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주현 기자, 광주/정대하 기자 [email protected]
[오마이뉴스] 17.04.10 이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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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로소득 각 급여총계에 따른 과표와 결정세액 평균 | |
| ⓒ 참여사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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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유주현 기자 14.11.23
이유주현 기자, 광주/정대하 기자 [email protected]
[아주경제] 17.06.04. 최신형 기자
http://www.ajunews.com/view/20170604153157380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문재인 정부 들어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 축소 문제와 인터넷전문은행의 은산 분리 규제 완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유예 종료 등 3대 정책이 안갯속에 빠졌다.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 축소 문제는 ‘증세와 조세정의’, 은산분리 규제 완화는 ‘금융산업 경쟁력’,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부동산 시장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치권과 각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면세자 비율 48.1%··· 영국은 2.9%에 불과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 축소 문제는 19대 국회에서도 논쟁거리였다. 박근혜 정부 2년차 들어 이 비율이 크게 증가하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중심으로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 축소 문제 논의에 나섰다. 하지만 정부는 2015∼2016년 세법 개정안에서 이를 뺐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3년 32.4%에 불과했던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은 2014년 48.1%, 2015년 46.8%로 상승했다. 이는 2013년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을 골자로 하는 소득세법 개정에 따른 결과다.
이는 주요 선진국의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을 상회하는 수치다. 국회 예산정책처 등이 조사한 결과, △영국 2.9%(2014·2015년) △일본 15.4%(2014년) △독일 16.4%(2012년) △미국 32.5%(2014년) △캐나다 33.5%(2013년) 등이었다. 국가별 소득세 과세체계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도 근로소득세 과세 기반 축소 및 과세 대상자의 세 부담 증가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당·청 기류는 ‘부정적’에 가깝다.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에서도 이는 최종적으로 제외됐다. 집권 초 추진 시 ‘서민 증세’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점도 ‘보류’에 한몫한다. 문 대통령도 후보 시절 조세 정의를 위한 조건으로 ‘선(先) 부자증세’를 꼽은 바 있다.
이왕재 나라살림연구소 수석 연구위원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감면 체제를 정비할 필요는 있지만, 고소득자 증세 전에 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우리의 재정구조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비교하면 경제개발 위주다. 사회통합예산 증가 없이 증세한다면, 복지가 늘어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 축소 문제는 ‘증세와 조세정의’, 은산분리 규제 완화는 ‘금융산업 경쟁력’,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부동산 시장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치권과 각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은산분리, 與 일각 찬성··· 환수제 유예 ‘어쩌나’
은산 분리도 뜨거운 감자다. 현행 은행법(제16조2)은 일명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이 의결권 있는 은행 발행주식의 4%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도록 했다. 금융위원회의 본인가를 받아 출범한 케이뱅크은행과 한국카카오뱅크도 마찬가지다.
찬반 양론은 팽팽하다. 찬성론자들은 ‘IT기업 주도론’을 편다. KT 등 전문적인 IT기업이 빅데이터 기반의 신용평가모형을 통한 중금리대출 공급,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 간편 결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론자들은 산업자본의 사금고화 방지인 은산분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은산분리 완화에 선을 그었다. 다만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는 공감을 표했다.
입법 형식도 산업자본의 지분 보유 한도를 50%로 하는 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강석진·김용태 의원)과 인터넷전문은행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김관영·유의동·정재호 의원)이 혼재돼 있다. 김관영·정재호 의원안은 산업자본의 지분 보유 한도를 34%로 한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올해 말 유예 종료)에도 시선이 쏠린다. 이는 재건축 추진 위원회 설립 승인 시점과 준공일 주택 가격을 비교, 조합원 가구당 이익이 3000만원 초과 시 최대 50%를 환수금으로 걷는 제도다.
최근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 내정된 김현미 국토해양부 장관 후보자는 이를 부동산 안정화 카드로 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이중과세’,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 등 재산권 침해는 넘어야 할 산이다. 익명을 요구한 집권당 의원은 “지금 말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세계일보] 17.05.15. 최형창 기자
정권 실세들 잇단 낙하산 인사 / 대형 이벤트 개최해 기금 남용 / “투명한 결산으로 예산 상시 감시”
체육계는 그동안 정권 입맛에 따라 움직였다. 체육단체장은 권력 실세가 낙하산으로 내려오거나 정권 보은 성격이 짙은 자리였다. 이에 기반이 약한 종목은 자생하기보다는 권력에 기대 버텼다. 박근혜정부에서는 이처럼 외풍에 취약한 체육계의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최순실씨 국정농단의 핵심 인물인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체육계 대통령’ 행세를 하며 예산을 무기 삼아 대한체육회를 필두로 산하 단체를 줄 세운 것이다. 더구나 기업인이 단체장을 맡자 스포츠는 ‘정경유착’의 고리로 작용했다.
따라서 문재인정부에서는 이런 체육계의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지난달 9일 체육인대회에 참석해 “국가는 최대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체육계가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자율성을 갖되 결과에 따른 책임을 명확히 지는 방향으로 체육 관련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국가주도형 엘리트 위주로 성장한 한국 체육은 그동안 정부 지원을 받아 제한적으로 예산을 썼다. 정권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정부 예산을 받다 보니 체육기관은 각종 사업을 펼칠 때마다 문체부 통제를 받았다. 지자체와 정치권이 타당성이 부족해도 정치적인 결단으로 메가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예산은 메가이벤트에 쏠리는 바람에 체육을 즐기는 국민이 골고루 혜택을 보지 못했다.
특히 박근혜정부에서는 거의 모든 체육 사업을 김 전 차관이 좌우했다. 김 전 차관은 체육계를 비정상으로 규정하면서 완장을 차고 곳곳을 쑤셨다. 그러나 김 전 차관이 외친 개혁은 결국 최씨 일가를 지원해준 꼴이 됐다. 농단세력은 권력을 앞세워 경기단체장이 속한 대기업을 압박해 거액을 요구했고 대기업은 스포츠 지원을 빌미로 권력에 줄을 댔다.
전문가들은 특정 세력이 국민체육진흥기금을 남용할 수 있는 구조 때문에 전횡할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국민체육진흥기금은 법정기금이다. 이 기금은 일반 세금과 달리 스포츠토토와 경륜, 경정 등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조성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문체부는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1조4000억원을 운용했다. 이 외에 공익사업적립금 500억원을 문체부 임의로 쓸 수 있었다. 국민체육진흥기금은 2015년, 공익사업적립금은 올해부터 기획재정부 검토를 거쳐 국회 승인을 받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사전 승인뿐 아니라 사후 결산 관리도 투명하게 바뀌지 않으면 ‘제2의 김종’이 언제든 나올 수 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한국 체육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연례행사처럼 반복 개최했는데, 이 과정에서 빼먹을 수 있는 돈이 많았다. 투명한 결산으로 적재적소에 제대로 쓰이는지 상시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체육계도 스스로 정치권력에 의존하던 관행을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희준 동아대 생활체육학과 교수는 “이제는 체육계도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능력 있는 사람이 조직을 이끌어 자생력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형창 기자 [email protected]
내가 사는 지역은 돈이 얼마나 있을까. 빚은 얼마나 될까. 다른 지자체와 비교했을 때 내가 사는 지자체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빚을 내서 시작한 지자체의 사업들은 수익은 나는 사업들일까. 과연 내가 낸 세금은 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을까. 이 지역의 공무원들은 주민들이 낸 세금을 용처도 알리지 않고 함부로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역주민들의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해주겠다던 지자체장들은 과연 그 약속을 잘 지켜왔을까.
앞으로 두 달 후면 지방선거다. 지난 4년간 지역의 살림을 도맡았던 지자체장들의 가계부를 들여다봤다. 지자체가 매년 발표하는 재무보고서는 지자체의 현재 재정상태와 한 해 동안의 씀씀이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자료다. 재무보고서에 기록된 수치만으로 지자체가 내실 있게 살림을 꾸려왔는지 절대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각 지자체는 인구나 면적, 규모 면에서 상이한 조건을 갖고 있다. 또 지자체 재정의 상당 부분은 중앙정부의 재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20대 80인 상황에서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돈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절대적인 평가는 어렵더라도 비교를 통한 상대적인 평가는 가능하다. 지자체의 현재의 재정상태와 과거의 재정상태를 비교해볼 수 있고, 다른 지자체와의 비교를 통해 내가 사는 지자체의 재정 운용 실태를 제한적이나마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2012년도 재무보고서를 기준으로 16개 광역시·도의 재정상태와 재정 운용 상황을 파악하고, 4년 전인 2008년에 비해 16개 광역시·도의 재정 상황이 얼마나 나아졌는지를 확인했다. 2008년 지표는 2008년 재무보고서를 바탕으로 희망제작소가 분석한 <2009 지방재정 평가지표>를 참고했다.
지방재정을 이야기할 때 언제나 빠지지 않는 것은 지자체의 빚이다. 빚은 지자체의 재정 건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16개 광역시·도 중 빚이 가장 많은 도시는 어디일까. 지자체의 규모나 자산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각 지자체의 총부채를 그대로 비교하기보다 총부채를 주민 수로 나눈 ‘주민 1인당 총부채’를 살펴봤다. 2012년 현재 주민 1인당 총부채가 가장 높은 도시는 제주도다. 제주는 2012년 기준 주민 1인당 183만4000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인천시다. 인천은 157만5000원으로 제주도 다음으로 주민 1인당 부채액이 높다. 세 번째는 울산시다. 울산시는 주민 1인당 98만7000원가량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과 울산은 주민 1인당 총부채액도 많았지만, 부채증가율 또한 높았다. 인천시는 2008년 74만3000원에 비해 125.6%가 상승했다. 울산은 2008년 57만9000원에 비해 70.5%가 증가했다.
인천시의 부채문제는 선거를 앞두고 책임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임 시장인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벌여놓은 사업으로 인천시의 부채 증가 속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주장과 송영길 인천시장이 부채문제에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주장이다. 김송원 인천 경실련 사무처장은 “워낙에 전임 안상수 인천시장 때 벌여놓은 사업이 많다 보니 빚도 구력이 있어서 자꾸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보면 현 송영길 인천시장이 재정위기 문제를 뒤늦게 인식해서 진단이 늦어진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인천시의 총부채는 급격히 늘어나 2011년 약 11조원이었던 부채가 1년 만에 13조원으로 급증했다.
빚을 ‘투자’의 개념으로 본다면 부채의 증가를 부정적으로만 평가할 수 없다. 빚을 내 수익이 높은 곳에 투자를 해 이득을 본다면 장기적으로 지역의 재정건전성을 높일 수 있다. 울산시의 경우는 어떨까. 2008년에 비해 2012년 주민 1인당 부채액이 증가한 것에 대해 울산시청 관계자는 대규모 산업단지인 하이테크밸리에 투자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부채가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테크밸리는 울산 울주군 삼남면에 207만3000㎡ 규모로 지어지는 대규모 산업단지다. 아직 분양이 안 됐기 때문에 오는 6월 분양을 시작하면 부채는 감소하고 오히려 재정적으로 이익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울산시민연대 측의 이야기는 다르다. 울산시민연대 관계자는 하이테크밸리가 당초 예정보다 규모가 축소되었는데, 그 이유는 수요 예측이 잘못돼 공급이 과잉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향후 분양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현재 공사를 울산도시공사가 진행하고 있는데, 공기업 재정적자 문제가 더 악화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울산은 이미 KTX 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이 분양률 저조 등으로 계획대로 되지 않아 적자가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137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18년 준공될 울산전시컨벤션센터가 적자를 낳는 애물단지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자칫하다가는 빚이 수익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인천처럼 빚이 빚을 낳는 구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방재정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또 하나가 재정자립 능력이다. 각 지자체의 재정자립 능력은 주민 1인당 자체조달수익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자체조달수익이란 말 그대로 지자체가 중앙정부의 보조나 지원 외에 자체적으로 거둬들이는 수익을 의미한다. 지방세 수익과 지자체가 시행한 각종 사업 등으로 거둬들인 세외수익을 더한 것인데, 주민 1인당 자체조달수익이 높으면 재정자립 능력도 높다. 또한 자체조달수익 증가율이 높을수록 지자체의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2008년과 2012년의 주민 1인당 자체조달수익 증가율을 비교해본 결과 증가율이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한 곳은 경기도와 인천시 두 곳이었다. 특히 주민 1인당 자체조달수익이 140만원인 인천시에 비해 경기도는 65만원으로 자제조달수익 자체도 낮은 데다가 그나마 뒤로 후퇴한 셈이다. 그만큼 지방세 수익이 줄어들었다는 것인데,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지난해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엉터리 세수추계, 무심한 도세 징수 등으로 야당의원들로부터 재정위기 책임론에 대한 맹공을 받았다.
재정자립능력은 지역민들에 대한 지자체의 복지 수준에도 영향을 미친다. 재정자립능력이 높은 제주도나 서울시, 울산시, 부산시 등은 지역민들의 생활수준을 보여주는 ‘주민 1인당 주민편의시설 규모’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주민 1인당 주민편의시설 규모는 도서관, 주차장, 공원, 박물관, 미술관, 동물원, 문화시설, 체육시설, 복지시설 등 주민 1인당 지자체의 주민편의시설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다. 1위는 서울시, 2위가 제주도, 3위가 대전시다. 반면 재정자립능력이 낮은 지역으로 갈수록 주민 1인당 편의시설의 규모도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비슷한 재정자립능력을 보여주더라도 주민 1인당 편의시설 규모가 크게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자체조달수익으로 비교해본 경북도와 충북도의 재정자립능력은 비슷하다. 경북도는 51만원, 충북도는 53만원이다. 그러나 충북도의 주민 1인당 편의시설 규모가 2012년 기준 21만원인 데 비해 경북도는 4만8000원으로 최하위다. 경북도보다 재정자립능력이 낮은 전남도도 1인당 주민편의시설이 23만원인 것에 비하면 현격하게 낮은 수치이다. 경북도는 2008년 지표에서도 주민 1인당 편의시설이 2만9000원으로 최하위를 기록한 바 있다. 또한 경북은 복지 수준을 가늠하는 또 다른 지표인 ‘주민 1인당 교육기관 지원금’도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 1인당 교육기관 지원금은 서울시, 제주시, 인천시, 울산시 순이었으나 경북도는 8만4000원으로 1위인 서울시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경북 구미시의 김수민 녹색당 의원은 “경북은 교육 관련 예산규모도 그렇고 무상급식 실현율도 낮아서 교육에 대한 지원이 떨어지는 편”이라며 “이쪽에 공장이 많다 보니까 선거를 해도 공장 유치해 일자리 늘리겠다는 식의 공약만 내걸고 주민편의시설이나 교육 등에는 소홀한 모습을 보여 왔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실질적인 생활을 개선시키지 못했다는 뜻이다.
지자체장이 주민들의 실제 생활을 개선하는 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지역주의가 높은 지역에서 도드라지는 현상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지역민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영남이나 호남은 견제세력이 없다. 교육예산에서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쓰는 비법정 경비는 전체 예산에서는 적은 부분이지만, 지역별로 100배씩 차이가 나기도 한다. 일당이 독점하면 예산이 주민의 삶의 질이나 복지에 쓰이기보다는 개발이나 이익집단으로 가기가 쉽다”고 말했다. 구미시 김수미 의원은 견제세력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은 지방자치에서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주민참여예산제를 시행할 때 당시 행정안전부에서 표준 조례안을 3개 보냈고 지역 의회에서 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대다수가 세 가지 안 중 가장 추상적이고 짧은 조례안을 선택했다. 김 의원은 “참여예산제를 할 의지가 없는데 위에서 시키니까 억지로 아주 간단한 조례안을 선택한 셈인데, 그래도 견제세력이 있는 구미나 대구 북구는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표현이 들어간 조례안을 선택했다”며 “견제세력이 있는 의회 구성이 시 행정을 바꿀 수 있고, 실제로 주민의 삶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에 견제세력이 있을 때 돈을 쓰는 것도 투명하게 이루어진다. 재무보고서에서 공무원 1인당 행사비, 출장비 및 업무추진비, 기타운영비의 내역을 합산해 가장 많은 지역을 따져봤다. 행사비는 지자체가 주최 또는 참여하는 행사 개최 및 지원을 위한 경비이고, 기타운영비는 지방자치단체가 손해에 대한 배상 목적으로 지급하는 손해배상금 및 국가배상금을 비롯해 분류되지 않는 모든 기타운영비 등을 포함한다. 공무원 1인당 비용이 다른 지자체에 비해 높다는 것은 다른 지역에 비해 공무원들의 씀씀이가 크고 비용이 투명하게 집행되지 않는 부분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2012년 재무보고서 기준 공무원 1인당 각종 비용이 가장 높은 곳은 경북도, 대구시, 광주시, 울산시 순이었다.
[슬로우뉴스] 자작나무 15.3.24
지난 3월16일 행정자치부가 민원24(minwon.go.kr)를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민원24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액티브엑스를 강제로 설치해야 한다. 액티브엑스라는 게 없는 맥에서도 xw_install_mac_universal_intel.pkg 라는 파일을 다운로드를 받아 설치해야만 한다.
민원24는 맥에서도 사파리를 제외한 다른 브라우저로 들어가면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라는 메시지를 띄운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까지 문제점을 지적했을 정도로 악명이 높지만, 행자부는 민원24에서 액티브엑스를 비롯한 각종 플러그인 강제 설치 정책을 유지할 예정이다. 행자부는 기자설명회에서 “내년부터는 민원24에서 액티브엑스를 대체하는 보안시스템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액티브엑스는 윈도우 환경의 익스플로러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크롬이나 파이어폭스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웹접근성을 심각하게 제약한다. 호환성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악성 코드의 온상이 되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MS)조차 ‘액티브엑스를 설치하지 않는 게 좋다’고 권장한다.
액티브X는 (한국MS도) 권장 안 한다. MS 사람이 이렇게 말하니 좀 이상해 보이겠지만… 생태계를 건전하게 확보 안 하면 회사가 죽는다. 그래서 기업들이 오픈소스로 푸는 것이다. 액티브X는 생태계 유지에 도움이 안 된다. 특히 다양한 배포에 사용하는 서비스에는 액티브X를 쓰면 안 된다. 공공성이 두드러지는 정부 서비스에서 쓰면 안 된다. 사기업들이 목적성을 가지고(뚜렷한 목적이 있다면) 쓰면 상관은 없다. 공공성을 바탕으로 생태계가 유지되는 것이다. 특히 보안 서비스의 경우 액티브X를 많이 쓰는데, 이는 당시 보안이 한국 업계에 일찍 도입될 때 그 기술을 쓸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대안 기술이 많다. 물론 당장에 돈이 안 되는 걸 (큰 돈을 들여) 바꾸라고 강요할 수 없겠지만, 아마도 다음 버전에서는 (액티브X의 대안 기술 도입이) 가능하지 않겠나.
2007년 마소 창간 25주년 세미나 RIA to RxA 세미나, 당시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김재우 부장의 발표 중에서
국민을 상대로 한 웹사이트에 액티브엑스뿐만 아니라 웹브라우저 외에 별도의 플러그인과 설치 프로그램 이용을 강제하는 것이 더 본질적인 문제지만 행정자치부를 비롯한 정부는 이 사실을 제대로 인지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알고서도 액티브엑스 방식에서 .exe 설치 방식으로의 변경 방침을 진행하고 있는 거라면 전문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공공아이핀(I-PIN)으로 국민들한테 따가운 비판에 몰렸던 행정자치부가 아이핀 폐지까지도 포함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선다. 행정자치부 정종섭 장관은 3월 13일 간부들과 회의를 하며 ‘아이핀 폐지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행자부가 처음 아이핀 정보유출을 인지한 게 지난 3월 2일이었다. 그 사실을 공개한 게 5일, 대국민사과를 한 건 10일이었다. 아이핀 자체가 문제일 수 있다는 걸 고려하는 데도 열흘이 넘게 걸렸다.
어떤 정책이든 한번 시작하고 나면 여간해선 되돌리기가 극도로 힘들다. 주변을 둘러보면,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말도 안 되는 예산낭비라고 할 만한 사업이 계속되고 있다. 4대강, 새만금, 평화의 댐은 아주 흔한 사례일 뿐이다. 정부정책에서 여간해선 ‘리콜’이 없다. 지난해 호들갑을 떨던 주민등록번호 개편안은 공청회 한 번 이후 소식이 없고, 도로명주소사업은 지금도 ‘못 먹어도 고’일 뿐이다.
주민등록번호 개선방안을 위해 공청회를 개최한다는 보도자료 이후 6개월 가까이 어떤 후속조치도 내놓지 않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이 주민등록번호 제도를 처음 시행하던 1968년 11월 “아담하게 잘 만들었다”며 ‘110101-100001’이 찍힌 주민등록증을 기자들 앞에 보여줄 때만 해도 상황이 지금처럼 될 거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라살림연구소장 정창수는 “10여 년 전 도로명주소사업 초창기에 행자부 책임자가 ‘이 사업이 얼마나 가겠느냐. 금방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취지로 말하는 걸 들은 기억이 난다”고 증언한다.
정책연구에서 정책리콜이 이렇게 힘든 원인을 설명할 때 자주 사용하는 개념이 바로 ‘경로의존성’이다.
경로의존성이란 국가나 사회가 일단 어떤 경로를 택하게 되면 다른 경로로 전환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이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기 때문에 그 경로에서 이탈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개념이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제 버릇 개 못 준다. 이런 속담을 학술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경로의존성을 설명할 때 가장 대표적으로 거론하는 사례가 하나 있다. 바로 컴퓨터나 스마트폰 자판기에서 주로 쓰이는 ‘쿼티(QWERTY) 자판’이다.
쿼티(Qwerty) 자판 (출처: 위키백과 공용, CC BY-SA 3.0)
쿼티 자판 방식은 글자 입력 효율이 별로 좋지 않은데, 이것은 의도적이다. 19세기 타자기는 입력 속도가 너무 빠르면 쉽게 오작동이 일어났고, 그래서 타자 속도를 적절히 늦출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타자 입력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쿼티 자판보다 입력 효율이 좋은 방식(예: 드보락 자판)으로 개선하는 게 가능했다. 그렇지만 쿼티 자판 방식을 채택한 타자기가 이미 너무 많아서 제조업체와 타자수, 소비자까지 엮인 상호의존관계가 생겨버렸다.

온라인에서는 오픈넷과 슬로우뉴스 중심으로 ‘엑티브엑스 폐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많은 사람이 쉽게 이해하도록 “웹접근성”이나 “플러그인”과 같은 개념적인 용어가 아니라 “액티브엑스”라는 구체적인 기술을 이름으로 걸었다. 현재 이 운동에는 1만 명 넘는 이들이 서명을 남겼다. 이 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이들에게 “왜 엑티브엑스가 이렇게 안 없어진다고 생각하는가’ 물었다. 한 블로거는 이렇게 지적했다.
“아마 많은 이용자가 편한 걸 써 본 적이 없어 불편한지도 모를 수 있다. 그리고 최종 의사결정자들은 이런 업무를 부하 공무원들에게 시켜서 왜 불편한지 자각조차 없는 것 아닐까.”
즉, 경로의존성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블로거가 말한 원인진단 역시 경로의존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처음엔 향후 발전을 염두에 둔 표준 추구보다는 당장의 개발효율성,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다 엎어 고치느니 조금씩 하던 대로 땜질해 쓰려는 관성이 붙고, 더 시간이 지난 후에는 거기에 그간 업계의 이해관계까지 붙다 보니, 현상유지를 버티고 또 버틴 거라고 봅니다. 정부와 업계 유착이라는 ‘음모론’보다는 체계 자체의 경직성만으로도 많은 게 설명 가능하다고 봅니다.”
오해는 하지 말자. 경로의존성은 ‘숙명론’이 아니다. 제도가 한 번 생기고 나면 바꾸는 게 불가능한 것인 양 생각하기 쉽지만 제도의 지속성에도 불구하고 ‘분기점’은 언제나 존재했기 때문이다.
주민등록번호가 격렬한 논쟁 대상이 된 것도 제도를 바꾸는데 드는 비용보다 유지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이 더 크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한 행자부 관계자가 최근 사석에서 “주민등록번호를 차라리 다 없애버리면 좋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흐름을 반영한다.

특히 최근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담론이 제도변화에 미치는 영향’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다. 특정한 정책을 규정하는 말이 달라지면 생각의 틀이 바뀌고, 이는 결국, 제도변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오래된 격언을 떠올리게 한다.
“생각을 조심하라 말이 된다.
말을 조심하라 행동이 된다.
행동을 조심하라 습관이 된다.
습관을 조심하라 성격이 된다.
성격을 조심하라 운명이 된다.
우리는 생각하는 대로 된다.”
결국 주민등록번호와 아이핀을 둘러싼 논쟁은 이 정책을 이끌었던 행정 효율성 담론이 개인정보보호 담론으로 바뀌면서 발생하는 담론투쟁인 셈이다. 적어도 국민들 사이에선 지배적인 담론이 달라졌다. 담론이 달라지면 제도가 바뀐다. 이제 정부가 답할 차례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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