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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검찰, 탈세 혐의로 포스코건설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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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검찰, 탈세 혐의로 포스코건설 수사

익명 (미확인) | 금, 2015/09/04- 16:56

[편집자주]

포스코 비자금 수사가 6개월째를 맞고 있다. 그 동안 검찰은 포스코그룹 전현직 임원과 협력업체 대표 등 10여 명을 비자금,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실패한 수사라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과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의 사법처리에 실패했기 때문. 비자금 조성의 주범으로 지목된 정 전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두 번이나 기각됐고, 정 전 회장은 최근에야 검찰에 소환됐다. 호가호위하며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온 동양종합건설 배성로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역시 기각됐다. 수사가 이대로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뉴스타파>는 포스코 수사가 계속돼야 하는 두 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먼저 지난 6년 간 포스코건설의 수의계약 목록을 <뉴스타파>가 분석한 결과다. 수의계약은 포스코와 협력업체를 이어주는 연결고리이자 구조적인 비리가 만들어지는 시작점이다. 두번째, 포스코의 브라질 공사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형사 소송 취재 결과다. 한 토목협력업체가 포스코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인데, 100억 원 가까운 공사대금이 사라졌다는 내용이다. 이 협력업체는 이 자금이 포스코건설의 비자금으로 둔갑했을 가능성을 조심스레 제기한다.


2. 브라질 검찰, 탈세 혐의로 포스코건설 수사

브라질 검찰이 최근 포스코건설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 사실이 확인됐다. 브라질 제철소(CSP) 공사에서 세금을 탈루하고 외화를 밀반출했다는 혐의다. 수사 대상에는 원청인 포스코건설 외에도 5~6곳의 우리나라 하청업체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사실은 브라질 연방경찰 문서를 통해 확인됐다. 문서에는 브라질 연방검찰의 지휘로 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적혀 있다. <뉴스타파>는 브라질 현지 관계자들을 통해 관련 문서를 확보했다.

6월 30일, 브라질 쎄아라주 연방경찰이 일선 경찰에 보낸 문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 브라질 검찰 수사 지시 문서

▲ 브라질 검찰 수사 지시 문서

쎄아라주 연방검찰청은 공문서(번호 n. 3218/2015/LEM/PR/CE)를 통해 수사지휘를 하달했으며…다음과 같이 처리함. 성 곤살로 두 아마란찌시에 적을 둔 포스코건설의 책임자와 까우까이아시에 있는 (포스코 하청업체) 브라코 건설사의 책임자가 상호 협의 및 협력하여, 한국인 근로자들의 급료를 브라질 노동부에 적게 신고하고, 나머지 큰 차액은 한국으로 불법송금한 사실…형사 소송법 제 22조에 의거한 외화 밀반출 혐의와 형사송법 제 1조에 의거한 조세 탈루의 혐의의 수사를 초동 수사 단계에 다음과 같이 처리토록 지시한다.

CSP는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는 일관제철소다. 브라질 동북지역인 포르탈레자에 위치해 있다. 2011년 8월 착공해 2015년 9월 현재 90% 이상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 국영기업인 광물업체 발리(50%)사가 대주주이며 우리나라의 동국제강(30%)과 포스코(20%)가 참여하고 있다. 연간 300만t 규모의 철강 반제품을 생산하게 될 CSP의 공사 규모는 총 5조 원으로, 국내 철강 회사의 해외 진출 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크다.

협력회사 실적 조작

이번 수사는 포스코건설의 토목협력업체인 브라코(대표 박정근)가 올해 초 원청인 포스코건설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벌인 게 단초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브라코는 포스코건설의 외화밀반출, 탈세, 횡령 등을 문제삼았다. 박정근 브라코 대표는 <뉴스타파>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포스코건설은 하청업체 직원들의 임금을 브라질 정부에 허위신고한 뒤 환치기 수법으로 한국에 보내 세금을 탈루하는 데 간여했다. 포스코건설이 공사 대금을 횡령한 의혹도 조사해 달라고 브라질 검찰에 요청했다. 포스코건설이 사실상 관리해 온 브라코 법인계좌에서 사라진 100억 원 정도의 자금을 찾아 달라는 내용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현재 수사가 진행중이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검찰에서도 다음과 같이 진술했다.

▲ 박정근 대표 검찰 진술서

▲ 박정근 대표 검찰 진술서

진술인(박정근)은 포스코사의 코크스 소장 김OO, 이OO 공무부장 그리고, 제강측 소장인 손 상무등이 브라코를 이용하여, 결국 브라코사에게 제강과 코크스측의 공사관련 일체의 세금과 각종 공과금등의 책임을 전가하고, 편법적 탈세 및 외화 밀반출 등을 통해 한국인 직원들의 급여외에도 각종 뇌물의 공여를 위해 브라코를 이용한 사실을 파악하였으며, 2013년 3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13.000.000 헤알의(당시 한화 62억상당) 외화를 밀반출토록 하였으며, 이를 모두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이들은 김OO와 (브라코의 모기업이었던) 한국의 씨앤지사, 그리고 김OO이며, 이는 포스코사의 변호인단인 ** 이라는 로펌사의 자문과 계략으로 이루어졌으며, 각 한국인 근로자들의 임금은 미화 6000~7000 달러 수준이었으며, 당연히 포스코사는 이 금액의 급여를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자 등록수첩(CTPS)에 약 미화 2000 달러 상당으로만 등록케했다.

▲ CSP 공사 현장 동영상

포스코건설을 상대로 민형사 고소를 한 협력회사 브라코(BRACO)는 전남 여수에 있는 건설사 씨앤지엔지니어링(씨앤지)이 2012년 브라질 현지에 설립한 회사다. CSP공사 참여를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이다. 설립 당시 씨앤지는 연매출이 15억원에 불과하고 해외공사 경험도 없었다. 그럼에도 CSP 공사에 참여해 1000억 원대 공사를 따냈다. 모기업인 씨앤지 연매출의 60배가 넘는 공사.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CSP는 브라질 정부가 추진하는 사실상의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참여기업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요구한다. 정상적인 절차를 따른다면, 씨앤지 정도 기업은 명함을 내밀 수도 없는 구조다. 하지만 어찌된 이유인지 원청인 포스코건설은 씨앤지를 공사에 끌어들이기 위해 각종 편법을 동원했다. 씨앤지가 해외공사 경험이 많은 중견 건설사 O산업의 자회사인 것처럼 서류를 꾸미고, 있지도 않은 공사실적을 만들었다. 씨앤지 정OO 대표는 최근 <뉴스타파>와 인터뷰를 갖고 이런 사실을 고백했다.

포스코건설 이OO 부장이 씨앤지의 공사 실적을 부풀려 서류를 만든 뒤 CSP에 갖다 냈다. 씨앤지가 O산업의 자회사인 것처럼 서류를 꾸몄다. 포스코건설측이 다 알아서 한 일이다.
– 정OO 대표

브라코를 설립하고 서류상 대표를 맡았지만, 정 대표는 브라코의 경영에 전혀 간여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브라코가 무슨 공사를 하는지, 공사비를 얼마나 받는지 몰랐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브라코의 브라질 현지 사업 책임자(법인장)도 포스코건설이 일방적으로 지정해 줬다. 김OO라는 사람인데, 포스코건설은 김OO를 현지 법인장에 임명하는 것을 조건으로 브라코에 공사를 줬다”고 주장했다.

더 큰 문제는 공사 시작 이후 벌어졌다. 브라코로 들어온 공사대금이 어디론가 빠져나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정 대표는 2013년 2월 들어온 착수금(60억원)도 절반 가량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협력회사 인사에도 간여

포스코건설에서 공사비가 들어왔지만, 대표인 내게는 아무런 보고도 하지 않았다. 포스코건설이 정해준 법인장은 나에게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2013년 8월 답답한 마음에 제가 브라질로 갔다. 그런데 법인장은 회사 대표인 나를 만나주지도 않았다. 포스코건설도 마찬가지다. 법인계좌의 입출금 내역을 열람했는데, 엄청난 규모의 돈이 어디론가 사라진 사실을 발견했다. 2013년 2월부터 8월경까지 대략 300억원 정도 공사비가 들어왔는데, 그 중 90억원 정도가 어디론가 사라졌다. 포스코건설과 법인장에게 돈을 어디에 썼는지 물었지만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다. 오히려 ‘알려고 하지 말라’는 협박을 받았다.

▲ 브라코-포스코건설 공동관리약정 (Escrow Agreement) 사본

▲ 브라코-포스코건설 공동관리약정 (Escrow Agreement) 사본

법인자금이 어딘가로 빠져나가면서 브라코는 경영위기에 빠졌다. 그리고 지난해 2월, 결국 브라코는 포스코건설에 공동경영을 요구했다. 사실상의 경영권 포기였다. 이때부터 브라코의 모든 자금관리는 포스코건설이 맡았다. 포스코건설의 허가가 있어야 돈이 움직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브라코 법인자금의 의심스런 유출은 계속됐다는 게 브라코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지난해 8월에는 브라코의 주인이 바뀌었다. 정 대표가 자신의 브라코 지분을 모두 브라질 교민 출신의 법인장 박정근 씨에게 넘긴 것이다. 박씨는 대표에 취임한 직후 브라코 법인계좌를 열람했고, 그 과정에서 전임 대표인 정 씨의 주장이 대부분 사실임을 확인했다. 박 대표는 “그 동안 브라코 법인계좌에서 사라진 자금은 총 100억 원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2014년 2월 포스코건설과 공동관리약정(Escrow Agreement)을 맺었다. 명목은 공동관리였지만 포스코건설이 모든 권한을 갖는 계약이었다. 돈거래에 필요한 법인 OTP카드도 포스코건설이 관리했다. 그런데 포스코건설이 직접 자금관리를 하는 동안에도 수십억원의 법인자금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포스코건설이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다. 사라진 자금은 총 100억원 정도 된다.

의혹의 수취인 ‘SP브라질’

<뉴스타파>는 정 전 대표와 박정근 현 대표 등의 도움을 받아 브라코에서 빠져나간 돈의 행방을 확인했다. 그 과정에서 두 시기에 걸쳐 자금이 집중적으로 사라진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2013년 2월 첫 공사대금이 입금된 이후부터 그해 8월까지 약 30~40억 원이 집중적으로 빠져 나갔다. 이 시기는 포스코건설이 앉힌 김모 씨가 브라코 법인장을 맡던 시기다.

지난해 4월부터 8월 사이에도 수십억 원대 자금이 빠져 나갔다. 이 때도 브라코 계좌의 관리 권한은 포스코건설에 있었다.

▲ 횡령 금액 의심 은행 전표 중 하나

▲ 횡령 금액 의심 은행 전표 중 하나

브라코에서 인출된 자금의 수취계좌를 보면, 브라코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법인과 개인이 여럿 등장한다. 개인의 경우 한국 사람 뿐 아니라 브라질 사람도 많았다. 2013년 4월부터 8월까지의 수상한 돈흐름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SP브라질’이란 기업으로 빠져나간 자금이었다. 7차례에 걸쳐 총 6억 원 가까운 돈이 이체됐다. 그런데 브라코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이 회사 대표의 이력이 흥미로웠다.

‘SP브라질’의 대표 정OO 씨는 2013년 포스코 하청을 받아 전남지역에서 사업을 하던 중 고의 부도를 낸 뒤 브라질로 도피해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그런데 정 씨가 고의 부도를 내 하청업체에 막대한 피해를 준 뒤에도 포스코건설은 무슨 이유인지 정 씨에게 계속 사업을 몰아줘 문제가 됐었다. 정 씨는 몇몇 포스코건설 임원의 비호를 받으며 사업을 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내용은 2013년 몇몇 언론에도 보도된 바 있다.

전기공사를 담당했던 포스코건설 하청업체 동광이엔씨는 수많은 업체에 돈을 갚지 않은 채 국내법인을 폐쇄했다. 그러나 동광이엔씨는 바지사장을 내세워 브라질에 이름을 바꿔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포스코 해외건설 현장에 하청업체로 등록해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문제에도 포스코건설은 이 업체에 수백억 원대의 해외건설 일감까지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뉴스웨이 2013년 10월 22일(링크)

지난해 4월경부터 사라진 자금의 용처는 확인이 쉽지 않았다. 누군지 전혀 알 수 없는 개인계좌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SP브라질쪽으로 흘러간 자금도 추가로 확인됐다. 정 씨의 친인척이 설립한 회사(VRC COMERCIO DE MATERIAIS DE CONSTRUCOES LTDA)로 3억 7000만 원이 이유없이 빠져나갔던 것이다. 박 대표는 “이 회사 역시 브라코 사업와는 이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최근 브라질 수사당국에 제출한 진술기록에는 이 시기 브라코에서 빠져나간 돈의 출처가 일부 들어있는데, 대부분 브라질 수도 상파울로에 사업체를 둔 의류회사나 여행사, 식당 등이었다. 박 대표는 “브라코 사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곳도 있고, 관련이 있지만 금액이 부풀려져 지급된 것도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대표의 검찰 진술서 내용 중 일부.

1. 현지인 직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하OO와 그의 소유 회사를 통해 식대비용이 30% 부풀려 지불, 세금계산서를 일체 발급받지 않고 무단 지출. 약 660,000 헤알(2억 7천 5백)의 금액 횡령.
2. 법인장 김OO이 기획 부동산 업체를 통해 환치기 및 횡령 (한화 3억 2천 6백만원)
3. 법인장 김OO와 (SP브라질) 정OO 대표가 허위 세금 계산서를 발급받아 횡령. (한화 3억 7천 8백만원)

박 대표와 브라코측의 주장은 과연 사실일까.

<뉴스타파>는 먼저 브라코 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전 법인장 김모 씨에게 연락해 입장을 물었다. 그러나 브라질에 머물고 있는 김 씨는 전화인터뷰에서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그는 “브라코사가 고용한 20대 초반의 회계부서 여직원이 돈을 빼돌렸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만 반복했다. 한 차례 전화통화가 이뤄진 후엔 더 이상 전화를 받지 않았다.

포스코건설측에도 설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포스코건설은 모든 의혹을 부인하며 다음과 같은 입장만 전했다.

환치기 방법으로 임금을 지급한 적 없다. 외화밀반출 사실도 없다. 브라코에는 모든 공사비가 정상적으로 지급됐다. 브라코에서 벌어진 자금 문제는 포스코건설과는 관련이 없다. 오히려 CSP공사에 차질을 빚게 된 것과 관련 브라코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중이다. SP브라질 정모씨는 CSP공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

포스코건설, 의혹 부인

브라코에서 사라진 돈의 행방은 아직 미지수다. 브라질 검찰의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 사라진 돈이 포스코건설의 비자금과 관련이 있는지, 아니면 관련자들의 개인비리인지, 그것도 아니면 회계적인 실수인지가 수사과정에서 드러날 것이다.

그러나 포스코건설이 서류를 조작하면서까지 설립에 간여한 하청업체에서 탈세, 횡령 의혹이 불거진 점, 포스코건설이 사실상 관리해 온 계좌에서 수상한 자금흐름이 발견된 사실만으로도 의혹을 받기에 충분해 보인다.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 검찰은 이미 포스코가 국내외 공사현장에서 비자금을 만든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베트남에서 조성한 200억 원대 비자금은 이미 확인됐고 인도, 인도네시아에서 만들어진 비자금에 대해서도 수사가 진행중이다. 브라질에서 사라진 공사대금도 비자금 조성과 관련됐을 정황이 드러난만큼 포스코측의 해명과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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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이 KBS와 MBC의 언론인을 사찰하고, 프로그램과 인사에까지 관여했다는 증거가 나왔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이야기 같지 않나요? 바로 1980년 전두환의 보안사가 자행했던 언론통제공작과 말 그대로 ‘판박이’입니다.

1980년 전두환 신군부로부터 해직됐던 고승우 당시 합동통신 기자와 이명박의 국정원으로부터 사찰 당하고, 배제됐던 현재 KBS 기자, 피디들의 육성을 직접 비교해보시죠.


취재 : 신동윤
촬영 : 신영철
편집 : 정지성

월, 2017/09/18-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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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모인 광장의 시민들이 이제는 박근혜의 퇴진과 처벌을 넘어서서 사회경제적 사안에 대해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예상대로 주요 사안 중의 하나가 재벌에 관한 것이다.

실상 재벌이 문제라는 이야기는 필자가 대학에 다니던 시절이었던 1970년대부터 귀에 익숙한 주제이다. 그 당시에는 삼성은 이병철, 현대는 정주영, 금성(현재 LG의 전신)은 구자경, 대한항공은 조중훈 등 창업 1세대가 주로 활동하던 시기였다.  

핵심적 주제는 국민경제에 대한 독과점보다는 부정부패의 원천인 정경유착과 군사정권의 하수인으로서 특혜를 받는 재벌에 대한 비판이 주로 다루어졌던 것으로 기억된다.

정권은 바뀌어도 재벌은 영원

시민혁명을 무산시키고 1961년 쿠데타로 집권한 군사정권이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군림하면서 해외로부터는 굴욕적인 경협차관을 도입하고 국내적으로는 강제저축으로 초기의 원시적 산업자본(seed capital)을 축적하여, 정권에 고분하고 정치자금줄의 역할을 담당할 기업인들에게 몰아주면서 개발독재의 시대가 한국사회에 뿌리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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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blog.yes24.com/blog/blogMain.aspx?blogid=5for10&artSeqNo=4824782)

때마침 문호를 활짝 개방한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기반으로 임가공을 통한 수출이 무서운 속도로 확장일로에 있었고, 이를 계기로 하여 거대자본을 필요로 하는 기간산업과 중공업에 대한 투자가 일정 시차를 두고 왕성하게 이루지고 있던 시절로 기억된다.

이후 40-50년이 흘러 한국경제 규모는 아시아의 변방의 가난한 나라에서 제조업 규모로 세계 10위권을 형성하면서 OECD의 주요 국가로서 성장하였고, 정권은 박정희에서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그리고 박근혜 등 7명의 대통령이 헌법 규정에 따라 이루어진 선거에 의해 바뀌었다.

그러나 재벌기업의 경우에는 창업자 사후 후손들인 2.5 세대들은 경영능력에 대한 검증의 절차도 없이 세습적으로 대를 이어 한국경제의 주역으로 등장하였다. 고등학교 동창회를 가면 흔히 듣는 ‘국적은 바뀔 수 있어도 학적은 영원하다’이라는 슬로건처럼 ‘정권의 주역은 바뀌어도 재벌의 승계는 영원하다’는 씁쓸한 연상이 자연스레 떠오르게 한다.

국가권력 위의 재벌

세습적인 재벌권력은 과거의 단순한 정경유착과 정책적 특혜집단이라는 지위를 넘어서 이제는 국민에 의해 선출된 임기제한의 정치권력을 능가한다.  

정상적인 시장의 기능을 무력화하고 국민경제 전반을 지배하는 독과점적 위치를 강화하면서 산업경제 분야의 신규 진입을 통제하는 소위 문지방권력 (gate-keeper)과 선사후민(先私後民, 見利私益)의 부패한 관료들을 뒤에서 수족처럼 조정하는 배후통치세력(shadow rule-setter)으로 입지를 완벽하게 구축하였다.

통계상으로 보면 상장된 10대 재벌의 평가액이 주식총액의 절반을 넘어섰고, 합산된 매출액 역시 GDP 총액의 60-70% 수준을 넘나든다. 물론 매출액 자체가 국민경제의 차지하는 비중을 그대로 반영하지는 않는다 해도 직,간접적으로 미치는 10대 재벌들의 영향은 이제 한 나라의 사회경제를 좌지우지할 만큼 지나치게 팽창하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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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국가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였던 노키아 실패 사례를 깊이 연구한 박상인 서울대 교수가 절박감에서 ‘삼성전자가 몰락해도 한국이 사는 길’이라는 저서를 써야 할 만큼 이제 재벌문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박 교수에 의하면 전자산업을 중심으로 한 삼성그룹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 노키아가 전성기에 핀란드 경제에 미쳤던 영향보다도 더욱 크다고 한다. 참고로 핀란드는 노키아가 몰락한 2013년 이후 2016년 현재까지 3년이 넘도록 마이너스 성장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때마침 최근 재벌들의 심각한 폐해가 잇따르고 있다. 해운업의 경우 족벌 경영의 문제점을 고발이나 하려는 듯이 해운산업의 특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가문의 며느리들이 기업의 총수로 앉아 있으면서 급변하는 국제 해운업의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고 과거형 대마불사 방식으로 경영해오다가 급기야 파산의 지경에 이르러 관련 업계와 노동자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고통을 입혔다.

또 박근혜 개인과 주변에 있는 사인들의 이익을 챙겨주기 위하여 재벌들의 임의단체인 전경련이 수백억에 달하는 자금을 회원사들에게 할당하여 추렴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처럼 족벌가문의 경영권에 대한 유지와 승계를 위하여 황당무계한 박근혜 정권과 결탁하여 협작스런 방법으로 계열기업 간에 불합리한 합병을 승인하도록 대주주격인 국민연금에게 강요함으로써 국민들의 노후재원에 커다란 손실을 끼치고 연기금운용에 심각한 불신을 초래하는 대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더하여 특검이 암시하였듯이 삼성그룹과 박근혜정권 간에 주고받은 수많은 뒷거래는 일반적 상식을 넘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반드시 형사적 처벌이 따라야만 한다.

재벌체제의 공과, 동시에 평가해야

구미의 경험에서 보면, 사회에 영향을 줄 만한 대규모 기업집단과 상장된 기업들은 대체로 3세대로 넘어오면서 가문경영에서 전문경영인 체계로 전환되었다 한다.

나라마다 산업의 역사와 실제 사정에 편차가 있기에 단순화하고 일반화 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이제는 한국사회도 대기업 재벌집단이 보여온 가족중심의 족벌경영체제에서 경영성과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지는 전문경영인 시대 또는 국민주권적 통제가 가능한 지배시스템으로 이행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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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biz.heraldcorp.com/)

그러나 이 주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재벌들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문제가 거대하고 복잡한 만큼 지나치게 감상적으로 대응하거나, 과거에만 너무 집착한 분석에 의존하거나, 혹은 단죄라는 재판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지난 산업화 과정에서 이룩한 일정한 성취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현재 국민경제의 장애물로 나타나고 있는 심각한 폐해에 더하여 한국을 둘러싸고 새롭게 진행되는 국제정치질서와 경제지리적 조건, 그리고 국내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정치사회적 요구와 더불어 기업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조직 관행과 문화, 기업의 미래를 책임질 전문경영인 집단의 형성여부와 역량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또한 제3차 산업시대가 지나가고 새로운 기술시대가 도래하는 산업적 변천과정 역시 주요하게 고려돼야 한다. 

수 백년간 산업화 경험을 축적한 선진국 거대기업에 맞서 한국이 세계 10대 경제강국으로 우뚝 서는데 재벌들의 대규모 조직 역량이 크게 기여한 바를 분명하게 인정해야 한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가전, SK통신과 에너지, 포스코 철강 등 간판 기업군들이 이룬 금자탑은 제 3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만큼 자랑스럽고 훌륭한 성취임에 틀림없다. 절대로 과소평가할 수 없는 한국 현대사의 주요한 업적이다.

재벌체제를 통하여 세계적 기업군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다양한 요인들과 단계적 과정 그리고 대내적인 조건이 서로 결합된 것으로, 그 요인들과 과정, 조건을 면밀하고 객관적으로 연구하고 분석하는 작업 또한 역사적 평가 못지않게 중요하다.

반면에 재벌체제는 군사권력과 결탁하여 비정상적 특혜를 통해 국민들이 피땀을 흘린 헌신과 희생을 바탕으로 성장하였다. 온갖 비리와 불법으로 한국사회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여 만들어 낸 군사동원체제의 결과물이다. 이에 따라 오늘날 이중적 다층적 단절과 극심한 양극화라는 격차를 구조화한 주요 원인이다.

안타깝게도 87년 민주화 운동의 결과로 탄생한 민간정부마저 대외적으로는 신자유주의의 흐름에 타협하고 내부적으로는 재벌들의 기득권을 묵인하고 방조하면서, 사회경제 성과의 대부분을 1.0%도 안되는 극소수의 재벌가문들이 독점하는 오늘의 현실에 이르게 되었다.

이에 따라 ‘홍익인간’이라는 위대한 건국설화를 지닌 한국이라는 나라가 대다수 국민들에게는 천형같은 빈곤과 상습적인 불안이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헬조선’으로 변질되었다.

재벌 지배구조 개선

마침 대규모 재벌들이 끼친 국민경제적 비중과 폐해가 한국과 비슷했던 이스라엘이 재벌개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낸 경험이 우리에게 매우 소중한 교훈적 사례가 되었다. 필자는 자연스레 이를 깊이 연구한 박상인 교수의 저작과 논문을 참조하여 글을 이어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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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이스라엘 국회에서 통과된 재벌 개혁 법안은 상장기업의 피라미드식 지배 구조를 2단계까지만 허용하는 것이었다. (이미지 출처: KBS)

‘헬조선’ 배경의 주범이 된 재벌체제의 고질적이고 무책임한 가문중심의 족벌경영을 해체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이를 받쳐주는 금산겸업 체제부터 무력화시켜야 한다.

재벌들이 소유하고 있는 일체의 금융집단 지분을 현재 시점에서 소유권과 배당권은 인정하되, 의결권과 경영권은 전적으로 무효화하여야 하며, 일정기간의 유예를 거쳐 재벌집단의 금융지분을 모두 매각하도록 유도하고 강제하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국재벌들의 큰 장점이었던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 결정의 경험을 가급적 살리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하되, 반드시 합리적이고 투명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결과에 대해서는 결정권자가 반드시 책임지는 경영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순환과 상호출자 방식으로 소수의 지분으로 계열사 전체를 전횡적으로 지배하는 현재의 관행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모든 재벌을 일정기간 안에 지주회사 형식으로 전환하도록 강제하여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재벌 가문은 지주회사의 대주주로 지분만큼 경영에 관여하도록 허용하되, 지주회사와 자회사 간의 출자규정을 2단계까지는 지분참여의무 비율 50% 이상으로 정하고, 3단계부터는 100% 지분만을 허용하여서, 순환과 상호출자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해야 한다.

계열사 간 내부거래는 타사 간 거래보다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이를 불이행할 때는 거래이익을 능가하는 처벌적 벌금과 불이익을 강화해야 한다. 또 위반 행위가 반복될 경우에는 강제 매각을 명령할 수 있어야 한다.

다행히 국민 대다수가 소유하는 국민연기금의 현재 자산규모가 400조를 넘어서 향후 20년간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므로, 연기금 자산을 활용해 재벌에 대한 국민주권적 통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관련 법규를 재정비해야 한다.

앞으로 국민연기금의 지위와 역할이 막대하고 중요하기에 이사장과 이사 선임의 방식을 현재처럼 해당 장관 또는 대통령이 지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국회가 직접 선임하거나, 또는 필히 청문회를 통해 승인하는 과정으로 바꾸어 나가야만 국민주권적 통제가 가능해 질 것이다.

연기금을 통한 재벌 통제 고려해 볼만 

한편에서는 이를 ‘연기금 사회주의’라고 우려하지만, 이는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현재 한국적 상황에서는 연기금을 통해 재벌의 지배구조에 개입하고 경영성과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충분한 재무적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매우 귀한 축복과 소중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

물론 시장경제 하에서 재벌 설립자들이 기여한 창업정신과 경영 헌신 노력 역시 적정하게 인정해야 하나, 이에 대한 지분 인정과 평가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비리와 부정으로 점철한 역사적 배경, 국민 모두가 합심하여 이룬 교육과 문화적 기반, 사회전체가 치룬 희생과 땀의 대가 등을 함께 균형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현재의 창업가문 후손들이 소유한 재벌의 지분과 영향은 지나치게 과다하며, 그동안 상속 과정에서 관행적으로 이루어졌던 편법과 비리 역시 참조해야 한다.

또한 국민의 노후대책인 연기금의 수익성은 결국 그 나라의 경제운용 성과와 연동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연기금이 국민 대다수의 이해를 대변해서 국민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재벌의 경영성과에 개입하여 함께 공유해야 한다.

또는 최소한 문제가 되는 10대 주요 재벌 기업의 경영진 선정과 경영 평가에 대해 연기금이 대주주로서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것은 ‘한국 산업사의 정상화’라는 맥락에서도 매우 정당하고 마땅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오너출신이 아니라 고용된 경영진의 지위에 대해 회의를 표하나, 외환위기와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지 한 세대가 지난 오늘, 한국사회도 서구식 글로벌 스탠다드에 대한 경험을 충분히 겪었고 질높은 전문경영 역량이 충분히 확보되었다고 판단한다. 

그래도 혹시 필요하다면 마땅히 외국의 스타 경영인을 영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히려 검증되지 않은 가문출신 경영진들의 자질과 능력을 문제 삼아야 옳은 일이다.

연기금을 통한 개입 뿐 아니라 시장을 통한 평가, 소액 주주운동을 통한 견제, 사외이사제의 취지에 맞는 운용, 그리고 시민사회의 공론화 등을 통해 전문경영인 제도에 대한 다양한 평가와 견제 그리고 적극적 지원이 가능하리라 본다.

지속가능한 성장 고민해야 할 때

일반적으로 기업전략을  수립할 때, 수익성, 성장, 지속가능 이라는 3대 요소를 균형적으로 결합시키는 것이 그간의 상식이었다.

그러나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성장의 개념이 심각한 도전과 비판을 받게 되었다. 금융시스템 자체가 근본적으로 불신을 당하고, 지구 자원과 에너지의 한계로 인하여 성장 중심의 경제운용에 빨간불이 켜졌다. 온난화 등 기후변화와 환경조건이 인류의 지속적인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따라서 기업의 경영전략에서 성장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전략적 목표는 마땅히 재검토 되어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 이제는 ‘지속가능’이라는 조건에 일차적 방점을 두고 수익성과 성장도 지속가능조건을 창출하는 전제와 여건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역성장이 오히려 지속가능한 기회를 적극적으로 제공할 수도 있다는 점까지 인정해야 한다.

기업경영인의 가장 주요한 역할은 미래에 다가올 파산의 위험을 미리 예견하고 대비하는 것이어야 한다.

국제적 대외환경이 격변하고 새로운 기술혁신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독과점의 특혜에 익숙하고 공룡의 몸집을 지닌 거대한 규모의 재벌기업구조로는 이에 적응하기에 명백한 어려움과 한계가 존재한다.

필자가 앞선 칼럼에서 여러 번 강조하였듯이, 상황 대처에 둔한 근육질적인 제조중심의 산업구조와 군대식 명령적 수직 결정구조를 혁파해야 한다. 또 상황에 기민하게 응동할 수 있는 연성적 산업을 육성하고 목표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수평적 자율조직으로 기업의 구조와 문화를 재편성해야 하는 것은 재벌의 문제를 떠나 한국경제 미래의 사활적 과제이다.

수평적 분권적 기업조직 문화 정착돼야

경영의 성과와 과정에 대해서 전적인 책임을 지는 전문경영인 체제의 도입과 더불어 기업 내부의 조직 관행과 문화에도 대변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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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www.ctkorea.net/news/articleView.html?idxno=2115)

개발독재의 쌍생아처럼 과거 군대식 명령하달과 일방적 평가방식이 횡행하는 그간의 관행에서 탈피하여, 현대경영의 구루로 평가되는 피터 드러커의 가르침대로 기업전략에 의해 설정된 목표관리에 기업의 모든 종업원들이 민주적이고 자발적이며 창의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독일과 스위스의 조직문화를 오랫동안 깊이 연구해온 최동석 경영학박사는 여러 권의 저서를 통하여 기업조직에도 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 수평적 자율적 조직)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종업원은 단순한 경영 자원이 아니라, 영혼을 지니고 자기실현을 추구하는 존재이다’라고 선언한다.

기업 활동에 참여하는 종업원들이 명령과 강요에 의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성과 창의성을 통해 자기실현의 의미를 발견할 때 기업 역시 탁월한 성과를 통해 발전과 지속을 이룰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가오는 미래시대를 대비하는 매우 적절한 경영조직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단시간 안에 기업의 조직관행과 문화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이다. 이 문제에 대해 깊이 들어가려면 ‘기업이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할 것이고 이에 답하기 위해서는 아마도 몇 권의 책을 써도 부족할 것이다.

다만 기업조직에 법인격을 부여한 것은 응당한 사회적 역할을 인정하고 기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수익을 내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기본적 역할에 더하여 자신이 속해 있는 국가가 정한 법규와 원칙을 따라야 하고 사회적 규범에 응해야 하며 가능한 범위에서 지역사회에 적정한 공헌과 합당한 기여를 수행해야 한다.

따라서 기업의 관행보다 우선하는 국가와 사회의 법규와 규범을 위반하거나 무시할 경우에는 내부 종업원은 이를 시정하도록 요구해야 할 도덕적 근거를 가지며, 시정되지 않을 때는 외부에 고발하고 알려야 할 의무를 지닌다.

내부고발의 유인체제 만들어야 

한국적 기업 문화에서 내부고발행위(whistle blower)를 마치 배신자로 경멸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는 매우 좁은 단견이다.

지난 수십 년간 온갖 비리와 불법으로 물들은 재벌들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고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신변에 대한 불이익과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내부적 고발을 실천하는 행위는 사회발전에 크게 헌신하고 기여하는 것으로 적극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당연히 내부 고발인의 지위와 안전을 국가에서 법적으로 철저히 보호하고 경제적으로 충분히 보상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링컨법이라고 불리는 부정청구법(false claims act)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만하다. 조직 내에 누구라도 부정행위를 인지하였을 경우 국가를 대신하여 부정행위에 대하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며, 승소할 경우 해당 금액의 최고 30%까지 보상받는다고 한다. 내부고발에 따른 위험과 불이익을 충분히 감수할 만한 유인책이다.

정경유착의 고리로써 재벌기업 모두가 예외 없이 참여한 건설업이 과거 정경유착의 자금을 만들어 내는 통로이었음을 주목해야 한다.

우선 건설업이 가지는 업종 특유의 현장회계 특성상 검은 돈을 조성할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고 보인다. 더구나 해외 건설의 경우에는 외화가득의 변형된 수출행위로 평가되면서 과다한 정책금융적 혜택과 수주 비리에 대한 면책을 받아왔다고 볼 수 있다.

국내 건설의 경우에도 주택건설사업을 할 경우 외국에서는 실례를 찾기 어려운 ‘선분양방식’을 허용하여 땅을 짚고 헤엄치며 황금알을 만지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해 지면서 금융기관을 경유한 정경유착과 비리부패의 관례가 뿌리 깊게 형성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정경유착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건설 분야에 대해 면밀한 검토와 현명한 대책이 필요하다.

재벌-중소기업 간 협력적 산업구조  

매년 50-60조에 달하는 재벌들의 R&D 연구활동비 지출의 일부를 개별 재벌기업 단위로 추진하는 것과 별도로, 목적과 주제에 따라서 몸집이 가벼운 전문적인 중소기업과 연합하여 분업형, 합자형, 기여배분형 등 다양한 협력체계를 검토해야 한다.

대규모의 국책 전략과제인 경우 정부 연구기관, 대학 그리고 전문업체 등이 함께 참여하는 협동형 CJV(common joint venture)을 고려해야 한다.

이 문제에 전착해 온 전병유 한신대 교수는 최근 발표를 통해 전문적 중소기업은 인적 재정적 자원이 빈약하고 경영적 경험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 전문기업의 신속한 혁신능력에 재벌기업이 제공할 수 있는 재무적 인적 자원을 보태 새로운 합자방식의 혁신기업을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

이처럼 기존과는 다른 규칙에 의거한 기업 가버넌스와 새로운 거래모델을 창출하여 미래의 기술시대에 대비하자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단순히 재벌기업과 전문 중소기업의 협력을 넘어서 활용가능한 모든 자산을 매개로 참여자 간에 협력적 수평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자산의 공유방식으로 혁신적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여 참여하는 주체들 간의 협력과 신뢰를 고양하고 조건적 상호성과 이타적 징벌방식을 도입하는 등 산업영역의 새로운 민주제적 실험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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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www.ifs.or.kr/bbs/board.php?bo_table=NewsInsight&wr_id=214&devic…)

위의 제안에 보태여 필자는 그간 재벌체제에만 의존해 왔던 현재의 수직적이며 근육질적인 단일 산업구조(single dependent pillar system)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유연하며 협력적인 산업구조( multi-supportive pillars system)로의 전환이 매우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싶다.

사회적 영향이 지대한 재벌 기업의 역할과 활동범위는 단순히 기업조직내로 한정할 수 없다. 함께하는 협력업체들 역시 기업의 동동한 참여자로 정당하게 평가되어야 하며, 시장과 고객과 사회와 환경을 함께 고려하는 이해관계자들의 참여자본주의적 시각이 요구된다.

과거 방식으로 협력업체를 쥐어짜서 이중적 차별적 임금구조를 조장해서는 안 되며, 납품업체들이 개발한 혁신적 창의적 기술을 갑의 입장에서 갈취하고 도용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혹독한 처벌과 제재가 필요하다.

정부관련 부처들은 협력업체와는 정당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거래관계가 이루어지도록 감독하고, 일정한 수준의 성과공유제 도입도 제도적으로 고려해 볼만 한다.

거래 계약의 자동연장 조항을 강화하고, 계약을 부당하게 파기할 때는 하청권 등을 도입하여 거래협력 업체의 법적 지위를 강화해서 사전에 조정과 협의가 가능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해약을 인정해야할 때는 선행투자와 사업정리에 따르는 손실을 적정하게 보상하도록 규정해야 한다.

재벌 기업 단위의 경영참여는 회의적

일반기업과는 달리 재벌노조의 경영참여 부분은 재고가 필요하다. 재벌이라는 기득권 집단과 협력적 공범이 된 재벌노조가 국민경제와 사회에 순기능적으로 기여하는 방향으로 자신들의 이해를 희생하고 양보를 할 수 있을지는 판단이 어렵다. 

이미 한국 재벌기업과 공기업의 임금수준은 노동시간과 무관하게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에 달하여 국제경쟁력의 장애로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재벌기업 내의 높은 임금구조는 결국 사내 일거리가 저임을 찾아 과다하게 외주와 하청으로 이동하게 하고 이중적 다층적 임금의 차별구조를 만들어 낸 주요 원인의 하나가 되었다.

저임에 의존한 외주와 하청의 관행은 결국 장기적으로 한국산업의 경쟁력을 전반적으로 고갈시키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따라서 필자는 산별노조가 아닌 기업별 노조를 중심으로 형성된 현재의 입지조건에서 기업 단위의 노조가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는 폐단이 극심한 산업간, 기업간, 직종간 격차와 단절을 해결할 수 없다고 본다. 

다만 노조간부가 사외이사진의 하나로 참여하여 경영정보를 공유하는 수준은 매우 추천할 만하다. 재벌 기업의 민주적 책임경영 여부는 개별 조직의 단세포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국민경제 전반적 필요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내부에서는 실행단위의 조직 관행과 문화가 DAO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외적으로는 가난한 서민을 대변하는 진보적인 정당이 주요한 정치세력으로 자리를 잡아 법적인 강제가 이루어 질 때만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재벌개혁,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다뤄야 

한국의 재벌체제는 군사정권의 개발독재 방식으로 지난 50-60여 년간 한국의 가용가능한 모든 자원을 독점하고 노동과 사회 제 세력을 억압하는 가운데 온갖 정책적 지원과 특혜를 받아 가면서 세계적 기업군으로 성장하였다. 그사이 한국인 개인별 PPP수준이 선진국에 접근한 점에 대해서는 재벌기업들의 역할이 지대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87년 민주화 운동의 성과로 군사정권에서 민주정권으로 이행하면서 군사정권의 재벌기업에 대한 개입과 통제가 사라지고 때마침 불어 닥친 IMF 사태이후 한국사회에 뿌리를 내린 신자유주의적 흐름에 맞추어 월가의 금융자본과 결합하면서 그동안의 독과점적인 지위를 더욱 강화하고 산업적 질서를 교란하며 시장을 무력화시키는(gate-keeper) 한편 막강한 재력과 조직기반으로 행정과 정치조직을 뒤에서 조정하는 배후세력으로 군림하게(shadow rule-setter) 이르렀다.

SEOUL, SOUTH KOREA - DECEMBER 06:  (L-R) Sohn Kyung-shik, chairman of CJ Group, Koo Bon-Moo, chairman of LG Group, Kim Seung-Yeon, CEO of Hanhwa Group, Chey Tae-Won, chairman of SK Corporation, Lee Jae-Yong, vice chairman of Samsung, Shin Dong-Bin, chairman of Lotte Group, Cho Yang-Ho, chairman of Hanjin Group and Chung Mong-Koo, chairman of Hyundai Motor Group, take an oath at a parliamentary hearing of the probe in Choi Soon-sil gate at the National Assembly on December 6, 2016 in Seoul, South Korea. South Korea started the parliament hearing with leaders of nine South Korean conglomerates including Samsung, Hyundai, Lotte over the tens of millions of dollars given to foundations controlled by Ms Park's friend Choi Soon-sil, the woman at the center of the scandal.  (Photo by Jeon Heon-Kyun-Pool/Getty Images)
지난해 12월, 최순실 국정조사 특위에서 재벌 회장들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

이러한 결과로 이중적 다층적 격리와 차별적 구조가 심화되어 청년실업이 40%선에 이를 만큼 수평적, 수직적 이동성이 지극히 제한되었으며, 양극화의 폐해가 OECD국가들 중에 가장 극심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는 한국사회를 하나의 국민적 정체(政體) 단위로 유지하고 지속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졌다.

동시에 외부적으로는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세계적 흐름으로 저성장 또는 탈성장이 구조화하였고, 기후변화와 함께 지구적 자원과 에너지의 한계가 지속가능한 조건을 위협하고 있다. 브렉시트와 트럼프 등장이 상징하듯이 국수적 보호무역이 급격히 확산될 조짐이 나타나고, 기존의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새로운 기술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격변하는 국제적 환경변화와 국내의 극심한 양극화 조건으로 인해 더 이상 지금과 같은 족벌경영 방식의 재벌체제를 묵인하고 유지할 수 없게 됐다.

문제는 오랫동안 재벌체제에 전적으로 의존해 온 한국경제의 현실적 조건에서 개혁 프로그램을 실행하다 혹시 발생할 수 있는 단기적 혼란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이는  결국 다수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정치권력이 의지를 갖고 수행해야할 시대적 과제이기도 하다.

명명백백하게 재벌의 향방은 창업가문의 소유문제를 떠나서 한국사회의 미래를 좌우하는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가문 중심의 족벌경영을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

우선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금산겸업을 해체하여야 하며, 재벌의 지배구조를 지주회사 중심으로 재편하여 순환과 상호출자를 금지하고 계열사 간의 부당한 내부거래를 철저히 감시하여 필요에 따라서는 매각처분을 강제하고, 대주주인 연기금을 통하여 반드시 역량을 갖춘 전문경영인 체제로 안착시켜야 한다.

재벌의 금력을 이용하여 정치권과 행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철저히 차단하고, 격변하는 외부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재벌의 개별적 이해를 뛰어넘는 다양한 협업과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재벌에 대한 단일적 의존구조에서 벗어나 연성적이고 다양하며 혁신적이고 전문화된 산업구조로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이를 위하여 정부, 재벌, 대학들이 함께 협력하여 전문기업들과 혁신 벤처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자산공유적 플랫홈을 구상해야 한다.

사람이 자산이고 지식이 미래 산업인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관행과 문화가 변해야 한다. 명령과 강요 대신 자발적 참여와 창의적 업무수행을 통하여 재벌조직 전체가 개방적 수평적 자율적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재벌 단위들과 사업을 함께하는 협력업체와는 성과와 어려움을 공유하는 이해관계자 참여방식을 통하여 차별과 격차의 벽을 극복하고, 전반적인 경제운용의 성과를 정부가 매개하여 전 국민이 공정하게 함께 누릴 수 있는 법적 제도적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재벌체제가 이룩한 산업경제의 성과와 폐해는 현재 한국사회의 토대이자 조건이다. 이를 섣불리 해체하거나 개혁한다고 교각살우의 어리석음을 저질러서는 안된다.

재벌의 장점은 장점대로 살려가면서 폐단을 척결하고, 지배구조를 혁파하여 폐쇄적 경영에서 국민적 통제가 가능한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 질서를 회복해 가면서 미래를 위한 다양한 경제적 산업적 정책을 준비하고 실행하여 나가야 한다.

월, 2017/02/1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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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지난 7월 21일 수원대 이인수 총장이 교비횡령 혐의로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도 총장 3선 연임해 성공,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원대 재단과 학교 측에 문제제기를 했다가 해직됐던 일부 교수들은 재판에서 승소해 복직했지만 여전히 학교 측의 감시에 시달리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수원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이인수 총장 부부가 지배하는 대학에서 학생들의 목소리는 늘 억압받아 왔다고 증언했다. 그렇다면 보도 이후, 수원대 풍경은 조금 달라졌을까?

※ 관련기사 : 사학적폐추적① 박근혜법이 양산한 세습왕국들

-수원대 재학생들 ‘이인수 총장 처벌 촉구’ 서명운동…3,200명 돌파
-학생처, 서명운동 학생 명단 파악해 담당 교수들에게 전달
-교수들 “서명운동 나가지 말아라” 학생 회유, 압박

지난 9월 5일. 수원대 학생들이 ‘이인수 총장 처벌 촉구’ 서명운동을 시작한 둘째 날. 학교 교직원 한명이 서명운동을 하고 있던 학생 김모 씨에게 다가왔다. 부총장이 학교 앞 카페에서 만나자고 했다는 것이다. 입학 이후 부총장과의 면담은 처음있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만남을 거절하다가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듣기 위해 만나려는 것”이라는 교직원의 말에 윤 씨는 카페로 향했다.

하지만 부총장의 입에선 다른 말이 나왔다. “학교 이미지 나빠지게 왜 이런 서명운동을 하느냐”며 서명운동을 중단하라는 것이었다. 부총장의 압박은 계속됐다. “총장이 유죄 나와서 우리 대학이 비리대학으로 찍히면 어떡하냐, 학교를 위해 총장이 무죄 받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학교가 대학평가에서 좋은 등급을 받으려면 좋은 뉴스만 매스컴에 나와야 한다, 서명운동을 하면 마치 분규가 있는 것 처럼 비춰진다”는 말도 했다. 학교 이미지를 망가뜨린 주범이 ‘총장’이 아닌 ‘학생들’이라는 것이다.

김 씨 말고도 학생 여럿이 압박을 받았다. 한 학생은 교수가 하루종일 붙잡아 두는 바람에 서명운동에 못 나왔다. 또 다른 학생은 “학교가 총장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교수의 압박에 무섭다고 울면서 서명운동에 안 나온 학생도 있었다. 김 씨는 “수원대에선 간단한 서명운동조차도 자유롭게 할 수가 없다. 비리 혐의가 있는 총장이 연임을 했는데 학생들이 가만히 있는게 더 비정상 아니냐”고 토로했다.

▲ ‘수원대 권리회복 민주학생운동’ 소속 학생들이 수원대 정문 앞에서 이인수 총장 처벌을 촉구하는 서명을 받고 있다

▲ ‘수원대 권리회복 민주학생운동’ 소속 학생들이 수원대 정문 앞에서 이인수 총장 처벌을 촉구하는 서명을 받고 있다

수원대 재학생들 ‘이인수 총장 처벌 촉구’ 서명운동…3,200명 돌파

수원대 재학생들로 구성된 ‘수원대 권리회복 민주학생운동(이하 수원대 학생운동)’은 지난 4일부터 수원대 정문 앞에서 ‘이인수 총장 처벌 촉구 탄원서 작성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였다. 7일 낮 12시까지 서명을 받았으며 참여 학생은 3,200명이 넘었다. 전체 재학생(9,704명)의 32%가 이인수 총장의 처벌을 촉구하는 서명에 참여했다.

이인수 총장은 지난 1월 교비횡령과 교재대금 부당회계 처리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월과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2심 재판은 오는 13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다. 이 총장의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수원대 학교법인 고운학원 이사회는 지난 4월 이 총장의 3선 연임을 의결,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

수원대 학생운동 측은 “징역형을 선고 받아 사퇴해야할 총장이 항소를 이유로 연임을 획책한 것은 ‘꼼수 연임’이 분명하다”며 “이 총장의 강력한 처벌과 사퇴만이 수원대 개혁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이 총장의 처벌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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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측, 서명운동 학생 명단 파악해 담당 교수들 압박

학생운동 측은 “학교 측이 학생들의 서명운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했다”고 폭로했다. 학교 교직원들이 서명운동을 벌이는 학생 명단을 파악해 학과에 전달하고, 소속학과 교수들이 일일이 학생들을 접촉해 서명운동에 나가지 말라는 압박을 했다는 것이다.

수원대 학생운동 측의 한 학생은 “교수님이 따로 면담하자고 불러서 갔더니 “서명운동을 응원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면서도 “학교가 총장 명예훼손으로 너희 학생들을 고소하려는 것을 우리가 막아주고 있다. 법정소송으로 가도 너네가 이기겠지만, 학교가 항소하고 싸움이 길어지면 힘들지 않겠느냐”며 서명운동 중단을 간접적으로 회유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도 “교수님과의 면담 이후에도 또 서명운동을 나갔더니 이번에는 전화가 왔다. 교수님께서 노골적으로 서명운동에 나가지 말라고, 니가 나가면 학과에 피해가 온다, 나가지 않겠다고 약속하라고 하시더라”며 “누구에게나 표현의 자유가 있는 것인데 교수님께서 내 목소리 내는 거 자체를 억압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대학에서 뭘 배우고 있는 것인가’하는 회의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 이인수 총장 처벌 촉구 서명운동을 벌인 학생이 교수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

▲ 이인수 총장 처벌 촉구 서명운동을 벌인 학생이 교수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

교수들 “계속 서명운동 나가면 일이 굉장히 커진다” 학생 회유

문제는 교수들 역시도 학교로부터 압박을 받아 학생들 회유에 나섰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수원대의 한 교수는 “학생처에서 서명운동에 나선 학생들 명단을 주면서 담당 지도교수들에게 관리 잘하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실제 학생들도 교수들로부터 비슷한 소리를 들었다.

교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학교측에서 서명운동을 벌인 집행부 학생들에 대해 각 학과 지도교수가 한 명씩 맡아서 그 단체에서 끌고 나가기로 했다’고. 교수님도 학교에서 왜 학생지도를 제대로 못하냐고 한 소리 들으셨다고 해요. 우리 행동이 옳다는 걸 아시면서도 학교에서의 입장때문에 만류하시는 것 같았어요. 정말 나쁜 건 진리의 전당이라는 대학이 교수랑 학생 사이를 이렇게 난처하게 만든다는 거예요.

수원대 학생운동 집행부 학생 B씨

교수님이 이틀만 서명운동 나가지 말아달라고 말씀하시면서 ‘계속 나가면 우리 과 모든 교수가 돌아가며 너를 부를 거다, 일이 정말 복잡해 진다, 일이 굉장히 커질 수 있다’고 하셨어요. 교수님도 입장이 굉장히 난처하다면서 복잡한 일이 생기기 전에 서명운동에 나가지 말라고 하셨어요.

수원대 학생운동 집행부 학생 C씨

이인수 총장이 직접 서명운동 중단을 압박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수원대 학생운동의 한 학생은 “교수님께서 ‘총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 엄청 혼냈다’고 하시더라”며 “교수님들도 우리가 옳다는 걸 알면서 총장과 학교 측의 압박을 받아 우리를 회유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집행부 학생도 “교수님께서 ‘학생지원처에서 학생 관리 똑바로 안 하냐고 계속 연락이 온다’고 하소연을 하셨다”며 “서명운동을 할 때 학생지원처 교직원들이 우리의 안전관리를 한다며 나와있는데, 실상은 또 어떤 학생이 서명운동에 참여하는지 채증하기 위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학교측 “서명운동 학생 명단 파악한 적 없어”

취재진이 수원대학을 방문했던 6일도 학생지원처 교직원 3명이 서명운동을 지켜보고 있었다. 학생지원처 관계자는 “학생들의 안전 관리를 위해 지켜보는 것이지 학생을 채증하거나 교수들에게 학생관리 잘 하라고 따로 연락한 적도, 서명운동을 하는 학생 명단을 넘긴 적도 없다”고 답했다. 부총장에게 학생들을 따로 불러 서명운동 중단을 요구한 이유가 무엇인지, 학교측에서 교수들에게 서명운동을 막으라고 지시했는지 묻기 위해 전화를 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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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대가 총장을 비판하는 학생들을 행동을 방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에는 수원대 학생이 해직교수들을 지지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려고 하자 교직원 수십명이 나와 방해하기도 하고, 지도교수가 학생 집까지 찾아가 퍼포먼스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같은해 총장 비판 1인 시위를 하는 해직교수를 향해 교직원이 폭행을 하는 일도 있었다.

수원대 학생운동 측은 “이인수 총장 체제에서 학생들의 권리는 무참히 짓밟혀왔다”며 “일부 학과는 학생들 동의도 구하지 않은채 소리소문 없이 통폐합 됐고, 총장 꼼수 연임을 규탄하는 대자보는 뜯겨나갔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억압했던 이인수 총장이 사퇴하고 처벌 받아야 수원대가 근본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교측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수원대 학생운동 측은 3,200여 명에 달하는 이인수 총장 처벌 촉구 서명을 받아 7일 서울고법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앞으로 국회와 교육부, 청와대에도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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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7/09/0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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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입수한 최순실 씨 소유 회사 자료에서 공영방송 EBS 사장의 이력서가 발견됐다. 이력서가 최 씨측에 전달된 시점은 사장 선임 18일 전. 최 씨가 EBS 사장 후보의 이력서를 임명 전에 받아본 것은 아닌지, 혹시 사장 인선에 개입한 것은 아닌지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최 씨와 최 씨 측근들은 이미 정부와 공공기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의혹은 더욱 커진다.

사장 결정 보름 전 최순실 측에 이력서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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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범 EBS 사장의 이력서가 나온 곳은 최순실 씨 소유 광고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다. 뉴스타파가 확보한 이력서에는 우 사장의 전화번호, 주민번호, 주소 등 개인정보는 물론 EBS 사장 선임 전 경력까지 빼곡히 기재돼 있다. 본인이 아니고서는 작성하기 힘든 이력서다.

그런데 문제는 이력서가 최 씨 사무실에서 생성 혹은 출력된 시점. 확인결과 우 사장의 이력서는 2015년 11월 9일 최 씨 사무실에서 출력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는 EBS 사장 공모를 위한 원서접수가 한창 진행되던 때였다. 우 사장이 사장에 선임된 날짜는 그로부터 18일 후인 같은 달 27일이었다.

그럼 우 사장의 이력서는 왜 최 씨측에 전달된 걸까.

뉴스타파는 입장을 듣기 위해 우 사장을 찾아갔다. 그러나 우 사장은 대면 인터뷰는 거부한 채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직접 이력서를 작성했는지 여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최순실 씨를 전혀 모르고, 만난 적도 없습니다. (이력서가 왜 최씨 회사에서 나왔는지) 나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 게 (인사 개입) 있었으면 검찰 조사 받지 않았겠어요? 저한테 전혀 그런 연락도 없었습니다. 우종범 EBS 사장

일사천리 후원과 홍보성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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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사장 취임 이후 EBS가 최순실 씨 일가와 모종의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도 취재결과 확인됐다. EBS가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소유,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영재센터)가 주최한 행사에 후원자로 나선 사실이 확인된 것. 당시는 영재센터가 설립된 지 채 3개월이 안 된 시점으로, 별다른 실적도 없는 때였다.

게다가 EBS의 영재센터 후원은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후원 요청과 승인이 같은 날 이뤄졌다. 뉴스타파가 확보한 영재센터의 요청서와 EBS의 승인 공문에 따르면, 요청과 승인이 이뤄진 날짜는 모두 2015년 12월 22일이었다. 후원 승인 6일 뒤엔 EBS가 영재센터 주최의 빙상캠프를 홍보하는 방송 리포트를 내보내기도 했다. 군사작전을 방불케하듯 모든 일이 착착 진행된 것이다.

그러나 EBS측은 “후원도, 방송도 모두 정상적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강변했다.

일이라는 게 ‘공문 보냈으니 바로 이렇게 해줘’가 아니라 실무 담당자들이 먼저 문의를 하잖아요. ‘이런 이런 행사가 있습니다’, ‘후원 가능합니까’ 이야기들이 사전에 있었고, 그리고 나서 센터쪽에서 공문을 보냈고 EBS가 승인을 한 거죠. 저희 주 시청층인 학생들이 참여하는 행사였고, 스포츠 관련 내용이어서 내용을 봤을 때 괜찮다고해서 명칭 승인을 한 것이죠. 리포트는 후원과 별개로 진행된 거고요. 저희 뉴스부에서 스포츠 관련해서 지속적으로 내용들을 다뤄왔어요. EBS 홍보팀 관계자


취재 : 강민수, 김강민
촬영 : 김남범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금, 2016/12/0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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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규 확진 닷새째 ‘0’…의료진 4명 포함 5명 퇴원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신규 확진자가 닷새 연속 발생하지 않으면서 누적 확진자 숫자가 186명을 유지했다. 신규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아 현재까지 누적 사망자는 35명이다.

퇴원자는 5명이 추가돼 모두 125명으로 늘었다. 신규 퇴원자는 91번째(남, 46세), 164번째(여, 35세), 169번째(여, 35세), 179번째(여, 54세), 181번째(남, 26세)이다. 이 가운데 91번째 환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의료진이다. 164번째 환자는 삼성서울병원 간호사이고 169번째와 181번째 환자는 삼성서울병원 안전요원인 135번째 환자를 진료했던 의사이다. 보건당국은 감염당시 이들이 모두 보호구 착용이 미흡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또 179번째 환자는 강릉의료원 간호사로 96번째, 97번째, 132번째 환자와 접촉했었다.

※ 현재까지 감영경로가 불확실한 119번째, 175번째, 178번째 확진자와 구급차에서 감염된 133번째, 145번째 확진자를 제외한 모든 메르스 환자는 병원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타파는 메르스 발병병원과 경유병원 등 메르스 관련 정보를 정부의 공식 발표(6월 7일)보다 앞선 지난 6월 5일부터 공개하기 시작했다.

토, 2015/07/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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