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나무를 베어 기후위기를 해결한다고?

유정길(환경운동연합 전 정책위원. 지혜공유협동조합 이사장)
헌나무를 베어 새나무를 심자는 산림청
[고양신문] 작년 7월 20일 경기연구원의 블로그에 <나무를 베야할 시대>라는 글을 읽고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대목이 눈에 걸렸다.
‘우리나라 산림의 1/4이 40년 이상 되어 고령화로 진입했고 산림 나이의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이다. 사람으로 치면 중장년 이상이 전국에 72%, 어린이와 청소년급이라고 할 1영급과 2영급은 각각 6%와 5%에 불과하다. 고령화되어 늙은 숲은 탄소흡수능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므로 수확시기가 되면 수확하고, 어린나무를 새로 심어 가꾸는 것이 탄소저장능력을 높이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이 결국 헌나무를 베고 새나무를 심어야 하는 이유라는 것이다. 마치 정년 넘은 노인은 사회적 효용이 없으니 솎아내고 젊고 어린 사람만 살려둔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되었다.
실제 지난 1월 20년 산림청은 산림의 기후위기대응 탄소중립목표 달성을 위해 ‘2050 탄소중립 산림부문 추진전략(안)’을 발표했다. “2050년까지 30년간 30억그루의 나무를 심어, 탄소중립 3400만톤을 줄이는데 기여하고, 산림의 탄소흡수력 강화, 신규 산림탄소흡수원 확충, 목재와 산림바이오매스의 이용 활성화, 산림탄소흡수원 보전, 복원 등 4대 정책 방향과 12대 핵심과제를 중점 추진하겠다”고 했다.
도시숲조성, 섬지역, 유휴토지, 북한과 해외에 나무심기 등이야 아주 좋은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영급구조개선’이라는 말이다. 영급이란 1영급(0~10년된 나무), 2영급(11~20년), 3영급(21~30년), 4영급(31~40년), 5영급(41~50년), 6영급(51년 이상)된 나무라는 뜻으로, 나무의 탄소흡수 능력은 30년까지가 최대이고 이후 점차 줄어든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30년 이상 된 4~6영급 나무가 산림 전체의 72%를 차지하기 때문에 6영급부터 시작하여 5~4영급으로 베어 그 자리에 어린 새나무를 심는다는 것이 ‘영급구조개선’이다. 그렇다면 기후위기 해소, 탄소중립화를 위해 바야흐로 엄청난 나무베기 벌목이 시행될 계획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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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고양신문[/caption]
코로나19, 에볼라, 사스는 산림 벌채가 원인
나는 이들의 용어 중에 ‘영급구조개선’을 비롯하여 ‘나이의 불균형’, ‘노령화’라는 말이나 ‘수확’, ‘지속산림경영’이라는 용어가 대단히 불편하다. 산림청이 숲과 나무를 보호가 아니라 임업으로 수익창출과 돈벌이 하는 곳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부산대 조경학과 홍석환교수는 “산림청이 숲을 자연에 맡기면 쇠퇴한다는 엉뚱한 논리로 지난 수십년간 줄기차게 숲의 나무를 베어 내왔다”고 비판하고 있다.
우리는 기후위기의 해소를 위해서 최대한 많이 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말해 왔는데 산림청은 노후 된 나무를 베어 젊은 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주장하니 이게 국민들에게 과연 납득이 될 내용인가 하는 점이다. 그러면 수천년 된 아마존의 원시림은 모두 베어져야 마땅한가? 지구의 허파라고 하여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보낸다는 말은 거짓이란 말인가? 보루네오섬의 오래된 밀림이 엄청난 개발로 파헤쳐지는 일은 어린 새나무를 심을 좋은 기회란 말인가?
그래서 몇몇 외국의 자료를 보았다. 네이처(Nature)지 2019년 4월 4일자에 쓴 루이스(Lewis)와 휠러(Wheeler)의 글에 역시, 천연림은 나무농장보다 40배 더 효과적이며 기온상승을 늦추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또한 오래된 산림과 어린나무 중에 어느 것이 탄소흡수에 더 나은지 과학자들의 주장은 엇갈린다고 소개하면서, 젊은 나무가 탄소를 빨리 흡수하지만 크고 오래된 나무는 나뭇잎이 많아 생각했던 것보다 탄소를 더 잘 흡수하며 이들 숲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탄소저장소라고 말하는 학자들도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심각한 것은 숲이 벌목되면 절반이 탄소인 나무에서 탄소가 급격하게 방출되기 때문에 온난화를 가속화시킨다고 말한다.
숲은 풍부한 생물들의 서식처
심각한 것은 산림청이 나무를 그저 “탄소흡수기능, 임업수익”으로만 보는 자세이다. 숲은 나무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동물도 있고 곤충도 있고 계곡에 물고기도 살며, 바이러스도 살고 수만년 동안 생태계가 균형을 이루며 살아온 거대한 생명들의 서식처이자 보금자리이다. 또한 큰 폭우가 내릴 때 물을 머금어 홍수를 막고 조절하는 것이 숲이며, 나무가 물을 증발산하면서 주변의 열을 빼앗기 때문에 폭염재난을 줄이는 것도 숲이다. 숲은 단순히 나무들만의 집합이 아니다.
현재 우리가 고통을 겪고 있는 코로나19는 박쥐가 서식하는 숲을 베어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에볼라, 사스 등 모두 원시림을 베어내고 숲을 망가뜨려 발생한 것임을 잊었는가? 이런 숲과 나무, 생명의 생태계를 그저 ‘탄소’로 환원한다. 거대한 생명들의 삶터로 보지 않고 그저 투자, 기술, 이윤의 대상으로 수렴하여 수확하고 경영해야 할 대상으로 보고 있다. 산림청은 숲을 ‘보존의 관점’이 아니라 과거 개발시대처럼 ‘이용의 관점’으로 보는 구태의연한 모습이다. 겉으로 탄소중립을 표방하지만 실은 기후변화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틈에 임업 비즈니스를 키우려는 것으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새로 나무를 심으려면 오래된 나무를 베려 하지 말고 아스팔트와 시멘트를 걷어내고 심으라. 오늘날 심각한 기후위기를 해결할 다양한 방법 중에 숲을 보존하고 나무를 심는 것만큼 크고 효과적인 것은 없다. 더욱이 앞으로 기후위기보다 더 심각한 쓰나미가 닥칠 것을 예견하고 있다. 바로 ‘생물다양성’의 붕괴이다. 생물다양성이 붕괴되면 정말 인간은 살 수 없다. 생물다양성을 지키려면 숲은 절대 파괴되면 안 된다.



네이버 검색어 설정 기본값으로 전체연령 급상승 검색어 '3위'에 올랐습니다. 사진: 네이버캡처[/caption]
네이버 검색어 설정에서 시사값을 올렸더니 전체연령 '1위'에 올랐습니다. 사진: 네이버캡처[/caption]
314실시간기후위기 안내 웹카드[/caption]
2시를 기다리며..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도 함께했습니다.[/caption]


















▲ 전례없는 대형 산불로 비상사태가 선포된 호주 남동부 지역. 인명 피해 뿐 아니라 호주를 상징하는 코알라 등 야생동물과 가축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출처:the Sun[/caption]
▲ 2019년 12월 5일 부터 2020년 1월 5일까지 호주에서 발생한 산불을 NASA에서 화재관측위성 데이터로 3D화한 사진. 기후변화로 인해 특히 호주 동부해안의 경우 산불 발생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출처:NASA[/caption]
▲ 12월 19일 호주 시민들이 시드니 총리관저 앞에서 스콧 모리슨 총리에게 산불 대책과 기후변화에 대한 긴급 조치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Jenny Evans / Getty Images[/caption]


▲ 호주 지구의벗이 산불 이후 지역 단체, 동물보호소와 함께 야생동물 구호 활동 및 먹이주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구의벗 호주[/caption]
▲ 호주 지구의벗이 지난 1월 30일 호주 산불 생존자들과 함께 호주 4대 은행 중 하나인 ANZ에 대한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ANZ는 화석연료 프로젝트에 투자자금을 대고 있으며, 원고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지구의벗 호주[/caption]
▲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해 300여개 시민단체가 함께 하고 있는 기후위기비상행동의 주최로, 지난 1월 13일 호주 산불로 희생된 생명을 추모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광화문에서 열렸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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