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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표절과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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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표절과 복사

익명 (미확인) | 금, 2015/06/26- 10:40

표절이 화제다. 표절은 타인의 글 일부나 전부를 베끼거나 모방하며 제 것인 양 외부에 공표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문제 된 작품의 문장들은 비전문가가 아닌 눈으로 읽어도 표절 아니라 부정하기 힘들더라.

그 작품과 작가의 소란에 한마디 얹으려고 꺼낸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사족으로만 의견을 붙이자면, 고뇌에 찬 제보와 이어지는 성토는 문단 권력과 시장 이윤에 지친 한국 문학의 현재로 보인다. 숨 넘어가기 일보 직전 뱉은 울분의 자리임에 분명하다.

거기서도 바꾸지 못하면 한국문학은 표절을 한 장르로 인정하거나 수치심에 둔감하기로 작정했거나…, 둘 중에 하나일 거다. 그건 그렇고! 표절이 문제가 아니라, 복사의 시대는 아닌지 묻고 싶어졌다.

중학생 딸이 논술시험을 보았다. 문제가 이해되지 않아, 친구들에게 무슨 뜻인지 물어보았더니 “답을 외워!”라는 조언을 들었다 한다.

딸은 논술이란 문제를 이해한 후 자신 생각을 쓰는 것이 맞다 믿기에 신념대로 시험을 보았다. 선생님은 딸을 불러 물어보았다. “너는 답을 외우지 않고 네 생각을 썼지? 읽는 동안 너무 재미있었다. 그래서 너에게 최대한 점수를 주기 위해 노력했단다.

그런데 좋은 점수를 주지는 못했단다.” 천편일률적인 외운 답 중에 좋은 말로 담백하고 나쁜 말로 거친 글이었으리라. 비논리도 한몫했을 것이다. 평소 말버릇대로 썼으면 분명 재미있는 발상이 담겼을 테지만, 좋은 점수는커녕 형편없는 점수를 받았다.

선생님을 성토하려는 게 아니다. 선생님의 노고를 이해한다. 대학에서 강의 하나 하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똑같은 딜레마에 처한다. 과제를 내 주면 대게 학생들은 자신들 생각이 아니라, 어디선가 나옴직한 글을 복사하고 붙여서 온다.

그래서 원칙을 세워준다. “컨트롤 씨(Ctrl-C)와 컨트롤 브이(Ctrl-V)한 글은 무조건 F학점이다. 아무리 어설퍼도 자기 생각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그러나 익숙지 못한 학생들의 글은 대학생이라 해도 봐줄 만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조금이라도 논리적 구조로 문장 뼈대를 세웠다 생각하면 여지없이 복사 문장이다. 한국 교육의 참혹한 무덤이다.



“무조건 외우라”는 복사 교육에서 사유는 자랄 수 없다. 학생만을 탓할 수 없다. 두 장을 겹쳐 고대로 쓴 생각을 정답으로 인정해주는데, 어떻게 외우지 않을 도리가 있는가. 한나 아렌트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악의 평범성’을 이야기했다.

수백만 명 유태인을 가스실로 보낸 아이히만은 지극히 정상적 상태였음을 여섯 명의 정신과 의사들이 진단했다.

“적어도 그를 진찰한 후의 내 상태보다도 더 정상이다.” 평범했던 아이히만에게는 ‘말하기의 무능, 생각의 무능 그리고 타인을 배려할 줄 모르는 판단력의 무능’이 있었고 이 세 가지 무능은 대량 학살을 지시하면서도 직접적으로 사람을 죽이지 않았기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감각에 이르게 했던 것이다.

평범한 사람이 악마 되기는 생각보다 쉬운 일임을 반복되는 역사가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복사는 사유의 불능을 낳을 수밖에 없다. 사유의 불능은 판단의 불능, 공감의 불능으로 이어진다. 아이히만의 예가 극단적이었으면 좋겠다.

딸은 앞으로도 논술과목 답을 외우지 않겠다고 한다. 문제를 이해한 후, 자신의 생각을 쓰겠다 한다. 나무랄 데 없는데 걱정이다. 원칙과 양심을 지킬수록 풍요로운 미래와 반비례로 살아야 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응원할 수밖에 없다. ‘사람’으로 커 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2015. 623. 경기일보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원문보기>

표절과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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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철이 다가왔습니다. 매년 이맘 때면  국회의원들은 자기 이름을 박아 정책자료집을 경쟁적으로 내놓습니다. 정책자료집은 국정감사 ‘우수의원’을 뽑는 근거로도 쓰입니다. 그러나 과연 정책자료집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을까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적폐청산 프로젝트-국회개혁>의 일환으로 국회의원 정책자료집의 내용과 발간 비용을 분석하던 중 그 동안 감춰져 온 비밀을 발견했습니다. 뉴스타파는 그 결과물을 국회 국정감사 시기에 맞춰 차례로 보도합니다.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이 2년 전 정부 보도자료와 연구보고서를 출처 표기 없이 통째로 베껴 자신의 이름으로 정책자료집을 발간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안 의원은 정부 보도 자료를 베껴서 만든 정책자료집의 발간 비용으로 국회 예산 890만 원을 청구해 받았다.

2017101104_01

안상수 의원은 2015년 12월 ‘해양수산 정책의 새로운 대응 전략’이라는 제목의 정책보고서를 발간했다. 그런데 정책 보고서 곳곳에서 정부 보도자료에서나 나올법한 ‘대통령지시’, ‘VIP 말씀’, ‘VIP 주재’ 등의 문구가 발견됐다.

어떻게 된 것일까? 뉴스타파는 정부 부처가 낸 비슷한 주제의 보도자료를 찾아서 비교했다.

▲ (왼쪽) 안상수 의원의 2015년 정책자료집 (오른쪽) 2013년 7월 정부 합동 보도자료

▲ (왼쪽) 안상수 의원의 2015년 정책자료집 (오른쪽) 2013년 7월 정부 합동 보도자료

확인 결과, 2장의 내용 전체가 2013년 7월 정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보도자료와 정확히 일치했다. 글의 순서는 물론 도표, 그림까지 100% 같다. 2년 전 발표한 정부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낀 것이다.

또 3장과 4장은 2015년 5월 발표된 당시 해양수산부 보도자료를 통째로 옮겨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1장 내용 역시 2015년 8월 나온 해양수산부 정부 용역보고서의 내용을 모두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수산 정책의 새로운 대응전략’이라는 정책보고서 제목이 무색해진 것이다.

안상수 의원의 정책자료집과 정부 보도자료 및 연구용역보고서 전문 보기 (클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

– 안상수 의원 정책자료집
2015년 12월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정책보고서 <해양수산정책의 새로운 대응전략>

– 대상자료
2015년 8월 한국수산회 수산정책연구소 <귀어 귀촌 실태조사 및 단기 중장기 발전방안 2015.08>
2013년 7월 10일 정부 관계부처 합동 발표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 종합대책(안)>
2015년 5월 7일 해양수산부 보도 첨부자료 <크루즈산업 활성화 대책>
2015년 5월 7일 해수부 보도참고자료 <해양 신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마리나 산업 전략적 육성 대책>

안상수 의원은 정부 자료를 인용했다는 출처 표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정부 보도자료의 경우 공공저작물로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하지만 인용할 경우 반드시 출처를 표시해야 한다. 법을 만드는 의원이 스스로 정부의 공공저작물 사용 원칙과 규정을 어긴 것이다.

취재진은 9월 21일 안상수 의원을 만났다. 안 의원에게 2년 전 발표된 정부 보도자료를 베낀 행위가 국회의원 정책자료집 발간 취지에 부합하는지, 출처 표기를 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베낀 자료집을 내면서 국회예산 890만 원을 청구한 것은 문제가 없는 것인지 등을 물었다.

그러나 안 의원은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쓸데 없는 소리 하지 마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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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표기 없이 정부 자료와 연구보고서를 베낀 이유가 무엇인지 거듭 물어보자 안 의원은 취재진에게 정부와 연구보고서 저자들로부터 허가를 받아 정책자료집을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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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해당 용역연구보고서 저자의 설명은 전혀 달랐다. 보고서의 저자는 안 의원이 낸 정책자료집의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저자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안 의원 측으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상수 의원이 정부 보도자료를 베껴 정책자료집으로 만든 2015년에, 안 의원은 한 지역신문사로부터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안상수 의원은 인천광역시장을 지냈고, 3선 의원으로 자유한국당 전국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취재 : 박중석, 최윤원
촬영 : 김남범, 오준식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자료조사 : 김도희, 정혜원

수, 2017/10/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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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4·16 생명안전공원과 기억의 백지화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체코 수도 프라하 여행 중 가장 인상적인 곳은 단연 비셰흐라드 공원묘지였다. 묘지라는 설명을 듣기 전에는 그저 소박하고 따뜻한 느낌의 공원이라 여겼다. ‘고지대의 성’이라는 뜻을 가진 비셰흐라드 언덕은 야경과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넉넉하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무엇보다 프라하 시민들이 언제라도 찾아올 수 있는 시내 가까운 곳에 있다.

묘지가 공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그 전까지 내게 죽은 자들의 무덤이 모인 곳은 ‘전설의 고향’을 떠오르게 하는 공포 체험이거나 거룩한 추모의 대상이 되어 도시 바깥으로 멀리 밀려난 것이었다. 비셰흐라드 공원묘지에는 체코의 국민 작곡가 스메타나와 신세계 교향곡의 작곡가 드보르자크, 화가 알폰스 무하, 소설가 얀 네루다 등 체코를 빛낸 예술가들과 시민들이 묻혀 있다.

비석과 묘가 모두 저마다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방문자들은 묘지의 주인을 찾고, 그 주인이 살아온 내력을 읽었다. 매력적인 일이었다. 죽음을 삶의 가까운 곳에 둔 그들이 그 후로 오랫동안 부러웠다.

비셰흐라드 공원묘지


독일 베를린을 방문했을 때는 홀로코스트 기념비 ‘살해당한 유럽의 유대인들을 위한 기념비’에 충격을 받았다. 2711개의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들이 도심 한가운데 놓여 있었다. 기념비는 국회의사당 가까이 있었다. 브란덴부르크 문과 프리드리히 거리 등이 가까운 것을 보니 시민들이 언제라도 찾아올 수 있는 거리였다.

기념비 안에 들어서자 밖에서 볼 수 없던 압도적인 규모와 세심한 동선에 놀랐다. 하나의 거대한 공동묘지와 같음에 충격을 받았다. 가해자였던 자신들의 가장 가운데에 피해자들을 위한 죽음의 기억을 거대하게 세워둔 독일 시민들에게 경외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우리 이야기를 해보자.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안간힘을 쓰며 살기에, 삶이 이렇게 아비규환인 건 아닐까? 죽은 자들의 어제와 산 자들의 오늘이 연결되었음을 배울 방법은 없을까…. 적어도 6·13 지방선거를 앞둔 안산지역 몇몇 정치인들에게는 요원한 일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후보들은 ‘납골당 반대’ 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르고 있다. 심지어 “나는 다른 공약 없다. 오로지 납골당 백지화만이 공약이다”라고 떠드는 후보도 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4·16 생명안전공원’이 마치 화랑유원지 17만평 전부에 들어서는 것처럼 속이고, ‘납골당’이란 말로 폄훼한다. 혐오는 공포와 함께 온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등에 업고 안산이 우울한 도시가 될 것이라는 쓸모없는 예단을 정치 홍보 수단으로 삼고 있다.


맙소사, ‘엄마의 마음과 눈으로 출마했다’는 한 후보의 공보물에는 “앞으로 우리의 후손들이 100년 살아가야 할 도시 한복판에 추모공원은 안 되지 않습니까?”라고 쓰여 있다. 그들에게 드보르자크 동상과 홀로코스트 기념비에 맺힌 빗방울의 장엄함을 설명해주면 알아들을까? 아니면 방문자들이 품게 되는 삶과 죽음에 대한 숭고함을 이해시킬 수 있을까? 그나마 여행객들이 남기는 경제적 가치 정도에만 고개를 주억거리겠지….

홀로코스트 기념비 지하에는 희생당한 유대인에 관한 기록을 보관한 박물관이 있는데 거기 한쪽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그것은 일어난 일이다. 그러므로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 이 점이 우리가 꼭 말해야 하는 핵심이다.” 아우슈비츠 생존자 프리모 레비의 말이다. ‘4·16 생명안전공원’이 시민들 곁에 세워져야 하는 이유다. 그곳에 희생자들을 모시는 것이 꼭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2018년 6월 4일/ 한겨레신문/ 세상읽기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47643.html#cb#csidx3aee5dad80ff57a802c9d920f55ef08 


목, 2018/06/0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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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국회의원들이 출처 표기 없이 다른 연구기관의 자료를 베껴 자신의 이름으로 정책자료집을 발간해왔고, 베낀 정책자료집의 발간 비용으로 국민의 세금인 국회 예산이 집행됐다는 최근 뉴스타파 보도와 관련해 시민단체가 표절 정책자료집에 투입된 국회 예산 내역을 전면 공개하고 환수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좋은예산센터, 예산감시단체 ‘세금도둑잡아라” 등 3개 시민단체는 오늘(10월 16일) 오전 11시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뉴스타파가 보도한 국회의원 정책자료집 베끼기 실태를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국민들은 베끼기 정책자료집을 발간하는 데 세금을 쓰라고 한 적이 없다”면서 해당 의원 별로 베낀 정책자료집 발간 명목으로 지원된 국회 예산을 전면 조사하고, 관련 예산을 즉각 환수 조치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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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들은 매년 입법 및 정책개발비와 정책자료집의 발간 비용으로 의원 1인 당 수천만 원의 국회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하지만 정책자료집 발간 비용의 경우 의원실 별 집행내역이 없다는 이유로 비공개하고 있고, 입법 및 정책개발비의 세부적인 지출 증빙 서류도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단체는 또 과거에 열람 공개한 적이 있는 ‘입법 및 정책개발비’ 영수증 조차도 현재 비공개하고 있다면서 의원들의 정책활동과 관련된 예산 집행 내역은 물론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의 세부 사용 내역도 전면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취재 : 박중석
촬영 : 오준식
편집 : 정지성

월, 2017/10/16-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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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철이 다가왔습니다. 매년 이맘 때면  국회의원들은 자기 이름을 박아 정책자료집을 경쟁적으로 내놓습니다. 정책자료집은 국정감사 ‘우수의원’을 뽑는 근거로도 쓰입니다. 그러나 과연 정책자료집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을까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적폐청산 프로젝트-국회개혁>의 일환으로 국회의원 정책자료집의 내용과 발간 비용을 분석하던 중 그 동안 감춰져 온 비밀을 발견했습니다. 뉴스타파는 그 결과물을 국회 국정감사 시기에 맞춰 차례로 보도합니다.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이 2년 전 정부 보도자료와 연구보고서를 출처 표기 없이 통째로 베껴 자신의 이름으로 정책자료집을 발간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안 의원은 정부 보도 자료를 베껴서 만든 정책자료집의 발간 비용으로 국회 예산 890만 원을 청구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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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의원은 2015년 12월 ‘해양수산 정책의 새로운 대응 전략’이라는 제목의 정책보고서를 발간했다. 그런데 정책 보고서 곳곳에서 정부 보도자료에서나 나올법한 ‘대통령지시’, ‘VIP 말씀’, ‘VIP 주재’ 등의 문구가 발견됐다.

어떻게 된 것일까? 뉴스타파는 정부 부처가 낸 비슷한 주제의 보도자료를 찾아서 비교했다.

▲ (왼쪽) 안상수 의원의 2015년 정책자료집 (오른쪽) 2013년 7월 정부 합동 보도자료

▲ (왼쪽) 안상수 의원의 2015년 정책자료집 (오른쪽) 2013년 7월 정부 합동 보도자료

확인 결과, 2장의 내용 전체가 2013년 7월 정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보도자료와 정확히 일치했다. 글의 순서는 물론 도표, 그림까지 100% 같다. 2년 전 발표한 정부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낀 것이다.

또 3장과 4장은 2015년 5월 발표된 당시 해양수산부 보도자료를 통째로 옮겨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1장 내용 역시 2015년 8월 나온 해양수산부 정부 용역보고서의 내용을 모두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수산 정책의 새로운 대응전략’이라는 정책보고서 제목이 무색해진 것이다.

안상수 의원의 정책자료집과 정부 보도자료 및 연구용역보고서 전문 보기 (클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

– 안상수 의원 정책자료집
2015년 12월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정책보고서 <해양수산정책의 새로운 대응전략>

– 대상자료
2015년 8월 한국수산회 수산정책연구소 <귀어 귀촌 실태조사 및 단기 중장기 발전방안 2015.08>
2013년 7월 10일 정부 관계부처 합동 발표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 종합대책(안)>
2015년 5월 7일 해양수산부 보도 첨부자료 <크루즈산업 활성화 대책>
2015년 5월 7일 해수부 보도참고자료 <해양 신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마리나 산업 전략적 육성 대책>

안상수 의원은 정부 자료를 인용했다는 출처 표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정부 보도자료의 경우 공공저작물로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하지만 인용할 경우 반드시 출처를 표시해야 한다. 법을 만드는 의원이 스스로 정부의 공공저작물 사용 원칙과 규정을 어긴 것이다.

취재진은 9월 21일 안상수 의원을 만났다. 안 의원에게 2년 전 발표된 정부 보도자료를 베낀 행위가 국회의원 정책자료집 발간 취지에 부합하는지, 출처 표기를 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베낀 자료집을 내면서 국회예산 890만 원을 청구한 것은 문제가 없는 것인지 등을 물었다.

그러나 안 의원은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쓸데 없는 소리 하지 마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2017101104_03

출처 표기 없이 정부 자료와 연구보고서를 베낀 이유가 무엇인지 거듭 물어보자 안 의원은 취재진에게 정부와 연구보고서 저자들로부터 허가를 받아 정책자료집을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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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해당 용역연구보고서 저자의 설명은 전혀 달랐다. 보고서의 저자는 안 의원이 낸 정책자료집의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저자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안 의원 측으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상수 의원이 정부 보도자료를 베껴 정책자료집으로 만든 2015년에, 안 의원은 한 지역신문사로부터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안상수 의원은 인천광역시장을 지냈고, 3선 의원으로 자유한국당 전국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취재 : 박중석, 최윤원
촬영 : 김남범, 오준식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자료조사 : 김도희, 정혜원

수, 2017/10/1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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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지난 두 달 동안 국회의원들의 정책자료집 표절 실태를 취재하며 수십 명의 국회의원과 보좌관을 만났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감춰져 왔던 국회의원 정책자료집의 비밀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이 털어놓은 내용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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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정책자료집이 뭔가요?

OOO 국회의원 보좌관 : 정책자료집은 국회의원의 정책의, 의정활동의 결과물인 거죠.

Q: 정책자료집은 누가 만드는 것인가요?

OOO 국회의원 보좌관 : 대부분 보좌관들이 작성합니다. 의원님은 별 관여를 거의 안하시고…

OOO 국회의원 보좌관 : 정책자료집의 구체적 내용을 잘 모르시는 분(의원)이 저는 많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OOO 국회의원 보좌관 : 제가 만들기 때문에 의원님은 모르죠.

OOO 국회의원 보좌관 : 더 바람직한 것은 이것은 국회의원 OOO, 이렇게 국회의원 이름을 달면 안 돼요. 제가 생각할 때는.

(그러면 어떻게 달아야 됩니까?)

OOO 국회의원 보좌관 : 의원실로 해야 돼요.

Q: 정책자료집은 왜 만드나요?

OOO 국회의원 보좌관 : 정책자료집을 왜 만드냐 하면, 의원들의 기본적인 속성이 지역구가 같다 안 같다를 떠나서 경쟁관계입니다. 300명이 다 경쟁관계입니다. 그래서 뭐 (다른) 의원실에서 이걸 딱 내면 의원들이 “야 우리는 어디 간거야?”. 이렇게 말한다고요. “우리는 왜 안 해?” 그러면 정책자료집을 위한 정책자료집을 만들어야 내야 돼요. 이런 문제가 생긴다는 말이에요. 그러니까 과잉입법하고 똑같은 사안이죠.

OOO 국회의원 보좌관 : 파도타기 유행식으로 정책자료집을 경쟁적으로 내고, 의원의 성과로 홍보하는… 정책자료집 몇 권을 내면 쫙 깔아놓고 ‘이러한 정책자료집을 냈습니다’라고 SNS 등에 홍보를 하고…열심히 일한 국회의원이 모습이 되니까요.

OOO 국회의원 보좌관 : 입법 및 정책개발비가 남으면 자료집들을 많이 찍죠. 사실은 그 남은 비용들을 쓰기 위해서.  

OOO 국회의원 보좌관 : 반대로 불용되면, 불용시키면 의원실이 쪼들리는 살림이 감당이 안 되거나.

(그 말씀은 그러면  정책자료집을 냈기 때문에 정책개발비를 받는 게 아니라 거꾸로 정책개발비라는 그것을…)

OOO 국회의원 보좌관 : 안 쓰면 불용인데,

(정책개발비를 타먹기 위해서?)

OOO 국회의원 보좌관 : 네, 정책자료집을 말하자면, 페이크(가짜)라도 몇 페이지 갖다 내야 정책개발비라는 걸 수령할 수 있고.

Q: 정책자료집 베끼기는 어떻게 이뤄질까요?

OOO 국회의원 보좌관 : 어떻게 연구를 합니까 우리가…  발췌하고, 발췌해서 믹싱하는 거지 어떻게 연구를 하냐고요. 저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란 말입니다.

국회가 얼마나 바쁘게 돌아가는지 아시잖아요. 누가 의원이 의정활동하다 말고 그걸 연구해서 냅니까? 보좌관이 연구해서 냅니까? 그건 논문이죠. 그렇게 되면 논문이죠. 자료집이 아니라. 자료집이라는 것은 이 사람 저 사람 갖다 쓰라고 있는 거잖아요.

연구보고서 원 저자 : 국회의원 보좌관실에서 요청할 때가 있어요. 자료를 뭐 만들어 달라고 나중에 가보면 거기다 껍데기만 붙여서 나가는 경우도 있어요. 사실. 심하게 말씀드리면 그냥 껍데기만 바꿔서. 그걸 ‘표지 갈개’라고 하죠.

OOO 국회의원 보좌관 : 저희가 거꾸로 (기관 등에)요청을 해요. 저희가 국감 때 이런 자료를 써야 하는데 좀 자료를 달라고.

연구보고서 원 저자 : 저희는 그걸 갖다가 전략적으로 활용을 해요. 솔직히 말해 우리의 요구 사항을 담아가지고 그쪽에다 주는 거죠.

자기 쪽에 우호적인 의원들을 확보하려고 노력들을 많이 하거든요..일단 우리의 의견을 가장 빠르게 반영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죠.

Q: 국회사무처는 제대로 검증하고 예산을 지급할까?

OOO 국회의원 보좌관 : 자료집을 만들면 다 사무처에 제출합니다. 세 권인가 제출하게 돼 있어요. 그러니까 발간했을 때 ‘돈 주십시오’ 하려고 들고 갔는데 그러면 ‘뭐 발간했어요?’할 때 증빙이 없으면 돈을 줄 수는 없잖아요.

(국회 사무처에서 관리 감독을 안 하나요?)

OOO 국회의원 보좌관 : 사무처에서 터치를 할 수 없죠

(내용은 전혀 터치 못합니까?)

OOO 국회의원 보좌관 : 형식을 갖추게 되면 못하죠.

OOO 국회의원 보좌관 : 자금의 집행이라도 행정적인 집행인 거죠. 영수증 처리가 잘 됐나만 확인하는 거지. 내용이 어떻다고 걔네들이 확인하기가 어렵죠. 그리고 그걸 확인하는 순간 ‘국회사무처가 국회의원실의 지원기구인데 너네들이 나의 입법 정책과정에서 대해서 개입하는 이게 뭔 이야기냐. 지금’ …이런 구조죠.

OOO 국회의원 보좌관 : 입법 정책개발비만 그런 게 아니라 의원실에서 집행되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사무처가 그 내역을 쉽게 들여다보기는 어렵죠. 그렇잖아요? 구조가 그렇게 되는 게 아니겠습니까?


취재 최윤원 박중석
촬영 김남범, 오준식
편집 윤석민
CG 정동우
그래픽 하난희

목, 2017/10/19-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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