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삽질은 ‘말짱 도루묵’이었다

[10만인 현장리포트-금강에 살어리랏다 ⑬] 보트 위에서 띄우는 마지막 편지
김종술 기자 쪽지보내기 | 15.06.29 18:25
환경운동연합과 녹색연합이 주최하고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이 주관해서 특별기획 '금강에 살어리랏다'를 진행합니다. 보트를 타고 페이스북 등 SNS 생중계를 하면서 현장을 고발하고 기획 보도를 통해 대안도 모색합니다. 이 기획은 충청남도와 충남연구원이 후원합니다. [편집자말]
'이명박근혜' 대통령님, 안녕하신가요? 큰빗이끼벌레를 먹어서 '괴물 기자'란 별명을 얻은 오마이뉴스 김종술 기자입니다. 바쁘시겠지만. 딱 3분만 시간을 내서 아래 아름다운 동영상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https://youtu.be/EY_RqfNGsBM아, 흐르는 강이여
여울 위를 지나는 맑은 물소리가 들리나요? 그 속에 돌고기와 쉬리, 모래무지의 치어들이 투명하게 움직이는 모습도 보이지요? 청아한 새소리도 들릴 겁니다. 꼬마물떼새입니다. 작은 둥지에 낳은 탐스러운 두 개의 알을 보셨지요?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의 '금강에 살어리랏다' 탐사보도팀에 합류했던 윤순태 자연다큐 영상촬영 작가가 금강의 지천인 유구천에서 잡은 영상입니다.
4대강 사업을 한몸이 되어 밀어붙인 '이명박근혜' 대통령님.
제가 전에 보았던 금강도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여울에서 웃물과 아랫물이 한몸이 되어 뒹굴면서 물속에 산소를 집어넣고, 깊은 소에서는 잠시 쉬었다 가는 곳. 아무리 퍼내도 마르지 않을 것 같았던 곰나루 모래사장. 어린아이들이 그 위를 뛰어다니다가 지치면 솔밭에 쉬었다가 깔깔거리면서 다시 맑은 강물에 뛰어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믿기지 않으신가요? 그럼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비교 사진을 보실 수 있습니다.
[카드뉴스] 비단결 금강, 4대강 공사 전후... 기막힌다
비단결 금강이 왜 이 지경이 된 걸까요? 바로 당신들 때문입니다.
지난 2박 3일 동안 '금강에 살어리랏다' 탐사보도팀이 목격한 건 흐르지 않는 강이었습니다. 녹조가 창궐하고 시궁창 냄새가 나는 큰빗이끼벌레가 탁한 물속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습니다.
지난 24일 우리가 발견한 3m 50cm짜리 큰빗이끼벌레를 보셨지요? 25일에는 무등산 수박보다 더 큰 녀석들이 물속 죽은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서 무럭무럭 자라는 것을 보았습니다. 말로는 믿지 못할 것 같아서 제가 직접 물속에 들어가 큰빗이끼벌레를 따는 동영상을 찍었습니다. 하루가 지났더니 제 팔뚝에 두드러기가 났습니다.
https://youtu.be/D4qxnaivdkM썩은 강
금강은 밑바닥부터 썩고 있었습니다. 보트를 타고 깊은 물속에 들어가 저질토 채취기로 강바닥을 긁었더니 시꺼먼 뻘속에서 새빨간 실지렁이와 깔따구 유충들이 꿈틀거리고 있었습니다. 환경부가 수질오염 지표종으로 삼고 있는 생명체들입니다. 강변에서도 뻘에 들어가 한 삽을 펐더니, 실지렁이들이 드글드글했습니다. 믿기지 않으신가요? 좀, 징그럽지만 당신들이 금강을 어떻게 망쳐놓았는지 보여드리려고 아래 동영상을 찍었습니다.
https://youtu.be/P8-2RiP2bLc금강 탐사보도 마지막 날인 26일. 장맛비가 내렸습니다. 그래도 탐사를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비가 잦아질 즈음에 보트를 타고 괴기영화가 나오는 듯한 곳을 조사했습니다. 물고기 떼죽음도 모자라서 세종보 상류에서 집단 수몰당한 나무들. 물 바깥으로 목만 내민 채 죽어가는 버드나무들이 삐죽삐죽 수면 위로 튀어나와 있었습니다. 금강에서는 아주 익숙한 모습입니다.
https://youtu.be/lEx-pCUTV9s아 참, 이명박근혜 대통령님. 무슨 말 못할 이유 때문인지, 4대강을 수심 6m로 파내셨죠? 이번에 보니까 그거 말짱 도루묵이었습니다. 세종보 상류의 마리나 선착장에 갔더니 배도 띄울 수 없을 정도로 얕은 수심인데 50cm정도 재퇴적까지 되었더군요. 전에는 금빛 모래사장과 은빛 여울이 있던 곳이었는데, 시궁창 냄새나는 '펄'이 강바닥을 점령했습니다. 물론 그곳에서도 실지렁이를 발견했습니다. 환경운동연합 오일 간사가 물속에 들어갔더니 수렁처럼 계속 펄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https://youtu.be/9ZHioPfEQak우습지 않나요?
2박 3일 동안 시궁창 냄새만 맡기가 너무 지겨워서 장난도 쳐봤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8년 전을 기억하시나요? 낙동강 하굿둑에 기자들을 모아놓고 선보인 어설픈 삽질 퍼포먼스를 말입니다. 멀쩡한 갯흙을 한 삽 푼 뒤에 "섞었다"고 우기면서 4대강 밑바닥도 준설을 해야 한다고 하셨지요? 그 모습을 따라해봤습니다. 4대강 공사3년 뒤에 제가 한 삽 떴더니 색깔은 비슷한데 성분은 아주 다른 것들이 끌려올라오더군요. 실지렁이와 깔따구, 그리고 큰빗이끼벌레였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51669" align="aligncenter" width="530" class=" "]
▲ 이명박 전 대통령의 '가짜 삽질' VS. 김종술 기자의 '진짜 삽질' ⓒ 오마이뉴스[/caption]
이명박근혜 대통령님. 이제 2박 3일간, <오마이뉴스> 10만인 현장리포트 지면과 페이스북을 통해 당신들에게 보낸 편지를 마무리할 때가 되었습니다. 아직도 시민들을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메르스는 낙타에 의해 전염이 되었습니다.
'중동호흡기증후군'. 금강의 호흡기 증후군은 바로 당신들이 만든 '금강의 메르스'였습니다. 메르스를 잡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쳐서 허둥대고 있지만, 금강의 메르스는 지금이라도 당신들의 말 한마디면 잡을 수 있습니다. 몇 백 년 가뭄에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게 증명된 4대강의 모든 수문을 열면 됩니다.
어제(26일) '금강에 살어리랏다' 탐사보도팀은 해산 했습니다. 일부는 서울로, 다른 지역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저는 금강에 남았습니다. 금강변에 세워둔 차 안에서 토막잠을 자고 김밥을 먹으면서 당신들이 망쳐놓은 금강을 빨리 살릴 수 있도록 기사를 통한 현장 고발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들은 거대 권력이고, 나는 보잘것없는 '백수 시민기자'이지만 당당하게 맞서겠습니다. 힘은 들지만 안타깝기는 하지만 금강이 살아날 그날을 생각하면서 즐겁게 맞서겠습니다.
즐겁게 맞서겠습니다
마지막으로 10만인클럽 현장리포트를 <오마이뉴스>를 통해 지켜봐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페이스북을 통해 열심히 공유하고 댓글을 달아주시면서 독려해주신 많은 분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우린 금강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 콘크리트 쇠말뚝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유구천에서 찍은 아름다운 강으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강을 가져야 할까요? 이 글의 처음에 올린 동영상과 오마이TV가 2박3일간의 보트 탐사보도를 하면서 무인기를 띄워 찍은 아래의 '녹색 강' 영상을 한번 비교해 보세요.
https://youtu.be/u4m5QNuCN0s









사진1 ▲ 2017년 지난 9월 6일, 회룡포 전망대에서 바라본 회룡포는 정말이지 눈물겨운 모습이었습니다. 모래톱은 줄어들고 풀이 돋아난 앙상한 뼈만 남은 몰골에 여기저지 저승꽃이 돋은, 몇 해 전 돌아가신 우리 백부님 임종 직전의 모습을 닮았습니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사진2 ▲ 2008년 겨울의 회룡포. 티끌 하나 없는 듯 한 깨끗한 풍광입니다. 특히 모래톱이 넓고 깊고 맑습니다. ⓒ 박용훈[/caption]
감입곡류와 사행하천의 원형을 그대로 보여주는 회룡포는 그 지리학적인 가치와 경관적 가치 그리고 생태적 가치가 함께 어우러져 빚어낸 걸작으로 국가명승지로 등재돼 국가의 보호를 받을 필요가 충분한 곳이었습니다.
그런 회룡포에 변화가 일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4년경부터입니다. 내성천 하류에서 금천과 낙동강이 만나 비로소 큰 물길이 형성되는데 이 삼강유역의 10여 킬로미터 상류에 회룡포가 펼쳐져있습니다. 2009년 내성천 중상류에 착공된 4대강 사업 영주댐 공사의 여파가 맨 하류인 회룡포까지 미치기 시작한 것이지요.
[caption id="attachment_183137" align="aligncenter" width="640"]
사진3 ▲ 회룡포 그 깨끗하던 백사장은 2014년부터 풀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마치 백옥 같은 백사장에 푸른빛 수염이 돋아난 것 같습니다. 이때부터 모래톱이 줄고 풀이 돋기 시작했습니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4대강사업으로 인한 낙동강의 심각한 준설공사로 내성천의 하류 모래가 낙동강으로 엄청나게 쓸려 내려갔습니다. 내성천 중상류에 영주댐 공사가 강행됐는데 그 여파로 모래가 상류로부터 흘러내려오지 않자 내성천 모래톱에 심각한 변화가 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즉, 부드러운 모래는 다 쓸려 내려간 후 그 아래 딱딱한 모래층이 드러나고 그 위를 풀씨가 안착함으로써 풀들이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회룡포 백사장은 망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첫째, 모래가 많이 쓸려 내려가 모래톱에 층이 생겨버렸지요. 둘째, 물가에서 풀들이 들어와 회룡포를 완전히 이질적인 모습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셋째, 부드러운 모래는 사라지고 거칠고 딱딱한 모래톱이 드러나 앞으로 장갑화(바닥이 딱딱해지는 현상), 육상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엔 풀들을 넘어 버드나무들이 모래톱을 점령하게 되는, 마치 습지의 모습을 한 회룡포로 바뀌어 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마저 앞서게 됩니다.
[caption id="attachment_183138" align="aligncenter" width="640"]
사진4 ▲ 2015년 회룡포 최악의 회룡포 모습입니다. 풀이 백사장의 1/3을 장악했습니다. 경관미는 거의 사라져버렸습니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사진5 ▲ 영주댐 영주댐 영주호가 완전히 녹색으로 변했다. 녹조라떼 배양소 영주호의 모습이다. 이런 물로 낙동강의 수질을 어떻게 개선하겠다는 것인가?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그러나 문제는 '영주댐으로 낙동강의 수질개선이 가능하냐'는 것입니다. 지난해 올해 여름 영주댐은 녹색 호수로 급변해 버렸습니다. 심각한 녹조현상이 생긴 것이지요. 1급수 내성천 물이 5급수의 똥물의 강으로 변해버린 것입니다.
고인 물이 썩기 마련이듯, 하천의 최상류도 아니고 중상류에다 댐을 지어놓으니 각종 오염원들이 댐으로 몰려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리 모래강일지라도 모래가 흐르지 않자 강은 썩어 들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주댐의 목적은 틀렸습니다. '녹조라떼' 영주댐 물로는 '녹조라떼'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할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 김정욱 서울대 명예교수 또한 말합니다.
사진6▲ 댐 해체 퍼포먼스 다이너마이트가 아니라면 망치로라도 댐을 해체하라!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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