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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이랬다 저랬다하는 노점상 정책, 서울시와 중구청의 도가 넘은 편의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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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이랬다 저랬다하는 노점상 정책, 서울시와 중구청의 도가 넘은 편의행정

익명 (미확인) | 목, 2015/07/30- 13:54
어떤 정책의 경우에는 단순히 보이는 현상 이면의 맥락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사회적 약자가 연관되는 사회 이슈의 경우에는 특히 그렇다. 소위 노점상이라 불리는 영업방식은 한 번도 합법적인 형태를 가져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노점은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해볼 수 있는 도전이고 수많은 나라에서도 노점이라는 영업행위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많은 이들은 어쨌든 불법이기 때문에 원칙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박원순 시장의 전통시장 주변 불법 주차단속 중단이나 까페, 술집의 거리 좌판에 대한 용인에서 보듯이 법제도와 현실 사이에는 융통성이라는 원리가 작동한다.

특히 과거 이명박 시장 시설 조성된 청계천복원사업으로 인해 밀려난 노점상들, 그렇게 밀려간 동대문 운동장 풍물시장에서 또다시 밀려난 노점상들의 처지를 보면 얼마나 행정이 노점의 특수한 상황을 악용하는지 알 수 있다.


(사진: 민주노점상연합회 제공)​

오늘 새벽 중구청은 성동공고 주변에 위치한 풍물거리의 노점상을 일제 철거했다. 자신들의 '디자인화 사업'에 방해가 되는 노점상들을 없애겠다는 정책 의도에 의한 것이다. 하지만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성동공고 주변의 노점들은 이미 서울시와 합의하여 만든 '디자인 노점'을 운영하고 있던 이들이었다. 이 노점은 오세훈 시장 시설, 서울시가 지정한 업체가 제작해서 노점상들이 150만원 가량의 실비를 들여 구매한 것이다. 그런데 이제와서 자신들의 정책방향이 바뀌었다고 새벽 철거에 나섰다.

서울시와 중구청은 자신들의 주요사업을 위해서는(이를테면 청계천복원이나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건설) 노점상의 협조를 최대한 구하면서 풍물시장 조성이니 풍물거리 조성이니 하는 약속을 하다가도 갑자기 마음을 바꿔 '노점은 불법이니 협의의 대상이 아니다'며 돌변한다. 어이없는 일이다. 이런 식이라면 서울시와 중구청의 행정일관성을 누가 신뢰하겠는가?

노동당 서울시당은 지속적으로 청계천복원 공사로 인해 가든파이브로 떠나야 했던 상인들이 서울시의 오락가락 정책에 의해 거리로 내몰렸다는 사실을 말해왔다. 그리고 얼마전 황학동 벼룩시장 인근의 노점이 철거된 부분에 대해 항의한 바 있으며, 지역사회의 상생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년째 노점 강제철거를 진행하고 있는 노원구의 행태에 대해서도 비판한 적이 있다. 이처럼 이 문제에 대해 주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노점이라는 삶의 형태가 부정되어서는 안되고, 무엇보다 행정의 약속에 대한 신뢰가 일방적으로 깨져서는 안된다는 점 때문이다. 서울시와 중구청은 사실상 노점단속정책일 뿐인 거리 디자인화사업에 대하여 전면 재고해야 한다. 무엇보다 애초 청계천에서, 동대문운동장에서 약속했던 사항들을 지켜야 한다. 앞서 말했듯, 이미 서울시는 정책적으로 '단속을 하지 않음으로서' 불법을 용인하는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노점은 불법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는 맞지 않다. 

노동당 서울시당은 서울시와 중구청이 정책변화에 따라 법의 일관성을 어기고 자의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 애초 법치주의란 법을 통한 지배가 아니라 법에 의한 지배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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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 망이용대가 = 연결대가로 규정하여 망중립성에 부합  

– 신용카드와 인터넷의 차이점 이해 못해

– 사적자치 강조하면서 기존 합의에 대한 평가 부재

사단법인 오픈넷은 6월 25일 넷플릭스 대 SK브로드밴드 1심 판결이 망중립성에 대한 개념혼선을 보여줌으로써 법률 제정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 

법원이 파악한 사실관계 따르면, 원래 SK브로드밴드는 미국 시애틀에서 상위 망사업자를 통해 넷플릭스 데이터를 받아서 국내에 공급을 하다가 데이터량이 늘어나자 2018년 넷플릭스와의 합의 하에 각각 홍콩과 일본에서 무정산직접접속을 하였고 SK브로드밴드는 최근 들어 ‘망이용대가’를 지불하라는 주장을 해왔다고 한다. 넷플릭스는 이에 대해 망이용대가 지급의무가 없다는 법원의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법원은 이번에 넷플릭스에 대해 ‘망이용대가 지급의무가 없다고 할 수 없다’는 패소 판결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어느 한 쪽이 이겼다고 할 수 없는 애매한 판결이다. 

오픈넷이 꾸준히 지적했듯이 ‘망사업자가 자신의 고객들에게 데이터를 전송하는 대가로서 콘텐츠제공자로부터 받는 망이용대가’라는 개념 자체는 인터넷의 구조에서 성립될 수 없으며 이렇게 콘텐츠제공자가 돈을 낸다고 해서 그 콘텐츠제공자의 데이터를 전송하거나 우선전송하는 것은 망중립성의 차별금지 원리에 금지된다. 미국의 연방통신위원회(FCC)와 EU의 통신규제기구(BEREC)가 공히 이를 명시적으로 금지한 바 있다.

망이용대가 = 연결에 관한 대가

법원은 판결문 초반에 이에 반하여 ‘전송대가로서의 망이용대가’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인다.  

“원고 넷플릭스는 피고를 통하여 인터넷 망에 접속하고 있거나 적어도 피고로부터 피고의 인터넷 망에 대한 연결 및 그 연결 상태의 유지라는 유상의 역무를 제공받고 있다고 보아야 하고, 이는 ‘통신사가 자사망에 흐르는 합법적 트래픽을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인 망 중립성에 관한 논의나 ‘전송의 유상성‘에 관한 논의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므로, 결국 원고들은 피고에게 적어도 피고로부터 피고의 인터넷망에 대한 연결 및 그 연결 상태의 유지라는 유상의 역무를 제공받는 것에 대한 대가(이하 ‘연결에 관한 대가’라고만 한다)를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와 같이 보는 것이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형평에 부합한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법원은 망이용대가가 전송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 ‘연결에 대한 대가’임을 적시하고 있다. 망중립성은 인터넷에 접속된 이후에 돈을 내야만 전송해주거나 돈을 더 내야만 우선전송하는 식으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원리이지 접속유지비용의 다양한 조달방법(peering, transit, paid peering등)을 금지하지 않는다(예: FCC2010년 망중립성명령 각주 79번). 그러므로 ‘연결에 대한 대가’ 즉 접속료를 주고 받아야 한다는 것은 망중립성에 어긋나지 않는다. 그러한 의미에서 망중립성이 ‘연결에 관한 대가’와 무관하다는 표현도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SKB의 망에 대한 연결”이 넷플릭스에게 가치가 있는 유상의 역무임을 적시한 것 역시 잘못된 바는 없다. 물론 위 판시의 문제는, 거꾸로 “원고 넷플릭스의 데이터에 대한 연결” 역시 피고 SKB에게 가치있는 유상의 역무임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렇게 상호 가치있는 역무를 교환하기 때문에 서로의 이해관계가 일치할 때 무정산(settlement free peering)으로 이루어지고 넷플릭스-SKB, 넷플릭스-LGU+, 넷플릭스-KT와의 직접접속이 모두 무정산으로 이루어져 왔던 것이다.

하지만 법원은 다음과 같이 ‘대가’의 내용을 폭넓게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CP가 ISP의 망을 통하여 트래픽을 전송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에 대하여 지불하는 방식은, 회선용량 단위(Gbps)로 접속회선료 또는 접속통신료 등의 명목의 금전을 지급하거나 CP가 ISP에게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제안하는 것처럼 복수의 지역에 CP의 OCA를 설치하여 ISP의 망에 발생하는 트래픽을 경감시키거나 각종 공사비용과 설비의 업그레이드비용을 상호 분담하는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에 관한 대가가 지급될 수도 있다. 이처럼 원고들이 피고에게 금전적으로 사용료를 지급하는 것외에도 위와 같은 방법들 모두 ‘CP의 콘텐츠를 최종이용자에게 도달시키기 위해 ISP의 망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대가로 지불되는 경제적 이익’에 해당된다. 원고들과 피고는 협상에 의하여 어떠한 방식을 택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사적자치의 원칙에 비추어 법원이 금전으로 그 지급을 명하는 것은 당사자들 사이의 합의가 완전히 결렬된 이후에 한하여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 . 실제로 Global CP들 중 구글은 금전으로 망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고 국내 ISP들과 별도의 계약을 체결하여 국내 ISP들에게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망 사용료의 지급을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넷플릭스가 ‘국내 망사업자와의 접속은 CP-ISP 간의 필요가 일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금전적으로 아무런 대가를 주고 있지 않더라도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한 주장을 받아들인 셈이다. 판결문에 나온대로 넷플릭스 역시 OCA 제공을 통해 대가를 대신할 수 있다면 결국은 상호무상접속이 되기 때문이다. 판결에서 말하는 구글이 제공한다는 “다른 서비스”라는 것도 사실 국내까지 데이터를 끌어온다는 점을 말하는 것이다. 컨퍼런스 운영자가 먼길을 날아와 준 참가자가 고마워 참가비를 받지 않는 상황과 비슷하게 보는 것이다.    

결국, 법원은 (1) ‘망이용대가’는 ‘연결에 대한 대가’ 즉 접속료이며, (2) 그 접속료는 반드시 망사업자가 받아야 한다기보다는 서로간의 비금전적 가치교환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음도 인정한 것이므로 망중립성 원리에 부합한다.  

양면시장이라도 신용카드와는 달라

단지 법원은 아래와 같이 인터넷의 특성에 대한 이해의 부족을 보인다. 

“신용카드회사가 신용카드 회원인 소비자로부터 연회비를 수취하고, 가맹점으로부터 결제 수수료를 지급받는 등 동일한 서비스에 관하여 양 당사자로부터 이용대가를 수령하는 형태의 다면적인 법률관계는 현대사회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원고들이 A서비스가입자에 대한 콘텐츠 제공과정에서 발생하는 콘텐츠의 전송은 명백히 원고들의 적극적 행위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인터넷 망을 제공하고 관리하는 것이 자신의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에 대한 계약상 의무에 해당한다고 하여 그 인터넷 망을 통한 콘텐츠의 전송을 두고 피고가 서비스 가입자에 대하여 행하는 의무의 이행에 불과할 뿐 원고들의 인터넷 망 이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고, 그와 같은 사정이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법률관계가 유상인지 여부에 관하여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없다.”

여기서 법원은 ‘망 이용대가’를 언급하면서 ‘콘텐츠의 전송’을 ‘망 이용’과 등치시키면서  ‘망이용대가’가 ‘전송에 대한 대가’인 것처럼 설명하고 있는데 앞서 망이용대가를 ‘연결의 대가’로 규정한 다른 판시에 모순된다. 이 모순된 판시를 위해 동원된 신용카드회사 즉 VISA, Master에의 비유 역시 적절하지 않다. 망사업자들은 네이버, 카카오로부터도 접속료(전용회선료라고 부름)를 받고 다른 한편 국내 소비자들로부터도 접속료를 받고 있다. 여기까지는 VISA, MASTER와 같은 신용카드회사와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하나의 서비스에 대해서 양쪽으로 돈을 받으려고 스스로 완결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드회사와 달리 인터넷서비스는 하나의 망사업자가 하나의 망을 양쪽에 모두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망사업자들이 힘을 합쳐야 비로소 하나의 완결된 제품이 나온다. 국내만 하더라도 하나의 망사업자가 모든 CP들을 호스팅하거나 초고속인터넷가입자 전부를 호스팅하고 있지 못하고 해외의 CP나 이용자까지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전 세계의 모든 인터넷 고객들은 ‘한국 인터넷’, ‘미국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전 세계적 인터넷에 접속하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VISA카드를 발급받을 때는 VISA가맹점에서 이용하려는 것이지 Master카드 가맹점에서까지 이용할 것을 염두에 두지 않는 점과 다르다. 이 때문에 망사업자는 국내외 다른 망사업자들과 힘을 합쳐야만 국내 고객들에게 매력있는 전 세계적인 연결성(full connectivity)이 있는 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의 모든 망사업자들은 전 세계 모든 망사업자들과 상호접속을 통해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인터넷은 상호접속시에 서로간의 전송에 대해 대가를 치르는 것은 엄청난 거래비용을 발생시켜 망이용을 위축시키기 때문에 전송의 대가는 없고 연결의 대가만 서로 받기로 하였다는 점이다(참고: 오픈넷 망중립성 동영상 3편). 이에 따라 국내 CP와 국내 이용자들은 국내 망사업자들에게 접속료를 내고 인터넷접속을 하고 미국 CP와 미국 이용자들은 미국 망사업자들에게 접속료를 내고 인터넷접속을 하면 미국 망사업자,  한국 망사업자, 그리고 전 세계 다른 모든 망사업자들이 트래픽을 서로 교환해서 비로소 인터넷이라는 상품이 완성되는 것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해외 소재 콘텐츠제공자에게 국내 망사업자가 접속료를 달라고 하는 것은 Visa가 Master 가맹점에 카드수수료를 달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양면시장의 구조에 반하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의 주장은 미국 CP의 트래픽이 한국에 많이 들어온다고 해서 망이용대가를 달라는 것인데 그런 ‘전송의 대가’가 인정된다면 네이버, 카카오가 미국 내에서 인기가 있으면 AT&T나 버라이존으로부터 망이용대가 청구서를 받아야 할 것이다(아래 웹툰<라이즈 오브 망중립성의 수호자>에서 발췌). 

정리하자면, 인터넷 이용자나 CP는 각자 자신이 소재한 지역의 망사업자에게 인터넷접속료를 내는 것이 양면시장에 충실한 것이다. 미국의 CP들은 미국의 망사업자들에게 연결에 대한 대가를 냄으로써 자신의 의무를 다한 것이지 자신의 데이터가 한국에 왔다고 해서 다시 한국에 전송의 대가를 낸다는 것은 도리어 인터넷 양면시장의 조직이론에 반하는 것이다. 물론 넷플릭스와 몇몇 대형 CP들은 미국 망사업자에게도 접속료를 내는 대신 트래픽 일부에 대해서는 비용으로 Open Connect Appliance 서버를 전 세계에 뿌려두고 자체 CDN을 구현하고 있고 구글 역시 해저케이블을 스스로 설치하여 데이터를 세계 각지에 분배하는 등 자기 지역의 망사업자가 할 일을 대신 하고 있다. 마침 법원은 이미 이런 ‘다른 서비스’들도 ‘연결의 대가’로 인정하였다. 

사적자치 인정했다면 기존 합의에 대한 평가 했어야

법원 판결의 가장 큰 문제는 법원 스스로 인정한 대로 양당사자가 2018년경 ‘합의’에 의해 일본 등에서 무정산직접접속을 시작을 했고 이 ‘합의’ 역시 사적자치원칙에 따라 양당사자들의 협상에 따라 이루어진 것인데, SK브로드밴드가 갑자기 기존 합의로부터 일탈하여 새롭게 망이용대가를 요구한 행위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법원의 판시대로라면 2018년경 합의 역시 ‘연결에 대한 대가’에 대해 유효한 합의였고 그렇다면 별도의 채무가 있을 수 있다고 하려면 채무의 법적 근거에 대해 밝혔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점이다. 

법원이 당사자들 사이의 합의에 법적 효력을 부여하지 않는 모습은 다음과 같은 판시에서도 드러난다.  

“원고들은 피고와 직접 연결되어 피고의 이용자에게 한정하여 콘텐츠를 전송할 뿐 피고로부터 전세계적인 연결성을 제공받고 있지는 않으므로 위와 같은 연결은 유상성이 인정되는 인터넷 접속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런데 피고는 전세계 여러 ISP와의 상호접속을 통해 원고들에게 전세계적인 연결성을 제공할 수 있고, 원고들도 원하는 경우 얼마든지 원고들의 데이터를 전세계에 송수신할 수 있음에도 스스로의 판단과 선택으로 피고를 통해 전세계 각 종단으로 트래픽을 송신하지 않고 있을 뿐이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주장하는 전세계적인 연결성이 보장된 인터넷 접속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우선 전 세계적인 연결성이 있어야만 유상성이 인정되는 인터넷접속이라는 원고의 주장도 문제가 있다. Paid peering과 같이 접속상대방 사이의 연결성만으로도 유상접속이 이루어지는 경우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당사자들은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전 세계 연결을 하지 않기로 합의를 했다는 점이다. 물건을 살 가능성을 제공한 것이지 물건을 사지도 않았는데 그 값을 받을 수 없는 것이고 물건을 사도록 강제할 수도 없는 것이다. 이는 위에서 사적자치에 따라 망이용대가를 정하라고 한 판시에도 어긋난다. 

인터넷은 약자를 위한 플랫폼이다. 친약자성을 보호하는 것이 바로 망중립성이다. 법원의 이번 판결은 망중립성에 어긋난 판결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망중립성에 대한 명쾌한 이해의 부족으로 효율적인 분쟁해결을 하지 못하였다. 유럽이나 미국처럼 돈을 낸다고 해서 전송 또는 우선전송을 해주는 행위를 명쾌히 금지하는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

2021년 6월 29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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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1/06/29-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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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개혁을 내세우며 출범한 더불어민주당 미디어혁신특별위원회(이하 민주당 미디어특위)가 법·제도 개선안을 구체화시키며 7월 내 법안 통과를 추진할 것이라 예고했다. 민주당 미디어특위는 법·제도 개선안의 핵심적 내용으로 △ 가짜뉴스(허위정보)에 대한 대응으로서 언론의 허위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배제 도입 및 허위정보에 대한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의 삭제·임시조치 의무 부과, △ 포털의 뉴스 편집·추천 기능 폐지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언론의 자유와 다양성을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는 정책들로 졸속으로 강행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 

제시되고 있는 법안들은 허위정보의 문제점만을 강조하며, 이들을 민사법상의 대원칙을 넘는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으로 규정하거나, 사법기관의 판단 전에 인터넷상 정보나 기사 자체를 차단(임시차단, 기사열람차단)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한 명제에서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내는 것부터가 매우 어렵고, 그 안에 사용된 용어도 다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떠한 주장이 ‘허위’인지 ‘진실’인지에 대한 판단 역시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기사와 정보들은 ‘허위정보’로 쉽게 프레임 씌워질 수 있고, ‘악의’, ‘중과실’, ‘피해자를 해할 목적’과 같은 주관적·추상적 요건들 역시 판단자의 주관에 따라 다르게 판단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장치로 기능할 수 없다. 공인이나 기업과 같은 정치적, 경제적 권력자들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기사와 비판적 여론을 위축시키고자 고액의 배상금을 청구하는 전략적 봉쇄소송과 기사열람차단 청구 등을 남발할 것이다. 고액의 손해배상책임에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는 언론사와 인터넷뉴스서비스제공자들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기사열람차단 청구에 쉽게 응하여 다량의 기사를 차단해버리거나, 기자들은 명백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은 사안에 대한 보도를 자제하게 될 것이고, 공인이나 기업에 대한 자유롭고 신속한 의혹 제기의 환경과 국민의 알 권리는 크게 위축될 것이다. 한편, 사실의 존재는 이를 명백하게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당시까지 진실임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허위로 판단되었다가 시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표현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표현자를 엄하게 징벌하여 단죄하거나 정보 자체를 제거하여 공적 사안을 둘러싼 의혹의 역사를 함부로 차단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 

포털의 뉴스 배열·추천 서비스를 금지하고 뉴스 콘텐츠는 아웃링크나 이용자 구독 형태로만 제공하도록 강제하는 내용 등의 포털뉴스 서비스에 대한 규제 역시 합리적 이유없이 포털과 언론사의 언론의 자유, 영업의 자유 및 국민들이 다양한 뉴스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를 침해하고 언론 생태계의 다양성도 위협하는 규제다. 민주당 미디어특위는 포털의 기사 추천이 특정 언론에 편향되어 불공정 시비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규제들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이는 전 정권에서도 동일하게 주장되었던 것으로 막연한 추측, 주장에 불과하다.  ‘편향’이나 ‘불공정’은 개념과 판단기준 자체가 불명확하여 그 존재나 해소 여부가 증명될 수 있는 해악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이유로 국가가 사적 영역의 서비스 내용을 일방적으로 검증·금지·강제하는 규제는 합리적 이유없이 국민의 기본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써 위헌적이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포털뉴스 서비스는 다양한 언론사의, 다양한 이슈와 분야에 대한 기사를 함께 파악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로 인해 독자들은 자신의 관심사가 아닌 분야의 뉴스 혹은 상이한 관점들의 뉴스를 접함으로써 뉴스 소비의 지평을 넓힐 수 있고, 이러한 서비스에 만족하는 이용자들도 상당수다. 또한 이러한 뉴스 서비스 형식을 통해 군소언론의 기사도 노출되고 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음으로써 여론 다양성이 증진된 측면도 크다. 그러나 포털의 뉴스 배열·추천 서비스를 금지하고 뉴스 콘텐츠는 아웃링크나 이용자의 언론사 구독제 형태로만 제공해야 한다면, 포털뉴스 이용자들은 다시 자신의 관점, 관심사에 따른 ‘뉴스 편식’ 현상에 빠져 다양한 뉴스 소비는 줄어들 것이고, 뉴스 시장 역시 기존 구독자를 확보한 대형 언론사만이 살아남고 인지도가 낮은 지역언론, 전문매체 등의 군소언론은 쇠락하는 언론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가중될 것이다. 한편, 언론사가 자체적으로 뉴스 배열을 한다고 해도, 독자들이 자극적인 기사를 원하고 언론사가 트래픽에만 연연하거나 저널리즘 윤리를 중시하지 않는 이상, 언론사가 의도한 의제 중심의 기사들 혹은 트래픽을 유도하기 위한 자극적, 선정적 기사들만이 노출·소비되는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결국 포털뉴스 규제는 저질 저널리즘을 퇴출하겠다는 본래의 언론개혁의 목표와는 무관히, 일반 국민인 뉴스 이용자들이 자신이 선호하는 다양한 방식으로 뉴스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와 편익, 그리고 언론 다양성만을 훼손하는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정권을 불문하고 언론을 정권에 대한 공격자로 적대시하여 강력히 규제하고 통제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언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법은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권력자가 비판적 목소리를 억압하기 위한 도구로 남용하기 쉽기 때문에 특히 그 도입을 경계해야 하며, 언론 유통 시장에 대한 국가의 부당한 개입 역시 반민주적 결과만을 양산할 뿐이다. 언론의 정치 권력에 대한 의혹 제기 활동이 성공하여 탄생하게 된 현 정부와 여당이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의 의미를 되새기고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법안의 강행 추진을 중단할 것을 다시금 촉구한다.

2021년 7월 13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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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1/07/13-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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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매개자에게 징벌적 손배 적용은 자기책임원리에 반해

사단법인 오픈넷은 언론중재법을 통해 언론의 명예훼손 행위에 한하여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려는 시도에 대해 여러 차례 반대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언론중재위원회를 제2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 만들어 기사열람차단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려는 안에 대해서도 누차 반대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여당이 내놓은 언중법 개정안은 징벌적 손해배상과 기사열람차단청구를 담고 있음은 물론 다음과 같은 이유로 더욱 포악한 반민주법으로서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첫째, “허위·조작보도”를 “허위의 사실 또는 사실로 오인하도록 조작한 정보를 언론, 인터넷뉴스서비스,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을 통해 보도하거나 매개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허위·조작보도”로 피해를 입는 경우 법원이 5배수 배상을 명할 수 있도록 정의하고 있다.  이같은 규정은 기존 징벌적 손해배상안들과 달리 명예훼손에 대한 손해배상을 증액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모든 허위·조작보도에 대해 징벌적 손배를 적용한 것으로서 단순히 손해배상의 액수를 높인 것이 아니라 이미 위헌 판정을 받아 없어진 허위사실유포죄의 역할을 하는 새로운 민사불법행위 유형을 만들어낸 것이다. 예를 들어 ‘코로나 백신이 델타변이에 효과가 있다’는 보도처럼 그 자체로 개인에 대한 명제가 아니라서 허위이든 진실이든 명예훼손과 같은 피해를 예상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그 보도에 의존하여 행동한 사람이 나중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그 외에도 명예훼손 등 정형화된 불법행위가 없었음에도 보도에 허위, 오해의 요소가 있고 그 요소와 자신의 피해 사이에 모종의 인과관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명예훼손, 사기, 문서위조 등 특정한 피해자에게 특정한 피해를 발생시키는 표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특정 표현이 허위라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하는 ‘허위사실유포죄’에 대한 국제인권적 평가는 명확하다.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도 ‘허위사실유포죄’에 대해서는 ‘공익훼손 목적’과 위법성요건으로 그 범위를 좁히더라도 위헌이라고 판정한 바 있다. 이번 개정안은 형사처벌은 아니지만 다른 불법행위들과 달리 5배수 손배를 부과한다는 면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축효과는 형사처벌처럼 강력하여 민사법적으로 허위사실유포죄를 부활시킨 것과 마찬가지이다. 

둘째, 위 징벌적 손해배상의 적용대상에 “… 정보를 인터넷뉴스서비스,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을 통해 매개하는 행위”로 포함하고 적용대상자를 “언론 등”으로 정의하여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와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까지 포함되도록 하였다. 즉 보도를 직접 하지 않고 그 보도를 매개하는 행위까지 징벌적 손배의 대상으로 삼은 것인데 이 역시 기존의 징벌적 손배안들을 초과하는 악법이다.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와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자는 그 스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자가 아니라 기사가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도록 언론사들에게 플랫폼을 제공할 뿐이다. 이들은 언론사별로 제휴/제공 여부를 결정할 뿐이지 기사별로 제공 여부를 결정하지 않기 때문에 개별 기사의 내용은 물론 그 불법성에 대해 알 수가 없다. 누군가에게든 위법행위에 대한 방조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방조자의 인지가 필요하다는 것은 민사든 형사든 당연한 자기책임원칙의 귀결이다. 그런 원칙이 없다면 렌터카로 저질러진 납치에 대해서 렌터카 회사가 방조책임을 져야할 것이고 범죄모의를 휴대폰으로 하면 이동통신사가 방조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와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자에게 불법성 여부는 물론 심지어 존재나 내용에 대해서 인지조차 없는 기사를 매개한 책임을 지라는 이번 개정안은 자기책임원칙에 반한다. 특히 비슷한 이유로 인터넷 초창기부터 미국의 DMCA 제512조와 CDA 제230조 그리고 유럽의 전자상거래지침 13-15조로 조문화되었던 정보매개자책임제한원리에 반한다. 특히 현재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와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자는 국내업체들밖에 없는데 이번 개정안은 숨막히게 긴 역차별적 갈라파고스 규제 목록에 새롭게 등재되어 우리나라의 인터넷 생태계의 발전을 계속 저하시킬 것이다. 또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와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자들은 징벌적 손배를 피하기 위해 합법적인 게시글들을 자진해서 검열하기 시작할 것이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억울한 일을 당해 승소해도 쥐꼬리만한 배상밖에 받지 못하는 우리나라 민사손해배상제도를 발전시켜야 하는 필요성에 공감하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일반적인 민법개정안을 통한 징벌적 손배 논의에 찬성한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언론사 및 정보매개자의 표현 및 표현매개행위에 대해서만 징벌적 손배를 설정하여 표현의 자유에 대한 균형을 무너뜨리는 법이다. 과거 표현의 자유가 공직자명예훼손 형사처벌, 허위사실유포죄 등으로 심대하게 위협을 받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이런 법이 있었다면 어떤 기사들이 징벌적 손해배상의 위협 때문에 위축되고 사라져갔을지 상상해보라. 촛불의 뜻을 저버리는 언중법 개정안을 당장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2021년 7월 19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010-5109-684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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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21/07/19-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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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벌적 손해배상 및 기사열람차단청구권 규정하는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반대한다

더불어민주당이 언론에 ‘최대 5배’까지 책임을 지우는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을 골자로 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오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통과시키고 8월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려는 시도에 대해 이미 여러 차례 반대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나아가 현재 구체화되고 있는 언론중재법 개정안들의 주요내용은 특히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를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는 내용으로 위헌의 소지가 높다.

중과실에 의한 단순 허위보도까지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으로 삼는 것은 과도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개정안에서는 “허위ㆍ조작보도”란 “허위의 사실 또는 사실로 오인하도록 조작한 정보”라고 규정하고 있어, 허위보도 및 조작보도를 의미한다. 즉, 조작이 가해진 조작보도 뿐만 아니라 단순 허위보도도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이 되는데, 조작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비난가능성이 높은 행위라고 볼 수 있으나, 단순히 허위의 사실을 보도한 경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과도하다. 왜냐하면 한 명제에서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내는 것부터가 매우 어렵고, 그 안에 사용된 용어도 다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떠한 주장이 ‘허위’인지 ‘진실’인지에 대한 판단 역시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기사와 정보들은 ‘허위정보’로 쉽게 프레임 씌워질 수 있고, 공인이나 기업과 같은 정치적, 경제적 권력자들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기사와 비판적 여론을 위축시키고자 고액의 배상금을 청구하는 전략적 봉쇄소송과 기사열람차단 청구 등을 남발할 것이다. 한편, 사실의 존재는 이를 명백하게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당시까지 진실임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허위로 판단되었다가 시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표현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표현자를 엄하게 징벌하여 단죄하거나 정보 자체를 제거하여 공적 사안을 둘러싼 의혹의 역사를 함부로 차단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

또한 개정안들은 보통 ‘중대한 과실’에 기한 경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 악의나 허위성에 대한 명백한 고의 없이 ‘과실’에 의한 경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것은 과도하다. 즉, 허위임을 명백히 인지하거나 조작한 수준이 아니라, 취재원 일방의 주장만을 듣고 당사자의 주장을 듣지 않았다거나, 추가 취재없이 받아쓰기만 했다거나, 확실한 증거가 없이 공표했다는 이유만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이 될 수 있는바, 이는 행위와 책임의 비례의 원칙을 위배하는 과잉규제라 할 수 있다.

포털 등 뉴스매개자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적용은 자기책임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에 명백히 위반

개정안은 “허위ㆍ조작보도”를 “언론, 인터넷뉴스서비스,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을 통해 보도하거나 매개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어, 직접 문제 기사를 작성, 보도한 경우뿐만 아니라 ‘매개’하는 행위까지 포괄하여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포털 등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 즉, 뉴스 매개자들에게도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넓게 물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사를 직접 작성한 행위가 아닌 ‘매개’ 행위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과도하다. 뉴스매개자들이 공급받고 유통하는 모든 뉴스의 내용과 이의 불법성을 인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특히 명예훼손 등은 표현의 허위성 여부, 공익적 목적 등을 인격권 침해 정도와 비교형량해야 하는 고도의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분야이기에 사법부의 판단 전에는 사인이 불법성 여부를 함부로 판단할 수도, 판단해서도 안 되는 영역이다. 그런데 이렇듯 정보매개자로 하여금 그 내용과 불법성 여부를 명백히 인지할 수 없는 정보에 대해서 책임을 지도록 하고, 나아가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까지 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타인의 행위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는 헌법상 자기책임의 원리 또는 행위와 책임의 비례의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김용민의원안에는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는 기사제공언론사의 위법이 있는 경우 그     위법한 기사 등을 제공이 아닌 매개하였다는 이유로 면책을 주장할 수 없으며, 그 매개에 따른 독립적인 책임을 진다.”는 조항도 있다. 그러나 현재의 판례로도 포털 등은 서비스 내 정보의 존재와 불법성을 명백히 인지하거나 인지할 수 있었고, 이에 대한 관리·통제가 가능했던 경우에는 해당 정보 유통에 대해 일정한 법적 책임을 부담하고 있다. 본 조항이 이를 넘어 포털 등 뉴스매개자에 대해 ‘매개’에 대한 무조건적인 책임을 지우기 위해 의도된 규정이라면, 이 역시 위와 같은 이유로 위헌적이다.

또한 이처럼 뉴스매개자로 하여금 과중한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는 규정은, 포털 등이 언론사와 함께 징벌적 손해배상 등의 책임을 부담하게 되는 상황을 회피하기 위하여 문제의 소지가 있는 기사, 정정보도청구나 소가 제기된 기사들을 모두 선제적으로 차단하도록 하는 유인을 제공하여 종국적으로는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될 수 있는 기사들마저 과검열될 위험이 높고, 이는 기사를 공급하는 언론사의 언론의 자유에 대한 부당한 침해로 이어질 것이다.

고의·중과실을 추정하여 피고인 언론사 등에게 함부로 불리한 법적 지위를 부담시키는 것은 부당

개정안들은 대부분 허위보도가 있은 경우 고의·중과실을 추정하고, 언론사등이 스스로 부존재를 입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민법상 청구권을 주장하는 자가 청구권 발생의 요건사실을 입증하여야 하고,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의 경우 피해자가 피고의 ‘고의,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와 ‘손해발생 사실과 인과관계’ 등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은 민사법의 대원칙이다. 이러한 대원칙을 거슬러 합리적 이유없이 불명확하고 상당성이 결여된 기준으로 고의, 중과실을 추정하여 민사사법의 당사자로서의 피고(언론사등)에게 함부로 불리한 법적 지위를 부담시키는 것은 법적으로 부당하다.

김용민의원안에서는 “1. 취재원의 발언을 허위 또는 왜곡 인용 2. 법률을 위반한 보도 3. 인터넷신문사업자 및 인터넷뉴스사업자가 정정보도청구 등이나 정정보도 등이 있음을 표시하지 않은 경우 4. 정정보도 청구등이 있는 기사 또는 정정보도·추후보도·열람차단이 있었는데도 정정보도 전의 기사를 검증 없이 복제 인용 보도 5. 계속적·반복적인 허위조작보도 6. 제목과 기사내용을 다르게 하거나 또는 제목과 기사내용을 조합해 새로운 사실을 구성하는 등 기사 제목을 왜곡하는 경우” 등에 고의·중과실을 추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최근 기사에 따르면 대안에서는 “사진·삽화·영상 등 시각자료로 기사 내용을 왜곡하는 경우”라는,  조국 전 장관과 조선일보 간의 특정 사건을 겨냥한 듯한 조항도 포함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취재원 발언이나 제목, 기사 내용의 ‘왜곡’이란 불명확하고 주관적인 개념으로, 법원이 ‘왜곡’ 여부를 판단하여 언론사의 고의, 중과실을 추정하도록 하는 것은 사실상 징벌적 손해배상 여부를 법관의 자의적, 주관적 판단에 일임하는 것과 다름없다. ‘법률을 위반한 보도’ 기준 역시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포괄적이며, ‘법률 위반’이나 ‘시각자료’ 등은 보도 내용의 허위성에 대한 주관적 인식과는 무관한 요건이라 할 것이다.

3호, 4호의 기준인 언론중재법상의 정정보도등은 기본적으로 당사자간 합의에 기한 조정의 결과로, 허위사실 여부에 대한 종국적, 절대적인 판단기준이 될 수는 없으며, 특히 반론보도, 추후보도, 열람차단청구는 보도 내용의 허위성에 대한 결정으로 볼 수도 없다. 그럼에도 본 결정에 따른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거나 제3자가 결정 전의 기사를 검증 없이 복제 인용했다는 이유만으로 허위성에 대한 고의나 중과실을 추정하는 것은 상당성을 결여한 것으로 보인다.

정무직 공무원 등에 대한 예외 규정은 무용한 장식적 조항에 불과

김용민의원안에서는 “정무직 공무원 및 그 후보자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대기업 및 그 주요주주, 임직원”(이하 ‘정무직 공무원 등’)에 대한 허위·조작 보도에 대하여는 그 피해자를 해할 목적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규정이 공인의 전략적 봉쇄소송 등 남소를 방지하고 공익적 보도를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해 목적’, ‘악의’ 등 사람의 내심의 의사에 의존하는 추상적, 주관적인 개념은 명확한 기준이 될 수 없으며, 허위·조작보도로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하는 자가 존재한다면, 이러한 피고의 주관적 목적 역시 원고의 피해 주장만으로 사실상 추정될 것이 자명하다. 또한 정무직 공무원 등의 가족 등에 대한 보도인 경우 이는 정무직 공무원 등의 자질 판단 등과도 연결되는 보도일 것이나 피해주장자(원고)를 정무직 공무원 등의 가족 등이 되는 경우 본조의 적용도 배제될 것이다. 따라서 본 조항은 정무직 공무원 등에 대한 보도를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에서 제외시킬 수 있는 충분한 가중적 요건이나 안전장치로 기능할 것이라고는 기대하기 어렵고, 정무직 공무원등의 남소나 위축효과도 방지할 수 없는 무용한, 장식적 조항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기사열람차단청구권의 신설은 언론의 자유 위축으로 이어져

언론중재법은 인격권과 언론의 자유 충돌 상황에서 사법부의 판단 이전에 당사자의 합의에 기반한 조정·중재 절차를 통해 양 기본권을 조화롭게 보장하면서도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해결을 도모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법으로, 현행 언론중재법상의 정정보도, 반론보도, 추후보도청구는 기존 기사를 삭제·차단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사를 유지하면서 당사자의 합의와 소통을 통해 당시까지 확인된 사실관계를 확인하거나 다른 주장 등 기사 내용에 대한 이력을 덧붙임으로써 양 기본권을 비교적 조화롭게 보호하고자하는 수단으로 도입된 것이다. 그러나 ‘열람차단’은 기사 전체를 노출하지 못하도록 하여 표현물의 유통 자체를 금지하는 것으로, 이는 일방의 기본권(표현의 자유)만을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결과를 의욕하는 조치로써, 위와 같은 언론중재법의 근본적인 입법목적과 조화하기 어렵다.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 절차에 응할 일정한 법적 의무가 있는 언론사로서는 조정 절차의 개시나 위원회의 결정에 대하여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될 수밖에 없다. 언론 기사의 주요 대상인 정치·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공적 인물들은 이러한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 절차의 특성을 이용하여, 법원으로 갈 필요 없이 간이한 절차를 통해 언론사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남용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 대상, 권한 범위를 확장하는 것은 신중해야 하며, 열람차단은 기존의 정정보도등 조치보다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의 정도가 훨씬 중대한 조치라는 점에서 더욱 신중해야 한다.

더군다나 개정안상 허위보도의 경우뿐만 아니라, ‘사생활의 핵심영역을 침해하는 경우’와 ‘그 밖에 인격권을 계속적으로 침해하는 경우’까지 열람차단청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추상적이어서 모든 개인에 대한 부정적·비판적 내용의 기사가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공인이나 기업들은 자신에 대한 의혹제기나 비판적 내용의 보도에 대하여 열람차단청구를 남발하여 조정 절차에 대응할 의무가 있는 언론사등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보도활동을 심대하게 저해·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포털 등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도 기사의 열람차단 청구의 상대방으로 포함하고 있는바, 분쟁의 소지가 높은 정보에 대하여 책임을 회피하고 싶은 뉴스매개자로서는 열람차단청구를 수용할 유인이 더욱 높고, 이로써 원 기사 제공자인 언론사의 언론의 자유가 부당하게 침해될 위험도 높다.

언론 활동을 중대한 위험을 가진 ‘징벌’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과 이에 기초한 과도한 규제는 언론인들을 위협하고 언론의 자유 및 이에 기한 국민의 알 권리에 대한 심대한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다. 국회는 헌법상의 과잉금지원칙 등을 위반하여 언론, 표현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할 위험이 높은 언론중재법 개정 추진을 즉각 중단하여야 한다.

2021년 7월 22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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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21/07/22-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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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최근 집게손가락 표현을 ‘남성혐오’라 우기는 억지주장을 여과없이 수용해 유사 표현들을 자체검열하고 있는 대기업과 정부기관이 여성혐오에 동조하는 블랙리스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공적 가치를 생산하는 정부기관과, 그와 유사한 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있는 대기업은 공적 가치 생산과 사회적 자원 배분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이들의 의견 표명은 사회 질서와 균형을 잡는 데에 큰 무게감을 가진다. 그렇기에 정부기관과 대기업은 사회에 대한 막중한 책무를 항시 인지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의 책무를 잊은 채 집게손 블랙리스팅에 적극 가담하였다. 검증되지도 않은 논란에 앞장서서 사과하고 억지 근거로 지목한 이미지를 바쁘게 지우고 표현의 당사자를 징계하는 등의 방식으로 표현의 자유를 심대하게 침해하였고, 우리 사회 내 반페미니즘 풍조에 힘을 실어주어 페미니스트들의 대항표현을 전반적으로 위축시켰다. 뿐만 아니라 일부 커뮤니티 내 남성들의 억지주장을 인정함으로써 그들이 그것을 기정사실로 오인하게 만들고 사회 전체로 확산되는 데 다 함께 일조했다. 

무엇보다 공적 가치 생산이라는 역할을 수행하고 책임을 져야하는 공공기관이라면 집게손가락 표현을 혐오표현으로 규정할 수 있는가의 여부는 물론이고 남성혐오표현이 성립 가능한가부터 따져보았어야 마땅하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실시한 “혐오표현 실태와 규제방안 실태조사” 보고서는 혐오표현을 어떤 개인·집단에 대하여 그들이 사회적 소수자로서의 속성을 가졌다는 이유로 그들을 차별·혐오하거나 차별·적의·폭력을 선동하는 표현으로 규정하고 있다. 혐오표현은 단순히 불쾌한 감정을 유발하는 표현이 아닌 것이다. 특정 맥락에서 사용된 집게손가락 표현이 남성의 성기크기를 비하하기 위한 표현이라고 하더라도 그 표현으로 얻을 수 있는 결과는 남성의 사회적 지위에 하등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니 집게손가락 표현은 혐오표현은 물론이거니와 남성혐오표현이라고도 규정할 수 없다. 또 특정 사회에서 다수이거나 그 사회적 지위가 높은 개인이나 집단을 대상으로 한 비판적 표현이나 희화화한 표현 역시 혐오표현으로 성립할 수 없다. 이와 같은 표현이 혐오표현으로 규정된다면 백인을 대상으로 한 소수 인종의 대항표현, 일제의 식민통치를 비판하기 위한 한국인들의 비판적이고 대항적인 표현 역시 모두 혐오표현으로 제한받게 될 것이다. 더욱 허탈한 것은 지금까지 문제시된 포스터들이 명확하게 남성을 비하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포스터라는 근거도 없다는 것이다. 

사회적 책임의 무게를 정부기관과 기업이 인지하고 있었다면, 사과하고 삭제하는 데 급급하기 전에 이들 이미지가 명백하게 누군가를 경멸하려는 의도를 전달하고 있는가를 거듭 생각해봤어야 했다. 집게손 이미지는 물론이고 집게손가락 표현은 정치적 의미를 떠나 전인류적으로 보편화된 이미지이다. 정부기관과 기업의 고민없는 즉각적인 반응은 우리 일상에서 떼어낼 수 없는 보편적인 표현 하나를 없애버렸다. 집게손가락 표현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더 이상 집게손가락 표현을 사용할 수 없을 것이다.  

양궁 국가대표 안산 선수를 향한 남성들의 비난이 국제적 망신거리가 된 후에서야 그 도를 넘은 비난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것이었는지 우리 사회는 깨달아가고 있다. 부디 얼마 지나지 않아 꺼져버릴 불씨에 허둥지둥하다 진정 중요한 것을 놓치고 후회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기업과 정부기관이 합리적이지 못한 주장에 휘둘리며 더 이상의 블랙리스트를 생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기업과 정부기관의 중심잡힌 대처를 요청한다. 

현재까지 집게손가락 표현이 포함된 포스터에 대한 지적에 사과하고 포스터를 삭제한 정부기관과 기업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정부(공공)기관>
행정안전부, 국방부, 서울경찰청,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경북 포항시, 경기 평택시, 전쟁기념관, 인천교통공사

<기업>
교촌치킨, 서울이랜드FC, 스타벅스RTD, 제네시스비비큐, 카카오뱅크, GS리테일

2021년 8월 25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수, 2021/08/25-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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