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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국회가 인권위원을 선출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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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국회가 인권위원을 선출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익명 (미확인) | 수, 2015/09/09- 15:17


국회가 인권위원을 선출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인권위를 바로 세울 기회를 무산시킨 국회의원들
인권이 아닌 정략적 판단을 앞세운 국회의원들을 규탄한다!

 

어제(9월 8일), 국회 본회의에서 박김영희(이하, 박 후보자)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 후보자 선출안이 부결됐다. 우리는 이번 표결 결과로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자리를 찾기 위한 좋은 기회를 국회가 무산시킨 점에서 깊은 실망감을 느낀다. 이번 표결 결과는 국회의원들의 인권과 인권기구에 대한 몰이해를 드러낸 것이라 더욱 우려스럽다.

 

이명박 정부 이래로 급속도로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이 훼손되면서 인권위는 권력의 인권침해를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권침해에 면죄부를 주어 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같은 국가인권위원회의 후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자격 없는 인권위원들의 임명이었다. 현병철 전 위원장을 비롯한 무자격 인권위원들은 임명권자의 눈치를 보며 권력을 옹호하기에 바빴다. 그래서 국가인권기구 간 국제조정위원회(ICC)는 인권위원 인선절차의 부재를 이유로 2014년부터 2015년 3월까지 한국 인권위 등급심사를 3번이나 보류하였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없었던 초유의 사태였다.

 

박 후보자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시민사회인사들과 함께 구성한 인권위원 후보추천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추천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에서 국가인권위원회의 신뢰성을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3번이나 등급보류를 받은 한국에서 국가인권위원회법이 개정되지 않았지만 공개적이고 투명한 방식으로 인선절차를 거쳐 인권위원을 추천했으며 인권위원 자격기준을 사회적으로 제시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회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위상을 회복할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 국회는 2013년 발의한 인권위원 인선절차를 포함한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에 대한 심의도 하지 않더니 공개적이고 참여적인 절차를 거친 인권위원 후보자의 선출을 거부했다.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인사, 노동자 인권보호에 개입할 필요가 없다는 인사들이 줄줄이 인권위원으로 임명되고 연임도 되는 마당에 오롯이 장애 인권을 위해 헌신해 온 인사가 부적격하다고 부결시킨 국회의 행태는 인권잣대가 아니라 정략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박 후보자 선출안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재석의원 260명 중 찬성 99명, 반대 147명, 기권 14명으로 부결되었다는 사실은 새누리당의 조직적 반대와 새정치민주연합의 의지 없음을 고스란히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국회 본회의에서 박 후보자가 인권위원으로 적합한지에 대한 공개 토론이나 의견 표명도 없이 새누리당은 인권위원 인준안 부결에 앞장섰다. 인권관련 전력이 전무하고 인권침해 경력이 있던 유영하, 홍진표 씨를 상임위원으로 추천하고 선출한 새누리당이 어떤 근거로 박 후보자를 반대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다수당이면 인권위원 자격기준과 상관없이 임명하거나 부결시킬 수 있다는 말인가! 새누리당이 주도한 이번 부결은 인권의 잣대로 권력을 비판하는 독립적인 인권위원의 임명을 의도적으로 막은 악의적인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이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정부여당의 선포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지난 8월 13일 새정치민주연합이 의원총회에서 박 후보자의 진보정당 운동 경력을 문제 삼으면서 마치 자격이 없는 냥 왜곡하며 논란을 일으킨 것이 국회 본회의 부결사태의 원인이 되었다는 점을 짚지 않을 수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일부 의원들이 인권위원으로서의 자질이 아닌 정략적 접근으로 후보자를 흠집 낸 것은 매우 유감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인권위원 인선과 차별화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꼴이 되었다.

 

박 후보자는 장애당사자로서 장애인권운동의 현장에서 떠나지 않고 줄곧 장애인권운동을 해왔다. 박 후보자는 장애인권운동을 하면서 국가인권위원회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활동도 한 사람이기에 국가인권위원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변화시킬 중심축이 될 수 있었다. 과거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력은 장애인권운동 같은 사회적 소수자운동이 인권의 제도화를 위해 쓰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개인적 출세를 위해 정계에 입문하는 정치인과 다름에도 이를 동일하게 취급한 것은 유감이다. 인권위원 자격 요건과 상관없는 과거 진보정당 활동 경력을 문제 삼는 것은 부당하다.

 

표결에서 기권한 의원을 포함해 161명의 국회의원들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역할과 인권위원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면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자리를 찾는 기회를 무산시킨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국회는 인권위가 제자리에 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를 성찰하라. 지금은 임명권자의 눈치를 보는 인권위원이 아니라 인권의 잣대로 우리 사회 인권의 현실을 바꿀 의지가 있는 독립적인 인권위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이다.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공개적인 인선절차를 거친 후보자에 대해 인권위원 자격기준과 무관한 이유로 선출을 거부하는 행태를 중단하라.

 

 

 

2015년 9월 9일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 
국가인권위원장선임절차마련과 투명성 확보를 위한 시민사회연석회의(준)

공익인권법 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 국제민주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불교인권위, (사)인권정책연구소, 새사회연대,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유엔인권정책센터,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중심 사람,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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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신: 각 언론사 기자
발 신: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제 목: [성명]세월호 집회 주최 혐의로 구속된 박래군 석방해야
발 신 일: 2015년 8월 10일
문서번호: 2015-보도-016
담 당: 변정필 캠페인/인권교육팀장([email protected], 070-8672-3393)

국제앰네스티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차기 위원장을 내정하고 임명하는 과정에 대해서 우려한다. 인권위 위원장 내정은 시민사회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폭넓은 협의 없이 마무리되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위원장이 임명된다면 인권위가 효과적으로 자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과 불편부당성, 그리고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

한국가의인권기구는인권을보호, 증진하는데있어핵심적인역할을한다. 이러한역할을제대로수행하기위해서국가인권기구는독립적이어야하며충분한권한을갖고있어야하고, 또시민사회, 특히국내시민사회단체의신뢰와신임을받아야만한다. 독립성을갖추는동시에시민들에게독립적인기구로인식이되는것은인권위의정당성및신뢰성을뒷받침하는핵심적요소이다.

인권위는 2001년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라 독립적인 기구로 설립되었다.

인권위 위원장 및 위원을 내정, 임명, 해임하는 과정은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독립성을 갖추기 위한 모든 필수 조건을 갖출 수 있다. 국가인권기구의 위원장 및 위원은 인권영역에서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갖추어야 하며, 정부와 독립적으로 임명되어야 한다.

인권위 위원장 및 위원을 내정하는 과정은 최대한 폭넓은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하며, 여기에는 인권옹호자, 비정부기구(NGO), 야당, 노동조합, 사회복지전문가, 언론인 등이 포함된다.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및 위원은 편견이 없고 개인의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인물로 시민들에게 인식이 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특히 인권위 고위직의 경우 국가인권위원회 활동의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더구나 국가인권위원회 최고 수장의 경우 실제 인권활동을 통해 전문성이 검증된 인물로 지명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인권위 위원장은 인권피해자들이 신뢰를 가지고 인권위에 호소하고 기댈 수 있도록 인권 사안에 대한 경험을 갖고 있어야 하며, 이 점이 시민들에게 인식되어야만 한다.

현재 후보자 내정과정은 불투명했고, 내정자에 대한 결정은 이해관계자와의 폭넓은 논의 없이 오로지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인권위 위원장 및 위원을 내정, 임명, 해임하는 독립적인 과정은 ‘국가인권기구 지위에 관한 원칙’(‘파리원칙’으로 알려져 있으며 1992년 유엔인권위원회 및 총회의 승인을 받음)에 부합하도록 명시되고 이행되어야 한다. ‘국가인권기구 지위에 관한 원칙’은 국가인권기구가 정당성을 인정받고 역량과 불편부당성, 진정한 독립성을 가장 강력하게 보장받도록 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기준이다.

영문성명 보기

Index: ASA 25/2161/2015

South Korea: Secrecy of Chair appointment undermines independence of National Human Rights Commission of Korea

Amnesty International is concerned about the method of selection and appointment of the next chairperson of the National Human Rights Commission of Korea (NHRCK). The decision is currently being finalized without broad consultation with civil society groups and other relevant stakeholders, which could undermine its competence, impartiality and independence, all necessary attributes if the Commission is to effectively carry out its work.

National human rights institutions can play a key role in the protection and promotion of human rights. To fulfil this role it is vital that they are independent, fully empowered and enjoy the trust and confidence of civil society, particularly the local human rights community. Independence, and to be seen as independent, is a key attribute underpinning the legitimacy, credibility and effectiveness of the NHRCK.

The NHRCK was established in 2001 as an independent body under the National Human Rights Commission Act.

The selection, appointment, and removal procedures of the members of the National Human Rights Commission should be fair and transparent, so as to afford all necessary guarantees of genuine independence. Members of the national human rights institution should have adequate knowledge and expertise in the field of human rights and be appointed independently of the government.

The nomination process for selection of members should involve as far as possible a broad spectrum of representatives of civil society, including human rights defenders, NGOs, opposition politicians, trade unionists, social workers and journalists. It is crucial that the public perceives the Commission’s members as being free from bias, and from expectations of further career advancement.

In addition, the senior leadership of the Commission is particularly important as it sets the tone for the activities of the institution as a whole. It is of primary importance that the highest calibre candidates, with proven expertise of practical human rights work, be appointed. Chairpersons of national human rights institutions should have, and should be known to have, knowledge and experience in human rights issues to ensure that victims of human rights violations turn to them with confidence.

The current selection process for the Chairperson has been non-transparent but it appears the decision has been made solely by the President without broad stakeholder consultation.
The independent procedures of selection, appointment, removal and terms of tenure of the NHRCK members should be clearly specified and done through a transparent process in line with the “United Nations Principles relating to the Status of National Institutions” (adopted by the UN Commission on Human Rights in 1992, and later the UN General Assembly, known as “the Paris Principles”), which are the minimum standards that a national human rights institution must meet if it is to be considered legitimate, so as to afford the strongest possible guarantees of competence, impartiality and genuine independence.

UN Commission on Human Rights Resolution 1992/54, 3 March 1992 (E/1992/22); UN General Assembly Resolution 48/134, 20 December 1993.


월, 2015/08/1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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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가 소속된 "국가인권위 위원장 인선절차 마련 및 투명성 확보를 위한 시민사회단체연석회의(이하 인권위원장 대응 연석회의)(준)"에서 다음과 같이 <프레시안>과 연속 기고를 시작합니다. 

 

전 세계에 100개가 넘는 나라에 국가인권기구가 있다. 한국은 2001년 국가인권위원회를 설립했다. 1993년 채택된 파리원칙에 따라 독립적인 기구로서 해당 국가의 인권증진을 도모하고, 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를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2008년 보수 정권의 등장 이후 국가인권위원회는 권력의 인권침해에 대해 침묵하고 방조하기 시작했다. 이는 무자격 인권위원을 정부·여당이 임명하면서 본격화된다. 2009년 임명되고 2012년 연임된 현병철 위원장의 임기가 오는 8월 12일이면 끝난다. 국가인권기구 간 국제조정위원회(ICC)에서 인권위원 인선절차의 부족 등을 이유로 등급심사가 세 번이나 보류되었지만 정부와 국회는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조차 없다. 이러한 현실에서 보수정권 들어서 6년 간 인권위원장을 한 현병철 씨 재임 기간 인권위의 후퇴를 짚어보고자 한다.   
 

 

"'세월호', 교통사고 구경꾼처럼 기웃거릴 뿐"

현병철을 보내는 우리의 자세① 인권위, 애완견으로 전락한 감시견

 

-익명 (국가인권위원회 직원)

 


세월호 참사는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는 사건이다. 어떤 이는 단순한 교통사고에 불과하다고 우겨대지만 그날 국가가 차디찬 바다에서 단 한 사람도 구하지 못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비록 청해진 해운이 민간 기업이라 해도 선박을 증축하고 수하물을 부실하게 묶고 평형수를 기준 이하로 빼버린 행위에 대한 관리‧감독은 분명 국가의 몫이다. 따라서 본분을 망각한 국가를 성토하는 것은 국민의 당연한 권리에 속한다.
  
건국 이래 최악의 인권침해 사건 앞에서 대한민국 국가인권위원회는 움직이지 않았다. 국민의 인권보호를 위해 설립된 기관이 중차대한 인권유린을 목도하고도 침묵하는 이율배반의 모습을 보였다. 정상적인 인권위라면 무려 300여 명이 희생된 생명권 침해 사건을 그냥 두고만 보았을까.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명시된 직권조사나 긴급구제 권한만으로도 인권위는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 소홀을 얼마든지 파고들 수 있었을 것이다.
  
혹자는 인권위 업무 범위를 이미 접수된 진정사건이나 조사하는 경찰서의 청문감사실 수준으로 이해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인권위는 향후 예상되는 인권침해에 대한 적극적 예방활동 권한까지 부여받은 준사법 독립기관이다. 인권위가 2003년 이라크 전쟁에 대한 '파병 반대' 의견을 표명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맥락이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충고처럼 "그런 거 하라고 만든 인권위"다. 
  

변죽도 울리지 못하는 방관 
  
2014년 4월 16일 이후 인권위는 단 한 번도 세월호 참사의 중심에 접근한 적이 없다. 그저 교통사고를 구경하는 승객처럼 사고 현장을 기웃거릴 뿐이었다. 조용히 지내다가 "뭐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안팎의 질타가 귀에 걸리면 하나 마나 한 목소리로 '물타기'를 시도했다. 그마저도 사건의 본질적 내용은 들춰보지도 않았다. 인권위에서 '인권'이 빠진 '허무개그'는 진정성이나 감동과 거리가 멀었다. (☞관련 기자회견 : 세월호 집회 인권침해 외면 국가인권위 규탄
  
사고 발생 2주일 만에 소수의 인권위 직원들이 팽목항을 다녀왔다. 현장 모니터링을 겸한 1박2일 공무 출장이었으나 사건 조사를 전제로 한 면담은 없었다. 현장 기초조사와 언론에 보도된 관련 자료만으로도 국민의 생명권 침해 사건으로 즉시 조사할 수 있었음에도 아예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인권활동가들이 현장을 오가며 자체적으로 진상조사를 진행하고 일부 언론이 탐사보도를 통해 국가의 책임을 묻는 상황임에도 인권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인권위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처음 입을 연 건 사건 발생 4개월 뒤였다. 지난해 8월 13일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이란 제목으로 위원장 성명을 발표했으나 정작 본문에선 진상규명 의지나 재발방지 방안이 적시되지 않았다. 그저 공자님 말씀처럼 단식 중인 유가족의 건강을 걱정하고 정부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당시 최대 쟁점이었던 세월호 특별법의 기소권과 수사권 부여 문제에 대해서도 일언반구 언급하지 않았다. 
  
인권위원장 성명서의 '허무개그'는 참사 1주년에도 재연됐다. 정부가 유가족 의사를 고려하지 않고 밀어붙인 시행령이 최대 쟁점이었음에도 인권위는 이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저 '대한민국을 안전한 나라로 만들자'는 대통령 담화 수준의 문장을 내밀었다. 아무리 읽어봐도 '인권'의 이름으로 기억할 만한 메시지가 보이지 않은 맹탕 재탕 허무개그에 지나지 않았다.  
  
당시 인권위 내부에선 재난안전시스템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자는 주장이 있었다. 또한 시행령이 특별법의 입법 취지를 훼손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자는 직원도 있었다. 그러나 정권의 심기를 살피는데 동물적 감각을 가진 위원장과, 그 위원장의 심기를 귀신처럼 살피는 일부 간부들의 사전 정지작업으로 밑바닥 여론은 공식적으로 제기되지 못했다.  
  
인권위의 세월호 침묵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2014년 4월 이후 세월호 추모 집회 등과 관련한 진정이 20여 건 접수됐다. 그러나 2015년 5월 현재 인용으로 결정된 진정사건은 단 1건도 없다. 이는 인권위가 2014년 검찰·경찰 등 공권력 관련 진정사건에 대해 권고한 건수가 크게 떨어진 통계와 일맥상통한다. 2014년 검‧경 분야 소위원회 위원장은 자신의 책상 위에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자랑스레 올려놓은 '친박' 상임위원이었다.
  
문제의 '친박' 상임위원은 유엔 자유권 규약 정보노트 제출 과정에서도 월권을 행사하며 민감한 인권 이슈를 모두 빼버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물론 세월호 사건도 원안에 포함돼 있었으나 그의 지시로 삭제됐다. 그는 인권위 조사관들이 3일간 세월호 1주년 추모 집회를 모니터링하고 경찰의 과잉 대응 문제점 등을 지적한 위원장 성명서 초안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대 의견을 밝혀 결국 성명서 발표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경찰의 차벽 설치는 2009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배치되는 행위이며, 인권위는 이미 차벽의 문제점에 대해 의견을 내놓은 선례가 있다. 그럼에도 상임위원이 개인 견해를 앞세워 독단적으로 처리하는 행태는 현재의 인권위가 얼마나 허약한 상황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더 큰 문제점은 이 같은 전횡을 견제할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가 인권위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2001 인권위 VS 2015 조사위 
  
국가권력의 인권침해를 공정하게 조사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독립성이다. 권력에 종속된 행정기구로 권력을 감시할 수 없다는 사실은 상식의 영역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국가권력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독립성을 훼손하기 위해 몸부림친다. 2001년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과정과 2015년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 파동은 그런 측면에서 절묘한 데자뷰다. 
  
2001년 인권위 설립을 앞두고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혹한기 단식 노숙 농성을 두 차례 진행했다. 인권위를 법무부 수족으로 묶어두려는 국가권력에 저항한 처절한 투쟁이었다. 인권위 설립 이후엔 행정자치부와 시행령 제정을 두고 치열하게 각을 세웠다. 행정자치부가 인력 증원을 거부할 무렵 초대 인권위원장은 사표를 들고 청와대 관계자와 담판을 벌인 일까지 있었다고 고백했다. 
  
2015년 조사위는 15년 전보다 더 절박한 처지다. 그때는 대통령이 그나마 인권문제에 애착이 있었고 언론 환경도 지금처럼 편파적이진 않았다. 15년 전 인권위 출범에 기여했던 이석태 조사위원장은 최근 광화문 광장에서 대통령 면담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그러나 임명장마저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받지 못한 위원장에게 언론은 애써 관심을 돌리며 세월호 불씨를 잠재웠다. 
  
세월호 특별법과 시행령 제정과정을 살펴보면 정부가 과연 세월호 사건을 제대로 조사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위원으로 임명된 인사들의 '듣보잡' 발언과 파견 공무원들의 보신주의 처신은 조사위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한다. 유족들과 시민단체가 시행령 통과 직후 곧바로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 있다. 요컨대 지금의 조사위는 고양이에게 맡겨진 생선과 다르지 않다.
  
조사위는 인권위 추락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자칭 인권전문가라는 사람들도 인권위가 이렇게 빨리 무너질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2008년 촛불집회 결정 이후 치밀하게 진행된 권력의 길들이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급기야 권력을 감시하고 필요할 때 짖어야 하는 '감시견'이 오히려 권력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애완견’으로 전락했다. 2015년 대북 전단 살포가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는 결정과 정부의 비정규직 법안에 시종 침묵한 것이 단적인 예라 할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두고 '하인리히 법칙'을 거론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인리히 법칙이란 1번의 큰 재난이 일어나기 전에 29번의 작은 재난이 발생하고, 그 전에 300번의 사소한 징후들이 나타난다는 가설이다. 많은 이들이 세월호 참사를 '1대29대300'으로 표현되는 하인리히 법칙에서 '1'에 해당할 것으로 여기겠으나,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의 모습은 어쩌면 '1'이 아닌 '29'에 해당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지우기 어렵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위는 1주년을 계기로 '4·16 존엄과 안전에 관한 인권선언'을 추진하고 있다. 세월호 사건을 '참사'에 가두지 않고 헌법과 국제인권규범에 명시된 인권의 범주로 해석하기 위한 뜻깊은 시도로 읽힌다. 인권의 이름으로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는 것, 그것이 바로 세월호 참사가 이 시대에 던지는 준엄한 경고일 것이다. 인권위는 이미 경고를 외면했고, 조사위는 아슬아슬한 벼랑에 걸렸다.

 

 

* <프레시안> 바로가기

금, 2015/05/2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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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원장대응연석회의,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면담

새정치민주연합에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인권위원 인선위원회를 운영해 선임할 것 제안


오늘 (7/17)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인선절차 마련 및 투명성 확보를 위한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이하 인권위원장 대응 연석회의)는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를 면담하고 오는 8월 12일로 임기만료하는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과 강명득, 한위수 인권위원 후임선출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시민사회단체 참가자들은, "국가인권위원장과 위원 선임 권한을 가진 청와대나 국회, 대법원이 해당 기관 내부논의만으로 위원장과 위원을 확정하지 말고,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인권위원장 또는 인권위원 인선기구의 논의와 검토를 거쳐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8월에 국회에서 인권위원 1명을 새로 선임해야 하는데, 새정치민주연합이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인권위원 인선위원회를 운영해 선임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에 대해 이종걸 원내대표는“국가인권위원회와 그 위원장 및 위원의 중요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투명한 인선기구가 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국가인권기구 간 국제조정위원회(이하 ICC)도 인권위원 인선절차 부재 등을 이유로 한국의 인권위원회에 3번이나 등급보류를 하였다. ICC의 권고에 따르면 한국정부는 제대로 된 자격기준을 마련하고 시민사회도 참여하는 투명하고 공개된 절차에 따라 인권위원장을 선임하여야 한다. 
 
오늘 면담에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이석범 회장,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장서연 소수자위원회위원장,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대표, 인권위원장대응연석회의 소집권자 명숙,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호림 대표, 새사회연대 신수경 대표, 참여연대 박근용 협동사무처장이 참석하였다.

한편, 인권위원장대응연석회의는 지난 6월 9일부터, 오후12시에서 1시까지 광화문 광장에서‘투명한 국가인권위원장 인선 절차 마련’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금, 2015/07/1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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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공익제보자, “직장 내 차별 극심” 인권위 진정

공익제보 후 부당해임, 복직 후엔 휴가제한, 폭언 등 인권침해 지속
공익제보자 인권 보호에 경각심 주는 인권위의 적극적 권고 필요  

 

2011년 법무부 보호관찰소의 인권침해 사실을 공익제보한 법무부 공무원 배현봉 씨가 공익제보 이후 현재까지 자신에 대한 직장 내 차별과 부당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며 지난 1월 13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소장: 박흥식 중앙대 교수)는 배현봉 씨에게 가해지는 부당행위가 공익제보자에 대한 탄압이자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본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조속히 조사에 착수하여 공익제보자 인권 보호를 위한 시정조치 및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권고해야 할 것이며, 법무부는 해당 사안에 대해 자체 조사하고 배현봉 씨의 업무 조정을 포함해 당장의 피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배현봉 씨는 법무부 보호관찰사로 재직하던 2011년 보호관찰소에서 청소년 입소자들에게 가해진 일상적인 구타와 집단폭행, 성추행 등 인권침해 행위를 언론사에 제보했다. 제보 이후 법무부 내부 조사가 이루어져 인권 보호제도가 신설되는 등 제도개선이 이루어졌고 일부 가해 직원들에 대해서는 징계가 내려졌다.
그러나 제보를 한 배현봉 씨에게는 업무 배제, 갑작스런 인사발령 등 불이익이 가해졌고, 2012년 12월 법무부는 공문서 위조 등의 혐의를 이유로 해임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해임사유였던 혐의가 법원에서 최종 무죄로 확정되었고, 배현봉 씨는 2015년 6월 다시 직장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복직한 후에도 부당한 대우는 계속되었다. 배현봉 씨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한 진정서에 따르면, 업무상 실수에 대해 과도하게 질책을 받거나 다른 직원들이 있는 앞에서 인격적인 모욕을 당하는 일이 잦았고, 심지어 업무 중 허리를 다쳐 통원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병가를 허가받지 못했으며, 이후 다른 질환으로 병가를 써야하는 상황에서도 개인연가를 사용하도록 강요당했다. 이 모든 부당하고 차별적인 행위가 배현봉 씨의 공익제보 이후, 특히 복직한 이후에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이는 공익제보자에 대한 부당한 탄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배현봉 씨가 겪은 인권침해적 행위들은 공익제보에 대한 직접적인 보복의 성격을 띄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한 경고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공익제보 자들이 직장 내 차별로 피해를 호소하고 있을 만큼, 공익제보자는 인권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권위원회가 공익제보자 인권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길 기대한다. 

 

한편 배현봉 씨가 공익제보로 인해 오랜 기간 불이익을 받았음에도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현실은 개선이 시급한 부분으로 지적된다.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부패방지법)」에서는 부패행위로 인해 누구도 ‘신분상 불이익이나 근무조건상의 차별을 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부패방지법에서 규정하는 부패행위는 매우 협소하여 이익의 도모나 재산상 손해를 가하는 행위와 무관한 인권침해, 또는 공무원의 일반적인 법령 위반 사항 등은 신고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 공공기관의 범위도 좁아 공공성의 성격이 높은 사립학교와 같은 기관은 신고대상에서 아예 제외되어 있다. 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비리와 부정을 알린 제보자가 보호를 받지 못한다면 누구도 문제를 바로잡으려 나서지 않을 것이다. ‘부패청산’이 주요 의제로 떠오른 지금, 공익제보자를 더욱 폭넓고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제도개선이 절실하다.

 

 

목, 2017/01/1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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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후보자는 인권위원장의 적임자가 아니다

청문회에서 인권위의 독립성, 인권현안 해결의지 등도 보이지 않아
적임자가 아닌 인권위원장 후보자를 채택한 점에 유감
ICC 등급심사에서 강등된다면 투명하고 참여적인 인선절차 무시한 청와대의 책임

 

어제 8월 11일 이성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하 인권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었다. 7월 20일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그를 인권위장으로 밀실 인선한 당일부터 현재까지 국내외 인권단체들은 인권위원장 인선절차가 없었다는 점을 비판했다. 국가인권기구 간 국제조정위원회(ICC)에서는 인권위원장 및 인권위원 인선절차를 부재를 이유로 세 번이나 한국 인권위 등급심사를 보류한 상태에서 청와대는 이를 무시하고 밀실 인선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이성호 후보자는 인권위원장을 수락했다는 점도 시민사회는 우려했다.  
 
법조인은 인권 전문가인듯 호도하는 태도는 문제적

 

또한 시민사회는 그가 국가인권위원회법 상의 인권위원장으로서의 자격 요건(5조 2항“인권문제에 관하여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있고”)을 충족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청문회는 그러한 우려를 씻지 못했다. 그런데 후보자는 다른 나라 국가인권기구에서도 변호사를 인권위원 자격 요건으로 하는 나라가 있다고 모두발언에서 강조했다. 해외의 경우 법관 출신일지라도 인권옹호의 뚜렷한 성과를 낸 상징적 인물이 인권위원이 되는 경우는 있어도 단지 법관이라는 이유만으로 인권위원의 자격을 충족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현재 ICC 홈페이지에 있는 인권위원장의 경력을 봐도 인권 경력이 없는 사람 역시 현병철 위원장뿐이다. 그가 아람회 사건에 대해 무죄판결을 하며 사과를 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일 수 있으나 국제인권기구가 폐지를 권고하는 사형제나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는 인권에 반하는 판결을 내린 것은 ‘판결로서 인권에 기여했다’는 그의 답변에 반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혼자 판결하는 게 아니므로 어쩔 수 없었다거나 개인의 주관적 양심과 판사로서의 객관적 양심은 다르다는 궁색한 변명을 하기도 했다. 성별정정을 신청한 성전환자에게 성기 사진을 제출하라는 인권침해적 보정명령을 내린 것에 대해 결재했던 판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기보다는 사무관에게 전가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하였다. 이런 답변으로 보아 이성호 후보자의 판사로서의 경력은 인권옹호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또한 그는 현직 서울중앙지법원장인 상태에서 국가인권위원장으로 임명되는 것이 사법부의 독립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고민이 없어 보였다. 박근혜 정부가 이전 서울중앙지법원장을 감사원장,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임명하였기에 이번 인권위원장 내정도 ‘사법부 길들이기’라는 시민사회의 우려와 비판에 대해서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성찰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인권현안에 대한 무관심 드러내

 

지난 6년간 현병철 위원장이 뒤로 돌려놓은 인권위를 제대로 세우기 위해서는 인권현안에 대한 관심과 국가권력의 외압에 굴하지 않는 인권위 독립성에 대한 소신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가 인사청문회에서 한 답변은 “알지 못 한다”, “상황을 파악해보겠다”가 대부분이었다. 7월 20일 내정된 이후의 시간동안 한국 인권현안에 대해 최소한이라도 살펴보는 노력을 했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그는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모욕과 혐오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또 자유권 규약(본칭 유엔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규약) 심의를 위해 유엔자유권위원회에 인권위가 제출하는 정보노트에서 세월호 참사, 성소수자 혐오, 통합진보당 해산 등을 유영하 상임위원이 주도해서 삭제한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심지어 인권위 건물 옥상에서 농성하고 있는 기아차 농성자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저랑 관계있는 것은 아니지만”이라고 답변하는 등 인권현안을 살펴야 하는 자리가 인권위원장의 자격임을 모르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저항권적 인권개념에 치우치지 않겠다”는 그의 모두 발언의 의미가 인권현안에 대해 인권위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닌지 우려될 정도다. 한국정부가 비준한 국제인권규약과 보류하거나 비준하지 않은 인권규약도 그는 알지 못했다.  

 

그리고 차기 인권위원장 후보자라면 그간 현병철 인권위가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 살펴보고 왜 비판받는지 돌아봐야 적절하다. 그러나 전임 위원장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말하기 곤란하다는 답변만 했다. 청문회에서 질의한 것은 현병철 개인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그가 이끈 인권위에 대한 평가인 것이다. 그런데도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제대로 된 평가가 있어야 개선해갈 방향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현병철 위원장처럼 보신적 태도로 권력의 눈치만 보며 인권위원장 임기를 적당히 보내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천만 원 탈세하는 인권위원장? 도덕적 청렴성도 부족해

 

인권위원장은  도덕적으로도 청렴해야 한다. 그런데  이성호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2001년 아파트계약 당시 5억 원 가량으로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천만 원 정도의 탈세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도덕적 청렴성이 있어야 인권위원장으로서 시민사회의 존경을 받을 수 있으며 권력의 부패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할 수 있기에 우리는 도덕적 청렴성을 인권위원장의 자격으로 강조한 것이다. 

 

ICC 등급심사 강등된다면 그 책임은 청와대에 있어

 

내년 3월이면 인권위는 또다시 ICC 등급심사를 받는다. 이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성호 후보자는 인선절차를 마련하도록 법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본인 이후부터는 그렇게 하겠다는 말이다. 이미 3월 심사에서 인권위원장 교체 때 인선을 어떻게 하는지 보겠다는 것이 ICC의 입장이었기 때문이니 이는 ICC의 권고 취지에 맞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국제사회를 설득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최근 최민희 의원실에 보낸 ICC 서한에서는 ‘이번 인권위원장 인선과 관련해서 차기 ICC 등급 심사에서 고려하겠다’고 했다.

 

물론 ICC 등급심사에서 강등된다면 이는 전적으로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의 탓이 크다. 청와대는 인권위원 인선절차 부재로 세 번이나 등급심사가 보류된 상태에서도 밀실 인선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인권위 등급의 강등은 한국사회의 인권이 그만큼 후퇴됐다는 징표이다. 강등을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투명하고 참여적인 인선절차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직접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인권위의 독립성도 확보되는 것이다. 

 

어제 이성호 후보자는 청문회를 거쳤지만 인권위원장의 적임자가 아니라는 것만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는 점은 매우 유감이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ICC를 비롯한 국제인권기구에 알려나갈 것이다. 또한 이성호 위원장이 인권 현안에 있어 이제라도 인권위가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지, 인권위 독립성을 수호하는지, 투명하게 인권위를 운영하는지 지켜볼 것이다. 

 

 

 

2015년 8월 12일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인선절차 마련 및 투명성 확보를 위한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준)
(약칭 인권위원장 대응 연석회의) 

공익인권법 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 국제민주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불교인권위, (사)인권정책연구소, 새사회연대,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유엔인권정책센터,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중심 사람,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수, 2015/08/1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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