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의 해킹프로그램 실무자로 알려진 45살 임 모씨가 자신의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임 씨가 번개탄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임 씨가 남긴 유서 3장 가운데 공개된 유서는 국정원에게 보내는 1장이다.
국정원장과 차장, 국장에게 보내는 유서에서 임 씨는 “지나친 업무에 대한 욕심이 오늘의 사태를 일으켰다”면서 “내국인이나 선거에 대한 사찰은 전혀 없었다”고 적었다.
또 “국정원의 위상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대테러, 대북 공작활동에 오해를 일으킨, 지원했던 자료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또 자신의 부족한 판단이 저지른 실수라면서 자신의 행위에 대해 우려할 부분이 전혀 없다고 적어놨다.
무엇을 왜 삭제한 것일까?
유서의 문맥을 보면 자료를 삭제한 자신의 행위에 대해 국정원 측에 해명하려는 의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국정원의 위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오해를 일으킬만한 자료를 삭제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내국인이나 선거에 대한 사찰은 아니니 우려할 부분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임 씨가 유서에 쓴 내용대로 대외적으로 ‘오해를 일으킨, 지원했던 자료’는 현재로선 밝혀진 것이 안 박사에 대한 해킹 시도 건밖에는 없다. 안 씨의 경우 미국 시민권자여서 외교문제가 될 수 도 있다.
그러나 “국정원 간부들은 임 씨의 책임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고 국회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이 전했다. “해킹프로그램을 도입할 때부터 실무자였던 임씨가 4일 동안 잠도 안자고 일하면서 공황상태에서 착각을 한 것이 아닌가”라고 국정원에서는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산담당 실무자로 해킹 목표물을 직접 선택할 위치엔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 임 씨가 상부의 지시없이 독자적으로 증거를 인멸했다는 것도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다.
국정원은 임 씨가 삭제한 자료도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100% 복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언제 삭제했는 지도 조사해 의혹을 풀겠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는 모든 해킹관련 기록을 국회 정보위원들에게 공개하겠다는 입장에도 변함이 없다. 기록 공개는 빠르면 이달말 안에 이뤄질 예정이다.
뉴스타파는 ‘파라다이스 페이퍼스’ 데이터에서 보광그룹 회장 홍석규, 전 구글코리아 대표 염동훈, LG생활건강 부회장 차석용, 그리고 벤처 투자가 김승범의 이름을 발견했다. 이들은 조세도피처 버뮤다에 설립된 여러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이름을 올린 회사는‘아시아웹네트웍스(AsiaWeb Networks)’. IT 관련 벤처 기업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던 지난 2000년 초 버뮤다에 설립됐다. 당시 일부 매체는 ‘아시아웹네트워크’라는 이름의 회사를 한국 등 아시아 지역 IT기업에 투자하는 ‘미국계 투자회사’로 소개한 바 있다. 하지만 뉴스타파 취재 결과 언론에 소개된 이 회사는 버뮤다에 설립된 ‘아시아웹네트웍스’라는 페이퍼컴퍼니와 동일한 회사로 확인됐다.
버뮤다 페이퍼컴퍼니에 이름을 올린 유명 한국 기업가들
애플비 내부 문서에 따르면 아시아웹네트웍스는 설립 직후 한국에 ‘아시아웹코리아(AsiaWeb Korea)’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홍콩 지부 설립과 홍콩은행 계좌 개설도 진행했다. 이후 아시아웹네트웍스가 ‘엑스피니티(Xfiniti)’로 이름을 바꾸면서 한국 자회사 역시 ‘엑스피니티코리아(Xfiniti Korea)’로 이름을 바꾼다.
애플비 내부자료에는 이 회사 설립서류에 이름을 올린 김승범, 염동훈뿐 아니라 홍석규, 차석용 같은 이름이 이사(Director)로 등재되어 있었다. 취재 결과, 염동훈은 전 구글코리아 대표이자 최근까지 아마존 웹서비스 코리아(AWS) 대표를 역임한 염동훈, 홍석규는 보광그룹 회장 홍석규, 그리고 차석용은 LG생활건강 부회장 차석용 씨로 확인됐다.
취재진은 보광그룹 홍석규 회장 측에 버뮤다 설립 회사에 참여한 이유를 물었다. 홍 회장 측은 엑스피니티라는 회사명은 물론, 같이 거론된 염동훈, 김승범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라며 자신의 이름이 도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보광그룹 민국홍 고문은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회장님께서도 영문을 모르지만 누가 자기 이름을 도용하지 않았나, 그런 말씀을 하신다”고 전했다. 엑스피니티의 자회사인 엑스피니티코리아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엑스피니티코리아 대표 되시는 분에게 물어보라”고 말했다.
엑스피니티코리아 대표를 지냈던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취재진에게 “홍석규 회장님은 한국 자회사(엑스피니티코리아)의 사외이사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 회장이 이사회에 참석하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차 부회장은 홍석규 회장과 고등학교 동창이자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에서도 함께 임원을 지낸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차 부회장 역시 엑스피니티코리아의 모회사인 버뮤다 회사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입사 당시 엑스피니티코리아의 모회사를 미국계 회사로 알고 있었고, 모회사의 투자모금이나 설립에 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복잡한 소유구조… 당사자들은 묵묵부답
파라다이스 페이퍼스 데이터에 따르면 모회사인 버뮤다 엑스피니티의 자본금은 28달러에 불과하다. 그런데 공시자료에는 이 페이퍼컴퍼니가 엑스피니티코리아의 지분 99.06%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 엑스피니티 관련자들은 모두 같은 시기 버뮤다에 설립된 ‘날리지매트릭스 리미티드(KnowledgeMatrix Limited)’, ‘AB2B 네트웍스 리미티드(AB2B Networks Limited)’라는 다른 두 회사에도 모두 이사 등 관계자로 등재되어 있었다. 취재 결과, 이 버뮤다 회사들은 비슷한 이름의 여러 국내 법인과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이들이 버뮤다와 한국 사이에 이처럼 복잡한 소유구조를 짠 이유를 묻기 위해 염동훈 전 아마존웹서비스코리아 대표에게도 여러번 연락을 취했으나 “국내에 머물고 있지 않다”는 답변만 받았고, 이메일도 보냈으나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 2000년 초 언론에 벤처투자가로 이름이 오르내린 김승범 씨도 수소문했으나 그 이후 국내서 별다른 활동 흔적이 나오지 않았다.
화려한 면면의 기업인들이 참여한 버뮤다 네트워크가 10여 년만에 버뮤다 법률회사 애플비 내부 문서를 통해 드러났지만, 당사자들은 모두 그 배경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뉴스타파가 ‘표절 정책자료집’을 만든 것으로 확인된 20대 국회의원 25명 가운데 14명의 의원이 정책자료집 베끼기 행태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시정을 약속하거나 제도 개선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5명의 의원은 베낀 정책자료집을 발간하고 그 비용으로 받아간 국회예산을 반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뉴스타파는 지난 두 달 동안 19대와 20대 국회의원들이 낸 정책자료집 2,500여 권을 대상으로 그 내용과 발간비용을 분석했다. 1차 조사 결과, 20대 의원 25명이 출처와 인용 표기 없이 다른 기관의 자료를 베껴 정책자료집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초기에는 답변 자체를 거부하는 등 해명을 듣기가 쉽지 않았지만, 취재가 진행될수록 의원들의 태도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지난 9월 20일부터 하나 둘씩 답변이 왔다.
정책자료집 베끼기의 잘못을 인정하거나 시정을 약속하고, 제도 개선을 수용하고 검토하겠다는 의원이 나왔다. 지금까지 14명이다. 강석호, 강효상, 김관영, 김민기, 김학용, 박덕흠, 설훈, 여상규, 유성엽, 유의동, 이현재, 장정숙, 주승용, 황영철 의원 등이다.
국회의원 14명, 정책자료집 베끼기 잘못 인정 , 제도개선 약속
이들 의원들은 취재진에 이메일로 답변을 보내거나 인터뷰를 통해 출처를 표기하지 않고 다른 자료를 베껴 정책자료집을 만든 행위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시정을 약속했다. 또 정책자료집 작성과 발간, 예산 집행 과정과 관련된 제도 개선도 검토하겠다고 밝혀왔다.
바른정당 황영철 의원은 “충분히 지적되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도 인정이 된다. 앞으로 이런 부분에 대해 더 신경을 써야되는구나 생각이 든다”며 시정을 약속했다.
자유한국당 여상규 의원은 의원실 보좌관을 통해 “우리가 잘못했기에 (저작권을 침해받은) 저자들이 보상을 요구하면 해 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더욱 세심하게 정책자료집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도 보좌관을 통해 “지적재산권에 대한 보호에 대해서 충분히 더 고민하고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해왔다.
국민의당 주승용 의원은 뉴스타파와의 인터뷰를 통해 “발행하는 측(의원실)의 책임도 있기에 출처 부분을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정책자료집 발간 관련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이메일 답변을 통해 “참고문헌에는 명시했으나 인용 부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점은 사실이며, 논문 수준으로 인용표기를 하는 것은 의원실의 제한된 시간과 인력으로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글쓰기 윤리가 국회에서도 지켜져야 한다는 문제 의식에 공감하고 개선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은 이메일 답변에서 “진심으로 송구”하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음에 책임을 통감한다. 누군가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연구성과물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라며, “정확한 추계가 완료대는대로 즉시 관련 비용을 반납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 역시 “소방방재청에서 제공받은 자료라는 점을 표기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실수이고 잘못이다. 정책자료집 발간 비용은 책자 인쇄를 위해 인쇄비만 지출되었음을 확인했다. 국회사무처와 협의하여 취할 수 있는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며 예산을 반납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20대 총선 불법개입 금지 약속 요구했으나 국정원 묵묵부답
국정원 불신 극심한 만큼,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방지대책 공개해야
일시장소 : 2016. 3. 29. (화) 오전 11시30분, 국가정보원 정문 입구
「국가기관 선거개입 감시 캠페인단」(2016총선시민네트워크,전국공무원노조,전국언론노조,민주언론시민연합,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참여, 이하 캠페인단)은 오늘(3/28)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불법대선개입’과 같은 문제가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시민의 요구에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국정원의 불성실한 행태를 규탄하고, 이번 총선에서 국정원이 어떤 관여나 개입도 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캠페인단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선거의 자유, 너무나 당연한 민주주의의 권리를 뺏기지 않겠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18대 대선 불법개입 사건 이후 국정원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극도에 달했다고 강조했다. 또 “대선개입 사건의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은 여전히 심리전단을 운영”하고 있는 점, “국내정보를 수집하는 요직인 2차장에 청와대 민정수석의 측근이 임명”된 점 등을 들며,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국정원이 또 다시 자국민을 상대로 심리전을 펼치거나, 정권의 반대정치세력을 사찰, 감시”하려는 것은 아닌지 국민들이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캠페인단은 국정원이 이런 불신과 의심을 받고 있는 만큼, 이번 총선에서 불법선거개입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국민들 앞에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그 구체적 조치들을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캠페인단의 이번 항의방문은 캠페인단이 두 차례에 걸쳐 국정원에 공문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이 무응답으로 일관한 것에 따른 것이다. 캠페인단은 지난 3월 4일 제18대 대통령 선거 불법개입사건에 책임이 있는 국정원 등 10개 국가기관에 이번 총선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말 것과 이를 공개적으로 약속해줄 것을 요구하는 요구서를 발송했으나, 캠페인단은 3월 29일 현재까지 국정원으로부터 아무런 회신을 받지 못했다. 또 3월 11일에는 불법선거개입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세우고 있는지 직접 듣기 위해 국정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역시 답변을 받지 못했다.
기자회견 개요
- (행사)제목 : 국가정보원의 20대 총선 불법개입 금지 요구 기자회견
- 일시와 장소 : 2016년 3월 29일 오전 11시30분 국가정보원 정문 입구 앞(아래 지도참조)
- 주최 : 국가기관 선거개입 감시 캠페인단(2016총선시민네트워크,전국공무원노조,전국언론노조,민주언론시민연합,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민주주의 국가의 선거제도를 지배하는 다섯 가지 원칙은 보통, 평등, 직접, 비밀, 그리고 자유선거이다. ‘자유선거의 원칙’은 “선거인의 외부의 간섭이나 강제를 받지 않고 자신의 선거권을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는 원칙”을 말한다. 이것은 헌법에 명문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에서 당연히 요청되는 것이라고, 대한민국의 헌법재판소는 분명히 선언하고 있다.
우리가 총선을 목전에 두고 국가정보원을 찾아온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선거의 자유, 너무나 당연한 민주주의의 권리를 뺏기지 않겠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국가정보원의 주도로 조직된 ‘댓글부대’가 오로지 정권옹호의 논리를 앞세워 자국민의 생각을 통제하고 여론을 조작한 사실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언론을 매수해 편향된 주장을 보도하도록 하고, 일부 보수시민단체를 부추겨 야당 후보자를 원색적으로 비방하게 하는 등 온갖 불법행위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벌였던 것도 기억한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근간을 송두리째 무너뜨린 국정원은 국민 앞에 어떤 사과나 반성도 없었다. 정권이 아닌 국민을 위한 국정원으로 거듭나라는 개혁의 요구도 ‘셀프개혁’ 운운하며 거부했다. 그리곤 ‘국정원을 믿으라’는 뻔뻔한 소리만 반복하고 있다.
더 이상 국정원을 믿을 수 없다.
시늉에 불과한 ‘셀프개혁’으로 국민의 눈을 속이고, 이제는 테러를 빙자한 ‘국민감시법’까지 제정해 국민들을 합법적으로 감시하겠다는 국정원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반성 없는 과거의 잘못은 반복될 뿐이다.
대선개입 사건의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은 여전히 심리전단을 운영하고 있고, 올해 초에는 국내정보를 수집하는 요직인 2차장에 청와대 민정수석의 측근이 임명되었다. 국정원이 또 다시 자국민을 상대로 심리전을 펼치거나, 정권의 반대정치세력을 사찰, 감시하여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은 아닌지 국민들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총선을 15일여 앞둔 상황이기에 더욱 그렇다. 국정원은 정치와 선거에 개입해 여론을 조작하는 정치개입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국민들 앞에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그 구체적 조치들을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의 부당한 선거개입 행위는 선거의 공정성을 무너뜨리고, ‘민주적 기본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행위이자 헌법 파괴행위이다. 이런 범죄행위는 형사적 처벌을 넘어 역사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국정원이 수호한다는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체제’는 오로지 국민들의 자유로운 선거를 통해서만 보장될 수 있다는 것을 국정원과 국정원 직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자가 또 한 명 늘어 모두 185명이 됐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어제(7월 3일) 삼성서울병원 의사인 24세 여성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확한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로써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한 메르스 환자는 모두 90명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은 13명이다.
신규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퇴원자는 2명이 늘어 모두 111명이 됐다. 신규 퇴원자는117번째(여, 25세)와 156번째(남, 66세) 환자다.
※ 현재까지 감영경로가 불확실한 119번째, 175번째, 178번째 확진자와 구급차에서 감염된 133번째, 145번째 확진자를 제외한 모든 메르스 환자는 병원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타파는 메르스 발병병원과 경유병원 등 메르스 관련 정보를 정부의 공식 발표(6월 7일)보다 앞선 지난 6월 5일부터 공개하기 시작했다.
인사철이 되면 시중은행에서는 ‘눈치게임’이 벌어진다. 예고된 시각에 인사 결과가 발표되는 일은 드물다. 1~2시간 늦어지는 것은 예사이고, 그보다 더 늦어지면 이미 승진 축하연이 벌어진 후에야 인사 결과가 나오는 헤프닝도 왕왕 있다.
암묵적인 승진 통보를 미리 받았지만 정작 최종 인사 발표에서는 누락되는 경우도 있다. 항의를 하려해도 불가능하다. 누가 어떤 기준에 의해 인사를 결정했는지는 ‘경영권자의 재량’이라는 명목 하에 철저히 불문에 부쳐지기 때문이다. 인사 평가 담당자인 지점장은 ‘좋은 평가를 했는데도 결과가 이상하게 나왔다’는 말을 반복한다. 문제는 어떤 직원을 만나도 같은 대답을 한다는 것이다.
은행가 ‘깜깜이 인사’가 빚어낸 인사철 촌극이다. 이른바 ‘줄대기’ 이외에는 확실한 승진 방법이 없다는 은행 직원들의 자조적인 말이 떠돈다.
최근 불거진 우리은행 채용비리를 두고 은행권에서 ‘빙산의 일각’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외부 청탁과 줄대기가 힘을 발휘하는 곳은 비단 채용 단계 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채용 비리가 은행권의 좁은 문을 통과하려는 취업준비생들의 기회를 뺏는 것이라면, 인사 비리는 우리 금융의 공공성 전반을 흔드는 고질적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KB국민은행 내부 감사 문건 입수…30명 중 1명은 부당 인사
뉴스타파는 시중은행 인사의 내막을 들여다볼 수 있는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 2014년 11월 KB국민은행 경영감사부에서 작성한 ‘감사 관련 주요 이슈’ 문건이다. 2014년 상반기 인사에 대해 이뤄진 특별감사 결과를 담은 이 문건은 당시 KB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한 윤종규 회장에 보고할 목적으로 작성됐다.
▲ ‘감사 관련 주요 이슈’ 문건(2014년 11월 KB국민은행 경영감사부 작성)
이 문건에 따르면, 특별감사를 통해 4개 유형의 규정 위반 행위가 적발됐다. 가장 많이 적발된 유형은 본부장이 개인평가점수를 임의로 조정한 것이다. 51개 본부 가운데 31개 본부장이 총 376건의 위반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본부장이 부점장이 평가한 개인평가점수에 대해 ±5점 이내에서 조정할 수 있다는 인사 규정을 위반하고 5~10점의 점수를 임의로 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인사부서가 사전에 중요인사기준을 결정해야한다는 내부 지침을 위반하고 사후적으로 이를 결정해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임의적인 변동이 있을 경우에는 은행장에 보고해 별도의 결재받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조차도 지키지 않았다.
이같은 임의적인 인사를 통해 부당하게 승진·승격하거나 이에 제외된 사례는 총 215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서를 바꿔 승진·승격한 사례가 48건, 부당하게 승진·승격에서 제외된 사례는 167건에 이르렀다. 기준에 따라 승진·승격 대상, 기준을 정하도록한 내규를 위반한 것이다.
자격이 없는 대상자가 다른 후보자들의 승진 기회를 뺏는 일도 있었다. 내규에 따라 승진·승격 대상 제외자로 분류됐던 135명이 추천후보군에 임의로 포함됐고, 이 가운데 29명은 본부장의 추천까지 받았다. 특별감사에 나선 경영감사부가 어느 본부장이 누구를 추천했는지 확인하려하자 관련 명단은 비밀 유지라는 명목 하에 전산DB에서 삭제됐다.
2014년 말 당시 국민은행 전체 일반직원의 수는 약 16000명. 직원 30명 중 한 명은 2014년 상반기 인사에서 부당한 이익을 보거나 손해를 본 셈이다.
“은행 비리의 시작과 끝은 인사, 임기동안 이것 하나 바꾸려했지만…”
취재진은 당시 이 문건의 작성 책임자였던 정병기 전 KB국민은행 상임감사를 통해 이 문건의 내용을 확인했다. 정 전 감사는 2014년 초 당시 인사시스템에 대한 특별감사를 시행한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014년 초 상임감사 취임했을 당시 KB국민은행의 상황은 참담했다. 일본 동경지점 부당대출로 사람이 자살하고, 내부 통신 전산망 관련 문제가 불거졌고, 카자흐스탄 은행에 대한 투자로 1조 원을 날렸다. 개인 직원들의 일탈 문제로 보지는 않았다. 조직 내부 비리의 시작과 끝은 인사와 관련돼 있다고 판단했다. 인사에서 비리가 발생했다는 제보도 많이 있었다. 그래서 취임하자마자 상임감사 3년간 인사시스템 하나만은 개선하자고 마음먹었다. 아마 은행의 인사시스템을 손보겠다 했던 것은 내가 역사상 최초였을 것이다.
정병기 / 전 국민은행 상임감사
특별감사 결과를 토대로 2개월간 인사시스템 개선을 위한 내부 태스크포스팀(TFT)도 가동됐다. 정 전 감사가 강조한 인사시스템의 개혁 방향은 ‘투명성’ 확보였다.
정작 직원들은 평가 결과를 모른다. 인사팀에 평가 결과를 알려주자고 하면 ‘시끄러워진다’고 하더라. 그것이 문제라고 본다. 투명하지 않으니까 한번에 수백 건씩 외부 청탁자들에 의해 기준과 순서를 바뀌는 것 아닌가. 그렇게 되면 직원들 입장에선 맹목적 충성을 할 수 밖에 없다. 무조건 밖으로 가서 일단 뛰는 것 밖에 없다.
정병기 / 전 국민은행 상임감사
정 전 감사는 당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인사 관련 개혁과제를 이어받아 추진하겠다 약속했지만 자신의 퇴임과 함께 백지화됐다고 말했다.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내부 장치도 없어졌다. 윤 회장 임기인 지난 3년간 상임감사직은 공석으로 유지됐고, 문건을 작성한 경영감사부는 해체됐다. 윤 회장은 지난 20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연임을 확정지었다.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측은 인사시스템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에 대한 문제제기를 수렴해 올해 상반기 인사부터는 희망직원에 한해 업무 평가 내용을 ‘최우수’, ‘우수, ‘보통’으로 분류해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고경영진이 뽑겠다하면 시스템은 그저 시스템일뿐”
‘깜깜이 인사’는 KB국민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다.
KEB하나은행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인사시스템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바 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청와대의 청탁을 받고 조직 개편을 단행해 최순실 씨의 조력자를 위한 자리를 만들어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인사시스템의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올 초부터 실적이 우수한 퇴직 지점장을 재채용하는 인사를 시행하고 있다. 함영주 행장의 ‘인사 파격실험’으로 불리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실상 사적 금전 대차, 성추행 사건 등으로 물러났던 문제적 인물들이 복귀한 것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 9월에는 성추행 사건으로 퇴직했던 이 모 전 지점장이 적정한 검증 절차없이 재채용된 사실이 금감원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 KEB하나은행 재채용 건 민원에 대한 금융감독원 회신 (전국금융산업노조 KEB하나은행지부 제공)
금감원 조사 결과에 대해 김정한 전국금융산업노조 KEB하나은행지부 위원장은 두 최고경영진 김정태 회장·함영주 행장에서 비롯된 인사 적폐라고 지적했다. 전국금융산업노조 KEB하나은행지부 등은 지난 2일 ‘하나금융지주 적폐 청산을 위한 공동투쟁본부’를 출범하고 김정태 회장·함영주 행장에 대한 퇴진 운동에 나선 상태다.
검증을 철저히 하느냐, 안하느냐 여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고경영자가 채용하겠다는 지시가 내려오면 인사채용 시스템은 단순히 시스템일뿐이다. 이런 지시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은 회장과 행장 밖에 없다. 이것 자체가 KEB하나은행에 만연한 인사적폐고, 이들 최고경영진부터 청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정한 / 전국금융산업노조 KEB하나은행지부 위원장
“은행가 인사 난맥상, 피해자는 국민”
전문가들은 은행의 고질적인 인사 비리가 단순히 한 민간기업의 내부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기준과 원칙없는 인사가 은행을 부실하게 만들고, 그 부실은 결국 국민들에게 전가된다는 것이다.
결국 인사가 만사다. 승진해야할 사람이 승진하지 않고 엉뚱한 사람이 승진하면 근로 의욕이 저하될 수 밖에 없다. 금융인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해 소비자를 위한 새로운 상품, 새로운 정책, 새로운 아이디어를 담은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코드에 맞추기, 줄서기에 나설 수 밖에 없다.
조연행 / 금융소비자연맹 대표
은행의 부실이 이전돼서 사회로 갈 것이 두렵다. 일반 기업같으면 자금 경색이 일어나 시장에서 도태되지만, 은행은 망하지 않고 부실이 계속 쌓이기 마련이다. 그러다 경제위기 오면 내부의 부실을 안고 있다가 한번에 그 핑계로 다 넘겨버리지 않겠나. 그것이 IMF였다. 엄청나게 많은 금융 비리가 드러났지만 그때가서 책임질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결국 국민들이 다 떠안는 것이다.
정병기 / 전 국민은행 상임감사
[11월 28일 추가]
기사가 나간 뒤 KB국민은행은 뉴스타파에 뒤늦게 해명문을 보내왔다. 국민은행 측은 “2014년 특별감사 이후 인사시스템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본부장의 개인평가점수 조정권한은 제한됐으며, 사후 결재가 문제가 된 인사 세부심사기준은 은행장 사전 결재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승진·승격 대상자와 제외자 선별 절차는 혼선이 없도록 명단을 미리 확정해 통보하는 방식으로 변경됐으며, 전산DB에서 삭제돼 문제가 됐던 추천인 관련 자료도 현재는 누적 보관 중이라고 말했다. 또 전 직원을 상대로 인사 기준을 고지하고 있으며, 희망자에 한해 자신의 인사 평가 내용을 조회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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