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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사망 1092명인데 징역7년…“대한민국에 정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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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사망 1092명인데 징역7년…“대한민국에 정의는 없다”

익명 (미확인) | 금, 2017/01/06- 21:16

-존 리 전 대표 무죄, 피해자들 강력 반발
-제2 특조위, 특검 가능한가?
-일부 피해자단체, 징벌적 손해배상 빠진 구제법 반대

1월 6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 가습기살균제를 제조 판매해온 기업 관계자들에 대한 형사재판 1심 선고가 열린 법정에는 산소호흡기를 찬 성준이를 비롯한 피해자들이 숨을 죽이고 판사의 입을 바라보고 있었다. 300쪽에 이르는 판결문. 판사가 선고 취지를 밝히는 데만 1시간이 넘게 걸렸다. 판사의 마지막 선고가 끝나고 판결봉이 울렸다. 피해자들은 한숨만 내쉴 뿐 쉽게 움직이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8부(최창영 부장판사)는 독성물질이 포함된 가습기살균제를 제조 판매해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신현우 전 옥시 대표에 대해 징역 7년, 존 리 전 옥시 대표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구형한 형량은 각각 징역 20년과 10년이었다. 가습기살균제가 ‘원인미상 폐손상’의 원인으로 지목된 지 6년 만에 나온 첫 형사판결이다.

 

 

“유해성 몰랐기 때문에 의도성 없다”…사기 혐의는 무죄

재판부는 신현우 전 대표(1993~2005 근무)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를 인정했지만, 사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는 무죄로 판단했다. 안전성을 확보할 어떤 근거도 없이 제품을 생산 판매한 부분과, ‘아이에게도 안심’이란 허위 문구를 부착 판매한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것이다. 징역 7년은 인정된 죄목에 대한 법정 최고형이다.

하지만 가습기살균제 성분인 PHMG의 유해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피해자들을 속여 이익을 얻었다는 사기 혐의는 인정되지 않았다. 피고인들이 유해성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의도성이 없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존 리 전 대표에 대해서는 같은 혐의에 대해 모두 증거불충분으로 무죄가 선고됐다.

공판 과정에서 조모 연구소장이 ‘아이에게도 안심’이라는 라벨 문구에 대해 존 리 옥시 전 대표(2005-2010 근무)에게 문제제기를 했지만 묵살됐다는 검찰 진술조서가 법정에 제출됐다. 옥시 내부 연구소에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원료물질에 대한 위험성을 인식했고 ‘아이에게도 안심’이란 라벨문구가 근거 없이 작성됐기 때문에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 연구소장은 법정에서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을 모두 번복했다. 존 리 역시 모든 사실을 부인했다. 재판부는 검찰 측 조서를 채택하지 않았다. 또 당시 옥시 보고 라인에 있었던 외국인 전직 임원에 대한 검찰조사는 이뤄지지 못했다.

국가 책임 규명, 한 걸음도 못 나갔다

가습기살균제 사건 수사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국가의 책임을 규명하는 부분이었다. 애초 피해자 가족들과 시민사회단체는 가습기살균제 제품판매와 관련된 환경부 관련자와 유해화학물질의 인허가 책임자들을 고소, 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들을 단순 참고인으로만 조사했다. 피해자 측 황정화 변호사는 “검찰이 국가에 책임을 지우기 위한 수사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 이라면서 “가습기살균제 참사에서 한 발자국의 진전도 없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국가의 책임을 묻는 부분”이라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인 PHMG 제조업체인 SK케미컬도 기소되지 않았다. 원료물질 중간 도매상을 기소했으면서, 원료 제조업체이자 가습기 살균제 제품까지 만든 SK케미컬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피해자 단체들의 주장이다.

“대한민국의 정의는 없습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유가족연대’와 ‘가습기살균제 참사 네트워크’는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받아들일 수 없는 말도 안 되는 판결”이라고 밝혔다. 황정화 변호사는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를 적용된다 하더라도 1명의 사상자를 낸 것과 수백 명의 사상자, 중대범죄, 참혹한 결과를 낳은 부분에 대해선 그만큼의 책임이 가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은 “대한민국에 정의는 없다”며 울분을 토했다.

지금껏 신고 된 사망자만 1112명입니다(2016.12.31기준 1,092명). 사망자 1명 당 징역 1년만 해도 1112년형을 내려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징역 7년이라니요. 저희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말도 안 되는 판결입니다. 어떻게 제2의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막고 어떻게 피해자를 위로하겠습니까.최예용 소장/환경보건시민센터]

묻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법원에 묻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에 정의가 있습니까.

수백 명의 아이들이 죽고 수백 명의 아이들이 상해를 입고 불구로 살아야 합니다. 7년이 말이 됩니까. 검사는 항소해야합니다. 대한민국의 정의는 없습니다.박기용/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박동현 군의 아빠

존 리는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너무 억울하고 원통하고…

검사님께서 항소하셔서 제발 제대로 가해기업 대표들이 죄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홍향란/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은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나?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아직 3차 피해조사 접수자 752명의 판정이 완료되지 않았고, 4차 피해 조사도 진행 중이다. 4차 피해조사 접수자만 4천 명에 이른다(2016.12.31.기준). 피해 규모조차 확정짓지 못한 상태다. 3,4단계 판정을 받은 피해자들은 현재 정부지원을 받을 수 없다.

뒤늦게 3-4단계 피해자도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는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이 가까스로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통과됐다. 하지만 일부 피해자 가족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애초 법안에 포함됐던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끝내 삭제됐기 때문이다. 일부 피해자 단체는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빠진 법은 누더기 법”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제외됐을 뿐 아니라 가해 기업의 기금 출연 액수의 상한선을 2천억 원으로 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피해자의 숫자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수사를 안 하는 바람에 증거들이 모두 인멸되고 어쩌면 예상됐던 결과입니다. 저희는 국회 입법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피해자들에게 ‘너희가 급하다고 했잖아, 너희가 돈 필요하다고 했잖아’ 그러면서 5천명의 피해자에게 단 돈 2천 억원에 옥시에게 면죄부를 줬습니다. 마지막으로 믿었던 국회한테 이렇게 농락당한 것이 정말 처참하고요.김아련/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고 최다민 양의 엄마

강력한 제2의 특조위, 특검 가능한가?

아직 진상규명에 대한 희망은 남아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진상을 규명할 수 있는 특별조사위원회 설치에 관한 특별법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대상 안건)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제2의 가습기 살균제 특조위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이 법에 따르면 압수수색까지 할 수 있는 사법경찰권이 특조위에 부여되고, 특검도 무제한으로 신청이 가능해진다. 장동엽 참여연대 시민참여팀 선임간사는 “현 정부의 남은 기간, 차기 정부의 가장 큰 과제는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한 진상을 밝히는 일”이라 지적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선고가 끝난 뒤 기자들 앞에서 외쳤다. “제발 아직 끝난 것 아닙니다. 관심을 가져주세요.”

기자님들 부탁드리는데요. 지금 이 나라에서 저희도 국민이 맞거든요. 아무리 큰 사건이 많이 났다고 해도 우리 많은 아이들이 죽었고… 제발 아직 끝난 거 아니니까 관심 좀 가져주세요.권미애/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임성준 군 엄마


취재/김새봄

촬영/김기철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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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 벨레, 비판과 명예 훼손 사이에서 춤추는 가짜뉴스 – 대선 앞둔 한국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다 – “기존 언론이 만든 뉴스 공백”이 그 토양 – 단속 명목으로 정당한 비판 옥죌 우려도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 벨레(DW)>가 대선을 앞둔 한국에서 가짜뉴스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비안 크레츠머 서울 특파원은 4월 23일 <도이치 벨레> 인터넷판에 “한국의 가짜뉴스”라는 제목의 기사를 ...
목, 2017/04/27-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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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 초기 삼성서울병원이 보건당국의 역학조사를 사실상 방해했다는 일부 언론의 의혹 제기에 대해 보건당국이 직접 부인하고 나선 가운데, 뉴스타파가 삼성서울병원에 파견됐던 한 역학조사관으로부터 당시 현장 상황을 직접 들었다. 이 역학조사관은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환자 접촉자 명단을 제대로 넘겨주지 않아 초기 역학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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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14번·35번 환자 자료 제출 제대로 안 해”

역학조사관 A씨는, 평택성모병원에서 1번 환자와 같은 병동에 머물다 삼성서울병원로 옮겨 5월 27일~29일 동안 응급실에 입원했던 35세 남성(14번 환자)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직후 현장으로 파견됐다.

이어 6월 1일엔 삼성서울병원 의사인 38세 남성도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조사관은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당시 현장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그날 삼성서울병원에선 난리가 났다. 35번 환자가 이 병원 의사였던 데다, 확진 직전에 격리되지 않은 채로 서울 시내를 돌아니면서 1천5백여 명과 접촉했다는 사실도 있다는 것이었다. 이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었다.
– A 역학조사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건당국은 35번 환자의 확진 사실을 숨기다가 뉴스타파 등이 관련 사실을 보도한 이후인 6월 4일에야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그때도 ‘D병원 의료진’으로 표기해 삼성서울병원의 실명을 감춰줬다. (관련기사 : 정부, 메르스 확진 ‘삼성서울병원 의사’ 누락 발표)

A조사관은 6월 1일부터 35번 환자의 감염 경로와 동선을 파악해 추가 감염 의심자들을 추적하는 일을 맡았다. 그러나 역학조사 업무는 곧 한계에 부딪혔다. 35번 환자를 감염시켰을 것으로 추정된 14번 환자에 대한 조사가 선행돼야 감염경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지만, 삼성서울병원 측에서 넘겨준 14번 환자와의 접촉자 명단이 너무나 부실했기 때문이다. 당시 현장 역학조사관들이 확보한 명단은 환자와 의료진을 포함해 190여 명으로 나중에 삼성서울병원 측이 밝힌 893명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주소와 연락처가 없이 입퇴원 날짜만 덩그러니 기록돼 있었다.

나보다 앞서 파견됐던 선임연구원의 말을 들어보니, 삼성서울병원으로부터 14번 환자 접촉자 명단을 당장 받으려 했지만 그게 안 됐다고 한다. 명단이 있어야 뭐라도 조사를 시작할 텐데 도통 넘겨주질 않더라고 하더라.
– A역학조사관

A조사관은 자신도 앞서 파견된 조사관들과 똑같은 일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나도 35번 환자와 접촉한 환자와 의료진 명단을 넘겨받긴 했는데 범위가 너무 좁았다. 삼성서울병원 실무자에게 명단을 더 달라고 요구하고, 왜 안 주는 거냐고 따져도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35번 환자가 병원 내에서 접촉한 사람들에 대한 조사에 한계가 있다보니 병원 밖에서 만났다는 1천5백 명을 추적하는 것이 당시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었다.
– A 역학조사관

평택 파견 역학조사과장이 삼성에 ‘자료 제출하라’ 공문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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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에 파견된 역학조사관들이 기본적인 접촉자 명단조차 넘겨받지 못하고 있던 상황. 그러나 당시 삼성서울병원 현장에는 이같은 문제를 통제하고 대응할 보건당국 책임자가 나와 있지 않은 상태였다는 것이 A조사관의 증언이다.

삼성서울병원이 접촉자 명단을 계속 안 넘겨주는 것에 대해서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과) 과장님도 알고 계셨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본부 차원에서 어떻게 조치하겠다거나 현장에서 어떻게 대응하라는 지침이 전혀 오질 않았다. 당시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던 다른 병원에는 보건당국의 국장 또는 과장급 책임자가 현장 책임자로 파견됐던 것으로 안다. 그러나 삼성서울병원 파견자 중 선임은 책임연구원 한 명뿐이었다.
– A 역학조사관

뉴스타파 취재 결과 보건당국은 6월 3일에야 삼성서울병원에 접촉자 명단 제출에 협조라하는 정식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공문 발송을 지시한 것은 배근량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과장. 그런데 당시 그는 이같은 업무를 지시할 위치에 있던 당국자가 아니었다.

배 과장은 당시 평택성모병원에 파견돼 있었다. 5월 20일 첫 환자 발생 직후엔 역학조사관들을 파견하고 통제하는 역할 전반을 맡았지만 5월 28일 중앙메르스대책본부가 출범한 뒤로는 평택지역 현장대응팀만 이끌도록 역할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평택지역 책임자였던 배 과장이 삼성서울병원에 공문을 보내는데 관여할 수밖에 없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삼성서울병원에 나가있던 역학조사관들이, 접촉자 명단이 제대로 넘어오지도 않고 주소와 연락처가 빠진 명단만 온다며 나에게 불만을 제기했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가 꾸려진 5월 28일 이전까지는 내가 직속 상관이었으니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그 당시엔 나도 지휘부가 아니라 중앙대책본부의 지시에 따라 일하는 현장대응팀 책임자에 불과했다. 평택성모병원에 파견 중이었으니, 사실 삼성서울병원에 대해선 내가 가타부타할 권한은 없었다. 그러나 삼성서울병원에 나가 있는 조사관들이 아무리 기다려도 명단이 오지 않는다고 나에게 계속 토로하길래, 보다 못해 6월 3일에 질병관리본부 연구원에게 지시해 삼성서울병원 측에 주소와 연락처가 제대로 적힌 명단을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라고 했던 것이다.
– 배근량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과장

결국 삼성서울병원은 현장에 파견된 역학조사관들의 기본적인 명단 제출 요구에 비협조로 일관했고, 평택성모병원에 파견돼 있던 역학조사과장이 삼성서울병원에 정식 문서를 보내도록 사실상 ‘비선 지시’를 할 수밖에 없었을 정도로, 중앙대책본부 차원의 삼성서울병원 통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던 셈이다.

배근량 과장을 통해 공문이 발송된 후 삼성서울병원은 14번 환자와 응급실에서 접촉한 600여 명의 명단을 보건당국에 추가로 제출했다. 14번 환자를 조사하기 위해 역학조사관 3명이 파견된 지 5일 만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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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5월 29일부터 6월 3일까지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통제를 담당한 책임자는 누구였을까. 그리고 삼성서울병원 측의 접촉자 명단 제출이 계속 늦어지는데도 보건당국 의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뉴스타파는 A조사관과 배근량 과장의 증언을 토대로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측에 이에 관한 해명을 수 차례 요구했으나 끝내 답변이 오지 않았다.

화, 2015/07/0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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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충격에 빠졌다. 2016년,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뉴스타파는 이것이 박근혜-최순실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뉴스타파는 박근혜-최순실 체제가 탄생하는데 기여하고, 그 체제 유지가 가능하도록 조력하고 방조한 이른바 ‘부역자’들을 일일이 찾아내 모두 기록하려고 한다. 그 네번째 작업으로, 뉴스타파는 최악의 ‘청와대 방송’가운데 하나로 지목받아온 MBC의 내부 부역자들에 주목했다.

지난 11월 7일 MBC 보도국 게시판에는 사회 1부 데스크인 김주만 기자가 쓴 “뉴스 개선은 보도국장의 퇴진으로 시작해야 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김 기자는 MBC의 최순실 게이트 관련 보도 태도를 비판하면서 보도국장이 “기자들이 기사 가치로 판단하지 않고, 국장이 싫어하지 않을까, 부장에게 찍히지 않을까 눈치를 보는 보도국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2일에는 김희웅 MBC 기자협회장이 사내게시판에 “우리는 공범입니다”라는 글을 올려 그동안의 MBC 보도 행태를 자성했다.그는 “사(私)가 MBC 뉴스를 망쳤습니다. MBC 뉴스를 망치면 잘되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랬습니다”라고 꼬집었다.간부들이 보직 유지나 출세를 위해 MBC뉴스를 망쳤다고 비판한 것이다.

최기화 보도국장을 비롯해 주요 보직에 올라있는 MBC의 최고 경영진들이 이끈 MBC 뉴스는 그동안 신뢰도와 영향력 면에서 JTBC등에도 뒤처지게 됐고(관련기사),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보도에서도 가장 소극적이었다는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다.MBC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정권에 의해 장악됐다고 평가받는 또다른 공영방송 KBS 9시 뉴스와 다음 두 가지 점에서 거의 유사한 패턴을 보여왔다.

1. 9월 20일 한겨레에서 최순실과 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이 처음 보도된 뒤에도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2.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에 관련 의혹을 보도할 때는 철저히 여야 정치 공방으로만 취급했다. MBC뉴스만 보면 관련 의혹은 모두 야권의 공세처럼 보였다.

다만 KBS와 차이를 보인 대목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와 관련한 연설문 유출 의혹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한 10월 25일에도 MBC 뉴스데스크는 “하루 만에 책임 인정, 시간 끌기보다 사과로 정면 돌파”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청와대의 방어적 입장을 충실히 전달하려 한 점이다.10월 25일 이 보도만 놓고 보자면 MBC가 오히려 KBS보다 더 적극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끝까지 변호하려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어제 한 종편방송사의 PC파일 입수 보도 이후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전격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개헌준비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하에 모든 책임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됩니다.10월 25일 MBC 뉴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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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방송’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정권 친화적인 뉴스를 통해 이른바 ‘출세와 영달’의 자리를 누려온 MBC의 최고위 간부들은 방송독립과 언론자유를 외쳐온 MBC의 간판 기자와 피디들을 해직시키고,그 자리를 말 잘 듣는 대체 인력으로 채워왔다. 지난 10년 가까이 MBC 내부의 언론 자유를 탄압하고,청와대 눈치 보기에 급급해 온 MBC의 주요 간부들이야말로 박근혜-최순실 체제에 일조한 공범들이다.


취재: 이유정
촬영: 김수영
편집: 정지성

수, 2016/11/0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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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P/Getty Images

7월 30일 미얀마에서 대규모 사면으로 양심수 최소 11명이 석방된 것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간 조치이나, 여전히 수감되어 있는 수백여 명의 평화적 활동가들을 즉시 모두 석방시켜야 할 것이라고 국제앰네스티가 밝혔다.

미얀마 정부는 지난 30일 대통령 특별사면을 실시해 총 6,966명을 석방했다. 이날 석방된 수감자 중에는 기자, 평화적 시위대, 억압받는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지도자 등 국제앰네스티가 양심수로 지정한 최소 11명이 포함되어 있다.

루퍼트 애보트(Rupert Abbott) 국제앰네스티 동남아시아-태평양 조사국장은 “이들 양심수 11명이 겪어야 했던 고초는 그 어떤 것으로도 보상할 수 없겠으나, 이제 이들이 풀려나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다. 그러나 이들 중 누구도 처음부터 수감되어서는 안 됐다는 사실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지난해 미얀마에서 평화적 활동가들이 체포되거나 박해 받는 일이 놀랄 만큼 급증하면서, 더욱 많은 양심수들이 교도소에 수감되어 고통받는 모습을 지켜본 바 있다. 정부가 인권옹호자, 학생, 기자, 정부 비판자들을 탄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률이 남아있는 한, 이번과 같은 사면조치의 장기적인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면은 7월 초 미얀마 총선이 2015년 11월 8일 실시될 것이라고 발표된 데 따른 것이다. 이처럼 대규모 사면이 이루어진 것은 지난 2014년 10월, 미얀마에서 2건의 주요 국제 정상회담이 개최되기 불과 몇 주를 앞두고 수천여 명의 수감자들이 석방된 이후 처음이다.

루퍼트 애보트 국장은 “미얀마 정부는 그간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맞춰 이번과 같은 사면을 발표해 왔다. 정부는 이번 사면이 다가오는 11월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의 환심을 사려는 것에 불과한 조치가 아니라는 것을 반드시 증명해야 한다. 여전히 수감되어 있는 평화적 활동가 수백여 명을 석방하고, 단지 인권을 평화적으로 행사했다는 이유만으로 수감될 위기에 놓인 사람들의 혐의를 취소하는 조치가 뒤이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경정보

7월 30일 사면 대상에 포함된 양심수는 다음과 같다.

비 미드데이 선(Bi Midday Sun)지 소속 언론인 쩌 저 하잉, 윙 팅, 투라 아웅, 잉 밍 툰, 쩌 민 카잉은 2014년 7월 반정부 지도자 아웅산 수치와 소수민족 대표들이 과도정부를 구성했다는 내용의 오보를 발표했다는 이유로 각각 징역 2년형에 처해졌다.

소수민족 미차웅칸족의 지도자 세인 싼은 미차웅칸족의 토지를 놓고 벌어진 분쟁을 해결하지 못한 정부를 비판하며 열린 평화적 시위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는 이유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지역사회단체 ‘민주주의 물결 운동(MDCF)’에 소속된 평화적 활동가 팅 마웅 치는 2014년 양곤에서 허가 없이 시위를 벌인 혐의로 징역 1년 6월에 선고됐다.

로힝야족 지도자 바 싸르, 쩌 킨, 쩌 민트와 그의 아들 흘라 민트는 2015년 3월 수감되었다. 네 사람은 지난 2013년 4월 정부가 실시한 인구조사에서 로힝야족이 인정되지 않자 이에 반발해 일어난 시위 중 체포되었다. 당시 시위로 인해 결국 정부는 인구조사 실시를 유예하게 되었다. 네 명은 각각 징역 5년에서 8년을 선고받았다.

영어전문 보기

MYANMAR: PRISONERS OF CONSCIENCE RELEASED IN AMNESTY BUT SCORES REMAIN BEHIND BARS

The release of at least 11 prisoners of conscience in a mass prisoner amnesty in Myanmar today is a step in the right direction, but authorities must immediately clear the country’s jails of the scores of peaceful activists who still remain behind bars, Amnesty International said.

The Myanmar authorities today released 6,966 people as part of a Presidential prisoner amnesty. Among those freed are at least 11 men who Amnesty International has designated prisoners of conscience – including journalists, peaceful protesters and community leaders from the repressed Muslim Rohingya minority.

“We have seen an alarming increase in arrests and harassment of peaceful activists in Myanmar in the past year, with an increasing number of prisoners of conscience languishing behind bars. Releases like the one today will have little long-term effect if the laws that allow the authorities to crackdown on human rights defenders, students, journalists and government critics remain on the books.”

Today’s amnesty follows the announcement earlier this month that Myanmar will hold general elections on 8 November 2015. It is the first mass prisoner amnesty since October 2014, when thousands were released a few weeks ahead of Myanmar hosting two major international summits.

“Myanmar’s authorities have a track record of announcing prisoner amnesties, like the one today, at politically opportune times. The government must prove that this is more than an empty gesture to curry favour ahead of the November elections. The next step must be to release the scores of peaceful activists who still remain behind bars, and to drop charges against those facing imprisonment simply for peacefully exercising their human rights,” said Rupert Abbott.

Background
Prisoners of conscience included in today’s prisoner amnesty include:
Kyaw Zaw Hein, Win Tin, Thura Aung, Yin Min Htun, and Kyaw Min Khaing, all media workers from the Bi Midday Sun newspaper, each sentenced to two years in prison after the paper published claims that opposition leader Aung San Suu Kyi and ethnic leaders had been elected as an interim government in July 2014.

Michaungkan community leader Sein Than, sentenced to two years in prison for participating in a series of peaceful protests in response to failures by the authorities to resolve his community’s land dispute.

Peaceful activist Tin Maung Kyi, a member of the community-based organization the Movement for Democratic Current Force (MDCF), who was sentenced to one and a half years in prison for protesting without permission in Yangon in 2014.

Rohingya leaders Ba Thar, Kyaw Khin, Kyaw Myint and his son Hla Myint, who were imprisoned in March 2015. The four men were first arrested in April 2013 following a community protest against the government-led population registration exercise, which did not allow members of the community to identify as Rohingya. Protests forced the authorities to suspend the registration exercise. The four men were sentenced to between five and eight years in prison.


수, 2015/08/0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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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대구. 지난 대선에서 80.1%의 표가 박 대통령에게 몰릴 정도로 시민들이 뜨거운 지지를 보내줬던 지역이다. 이 득표율은 당시 박 대통령이 전국 광역시 단위에서 얻은 지지율 중 최고치였다.

하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드러난 후, 대구·경북 지역의 박 대통령 지지율은 전국 평균(4%)보다도 낮은 3%대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11월 25일 한국갤럽)가 나오기도 했다. 그 사이에 대구 시민들의 마음은 왜, 어떻게 변화한 걸까? 뉴스타파 취재진은 대구역, 서문시장, 동성로,그리고 촛불집회 현장등에서 대구시민들의 민심을 직접 들어봤다.

국정을 사유화했다.

계속 거짓말 하는 모습에 실망했다.

진정한 보수의 모습을 기대했는데 부패한 대통령일 뿐이었다.

대구 시민들이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이유들은 다양했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혼란스러운 정국의 해법으로 ‘대통령 퇴진’을 주장했다.

지난 달 30일 큰 불이 나 점포 679개가 잿더미로 변한 서문시장 4구역에서는 대통령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가 더욱 뚜렷했다. 서문시장은 대통령 방문때마다 열광적인 환영인파가 몰렸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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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9.7.대구 서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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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이 만난 한 상인은 “제대로 보지도 않고 10분 살펴보고 가는 걸 보니 가식적이라고 느꼈다”고 말했고, 다른 상인도 “경기도 안 좋은데 불까지 나서 정말 살기 힘들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위에서 저러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절망적”이라고 분노를 토로했다. 상인들은 대부분 대구 경북 출신의 50~60대였다.박 대통령의 가장 견고한 지지층으로 꼽혀온 이들마저 등을 돌린 것이다.

전국에서 다시 한번 사상 최대 규모의 촛불집회가 펼쳐진 3일 저녁,대구에서는 주최측 추산 4만명의 시민들이 동성로에서 촛불을 들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새누리당의 탄핵 불가 움직임에 항의하며 새누리당 대구시당 당사 앞으로 행진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18년 정치 역정에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온 대구의 변화는, 이제 민심이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선명히 보여준다.


취재 : 정재원
촬영 : 김남범
편집 : 정지성

일, 2016/12/04-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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