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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개헌하자 이런 나라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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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개헌하자 이런 나라를 향해

익명 (미확인) | 금, 2017/01/06- 17:20

(이 칼럼은 중앙일보(2017. 1. 6)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시민혁명에 부응할 국가대개혁의 해를 맞는다. 특히 올해는 민주화와 민주헌법제정 30주년이다. 오래도록 헌법개혁을 주장해온 시민으로서 최근의 국가개혁과 개헌논의는 희망과 우려를 함께 자아낸다. 국민과 국회의 의견이 국가대개혁과 개헌으로 모아지는 점은 큰 희망이다. 그러나 국가개혁과 개헌논의의 전개방식은 심히 우려스럽다.

먼저 근본을 생각하자.

개혁과 개헌은 분리된 게 아니다. 개혁 먼저냐 개헌 먼저냐는 이분법은 오류다. 개혁의 한 귀결이 개헌이고 개헌의 목표는 국가개혁이기 때문이다. 개혁이 목표요 정신이라면 개헌은 경로요 과정이다.

개헌
(이미지 출처: http://www.hyongo.com/)

둘째 개헌시기 문제는 민주주의의 근본원리로 돌아가야 한다.

누구에게 이익이 될지 모를 불확실성을 제도화할 때 헌법과 제도는 공동체 전체의 가치와 이익을 담게 된다. 갑작스런 대통령 탄핵상황으로 인해 이미 대선주자들이 등장해있는 국면에서 확실한 유·불리를 주고받는 개헌은 미래국가를 위해서는 위험하다. 현행 헌법이 문제가 많은 이유도 분명한 대선주자들이 확실한 이익을 거래를 통해 주고받았기 때문이다.

개헌의 주체는 더 문제다.

오늘의 국가근본개혁 국면은 광장의 시민들이 열었다. 국회는 무임승차했을 뿐이다. 즉 개헌과 국가개조국면은 아래로부터의 대참여로 열렸다. 4.19혁명·5.16쿠데타, 부마항쟁·광주항쟁, 6월항쟁의 세 결정적 체제전환국면에서 구체제는 모두 시민들이 아래로부터 타도하였으나 신체제는 정치엘리트들이 위로부터 주조하였다.

이를 또 반복한다면 대한민국은 훗날 다시 길을 잃고 말 것이다. 이번만큼은 국민참여없는 엘리트주도 국가개혁과 개헌은 안된다.

개헌의 방법과 절차 역시 국가대혁신의 개헌방향을 아래로부터 결집하기 위해 시민논의, 시민·국회 공동기구구성, 조문화의 3단계가 필수적이다.

전국적인 풀뿌리 공청회와 의견수렴을 통해 국가대개혁에 대한 시민적 요구와 뜨거운 열기가 대한민국 재탄생의 동력과 알곡으로 승화되어야한다.

개헌의 방향과 내용은 분명하다.

공화국은 ‘국민 모두의 공통복리’를 뜻하나 민주화 이후 한국은 거꾸로 나아갔다.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강자는 더 강해졌으나 평민은 더 가난해지고 약자는 더 약해졌다. 이는 모든 통계가 확고히 증명한다. 재벌, 상위1%, 특권세습층, 상위10%, 엘리트만을 위한 민주공화국은 더 이상 작동할 수 없다.

실제로 자살·저출산·비정규직·양극화·남녀임금격차·노인빈곤·산업재해사망·자녀살인·부모살인 등 인간지표들은 OECD 최악 수준이다. 따라서 인간기본권과 권력구조와 경제의 현행 헌법정신과 조항들은 민주공화국 건국 당시의 균형과 분산, 공정과 형평의 방향으로 전면 혁신되어야한다. 강자(强者)국가·기업국가에서 인간국가·인간 공화국으로 전환해야 한다.

출발은 민주적 권력분할이다.

과도한 권력집중은 국가자원의 초집중을 초래한다. 따라서 헌법상 집행권·인사권·법률안제출권·예산권·감사권을 모두 갖는 대통령·집행부의 권한은 시민·의회·지방의 셋에게 혁명적으로 분산되어야한다. 직접민주주의·의회·지방의 강화가 요체다. 선진민주주의의 골간인 인간기본권 보장과 의회민주주의와 지방자치의 셋은 놀랄 정도로 상보적이다.

특히 선진민주국가라서 의회민주주의이자 지방자치국가인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의회민주주의와 지방자치국가이기 때문에 선진민주국가가 된 것이다.

너무도 작은 의회와 지방의 규모·권한·역할·예산은 대폭 확대되어야한다. 대통령과 의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히 국민에게 책임을 지는 권력분립 구조가 최선이다. 국민대표의 규모와 역할을 키우지 않고는 대통령과 재벌과 관료·검찰을 견제하여 인권과 자유, 평등과 복지국가로의 길은 요원하다. 정치비용은 결코 비싸지 않다. 청렴은 필수이나 의회부패는 대통령·관료·공기업·법조·재벌의 예산낭비와 부패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그러나 대통령무책임제에 못지않은 정당무책임제를 방치한 채 의회규모와 권한을 키워서는 안된다.

개헌같은 국가근본과제조차 가치·도덕·정책·정당 정체성은 팽개친 채 정치철새·이합집산·떴다방좌판·지역주의를 통해 접근하는 정치현실에서 의회와 정당에 대한 강력한 시민통제는 필수적이다. 즉 개헌목표에는 현재의 저급한 정치행태를 종식시켜야할 과제도 포함된다.

민주주의의 근간 중의 근간은 주권과 권한의 일치다.

인민의사(투표지지)와 정부·의회구성(권력구성 및 의석비율)의 일치성·비례성이 높을수록 사회갈등이 낮고 민주주의와 자유와 자치와 복지의 수준이 높다. 그러나 한국은 대통령과 의회선거 모두 비례성이 낮아도 너무 낮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포함해 비례성을 높이기 위한 혁신이 필수적인 이유다.

나아가 대통령과 의회, 집행부와 입법부의 임기와 선거주기를 일치시키는 제도는 견제와 균형, 대표성 및 비례성과 충돌한다. 즉 대안이 아니다. 하나씩 상세히 논의하자.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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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니케이 아시안 리뷰, 파행 정국 부른 박근혜 대통령, 세 갈림길에 서다 – 박 대통령에게 파행정국 타개위한 선택지는 세 가지 – ‘퇴진’ ‘탄핵’ ‘권한 이행’ 과 걸림돌 시사 – 심화되는 파행정국 풀 사람은 박근혜 자신 일본 니케이 아시안 리뷰는 16일 권력남용 스캔들의 중심축이 되어 정치적 피뢰침이 된 박근혜 대통령이 세 가지의 불유쾌한 선택지를 앞에 두고 ...
토, 2016/11/1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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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23일 오후, 국회 본청 6층 정무위 법안심사소위 회의장 밖은 의원들과 수많은 기자들이 뒤섞여 어수선했다. 회의장 밖을 나오던 남성 의원들은 회의결과를 기다리던 기자들에게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여야 의원들은 기자들에게 엑셀로 작성된 문서를 들어 보였다. 

“200만명이 넘게 해당되네요. 이 기자는 이거 알았어? 이거 참…. 그리고 기자들도 포함될 수 있어 어떡해?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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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김영란법’은 연줄과 부패가 지배하는 한국사회에 충격파를 던졌다. 많은 논란 끝에 다음달 28일부터 김영란법이 시행에 들어간다. (사진 출처: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160509000906)

의원들이 들고 있던 문서는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예상 적용대상을 뽑아놓은 리스트였다. 

2012년 8월 국민권익위원회 입법 예고하고 정부가 발의해 2013년 8월 국회에 접수된 지 10개월 된 시점이었다. 그제야 법안을 제대로 검토하기 시작한 의원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연줄 사회, 브로커 사회에 메스

당시 정치부를 출입하던 나는 리스트를 살펴봤다. 공공기관 300여개, 공직유관단체 868개…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공공기관부터 처음 들어보는 단체들의 이름이 가득했다. 의원들 역시 법의 적용대상이었다. 

오는 9월28일부터 시행되는 김영란법은 세상에 나오는 순간부터 많은 이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혈연·학연·지연 등 각종 연줄로 공고하게 얽혀있는 우리 사회에 메스를 댔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를 ‘불편하게’ 만들었지만 정작 당사자인 김영란 전 대법관은 논란에서 한발 떨어져 서강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그의 이력을 살펴보면 김영란법이 갑자기 나온 것 같지는 않다.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 대법관’, ‘소수자의 대법관’이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듯이 그와 여성과 소수자라는 키워드는 떼려야 뗄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영란법 역시 여성과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걸어온 그의 길에 자연스럽게 놓인 결과물일지도 모르겠다. 

책읽기 즐기던 소녀…48세에 최초 여성 대법관

1956년 부산에서 1남 4녀 중 셋째로 태어난 그는 사실 한국 사회의 ‘주류’이자 ‘엘리트’의 길을 걸어왔다. 어렸을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고 영민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유년 시절을 기억하며 “큰 말썽을 부리지는 않았다. 친구 집에서 책 읽고 늦게 집으로 돌아가 부모님에게 혼난 기억이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기여고를 졸업하고 들어간 서울대 법대에서 “기본 3법이라도 제대로 공부해보자”고 책을 들었다가 책 본 시간이 아까워 사법시험 1차에 응시해 합격했다. 2차 시험도 “일단 한번 보자”는 마음으로 응시했다가 대학 4학년 새학기가 시작되는 1978년 3월 덜컥 합격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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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의 이름 앞에는 항상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법관이라는 타이틀이 붙는다. 대법관 시절의 모습(왼쪽). 그리고 남편인 강지원 변호사와의 모습. 2012년 강 변호사가 대선에 출마하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국민권익위원장에서 물러난 일화는 유명하다.

사시합격 뒤 판사로 출발한 그는 굴곡 없이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거치고 2004년 48살의 나이로 대법관에 임명됐다. 우리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 대법관이었고, 40대 대법관도 1988년 49살의 나이에 대법관이 된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에 이어 16년 만에 처음이었다. 선배 기수들을 뛰어넘는 파격인사이기도 했다. 

소수의견 대법관…여성과 소수자에 관심

엘리트의 길을 걸어왔지만 그의 시선은 꾸준히 여성과 소수자에 닿아 있었다. “남성적 감수성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여성적 감수성으로 소수를 이해하면서 일해 나가겠다.”고 밝힌 그는 대법관 시절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에 찬성하고 사형제·호주제에 반대의견을 내는 등 소신 있는 소수의견을 많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수자의 대법관’이라는 수식어를 얻었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 진보 성향의 ‘독수리 5남매’(김영란·박시환·김지형·이홍훈·전수안 대법관)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의 강연을 최근 책으로 펴낸 <책 읽기의 쓸모>(2016·창비)를 보면 그가 엘리트이면서도 ‘여성’과 ‘소수자’라는 정체성을 놓을 수 없었던 이유를 엿볼 수 있다.

“’여자’판사는 종종 출산휴가를 한 달도 채우지 못한 채 재판장의 전화를 받고 출근해야 했고, 사무실에서 반말 전화를 받기도 했고(그때마다 항의를 했지만 사과를 받은 일은 거의 없습니다.) 때로는 법정에서 재판 진행권을 침해당하기도 했습니다. 판사인데도 그랬으니 다른 직종에서는 얼마나 더 심한 일들이 벌어졌을지 뻔하죠. 

여성의 비율이 늘어나는 직종의 사회적 평가는 급속도로 낮아질 것이므로 판사라는 직종도 머지않아 인기 없고 존경받지 못하는 직종이 될 것이 틀림없다는 말을 하는 여자 판사들을 면전에서 하는 남자 판사들도 많았습니다. (중략)

제게 소수자의 권리를 옹호해야 한다는 것은 따로 계기가 필요하거나 배워야 할 필요가 없는, 마치 평상복처럼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었습니다.” <책 읽기의 쓸모> P.128   

김영란법이 메스를 들이댄 곳은 바로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남성중심의 연줄 사회’이다. 여성들의 지위가 향상됐다지만 고위 공직자들의 청탁과 접대 문화는 여전히 ‘밀어주고 끌어주는’ 남성들의 연대를 유지하는 동력이다. 

‘빽없고 힘없는’ 대다수의 시민들과, 남성리더들이 움켜쥐고 있는 조직에서 버티고 있는 여성들은 이러한 구조에서 소수자, 사회적 약자일 수밖에 없다. 법 시행에 60~70% 찬성의견이 나오는 여론조사와 달리 공직사회·언론계·정치권 등 ‘힘 있는 집단’에서 강한 반발이 나오는 것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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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대법원장 시절에 제청·임명된 이른바 ‘독수리 5형제’. 왼쪽부터 김영란, 박시환, 김지형, 이홍훈, 전수안 대법관. 이들은 기수, 성별, 학벌 중심으로 대법관을 뽑던 관행에서 벗어나 뽑힌 사람들이었다. 김영란은 최초의 여성 대법관, 박시환은 ‘우리법연구회’ 초대 회장, 김지형은 원광대 법대 출신이었다. 실제로 판결에서도 이들은 소수자의 의견을 많이 반영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사진 출처: http://www.sisainlive.com/news/quickViewArticleView.html?idxno=13462)

대법관 시절 소수자나 사회적 약자의 손을 들어줬던 그의 모습과 김영란법이 겹쳐지는 이유다. 그는 법이 국회를 통과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법안을 제안한 취지가 “빽 사회, 브로커가 설치는 사회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평소 원칙주의자의 면모를 보인 그의 개인적 스타일도 법에 그대로 투영된 듯싶다. 그는 “대법관에 제청됐으니 상경하라”는 연락을 받고 “오늘은 재판을 해야 하는데요”라고 되물은 일로 유명하다. 

또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대다수였지만 2012년 남편 강지원 변호사의 대선 출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국민권익위원장 직을 내려놓기도 했다.

일부 언론의 발목잡기…과거 관행 끊는 계기 삼아야

김영란법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과잉입법이다”, “법 적용 기준이 애매모호하다”는 비판부터, “국내 농가와 식당이 망하게 생겼다.” “언론자유를 침해한다” 류의 목소리까지 쏟아져 나오며 법 시행 전부터 국회에서 개정안이 발의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법이 가리키고 있는 우리 사회의 적폐, 즉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의 ‘검은 연대’에 대해 부정하는 이들은 없다. 법을 비판하는 인사들이 “내가 이거(김영란법) 하지 말자는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부연설명을 붙이는 모습을 수차례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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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이 다시 탄력을 받은 것은 2014년 세월호 사태 이후이다. 세월호의 아이들을 죽인 것은 얽히고 설킨 연줄과 부패의 고리라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반부패대책으로 김영란법이 다시 촛점의 대상이 된 것이다. 그러나 막상 입법과정에서 김영란법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많았다. 그만큼 우리사회에서 부패의 고리가 두텁기 때문일 것이다.

유감인 건 우리 사회의 적폐를 까발리고 비판해야 하는 언론에서 잘못된 방향으로 김영란법을 비판하는 상황이다. 

부정청탁의 범위라든가 직무상 비밀 누설 금지 등 언론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여지들이 보이긴 하지만, 일부 언론과 언론인들은 “방에서 만나야 중요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한정식집이 망한다”고 엉뚱하게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영란법 논의는 세월호 참사 이후 탄력을 받았다. 세월호 참사 당시 ‘기레기’라고 불리며 바닥으로 떨어진 언론이 여전히 과거에 사로잡혀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구성원으로서 얼굴을 들기가 민망하기만 하다. 

목, 2016/08/1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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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부정청탁금지법 완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청탁금지법)을 무력화하려는 정부의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6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부정청탁금지법으로 제한하는 식사비 상한을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선물은 농·축·수산물 품목에 한해 1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개정안을 보고했다. 19일에는 이낙연 총리가 부정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을 논의 중이며 늦어도 설 대목에는 농축수산인들이 실감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행 1년을 넘은 부정청탁금지법은 과도한 접대 관행 등 고질적인 부정청탁문화를 크게 완화하면서 시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권익위는 그동안 부정청탁금지법이 실제 미치는 경제적·사회적 영향에 대한 실태조사를 마친 뒤 개정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그럼에도 권익위는 물론 정부가 나서 명확한 근거자료 없이 부정청탁금지법을 완화하려는 시도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경실련은 부정청탁금지법의 긍정적인 효과를 무력화시키고 법의 근본취지를 훼손하려는 일체의 완화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부정청탁금지법 적용 완화는 사실상 부정청탁금지법을 무력화하는 조치다!

부정청탁금지법 때문에 농어민들의 피해가 막심하다는 것은 우리사회의 부정부패가 만연했다는 주장과 다름없다. 부정청탁금지법 1년 동안 일시적인 혼란과 농어민들의 일부 피해가 발생할 수는 있으나, 서민경제 파탄의 근본 원인이 부정청탁금지법 때문이라는 것은 심각한 가계부채, 양극화 심화 등 경제정책의 실패에 의한 것임을 호도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경실련을 비롯한 시민사회에서는 부정청탁금지법 시행 전 정부와 정당, 산업계에 농수축산업계를 보호할 수 있는 보완책 마련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지만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식사비 3만원도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매우 높은 금액이다. 식사비 3만원은 2017년도 최저임금 6470원으로 5시간 동안 일해야만 식사가 가능한 금액이고, 2018년 최저임금 7530원으로는 4시간을 일해야만 가능한 금액이다. 이를 5만원으로 상향한다는 것은 2018년 최저임금으로 하루 종일 일해야만 식사가 가능한 금액이다.

현 부정청탁금지법 시행령에는 2018년 12월 31일까지 시행해 보고, 식대, 선물, 경조사비 대한 기준을 재검토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청탁금지법 개정을 논의하고자 한다면 법적시한 까지 현재 법을 유지해보고 평가한 이후에 해도 늦지 않는다. 그럼에도 정부는 끊임없이 부정청탁금지법 완화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 9월에도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식대 5만원, 선물 10만원, 경조사비 5만원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부정청탁금지법 완화를 주장을 하는 것은 농가를 위한 것도 국민들을 위한 것도 아닌, 극소수 계층과 일부 농수축산업자, 고가 음식점 등에 국한될 뿐이다. 부정청탁금지법 시행으로 겨우 자리 잡으려고 하는 청렴문화를 정부가 나서서 꺾으려 하는 것은 국민적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둘째, 부정청탁금지법 완화가 아닌 근본적인 농어민 대책과 부패문화 근절에 적극 나서라!!
공직자의 부정부패는 한국사회의 발전을 저해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청탁금지법 완화를 주장을 하는 것은 농가를 위한 것이라기보다 공직자들의 부패문화를 지속하기 위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고가선물을 주고받는 와중에 일어나는 청탁은 부정부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그로 인한 사회적 손실은 당장 농가가 입는 피해 이상의 악영향을 우리사회에 끼친다. 부정청탁금지법을 완화한다면 청탁을 시도할 수 있는 여지는 그만큼 커지게 되고 부정청탁금지법은 사실상 무력화 될 수밖에 없다.

부정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인해 농어민들의 피해가 명확하지 않는 상황이지만, 일시적인 부작용과 혼란을 이유로 법을 완화하기 시작하면 결국 법 자체를 유명무실하게 만들 뿐이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판로를 개척하고 상품을 개발하는 등 농수축산업계를 보호할 수 있는 보완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3⸱5⸱10만원의 규정이 서민들에게는 높은 금액임을 명심해야 한다. 오히려 서민들의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경조사비를 5만원으로 줄이는 3·5·5만원의 규정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시대적인 청탁문화와 부정부패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우리사회의 발전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부패 때문에 망한 나라는 있어도, 청렴해서 망한 나라는 없다.

<끝>

월, 2017/11/2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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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선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대 선수인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를 앞서거나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19대에 이어 대구 중구남구에 두번째 출사표를 던진 김동열 더민주 후보 역시 야당을 바라보는 대구시민의 온도 변화에...
수, 2016/03/30-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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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이 지난 18대 대선 당시 이른바 ‘댓글사건’이 발각되자 제보자들에 대한 감찰 조사 결과를 전직원에게 공개하면서 추가 폭로를 막으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타파는 국정원이 지난 2013년 1월 작성한 <‘원 직원 불법감금사건’ 관련 조사 결과>라는 제목의 감찰 보고서를 입수했다. 국정원은 이 보고서를 감찰 회보라는 이름으로 전 직원이 볼 수 있도록 내부 통신망에 게시했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보고서는 국정원 직원이 당시 내부 통신망에 뜬 화면을 직접 촬영해 제공한 것이다.

▲국정원 직원이 촬영한 국정원 내부 감찰 회보 첫 화면

▲국정원 직원이 촬영한 국정원 내부 감찰 회보 첫 화면

국정원 감찰 회보는 이 사건을 전현직 국정원 직원들이 대선에 악용할 목적으로 왜곡된 정보를 야당에 제공한 비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또 정치권 줄대기 행태를 근절하기 위해 조사결과를 공지한다고 적어놓았다.

▲국정원 댓글사건을 폭로한 전현직 직원에 대한 감찰 회보 중 일부

▲국정원 댓글사건을 폭로한 전현직 직원에 대한 감찰 회보 중 일부

이 화면을 촬영한 국정원 직원은 당시 “컴퓨터를 켜자마자 바로 감찰 회보가 화면에 떠 있었다”면서 “여러 건의 감찰 결과를 모아서 정기적으로 공지하는 경우는 있지만 이런 식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감찰 결과를 공지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였다”라고 말했다.

또 “감찰 회보를 읽어보고 너무 황당해서 촬영해두었다”면서 “직감적으로 직원들의 입단속용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다른 전직 국정원 직원은 “국정원이 중대한 사건이라고 생각하는 경우 이렇게 컴퓨터를 켜자 마자 볼 수 있게 공지한다”면서 “직원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찰 회보는 전현직 직원들의 차량으로 보이는 국정원 안팎의 CCTV 캡처 화면을 미행 근거로 제시하는 등 자세한 경위를 설명하면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보안을 누설한 직원에 대해서는 징계처분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감찰 회보가 공지된 1월이 국정원 여직원 김 모 씨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진행중인 시점이었음을 감안하면 심리전단을 비롯한 내부의 추가폭로를 막기 위해 전직원에게 이례적인 방식으로 감찰 결과를 공지한 것으로 보인다.

감찰 회보를 통해 댓글사건 제보자를 배신자 내지는 파렴치범으로 몰아간 국정원의 ‘견강부회’식 해석은 그해 8월 열린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서도 당시 여당측 위원들을 통해 그대로 반복됐다.

▲국정원 감찰 회보에 나온 사진이 그대로 여당 의원 손에 들려 있다. 2013년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 중

▲국정원 감찰 회보에 나온 사진이 그대로 여당 의원 손에 들려 있다. 2013년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 중

당시 새누리당의 이장우, 조명철 의원은 국정원 감찰 회보에 나온 것과 똑같은 CCTV 자료를 제시하며 댓글활동을 폭로한 전현직 국정원 직원에 대해 국정원 요직을 노리고 매관매직을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국가 정보기관의 대선개입 실체를 숨기기 위해 사건 발생 초기부터 내부 입단속에 나섰던 국정원은 지난 5년 내내 실체를 은폐하기 위한 각종 고소고발과 공작활동으로 일관했다.

▲2013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수사가 한창일 때 국정원은 유독 많은 사건들을 만들어냈다.

▲2013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수사가 한창일 때 국정원은 유독 많은 사건들을 만들어냈다.

검찰의 기소 결정이 이뤄지고 난 후 난데없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는가하면 검찰총장의 혼외자식의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빼내기도 했다.

‘감금사건’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민주당 의원들을 고소했고 제보자들과 오늘의유머 사이트 운영자, 표창원 교수 등을 고소고발함으로써 국정원에 비판적인 인사들에 대해 입에 재갈을 물리려 했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실체를 밝히려 했던 사람들은 모두 국정원과 김하영씨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했지만 모두 무리한 고소, 고발이었음이 확인됐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실체를 밝히려 했던 사람들은 모두 국정원과 김하영씨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했지만 모두 무리한 고소, 고발이었음이 확인됐다.

많은 사람들이 4~5년에 걸친 재판 끝에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지금까지 국기문란 사건에 가담했던 국정원 심리전단 요원 가운데 징계를 받거나 처벌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총 책임자였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대법원의 파기환송으로 서울고법에서 선거법 유죄 여부를 다시 다투고 있다.

▲지난 7월 24일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 출석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

▲지난 7월 24일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 출석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

국정원법 위반의 공소시효와 내부 징계 시한은 올해 12월까지로 불과 5개월 남았다. 국정원 댓글사건의 실체를 폭로했다 고초를 겪었던 사람들은 ‘대선개입 가담자 한명 한명에 대해 빠짐없이 책임을 물어야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아 강조하고 있다.


촬영:정형민, 최형석, 오준식
그래픽:정동우

목, 2017/07/2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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