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기고] 감시와 통제가 아닌, 아동인권을...

지역

[기고] 감시와 통제가 아닌, 아동인권을...

익명 (미확인) | 금, 2015/07/24- 12:47

[랄라의 인권이야기] 감시와 통제가 아닌, 아동인권을...


나는 현재 6세 아이 지호와 함께 살고 있다. ‘엄마가 어디가 제일 이뻐?’라고 물으면 ‘볼때기’라고 말하는 솔직함과 ‘엄마가 사무실 나가서 인권하고, 회의해야 돈 벌어서 나 장난감 사주지’ 라고 말하는 영특함도 지녔다. 물론 인권활동가의 처우가 얼마만큼인지에 대한 현실성은 아직 좀 부족한 것 같긴 하지만, 현실성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곧 터득하지 않겠느냐 생각해본다. 6년의 동거기간 동안 물론 늘 행복했던 건 아니다. 아동인권이라 쓰고 인내라 읽는 시간이었다. 엄마, 성인이라는 내 존재가 어린이를 존중하지 못할 때, 나도 모르게 그 아이를 미성숙한 존재라고 여길 때, 어디까지 어린이의 자유의사를 존중해야 하는지... 하루에도 끊임없이 고민 또 고민했다. 하지만 답은 늘 없었다.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돌아서서 ‘나 인권활동가 맞아?’라고 후회하고, 반문하는 내가 있을 뿐이었다. 일상에서 삶을 인권 친화적으로 산다는 것, 함께 사는 누군가와 평등한 관계를 맺고, 군림하지 않고, 존중한다는 것은 날마다 새로운 숙제였다. 

지호는 어린이집 경력 4년 차다. 지금에야 마음 놓고 어린이집을 보내지만, 초반에는 걱정이 많았다.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 있지는 않을까?’, ‘어린이집에서 선생님이 함부로 대하지는 않을까?’ 참 마음이란 게 ‘간사한 것’ 이여서 연일 들려오는 어린이집 폭력사건을 들으면 마음이 불안하다가도, 어린이집 선생님과 웃는 아이를 보면 의심은 입안의 솜사탕처럼 사라졌다. 하지만 TV에, 뉴스에, ‘너희 어린이집은 괜찮냐’는 지인의 안부에 불신은 고개를 다시 치켜든다. TV만 켜면 무한 반복되는 어린이집 학대 영상, 신문을 요란하게 장식한 어린이집 기사들, 인터넷만 켜면 줄줄이 열리는 포털의 선정적 내용과 댓글들. 불신은 불안을 더 가중시키고, 믿음마저도 의심으로 만드는 묘한 힘을 지녔다. 커져만 가는 불신의 마음을 언론도, 정부도 해소해주지 않았다. ‘무상보육 실시로 무분별하게 어린이집이 늘어나서 그런 것이다’, ‘일하지 않는 부모까지 어린이집에 보내서 문제다’, ‘교사의 자질이 부족해서 문제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어린이집 문제의 근본적인 해소보다는 부모들과 교사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그리고 어린이집에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기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라며 CCTV 설치가 대안이라 했다. 폭력이 발생하는 근본적 원인에 대한 해결 없이, 감시만을 확장한다는 게 과연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공공보육을 책임지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을 CCTV로 해결하겠다는 꼼수 정도로만 보이는 건 나만의 착각일까?



어린이집 CCTV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라는 생각에, 수원지역에서 일하는 전・현직 보육교사와 또래 엄마들을 만났다. 최근에는 어린이집 개원 시부터 CCTV를 설치하고, CCTV 설치가 어린이집 홍보에도 사용된다는 보육교사들의 이야기가 있었다. 실시간 송출되는 CCTV로 인해 아이들을 마음 놓고 안아주지도, 우는 아이를 달래주기도 힘들다고 했다. 우는 아이가 팔을 벌려 안아달라 해도, 뒷짐을 지고 물러날 수밖에 없다 했다. 화면 밖의 시선은 보육교사를 잠재적 가해자로 여기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라 했다. 인권과 사랑으로 함께 해야 할 보육공간은 감시로 인해, 더 이상 인권도 사랑도 존재하지 않는 사무적인 공간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아이들이 만나는 첫 세상인 어린이집은 삭막했고, 불안했다. 그리고 아이들의 세상이 되어 줄 보육교사는 지치고 힘들어했다. 

아동인권이 필요한 시간

어린이집 CCTV 설치를 보면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것은 침해받는 아이들의 인권 때문이었다. 아이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보육실에 CCTV가 설치되어 실시간 노출되는 것, 일상화된 감시 속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것이 참기 힘들었다. 공공보육과 아동인권에 대해 무책임한 정부 때문에 피해를 받는 것은 고스란히 어린이들이었다.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힘겨워하는 보육교사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사회적으로 아동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책임있는 자세, 공공보육을 제대로 운영하고 책임질 수 있는 정부의 역할이 어린이집 아동학대를 막아낼 수 있는 근본 해결점이다. 이런 대안 마련 없는 CCTV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답답한 사회다. 갈수록 말을 잃어간다. 스마트해지는 건 첨단 기계일 뿐, 사람들은 무관심해져 간다. 범죄, 폭력, 다양한 사회적 문제의 해결은 대화와 소통, 길을 찾는 방식이 아니라 통제와 감시로 변해간다. 고삐 풀린 통제와 감시는 거리를 누볐고, 이제는 아이들의 삶까지 파고들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CCTV 의무 설치화가 주요 골자인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 하였다. 올해 12월 18일까지 전국의 모든 어린이집은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논쟁이 되고, 함께 방향과 길을 찾지 못한 채 아동인권은 감시와 통제 속에 멈춰서고 있다. 

뒤숭숭한 시대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가두는 정부. 정부를 비호하기 위해 사찰과 해킹에 죄의식 없는 국정원. 이미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는 통제와 감시에 길들여져 가고 있다. 아마도 지호가 살아가야 할 세상은 더욱 심각해지리라. 조금은 그 시간들을 늦춰주고 싶다. 그것이 인권활동가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역할이지 않을까 한다.


2015. 7. 22. 인권오름
랄라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원문보기>

[인권오름]감시와 통제가 아닌, 아동인권을...


* 아래 '공감' 버튼, 페이스북 좋아요 한번씩 눌러주시면 

더 많은 분들께 이 소식을 전할 수 있습니다. ^^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세상 읽기] 4·16 생명안전공원과 기억의 백지화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체코 수도 프라하 여행 중 가장 인상적인 곳은 단연 비셰흐라드 공원묘지였다. 묘지라는 설명을 듣기 전에는 그저 소박하고 따뜻한 느낌의 공원이라 여겼다. ‘고지대의 성’이라는 뜻을 가진 비셰흐라드 언덕은 야경과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넉넉하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무엇보다 프라하 시민들이 언제라도 찾아올 수 있는 시내 가까운 곳에 있다.

묘지가 공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그 전까지 내게 죽은 자들의 무덤이 모인 곳은 ‘전설의 고향’을 떠오르게 하는 공포 체험이거나 거룩한 추모의 대상이 되어 도시 바깥으로 멀리 밀려난 것이었다. 비셰흐라드 공원묘지에는 체코의 국민 작곡가 스메타나와 신세계 교향곡의 작곡가 드보르자크, 화가 알폰스 무하, 소설가 얀 네루다 등 체코를 빛낸 예술가들과 시민들이 묻혀 있다.

비석과 묘가 모두 저마다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방문자들은 묘지의 주인을 찾고, 그 주인이 살아온 내력을 읽었다. 매력적인 일이었다. 죽음을 삶의 가까운 곳에 둔 그들이 그 후로 오랫동안 부러웠다.

비셰흐라드 공원묘지


독일 베를린을 방문했을 때는 홀로코스트 기념비 ‘살해당한 유럽의 유대인들을 위한 기념비’에 충격을 받았다. 2711개의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들이 도심 한가운데 놓여 있었다. 기념비는 국회의사당 가까이 있었다. 브란덴부르크 문과 프리드리히 거리 등이 가까운 것을 보니 시민들이 언제라도 찾아올 수 있는 거리였다.

기념비 안에 들어서자 밖에서 볼 수 없던 압도적인 규모와 세심한 동선에 놀랐다. 하나의 거대한 공동묘지와 같음에 충격을 받았다. 가해자였던 자신들의 가장 가운데에 피해자들을 위한 죽음의 기억을 거대하게 세워둔 독일 시민들에게 경외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우리 이야기를 해보자.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안간힘을 쓰며 살기에, 삶이 이렇게 아비규환인 건 아닐까? 죽은 자들의 어제와 산 자들의 오늘이 연결되었음을 배울 방법은 없을까…. 적어도 6·13 지방선거를 앞둔 안산지역 몇몇 정치인들에게는 요원한 일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후보들은 ‘납골당 반대’ 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르고 있다. 심지어 “나는 다른 공약 없다. 오로지 납골당 백지화만이 공약이다”라고 떠드는 후보도 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4·16 생명안전공원’이 마치 화랑유원지 17만평 전부에 들어서는 것처럼 속이고, ‘납골당’이란 말로 폄훼한다. 혐오는 공포와 함께 온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등에 업고 안산이 우울한 도시가 될 것이라는 쓸모없는 예단을 정치 홍보 수단으로 삼고 있다.


맙소사, ‘엄마의 마음과 눈으로 출마했다’는 한 후보의 공보물에는 “앞으로 우리의 후손들이 100년 살아가야 할 도시 한복판에 추모공원은 안 되지 않습니까?”라고 쓰여 있다. 그들에게 드보르자크 동상과 홀로코스트 기념비에 맺힌 빗방울의 장엄함을 설명해주면 알아들을까? 아니면 방문자들이 품게 되는 삶과 죽음에 대한 숭고함을 이해시킬 수 있을까? 그나마 여행객들이 남기는 경제적 가치 정도에만 고개를 주억거리겠지….

홀로코스트 기념비 지하에는 희생당한 유대인에 관한 기록을 보관한 박물관이 있는데 거기 한쪽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그것은 일어난 일이다. 그러므로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 이 점이 우리가 꼭 말해야 하는 핵심이다.” 아우슈비츠 생존자 프리모 레비의 말이다. ‘4·16 생명안전공원’이 시민들 곁에 세워져야 하는 이유다. 그곳에 희생자들을 모시는 것이 꼭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2018년 6월 4일/ 한겨레신문/ 세상읽기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47643.html#cb#csidx3aee5dad80ff57a802c9d920f55ef08 


목, 2018/06/07- 13:26
101
0

[세상 읽기] 그 남자의 소멸

그가 세상을 떠났다. 젊은 상주들이 손님을 맞았다. 영정사진 속 남자도, 눈가가 붉어진 동료들도 이른 나이였다. 상가 안에도 바깥에도 이 죽음이 완전한 타인의 것이 아닌 이들이 서성이고 있었다. 김정우 전 지부장(금속노조 쌍용차지부)은 말했다. “(한겨레) 기사 보고 전화했지. 만나서 술 한잔하자고 했어. 그러자고 했는데, 알고 보니 그때 이미 마음을 먹은 다음이더라고.” 부질없는 소리겠지만 그때 알았더라면, 그때 말렸더라면… 속울음이 신음처럼 새어 나왔다. 10년 전 그날들이 없었더라면 평범하게 오늘을 살아냈을 특별해진 삶이 서른번째 마침표를 찍고 있었다.

그 남자는 며칠 전 <한겨레>에 등장했었다. ‘진압 10년 만에 쌍용차 복면인들 “이제야 말한다, 나였다고”’의 ‘나’ 중 하나였다. 2009년 여름은 잔인했다. 어제까지 한솥밥 먹던 형과 아우가 산 자와 죽은 자가 되어 대치했다. 그들을 먹여 살렸던 볼트와 너트는 무기가 되어 서로를 공격했다. ‘오 필승 코리아’는 동료의 아내가 목숨을 끊은 참혹한 날도 귀를 찢도록 울려 퍼졌다.

2009년 8월5일 옥상 위 8분은 돌이킬 수 없는 기억을 심어주었다. 감옥에 끌려갔고 폭도로 불렸다. 갈 곳은 없었다. 받아주는 직장도 없었고 빚은 쌓였다. 가족들의 불화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동그랗게 몸을 말고 경찰 방패를 막고 있던 것처럼 몸을 말고, 말고, 또 말아도 당신이 있을 자리는 없다고 밀려났다.

얼마 전 경찰 대상 인권교육에서 당시 진압에 참여했던 특공대원을 우연히 만났다. 10년 전 일을 어제처럼 기억하고 있었다. 컨테이너를 타고 내린 옥상 위는 노동자들이 발라놓은 윤활유 그리스로 서 있기도 힘들었다. 노동자들과 대치했는데 미끄러운 옥상 위에서 넘어진 순간에도 몸을 직각으로 세우는 초능력이 나오더라며 살아남기 위해 진압할 수밖에 없었다, 말했다. 감정은 10년 전 것이 아니었다.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죽이고 싶을 만큼 아직도 밉다’고 말했다. 그에게 물었다. 경찰 당국이 10년 동안 당신 이야기를 들어주고, 또는 치유해주었는지를.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떠나간 남자와 경찰 모두에게 10년 전 8분은 과거가 아니었다.

<한겨레> 기사에 달린 어지러운 댓글들을 보았다. “죽을 힘으로 살지 그랬어.” “귀족노조 노동자 말고는 하기 싫었나 보지?” “누구나 사는 게 지옥이야.” 비아냥과 욕설이 뒹굴고 있었다. 예전 같으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 여겼을 것들이다. 도망칠 수 없는 세상이 거기 있었다. 네 노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는 책망의 말들에서 징그럽고 두려운 세상을 살아내는 또 다른 그 남자가 보였다.

어쩌면 농성자였고 경찰이었고 사측의 구사대거나 댓글을 달고 있는, 역할은 달라도 A씨, B씨, C씨…. 정작 책임지는 자들은 아무도 없는 사회에서 자신과 타인의 살을 대패로 미는 사람들. 그의 소멸에 책임 있는 자들은 얼굴이 없는데, 얼굴을 숨기려 몸을 동그랗게 말아도 피할 길 없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들. 그는 없는데 죄책감이 남았다. 고통을 미리 보듬지 못한, 더 투쟁하지 못했나 하는, 어쩌면 외면했던… 그를 인터뷰한 기자 역시 기사화한 것을, 그의 얼굴과 이름 담은 것을 죄스러워했다. 10년 전 옥상 위에도 국가가 없었는데, 오늘도 그렇다.

그러나 언젠가 국가와 사회가 책임을 다한 다음, 마지막에 개인에게 책임을 물어도 늦지 않는 사회가 당신 덕분에 왔다고, 인사하는 날이 오겠지. 그런 날을 만들어야지.

김주중씨 잘 가요. 당신 고통을 보살피지 못해 미안했습니다. 영면에 드시길.


박진(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한겨레 세상읽기 (2018.7.2)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51594.html#csidx243bf9f767a671a9fe8bb2a87c492aa 

화, 2018/07/03- 11:24
89
0

cbf4d8bc2804e0aaffe4f841a54ad6dc.jpg

 

[긴급좌담회] 어린이집 사고, 재발방지 대책은 없는가? 

 

[취지] 
최근 어린이집 차량에 방치된 아이가 숨지는 일 등 어린이집에서 비극적인 사고가 잇따라 발생함. 
이러한 비극적인 일이 재발하지 않기 위하여, 현재 보육 현장에 어떠한 문제점들이 있으며 어떠한 대책이 필요한지에 대하여 사회적 논의가 시급한 상황임. 

보육현장의 당사자들과 아동인권 전문가 등이 모여 현재의 문제점과 향후 해결해야 할 지점을 모색하고 정부에 제대로 된 대책을 요구하는 자리를 마련함 

 

[개요] 

일시 : 2018. 7. 25.(수) 오후 2시

장소 :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주최 : 보육더하기인권함께하기,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공공운수노조 보육협의회, 민변 아동인권위원회, 정치하는엄마들,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서울영유아교육보육포럼

 

[진행]

사회  소라미 변호사, 민변 아동인권위원회 위원장 

 

각 단체 대표발언  

조성실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서진숙 공공운수노조 보육협의회 의장

김남희 변호사,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

남봉림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교사회전체대표 

박은주 한국여성단체연합 활동가

김영연 서울영유아교육보육포럼 운영위원 

 

종합토론

 

[내용]

최근 어린이집 차량에 방치된 아이가 숨지는 일 등 어린이집에서 비극적인 사고가 잇따라 발생함. 이러한 비극적인 일이 재발하지 않기 위하여, 현재 보육 현장에 어떠한 문제점들이 있으며 어떠한 대책이 필요한지에 대하여 사회적 논의가 시급한 상황임

 

정부는 어제(7/24) 대책을 발표하였으나, 보육현장의 목소리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였는지는 의문임. 보육현장의 당사자들(보육교사, 학부모, 원장)과 아동인권 전문가 등이 모여 현재의 문제점과 향후 해결해야 할 지점을 모색하고 정부에 제대로 된 대책을 요구하는 자리를 마련함

 

소라미 변호사(민변 아동인권위원회 워원장)의 사회로 시작한 간담회에서 정치하는엄마들의 조성실 공동대표는 아무리 적정한 기준이 갖추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관리감독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유명무실임을 지적하며 보육 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어린이집 내 안전과 아동인권 제고를 위한 지자체의 정부의 역할이 필수적임을 지적함. 또한 어린이집 운영위원회 활성화 등 부모 참여 활성화를 통한 관리감독 기재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비용 지불이 없는 안전 강화는 허구이며 인간다운 돌봄을 제공받기 위하여 필요한 인력의 기준을 제대로 책정하여야 한다는 점, 교사 1인당 아동 수 축소가 필요하다는 것을 지적하였음

 

서진숙 공공운수노조 보육협의회 의장은 보육현장에서 아동인권 감수성 기준에서 가장 마지막에 속도가 늦은 아이들까지 포함한 교사의 활동이 필요하고, 한 명의 교사가 한 반을 보는 구조는 지양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함. 두 명 이상의 교사가 있어야 서로 견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였음. 또한 어린이집 통학차량은 어린이집 이 아동이 아닌 성인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며, 성인의 편의를 위해 아동의 안전이 침해당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음 

 

참여연대 김남희 팀장은 어린이집 통학차량 운영비는 보호자로부터 수납하거나 자체 운영비로 충당하고 있는바, 소규모인 어린이집에서 통학차량과 운전기사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 저임금의 불안정한 일자리인 경우가 많고 통학버스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지적함. 또한 교사가 통학차량 동승과 안전관리 업무까지 맡는 것도 현재 보육 인력 상황에서는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함. 영유아는 스스로를 보호하는 자구능력이나 위험대처능력이 매우 부족하여 해외 사례에서도 영유아 통학버스에 매우 엄격한 안전기준을 부과하고 억제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영유아가 통학버스 이용은 불가피한 경우로 최소화하고 엄격한 안전관리와 규제, 관리와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함 

 

남봉림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교사회 전체대표는 독박보육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현장에서 복수담임제가 제대로 작동하고 아이들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함 

박은주 한국여성단체연합 활동가는 그동안 돌봄 노동이 여성들이 담당하는 전문성 없는 영역으로 가치도 평가절하되어 있고 보육교사들의 저임금 불안정한 노동환경은 개선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돌봄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과 노동환경 개선 없이는 어떠한 대책도 미봉책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점,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통한 돌봄의 공공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함 

김영연 서울영유아교육보육포럼 운영위원은 여전히 안전사고로 사망하는 아이들의 수가 많고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였으며, 단순히 엄격한 규제만으로는 현재 상황을 바꿀 수 없고 보육현장에 대한 근본적 개선이 필요함을 지적함 

 

이후 학부모, 교사 등 다양한 참가자들의 토론을 통하여 보육 현장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함을 촉구하였음. 전체적으로 교사대 아동비율 개선 등 보육교사 노동조건 개선과 평가인증시스템 개선, 어린이집의 민주적 운영, 안전기준의 준수, 인권감수성 교육 도입 등의 대책에 대하여 의견이 모아짐   

 

보도자료[원문보기/다운로드]

자료집[원문보기/다운로드]   

 

20180725_어린이집사고_긴급좌담회20180725_어린이집사고_긴급좌담회

<2018.07.25. 긴급좌담회에서 어린이집 사고의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하는 참가자들> ⓒ보육더하기인권함께하기

 

 

수, 2018/07/25- 10:44
75
0

20181101_기자회견_보육을 포함한 사회서비스원을 원한다

 

보육을 포함한 서울 사회서비스원을 원한다!

사회서비스원을 통한 어린이집 설치를 원하는 1,670명의 목소리
일시 장소 : 11. 01. (목) 11:30, 서울시청 앞

 

23개 시민사회단체·노동조합으로 구성된 「보육 더하기 인권 함께하기」는 당사자의 권리에 기반하여 아동, 부모, 보육노동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보육현장을 만들기 위한 사회서비스공단 설립을 주장해왔습니다. 그러나 서울시는 ‘좋은 돌봄’을 위해 서울사회서비스원을 설립한다면서, 보육(어린이집)이 빠진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보육 더하기 인권 함께하기」는 2018년 11월 1일 오전11시30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서울시가 보육 분야를 포함한 사회서비스원을 설립하여 사회서비스의 질 향상과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 보장,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라는 본래 목적을 지킬 것을 촉구했습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보육을 제공하는 노동자, 보육 시설을 이용하는 양육자들 뿐만 아니라 인권 증진을 위해 활동하는 수많은 시민단체들이 요구하고 있다”며, “서울시가 사회서비스원에 보육을 반드시 포함시키라는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어서 조민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아동인권위원회 변호사는 “애당초 사회서비스공단 설립의 근본 취지는 보육과 요양 영역을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것이었다”고 지적하며, “특히 보육 영역에서는 민간 중심의 사회서비스 공급으로 인해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이 아동의 권리 침해와 직결되기 때문에 반드시 제대로 된 사회서비스공단을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보육 더하기 인권 함께하기」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에는 2018년 10월 12일부터 진행한 ‘사회서비스공단을 통한 어린이집 설치 촉구 서명 캠페인’을 통해 취합한 시민 1,670명의 서명을 서울시에 제출했습니다. 

 

 

▶ 기자회견 개요

  • 제목: 보육을 포함한 서울 사회서비스원을 원한다!
  • 일시 장소 : 2018. 11. 01. 목 11:30 / 서울시청 앞 
  • 주최 : 「보육더하기 인권 함께하기」(공공운수노조 보육1,2지부,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국제아동인권센터,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아동인권위원회,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서로돌봄센터, 서울영유아교육보육포럼, 정치하는엄마들, 지역복지운동단체네트워크(경기복지시민연대, 관악사회복지, 광주복지공감플러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복지세상을 열어가는시민모임, 사회복지연대, 서울복지시민연대, 우리복지시민연합, 인천평화복지연대, 전북희망나눔재단, 평화주민사랑방, 행동하는복지연합),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공공운수노조 사회서비스공동사업단

▶ 프로그램

  • 사회 : 김남희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
  • 발언1 :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본부장
  • 발언2 : 김영순 한국여성연합 대표
  • 발언3 : 조민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아동인권위원회 변호사
  • 기자회견문 낭독  
  • 서명 제출 

 

 

▣ 붙임1 : 기자회견문

 

20181101_기자회견_보육을 포함한 사회서비스원을 원한다

사회서비스원 어린이집 모두가 원한다!

아이를 길러내는 일은 미래를 만드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최근에 불거져나온 어린이집, 유치원 비리는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비리 문제만이 아닙니다. 그 비리가 거의 전체의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비리문제를 조금이라도 들추어내는 것조차도 어렵습니다. 그것을 조금이라도 들춰내려고 하자 토론회를 무산시키고, 가처분신청을 하고, 폐원을 해버리겠다고 협박하며 위력을 사용합니다. 

 

이미 30년 이상을 민간, 개인에게 우리 사회의 미래와 우리 아이들의 보육과 교육을 맡겨왔기 때문입니다. 이제 원장들은 전 사회의 민심을 거스르는 행동을 해도 전혀 부끄럽지 않은 세력이 되어버렸습니다. 국가의 행정력, 국회의 사무조차도 제대로 실행될 수 없는 곳이 어린이집, 유치원이 되어버렸습니다. 무소불위의 권력이 되어버렸습니다. 

 

지금은 대안이 없습니다. 대안을 찾는다면 단 하나 공공영역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해보겠다고 했던 사회서비스공단, 사회서비스원을 통한 어린이집 설립 약속을 이행하는 것입니다. 

 

나라에서 돈을 줄테니 운영은 개인 원장이 알아서 해보라고 했던 것이 30년입니다. 그리고 어린이집에서 나타나는 폐해를 이제는 더 이상 숨길 수도, 가릴 수도 없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문재인정부, 박원순시장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사회서비스공단 약속, 돈만 주는 게 아니라 그 운영도 해보겠다는 약속에 환영했습니다. 잠깐 기대도 했습니다. 아이들의 권리도, 교사의 권리도, 부모의 권리도 없는 무법천지인 어린이집 현장을 이제는 국가가 책임지고 운영해보겠다고 해서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그 작은 기대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책임지겠다던 사회서비스공단은 사회서비스원이 되었고, 사회서비스원 관련 법안은 제정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서울시는 ‘서울특별시 사회서비스원 설립 및 운영 조례제정 공청회’를 통해 2019년 사회서비스원 운영계획을 밝혔습니다. 그 운영계획에는 우리의 미래가 빠져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미래라고 했던 아이들에 대한 대책이 빠져있습니다. ‘이해당사자인 어린이집 원장이 반대’하기 때문에, ‘사회적합의가 부족’하기 때문에 어린이집을 주요 사업에서 제외했다고 합니다. 공약위반입니다. 전체 국민의 공분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민의 상식을 위배하고 있습니다. 

 

보육더하기인권함께하기는 지난 10월 12일부터 ‘사회서비스원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을 원하고 있다는 서명을 받았습니다. 사회서비스원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은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이고, 아이들에게 돌아가야 할 아이들의 권리라는 시민들의 뜻을 서명을 통해 모았습니다. 오늘 그 서명 결과를 서울시에 접수합니다. 

 

그리고 공공운수노조에서는 ‘사회서비스원 제대로 설립을 원한다!’ 1천인 선언을 받았습니다. 그 선언인이 단 5일만에 1천 6백 명을 넘겼습니다. 그리고 며칠 새에 400여 명이 더 선언에 동참했습니다. 또한 서울시가 ‘어린이집 교사들은 사회서비스원을 원하지 않는다’는 원장들의 말만 듣고 있어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오늘 공공운수노조는 오후에 있는 서울시장 면담 자리에 어린이집을 포함한 서울시의 사회서비스원 설립을 공약대로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선언인 명단과 설문조사 결과를 들고 가 제시할 것입니다. 

 

오늘 서명, 선언, 그리고 설문결과를 전달합니다. 그리고 서울시에 확실히 알려주려고 합니다. 그동안 어린이집을 제외하고 사회서비스원을 설립하겠다고 했던 말은 곧 140만 아이들과 학부모이다, 단 한 줌밖에 되지 않는 1200명의 어린이집 원장의 말만 듣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려주려고 합니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서울시의 결정을 책임지는 서울시장의 결단이 필요한 때입니다. 서울시장이 결심하면 되는 일입니다.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시장의 닫힌 귀가 열리고, 감은 눈이 떠지기를 촉구합니다. 그리고 서울시민의, 학부모들의, 어린이들의 상황을 보고 그 말을 귀담아들어 제대로 된 결단을 할 것을 촉구합니다. 

 

우리의 요구

30년간 방치해 온 어린이집, 이제는 공공영역에서 책/임/져/라!

어린이집 원장의 말에만 귀 기울이지 말고 아이들, 학부모, 교사의 말에 귀/기/울/여/라!

서울시는 반쪽짜리 사회서비스원 설립계획 폐기하고 전면 재/설/계/하/라!

사회적합의가 부족한 것이 아니다. 이제는 시장이 결/단/하/라!

 

 

2018년 11월 01일

 

「보육더하기 인권 함께하기」(공공운수노조 보육1,2지부,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국제아동인권센터,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아동인권위원회,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서로돌봄센터, 서울영유아교육보육포럼, 정치하는엄마들, 지역복지운동단체네트워크(경기복지시민연대, 관악사회복지, 광주복지공감플러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복지세상을 열어가는시민모임, 사회복지연대, 서울복지시민연대, 우리복지시민연합, 인천평화복지연대, 전북희망나눔재단, 평화주민사랑방, 행동하는복지연합),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공공운수노조 사회서비스공동사업단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20181101_기자회견_보육을 포함한 사회서비스원을 원한다

20181101_기자회견_보육을 포함한 사회서비스원을 원한다

목, 2018/11/01- 14:39
61
0

어린이집 문제 발생의 맥락

 

김종해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최근 사립유치원의 회계 부정문제가 전국적인 관심사로 등장했다. 언론의 자극적인 제목 덕도 일부는 있겠지만 사립유치원들의 회계 실태는 그 자체로도 문제이며, 그에 더해 사립유치원 원장이나 설립자들의 대응 행태는 관련 학부형뿐만 아니라 다수의 국민들이 분노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사립유치원들의 문제는 사실 새롭게 나타난 문제라기보다는 제도의 특성과 정부의 직무소홀로 인한 예견된 문제 또는 이미 존재하고 확인되었던 문제들이 드러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립유치원의 문제는 민간어린이집의 문제와 서로 다른 듯하지만 비슷한 맥락에서 발생하고 있다.

 

사립유치원의 문제가 워낙 충격적으로 다가온 탓에 여론의 관심을 크게 받지 못하였지만, 그간 알려져 왔거나 2018년 11월에 있었던 ‘어린이집 비리 근절을 위한 시민사회 간담회’에서 발표된 내용들을 보면 (민간)어린이집의 문제도 사립유치원에 못지않게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이날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어린이집에서 발생하는 부정의 유형은 ‘교직원 (및 아동의) 허위등록을 통한 지원금 (부정수급과) 유용, 교구구입이나 특별활동과 관련한 거래, 식자재 빼돌리기 등의 급식 비리’등의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1)

 

어린이집들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사립유치원의 문제와 마찬가지로 원장의 개인적 도덕성의 문제도 있지만 그보다는 보육정책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첫 번째는 정부의 보육정책 지향, 즉 보육서비스와 같은 사회서비스에서 중요한 문재인 정부의 적절한 역할에 대한 관점이다. 우리 보육정책은 정부가 직접 보육서비스를 생산, 제공하는 것보다는 주로 비용 지원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보육정책의 변화과정을 살펴보면 주로 비용 지원 대상의 확대 역사와 일치하며, 그 끝이 무상보육(정확하게는 정부지원단가 전액 지원이라고 할 수 있다)이다. 이러한 비용지원이 MB정부 때부터는 바우처 방식으로 변경되어 지원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어린이집 설립자의 자격에 특별한 제한이 없다. 어린이집 원장이나 보육교사의 자격 기준은 법령에 명시되어 있지만 설립자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결격사유 이외에는 제한이 없다. 그리고 가정어린이집 및 민간어린이집은 시설로 사용되는 토지・건물의 소유권・전세권 등에 대한 부채비율이 100분의 50 미만이면 설립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사립유치원은 부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그러다 보니 전체 어린이집 중에서 국공립이 차지하는 비율은 시설 수 기준으로 10% 내외에 불과하고 개인이 설립한 민간과 가정어린이집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서 모순이 시작된다. 어린이집은 그 유형에 관계없이 비영리로 간주되고, 보육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표준보육비용에도 시설의 감가상각비가 포함되어는 있지만 시설 설립에 소요되는 비용을 보전하거나 영리를 추구할 수 있는 비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이집의 설립자들은 원장의 인건비 이외에 채무 상환이나 비용 보전을 위한 이윤을 추구하게 된다. 이로 인해 회계 부정과 관련된 여러 가지 편법이 동원된다. 앞에서 언급한 교사허위등록이 대표적 예이다. ‘어린이집 반 편성 기준’에서 공식적으로 1개 보육실에서 2개 이상의 반을 함께 운용하도록 허용한 합반과 ‘투 담임’을 악용하여 담임 두 명 중 한 명은 파트타임으로 고용하고 서류상으로는 정규직 보육교사로 등록한다. 그리고 처우개선비나 급여의 차액을 원장이 되돌려 받는 식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이는 명백한 불법이지만 공식적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또 다른 방식으로는 식자재나 교재교구 구입비용, 특별활동비 등에서 일정 비율을 리베이트로 돌려받거나 구입한 물품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사례들이 많이 알려진 편법 내지 불법들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지만 어린이집 내부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내부고발이 아니면 공식적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리고 보육교사들과 어린이집 근로관계의 특성 때문에 내부고발이 이루어지기 어렵다.2)

 

물론 이러한 불법을 예방하기 위한 여러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기는 하다. 예를 들어 모든 어린이집의 회계는 ‘사회복지법인 및 사회복지시설 재무회계규칙(보건복지부령)’을 적용하여 보육통합정보시스템에 주기적으로 회계보고를 하도록 되어 있으며, 보육통합정보시스템에 보고된 예·결산 회계정보는 ‘어린이집 유치원 통합정보공시 시스템’에 연계하여 자동 공시되고 있다(<그림 2-1> 참조). 이를 보면 외견상 어린이집의 회계가 투명하게 운영되어, 정보가 공개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공개된 자료를 보면 총괄적인 자료만 있을 뿐 구체적인 내역을 알 수 없다.

 

<그림 2-1> 어린이집 정보공개 포탈의 정보 공시 화면


서울시의 경우를 살펴보면 조금은 더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린이집의 모든 지출은 클린카드를 사용하도록 되어 있으며 그 내역을 서울시에서 별도로 구축한 회계관리시스템에 입력하게 되어 있다(<그림 2-2> 참조). 그러나 이 시스템에 의한 회계처리는 국공립과 서울형 어린이집에 대해서만 의무사항으로 되어 있다는 한계가 있다.

 

<그림 2-2> 서울시 어린이집 관리시스템 체계

 

이런 과정에서 불법이나 편법이 드러난다 하더라도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지난 2014년과 2016년에 있었던 대법원의 판례에 따르면 현재 영유아보육법으로는 바우처 방식으로 지원되는 보육료 혹은 기본보육료의 부정이용이나, 허위명세서 식자재 거래와 같은 건에 대하여도 처벌할 수 없다. 이는 민간어린이집, 가정어린이집의 지출, 특히 바우처에 의한 보육료 지원만 이루어지고 있는 민간어린이집의 누리과정에 대한 회계 감독이나 목적 외 사용에 대한 처벌 조항이 미비한 제도상의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는 여전히 ‘학부모에게 바우처로 지급되는 정부지원 보육료 등도 보조금에 준하여 목적내 지출하고, 유용한 경우 형사처벌·행정처분토록 영유아보육법에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뿐이다.3)

참조: 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2두28032 판례

사건개요: 제주소재 어린이집에서 출국을 이유로 실제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바우처를 이용, 보육료를 결제한 건에 대해 제주시가 보육료 반환과 과징금을 부과. 원심(광주고법 2012. 11. 14. 선고 (제주)2012누456 판결)에서는 적법한 것으로 인정.

판결요지: 어린이집 운영자가 그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영유아의 보호자가 제시하는 보육서비스 이용권으로 보육료를 결제받는 과정에 거짓이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이 개입되어 있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어린이집 운영자를 법 제40조 제3호나 제45조 제1항 제1호의 거짓이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교부받은 자로 보아 그에게 보조금의 반환명령이나 어린이집의 운영정지(이를 갈음하는 법 제45조의2에 따른 과징금 부과를 포함한다) 또는 폐쇄를 명할 수는 없다.

참조: 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5도3394, 판결 사기‧영유아보육법위반

사건개요: 허위명세서로 식자재 거래, 차액 편취(1심 무죄, 2심 유죄 벌금 100만원)

판결요지: 기본보육료 신청 과정에서 일단 회계보고를 한 이상 ‘2012년도 보육사업 안내’에 정한 기본보육료 지원요건으로서의 ‘재무회계규칙에 의한 회계보고 이행’이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어린이집 운영자가 어린이집의 운영과 관련하여 허위로 지출을 증액한 내용으로 ‘재무회계규칙에 의한 회계’를 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여 기본보육료를 지급받았더라도 그와 같이 회계보고에 허위가 개입되어 있다는 사정은 기본보육료의 지급에 관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들어 구 영유아보육법 제54조 제2항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교부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이와 같은 행위가 형법 제347조 제1항에 정한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어린이집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또 다른 방안으로는 운영위원회의 설치를 의무화하고 부모 모니터링단을 운영하는 것이 있다. 어린이집운영위원회는 부모협동어린이집을 제외하고는 모든 어린이집이 의무적으로 설치하여야 하며 연 4회 이상 개최하도록 되어 있다. 운영위원회에서는 예산 및 결산의 보고, 보육 시간, 보육과정의 운영 방법 등, 보육료 외의 필요경비를 받는 경우 수납액 결정에 관한 사항들에 대해 심의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운영위원회의 운영이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학부모의 참여나 운영위원회 운영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다.4)

 

부모 모니터링단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이 위촉하며, 어린이집 급식, 위생, 건강 및 안전관리 등 운영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어린이집 보육환경 개선을 위한 컨설팅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모니터링단이 회계 등의 사항에 대해서는 권한이 없지만 그래도 적절하게 운영된다면 급식이나 안전사고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상시적인 방문이 불가능한 한계를 가지고 있어 오히려 모니터링단의 방문이 보육교사의 입장에서는 청소 등의 업무 부담만 가중시키는 역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여러 가지 방안이 마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어린이집에서의 문제가 반복되는 것은 근본적인 대안의 모색보다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후약방문식의 규제 방안만 마련되고 이들 역시 서류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심각한 것은 이러한 문제들이 민간이나 가정어린이집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국공립어린이집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간 국공립어린이집은 민간이나 가정어린이집에 비해 부모의 비용 부담도 적고 양질의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며 공공성도 더 높은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공립어린이집에서도 급식 비리나 아동학대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위탁의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국공립어린이집은 민간 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위탁 어린이집의 55%는 개인 원장에게 위탁되어있고, 그 개인 원장 중 55%는 또 10년 이상 장기 위탁을 받고 있다.5) 이런 장기 위탁은 운영의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장점도 있지만 권한의 집중이라는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국공립어린이집을 포함하여 모든 어린이집에서는 어린이집 운영의 권한이 원장에게만 집중되어 있다. 원장은 영유아보육법 제18조 1항의 규정에 따라 ‘어린이집을 총괄하고 보육교사와 그 밖의 직원을 지도・감독’하는 권한을 가지며 보육교사의 임면 권한도 가지고 있다. 행정적으로도 보육통합정보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은 원장에게만 있다. 총괄 권한에 의해 보육계획의 수립, 급간식의 결정, 교구교재 등의 구입, 예·결산의 처리 등의 모든 권한이 원장에게 집중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설립유형에 관계없이 거의 대부분의 어린이집에서 원장들은 학부모를 포함하여 외부 사람들이 어린이집에 접근하는 것을 기피하며 폐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심지어는 교사들의 보수교육시 대체교사를 지원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 사람이 어린이집에 들어오는 것을 기피하여 대체교사를 지원받지 않고 주말을 이용하여 보수교육을 받도록 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그래서 보육교사들이 ‘원장은 대통령이고 학부형은 갑이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어린이집이 마치 소왕국처럼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이런 폐쇄적 운영이라는 틀 안에서 여러 가지 불법과 편법이 발생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림 2-3> 어린이집 문제 발생의 맥락

<사진 = Pixabay>

 

결국 어린이집의 문제는 원인과 결과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역할을 보육비용 지원중심의 역할로 설정하고, 발생한 문제에 대해 서류 중심의 규제 정책으로 접근해 온 제도적 맥락과 폐쇄적인 어린이집 운영이라는 맥락이 맞물리면서 원인이 결과가 되고 결과가 원인이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보육서비스 및 유치원 교육의 질 향상과 보호자의 비용 부담 감소를 위해서는 보육비용의 지원은 선결조건이다. 그러나 현재의 구조는 비용의 지원 확대가 서비스의 질 향상(보육교사 및 기타 종사자의 처우 향상 포함)으로 귀결되지는 않는 구조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 보육서비스의 발전을 위해서는 공적 자원 사용의 사회적 책임이 담보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대증요법식의 방안을 마련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무상보육 자체부터 시작해서 보육료 지원방식(기본보육료와 바우처에 의한 보육료 지원)의 재검토, 국공립보육시설 중심의 새로운 보육서비스 전달체계 구축과 위탁 위주의 운영 방식에 대한 재검토, 폐쇄성을 벗어난 공개적인 어린이집의 운영 방안 등 전반적으로 새로운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

 


 

1) 서진숙, “비리로 얼룩진 어린이집에서 보육노동자 노동권과 아동인권 바로 세우기”, 보육 더하기 인권 함께 하기 주최, 어린이집 비리근절을 위한 시민사회 간담회 자료집(2018. 11. 14)

2) 김남희, “어린이집 공공성 강화 현황과 과제”, 보육 더하기 인권 함께 하기 주최, 어린이집 비리 근절을 위한 시민사회 간담회 자료집 참조

3) 김남희, “어린이집 공공성 강화 현황과 과제”, 보육 더하기 인권 함께 하기 주최, 어린이집 비리 근절을 위한 시민사회 간담회 자료집 참조

4) 김신애, “비리 어린이집 근절을 위한 학부모 참여 확대와 지원방안”, 보육 더하기 인권 함께 하기 주최, 어린이집 비리 근절을 위한 시민사회 간담회 자료집 참조

5) 서진숙, “비리로 얼룩진 어린이집에서 보육노동자 노동권과 아동인권 바로 세우기”

화, 2019/01/01- 16:21
45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