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PR, 메르스 위기로 정부에 대한 대중의 불신 드러나
지난해 전 국민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는 38명의 사망자를 남겼다. 마지막 사망 환자가 지난해 11월 25일에 숨진 80번째 감염환자 김병훈씨다. 김 씨가 사망하면서 정부는 ‘메르스 종식’을 선언했다.
그런데 김 씨의 죽음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암환자였던 그의 사망원인은 메르스가 아니라 악성 림프종이다. 김 씨는 메르스 감염자라는 이유로 필요한 항암치료를 제때 받지 못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서울대병원 음압병실에 격리돼 있었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WHO 권고를 근거로 김 씨를 격리했지만…
보건당국은 메르스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과 양성 반응을 오고 갔던 메르스 마지막 환자 김 씨를 계속 격리했던 주요 근거로 WHO(세계보건기구)를 들었다. WHO가 ‘감염관리 철저’를 권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뉴스타파가 당시 WHO 회의결과보고를 입수해 확인한 결과, 감염관리 철저라는 권고사항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보건당국은 당시 WHO회의 결과 특이한 케이스였던 마지막 환자에 대해 ‘특별사례관리팀’을 만들어 특별히 관리하겠다고 결정했으나, 실제로는 관리팀 구성조차 하지 않았고, 서울대병원은 환자가 사망한 이후에 관리팀에 들어갈 의료진을 추천하는 등 어이없는 뒷북 대응을 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그동안 메르스 마지막 환자와 관련해 최선을 다해 치료하고 있다고 강조했던 보건당국의 발표가 사실이 아니었다는 것이 새롭게 확인된 것이다.
WHO의 ‘감염관리 철저’ 권고에 환자 격리? WHO “권고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10월 26일, 메르스 마지막 환자였던 고 김병훈 씨(사망 당시 34세)의 특이한 사례(전염력은 없지만 PCR검사에서 음성, 양성반응을 번갈아 보이는 경우)와 관련해 질본, 서울대병원 의료진, WHO가 참여하는 ‘WHO상황검토회의’를 열었다.
김병훈 씨가 작년 10월 1일 보건당국의 메르스 완치기준(24시간 간격 음성반응 2회 연속)을 충족해 퇴원했지만, 다시 양성판정을 받고 8일 만에 재입원함에 따라 다시 격리해제 기준을 논의하기 위해 WHO와의 회의를 개최했던 것이다. 당시 김 씨의 가족들은 기저질환인 림프종을 앓고 있는 김씨의 항암치료를 위해 전염력이 없는 만큼 격리를 해제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WHO상황검토회의 결과, WHO가 김 씨가 감염력은 지극히 낮지만, “감염관리 철저”를 권고했다며 격리해제 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씨는 재격리된 후 PCR검사에서 음성반응이 연속 3회가 나온 적도 있었지만, 질본은 WHO권고를 앞세우며 기존의 격리해제 지침을 적용하지 않았고, 뚜렷한 격리해제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김 씨는 결국 격리된 채로 사망했다.
뉴스타파는 과연 WHO의 “감염관리 철저”라는 권고가 환자를 음압병동에 격리시키라는 수준이었는지, 정확한 권고사항은 무엇이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당시 WHO회의록을 정보공개 청구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당시에 회의록은 작성되지 않았다며 ‘메르스 상황검토회의 결과보고’라는 1장 짜리 요약본을 공개했다. 이 보고 문건은 질병관리본부장에게 보고된 것이다. 그 결과, 질병관리본부가 그동안 주장했던 WHO의 권고는 사실이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한국-WHO간 메르스 상황검토회의 결과보고’ 내용을 보면 WHO가 환자에 대한 “감염관리 철저”를 권고한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예정대로 한국에서 메르스 전파 종료(Transmission END)선언”이라고 적혀있다.
또 WHO는 “80번 환자가 매우 특별한 사례지만 한국의 다양한 검사와 조사결과 감염력이 지극히 낮다는 의견에 적극 동의하며 예정대로 한국의 메르스 전파 종료 선언 가능”하다고 했다고 적혀있다. 정부가 격리의 근거로 제시했던 “환자에 대한 감염관리 철저”와는 정반대의 결론이 보고 문건에 적혀있던 것이다.
이에 대해 당시 질병관리본부 담당자는 “분명히 WHO에서 감염관리 철저를 권고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왜 결과보고 문건에는 빠졌는 지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뉴스타파는 재차 사실 확인을 위해 직접 WHO에 김병훈 씨와 관련해 작년 10월 26일 회의에서 무엇을 권고했는지 질의했다. WHO는 “과거에 이와 비슷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WHO는 이번 환자에 대해 특별히 다른 치료를 권고하지 않았다”고 답변을 보내왔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WHO가 김병훈 씨에 대해 권고한적 없는 내용을 앞세워 80번 환자가 사망할 때까지 격리조치를 유지했던 것이다
환자 사망 직전 ‘특별관리팀’ 만든다는 정부, 환자 죽은 뒤 “관리팀 참여” 답장한 서울대병원
또한 질병관리본부는 당시 WHO회의에서 특이한 사례인 김 씨와 관련해, 지병치료와 연구 위한 특별사례관리(환자가족, 병원, 질병관리본부)팀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했으나 이 역시 전혀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WHO회의 문건에는 환자가족과 의료진, 질본이 참여하는 특별사례관리팀도 운영해 김 씨의 사례를 관리하겠다고 했지만, 관리팀은 구성조차 되지 않았다.

뉴스타파가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질병관리본부의 공문에 따르면, 질본은 김 씨의 사망 이틀 전인 2015년 11월 23일 처음 서울대병원에 특별사례관리팀 구성 요청 공문을 보냈다. 한달 전에 관리팀을 만들기로 계획해 놓고, 정작 환자 사망 직전에 와서야 “구성을 요청한다”는 늑장 대응을 한 것이다.
더 황당한 것은 질본의 공문에 대한 서울대병원의 회신이다. 서울대병원은 질본의 요청을 받고 11월 30일, 즉 김 씨가 사망(11월 25일 사망)하고 닷새가 지난 시점에 “질본이 요청한대로 특별사례관리팀에 들어갈 의료진을 추천한다”고 회신을 보냈다. 이미 환자가 죽고 없는데, 해당 환자를 관리할 팀을 꾸리겠다는 답장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측에 공문을 환자 사망 후 보낸 이유를 물었으나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질병관리본부도 “담당자가 바뀌어 당시 자세한 내막을 알기 어렵다며, 왜 늦게 보냈는 지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김 씨의 아내 안수진 씨는 특별사례관리팀이 있었는 지 조차 몰랐다. 안 씨는 “오히려 질본은 환자 가족의 연락처를 차단하고 남편 죽기 직전까지 얼굴 한 번 비추지 않았다. 마치 WHO회의 결과보고서만 보면 정부가 제대로 남편을 관리했던 것 같은데 실상은 전혀 달랐다. 정부로부터 아무런 관리도 받지 못했다”며 “대체 임종을 준비할 시점에 특별사례팀을 만들겠다고 하고, 남편 죽고나서 그 회신을 보내는 서울대병원은 무엇을 하는 곳이냐”며 울분을 토했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이정일 변호사는 “병원명 비공개부터 계속 질타를 받아 온 정부가, 또 김 씨가 재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질타를 많이 받게 되고, 이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위해 전염력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 계속 음압병실에 가둬둔 것으로 보인다”며 “감염병 예방법에는 전염력이 없는 환자는 즉시 입원해제를 하게 돼 있는데, 이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정부는 오로지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메르스 종식 선언에만 급급하고, 종식 시점을 잡기 위해 전전긍긍 했던 것이지, 그 속에서 침해받는 환자의 인권, 존엄성 등은 관심사안이 아니었다”며 “메르스 사태 이후에도 별다른 공공의료 대책도 시행되지 않고, 문형표 장관 등의 최고책임자 문책도 안한 걸 보면, 과연 정부가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만큼의 반성을 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메르스 사태가 끝난 지 9개월이 지났다. 이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져 간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정부와 의료진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세월호 참사가 그랬듯,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그랬듯, 제2, 제3의 메르스 사태가 또다시 국민의 망각 속에서 똬리를 틀 것이다.
메르스 음성과 양성을 오갔던 고 김병훈 씨…왜 사망했나.
지난해 11월 25일 사망한 고 김병훈(사망 당시 만 33세) 씨는 메르스에 80번째로 감염됐던 환자다. 메르스로 인해 장장 172일을 격리돼 있었지만, 사인은 악성 림프종이었다. 메르스에 감염되면서 완치 후 추적관찰 중이었던 림프종(혈액암의 일종)이 재발했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면서 림프종이 악화된 것이다. 김 씨는 항암치료를 하면 메르스 바이러스가 살아나고, 메르스 치료를 하면 기저질환이 악화되는 악순환을 거듭했다. 김 씨는 메르스 전염력이 거의 없어진 상태에서도 PCR(객담을 채취해 분석하는 유전자 검사)검사에서 음성과, 양성반응이 오가는 특이한 상황이 반복됐다. 보건당국은 작년 10월 1일 김 씨가 당시 보건당국의 메르스 완치 판정 기준인 ‘24시간 간격 PCR검사 2회 연속 음성반응’을 충족하자 김 씨에 대한 격리를 해제했고, 김 씨는 이틀 뒤 퇴원했다. 하지만 퇴원 9일 후 림프종으로 인한 발열이 생겼고, 구급차를 타고 인근 삼성서울병원에 들렀다가 메르스 검사를 다시 하게 됐다. 또 다시 양성 반응이 나왔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읍압병실에 재격리됐다. 김 씨의 아내 안수진(가명)씨는 “10월1일 퇴원 당시에 병원도 의료진도 남편의 전염력이 거의 없고, 음성과 양성을 오가는 특이케이스라 PCR검사는 더이상 의미가 없다고 말했는데, 언론이 주목하고 비판하자 다시 격리를 시켰다”고 주장했다. 김 씨의 재격리 후 질본과 서울대병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김 씨가 양성반응이 나오기는 했지만 메르스 바이러스는 거의 0%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격리를 해제하지는 않았다. 김 씨는 다시 격리되면서 정작 시급한 림프종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김 씨의 가족들은 항암치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음압병실이 아닌 다른 방법의 격리 또는 격리해제를 요구했으나, 질병관리본부는 김 씨 사망 6일 전까지 연락이 되지 않았다. 뒤늦게 연락이 된 질본측은 김 씨가 특이한 경우이기 때문에 일정기간 음성반응이 나올때까지 지켜봐야한다면서 별다른 격리해제 기준을 제시하지 못했다. 결국 김 씨는 11월 25일, 메르스가 아닌 악성 림프종으로 사망했다. 그리고 정부는 이로부터 28일 뒤인 12월 23일 메르스 종식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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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홍여진
촬영 : 최형석
편집 : 정지성, 박서영
-기자회견 개요-
2015년 8월 18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앞
-공동주최: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맘상모), 남대문한영빌딩상인연합회, 노동당서울시당
-기자회견 순서: 사회_김한울 노동당서울시당 사무처장
- 경과: 지원_맘상모 조직국장
- 기자회견 취지:
상인을 내쫒는 상인회 회장의 문제점_장태환_한영상가상인모임 대표
시장정비계획 및 고가프로젝트에서의 임차상인 배제 문제_김상철 노동당서울시당 위원장
- 당사자 발언: 1~2명
- 이후 활동계획 및 기자회견문 발표
현재 남대문시장 내 한영상가에서 영업 중인 상인들이 건물주의 일방적인 명도소송에 맞서 영업할 수 있는 권리와 상권 보호를 위해 다투고 있습니다. 해당 건물은 이미 오래 전에 만들어진 남대문시장 정비계획에 의하여 인근 건물과 함께 구역개발을 하기로 한 상가임에도 건물주는 해당 건물의 재건축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남대문시장에서 오랫동안 유지되어왔던 잘못된 관행과 이를 용인하는 행정의 특혜가 있습니다.
먼저 작년부터 남대문시장을 관리하는 중구청은 기존 남대문시장 정비계획을 수정하여,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한영상가건물만 분리하여 단독 재건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참고: http://seoul.laborparty.kr/662) . 이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자 급기야 중구청은 서울시에 제출한 정비계획 수정안을 보류하고 새로운 정비계획 수정안을 내놓았습니다. 해당 내용은 기존 상가를 수직증축하고 이를 통해 얻는 분양수익으로 기존 건물에 대한 전면적인 리모델링을 진행한다는 것입니다. 사실상 남대문시장의 역사성과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는 대규모 개발사업에 다름아닙니다. 특히 그 과정에서 임차상인들의 권리가 어떻게 보장될지에 대한 고려가 전무해, 사실상 ‘상인물갈이’가 아닌가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에는 현재 남대문시장을 관리하는 관리회사와 상인들을 대표한다는 남대문시장상인회의 특수한 관계가 있습니다. ‘전통시장관리법’에 의거해 전통시장인 남대문시장의 관리자는 (주)남대문시장관리회사이지만, 이 관리회사의 정관을 통해 남대문시장상인회를 등록토록 했으며 그래서 관리회사 대표가 상인회 회장을 하는 이상한 구조가 형성된 것입니다. 더우기 해당 상인회장은 앞서 문제가 된 한영상가의 건물주일 뿐 실제 영업을 하고 있는 상인이 아닙니다.
문제는 서울역고가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서울시 조차 실제로 상권에 영향을 받는 남대문시장 상인들을 행정의 파트너로 삼고 있는 것이 아니라 건물주에 불과한 기존 남대문시장상인회 회장을 ‘유일한’ 남대문시장 이해관계자로 대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노동당서울시당이 서울역고가프로젝트의 자료를 검토한 결과, 서울시는 서울역고가프로젝트를 추진함에 있어 남대문 시장 상인들의 의견을 청취할 때 오로지 건물주에 불과한 현 상인회장만을 주요한 참고인으로 상대해왔습니다.
10년 넘게 실제로 남대문 상권을 일궈온 상인들에게 명도소송을 남발하고, 임차인에 대한 보호조치 없이 건물주를 위한 정비계획이 수립되고 있는 이 때에 박원순 시장의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서울역고가프로젝트 마저도 독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과연 현재 서울역고가 프로젝트와 남대문시장 정비계힉 속에 임차상인들의 상황이 제대로 반영될 수나 있을런지 의심스러운 부분입니다.
이에 남대문한영빌딩상인회,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노동당서울시당은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서울시로 상정된 중구청의 남대문시장정비계획의 문제점과 현재 추진 중인 서울역고가프로젝트의 문제점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개최합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상인들과 함께 서울시에 ‘중구청이 수립한 시장정비계획에 대한 상인의견서’와 함께 ‘현재 서울역고가프로젝트에 시장대표로 참여중인 현 남대문시장상인회의 부적격 의견서’를 각각 제출할 예정입니다.
언론사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여성신문] 세상읽기
장이정수 (여성환경연대 공동대표) 님의 글입니다.
[2015-04-16] 원문은 여기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누가 세금 도둑인가
지난주 원진재단 녹색병원이 한국군에 의해 희생된 베트남 마을의 생존자 두 분을 모셔와 종합검진을 해드리고 주민들과의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노란 세월호 리본을 가슴에 달고 참석한 런씨는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온몸에 파편이 박힌 채로 혼자 살아남았고 지금도 통증으로 잠을 못 이루고 지칠 때까지 달리다 잠이 든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마을 사람들이 키워주고 도와줘서 살았다며 자신은 마을이 키운 사람이라는 것이다. 선한 이웃 아저씨 같은 얼굴이 마음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런씨는 자신이 어떻게 고통을 겪었는지 한국의 잘못을 추궁하러 온 게 아니다. 어떻게 전쟁의 상처를 아물게 할 것인가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하고 그리고 어떤 전쟁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아프더라도 계속 기억하고 진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전쟁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고, 그 전쟁을 감당해야 하는 이들은 군인이든 민간인이든 힘없는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어떠한 전쟁도 막아야 한다는 이 평범한 진실이 런씨의 인생을 뚫고 내게도 아프게 와 닿았다. 진심으로 미안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일관되게 공공성을 말해왔다. 오로지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그 죽음을 헛되이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단 한 번도 보상과 특혜에 대해 얘기한 적이 없다. 진실이 규명된다면 4억이 아니라 4만원만 받아도 된다고 했다. 대학특례 입학을 부탁한 적도, 22가지 온갖 특혜를 요구한 적도 없다. 그런데도 정치적 책임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이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이 세월호를 ‘교통사고’라 말하고, 같은 당 김재원 의원이 세월호 특조위를 ‘세금 도둑’이라고 명명한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지금까지 공적 영역에 속하는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진상을 규명할 수 있는 독립적인 권한과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을 시스템 구축, 그리고 희생자들을 공적으로 기억해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정부는 특위의 인원도 줄이고, 조사 대상인 정부가 오히려 업무 지시와 총괄을 하고 진상 규명은 정부의 조사자료를 분석하고 조사하는 것으로 축소되고, 안전사회도 해양사고 분야로 국한한다는 시행령을 발표하고 1주기에 맞춰 보상금 얘기나 흘리고 있다. 백 번 양보해 교통사고라 치자. 골목길에서 일어난 접촉사고도 잘잘못을 따져 진실을 규명하는 우리 사회 아닌가. 우리 사회는 304명의 죽음에 대해 이렇게 대충 물러나도 괜찮단 말인가. 왜 600만 명이 서명해 약속한 특위 기간 1년 8개월을 참지 못하는 걸까.
먼저 진상 규명이라는 진실을 확인한 이후 우리 사회는 함께 고통스러운 기억의 강을 건너갈 수 있을 것이다. 그것만이 우리가 이 세월호를 건널 유일한 방법이다. 진상 규명이 단지 유가족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피할 수 없는 숙제라고 합의할 때 우리 사회는 이 분열된 전쟁의 늪에서 겨우 한 발을 뗄 것이다.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한다. 명백히 우리 사회의 정치적 책임의 문제다. 감히 정부를 비판하지 말라고 한다. 과연 누가 이용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세금 도둑이라고? 당신들이 세금을 어떻게 쓰는지 똑똑히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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