
일, 2016/09/04-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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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9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500일하고도 하루가 더 지났습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이날 하루 동안 서울 곳곳에서 열린 추모행사에서 시민들과 유족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추모합창문화제가 열린 8월 29일 토요일 밤 광화문. 지난 4월 16일 열린 1주기 추모문화제에 비하면 모인 사람들이 많이 줄었습니다. 단원고 2학년 5반 건우 군의 아버지 김광배 씨는 “세월호 사건이 잊혀진다는 건 우리 아이들이 잊혀진다는 얘기”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하지만 더운 날씨에도 추모 행사를 끝까지 지키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열여섯 살 고등학생 성지윤 양은 자신도 희생자가 될 수 있었다는 생각에 참사 이후 쭉 광화문을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배우 맹봉학 씨도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세월호 참사 501일, 망각과 싸우는 시민들의 마음이 그나마 유족들의 아물지 않는 아픔을 위로하고 있었습니다.

일, 2015/08/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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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KBS 보도국장, 뉴스타파에 당시 상황 증언

2011년 민주당 대표 회의실을 KBS 측이 몰래 녹음하고, 이 내용을 문건으로 작성해 한나라당 한선교의원에게 넘겼다고 의심받은 이른바 ‘민주당 도청의혹 사건’에 대해 당시 KBS 보도본부 고위간부가 중요한 증언을 했다. 임창건 당시 보도국장(현 KBS 아트비전 감사)는-은 뉴스타파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의 상황을 비교적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는 당시 악의적인 도청은 아니었지만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를 몰래 녹음한 행위는 있었던 것 같고, 이를 토대로 작성된 발언록 형식의 문건을 KBS 관계자가 당시 한나라당 한선교의원에게도 건네 준 것도 맞다고 말했다. 뉴스타파 취재진이 그와 나눈 대화를 크게 3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KBS가 민주당 대표회의실을 도청한건가?

나는 잘 몰라. 솔직히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보도국장(자신)이 깊숙이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아는 것은 그날 도청이 됐다라고 야당에서 문제제기를 한 그 다음 날, (보도)본부장 주재로 회의라기 보다는… 국장급들한테 본부장이 설명을 좀 했어요.
본부장은 국장급 이상 간부들을 불러다가 회사에서 이제 중요한 정책(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는데 이런 문제가 생겼으니까 거기에 대해 상의하려 한 거고… 그래서 우리(국장급들이)가 도청한 거 맞냐, 그렇게 우리가 물어봤지. 우리가. 그랬더니 본부장 이야기는 그것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사실은 그게 궁금해서 현장에 있는 정치부장하고 현장에 있는 기자에게 물어봤는데 본인들은 ‘그런 도청’은 아니다고 이야기하더라.

Q) 그런 도청은 아니지만?

야당에서 이야기하는 그런 도청은 아니다. 악의적인 방법을 쓰진 않았다. 내가 들은 것은 민주당 누구의 도움을 받아가지고 뭘 갖다 놓은 것 같은 느낌이…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더라고. 그러니까 뭘 가서 뭘 한 것은 아니고. 녹음기 같은, 핸드폰 같은 것 있잖아. 그런걸 민주당 누가 갖다 (놔)줬다.

(만약 회의에 참석하지도 않은 사람이 회의 참석자들의 대화를 몰래 녹음했다면 법적으로 이는 명백한 불법 도청이다)

2. 한선교 의원이 폭로했던 그 녹취록은 KBS가 만든 것인가?

그니까. 그 문건은 우리가 만든 거야. 그건 맞어. KBS가 만든 거야. 우리가 보고서를 만든 거지. 이 (민주당)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이야기들을 했다. 각자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이런 거야 주로. 나도 얼핏 봤는데. 녹취록은 아니고. 누구 누구 의원, 발언 내용을 이렇게 쭉 써놨어. 이렇게.

Q) 아,풀 텍스트는 아니고?

A) 그렇지. 그건 아니고. 우리 흔히 보고서 쓰는 그 형태야 그 형태.

Q) 그러니까 그 녹취록은 보신거 아니에요?

A) 그렇지. 그건 봤지. 나도. 녹취록이라고 하면 이상하고. 우리 보고서 문건… 나도 얼핏 봤는데. 발언록이야. 발언록. 녹취록이라 그러면 또 오해할라. 참석한 사람들의 발언이 들어가 있다니까. 그거야 뭐 평상시에 보고하는 거지. 그런데 그게 뭐 좀 자세한 내용이 들어가 있어. 간단하게 쓴 것은 아니고. 인용하는 형태로 되어 있어. 그런데 그걸 한선교가 들고서 녹취록이라고 한 거야.

(발언록이든, 녹취록이든 임창건 전 보도국장은 한선교 의원이 국회에서 민주당 회의내용이라며 폭로한 문건은 KBS가 만든 것이며, 이 녹취록을 본인이 직접 봤다고 증언한 것이다)

3. 그렇다면 그 녹취록을 건네준 사람도 KBS인사인가?

한선교에게 줬지. 민주당에서 대책회의를 했는데, 이런 이런 내용으로 논의한 것 같더라 그래서 잘 대응해 달라. 그 이야기는 이미 그때 정치부장이 이강덕인가, 이강덕이가 다 이야기한 거야. 그건. 우리(KBS)가 줬다고.

Q)우리(KBS)가 줬다고?

A)그렇지.

Q)우리라 하면…000이 준 겁니까? 아니면…

A)그건 내가 모르지. 그걸 그리고 공식적으로 넘겨줬다는 게 아니라 강덕이(이강덕 당시 정치부장) 이야기로는 야당(민주당) 설득할 때 이런 것을 야당에서 논의한 것 같다, 내부에서. 그러니까 당신들(한나라당)이 야당하고 이야기할 때 그걸 참고로 해 달라고 하면서 그것을 보여줬는데 한선교가 그것 좀 달라고 해서 (넘어갔다고) 그렇게 나는 들었어.

(임창건 당시 보도국장의 이 말은 결국 KBS인사가 수신료 인상을 관철시키기 위해 민주당의 KBS 수신료 관련 회의내용을 몰래 녹음해서 일종의 보고서를 만든 뒤 이를 한나라당 문방위 간사였던 한선교의원에게 건네줬다는 뜻이다)

 

임창건 당시 보도국장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보도국장으로서 데일리 뉴스를 챙기느라고 KBS의 현안이었던 ‘수신료 인상’과 관련된 사내 대책회의에는 거의 참석하지 못했으며 “회사의 업무 성격상 대외업무는 보도본부장이 관장”하며 자신도 나중에 “보도본부장에게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현 KBS사장, 당시 보도본부장이었던 고대영 씨가 사건의 핵심 내용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다. 고대영 KBS사장은 2015년 11월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당시 자신이 알기로는 “도청은 없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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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취재진은 당시 ‘민주당 도청의혹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과 전재희 당시 문방위원장, 이강덕 당시 정치부장, 고대영 현 KBS사장 등을 접촉해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2011년 당시 민주당은 한선교 의원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혐의로 고발했지만 경찰과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한선교의원과 KBS 측에 무혐의 처분을 내린바 있다.

그러나 임창건 보도국장의 증언과 뉴스타파의 취재를 종합해보면,
-당시 KBS가 수신료 인상이라는 자사 이익을 위해 기자들을 대규모로 동원해 야당 최고위원들의 발언내용을 담은 문건을 만들었고, 이를 여당 정치인에게 은밀하게 전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어떤 형태로든 회의 당사자가 아닌 사람이 몰래 녹음한 사실이 거의 확실시 돼 이른바 ‘민주당 도청사건’에 대한 전면적 재수사가 불가피해졌다.

회의 참석자가 아닌 제 3자가 어떤 형태로든 몰래 회의를 녹음했다면 통신비밀보호법상 이는 불법 도청이며, 도청사건의 공소시효는 10년이다. 2011년 6월 발생한 사건이니 아직 공소시효가 3년 이상 남았다.

  • 민주당 도청 의혹 사건 일지
  • 2011년 6월 23일

    민주당 최고위원 및 문방위원들, KBS 수신료 인상관련 회의(민주당 대표회의실)

  • 2011년 6월 24일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 ’녹취록’이라며 민주당 회의 내용 폭로(국회 문방위)

  • 2011년 6월 24일

    민주당 문방위 간사 김재윤 의원, ”한나라당 녹취록 입수 경위 및 도청 여부 밝혀라”

  • 2011년 6월 29일

    한선교 의원 동아일보 인터뷰: “문건은 민주당이 작성한 것을 제3자에게서 받았다. 문건의 작성자는 민주당이고 KBS에서 받지 않았다”

  • 2011년 6월 30일

    KBS사측, “민주당이 주장하는 식의 이른바 도청 행위를 한 적은 없다”

  • 2011년 7월 1일

    민주당 통신비밀보호법 위반혐의로 한선교 의원 고발

  • 2011년 7월 7일

    영등포경찰서, KBS 국회출입 OOO기자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자택 압수수색

  • 2011년 7월

    KBS 국회출입 000기자, 경찰조사에서 휴대폰과 노트북 잃어버렸다고 주장

  • 2011년 10월

    경찰, 출석요구 불응한 한선교 의원 서면조사

  • 2011년 11월

    경찰, ‘도청의혹사건’ 증거불충분 무혐의로 남부지검에 송치

  • 2011년 12월

    검찰, 증거불충분 무혐의로 한선교의원과 KBS 000기자 불기소 처분


취재: 최경영
촬영: 김기철, 김남범, 오준식
C.G: 정동우, 하난희
편집: 박서영, 이선영

목, 2017/06/0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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