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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 저주파가 생명 위협? 잘못 알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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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 저주파가 생명 위협? 잘못 알고 있군요

익명 (미확인) | 금, 2015/06/05- 16:13

▲ 전남 해남군 화산면 삼마도에 갖춰진 전국 최대 규모의 태양광, 풍력, 에너지 젼력자장장치(ESS) 시설. 태양광과 풍력발전설비에서 연간 38만8천여kW/h의 전기를 생산한다. ⓒ 연합뉴스

 
[10만인리포트-풍력 발전의 현주소④] 재생에너지 발전량, 빨리 높여야 한다
이 글을 쓴 이상훈 시민기자는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입니다.
풍력발전은 행복에너지일까? 세계 3대 원전사고(스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를 떠올린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 더욱이 국경을 초월한 공동과제인 지구온난화를 막을 대안이다. 하지만 국내 풍력발전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공동으로 풍력발전이 행복에너지로 가는 길을 찾아봤다. 이 기획은 환경운동연합과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이 공동으로 진행한다. [편집자말]
[caption id="attachment_151159" align="aligncenter" width="600" class=" "]▲ 전남 해남군 화산면 삼마도에 갖춰진 전국 최대 규모의 태양광, 풍력, 에너지 젼력자장장치(ESS) 시설. 태양광과 풍력발전설비에서 연간 38만8천여kW/h의 전기를 생산한다. ⓒ 연합뉴스 ▲ 전남 해남군 화산면 삼마도에 갖춰진 전국 최대 규모의 태양광, 풍력, 에너지 젼력자장장치(ESS) 시설. 태양광과 풍력발전설비에서 연간 38만8천여kW/h의 전기를 생산한다. ⓒ 연합뉴스[/caption]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내에서도 원자력발전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탈핵운동'이 본격화되었다. 이전에는 환경단체와 종교단체, 원전 시설 주변 지역 주민들이 간헐적으로 원전 반대 운동을 펼쳤다면 지금은 YWCA, 한 살림생협, 탈핵교수모임, 탈핵법률가모임, 반핵의사회, 차일드세이브 같은 다양한 소비자단체와 전문단체들이 일상적으로 전개하는 생활운동으로 탈바꿈하였다. 여기에 정의당, 녹색당, 탈핵의원모임 등 정치권과 기독교, 가톨릭, 불교, 원불교 등 주요 교단도 탈핵운동에 깊이를 더하고 폭을 넓히고 있다. 탈핵운동의 대중화, 일상화가 진행되면서 탈핵 교육의 기회도 크게 늘었다. 그런데 '위험한 에너지 핵'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답답함과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 탈핵의 대안을 꼼꼼하게 짚어나가다 보면 금방 손에 잡힐 듯이 가까웠던 탈핵이 현실에서는 저만치 멀리 떨어져 있음을 자각하기 때문이다. 국내 전력수요 억제하고 발전원 대체가 필요하다 원전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먼저 국내 전력수요를 최대한 억제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 경제수준에 비해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다. 한국은 부가가치 생산 당 투입되는 에너지소비량을 뜻하는 에너지원단위(TOE/백만원)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국의 에너지원단위는 2007년에 0.247이었는데 2012년에는 0.252로 오히려 높아졌다. 산업부가 밝힌 2017년 에너지원단위 개선 목표는 0.230으로 독일의 1990년 수준에 불과하다. 전력원단위도 마찬가지 수준이다. 1인당 전력소비량이 연간 10000kWh를 넘겨 1인당 소득이 한국보다 높은 일본, 독일, 프랑스에 비해 20~30% 많다. 산업용 전력소비의 비중이 높은 탓인데 전력요금이 싸다 보니 산업에서 건조, 가열에 필요한 에너지를 중유나 가스가 아닌 전기를 사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소금 생산에 막대한 전기에너지를 사용하는 경우이다. 낭비적인 전력소비를 정상화, 합리화한다면 현재 전력수요의 최소 15% 정도는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가동 중인 원전 중 낡은 원전부터 절반을 폐쇄해도 되는 전력량이다. 사회적 비용을 반영하여 전기요금을 정상화한다면 전력소비의 효율화가 촉진될 것이다. 다음은 원전의 전력 생산을 다른 발전원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원전 외에 석탄발전, 가스발전, 재생에너지 발전 등이 있다. 원전과 석탄발전이 국내 전력공급의 거의 80%를 차지하고 있는데 아무도 원전을 줄이는 대신 석탄발전의 비중을 높이자고 말하지는 않는다. 석탄발전은 발전부문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인데다 미세먼지, 황산화물, 수은 등 대기오염 물질도 대량으로 배출하는 시설이다. 그러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전력생산 대안은 가스발전과 재생에너지 발전의 확대이다. 기후변화 대응을 생각하면 가스발전의 비중을 높이는데도 한계가 있다.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인 유럽 국가들은 2030년을 전후로 가스발전의 비중도 감소할 전망이다. 독일의 에너지 전환 사례에서 보듯이 원전에서 탈피하면서 동시에 탈탄소 사회로 이행하는 길은 재생에너지 확대이다.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의 비중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미 매년 신규로 설치되는 발전 설비용량의 60%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이다. IEA는 현재 추세로 봐서 2030년이면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비중이 31%로 높아질 것으로 본다.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2℃ 이내로 억제하는 기후변화 완화 목표를 달성하려면 발전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절반 이상 감축해야 한다. 그럴 경우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의 역할은 더욱 커진다. IEA의 에너지기술전망에 따르면 풍력은 태양광, 원자력, CCS에 비해서도 세계 발전부문 온실가스 감축에서 기여도가 더 크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매년 평균 육상풍력 80GW, 해상풍력 16GW가 늘어나야 한다. 2014년 전세계 풍력 신규설치량 49GW의 두 배 수준이다. 한국은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비중이 OECD 국가 중에서 제일 낮다. 2014년 발표된 제4차 신·재생에너지기본계획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은 2035년 13.4%로 증가한다. OECD 국가 중에서 현재 한국의 2035년 재생에너지 발전량 목표를 초과한 국가가 24개국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정부는 풍력의 설비용량은 육상 2.2GW, 해상 10.6GW로, 태양광은 17.5GW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여건과 기술 수준을 고려할 때 수력, 해양에너지, 바이오매스의 발전량은 비중이 낮다.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높이자는 요구, 정부는 들리지 않나?
[caption id="attachment_151160" align="aligncenter" width="600" class=" "]▲ 지난 2014년 2월 19일 오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국회 신재생에너지정책연구포럼·산업통상자원부·제주도가 공동 주최한 '제2회 아시아 풍력에너지 박람회'가 개막된 가운데 주요 참석자들이 관련 업체의 전시부스를 찾아 설명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 지난 2014년 2월 19일 오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국회 신재생에너지정책연구포럼·산업통상자원부·제주도가 공동 주최한 '제2회 아시아 풍력에너지 박람회'가 개막된 가운데 주요 참석자들이 관련 업체의 전시부스를 찾아 설명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caption]
그동안 시민사회는 정부에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높이라고 일관되게 요구해왔다. 그런데 국내에서 경험하고 있듯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가 쉽지 않다. 재생에너지 기술은 이미 성숙단계로 진입 중이고 경제성도 날로 향상되고 있지만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공급가능 자원량과 사회적 수용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2014년 말 기준으로 국내 풍력 누적 설비용량은 0.6GW, 태양광이 2.0GW이다. 이 정도 설비를 보급하는 과정에서 국내 풍력과 태양광 보급 잠재량 평가, 보급 재원 마련 방안, 인허가 및 입지 규제 등에 대해 정책적 논란이 분분하다. 현장에선 풍력과 지상형 태양광발전 입지를 둘러싸고 크고 작은 갈등이 끊이질 않고 있다. 주민 참여 절차가 미흡한데다 재생에너지 설비가 유발하는 일정한 환경영향이 갈등의 원인이지만 잘못된 정보에 기반한 주관적이고 심미적인 반발도 갈등과 마찰을 증폭시키고 있다.  국내에선 입맛대로 유포된 정보에 따라, 풍력 저주파가 생명을 위협하고 마치 선진국에선 소규모 단지에 소용량 저속형 발전기가 대세인 것처럼 잘못 알려져 있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서 확인했듯이 독일 정부는 풍력발전기 저주파가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평가한 바 있고 일반적으로 상업적 풍력단지는 최소 연평균 초속 5.6m가 넘어야 가능하며 2013년 기준으로 독일에 100MW가 넘는 단지만 120개가 넘는 등 단지 평균 규모와 단위 용량이 국내와 별 차이가 없다는 사실은 풍력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귀에 들어가지 않는다. 만약 정부가 시민사회와 재생에너지 산업계의 요구를 반영하여 정부가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비중을 20% 넘게 높이고자 한다면 대략 태양광 36GW, 육상풍력 6GW, 해상풍력 13GW를 공급해야 한다. 물론 전력수요를 정부 계획보다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면 상대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비중은 올라갈 것이다. 참고로  에너지 전환을 추진 중인 독일은 2014년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비중이 28%로 높아졌고 풍력 누적 용량이 40.5GW, 태양광이 38.2GW에 달했다. 도시와 마을 주변에서 풍력단지를 흔히 볼 수 있고 지붕은 물론 농경지나 나대지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소도 쉽게 볼 수 있다. 한편에선 재생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비용이 반영된 높은 전기요금을 기꺼이 지불하고 다른 한편에선 시민들이 재생에너지 설비의 입지를 어느 수준에서 용인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이다. 근저에는 위험한 에너지 원자력에서 벗어나면서 동시에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저탄소 사회로 전환하겠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깔려 있다. 물론 주민과 시민들이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의 주체가 되어 이익을 공유하는 구조가 재생에너지에 대한 실천적 지지의 물질적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음도 간과할 수 없다. 독일이 에너지 전환 목표를 달성하려면 현재 보급량의 세 배 정도로 재생에너지 설비가 더 늘어날 것이다. 국내에서도 원전에 의존하지 않는 저탄소 전환은 궁극적으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서 가능하다. 재생에너지가 확대되려면 에너지 전환에 따르는 비용을 에너지 소비자들이 기꺼이 부담하는 한편 국내에 상당한 수준의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인구가 조밀하고 산지가 많은 국내 지리적 여건 상 풍력이나 지상 태양광의 입지를 확보하는 문제는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어렵다. 그래서 신뢰성 있는 객관적 정보의 구축,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입지 기준의 마련과 함께 투명하고 민주적인 주민 참여 절차의 확립이 매우 중요하다. 입지 환경 영향의 최소화와 재생에너지 자원 활용의 극대화, 때론 상충될 수 있는 두 개의 가치를 조화롭게 추구하기 위해선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객관적 정보에 기초한 탈핵과 저탄소 전환의 관점이 일관되게 견지되어야 할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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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일자: 2017.6.19. 별첨자료: 없음 문의: 환경운동연합 탈핵팀 02-735-7067 안재훈 팀장 010-3210-0988 [email protected] 양이원영 처장 010-4288-8402 [email protected]

대한민국의 탈핵에너지전환 시작을 환영한다

- 문 대통령의 탈핵 정책 발표 구체화하는 조속한 정부시행대책 기대

- 원만한 사회적합의 도출 위해,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당장 중단 필요

- 희생 감내해 온 원전 피해주민 대책 마련도 중요

오늘 문재인 대통령은 국내 최초의 원전 고리1호기 영구정지 기념행사에 참석해 원전 중심의 발전정책을 폐기하고 탈핵 시대로 가겠다는 정부 입장을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에 따른 대책으로 ▲ 준비 중인 신규 원전 건설계획은 전면 백지화 ▲ 원전의 설계 수명을 연장 금지 및 월성 1호기 폐쇄 ▲ 신고리 5,6호기 안전성, 공정률, 투입 비용, 보상 비용, 전력 설비 예비율 등을 종합 고려한 사회적합의 도출 ▲ 원자력 안전위원회를 대통령직속위원회로 승격 및 다양성과 대표성, 독립성 강화 ▲ 탈핵로드맵 빠른 시일 내 마련 ▲ 친환경 에너지 세제 합리적 정비 ▲ 에너지 고소비 산업구조 효율화 및 산업용 전기요금 재편 등을 제시했다. 오늘 문 대통령의 발표는 지난 40년 원전 중심의 에너지정책을 중단하고, 탈핵에너지전환의 시대를 처음으로 열었다는 점에서 감격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사회를 염원해왔던 국민들의 뜻을 대통령이 나서서 적극 수용했다는 점에 환영과 지지의 입장을 보낸다. 다만 문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 공약했던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아 아쉽다. 하지만 기념사 전반에 흐르는 탈원전 에너지전환 의지는 명확했다. 산업부와 한수원은 사회적 합의 도출하려면,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 신고리 5,6호기를 시작으로 신규원전도 취소 절차를 밟으면서 에너지전환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다. 오늘 대한민국은 고리1호기 폐쇄와 함께 탈핵의 길로 들어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탈핵에너지전환 정책들을 정부가 더 이상 미루지 말고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정부는 그동안 원전 건설과 가동으로 피해를 입어왔던 주변 지역 주민들에 대한 대책도 꼼꼼하게 신경 써야 한다. 환경운동연합은 앞으로도 한국탈핵과 함께 에너지전환시대를 실현시키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17년 6월 19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권태선 박재묵 장재연 사무총장 염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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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06/19-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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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일자: 2017.6.28

별첨자료: 없음

문의: 안재훈 탈핵팀장 010-3210-0988 [email protected]

양이원영 처장010-4288-8402 [email protected]

공정하고 합리적인 공론화위원회 구성으로 국민의 뜻 확인해야

 

어제 정부는 국무회의를 통해 신고리 5, 6호기를 공사 중단하고, 공론화위원회를 3개월 동안 운영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칭)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는 10인 이내의 중립적인 인사로 구성하며, 일정규모의 시민배심원단을 선정해 ‘공론조사’ 방식 등으로 사회적합의를 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대통령의 공약사항임에도 미뤄왔던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중단한 것에 환영입장을 밝힌다. 특히 건설 중인 원전을 국민의 뜻을 반영해 중단했다는 점은 에너지 민주주의에 있어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진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한다. 다만,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과 공론화는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표명한 계획 중 원전의 백지화, 탈핵로드맵 수립 등을 전제로 한 결정과정임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공론화위원회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관리가 가능한 인사 구성이 필수적이다. 배심원 구성 역시 공정하게 선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 여러 차례 진행되었던 공론화 과정 등에서 편향적인 위원 구성 등으로 그 과정자체가 인정되지 않았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공론화위원회는 그동안 원전관련 정보들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고, 핵산업계와 관련 학자들이 왜곡된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해왔던 문제를 확실하게 차단해야 한다. 지금도 원자력계는 막대한 자금력과 인력을 통해 왜곡된 정보를 무더기로 생산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게 만들고 있다. 반드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며, 모든 정보들이 배심원단에게 충분하고 공정하게 제공될 수 있어야 한다.

정부가 발표한 3개월이라는 기간 역시 검토가 필요하다. 충분한 토론과 정보제공, 참여가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충분한 검토와 토론, 논의결정 등의 시간이 배심원단에게 주어져야 하며, 이런 과정이 가능한 절차가 마련되어야 정당성이 확보될 수 있다. 공론화는 시민배심원단만이 아닌 사회적인 공론화로 확대되어야 그 의미를 살릴 수 있다. 시민배심원단 뿐만 아니라 전 국민들에게 양측의 토론 과정이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TV 생중계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신고리 5,6호기는 건설 허가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다수호기의 위험성, 지진대비 등 안전성 검증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문제가 있다. 또 신고리 5,6호기가 건설되면, 30km 반경 안에 380만 명과 세계 최대의 원전밀집 위험 단지가 된다는 점에서 사고 시 회복 불가능한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더구나 전력수급과 전기요금 인상문제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지 않다.

환경운동연합은 공정하게 공론화과정이 진행된다면, 배심원단과 국민들이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백지화하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 이번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 미래를 위한 민주적인 과정이 될 수 있도록 환경운동연합도 최선을 다해 국민과 소통할 것이다.

2017628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권태선 박재묵 장재연 사무총장 염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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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7/06/2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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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기울어진 운동장 재판될까 우려

- 기존 정책과 가치를 지지해온 이들이 중립적이라고 보기 어려워

  지난 6월 27일 정부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과 공론화과정을 통한 결정을 발표했다. 공론화의 시작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데 있다. 그동안 한국사회 주류는 원전에 우호적이었다. 일방적인 친원전 홍보, 재생에너지 불가론이 대세를 이루었다. 이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집단을 찾기는 쉽지 않다. 공론화위원회 구성을 준비하는 국무조정실이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국무조정실의 공론화위 구성안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의 본질은 전문가주의를 극복하는 에너지민주주의를 제대로 실현할 수 있느냐다. 그동안 국민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에너지 정책 결정과정에서 국민들은 물론 원전주변지역 지자체와 주민들의 의견 한 번 청취한 적이 없다. 심지어는 한 곳에 세계 최대 원전단지를 입지하면서도 의견수렴 과정은 전혀 없이 관료들은 소수의 원자력, 에너지 전문가들을 들러리로 세워 원전 확대 정책을 일방적으로 결정한 채 추진해왔다. ‘핵마피아’라 불릴 정도로 강력한 카르텔을 형성한 원자력계는 원전관련 정부부처와 학계, 산업계 등을 장악하고 전력정책을 그들만의 손으로 밀실에서 결정해오면서 그 과실을 취해왔다. 원전 건설을 담당한 주요 대기업 건설회사, 싼 전기요금을 기반으로 하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언론사들은 원전 축소를 소리 높여 비판하고 있다. 최근 등장하는 탈원전 선언 흠집내기용 가짜 뉴스, 편향 뉴스를 보면 언론의 기능이 무색할 정도다. 심지어 과학기술계도 원자력계의 입김이 강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핵산업계와 원자력 관련 전문가들은 원자력이나 에너지 전문가들을 배제하는 것이 문제라고 하지만 이런 전문가들은 공론화 장에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로 참여하면 되는 것이다. 공론화위원회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역할을 해야 한다. 기존 원자력계, 산업계 등으로부터 독립적인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무조정실은 공론화위 구성을 총 9명을 위원으로, 인문사회, 과학기술, 조사통계, 갈등관리 등 4개 분야 인물을 추천받아 구성하는 안을 내놓았다. 그리고 인문사회 분야에선 경제인문사회연구회·한국행정학회,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한국과학기술한림원, 조사통계 분야에서는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한국조사연구학회, 갈등관리 분야에서는 한국사회학회·한국갈등해결센터에서 후보자를 추천 받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들 학회들 중 상당수는 그동안 친원전, 기존 과학기술 기득권을 옹호하는 입장을 보여왔다. ‘원자력’이라는 이름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원전에 대해 중립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러한 정부 발표에 대해 몇 가지 우려 점을 전한다.
  1. 우선 공론화 위원 선정을 주요 학회들에 위임한 것은 원전에 중립적인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합리적 판단이 아니다. 위 학회들은 기존의 정책과 가치들을 지지하고 구성해 왔던 집단들이다. 스스로 객관적 중립적 태도를 표명하더라도, 보수적이고 친산업적인 경향을 떨치기는 어렵다. 특히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한국행정학회 등 산업계와 관계가 긴밀하거나 원로들 중심으로 운영되는 기관들의 경우 편향성은 더욱 심각할 수 있다.
  1. 공론화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이번 공론화위원회 구성 계획을 발표한 국무조정실과 실무를 맡고 있는 산업통상미래정책관실의 중립성에 대해서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파견된, 어제까지 원전정책을 만들던 인력들이 중심이 된 TF가 과연 중립적일 수 있으며, 국민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 무엇보다 이들이 주도해서 공론화 위원장을 선정하겠다는 계획부터가 문제의 소지가 있다. 이들이 위원장을 골라 발표한다면, 그 때야 말로 결정적인 파국의 시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위 모든 과정이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이제라도 담당 부서를 변경하고, 절차를 보다 투명하게 전개해야 한다.
  1. 공론화 기간 동안 이해관계 직접 당사자인 한국수력원자력과 관련 기업들의 광고 등의 활동에 대해 제한이 필요하다. 이들의 광고와 관련 기사로 불공정한 언론보도 논란이 되지 않도록 공론화위원회의 조치가 필요하다.
환경운동연합은 여전히 공론화 절차에 기대를 걸고 있고,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와 제안이 적절히 실현되기를 바란다. 숙의를 통해 국민의 뜻을 모으고 미래지향적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도록 공론화위원회의 구성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편향과 오류를 바로잡는 분명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한다.
2017710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권태선 박재묵 장재연 사무총장 염형철
문의: 안재훈 탈핵팀장 010-3210-0988 양이원영 처장010-4288-8402 탈핵_배너
월, 2017/07/1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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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은 핵발전이 시작된지 근 40년만에 최초로 시작된 본격적인 핵발전 논쟁으로 숨가쁘고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이렇게 에너지 정책, 특히 핵발전의 문제가 대중적 관심사가 되고 언론 지면을 채운 적은 없었다.

그리고 이 논의는 비단 에너지의 경제적인 측면 뿐 아니라 정치사회적인 측면들로까지 자연스레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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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고리 원전 5, 6호기 잠정 중단 결정으로 그동안의 원전정책이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사진은 신고리 원전 1, 2호기 모습. (사진 출처: 한국수력원자력)

고리1호기, 건설에서 폐쇄까지

‘탈핵’을 큰 방향으로 하는 새 정부의 정책 기조는 이미 조기대선 기간부터 문재인 후보의 공약을 통해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었지만, 그 구체적인 모양새는 6월 18일 고리1호기 영구정지 기념행사에서 드러났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건설되었고 또 폐쇄되는 핵발전소가 될 고리1호기의 퇴역 행사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여 탈핵을 위한 대략적인 로드맵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리1호기가 더 이상의 수명연장 없이 폐쇄되리라고 낙관할 수 없었다. 1977년 건설이 완료되어 다음해부터 계통 병입, 즉 상업적 전력 생산을 시작한 고리 1호기는 설계수명이 30년이었으나 2007년에 10년의 수명연장 결정이 내려졌고, 이미 이즈음부터 노후 핵발전소의 안전성을 염려하는 환경단체들의 반대 운동이 벌어졌다.

그런데 미국이나 일본 같은 이른바 핵발전 강국들을 보면 설계수명이 다 한 후에도 20년 이상의 수명연장을 하여 가동한 사례가 많고, 고리1호기 다음으로 오래된 경주의 월성1호기도 2015년 2월에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수명연장을 승인했던 터라, 고리1호기는 한 차례 더 수명연장을 할 가능성이 적지 않았다.

찬핵 논자들과 이전 정부들은 한국의 핵발전소는 일본의 것과 구조가 달라 안전하다는 주장을 계속했고, 고리1호기의 폐쇄 요구를 받아들이면 핵발전 정책 드라이브의 후퇴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폐로가 현실화할 경우 이제까지 베일에 싸여 있던 해체와 사후관리 비용과 기술적 문제점이 드러날 것에 대한 염려도 컸다.

하지만 다른 한편, 핵발전업계와 찬핵 인사 일각에서도 고리1호기의 폐쇄는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의견도 없지 않았는데, 노후 핵발전소의 폐쇄와 신규 핵발전소 건설의 순환을 자연스레 가져가면 핵발전 산업의 전체 규모는 줄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기술과 시장을 개척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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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경주 지진은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사회적 우려를 표면화하는 직접적 계기가 됐다. 경주 근처 양산단층 지역은 세계에서 원전이 가장 밀집한 지역 중 하나이다. (이미지 출처: http://kidshyundai.tistory.com/571)

고리1호기 폐쇄에는 2016년 9월 경주 지진의 충격이 결정적으로 적용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영화 <판도라>를 보고 즉흥적으로 탈핵 정책을 택한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도 한국의 점진적 탈핵 입장을 분명히 했고, 그 사이에 밀양 송전탑 투쟁에 깊은 관심을 표하는 등 탈핵 로드맵 구상을 굳혀오고 있었다. 경주 지진은 부산, 울산, 경남에 지역구를 둔 기존의 찬핵 국회의원들도 노후 핵발전소 폐쇄에 토를 달기 어렵게 만들었고,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논의를 자연스레 폐쇄 쪽으로 기울게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배경과 맥락이 존재하는 만큼 고리1호기 폐쇄를 해석하는 시각은 여럿일 수 있고, 이후에도 이것이 탈핵을 현실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노후 핵발전소만을 새 것으로 교체하는 핵산업 생명연장의 한 부분으로 머물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불과 한 두 주 만에 논점은 신고리5,6호기 건설 중지와 공론화위원회 문제로 옮겨갔다.

왜 신고리5,6호기가 쟁점인가 

한국에는 가동중인 핵발전소는 2016년 12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울주군 서생면의 신고리3호기를 포함하여 총 25기였다가 고리1호기의 영구정지로 24기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거의 완공을 눈앞에 둔 신고리4호기, 신울진1,2호기뿐 아니라 신고리 5,6호기가 건설 중이고, 삼척과 영덕에도 핵발전소 예정부지 고시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때문에 고리1호기 폐쇄로 핵발전이 줄어드는 것 같지만, 현재 건설 중인 핵발전소만 완공되더라도 수년 내에 오히려 더욱 많은 핵발전소가 들어서게 된다.

더구나 고리1호기가 58.7만kW의 시설용량에 30년 설계수명을 가졌음에 반해, 지금 건설중인 것들은 모두 140만kW에 60년짜리다. 이 발전소들이 모두 완공되어 핵반응을 시작한다면 문재인 정부의 탈핵 정책은 용두사미 또는 조삼모사가 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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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task20.tistory.com/180)

그래서 쟁점이 되는 것이 건설중인 신고리5,6호기의 향배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탈핵운동 진영에서는 진행중인 모든 핵발전소의 건설 중단을 요구했고, 당시 문재인 후보는 신고리5,6호기의 건설 중단까지 약속했지만, 고리1호기 폐쇄와 함께 발표한 입장은 ‘사회적 합의’를 통하여 중단 또는 계속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즉 완공이 가까운 신고리4호기와 신울진1,2호기는 별다른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그대로 두고 공정률이 28% 정도인 신고리5,6호기만 토론에 붙인다는 것인데, 이는 사실상 핵발전 설비용량 증대를 인정하는 내용일 뿐 아니라 신형 핵발전소의 설계수명을 감안하면 대략 2080년이 되어야 핵발전소가 모두 폐쇄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러한 입장 변화, 사실상 일정한 후퇴는 탈핵운동 진영뿐 아니라 10년이 넘게 고압송전탑 건설에 맞서 싸웠던 밀양의 주민들에게 더욱 아쉽게 다가오고 있다. 왜냐하면 밀양을 지나는 765kV 송전탑은 실은 신고리5,6호기가 건설되지 않는다면 쓸데없는 과잉 설비가 되기 때문에 송전탑과 송전선로를 철거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결국 문재인 정부의 기본적인 탈핵 정책 발표와 고리1호기 영구정지에도 불구하고, 어느 것까지를 ‘노후’ 핵발전소로 보고 또 어느 것까지를 ‘신규’ 핵발전소로 볼 것인지, 어느 시점까지 어떻게 하는 것을 ‘탈핵’ 정책으로 볼 것인지에 관한 논쟁과 다툼은 이제부터 새로 시작된 셈이다.

공론화위원회의 향배에 관심

정부의 계획은 신고리5,6호기의 건설을 3개월간 잠정 중단하고, 그동안 공론화위원회가 준비한 프로세스를 통해 시민배심원들의 결정으로 신고리5,6호기의 건설 재개 또는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 계획은 탈핵이라는 정책 방향을 전제하되 신고리5,6호기부터 ‘신규’ 핵발전소로 간주한다는 의미를 깔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탈핵을 기정사실화하는 프레임을 만들고 신고리5,6호기로 시선을 돌리는 꼼수라며 비판하고 있고, 반면에 탈핵운동 진영에서는 정부가 해야 할 정책 결정을 시민의 부담으로 돌리고 있다거나 신고리5,6호기만을 협소하게 논의하게 만든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리1호기 영구정지와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핵발전 현황과 정책에 관한 사회적 논의의 장을 열어주었다는 점, 그리하여 국민과 여론의 관심이 한껏 높아졌다는 것 자체가 한국의 탈핵 에너지전환에 전례없는 계기가 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미 핵발전소의 실제 발전과 폐쇄 비용이나 전기요금 상승 전망, 에너지 안보 같은 여러 주제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에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공론화위원회 3개월의 논점은 신고리5,6호기로 국한될 수 없을 것을 보인다.

즉 공론화위원회의 과정은 신고리5,6호기의 건설 승인과 핵발전 중심으로의 정책 복귀라는 결론도 가능하지만, 향후 전력예비율이 충분한 것으로 드러나거나 탈핵 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확인된다면 신고리5,6호기의 건설 취소뿐 아니라 공정률이 93%인 신울진1,2호기와 완공을 앞두고 있는 신고리4호기까지 완공이나 가동 유보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더 많은 논의를 요구하게 될 쟁점들

고리 1호기 폐쇄와 신규 핵발전소 건설 중단에는 기술적이고 경제적인 쟁점들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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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울산시청 앞에서 울주군 서생면 주민들이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왼쪽 사진). 지난달 21일, 경남도청 앞에서 한 시민이 ‘신고리 5, 6호기 백지화’를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우선 한국은 폐로 경험도 처음이고 관련 핵심기술도 다 갖추지 못하고 있다. 폐로를 위해서는 노심 냉각에만 5년 정도가 걸리고 짧게 잡아도 부지 복원까지 15년 이상이 소요된다고 하지만, 사용후핵연료 처분 등 변수들을 해결하려면 그 이상이 걸릴 것이 확실하다.

그리고 6천억원 남짓으로 산정해 놓은 폐로 비용도 그러한 변수들이 추가되면서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공산이 크다.

다음으로, 전력 부족이나 전기요금 상승 우려에 따른 시비인데, 이는 실은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다.

이미 한국은 전력수요 증가세가 둔화되어 발전소 건설 계획을 축소해야 하는 상황이며, 총 설비용량 보다는 여름과 겨울 피크시간의 공급과 수요 조절이 관건이기 때문에 핵발전 보다는 LNG와 재생가능에너지의 유연한 활용이 더 중요해졌고 또 충분한 예비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연구가 여럿 나와 있다.

물론 에너지 공급원 전환에 드는 비용과 핵발전 건설과 폐쇄에 따르는 비용 사이의 사회적 공론화가 요구될 것이다.

또 신고리5,6호기의 건설을 취소 또는 동결한다면 이에 따르는 행정적 또는 법률적 문제 시비가 있을 수 있다.

건설 중단에 따른 보상과 매몰비용이 발생하겠지만 지금 28%의 공정률은 설계와 자재 조달까지를 포함한 것이라서 전체 사업비를 보상해야 하는 것이 아니며, 중단 상태를 유지하면서 재생가능에너지 등 대체 사업 기획을 진행할 수 있다.

대만의 룽먼 핵발전소의 경우 공정률 98% 상태에서 탈핵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압도적 국민운동에 힘입은 민진당 정부가 건설을 중단시켰다. 결국 기술적 문제나 경제적 문제 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의지, 그리고 더 많은 시민의 각성과 참여다.

미래 에너지정책에 대한 사회적 토론 계기

한편, 공론화위원회의 위상과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신고리5,6호기의 건설 중단부터가 법적 근거가 없는 대통령의 ‘제왕적’ 조치이며, 전문가의 영역이어야 할 에너지 정책을 평범한 시민에게 맡긴다는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역으로 이번 공론화위원회는 에너지 문제를 통해 한국 민주주의의 지평을 넓히고 정치사회와 시민사회의 제대로 된 관계 설정을 도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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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원전 5,6호기의 운명은 공론화위원회의 손으로 넘어갔다. 이번 공론화는 미래 에너지정책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미지 출처: 서울신문)

이제까지 주요한 에너지 정책은 언제나 국회에서조차 제대로 논의될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일부 관료와 핵에너지 전문가의 카르텔에 의해 정해져 왔고, 그것이 지금의 비대하지만 부실한 에너지 제도와 설비를 낳아온 것이었다.

또한 공론화위원회와 시민배심원 같은 제도들은 핵발전과 폐기물 처분 같은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에 대하여 이미 유럽의 여러 나라들에서 유용하게 활용되어 왔다.

끝으로, 에너지 정책의 전환에 수반하는 과정과 결과를 공평하고 책임있게 나누는 준비도 필요하다.

신고리5,6호기 건설 중단에 대한 한수원 노동조합과 원자력학계의 반발은 지나치게 과도한 측면이 있지만, 에너지원 구성의 변경에 따르는 고용과 지역사회의 변화를 충분히 예상하고 이 역시 공론화 할 주제에 포함시켜야 한다.

그런데 에너지전환에는 수많은 이해당사자들이 결부되어 있는 게 당연하지만, 그러한 이해당사자에는 단지 조직화되어 있고 제도적으로 자신들의 이해 관철이 가능한 주체들뿐 아니라,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수많은 경제적 사회적 주체들, 그리고 미래의 세대들까지 포함된다.

3개월이 아닌 수 십년 뒤의 바람직한 기후 환경, 에너지 체제, 경제 구조, 사회 복지를 위한 구상들이 포괄적으로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고리1호기 폐쇄와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그러한 무궁무진한 논의들을 끌어내는 중요한 포석으로 역할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화, 2017/07/1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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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5·6 호기 공론화 위원회 출범에 부쳐 시민이 직접 결정하는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 공론의 장을 기대한다!  ...
화, 2017/07/2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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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탈핵,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자 원자력학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원자력 전공 교수들은 지난 6월 1일과 7월 5일 두 차례 집단성명을 발표했다. 정부의 탈핵 정책을 ‘제왕적 결정’이자 ‘졸속 추진’이라고 비판하고 원자력 학계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원전 정책을 새롭게 수립할 것을 주장했다.

사상 초유, 원자력 학계의 집단성명

이같은 원자력 학계의 집단 성명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났을 때도, 시험성적서 위조 등 한국수력원자력의 비리가 잇따라 드러날때도,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안전성 평가를 최신 기준이 아닌 과거 원전건설 당시 기준으로 적용해 월성1호기 수명 연장 결정을 내렸을 때에도 원전의 안전을 촉구하고 규제기관의 감독강화를 요구하는 학계의 행동은 없었다.

 

일부 원자력 전공 교수들은 신문 기고와 토론회 참석 등을 통해 정부의 탈핵정책을 반대하기도 했다. 이들은 원자력 발전이 가장 값싸고 안전한 친환경 에너지라고 주장하며, 원전을 줄이고 태양광과 풍력 발전 등의 신재생 에너지를 늘릴 경우 이른바 전력 대란과 함께 전기요금이 폭등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전기 요금 3.3배 인상” 등 원자력 학계 발언 정밀 검증

이처럼 원자력학계 교수들이 최근 쏟아내고 있는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뉴스타파는 이 가운데 몇가지 발언을 대상으로 검증했다. 원자력 학계 일부 교수들의 주장대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할 경우 전기 요금이 폭등할 것인지, 현재 원전 확대는 전세계적 추세인지, 후쿠시마 원전 인근 지역은 방사능 피폭 위험이 없는 것인지 등 사회적 파장이 크거나 논란이 됐던 발언 등이다. 원자력 학계의 발언에 대한 일종의 팩트체킹인 셈이다.

▲ 7월 12일 국회 토론회에서 황일순 교수의 발언 이후 언론에 나온 전기요금 인상 기사.

▲ 7월 12일 국회 토론회에서 황일순 교수의 발언 이후 언론에 나온 전기요금 인상 기사.

대표적인 게 전기 요금 인상 발언.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황일순 교수는 지난 12일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2030년까지 원전을 절반 가까이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율을 20%로, 가스발전 비율을 50%로 늘리는 정부의 시나리오대로 추진한다면, 2030년 전기요금은 지금보다 3.3배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다수 언론에 그대로 인용 보도됐다.

나는 (전기요금 분야)의 비전문가다.

그렇다면 황 교수는 어떤 근거를 갖고 이같은 발언을 했던 것일까? 취재진이 황 교수를 찾아 확인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황 교수는 취재진에게 “자신은 전기요금 분야의 비전문가”라고 말했다. 자세한 취재 결과는 동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원자력 학계의 주장은 공익을 위한 것인가? 원자력학계의 이익을 위한 것인가?

학계 성명을 주도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주한규 교수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원전 운영 쪽은 괜찮아요. 40년 동안 천천히 떨어지니까 할 일이 있잖아요. 하지만 원전 건설이나 연구하는 대학 쪽은 원전을 더 짓지 않으면 한 순간에 끝나는 거예요. 일이 없으니까.

성명에 참여하지 않은 동국대 원자력 에너지시스템공학과 박종운 교수는 “탈핵정책으로 인해 원자력 학계의 이익이 침해될까 두려운 것이라면, 차라리 도와달라고 탄원서를 쓰는 것이 솔직한 태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원자력 학계가 탈핵 정책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탈핵이든 찬핵이든 공론화를 거쳐 결정돼야 한다는 주장도 타당하다. 그러나 정확한 근거에 기반하지 않은 주장과 책임지지 못할 발언, 오직 진영 간의 대결로만 보는 적대적 인식과 편 가르기 등은 합리적인 공론화에 장애물이 될 뿐이다. 그건 전문가들의 도리가 아니다.

그래서 이번주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이렇게 물었다. “원자력 교수님, 그게 정말입니까?”


취재작가 김지음
글 구성 김근라
취재연출 남태제

월, 2017/07/3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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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13개의 정의가 존재하는 곳, 그곳이 바로 대법원입니다.”

김지형(59) 전 대법관은 2011년 11월20일 퇴임을 앞두고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6년의 임기를 마치며 대법원을 ‘대법관 13명의 정의가 존재하는 곳’이라고 규정했다. (‘퇴임 앞둔 김지형 대법관’ ) 

이는 대법원장을 포함해 대법관 13명이 얼굴을 붉힐 만큼 토론을 벌여 결론을 끌어내는 대법원의 전원 합의체 방식에 대한 그의 생각이다. 그는 13명의 합의 과정에서 언제나 다수보다 소수의견 쪽에 주로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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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김지형 공론화위원회장이 8명의 위원은 1차 회의를 마친 뒤 그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공론화위는 매주 목요일에 정기회의를 연다.

민주주의 실험, 공론화위원회

그런 그가 현재 건설이 잠정중단된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운명을 결정짓는 공론화 작업을 주도할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으로 최근 선임됐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은 지속 여부를 둘러싸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 있다. 원전 부지인 울산 울주군 서생면 주민들부터 삼성물산·두산중공업 등 시공업체들의 이해부터, 산업통상자원부·한국수력원자력·원자력 학계·환경단체 등 정부와 학계 시민사회의 요구와 주장들이 신고리 원전 5·6호기를 두고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건설 지속 여부는 단순히 원전 2기의 공사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를 넘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바로미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각기 다른 13명의 정의가 토론과 설득을 거쳐 하나의 정의로 좁혀지는 것처럼, 각양각색의 ‘정의’가 어지러이 존재하고 있는 지금의 문제를 푸는데 다시 한 번 그가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서울대 낙방 후 ‘소년급제’….소수의견 자주 내

김 위원장은 1958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났다 (우연의 일치지만 전북 부안은 2003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후보지에 올라 몸살을 앓았다.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백지화됐다.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부지 선정은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갈등 사례로 꼽힌다). 

전주고와 원광대 법대를 나온 그는 21살(1979년) 21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계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소년등재’로 법복을 입었다. 그는 당시 서울대 법대에 낙방하고 재수로 원광대에 입학했다. 

당시에 대해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만약 그때 서울대에 합격했다면 재학 때 사법시험 합격과 지금의 대법관이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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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 국회 대법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김지형 대법관 후보자의 모습 (사진 출처: KBS)

그가 주목을 받은 것은 2005년 대법관 후보자로서 지명을 받으면서다. 흔히 대법관은 서울대 출신들로 채워졌는데 ‘40대(당시 47살)의 비서울대 출신 대법관’은 파격 인사로 받아들여졌다. 

당연히 논란이 따랐다. 2005년 11월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은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사법연수원 동기 모임에서 대법관 후보로 김지형 후보자를 거론했는데 실제로 지명됐다 “고 거세게 몰아붙였다. 

참여정부 당시 화제가 된 ‘코드인사’ 논란이었다. 당시 그는 “(천 장관과)개인적인 친분관계는 전혀 없고 법조인 선배로만 알고 있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파격 인사인 만큼 우려와 기대가 엇갈렸다. ‘코드인사’라고 비판하는 쪽이 있다면, 반대로 “지방대 나오거나 민사지법 근무경력도 없으면 육두품이라고 했는데 육두품 판사가 드디어 대법관이 되는 엄청난 시대적 변화가 도래했다“(인사청문회 당시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고 기대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당시 대법관 중 유일한 비서울대로 대법원 ‘순혈주의’를 깨는 인사로 기대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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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대법원장 시절, 진보적 목소리를 많이 내 ‘독수리 5형제’로 불렸던 (왼쪽부터) 김영란·박시환·김지형·이홍훈·전수안 대법관 (사진출처: 한겨레21)

실제로 그는 이용훈 전 대법원장 시절 소수자를 대변하는 의견을 많이 내고 진보적 성향을 보였던 김영란·박시환·이홍훈·전수안 대법관과 함께 ‘독수리 5형제’로 불리며 기존의 보수적인 ‘대법관상’을 바꿨다. 

노동법 전문가…’갈등조정 베테랑’

특히 그는 노동법 전문가로 노동전담부 재판장을 맡아 노동자의 권리를 대변하는 판례를 다수 남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7년 “출퇴근 중 사고를 산재로 인정해야 한다”고 소수의견을 제시했고, “불법파견도 2년을 넘으면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다수 의견을 주도했다. 

그는 <노동법 해설>, <근로기준법 해설> 등 노동법 관련 단행본과 논문을 저술하기도 했다. 1989년 1년간의 독일 연수에서 우리와 엄청나게 차이 나는 노동법 연구 수준에 자극을 받아 노동법 공부에 힘을 쏟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2009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발행을 통한 경영권 불법승계’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배임)에 대해 대법원에서 무죄로 확정할 당시 주심을 맡아 시민사회 등에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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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서울 법무법인 지평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협상이 8년 만에 타결됐다. 당시 백혈병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의 김지형 위원장은 삼성전자, 피해자 가족 및 시민운동가 등으로 구성된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족대책위),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 사이의 중재를 이끌어냈다. 사진은  ‘재해 예방 대책’ 최종 합의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는 모습.

대법관 퇴임 뒤 그는 자신의 모교로 돌아가 강단에 섰다. 하지만 그의 갈등 조정 능력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시각을 우리 사회가 그냥 두지는 않았다.

그는 지난해 컵라면 한 개 먹을 시간 없이 지하철 스크린도어 수리에 매달렸던 19살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간 구의역 사고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사고의 원인과 재발 방지를 위한 종합 안전 대책을 내놓는 데 힘을 쏟았다. 

또 2015년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조정위)를 맡아 8년 동안 접점을 찾지 못하던 갈등의 중재안을 내놓기도 했다. 

대법관을 비롯해 사회적으로 첨예하게 충돌을 빚은 문제들을 중재한 이력 탓에 그가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장을 맡게 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가 그동안 맡았던 어떠한 현안보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에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것이다. 또 정책적인 면에서도 전력수급 문제부터 신고리 원전 5·6호기 중단 또는 지속에 따른 경제적 손실 등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원전 갈등 풀 수 있을까

물론 공론화위원회는 위원회가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시민배심원단을 구성해 이들이 합리적이고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 시민배심원단의 결정을 정부에 권고하는 일종의 매개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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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이슈는 좀처럼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기 힘든 갈등이슈이다. 공론화위원회는 이런 갈등 이슈에 대해 공론을 모으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맡았다. 절차적 공정성과 객관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작업이다. 이번 공론화위의 활동은 갈등이슈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이라는 새로운 민주주의의 실험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자칫 공론화위원회가 균형을 잃을 경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은 즉각 반응할 것이다.

일단 그의 ‘위원장 카드’에 대해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다. 

‘갈등 조정 베테랑’인 그가 이번에도 또 한 번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이번 공론화 과정은 문재인 정부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앞으로 몇 십년간 한국 사회의 에너지 정책의 방향을 결정할지도 모를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화, 2017/08/0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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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문재인 정부는 신고리 원전 5·6호기 영구 공사 중단 여부를 ‘공론조사’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주권자인 국민에게 국가 정책의 결정 권한을 돌려주겠다는 것이었다. 이는 촛불 항쟁의 결과로 탄생한 정권다운 일이다.

대체로 공론조사는 일반 시민 200~300명을 무작위 추첨으로 뽑아 시민 패널을 구성한다. 이어 사전 교육·전문가 패널의 프리젠테이션·질의응답을 통해 해당 분야 전문가와 일반 시민이 소통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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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처럼 찬성과 반대가 첨예하게 맞붙은 정책은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 공론화위원회는 ‘정책과정에서 시민 참여’와 ‘숙고에 의한 정책결정’이라는 민주주의의 이상을 구현하는 실험이라는 의미가 있다.

실험 중인 합의모델, 공론화위원회

이후 시민 패널을 10~15명 정도로 나눠 원탁 토론을 진행하고 다시 전체 회의를 여는 등 검토의 시간을 가진다. 그리고 이 과정에는 퍼실레이터(facilitator, 토론 촉진자)가 함께해 민주적이면서도 효과적인 토론이 이루어지도록 돕는다. 약 3개월 동안 숙의 과정을 거치고 최종적으로 다루는 사안에 대해 시민 패널의 의견을 수렴한다.

일부 보수언론에서는 공론조사를 여론조사 정도로 오해하거나 왜곡하는 일이 종종 있는데, 잠시 살펴보았듯이 여론조사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공론조사란 국정 논의에 국민이 참여해 숙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장이다. 이것은 성찰적 합의를 이뤄 사회 갈등을 해결하는 유용한 방식이며, 공공선을 추구하는 새로운 합의 모델로도 주목받고 있다. 더 깊이 살펴보면, 여기에는 근대 민주주의의 한계와 딜레마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담겨 있기도 하다.

기존 대의제 정치로는 갈등만 부추길 뿐 문제를 해결하지도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도 못했던 우리사회에 이 합의 모델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공론조사에 대해 “앞으로도 사회적 갈등 해결의 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밝힌 이유이기도 하다.

신간 ‘추첨 시민의회’…왜 추첨인가?

만약 공론조사의 방식을 법과 제도로 뒷받침하여 더욱 확대한다면 어떨까? 무작위 추첨으로 선발된 수백 명의 시민으로 구성된 심의 기구가 국가의 중요 기관이나 지자체마다 있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소모적인 대결과 갈등의 정치를 넘어서 공공선을 추구하는 정치로 나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여기서 <추첨 시민의회>라는 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세계적으로 대의제의 한계를 넘어서 참여 민주주의와 숙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공론조사, 시민 배심, 합의회의, 기획배심 등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그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추첨 시민의회다.

우선, 이론적 배경을 살펴보자. <추첨 시민의회>는 크게 둘로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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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민의회의 다양한 사례와 한국에서 실현가능한 대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첫째, 다양한 일반 시민의 참여를 보장하면서도 토론이 가능한 규모로 인원을 구성하는 것이다. 이른바 ‘미니 공중’(mini public, 국민의 축소판)이다.

미니 공중은 “작지만 깊이 있는 심의가 가능하여 진정으로 민주적 대표성을 보유하는 심의 포럼”이며, “기존의 이익집단이나 계급처럼 당파적이고 동질적인 이익에 기반을 둔 주체가 아니라 비당파적이고 공적인 관점을 지닌 주체”다.(34쪽)

이 개념의 선구자는 현대 정치학의 거장으로 불리는 로버트 달(Robert Dahl)이다. 그는 폴리아키(polyarchy, 다두 정치)가 ‘인민에 의한 지배’로 다가갈 수 있는 제도적 개혁으로 무작위로 선출한 수백 명의 시민 자문위원회를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이 자문위원회가 다두 정치 체제의 선출자인 시장, 장관, 의원, 대통령 등을 보조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는 데모스(demos, 다중)에서 무작위로 선출한 미니 공중의 의견은 데모스 자신의 의견이 될 것이기 때문에 미니 공중의 판단의 권위는 민주주의의 정통성으로부터 도출된다고 말한다.

둘째, 추첨(제비뽑기)이다.

만약 미니 공중이 자원자에 의해 구성되면, 정확한 국민의 축소판이 되기 어렵다. 상대적으로 자원이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편향성이 생기게 된다. 민주적 대표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추첨이라는 무작위 선택이 필요하다.

추첨은 대의제를 핵심으로 하는 근대 민주주의가 자리 잡으면서 잊혀진 공직 선출 방식이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원형으로 불리는 고대 그리스에서 공직 선출 방식으로 선거보다 추첨이 더욱 일반적이었다.

고대 아테네의 시민평의회, 시민법정, 행정관을 모두 추첨으로 뽑았다. 매우 소수의 행정관만 선거로 뽑았을 뿐이다.

“추첨을 통한 공직 배정이 아테네 직접 민주주의의 핵심”(36쪽)이었으며, 이것이 근대 민주주의와 본질적 차이를 낳았다. 근대 민주주의에서 추첨 민주주의는 사법 배심제로 남아 있는 형편이다.

추첨의 장점은 다양하다. 추첨은 선거가 만드는 대표성의 왜곡을 낳지 않고 대표자와 피치자의 유사성의 원리를 실현하며,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다스리고 다스림 받는 것을 번갈아 가면서 하는’ 민주정의 기본 원칙과도 부합한다. 그리고 번갈아 가면서 하는 통치와 복종을 통해 시민 덕성을 키울 수 있다.

추첨을 통한 미니 공중 구성의 요청은 그 배경에 정치 참여에 배제되는 이가 없어야 하고 누구나 시민 덕성을 발휘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는 공화주의 사상이 깔려 있다. 이 새로운 모델이 공화주의자들의 관심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민의회의 실제 사례들

시민의회가 실제로 운영된 사례는 어떠했을까?

우선,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서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시민의회를 운영한 사례가 유명하다. 이어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서도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시민의회를 운영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정치인들의 개리멘더링을 막기 위해 시민선거구획정위원회를 운영했다.

아일랜드는 헌법 개정을 위해 시민의회를 운영한 경험이 있으며, 지금도 시민의회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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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아일랜드에서 진행되고 있는 시민의회의 모습.

아이슬란드는 2008년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시민들이 냄비를 들고 나와 두드리는 이른바 ‘냄비 혁명’이 일어났고, 그 힘으로 헌법 개정을 위한 시민의회가 구성되었다. 아이슬란드의 개헌 시민의회는 집단 지성의 힘을 적극 활용하는 ‘크라우드 소싱’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시민의회가 기존 정치인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선거법 개정과 헌법 개정 논의에 활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아가 이는 대의제로 대표되는 근대 민주주의를 넘어서 민주주의를 새롭게 만드는 노력이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이 책은 이들의 도입 배경, 구성 절차, 진행 과정, 운영 규칙, 성과와 한계 등에 대해 하나하나 소개하고 있다.

시민의회를 통한 개헌, 선거법 개정

이 책에서 더욱 주목할 내용은 시민의회 도입을 위한 다양한 제안들이다. 선거제도 개혁 시민의회, 헌법 개정 시민의회, 주민 자치 실현과 균형 잡힌 양원제를 위한 시민의회 도입 등이다.

선거구나 정치자금법, 의원 정수, 선거 제도 등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직결된 사안을 지금처럼 국회에 맡기는 것은 문제가 크다는 걸 누구나 동의한다. 간단히 말해, 중이 제 머리 깎을 수 없으니 다른 기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 책은 이를 공정하게 다룰 수 있도록 ‘선거제도 개혁 시민의회’를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무작위 추첨으로 1년 임기의 시민 위원을 300명 가량 선출해 심의하고 결정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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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아이슬란드는 개헌을 위해 시민의회를 구성, 운영했었다.

또한 선거가 다가올 때마다 의회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요소가 선거구 획정 문제다. 그러니 더 나아가서 의회 내 상임위원회의 하나로 둬서 의회 불신과 정치 불신을 막고 시민의 일상적인 정치 참여를 보장하는 것도 합리적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민주 정치의 고전적 딜레마를 풀고자 한 스나이더(snider)가 시민 선거 배심으로 제안한 것이기도 하다.

한편, 1987년 헌법 개정 이후 30년 만에 국회 내에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가 구성되었다. 그렇지만 최고의 사회계약인 헌법 개정안을 개헌특위 36명 국회의원이 논의해서 마련하는 것은 부족함이 크다. 국민이 단순히 국민투표에서 찬성과 반대만 표시할 수 있어 국민 주권주의에 충실하지 못하다.

이 책은 이미 아일랜드와 아이슬랜드에서 경험으로 입증된 ‘헌법 개정 시민의회’를 법으로 뒷받침해 소집할 것을 제안한다. 국민이 정치 체제의 근본적 원칙을 수립하는 주체가 되어야 헌법 1조 국민 주권주의가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시민의회+국회…양원제 제안

특히 이 책은 한국 사회에 맞춤한 더 큰 제안을 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현재 읍면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위촉이나 추천으로 구성되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이를 추첨으로 선발해 다양한 일반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며 권한을 부여해 읍면동 민회로 발전시킬 것을 제안한다. 풀뿌리 민주주의와 주민 자치 실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읍면동 민회에서 기초지방자치단체 민회를 구성하고, 기초지방자치단체 민회에서 광역지방자치단체 민회를 구성하며, 결국 국가 민회를 구성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읍면동 민회를 기반으로 해서 국가 민회까지 구성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특정 파벌이나 힘센 이익집단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렇다고 이 민회로 기존 의회를 대체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기존 의회의 한계를 보완하는 양원제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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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민의를 대변하는 정치제도이지만, 실제 국회가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은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자신의 주장과 목소리가 국가 정책에 반영되기를 주장한다. 그러나 기존 의회와 함께 이런 시민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시민의회를 구성하는 양원제를 운영하면 어떨까?

기존 의회는 선거로 선출된 대표들로 구성하고, 새로운 민회는 추첨으로 선출된 일반 시민들로 구성한다. 기존 의회는 여전히 입법권을 지니지만, 새로운 민회에 의안 발의권·거부권 등을 부여한다.

이런 방식의 양원제로 입법 권력을 나누어 놓으면 양 원 사이에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져 현 의회의 많은 단점을 극복할 수 있게 되어 유용하다. 이는 계층 혼합이라는 공화주의 가치와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하다.

그런데 이것이 가능할 수 있을까? 한국 사회의 에너지와 역동성은 예측 불가한 점이 있다. 시민은 2016년~2017년 촛불 항쟁으로 헌정을 유린한 대통령을 끌어 내렸다. 이 민주적 자산은 분명 시민의회 도입의 핵심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수차례의 촛불 시위로 알 수 있듯 시민들의 정치적 관심은 직접적인 행동을 동반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추첨 시민의회는 시민들의 정치적 관심과 참여를 제도적으로 결집시키고, 정책 결정 권한을 부여받은 공론장으로 기능할 수 있다.”(201쪽)

대의제의 보완재로서 시민의회

시민의회를 제도화하려는 제안은 세계 곳곳에서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 책은 이를 한데 모아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 미처 소개하지 못한 다른 제안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기 바란다.

오늘날 대의제로 대표되는 근대 민주주의에 수많은 의문과 회의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정치는 관객 민주주의로 전락해 한편에서는 조롱거리로 희화화되고 다른 한편에서는 정치인 개인에 대한 호감도 문제로 변질되었다. 특정 정치인을 무조건 옹호하는 이른바 ‘빠’ 정치 현상도 벌어진다.

이런 현실에서 시민의회는 시민의 직접 참여를 통해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와 관객 민주주의 문제점을 극복하는 좋은 대안이다. 또한 촛불 정부로 불리는 문재인 정권이 새롭게 추구하는 합의 모델로도 유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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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은 너무나 중요한 것이어서 내년 개헌과정에 시민 참여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사)다른백년은 지난 3월, 시민의회를 주제로 한 2017년 백년포럼 시즌1에서 시민의회를 통한 개헌 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물론 시민의회가 결코 만능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는 근대 민주주의의 한계와 딜레마를 풀 수 있는 하나의 좋은 대안이라는 점, 일반 시민의 참여를 제도화해서 국민 주권주의라는 이상을 현실로 만든다는 점 등에서 강력하다.

민주주의는 고정된 형태가 아니다. 끊임없이 변하고 적응한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스스로를 극복하며 새롭게 태어난다. <추첨 시민의회> 책을 통해 한국에서도 시민의회 논의가 단지 아이디어 차원이 아니라 구체적인 안들이 논의될 정도로 발전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하나의 주제를 정해 모의 시민의회를 가동해 본다면 어떨까? 그 가능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며 논의를 더욱 진전시켜 보는 것도 좋을 테다.

수, 2017/08/0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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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탈핵,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자 원자력학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원자력 전공 교수들은 지난 6월 1일과 7월 5일 두 차례 집단성명을 발표했다. 정부의 탈핵 정책을 ‘제왕적 결정’이자 ‘졸속 추진’이라고 비판하고 원자력 학계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원전 정책을 새롭게 수립할 것을 주장했다.

사상 초유, 원자력 학계의 집단성명

이같은 원자력 학계의 집단 성명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났을 때도, 시험성적서 위조 등 한국수력원자력의 비리가 잇따라 드러날때도,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안전성 평가를 최신 기준이 아닌 과거 원전건설 당시 기준으로 적용해 월성1호기 수명 연장 결정을 내렸을 때에도 원전의 안전을 촉구하고 규제기관의 감독강화를 요구하는 학계의 행동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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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원자력 전공 교수들은 신문 기고와 토론회 참석 등을 통해 정부의 탈핵정책을 반대하기도 했다. 이들은 원자력 발전이 가장 값싸고 안전한 친환경 에너지라고 주장하며, 원전을 줄이고 태양광과 풍력 발전 등의 신재생 에너지를 늘릴 경우 이른바 전력 대란과 함께 전기요금이 폭등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전기 요금 3.3배 인상” 등 원자력 학계 발언 정밀 검증

이처럼 원자력학계 교수들이 최근 쏟아내고 있는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뉴스타파는 이 가운데 몇가지 발언을 대상으로 검증했다. 원자력 학계 일부 교수들의 주장대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할 경우 전기 요금이 폭등할 것인지, 현재 원전 확대는 전세계적 추세인지, 후쿠시마 원전 인근 지역은 방사능 피폭 위험이 없는 것인지 등 사회적 파장이 크거나 논란이 됐던 발언 등이다. 원자력 학계의 발언에 대한 일종의 팩트체킹인 셈이다.

▲ 7월 12일 국회 토론회에서 황일순 교수의 발언 이후 언론에 나온 전기요금 인상 기사.

▲ 7월 12일 국회 토론회에서 황일순 교수의 발언 이후 언론에 나온 전기요금 인상 기사.

대표적인 게 전기 요금 인상 발언.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황일순 교수는 지난 12일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2030년까지 원전을 절반 가까이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율을 20%로, 가스발전 비율을 50%로 늘리는 정부의 시나리오대로 추진한다면, 2030년 전기요금은 지금보다 3.3배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다수 언론에 그대로 인용 보도됐다.

나는 (전기요금 분야)의 비전문가다.

그렇다면 황 교수는 어떤 근거를 갖고 이같은 발언을 했던 것일까? 취재진이 황 교수를 찾아 확인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황 교수는 취재진에게 “자신은 전기요금 분야의 비전문가”라고 말했다. 자세한 취재 결과는 동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원자력 학계의 주장은 공익을 위한 것인가? 원자력학계의 이익을 위한 것인가?

학계 성명을 주도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주한규 교수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원전 운영 쪽은 괜찮아요. 40년 동안 천천히 떨어지니까 할 일이 있잖아요. 하지만 원전 건설이나 연구하는 대학 쪽은 원전을 더 짓지 않으면 한 순간에 끝나는 거예요. 일이 없으니까.

성명에 참여하지 않은 동국대 원자력 에너지시스템공학과 박종운 교수는 “탈핵정책으로 인해 원자력 학계의 이익이 침해될까 두려운 것이라면, 차라리 도와달라고 탄원서를 쓰는 것이 솔직한 태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원자력 학계가 탈핵 정책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탈핵이든 찬핵이든 공론화를 거쳐 결정돼야 한다는 주장도 타당하다. 그러나 정확한 근거에 기반하지 않은 주장과 책임지지 못할 발언, 오직 진영 간의 대결로만 보는 적대적 인식과 편 가르기 등은 합리적인 공론화에 장애물이 될 뿐이다. 그건 전문가들의 도리가 아니다.

그래서 이번주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이렇게 물었다. “원자력 교수님, 그게 정말입니까?”


취재작가 김지음
글 구성 김근라
취재연출 남태제

월, 2017/07/3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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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가시화된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전력 생산에서 핵에너지와 석탄에너지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간다는 방향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지난 수십년 간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기조로 에너지 정책을 운용해 온 한국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안(案) 정도도 급진적이거나 아직 준비가 안 된 것으로 받아들이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최근 논쟁의 초점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에 맞춰지고 있다. 이 공론화위원회는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 수단의 일부일 뿐이지만 다른 많은 논의를 이끌어내고 향후 에너지 정책의 향방을 좌우할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관심은 자연스럽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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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신고리 공론화위원회 첫 회의가 열리고 있다. 왼쪽 세번째가 김지형 위원장.

하지만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의미와 전망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한국 에너지 정책과 거버넌스의 역사와 성격을 더 넓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에너지정책 논의에서 철저히 소외됐던 국회

최근 신고리 5,6호기의 법적 위상과 권한에 대한 논박이 오가면서 특히 야당 일각에서 나오는 주장은 이러한 중요한 국가 정책에 대한 결정은 국회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대의제가 민주주의의 전부는 아니지만 수긍할만한 주장이고 요구다.

신고리 5,6호기의 공정이 진척될수록 매몰비용이 늘어나고 이 때문에 공사 진행과 중단 또는 백지화를 결정하기 위한 논의에 지장을 받는다는 것에 야당과 한수원 측이 동의한다면, 공사를 잠정 중단한 가운데 현재의 공론화위원회 활동 시한인 3개월이 대신에 1년 또는 몇 년 동안이라도 국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하게 된다면 더없이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 역시 국회 내로 국한되어야 할 이유는 없으며, 더 많은 이해관계자와 이른바 일반 시민들도 함께 하는 논의와 결정 과정으로 만들 방법이 여럿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환기할 한 가지 사실은 이제까지 주요한 에너지 정책에 대해서, 더 좁혀 말해서 핵발전 정책에 대해서 한국의 국회는 거의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고 국회 스스로도 이에 대해서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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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에너지 정책결정과정에서 국회는 철저히 소외됐다는 점에서 에너지정책만큼 행정부 주도로 이뤄진 정책도 드물 것이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정책연구와 입법 등을 추진하기 위해 출범한 국회 신재생에너지 포럼 창립대회 모습. (사진출처: 이원욱 의원실)

예를 들어 20년 이상의 에너지 수급의 큰 정책 방향과 기본적인 에너지믹스까지 결정하는 최상위 법정 계획이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인데, 이것의 수립 절차는 국가에너지위원회, 녹색성장위원회 그리고 국무회의의 3단계 심의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국회에는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공청회 정도 말고는 의무적으로 부여된 역할이 없다.

전기사업법에 근거하여 핵발전과 석탄화력을 포함하는 발전소의 종류와 설비용량까지 포함하여 2년 단위로 작성하는 전력수급기본계획도 국회에는 수립 과정에서 산업위원회에 보고하는 절차가 있을 뿐, 공식적 의결 같은 것은 하지 않는다.

즉 신고리 5,6호기의 건설 여부를 국회에 맡겨달라고 하지만,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계획할 때에도 국회의 공식적 역할은 없었다. 노후 핵발전소의 연장 가동도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의결 사항일 뿐 국회는 아무런 권한이 없다.

한편, 2013년 여름 밀양 고압송전탑 갈등이 극에 달했을 때, 국회 산업위가 중재하는 40일간 시한의 전문가협의체가 모처럼 구성되었지만 한국전력 측의 보이코트에 가까운 태도에 대해 국회는 무력했고 문제 해결에도 실패했다.

2014년에는 삼척에서 그리고 2015년 영덕에서 주민들이 자체 주민투표를 진행하여 압도적인 반대의사를 확인했지만 정부는 이 사업들이 국가사무이기 때문에 주민투표 사안이 될 수 없다고 고집했고, 역시 국회는 끼어들 곳도 없고 끼어들지도 않았다.

물론 기존 법률에 적시된 권한이 없더라도 특별한 에너지 사안에 대해 국회는 언제든 공청회를 하든 특별결의를 하든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이제껏 국회의원들은 그런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제 와서 국회의 역할을 요구하는 것은 그 역시도 법적인 근거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들에서도 보이듯, 국회가 에너지 정책에서 어떤 역할을 주장하려면 오히려 지난 시기 무력과 안일함에 대한 반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핵발전 밀집도를 갖게 되고 인근 대도시 시민들이 불안에 떨게 하고, 송전탑으로 인해 힘없는 농민들이 피해를 입고, 재생에너지 보급률이 바닥을 기게 만드는 데에 국회가 했던 일과 하지 않았던 일을 먼저 자기비판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에너지 정책에서 국회가 더욱 적극적으로 해야 할 역할과 에너지전환에 필요한 보완입법을 논의하는 것이 오히려 필요한 일이다.

이해관계자 철저히 소외…밀실 행정이 주도한 취약한 에너지 거버넌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를 계기로 비로소 에너지 정책에 대한 시민참여와 에너지 거버넌스의 방식에 대한 이야기가 중구난방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에너지야말로 거버넌스의 원리가 진작에 적용되어야 할 영역이었다. 에너지 문제는 다른 환경 문제와 마찬가지로 통제되지 않는 외재적 요인들을 포함하는 불확실성과 복잡성을 가지며, 비교적 긴 시간 과정과 직간접적인 수많은 이해당사자들이 결부되어 있으며, 인프라 구축과 운영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다는 특징을 갖는다.

때문에 에너지 문제는 경제와 밀접히 관련되는 동시에, 환경문제이기도 하고 사회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여러 주체와 영역 간의 통합적이고 종합적인 접근이 요구되며, 관련 주체들의 상호 학습과정을 통해 이를 반영하는 정책 결정과 시행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

바로 거버넌스의 필요 이유이며 작동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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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의 에너지 정책은 에너지의 이러한 특징을 고려하지 않고 소수 관료와 전문가들의 밀실 결정에 의존해왔으며, 이는 에너지 정책을 보수적으로 만들고 작성 과정에서 기후변화와 사회적 형평성 같은 중요한 문제들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거나 사후적으로 덧붙이는 방식으로 해결하게 만드는 데에 일조해왔다.

에너지원 중에서도 핵발전은 사고가 날 경우 오염 범위가 광범위하고 피해가 불가역적이며 출력이 크고 조절이 어렵다는 기술적 특성으로 인해 다른 발전원과의 관계에서 복잡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더욱 거버넌스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함에도, 핵발전 독재나 ‘핵마피아’ 같은 표현들이 반증하듯 가장 거버넌스와 거리가 먼 에너지원이 되어왔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1960-70년대에 권위주의 정부가 ‘정치적 기업가’로서 산업화를 직접 주도하면서 그 수단으로 전력 등 에너지산업을 전략 부문으로 배치하고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조직과 전문가 집단을 활용해 온 역사가 있다.

산업 부흥과 단기적 경제 효율성을 중심으로 정책 기조가 짜여지면서 실제 에너지 정책을 주도하는 것은 산업담당 부서였고, 정부와 에너지산업, 그리고 에너지다소비산업이 바라는 대로 에너지수요 전망이 수립되고 에너지가격도 정해졌다.

따라서 한국의 에너지의 생산과 공급에서 중앙정부 이외의 주체는 하위파트너로서의 역할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사정은 전력산업의 분할 이후에도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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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난 40년 동안 꾸준히 원자력 발전소를 지어왔지만, 이 과정에서 행정부 외에는 어떤 이해관계자도 이 논의에 참여하지 못했다. 에너지정책과 관련한 유의미한 거버넌스가 사실상 부재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동아일보)

최근에 대기업들이 민자 발전과 해외 에너지 개발 사업에 뛰어들면서 민간 기업의 목소리가 커지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는 하다.

결국 한국 에너지 정책의 일방성과 폐쇄성은 문제의 원인이라기 보다는 이러한 구조의 결과이기도 했다.

형식적인 공청회, 지역 주민 사이의 이해다툼을 방치하고 조장하는 에너지시설 입지 방식, 거수기가 될 기회조차 갖지 못했던 국회, 전력산업의 분할 민영화 방침에 파업으로 저항했던 발전노조, 밀양과 청도의 송전탑 갈등 등은 한국의 취약한 에너지 거버넌스가 봉착한 한계를 드러내는 모습들이었다.

최근 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수립에서 민간 워킹그룹이라는 이름으로 부분적으로 에너지 정책 결정 과정이 개방되기도 했고,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시민사회 인사들이 일부 참여하는 것처럼 에너지 거버넌스가 진전되는 모습들이 보이지만, 에너지 정책이 갖는 중요성에 비해 아직 너무도 작고 느린 변화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논쟁도 이러한 한국 에너지 거버넌스에 대한 평가 속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시민참여 공론화 사례: 2004년 전력정책 시민합의회의

그런데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에너지 정책에 시민 참여를 시도하는 최초의 사례처럼 이야기되고 있지만, 국내에서 유사한 선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 중에서도 2004년의 전력정책 시민합의회의는 방식과 결과 모두 지금의 공론화위원회에 시사하는 바가 많아 간단히 소개한다.

2003년 7월 부안군의 작은 섬 위도에 부안군수가 방사능폐기물처리장 유치를 신청하면서 잘 알려진 ‘부안항쟁’이 시작되었고, 주민과 지역사회과 두 편으로 갈라지고 흡사 계엄 상태에 가까운 장면이 연출되는 등 부안은 큰 홍역을 겪었다.

부안 주민들은 자체 찬반투표를 진행하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고, 결국 방폐장은 정부가 제시한 거액의 지원금을 걸고 벌인 유치 찬성 주민투표 레이스에서 이긴 경주에 지어지게 되었다.

그런데 부안의 항쟁이 끝을 향해 가고 있을 무렵, 시민사회 일각에서 이러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진지한 시도가 있었으니 이것이 ‘전력정책의 미래에 대한 시민 합의회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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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부안 사태 이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국가 에너저정책을 논의할 시민참여 공론장이 만들어졌다. 2004년 만들어진 전력정책 시민합의회의는 지금의 신고리 공론화위의 전신이 될 만한 시도로서, 공론화위가 크게 참고할 만하다. 사진은 2004년 10월 3박 4일의 강행군 끝에 시민패널들이 지속가능한 전력정책에 대한 합의문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 출처: 참여연대)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가 외국의 정책 시민배심원 제도를 모델로 하여 에너지 정책의 공론화 모델을 시험해 본 것인데, 핵발전 정책과 핵산업의 이해와 무관한 다양한 연령대의 ‘보통시민’ 18명이 10대 1의 경쟁률 속에 시민패널로 모집되었고, 이들은 3개월 동안 예비모임과 본 모임을 통해 핵 발전에 대해 찬반 의견을 가진 전문가들과 환경단체들로부터 정보와 의견을 청취하고 집중 토론을 벌였다.

토론을 거듭하며 시민패널들은 ‘원자력 박사’가 되어갔다. 학계와 업계의 전문가들은 이 비전문가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아 불편해 했고, 향후 40-50년간 원자력에 대한 대안은 없다며 시민패널들에게 하소연했다.

시민들과의 대화와 설득에 다소 부진한 환경단체들의 태도도 비판적으로 지적되었다.

그해 10월, 3박4일 간의 집중토론을 거치면서 보고서가 정리되었는데, 향후 핵발전 정책에 대해 제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의거한 핵발전소 추가 건설(1안), 국민의 동의를 얻어 제한적 추가건설 허용(2안), 신규건설 중지(3안)라는 세 개의 선택지가 투표에 붙여졌다.

그 결과, 3안이 12명, 2안이 4명의 찬성을 얻었다. 핵발전을 당장 다른 전력원으로 대신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은 회의적이지만 현재와 같은 핵발전 중심의 전력정책을 이어나가는 한 핵발전을 대체할 대안을 찾기는 더 힘들어진다는 것에 다수의 시민패널이 공감했던 것이었다.

보고서는 에너지 수요를 관리하면서 재생에너지원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을 위해 사회 전체가 노력해야 한다는 주문을 덧붙였다

그러나 시민합의회의의 결과는 이후 정부 정책을 변화시키는 데까지 이르지 못했다. 당시 합의회의의 진행과 핵발전소 추가 건설에 대한 반대라는 시민합의 결과에 대해 청와대(시민사회수석실)와 산업자원부, 지속가능발전위원회, 국무총리실에서 관심을 보였고, 향후 정부의 전력정책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음을 감안하면 매우 아쉬운 일이다.

시민합의회의의 결과가 보도되면서, 관련 업계는 긴장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선다는 소식도 들렸으나, 시민합의회의는 이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하지만 2004년 시민합의회의는 예산과 인력에서 제약이 있었고 경험도 일천했음에도 시민의 참여와 공론화를 통한 에너지 정책 결정이 충분히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지금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역시 2004년 시민합의회의의 복기를 통해 많은 해답을 얻고 더 좋은 과정과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공론화위에 대한 우려

정부가 제시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공론화 진행 방식은 시민 2만여 명을 대상으로 신고리 5·6호기 공사 여부에 관해 1차 조사를 하고, 1차 조사 응답자 가운데 500명을 무작위로 추출해 토론 등 숙의 절차에 참여시킨다는 것이다.

공론화위원회는 중도이탈자 등을 고려하면 500명 가운데 실제 숙의 과정에 참여할 인원은 350명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약 350명에 대해 법적 위상에 대한 논란이 이어진 ‘시민배심원단’이라는 명칭 대신에 ‘시민대표참여단’이라 부르고, 이들이 신고리 5,6호기의 계속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결론을 참고하여 정부가 최종 결정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공론화위원회는 시민참여단에게 찬반 양측이 준비할 자료집 등 정보를 제공하고, 시민참여단은 원전입지 주민 등 이해관계자 의견 청취, 토론회 등 숙의 과정을 거쳐 최종 조사에 참여하게 된다.

이로서 법률적 시비 거리는 줄어들었지만, 시민 대표의 권한과 공론화의 무게감도 함께 줄어들게 된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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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공론화위의 활동은 원전 건설 중단 여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는 본래의 의도와 달리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몇 가지 쟁점은 남는다. 시민참여단이 최종 표결로 결론을 낼 경우 이를 정부가 그대로 수용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찬성과 반대가 박빙일 경우 어느 한쪽이 승복하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찬반의 대립이 더욱 극단화되는 것은 애초에 공론화라는 방식이 의도했던 것과 정반대의 결과가 될 것인데, 이럴 경우 정부는 탈핵 정책뿐 아니라 다른 주요 정책의 추진에서도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될 것이다.

게다가, 공론화위원회가 진행하는 숙의 과정에서 시민참여단 안팎으로부터 신고리 5,6호기 중단 또는 재개가 아닌 제 3의 선택지들이 제안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논의가 더욱 복잡해지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어 보인다.

논의가 이렇게 복잡해지면 3개월의 시한을 지키기 어려워질 수도 있고 참여하는 시민과 지켜보는 국민들은 길어지는 갈등과 논박 속에 피로감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향후 핵발전 설비 용량에서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신고리 4호기와 신울진 1,2호기라는 의제가 사회적 논의에서 배제되는 것도 우려되는 것 중 하나다.

공론화위가 가져올 긍정적 효과…에너지 시민의 성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공론화위원회에 우려와 아쉬움 보다 더 많은 기대와 바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첫째, 비록 신고리 5,6호기의 공사 문제로 의제를 제한한다고 하지만 더욱 많은 의제가 사회적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이 가장 큰 기대다.

그동안 이른바 전문가와 일부 언론에서만 다루어졌던 한국 핵발전소의 안전성, 경제성, 대체 가능성, 사용후핵연료 처분장과 재처리의 곤란, 국제적 동향과 추세 같은 갖가지 이슈와 관련 데이터들이 집중적으로 공개되고 공론화위원회의 바깥으로까지 논의와 검증이 확산되는 것 자체가 전례 없는 성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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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론화위의 활동을 계기로 한국에도 에너지시민과 에너지 거버넌스가 생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지금처럼 행정부 주도의 일방적 정책 결정이 더 이상 불가능해질 것임을 의미한다. 에너지정책처럼 중요한 정책을 일부 관료와 전문가만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둘째, 복잡하고 어려운 큰 국가 사업의 정책 결정과 집행 방식에도 중요한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

새만금 간척사업부터 4대강 사업 같이 엄청난 국고를 사용하고 논쟁과 갈등을 유발한 이른바 국책사업들이 있었지만, 신고리 5,6호기의 공론화 이후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시민 참여와 검증이라는 요구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국가지도자의 뜻이라는 이유로 강행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기대다.

셋째, 에너지는 생산과 소비의 네트워크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의 일이라는 의식을 갖고 에너지 정책에 직접 참여하거나 스스로 에너지의 생산과 관리에 나서려는 ‘에너지 시민’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러한 에너지 시민들은 에너지 정책을 전문가와 관료들에게만 맡겨두지 않을 것이며, 에너지 시민들의 목소리가 여러 경로로 정부와 국회를 압박할 때 정치인들과 기업들의 태도와 관행도 변화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에너지 민주주의’를 뿌리내리고 잘 작동하게 하는 요소들이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3개월이 풍부한 내용을 생산하면서 이렇게 에너지 시민이 성장하고 에너지 민주주의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된다면 신고리 5,6호기의 공사 자체의 재개나 백지화, 또는 탈핵의 궁극적 시점은 절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좌충우돌하고 진짜뉴스와 가짜뉴스가 난무할 3개월의 과정이 혹여나 바라지 않는 결론이 나올까봐 조바심을 갖고 지켜보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시끄러운 만큼 탈핵은 가까워지고 시끄러운 만큼 더 단단한 탈핵과 에너지전환이 오기 때문이다.

화, 2017/08/0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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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공약에는 신울진 1, 2호기도 있다

안정적인 에너지 전환의 길은?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부소장
 


문재인 정부가 '탈핵과 탈석탄'을 중심으로 하는 에너지 정책을 들고 나오면서 많은 관심과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제까지 한국 전기에너지 공급의 큰 비중을 차지했던 핵발전과 석탄화력발전을 하나는 방사능과 사고 위험 같은 안전성을 이유로, 그리고 또 하나는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과 같이 건강과 환경을 고려한다는 이유로 그 역할을 줄여나간다는 것이다. 이는 1970년대 이래 산업화와 함께 이를 뒷받침할 '저렴한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을 기조로 해 온 에너지 정책에 전례 없는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특히 탈핵과 관련한 새정부 에너지 정책의 얼개는 지난 6월 19일 고리 핵발전소 1호기의 영구정지 기념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대통령은 고리 1호기의 폐쇄를 “탈핵 국가로 가는 출발이자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대전환”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조만간 이를 실현할 '탈핵 로드맵'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방향은 현재 수립중인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이후 예정된 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 같은 법정 에너지 계획에서 구체화되고 확정될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현재 울산시 서생면에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의 건설을 잠정 중단시키고, 그 재개 여부를 시민에게 묻는 방식으로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이른바 '공론화위원회'를 둘러싸고 첨예한 공방이 오가고 있다.

 

공론화위원회에 보내는 기대와 우려

 

신고리 5,6호기 중단이 탈핵의 전부도 아니고 공론화도 하나의 부분적 수단일 뿐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공론화위원회는 탈핵의 도정에서 큰 기회와 함께 도전이 되고 있다. 정부는 공론화위원회가 신고리 5,6호기의 건설 중단 또는 재개라는 의제만을 다루고, 그것도 시민대표들이 직접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모아 권고안을 만들면 그것을 참고하여 정부가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으로 위상을 낮추었다. 법률적 시비 여지를 차단하고 예단할 수 없는 결과에 대한 정부의 부담도 줄이기 위함일 것이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공론화위원회가 주관하는 3개월의 과정 동안 신고리 5,6호기 건설 문제뿐 아니라 핵발전과 관련한 전반적인 쟁점들, 나아가서 온갖 에너지 이슈들이 언론 지면과 방송사 공개 토론을 통해 다루어지게 될 것인데 이 자체가 한국에서는 매우 큰 변화다. 과정에 공식적으로 참가하는 시민대표는 350명 정도로 예상되지만, 에너지 정책은 전 국민적 토론과 검증의 기회가 될 것이고 시민참여단의 의사도 그것과 별개이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몇 가지 우려도 존재한다. 우선 신고리 5,6호기로 좁혀지는 프레임은 착시효과를 줄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는 건설이 거의 완료 단계인 신고리 4호기와 신울진 1,2호기의 건설 중단도 공약했지만, 지금은 이 발전소들에 대한 논의는 배제하고 신고리 5,6호기의 건설 여부만을 공론화하고 있다. 따라서 신고리 5,6호기가 건설이 취소된다 하더라도 이 세 발전소가 가동을 시작하면 최신 핵발전소의 기술적인 설계수명 계산으로 볼 때 탈핵은 앞으로 60년이 더 걸리는 것이며, 고리 1호기의 5,6개 분량의 핵발전소가 늘어나는 결과가 된다. 탈핵이라는 정책 방향을 분명히 한다고 하면서도 임기 초반에 핵발전소 용량을 크게 늘리고 탈핵의 도정에 나서는 것은 적잖이 역설일 수밖에 없다.

 

또한 공론화 과정에서의 소모전과 예상할 수 있는 위험의 요소들도 존재한다. 공론화위원회 안팎에서 많은 이야기와 데이터가 오고 갈수록 탈핵의 정당성과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이 설득력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가 가능하지만, 전력 수급의 우려나 국외의 변수 등으로 인해 여론의 방향이 오락가락 하게 되면 많은 이들이 피로감을 느끼거나 공론화라는 방식에 회의를 갖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전환은 어떻게 오는가

 

'탈핵'은 에너지 전환의 일부다. 그리고 에너지 전환은 에너지 공급원의 변화와 에너지 이용 방식의 변화 그리고 이와 관련한 물리적 기반시설과 제도의 변화, 나아가서는 에너지와 관련된 경제와 주체의 변화까지를 의미한다. 지금 이야기되는 에너지 전환은 우선 에너지원에서 화석에너지와 핵에너지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이거나 퇴출시키고 재생가능에너지로 대체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퇴출 또는 대체의 속도 또는 비율은 다양할 수 있다.

 

에너지 전환의 성패를 좌우할 요소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는 정부의 의지와 구상,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하는 에너지 전환 절차의 시작이다. 이것만으로는 수십 년 이상이 걸리는 에너지 전환을 보장할 수 없고, 중간에 탈핵 경로를 이탈하거나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나라들도 있다. 때문에 둘째, 전력 수요 자체의 감소 또는 정체, 그리고 셋째, 재생가능에너지 보급의 급격한 증가가 함께 달성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에너지 전환의 의지와 정책은 물질적으로 지지될 수 없는 구호에 그치게 된다. 넷째, 에너지 전환에 대한 높은 국민적 공감대와 이러한 인식의 세대 전승도 필요하다.

 

여기에 비추어 한국은 어떠할까? 우선 문재인 정부의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핵발전 총량의 절대적 감소와 탈핵의 페이스 또는 시점은 열린 문제로 남아 있다. 탈핵 정책을 보완할 로드맵과 전력요금 제도와 조세제도, 전력산업 구조 개편 같은 과제들이 산적해있다.

 

다음으로 에너지 수요 감소나 조절의 측면에서 보면, 한국은 산업 부문을 포함하여 전력 수요 증가세가 이미 둔화되고 있으며, 당분간 전력예비율에 여유가 있을 뿐 아니라 발전 설비의 총용량 계절별 시간대별 피크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점에서 에너지 전환에 좋은 기회다. 물론 LNG 열병합발전의 비중 확대와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에 대해서 부인만 할 게 아니라, 이 역시 적정 수준과 방식의 설계와 함께 설득과 공감 형성의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

 

재생가능에너지의 확대는 이제껏 너무도 부진했었고 따라서 급격한 확대에 따르는 기술적인 문제는 많지 않다고 본다. 보조금 등 외부의 지원 없이 재생가능에너지의 발전단가가 핵발전이나 석탄화력 발전과 동일해지는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의 시점도 가까이 와 있기 때문에, 에너지 전환은 기술과 경제성만을 놓고 보면 다만 시간의 문제일 수도 있다. 다만 풍력과 태양광 발전 입지에 따르는 사회적 갈등을 예방하고 지혜롭게 해결하는 과제도 중요하며, 공기업과 민간 부문 그리고 시민 영역의 적절한 역할 배분과 협력도 필수적이다. 에너지믹스의 변화가 여전히 국가 독점의 중앙집중형 체제에 머물거나 대기업들이 이윤과 성장 위주로 에너지 시장을 분점하는 것으로 귀결된다면 에너지 전환의 의의는 반감될 것이다.

 

도둑처럼 다가올 생태 문화사회를 위해

 

많은 이유에서 탈핵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세계적 추세도 그렇게 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이러한 선례를 따라 가면서도 어떤 탈핵인지, 그리고 어떻게 도달하는 탈핵인지를 함께 물어야 할 때다. 요컨대 대통령의 의지만으로는 에너지 전환은 가능하지도 않고, 일시적이고 부분적인 탈핵과 재생가능에너지 보급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그것은 언제든 퇴행할 수 있다. 탈핵과 에너지 전환은 에너지원뿐 아니라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를 마땅히 여겨온 거대 에너지 시대를 마감하고 그것이 억압했던 민주주의마저 해방하고 갱신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즉 탈핵이라는 입구로 들어가는 전환은 사회경제 체제의 민주화라는 더 넓은 출구로 나오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한 에너지 전환이라면 지도자의 선포 행위나 전문가들만의 설계를 통해서가 아니라 마치 도둑처럼 다가 올 것이고, 우리는 그 의적과 함께 생태 문화사회에서 살아갈 기대와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목, 2017/08/1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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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에너지민주주의 실현하는 장으로 만들어야

  정부는 오늘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으로 김지형 전 대법관과 8명의 위원을 위촉해 3개월 동안의 활동을 시작함을 발표했다. 8명의 위원으로는 인문사회 분야 김정인 수원대 법행정학과 교수(39), 류방란 한국교육개발연구원 부원장(58)이, 과학기술 분야 유태경 경희대 화학공학과 교수(38), 이성재 고등과학원 교수(38), 조사통계 분야 김영원 숙명여대 통계학과 교수(58), 이윤석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48), 갈등관리 분야 김원동 강원대 사회학과 교수(58), 이희진 한국갈등해결센터 사무총장(48)이 위촉됐다. 먼저 위원 구성에 있어 중립성을 강조하면서, 정작 공론화에 정통한 전문가들이 거의 없는 문제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10월 21일 이전에 결론을 도출하는 목표로만 운영하다보면 형식적인 절차로 진행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공론화 관련 전문가들과 찬반 단체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 공정하고 충분한 논의가 가능한 장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배심원 선정과정에서 무엇보다 신고리 5, 6호기 건설 여부로 인한 영향을 가장 많이 받게 될 미래세대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시민참여를 확대하고 사회적 공론화로 만들기 위해서는 배심원들만이 아닌 각계각층의 충분한 참여와 토론의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별, 계층별, 분야별 공청회, 토론회, TV 생중계 등의 방법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모든 정보는 투명하게 공개되고 제공되어야 한다. 공론화 과정에서 정부가 중립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지만 탈원전 정책에 대한 정보제공과 대책 마련 등에 대한 책임을 방기해서는 안된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둘러싼 양 쪽의 의견토론과 정부의 대책이 함께 제시될 때 국민들은 공정하게 종합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운동연합도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을 첫 걸음으로 우리 사회가 안전한 탈핵세상으로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국민들과 함께 토론의 장에 최선을 다해 참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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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권태선 박재묵 장재연 사무총장 염형철

월, 2017/07/24-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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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에 넘겨진 에너지 환경의 미래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어떻게 할 것인가

윤연정 물순환팀 자원활동가

이르면 이번 주말에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출범할 예정이다. 탈핵 여론이 형성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문재인 정권은 민주적 절차를 통한 ‘탈원전’ 행보를 시작했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을 중단할지 말지를 결정할 공론화위원회에 다양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국가가 진행하는 중대 사안에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얼마나 제대로 반영될지 원전 관계자와 시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81318" align="aligncenter" width="800"]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궁극적으로는 탈원전으로 정책방향이 확립돼야 한다는 게 환경운동 단체의 시각이다. ⓒ 환경운동연합 ⓒ 한겨레신문 앞으로 3개월 동안 진행될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 과정을 통해 핵심적으로는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 궁극적으로 탈원전 방향으로 확장될 수 있게 해야 한다. ⓒ 한겨레신문[/caption] 19일 오전 10시 환경재단 레이첼카슨 홀에서 환경운동연합이 주관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공론화 문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이며, 어떻게 탈핵의 방향으로 원전정책을 이끄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청주환경운동연합, 부산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불교생태콘텐츠연구소, 한국YWCA연합회, 생태지평, 기독교환경연대, 전국교직원조합, 환경법률센터, 그린피스 등에서 60여 명이 참석했다.

5,6호기 집중해야 하나? 큰 판을 짜야 하나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구도완 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장은 “우리에게 공론화라는 것은 새로운 시도다, 탈핵의 길도 처음 가는 길”이라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지혜를 모으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토론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토론의 핵심은 공론화위원회가 구성되고 나면 지정해야 하는 “의제 설정”에 있었다. 어떤 의제를 설정하는지에 따라 신고리 5,6호기에 대한 시민배심원의 결정이 달라질 것이라는 관점이다. 신고리 5,6호기 중단 자체에만 전력집중을 해야 하는가, 아니면 거기에 집착하지 말고 탈핵 지평을 넓히는 기회로 삼아야 하는가에 대한 공방이 벌어졌다. 공론화위원회는 위원장 1명을 포함해서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인문사회, 과학기술, 조사통계, 갈등관리 분야에서 각 2명씩 선정해 이해관계자를 배제하고 중립적인 인사들로 구성하겠다는 것이 원칙이다. 이렇게 구성된 공론화위원회에서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100~300명의 시민배심원을 뽑는다. 이들은 3개월간 공론화위원회가 엄선한 전문가를 통해 학습한다. 공론화위원회에서 제시하는 의제 등을 기반으로 토론과 숙의 과정을 거쳐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에 대해 최종 판단을 내리게 된다. 이러한 진행 절차를 공론조사 방식이라고 한다. [caption id="attachment_181321" align="aligncenter" width="640"]공론조사는 대중적 의견을 파악할 수 있는 ‘여론 모델’과 깊은 토론이 가능한 미국의 ‘시민배심원단 모델’의 장점만 취한 방법이다. 미국 시민배심원단은 원래 20명 안팎의 소수만 참여한다고 설명하는 이영희 교수 ⓒ 환경운동연합 공론조사는 대중적 의견을 파악할 수 있는 ‘여론 모델’과 깊은 토론이 가능한 미국의 ‘시민배심원단 모델’의 장점만 취한 방법이다. 미국 시민배심원단은 원래 20명 안팎의 소수만 참여한다고 설명하고 있는 이영희 가톨릭대 교수 ⓒ 환경운동연합[/caption]

탈원전 지평넓힐 수 있는 단비 같은 기회

“일차적으로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이끌어 내는 것이겠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한 탈핵 담론공간을 여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원전이 가동된 이후 30년 넘는 세월 동안 처음으로 열린 탈핵 담론을 전달할 수 있는 장이 열리는 것이다.” 카톨릭대 교수인 이영희 시민환경연구소장은 새로운 탈핵 담론 공간은 또 다른 기회라고 말했다. 그간 한국 사회에 조성된 친원전이라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다시 평평하게 만들고 지속가능한 탈핵 담론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과정이 우리 사회에 익숙하지 않은 대안에너지체제와 에너지민주주의라는 새로운 지평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토론 의제가 거시적으로 다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도완 위원장은 “시민배심원단의 동의를 통해 해결해나가는 동시에,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탈핵 논의가 활발하게 토론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론화 과정에서 기세를 몰아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시간이 지나 정권이 바뀌어도 독일 메르켈이 탈원전정책을 다시 뒤집었던 것과 같은 상황이 안 오는 기반을 닦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1322" align="aligncenter" width="640"]친원전 홍보와 광고에는 익숙하지만 탈원전 홍보와 광고에는 어색한 우리는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 서있다. 종합 토론을 진행중인 구도완 위원장과 패널들. ⓒ 환경운동연합 친원전 홍보와 광고에는 익숙하지만, 탈원전 홍보와 광고엔 어색한 우리는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 있다. 종합 토론을 진행중인 좌장 및 패널. ⓒ 환경운동연합[/caption] 이영희 소장은 “신고리 5,6호기 중단에 대해서만 지엽적으로 논의되면 시민배심원단의 결정이 어떻게 될지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 친원전 진영에서는 경제성 부분인 ‘매몰비용 논리’와 정서적 부분인 ‘지역주민 희생’을 강조하고 있다. 동정론이 우세해지면서 자칫 ‘탈핵’은 장기적인 문제라고 생각하고 ‘지역주민들 문제’는 당장의 문제라는 프레임으로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탈핵은 찬성해도 신고리 5,6호기는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깊은 논의 과정을 통해 시민들이 국가에너지정책의 바람직한 방향까지 포괄적으로 토론해야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결정이 날 수 있다는 것이 이 소장의 견해이다.

신고리 중단 당장 못 하면, 나중은 없을 수도

“신고리 5,6호기가 탈원전 운동사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입장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무엇이 전략적으로 더 바람직한지 모르겠다. 필사적으로 매달려서 성공시켜야 하는지, 아니면 조금 더 결연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것인지.” 신고리 5,6호기 추진 주장에 어떻게 맞서야 하는지 대응전략을 소개한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공론화 문제는 포괄적인 논의보다는 신고리 5,6호기 문제에 집중해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시민사회가 다룰 수 있는 영역은 3개월이라는 과정 속에서 더 넓어질 수 있으나 시민배심원단은 신고리 5,6호기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지영선 전 환경운동연합 대표도 “당장은 공론화위원회의 토론 의제가 건설 중단의 문제에만 조금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이라는 결과’ 또는 ‘가동이라는 결과’에 따라 탈핵 전반에 대한 시민사회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만약 계속 짓는 쪽으로 결론이 나면 사람들은 탈핵을 할 경우 불안한 요소가 있기 때문에 원전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1323" align="aligncenter" width="640"]윤순진 교수는 전력공급 부족, 전기요금 폭등, 해외수출 타격/고사, 비전문가 시민 결정 부당 등 건설 중단에 반대하는 주당들에 대해 일일이 증거를 제시하며 반박했다. ⓒ 환경운동연합 윤순진 교수는 전력공급 부족, 전기요금 폭등, 해외수출타격/고사, 비전문가 시민 결정 부당 등 건설 중단에 반대하는 주장들에 대해 일일이 증거를 제시하며 반박했다. ⓒ 환경운동연합[/caption]

기울어진 인식 바로잡기 위한 대응전략

원전 문제가 사회적으로 주요 쟁점이 되면서 보수 언론이 원전 관련 이슈파이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윤 교수는 원전의 경제성을 강조하며 지금 사회가 과도한 불안상태에 있다고 지적하는 보수언론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특히 기획으로 탈원전을 교묘하게 반대하는 기사를 내는 <조선일보>를 본격적으로 해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론화 과정에 참여하는 시민배심원단을 비롯해 국민들이 균형 잡힌 언론을 접하지 않는 이상 ‘위험하지만 필요하다’는 보수 언론의 가치에 포섭되기 쉽다는 것이 윤 교수의 지적이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탈원전으로 가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사람들의 우려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공론화 과정이 시작되면 시민배심원단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론을 움직이는 것이 관건이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원자력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핵발전이 필요하다는 사람은 75%가 넘는데, 이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38%밖에 되지 않는다. 2배정도 되는 사람들이 인지부조화를 경험하는 것이다.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팩트체크가 제대로 된 자료를 끊임없이 제공해야 한다. 공정한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윤 교수는 원전 문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참여와 수렴과정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현대사회의 대중은 위험사회의 기술시민으로서 일상적 삶에 미치는 과학기술에 대해 건의하고 의견을 얘기할 권리와 의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고리 5,6호기에 대해 60년 뒤에도 살아 있을 10대~30대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중요하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성인 41%가 신고리 건설 중단에 찬성했다. 하지만 연령별로 나눠서 보면 20대와 30대가 각각 61%, 57%로 가장 많이 찬성했고, 60대 이상은 20%만 건설 중단에 찬성했다. 윤 교수와 구 위원장은 이들에게 60년 뒤면 없을 60대보다 계속 살아 있을 20대에게 똑같은 발언권을 주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을 제기한다. 더 나아가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한 청소년에게도 시민배심원단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논의가 나왔다. [caption id="attachment_181324" align="aligncenter" width="316"]신고리 5,6호기 건설된 후로부터 60년을 계산하면 20대가 80대, 30대가 90대가 된다. ⓒ 연합뉴스 신고리 5,6호기 건설된 후로부터 60년을 계산하면 20대가 80대, 30대가 90대가 된다. ⓒ 연합뉴스[/caption]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이 제대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의제 설정이 중립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는 당장 신고리 원전 문제와 더불어 지속가능한 탈핵 논의로 이어져야 한다. 그렇게 설정된 의제가 제대로 숙의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전문가 선정과 시민배심원단 선정이다. 시민배심원단에는 다양한 일반 시민의 목소리가 포함되어야 한다. 국민 모두가 제대로 된 정보를 취할 수 있도록 언론과 환경시민단체들은 원전 이해관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것이 다 지켜진다면 시민배심원 300명을 넘어 국민들을 탈원전의 길로 설득해낼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탈핵_배너
목, 2017/07/2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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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lsung_170718

wolsung_170718 월성1호기 수명연장허가 무효소송 항소심 - 2차 기일 718() 오전 1130  서울고등법원 제1별관 제303 대법정 (서울 서초구 서초중앙로 157, 교대역 11번출구)   사건번호: 서울고등법원 201738043 2015년 10월 2일 첫 재판을 시작으로 12번의 재판을 거쳐 올 해 2월 7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월성1호기 수명연장허가 취소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하지만 피고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항소로, 서울고등법원에서 2심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많은 관심과 방청을 요청드립니다. 재판은 원고가 아니어도, 신분증이 없어도 누구나 참관이 가능합니다 (문의: 환경연합 안재훈 팀장 010-3210-0988)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 / 월성1호기 수명연장 운영변경허가처분 무효확인국민소송대리인단
월, 2017/07/1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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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TV] 한빛4호기 증기발생기에 망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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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 4호기 핵심 설비에서 망치발견?" 철판 부식, 콘크리트 부실시공, 이제는 핵심 설비에 이물질까지? 게다가 알면서 발표하지 않은 한수원의 은폐정황까지...? 우리나라 원전, 정말 안전한 것 맞나요?

화, 2017/08/2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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