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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무도 잊히지 마라” 제주4.3을 모르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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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무도 잊히지 마라” 제주4.3을 모르는 당신에게

익명 (미확인) | 화, 2017/04/04-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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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있어도, 역사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 - 단재 신채호 -

 

장하나 환경운동연합 권력감시팀장 ([email protected])

[caption id="attachment_176127" align="aligncenter" width="640"]사본 -L1050224 제주4.3유적지 한수기곶.ⓒ김은숙[/caption] 제주4.3이 뭐죠? 어쩌면 당연한 질문입니다. 제주4.3을 모르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역사를 빼앗긴 민족이기 때문입니다. 역사교과서는 점점 얇아져 가고, 역사를 몰라도 입시와 진학이 가능한 나라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시민의 힘으로 국정교과서를 사실상 백지화시켰고 이제 잃어버린 역사를 되찾을 때입니다. [caption id="attachment_176103" align="aligncenter" width="640"]ⓒ SA Yunsoo 4월 3일 제 69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4.3평화공원에서 열렸다. ⓒ SA Yunsoo[/caption] 4월 3일은 69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일입니다. 저 유명한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을 오늘 되새기며, 제주사쩜삼이 아닌 제주사삼을 아는 것은 제주4.3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위한 일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한 일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003년 10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확정한 ‘제주4·3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더라도 당시 제주 인구의 9분의 1에 달하는 3만 여명이 목숨을 잃었고, 당시 이승만 정부가 주도한 강경진압작전으로 제주도 중산간 마을 95% 이상이 불타 없어졌으며, 가옥 3만9285동이 소각됐다고 합니다. 왜 이런 대량학살이 일어났을까요? 어떻게 이런 엄청난 비극이 잊혀질 수 있었을까요? 이런 의문을 품은 채 4.3의 자취를 따라가 보았으면 합니다. [caption id="attachment_176104" align="aligncenter" width="640"]제주4.3평화재단에 마련된 4.3백비 “언젠가 이 비에 제주4.3의 이름을 새기고 일으켜 세우리라” 4.3백비, 이름짓지 못한 역사. 백비(白碑), 어떤 까닭이 있어 글을 새기지 못한 비석을 일컫는다. ‘봉기.항쟁.폭동.사태.사건’ 등으로 다양하게 불려온 ‘제주4.3’은 아직까지도 올바른 역사적 이름을 얻지 못하고 있다. 분단의 시대를 넘어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통일의 그날, 진정한 4.3의 이름을 새길 수 있으리라.ⓒ김은숙 “언젠가 이 비에 제주4.3의 이름을 새기고 일으켜 세우리라” 4.3백비, 이름짓지 못한 역사. 백비(白碑), 어떤 까닭이 있어 글을 새기지 못한 비석을 일컫는다. ‘봉기.항쟁.폭동.사태.사건’ 등으로 다양하게 불려온 ‘제주4.3’은 아직까지도 올바른 역사적 이름을 얻지 못하고 있다. 분단의 시대를 넘어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통일의 그날, 진정한 4.3의 이름을 새길 수 있으리라.ⓒ김은숙[/caption] 1945년 8월 우리 민족은 일본의 압제에서 벗어나 국권을 되찾았습니다. 그러나 미군과 소련군이 남과 북에 들어와 38도선을 경계로 주둔함으로써 원치 않는 분단 상황이 조성되고 말았죠. 미군이 제주도에 진주한 것은 1945년 9월 28일, 실질적인 군정 업무를 담당할 제59군정중대가 도착한 것은 11월 9일이었습니다. 제59군정중대는 인력 부족과 정보 부재로 원만한 통치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영향력이 강했던 인민위원회의 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민위원회란 어떤 조직일까요? 광복 직후 자주 독립적인 국가를 세우기 위한 건국준비위원회(약칭 : 건준)가 전국적으로 조직되었고, 제주에서도 45년 9월 10일에는 제주도 건준이 결성되었습니다. 9월 23일 건준은 인민위원회로 개편되었고 이를 계기로 45년 말까지 청년동맹・부녀동맹・농민위원회・소비조합 등 각종 사회단체가 속속 조직되었죠. 제주도인민위원회가 가장 주력한 것은 치안 활동이었습니다. 일본군 패잔병의 횡포를 막는 일, 토지・산업체 등 적산(敵産) 및 군수물자를 감시하는 일에서 지역별로 초등학교・중학원 등을 설립하여 자치교육을 실시하기까지 인민위원회는 실질적으로 도내 행정을 주도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미군정에 의해 행정이 실시되었지만 여러 마을에서 인민위원장이 이장이 되었고, 인민위원회는 주로 마을 향사를 사무실로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caption id="attachment_176105" align="aligncenter" width="640"]1948년 4월 3일 무장봉기 직후 상황을 표기한 미군 보고서 1948.4.9. ⓒ김은숙 1948년 4월 3일 무장봉기 직후 상황을 표기한 미군 보고서 1948.4.9. ⓒ김은숙[/caption] 그러나 미군정이 인민위원회를 공식적인 행정기관이나 통치기구로 인정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도리어 미군정은 도청과 경찰의 요직에 일제 때의 관리를 그대로 앉혔으며, 서서히 우익인사들을 조직화시켜 인민위원회에 대항할 세력으로 키워갔습니다. 1946년 말부터 미군정은 인민위원회를 노골적으로 탄압하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제주4.3의 근본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1947년 3월 1일은 해방 후 두 번째 맞이하는 3・1절로서 앞선 2월 17일에 관공서를 비롯한 사회단체・교육계・유교계・학교단체 등 각계각층이 망라 된 ‘3・1투쟁기념행사제주도위원회’가 결성되었고 전도적인 기념행사를 치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미군정은 3・1절 행사 때 시위는 절대 불허한다는 방침과 집회 사전 허가원칙을 정하였고, 미군정 당국과 수차례 협상하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3・1절 행사는 시민주도로 강행될 수밖에 없었죠. 큰넓궤2 [caption id="attachment_176106" align="aligncenter" width="640"]큰넓궤(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산90번지 일대) 큰넓궤는 제주4.3당시 동광리 주민들이 2개월 가량 집단적으로 은신생활을 했던 곳이다. 1948년 11월 중순 중산간 마을에 대한 초토화 작전이 시행된 이후 주민들은 야산을 흩어져 숨어 있다가 이곳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40여일 후 토벌대의 집요한 추적 끝에 발각되었다. 주민들은 한라산을 바라보며 무작정 산으로 들어갔으나 인근 볼레오름 지경에서 토벌대에 총살되거나, 상포된 후 정방폭포나 그 인근에서 학살됐다.ⓒ김은숙 큰넓궤(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산90번지 일대)
큰넓궤는 제주4.3당시 동광리 주민들이 2개월 가량 집단적으로 은신생활을 했던 곳이다. 1948년 11월 중순 중산간 마을에 대한 초토화 작전이 시행된 이후 주민들은 야산을 흩어져 숨어 있다가 이곳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40여일 후 토벌대의 집요한 추적 끝에 발각되었다. 주민들은 한라산을 바라보며 무작정 산으로 들어갔으나 인근 볼레오름 지경에서 토벌대에 총살되거나, 상포된 후 정방폭포나 그 인근에서 학살됐다.ⓒ김은숙[/caption] 3・1절 기념대회는 각 읍・면 별로 치러졌고, 제주북국민학교에는 제주읍・애월면・조천면 주민 3만여 명이 모였습니다. 3・1절 행사가 오후 2시에 끝나자 군중들은 곧바로 가두시위에 나섰는데 이 때 관덕정 부근에 있던 기마경찰의 말발굽에 어린아이가 치여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고, 기마경찰이 다친 어린이를 그대로 두고 지나가자 흥분한 군중들이 돌을 던지며 항의, 무장경찰은 군중에게 발포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구경나온 민간인 6명이 사망하고 8명이 중상을 입었고, 사망자 중에는 15세 국민학생과 젖먹이 아이를 가슴에 안은 채 피살된 여인도 있었습니다. ‘3.1발포 사건’으로 민심은 극도로 악화되었고, 미군정에 대한 불만 여론은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반면 미군정과 경찰은 사태 수습보다는 시위 주동자를 검거 하는 일에 주력하였고 이것이 결국 제주4.3으로 가는 단초가 되고 맙니다. [caption id="attachment_176108" align="aligncenter" width="640"]다랑쉬굴. 다랑쉬굴은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에 위치한 길이 30m 인 용암동굴이다. 이곳은 4.3사건으로 피신해 있던 지역 주민 11명이 토벌대에 의해 희생된 현장으로 1992년 발견 당시 유골과 당시 동굴 내부에서 쓰였던 항아리, 가마솥, 질그릇,물허벅,요강 등의 생활용품과 낫, 곡괭이, 도끼 등의 농기구가 발견되었다. 토벌대는 굴 입구에 불을 피워 연기를 불어넣어 입구를 봉쇄했고 굴 속의 주민들은 연기에 질식되어 죽어갔다. 다랑쉬굴은 잃어버린 마을을 조사하던 ‘주제4.3연구소’회원들에 의해 1991년 12월 발견되어 1992년 4월 1일 공개했으며, 11구의 희생자 유해는 45일만인 5월 15일 한줌의 재로 바다에 뿌려졌다. 다랑쉬굴은 유해들이 밖으로 꺼내진 뒤, 나머지 유물들을 그대로 남긴 채 입구는 다시 콘크리트로 봉쇄되었다.ⓒ김은숙 다랑쉬굴. 다랑쉬굴은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에 위치한 길이 30m 인 용암동굴이다. 이곳은 4.3사건으로 피신해 있던 지역 주민 11명이 토벌대에 의해 희생된 현장으로 1992년 발견 당시 유골과 당시 동굴 내부에서 쓰였던 항아리, 가마솥, 질그릇,물허벅,요강 등의 생활용품과 낫, 곡괭이, 도끼 등의 농기구가 발견되었다. 토벌대는 굴 입구에 불을 피워 연기를 불어넣어 입구를 봉쇄했고 굴 속의 주민들은 연기에 질식되어 죽어갔다. 다랑쉬굴은 잃어버린 마을을 조사하던 ‘주제4.3연구소’회원들에 의해 1991년 12월 발견되어 1992년 4월 1일 공개했으며, 11구의 희생자 유해는 45일만인 5월 15일 한줌의 재로 바다에 뿌려졌다. 다랑쉬굴은 유해들이 밖으로 꺼내진 뒤, 나머지 유물들을 그대로 남긴 채 입구는 다시 콘크리트로 봉쇄되었다.ⓒ김은숙[/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76118" align="aligncenter" width="640"]빌레못굴(제주시 애월읍 어음2리 706번지) 이곳은 1949년 1월 16일, 토벌대와 민보단이 합동으로 대대적인 수색작전에 의해 동굴이 발각되면서 이 속에 숨어 있던 애월면 어음,납읍,장전리 주민 29명이 집단학살 당하였고 동굴 속에서 나오지 못해 굶어죽은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또 다른 어머니와 딸 4구가 발견된 비극의 현장이다. 토벌대는 전날(1949년1월15일) 봉성리 구몰동이 무장대에 의해 습격을 당한 후 토벌대와 민보단이 대대적인 수색을 벌여 빌레못굴을 발견하게 되었으며, 그 당시는 겨울이어서 김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동굴 입구를 찾은 토벌대는 굴 속에 숨어 있는 주민 29명을 집단총살하였다. 또한 남자 아이의 발을 잡고 휘둘러 돌에 메쳐 죽이는 참혹한 일도 일어났으며 이 아이의 어머니와 젖먹이 여동생은 동굴 안으로 깊숙이 숨어들었다가 어둠속에서 길을 잃어 굶어죽은 시신도 1971년 3월 13일부터 15일까지 빌레몰동굴탐사반에 의해 발견되어 유족에게 인도되었다. 이 빌레못굴은 총 길이 11,749로 세계 최장의 용암동굴이며, 천연기념물 342호로 지정되어 있다. ⓒ김은숙 빌레못굴(제주시 애월읍 어음2리 706번지)
이곳은 1949년 1월 16일, 토벌대와 민보단이 합동으로 대대적인 수색작전에 의해 동굴이 발각되면서 이 속에 숨어 있던 애월면 어음,납읍,장전리 주민 29명이 집단학살 당하였고 동굴 속에서 나오지 못해 굶어죽은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또 다른 어머니와 딸 4구가 발견된 비극의 현장이다. 토벌대는 전날(1949년1월15일) 봉성리 구몰동이 무장대에 의해 습격을 당한 후 토벌대와 민보단이 대대적인 수색을 벌여 빌레못굴을 발견하게 되었으며, 그 당시는 겨울이어서 김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동굴 입구를 찾은 토벌대는 굴 속에 숨어 있는 주민 29명을 집단총살하였다. 또한 남자 아이의 발을 잡고 휘둘러 돌에 메쳐 죽이는 참혹한 일도 일어났으며 이 아이의 어머니와 젖먹이 여동생은 동굴 안으로 깊숙이 숨어들었다가 어둠속에서 길을 잃어 굶어죽은 시신도 1971년 3월 13일부터 15일까지 빌레몰동굴탐사반에 의해 발견되어 유족에게 인도되었다. 이 빌레못굴은 총 길이 11,749로 세계 최장의 용암동굴이며, 천연기념물 342호로 지정되어 있다. ⓒ김은숙[/caption] 제주도민들은 미군정과 경찰의 탄압을 폭로하며 희생자 구호금 모금에 나섰고, 이어 3월 10일에는 제주도청을 시발로 민・관 총파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도청 등 관공서는 물론 은행・회사・학교・운수업체・통신기관 등 도내 156개 기관, 단체, 회사 직원들이 파업에 들어갔고 현직 경찰관까지 파업에 동참하는 전도적인 파업이었습니다. 3월 14일, 미군정 경무부장 조병옥이 제주도에 와서 총파업을 와해시켜 나갔습니다. 미군정은 3월 15일 전남・북 응원경찰 222명, 3월 18일 경기도 응원경찰 99명을 증파하여 총파업에 강경 대응하였고, 조병옥 경무부장은 3월 19일 담화문을 통해 경찰의 발포는 정당방위였으며 3.1절 집회가와 총파업이 북조선과의 통모로 발생했다는 내용을 공표하여 제주도를 ‘빨갱이 섬’으로 조작하였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76119" align="aligncenter" width="640"]3.10총파업이 좌익에 의해 선동되었다고 기술한 미군보고서(1947.3.14.)ⓒ김은숙 3.10총파업이 좌익에 의해 선동되었다고 기술한 미군보고서(1947.3.14.)ⓒ김은숙[/caption] 이 사건 직후 미군정 보고서에는 “제주도는 70%가 좌익정당에 동조적이거나 가입해 있을 정도로 좌익의 본거지”라고 기록되었으며, 미군정은 3월 15일부터 파업 주모자들을 검거하기 시작했는데 3・1발포 사건 이후 1948년 제주4・3 발발 직전까지 1년 동안 2,500명이 검속되었고, 이것이 ‘Red Hunt’ 즉 빨갱이 사냥의 시작입니다. L1050202 사본 -L1050198 [caption id="attachment_176111" align="aligncenter" width="640"]섯알오름 양민학살터 섯알오름 탄약고터는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일어난 후 전국적으로 보도연맹원들을 학살할 때 모슬포 경찰서 관내의 예비검속된 사람들, 모슬포지역 132명, 한림지역 63명을 학살했던 장소이다. 예비검속이란 ‘사건을 일으킬 사람이라 예상하여 미리 잡아놓는다’라는 뜻이다. 섯알오름 탄약고 터에서 희생된 사람들은 6년 뒤인 1956년에 시신을 수습하여 백조일손지지(조상이 다른 백서른 두명이 죽어 뼈가 엉키어 하나되었다)에 132구, 만뱅듸 공동장지에 62구가 안장되었다. 이분들이 돌아가신 음력 7월 7일에 합동위령제를 이곳에서 올리고 있다.ⓒ김은숙 섯알오름 양민학살터
섯알오름 탄약고터는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일어난 후 전국적으로 보도연맹원들을 학살할 때 모슬포 경찰서 관내의 예비검속된 사람들, 모슬포지역 132명, 한림지역 63명을 학살했던 장소이다. 예비검속이란 ‘사건을 일으킬 사람이라 예상하여 미리 잡아놓는다’라는 뜻이다. 섯알오름 탄약고 터에서 희생된 사람들은 6년 뒤인 1956년에 시신을 수습하여 백조일손지지(조상이 다른 백서른 두명이 죽어 뼈가 엉키어 하나되었다)에 132구, 만뱅듸 공동장지에 62구가 안장되었다. 이분들이 돌아가신 음력 7월 7일에 합동위령제를 이곳에서 올리고 있다.ⓒ김은숙[/caption] 1948년 1월 남한 단독선거안이 명백해지자 남한 내의 많은 정당과 단체에서 잇따라 반대성명을 발표하면서 격렬하게 반발하였습니다. 한반도 영구 분단에 대한 우려로 단선 반대 대열에는 좌파 진영만이 아니라 우파 일부와 중도파까지도 가세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단독선거 찬반 문제를 놓고 우파 진영도 두 갈래로 나누어져 있던 상황이구요. 이런 정치 흐름 속에서 남조선노동당(약칭 : 남로당)은 단독선거를 저지하기 위한 강력한 투쟁계획을 세웠고 48년 2월 7일의 전국적인 총파업 ‘2.7사건’이 바로 그것입니다. 제주도내 좌익진영은 47년 3월 10일 총파업 이후 이미 핵심 간부들이 대거 검거되었고 궤멸상태에 있었는데, 미군정은 ‘2.7사건’을 구실로 다시 한 번 대대적인 연행과 취조를 실시했습니다. 48년 3월 학생 박용철이 경찰 고문에 의해 사망, 대정리 출신 양은하씨가 경찰 구타로 사망, 청년 박행구가 서북청년단에 끌려가 구타 후 총살당하는 등 한 달 새 3건의 사망사건이 발생하고, 이는 제주4.3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되고 맙니다. [caption id="attachment_176115" align="aligncenter" width="640"]이덕구 산전, 교래 북받친밭(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산 137-1번지) 1949년 2월 4일 제주읍 동부8리 대토벌을 계기로 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하고 봉개리에 군부대가 주둔하면서 주민들은 당장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더욱 깊은 산중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주민들은 은신하기 좋은 곳을 찾아 헤매다 더욱 산속 깊숙이 들어갔으며 이곳 ‘시안모루’,‘북받친밭’까지 와서 은신생활을 했었다. 이곳은 피난 주민들이 귀순한 1949년 봄 이후에는 무장대사령부인 이덕구부대가 잠시 주둔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이곳 일대를 ‘이덕구산전(山田)’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곳엔 당시 움막을 지었던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고 음식을 해 먹었던 무쇠솥과 그릇들이 그대로 널려 있다.ⓒ김은숙 이덕구 산전, 교래 북받친밭(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산 137-1번지)
1949년 2월 4일 제주읍 동부8리 대토벌을 계기로 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하고 봉개리에 군부대가 주둔하면서 주민들은 당장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더욱 깊은 산중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주민들은 은신하기 좋은 곳을 찾아 헤매다 더욱 산속 깊숙이 들어갔으며 이곳 ‘시안모루’,‘북받친밭’까지 와서 은신생활을 했었다. 이곳은 피난 주민들이 귀순한 1949년 봄 이후에는 무장대사령부인 이덕구부대가 잠시 주둔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이곳 일대를 ‘이덕구산전(山田)’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곳엔 당시 움막을 지었던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고 음식을 해 먹었던 무쇠솥과 그릇들이 그대로 널려 있다.ⓒ김은숙[/caption] 1948년 4월 3일 새벽 2시. 한라산 중허리 오름마다 봉화가 붉게 타오르면서 남로당 제주도당이 주도한 무장봉기가 일어났습니다. 350명의 무장대는 도내 24개 경찰지서 가운데 12개 지서를 일제히 공격했고, 경찰과 서북청년회 숙소, 독립촉성국민회, 대동청년단 등 우익단체 요인의 집을 지목해 습격했습니다. 4월 3일 하루 동안에 △경찰=사망 4명, 부상 6명, 행방불명 2명 △우익인사 등 민간인=사망 8명, 부상 19명 △무장대=사망 2명, 생포 1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으니 이 날의 참사는 잊지 말아야 할 비극이고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제주4.3은 이 날의 무장봉기를 지칭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는 제주4·3에 대해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하여, 경찰·서북청년회의 탄압에 대한 저항과 남한의 단독선거·단독정부 반대를 기치로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무장봉기한 이래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지역이 전면 개방될 때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장대와 토벌대간의 무력충돌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
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제주4・3은 미군정기에 발생하여 우리나라 건국 이후에 이르기까지 7년여에 걸쳐 지속된, 한국 현대사에서 6・25전쟁 다음으로 인명 피해가 극심했던 사건입니다. 1947년 3・1절 발포사건과 1948년 4・3 무장봉기로 촉발된 제주4.3은 무장대와 토벌대 간의 무력 충돌과 토벌대의 진압 과정에서 3만여 명의 인명 피해를 가져왔고, 이는 당시 제주 인구의 9분의 1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인원입니다. [caption id="attachment_176116" align="aligncenter" width="640"]북촌리 너븐숭이 옴팡밭. 조천읍 북촌리 너븐숭이 일대는 1949년 4.3사건 당시 443명이 희생되는 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옴팡밭은 ‘오목하게 쏙 들어가 있는 밭’이라는 뜻이다. 4.3사건 당시 최대의 인명피해로 기록되고 있는 1949년 1월 17일 북촌대학살 현장의 한 곳이다. 당시 이 일대는 ‘마치 무를 뽑아 널어 놓은 것 같이’ 시체들이 널브러져 있었다고 한다. 이 밭의 가운데 작은 봉분도 당시 희생된 어린아이의 무덤이다.ⓒ김은숙 북촌리 너븐숭이 옴팡밭.
조천읍 북촌리 너븐숭이 일대는 1949년 4.3사건 당시 443명이 희생되는 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옴팡밭은 ‘오목하게 쏙 들어가 있는 밭’이라는 뜻이다. 4.3사건 당시 최대의 인명피해로 기록되고 있는 1949년 1월 17일 북촌대학살 현장의 한 곳이다. 당시 이 일대는 ‘마치 무를 뽑아 널어 놓은 것 같이’ 시체들이 널브러져 있었다고 한다. 이 밭의 가운데 작은 봉분도 당시 희생된 어린아이의 무덤이다.ⓒ김은숙[/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76117" align="aligncenter" width="640"]너븐숭이 애기무덤. 북촌리 주민 학살 사건 때 어른들의 시신은 살아남은 사람들에 의해 다른 곳에 안장되었으나 어린아이들의 시신은 임시매장한 상태 그대로 지금까지 남아 있다. 현재 20여기의 애기무덤이 모여 있는데 적어도 8기 이상은 북촌 대학살 때 희생된 어린아이의 무덤이다. 너븐숭이에서 벌어진 엄청난 사건을 소설가 현기영은 ‘순이삼촌’이라는 소설로 세상에 알렸다. ⓒ김은숙 너븐숭이 애기무덤. 북촌리 주민 학살 사건 때 어른들의 시신은 살아남은 사람들에 의해 다른 곳에 안장되었으나 어린아이들의 시신은 임시매장한 상태 그대로 지금까지 남아 있다. 현재 20여기의 애기무덤이 모여 있는데 적어도 8기 이상은 북촌 대학살 때 희생된 어린아이의 무덤이다. 너븐숭이에서 벌어진 엄청난 사건을 소설가 현기영은 ‘순이삼촌’이라는 소설로 세상에 알렸다. ⓒ김은숙[/caption] 48년 5월 10일, 통일정부의 건설을 바라는 여러 정치세력들의 반대 속에 남한만의 단독정부를 세우기 위한 총선거가 실시되었고, 총선거에는 김구와 김규식을 비롯한 남북협상 참가 세력과 많은 중도계 인사들이 참여를 거부함으로써 이승만과 한국민주당, 그리고 일부 중도세력만 출마하였습니다. 초대 국회는 3권 분립과 대통령중심제, 국회의 간접 선거에 의한 대통령 선출 등을 요지로 하는 제헌 헌법을 만들고, 이승만을 대통령으로 선출하여 마침내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76122" align="aligncenter" width="640"]사본 -L1050328 이승만은 7월 20일 국회의원들의 간접선거로 대통령에 선출됐다. 해방된지 3년째가 되는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수립선포식이 열렸다.ⓒ김은숙[/caption] 이승만 정부는 10월 11일 ‘제주도경비사령부’를 설치하고 본토의 군 병력을 제주에 증파시켰습니다. 그런데 10월 19일 제주4.3 진압을 위해 파견하려던 여수의 국방경비대 제14연대가 반기를 들고 일어남으로써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게 되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당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여수순천사건으로 민간인 439명이 경찰과 국군에 의해 집단 희생되었고, 희생자가 2천 여 명에 달할 것으로 조사 보고하였으니 제주4.3과 함께 반드시 기억해야하는 역사일 것입니다. 48년 11월 17일 제주도에 계엄령이 선포되었고, 이때부터 제주도 중산간 마을을 초토화시킨 대대적인 강경 진압작전이 전개되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76123" align="aligncenter" width="640"]이승만대통령의 계엄령. 토벌대는 1948년 11월 중순부터 1949년 3월까지 약 4개월 동안 중산간마을에 들이닥쳐 집집마다 불을 지르고 남녀노소 가림없이 무차별 학살하는 ‘초토화작전’을 자행했다. 학살극은 제9연대장 송요찬이 1948년 10월 17일 ‘정부의 최고 지령’에 따라 ‘해안선에서 5km이외에 있는 사람은 이유여하를 불구하고 총살하겠다’는 포고령을 발표하면서 예고됐고, 11월 17일 계엄령이 선포됨에 따라 본격화됐다. ⓒ김은숙 이승만대통령의 계엄령. 토벌대는 1948년 11월 중순부터 1949년 3월까지 약 4개월 동안 중산간마을에 들이닥쳐 집집마다 불을 지르고 남녀노소 가림없이 무차별 학살하는 ‘초토화작전’을 자행했다. 학살극은 제9연대장 송요찬이 1948년 10월 17일 ‘정부의 최고 지령’에 따라 ‘해안선에서 5km이외에 있는 사람은 이유여하를 불구하고 총살하겠다’는 포고령을 발표하면서 예고됐고, 11월 17일 계엄령이 선포됨에 따라 본격화됐다. ⓒ김은숙[/caption] 이와 관련한 미군 정보보고서는 “9연대는 중산간지대에 위치한 마을의 모든 주민들이 명백히 게릴라부대에 도움과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는 가정 아래 마을 주민에 대한 ‘대량학살계획(program of mass slaughter)’을 채택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48년 10월 당시 9연대 군수참모를 지냈던 김정무는 중산간 마을에 불을 지른 작전을 군 내부에서 ‘초토화작전’이라고 불렀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제주4・3사건을 완전히 진압해야 미국의 원조가 가능하다’고 생각한 이승만 대통령은 제주도에 대한 가혹한 탄압을 군에 지시했고 이른바 ‘초토화작전’은 미국과의 교감 속에 진행됐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76121" align="aligncenter" width="640"]이승만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제주4.3사건 등에 대해 “가혹하게 탄압하라”고 명령했을 뿐만 아니라, 모슬포 경찰서와 성산포경찰서를 신설했고, 서북청년회 단원들을 경찰과 군대에 편입시켰다.ⓒ김은숙 이승만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제주4.3사건 등에 대해 “가혹하게 탄압하라”고 명령했을 뿐만 아니라, 모슬포 경찰서와 성산포경찰서를 신설했고, 서북청년회 단원들을 경찰과 군대에 편입시켰다.ⓒ김은숙[/caption] ‘초토화작전’에 의해 1948년 10월 말부터 1949년 3월까지 약 5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참혹한 집단 양민 학살이 행해졌으며 4・3사건 전 기간 동안의 희생자 수는 3만여 명으로 추정됩니다. 토벌대는 무장대와 민중의 연계를 막기 위해 중산간 마을 주민들을 해안 마을로 강제 소개(疏開)시키고 100여 곳의 중산간 마을을 불 태웠습니다. 소개령이 내려졌지만 병자・노인・어린이 등을 포함한 일부 주민들은 마을을 떠나지 못하고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도 허다했는데, 이승만 정부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들에 대한 무차별 학살을 자행했으며 소개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채 방화와 학살이 이뤄진 마을도 많았습니다. 1949년 4월 1일 미군 정보보고서에는 “1948년 한 해 동안 1만 5,000여 명의 주민이 희생되었습니다. 그 중 80%가 토벌군에 의해 사살됐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부터 1949년 봄까지 겨우 몇 달 사이에 군・경 토벌대의 진압작전과 무장대의 보복 살상으로 수만 명의 희생되었고 130여 마을이 소개령 등으로 초토화됨으로써 제주공동체는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76124" align="aligncenter" width="640"]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은 정권의 탄압을 받아 필화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1970~80년대 학살극을 폭로한 소설가와 시인들이 공안당국에 끌려가 고문을 받거나 구속됐다. 이승만의 양아들은 ‘불법 4.3게엄령’을 보도한 언론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1978년 현기영의 소설 순이삼촌이 발표돼 4.3의 참혹상을 정면으로 폭로하면서 4월 혁명 이후 18년만에 4.3논의의 물꼬를 텄으나 소설은 곧 판금되고 작가는 고초를 겪었다. 1987년엔 이산하 시인이 4.3을 소재로 시를 썼다가 구속됐고, 김명식은1988년 4.3자료집을 펴냈다가 옥고를 치렀다.ⓒ김은숙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은 정권의 탄압을 받아 필화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1970~80년대 학살극을 폭로한 소설가와 시인들이 공안당국에 끌려가 고문을 받거나 구속됐다. 이승만의 양아들은 ‘불법 4.3게엄령’을 보도한 언론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1978년 현기영의 소설 순이삼촌이 발표돼 4.3의 참혹상을 정면으로 폭로하면서 4월 혁명 이후 18년만에 4.3논의의 물꼬를 텄으나 소설은 곧 판금되고 작가는 고문을 당하는 등 고초를 겪었다. 1987년엔 이산하 시인이 4.3을 소재로 '한라산'이라는 시를 썼다가 구속됐고, 김명식은1988년 4.3자료집을 펴냈다가 옥고를 치렀다.ⓒ김은숙[/caption] 이것이 제주4.3입니다. 1999년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에관한특별법’이 통과되었고, 이에 따라 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약칭 : 4・3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2003년 10월 4・3사건의 진상을 담은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 보고서가 확정되었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제주도를 방문하여 진상보고서에 근거해 과거 국가권력의 잘못을 공식 사과했습니다. ‘국가공권력에 의한 대규모 민간인 희생’ 사실을 정부가 비로소 인정한 것입니다. [caption id="attachment_176137" align="aligncenter" width="640"]2003년 10월 15일 '국가 공권력의 인권유린'으로 규정한 진상조사보고서가 확정됐고, 10월 31일 노무현대통령은 '국가권력의 잘못'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김은숙 2003년 10월 15일 '국가 공권력의 인권유린'으로 규정한 진상조사보고서가 확정됐고, 10월 31일 노무현대통령은 '국가권력의 잘못'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김은숙[/caption] 그리고 지난 2014년부터는 제주4.3이 국가추념일로 지정되어 정부가 주관하는 행사로 치러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기억되지 않는 제주4.3은 한없이 처량하고 무의미합니다. 바로 당신이 이 글을 읽는 순간 비로소 제주4.3은 역사가 되고 우리의 내일이 되는 것입니다. 어제는 69주기 제주4.3 추념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부터 일 년 동안 제주4.3 70주년을 준비하려 합니다. 지난 3월 1일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 범국민위원회가 결성되었고 환경운동연합도 뜻을 모았습니다. 국가공권력에 의한 무고한 희생자들의 개별적인 배・보상 문제, 재판도 없이 감옥에 끌려 간 이들에 대한 명예회복 문제, 생사조차 알 수 없는 4·3 행방불명인 문제, 제주4·3을 폭동이라 주장하고 제주를 '반란의 섬', '빨갱이들의 천국'으로 매도하는 역사왜곡 세력의 문제, 미군정 시기에 발발한 제주4.3에 대한 미국의 책임과 사과 문제 등 제주4.3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입니다. 환경운동연합은 모든 생명에 평화롭게 공존하는 생태민주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오늘 제주4.3을 이야기합니다. 이 글을 쓴 저는 제주도가 고향입니다. 제주4.3의 이야기를 들어주신 당신께 정말 감사드립니다.(사료 출처 : 제주4.3평화재단 홈페이지) [caption id="attachment_176135" align="aligncenter" width="332"]ⓒ 기억공간 re:born + 벨롱장 ⓒ 기억공간 re:born + 벨롱장[/caption] 후원_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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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기(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생태학)

 

풍수지리는 오래전부터 땅의 형상과 주변 환경, 방향을 고려하여 대지의 특성을 읽어내는 일종의 지리학의 하나로 발전해 오고 있다. 중국에서는 남방풍수, 북방풍수로 구분되어 건조 지역의 북방과 양자강 등 대하천 주변의 남방 지역 풍수로 분파되어 대만, 베트남, 오키나와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오래전부터 중국 도교의 영향으로 중국 풍수를 받았으나, 조선 땅 자체의 특성을 살린 자생풍수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뒤로 산을 등지고 앞으로 물을 내려다보는 지세’를 나타내는 배산임수(背山臨水), ‘바람은 감추고 물은 얻는다는 뜻’의 장풍득수(藏風得水) 등의 기본적인 풍수 개념은 중국이나 한국에서만 발전한 것은 아니다. 힌두교 지역인 인도네시아 발리에서도 매우 유사한 특성을 보이는 전통지리 개념이 있다. 특히 풍수의 핵심적인 요소인 물(水)의 활용과 관련된 사상은 발리의 힌두철학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caption id="attachment_210596" align="aligncenter" width="700"] 농경지 주변에 설치된 작은 탑들. 작은 신전의 역할을 한다. (2008년 11월 5일 필자 촬영)[/caption]

 

힌두 철학에 트리 히타 카라나(Tri Hita Karana)라는 개념이 중요한데, 행복의 근거는 신·인간·자연이 상호 조화로운 관계 속에 존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Tri Hita Karana’의 ‘Tri’는 3가지, 3이라는 의미를 나타내고, ‘Hita’는 행복(happy), 번영(prosperous), 선함(good)을 나타내며, 마지막으로 ‘Kanara’는 이유, 원인(cause)의 뜻이다.

우리나라는 풍수 지세와 향방, 음양에 따라서 도읍, 주거지, 묘지, 우물의 위치와 주변 토지 이용과의 관계 등을 통해 인문지리와 자연환경 관련된 혈(穴)이나 명당을 탐색하는데 사용했다면, 발리의 트리 히타 카라나는 인간과 신,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세 가지 요소의 상호작용에 의하여 물과 땅의 조화와 지속가능성을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세 가지 원리는 각각 영적인 조화, 사회적 관용, 환경적 협력의 의미를 간직하고 있다. 이처럼 트리 히타 카라나에 의한 농경지의 선정과 위치, 농경 방식 등은 신과 자연의 축복이라 할 수 있는 수자원의 효율성을 높여서 발리의 농업생산을 극대화하기 위한 생태 정신의 문화적 장치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caption id="attachment_210603" align="aligncenter" width="700"] 발리의 농경체계인 수박(subak)의 계단식 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 이후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2018년 1월 6일 필자 촬영).[/caption]

 

발리의 농업 경관은 계단식 논이 특징인데, 수로와 둑의 관개시설 협동조합 체계를 갖춘 형태로서 이것을 수박(subak)이라고 부른다. 이 수박 농업체계 속에는 영혼과 인간, 그리고 자연 등 세 가지 세계가 하나로 결합되어 있다고 표현한다. 이러한 세 가지 다른 세계가 균형 있게 발현되는 농업 방식인 수박에 의하여 발리 주민들은 단결하여 생업을 하고 있으며, 현대에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하게 힌두교의 철학을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발리의 수박체계 속의 관개시설은 거의 1,00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으며, 농장 주변에 있는 수상 사원을 중심으로 유역 전체를 생태적으로 관리해 오고 있다. 쌀농사가 쉽지 않은 발리의 화산지질 토양이지만, 일찍 수리체계를 개발함으로서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이모작의 농업을 실현하였다.

현대 과학사회에서‘풍수’에 대한 다양한 반론이 제기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풍수가 가지고 있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움을 추구하는 철학적 배경을 통해 미래 지속가능성 이론에 이르기까지 확장되는 생태적 개념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사회에서 오히려 그 의미를 인정받고 있다. 발리 문화에 함유된 ‘트리 히타 카라나’의 철학적 배경 속에도 인간과 자연의 조화, 제한된 섬 자원의 효율적 이용, 화산섬(일종의 신의 땅)의 한계 속에서 근검하고 협력적인 노동환경을 유지시킴으로서 발리섬 힌두교 공동체의 고유성을 지키고자 했던 노력이 함축되어 있다. 또한 신과 자연, 인간의 세계가 함께 어우러져서 형성된 생물문화경관으로서 수박(subak)이라는 독특한 농업체계를 창조해 냈다.

 

[caption id="attachment_210602" align="aligncenter" width="700"] 인도네시아 발리 브라탄 호수에 위치한 울룬 다누 브라탄 사원(Pura Ulun Danu Bratan) (2008년 11월 3일 필자 촬영).[/caption]

 

풍수와 트리 히타 카라나 모든 세계가 소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물이다. 물이 통하는 곳에 숲이 있고, 계단식 논, 수로, 터널, 둑을 지나 마을과 평지 논이 펼쳐진다. 발리섬에는 모두 1,200여개 이상 물 관리 공동체가 조직되어 있다고 한다. 한 조직에 50~400명이 수원지로부터 물 공급을 받으며, 발리에는 이 수원지를 관리하는 사원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울룬 다누 브라탄 사원(Pura Ulun Danu Bratan)이다. 이 사원은 시바신을 모시는 신전이 있는 곳으로 브라탄 호수에 위치한다. 호수의 모든 물은 이 사원에 모이고, 관계시설을 통하여 작은 사원으로 다시 공급이 된다.

섬에서 물은 생명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다. 사람이 섬에 입도하여 정주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청정한 물의 유무에 의하여 결정된다. 더욱이 발리와 같이 화산섬의 경우, 물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우기에 내린 물을 잘 담아서 활용할 수 있다면 수자원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 발리의 힌두철학인‘트리 히타 카라나’개념에서 성립된 독특한 농경 시스템인 수박(subak)을 보면서, 자연이라는 자원을 이용하여 살아온 인류의 생존 방식은 동서양을 떠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명확하게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동양에 풍수지리가 있다면, 인도네시아에는 ‘트리 히타 카라나’라는 철학이 있어서 자연과 대지의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

월, 2020/10/19-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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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기(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생태학)

[caption id="attachment_211587" align="aligncenter" width="567"] 오사키카미지마쵸의 최고봉인 칸노미네야마(神峰山)에서 조망한 섬의 경관. 필자 촬영[/caption]

중국의 통계가 빠진 상황에서 일본은 인도네시아, 필리핀에 이어서 아시아에서 3번째로 섬이 많은 국가이다. 일본은 6,852개의 섬이 있고, 그중에 430개는 유인도이다. 조선통신사의 길목이었던 세토내해(瀬戸内海,오사카~기타규슈까지 400km)에는 약 3,000여 개의 유인도와 무인도가 분포하고 있다. 1960년대부터 혼슈(本州)와 시코쿠(四國)를 잇는 대규모 교량사업의 목적으로 세토내해 섬에는 연륙 연도사업이 흥행하였다. 연륙 연도사업에는 늘 도시와 섬 지역을 통합하는 행정구역 개편이라는 구실이 마련되었고, 섬 지역은 연륙과 함께 도시로 통합되었다.

 

[caption id="attachment_211588" align="aligncenter" width="567"] 일본 세토내해 섬을 연결하는 연륙 연도교는 차량뿐 아니라 자전거 통행과 도보를 할 수 있다. 필자 촬영[/caption]

연륙 연도가 되면 접근성이 좋아져서 관광객 유입이 빨라지고, 자가용을 이용한 투어로 섬 곳곳을 둘러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안타깝지만, 연륙 연도 이후 2~3년 반짝하는 순간에 관광객은 줄어들고, 섬의 고령자를 활용한 관광해설자들의 수는 대폭 줄어들었다. 대부분은 3~4개의 섬을 당일치기로 돌아보고 떠나는 관광으로 변하였고, 연도교 끝에 있는 작은 섬의 민박집과 식당은 문을 닫았다.

일본이도센터에서 받은 일본의 연륙 도서 통계일람(2012년 자료)을 보면, 오키나와현 섬을 포함하여 83개 유·무인도가 연륙 연도 되었다. 2000년과 2005년 사이의 이 섬에 대한 국세조사를 수행한 결과를 보면, 야마구치현(山口県)에 있는 스오오시마(周防大島)와 연결된 우키시마(浮島)는 247명에서 259명으로 증가, 가고시마현(鹿児島県) 나가시마쵸(長島町)와 연결된 쇼우라지마(諸浦島)에서는 478명에서 482명으로 증가하였고, 오키나와현(沖縄県) 코우리지마(古宇利島)에서는 336명에서 344명으로 각각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 세 섬을 제외하고 모든 섬의 인구가 대폭 감소하였다. 대부분의 연륙 연도가 60~80년대 완성되었기 때문에 인구변동은 건설 초기에 크게 나타났을 것으로 예상하고, 2000년대의 변화는 이후 오히려 그 변동의 폭이 완화되는 추세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섬 관리와 진흥정책을 제안하는 일본이도센터의 담당자는 “일본 국토교통성에서는 2000년대에 오면서 연륙 연도사업 같은 토목사업은 더는 안 하고 있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국토교통성의 정책 변화에는 섬 지역 주민들의 의견도 상당히 반영되고 있다. 60~80년대에 이미 연륙 연도된 섬들의 정체성 변화를 고려한 점도 있겠지만, 당시에도 끝까지 연륙 연도를 하지 않고, 공간적 독립을 유지했던 섬들이 오히려 현재 주목을 받는 관광지로 변신해 가고 있는 현상도 고려했을 것이다.

산업화 과정에서 번성했던 도시의 인구감소를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주변 섬들과 행정통합을 이뤘던 히로시마현 쿠레시(呉市)와 오노미치시(尾道市), 후쿠야마시(福山市), 그리고 에히메현 이마바리시(今治市), 나가사키현 주변 도서들의 사회, 경제적 쇠퇴는 관광 패턴의 변화를 예측하지 못했던 일본 정부 시책의 오류를 나타내고 있다.
도도(都島)의 통합으로 인하여 섬의 젊은 세대가 취업을 위해 도시로 이주하면서 섬 지역 초중고교의 학생 수가 줄어들게 되어 대부분 폐교가 되거나 섬별로 이원화되어 가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인구 5,000명이 되어야 고등학교가 설립되는 법안에 의하여 고향을 떠나 육지로 이주하는 청년층이 증가하는 경향이다. 젊은 세대가 부족한 섬의 산업, 사회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하여 일본이도센터에서는 다양한 I-Turn, U-Trun 사업을 개발하여 추진하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211590" align="aligncenter" width="567"] 오사키카미지마쵸의 온천 숙박지 청풍관(淸風館)에서 바라본 세토내해 바다. 필자 촬영[/caption]

연륙 연도사업을 끝까지 거부하고 있는 섬이 있다. 히로시마현 오사키카미지마(大崎上島). 인구 7,200명이 거주하는 섬이다. 주변에 있는 형제섬인 오사키시모지마(大崎下島)까지 연륙 연도사업에 의해 연결되었으나 이 섬은 끝까지 연결을 거부하였다. 물론 부속 섬인 나가시마를 제외하고는 다른 부속 섬들은 함께 연륙 연도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 이유가 매우 흥미로워서 2015년 오사키카미지마쵸의 면장(町長)을 만나서 인터뷰를 하였다. 지금까지 이 섬에서는 면장이 바뀔 때마다 연륙 연도에 대한 정책을 섬 주민투표로 결정한다고 한다. 그러나, 매번 반대표가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211591" align="aligncenter" width="567"] 오사키카미지마쵸의 항구. 섬 주민의 편의시설이 항구에 집중되어 있다. 필자 촬영[/caption]

주변 유인도가 많아서 오고 가는 선박들이 많고, 의료체계나 쇼핑 등이 잘 되어 있어서 오히려 주변 섬에서 배를 이용하여 이 섬을 방문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숙박하면서 세토내해 음식을 먹으려는 관광객들이 증가하여 온천호텔도 성업 중이라고 한다. 실제 섬을 답사해 보니 여객선이 닿는 부두 근처에 면사무소, 병원, 우체국, 은행, 주요 쇼핑센터, 편의점, 정보센터 등 서비스업이 집중되어 있었다. 물론 은행과 우체국, 편의점 등은 섬의 다른 지역에도 분포하고 있다. 이처럼 특별히 섬에서 거주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 상황이라 그런지 섬 주민들의 생활 수준도 높았다. 연륙 연도 건설은 주민들이 요구하면(주민투표에서 결정하면 되는데, 일단 주민들 대부분 반대하고 있고, 또한 사업을 선동하는 그룹도 부재한 상황) 지자체 차원에서 일단 수용하고 국가에 예산을 신청한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일본 국토교통성 자체에서는 연륙 연도 건설에 관한 생각이 없다.

섬이 영토이고, 또한 자원, 자산이라 생각하는 것은 어느 나라나 같을 것이다. 그러나, 섬을 보전하고, 발전시키려고 애쓰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섬 주민들의 인식은 섬마다 다르다는 생각이다. 일본의 섬이 우리나라 섬 발전의 반면교사의 대상이라 생각해 본다.

수, 2020/12/0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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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 빗물받이 꽁초투기 금지 <바다의시작>캠페인 진행

빗물받이에 버린 담배꽁초해양미세플라스틱으로 돌아온다.

 

환경운동연합은, 20일 종로구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 일대에서, 빗물받이 꽁초 투기 금지를 위한 <바다의 시작, 캠페인>을 진행했다.  빗물받이 양옆에 고래 그림과 '바다의 시작'이라는 문구를 넣어, 하수 빗물받이의 담배꽁초가 바다로 흘러간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환경운동연합이 지난해 9월 6일 해안 쓰레기 발표자료에서가장 많이 수거된 쓰레기는 ‘담배꽁초’였다.  같은 해 5월 진행했던 전국 생활 속 쓰레기 조사에서도 담배꽁초가 전체 쓰레기 중 54%에 달해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국제 해양단체 오션컨져번시(Ocean Conservancy)에서 2015년 발간한 보고서에서도 바다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해양 쓰레기는 담배꽁초로 전체 쓰레기 중 21%에 달한다.

특히 담배꽁초의 필터는 90% 이상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있다. 미세플라스틱으로 자연 분해되어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먹이사슬에 따라 결국 사람의 몸에도 축적된다.

이번 캠페인을 기획한 환경운동연합 김예원 활동가는 “빗물받이에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가 하수도 관을 타고 흘러 바다의 쓰레기가 되고, 다시 우리에게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환기시키기 위한 캠페인이다"라고 말했다.

이 캠페인은 종로구 2020 지역사회혁신계획사업<흡연없는 마을만들기> 실행그룹의 협조로 진행되었으며, 향후 캠페인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일, 2021/01/24-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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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기(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생태학)

[caption id="attachment_212290" align="aligncenter" width="500"] 첫 업무로 '파리기후협약 복귀' 행정명령 서명하는 바이든 (워싱턴 AFP=연합뉴스) 20일 워싱턴DC 백악관의 집무실에서 취임 후 첫 업무로 파리 기후변화협약 복귀, 연방 시설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인종 평등 보장 등에 관한 행정명령 3건에 서명하고 있다.[/caption]

 

새해 첫 중요 뉴스에는 역시 미국 대통령 취임이 빠질 수 없다. 미국이 46대 대통령 바이든의 시대를 열었다. 현재 세계 최대의 경제, 군사 강국으로서 세계 질서의 중심축에 있으며, 한반도 정세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이기 때문이다. 바이든이 집권하여 제일 먼저 한 일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파리협정(PARIS AGREEMENT) 재가입을 위한 서명이었다. 이로써 세계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선진국 대열에 미국이 다시 합류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2016년 12월 3일 가입하였다. 파리협정의 근간이 되는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연합 기본협약」전문에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행동을 할 때, 해양을 포함한 모든 생태계의 건전성을 보장하는 것과 일부 문화에서 어머니 대지로 인식되는 생물다양성의 보존을 보장하는 것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일각에게 “기후정의”라는 개념이 갖는 중요성에 주목하며....“ 라는 도서해양에 대한 문장이 들어가 있다(국가법령정보센터). 또한 <제2조1항>에는 ”산업화 전 수준 대비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섭씨 2도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 및 산업화 전 수준 대비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섭씨 1.5도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의 추구“ 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caption id="attachment_212291" align="aligncenter" width="500"] 해수면 상승으로 바닷물에 잠겨 죽은 나무[/caption]

 

기후위기 상황과 연관된 전 세계 도서국들의 주 관심사는 지구 온난화에 의한 해수면 상승이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지구의 평균 해수면은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지만, 최근 20여 년간 급상승하고 있는 것은 지구 온난화에 의하여 남북극의 얼음이 녹아 버려 바닷물의 부피가 증가한 현상도 크게 한몫을 하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1992년 이후로 새로운 위성 고도 측정방법을 이용하여 지구 평균 연간 0.3cm의 해수면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음을 밝혔다. 마찬가지로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는 평균 해수면 상승이 연간 3.41mm이고, 해수면 상승은 수온이 상승함에 따라 팽창하고 극지방의 만년설이 녹아서 직접적으로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두 가지 변화는 기후변화의 결과로 인한 지구 온난화에 의존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증명한 것이다. 이처럼 해수면 상승은 특히 저지대 섬 국가에 위협이 됨. 바닷물이 거주지나 토지를 침범하고, 기존 문화를 위협하고 있다.

해수면 상승 관련하여 우리나라에서도 중요한 연구 결과가 있다.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에서는 1989~2018년까지 30년간의 연안 조위 관측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평균 2.97mm의 상승률을 보임을 보고하였다. 서해안은 비교적 평균치에 가깝지만, 제주도 5.43mm, 거문도 4.38mm, 가덕도 4.22mm, 포항 4.55mm, 울릉도 5.13mm 등 남해 동부 도서 연안 지역의 상승률은 평균치 두 배에 가깝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속도가 지속된다면, 혹은 더 빨리 진행된다면 2100년에는 인천 북항과 영종도, 평택당진항, 새만금 하구 지역, 목포신항을 포함한 서해안 일원과 남해 도서 연안 지역이 침수되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섬나라에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외에 많은 2차 영향이 발생한다. 미국 어류 및 야생 동물 서비스(the US Fish and Wildlife Service)에 따르면 태평양 제도의 기후변화는 "태평양의 대기 및 해수면 온도의 지속적인 증가, 극심한 기상 현상의 빈도 증가, 여름철에 강우량 증가, 겨울철 강우량 감소”를 나타내고 있다. 해수면이 상승함에 따라 섬 국가들은 대지의 침수뿐 아니라, 토양의 염화(salinification)와 황폐화로 해안 경작지를 잃을 위험이 증가한다. 또한, 해수 온도가 상승하고 해양의 산성도가 변함에 따라 많은 어류 및 기타 해양 생물이 죽거나 그들의 행동과 서식지 범위가 바뀌고 있다.

세계적으로 해수면이 계속 상승함에 따라 섬사람들과 그들의 문화가 위협받고 있다. 섬과 인적 자원 및 천연자원을 보호할 수 있는 적절한 장치가 없는 작고 인구 밀도가 낮은 것이 섬이다. 인간의 건강, 생계 및 점유할 물리적 공간에 대한 위험으로 인해 이주에 필요한 자원에 접근할 수 없으므로 섬을 떠나려는 압박을 받고 있다. 마샬공화국 제6대 대통령을 역임한 크리스토퍼 로익(Christopher Loeak, The former President of the Republic of the Marshall Islands)은 “작년 한 해 동안 망해도 우리나라는 북부에서 전례 없는 가뭄과 남부에서 가장 큰 해일을 겪었습니다. 기록적인 태풍은 지역 전체에 죽음과 파괴의 흔적을 남깁니다. "고 하였다.

2015년 11월 30일 유엔기후변화협약 21차 당사국 총회(UN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s 21st Conference of Parties) 개막식 연설에서 크리스토퍼 로익이 남긴 메시지는 기후위기에 처한 섬 국가, 섬 지역, 나아가서는 인류 모두에게 울리는 경종이 되고 있다.
“오늘 저는 대통령으로서뿐만 아니라 아버지로서, 할아버지로서, 우리나라 섬 문화의 수호자로서, 2m의 해수면 상승과 넘치는 파도에 잠길 위험이 있는 국가의 대표로서 여러분에게 연설합니다. 내가 아는 모든 것,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오늘 이곳에 모인 우리 모두의 손에 있습니다. 우리가 수 세기에 걸쳐 알고 있었던 기후는 30년 만에 우리 눈앞에서 극적으로 변했습니다. 우리는 이미 기후 재난에서 시작하여 기후 재난으로 절뚝거리고 있으며 앞으로 더 악화할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COP21은 역사의 전환점이자 희망을 주는 전환점이 되어야 합니다. 파리협정은 우리가 추구하는 안전한 기후 미래를 위한 길을 설정해야 합니다. 우리는 회의의 목표가 올바른 방향으로 시작하더라도 온난화를 1.5도 이하로 제한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으며 인정해야 합니다.”

2021년 새해는 시작하였지만, 펜데믹은 지속되고, 코로나 확진자는 계속 증가하고, 변종이 생기는 가운데, 세계 국가들이 백신 접종을 시작하였다. 우리나라 정부는 백신이 공급되면 빠르면 2월부터 접종할 계획이다. 사람들은 백신을 맞으면, 다시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것으로 믿고자 한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잠시 주춤한 세계 경제가 다시 성장하면서 기후위기의 시계는 더 빨리 돌게 될 것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각종 기후 재난에 코로나바이러스가 동반하여 인류를 위협하는 현상이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현명하고, 효율적이며, 강력한 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목, 2021/01/28-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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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띠 엄마들이, 어떻게 무식하게 안 쓸수 있어요?”

 

[caption id="attachment_212323"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2021)[/caption]

 

그녀와 가습기살균제의 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애경의 제품을 구매하게 된 계기는 평범했다. 말 한마디, 이마트 판촉직원의 악의없는 권유에서 비롯되었다.  2007년 11월 경, 아이가 태어날 즈음이었다. 지난 14일 서울시 중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김선미씨(36, 수원시)를 만났다.

 

“이 제품을 제가 무식하게 샀네요.”  

 

 그녀는 스스로를 탓했다. 아이들과 남편, 그리고 자신까지. 10년이 넘도록 온 가족이, 각종 질환에 시달리는 피해자가 될 줄은 전혀 몰랐다.

 선미씨는 스무살까지 교회 성가대에서 활약했다. 성악하는 친구들이랑 중창을 할 정도로 건강했다. 천식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남편도 마찬가지였다. 둘째가 생기고, 선미씨는 생선도 먹지 않았다. 요리를 할 때도 태우거나 튀기지도 않았다.. 집에는 담배를 피는 사람도 없었다.

 실제로 제품을 사용한 건 1년 남짓이었다. 고작 한 병정도였다. 제품 뒤에 표기된 사용법은 한번에 10mm를 권했지만, 그 반만 썼다. 가습기를 아침‧저녁으로 닦던, 성실한 남편 덕이었다. 그렇게 6개월 정도를 썼는데 반 정도가 남았다.

 

“효능이 좀 떨어지겠지만 안 넣는것보다 넣는게 좋다, 친환경 제품이어서 인체에 무해하다.”

 

사용기한은 개봉일부터 6개월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고객센터에 문의했다. 기한이 지났는데 사용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상담원의 답변은 명쾌했다. “효능이 좀 떨어지겠지만 넣는게 좋다, 친환경 제품이라 인체에 무해하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남은 걸 마저 사용했다.

그렇게 제품을 6개월 가량 사용했을 때였다. 첫 아이가 18개월 정도 되었을 무렵부터, 병세가 나타났다. 결국 20개월 즈음부터 병원생활을 하게 되었다. 상세불병의 폐렴과 열병련으로, 2-3년가량 아주대병원에서 장기입원을 했다. 하지만 차도가 없었다. 폐 x-ray를 매일 찍었다.

그러던 중 담당교수는 폐 하단부에 보이는, 하얀 덩어리가 원인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질듯한 설명이 따라왔다. “이걸 빼려면 청소기 같은 흡입기를 코에 넣고, 폐포를 흡입해 덩어리가 있는 곳까지 가서 빼와야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평생 기흉이나 잦은 폐렴 같은 호흡기 증상을 달고 살아야합니다.”

 

“어떻게 엄마가 그거 하나 빼겠다고 아이 폐를 망가트려요?”

 

차마 못하겠다는 말을 하고, 한 세시간을 울었다고 말했다. 이후 통원치료가 반복되었다. 큰 딸은 7세 무렵 천식진단을 받았다. 지금도 딸한테 미안해서…. 그녀의 말끝에 눈가가 촉촉해졌다.

태아 때부터 생후 6개월까지 사용시기가 겹친, 둘째는 더 큰 영향을 받았다. 보통 태어나서 1년정도 자기 면역력을 갖고 살기 마련이라고 했다. 하지만 태어나서 50일 됬을 때부터 부비동염, 축농증, 중이염 등으로 갑자기 응급실을 찾아야 했다. 결국 생후 1년이 안되었을 때, 아주대 병원에서 천식진단을 받았다. 첫째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타골종염이 올라온 적도 있다고 했다. 열세살이 된 아들은 지금도 친구들과 운동이라도 하면, 쌕쌕거리고 금방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그 아이한테도 말을 못해요. 13살이 될동안 한번도 편하게 자본적이 없대요. 한번도….”

“편하게 자는게 뭐 그리 대수고, 대단한 일이라고.”

 

그녀가 꾹 참았던, 눈물이 터져나왔다.

선미씨 또한 건강이 나빠졌다. 그동안 딸과 아들을 먼저 챙기느라, 버티고 버틴 결과였다. 2019년에 갑자기 호흡발작이 찾아와, 주져앉고 말았다. 아주대병원에서 천식을 진단 받았다. 약물 치료만으로는 차도가 없었고, 2년 넘게 매달 면역치료를 받고 있다.

“일반적인 천식환자들은 면역치료가 6년이면 끝난다고 하는데, 저는 계속받아야 할 것 같아요. 폐쇄성 환기장애 진단이 나왔고 아이들과 동일하게 해명할 수 있는게 없어요. 재판부에서 SK와 애경등이 무죄라면, 폐쇄성 환기장애는 왜 왔는지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요.”

그녀가 답답함을 호소했다. 지난해 8월에 아산병원에서 실시한 모니터링에서 폐활용능력(DMCO)을 진단한 결과, (정상인 100%를 기준) 아이들은 65% 수준에 그쳤다. 그나마 남편은 90% 가량으로 졸지에 가족 중 제일 건강한 사람이 되었다. 하지만 그도 부비동염과 축농증 등 호흡기질환을 달고 산다. 그녀가 다시 되내었다.  “제 손으로 사서 썼어요. 제 손으로,,,”

담당 교수는 전 가족의 면역치료를 시작하자고 권유했다. 그나마 현 상황에서 더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그런데 거리가 멀어서, 그녀는 수원에서 받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caption id="attachment_212324"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2021)[/caption]

 

이러한 그녀에게 법원의 판결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 13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제품사용으로 인한 인과관계 입증이 부족하다는 취지였다. 근무중에 이 소식을 접한 그녀는, 마치 심한 장난처럼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그래도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납득이 잘 안되었다.

 

“큰 애가 저한테 묻더라고요. 엄마 그럼 나는 무슨 피해잔데? 왜 사과를 안해? 

 

그녀는 대답할 수 없었다.

“법원이 제가 사과를 할 수 없게 만들어 버렸어요. 제가 기업에게 먼저 사과를 받아내야 제가 아이들에게도 책임있는 사과를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책임질 사람이 없잖아요.”

그녀는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다. “저는 옥시 형사재판 기억하는데 그 당시 과학적 근거가 미비했던 옥시도 유죄를 받고 혼났잖아요. 그런데 SK는 무죄래요. 되게 어이가 없었어요.”

환경부에 대해서도 서운함을 내비쳤다. “너무 화가 났던 게, 저한테 이런 소리를 했어요. 사참위의 진상규명 기능을 왜 없애냐고 물었더니 모든 조사나 입증도 자신들이 해야하고, 사참위는 지금까지 한게 없다는 취지로 말씀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사참위가 없어도 무방하다고 하셨어요. 도무지 이해되지 않아요. 어떻게 준비하고 싸웠길래,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걸까요?"

그녀는 항소심 재판부에게도 당부했다. “저는 이 제품을 사용했지만 국민들 중에 치약 안 쓰고, 세제 안쓰고, 화학제품 안 쓰시는 분들 없잖아요. 이번에는 제가 피해자였을 뿐이에요.”.

“이번에는 운이 나빠 제가 피해자고, 제 아이들이 피해자였을 뿐이에요. 그런데요. 언제 당신들이 피해자가 될지 몰라요. 그러니까 더 이상 저같은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도록, 더 심혈을 기울여, 잘 판단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녀의 눈시울이 다시 붉어졌다.

환경산업기술원이 운영하는 피해지원 종합포털에 따르면, 22일 기준으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신청자는 7,196명이고 1,618명이 사망했다. 이 중 애경과 SK 등 CMIT/MIT 원료사용 피해신고는 1,400건에 달한다.

 

노란리본기금

※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토, 2021/01/30-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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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하루에 3건이나 기자회견을 하신다고요?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caption id="attachment_212560"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2021)[/caption]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기자회견을 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나는 바로 되묻고 말았다. 지난 2013년부터 상당히 많은 시민사회 기자회견을 다녀보았지만, 이런 경우는 흔치 않았다. 하루에, 그것도 연달아 무려 세 번의 기자회견을 한다니? 솔직히 마음 같아선 뜯어 말리고 싶었다. 이들을 반나절 동안 동행취재할 기자들이 얼마나 될까 싶어서다.

온갖 사안들을 챙겨야 하는 기자들의 일상은, 사회 통념적인 예상보다 너무나 바빴다. 아마도 첫 번째 회견만 찍고 가지 않을까. 효율적이지 못한, 요즘 젊은이들 말로는 '가성비'가 떨어지는 방식일 터였다. 하지만 설 명절을 앞두고 무리를 해서라도, 뭐라도 좀 해보겠다는 피해자들의 의지는 이미 확고했다.

묘하게도 이 대목에서 나는 예능 <무한도전>이 생각났다. 2018년 성대하게 마무리 한 563회분의 전설적인 예능프로가 아니라, 2005년 미약한 시작이었던 <무모한 도전> 때가 말이다. 비록 피해자들은 당시 출연자들처럼 지하철과 달리기를 한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이날의 일정 말고도 피해자들이 처한 현실은 그 자체로 무모해보인 적이 많았다.

 

[caption id="attachment_212561"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2021)[/caption]

 

피해자들은 천문학적인 자본금과 정보력으로 무장한 대기업들과, 강력한 법률적인 조력을 받는 유명로펌들을 맨 몸으로 상대해야 한다. 피해자들이 소명의식을 갖고 싸우는 타고난 투사도 아니었고, 이들에게 든든한 '빽'이 있는것도 아니다. 게다가 생활인으로서, 가족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한다면... 결과는 뻔하지 않을까?

 

즐거워야 할 설 명절, 용산역 이마트 앞에 선 이유

"설 명절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거워야 할 시간에, 처참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렇게 명절 연휴를 앞둔 지난 10일, 우려와 걱정부터 앞서게 한 피해자들이 용산역 이마트 앞으로 모여들었다. 가습기살균제기업책임 배상추진회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연합 등 참사의 피해자들이 함께한 기자회견이었다. 이들은 이마트를 시작으로 애경과 SK본사를 차례대로 찾았다. 가해기업들의 진심어린 사과와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 그리고 적극적인 배상을 촉구했다.

상황을 아시는가. 가습기살균제 사용으로 인한 피해신고만 7739건에, 목숨을 잃은 이는 1627명이나 된다. 지난 2011년 이후 본격적으로 공론화 된 지 10년째를 바라보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아직 요원하다. 더구나 지난 1월 12일 SK와 애경‧이마트 등, CMIT/MIT원료를 사용했던 책임기업 관계자들에 대한 1심 판결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재판장 유영근)는 무죄판결을 내렸다.

 

피해가족 중 한 명인 김태종씨는, 착잡한 심경을 담아 이렇게 말했다.

[caption id="attachment_212562"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2021)[/caption]

 

"이마트는 많은 돈을 투자해 야구단을 구입한다고 합니다. 그 금액의 일부라도 우선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는데 써야 하는 것 아닙니까? 피해자들은 울분이 터집니다. 절망스럽습니다."

그의 말은, 야구단을 인수하는 등 사세 확장에 힘을 쏟는 가해기업의 행보에 대한 쓴소리였다. 지난 1월 25일 이마트의 모회사 신세계그룹은 SK와이번스 인수계획를 밝힌 바 있다. 이는 참사에 대한 책임 인정에 소극적인 모습과는, 너무나 다르다는 지적이었다.

지난해 여름 김태종씨는 아내 고 박영숙씨(가습기살균제 피해자)를 떠나보내야 했다. 13년 투병생활의 결과였다. 병원생활만 21번째, 중환자실 입원 16회에 걸친 강행군이었다. 이마트가 출시했던 이플러스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피할 수 있었을지 모를 비극이었다.

"국민들이 국산제품을 애용해 대기업들을 키워줬는데, 그들은 지금까지 이번 사안에 사과 한마디 없습니다. 이들이 (건강에 해로운) 화학제품을 제조하고 판매했는 데도요. 더구나 진상규명을 방해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을 우롱하는 기업의 화학제품을, 소비자들이 과연 믿고 살 수 있을까요?"

 

산소줄을 착용한 채 애경본사 앞으로 찾아온, 조순미씨는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caption id="attachment_212563"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2021)[/caption]

"저 또한 13년 전에는 여러분과 같이 열심히 일하던 한 사회의 일원이었고, 한 가정의 엄마였습니다. 지금은 이 산소줄이 없이는 단 한시간도 편히 있을 수 없고, 일년에 수차례 병원입원으로 코로나 상황 탓에 더 힘든 투병을 해야했습니다. 무엇 때문에 우리가 이러한 고통에 처해졌는지, 국민여러분들은 이 가습기참사가 왜이렇게 덮였는지 꼭 아셔야 합니다."

그는 덧붙였다.

"이제는 정부가 우리의 참사를 들여다보고 진상을 규명해주십시오. 원인물질을 들여온 SK와, 다른 기업들과 나눠 판매한 애경같은 대기업들은 피해자들을 위해 진정한 사과와 배상에 나서고, 피해자들을 조금이라도 위로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사법부 과연 정의로운가"

[caption id="attachment_212564"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2021)[/caption]

 

마지막으로 피해자들은 SK 본사를 찾아 진정한 사과와 책임이행를 촉구했고, 문제해결을 위해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

"사법부가 과연 정의로운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SK는 CMIT/MIT 등 유독 화학물질 뿐 아니라 PHMG 등 모든 가습기살균제 원료를 생산했습니다. 그야말로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주범인 셈입니다. 이들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는다면, 정의가 바로 섰다고 말할수 있겠습니까?"

"앞으로 우리 피해자들은 사법부의 잘못된 판단과, 국가의 외면에도 참사의 내용을 알리기 위해 죽음을 무릎쓰고도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힘을 보태주십시오."

그렇게 숨가빴던 일정은 마무리되었다. 건강을 위해 화학제품을 사용했는데, 그러다 '얼떨결에' 피해자가 된 보통사람들의 싸움은 연휴를 앞두고도 계속되고 있었다. 이들이 만들어가는 '무모한 도전'의 끝은 어디일까. 그 끝은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까?

 

노란리본기금

※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토, 2021/02/13-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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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통일, 불평등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헌신한 한 평생

 

[caption id="attachment_212594" align="aligncenter" width="640"] ©채원희(2017)[/caption]

 

1950년대 청년 백기완 선생님은 세 가지 운동을 하셨지요. 농민운동, 빈민운동 그리고 나무심기운동 말입니다. 1956년 중동고에서  “조상의 촉루가 묻힌 모래언덕에 생명을 심자”며 자진학생녹화대를 조직했던 당신은, 환경운동에도 시대를 앞서간 통찰을 보여주셨습니다.

“환경이 왜 파괴되느냐. 그것은 이윤 생산의 모순 때문이다.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자본주의 체제 자체가 환경을 파괴하고 환경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사회주의 체제에서도 문제가 생긴다. 환경문제는 생산성의 고도화 때문에 발생한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체제 경쟁을 하게 되고, 서로 생산성을 높이려는 싸움을 벌이게 된다. 바로 그것이 환경 파괴의 요인이다.”

 

[caption id="attachment_212595" align="aligncenter" width="640"] ©채원희(2017)[/caption]

 

1987년 대선에서 민중대통령후보로 나선 당신은, 정치적 소수파의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했습니다. 민주세력 대연대 실패의 책임을 안고 사퇴하셨지요. 투표 이틀을 앞두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당신은 ‘불쌈꾼’이라는 평탄하지 않은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셨습니다.

서슬퍼런 긴급조치 1호와 독재정권의 혹독한 탄압도, 법원과 검찰‧경찰에서 보내온 수두룩한 통지서들도 그의 정신을 굴복시킬 수 없었습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부터 ‘새내기와 동아리’ 같은 말을 대중화한 우리말 살리기 운동까지. 우리사회 곳곳에는 당신께서 남기신 궤적들이 선명합니다.

또한 쌍용차 대량해고 사건과 희망버스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같은 노동현안부터 밀양 송전탑과 세월호의 아픔에도. 촛불이 온 세상을 밝히기까지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도, 당신은 언제나 현장을 지키셨습니다. 묵묵히 약자들 곁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셨습니다.

 

“마냥 쓰러질 것 같아도 눈을 똑바로 뜨고, 곧장 앞으로 앞으로.”

 

[caption id="attachment_212593" align="aligncenter" width="640"] ©통일문제연구소(2021)[/caption]

 

환경운동연합도 당신의 뜻을 이어받아, 시대적 과제들을 풀어가겠습니다. 부디 영면하소서.

월, 2021/02/15-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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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는 유죄다. 살인기업 책임져라. 이마트는 배상하라.”
“애경은 유죄다. 살인기업 책임져라. 애경은 배상하라.”

 

[caption id="attachment_212826"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2021)[/caption]

 

[caption id="attachment_212817"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2021)[/caption]

 

20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이마트 신촌점 앞으로 모여들었다. 가습기살균제 기업책임 배상추진위원회와 피해자연합 등은 이마트와 애경 등 가해기업들의 사과와 책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이어, 항의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이마트 신촌점을 시작으로, 홍대입구역 인근 애경본사까지 1km 가량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쳤다. 또한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잊지 말아달라고, 거리의 시민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국민 여러분 이 가습기살균제 사건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화학제품 대참사입니다. 저희는 가해기업을 응징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212818"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2021)[/caption]

 

유가족 김태종씨의 말이 이마트 신촌점을 향해 퍼져나갔다. 그는 지난 2007년 아내를 위해 이마트에서 이플러스 가슙기살균제를 구매했고, 그의 아내 박영숙씨는 힘겨운 투병생활 끝에, 지난해 여름 명을 달리했다.

그는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저희들이 가습기살균제를 쓴 이유는 간단합니다. 가습기살균제가 세균을 없애주고, 유익하다는 말에 사용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용한 결과 1,600명이 넘는 사람이 죽었고 지금도 죽어가고 있습니다.”

“가해기업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사과나 배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여러분 굴지의 대기업들이 연관된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잊지 말아주십시오.”

 

[caption id="attachment_212819"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2021)[/caption]

 

피해자 조순미씨는 “가장 중요한 건 피해자들이 내 주변, 가족들이 아무렇게나 만들어진 너무나도 좋은말로 쓰여진, 그 광고문구 하나에 믿음을 갖고 생활화학제품에 우리의 목숨이 왔다갔다할줄은 몰랐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잊혀져서는 안되는 가슴아픈 참사“라고 운을 떼었다.

그녀는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여러분 무조건 대기업에서 만들었다고, 애경에서 만든 제품, LG에서 만든 제품, SK, 옥시에서 만들었다고 무조건 신뢰하지 마십시오.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 아이들에게 좋다. 그 말을 믿었다가, 우리 아이와 가족의 건강을 앗아간 참사의 교훈을 잊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212820"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2021)[/caption]

 

피해자 김선미씨도 마이크를 잡았다.

“가해기업들에게 무죄판결이 나왔는데요. 기업이 안전하다고 판매해서 사용한건데, 아무도 죄인이 없대요. 그런데 저희 가족은 10년째 아프거든요. 병원에서의 진단도 가습기살균제가 아니면 답이 없대요. 그런데 기업은 아니래요. 이제라도 책임있는 사과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지난 1월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동물실험 결과 가습기살균제 속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이 폐 질환을 유발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이 판결에 피해자들은 물론, 환경보건 분야 전문가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피해자들은 SK케미칼·애경산업·이마트 등 CMIT/MIT 원료를 사용한 가해기업들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배·보상 등 책임을 촉구하는 항의행동과 기자회견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운영하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지원 종합포털에 따르면, 19일 기준 피해구제 신청자는 7284명이고, 이중 1629명이 사망했다. CMIT/MIT 원료사용 제품의 피해신청 건수는 1400건에 달한다.

 

노란리본기금

※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일, 2021/02/21-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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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대표 김수동, 김호철, 박미경, 이철수, 홍종호 선출 -

- 신임 사무총장 김춘이, 사무부총장 이영웅 선출 -

-2021년 중점사업은 기후위기 대응과 탈 플라스틱-

- 전국대의원 생태사회 대전환 촉구 결의문 채택해 -

환경운동연합이 2월 27일(토) 온라인 대의원대회를 개최했다. 재적의원 379명중 270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들은 향후 3년간 환경운동연합을 이끌어갈 13기 임원진을 선출했다. 이외에도 2021년 중점사업과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생태사회로의 대전환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13기 공동대표로는 김수동, 김호철, 박미경, 이철수, 홍종호 5인의 공동대표가 선출되었다. 현재 안동환경연합 상임대표인 김수동 대표는 영풍제련소 폐쇄 및 이전 운동을 주도해온 현장운동가로 전근대적인 산업구조를 친환경산업구조로의 전환하는 데 주로 활동하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환경법률센터 이사장이기도 한 김호철 변호사는 새만금 소송, 월성 1호기 수명연장 취소 소송에서 크게 역할해온 환경법률분야의 산증인이다.

박미경 대표는 현재 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으로 공해추방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 등 오랜 현장 활동을 통해 전국 지역조직 역량을 결집해 온 장본인이다. 12기에 이어 연임하게 된 이철수 대표는 판화를 통해 환경·평화·생명을 보호하는 저명 판화가로 최근에는 제주 제2공항 건설 반대 운동에도 참여한 바 있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 재직중인 홍종호 교수는 현장과 이론을 연결하고 통찰하는 전문가로서 국토개발, 기후위기, 에너지전환 등에서 한국사회에 크게 역할해 오고 있다.

김춘이 신임 총장은 1995년부터 국내외 환경이슈를 다룬 활동가로 사회적의제를 이끄는 환경운동연합, 행동하는 환경운동연합, 연대하고 협력하는 환경운동연합을 표방하고 있다. 대만 핵폐기물 북한반입 반대, 새만금 살리기, 4대강, 습지보전 및 DMZ 보전, 지속가능발전목표 등의 분야에서 역할해온 바 있다. 제주환경연합 사무처장이기도 한 이영웅 사무부총장은 제주도내 송악산 개발사업, 제주해군기지, 제주제2공항 건설 등 제주 현안이 발생할때마다 주민의 목소리를 담는데 노력해 왔다. 사업감사로는 석면피해자 구제 및 석면추방을 위해 활동해 온 변영철 변호사와 에코피스아시아 이태일 사무처장이, 회계감사로는 박상철 공인회계사가 선출되었다.

환경운동연합 대의원들은 2021년 중점사업으로 ‘기후위기, 석탄을 넘어 재생에너지로’, ‘2050 탈플라스틱 전략 수립 등을 결정했고,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생태사회로의 대전환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기후위기, 석탄을 넘어 재생에너지로’ 사업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운동이다. 2030 탈석탄 로드맵 수립을 위한 전국 캠페인,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정책적인 대안 마련, 온라인 플래폼을 활용한 미디어 영상 캠페인 등이 주요 내용이다.

‘2050 탈 플라스틱 전략 수립사업’은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마련되었다. 정부와 기업의 실효적인 감축목표를 이끌어내고, 실천 과정을 감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플라스틱 제로 챌린지를 비롯 시민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캠페인도 병행할 계획이다.

환경운동연합 대의원들은 위 결의문을 통해, “지난해 정부가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그린뉴딜 정책을 시행하고 있음에도, 석탄발전소 조기퇴출에 미온적”이라고 비판했다. “게다가 기후위기에 역행하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켰다”며 정부여당의 안일한 태도를 꼬집었다. 또한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더 큰 위기가 찾아올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기후위기 피해의 최전선에 있는 이들, 그리고 부담을 떠안을 청년들과 함께 위기를 멈추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2021년 우수 지역, 활동가, 회원 등에 대한 시상도 이루어졌다. 주민과 함께 하는 해안 쓰레기 정화활동을 펼쳐온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이 우수지역상을, 강윤희(제주환경운동연합)·문지현(전북환경운동연합) 활동가가 우수활동가상을, 박현수(청주충북)·소삼영(천안아산)· 홍기혁(광주) 회원이 우수회원상을 각각 수상하였다. 고 최재숙 에코생협 상무에게는 특별상, 12기 임기가 만료되는 권태선‧장재연 공동대표와 지기룡 감사, 최준호 전 사무총장에게는 공로패가 수여되었다.

 

2021227

환경운동연합

 

*첨부자료 13기 공동대표 및 총장단 사진

일, 2021/02/2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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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 회원 여러분께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환경운동연합 13기 공동대표 이철수, 김수동, 김호철, 박미경, 홍종호입니다. 모든 분들을 뵙고 인사드려야 하는데 코로나로 인해 직접 뵙고 인사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caption id="attachment_213646" align="aligncenter" width="1334"] 13기 공동대표단. 좌로부터 이철수, 김수동, 김호철, 박미경, 홍종호 공동대표.[/caption]

[caption id="attachment_213635" align="aligncenter" width="350"] 13기 총장단. (좌) 김춘이 총장, (우)이영웅 부총장 ⓒ환경운동연합[/caption]

공장 연기가 번영의 상징이던 시절 한국 환경운동의 씨앗을 뿌린 환경운동연합이 2023년이면 30주년을 맞이합니다. 향후 3년은 환경운동연합과 대한민국 역사에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환경운동연합이 일궈왔던 지난 30년의 노력과 헌신을 바탕으로 향후 30년의 비전을 새롭게 세워야 하는 시기입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050년 대한민국 탄소중립 비전’을 선포하였습니다. 인수공통감염시대,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은 삶의 가치를 넘어 경제·무역질서가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문명이 바뀌고 있습니다. ‘문명 대전환’의 시점에서 환경운동연합은 정부와 기업의 책임 있는 정책이행을 촉구해야 합니다. 그래서 탄소중립은 물론 지속가능한 생태사회를 위한 정책들이 내년 대통령선거를 통해 관철되어 차기정부의 정책으로 자리 잡도록 역할해야 합니다.

이러한 중차대한 시기에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를 맡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환경운동연합의 역할이 지구환경을 지키는 정의로운 길이기에 맡은바 회원 여러분과 함께 이 길을 가고자 합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전국 54개 조직이 하나되어 사회적 의제를 이끌고 행동하며,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소통하고 연대해 온 ‘생명보호’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기후위기극복’, ‘지속가능한 생태사회로 대전환’이 환경운동연합의 또 다른 이름이 될 수 있도록 회원여러분과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환경운동연합 13기 공동대표 이철수, 김수동, 김호철, 박미경, 홍종호
사무총장단 김춘이, 이영웅
금, 2021/03/19-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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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반려동물과 지역사회의 건강을 지키는 예방접종

 

|  우리동생 동물병건강을 지키는 예방접종원 김상민 수의사


백신의 역사

​1979년 영국의 의사 제너는 소의 젖을 짜는 사람들이 우두(cow pox)에 감염되면 그 후에는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소문에 흥미가 생겼습니다. 우두가 사람에게 감염되어도 큰 위험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제너는 우두에 걸린 여성의 고름을 소년의 상처에게 발랐습니다. 이후 소년에게 천연두의 병원체를 적용했지만 이 소년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백신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수 세기 동안 면역에 대한 관심으로 수많은 백신이 개발되었고 이는 인간과 동물들을 질병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 되었습니다. 현대에는 천연두와 소홍역의 공식적인 박멸이 선언되었고, 백신의 질병 컨트롤 능력이 입증되었습니다.
반려동물들이 인간의 삶과 밀접해지면서 반려동물들의 질병예방 또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 천연두 접종 풍자만화(왼쪽), 우두 접종을 하고 있는 에드워드 제너(오른쪽)
(이미지 출처: Wellcome Collection (Attribution-NonCommercial 4.0 International)

강아지 종합백신과 고양이 종합백신

​반려동물의 백신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병원마다 접종하는 프로토콜이 다릅니다. 하지만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치명적인 질병의 백신은 모든 병원이 반드시 포함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들이 강아지는 종합백신, 켄넬코프, 코로나, 광견병 등이 있고 고양이는 종합백신, 광견병 등이 있습니다. 이 중 강아지와 고양이의 종합백신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Distemper, Hepatitis, Parvovirus, Parainfluenza를 줄여 DHPPI라고 불리는 종합백신은 개홍역, 개전염성간염, 파보장염, 파라인플루엔자 감염증을 예방합니다. 고양이 종합백신은 고양이 범백혈구 감소증, 고양이 바이러스성 비기관염, 고양이 클라미디어 감염증, 고양이 칼리시바이러스 감염증을 예방합니다. 위 질병들은 호흡기, 소화기, 피부질환, 신경증상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고 어린 동물들에게 감염 시 사망률이 아주 높은 질병들이라서 필수적으로 접종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대한 궁금한 이야기

Q. 예방접종을 왜 생후 바로 맞추지 않고 시간이 지나서 맞추는 것일까요?
A. 새끼들은 태어나서 어미의 젖을 통해 항체를 전달받게 됩니다. 이를 모체이행 항체라고 합니다. 모체이행항체는 개체마다 차이가 있는데 짧게는 6주, 길게는 12주 이상까지 새끼들 몸에 존재하며 면역을 담당합니다. 모체이행항체는 백신에 들어있는 항원에 대한 자가형성항체의 형성을 방해하게 됩니다. 그래서 모체이행 항체가 사라지는 6주~8주 령에 예방접종을 시작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모체이행항체가 이 시기에도 남아있어 항체가 생성되지 않을 경우를 생각해서 2주 간격으로 추가 접종을 하게 됩니다.

​Q. 예방접종을 왜 반복해서 맞을까요?
A. 백신은 병을 일으키지 않을 만큼 약하게 처리된 병원균입니다. 이 병원균을 접종해서 몸에서 항체를 생성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생성된 항체는 병원균의 정보를 기억해두어 다음 병원균 침입에 더 빠르고 강한 대비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줍니다. 중복해서 맞을 경우 이미 기억해둔 정보를 통해 훨씬 많은 양의 항체를 생산하여 더 높은 면역 수준의 기억을 가지게 됩니다.

​Q. 예방접종이 위험하지는 않나요?
A. 백신도 부작용이 존재합니다. 백신을 맞고 발열, 기력저하, 식욕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경미한 수준으로 금방 회복하게 됩니다. 수천 마리 중 한두 마리 정도의 낮은 확률로 백신주사에 대한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일어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아주 드문 경우지만 이러한 부작용의 발생을 줄이기 위해 강아지와 고양이의 컨디션이 매우 좋을 때 접종을 해야 합니다.

​반려동물과 지역사회의 건강을 지키는 예방접종

위 질병들은 바이러스 질환이라서 특별한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고,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사망률이 높으며 치료가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위의 질병들로 내원하는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많았습니다. 치료 기간이 길고 전염성이 강해 격리와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해서 병원을 아주 애먹였던 질병들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예방접종이 잘 이루어져 위 질병으로 내원하는 강아지와 고양이들을 거의 볼 수 없습니다. 정말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 지역사회에 특정 질병에 대한 예방접종률이 높을수록 그 지역에서 질병 이환율은 낮아집니다. 이처럼 예방접종은 내 반려동물을 건강을 지킬뿐 아니라 내 지역사회의 다른 반려동물들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기도 합니다. 위험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게 됨으로써 그 질병을 치료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 수의사로서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앞으로도 건강한 지역사회에서 우리 반려동물들이 치명적인 질병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목, 2021/03/2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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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길(환경운동연합 전 정책위원. 지혜공유협동조합 이사장)

 

헌나무를 베어 새나무를 심자는 산림청

[고양신문] 작년 7월 20일 경기연구원의 블로그에 <나무를 베야할 시대>라는 글을 읽고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대목이 눈에 걸렸다.

‘우리나라 산림의 1/4이 40년 이상 되어 고령화로 진입했고 산림 나이의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이다. 사람으로 치면 중장년 이상이 전국에 72%, 어린이와 청소년급이라고 할 1영급과 2영급은 각각 6%와 5%에 불과하다. 고령화되어 늙은 숲은 탄소흡수능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므로 수확시기가 되면 수확하고, 어린나무를 새로 심어 가꾸는 것이 탄소저장능력을 높이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이 결국 헌나무를 베고 새나무를 심어야 하는 이유라는 것이다. 마치 정년 넘은 노인은 사회적 효용이 없으니 솎아내고 젊고 어린 사람만 살려둔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되었다.

실제 지난 1월 20년 산림청은 산림의 기후위기대응 탄소중립목표 달성을 위해 ‘2050 탄소중립 산림부문 추진전략(안)’을 발표했다. “2050년까지 30년간 30억그루의 나무를 심어, 탄소중립 3400만톤을 줄이는데 기여하고, 산림의 탄소흡수력 강화, 신규 산림탄소흡수원 확충, 목재와 산림바이오매스의 이용 활성화, 산림탄소흡수원 보전, 복원 등 4대 정책 방향과 12대 핵심과제를 중점 추진하겠다”고 했다.

도시숲조성, 섬지역, 유휴토지, 북한과 해외에 나무심기 등이야 아주 좋은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영급구조개선’이라는 말이다. 영급이란 1영급(0~10년된 나무), 2영급(11~20년), 3영급(21~30년), 4영급(31~40년), 5영급(41~50년), 6영급(51년 이상)된 나무라는 뜻으로, 나무의 탄소흡수 능력은 30년까지가 최대이고 이후 점차 줄어든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30년 이상 된 4~6영급 나무가 산림 전체의 72%를 차지하기 때문에 6영급부터 시작하여 5~4영급으로 베어 그 자리에 어린 새나무를 심는다는 것이 ‘영급구조개선’이다. 그렇다면 기후위기 해소, 탄소중립화를 위해 바야흐로 엄청난 나무베기 벌목이 시행될 계획인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215309" align="aligncenter" width="600"] (c) 고양신문[/caption]

 

코로나19, 에볼라, 사스는 산림 벌채가 원인

나는 이들의 용어 중에 ‘영급구조개선’을 비롯하여 ‘나이의 불균형’, ‘노령화’라는 말이나 ‘수확’, ‘지속산림경영’이라는 용어가 대단히 불편하다. 산림청이 숲과 나무를 보호가 아니라 임업으로 수익창출과 돈벌이 하는 곳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부산대 조경학과 홍석환교수는 “산림청이 숲을 자연에 맡기면 쇠퇴한다는 엉뚱한 논리로 지난 수십년간 줄기차게 숲의 나무를 베어 내왔다”고 비판하고 있다.

우리는 기후위기의 해소를 위해서 최대한 많이 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말해 왔는데 산림청은 노후 된 나무를 베어 젊은 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주장하니 이게 국민들에게 과연 납득이 될 내용인가 하는 점이다. 그러면 수천년 된 아마존의 원시림은 모두 베어져야 마땅한가? 지구의 허파라고 하여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보낸다는 말은 거짓이란 말인가? 보루네오섬의 오래된 밀림이 엄청난 개발로 파헤쳐지는 일은 어린 새나무를 심을 좋은 기회란 말인가?

그래서 몇몇 외국의 자료를 보았다. 네이처(Nature)지 2019년 4월 4일자에 쓴 루이스(Lewis)와 휠러(Wheeler)의 글에 역시, 천연림은 나무농장보다 40배 더 효과적이며 기온상승을 늦추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또한 오래된 산림과 어린나무 중에 어느 것이 탄소흡수에 더 나은지 과학자들의 주장은 엇갈린다고 소개하면서, 젊은 나무가 탄소를 빨리 흡수하지만 크고 오래된 나무는 나뭇잎이 많아 생각했던 것보다 탄소를 더 잘 흡수하며 이들 숲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탄소저장소라고 말하는 학자들도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심각한 것은 숲이 벌목되면 절반이 탄소인 나무에서 탄소가 급격하게 방출되기 때문에 온난화를 가속화시킨다고 말한다.

숲은 풍부한 생물들의 서식처

심각한 것은 산림청이 나무를 그저 “탄소흡수기능, 임업수익”으로만 보는 자세이다. 숲은 나무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동물도 있고 곤충도 있고 계곡에 물고기도 살며, 바이러스도 살고 수만년 동안 생태계가 균형을 이루며 살아온 거대한 생명들의 서식처이자 보금자리이다. 또한 큰 폭우가 내릴 때 물을 머금어 홍수를 막고 조절하는 것이 숲이며, 나무가 물을 증발산하면서 주변의 열을 빼앗기 때문에 폭염재난을 줄이는 것도 숲이다. 숲은 단순히 나무들만의 집합이 아니다.

현재 우리가 고통을 겪고 있는 코로나19는 박쥐가 서식하는 숲을 베어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에볼라, 사스 등 모두 원시림을 베어내고 숲을 망가뜨려 발생한 것임을 잊었는가? 이런 숲과 나무, 생명의 생태계를 그저 ‘탄소’로 환원한다. 거대한 생명들의 삶터로 보지 않고 그저 투자, 기술, 이윤의 대상으로 수렴하여 수확하고 경영해야 할 대상으로 보고 있다. 산림청은 숲을 ‘보존의 관점’이 아니라 과거 개발시대처럼 ‘이용의 관점’으로 보는 구태의연한 모습이다. 겉으로 탄소중립을 표방하지만 실은 기후변화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틈에 임업 비즈니스를 키우려는 것으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새로 나무를 심으려면 오래된 나무를 베려 하지 말고 아스팔트와 시멘트를 걷어내고 심으라. 오늘날 심각한 기후위기를 해결할 다양한 방법 중에 숲을 보존하고 나무를 심는 것만큼 크고 효과적인 것은 없다. 더욱이 앞으로 기후위기보다 더 심각한 쓰나미가 닥칠 것을 예견하고 있다. 바로 ‘생물다양성’의 붕괴이다. 생물다양성이 붕괴되면 정말 인간은 살 수 없다. 생물다양성을 지키려면 숲은 절대 파괴되면 안 된다.

출처 : 고양신문

 

월, 2021/04/12-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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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날(4.22)과 새만금방조제 최종물막이(2006. 4.21)을 맞아 새만금 해수유통으로의 전환을 축하하고, 새만금 해수유통 확대와 갯벌의 복원 등 새만금사업의 환경친화적 전환을 결의하고 기원하는 '새만금 생명평화 장승문화제'가  지난 4월17일 부안 해창 장승벌에서 진행되었다.

이 날 행사는 새만금살리기운동을 함께 한 전국의 환경시민단체 및 종교계가 “담수화 포기와 해수유통으로 전환”을 선언하고, 우리나라 환경운동의 성지인 해창갯벌에서 새만금 재자연화를 시작하는 의미를 담아 장승을 세우고, (가칭)새만금 생명평화공원의 조성을 제안하고자 마련되었다.

[caption id="attachment_215485" align="aligncenter" width="640"] 새로 세워진 장승들[/caption]

5대종단 성직자를 대표한 최종수 신부는 "2006년 4월 방조제 물막이 공사 이후 백합, 동죽, 바지락, 물총조개, 꽃게, 갈치 등 죽음의 행렬기 이어지고 포구와 마을은 폐가가 되어버렸다. 손자 등록금과 아들딸 신혼살림을 마련할 수 있던 갯벌과 바다는 악취를 풍기며 썩어갔다. 누가 자손만대 살아온 갯벌을 죽음의 땅으로 만들었는가? 누가 대대손손 누려갈 황금어장을 죽음의 바다로 만들었는가? 언젠가 자연이 새만금 방조제를 무너뜨릴 날을 기다리며 희망을 갖는다. 해창갯벌에서 풍물패가 바다와 하늘을 울리며 자연과 상생하는 날이 썰물처럼 들기를 희망한다"고 인사말을 하였다.

매립된 갯벌은 황무지가 된 채 바람만 불면 모래먼지가 흩날리고 이 먼지들은 부안, 전주까지 도달하여 전라북도 내륙의 미세먼지 농도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편 농어촌공사는 2023년 세계 잼버리 대회를 개최한다는 이유로 해창 장승벌에 진입로를 놓겠다고 해서 새만금 해수유통 추진 공동행동에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새만금 해수유통의 확대와 새만금사업의 환경친화적 전환을 통해 해창갯벌에서 새만금 재자연화가 시작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참가자들은 온 힘을 다해 장승을 세웠다.

"여기까지 오는데 30년이 걸렸다. 자연의 이치와 역사의 순리는 거역할 수 없다. 오직, 모두의 바다와 다음세대를 위한 갯벌을 지키려 했던 우리는 해수유통 결정과 함께 2021년 새만금의 봄을 맞을 것이다".라고 지난 2월 <함께사는 길>에 언급했듯 이정현 새만금 해수유통 추진 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의 바램대로 회복과 전환의 역사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월, 2021/04/19-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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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보다 더 무서운 층견소음

 

글 : 우리동생 협동조합

 

 

"금방올께~"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아침 출근길 혹은 볼일을 보러 집밖을 나설 때, 반려동물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시나요?

 

아마도 보호자들과 같이 있을 때 문제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을 꺼예요.

우리 애는 얌전해서 잠을 자고 있을 꺼야~
개들은 혼자 있을 때 주로 잠을 자던데요?
-내새끼 밖에 모르는 '보호자'-

 

이렇게 생각했는데 집앞에 이런 메모가 붙어 있었나요?

개가 시끄러워서 도저히 생활을 할 수 없어요!
제발 외출할 때 개를 데려가세요!!!!
-화가난 '이웃 주민'-

 

아파트, 빌라와 같은 공동주택의 주거환경에서 사는 사람이 80%에 가까운 우리나라에서 급증하고 있는 "층간소음" 문제가 심각해진 건 꽤 오래되었죠.

[caption id="attachment_215799" align="aligncenter" width="640"] © 통계청[/caption]

                                                 © 통계청

​소음차단을 위해 매트도 깔아보고, 9시 이후엔 뛰기 금지, 집안에서는 뒤끔치 들고 걷기 등의 온갖 방법을 써보지만 가족구성원이 여럿인 집에서, 특히 습관을 바꾸며 살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웃집의 고충도 알겠지만 "내집에서 편안히 걷지도 못하나"하는 푸념을 하기도 합니다.최근 몇년 사이 층간소음을 넘어서는 이웃갈등이 생겼는데요, 반려인이라면 다들 아실꺼예요. 바로 "층견소음"입니다.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양육할 정도로, 반려인구가 늘어나면서 최근 몇년전부터는 층간소음보다 층견소음 문제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심지어 처벌을 원하지만 <소음 진동관리법>에 따르면 '사람이 내는 소리'만 적용이 가능하여 법을 바꾸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반려견이 짖는 소리가 얼마나 크길래 이토록 힘들어 하는 걸까요?
층견소음의 원인 중 하나인 청소기 소리는 60~76데시벨(dB), 피아노 소리는 80~90데시벨에 이르는 데요. 개짖는 소리는 두 소리보다 큰 90~100데시벨에 이른다고 합니다. 2005년 일본 도쿄에서 강아지별 짖는 소리를 측정한 결과, 소형견은 80데시벨, 큰개는 90데시벨 정도의 소음을 만든다고 하네요.

그럼 90데시벨 정도의 소리는 얼마나 큰걸까요? 길을 가다 소방차를 만난적 있으신가요? 그 소방차를 20미터 앞에서 만났을 때 들리는 소리 크기 정도라고 하니 엄청나다고 할 수 있죠. 이런 소리가 지속적으로 15분 이상 들린다고 상상해보세요. 이웃의 고충이 어느 정도일지 이해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층간소음으로 가장 힘들어하는 아이 뛰는 소리가 39.1데시벨이니, 일반 소음 2~3배에 달하는 개짖는 소리는 그냥 간과할 일이 아닙니다. 지자체 동물보호팀들이 많이 받는 민원들 중에 바로 이 층견소음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런 문제있는 반려견들의 사회화 훈련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답니다.

​​반려견에게 사회화교육이란
"외부자극에 예민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입니다"
여러 이유에서 반려견들은 예민해지기도 하고, 불안해지기도 하는데요. 반려견의 동물복지를 위해서라는 꼭 필요한 일입니다. 또한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노력이기도 합니다.

​미국과 스웨덴의 경우 반려동물 소음으로 인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경우, 보호자에게 벌금을 부과하기도 할 정도로 해외에서도 심각하게 고려되고 있는 문제입니다.

반려견 층견소음으로 이웃에게 고통을 주고 계시진 않나요?
당신의 반려동물에게 사회화훈련을 꼭 해주세요. 또한 외부로 나가는 소음을 줄이는 방법을 시도해보세요.
첫째, 현관문 앞 중문을 설치해보세요.
둘째, 중문설치가 어렵다면 현관문 앞에서 최대한 떨어뜨려 안전펜스를 친 후 커튼을 치는 것도 소음차단에 도움이 됩니다.
셋째, 창문으로 나가는 소음이 걱정된다면 창문에 커튼을 쳐보세요.
넷째, 혹시 초인종이 소리에 민감한가요? 그렇다면 초인종 소리가 불빛으로 나오는 제품들도 나왔다고 하니 그걸 활용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수, 2021/04/2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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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기의 섬이야기

부산의 진짜 동백섬 가덕도, 공항으로 사라진다

홍선기(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생태학)

[caption id="attachment_216056" align="aligncenter" width="640"] 가덕도의 국수봉과 남산의 동쪽 중앙계곡에는 동백군락지가 있다 ©이상범[/caption]

부산 강서구 천성동 308-2번지, 면적은 약 21㎢로 서울시 용산구 정도이다. 가덕도는 부산에서 가장 큰 섬이다. 가덕도 신공항이 정치권에 화두가 되었다. 이미 2016년에 신공항 부지로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곳이다. 그런데 평소 다른 섬 공항 건설에는 관심도 없던 정치권이 가덕도 공항에는 전광석화처럼 달려들어 정치적인 환심을 얻고자 했다. 가덕도에 무관심하던 정치권에서 뜨겁게 달아오른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가덕도 공항을 표심의 제물로 삼은 것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이다. 국회에서 발의한 지 석 달도 안 되는 시간에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것이다. 보궐선거는 끝났고 국민 머릿속에서는 벌써 잊혔지만, 가덕도 신공항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공항이 건설되기 위해서는 대상 입지에 대한 공항 건설 전후의 안전, 경제, 생태환경 등 기본적이며 상식적인 영향평가 과정을 통해 검증이 진행된다. 활주로 주변의 개방성, 해무나 파랑 등 돌발적인 기상 이변에 적응할 수 있는 활주로와 항공기의 규모, 조류 충돌(bird strike)이 발생하지 않을 확률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섬 주민들의 건강과 복지 차원 뿐 아니라 관광객의 안전한 여행을 위해서는 이러한 조건에 대한 명확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caption id="attachment_216052" align="aligncenter" width="640"] 가덕도 조감도 ©부산시[/caption]

가덕도 신공항이 들어올 가덕도는 이미 육지와 연결된 섬이다. 서쪽으로는 거가대교를 통해 거제도와 연결되어 있고, 동쪽으로 가덕대교로 부산과 연결된다. 국내에서 섬 공항 건설을 주장하는 지자체 중에 이렇게 육지로 연결된 섬을 공항으로 하겠다는 발상은 처음이다. 필자는 보궐선거 분위기로 가덕도 공항 특별법이 통과되기 전에 가덕도를 방문하였다. 외지에서 바라보는 가덕도 분위기와는 다르게 섬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는 컸다. 특히 가덕도 외양포 마을은 1904년 2월 러일전쟁이 발발하자 일본군은 병참기지 건설을 위해 주민들을 이주시켰고, 1945년 해방이 될 때까지 마을을 빼앗겼던 역사가 있다. 그러니 이제는 신공항 건설과 함께 다시 마을을 떠나 이주해야 하고, 고향은 흔적 없이 사라지게 된다.

[caption id="attachment_216053" align="aligncenter" width="640"] 가덕도 시민단체들의 신공항 반대 격문 (필자 촬영)[/caption]

가덕도 신공항의 3.5km 길이의 활주로 중 40% 이상의 부분은 바다를 메워 조성하는데, 예정부지 주변의 수심이 최대 21m에 달한다고 한다. 이 바다를 주변에 있는 국수봉(264.4m), 남산(188.4m), 성토봉(179m)을 흙을 깎아 메운다고 하니 가덕도 자체의 형상이 크게 바뀔 뿐 아니라 산림 훼손, 나아가 매립된 흙에 의한 해양생태계 오염은 불을 보듯 명확하다. 태풍의 강력한 에너지를 분산시켜 막아줬던 산들이 절토되어 사라지면 그 바람의 영향은 고스란히 주변 지역에 미치게 된다. 대개 공항을 활주로 규모로 판단하지만, 부대시설과 보안 시설 등을 포함하면 그 면적은 두세 배 늘어나게 된다. 결국, 가덕도 대항동 전체가 형상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도 국책사업에서 환경영향평가 절차는 무시되는 경향이지만,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기상 이변에 대한 평가도 필수적으로 검증되어야 할 사항이다.

[caption id="attachment_216054" align="aligncenter" width="636"] 외양포의 일제강점기 포대 진지 (필자 촬영)[/caption]

일제강점기에 군사적 요충지나 기상 기지의 역할을 했던 우리나라 섬들의 지형적, 지리적 특성을 보면, 왜 이곳이 특정한 장소, 특히 군사적으로 이용되었는가를 이해할 수 있다. 특히 공항 건설지인 외양포(外洋浦) 일대는 일제강점기 시대 포대가 위치했던 장소이고, 일본군의 잔재가 고스란히 잘 남아 있어서 우리나라 근대역사교육에 매우 중요한 문화공간이다. 아직도 외양포 일원에는 당시 가옥, 도로, 우물 등이 남아 있다.

[caption id="attachment_216055" align="aligncenter" width="640"] 외양포에는 일제강점기 군인들이 사용했던 군사 시설을 포함하여 우물, 목욕실 등 당시 생활 공간이 잘 남아 있다. (필자 촬영)[/caption]

전문가들의 조사에 의하면, 국수봉을 비롯하여 주변 생태계는 국립공원 수준의 생태적 보전가치가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가덕도 해역은 해양생태도 1등급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 취약종(EN, endangered; VU, vulnerable)리스트에 등재한 상괭이가 대거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서도 국제거래 금지 목록에 상괭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 9월 해양 보호 생물로 지정되었다. 수달도 발견되었다고 한다(한겨레21 1359호, 1360호 참고). 수달은 바다와 육지를 오고 가는 생물이다. 상괭이나 수달, 동백 자생군락지, 철새들이 존재하고 이러한 보호 생물이 서식하고 활동한다는 것은 해양의 생태계 건강성이 매우 높고, 육지와 바다가 단절되지 않고 생태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하는 지표이다. 특히 바다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것은 수달이나 상괭이의 먹이가 되는 생물들이 다양하다는 뜻이다. 이러한 바다를 인간이 이용한다. 주민들은 물고기를 잡고, 양식도 하고, 가덕도 바다는 생업과 삶의 터전이다. 그러나, 공항 건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상괭이나 수달, 동백 자생군락지, 철새들의 존재는 오히려 방해물이 되고, 자연의 우수성은 인정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바이든이 승리하면서 트럼프 정권에서 탈퇴했던 기후협약에 미국이 다시 가입하였다. 5월 4일에는 프랑스 하원이 정부에 발의한 ‘기후와 복원법안’이 통과되었다. 이 법안에 의하면 기차를 타고 2시간 30분 안에 있는 거리는 항공기 운항이 금지된다는 내용으로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프랑스 정부의 조치 중 하나이다. 일본에서는 80년대 경제부흥시대 지역균형이라는 차원에서 건설한 중소 공항의 지속적인 경영난 때문에 폐쇄된 공항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시간을 절약하는 일본인들에게 신칸센과 비행기 사이에 선택에서 신칸센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예를 들면, 도심에서 먼 비행장까지 가는 시간, 수속시간, 대기시간, 그리고 착륙 후의 절차 등을 합하면, 도심에서 신칸센을 타고 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부합하듯, 일본국철(JR)은 신칸센의 속도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 신칸센의 이용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자는 세계적 추세에도 부흥하고 있는 내용이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KTX도 점차 빨라지고 있고, 이미 경부선과 호남선 모두 거의 2시간대에 달리고 있으니 프랑스 법안을 적용한다면 공항이 필요 없게 되는 것이다.

프랑스 바바라 퐁필리 환경장관은 이날 ‘기후와 복원법안’ 하원 표결에 앞서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려면 프랑스에 뿌리 박힌 습관부터 바꿔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고 한다. 기후위기의 시대, 이제 자동차를 넘어 비행기까지 절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프랑스 환경장관의 기후법안지지 호소문을 보면서, 우리나라 정부와 환경부장관은 과연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 이제는 자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자. 생물과 생태계는 자리를 잃고 주민 사회는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공동체는 해체된다. 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할 공생공존의 시대이다.

목, 2021/05/0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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