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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311] 론스타와 '만수르', 사냥에 쓰는 총은 따로 있다! : 국제 중재 회부제 폐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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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311] 론스타와 '만수르', 사냥에 쓰는 총은 따로 있다! : 국제 중재 회부제 폐지해야

익명 (미확인) | 수, 2015/06/24- 16:34

 

[시민정치시평 311]

 

론스타와 '만수르', 사냥에 쓰는 총은 따로 있다!

국제 중재 회부제 폐지해야

 

송기호 변호사

 

국제 중재 회부라는 낯선 말이 시민의 일상에 뛰어들었다. 론스타의 5조 원 대의 국제 중재 회부 사건의 2차 변론 기일이 오는 29일에 시작한다. '하노칼'이라는 아부다비 '만수르'의 회사도 한국을 국제 중재에 회부했다. 게다가 '엔텍합'이라는 이란 회사도 한국을 회부 의향서를 보냈다.

 

이제는 법전과 법률 용어 사전에서 뛰어나와 한국의 거리에서 활보하는 국제 중재 회부란 무엇인가. 기업이 국가의 국회, 정부, 법원을 국제 중재에 회부하는 것이다. 이 제도의 일차적 특징은 기업이 영업을 하는 나라의 사법부에 복종하지 않는 점이다. 론스타와 만수르는 공통적으로 이미 한국의 법원에 세금 소송을 하고 있거나 패소했다. 그런데도 다시 한국의 세금 부과가 부당하다며 국제 중재로 한국을 끌고 갔다. 이렇게 되면 조세 부과에 대한 한국 법원의 최종적 권위는 크게 흔들린다.

 

실체가 없는 5조 원 청구

 

그러나 이 제도는 그저 사법부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민주주의 전반을 심각하게 후퇴시켰다.

 

론스타 사건을 보자. 이 회사가 청구하는 돈이 애초 4조6000억 원에서, 5조1328억 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론스타 청구액의 실체를 아는 국민은 없다.

 

론스타 국제 중재 대비를 위해 쓰는 돈이 112억3400만 원이다. 2013년도부터 사용한 예산을 합하면 219억5200만 원이다. 게다가 만에 하나 한국이 패소하면 론스타는 납세자에게 막대한 청구서를 보낼 것이다. 그런데도 국민은 론스타의 5조 원 청구가 어떻게 계산되어 나온 숫자인지조차 모른다.

 

론스타는 2006년 5월에 국민은행에 6조3000억 원에 파는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이 성사됐다면 론스타는 4조1430억 원의 이익을 남길 수 있었으나 계약은 그해 11월에 파기됐다.

 

론스타는 지금 이 계약 파기가 한국 정부의 승인 지연에서 비롯했으므로 그 차액을 청구하는가? 그러나 이것은 불가능하다.

 

그 이유는 5년이라는 중재 회부 시한이 지났기 때문이다. 론스타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제 중재 회부 의향서를 보낸 날짜인 2012년 5월 21일은 계약 파기일로부터 이미 5년이 지났다.

 

론스타와 만수르의 국제 중재 회부는 한국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심각한 후퇴이다. 입법자가 제정한 법률은 종이 장식처럼 됐다. 공공기관 정보공개법에 따라, 민변이 5조 원의 실체 공개를 요구해도, 정부는 밝히지 않는다. 만수르가 왜 한국을 국제 중재에 회부했는지, 그 회부 의향서를 공개하라고 요구해도, 거부한다.

 

공공 정책을 조준하는 무기

 

론스타와 만수르 사건의 값비싼 교훈은 국제 중재 회부권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호주(오스트레일리아)는 일본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이를 제외했으며, 작년에 유출된 환태평양 동반자 협정(TPP) 협정문에서도 호주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않는다는 조건부 조항이 들어가 있었다. 호주 의회는 한국 호주 FTA에 대해 기업의 국제중재 회부권한에 대해 재협상할 것을 결의했다.

 

독일 경제부 장관 가브리엘(Sigmar Gabriel)과 유럽연합(EU) 국제통상 담당 집행위원 융커(Jean–Claude Juncker)도 미국과 유럽연합의 FTA에서 기업에 국제 중재 회부권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에콰도르, 볼리비아, 베네수엘라가 국제 중재 회부권의 산실인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ICSID) 조약에서 탈퇴했다. 인도네시아도 기업의 국제 중재 회부권을 포함한 투자보장협정을 종료시키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남아공도 스페인 네덜란드 독일 등과 체결한 투자 보장 협장을 해지했다.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도 <2014년 ISDS 연례 보고서>도 이 제도가 투자를 촉진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분석했다.

 

최근의 국제 중재 회부 사건을 보면 국민을 위한 공공 의료 정책마저 국제 중재 회부권의 과녁임을 알 수 있다.

 

미국 제약회사가 의약품 특허권을 인정하지 않은 캐나다 법원 판결에 맞서 5억 달러의 배상을 요구하며 캐나다를 국제 중재에 회부한 일라이 릴리 사건(Eli Lilly)이 있다. 이는 캐나다 법원의 특허 심사 기준에 대한 해석 권한을 정면 도전한 사건이다.

어떤 사람들은 한미 FTA에서 "국민 건강, 안전, 환경 등 공익 목적의 비차별적 공공정책의 경우 수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두었으니, 한국의 공공 정책은 공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현실과 다르다. 이런 조항에서도 기업은 공공 정책을 국제 중재에 회부했다.

 

예를 들면, CAFTA(중미 일부 국가와 미국의 FTA) 부속서 10-C에는 위와 같은 한미 FTA 조항이 있지만, 퍼시픽 림 마이닝 사건(Pacific Rim Mining)에서 국제 중재를 막지 못했다. 이 회사는 금광 채굴 허가에 필요한 환경 보호 조치를 이행하지 못해 허가를 거부당하자 3억 달러의 배상을 요구하며 엘살바도르를 국제 중재에 회부했다.

 

페루-미국 FTA 부속서 10-B에도 위와 같은 한미 FTA 조항이 있지만 렝코 마이닝 사건(Renco mining)에서도 국제 중재 회부를 막지 못했다. 페루 정부가 부여한 오염 제거와 환경 복원 의무 이행기간을 연장해 주지 않았다면서 8억 달러의 손해 배상을 요구하며 페루-미국 FTA에 근거해 국제 중재에 회부했다.

 

경제 위기와 국제 중재 회부권

 

특히 스페인, 그리스, 사이프러스 등 경제 위기를 겪은 유럽의 나라들의 긴축 정책에 대항하는 국제 중재 회부를 보면, 국가의 정책 자율권을 얼마나 해치는지를 알 수 있다.

 

스페인은 재생 가능 에너지 보조금을 삭감하고 전력 생산에 과세한 것을 이유로 국제 펀드들로부터 7억 유로 배상을 요구하는 국제중재를, 그리스는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국제 금융 기관으로부터 국채 정책 변경을 이유로 국제 중재를(Postova 사건), 사이프러스는 부실은행의 건전성 강화를 위해 공적 자금을 투입해 국가 보유 지분을 높였다는 이유로, 10억 유로나 되는 엄청난 배상금을 요구하는 국제 중재(Marfin Investment Group 사건)를 당했다.

 

이처럼 경제 위기에 처한 국가의 비상 정책에 대해 국제 중재로 대항하는 사례는 이미 아르헨티나가 55건의 국제중재에 회부된 것에서 잘 알 수 있다.

 

나의 결론은 국제 중재 회부제의 폐지이다. 한국과 같이 자국 화폐가 국제 금융 시장을 주도하지 못하는 나라에서는 국제 중재 회부권을 수용해서는 안 된다. 론스타와 만수르 사건에서 얻은 값비싼 교훈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http://www.pressian.com/ '시민정치시평' 검색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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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양도소득세 완화, 자산불평등 심화시키고 투기 부추길 시대착오적 정책

 

오늘(6/18) 더불어민주당은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는 상위 2%를 대상으로 부과하고,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12억 원으로 완화하는 정책을 당론으로 결정했다. 이는 현재의 심각한 자산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투기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잘못된 정책이다. 이러한 시대착오적 정책을 당론으로 결정한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한다. 

 

종합부동산세는 상위 1~2% 대상으로 설계된 세금이 아니다. 종합부동산세법 제1조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고액의 부동산 보유자에 세금을 부과해 부동산 보유에 대한 조세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부동산의 가격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종합부동산세의 존재 이유이다. 그리고 현재와 같이 집값이 올랐다는 것은 주택 소유자와 전체의 40%가 넘는 무주택자 사이의 자산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한 상황에서 종합부동산세의 대상을 줄이겠다는 정책은 자산불평등을 방치하겠다는 것을 넘어 심화시키겠다는 것으로 밖에 읽히지 않는다.

 

양도소득세는 부동산 투기로 인한 불로소득을 환수하기 위한 세제이다. 그러나 1주택자의 경우 실거주 목적 등을 이유로 여러 혜택을 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일정 금액 이하의 주택을 매매할 때에는 비과세되어 현황 조차 파악할 수 없고, 일정 금액을 넘어서는 주택이라 할지라도 각종 공제등을 통해 실제 과세되는 세금은 미미한 수준이다. 부동산 투기 과열로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쏠림 현상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양도소득세의 비과세 대상마저 확대하는 것이 진정 주거 불안에 시달리는 시민들을 위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가? 진정 12억 원의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사람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시민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민주당 강령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쓰여져 있다. ‘주거권은 안정된 주거생활을 영위할 국민의 기본권이다. 실수요자 중심의 ‘1가구 1주택’ 원칙으로 내집 마련 기회를 보장하고, 모든 국민이 소득이나 재산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주거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주거정책을 추진한다.’ 지금 민주당이 추진하는 퇴행적인 부동산 세제 개편이 위의 강령에 진정으로 부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를 깎아준다고 40%가 넘는 무주택자의 주거권이 나아지는가? 아니면 높이 상승한 집값이 잡힐 수 있는가? 지금이라도 민주당은 자산불평등을 심화시킬 정책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성명 https://docs.google.com/document/d/1StSwCxQTmm5XMzNNp6E60TCgpkfK4psEpbX5...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 

 

토, 2021/06/19-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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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님, 안녕하세요? 참여연대 시민참여팀입니다.

회원님은 어떤 계기로 참여연대와 함께하게 되셨는지 기억하시나요?

신입회원들은 언론에 나온 참여연대 활동을 보고, 서명 캠페인이나 이벤트에 참여하고, 책을 읽거나 강좌를 통해 또는 SNS나 발간자료를 접하고 등등 다양한 이유로 참여연대와 함께했다고 응답해 주셨어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주변의 권유를 통해 가입하게 되는 분들도 꽤 큰 비중을 차지하고 계시더라고요. 연간 평균적으로 신입회원의 약 25%는 가족이나 지인의 권유를 받고 참여연대 회원으로 함께하게 됐다고 답해주셨어요. 지인에게 건넨 한마디로 정부지원금 없이 오직 시민의 힘으로 운영되는 참여연대의 단단한 지지 기반을 만들게 된 것이지요.

그래서 준비했어요. 가입 권유 캠페인!

지인을 참여연대 회원으로 이끌어 주신 분들을 위해 가만히 있을 수 없잖아요? 회원님의 지인이 2023년 참여연대의 신입회원이 될 수 있도록 다리가 되어주세요. 올 한 해 지인을 참여연대 회원으로 이끌어 준 분들에게 참여연대 수건을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씻을 때마다 힘이 솟는 피플파워 수건!

? 가입 권유 캠페인 참여 방법 ?

  1. 지인에게 참여연대 2022년 활동영상 링크를 보내고 bit.ly/3YTcLyq
  2. 참여연대 회원가입 링크를 함께 공유하면서 http://bit.ly/JOINPSPD
  3. 지인이 회원가입할 때, 추천인에 회원님의 이름을 적어달라고 안내합니다.
  • 선물은 캠페인 참여(회원가입 성공)하신 날 기준, 다음 달 초에 일괄 발송됩니다.

문의 참여연대 시민참여팀 02-723-4251 / [email protected]


가입권유 성공 노하우를 들어봤어요?

문화센터에서 같이 강의 듣는 회원인데, 얘기를 나누다보니까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 가입을 권유했더니 바로 가입해주셨어요.
이해숙 회원

같이 술 진탕 마시면서 잔뜩 수다를 떨다가 할 말이 잠깐 없을 때 ‘뻔뻔하고 단도직입적으로’ 권유합니다.
민선영 간사

회원가입 권유 노하우에 관한 글을 본 적이 있는데, 두려워 하지 말고 물어보고, 가입을 권유하라고 해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김원태 회원

나름 소심해서 전화로는 잘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일대일 카톡으로 메시지를 보내서 부탁했어요. 감사하게도 그 자리에서 바로 안된다고 하는 분들은 없어서 계속 카톡으로 부탁드리고 있어요. 
이미현 간사

직장 동료들이 참여연대를 이미 알고 있었어요. 정부 지원 받지 않는 시민단체고 건강한 역할을 많이 하고 있다, 부담없이 후원해달라고 했더니 흔쾌히 가입해주었습니다.
김철빈 회원

The post [회원확대캠페인] 회원가입 권유하고 선물? 받으세요 appeared first on 참여연대.

수, 2023/02/15-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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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오늘(7/12) 중대재해처벌법이 어떤 경우에 적용되는지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안을 입법예고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공개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안으로는 제2·제3의 구의역 김군·김용균·이선호가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없습니다. 택배를 배송하다가 과로로 쓰러져도,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과 같은 직업성 암이 발병해도 ‘죽지만 않으면’ 경영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정부는 노동시민사회의 의견을 온전히 반영하여 제대로 된 시행령을 마련해야 합니다.

입법 취지 후퇴시킨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안

정부의 시행령 제정안, △직업성 질병 범위의 과도한 축소 △2인1조 작업 등 핵심 안전조치 누락

△안전보건 관리 외주화 등 중대재해처벌법 취지 부합하지 않아

정부는 노동시민사회 의견 온전히 반영하여 시행령 마련해야

 

정부는 오늘(7/12) 중대재해처벌법이 어떤 경우에 적용되는지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이하 시행령안)을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정부의 시행령안은 △직업성 질병의 범위를 급성중독 위주로 한정하면서 법 적용대상을 과도하게 축소하고, △2인 1조 작업·신호수 투입 의무화 등 노동시민사회가 요구해온 핵심적인 안전조치를 누락시키고, △안전보건 관리상의 조치를 외부 민간기관에 외주화하는 길을 열어두어 부실 점검·책임 회피가 가능해지는 등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취지에 후퇴되는 내용들이 담겼다. 이런 수준으로는 한국사회에 만연한 중대재해를 예방하기에 턱없이 부족하고, 제2·제3의 구의역 김군·김용균·이선호가 나오는 것도 막을 수 없다.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는 정부가 시행령 입법예고 기간에 제출될 노동시민사회의 의견을 온전히 반영하여 제대로 된 시행령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정부가 시행령안에서 제시하는 직업성 질병 기준은 지나치게 협소하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하면 중대산업재해로 규정한다. 그런데 정부는 산재보험법이 규정하는 13개 직업성 질병 중에서 급성 중독 위주의 일부 항목만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으로 한정했다. 직업성 질병에 대부분을 차지하는 (과로사의 주 원인인)뇌·심혈관계 질환, 직업성 암, 근골격계 질환 등이 법 적용 대상에서 모두 제외되었다. 정부 안으로는 택배를 배송하다가 과로로 쓰러져도,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과 같은 직업성 암이 발병해도 ‘죽지만 않으면’ 경영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사실상 직업성 질병으로 인한 중대재해 처벌을 무력화시킨 것과 다름없다.

 

2인 1조 작업·신호수 투입 의무화 등 노동시민사회가 줄기차게 요구해온 핵심 안전조치가 시행령안에서 누락된 것도 큰 문제이다. 정부 안에는 ‘안전·보건에 관한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는 모호한 규정만 담겼고, 핵심 안전조치를 구체적으로 명문화하는 내용을 포함하지 않았다. 산업현장에서는 위험한 순간이 발생하면 혼자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2인 1조 근무가 필수적이고, 크레인이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거나 차가 지나갈 때 위험신호를 해주는 신호수가 꼭 필요하다. 구의역에서 일했던 김군, 발전소에서 일했던 김용균님, 평택항에서 일했던 이선호님은 모두 혼자서 작업하다 숨졌다. 김군과 김용균님이 2인 1조로 일했더라면, 이선호님 주변에 위험한 상황을 알려줄 신호수 노동자가 있었더라면 비극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시행령안으로는 제2, 제3의 김군·김용균·이선호가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안전보건 관리상의 조치를 외부 민간기관에 외주화하는 문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시행령안에는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가 반기별로 1회 이상 안전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를 이행했는지 점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안전보건 예산과 인력 배치 등을  관리하게끔 규정하고 있다. 또 안전보건 점검 업무를 고용노동부장관이 지정한  민간기관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하여 안전보건 관리상의 조치를 외부 민간기관에 외주화하는 길을 열어두고 있다. 위탁 계약을 맺으면서 ‘을’의 위치에 놓이게 된 민간기관이 ‘갑’인 사업주가 안전보건 관계 법령을 위반했는지 철저히 점검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민간기관이 ‘갑’의 눈치를 보고 안전보건 관계 법령 위반 사항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거나, 법 위반 사항이 없다는 점검보고서를 작성한다면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더라도 경영책임자는 처벌을 피할 수 있다. 앞서 산업안전보건법과 관련된 안전보건 관리 업무가 외주화되면서 산업안전보건법의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비판을 받는 상황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안전보건 관리의 외주화라는 잘못된 방식을 답습하면 안 된다. 

 

매년 2천 명에 가까운 노동자들이 산업재해로 사망(2020년 기준 사고사망자 882명, 질병사망자 1180명)하는 참혹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올해 초 중대재해처벌법이라는 디딤돌이 겨우 마련됐다. 이제 디딤돌이 단단히 박힐 수 있도록 시행령을 제대로 제정할 차례다. 정부는 시행령안에서 직업성 질병 범위에 직업성 암, 근골격계 질환 등을 추가하고, 특히 작업지시를 하는 사용자에게 근로시간 관리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과로와 관련된 뇌·심혈관계 질환을 직업성 질병에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또한, 2인 1조 작업·신호수 투입 의무화 등 핵심적인 안전조치를 추가하고, 안전보건 관리상의 조치를 외부 민간기관에 무분별하게 외주화하지 않는 등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수없이 반복되는 중대재해를 막고, 마음 아픈 죽음을 멈춰야 한다는 노동시민사회의 절박한 목소리에 정부가 응답해야 한다.

 

논평 [https://docs.google.com/document/d/1v3s3Yqfg1kZG7z6RGkGQR-bq4KcE9ZvW_Ek0...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

 

월, 2021/07/12-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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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과 정부는 건강보험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고객센터 직접고용을 결단해야 합니다. 

https://www.flickr.com/photos/pspd1994/51323286153/in/dateposted/" title="210720_기자회견_건보공단 고객센터 직영화 촉구" rel="nofollow">210720_기자회견_건보공단 고객센터 직영화 촉구https://live.staticflickr.com/65535/51323286153_cd9e0ed295_b.jpg" width="1024" />

2021. 07. 20. 화요일 오전 10시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건강보험공단의 공공성을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직영화를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대표자 기자회견<사진=참여연대>

 

국민건강보험은 한국에 거주하는 5,100만 명의 시민들이 가입자입니다. 우리 시민사회단체는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에서 국민건강보험이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보루이며, 건강보험의 공공성을 지키는 것이 매우 소중한 일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역할의 일부를 담당해왔던 건강보험고객센터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파업 과정에서 우리 시민사회단체는, 국민건강보험이 민원업무를 담당하는 고객센터를 외주화 함으로써 건강보험이 지켜야 할 공공성을 훼손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입자들은 건강보험료만이 아니라 건강보험 자격, 노인장기요양보험 이용 등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때 고객센터에 전화를 합니다. 건강보험공단이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신뢰를 갖고 상담사들이 우리의 민감정보를 열람하도록 승인합니다. 그런데 민간위탁 업체가 가입자의 동의 없이 민감한 정보를 들여다보았을 뿐 아니라, 상담의 질도 떨어뜨려왔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하루라도 빨리 이런 잘못된 민간위탁 구조를 다시 돌려놓기를 요구합니다. 

 

1,600명이 넘는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을 당장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그런데 문재인정부는 2017년부터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는 정책을 시행해왔고, 건강보험공단과 동일한 방식으로 업무를 해왔던 국민연금공단과 근로복지공단은 이미 직접고용 전환을 완료하였습니다. 이제 김용익 이사장의 결단이 필요한 때입니다. 

 

일부 정규직 노동자들이 ‘공정성’을 이야기하며 직접고용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객센터의 직접고용은 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침해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가입자들의 권리침해를 되돌리는 일이기에, 정규직들의 ‘정서’가 핑계가 될 수는 없습니다. 건강보험공단은 고객센터 노동자들과 직접 대화하며 직접고용의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해야 합니다.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은 코로나19 시기 국민건강보험에서 일하는 이들의 노고를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고객센터 노동자들도 늘어나는 업무에 더해 질병관리본부 안내전화를 받는 등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 힘을 보태왔습니다. 그런데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필수업무를 하면서도 그에 맞는 존중을 받지 못했습니다. 최선을 다해 공적인 업무를 하는 노동자들이 저임금과 불안정한 노동, 건강권의 침해로 인해 고통을 받아왔습니다. 

 

이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공공성을 지키는 것은 공공기관에게만 맡겨서 될 일은 아닙니다.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파업이 잘 해결되고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다시 가입자들의 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도 나서야 합니다. 우리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은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직접고용에 대한 정부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2021년 7월 20일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무순)

<보건의료단체> 안중선(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공동대표), 조선남(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 나백주(건강세상네트워크 정책위원장), 강주성(간병시민연대 대표), 강태언(의료소비자연대 사무총장)

<법률단체> 고윤덕(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 구동훈(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회장), 최은실(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 권두섭(민주노총 법률원장) 

<교수ㆍ학술 단체> 남기정, 김진균, 이호중, 박양진, 김병인, 배재국(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공동의장), 박정원(전국교수노동조합 위원장), 박중렬(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위원장) 박거용(학술단체협의회 상임대표)

<종교계> 박상훈(천주교 남자수도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 위원장), 지몽스님(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장기용(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시민사회단체> 송성영(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김승무(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 윤정숙(녹색연합 공동대표), 김남규(전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안건수(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이주민노동센터 대표), 강혜란, 최진협(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김경민(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진영종(참여연대 공동대표), 이찬진(참여연대 집행위원장), 김진석(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박정은(참여연대 사무처장),김호철(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신철영(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박만규(흥사단 이사장), 이태호(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운영위원장), 박진용(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 윤순철(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 이승훈(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처장), 이상현(녹색미래 사무처장), 유환성(천안YMCA 이사장), 천경석(아산YMCA 이사장), 최만정(남북상생통일충남연대 대표), 김미혜(천안여성의전화 대표), 장명진(충남동학농민혁명단체협의회 상임대표), 신언석(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 박민우(아산시민연대 대표), 김정진(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권경숙(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신은미(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김용자(천안여성회 대표), 전장곤(충남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 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이상선(청양시민연대 대표), 박래군(416 재단 상임대표), 백도명, 김혜진(생명안전시민넷 공동대표)

 

기자회견 개요

일시 : 2021년 7월 20일(화) 오전 10시

장소 : 참여연대 아름드리홀 

발언자

보건의료단체 : 건강세상네트워크 정책위원장 나백주 교수

법률단체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류하경 변호사

시민사회단체 : 참여연대 박정은 사무처장

종교계 : 천주교 남자수도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 위원장 박상훈 신부

 

* 입장문은 청와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이사장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보도자료https://drive.google.com/file/d/10FBBBzkPtgamtO2um6FRAt2bOUBia3FG/view?u...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

화, 2021/07/20-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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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는 오늘(7/21) 문재인 정부 평가보고서 <https://bit.ly/3ir01LE" style="background:rgb(255,255,255) 0px 0px;color:rgb(102,153,204);" rel="nofollow">문재인 정부의 멈춰선 개혁, 성과와 한계>를 발행했습니다. <취약노동자 권리 보장과 안전한 일터 만들기>분야 국정과제에 대한 평가서를 공개합니다.  


 

https://bit.ly/3ir01LE" style="background:0px 0px;color:rgb(102,153,204);" target="_blank" rel="nofollow">전체 이슈리포트 보러가기


 


http://bit.ly/3eDYQaL" style="background:0px 0px;color:rgb(102,153,204);" target="_blank" rel="nofollow">보도자료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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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노동자 권리 보장과 안전한 일터 만들기

1. 배경


  • 지난 90년대 외환위기 이후, 취약노동자인 비정규직은 짧은 시간에 급증했음. 2020년 기준  비정규직은 전체 노동자의 41.6%를 차지함(한국노동사회연구소, 2020).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이 심각하고, 비정규직의 이해를 대변하는 제도와 법체계가 미흡하여 보호장치가 필요한 상황임. 비정규직을 줄여나가는 노력과 함께 그 지위로 인해 발생하는 차별을 금지하는 등 비정규직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 보장을 위한 법 개정이 시급함. 문재인 정부는 노동존중사회라는 기치를 내걸고 비정규직을 축소하고 차별을 완화하기 위한 국정과제를 제시함.




  •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산업재해 사망률 1위로 2019년 한 해 동안 산업재해로 2,020명이 사망했음. 수많은 산업재해와 재난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기업이  지나친 이윤추구를 위해 위험작업을 외주화하는 등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을 도외시해왔고, 정부는 산재 발생 사업장을 제대로 감시·처벌하지 않고 규제완화라는 이름으로 위험을 양산해왔기 때문임. 산재를 실질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향으로 국정과제가 제시되고 이행되었는지 평가해 볼 필요가 있음.



 

2. 국정과제 현황과 평가 요약 

<표> 취약노동자 권리 보장과 안전한 일터 만들기 관련 국정과제 현황과 적절성 평가, 이행 평가






























분류



세부 과제 



적절성 평가



이행 평가



판단 근거



취약

계층

노동자 권리

보장



비정규직 감축 및 차별 완화 

: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 제도 도입, 차별시정제도 전면 개편,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금지 등 



비정규직 감축과 차별시정 위한 개혁적 과제이나, 실천계획 부재





-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진행됐으나,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 전환 비율이 높음

- 민간부문에서 비정규직 사용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 추진되지 않음



체불근로자 생계보호 강화 및 체불사업주 제재 강화



방향은 개혁적이나 실효성 담보할 방안은 미흡





- <임금체불 청산제도 개편방안>에 따라 제도개선 있었으나, 체당금 위주 개선이며 사전적 임금체불 예방 개선은 부족



근로자 이해대변제도 기능 강화




 

미조직 노동자 권익 보호 위한 개혁적 과제



X



- 2020년 10월 경사노위 <근로자대표제도 개선 노사정 합의문> 채택. 그러나 적극적인 법개정 의지 확인되지 않음 



임금격차 해소(최저임금 1만 원 실현)



임금격차 해소 위한 개혁적 과제



X



- 정부 출범 후 2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이 10%를 넘었으나 2020년 이후 인상률 낮아짐 

-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실질 임금인상 효과 저하



안전한

일터

만들기



산업안전보건체계 혁신, 원청 공동사용자 책임 강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위험의 외주화’ 막기 위한 개혁적 과제


 

경영 책임자가 중대재해의 책임과 처벌을 지게 하는 개혁적 과제





-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2018.12.28.), 중대재해처벌법 제정(2021.1.8.) 

- 산재 예방 디딤돌이 될 법률 제개정 있었으나, 법안 내용이 일부 후퇴. 입법 취지 훼손하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안이 입법예고됨 


 

<이행여부>


  • ◎ 취지에 맞게 이행이 완료된 과제




  • ⵔ  취지에 맞게 이행 중인 과제




  • △ 미흡하거나 핵심이 변질된 채로 이행중이거나 이행이 완료된 과제




  • Х  미이행인 과제, 남은 임기 1년동안 진행계획이 없어 사실상 폐기로 봐도 무방한 과제



 

3. 국정과제의 적절성과 이행 평가  

 1) 취약계층 노동자 권리 보장   

 

     (1) 비정규직 감축 및 차별 완화 


  • 국정과제

    - 비정규직 사용사유제한 제도 도입 추진, 비정규직 사용부담 강화 방안 마련, 비정규직 차별시정제도 전면 개편,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 금지, 1년 미만 근로자(비정규직 포함) 퇴직급여 보장 등 /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가이드라인(2017.7.20.)




  • 적절성 평가 : 비정규직 감축과 차별시정 위한 개혁적인 과제이나, 실천계획 부재 

    - 비정규직 감축을 위해 제시한 상시⋅지속, 생명‧안전 관련 업무 정규직 직접고용 원칙 도입,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 범위 규정, 일정 규모 이상 비정규직 사용 대기업 ‘비정규직 고용 상한비율’ 제시 등은 비정규직을 줄여나갈 수 있는 개혁적인 방향의 정책이고, 비정규직이 겪는 차별 완화를 위해 제시된 ‘비정규직 차별시정제도 전면 개편,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 금지, 1년 미만 근로자(비정규직 포함) 퇴직급여 보장’ 과제도 개혁적인 과제이나, 추진 계획이 제시되지 않았음.  




  • 이행 평가 : △ 

    - 2017년 7월,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공공부문에서 상시⋅지속, 생명⋅안전 관련 업무에 대한 정규직 직접고용 원칙을 세웠으나,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각 기관에 정규직 전환 결정을 위임해 기관마다 인정기준에 대한 편차가 있었음. 위 가이드라인에 따라 2020년 기준, 계획 인원의 97.3%(199,538명)가 정규직으로 전환됐으나 이 중 약 4분의 1이 자회사 소속으로 전환됨. 자회사 전환이 불가한 교육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을 제외하고 대상을 공공기관으로 좁히면 전환 결정 인원 10만 5천 명 중 자회사 전환이 4만 9천 명으로 50%에 달함. 직고용이 아닌 자회사 전환률이 너무 높고 민간기업으로 확산하지 못 했다는 한계가 있음. 

    - 비정규직 사용 사유를 제한하거나 비정규직 고용 상한 비율을 제시하는 등의 과제는 전혀 추진되지 않았으며 로드맵도 제시되지 않았음. 



 

     (2) 체불근로자 생계보호 강화 및 체불사업주 제재 강화  


  • 국정과제

    - 체불근로자 생계보호 강화 및 체불사업주 제재 강화 / <임금체불 청산제도 개편방안>(2019.)




  • 적절성 평가 : 정책의 방향은 개혁적이나, 구체적인 제도 개편방안(2019년)은 실효성 담보하기에 미흡

    - 임금체불은 노동자와 부양가족의 생존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행위임. 한국의 임금체불 피해 노동자수는 매년 40만 명 이상, 임금체불액은 1조 원 후반에 달하고 있음. 이는 2018년 기준 일본의 16배(취업자수를 감안하면 40배 이상) 수준이며, 한국은 OECD 국가 중 임금체불 문제가 가장 심각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음. 그런 점에서 국정과제의 방향은 개혁적이나 이를 실현할 구체적인 과제는 제시되지 않았음. 

    - 2019년 임금체불 청산 제도 개편방안을 통해 구체적인 과제가 제시됐으나 실효성면에서 미흡한 방안이 제시되었음. 체불임금 지연이자 대상을 재직자로 확대하는 방안은 지연이자 미지급에 대한 처벌조항이 부재하고 고용노동청을 통한 구제의 어려움 때문에 실효성이 담보되지 않음. 또한, 반의사불벌죄 적용 제외 과제는 전면폐지가 아닌 ‘고액’과 ‘상습’ 체불사업주로만 한정한 점도 한계가 있음. 전반적으로 체불임금 해소를 위해 근로감독제도 강화 등 사전적 예방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음. 




  • 이행 평가 : △

    - 2019년 1월 17일, 문재인 정부는 △소액체당금 제도 적용범위 퇴직자에서 재직자까지 확대, △소액체당금 상한액 인상 및 법원의 확정판결 요건 삭제를 통한 지급기간 단축, △일반체당금 상한액 인상, △지연이자 적용대상 퇴직자에서 재직자까지 확대, △악의적 체불사업주 형사책임 강화 등을 담은 <임금체불 청산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함. 이후 체당금 제도를 강화했으나, 지연이자 적용대상 확대·악의적 체불사업 형사책임 강화는 진척이 없음. 

    - 대선 당시 공약한 △고액, 상습 체불사업주에 대한 반의사불벌죄 적용 제외, △임금채권의 소멸 시효(3년→5년) 연장, △체불임금과 동일한 금액(100%)의 부가금 지급 등 임금체불 예방에 실효성 있는 개혁은 추진되지 않고 있음. 2017년 10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발표한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의 상습체불 사업주에 대해 △체불금 외 체불금액 3배 이내의 징벌적 배상제도 신설, △분산되어 있는 체불청산·추심업무의 일원화, 원스톱 지원을 위한 전담조직 신설 등도 추진되지 않았음. 



 

     (3) 근로자 대표제도 기능 강화  


  • 국정과제

    - 2018년부터 근로자 대표제도 기능 강화




  • 적절성 평가 : 미조직 노동자 권익 보호 위한 개혁적 과제

    - 근로자대표는 노조가 없는 사업장에서 유연근무제를 비롯해 해고·노동시간·휴게시간 등  노동관계법 7개 법률의 36개 조항에 대해 사용자와 합의하는 권한을 가짐. 이처럼 근로자대표가 노동 조건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도 근로자대표의 선출 방법, 지위와 권한, 임기 등에 대한 법규정이 없어 사용자가 근로자대표를 선정, 악용하는 사례가 많았음. 근로자대표 제도 기능을 강화하는 것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자, 미조직 노동자가 전체 노동자의 90%에 달하는 한국 상황에서 미조직 노동자 권익 보호를 위한 개혁적인 과제임.  




  • 이행 평가 : X 

    - 2020년 10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근로자대표의 선출 절차, 방법, 지위 및 활동 보장을 규율하는 내용을 담은 <근로자대표제도 개선에 관한 노사정 합의문>을 채택했음. 그러나 관련 법안은 국회에서 제대로 심의조차 되지 않으며 정부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합의문 발표 이후 입법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음. 



 

     (4) 임금격차 해소 (최저임금 1만 원 실현) 


  • 국정과제

    -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 




  • 적절성 평가 : 임금격차 해소 위한 개혁적 과제

    - 문재인 정부는 임기 초반,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우며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을 달성하겠다는 과제를 제시함. OECD 회원국 중 3위(2020년 OECD 한국경제보고서 기준)에 달하는 고질적인 임금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1만 원까지 상향하겠다는 과제는 개혁적인 과제였음. 




  • 이행 평가 : X 

    - 최저임금위원회는 2018년 최저임금을 시급 7,530원으로 전년 대비 16.4%, 2019년 최저임금을 8,350원으로 전년 대비 10.9% 인상했으나, 그뒤로는 경영계의 반발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로 2020년은 전년 대비 2.87% 인상한 8,590원, 2021년은 전년 대비 1.5% 인상한 8,720원에 그쳤고, 2019년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 최저임금 정책의 부분적 실패를 인정함.  최근 2022년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5.1% 인상된 9,160원으로 결정됨. 이로써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에 연평균 인상률은 7.3%가 되어 박근혜 정부 인상률(7.4%)과 비슷한 수준이 되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감안하더라도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소득주도 성장을 주요한 정책 목표로 내세웠던 것에 비추어 볼 때 매우 아쉬운 수준임. 

    - 한편, 2018년 국회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최저임금 인상의 실질적 효과가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함. 임금격차 해소를 최저임금 인상으로만 평면적으로 접근했고,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전략도 부재했다고 평가함. 



 

 2. 안전한 일터 만들기  

 

     1) 산업안전보건체계 혁신, 원청 공동사용자 책임  


  • 국정과제

    - 중대재해 발생시 처벌강화(일정규모 이상 사업장 안전⋅보건관리업무 위탁 금지 등), 도급인의 산업 재해 예방 의무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방안 마련, 특수형태 근로종사자 산재보험 적용 확대 등 보호 사각지대 해소, 도급인의 안전보건조치 의무 강화, 파견⋅도급 구별기준 재정립




  • 적절성 평가 : ‘위험의 외주화’ 막기 위한 개혁적 과제

    - 만연한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 ‘죽음의 외주화’를 규제하고 산재 발생 사업장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여, 산재 예방 법제도에 대한 현장 이행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개혁적이면서 매우 시급한 과제였음. 




  • 이행 평가 : △ 

    - 2018년 12월 28일, 28년 만에 전면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에는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하는 내용이 일부 포함됨. 유해·위험한 작업의 도급이 금지되고, 산업안전보건법의 적용을 받는 대상이 확대되는 등 여러 부분에서 진전된 내용이 담김.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방안을 산업안전보건법에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음. 

    - 하지만, 국회 법안 논의 과정에서 정부 발의안보다 내용이 후퇴됨. 도급인이 안전보건 조치를 책임져야 하는 범위가 축소되었고 처벌 수위는 낮아짐. 법은 개정됐지만 법안 논의 과정에서 도급 금지 대상이 축소되어, 산재로 사망한 김용균님의 업무와 구의역 정비노동자 김군의 업무는 여전히 도급 금지 대상이 아님. OECD 국가 중 산재사망률 1위라는 현실을 개선하기에는 미흡한 개정이었으며, 실제로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된 이후에도 산재 사망률은 줄어들지 않고 있음. 더욱이 최근 참여연대 자료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산재 예방 정책의 기초라 할 수 있는 산업안전보건법 관련 근로감독과 신고사건 통계자료조차 매우 부실하게 운영하고 있었던 점이 확인되었음. 

    - 2021년 1월 8일, 국회를 통과한 중대재해처벌법에는 안전·보건 조치의무를 위반하여 인명피해를 발생하게 한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의 처벌을 규정하는 내용이 담김.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은 국민동의청원에서 시작되어, 산재·시민재난 참사가 기업이 안전·보건 책임을 다하지 않아 일어난 범죄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경영책임자가 중대재해에 대한 책임과 처벌을 지게 함으로써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던 산업재해 예방을 강화할 유인을 높였다는 데 큰 의미가 있음. 

    - 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도 국회 논의 과정에서 그 내용이 대폭 후퇴되었고, 여기에는 집권여당의 책임도 적지 않음. 여당은 상당기간 당론을 마련하지 못했고, 산업안전보건법으로 우회하려는 움직임도 산발적으로 나타남. 결국 산업재해가 빈발하는 5인 미만 사업장 제외,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 유예, 인과관계 추정 도입과 불법인허가와 부실한 관리감독을 한 공무원 처벌 제외 등 ‘반쪽짜리 법’으로 제정됨. 

    - 문재인 정부는 직업성 질병의 범위를 과도하게 축소하고 2인 1조 작업 등 핵심적인 안전조치를 누락하는 등 입법 취지를 다시 한 번 후퇴시키는 시행령안을 입법예고하였음(7/12).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를 막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는 그 취지가 크게 훼손된 채 미흡하게 이행 중임.

    - 이 외 국정과제 중에 2021년 7월 1일부터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 사유를 제한해, 일하다 다치면 예외 없이 산재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되었음. 



 

4. 총평 및 향후 과제


  • 취약노동자 권리 보장과 안전한 일터 만들기 관련 문재인 정부의 정책 이행 수준은 ‘용두사미’로 정리할 수 있음.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 등 취약노동자 보호 정책 추진을 위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가이드라인>이나 <임금체불 청산제도 개편방안>을 마련하고, 최저임금의 높은 인상률 등 집권 초기에는 의지를 보였으나 집권 중반 이후 이행이 정체, 중단되거나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 특히,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 정책으로 의미 있는 과제들을 다수 제시했으나, 결과적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자회사로 전환할 수 없는 기관을 제외하고 자회사 전환율 약 50%) 외에 비정규직 정책 추진을 확인할 수 없음. 21대 국회에서 입법환경이 여당에게 유리한 조건이 되었음에도 취약노동자 관련 입법 의지를 보이지 않음. 임금체불 관련, 체당금 제도 강화는 의미가 있으나, 반의사불벌죄 적용 제외·징벌적 배상제도 신설 등 예방을 위한 법제도 개선은 추진하지 않았음. 근로자 이해대변제도 역시 경사노위 합의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은 법개정에 소극적인 태도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상황 악화로 최저임금 1만 원 과제 달성이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하더라도, 임금격차 해소를 최저임금 인상으로만 평면적으로 접근한 점은 분명한 한계였고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전략도 부재했다고 평가함. 




  • 매년 2천 명에 가까운 노동자들이 산재로 사망하는 참혹한 현실을 바꿔야한다는 시민들의 요구들이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만들어낸 것은 유의미한 변화임. 그러나 두 법안 모두 국회 논의 과정에서 애초 제안 내용에서 상당 부분 후퇴했음. 그마저도 문재인 정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취지를 훼손하는 내용의 시행령안을 입법예고한 상황임. 제대로 된 시행령을 마련하고 미흡한 부분은 추가적인 법개정이 이루어져야 함. 또한 한국 사회의 산업안전보건체계의 기틀을 다시 잡는 논의도 진행되어야 할 것임. 



목, 2021/07/22-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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