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본산 수산물 수입 제한 지켜낼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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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이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를 둘러싼 양자 협의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고 <연합뉴스>가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는 20일 한일 양국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 8개 현에서 생산되는 모든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했던 한국의 제재조치를 놓고 협의를 할 예정이다.
만약 양측이 세계무역기구(WTO)협정에 근거한 양자 협의에서 60일 이내(일본 측의 양자협의 요청 시점이 기산점)에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는 WTO 소위원회를 통한 강제 해결을 시도하게 된다.
양자 협의는 지난달 21일 일본 정부가 한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제한 조치와 관련해 WTO에 분쟁조정을 요청하고 우리나라 정부가 이에 응함으로써 이뤄졌다. 이는 일본의 WTO 제소소식이 전해진 날 국무조정실과 식품의약품안전처, 산업통산자원부, 외교부가 함께 “현재 국제적 규범에 따라 검토절차가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본이 WTO에 양자 협의를 요청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힌 입장과는 사뭇 다른 태도다.
자물쇠 풀려는 외교부 채우려는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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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희[/caption]
하지만 돌이켜보면, 우리 정부는 그동안 꾸준히 일본산 수산물 제한조치 해체를 추진해왔다. 지난 2월 15일 외교부 당국자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따라 실시한 주변 8개현이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조만간 푸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보도된 내용을 종합하면, 외교부가 한일복교 50주년을 맞아 경색된 한일관계를 개선하는 방안으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재개 검토를 언급했다는 거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을 포함한 환경단체와 시민사회단체, 엄마들의 온라인 모임인 차일드세이브 등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달린 문제를 외교적 협상카드로 활용한다며 즉각 반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주변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제한 조치는 우리나라보다 오히려 강도가 높다. 중국은 일본의 원전사고 이후 후쿠시마 주변 10개현에 대한 모든 식품과 사료 수입을 중단했고 대만이 경우는 5개현의 모든 식품 수입을 금지하고 그 이외 지역에서 수입되는 과일, 채소류, 음료수, 유제품 등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러사아도 후쿠시마 주변 8개현의 수산물 및 수산가공품 수입을 금지한 상황이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후쿠시마 주변 8개현의 수산물에 한해서만 수입을 금지하고 했을 뿐, 그 이외 지역은 세슘이 검출될 경우에만 일본 정부가 발행한 검사증명서를 내도록 하고 있다.
원전사고 후에도 일본산 수산물 수입 13억톤
상대적으로 느슨한 조치란 평가는 우리나라 관세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추이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2010년 8만1087톤이었던 일본산 수산물은 수입금지가 내려진 이후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3만톤 규모를 유지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국내 수입된 수산물은 모두 13만톤에 달한다. 작년에 수입된 주요 수산물은 가리비 5314톤, 명태 3010톤, 참돔 1903톤, 갈치 1468톤, 홍어 831톤 등이다.
그렇다면, 일본산 수산물은 안전해진 걸까? 답은 아니다에 가깝다. 지난 2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유출 정황을 파악하고도 10개월 가까이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당시 측정된 2호기 배수로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 농도는 세슘 137이 리터당 2만 3000베크렐, 세슘 134가 6400베크렐이다.일본 정부가 정한 세슘-134와 세슘-137의 법정 안전기준치는 리터당 각각 60 베크렐, 90 베크렐이다.
또한, 지난달 29일에도 제1원전의 탱크에 저장된 오염수 236톤을 이송하는 과정에서 누수가 발생해 인근 전용항만으로 유출되는 사고가 있었다고 도쿄전력이 밝힌 바 있다.


그린피스가 지난해 10월 촬영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모습. 방사성 오염수를 담고 있는 푸른색 저장탱크들이 발전소 부지 안쪽에 늘어서 있다. 사진:그린피스 제공[/caption]
우리가 잊고 있었을 뿐 그다지 새로운 소식은 아닙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지 8년 가까이 지났지만 지금도 방사성 오염수는 태평양으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2011년 3월 11일 폭발했던 3개의 원자로에서 녹아내린 핵연료를 냉각시키기 위해 지금도 매일 210여 톤 이상의 냉각수를 주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입된 냉각수는 핵연료와 직접 닿아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가 되어 원자로 지하와 터빈 건물에 스며들어 주변을 흐르는 지하수와 섞이며, 엄청난 양으로 불어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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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제1원전 바다 쪽에 위치한 탱크에서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물이 2년여 전부터 새어 나왔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NHK[/caption]
도쿄전력은 방사성 오염수가 바다로 직접 방류되기 전에 펌프로 퍼낸 다음 핵종제거설비로 62종의 방사성핵종을 걸러 낸 처리수를 부지 내 탱크에 저장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저장탱크에 담기는 오염수는 일부일 뿐 지하수와 섞여 바다로 흘러나가는 방사성 오염수를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게다가 오염수를 보관하는 저장 탱크마저 지속적 누수 사고를 내고 있어, 안전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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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 오염수를 담고 있는 탱크/동경신문[/caption]
도쿄전력은 그동안 저장탱크 속 방사능 오염수에는 다른 핵종은 없이 삼중수소만 존재하는 것처럼 말해왔지만, 지난 해 8월 후쿠시마 주민공청회에서 방사성오염 처리수에 삼중수소는 물론 세슘137과 스트론튬 90, 요오드 131 등 여러 방사성 핵종이 포함되었다고 실토했습니다. 또한 전체 방사성 오염수 94만 톤 가운데 89만 톤을 분석한 결과 무려 75만 톤이 방사능 방출 기준치를 초과했으며, 그 중에서 스트론튬90은 기준치의 2만 배를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이런 심각한 방사능 오염수를 희석해서 바다에 버리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바다에 방사성오염수를 버리는 게 가장 비용이 적게 든다는 이유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또 다시 심각한 해양오염이 염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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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오염지도/동경신문[/caption]
일본 내의 상황을 보면 더 걱정입니다. 일본 정부는 방사능 검사 항목과 검사체의 수를 축소하고, 25베크렐 이하의 방사능은 불검출로 처리하는 등 한국보다 느슨한 방사능오염관리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여전히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고 있는 가운데 후쿠시마 앞바다에서의 조업 재개와 방사능 오염 지역의 농업도 재개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후쿠시마 현을 포함한 8개현의 수산물이 수입 금지되고 있고, 일본산 식품에서는 방사성 물질이 1베크렐이라도 검출되면 반송조치 하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안심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일본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가 부당하다며 WTO에 제소했고, 1심에서 우리 정부는 패소했습니다. WTO 상소마저 패소한다면, 우리 식탁의 안전은 다시 흔들리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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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이 “국민주권과 식탁의 안전이 위협당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일본 방사능 수산물 수입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우리 안전을 일본 정부에 기대할 수 없습니다. 도대체 우리 정부와 국회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항의하고 막아야 합니다. 방사능에 오염이 확인된 수산물 수입을 차단하는 한국 정부의 조치를 지켜내야 합니다. 시민들은 방사능 걱정 없이 수산물을 먹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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