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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안전’의 속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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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안전’의 속임수

익명 (미확인) | 목, 2015/07/02- 19:31

양정미 씨는 올해 세 살 난 아들을 둔 젊은 엄마이자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에 반대하는 부산시민입니다. 이진섭 씨는 아내, 어머니, 자신 등이 암에 걸렸고, 작년 말 고리 핵발전소와 아내의 갑상선 암 발병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부산지법의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부산 해수담수화 시설에 대한 현지 취재 과정에서 두 사람을 만나 긴 대화를 나눴습니다. 양 씨와 이 씨가 우려하는 것들은 무엇일까요? 혹시 소심한 시민들의 기우가 아닐까요? 시청자 여러분의 판단을 구합니다.

<양정미 씨의 이야기> “언니 방송 안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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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어느 날이었어요. 평소처럼 어린이집에서 강희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해운대 쪽에 사는 동생한테 전화가 왔더라구요. 받았더니 갑자기 엉뚱한 소리를 해요. 언니, 언니네 바닷물로 만든 수돗물 먹게 된다면서? 그게 무슨 소리냐고 하니까, 방송 안 봤냐는 거예요. 그래서 인터넷 들어가서 검색을 해봤더니 짧은 뉴스 하나가 있었어요. 부산 기장군하고 해운대구 송정동 쪽에 바닷물로 만든 수돗물을 공급할 거라고… 정말이더라고요. 그 해수담수화 공장을 2010년부터 지었다는데 그 때 처음 알았어요.

작년에 균도 아버님(이진섭 씨) 소송이 있었잖아요. 고리 핵발전소 근처에 살면 갑상선암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걸 법원이 인정했으니 주위에서도 엄청 떠들썩 했죠. 나야 얼마나 살까 싶지만 우리 강희 생각하면 기장을 떠나야 하나 싶기도 하고, 고민이 많았어요. 근데 갑자기 바닷물로 만든 물을 먹으라고? 그 바닷물은 고리 핵발전소에서 내보내는 방사성 물질들 흘러들어오는 그 바닷물이잖아요.

진짜? 왜? 우리가 먹겠다고 하지도 않았는데 왜 그 물을 먹어야 하는데? 마음이 복잡했어요. 그날 밤까지 그 생각을 하면서 잠든 애 얼굴을 보는데… 나는 괜찮은데 우리 강희한테는 못 줄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우리 애가 미숙아로 태어났잖아요. 임신 중 유산에, 태어났는데 사산까지 거쳐서 세 번째로 정말 어렵게 얻은 아이인데 27주만에 세상 빛을 봤죠. 애 아빠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애기를 받아들고서 얼마나 걱정을 하고 울었는지 몰라요. 그래도 의사선생님이 그러더라고요. 3년만 버티면 그 다음부터는 괜찮을 거라고요. 그때부터 쭉 이 마음으로 살았어요. 강희야, 엄마가 너 지켜줄 거야.

그래서 집 밖에도 거의 못 나가고, 인스턴트 같은 거 하나도 안 먹이고 그렇게 세 살까지 키웠어요. 이제 좀 괜찮겠다 싶었죠. 그런데 갑자기 핵발전소 근처에서 만든 물을 공급하겠다는 거예요. 이건 그냥 틀면 나오는 거니까 먹고 씻고 할 때 쓸 수밖에 없잖아요. 그 때부터 이게 정말 안전한가, 여기 저기 알아보고 다녔죠. 부산시가 안전하다고 내세우는 근거들이 몇 개 있는데 정말인가 좀 따져보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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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에서 여러 차례 한 얘기가 그거였어요. NSF라고, 미국에 국제위생재단이라는 공신력있는 검사기관이 있대요. 거기서 해수담수화 물을 들고가서 방사성 물질을 58가지나 검사했는데 하나도 안 나왔다는 거예요. NSF가 품질을 보장했으니 안전한 수돗물이라는 거죠.

아무래도 뭔가 찜찜해서 직접 NSF 한국지사에 전화를 해서 물어봤어요. 부산에 해수담수화 공장에서 만든 물이 정말 안전한 물이라고 거기에서 보장하느냐구요. 그랬더니 부산시하고는 말이 다른 거예요. 자기들은 샘플로 온 물 가지고 검사 한 번 한 거 결과 통보했을 뿐이지 수돗물 자체의 안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거예요. 수돗물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거니까 수돗물의 품질을 인증하는 일은 없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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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그러대요. 지금까지 수차례 국내 기관에서도 검사 받았는데 안 좋은 물질들은 다 ‘불검출’이라고 나왔으니 안전하다고요. (불검출은 전문 용어로 ND:not detect라고 한다.) 그럼 정말 그 방사성 물질들 하나도 없는데 내가 괜히 설레발 친 건가 하고 잠깐 긴장이 탁 풀리기도 했어요. 근데 동국대 의대에 김익중 교수님이라고, 방사성 물질에 대해 잘 아시는 분 얘기는 또 다르더라구요. ‘불검출’이라는 말이 물질이 없다는 얘기가 아니래요. 기계가 검사할 수 있는 한계치가 있는데, 그거 이하로 나오면 그냥 ‘불검출’이라고 읽는다는 거예요. 물질이 없는 게 아니라 찾아내질 못해서 불검출 인거죠.

균도 아버님이나 다른 갑상선암 걸리신 기장의 어머님들 보면 참 걱정스러워요. 지금까지 고리 핵발전소에서 늘 기준치 이하로 안전하게 방사성 폐기물 처리하고 있으니 안심하라고 했잖아요. 근데 지금 이렇게 핵발전소 근처에서 살아서 암 걸린 사람들이 속속 나오고 있어요. 공기 중으로 나오는 것도 문젠데, 앞으로 식수에까지 그렇게 “미량이라서 괜찮다”고 하는 수준으로 자꾸 먹고, 또 먹고 하면 그게 문제가 되지 말란 법이 어디있어요.

기장시장 앞에서 주민들에게 서명을 받고 있는 양정미 씨

▲ 기장시장 앞에서 주민들에게 서명을 받고 있는 양정미 씨

저 요즘 길거리에서 서명운동을 하고 있어요. 이런 일은 생전 처음이죠. 사실 무척 힘들어요. 하지만 내가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강희한테 너무 미안할 것 같아요. 내가 조금이라도 더 움직이고 한 사람이라도 더 서명받으면 물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매일 이러고 있거든요. 오후 한시 되면 저는 늘 기장시장 앞으로 나갑니다.

<이진섭 씨의 이야기> “왜 하필 여기냐는 거예요.”

저한테 기장은 제 2의 고향 같은 곳입니다. 원래 부산이 고향인데 거기에서 대학까지 졸업하고 기장에 들어와서 조그마한 가구 무역 회사를 시작했어요. 장사가 꽤 잘 돼서 한 때 기장에서 손꼽힐 만큼 큰 돈도 좀 만졌습니다. 그러다 IMF와서 다들 망할 때 말아먹고 그 때부터 택시를 몰았죠.

90년에 기장 들어왔는데 2년인가 있다가 첫 아들 균도를 낳았어요. 균도가 두 살 땐가, 행동이 좀 다른 애들하고 다른 것 같아서 병원 여러 곳을 다녔는데… 알고 보니 애가 자폐성 장애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균도와 아빠 이진섭 씨

▲ 균도와 아빠 이진섭 씨

그래도 균도하고는 재밌게 잘 살았습니다. 녀석이 말이 좀 늦되고 가끔 과잉행동을 한 달 뿐이지, 기분 좋을 땐 싹싹하고 사람들한테도 잘합니다. 녀석이 번번히 학교에서 쫓겨나고 장애 정도가 심하다고 시설에서도 밀려나고 그러는 걸 보다가 안 되겠어서 제가 장애인 인권 운동을 시작하기도 했죠. 녀석은 여전히 제 보배입니다.

애가 장애가 있어도 착하고 예쁘니까 그냥 그렇게 살면 되겠다 싶었는데, 어느 날엔가 저희 어머니가 갑상선암에 걸리셨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 때가 시작이었습니다. 아내도 갑상선암에 걸렸다는 거예요. 유독 이 지역에 갑상선암 수술한 사람이 많긴 합니다만, 막상 내 가족이 그렇게 되고 나니 정말 충격이 컸어요. 그리고 저도 결국, 직장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왼쪽이 이진섭 씨, 그리고 아들 균도와 엄마 박 씨

▲ 왼쪽이 이진섭 씨, 그리고 아들 균도와 엄마 박 씨

저는 가족들이 이렇게 다 아프게 된게 고리 핵발전소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우리 가족 다들 고리원전 10km 안팎에 90년대부터 쭉 살아왔으니까요. 물론 고리 핵발전소는 늘 기준치 이하의 방사성 물질만 배출하고 있으니 건강에 무해하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럼 핵발전소 주변 5~30km 거리에 사는 사람들이 다른 지역보다 1.8배 더 많이 갑상선암에 걸린 이유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겁니까. 그런데 지금 또, 핵발전소의 방사성 폐기물이 흘러드는 바다에서 수돗물을 만들어서 기장하고 송정에 넣겠다는 겁니다.

그것 때문에 요즘 또 고민이 많던 차에, 기준치 이하의 적은 방사선도 오래 피폭되면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아, 이거구나 싶었죠. 그게 이미 학계에선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론인데 영어로 LNT라고 한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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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이하의 적은 양이라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최근에 서울에서 온 어떤 기자가 부산시 수질책임자한테 이 얘기를 물어봤대요. 그랬더니 그 책임자라는 사람이 LNT라는 건 환경단체에서나 주장하는 근거없는 내용이라고 반박을 했다는 거예요.

그런 말을 들으니 내가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정말 그런가 한번 알아봤어요. 그랬더니 오히려 그 부산시 책임자 말이 근거 없는 무책임한 말입디다. 미국 환경보호국(EPA), 세계보건기구(WHO) 같은 권위 있는 곳에서도 모두 이 LNT 모델을 근거로 방사선 안전에 대한 기준을 만들고 있었어요. 보세요. 이런 자료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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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농도의 방사성 물질이 암 발생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연구한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의 논문에도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여기 써있지 않습니까. 적은 양의 방사성 물질에 노출되더라도 암이 생길 수 있다는 LNT 모델이 자기들 생각에 가장 합리적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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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한 가지 결론이 나왔습니다. 방사성 물질에 그냥 받아들여도 되는 안전한 선이란 없는 거구나. 설령 99% 안전하다고 하더라도 1% 위험을 수 십년간 겪어야 한다면 위험할 수 있는 거구나. 여기까지 생각하고 보니, 정말 해수담수화 수돗물을 먹는 게 걱정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들어보세요. 저는 해수담수화 시설 자체에 대해서 비판하려는 게 아니에요. 그거 물 부족한 곳에 먹는 물 만들어주는 좋은 기술인 거 다 압니다. 근데 왜 하필 여기냐는 거예요. 왜 핵발전소 코 앞에다 수돗물 만드는 시설을 지어놨냐는 거예요. 이거 우리가 수도 요금 내고 사먹는 물 아닙니까. 깨끗한 물이니 무조건 먹으라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용납이 안 됩니다. 한 5년 길게 모니터 해본 뒤 이상 없으면 그때 결정하든, 아니면 정말 주민투표를 해서 당장 어떻게 할지를 결정하든, 부산시는 주민들이 충분히 납득할 만한 대책을 내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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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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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세계보건기구) 미세먼지 최고 청정과 최악 국가 순위

 

장재연(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다른 나라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은 순위 매기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듯하다. 순위를 매기는 것을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최고나 최악인 것에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문제는 이런 성향이 지나치면 신뢰도가 낮은 자료나 가짜 뉴스 하나에도 흥분해서 판단력을 잃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국민 관심이 급증한 미세먼지의 경우도 비슷한 성향이 나타나곤 했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오염도는 미국, 유럽, 일본에 비해 매우 높고 따라서 앞으로도 열심히 개선해야 한다. 며칠 전 목격한 것처럼 대기가 안정된 상태에서는 오염도가 급속도로 높아지기 때문에 현재의 오염물질 배출량을 훨씬 더 줄여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미세먼지 오염 수준을 세계 최하위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과 책임 있는 사람들까지 조악한 자료에 근거해 우리나라 미세먼지 오염이 세계 최악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더구나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미세먼지 오염을 줄이기 위해 자동차, 소각, 에너지 소비, 석탄 사용 등을 줄이자는 실천에는 별 관심이 없다. 우리나라가 숨을 제대로 쉴 수도 없는 나라라고 선동하면서, 그저 정부를 비난하는 재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오염 수준이 세계 최악이라고 주장하며 내미는 근거를 확인해 보면, 연구 목적이 미세먼지 자체가 아닌 다른 목적의 보고서의 부실한 자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는 조악한 사설 인터넷 자료나 허접한 앱이 보여주는 가공의 수치들이다. 이런 사람들 일부는 사설 앱의 컴퓨터 그래픽을 인공위성 실시간 자료라고 착각하고 마치 사이비 종교 신도 수준으로 신봉하고 있는 것을 보면, 자료의 부실 여부를 판단할 능력이 없는 듯하다. 세계 여러 국가와 도시들의 미세먼지 오염도는 유엔의 세계보건기구가 집계해서 분석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의 자료를 활용하지 않는 이유는 참으로 미스터리인데, 혹시는 자신들의 믿음과 배치되기 때문에 일부러 회피하는 것일 수도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아래 그림처럼 세계 전역의 미세먼지(PM 2.5) 오염도 수준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호기심이나 관심을 충족시키는 국가별 순서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 다만 대륙별로 또한 소득이 높은 국가와 낮은 국가별로 비교하거나, 인구가 매우 많은 거대 도시들을 비교하는 등의 분석 결과만을 제공하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96621" align="aligncenter" width="640"] 세계보건기구(WHO)의 미세먼지(PM 2.5) 오염도  세계지도, WHO 2018[/caption] 미세먼지 측정은 도시 단위로 이뤄지고, 국가마다 미세먼지 측정의 세부적 사항이 동일하지 않다. 또한 세계보건기구는 가장 많은 미세먼지 실측값 자료를 갖고 있지만, 아직도 아시아와 아프리카, 그리고 남미 등에는 실측 자료가 많이 부족해서 모델링에 의해 추정치가 사용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국가별 직접 비교는 학술적으로는 다소 무리가 있다 . 개인적으로도 국가 순위를 묻는 질문을 언론 등으로부터 여러 차례 받았다. 국가 순위를 매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 피해 왔으나, 엉터리 순위 자료만이 돌아다니면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래도 신뢰도가 가장 높은 세계보건기구 자료에 의한 순위를 파악해서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일 수 있겠다 싶다. 세계보건기구는 국가별로 평균값을 산출해서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 수치의 단순 순위를 매김으로써 국가별 순위를 살펴보는 것은 가능하다. 세계보건기구의 가장 최근에 발표된 도시별, 국가별 미세먼지 오염도 자료는 2018 년에 발표된 2016년 오염 추정치다. 세계보건기구는 108개 국가의 4300개 이상의 도시로부터 미세먼지 실측 자료를 수집했다. 실측자료가 없는 국가에 대해서는 불가피하게 모델 추정치를 사용했지만, 그 추정치는 실측자료와의 검증 과정을 거쳤다. 실측 자료는 사용하지 않고 불확실한 추정치만 갖고 순위를 제시했다가 대형 사고를 치곤했던 다른 보고서와는 차별성을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아래 표는 세계보건기구가 2018 년에 발표한 194개 국가의 국가별 2016년도 평균 PM 2.5자료를 근거로 오염도가 가장 낮았던 25개 국가를 순서대로 나타낸 것이다. . [caption id="attachment_196622" align="aligncenter" width="480"] 세계보건기구가 2018 년에 발표한 194개 국가의 국가별 2016년도 평균 PM 2.5자료를 근거로 오염도가 가장 낮았던 25개 국가를 순서대로 나타낸 표 ⓒ장재연[/caption] 뉴질랜드가 PM2.5연평균 오염도가 5.7㎍/㎥으로 세계에서 가장 미세먼지 오염도가 낮은 국가였다. 세계보건기구 연평균 가이드라인인 10㎍/㎥을 충족한 국가는 조사 대상 194개국 중에서 17개국이었다. 오세아니아 대륙의 뉴질랜드가 1위, 호주가 9위, 마셜제도가 15위였다. 핀란드(3위), 아이슬란드(4위), 스웨덴(5위), 노르웨이(8위), 덴마크(19위) 등 북유럽 국가들도 최상위권에 포진해 역시 청정 국가임을 보여주고 있다. 북아메리카의 미국과 캐나다도 각각 6위와 10위로 최상위권이었다. 몰디브와 마셜제도, 통가, 피지, 미크로네시아 등 해양 국가들도 '청정한 섬'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10위에서 20위 사이의 최상위 순위를 차지했다. 또한 포르투갈, 아일랜드, 스페인, 영국 등 규모가 큰 유럽 국가들도 미세먼지가 가장 잘 관리되고 있는 국가임이 확인됐다.(참고로 표에는 없는 일본은 33위, 프랑스는 38위, 독일은 39위다.) 다음 표는 이와는 달리 세계에서 미세먼지 오염도가 가장 높은 국가들의 순위와 연평균 PM 2.5값을 나타낸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96623" align="aligncenter" width="480"] 세계에서 미세먼지 오염도가 가장 높은 국가들의 순위와 연평균 PM 2.5값을 나타낸 표ⓒ장재연[/caption] 네팔이 94.3㎍/㎥으로 가장 오염도가 높은 국가로 이름을 올렸으며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카메룬, 이라크, 쿠웨이트 등의 중동 국가와 이집트, 니제르, 카메룬, 차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등 다수의 아프리카 국가, 그리고 인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이 가장 PM 2.5 오염도가 심한 국가들이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세계 최악의 미세먼지 오염 국가로 알고 있는 중국은 16위에 그칠 정도로 현재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들이 매우 높은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그럼 우리나라의 순위는 몇 위일까? PM 2.5 연평균 오염도가 24.6㎍/㎥으로 194개국 중에서 좋은 순서로는 125위, 나쁜 순서로는 70위였다. 우리나라의 위치를 그림에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caption id="attachment_196624" align="aligncenter" width="640"] 우리나라의 순위는 몇 위일까? PM 2.5 연평균 오염도가 24.6㎍/㎥으로 194개국 중에서 좋은 순서로는 125위, 나쁜 순서로는 70위로 나타났다.ⓒ장재연[/caption] 좋은 순위는 아니지만, 많은 국가들이 차이가 아주 작게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앞으로 평균 오염도를 1㎍/㎥씩만 줄여 나가도 순위가 쑥쑥 좋아진다는 희망은 있다. 2018년에 강화한 기준인 15㎍/㎥을 달성하면 세계 50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 미세먼지 오염도 개선은 선진국도 수십 년 동안의 지속적 노력을 통해 달성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평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누락된 부분을 새로 대책으로 추가해서 장기간 흔들림 없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성취될 수 있다. 그것이 역사의 경험이고 교훈이다. 우리의 정확한 위치 파악이, 근거 없는 자기 비하성 주장과 남 탓을 하면서 국민을 무기력증에 빠지게 만드는 악성 여론의 영향력을 줄이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목, 2019/01/2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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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흘째 신규 확진자 ‘0’…추가 사망자도 없어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추가 감염자가 나흘째 발생하지 않으면서 확진자 숫자가 182명에서 그대로 유지됐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어제(6월 30일)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규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아 총 사망자 수는 33명으로 유지됐다.

퇴원자는 2명이 늘어 모두 97명이 됐다. 신규 퇴원자는 96번째(남, 76세)와 136번째(남, 67세) 환자다.

※ 현재까지 감영경로가 불확실한 119번째, 175번째, 178번째 확진자와 구급차에서 감염된 133번째, 145번째 확진자를 제외한 모든 메르스 환자는 병원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타파는 메르스 발병병원과 경유병원 등 메르스 관련 정보를 정부의 공식 발표(6월 7일)보다 앞선 지난 6월 5일부터 공개하기 시작했다.

목, 2015/07/0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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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개월 간 미국 트럼프 정권과 북한 김정은 정권의 대치 속에서 한국인들은 대체로 이번 북핵 위기 또한 과거의 경우처럼 지나갈 것이라고 여기며 일상을 유지했다. 하지만 필자는 이 같은 평온함이 어제(9월 20일)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계기로 끝나야 한다고 본다.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위협받으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시키지 않는 방법 외엔 선택지가 없다”고 전세계에 선포했다.

인구 2500만의 북한에 대한 이같은 집단 학살 위협은 최근 몇 주 사이에 워싱턴에서 보편적인 의견으로 자리잡았다. 북한 주민 중 다수가 남한에 가족과 친척을 두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른바 ‘북한을 전멸’시킬 수 있는 ‘군사옵션’이란 발상은 현재 허버트 R.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부터 짐 매티스 국방부 장관까지 미 정부 내부에 견고하게 자리잡았고, 이는 미국 미디어와 케이블뉴스 채널 내에 포진한 다수의 전쟁 선동자들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필자는 트럼프와 그 일당이 이 같은 군사 위협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깨닫지 못한다면, 셀 수 없이 많은 목숨을 앗아갔던 한국전쟁 때보다 더한 위기를 겪게 될 수도 있다고 강조하고 싶다.

9월 20일 트럼프의 유엔 연설은 이미 미국의 여러 반전평화단체의 분노를 샀을 뿐만 아니라, 이들 단체에 또 다른 동력을 제공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공격적인 발언 이후 불과 몇 시간 안에 미국 내 반전단체 세 곳은 그의 위협적 발언을 규탄하고 긴급 대책을 촉구했다.
‘크레도액션(Credo Action)’, ‘윈위드아웃워(Win Without War)’와 ‘무브온(MoveOn)’ 등 반전단체 세 곳은 성명에서 “미국 정부는 비극적인 전쟁으로 치닫는 상황을 막고, 외교적으로 북한 위기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또 “전쟁이 일어난다면 한반도와 주변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한-미-일 3국의 병력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갈 가능성이 크다”며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유례없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촉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내 몇몇 반전평화단체들은 현지시간 수요일 유엔 본부 앞에서 항의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15년 남북한 국경 비무장지대(DMZ)를 걸어서 건너 화제가 된 글로벌 여성평화단체 ‘위민크로스 DMZ(Women Cross DMZ)’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에게 북핵 위기를 풀어낼 외교적 방법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한국 특사를 임명하도록 촉구하는 서한을 작성 중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의 창립자 크리스틴 안(한국명 안은희)은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남북한의 여성단체들이 이 서한을 지지해주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안 씨는 “우리 여성들이 단합하고 연대해야 할 시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명한 평화 연구단체인 미국 군축협회의 대릴 G. 킴벌 협회장 또한 미리 준비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킴벌 협회장은 “제재 압력과 미국의 호전적인 핵 위협이 북한으로 하여금 대미 전략의 방향을 바꾸도록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 상당히 순진한 발상”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트럼프가 대북 전략의 초점을 외교에서 전쟁으로 선회한 계기는 지난 8월 진행된 을지프리덤가디언(Ulchi Freedom Guardian, UFG) 한미합동군사훈련이었다. 이 훈련이 진행되기 전 김정은은 당초 계획했던 괌 미사일 발사 계획을 취소했다. (괌은 해당 연습 중 B1-B 전략 폭격기가 발사되는 곳이다.) 그리고 다음 군사 행동을 개시하기 전까지 ‘양키들’의 행동을 지켜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 결정은 트럼프가 김정은에 대해 ‘현명하고 합리적인 결정’이었다는 칭찬의 메시지가 담긴 트윗을 날리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됐다. 아마도 이 때문에 미국방부가 UFG 연습에 동원된 미군 숫자를 지난해의 2만5000명에서 1만7500명으로 슬그머니 축소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북한 지도부에 대한 참수 공격 등 UFG 훈련의 핵심 요소는 여전히 진행됐다. 이 점이 북한이 일본 홋카이도 상공을 지나는 두차례 미사일 시험 발사를 촉발시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지난 9월 2일 북한은 사상 최대 폭발력의 6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이 핵 무기를 이용해 미국을 위협하는” 행동을 차단하는 목적의 이른바 “예방적 전쟁”의 가능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미국의 대북 정책이 중요한 변화를 맞이할 것을 예고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지난 2007년 이라크 반군과의 전쟁을 이끌어 유명해진 퇴역 장성이다.

북한 군사 전문가들이 수 개월간 예측해왔던 이번 6차 핵 실험 또한 트럼프의 도를 넘어선 발언을 촉발시킨 것으로 보인다. 핵 실험 소식을 듣고 몇 시간 동안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모욕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당시 트윗은 한국이 주장해왔던 “북한을 달래기 위한 대화 전략은 통하지 않을 것”이며 “대화는 해답이 될 수 없다”고 선언했다. 당일 트럼프와 회동을 가진 이후 매티스 국방장관 또한 발언 수위를 높여 북한이 어떠한 ‘공격’ 시도를 하든 미국이 “완전히 전멸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이 같은 상황을 실제 ‘검토’하고 있진 않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옵션이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나리오에서 북한의 선택지는 모든 핵 무기를 포기하거나, 미국의 분노에 맞서는 것 뿐이다.

심지어 과거 대북 협상을 담당했던 미국 인사들도 북한이 먼저 비핵화 선언을 하지 않는 이상 현재의 상황에서 대화는 소용 없다는 입장에 동의하는 모양새다. 비핵화는 과거부터 수차례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되어 왔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진행된 6자 회담에서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냈던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지난 9월 18일 워싱턴DC에서 미일연구소(US-Japan Research Institute) 주최로 열린 한 포럼에서 북한과의 대화 조건으로 비핵화를 내거는 것은 북한이 지난 2005년 대화 테이블에서 동의했던 현상 유지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2005년 6자 회담 공동성명에서 이미 북한이 “6자 회담 상대였던 5개국 모두와 비핵화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북한에 비핵화 선언을 또다시 요구하는 것은 “전제 조건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에 대한 힐의 유일한 비판은 “한국인들을 유화론자라고 비판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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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참석한 포럼 패널토론 모습.

같은 날 매티스 국방장관은 기자들에게 펜타곤이 “한국을 북한의 반격이라는 중대한 위기에 노출”시키지 않으면서도 전개할 수 있는 군사 옵션을 고려하는 중이라며, 북한에 대한 비핵화 압력을 강화하는 발언을 했다. 이는 그가 지난 5월 한반도에 또다시 전쟁이 일어난다면 “큰 참사”가 될 수 있으며 “인류 역사상 최악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발언 등 수차례 해왔던 과거 주장과 크게 대치된다.

지난 주말, CNN의 펜타곤 출입기자 바바라 스타는 매티스 장관의 잠재적 북한 타격 계획에 대한 전현직 관료들의 분석과 전망을 종합해 보도했다. 스타 기자는 북한의 미사일 기지는 물론, DMZ 북단에 배치된 수천 문의 재래식 대포를 목표로 하는 일주일 정도의 공습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스타 기자는 “미국 관료들은 자신들이 김정은의 무기고 위치를 인지하고 있다고 믿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펜타곤 내부에서는 이번 공습 중 정찰 위성에서 포착되는 모든 무기를 파괴하기 위해서는 일주일 또는 그 이상 복잡한 공중 폭격과 크루즈(순항) 미사일 폭격을 지속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는 대부분의 공습은 일본 이와쿠니 미 해군기지에 대기 중인 스텔스 전투기 US F-35를 이용해 진행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스텔스 전투기는 북한에 대한 무력 시위의 일환으로 괌에 배치된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와 함께 한반도 상공을 비행한 적이 있다.

사실, 미국이 군사 옵션으로 돌아선 또 다른 요인은 일본과 트럼프의 관계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트럼프의 가장 친한 친구이고, 위기가 있을 때마다 트럼프가 가장 먼저 전화 통화를 하는 대상은 바로 일본 총리 아베 신조다. 일본 열도 너머로 지나간 북한 미사일에 놀란 아베와 그의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북한에 더욱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도록 촉구하고 나섰다. 지금까지 필자가 워싱턴DC에서 관찰한 결과, 이들은 미국의 대북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배후에서 강력한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트럼프의 유엔 연설 전날, 아베는 여러가지 제재를 통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단념시킬 수 없다면 군사적 조치도 해법이 될 수 있다는 내용, 즉 미국의 군사 공격 옵션을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취지의 다소 이례적인 기고문을 뉴욕타임스에 내보냈다. 해당 칼럼에서 아베는 “필자는 테이블에 모든 옵션을 올려두고 고려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일본 측의 주장은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참석했던 포럼에서도 등장했다. 해당 포럼의 발표자로 나선 미토지 야부나카 전 6자회담 일본 수석대표는 수많은 미국 국민들이 북한이 결국 비핵화에 나설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비현실적”인 발상이라고 보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미국은 북한의 무기 전반을 통제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크리스토퍼 힐과 미토지 야부나카.

▲크리스토퍼 힐과 미토지 야부나카.

그는 대화가 “미국의 국익에는 충분”할지 모르지만 일본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일본은 이미 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돼있기 때문에 그것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든 대북 협상의 “목적은 확실히 비핵화여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나는 트럼프가 군사 옵션 방침을 고수한다는 소식에 크게 고무됐다”고 덧붙였다. 야부나카의 이번 발표는 일본 단체인 미일연구소가 준비했고, 유명 싱크탱크인 ‘카네기 국제평화재단(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 CEIP)’에서 진행됐다.

한국이 또다시 전쟁에 휘말리는 것을 피하고 싶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와 아베가 무력 옵션 카드를 고수해 실제 북한과 심각한 군사 충돌로 이어지기 전에 위기 상황에서 주도권을 잡기를 원할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전쟁은 남북한 모두에 재앙만 불러올 뿐이다.

※ 기사 원문(영어) 보기 | See original version(EN)


취재 및 사진촬영: 팀 셔록
번역 : 김지윤

목, 2017/09/2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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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20대 국회의원과 의원출신 고위공직자들이 정책개발을 위해 외부 전문가에게 맡겨온 정책연구 실태를 검증한 결과 표절 등 엉터리 정책연구로 국민의 세금이 낭비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해당 예산을 국고에 전액 반납하는 국회의원들이 잇따르고 있다. 10일 현재 예산을 국고에 반납했거나 반납 절차를 진행 중인 의원은 모두 5명이다.

▲ 2018년 1월 5일 뉴스타파가 방송한 국회개혁 프로그램 1부

▲ 2018년 1월 5일 뉴스타파가 방송한 국회개혁 프로그램 1부

※ [국회개혁]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민낯 1부 : 세금의 블랙홀(링크)

신용현 의원, 400만 원 반납
“국민의 세금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신용현 의원(국민의당)은 2016년에 진행한 정책연구 2건이 인용과 출처 표기 없이 다른 사람의 논문 베껴 제출한 사실이 뉴스타파 보도로 밝혀진 이후, 해당 표절 정책연구에 들어간 국회 예산 400만 원을 전액 국고에 반납 조치했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1월 9일 취재진에게 보낸 메일에서 “국민의 소중한 세금이 들어간 의원실의 용역 결과가 (표절로 드러나)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국회 예산 집행을 더 철저히 검증해 국민의 세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병기 의원 500만 원 반납
“표절금지 서약서 도입 등 제도개선에 노력하겠다.”

김병기 의원(더불어민주당)도 학위논문을 베낀 표절 정책연구에 쓰인 예산 500만 원을 반납조치 했다. 김 의원은 1월 4일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메일을 보내 “(표절) 연구용역비 전액을 국회사무처에 환불 신청했다”고 전해왔다, 김 의원은 이와 함게 표절 금지 서약 작성을 의무화하고 검증 절차를 도입하는 등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학위논문을 베껴 만든 표절 정책연구의 실무진행을 맡았던 비서관 등 2명의 보좌진은 의원 면직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주 장관, 478만 원 반납.
“국민 세금이 표절 정책연구에 쓰여져 송구스럽다.”

국회의원 출신인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도 1월 2일 표절 정책연구에 쓰인 국회예산 국회 예산 500 만원 중 세금을 제외한 478만 원을 국고에 반납 조치했다. 김영주 장관 측은 “결과적으로 국민의 세금이 표절 정책연구에 쓰여져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해왔다.

설훈 의원, 300만 원 반납 진행 중
“잘못은 인정한다,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

설훈 의원(더불어민주당)도 표절 정책연구와 정책자료집에 들어간 300만 원의 예산을 국고에 반납하도록 국회사무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훈 의원은 지난해 12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를 통해 “잘못을 인정한다”며 “사후 조치로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겠다”고 국고 반납을 약속한 바 있다.

하태경 의원 100만 원 반납 진행 중
“적절한 방식으로 국민들에게 돌려드리겠다”

하태경 의원(바른정당)도 2015년 표절 정책연구에 쓰인 예산 100만 원을 반납하겠다고 약속했다. 하 의원은 “국민 세금이 낭비된 것이기 때문에 국회사무처와 협의를 통해 적절한 방식으로 국민들에게 돌려드리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타파, 시민단체 3곳과 함께 국회의원 정책연구 892건 검증

뉴스타파가 ‘세금도둑잡아라’ 등 시민단체 3곳과 함께 지난해 6월 국회를 상대로 20대 국회의원과 의원출신 공직자들이 수행한 정책연구 집행 내역 공개를 요청했다. 그 결과 모두 193명이 892건의 정책연구를 수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 국회예산은 32억 원이 집행됐다. 1건 당 평균 350만 원의 세금이 들어갔다. 뉴스타파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 6개월 동안 국회의원들의 정책연구 용역실태와 비용을 추적해왔다.

국회의원의 정책연구 사업은 정책개발과 입법활동 명목으로 외부 전문가들에게 관련 연구를 맡기는 형태로 이뤄진다. 용역비용은 국회 예산 중 정책 및 입법개발비 항목에서 집행되고 있다. 정책연구 용역은 정책자료집 발간과 함께 국회의원의 주요 의정활동의 하나다.

그러나 정책연구 용역 실태를 검증하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국회 도서관에 등재돼 있는 국회의원들의 정책연구는 전체 검증 대상이 892건 이었으나 불과 250여 건뿐이었다. 개별 의원실에서 생산한 정책연구의 경우, 국회 기록관리 규정상 국회 도서관 등록이 의무화되지 않은 탓이다. 나머지 정책연구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질의서 193명 중 133명 답변서 보내, 59명은 답변 없어

뉴스타파는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4일부터 정책연구의 전체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193명 전원에게 질의서를 보내 정책연구의 결과보고서와 수탁받은 연구자를 공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지금까지 133명이 답변서를 보내왔다. 그러나 답변서를 보내 온 일부 의원들은 개인정보 보호 등의 이유로 연구자와 결과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또한 59명의 국회의원은 답변서조차 보내오지 않았다.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 정책연구였지만 이들 의원들이 수행했다는 정책연구 결과보고서를 확인할 수 없었고, 담당 연구자도 파악할 수 없었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는 “국민의 세금을 사용하는 의원들의 입장에서 정보의 공개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이고,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권리”라고 말했다. 서복경 교수는 또 “국회가 주요 정보를 공개를 하지 않으면 불신뿐 아니라 음로론까지 형성될 수밖에 없다”면서 “내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한 투명한 공개를 통해서 역설적으로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타파는 세금도둑잡아라 등 시민단체 3곳과 함께 국회의원 정책연구 용역의 전체규모와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현재 국회를 상대로 공개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아래는 뉴스타파에 답변을 보내오지 않은 59명의 명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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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박중석, 최윤원
데이터 최윤원
촬영 김남범
웹디자인 하난희
자료조사 최유리

수, 2018/01/1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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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지난 두 달 동안 국회의원들의 정책자료집 표절 실태를 취재하며 수십 명의 국회의원과 보좌관을 만났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감춰져 왔던 국회의원 정책자료집의 비밀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이 털어놓은 내용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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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정책자료집이 뭔가요?

OOO 국회의원 보좌관 : 정책자료집은 국회의원의 정책의, 의정활동의 결과물인 거죠.

Q: 정책자료집은 누가 만드는 것인가요?

OOO 국회의원 보좌관 : 대부분 보좌관들이 작성합니다. 의원님은 별 관여를 거의 안하시고…

OOO 국회의원 보좌관 : 정책자료집의 구체적 내용을 잘 모르시는 분(의원)이 저는 많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OOO 국회의원 보좌관 : 제가 만들기 때문에 의원님은 모르죠.

OOO 국회의원 보좌관 : 더 바람직한 것은 이것은 국회의원 OOO, 이렇게 국회의원 이름을 달면 안 돼요. 제가 생각할 때는.

(그러면 어떻게 달아야 됩니까?)

OOO 국회의원 보좌관 : 의원실로 해야 돼요.

Q: 정책자료집은 왜 만드나요?

OOO 국회의원 보좌관 : 정책자료집을 왜 만드냐 하면, 의원들의 기본적인 속성이 지역구가 같다 안 같다를 떠나서 경쟁관계입니다. 300명이 다 경쟁관계입니다. 그래서 뭐 (다른) 의원실에서 이걸 딱 내면 의원들이 “야 우리는 어디 간거야?”. 이렇게 말한다고요. “우리는 왜 안 해?” 그러면 정책자료집을 위한 정책자료집을 만들어야 내야 돼요. 이런 문제가 생긴다는 말이에요. 그러니까 과잉입법하고 똑같은 사안이죠.

OOO 국회의원 보좌관 : 파도타기 유행식으로 정책자료집을 경쟁적으로 내고, 의원의 성과로 홍보하는… 정책자료집 몇 권을 내면 쫙 깔아놓고 ‘이러한 정책자료집을 냈습니다’라고 SNS 등에 홍보를 하고…열심히 일한 국회의원이 모습이 되니까요.

OOO 국회의원 보좌관 : 입법 및 정책개발비가 남으면 자료집들을 많이 찍죠. 사실은 그 남은 비용들을 쓰기 위해서.  

OOO 국회의원 보좌관 : 반대로 불용되면, 불용시키면 의원실이 쪼들리는 살림이 감당이 안 되거나.

(그 말씀은 그러면  정책자료집을 냈기 때문에 정책개발비를 받는 게 아니라 거꾸로 정책개발비라는 그것을…)

OOO 국회의원 보좌관 : 안 쓰면 불용인데,

(정책개발비를 타먹기 위해서?)

OOO 국회의원 보좌관 : 네, 정책자료집을 말하자면, 페이크(가짜)라도 몇 페이지 갖다 내야 정책개발비라는 걸 수령할 수 있고.

Q: 정책자료집 베끼기는 어떻게 이뤄질까요?

OOO 국회의원 보좌관 : 어떻게 연구를 합니까 우리가…  발췌하고, 발췌해서 믹싱하는 거지 어떻게 연구를 하냐고요. 저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란 말입니다.

국회가 얼마나 바쁘게 돌아가는지 아시잖아요. 누가 의원이 의정활동하다 말고 그걸 연구해서 냅니까? 보좌관이 연구해서 냅니까? 그건 논문이죠. 그렇게 되면 논문이죠. 자료집이 아니라. 자료집이라는 것은 이 사람 저 사람 갖다 쓰라고 있는 거잖아요.

연구보고서 원 저자 : 국회의원 보좌관실에서 요청할 때가 있어요. 자료를 뭐 만들어 달라고 나중에 가보면 거기다 껍데기만 붙여서 나가는 경우도 있어요. 사실. 심하게 말씀드리면 그냥 껍데기만 바꿔서. 그걸 ‘표지 갈개’라고 하죠.

OOO 국회의원 보좌관 : 저희가 거꾸로 (기관 등에)요청을 해요. 저희가 국감 때 이런 자료를 써야 하는데 좀 자료를 달라고.

연구보고서 원 저자 : 저희는 그걸 갖다가 전략적으로 활용을 해요. 솔직히 말해 우리의 요구 사항을 담아가지고 그쪽에다 주는 거죠.

자기 쪽에 우호적인 의원들을 확보하려고 노력들을 많이 하거든요..일단 우리의 의견을 가장 빠르게 반영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죠.

Q: 국회사무처는 제대로 검증하고 예산을 지급할까?

OOO 국회의원 보좌관 : 자료집을 만들면 다 사무처에 제출합니다. 세 권인가 제출하게 돼 있어요. 그러니까 발간했을 때 ‘돈 주십시오’ 하려고 들고 갔는데 그러면 ‘뭐 발간했어요?’할 때 증빙이 없으면 돈을 줄 수는 없잖아요.

(국회 사무처에서 관리 감독을 안 하나요?)

OOO 국회의원 보좌관 : 사무처에서 터치를 할 수 없죠

(내용은 전혀 터치 못합니까?)

OOO 국회의원 보좌관 : 형식을 갖추게 되면 못하죠.

OOO 국회의원 보좌관 : 자금의 집행이라도 행정적인 집행인 거죠. 영수증 처리가 잘 됐나만 확인하는 거지. 내용이 어떻다고 걔네들이 확인하기가 어렵죠. 그리고 그걸 확인하는 순간 ‘국회사무처가 국회의원실의 지원기구인데 너네들이 나의 입법 정책과정에서 대해서 개입하는 이게 뭔 이야기냐. 지금’ …이런 구조죠.

OOO 국회의원 보좌관 : 입법 정책개발비만 그런 게 아니라 의원실에서 집행되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사무처가 그 내역을 쉽게 들여다보기는 어렵죠. 그렇잖아요? 구조가 그렇게 되는 게 아니겠습니까?


취재 최윤원 박중석
촬영 김남범, 오준식
편집 윤석민
CG 정동우
그래픽 하난희

목, 2017/10/19-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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