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이야기] 인천의 하천
인천의 하천
김성근 장수천네트워크 전 대표
인천에서 하천 이야기를 하면 제일 먼저 반문하는 것이 인천에도 하천이 있나 하는 것이다. 인천의 하천은 산다운 산이 없는 지역특색과 바다와 가까운 관계로 우리가 하천이라고 느낄 정도의 큰 물길을 가진 하천이 없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에 생긴 아라천과 국가하천으로 승격된 굴포천이 있어 다행이고 이 두 하천에 대해서는 하천 이야기를 풀어 나가면서 다시 거론할 예정이다. 인천시의 급격한 인구증가에 따른 도시 팽창으로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하천들은 생활오수 배출구로 전락하였다. 필자의 기억에는 인주로 부근에서 물놀이도 하고 소쿠리로 미꾸라지나 붕어를 잡아서 매운탕을 끓여 먹던 아스라한 추억도 있다.
아무도 돌보지 않고 도시의 시궁창이 된 하천이 1992년 리우데자네이루의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나온 “지속가능한 개발”의 아젠더를 실천하기 위하여 전 세계 국가와 모든 지방 도시는 의제 작성을 시작하였다. 인천에서도 각 분야로 나누어 시민사회와 관·전문가, 기업들이 모여서 활발하게 의제작성을 하였다. 그 중에서 물분과 분야가 인천의 하천과 먹는 물(샘물)에 대하여 의제 작성을 하였으며 이 때 주도적으로 활동한 사람들은 최계운(인천대학교), 김재신(동양화학), 정연중(인천시청), 최혜자(인천경실련) 등 이었으며 매우 열정적으로 과업을 수행하였다.
의제 작성을 하면서 꾸준히 제기되었던 문제는 오염된 하천을 어떻게 복원시킬까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물분과에서 의제를 작성하던 역량과 열정이 수많은 난제에도 불구하고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이하 추진단)을 탄생시켰다.
2003년 9월에 구성된 추진단은 2003년 12월 전국 최초로 시조례와 운영규약을 만들었다. 행정기관에서는 민·관 파트너십 거버넌스 기반 조성을 지원하고 , 전문가들과 하천 유역에서 활동하거나 관심있는 시민사회 단체들의 의견을 참고로 하여 기술적 검토와 각 하천의 복원 방향을 제시한다는 추진단 구성은 당시 큰 사건이었고 많은 지역에서 벤치마킹하는 자랑스러운 기구였다.
그리고 추진단이 구성되고 관심을 가진 하천은 굴포천·공촌천·승기천·장수천 등 4개의 하천이었으나 그 당시 마전지구 개발로 인한 치수사업으로 조성되고 있던 나진포천이 관의 요구에 의해 추진단의 관심 하천으로 추가되어 5대 하천이 되었다. 많은 기대와 의욕을 가지고 출발한 추진단은 한 달에 2~3번씩 만나 의논하고 토론하며 인천의 하천 부활을 위하여 노력해 왔다. 추진단에서 4개 하천의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하천 복원에 대하여 의논하며 전제로 한 것이 청계천식 획일적인 복원을 거부하며 각 하천마다 테마를 설정하여 그 테마에 알맞도록 우리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각 하천별로 구성된 네트워크에서는 각 하천의 복원과 목표가 될 테마 선정 작업을 토론을 걸쳐 추진단에 제시하였다.
| 하천 | 테마 |
| 굴포천 | 자연과 이야기하며 걷고 싶은 하천 |
| 공촌천 | 창포꽃 하늘거리는 하천 |
| 승기천 | 도심지에 철새가 날아드는 하천 |
| 장수천 | 반딧불이와 함께하는 하천 |
| 나진포천 | 백로와 가마우지가 함께 노는 하천 |


수문개방 이후 영산강 현장, 극락교를 답사하는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환경운동연합[/caption]
지난 4월 4일 영산강에 다녀왔습니다. 비가 흩뿌려서 차림을 단단히 하고 출발했습니다. 광주시내에서 출발해 하류방향으로 답사했습니다. 첫 번째 답사지는 4대강사업 당시 만든 승촌보의 영향을 받는 극락교 부근입니다. 이곳은 광주 신촌동 도심에 위치해 많은 시민들이 산책로로 찾는 곳입니다. 지난해 11월, 승촌보의 수문을 열고, 수위를 낮추자 극락교 부근의 수위도 함께 내려갔습니다. 수위가 내려가니 승촌보 수문을 닫았을 때 강 밑에 차곡차곡 쌓였던 검고 부드러운 펄이 강가에 고스란히 드러나 낯선 광경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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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환경공단 박종돈 대리가 수문 개방 이후 달라진 영산강의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영산강의 시설관리를 맡고 있는 광주환경공단 박종돈 대리는 저희를 보자마자 반갑다며 커피부터 권했습니다. 수문개방 이후 어떤 변화가 생겼느냐고 물었습니다.
영산강 수문개방 이후 수위가 내려간 극락교부근에서는 굵은 모래가 만져진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실제로 강 가운데로 몇 발자국 들어가 물이 흐르는 곳을 가보니 제법 굵직한 모래가 손에 잡힙니다. 수위가 낮아지면서 유속이 늘어나고, 마침 비가 와 유량도 늘면서 영산강 물줄기가 힘차게 흐릅니다. 물줄기를 따라 모래가 움직이고 나뭇잎이 떠가는 것을 보니 비로소 영산강도 새로운 봄을 맞이한다고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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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서창교 부근에서 영산강 수문개방에 대비해 양수장 보강공사를 하고 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조금 하류로 내려가 신서창교 부근에 이르자 바삐 움직이는 굴착기가 보입니다. 농어촌공사에서 양수장 보강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영산강이 완전히 개방되고 수위가 낮아지면 사용이 어려워지는 양수장이 생깁니다. 양수구가 하천변에 설치됐기 때문인데요. 물이 더 풍부한 하천 중간으로 양수구를 연장하는 공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곧 다가올 농번기를 앞두고 농민들이 물을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농어촌공사가 발 빠른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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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수문이 개방되고 수위가 내려가자 황룡강 합수부에는 4대강사업 당시 설치한 바닥보호공이 그대로 드러났다ⓒ환경운동연합[/caption]
발걸음을 돌려 영산강과 황룡강이 만나는 합수부를 찾았습니다. 합수부에 놓인 거대한 바닥보호공이 먼저 눈에 띕니다. 4대강사업 당시, 본류의 바닥을 깊게 만들기 위해 영산강에서만 0.3억㎦의 모래를 퍼냈습니다. 이 모래를 높이 10m 두께 1m의 담벼락처럼 쌓으면 그 길이만 300km가 되어 서울에서 광주까지 이르는 정도입니다. 영산강의 모래가 빠지고 하류 바닥이 깊숙해지니 상류인 황룡강의 모래가 급격히 쓸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하천 바닥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바닥보호공이 승촌보 개방 이후 수위가 낮아지며 드러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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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강합수부에 고라니와 수달의 발자국이 찍혀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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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강 합수부에 수달이 물을 마신듯한 흔적이 남아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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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강 합수부의 모래는 비교적 작고 보드라운 입자가 만져진다.ⓒ환경운동연합[/caption]
황룡강 합수부에서는 반가운 발자국도 발견했습니다. 물을 마시러 온 고라니 발자국과 헤엄을 치러 온 수달 발자국이 줄지어 찍혀있습니다. 수달이 찾아오는 것을 보니 물이 깨끗하고 물고기도 잡히나 봅니다. 서둘러 영산강 수문이 완전히 개방되고, 수달이 황룡강과 영산강을 오가며 자유롭게 헤엄치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비가 오지 않았더라면 잠시 누워 햇볕을 쬐고 물소리를 듣고 싶을 만큼 황룡강에는 깨끗하고 보드라운 모래밭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곳의 모래는 영산강 상류 극락교에서 본 모래와는 또 다른 감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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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를 낮춘 승촌보. 보 가장자리에 수위를 낮춘 흔적이 남아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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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를 낮춘 죽산보. 수위를 낮췄지만 여전히 물이 가득차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다.ⓒ환경운동연합[/caption]
하류로 더 내려가니 승촌보와 죽산보가 보입니다. 이 두 보는 지난해 11월 수문을 개방하기 시작한 이후 모니터링을 거치며 차츰 수위를 낮추고 있습니다. 아직 완전히 개방한 것은 아니어서 자연하천처럼 흐르는 물을 볼 수는 없습니다. 저희가 찾은 4일의 승촌보 수위는 수문개방 전 관리수위인 7.5m에서 4m가량을 낮췄고, 죽산보도 관리수위 3.5m에서 2m가량 수위를 낮춘 채 수문을 닫아두었습니다. 보 윗쪽 가장자리에는 물이 빠진 흔적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보 위 교량에서 내려다 본 강물은 아직은 그 깊이가 가늠되지 않습니다. 검은 빛이 일렁여 내려다보는 사람을 빨아들일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분명 이 강물 밑에도 보드라운 모래가 숨쉬고 있겠지요.
오늘 답사를 마무리하며 환경운동연합의 안숙희 활동가는 말합니다.

산양천에서 발견된 희귀어류인 남방동사리. 이들의 유일한 서식처인 산양천이 하천공사로 파괴된다면 이들은 멸종에 이를 수밖에 없다ⓒ 채병수[/caption]
우리나라의 하천정비사업은 자연제방을 허물고 인공제방을 쌓고 강바닥을 준설하는 천편일률적인 방식으로 진행돼 하천생태계를 망가뜨리기 쉽습니다. 강에 사는 생물들에겐 테러와도 같은 엄청난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남방동사리가 발견된 아름다운 하천인 산양천의 전경. 하천공사의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아름다운 하천이다. ⓒ 채병수[/caption]
이에 대해 남방동사리를 오래 전부터 연구해온 '담수생태연구소'의 채병수 박사는 다음과 같이 증언합니다.
산양천의 중류에 들어선 구천저수지. 이러한 저수지로 인해 물길이 말라 남방동사리와 같은 멸종위기종은 더욱 살기 어려워진다. 이미 이와 같은 하천공사로 인해 멸종위기종 꺽저기와 쉬리는 이곳에서 절멸됐다. ⓒ 채병수[/caption]
무분별한 하천공사로 산양천에서 사라진 멸종위기종 꺽저기의 아름다운 모습. 이들도 이 땅에서 평화롭게 살 권리가 있다. ⓒ 성무성[/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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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천에서 일어난 무분별한 하천공사로 인해 절멸된 쉬리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 성무성[/caption]
이에 대해 하천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경상남도 하천과 담당자는 지난 16일 전화 통화에서 다음과 같이 해명했습니다.
멸종위기종인 남방동사리가 고인 물에서 위태롭게 생존하고 있다. 이 희귀물고기의 유일한 서식처 산양천은 개발이 아니라 절대적인 보존이 필요하다.ⓒ 채병수[/caption]
이처럼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을 그 희귀한 종의 존재 자체도 보호해야 하지만, 이들의 존재로 말미암아 지리학적의 관계를 규명해낼 수 있는 존재로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남방동사리의 유일한 서식처 거제도 산양천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경상남도에서 이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하천정비사업에 대한 전면재검토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상남도의 현명한 결단이 필요합니다.
문의 : 물순환 담당 02-735-7066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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