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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책 읽기 – 복지국가 편’ 일곱번째 모임 후기 written by 이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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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책 읽기 – 복지국가 편’ 일곱번째 모임 후기 written by 이재철

익명 (미확인) | 목, 2015/06/18- 15:20

2015-06-13 12.18.29

* 이번 후기는 모임에 참석하진 못했으나 항상 ‘정치적 책읽기 : 복지국가편’ 모임을 마음에 두고 사는 ‘이재철’님께서 책을 읽고 보내주신 ‘후기’입니다. 비록 사진에는 없지만 항상 마음으로 함께하고 다음 모임 참석을 약속한 ‘이재철’님이 함께 사진에 나오길 기다립니다^^

 

매번 송구합니다. 지난 토요일 모임도 참석을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변명보다는 모임 후기를 대체할 짧은 글을 마련했습니다. 부족한 글이나 너그러운 마음으로 양해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니까 6월13일의 모임입니다. 예정대로라면 <복지국가의 철학>(신정완, 인간과복지)를 읽으셨을 테지요. 모임원들께서는 즐거운 강독이 되셨는지요. 고백건대 저에게는 결코 술술 읽히는 책이 아니었습니다. 텍스트의 밀도는 높았고, 밑줄이 필요한 부분은 많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좋았습니다. 어떤 결여라는 게 있었는데 그게 충족되는 책이었으니까요.

“구직활동 중인데요” 다소 멋대가리 없게 자기소개를 하던 접니다. 불과 몇 주전까지는 고용절벽에 서 있었고요. 연이은 고배로 심신이 지쳐갈 즈음에는 비로소 ‘일자리 복지’라는 것을 운운하기 시작했습니다. “취업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나같은 사람들을 위한 사회안정망 도입이 시급하다,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늘리고 임금피크제를 확대적용하라”며 닭똥같은 눈물을 흘려왔습니다. 말 없이 제 소주잔을 채워주던 9급 공무원 친구가 묻더군요. “왜 그래야 되는데?” 닭똥칠에 꿀먹은 벙어리가 된 저는 이 책이, 그래서 좀 반가웠습니다.

공리주의, 권리자격론, 자유지상주의, 공동체주의… 짧은 독서력이나, 저는 이토록 친절하게 복지를 둘러싼 다양한 사상적 토대들을 설명해주는 책을 만나본 적이 없었습니다.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은 저같이 부족한 독자들을 풀리지 않는 거대한 수수께끼 속으로 떠밀어버리는, 말하자면 대단히 불친절한 책과도 같았다면, 이 <복지국가의 철학>은 흡사 무척이나 친절한 이웃사촌과도 같았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저자가 존 롤스의 정의론에 굳건한 신뢰를 실어주고 있어서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1부의 내용은 롤스의 정의론이 왜 복지국가의 철학적 기초가 되어야 하는지를 다른 사상들과 대조하며 역설하는데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표방하는 우리나라의 보수와 진보가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데 어쩌면 타협점을 찾을 수 있는 인식의 토대가 바로 롤스의 정의론에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2부는 복지국가가 자본주의 시장경제 속에서 순기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저는 성장과 분배를 설명할 때 으레 둥근 파이 한 판을 떠올리고, 특히 분배를 설명하면서 찢겨져 나가는 파이를 연상해왔는데요. 늘 옳은 연상이 아닐 수도 있음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복지국가를 통한 소득재분배는 사유재산제도의 작동에 부분적 변화를 야기한다. 부유층의 가처분소득은 줄고, 빈곤층의 가처분소득은 늘어 개인 간 사유재산의 규모격차를 줄이는 효과를 낳는다. 또 개인 간 소득 격차를 줄이고, 노동자의 처지가 개선되는 효과를 동반한다.” 분배적 정의가 올바르게 실현되는 시장경제 속에서 성장과 분배는 이분법적으로 단순 구분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파이를 대신할 비유를 고민하게 만드는 대목이었습니다.)

서구사회는 시장실패 이후, 정부실패를 겪은 역사가 있습니다. 3부에서는 서구의 복지역사에서의 교훈점으로 ‘복지다원주의’를 언급합니다. 요컨대 정부가 복지를 전담하는 주체가 되면 부담이 가중될 수 있으니, 국가를 구성하는 다양한 주체들이 복지 서비스를 나누어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요. 저는 이 복지다원주의에 좀 매료됐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는 복지수요를 과연 정부만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 염려되면서, 사회적경제영역에서 보충적 사회적안전망이 생겨날 필요에 대해서 생각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만약 서구의 20세기 역사에서 시민단체나 협동조합이 와해되지 않고 사회적자본이 견고하게 축적되었다면 정부실패를 피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결과적으로 20세기 세계사가 바뀔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짧게나마 독서모임을 다녀가면서 ‘복지’와 ‘복지국가’를 접해오고 있습니다. 강독 후에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말씀하시는 구체적인 복지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고 있기도 하고요. 워낙에 제가 식견이 부족해서겠지요. 사실 막연했습니다. ‘왜 그렇게까지 해야되지, 왜?’ 라는 질문이 해결이 안 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음 모임에서 조금은 더 이해를 할 수가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이번 독서를 통해 조금은 더(여전히 자신 없지만) 공감대가 형성이 됐거든요. 다음 모임은 27일이지요? 다이어리에 시꺼멓게 칠해놨습니다. 책도 미리서 읽어놓을 생각입니다. 제 자리 빼지 마시고요, 곧 뵙도록 하겠습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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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발표난 [전대미문 프로젝트]는 지원신청을 동영상으로 받았다지요.

[전대미문 프로젝트]에 지원하기 위해 만든 동영상입니다^^

앞으로 정치발전소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담겨있어요!

화, 2015/06/2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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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퇴행 막은 헌재 판결
한국 정치사 이정표적 대사건
그럼에도 헌재의 구조 불안정
짧은 임기, 임용 방식 등 문제
‘헌재 개혁’은 또 다른 숙제

최장집고려대 명예교수·정치학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정치학

헌법재판소(헌재로 약칭)가 현임 대통령을 면직한 것은 한국 정치사와 민주주의 발전에 있어 이정표적인 대사건이다. 해방과 국가수립 이후 논란이 심했던 대통령이 피를 흘리지 않고 현직에서 물러나 정권이 교체된 사례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전까지 한 번도 없었다. 이승만·박정희·전두환 대통령들이 모두 그러했다.

20세기의 대철학자인 칼 포퍼, 대표적인 민주주의 이론가의 한 사람인 아담 셰보르스키는 민주주의를 “피를 흘리지 않고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체제”라고 정의했다. 무척 간결하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이처럼 강력한 정의는 없다. 우리나라와 같이 민주주의를 위해 피를 흘려 본 역사를 지닌 나라에서 더 절실하게 느껴질 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주요 제도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언론을 통해 터져 나온 이래 헌재의 탄핵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대통령 퇴진, 또는 탄핵 이슈를 둘러싼 대중 동원의 내용과 성격에는 여러 단계가 있었다. 그 마지막 단계에서는 탄핵 지지파와 반대파 사이의 경쟁적 시위가 전개됐다. 시위 군중들이 충돌해 피를 불러 오면 어쩌나 하는 큰 위기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일부 과격 시위 군중들이 가하는 물리적 위협만이 판사들이 감내해야 하는 정신적 압력은 아니다. 민주주의는 부정적으로 말한다면 여론에 반응하도록 디자인된 정치체제다. 분출하는 열정이 광장을 메우는 상황에서 판사들이 여론의 압력에 영향 받지 않고 사실에 기초해 이성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은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일 수 있다.

탄핵 결정 이후 헌재의 판결에 대해 긍정과 부정을 묻는 여론조사가 있었다. 응답자의 90%에 달하는 절대다수가 헌재의 탄핵 인용에 긍정적이었다. 이는 이번 사태가 진행되는 동안 행해진 수많은 여론조사 가운데서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일반 시민들이 헌재의 결정이 여론에 크게 상치하지 않는다고 평가하고 있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만은 아니다. 탄핵 반대 의견을 가졌던 이들조차 헌재의 결정이 정치적 열정이나 의견에 휘둘린 편향적 판결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가를 운영하는 세 중심축의 하나인 사법부의 헌재가 정치 위기의 결정적인 순간에 해야 할 결정을 통해 현임 대통령이 법적 절차를 따라 질서 있고 평화롭게 퇴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가 그동안 많이 뿌리내렸음을 실감하게 된다.

그러나 이번 헌재 판결 이전까지 필자는 제도로서의 헌재와 그 역할에 대해 마냥 긍정적으로만 받아들였던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87년 민주화 이후 헌법 개정에 참여한 사람들이, 법원의 헌법 해석권과 관련해 일반법원을 대표하는 미국식 연방최고법원이 아니라 왜 유럽식인 독립적인 헌법재판소를 설치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득력 있는 해답을 제시한 적이 없다. 오랜 권위주의 체제를 경과하며 민주주의의 전통과 실천의 경험이 취약한 조건에서 사법관료 체제의 최상위에 이른 엘리트 법관들에게 헌법 해석권이 부여될 때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았다. 미국 헌법 제정 당시 최대 쟁점이 인민주권의 대표기관인 의회가 다수결을 통해 결정한 법안을 소수의 판사들이 헌법 해석을 통해 번복할 수 있는가에 관한 문제였다. 법의 지배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판사들에 의한 헌법 해석을 통해 성취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헌법 해석을 위한 독립적인 법원으로서 헌재의 필요성을 처음 이론화한 한스 켈젠의 논거는 지금 우리에게도 큰 설득력을 갖는다. 사법관료 제도의 중심에 있는 일반법원은 법과대학에서 교육받은 법률가들로부터 충원된다. 그런데 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 일반법의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광범한 정치적 문제를 그들이 모두 평결하는 것이 적절한 것일까. 이런 의구심 때문에 일반법을 다루는 위계구조밖에 헌법 문제를 다루는 독립적인 헌재가 필요하다고 한 것이고, 헌재의 판사는 반드시 법관일 필요가 없다고 그는 생각했다. 현재 미국을 제외한 독일·프랑스·일본 등 많은 선진적인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방식은 일반적이다. 한국의 경우엔 헌재 재판관의 구성도 문제지만 임용 방식과 6년이라는 짧은 임기도 문제가 된다.

헌재의 취약성은 헌재의 구성과 성격을 불안정하게 하고, 정치의 사이클에 따라 정치권력에 쉽게 휘둘릴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제도적 측면에서 헌재 개혁의 필요는 이번 탄핵 결정이 남긴 최대 과제일 것이다.

민주주의가 퇴행을 거듭하던 시점에서 헌재가 법의 정신에 부합하는 이성적이고 사려 깊은 판결을 내린 것은 우리에게 큰 행운이다. 가장 긴요한 시점에서 결정적인 판결을 내린 헌재 판사팀 전체에게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한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정치학

[출처: 중앙일보] [최장집 칼럼] 헌재의 역할과 취약성

월, 2017/03/2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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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발전소 2017년 3월 수입지출 내역입니다.

  1. 2월 말에 지출되지 못한 임대료가 3월 초에 지출되면서 3월에는 2개월 분의 임대료가 지출되었습니다.
  2. 지난 달에 이어 수강생들의 수강료 입금되면서 수입의 양이 커졌습니다. 이는 4월에 <민주주의 강독>과 <세상을 바꾸는 보좌관>의 강사료가 지출되면서 상쇄될 예정입니다.
  3. 회원 여러분께 보내드린 <양손잡이 민주주의>는 2~3월에 걸쳐 두 분의 후원자가 큰 비용을 후원해 주셔서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두 분의 후원자께 큰 감사를 전합니다.
  4. 사무실 책장을 추가로 구입하면서 도서를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였습니다. 현재는 도서출판 후마니타스에서 출간된 책들을 일부 구비하고 있습니다. 차차 좋은 정치와 민주주의를 고민하는데 도움이 될 책들을 갖춰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도서는 정가에서 1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합니다. 아직 카드결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금결제 혹은 계좌이체로만 구입이 가능한 점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2017년 3월 수입지출 내역

수, 2017/04/0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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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복지국가”, 지역복지운동의 고민을 나누다

지역복지운동단체네트워크

 

 

다시, 지역이 주목받고 있다. 30년만의 개헌이 공론화된 이후 지방분권은 국가의 권력구조나 사회경제적 규정 못지않은 중요한 화두로 언급되고 있다. 이는 91년 지방의회 선거를 통해 ‘부활’한 바 있는 지방자치가 여전히 제도적, 실체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특히 ‘복지’가 국가의 핵심의제로 떠오른 2000년대 이후 누리과정 등 복지사업의 재원분담 문제, 청년수당과 같은 지방정부의 독자적 복지사업에 대한 문제 등 지역복지에 관한 갈등과 실험이 사회적 이슈로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의 개헌논의, 그리고 다가올 6월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복지분권과 지역복지에 대한 논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개헌이 공론화된 와중에도 복지분권과 지역복지정책에 대해 지방정부는 물론 학계, 지역 시민사회 모두 대응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전국 10여개 단체가 함께하고 있는 ‘지역복지운동단체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1)는 지난 1월 10일, 부산 해운대에서 “다시, 복지국가: 복지분권과 지역별의제로부터”라는 제목으로 1박2일 간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지역복지운동단체들은 복지분권에 대한 이론적 논의를 나누고, 지역복지운동의 방향에 대한 실천적 토론을 진행했다. 심포지엄은 전국 각지에서 모인 네트워크 소속 단체뿐 아니라 관련 연구자와 언론의 관심을 받으며 약 100여명이 참석하는 성황리에 치러졌다. 본 글에서는 심포지엄 중 첫 순서로 진행된 <사회복지 지방분권에 대한 비판적 검토: 민주적 분권‘을 위한 복지분권의 3층 모형>이라는 주제의 발제·토론을 중심으로 심포지엄 소식을 전한다.

 

<사진=사회복지연대>

 

1부는 사회복지 지방분권에 대한 비판적 검토라는 주제로 윤홍식 교수(인하대학교 사회복지학과)의 발제와 관련 연구자 및 현장 활동가의 토론으로 진행되었다. 윤홍식 교수는 복지사업을 ‘사회적 위험에 대한 대응 주체(전국적-지역적)’와 ‘보장의 성격(보편적-선별적)’으로 구분하고, 이를 다시 사회보장의 영역(사업배분), 기획·집행 책임 및 권한 분산, 재원분담이라는 3영역으로 나누어, 중앙과 지방정부 간 복지분권의 틀을 제시했다(그림1-1참고). 

 

이어서 윤 교수는 현재와 같이 중앙과 광역, 기초단위 각자가 해야 할 일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없는 상황에서는 어떤 분권도 성공할 수 없음을 지적하며, 이제부터라도 복지국가의 관점에서 각 정부 층위별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또한 복지분권에 있어서, 지역 차원에서의 민주주의 실현, 즉 모든 수준의 정부활동에 대한 시민의 참여가 보장될 수 있도록 지역정치가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음을 첨언했다.

 

토론자로 나선 민소영 교수(경기대학교 사회복지학과)는 복지분권에 대한 기존의 우려, 즉 중앙정부의 재정감축을 위한 것이 될 수 있다는 점과 지방정부의 재정적, 행정적 역량에 따라 지역 간 불평등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유효한 우려지점임을 지적했다.

 

<사진=사회복지연대>

 

김형용 교수(동국대학교 사회학과)는 발제에 대한 의견에 더해, 현장에 참석한 많은 지역복지운동단체에 대한 당부를 보탰다. 김형용 교수는 현재 지방정부가 사회보장기관으로서의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지역운동단체가 스스로 대안적인 공급자 역할을 하고 있으나, 그것이 자칫 정부의 책무가 시민사회로 이전되고, 시민사회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따라서 지방정부가 복지를 공급하고 관장하는 기관으로서 그 소임을 다하고 있는지에 대한 감시·견제 행위가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민주적 분권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공론장 자체를 형성하는 데 집중하는 것을 넘어, 지역 내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지역의 단체들이 역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이태수 교수(꽃동네대학교 사회복지학과)는 윤홍식 교수가 제시한 민주적 분권이 중앙과 지방의 역할을 적절히 정리한 일종의 거버넌스 상태를 의미하는 것임을 보충하며, 복지분권이 과도한 독립과 자율로 해석되어 지방정부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발제에 대한 적절한 해석이 아님을 설명했다. 또한 이 교수는 지방분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와중에도 복지분권에 대한 학계와 시민사회의 준비는 부족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윤 교수의 발제를 포함한 이번 심포지엄이 추가적인 논의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토론자로는 지역에서 복지운동을 해나가고 있는 활동가도 참여하여 논의의 깊이를 더했다. 김정동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국장은 개헌 과정에서 분권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다뤄질지 미지수라 하더라도 향후 3,4년 내에 지역의 재정과 사무권한이 대폭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는 예상을 밝히며, 지역운동단체에서 증대될 예산과 권한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지 않으면 지역 토호에 의해 잠식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천안의 복지세상을열어가는시민모임 김진영 사무국장은 시민사회가 제안했던 ‘최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 사업’을 예로 들며 토론을 이어갔다. 당시 천안시도 긍정적인 입장을 표했으나 사회보장기본법 관련 갈등으로 인해 지역사회의 제안과 지방정부의 권한이 대폭 제한된 사례를 들었다. 최근 사회보장기본법 상 중앙-지방정부 간 협의제도가 완화되어 해당 사업은 올해부터 시행되게 되었으나, 한편으로는 여전히 지역사회의 긴 시간에 걸친 노력보다 중앙정부의 결정으로 단번에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점에서 복지분권에 대한 한계를 느꼈음을 공유했다. 

 

발제를 맡은 윤홍식 교수는 김진영 사무국장이 예로 든 천안의 사례를 다시 언급하며, 분권에 대한 기준이 정립되지 않는다면 계속 반복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발제에서 언급한 민주적 분권의 핵심은 모든 단위에서의 참여와 책무성이 담보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이야기하며, 복지분권의 제도화를 계기로 넓어질 지역정치 공간에서 지역운동단체들이 그 확장된 지평을 활용하고, 발전시켜야함을 강조하며 1부를 마무리 지었다.

 

<사진=사회복지연대>

 

복지분권에 대한 논의에 이어, 심포지엄에서는 전국 최초로 시민이 직접 참여해 설립한 복지법인인 ‘우리마을’에 대한 사례 발표가 이어져 참석자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또한 이튿날까지 6월 지방선거에 대한 전략적인 논의, 각 지역단체 간 관심의제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지며 논의를 이어갔다. 이렇게 1박 2일 간 진행된 이번 심포지엄은 복지분권에 대한 이론적 논의와 실천적 논의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었다는 점, 늦게나마 지역 시민사회와 학계가 공히 대응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 행사였다. 이를 계기로 향후 개헌 및 지방선거 정국 그리고 복지국가 논의를 이어감에 있어서 복지분권 및 지역복지운동의 내용이 보다 탄탄해지길 기대해본다.

 


1)  경기복지시민연대, 관악사회복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복지세상을열어가는시민모임, 사회복지연대, 서울복지시민연대, (사)전북희망나눔재단, 우리복지시민연합, 인천평화복지연대, 참여연대, 평화주민사랑방, 행동하는복지연합

2) 본 심포지엄의 자료집에 실린 발제문 참고. 아직 완성되지 않은 초안임을 밝힘.

목, 2018/02/0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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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대선후보들의 기본소득 공약과 이상(理想)의 기본소득

 

이승윤 |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다가오는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기본소득제에 대한 논의가 새롭게 대두되고 어느 정도의 공론화가 이루어졌다. 기존의 복지체제를 뒤흔들 만큼의 급진적인 기본소득제를 공약으로 제안한 대선공약은 없는데도 불구하고 기본소득논쟁의 확대 자체에 대한 우려도 많다. 하지만 현재 한국사회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상당히 확대된 것은 이후 한국 복지국가의 발전에 있어 유익하다고 판단된다. 기본소득제에 대한 논의를 통해 보다 많은 유권자 및 일반 시민들이 복지의 보편성, 그리고 복지에 대한 시민의 권리에 대해 토론해보고 고민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의 개념적 속성

 

기본소득의 개념적 속성으로 무조건성, 보편성, 개별성, 적절성이 있다. 무조건성은 자산조사 또는 근로이력과 무관하게 조건 없이 복지가 지급되는 속성을 의미한다. 개별성은 보편성에 포함될 수 있는데, 보편성이란 복지지급의 기준이 시민권에 기반을 두어 시민권을 가진 모든 개인들이 보편적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속성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적절성은 지급의 수준이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적절한 수준 또는 충분한 수준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지급의 정기성, 현금지급의 원칙들이 추가될 수 있는데 현재까지는 무조건성, 보편성 그리고 적절성의 측면에서 기본소득의 개념에 대한 논의가 집중되어 있다. 이 글에서 필자는 2017년 2월까지 대선 주자로 거론되거나 출마한 8인의 후보들이 제안한 기본소득 관련 논의들을 앞서 설명한 기본소득의 개념적 속성과 비교하여 살펴보겠다. 이어 필자가 제안하는 이상적 기본소득제를 간략하게 설명하겠다.

 

 

우리나라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

 

박원순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현재는 대선후보가 아니지만 한국형 기본소득제를 공약으로 적극적으로 제시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이하 박 시장)의 논의를 살펴보겠다. 박 시장은 2016년 12월 21일 국회 토론회에서 ‘한국형 기본소득제’라는 이름의 기본소득 제도 도입 방안을 발표하면서 아동, 청년, 중·장년층, 노인층을 두루두루 대상으로 하는 안을 내놓았다. 아동수당은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둔 가구에 20만 원 내외를 지급하되 아동 수에 따라 차등 지급, 청년수당은 18~30세를 대상으로 첫 직장 마련까지 2~3년 동안 연간 300만 원을 지원, 중·장년층을 위해서는 실업부조와 상병수당, 국민소득보험을 신설, 노인수당으로는 현행 20만 원을 30만 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제안하였다.

 

 

이재명

현재 ‘기본소득 당장도입’을 가장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후보는 이재명 성남시장(이하 이 시장)이다. 이 시장은 성남시 ‘청년배당’을 실행한 이력이 있는데 대선 공약으로 제안한 기본소득제는 ‘6배당 + 1토지배당’ 체계이다. ‘6배당’이란 0~12세 대상 아동배당, 13~18세 대상 청소년배당, 19~29세 대상 청년배당, 65세 이상 대상 노인배당 등의 생애주기별 배당을 비롯하여 장애인과 농민 대상의 특수배당(중복 가능)을 말한다. 각 집단별 대상자에게는 연간 100만 원이 지급된다. ‘1토지배당’은 토지소유자에게 과세하는 ‘국토보유세’를 신설하여 세수를 확보하고 전 국민에게 연간 30만 원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제안한 기본소득은 지역 상품권 형태로 제공하며 이를 통하여 골목 상권 활성화와 내수 진작 효과까지 목표로 주장하였다. 모든 안을 고려하였을 때 소요되는 예산을 계산해보면 아동, 청소년, 청년, 노인 대상의 생애주기별 배당에 23.8조원, 장애인, 농민 대상의 특수배당에 4.2조원, 토지배당에 15.5조원 등 총 소요예산은 43.5조이다.

 

심상정

심상정 정의당 대표(이하 심 대표)는 2016년 9월 20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기본소득제 도입을 주장한바 있다. 현재 정의당에서 논의되는 기본소득제는 영유아(0~세)·청년(19~24세)·노인(65세 이상)의 연령층에게 자산조사 및 근로조건 없이 무조건적으로 지급하는 안이다. 특히 이와 같이 아동, 청년, 노인 대상으로 무조건적인 기본소득 지급을 1단계로 보아 단계적으로 발전시키는 계획을 구상 중에 있고 이후에는 캐나다에서 시행하는 ‘클로백(Clawback)’ 제도를 도입해 소득이나 재산이 많은 사람들에게 세금을 부과해 지급했던 부분을 환수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이하 문 전 대표)는 “기본소득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주어진 재정 여건 속에 기본소득의 취지를 최대한 살린다”는 입장으로, 앞서 언급한 세 후보들과는 달리 기본소득이라는 용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큰 틀에서 0~6세 대상 아동수당 및 미취업 청년 대상 청년수당을 도입하고, 기초노령연금을 확대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아동수당의 경우 첫째, 둘째, 셋째에 금액을 차등 지급하여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설명하고, 청년의 경우 소득수준을 고려하지 않지만 취업능력 개발을 목적으로 미취업 청년을 대상으로 1~2년 동안 약 30만 원의 금액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노인수당은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20만 원을 지급하는 현행 기초연금을 확대해 소득 하위 80%에 30만 원으로 확대 지급하는 안이 제안되었다.

 

손학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이하 손 전 대표)도 기본소득 도입에 찬성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지만 현실적으로 완전기본소득을 도입하기는 어려운 실정이기에 당장 시급한 복지 수요를 생각하면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며 유보적이다. 손 전 대표는 아동, 노인 등 특정 계층에 먼저 도입해 효과와 문제점을 검토해보고 국민의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승민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하 유 의원)은 기본소득의 개념 자체에는 동의하며 장기적으로 검토해 볼만 하나, 현재 대선 공약으로서 논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유 의원은 기본소득 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경우 미취학 아동과 노인층에 먼저 도입하는 방식이 적절할 것이라고 설명하여 손 전 대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안철수

기본소득제를 전면적으로 반대하는 대선주자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이하 안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있다. 안 전 대표는 복지 사각지대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복지체계를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는데, 모든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제공하는 기본소득에는 반대하지만 아동, 노인을 우선순위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어 사실 위의 손 전 대표 및 유 의원과 실질적인 입장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안희정

마지막으로 안희정 충남지사(이하 안 지사)는 기본소득제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였다. 특히, 안 지사는 대선 출마 선언문을 발표하면서 “세금을 누구에게 더 나눠주는 정치는 답이 아니다. 국민은 공짜 밥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언급하였는데, 관련하여 기본소득의 도입을 대표 공약으로 제시한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간의 논쟁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이상 살펴본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면 기본소득의 무조건성, 보편성 그리고 적절성 측면에서 크게 급진적이진 않다. 특히 어느 후보도 사회보장제 및 사회서비스에 대한 축소를 제안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기본소득제로 모든 제도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파진영의 기본소득제와는 구별된다. 청년수당의 경우 이재명 시장, 박원순 시장 그리고 심상정 대표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취업 중심의 일자리 정책 내지는 고용 촉진 차원에서 청년배당 또는 청년수당을 제안하고 하고 있어 기본소득제의 보편성 및 무조건성의 속성과는 거리가 멀다.

 

일할 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아동이나 노인 계층에게 우선적으로 지급할 수 있다는 논리도 권리로써의 복지배당보다는 조건 기반의 복지급여 속성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구체적인 복지정책을 아직 제시하지 않은 안희정 지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아동수당과 기초연금에 대하서는 긍정적인 입장인 듯하다. 아동 및 노인수당(또는 기초연금)은 무조건성 속성은 포함하고 있으며, 시민권에 기반 한 보편성에 추가적으로 집단별 ‘욕구’ 측면이 고려된 것으로 기본소득 도입의 한 단계로 평가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무조건성이 있는 급여로 아동 수당, 노인 기초연금, 청년수당 등을 기본소득의 형태로 지급하고, 점차적으로 전체 인구 집단으로 확대해 기본소득제라는 별개의 독립정책으로 통합할 수 있다. 현재 이재명 시장의 기본소득제는 집단별 대상자에게는 연간 100만 원을 지급하고, 전 국민에게 연간 30만 원을 지급하는 안인데, 무조건성, 보편성 측면에서 가장 기본소득제의 성격이 강하다. 다만 지급수준의 적절성 측면에서 지급액수가 상당히 낮은 한계가 있다.

 

기본소득제는 기존의 복지정책들을 모두 대체하는 정책이 아니다. 그렇게 때문에 기본소득이 도입되는데 있어 다른 제도와의 정합성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국 복지국가는 아직 제도성숙기에 진입하지 않았지만(현재 OECD 국가들 중 최하위권의 사회지출 수준으로 2014년 기준 10.4%임), 한국의 노동시장에서 목격되는 변화는 이미 복지선진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미성숙한 한국복지국가와 이미 탈산업화시대에 진입한 한국의 노동시장의 조합을 고려했을 때, 기본소득제의 도입이 아주 먼 미래의 제도는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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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과 다른 제도와의 정합성 고려

 

그러나 기본소득제가 현재의 복지정책을 모두 대체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본소득제 실현에 있어 세 가지의 측면에서 다른 제도들과의 정합성을 살펴봐야 한다. 첫 번째는 기존의 사회보험 및 공공부조 등 사회보장제와의 관계이고, 두 번째는 사회서비스와의 관계이다. 이상적인 기본소득제가 도입되어도 재생산수단의 재분배에 속하는 보육, 교육, 의료서비스는 사회적으로 공급되어야 한다. 세 번째는, 기본소득제의 재정에 관한 사안으로, 기본소득제의 도입을 위한 재정조달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

 

노동 그리고 복지국가에서의 주체적인 개인에 대한 이러한 고민에서, 당장 기본소득을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이상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미 임금노동의 정의가 모호해지고 좋은 일자리뿐만 아니라 전형화 된 노동의 필요가 총량적 측면에서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한국 복지국가의 지체현상(mismatch)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변화하는 노동시장과 정합하고 권리로써 복지가 보장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복지국가를 우리는 적극적으로 구상해야 한다. 한국복지국가에서 기본소득제가 단계적으로 도입되기 위해서 먼저 이상의 기본소득제가 도입된 설계도를 그려보는 것은 중요하다.

 

 

한국의 이상적 기본소득제

 

필자가 제안하는 한국의 이상적 기본소득제는 무조건성, 보편성, 개별성, 적절성 그리고 급여의 정기성과 현금지급의 속성들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모든 개인에게 중위소득 30% 수준의 현금을 무조건적으로 기본소득으로 지급하는 방안이다. 중위소득 30%의 현금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생계급여 수준이다. 중위소득 30%의 현금 약 50만 원(2017년 기준)을 가구단위가 아닌 개인단위로 지급하기 때문에 0세부터 모든 노인에게 무조건적으로 지급된다. 교육, 보육, 의료 등의 사회서비스는 기본소득제가 도입되어도 함께 적극적으로 확충되며, 중위소득 30%의 지급액은 기본소득만으로도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다. 아래 그림은 이상적기본소득제가 도입된 한국복지국가의 설계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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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먼저 국민연금은 현금 급여가 지급되는 사회보험인데 급여 산출 시 균등화를 위한 A값과 개별 가입자의 소득비례 부분인 B값으로 나누어진다. 이상의 기본소득제가 도입되면, 국민연금의 급여 산출식에서 균등화 역할의 A값은 대체될 수 있고, 소득대체율은 40%로 현행대로 유지된다. 모든 시민에게 중위소득 30%에 해당되는 50만 원 정도의 기본소득이 지급되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균등화 부분은 기본소득이 대체하게 된다. 기본소득을 지급받고 40%의 명목소득대체율을 계산시 실질소득대체율을 산출해보면 명목소득대체율을 2016년 초에 논의되었던 50% 상향조정안보다 명목소득대체율을 인상되는 효과가 있다. 즉 기본소득제가 도입되면,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유지되어도 실질소득대체율이 인상되어 노후소득보장이 강화될 수 있다.

 

한편 국민연금은 현재 실행 중인 기초연금과는 연계되어 있다.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의 노인 중 소득 하위 70%까지의 노인에게 월 최대 20만 원의 급여를 지급하는 제도이다. 기초연금의 급여액은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되어 있어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짧을수록 더 높은 기초연금 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는 국민연금이 노후 소득을 충분히 보장해 주지 못하고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짧은 사람일수록 국민연금 급여를 적게 받게 되므로 이에 대한 소득 보충의 목적을 기초연금이 갖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상의 기본소득제는 기초연금제를 대체할 수 있다.

 

실업급여

고용보험에서 가장 주요한 부분은 실업급여이다. 현재 구직급여의 지급액은 근로자의 퇴직 전 평균임금의 50%에 소정급여일수를 곱한 금액인데 상한액과 하한액이 정해져 있다. 하한액은 퇴직 당시의 최저임금법상 시간급 최저임금의 90%에 1일 소정근로시간(8시간)을 곱한 금액인데 최저임금이 변동됨에 따라 구직급여 하한액도 계속해서 바뀐다. 상한액은 이직일이 2017년 이후인 경우 1일 46,584원인데 2017년 이후에는 상한액과 하한액이 동일하여 1일 46,584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기준이라면 1일 실업급여 수급액은 최대 46,584원, 기간은 240일(8개월), 총 11,180,160원을 받게 되며 이를 한 달 기준으로 나눴을 경우 월 1,397,520원이다. 이상의 기본소득제 도입으로 하한액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상한선은 높여 앞서 설명한 국민연금과 같이 기본적 소득보장을 실현하면서도 실업자의 실질소득대체율은 인상시킬 필요가 있다.

 

사회부조

사회보험이 가입자의 보험료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반면 사회부조는 국가의 조세로 운영이 된다. 대표적인 사회부조에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장애수당이 있다. 이상의 기본소득제에서는 현금형 사회부조가 소멸되는데 대표적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생계급여와 노인 대상의 기초연금, 그리고 장애수당이 사라진다.

 

사회서비스

이상의 기본소득제가 도입되면서 사회서비스도 대폭 확장되어야 한다. 사회서비스를 보육, 교육, 의료, 장애인 부문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교육서비스의 경우 현재 실시하고 있는 무상급식은 전국 학교로 확대되어 유지된다. 또한 현재는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이지만 이 범위가 고등학교와 대학교까지 확장되며 이와 함께 무상급식 또한 고등학교까지 확장된다. 또한 대학교를 넘어서 직업훈련까지 모두 공공 영역에서 무상으로 제공된다.

 

여성복지정책

다음으로 여성복지정책을 살펴보겠다. 이후 2000년대 일가족 양립을 목표로 하여 여성의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정책은 지속적으로 대상과 급여 수준을 강화되어 왔지만, 비정규직 여성의 사각지대 문제는 계속해서 문제 제기되고 있다. 현재 고용보험 내 모성보호 제도는 출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가 있는데 이상의 기본소득제에서는 이러한 제도가 유지 되지만 재원이 현재와 같이 고용보험에서 지급되는 것이 아니고 조세로 충당되어야 한다.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여성과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받기 위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여성들도 제도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보육의 경우, 2012년부터 만 0-2세 아동을 가진 전 계층이 보육료를 지원받기 시작하였고 2013년부터 소득과 상관없이 만 3-5세 유아를 대상으로 누리과정이 제공되면서 전 계층을 대상으로 무상보육이 실시되었다. 2013년부터는 전 계층에서 무상보육 정책의 일환으로 가정에서 직접 만 5세 이하 영유아를 돌보는 경우 양육수당이 지급되었다. 이상의 기본소득제가 도입되면 양육수당은 대체되지만, 보육서비스는 취학적인 만 6세까지 양질의 무상보육을 실시한다.

 

장애인복지 서비스

마지막으로 이상의 기본소득제에서는 장애인복지 서비스도 대폭 확대된다. 현재 장애수당은 만 18세 이상의 등록장애인 중 3~6급의 장애등급을 가진 자로서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에 해당하는 사람에게 지급되고 1~3급의 만 18세 이상 장애인 중 소득인정액이 일정 금액 이하인 경우 장애인연금을 지급받는다. 이상의 기본소득액은 장애수당과 장애연금을 훨씬 상회하고, 욕구기반보다는 시민권에 기반하여 무조건적으로 지급되어, 현금성 장애인 급여는 대체된다. 하지만 장애인복지 서비스를 대폭 확대하여 장애인들의 일상적 삶의 질 향상을 꾀하고 건강보험의 공공성과 보장성이 강화되면서 장애인들의 시설 접근성도 향상될 수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복지국가

 

현재 탈산업화 시대의 자본주의는 여러 방면에서의 변화를 맞고 있고, 특히 노동, 일, 생산, 분배의 개념이 전반적으로 변화하는 시기에 있다. 노동은 점점 측정 불가하게 되고 있고, 노동을 통한 공정한 분배는 어려워지고 있는 현 사회적 소득의 형태를 띠어야 한다. 즉 분배는 시장에서의 노동과 자원의 교환의 개념이 아닌, 분배 정의에 의해 이루어져야 할 시기가 올 것이다. 돈과 상품이 아닌 지식과 비물질적인 자원들이 공유되는 새로운 사회에서, 개인은 공적 영역에서의 노동, 일과는 별개로 자신의 역량을 발전시키게 될 것이다. 따라서 노동의 의미와 필요성은 현재와 같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글에서 필자는 변화하는 노동시장과 정합하고 권리로써 복지가 보장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복지국가를 꿈꾸며, 기본소득제가 도입 된 한국복지국가의 이상향을 간략하게 제안해보았다. 우리가 가야할 지향점을 설계하고, 기본소득제를 단계적으로 그리고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수, 2017/03/0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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