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방심위 명예훼손 심의규정 개정, 공인에 대한 비판 차단 위해 남용될 위험만 있어
방심위 명예훼손 심의규정 개정,
[논평]
언론적폐 청산 전담기구가 필요하다
지난 11일(수) JTBC <뉴스룸>은 ‘청와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동향 파악 문건’을 보도했다. 2014년 9월 2일 청와대 행정관이 작성한 것으로 기록된 이 문건에는 전·현직 방심위 고위 관계자를 취조한 녹취록이 담겨 있다. 해당 관계자는 “국정원 제보가 왔는데 민원제기가 없는 경우 편법으로 사람을 동원해 글을 쓰도록 했다. 내가 이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제기된 청부심의를 위한 대리민원 의혹이 사실이며, 이런 불법행위를 국정원이 주도, 방심위가 협력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오늘(13일) <미디어오늘>은 또 다른 문건의 내용을 보도했다. 위 문건과 함께한 작성된 <명예훼손 정보에 대한 방통위 심의 관련 쟁점>이란 보고서(9월 2일 작성)다. “이 문건은 명예훼손 심의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직권 또는 제3자의 신고만으로도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고 있다.”(미디어오늘, 10.13) 이로부터 한 달 후인 10월 2일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업무일지에는 “국감-방심위-피해자 본인 신청이 있는 경우에만”이란 메모가 적힌다. 10월 14일 열린 국감에서 당시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은 보고서 내용대로 통신심의규정을 “제3차 또는 방심위가 직접 심의개시를 할 수 있도록 개정하라”고 방심위에 요구한다. 이듬해 방심위는 민 의원의 국감질의를 명분으로 내세워 개정안을 강행처리했다. “개정 배경에 정치적 외압이 존재할 것”이란 당시 시민사회의 의심 역시 사실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권력기구를 동원한 정부 차원의 언론장악 의혹이 하나씩 사실로 드러나고 있지만 그 진상을 체계적으로 규명하는 작업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책임자 처벌은 언감생심이다.
JTBC가 보도한 문건에서 “내가 이런 역할 - 즉 국정원과 협력해 대리민원, 청부심의를 - 했다”고 자임한 이는 방심위 2기 부위원장을 지낸 권혁부씨로 추정된다. 권씨는 2008년 KBS이사를 지내며 정연주 전 KBS사장 불법해임을 주도하고, ‘8.8사태’ 당시 KBS에 경찰병력 투입을 요청했던 인물이다. 그 대가로 방심위에 자리를 받아 언론탄압을 자행했다. 이런 자가 박근혜 탄핵 이후에도 버젓이 방통위원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은 반언론행위자에 대한 청산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권 씨뿐인가? 김영한 업무일지에 방심위가 처음 등장하는 것은 2014년 8월 8일, 김기춘 실장은 “방통심의위(를) 활용”할 것을 지시하고, 8월 10일 “미래수석실 산하 방통심의위 담당 비서관(을) 확인”한다. 후속조치로 8월 26일 <다음 아고라>를 조치하기 위해 “방통심의위 통신 분야 인적구성”이 보고된다. 27일에는 “음란성 패러디가 삭제”되고, 관련 “검색어”가 뜨지 않도록 “조치”됐다고 보고된다. 당시 이런 조치를 실행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미래수석실 산하 정보방송통신비서관은 김용수씨였고, 2014년 9월부터 석제범씨가 후임으로 근무했다. 김용수는 현 정부에서 과기정통부 2차관으로 영전했고, 석제범 역시 최근까지 과기정통부 고위간부를 지냈다.
JTBC와 미디어오늘이 보도한 청와대 문건들은 방심위의 언론장악 가담 실체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들이다. 나아가 방심위를 활용한 언론공작에 국정원이 직접 관여했다는 새로운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김영한 업무일지 9월 5일자를 보면 김기춘 전 실장은 “KBS 문창극 보도 제제심의를 예”로 들며 “국가정체성(과) 헌법가치(를) 수호(하려는) 노력”이 “미온(적이며) 소극적”이라고 질타하고, “강한 의지(와) 열정, 체재수호(의) 관”을 가지고 “전사들이 싸우듯이” 대처할 것을 지시한다. 그리고 그 해 12월 KBS 문창극 보도 중징계에 ‘미온·소극적’이었던 윤석민 위원이 임명 6개월 만에 돌연 사퇴하고, 청와대는 조영기 교수를 선임한다. 조 교수는 국정원 심리전단과 접촉하여 ‘국정원 대선개입’을 옹호하는 기고문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난 인물이다. 이런 과정을 살펴볼 때 국정원이 방심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였으며 청와대가 이를 지시했거나 적어도 묵인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과연 이런 의혹의 실체들은 누가 조사하고, 진상을 규명할 것인가? 비단 방심위만이 아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제기된 숱한 의혹들, 예컨대 △MB정부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주재 회의 MBC노조 파괴논의 의혹, △MB정부 국무총리실 공직윤리관실 YTN 불법사찰 의혹, △정연주 전 KBS 불법해임 국정원 개입 의혹, △고대영 KBS 사장 선임 청와대 개입의혹, △인터넷 언론사 설립 제한 청와대 개입의혹 등,은 그대로 수북이 쌓여 있다.
이제라도 언론적폐 청산을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국정원 정치·선거개입, 문체부 블랙리스트 등 정부 각 부처와 분야에서 진상규명과 적폐청산을 위한 기구가 활동하고 있다. 언론만 제자리걸음이다. 언론연대는 이미 19대 대선에서 정부 차원의 <언론장악 진상규명 특별조사위원회> 설치를 제안한 바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기 발생한 방송법 위반, 언론인 탄압 및 부당노동행위를 철저히 규명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강력한 진상조사 기구를 설치하자는 주장이다. 적어도, 국가에 의해 자행된 공작 사건의 책임은 국가가 져야 함이 마땅하지 않겠는가!
2017년 10월 13일
언론개혁시민연대
[논 평]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강제해산의 진실을 밝힌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
– 정부는 무의미한 항소를 포기하고, 국회와 함께 제2기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즉각 구성하라.-
오늘 법원은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확인해주었다. 첫째는 지난 박근혜 정부가 악의적으로 법을 왜곡하여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를 위법하게 강제로 해산시켰다는 것이고, 둘째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특조위의 활동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극히 상식적인 이 결론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특조위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유가족을 비롯한 피해자들의 아픔을 위로하며, 좀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달라는 주권자들의 염원으로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특조위의 활동을 설립과정에서부터 노골적으로 방해했다. 예산을 삭감하고, 조사권한을 축소하는 등 조사를 방해한 것도 모자라 법에 보장된 활동기간까지 무시하고 강제로 특조위를 해산시켰다.
「4ㆍ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은 특조위 활동기간의 기산점을 위원회가 ‘구성이 완료된 때’로부터 최장 1년 6개월이라 규정하고 있었다. 특조위는 2015. 8. 4. 예산을 배정받아 2015. 9.경이 되어서야 최초 조사개시결정을 할 수 있었다. 특조위는 또한 관계기관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공무원을 파견하지 않아 강제해산될 때까지도 부족한 인원으로 운영되었다. 따라서 특조위 활동기간의 기산점으로서 위원회가 구성이 완료된 때는 그나마 인적·물적 구성의 기초가 갖추어졌던 2015. 8. 4.부터로 보는 것이 지극히 합리적이고 상식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박근혜 정부는 특조위의 활동기간의 기산점을 특별법의 시행일인 2015. 1. 1.이라 주장하며 2016. 6. 30. 특조위를 해산시킨 것이다.
이번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서울행정법원 2017. 9. 8. 선고 2016구합78097 판결)은 위와같이 다툼이 되어온 특조위 활동기간의 기산점에 대한 사법부의 첫 판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법원은 “위원들이 2015. 1. 1. 이후에 임용되었고 그 후 상당 기간 동안 관련 시행령, 직원 임용, 예산 등 위원회 활동을 위한 기본적인 여건조차 갖추어지지 않았음이 명백함에도 위 규정을 근거로 위원회가 구성을 마친 날이 2015. 1. 1.로 소급하게 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특별법 제7조 제1항에서 정한 위원회의 활동기간(1년또는 1년 6개월)을 자의적으로 축소하는 해석으로서 부당하다”라고 설시하며 지난 박근혜 정부측의 주장이 자의적이고 부당하다는 것을 명백하게 밝혔다. 그리고 특조위의 활동기간의 기산점을 2015. 8. 4.이라고 보는 것이 사법적으로도 타당함을 인정하였다.
위와 같이 이번 판결을 통해 지난 2016. 6. 30. 이루어진 박근혜 정부의 일방적인 특조위 활동종료 선언이 강제해산으로서 위법하다는 점이 명백하게 밝혀졌다. 나아가, 강제로 해산된 특조위의 활동을 이어갈 제2기 특조위 구성의 필요성 또한 확인되었다.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해 항소를 포기하고, 지금이라도 국회와 함께 제2기 특조위 구성을 위해 나서야 한다. 이를 통해 지난 박근혜 정권이 감추려 했던 세월호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지혜를 모아가야 한다. 이는 소송을 진행한 43명의 조사관들과 이들을 대리한 우리 모임 세월호참사대응TF 변호사들뿐만 아니라 특조위에 몸담았던 모든 구성원들, 4.16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아직도 떠난 가족을 애타게 찾고 있는 미수습자 가족들, 그리고 다시는 우리나라에서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국민들의 준엄한 명령임을 명심해야한다.
2017년 9월 8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정 연 순
19대 국회에서 미완으로 끝난 주민등록번호 개선, 20대 국회에서루어야
언론보도에 의하면 11년 동안 계류되었던 북한인권법안이 29일 임시국회에서 새누리당과 더불어 민주당의 합의로 처리될 예정이었으나 최종 문구를 조율하지 못해 불발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위 법률안이 헌법 제4조의 평화통일조항에 배치되고, 내정 불간섭 원칙을 명확히 하였던 모든 남북합의를 무효화 한다는 이유로 법률안의 제정 자체를 반대해 온 우리모임은 국회 본회의 처리가 불발된 것에 대해 우선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바이다.
위 법률안은 북한인권재단을 통해 대북전단 살포 등 북한에 적대적 활동을 하는 단체를 지원하고, 북한 정권 관계자의 인권침해 기록을 보존하게 하며,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여야가 동수로 추천하되 정부 추천인사 2명을 추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등 남북관계 개선에 역행할 우려가 있는 내용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북한인권법이 10년 이상 처리되지 않았던 것은 북한 인권법이 남북관계 개선과 북한 인권 상황의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에 대한 적대행위가 북한 인권을 증진시킨다는 논리는 법률적 관점으로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심각한 논리적 오류이다.
유엔의 북한인권 결의안에 대해 정치적 강도만 높였을 뿐 북한의 인권 개선과 한반도 평화통일에 규범적 실효성이 없음이 평가되고 있는 지금, 이제라도 여야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문제를 국회의 법률로 제정함으로써 남북관계를 후퇴시키고, 통일을 저해하는 움직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말로만 ‘통일대박’을 외칠 것이 아니라, 갈등과 긴장을 고조시키는 대북적대정책을 대북화해정책으로 전환하고, 더불어 민주당은 6.15공동선언, 10.4선언 등으로 이어온 남북합의의 소중한 성과를 북한인권법 제정이라는 역사적 오명으로 일거에 무너뜨리지 않기 바란다. 특히 “북한인권법 조항은 더불어 민주당의 정체성과 관련된 것“이라고 밝힌 더불어 민주당 이목희 의장의 발언을 주목하며 앞으로 더불어 민주당이 어떤 행보를 보여주는지 우리모임은 예의주시 할 것이다.
2016. 2. 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한택근
[성명]
민주정부에서 출범, 4기 방통위에 바란다
- 언론정상화를 위한 작업에 곧바로 착수해야 -
이효성 교수가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리고 청와대가 허욱(더불어민주당 몫) 상임위원과 표철수(국민의당 몫) 상임위원도 임명함에 따라 4기 방통위가 공식 출범하게 됐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출범한 방통위였다. 그 같은 방통위가 민주정부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시민사회에서는 기대와 우려 섞인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우리는 이효성 위원장이 앞선 청문회에서 “(방통위는)구조상 사업자는 가깝고 이용자-시청자는 멀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취임하면 의도적으로 시청자-이용자의 입장에 더 서고, 그 분들을 더 많이 만나 의견을 듣겠다”고 밝힌 대목에 주목했다. 방통위는 그동안 법적으로 독립성을 부여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행보를 보여왔다. 또, 방송철학 없이 사업자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중심을 잡지 못한 채 규제완화에만 힘을 쏟아왔다. 그 속에 시청자-이용자는 부차적 존재로 취급받아왔던 게 사실이다. ‘시청자 입장에 서겠다’는 이효성 위원장의 발언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4기 방통위는 그동안 늦어져왔던 언론정상화를 위한 작업에 곧바로 착수해야 한다. 방통위 출범이 늦어지면서 언론계 안팎에서 언론정상화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국정자문기획위원회는 ‘적폐청산특별조사위원회’ 조직을 별로로 두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대신 부처별로 적폐를 조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그렇다면 언론적폐 조사는 방통위에 권한이 있다는 말과 같다. 방통위가 언론적폐 청산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대책을 마련해야할 부분이다. 그 속에는 반드시 공정방송을 위해 싸우다 해직되고 징계를 받은 언론인에 대한 복직과 명예회복이 포함되어야한다는 것은 두말 하면 잔소리다.
그 밖에도 4기 방통위는 ‘지상파재허가’와 ‘OBS 해직사태’, ‘고 박환성·김광일 PD 사망 관련 방송제작시스템 개혁’ 등 해결해야할 다양한 의제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또한 구조조정 중인 태광 티브로드 사태 또한 방통위가 눈여겨봐야할 문제다. 방송통신 노동자들의 근로환경 또한 시민들의 볼권리와 맞닿아있음을 방통위가 외면해선 안 된다.
그러나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도 나온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을 비롯한 고삼석, 허욱, 표철수, 김석진 상임위원들 모두 ‘통신’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점이 그것이다. 그로 인해 일각에서는 통신이용자들의 공공성이 커지는 지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의 힘겨루기에서 방통위가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4기 방통위가 반드시 보안해야할 대목임을 잊어선 안 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방통위설치법의 목적대로 ‘국민의 권익보호와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구로 전환돼야 한다. 시민들과 소통해가며 중장기적 미디어정책을 마련하고 그를 토대로 진정한 협의체, 사회적 합의기구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대한다.
2017년 7월 31일
언론개혁시민연대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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