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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S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19대 국회가 꼭 할 일: 통신자료제공제도 및 피감시자통지제도 개선 법안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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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S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19대 국회가 꼭 할 일: 통신자료제공제도 및 피감시자통지제도 개선 법안 처리

익명 (미확인) | 수, 2015/07/22- 12:31

RCS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19대 국회가 꼭 할 일:

통신자료제공제도 및 피감시자통지제도 개선 법안 처리

 

국가정보원이 이탈리아 “해킹팀”의 스파이웨어인 RCS(Remote Control System)를 구매하여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해당 프로그램이 우리 국민을 불법적으로 사찰하는 데 사용되었는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오픈넷은 최소한의 방책으로서 이번 회기에 기 발의된 사이버사찰 방지법안들이 조속히 통과될 것을 요구한다.

우선 가장 중요한 방책은 피감시자에 대한 통지의 개선이다. 국정원이 RCS를 내국인에게 사용하였다면 피감시자에게 통지할 의무가 있는데, 선진국 중에서 거의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통지가 수사가 완전히 종료된 후에야 이루어진다. 현행법에서는 기소 또는 불기소 처분을 한 날부터 30일 이내 통지라고 되어 있어 처분이 없는 경우는 통지가 아예 행해지지 않고 있으며, 검사장의 승인 하에 무기한 유예하는 것도 가능해 통지를 못 받는 경우가 훨씬 많다. 오픈넷은 이에 따라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이 감청, 통신사실확인, 전기통신 압수수색 등 감시가 이루어졌다면 그 종료 후 90일 이내에 당사자에게 집행 내역을 통지하도록 하였다(정청래 의원 발의). 현행법상의 피감시자 통지 자체가 부실하였기 때문에 피감시자 몰래 하는 감시의 궁극이라고 할 수 있는 RCS에 대해서도 도덕적 해이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시 확인컨대 “영장이 있다고 해서 증거를 훔칠 수는 없다.”

두 번째 문제는 피감시자의 신원확인이 영장이나 통지 없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2014년 10월에는 노동당 정진우 부대표의 카톡 압수수색 사건으로 인해 대규모 ‘사이버 망명’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는데 이때도 사람들이 분노한 것은 정 부대표의 단체카톡방의 카톡 내용에 대해 이루어진 합법적인 압수수색보다도 그 방에 참가한 수천 명의 사람들의 신원정보를 당사자에게 아무런 통지 없이 취득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한 해 동안 통신자료 제공(가입자 이름, 주소, 주민번호 등)은 10,771,978건(전화번호/ID 수 기준)이 이루어졌는데, 이 수치에 의하면 한 해에만 우리 국민 5명 중 1명은 통신에 관련된 정보를 수사기관에 털린 경험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 통지를 받지 못해 털린 것도 모른다는 것이다. 현행 전기통신법 제83조 3항이 통신자료가 민감한 개인정보임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 기업들을 통해 손쉽게 취득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어, 오픈넷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해당 조문을 삭제하여 영장주의의 적용을 받게 하였다(정청래 의원 발의). RCS와 같이 개인의 통신기기의 통제권을 완전히 잠탈하게 된다면 앞으로도 정진우 부대표의 사례와 같이 엄청난 수의 무고한 통신상대방의 신원정보도 모두 취득될 것이다.

위의 통신비밀보호법과 전기통신사업법의 개정은 19대 국회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19대 국회가 개원한 2012년 6월 이후 위 두 가지 사안에 대해 2015년 6월까지 3년간 발의된 관련 법안만 무영장 통신자료제공 제도 개선 10개, 피감시자통지제도 개선 총 17개나 된다. (참여연대, 이슈리포트 <국회 통과 기다리는 사이버사찰방지 법안 17개>)

여기에는 오픈넷이 정청래 의원과 함께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과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도 포함되어 있는데(http://opennet.or.kr/7900), 그 골자는 통신자료 제공 제도 폐지 및 감시 현황에 대한 투명성 강화 그리고 감청, 전기통신압수수색, 통신사실확인에 대한 통지제도 보완이다. 추가적으로 전기통신사업자들이 감시협조 현황에 대해 보고하고 국민에게 공개하도록 하는 투명성 보고 제도를 신설했다.

오픈넷은 위의 두 가지 핵심법안 외에도 RCS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서 피싱에 의한 감청 및 압수수색의 금지를 법으로 금지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제안한다. (오픈넷은 7월30일 저녁 7시,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서 “디지털시대 감시의 한계는 어디인가? 피싱, 기지국수사, 프리즘”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눈부신 정보통신기술 발전의 혜택은 일반인뿐만 아니라 범죄자도 동일하게 누리고 있으며, 날로 고도화되는 범죄 수법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사이버 사찰은 필요악이다. 하지만 사찰은 개인의 기본권, 특히 프라이버시를 지대하게 침해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국민의 통제 없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또한 사찰의 필요성이 없어진 경우에는 대상자에게 반드시 통지를 해서 사찰의 대상자에게 기본권이 제한되었던 사실을 알리고 대응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할 것이며, 이런 절차가 있어야만 수사기관이 태생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끝없는 감시 욕구를 견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 제19대 국회는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기 발의된 2개의 법안이라도 통과시켜 한시라도 빨리 선량한 국민들을 무차별적인 사이버사찰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국민의 대표로서의 소임을 다하는 길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2015년 7월 22일

 

사단법인 오픈넷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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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지난 8월3일 17개 국제인권단체들과 함께 태국정부가 코로나 관련 긴급사태에 대응하겠다며 공포한 규정29호(Regulation No. 29)가 “(대중에게) 공포를 주입하는” 정보를 규제하고 형사처벌하는 것에 대해 반대성명을 발표했다. 올해 들어 대한민국을 포함하여 인도네시아, 말레이지아, 미얀마, 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연이어 “가짜뉴스”를 규제하겠다는 명목으로 인권에 반하는 법안들이 통과되고 제출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태국은 코로나 사태와 관련하여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고 2020년3월25일 공포된 비상사태행정에 대한 긴급시행령 제9조3항(section 9(3) of the Emergency Decree on Public Administration in Emergency Situation B.E. 2548)의 하위법령인 규정29호는 “공포를 주입하거나” 또는 “정보를 왜곡하여 비상상황을 오도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국가안보, 공공질서 또는 국민도덕에 영향을 주는 문건”의 배포를 최고 2년의 징역형 및 벌금에 처하며 이와 관련된 정부부처의 규제권한을 강화하였다. 우리나라의 언론중재법이 “허위 조작 보도”라는 새로운 범주를 만들어 내어 소위 언론의 “가짜뉴스”에 대한 징벌적 배상책임을 창설하려고 했던 움직임에 견줄 수 있다.

형사처벌 외에도 망사업자들은 법원의 영장이 없더라도 통신규제당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관련 IP주소를 즉시 차단함은 물론 IP주소를 제출하여 경찰수사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의무를 갖게 되었으며 이 의무를 방기하는 망사업자들은 징계된다. 이 역시 우리나라에서도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3항에 따라 전기통신사업자들이 영장 제시 없이도 가입자정보를 수사기관에 제출할 수 있도록 한 것에 견줄 수 있다.

규정29호는 코로나 상황과 관련하여 태국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려는  여러 시도들의 정점에 와 있다 – 긴급조치, 규정 1호 및 27호, 컴퓨터관련형법 2017년 개정법, 국왕모독죄, 모욕죄, 명예훼손죄 등. 우리나라처럼 명예훼손죄, 모욕죄가 고위공직자들의 평판 보호에 이용되고 있는 점도 비슷하다. 이들 법률들은 소위 “가짜뉴스” 규제를 위해 동원되어 정부의 방역조치에 비판적인 인사들에 대한 수사 및 처벌로 이어졌다. 이번 규정29호 역시 표현의 자유 차원에서 우려할 수 밖에 없다.

영문 원문은 여기 http://opennetkorea.org/en/wp/3367.

화, 2021/09/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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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11월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컴퓨터 모니터로 음란물을 보는 것처럼 합성한 사진을 SNS에 올린 누리꾼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가의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을 조롱·비방하는 표현행위에 대해 형사처벌을 남발하는 것은 정권에 대한 반대 여론을 억압하여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행태다.

건전한 상식과 사회통념을 가진 일반 대중이 대통령이 음란물을 보는 것과 같은 합성 이미지를 실제 현장을 포착한 사진이라고 믿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해당 합성 이미지의 유포만으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한 것(명예훼손죄)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는 대통령을 조롱·비방하는 풍자적 표현행위에 가까우며, 이와 같은 표현행위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오래전 폐지되고 2015년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헌재 2015. 10. 21. 2013헌가20)을 내린 ‘국가원수모독죄’로 국민을 다스리고자 하는 것과 다름없다. 

또한 국가의 고위공직자나 공적 인물을 향한 표현은, 그것이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표현일지라도 국가 정책이나 공적 사안에 대한 지지·반대의 의사, 즉, 여론이 함축되어 있다. 정부나 사법기관이 대통령을 조롱하는 표현을 함부로 ‘범죄행위’로 다스리는 것은 거칠게나마 표출되는 정권에 대한 반대 민심을 듣지 않고 억압하려는 반민주적 행태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 

정부나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표현할 자유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폭넓게 보장되어야 한다. 국가 최고 권력자에 대한 이 정도의 표현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면 정권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현할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크게 위축될 것이며 이는 민주주의의 퇴보를 의미한다. 이러한 이유로 오픈넷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부터 정권을 불문하고 대통령·고위공직자·정치인 대상 표현물에 대한 사법적 처단을 일관되게 반대해왔다. 특히 문재인 정권은 표현의 자유 억압을 포함한 전 정권의 적폐 청산을 약속하며 국민의 지지를 받아 출범한 정권으로, 대통령을 향한 조롱과 욕설에도 관대한 모습을 보일 때 그 의미가 더욱 빛나는 것이다. 

이번 건은 시민단체인 적폐청산 국민참여연대가 제3자의 지위에서 명예훼손죄 고발을 한 사안이지만 피해 당사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수사를 중단시킬 수 있다. 청와대는 신속하게 해당 누리꾼에 대한 처벌 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검찰은 속히 수사를 종결하고 불기소 결정하여, 대한민국 정부와 사법기관이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행보를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 

2020년 12월 3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논평] 문재인 대통령 살해 예고 게시물에 대한 국가원수모독죄 수사를 중단하라! (2019.08.30.)
[논평] 여당 대표의 ‘대통령 모욕 금지령’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협 - 추미애 대표의 ‘문재앙’ 비난 엄정대응 발언을 규탄한다 (2018.01.25.)
[논평] 국민에게 대통령을 욕할 자유를 보장하라– 사법부와 여당은 표현의 자유를 탄압한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2017.06.17.)
[논평] 페이스북의 “대통령 모욕죄” 영장 협조에 우려한다 (2016.02.19.)
윽박지를 땐 대통령이지만 욕먹을 땐 개인이란다 (슬로우뉴스 2016.06.30.)
“파란 기왓집 살인사건”: 페이스북과 대통령 모욕죄 (슬로우뉴스 2016.03.31.)
금, 2020/12/04-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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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2021. 2. 8.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박광온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07565)에 대한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요지는 다음과 같다. 

본 개정안 중 임시조치 대상에 ‘불법정보’를 추가하고 ‘온라인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한 부분은, 임시조치 제도나 분쟁조정 절차가 정보에 대한 사법기관의 불법성 판단 전에 구체적인 피해 당사자가 존재하는 권리 침해 정보에 대해 긴급하게 이루어지는 예외적인 형태의 정보 규제라는 점을 간과하고, 고도의 법률적 판단이 요구되는 일반적 불법정보를 그 대상으로 포섭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위헌성이 높다. 

또한 개정안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대하여 ‘불법정보’와 관련한 각종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과징금·과태료 등의 부과를 예정하고 있다. 그런데 ‘음란’, ‘명예훼손’, ‘국가보안법 위반’, ‘그 밖의 범죄 목적, 교사, 방조’ 정보 등 그 범위가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광범위하며 법전문가 사이에서도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고도의 법률적 판단이 요구되는 ‘불법정보’에 해당하는지를 사기업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판단하여 사전적으로 조치할 각종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불가능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과 다름없으며, 이같은 규제는 결국 과검열로 이어져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위헌적 결과를 가져올 위험도 크다. 또한 법적 강제성을 가진 공적 규제 및 방송통신위원회와 같은 국가기관이 주도하는 방식을 통한 정보(표현물) 규제는, 정부나 정치적 권력자가 비판적 여론을 차단하거나 본인들에게 유리한 방향의 정보 통제, 사상 검열로 남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민주국가에서는 지양되어야 하는 표현물 규제 방식이다. 

국회는 헌법에 위반하여 과도한 인터넷 정보의 검열을 부추겨 국민의 표현의 자유 및 직업 수행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위헌적 규제를 다수 규정하고 있는 본 개정안을 철회하고, 합헌적 방향의 임시조치 제도 개선안을 만들어야 한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 의견서

1. 개정안 요지

가. 국내대리인의 대리업무에 불법정보 유통방지 및 투명성 보고서 제출 업무를 추가함(안 제32조의5).

나. 이용자가 불법정보에 대해 임시차단등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정보게재자의 이의신청이 없을 경우 해당 불법정보를 삭제할 수 있도록 하며, 이의신청이 있을 경우 온라인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 및 절차와 그 조정 결과를 따르도록 함(안 제44조의2).

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하여금 프로그램, 인공지능 등을 사용하여 불법정보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ㆍ관리적 조치를 하도록 함(안 제44조의7제5항 및 제6항 신설).

라.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중 일일 평균 이용자의 수, 매출액, 사업의 종류 등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자는 불법정보 및 불법촬영물등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책임자를 두고, 불법 정보 및 불법촬영물등의 임시차단 및 유통방지 업무를 담당하도록 함(안 제44조의9).

마. 방송통신위원회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또는 이용자에게 불법정보 및 불법촬영물등의 유통방지를 위한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도록 함(안 제44조의10 신설).

바.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유통되는 불법정보와 관련된 분쟁의 조정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온라인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하고 그 분쟁조정 절차 등에 관하여 규정함(안 제44조의11부터 제44조의13까지).

사.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임시차단등과 관련한 신청부터 분쟁조정까지의 일련의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한 행위에 대해 매출액의 100분의 3 이하에 해당하는 금액을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함(안 제64조의3 신설).

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중 일일 평균 이용자의 수, 매출액, 사업의 종류 등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 이상에 해당하는 자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자신이 제공하는 정보통신서비스와 관련된 불법정보 및 불법촬영물등의 처리에 관한 투명성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함(안 제64조의5).

자. 비방할 목적 유무와 상관없이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사실에 의한 명예 훼손의 경우는 친고”로 하고,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일 때는 위법성이 조각됨(안 제70조).

2. 본 개정안 제44조의2 중 임시조치 대상에 ‘불법정보’를 추가하고 ‘온라인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한 부분

본 개정안은 전반적으로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임시조치 제도의 구조와 ‘불법정보’의 의의 및 규제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임.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임시조치 제도는 정보의 ‘불법성’에 대한 유권기관의 판단없이 일반 이용자(권리 침해 주장자)의 ‘주장’만으로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정보의 유통을 일방적으로 차단하는 일종의 ‘긴급조치’로, 해당 정보로 인해 인격권이나 재산권 등 권리 침해를 입을 우려가 있는 ‘개인인 당사자’의 피해가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된 ‘예외적’인 방식의 정보 규제 제도임. 현행 정보통신망법은 제44조의2에서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가 침해된 경우 그 침해를 받은 자’가 임시조치 등을 요청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제44조의10 명예훼손 분쟁조정부에서 ‘사생활의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와 관련된 분쟁의 조정업무’를 맡고 있어, 불법정보로 인하여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개인 이용자들의 피해를 구제할 수 있는 정보 규제 제도가 이미 충분하다고 볼 수 있으며, 임시조치 제도나 분쟁조정 제도는 이렇듯 정보로 인한 ‘구체적인 피해 당사자’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것임.

본 개정안 부분은 임시조치를 신청할 수 있는 자를 현행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가 침해된 경우 그 침해를 받은 자’에서, ‘제44조의7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불법정보로 피해를 입은 자’로 확대하고 있음. 그런데 본 법 제44조의7 제1항의 불법정보는 ‘음란’, ‘국가기밀 누설’, ‘국가보안법 위반’, ‘그 밖의 범죄 목적, 교사, 방조’ 정보 등 개인적 법익뿐만 아니라 국가적·사회적 법익을 침해하는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데 이러한 정보로 ‘피해를 입은 자’를 구체적으로 상정하기 어려움에도 굳이 임시조치 대상 정보를 현행 규정과 달리 일반 불법정보로 확대할 이유를 찾기 어려움. 또한 개인간 분쟁을 전제로 하는 ‘분쟁조정기관’을 설치하면서 규제 대상 정보를 일반 불법정보로 확대하겠다는 취지나 논지도 이해하기 어려움.

개정안의 취지가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를 넘어 일반적인 불법정보를 모두 임시조치나 온라인분쟁조정위원회와 같은 행정기관의 규제 대상으로 포섭하려는 것이라면, 이는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할 위험이 높음. 정보의 불법성을 판단하여 유통을 금지하여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것인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사법기관의 판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는 것임. 이러한 절차없이 일방의 신고·주장만으로 정보의 유통을 차단하여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상 기본권을 일방적으로 침해하는 임시조치 제도는 현재에도 위헌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제도로, 함부로 그 대상 범위를 확대해서는 안 됨. 또한 분쟁조정기관을 통한 규제 역시 사법기관의 판단 전에 개인간의 분쟁을 당사자의 조정을 통해 신속하게 해결하고자 하는 예외적인 형태의 규제라는 점을 고려하여야 함. 따라서 이러한 규제 방식을 일반적 불법정보에 적용하는 것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규제임.

현재 불법정보는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에 따른 방송통신위원회의 명령, 방통위설치법 제21조 제4호에 따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통신심의 및 시정요구 제도로도 차단, 삭제되고 있어 이미 충분히 규제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하여야 함.

3. 기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불법정보’와 관련한 각종 의무 부과 및 이의 위반을 이유로 한 과징금·과태료 부과 부분

본 개정안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불법정보’와 관련하여 임시차단등과 관련한 신청부터 분쟁조정까지의 일련의 절차를 제대로 이행할 의무를 부과하고, 기타 불법정보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ㆍ관리적 조치의무, 방송통신위원회의 교육 이수 의무 등 각종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의 위반시 과징금·과태료 등을 예정하고 있음.

그러나 위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본 법 제44조의7 제1항의 불법정보는 ‘음란’, ‘명예훼손’ , ‘국가보안법 위반’, ‘그 밖의 범죄 목적, 교사, 방조’ 정보 등 그 범위가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광범위하며, 법전문가 사이에서도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고도의 법률적 판단이 요구되는 정보를 포함하고 있음. 이와 같은 불법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사기업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판단하여 사전적으로 조치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불가능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과 다름없음. 또한 이렇듯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기준으로 규제 대상 정보를 규정하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고 싶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하여금 문제의 소지가 있는 정보는 모두 삭제하도록 하는 유인을 제공하고, 결국 합법적 정보마저 차단되는 과검열로 이어져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위헌적 결과를 가져올 소지도 큼.

또한 법적 강제성을 가진 공적 규제 및 방송통신위원회와 같은 국가기관이 주도하는 형식을 통한 정보(표현물) 규제는, 정부나 정치적 권력자가 비판적 여론을 차단하거나 본인들에게 유리한 방향의 정보 통제, 사상 검열로 남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민주국가에서는 금기시되는 표현물 규제 방식임.

따라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대하여 ‘불법정보’와 관련한 각종 의무를 부과하고 이의 위반을 이유로 과징금·과태료 등을 예정하고 있는 부분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 및 직업 수행의 자유 등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규정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현행법 및 판례에 따라 본인의 서비스 내에서 특정된 불법정보가 유통되고 있는 사정을 인지하였음에도 이를 조치하지 않은 경우 이의 유통에 대한 일정한 법적 책임을 지고 있다는 점도 고려하여야 함.

4. 안 제44조2 중 ‘불법정보’와 ‘온라인분쟁조정위원회’ 부분을 제외한 ‘임시조치 절차’ 개정 부분에 대한 의견

개정안은 임시조치 절차에 대한 현행 규정을 수정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음. 차단기간을 20일 이내로 줄이고, 정보게재자의 이의신청권을 명시하고, 이의신청이 있는 경우 차단을 ‘즉시 해제’한 상태, 즉, 정보를 복원한 상태에서 분쟁조정절차 등 추후 절차로 넘어가도록 규정한 부분, 현행 규정 제4항 ‘권리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거나 이해당사자 간에 다툼이 예상되는 경우’를 임시조치 대상 정보에서 제외한 것은, 현행 규정보다 정보 게재자의 표현의 자유를 균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보임.

그러나 개정안 제4항에서 20일내에 이의신청이 없는 경우에는 ‘영구 삭제’할 수 있다고 규정한 부분은 임시조치가 당사자 일방의 주장에 따른 ‘임시적’인 조치라는 제도의 근본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보임. 또한 현행 제2항에서는 임시조치가 된 경우 그 조치 사실을 이용자가 알 수 있도록 한 부분이 개정안에서는 삭제되었는데, 다른 이용자들의 알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것으로 보임.

임시조치는 사법기관의 판단 전에 불법성이 명백하지 않으나 피해가 우려되는 정보가 확산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한 제도임. 사법기관에 의해 불법성이 명백히 판단되지 않은 정보에 대해서 정보의 차단을 의무화한다거나 분쟁조정위원회 등의 결정에 강제성을 부여한다면 이는 위헌적인 국가의 정보 검열 제도로 기능하게 됨. 따라서 임시조치나 분쟁조정절차는 어디까지나 합리적인 정보의 유통 관리를 ‘유도’하는 것이어야 하며, 이는 임시조치 등 규정된 절차를 이행하였을 경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책임을 ‘필요적으로 면제’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음. 따라서 개정안 제7항, 제8항에서 온라인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에 강제성을 부여하거나 임시차단, 분쟁조정절차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과징금,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식은 위헌적이며, 개정안 제10항에서 절차를 이행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책임을 ‘임의적으로 감경’할 것이 아니라, ‘필요적 면제’로 규정하는 방향으로 수정되어야 함. 

5.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안 제70조) 부분에 대한 의견

‘비방할 목적’은 초과주관적 구성요건으로, 이를 삭제하는 경우 가벌영역이 더욱 넓어지게 되며, 본 조항이 일반 형법상의 명예훼손죄보다 강한 형벌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삭제할 이유가 없음. 

다수의 판례가 표현의 주요한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비방할 목적을 부정하고 본 죄의 성립을 부인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제1항 단서에서 ‘오로지’ 부분은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진실사실 적시’에 대한 형사처벌 자체에 대해 위헌론이 들끓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제1항 전체를 폐지하는 것을 고려하여야 함. 

개정안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친고죄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로 이원화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명예훼손죄는 개인의 인격권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것으로써 모두 친고죄로 규정하는 것이 합헌적 방향임. 

월, 2021/02/08-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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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이른바 ‘언론개혁법’, ‘언론민생법’이라는 부르는 6개 법안의 2월 임시국회 처리를 예고했다. 해당 법안은 인터넷에서 허위사실유포나 기타 불법정보로 명예훼손 등의 손해를 입힌 경우 피해액의 3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윤영찬 의원안), 인터넷 기사로 피해를 본 경우 기사의 열람 차단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신현영 의원안), 악성 댓글 피해자가 신고하면 게시판 운영제한조치를 하도록 의무화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양기대 의원안) 등이다. 

위 법안들은 모두 ‘가짜뉴스’, ‘악플’ 등으로 인한 피해를 억제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손해액을 넘는 배상액을 부담시키도록 함으로써 징벌하거나, 사법기관의 판단 전에 기사 자체를 차단할 수 있도록 하거나, 악플 피해자의 신고만으로 게시판 전체를 폐쇄시킨다는 과도한 규제를 예정하고 있다. 

한 명제 내에서 ‘사실의 적시’와 ‘의견’, ‘평가’, ‘추론’ 등을 명백히 구별하는 것은 어렵고, ‘진실’과 ‘허위’ 역시 시간에 따라 그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당시까지 진실임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허위로 분류되거나, 법원의 판결 역시 유죄의 증명이 없어 무죄 결론이 나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표현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표현자를 엄하게 징벌하거나 사법기관의 판단 전에 정보 자체를 차단하여 공적 사안을 둘러싼 의혹의 역사가 함부로 차단되어선 안 된다.

민주당은 ‘언론민생법안’이라고 하지만, 이 법안들이 보호하는 것은 결국 ‘언론 기사’의 주요 대상이 되는 정치적·사회적 권력자인 ‘공인’이나 ‘기업’들의 법익이 될 것이다. 일방이 한 명제를 ‘허위사실’, ‘가짜뉴스’로 주장하는 것은 매우 쉽기 때문에, 공인이나 기업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정보에 대해 고액의 배상금을 청구하여 비판적 여론을 위축시키고자 하는 전략적 봉쇄소송을 남발할 수 있고, 엄청난 액수의 손해배상액을 부담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기자들로서는 명백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은 사안에 대한 보도를 자제하게 될 것이고, 공인이나 기업에 대한 자유롭고 신속한 의혹 제기의 환경은 크게 위축될 것이 자명하다.

나아가 기사열람차단권을 규정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허위사실 유포의 경우뿐만 아니라, ‘사생활의 핵심영역을 침해하거나’, ‘그 밖에 인격권을 계속적으로 침해하는 경우’에도 기사 열람 차단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렇듯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기준으로 기사에 대한 열람차단청구를 허용하고 언론중재위원회의 기사의 열람차단 결정이 내려질 수 있게 되면, 공인이나 기업들이 자신에 대한 의혹 제기나 비판적 내용의 보도에 대하여 열람차단청구를 남발하여 언론중재법상 절차에 대응할 의무가 있는 언론사와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의 보도활동을 심대하게 저해·위축시키는 수단으로 남용될 위험이 높다. 

심리적으로 중대한 침해를 발생시킨 댓글이 게재될 경우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게시판 운영 제한조치’를 하도록 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역시 ‘심리적으로 중대한 침해’라는 개인의 내심의 의사에 의존한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개념을 기준으로 하여 문제 댓글뿐만 아니라 전체 게시판의 운영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성이 심대한 법안이다.

이렇듯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높은 법안들을 여당은 ‘언론개혁’을 위한 필수 법안이라며 중점 처리를 예고했다. 징벌적 손배제를 규정한 윤영찬 의원안에 대해서는 유튜브나 SNS 등을 통한 1인 미디어만이 대상이며 ‘언론사’는 제외된다는 등 여당 내에서도 해석이 어긋났었는데, 이렇듯 적용 대상조차 합의되지 못했던 상황은 곧 여당이 심도있는 논의 없이 여론을 최대한 강력하게 규제할 수 있는 방향의 정책을 밀어붙이는 데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언론사의 영향력과 신뢰도를 고려하여 무책임한 보도에 대해 경제적 타격을 주겠다던 ‘징벌적 손해배상’이 일반 국민의 표현물에까지 적용되고, 일부 댓글에 악플이 있다는 이유로 다른 다수의 선한 일반 이용자가 게시판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제한당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목적이 과연 진정 ‘언론개혁’, ‘민생’을 위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이명박의 BBK 실소유주설을 주장한 정봉주 전 의원, 최태민-최순실 부녀와 박근혜의 유착관계에 의혹을 제기했던 김해호 목사 모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위반 판결을 받고 처벌받았다. 당시 이 법안들이 시행되었다면 이들은 이명박, 박근혜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액도 지급하여 경제적 빈곤에 시달려야 했을 것이고, 관련 기사와 게시물들도 모두 차단되어 이 사건들에 대한 검증, 단죄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제도는 최악의 지도자가 등장하여 남용하는 경우를 상정하여 설계되고 추진되어야 하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법은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권력자가 비판적 목소리를 억압하기 위한 도구로 남용하기 쉽기 때문에 특히 그 도입을 경계해야 한다. 언론의 정치 권력에 대한 의혹 제기 활동이 성공하여 탄생하게 된 현 정부와 여당이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의 의미를 되새기고, 이를 억압하는 법안 및 정책 추진을 중단할 것을 다시금 촉구한다. 

2021년 2월 9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010-5109-6846, [email protected]

[관련 글] 
[보도자료]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행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한 민법 개정안(이원욱, 2106359)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2020.12.24.)
[논평] 언론 타깃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철회되어야 하며 일반적 징벌적 손배의 대언론 적용도 신중해야 한다 (2020.11.19.)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배제 적용, 신중해야 하는 이유 (한국기자협회보 [‘언론보도 징벌적 손배제를 말한다’ 전문가 릴레이 기고], 2020.11.04.)
[보도자료] 언론 및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위축시킬 수 있는 언론중재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2020.08.24.)
수, 2021/02/10-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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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이용대가 = 연결대가로 규정하여 망중립성에 부합  

– 신용카드와 인터넷의 차이점 이해 못해

– 사적자치 강조하면서 기존 합의에 대한 평가 부재

사단법인 오픈넷은 6월 25일 넷플릭스 대 SK브로드밴드 1심 판결이 망중립성에 대한 개념혼선을 보여줌으로써 법률 제정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 

법원이 파악한 사실관계 따르면, 원래 SK브로드밴드는 미국 시애틀에서 상위 망사업자를 통해 넷플릭스 데이터를 받아서 국내에 공급을 하다가 데이터량이 늘어나자 2018년 넷플릭스와의 합의 하에 각각 홍콩과 일본에서 무정산직접접속을 하였고 SK브로드밴드는 최근 들어 ‘망이용대가’를 지불하라는 주장을 해왔다고 한다. 넷플릭스는 이에 대해 망이용대가 지급의무가 없다는 법원의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법원은 이번에 넷플릭스에 대해 ‘망이용대가 지급의무가 없다고 할 수 없다’는 패소 판결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어느 한 쪽이 이겼다고 할 수 없는 애매한 판결이다. 

오픈넷이 꾸준히 지적했듯이 ‘망사업자가 자신의 고객들에게 데이터를 전송하는 대가로서 콘텐츠제공자로부터 받는 망이용대가’라는 개념 자체는 인터넷의 구조에서 성립될 수 없으며 이렇게 콘텐츠제공자가 돈을 낸다고 해서 그 콘텐츠제공자의 데이터를 전송하거나 우선전송하는 것은 망중립성의 차별금지 원리에 금지된다. 미국의 연방통신위원회(FCC)와 EU의 통신규제기구(BEREC)가 공히 이를 명시적으로 금지한 바 있다.

망이용대가 = 연결에 관한 대가

법원은 판결문 초반에 이에 반하여 ‘전송대가로서의 망이용대가’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인다.  

“원고 넷플릭스는 피고를 통하여 인터넷 망에 접속하고 있거나 적어도 피고로부터 피고의 인터넷 망에 대한 연결 및 그 연결 상태의 유지라는 유상의 역무를 제공받고 있다고 보아야 하고, 이는 ‘통신사가 자사망에 흐르는 합법적 트래픽을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인 망 중립성에 관한 논의나 ‘전송의 유상성‘에 관한 논의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므로, 결국 원고들은 피고에게 적어도 피고로부터 피고의 인터넷망에 대한 연결 및 그 연결 상태의 유지라는 유상의 역무를 제공받는 것에 대한 대가(이하 ‘연결에 관한 대가’라고만 한다)를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와 같이 보는 것이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형평에 부합한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법원은 망이용대가가 전송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 ‘연결에 대한 대가’임을 적시하고 있다. 망중립성은 인터넷에 접속된 이후에 돈을 내야만 전송해주거나 돈을 더 내야만 우선전송하는 식으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원리이지 접속유지비용의 다양한 조달방법(peering, transit, paid peering등)을 금지하지 않는다(예: FCC2010년 망중립성명령 각주 79번). 그러므로 ‘연결에 대한 대가’ 즉 접속료를 주고 받아야 한다는 것은 망중립성에 어긋나지 않는다. 그러한 의미에서 망중립성이 ‘연결에 관한 대가’와 무관하다는 표현도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SKB의 망에 대한 연결”이 넷플릭스에게 가치가 있는 유상의 역무임을 적시한 것 역시 잘못된 바는 없다. 물론 위 판시의 문제는, 거꾸로 “원고 넷플릭스의 데이터에 대한 연결” 역시 피고 SKB에게 가치있는 유상의 역무임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렇게 상호 가치있는 역무를 교환하기 때문에 서로의 이해관계가 일치할 때 무정산(settlement free peering)으로 이루어지고 넷플릭스-SKB, 넷플릭스-LGU+, 넷플릭스-KT와의 직접접속이 모두 무정산으로 이루어져 왔던 것이다.

하지만 법원은 다음과 같이 ‘대가’의 내용을 폭넓게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CP가 ISP의 망을 통하여 트래픽을 전송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에 대하여 지불하는 방식은, 회선용량 단위(Gbps)로 접속회선료 또는 접속통신료 등의 명목의 금전을 지급하거나 CP가 ISP에게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제안하는 것처럼 복수의 지역에 CP의 OCA를 설치하여 ISP의 망에 발생하는 트래픽을 경감시키거나 각종 공사비용과 설비의 업그레이드비용을 상호 분담하는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에 관한 대가가 지급될 수도 있다. 이처럼 원고들이 피고에게 금전적으로 사용료를 지급하는 것외에도 위와 같은 방법들 모두 ‘CP의 콘텐츠를 최종이용자에게 도달시키기 위해 ISP의 망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대가로 지불되는 경제적 이익’에 해당된다. 원고들과 피고는 협상에 의하여 어떠한 방식을 택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사적자치의 원칙에 비추어 법원이 금전으로 그 지급을 명하는 것은 당사자들 사이의 합의가 완전히 결렬된 이후에 한하여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 . 실제로 Global CP들 중 구글은 금전으로 망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고 국내 ISP들과 별도의 계약을 체결하여 국내 ISP들에게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망 사용료의 지급을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넷플릭스가 ‘국내 망사업자와의 접속은 CP-ISP 간의 필요가 일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금전적으로 아무런 대가를 주고 있지 않더라도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한 주장을 받아들인 셈이다. 판결문에 나온대로 넷플릭스 역시 OCA 제공을 통해 대가를 대신할 수 있다면 결국은 상호무상접속이 되기 때문이다. 판결에서 말하는 구글이 제공한다는 “다른 서비스”라는 것도 사실 국내까지 데이터를 끌어온다는 점을 말하는 것이다. 컨퍼런스 운영자가 먼길을 날아와 준 참가자가 고마워 참가비를 받지 않는 상황과 비슷하게 보는 것이다.    

결국, 법원은 (1) ‘망이용대가’는 ‘연결에 대한 대가’ 즉 접속료이며, (2) 그 접속료는 반드시 망사업자가 받아야 한다기보다는 서로간의 비금전적 가치교환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음도 인정한 것이므로 망중립성 원리에 부합한다.  

양면시장이라도 신용카드와는 달라

단지 법원은 아래와 같이 인터넷의 특성에 대한 이해의 부족을 보인다. 

“신용카드회사가 신용카드 회원인 소비자로부터 연회비를 수취하고, 가맹점으로부터 결제 수수료를 지급받는 등 동일한 서비스에 관하여 양 당사자로부터 이용대가를 수령하는 형태의 다면적인 법률관계는 현대사회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원고들이 A서비스가입자에 대한 콘텐츠 제공과정에서 발생하는 콘텐츠의 전송은 명백히 원고들의 적극적 행위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인터넷 망을 제공하고 관리하는 것이 자신의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에 대한 계약상 의무에 해당한다고 하여 그 인터넷 망을 통한 콘텐츠의 전송을 두고 피고가 서비스 가입자에 대하여 행하는 의무의 이행에 불과할 뿐 원고들의 인터넷 망 이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고, 그와 같은 사정이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법률관계가 유상인지 여부에 관하여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없다.”

여기서 법원은 ‘망 이용대가’를 언급하면서 ‘콘텐츠의 전송’을 ‘망 이용’과 등치시키면서  ‘망이용대가’가 ‘전송에 대한 대가’인 것처럼 설명하고 있는데 앞서 망이용대가를 ‘연결의 대가’로 규정한 다른 판시에 모순된다. 이 모순된 판시를 위해 동원된 신용카드회사 즉 VISA, Master에의 비유 역시 적절하지 않다. 망사업자들은 네이버, 카카오로부터도 접속료(전용회선료라고 부름)를 받고 다른 한편 국내 소비자들로부터도 접속료를 받고 있다. 여기까지는 VISA, MASTER와 같은 신용카드회사와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하나의 서비스에 대해서 양쪽으로 돈을 받으려고 스스로 완결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드회사와 달리 인터넷서비스는 하나의 망사업자가 하나의 망을 양쪽에 모두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망사업자들이 힘을 합쳐야 비로소 하나의 완결된 제품이 나온다. 국내만 하더라도 하나의 망사업자가 모든 CP들을 호스팅하거나 초고속인터넷가입자 전부를 호스팅하고 있지 못하고 해외의 CP나 이용자까지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전 세계의 모든 인터넷 고객들은 ‘한국 인터넷’, ‘미국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전 세계적 인터넷에 접속하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VISA카드를 발급받을 때는 VISA가맹점에서 이용하려는 것이지 Master카드 가맹점에서까지 이용할 것을 염두에 두지 않는 점과 다르다. 이 때문에 망사업자는 국내외 다른 망사업자들과 힘을 합쳐야만 국내 고객들에게 매력있는 전 세계적인 연결성(full connectivity)이 있는 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의 모든 망사업자들은 전 세계 모든 망사업자들과 상호접속을 통해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인터넷은 상호접속시에 서로간의 전송에 대해 대가를 치르는 것은 엄청난 거래비용을 발생시켜 망이용을 위축시키기 때문에 전송의 대가는 없고 연결의 대가만 서로 받기로 하였다는 점이다(참고: 오픈넷 망중립성 동영상 3편). 이에 따라 국내 CP와 국내 이용자들은 국내 망사업자들에게 접속료를 내고 인터넷접속을 하고 미국 CP와 미국 이용자들은 미국 망사업자들에게 접속료를 내고 인터넷접속을 하면 미국 망사업자,  한국 망사업자, 그리고 전 세계 다른 모든 망사업자들이 트래픽을 서로 교환해서 비로소 인터넷이라는 상품이 완성되는 것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해외 소재 콘텐츠제공자에게 국내 망사업자가 접속료를 달라고 하는 것은 Visa가 Master 가맹점에 카드수수료를 달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양면시장의 구조에 반하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의 주장은 미국 CP의 트래픽이 한국에 많이 들어온다고 해서 망이용대가를 달라는 것인데 그런 ‘전송의 대가’가 인정된다면 네이버, 카카오가 미국 내에서 인기가 있으면 AT&T나 버라이존으로부터 망이용대가 청구서를 받아야 할 것이다(아래 웹툰<라이즈 오브 망중립성의 수호자>에서 발췌). 

정리하자면, 인터넷 이용자나 CP는 각자 자신이 소재한 지역의 망사업자에게 인터넷접속료를 내는 것이 양면시장에 충실한 것이다. 미국의 CP들은 미국의 망사업자들에게 연결에 대한 대가를 냄으로써 자신의 의무를 다한 것이지 자신의 데이터가 한국에 왔다고 해서 다시 한국에 전송의 대가를 낸다는 것은 도리어 인터넷 양면시장의 조직이론에 반하는 것이다. 물론 넷플릭스와 몇몇 대형 CP들은 미국 망사업자에게도 접속료를 내는 대신 트래픽 일부에 대해서는 비용으로 Open Connect Appliance 서버를 전 세계에 뿌려두고 자체 CDN을 구현하고 있고 구글 역시 해저케이블을 스스로 설치하여 데이터를 세계 각지에 분배하는 등 자기 지역의 망사업자가 할 일을 대신 하고 있다. 마침 법원은 이미 이런 ‘다른 서비스’들도 ‘연결의 대가’로 인정하였다. 

사적자치 인정했다면 기존 합의에 대한 평가 했어야

법원 판결의 가장 큰 문제는 법원 스스로 인정한 대로 양당사자가 2018년경 ‘합의’에 의해 일본 등에서 무정산직접접속을 시작을 했고 이 ‘합의’ 역시 사적자치원칙에 따라 양당사자들의 협상에 따라 이루어진 것인데, SK브로드밴드가 갑자기 기존 합의로부터 일탈하여 새롭게 망이용대가를 요구한 행위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법원의 판시대로라면 2018년경 합의 역시 ‘연결에 대한 대가’에 대해 유효한 합의였고 그렇다면 별도의 채무가 있을 수 있다고 하려면 채무의 법적 근거에 대해 밝혔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점이다. 

법원이 당사자들 사이의 합의에 법적 효력을 부여하지 않는 모습은 다음과 같은 판시에서도 드러난다.  

“원고들은 피고와 직접 연결되어 피고의 이용자에게 한정하여 콘텐츠를 전송할 뿐 피고로부터 전세계적인 연결성을 제공받고 있지는 않으므로 위와 같은 연결은 유상성이 인정되는 인터넷 접속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런데 피고는 전세계 여러 ISP와의 상호접속을 통해 원고들에게 전세계적인 연결성을 제공할 수 있고, 원고들도 원하는 경우 얼마든지 원고들의 데이터를 전세계에 송수신할 수 있음에도 스스로의 판단과 선택으로 피고를 통해 전세계 각 종단으로 트래픽을 송신하지 않고 있을 뿐이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주장하는 전세계적인 연결성이 보장된 인터넷 접속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우선 전 세계적인 연결성이 있어야만 유상성이 인정되는 인터넷접속이라는 원고의 주장도 문제가 있다. Paid peering과 같이 접속상대방 사이의 연결성만으로도 유상접속이 이루어지는 경우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당사자들은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전 세계 연결을 하지 않기로 합의를 했다는 점이다. 물건을 살 가능성을 제공한 것이지 물건을 사지도 않았는데 그 값을 받을 수 없는 것이고 물건을 사도록 강제할 수도 없는 것이다. 이는 위에서 사적자치에 따라 망이용대가를 정하라고 한 판시에도 어긋난다. 

인터넷은 약자를 위한 플랫폼이다. 친약자성을 보호하는 것이 바로 망중립성이다. 법원의 이번 판결은 망중립성에 어긋난 판결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망중립성에 대한 명쾌한 이해의 부족으로 효율적인 분쟁해결을 하지 못하였다. 유럽이나 미국처럼 돈을 낸다고 해서 전송 또는 우선전송을 해주는 행위를 명쾌히 금지하는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

2021년 6월 29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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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1/06/29-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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