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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검증] ‘세월호 입법 활동’으로 본 대선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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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검증] ‘세월호 입법 활동’으로 본 대선후보

익명 (미확인) | 목, 2017/04/13- 20:07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의 세월호 관련 행보도 바빠졌다. 목포신항을 찾아 유가족들을 만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 공약을 발표한다. 하지만 후보들의 ‘세월호 벼락치기’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정치권은 이미 수차례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현실은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가족들은 길 위에 서있고, 국민은 여전히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국가를 원한다.

뉴스타파는 국회에서 논의된 세월호 관련 의안에 주목했다. 단순히 말과 보여주기 식 행동에 그치지 않고, 입법과 정책 영역으로 나아가 세월호 문제를 다루는 것이 정치인의 본분이라고 봤다. 지난 3년간 ‘카메라 플래시’ 앞에서가 아닌, 정치 현장에서 세월호의 의미와 해법을 고민해온 대선후보는 누구였을까.

기대 못미친 ‘세월호 의안’ 성적표…본회의 통과 법안은 279건 중 12건

취재진이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통해 입수한 세월호 관련 의안(이하 ‘세월호 의안’)은 총 279건이다. 19대,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의안 가운데 의안명이나 의안의 ‘제안이유 및 주요내용’에 ‘세월호’라는 키워드가 포함된 의안을 추린 것이다.

세월호 의안의 면면은 다양했다. 세월호 참사가 단순한 사고가 아닌 우리 사회의 총체적 문제점을 드러낸 ‘사회적 참사’였다는 지적과도 상통하는 대목이다. 취재진은 각 의안을 성격에 따라 △진상규명, △피해구제, △가치법안, △방송개혁, △구제대책, △시스템 개선, △안전대책, △미분류 등 8개 항목으로 분류했다. 각 항목의 분류 기준은 다음과 같다.

진상규명 세월호참사와 직접 관련된 진상규명
피해구제 세월호참사와 직접 관련된 피해구제
가치법안 세월호참사 관련, 가치와 지향의 문제를 법제화한 가치법안
방송개혁 세월호참사 오보 등 관련 언론에 대한 개선 대책
구제대책 세월호참사 관련,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한 의료 및 경제적 구제대책 마련, 차별 방지와 의사자 포상 등 포함
시스템개선 세월호참사 당시 문제됐던 안전 관련 국가/정부 시스템 개편, 컨트롤타워 조정 등
안전대책 세월호참사 관련, 일반인, 학생, 아동 등에 대한 안전 교육, 해양, 선박, 선원, 운항 등에 대한 제도 확충 전반 (규제, 비정규직 등)
미분류 세월호참사와는 무관하나, 세월호참사를 인용한 의안, 유병언사건 관련 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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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의안 가운데는 안전 관련 의안이 가장 많았다. 40%에 가까운 의안(110건)이 △안전교육, △안전관련 제도 개선, △선박운항 관련법 개선 및 안전 규제 강화에 집중됐다. 세월호 참사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안전, 부정부패 등의 문제를 다루며 세월호를 인용한 미분류 의안(14%, 39건)이 다음으로 많았다. 진상규명(13.6%, 38건)과 정부 시스템 개혁(7.9%, 22건)을 담은 의안도 상당수였다.

이 가운데 실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실제 입법으로 이어진 의안은 12건에 불과하다. 대체입법으로 자연히 폐기된 의안이 대부분이지만, 계류중이거나 임기만료로 인해 폐기돼 빛을 보지 못한 의안도 102건에 이른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치권이 세월호를 두고 이른바 ‘말잔치’를 벌여온 점에 비춰볼 때, 실제 정치권의 의정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대선후보들의 세월호 의안 성적표…1등 심상정, 꼴찌 안철수

대선 후보들은 세월호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입법적인 노력을 기울였을까. 취재진은 문재인, 안철수, 심상정, 유승민 4명 대선 후보의 세월호 의안 발의 건수와 세월호 의안이 상정된 본회의 투표 참여 횟수를 분석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원외에 있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제외됐고, 20대 총선에 불출마했던 문 후보는 19대 국회의 의정활동만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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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발의와 공동발의 모두를 포함한 세월호 의안 발의 횟수에서는 심상정 후보가 독보적이었다. 대표발의는 없지만 총 17차례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본회의 표결에도 7차례 참여했다. 심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대선후보자들의 의안 발의 실적은 동료 국회의원들의 평균 발의 건수에 못 미쳤다. 세월호 의안을 한번이라도 발의한 의원(394명)은 평균적으로 9번 세월호 의안 발의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 관련 의정 활동에서 가장 뒤쳐진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였다. 지난해 말 대표발의한 세월호특별법 개정안을 포함해도 발의 횟수가 2차례에 불과했다. 본회의 표결 참여 횟수도 6차례로, 7차례를 참여한 다른 후보자들보다 뒤쳐졌다. 문재인 후보와 유승민 후보는 각각 발의 4건, 투표 참여 7건으로 나타났다.

‘양강’ 후보표 세월호 의안…’사회적 가치 실현’ VS ‘강력한 진상규명’

대선 후보들 가운데 세월호 의안을 대표발의한 후보는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뿐이다. 이른바 ‘양강 구도’ 후보로 평가되는 두 후보가 내놓은 세월호 의안 성격은 판이하게 달랐다.

문 후보는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6월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안'(이하 ‘사회적가치기본법’)을 발의했다. 19대 국회 임기동안 발의한 총 3건의 대표발의 의안 중 하나다. 이 의안의 제안이유는 다음과 같다.

세월호 참사는 사람의 생명과 안전보다 이윤을 앞세웠던 우리 사회의 민낯을 직시하게 함.이제는 이윤과 효율이 아니라 사람의 가치, 공동체의 가치를 지향하도록 국가시스템을 바꾸어야 할 때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사회적 가치 실현’을 국가시스템 전반의 기본 원칙으로 삼아야한다는 내용이다. 사회-경제적인 가치 지향을 다룬 ‘가치법안’으로 분류된다. 문재인캠프의 정책부본부장을 맡고 있는 홍종학 전 의원은 이 의안이 ‘문재인 후보의 국정 철학이자 공약 설계의 토대’라고 평가했다. 홍 전 의원은 “이 법안이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발의됐다는 점을 두고 볼 때, 문 후보가 내놓는 모든 공약이 ‘세월호’ 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안을 검토한 기재위 검토보고서는 의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라는 말이 추상적 개념이어서 입법으로 이어질시 업무에 혼란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른 대선 후보인 유승민 후보가 앞서 발의한 사회적경제기본법과 내용이 중첩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해 12월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세월호특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의안의 제안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특조위가 진상규명에 관한 조사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활동기간을 보장하고, 특조위가 행정기관, 정보기관 등에 출석요구 및 진술청취, 자료 수집을 요구하는 경우 반드시 따르도록 하고, 이를 거절하는 경우 징역 또는 벌금에 처하도록 함으로써 특조위의 조사권을 실질화하고 진상규명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

세월호특조위의 활동기간을 보장하고 처벌 규정을 강화해 실질적인 조사권이 갖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대통령과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이 조사대상으로 명기됐고, 특조위의 활동임기를 올해 말일 혹은 인양이 완료된 날로부터 6개월이라고 못박았다. 또한 국정원 등 정보기관이 특조위의 조사활동에 협조하도록 하고 이를 거부할 시 3년 이하의 징역,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의안이 발의된 시점을 두고 대권을 의식한 행보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의안이 발의된 지난해 12월 27일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12월 9일)돼 조기 대선이 가시화된 이후였다.

두 후보는 정작 자신이 대표발의한 세월호 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노력에는 소홀했다. 문재인 후보는 사회적가치기본법안이 상정된 4차례 상임위 회의에 모두 불참했다. 19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됐던 이 법안은 20대 국회 들어 김경수 의원에 의해 다시 발의됐다. 안 후보 역시 자신이 발의한 세월호특별법개정안이 상정됐던 지난 2월 상임위 전체회의에 불참했다.

세월호 의안 절반은 ‘더민주’표 의안…’한국당’은 진상규명 소극적

세월호 의안에 대한 각 정당의 태도도 대선 이후 세월호 문제의 향배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다. 취재진은 각 세월호 의안 대표발의 의원의 소속정당을 분석했다. 2017년 4월 현재 당적이 확인되는 전현직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한 세월호 의안 217건만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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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의 건수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121건을 발의해 전체 발의 건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홍준표 후보가 소속된 자유한국당이 38건, 국민의당이 30건, 바른정당이 19건, 정의당이 9건으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국회의원 1명당 발의한 의안 수로 따져보면 순위가 달라진다. 정의당이 국회의원 한명당 평균 1.5건을 발의해 가장 많았고, 이어 민주당(1.0), 국민의당(0.7), 바른정당(0.6), 자유한국당(0.4)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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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정당이 중점을 둔 의안의 성격에도 차이가 있었다. 정의당을 제외한 4개 정당은 모두 안전 분야의 재발방지 대책에 중점을 뒀다. 정의당은 안전 분야에 대해 발의한 의안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상정 캠프측은 뉴스타파에 보낸 별도의 답변서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학교안전사고예방법과 선박안전법, 해운법 등 안전관련 의안을 발의해왔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링크 : *후보자답변 정리 웹기사) 세월호 의안 선별 기준상 이번 분석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자유한국당은 다른 정당에 비해 유독 진상규명 부분에 대한 의안 발의에 소극적이었다. 92개 의석을 가진 원내 제2정당임에도 불구하고 진상규명 관련해 발의한 의안수는 단 2건에 불과했다.


취재 : 오대양, 최윤원, 홍여진
촬영 : 김기철, 오준식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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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조영삼 시민장례위원 모집

 

사드 철회 마중물이 되고자 한 평화주의자

故 조영삼 님 시민사회장 시민장례위원 모집

 

9/19(화) "사드 가고 평화 오라, 문재인 정부는 성공해야 한다"고 외치며 분신하신 조영삼 님께서 9/20(수) 오전 운명하셨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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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장례위원 명단은 영결식 자료집을 통해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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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조영삼 님 유서 전문

2017. 9. 20. [애도 성명] '사드 철회 마중물이 되고자 한 평화주의자' 조영삼 님의 명복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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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터, 지금 한국은 “팩트체크” 인기 중! – 검색어 “팩트체크” 지난 대선기간 급증 – 국정원 사건 이후 가짜 뉴스에 민감 – 탐사보도 쇠퇴와 대중의 언론 불신도 한몫 왜 한국은 팩트체크의 열정에 갑작스레 사로잡히게 되었을까? 미디어 비평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기여했을 수도 있는 몇 가지 요소들을 지적했다. 가짜 뉴스의 증가 한국판 가짜뉴스는 사적 이윤추구나 전문적인 작전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루머제조기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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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포럼, 아직 해결되지 않은 한국의 흑역사 – 박근혜 정부, 자국내 학살과 학대에는 무관심 – 형제복지원, 보도연맹 학살, 제주도 학살 등…정부가 전면조사 거부해온 사례들로 상세히 적어 – 공직자 자신이 가해자이거나 책임 있는 자들을 비호했던 과거 사건들에 대해 정부 양면적 입장 취해 동아시아포럼은 10일 ‘아직 해결되지 않은 한국의 흑역사’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박근혜 정부가 일본이 과거에 한국에 저지른 ...
금, 2016/05/13-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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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 28일 밤. 난 몇 지인들과 새벽까지 갑론을박하였다. 당시 우린 공단지역의 젊은 노동운동가들이었다.

“직선제 받을 것 같은데? 그 다음을 생각해야 하지 않겠어?”

“아냐 절대 못 받아. 받을 수가 없어. 이렇게 끝까지 가는 거야. 이 체제가 다 허물어질 때까지.”

 

6.29_선언_1

1987년 6월 29일, 당시 여당이었던 민정당의 대선후보 노태우는 기습적으로 대통령 직선제 수용을 포함한 6.29선언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군사독재세력들은 6월항쟁으로 분출된 시민들의 개혁 열기를 잠재웠다. 군사독재세력의 수동혁명전략이 보기좋게 적중한 것이다. 직선제만 쟁취하면 모든 것이 이뤄질 것이라는 민주세력의 순진함과 준비없음이 빚어낸 참극이었다. 이런 일을 다시 반복해서는 안된다.

늦게 눈을 붙이고 일어나 보니 이미 6·29 선언이 발표된 후였다.

“야 직선제 받았잖아. 거 봐 내 말이 맞았잖아!”

“야 뭘 그래. 이제 된 거야. 우리가 이긴 거야.”

우리는 그해 12월의 대선 결과를 알고 있다. 야권은 분열했고 노태우 후보가 당선되었다. 돌아보면 28일 밤 갑론을박했던 양쪽 모두 직선제 수락 이후의 상황에 대한 준비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6월 항쟁을 이끌었던 국민운동본부도 야권의 양 후보 지지를 놓고 분열했다. 그리고 대선에서 야당의 패배와 함께 주저앉았다. 그리고 그 후 30년, 한 세대의 쳇바퀴를 돌아 다시 제 자리, 원점에 섰다.

다음 권력을 고민해야 할 시점

이제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되었다. 직선제가 그랬던 것처럼, 탄핵 역시 압도적인 국민적 요구의 결과였다.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30년 전처럼 각자 알아서 자신이 선호하는 대선후보 뒤에 줄을 설 것인가?

과연 상황은 그때보다 유리한가? 당겨질 대선 구도는 87년과 유사한 3자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상황대로라면 그 3자구도가 굳이 야권에 유리할 이유도 없다.

황교안 대행체제는 큰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다. 내심 새누리 쪽에 유리하게 판을 깔아주고 싶겠지만 조금이라도 무리수가 나오면 야권은 당장 총리를 탄핵할 것이다. 그때 탄핵은 길게 끌 이유가 없다. 총리의 탄핵 요건은 단순 과반수다.

황교안씨 역시, 자기가 박근혜도 아닌데, 굳이 탄핵 당하는 불명예를 뒤집어쓰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자기는 박근혜와 달리 미래가 있다고 생각할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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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찬성 234표로 가결됐다. 예상을 웃도는 압도적 수치이다. 그만큼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민심이 거셌기 때문이다. 사진은 이날 정세균 의장이 탄핵 가결을 선포하는 모습.

문제는 탄핵으로 모아진 동력을 여야 각 정당들이 얼마나 잘 이어나갈 수 있겠느냐다. 너나 할 것 없이 서로 헐뜯기 싸움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4.13 총선에서 각 정당들이 보여주었던 그 모습, 그 수준, 그 실력을 돌이켜 볼 일이다.

탄핵지지 234명(반대 56명, 기권 2명, 무효 7명)을 만들어낸 그토록 크고 높았던 국민적 에너지가 보자고 했던 것이 그런 식의 난장이 진흙탕 싸움은 아닐 것이다.

“어떤 나라 만들 것인가” 논의 모아져야

그토록 거대하면서도 평화로웠던 국민적 주권의지가 모아져 차분하게 이어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한 안정적 제도적 장치를 통해 대선정국에 국민의 뜻을 지속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아니, 주입, 강요해야 한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국민의 뜻이라면 누구라도 이해하고 승복할 수 있는 가장 공정한 과정을 통한 것이라야 할 것이다. 또한 그 내용이 구체적이고 명확해야 할 것이다. 그럴 때라야 대선 경쟁의 수준과 질이 높아질 수 있다.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안정된 제도적 장치가 있다. 국회가 소집하는 시민의회다. 현재 아일랜드에서 개회 중인 ‘개헌을 위한 시민의회’가 그러하다. 이 순간 이 나라에도 그러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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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아일랜드 시민의회 참가자들이 헌법 개정안(eighth Amendment)에 대한 전체 검토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http://www.independent.ie)

나는 2005년 시민의회가 소집되는 두 가지 방법을 제안한 바 있다. 환경재단 레이첼 카슨 룸에서 열린 ‘헌법 다시보기’ 연속 심포지엄에서였다.

한 가지 방법은 10만명의 시민발의고 또 하나는 국회를 통한 발의·소집이다.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이 두 방법이 바로 이 순간 대한민국에서도 동시에 진행 중임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밑으로부터 다양하고 광범한 시민의회, 시민평의회, 민회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그 거대하고 평화로웠던 촛불 민의, 국민적 주권의지는 대통령 탄핵으로 끝내자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제부터다.

어떤 나라, 어떤 대통령, 어떤 국회, 어떤 사법부, 어떤 검찰, 어떤 경제여야 하는지 본격적인 토론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 뜻을 시민사회, 지역사회 밑으로부터 모아가려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국회 안에서도 그런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정책위원장이 “촛불정신을 받아 ‘시민의회법’ 등 시민3법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말로서만 그쳐서는 안 될 일이다.

대권후보들부터 먼저 시민의회 소집에 앞장서야 한다. 국민들은 그 모습을 보고 그가 진정으로 국민의 뜻을 받드려는 사람인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국회는 시민의회법을 제정하라!!

국민이 대선후보만 멍하게 쳐다보고 따라가는 대선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다가는 87년 대선의 재판이 될 수도 있다.

이번에는 국민이 요구하는 나라의 모습을 시민운동과 시민의회가 앞서 제시하고, 대선 후보들이 여기에 따라오는 대선이 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어느 후보가 모아진 국민의 뜻을 가장 높고 충실하게 받들 수 있을 지를 보고 판단하면 된다.

아직 시민의회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분들,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우선 널리 알리는 작업도 필요하다. 시민의회의 입법취지, 구성방법, 운영방법, 국회 및 시민사회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히 연구되어 있다. 국내외 연구서가 이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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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3일, 6차 촛불집회에는 전국에서 232만명의 시민들이 모여 박근혜 탄핵을 요구했다. 이런 시민의 요구가 국회를 압박해 박근혜의 탄핵을 이끌어냈다. 여기서 멈춰선 안된다. 다시 국회를 압박해 시민의회를 만들어야 한다. 시민이 주도하는 개헌, 시민 주도의 새 나라 건설을 제도화하자는 것이 시민의회의 취지이다.

또 언론과 방송의 역할이 중요하다. 탄핵에 이르기까지 언론·방송이 상당한 기여를 한 점을 평가한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이 원하는 제대로 된 나라를 세우는 길에 끝까지 같이 가주기 바란다. 우선 언론·방송은 지금 개회되어 진행 중인 아일랜드 시민의회를 심층 취재하여 널리 보도해주기 바란다. 이 보도와 방송을 통해 많은 국민들이 시민의회를 단번에,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것이 그 동안 언론 방송이 박근혜 대통령의 왕조적 통치와 국정농단에 묵인·동조했던 심각한 죄과를 조금이나마 속죄하는 길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국민 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언론·방송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시민운동은 링 밖의 시민의회만이 아닌, 링 안의, 제도 안의, 법 안의 시민의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링 밖의 시민의회만이 순수한 것은 아니다. 이런 생각은 짧다. 좋은 제도가 좋은 시민을 만든다. 바르게 제도화된 법적 시민의회 역시 얼마든지 순수할 수 있다.

이미 많은 사례가 입증하고 있다. 더 나아가 법적으로 제도화된 시민의회는 제도 밖의 시민의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한 힘과 영향력을 갖게 된다. 시민의회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많은 재원과 지원이 필요하다. 그것은 당연히 국가가 제공해야 할 몫이다.

국회에서 조속히 시민의회법을 가결하여 시행해야 할 이유다.

금, 2016/12/0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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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2주기를 맞아 청년참여연대는 안산 합동분향소를 찾아 함께 분향하고 416걷기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저녁에는 광화문광장에서 있었던 세월호 2주기 추모제에 현장지원스텝으로 함께 했습니다. 곁에서 바라보기보다는 몸을 움직여 더욱 바쁘게 움직였기에 슬퍼할 겨를도 없었던 하루였습니다. 앞으로도 우리의 자리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함께 해나가겠습니다. 세월호 2주기 일기는 청년참여연대 성평등분과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건호 님이 작성해주셨습니다 :)

 

20160416_세월호2주기 더하기 청년참여연대 (2)   20160416_세월호2주기 더하기 청년참여연대 (1)

<단원고 교실을 둘러본 후 눈물을 닦으며 억지로 웃어보았습니다 ⓒ청년참여연대>

 

세월호 2주기 행사 후기

4월 16일 세월호와 함께 한 하루

 

 

2년 전 4월 16일, 그날의 기억이 생생히 납니다. 저는 그 때 고등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학생들과 선생님들 사이에서 이상한 소문이 들렸습니다. 어떤 고등학교 학생들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도중 선박이 전복해서 생존자 파악 중이라는 뉴스속보가 떴다고. 몇 시간 뒤, 실종자가 무려 300명에 육박한다는 소식을 접하자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모두 크나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그로부터 2년 후, 저는 안산에 위치한 세월호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에 다녀왔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2년이나 지났지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하여 분향소를 방문하였습니다. 저는 청년공익활동가학교 17기에서 같이 활동했던 두 분과 함께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에게 애도를 표하고 묵념하였습니다. 분향소에 걸린 희생자 학생들의 영정을 보니 실감이 잘 안 났고, 마음이 매우 착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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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칠판(좌)과 416걷기 행사 중 찾아간 안산 단원고(오른쪽) ⓒ청년참여연대 >

 

오후 2시부턴 416 걷기 행사가 있었습니다. 저희 일행은 걷기 행렬을 따라서 안산 주변을 걷고 있었는데, 우연히도 청년참여연대 분들이랑 마주쳤고, 청년참여연대 분들과 합류한 다음 단원고등학교에 직접 들어 가보기로 했습니다.

단원고 2층에는 희생자 학생과 교사들을 추모하기 위한 공간으로 명예 교실과 명예 교무실을 보존해 놓았습니다. 4월 일정표엔 끝내 돌아오지 못한 수학여행도 적혀있었고, 교실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한 흔적이 남아있었습니다. 교실 칠판엔 단원고 학생들이 쓴 추모 메시지가 빼곡히 적혀있는데, 보면 볼수록 가슴이 아팠습니다.

명예 교실을 둘러다보다가 저는 한 희생자 학생의 이름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저와 동명이인인 명예 3학년 7반 故김건호 학생이었습니다. 김건호 학생의 환한 미소를 보니 여러 감정이 교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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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제 현장 자원활동을 함께한 청년참여연대 회원들과 공익활동가학교 17기 친구들 ⓒ청년참여연대>

 

단원고를 방문한 후 저는 참여연대 김주호 간사님과 청년공익활동가학교 두 분이랑 같이 광화문에 가서 세월호 문화제 자원활동을 하였습니다. 처음엔 간단한 일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행사용 천막을 전부 치우고, 수천개에 달하는 의자를 치우는 등 엄청나게 힘든 자원활동이었습니다. 때마침 비도 거세게 내려서 자원활동 하는 데에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천막과 의자를 전부 치우고 나서 잠시 휴식시간을 가지면서 도시락을 급하게 먹은 다음, 청년공익활동가학교 17기 분들과 만났습니다. 다들 바쁜 와중에도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기 위하여 광화문 문화제에 참석했는데요, 이분들이 분향소 대기줄 정리하는 걸 도와준 덕분에 자원활동이 한결 수월했습니다.

 

모든 문화제 행사가 끝난 후, 저희 일행은 참여연대 깃발 쪽으로 가서 간사님 및 회원들과 짧은 만남을 가진 후, 카페에서 청년공익활동가학교 분들과 소소한 뒷풀이를 한 후 해산했습니다. 하룻동안 안산 합동분향소와 단원고등학교 방문, 그리고 광화문에서 자원활동까지 하는 등 매우 바쁜 날이었지만, 저에겐 굉장히 뜻깊은 날이었습니다.

수, 2016/04/2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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