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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청년고용을 위한 노사정위원회를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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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청년고용을 위한 노사정위원회를 열자

익명 (미확인) | 화, 2015/08/11- 20:00

박근혜 대통령이 노동개혁을 외치며 노사정위원회를 다시 열자고 제안했다. 사의를 표명했던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은 복귀를 결정했다.
정부와 경영계에서는 청년고용을 위해 고령자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자고 한다. 노동계에서는 세대갈등을 부추기는 음모라고 반박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노사정위원회 대신 국회를 중심으로 새로운 협상테이블을 열자는 주장을 펼친다.
나는 이번에는 노사정위원회를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번 더 초당파적인 사회적 타협에 기대를 걸어보고 싶어서다.
다만 임금피크제 같은 지엽적 의제는 일단 접어두자. 이번 위원회에서는 한국 사회의 가장 치명적 문제인 청년고용 문제를 두고 머리를 맞대자. 노동계와 경영계와 정부가 모두 무엇을 양보해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를 정하고 실천하는 자리로 삼자.
그 위원회에서 당장 구체적으로 토론해야 할 의제가 몇 가지 있다.
첫째,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토론하자. 광주 모델은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의 신규 노동자 임금을 평균 4천만원가량으로 책정하되, 생산량을 현재의 60만대 수준에서 100만대 수준으로 높이며 1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자는 기획이다.
이게 성사되려면 기업 쪽은 외국으로 돌리던 신규 생산물량을 국내로 다시 가져와야 한다. 부품업체도 국내에서 찾아야 한다. 노동조합은 신규 노동자들에 대해 기존보다 낮은 임금을 받아들여야 한다. 대신 구직전쟁 중인 청년들에게는 양질의 일자리가 대폭 늘어난다. 그것도 서울 수도권이 아닌 지역이다. 그러나 광주 모델은 기업과 노조 쪽의 비협조로 표류하고 있다. 이런 기획이야말로 노사정위원회의 경영계와 노동계가 솔직하게 토론하고 방향을 잡아 줘야 하지 않을까.
둘째, 임금공유제 확산 방안에 대한 논의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최근 노동조합과 회사가 각각 임금 인상분의 10%씩을 내 그 재원으로 협력사 직원 처우개선에 쓰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어떻게 더 확산시킬 것인지를 놓고 머리를 맞대 볼 만하다.
청년들에게 눈높이를 낮추라는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는, 대기업과 공기업과 비교하면 중소 협력업체 처우가 지나치게 낮기 때문이다. 똑같이 생산에 기여해도 소속과 신분에 따라 낮은 처우를 감당해야 하는 구조를 고쳐야 문제가 해결된다.
셋째, 청년과 비정규직들의 대표를 노사정위원회에 들이자. 현재 노사정위원회는 전국단위 노동조합, 경영단체, 정부 대표자, 공익위원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공익위원 자리를 청년단체가 추천한 이들에게 내놓자. 위원장이 결단하고 노사 위원들이 받아들이면 된다. 핵심 당사자를 테이블에 들이자.
이밖에 고용보험 등 사회안전망 강화 문제나 경제민주화의 핵심 의제들도 다루면 좋겠다.
전제가 있다. 정부는 임금피크제만 하면 청년고용 문제가 해결된다는 궤변을 거둬들여야 한다. 청년고용 정책 고민 전체를 털어놓고 노사에 결정을 맡기는 게 정부의 역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위원회를 들러리로 세울 생각은 아예 버려야 한다. 경영계는 한국 경제 미래 노동력에 투자하기로 마음을 먹고, 노동계는 정규직 대신 청년과 비정규직을 대변하겠다고 통 크게 나서야 한다.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집단 사이에 사회적 타협을 얼마나 이룰 수 있느냐는 국가의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다. 한국에서는 그 여건이 너무나 척박하다. 실제 의견 차이의 정도에 비해 갈등의 크기가 지나치게 커서 대화의 비용이 많이 든다. 의견은 극단적이고 중간층과 중재자는 힘을 잃는다. 그사이 경쟁은 심해지고 격차는 커진다. 앞 세대가 청년들에게 남겨둔 가장 큰 빚이다.

이번 노사정위원회가 한국 사회에 사회적 대화를 복원시키면서 그 빚을 조금이나마 줄여주기를 바란다. 미래 세대에게 부끄러운 부모가 되고 싶지 않기로는 노사정이 다른 마음일 수 없지 않은가.

[ 한겨레 / 2015.8.11 / 이원재 희망제작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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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와 제주도를 잇따라 다녀왔다. 광주에서는 희망제작소 후원자 모임이 열렸다. 제주에서는 70여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모여 정기적으로 지역정책을 토론하는 목민관포럼이 열렸다. 그 두 자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다녀오는 길에 두 지역의 ‘꿈’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광주에서는 일자리가 이슈다.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은 광주를 자동차 100만대가 생산되는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말한다. 현재는 60여만대가 생산되고 있다.

어떻게 가능할까? 언론에 ‘반값 일자리’라고 냉소적으로 보도되기도 했던 바로 그 방법이다. 현재 현대기아차보다 임금수준이 낮은, 평균 연봉 4000만~5000만원을 주는 공장을 증설하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국내 공장 증설을 하지 않고 있는데, 이를 되돌려 다시 국내에 투자하도록 만들자는 이야기다. 현재보다 낮은 임금으로 많이 고용하는 체계를 갖추자는 이야기다.

박병규 광주광역시 사회통합추진단장은 좀 더 나간 이야기를 했다. 아예 혁신적인 자동차산업을 새로 일으키자는 제안이다. 전기자동차에 초점을 맞춰 친환경 자동차를 생산하는 새로운 공장을 세우자는 내용이다. 전세계 자동차시장은 흔들리고 있다. 미국 전기차 생산기업인 테슬라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은 디젤차의 환경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조작을 일삼다가 발각돼 홍역을 겪고 있다. 이럴 때 아예 미래에 닻을 미리 내려두는 게 낫지 않느냐는 게 그의 주장이다. 10년 뒤에도 수요가 있는 100만대를 생산하자는 주장이다.

이 생산을 제대로 된 사회책임기업이 하면 더 좋겠다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다. 기업과 지방정부가 함께 투자해 시민기업으로 출발하고, 노사가 함께 고통을 분담하며 운영해 지배구조와 노사관계에서도 모범을 보여주는 기업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제주에서는 환경이 문제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도를 2030년까지 탄소없는 섬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역설했다.

제주는 한편으로 친환경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게도 무분별한 관광객 유치와 난개발로 홍역을 겪고 있기도 하다. 한해 수백만명의 관광객들이 몰려오면서 값싼 여행지로 전락하고 있다. 싼 값의 패키지상품으로 이용하며 쓰레기만 버리고 쇼핑하는 단체관광객 중심의 여행지가 됐다.

여기서 벗어나야 친환경 청정지역의 꿈도 가능하다. 관광산업을 성장시키더라도 방향은 가족 중심, 자유여행객 중심의 여행지로 가야 한다. 한 철 다녀가는 관광객의 주머니를 노린 뜨내기 장사치가 모인 섬이 아니라, 꾸준히 다녀가는 수준 높은 관광객들에게 제공할 고급서비스와 문화를 생산하는 섬이 되어야 한다. 사실 그래야 난개발도 막을 수 있고, 괜찮은 일자리도 생긴다.

제주에서 환경은 산업과 직접 연결된다. ‘탄소없는 섬’ 계획에는 전기자동차가 한 축을 이룬다. 섬이고 이동거리가 길지 않다는 특징 덕에 아직 최고속도와 힘에 한계가 있는 전기자동차도 주요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 올해 안에 1500대를 보급하려는 계획이다.

같은 맥락에서 신재생에너지 역시 새로운 산업으로 떠오를 수 있다. 원전이 생산한 전기가 전라남도 해남과 진도로부터 해저케이블을 타고 제주로 온다. 풍력,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이런 송전시스템에서 벗어나겠다는 게 제주의 생각이다.

두 지역을 떠나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이런 꿈을 꿔 봤다. 광주에 전기자동차 생산공장이 생겨난다. 시민과 기업이 같이 투자한 사회책임기업이 운영한다. 제주는 친환경 교통수단만 다니는 섬이 된다. 충전소 인프라가 전 지역에 깔리고 최신형 전기자동차가 거리마다 나타난다. 광주의 전기차가 제주로 팔려나가고, 또한 남해에 있는 수천개의 작은 섬에 보급된다. 이를 기반으로 광주의 전기차가 중국으로, 미국으로 진출한다.

제주의 관광객들은 버스를 대절해 다니는 값싼 단체여행객에서 자유여행으로 새로움을 만끽하는 해외 고급여행객으로 변화한다. 전기차와 같은 새로운 물건은 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전기자동차와 관련된 서비스 인력, 고급 자유여행객을 위한 새로운 문화체험사업 등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난다. 광주에는 젊은이들이 비정규직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대신, 자동차 기술을 배워 공장에 취업하며 새로운 중산층을 형성한다. 임금이 지금의 현대기아차보다 낮더라도 지식과 평판에서라면 뒤지지 않는 기업이 우뚝 선다.

한국 경제는 굳히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기존 재벌체제는 ‘이대로’를 외치는 듯하다. ‘신수종사업’은 말만 무성할 뿐 의지가 부족한 것 같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 이대로 가다가는 성장의 경험과 함께 꿈꾸는 경험, 변화하는 경험 자체를 잃어버릴까 두렵다.

잇따라 방문했던 광주와 제주, 두 개의 꿈을 이어붙여본 이유는 거기 있다. 이렇게 이어붙여보다 보면, 지금은 잊혀진 것만 같은 ‘대한민국의 꿈’에까지 가 닿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나는 여전히 꿈꾸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

[ 뉴스토마토 / 2015.10.22 / 이원재 희망제작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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