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2015 변시 스폰서 이야기] 대한민국 다문화정책 로드맵_대전이주여성인권센터

지역

[2015 변시 스폰서 이야기] 대한민국 다문화정책 로드맵_대전이주여성인권센터

익명 (미확인) | 화, 2015/09/15- 16:21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사업 중 연중 12달 접수와 선정을 발표하는 사업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중 '변화의 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은 사업명에도 드러나듯 공익단체의 프로젝트에 '스폰서'가 되어 주는 것입니다. 짧은 기간 진행된 사업이지만, 알차고 다양한 사업 결과 소식을 공유합니다.

 

[대전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는 향후 있을 총선, 대선에 제안할 다문화정책 수립을 위한 포럼을 진행하였습니다. 외국인노동자, 결혼이주여성, 다문화가족(자녀), 유학생 등 이주외국인들을 지원하는 다문화 현장 전문가들의 워크숍을 통해 현재 정부 정책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을 제시하는 대한민국 다문화정책 로드맵을 수립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작업은 거주외국인 주민들의 권익 신장과 공생의 다문화사회 기틀을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다문화정책 로드맵

 

 

지금 대한민국에는 170만명의 거주외국인이 있습니다. 정부는 그 수가 500만명까지 늘어 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적지 않은 수의 외국인이 우리와 함께 살고 있지만, 우리가 길을 걷다 만나는 사람의 10명 중 1명이 거주외국인이 될 날도 곧 오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거주외국인의 수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는 데 반해 거주외국인에 대한 국가정책이나 국민의 인식은 언제나 그 자리를 맴도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 대전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는 어떻게 하면 거주외국인과 함께, 공생의 다문화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고, 결론 내렸습니다.


“다문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아보자. 그리고 늘 제자리걸음을 하는 거주외국인 정책의 로드맵을 제시해주자.”


이렇게 다문화정책포럼이 결성되었습니다.

 

 

 

변시 스폰서[3차에 걸쳐 진행된 다문화정책포럼]


 

포럼은 3차에 걸쳐 한남대학교에서 대학생 50여명이 참석해 진행되었습니다.


1차 포럼에서는 이주노동자분야, 2차 포럼에서는 결혼이주여성분야, 3차 포럼에서는 다문화가정 자녀 및 유학생분야를 주제로 각각의 전문가들이 발제를 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포럼이 다문화정책을 제안한다는 의미를 넘어서 다문화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과 인식개선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점에서 또하나의 작은 씨앗이 뿌려진 의미 있는 성과라 여겨집니다.


포럼과 워크숍을 통해 제안된 정책들은 정책자료집으로 엮어 정부와 각 정당에 정책으로 제안될 것입니다. 이 정책들이 현장에서 실현될 수만 있다면 거주외국인에게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게 됨은 물론이고, 공생의 다문화사회를 만들어가는 소중한 한걸음이 될 것입니다.


 

글 / 사진 : 대전이주여성인권센터

 

 



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은 우리 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공익활동, 특히 "시민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공익활동" 지원을 핵심가치로 합니다. 더불어 함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과 사회를 변화로 이끄는 <변화의 시나리오>와 함께해 주세요! [1%기금] 더 보기



창+문 변화사업국 사업배분팀박정옥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와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눔을 배우고 있습니다. 
나눔이 우리 사회를 다르게 볼 수 있는 창과 실천할 수 있는 문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작자 표시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사본 -네트워크지원사업.jpg


  한 사람의 삶이나 (지역)사회 모두는 다양한 요소들이 녹아있는 총체적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한두 가지 사회적 가치나 이슈의 해결만으로 우리 삶과 (지역)사회를 행복하고 건강하게 나아가게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개별 운동은 이 모든 가치와 이슈들에 모두 그리고 통합적으로 대응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형태의 네트워크는 우리의 삶과 (지역)사회 그리고 세상을 질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장치이자 과정이라 하겠습니다.

  아름다운재단에서도 기존 변화의 시나리오가 단체 중심의 지원인 것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네트워크 지원사업을 작년부터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이 사업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에 이 사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기를 희망하기에, 이음 블로그를 통해서도 홍보를 합니다.

  아래의 지원사업 공모 내용을 살펴보시고, 많은 관심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 이호(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연구위원



2017 변화의 시나리오 네트워크 지원사업

1. 사업명 2017 변화의 시나리오 네트워크 지원사업

※ <변화의 시나리오 네트워크 지원사업> 은 개별단체의 기존 영역과 의제를 넘어서 ‘의제와 의제의 네트워크’, ‘모임과 모임의 네트워크’ 등을 통해 우리 사회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창의적인 사업을 지원하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2. 지원요건

개별단체 또는 모임의 기존 의제와 영역을 넘어, 시민참여/소통에 기반한 사업으로서, 지역/시민 자치, 사회를 위한 소수자 운동, 사회를 위한 문화/환경/대안 콘텐츠를 내용으로 하는 8개월 이내 단기 프로젝트 사업

(사업기간 : 선정 후 ~ 2017년 12월 29일)

 

3. 지원대상

① 활동영역(과 소속)이 다른 3개 이상의 모임의 네트워크로,

② 그 중 1개 모임에는 아래 요건에 모두 해당하는 핵심구성원 1인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 변화의 시나리오 단체 기준에 부합하는 단체 재직 활동가

- 비영리단체 활동 경력 3년 이상의 활동가

( ※ 핵심구성원 1인 이외의 구성원 요건은 제한하지 않음)

③ 단체 간 네트워크, 컨서시엄 사업은 지원 불가함.

모임1

(핵심구성원 1인 포함)

+

모임2

(핵심구성원 제한 없음)

+

모임3

(핵심구성원 제한 없음)

=

네트워크

※ 변화의 시나리오 단체 기준

활동기간 만 1년 이상이며, 최근 3년(2015년-2017년) 예산 중 정부보조금 비율이 30% 이하인 시민사회단체, 풀뿌리단체 (정부위탁사업, 정부/민간 프로젝트는 정부보조금 비율에서 제외됨)

① 미등록단체도 신청이 가능

② 다음의 단체들은 신청제외

-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위탁기관 및 시설

- 종교시설 및 종교단체

- 정당 및 정당부설기관

- 사회적기업(예비사회적기업 포함), 소비자생활협동조합

- 직능구성원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

- 직접적 복지서비스를 전달하는 사회복지시설 및 사회복지기관

- 봉사단체, 지역사회복지관, 지역아동센터, 공부방, 작은도서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인자립지원 등 (※사회적 협동조합은 지원 가능)

4. 지원내용

- 네트워크 당 최대 1천만 원의 사업비

- 네트워크 최대 2개 단위 선정

5. 접수방식

① 온라인과 우편이 모두 접수되어야 신청 완료 (하나만 제출했을 경우, 접수 불가)

② 접수마감 : 2017년 3월 31일(금) 오후 6시 도착 분까지

③ 접 수 처 : (03035)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9길 6 아름다운재단 3층 변화사업팀 권연재 앞

6. 제출서류

온라인

접수

-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 접수 (상단의 온라인접수 클릭)

① 지원신청서 1 부 ☞ 하단 첨부파일

※ 첨부파일명 : 2017 변화의 시나리오 네트워크 지원사업_네트워크 명.hwp

※ PDF, DOC 등 파일형식 임의변환 불가

※ 지원신청서 이외의 첨부자료나 각종 증명서 사본은 우편접수 시에만 제출

우편접수

① 지원신청서 1부 (반드시 직인이나 서명날인이 된 원본) (재단 소정양식)

☞ 하단 첨부파일

※ 양면인쇄, 모아 찍기 불가

② 경력증명서 ※ 구성원 전원의 경력증명서

③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서 (재단 소정 양식) ☞ 하단 첨부파일

※ 구성원 전원의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서

④ 핵심구성원 1인은 아래 서류 추가 제출

- 소속단체 현황표 (재단 소정 양식) ☞ 하단 첨부파일

- 등록단체는 고유번호증 사본 1부 (혹은 법인 등록증)

- 미등록단체의 경우는 아래 서류 각 1부

: 대표자의 주민등록등본 ( 주민번호 뒷자리 삭제 요청)

: 해당 단체가 발행한 대표자 재직증명서 (단체 양식)

⑤ 기타 제출을 원하는 자료

 구분

일정 

비고

서류 접수

3월 9일(목) ~ 3월 31일(금)

3월 31일(금) 18:00 도착분까지

1차 서류결과 발표

4월 17일(월)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 공고

면접

4월 17일(월) ~ 4월 21일(금)

1차 선정단체 / 개별연락

최종 선정결과 발표

4월 27일(목)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 공고

추가서류 제출 및 수정

4월 27일(목) ~ 5월 1일(월)

선정단체

지원금 입금

5월 1일(월) ~ 5월 8일(월)

사업수행

2017년 5월 ~ 12월

개별 단체 수행

결과보고서 제출

2018년 1월 25일(목) 까지

7. 사업일정

8. 지원신청시 유의사항

① 중복지원 제한 : 유사사업으로 외부지원을 받은 경우 지원의 제한을 받을 수 있습니다

② 신의에 기반한 지원금 신청 및 집행

※ 다음의 경우, 아름다운재단 배분규정에 따라 지원을 철회합니다

- 사업계획서에 허위사실을 기재하였거나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지원금을 교부받았을 경우

- 사업보고와 평가를 통해 지원사업 목적 외 다른 용도로 지원금을 사용하거나 부적절하게 지원금을 집행한 부분이 있다고 판명될 경우

9. 문의

- 아름다운재단(www.beautifulfund.org) 변화사업팀 변화의 시나리오 담당

권연재 간사 02)6930-4538| [email protected]

※ 아름다운재단 지원사업 Q&A 게시판에 질문을 남겨주시면 빠른 시간 내에 답변해드리겠습니다.

■ 제출서류 중 제공양식

- 2017 변화의 시나리오 네트워크 지원신청서 [내려받기]

- 개인정보수집 및 이용동의서 [내려받기]

- 소속단체 현황표 [내려받기]

- 2017 변화의 시나리오 네트워크 지원사업 안내서 [내려받기]


화, 2017/03/14- 10:34
355
0

공부방 교사가 된 지 두 달쯤 되었을 때 초등학교 1학년인 다정이와 함께 동네 도서관에 간 적이 있다. 이른바 ‘다문화가정 자녀’인 다정이는 또렷한 눈빛에 당당한 목소리를 가진 멋진 여자아이이다. 처음 가본 도서관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이곳저곳 살펴보는 다정이가 눈에 띄었는지 도서관 직원 한 분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어머, 너 정말 예쁘게 생겼다.”
“고맙습니다.”
“한국말도 잘하네. 이름이 뭐니?”
“저 유다정이에요.”
“어, 이름이 한국 이름이네?”

다정이는 살짝 표정이 굳은 채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내가 말했다.

“한국 아이니까요.”

사실 이런 일은 다정이뿐만 아니라 우리 공부방 아이들이 흔히 겪는 일이다. 우리 공부방은 이주민지원센터 소속이다. 매주 토요일, 부모님 중 한 분 이상이 외국인인 아이들이 이곳에 모인다. 아이들은 자원봉사자 선생님들과 함께 공부도 하고 놀이도 하고 점심도 만들어 먹으며 한나절을 신나게 보낸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만 자라난 아이, 한국에서 태어났으나 집안 사정으로 어머니의 모국에서 양육되고 학령기가 되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아이, 한국인과 재혼한 어머니를 따라 중도입국한 아이 등 한국에서 지낸 기간은 각기 다르지만, 아이들은 대부분 자신이 한국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들을 둘러싼 세상은 이들의 민족 정체성을 끊임없이 의심한다. 그리고 한국인이 아닌 별도의 민족 정체성을 부여한다. ‘넌 다문화잖아’ 라고.

‘다문화’는 말 그대로 다양한 문화를 뜻하는 아름다운 단어지만, 한국에 사는 ‘다문화’ 아이들에게는 그리 달가운 말이 아니다. 아이들은 자기 자신이기 이전에 ‘다문화’여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수시로 관찰 대상이 되고 타자화된다. 긍휼히 여겨지거나 배척당한다. 다문화가정 자녀를 향한 우리 사회의 시선은 다문화가정 자녀가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어린이책 제목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다문화친구 민이가 뿔났다’, ‘필리핀에서 온 조개 개구리’, ‘우리 엄마는 여자 블랑카’, ‘깜근이 엄마’ 등. 어머니가 베트남인인 민이는 공부도 잘하고 교우관계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의 친구로서만 존재감을 가진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라고 한국어만 쓸 줄 아는 순호는 어머니가 필리핀인이라는 이유로 학급 친구들에게 한국인의 정체성을 부정당한다. 블랑카, 깜근이와 같이 당사자들이 듣기에 고통스러운 인종차별적 별명이 버젓이 동화책의 제목으로 쓰인다. 이 책을 읽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까? 또, 비다문화가정 자녀들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에 대해 어떤 시선을 갖게 될까?

저명한 아동문학가이자 교육학자인 심스 비숍(Sims Bishop)은 문학이 세상을 보여주는 창문이자 자기 자신을 비추어보는 거울이라고 했다. 독자들은 자신과 똑 닮은 주인공이 자신이 겪었던 일을 똑같이 경험하는 것을 지켜보며, 과거와 현재 이 사회에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해보고 사회의 질서와 정의에 대한 질문을 던져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거울처럼 자아를 비추어보는 수단이 비단 문학만은 아닐 것이다. 영화, 드라마, 웹툰, 웹소설, 애니메이션, 뉴스, SNS에 오르는 글과 사진, 동영상 등 우리가 이용하는 모든 미디어가 아이들에게는 거울이 되고 창문이 된다. 이제 미디어는 사회고발과 계몽의 차원을 넘어 평화와 공존, 그리고 희망을 보여주어야 한다. 현실 반영이라는 평면적인 이유를 핑계 삼아 위축되고 소외당하는 모습의 다문화 캐릭터만을 보여주는 것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이 사회에서 주체적인 시민으로 성장하게 하는 데에 걸림돌이 될 뿐이다. 무엇보다 아이들 자신이 미디어로부터 긍정적인 거울을 원하고 있다.

black_egg

언젠가 우리 공부방 아이들과 함께 ‘까만 달걀’이라는 단편동화집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에 실린 다섯 편의 동화에는 피부색과 부모님의 국적 때문에 교우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주인공들이 등장하는데, 아이들은 모두 작품 속 주인공의 아픔에 공감하면서도 이야기 자체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작품 속 주인공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왕따를 당하고 친구도 거의 없으며 불쌍하게만 나오는 것이 불만스럽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밝고 긍정적인 성향의 주인공과 평화로운 결말을 원했다. 중학교 1학년 남자아이 기범이는 만약 자기가 작가라면 이야기에 등장하는 학교에서는 왕따와 인종차별이 사라졌다는 결말을 쓰고 싶다고 했다. 왜 이 학교에서만 사라지기를 바라느냐고 묻자 기범이는 “나라 전체에서 사라지면 뭔가 큰일이잖아요. 그렇게 큰 사건이 아니어도 좋으니 작은 곳에서라도 변화가 일어났으면 좋겠어요.”라고 대답했다.

아이들은 비현실적인 파라다이스를 바라지 않는다. 특정 개인의 선의에 기반을 둔 일시적인 배려가 아니라 사회 각계의 연대와 구조의 변화에서 오는 긍정적인 내일을 기다리는 것이다. 변화는 작은 곳에서 시작된다. ‘다문화’라는 단어 뒤에 생생히 살아있는 진짜 그 사람을 보는 일. 보려고 노력하는 일. 잘 보이지 않을 때 다른 이의 도움을 받는 일. 작은 연대. 그 안에서 솟아나는 작은 희망. ‘다문화가정 자녀’라 불리는 저 아이가 내 아이와 다르지 않고 저 아이가 사는 세상과 내 아이가 사는 세상이 같은 곳이라는 진실을 마주하는 것. 이때야 비로소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작은 희망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깨닫게 될 것이다.

580340370360561207001

김해원의 동화 ‘나는 그냥 나예요’에 나오는 주인공은 다문화라고 구분 지어지는 것을 거부한다. 그리고 말한다.
“나는 거대한 우주에 떠 있는 수만 개 별 중 하나인 작은 행성에 살아요. 나는 그 행성에 사는 수많은 사람 중에 하나예요. 그게 나예요.”
다양한 ‘나’들이 모여 만드는 작은 희망을 바라본다.

글 : 임여주 파주엑소더스 공부방 교사, 대학에서 강의하는 어린이책 연구자

*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파주엑소더스는, 이주민과 선주민이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하는 단체입니다.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상담지원과 복지서비스, 교육과 문화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법과 제도의 마련•정비를 위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이 글에 실린 아이들의 이름은 모두 가명입니다.

월, 2016/11/07- 11:20
352
0

2015년을 가득 채운 변화의 시나리오. 그 시나리오들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우리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을까요? [2015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 그 결과들을 공유합니다. 미미하지만 꾸준히 우리 사회를 변화시켜나갈 작은 움직임들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합니다. 

 

복지세상을 열어가는 시민모임프로젝트 A 지원사업으로 2013년부터 "권리로 삶을 말하다!"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3년 전 상대적으로 소외된 당사자가 권리의식을 갖고 보장을 요구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권리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문제 상황을 객관적으로 드러내는 권리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어려운 점은 ‘말해봤자 무엇이 바뀌겠느냐’, ‘그동안 여기저기 이야기해 보았는데 달라진 것이 없더라’, ‘그냥 주어진 대로 살아야지’ 라는 반응이었답니다. 그러나 3년간 참여하며 실제 본인들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구현되고 실제 반영되는 모습을 보며, 이제는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데 익숙해진 느낌이라고 하네요.

 

 

당당하게 삶을 변화시키는 당사자!

 

4년째 진행된 ‘권리로 삶을 말하다!’

 

참여예산복지네트워크 시민참여과정 ‘권리로 삶을 말하다!’가 지난 12월 22일, 천안컨벤션센터에서 권리 토크파티를 마지막으로 2015년 참여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시민참여과정은 지난 2012년 처음 시도한 당사자의 참여과정으로 4년째 시혜가 아닌 권리로, 사회복지가 주민들의 삶 속에 녹아들 수 있도록 권리적 관점에서 행정부의 복지정책이 편성되고, 주민이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안정책 26건 중 9건, 2016년 천안시 예산(안)에 반영

 

지난 12월, 시민참여과정 마지막 과정으로 진행된 권리토크파티는 지난 1년 동안 함께 했던 참여자들이 서로의 삶을 나누고 응원하며 1년 활동의 소감을 나누는 자리로, 참여예산복지네트워크에서 감사의 마음을 담아 마련하였습니다. 참여자 중 재능이 있는 분들이 노래와 무용공연을 준비하고, 활동 영상을 시청하고 맛있는 밥도 먹으며 즐거운 연말 분위기를 한껏 즐기는 자리였습니다.


권리 토크파티에 가장 중요한 시간! 지혜와 마음을 모아 지난 9월 천안시에 제안한 정책이 2016년 실제 예산(안)에 어느 정도 반영되었는지를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로써 그동안 권리워크숍에서 이야기한 것들이 푸념에 그치는 것이 아닌 실제 변화를 만들어 가는 것임을 체감할 수 있었지요. 실제 2015년 제안정책 26건 중 2016년 예산(안)에 9건이 반영되며 34.6%가 반영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권리토크파티에서 제안한 정책을 살펴보는 시간><권리토크파티에서 제안한 정책을 살펴보는 시간>

 

  

권리로 내 삶을 바라보는 권리워크숍

 

2015년 2월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아동/청소년/노인/장애인/이주민/저소득주민/북한이탈주민 등 7개 영역에서 총 200여 명이 인권교육을 통해 내 삶과 밀접한 인권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어 같은 참여자가 각각 2번씩 18차례 권리워크숍을 진행하여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던 이야기, 삶에서 결핍된 점 등 525가지를 도출하였습니다. 또한, 7월에는 워크숍에 참여했던 120명이 한자리에 모인 ‘권리원탁회의’에서 세부토의를 진행하고 33가지 정책과제 중 우선순위 투표도 하였습니다.

  

푸념이 아닌 현실 가능한 정책으로

 

이렇게 결핍된 점을 끌어냈다면 천안시 제안정책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도 이어졌습니다. 무더운 여름, 천안시 공무원, 시의원, 참여예산복지네트워크 실무자 등 20명으로 구성된 정책지원팀과의 2차례 논의를 거치고 간담회에서 협의한 후 참여예산복지네트워크에서 작성한 제안서를 9월 초 천안시 각 해당 부처에 전달하고 부서검토 의견을 수렴하였습니다.

  

권리로 풀어가는 삶의 이야기

 

공식적으로 천안시에 우리가 함께 만든 정책 26건에 대해 제안하는 ‘권리로 요구하는 천안시 사회복지정책 제안대회’는 7개 영역에서 당사자가 직접 발표하였는데요, 삶에서 느끼는 어려운 점과 결핍된 점을 풀어놓아 더욱 마음에 와 닿는 시간이었습니다.


중증장애 당사자인 배은경 씨는 생존과 직결된 24시간 활동보조서비스 부족과 편의시설 미흡에 대한 어려움을 생생하게 전달해주었습니다. 지역아동센터 이용자인 고지영, 김태경 양은 위험한 스쿨존에 대한 이야기와 담배냄새로 인한 어려움을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발표했습니다. 천안지역자활센터 자활사업단의 최명선 씨는 취약계층에 대한 안전체계와 공공임대주택 확충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이주여성인 서지은 씨는 외국인, 이주민 등 생활편의 증진을 위한 안내책자가 없어 한국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야기를, 북한이탈주민인 이선화 씨 또한 지역적응을 위한 어려움과 병원 이용에 대한 어려움을 풀어놓았습니다. 박분순 어르신은 주거비 부담으로 열악한 주거환경과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필요성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특히 청소년 영역에서는 학교 수업으로 인해 영상을 통해 제안하는 발표를 했습니다.

  

<정책제안대회에서 직접 발표하는 최명선 씨><정책제안대회에서 직접 발표하는 최명선 씨>

   

권리로 삶을 보장받기 위하여

 

참여예산복지네트워크는 사회복지가 권리로서 주민들의 삶 속에 녹아들 수 있도록 다양할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천안시의 사회복지정책이 살아있는 제도로 소외된 이웃과 주민을 보듬을 수 있는 정책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스스로 권리보장을 위해 노력하는 우리 이웃들을 응원합니다. 이러한 네트워크 활동은 2016년에도 새로운 시도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천안시민, 당사자를 찾아갈 예정입니다.

 

 

#. 정책제안대회에서 발표한 초등생 김태경 양의 참여 소감

 

제안대회에서 발표자 중 제가 제일 막내라 떨리고 버벅거렸는데, 끝내고 나니 너무 좋고 감격스러워서 그날 밤 잠도 못 잤어요. 어린 나이에 이런 큰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기쁘고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는 게 힘들 수도 있었는데 그걸 물리치고 발표해서 좋았어요. 꿈이 아나운서인데 꿈에 한발 다가간 것 같은 아주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7월에 120명이 함께한 원탁회의를 말로 표현하면, 가족 같은 느낌이에요. 제 모둠에는 청소년 언니 오빠들, 다문화가족, 노인, 장애인이 있었는데 따로따로 의견을 내고 불편한 점을 이야기하며 주고받는 게 정말 좋았어요. 그날은 말할 수 없이 행복한 하루였어요.


권리란 저에게는 마치 사람들이 의견을 내세움으로써 생각과 의견을 주고받는 것으로 생각해요. 

누구에게나 갖고 태어나는 것 같아요. 내년에도 또 참여하고 싶어요.

 

 

글ㅣ사진  복지세상을 열어가는 시민모임

 



복지세상을 열어가는 시민모임은 지역사회 모든 시민들이 아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평등하고 정의로운 복지공동체를 시민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복지세상을 열어가는 시민모임 홈페이지 둘러보기] 

 

 



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은 우리 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공익활동, 특히 "시민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공익활동" 지원을 핵심가치로 합니다. 더불어 함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과 사회를 변화로 이끄는 <변화의 시나리오>와 함께해 주세요! [1%기금] 더 보기



창+문 변화사업국 변화사업박정옥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와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눔을 배우고 있습니다. 
나눔이 우리 사회를 다르게 볼 수 있는 창과 실천할 수 있는 문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작자 표시
화, 2016/03/29- 18:44
344
0

변화의 시나리오 여러 단위 사업들 중 거의 유일하게 활동가 개인을 지원하는 사업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으로 2002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5년에도 어김없이, [2015 변화의 시나리오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이 진행되었습니다. [휴식] 부문에 총 11팀 22명의 활동가들이 선정되었고, 동료들과 혹은 가족들과, 또는 혼자 각기 다양한 방식으로 쉼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이야기들을 함께 나눕니다.

 

남병준님은 장애인권활동가 동료인 김은애, 이윤경님과 60여일 동안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왔습니다. 60여일 간의 쉼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유럽의 복지제도 견한, 장애인 단체 방문 등을 통해 많은 배움을 얻어왔다네요.

 

 

때로는 혼자, 때로는 함께 걸었던 775킬로미터!

 

 

순례길 시작, 생장피드로드 마을에 도착하다.

 

프랑스 파리에서 바욘을 걸쳐 생장에 도착했다. 순례길 코스의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길, 프랑스 길이라고 불리우는데 생장에서 시작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무려 775킬로를 걸어야 하는 코스다. 아! 775킬로라니, 한 달 동안 걷는다니! 생각만 해도 걱정이 먼저 드는.. 과연 할수 있을까? 


생장에는 순례자 사무실이 있다. 이곳에 들러 길을 걷는 동안 내 여권과 같은 역할을 하는 크레덴샬 페레그레뇨(순례자 여권)을 발급받고 접수를 하고 프랑스 길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이곳저곳 조심해야 하는 것들을 대해 듣는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어르신들이 설명을 해준다. 어르신들은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떨리는 손으로 크레덴샬에 내 이름과 출발 시작 일들을 적어내려간다. 본인이 하는 일에 대해서 자부심과 재미있어하는 모습, 흥이 있어 보이는 이 어르신들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이제 순례자의 신분으로 첫 길을 나선다.

 

 

달달한 케익과 쓰디 쓴 에스프레소의 맛!

 

정말 정말 시작이다. 첫날 걸어야 하는 피레네 산맥을 가기 위해서 아침 일찍 10킬로가 넘는 배낭을 메고 설레는 마음 반, 걱정되는 마음 반, 이제 걷기 시작하면 마지막까지 걸을 수 있을지, 몸이 아프지는 않을지, 가는 도중 별일은 없겠지 등등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첫날의 코스인 피레네 산맥이 제일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인지 더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길에서 마주한 나보다 나이가 많은 어르신, 아이들을 보면서 아! 나도 조금 힘을 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걷다 보니 걷게 되더라. 눈앞에 펼쳐지는 끝없는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어느 순간 내가 지나온 길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길에 마주친 풍경들과 바람소리들을 들으니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걱정되는 마음보다 설레고 어떤 풍경들이 나를 마주할까?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할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 힘들어 바닥에 주저앉기를 수십 차례... 길바닥에 주저앉길 수십 차례 하며 만난 첫 꿈같은 곳, 오리손 알베르게. 이곳에서 아마 에스프레소를 두 잔 연달아 먹었던 기억이 난다. 달달한 케익과 쓰디 쓴 에스프레소. 아! 그 맛이 생각난다. 

 

피레네 산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말과 소, 양 /잠시 휴식피레네 산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말과 소, 양 /잠시 휴식

  

끝없이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과 아름다운 날씨에 몸은 너무 힘들었지만 마음은 평온했던 것 같다. 멀리서 혹은 가깝게 들리는 종소리(소나 양의 목에 걸려있던 종소리), 푸른 대지에 소, 말, 양들의 모습이 조금은 평온해 보였다. 잠시 나도 그들처럼 푸른 풀밭에 누워 햇살을 맞이하며 쉬곤 했다. 


피레네산맥 정상 정도였을까? 핸드폰에서 문자 알림 소리가 들린다. 프랑스에서 스페인으로 바뀌어 있다. 국경선이라는 별도의 표시가 딱히 없는데, 아! 신기하다. 국경을 넘었구나. 생각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이렇게 국경을 넘을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피레네산맥을 넘어 첫 번째 숙소인 론세스바예스에 도착하기까지 9시간 걸었다. 해가 지기 전 내려와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지막 내리막길이라 조금은 더 빨리 발걸음을 재촉하며 내려왔다. 몸은 천근만근. 찜질방에 가고 싶었다. 따뜻한 곳에 가서 몸을 녹이고 싶다는 생각이 제일 간절했던 순간이었다.

  

길위에서 만난 이들과 함께!!길위에서 만난 이들과 함께!!


 

올라! 부엔 카미노!


길을 걸으며 가장 많이 한 단어는 올라! 부엔 카미노! 이 두 마디로 모든 사람과 인사가 가능하다. 자전거를 타며 힘들게 페달을 돌리는 사람에게도, 아픈 다리를 절뚝거리며 걷는 사람에게도, 어느 나라 사람인지 몰라도 다들 반갑게 올라! 부엔 카미노로 대답을 한다.


내가 걸었던 9월은 덥지도 춥지도 않아 많은 사람들이 길을 걷는 시기이다. 한 달 동안 걸어야 하니 환경적인 조건들을 생각 안 할 수 없겠지. 그런 탓인지 사람들이 너무 많다. 하루에 수많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걷는다. 내 몸이 조금 덜 힘들 땐 먼저 인사도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인사에 답을 하지 못한 채 이를 악물고 빨리 오늘 길을 마쳐야지 하는 생각밖에 안들 때도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힘들 때 옆에서 말 걸어주는 이가 있으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힘을 얻기도 하고, 언제 힘들었나라는 식으로 즐겁게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길 위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과 인사 외에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곤 했다.

 

우선, 언어의 장벽... 으아!! 말을 걸어오면 얼음이 되어버리는 나!! 입안에서만 중얼거리는 단어들.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 말들.. 언어가 잘 되지 않으니 많이 위축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고, 외국 사람들은 거의 영어는 기본적으로 하니깐 대화가 다 가능한데.. 난!! 듣는 것은 대략 알아들을 수 있겠으나, 말하는 것이 어찌나 어렵던지.. 여러 차례 해외여행을 하면서 영어, 언어의 어려움을 느낀 것은 처음인 것 같다. 긴 여행이기도 하고 한 달 동안 길 위에서 걷는 것이고 만나는 사람들이 거의 외국 사람들이니 아마 더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그래서 결심했다. 한국에 가면 꼭 영어를 공부하리라. 길을 걷는 동안 위축되어 있는 내가 너무 싫기도 했고, 난 나 자신을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었나 보다. 이런 모습의 내가 낯설고 싫었으니... 그리고 가장 영어를 공부해야겠다고 느낀 건, 아마 산티아고에 도착 하루 전, 그날 난 아마 한 달 동안 걸으면서 있을 모든 일들을 경험한 것 같은데. 아마 이날 만난 그이가 없었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카미노길에서 노숙을 했을 것이다.


이날은 무슨 욕심이었는지 80킬로 정도를 걸었다. 꼬박 15시간을 걸어서. 평소엔 20~30킬로 정도, 많이 걸었다 싶으면 40킬로가 조금 넘는 수준이었는데. 평생 잊지 못할 이날은 새벽 5시 30분부터 걷기 시작해 밤 9시가 넘어서까지 걸었다. 목이 말라 물을 얻으러 남의 집에 들어갔던 일, 집주인이 엄청 화를 냈지만 물을 주었고, 길을 몰라 헤맬 때 전에 만났던 스페인 남성을 우연치 않게 만나 길을 물어 찾아갔던 일, 숙소가 없어 길바닥에 주저앉아 있을 때 나에게 같이 자신과 가자고 했던 사람들.. 한참 멘붕 상태에서 이렇게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무작정 걷기 시작했고 그때 만났던 아일랜드에서 온 여성.


이름을 물어보지 못해 난 계속 언니라 불렀다. 이미 어두워진 길 위엔 그 언니와 나밖에 있지 않았고 난 아마 본능적이었겠지. 이 사람을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정말 이를 악물고 그 사람 옆에 바짝 붙어 길을 걸었다. 그 언니와 오늘 어디까지 갈 거냐? 숙소는 있냐? 어디서 왔냐? 등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고, 이미 시간이 늦어 알베르게(숙소)에 갈 수 없고 숙소가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한 나에게 자신과 같이 가자며, 자신이 예약한 숙소에 나를 재워주었다.


아!! 정말 눈물이 났다. 이 사람과 더 많은 대화를 하고 싶었는데.. 내 앞에는 영어. 언어의 장벽이.. 그이는 나에게 어디서 왔냐 라고 물으며 구글 번역기에서 한국어를 찾아 나와 소통하려 했다. 근데 이 번역기 이상하다. 영어를 보니 알겠는데 번역된 한국어는 말이 되질 않는다. 암튼, 이 사람에게 나의 고마움을 전달하기엔 너무 한계가 있었고, 이날 아마 영어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절실히 하게 되었던 것 같다. 


느즈막이 숙소에 들어와 이런저런 대화도 나누었는데 난, 왜 이 사람의 이름도 안 물어봤을까? 연락처도.. 페이스북 주소라도 물어볼걸. 나에게 한없이 고마웠던 이 사람에 대해서 내가 아는 건 아일랜드에서 왔다는 것과 산티아고 100킬로 전 도시인 사리아에서 걷기 시작해 오늘이 이틀째 라는 것 외에 알고 있는 것이 없다. 사진 한 장 같이 찍을 걸 하는 아쉬움이 크다.

길 위에서 만난 낯선 이에게 자신의 잠자리를 내어준 이 사람의 마음이 너무나 고마웠다.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고마운 사람이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기도...하는 시간이었다.

  

스페인어로 모라라는 열매/갈리시아지역으로 넘는 순간 앞에서 한장!스페인어로 모라라는 열매/갈리시아지역으로 넘는 순간 앞에서 한장!

 

775킬로를 걷는 동안 먹고, 자고, 걷고 이 세 가지가 정말 중요했다. 아니 이 세 가지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오늘은 어디까지 걸을까? 어디서 잠을 잘까? 밥을 무얼 먹지? 이 세 가지에 충실하다 보면 하루가 간다. 아! 얼마나 이 세 가지가 중요한지.

 

여행 전 산티아고를 걸으며 상상했던 것 중에 하나가 머리가 좀 쉬었으면 좋겠다. 숨 가쁘게 살지 않겠지 였는데 어느 정도 상상했던 것과 하루하루가 비슷하다. 급할 것도 없고 당장 무엇을 해야 하지도 않고 그냥 걸으며 바람을 맞고 내 발소리를 들으며 내 눈앞에 펼쳐진 풍경들을 보며 걷고, 배가 고프면 잠시 쉬어 배를 채우고 가장 기본적인 삶에 충실해지는 나를 내 모습을 보게 되었다.
기본적인 생활에 충실해지면서 나에 대한 생각들을 하게 되었고 고마운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함께 이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들도..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이기적인 사람이었는지, 혼자서 다 할 수 있다는 말도 안되는 허세를 가지고 있었는지. 혼자 걷는 이 길이 얼마나 외로운지.. 나라는 사람은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해준 여행. 내가 왜 이 길을 걷고 있는지 등 또 다른 생각들로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나를 바라보게 하고 대부분 부정적인 거라 그것을 인지하고, 인정하는 것이 조금은 힘들었지만 지금은 그것들을 인정하고 나니 내가 앞으로 어떻게 노력하면 될까?라는 질문에 답이 조금씩 조금씩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에 대한 소중함과 고마움을 알게 되었고 이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산티아고 순례길 걸으며 찍었던 사진산티아고 순례길 걸으며 찍었던 사진


이제 조직에서 나에게 준 일 년의 안식년을 마치고 다시 조직에 복귀해야 할 시점이다.

아직 복귀해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 조금은 걱정이 되지만 잘할 수 있을지, 또다시 금방 지치지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할 수 있는 만큼 옆에 있는 이들이 즐겁게 활동해야겠다 라는 마음으로 일 년이라는 쉼을 내게 선물해준 고마운 이들과 함께 천천히 즐겁게 활동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글ㅣ사진  김은애(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남병준, 이윤경(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은 우리 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공익활동, 특히 "시민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공익활동" 지원을 핵심가치로 합니다. 더불어 함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과 사회를 변화로 이끄는 <변화의 시나리오>와 함께해 주세요! [1%기금] 더 보기



창+문 변화사업국 변화사업박정옥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와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눔을 배우고 있습니다. 
나눔이 우리 사회를 다르게 볼 수 있는 창과 실천할 수 있는 문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작자 표시
금, 2016/02/12- 18:31
329
0

2015년을 가득 채운 변화의 시나리오. 그 시나리오들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우리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을까요? [2015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 그 결과들을 공유합니다. 미미하지만 꾸준히 우리 사회를 변화시켜나갈 작은 움직임들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합니다.

 

녹색연합프로젝트 B 지원사업으로 2015년 '대형 국제행사 및 스포츠경기, 빛나거나 혹은 빚 나거나'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이 사업은 한국에서 진행된 국제스포츠 행사 유치의 문제들을 돌아보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또 이를 시작으로 무분별한 국제스포츠 행사 유치의 문제점을 공감하는 다른 분야의 단위들과 결합하는 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이번에 만들어진 네트워크와 보고서를 바탕으로 2016년에는 시민들과 훨씬 더 잘 호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로 계획 중에 있다고 하니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합니다.

 

  

대형 국제행사 및 스포츠경기, 빛나거나 혹은 빚 나거나

 

‘경기장 내 운전 연습을 삼가시기 바랍니다.’라는 다소 어색한 문장의 현수막이 있다. 그리고 그 현수막은 한두 개가 아니라 그야말로 광활한 주차장 곳곳에 들러붙어 있다. 도대체 어떤 경기장이기에 그리고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곳을 운전연습장 삼기에...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녹색연합<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의 주차장에 걸린 현수막>

  

4천9백억 원이 들었다는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 이야기다.

2014년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나서 지금까지 딱 한 번의 행사만 치러졌다. 바로 아시안게임 1주년 행사. 인천 서구의 수많은 초보 운전자들에겐 구립 운전연습장이 생긴 지 이제 꼭 만 2년째로 접어들고 있는 셈이다. 인천만의 문제일까? 아니다. 누구 말마따나 “단언컨대”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까지 대한민국 전 국토를 관통하는 코미디다. 바야흐로 우리는 메가스포츠이벤트 전성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강원도에서는 ‘1회용짜리 스키장’을 만들겠다고 기어코 500년 보호림을 잘라냈다. 전라남도엔 세계 어느 나라의 해외토픽 감으로도 손색이 없을 ‘버려진 F1 경기장’이 있다. 강원도 가리왕산의 1회용 스키장은 건설비만 1,723억 원에 예산되는 최소 복원비용만 1,082억 원이다. 영암의 F1경기장은 2010년 만드는 데만 5,073억 원이 들었고, 그리고 이제는 그 누구도 F1경기가 그곳에서 열릴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녹색연합<영암 F1경기장 전경>

 

2015년 아름다운재단 [2015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 B]로 진행된 녹색연합의 ‘대형 국제행사 및 스포츠경기, 빛나거나 혹은 빚 나거나’는 바로 이런 블랙코미디 같은 일들을 이야기하기 위한 프로젝트였다. 서쪽의 인천에서 동쪽의 강릉까지 그리고 남쪽의 영암과 부산에 이르기까지 곳곳의 현장을 돌아봤다. 지역의 방송기자, 시민사회 인사, 공무원들을 만나봤다. 그리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2015 대규모 국제스포츠대회의 유치와 운영의 문자’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또 1998년 일본 나가노동계올림픽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의 대안을 모색하자고 일본 전문가도 초청했다. ‘에자와 마사오’라는 일본 전문가는 국회에서 그리고 강원도청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이 가고 있는 어리석고 어두운 길을 나가노를 통해 역설했다. 그리고 강원도 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는 시민사회, 정당인들과 함께 평창동계올림픽과 강원도 재정문제를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살펴봤다. 물론, 세상이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 여전히 평창동계올림픽은 분산개최라는 마지막 출구를 뒤로하고, 어두운 터널 속으로 전진 중이다. 그리고 부산과 인천에서는 올림픽을 개최하자는 주인 없는 목소리들이 조금씩 일고 있다.

 

이제 더는 국제스포츠대회 하나 유치한다고 해서 그 지역의 경제사정이 달라지거나, 국제적인 이미지가 제고될 수 있다고 믿는 시민들을 현장에서 만나기는 어렵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지자체 차원에서는 여전히 무분별한 국제스포츠행사 유치 공약이 유효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혹 시민들의 무관심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콩고물이 조금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사람들이 막대한 세금낭비, 환경파괴를 종용하는 대도 당장 이해가 걸려있지 않아서 대다수 시민들은 별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일까?

 

2015년 변화의 시나리오는 국제스포츠행사 유치의 문제점을 확실히 할 기회였다.
그럼 이제 남은 것은 시민들을 깨우는 일인데, 이건 어찌해야 할까?    


 
[함께 보기] 가리왕산문제 홍보영상_녹색연합 

 

 

 

글ㅣ사진 녹색연합

 

 

녹색연합은 백두대간, 연안해양, DMZ 등 한반도의 생태축을 보전하는 운동과 그곳에 살고 있는 야생동식물을 보호하는 자연생태계 보전운동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생태잡지인 월간 ‘작은것이 아름답다’ 발행과, 미래세대를 위한 다양한 생태교육을 통해 시민들의 생태적 감수성을 높이는 활동, 그리고 자연을 살리는 먹을거리와 녹색생활 캠페인을 통해 생활속의 환경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녹색연합 홈페이지 둘러보기]

 

 


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은 우리 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공익활동, 특히 "시민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공익활동" 지원을 핵심가치로 합니다. 더불어 함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과 사회를 변화로 이끄는 <변화의 시나리오>와 함께해 주세요! [1%기금] 더 보기



창+문 변화사업국 변화사업박정옥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와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눔을 배우고 있습니다. 
나눔이 우리 사회를 다르게 볼 수 있는 창과 실천할 수 있는 문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작자 표시
금, 2016/04/15- 14:03
327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